2011년 4월 11일 월요일

영월 나들이_어라연

영월에 볼 만 곳이 한둘이 아니지만 그 가운데 어라연을 첫 손가락에 꼽고 싶습니다. 어린왕자가 본다면 동강이 아름다운 것은 그 속에 어라연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것입니다. 이제 막 봄이 오는 동강 어라연을 찾았습니다. 많이 알려지면서 등산로도 잘 갖추어 나가고 있는 터라 영월에 온다면 짬을 내 꼭 들러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우리 아이들 여섯 살 일곱 살 꼬마들도 다녀왔으니 산을 못타시는 분들도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산이 싫다면 동강을 따라 난 길로 갔다와도 되지만 잣봉에서 내려다 보는 것이 가장 멋지니까 등산화를 챙겨오세요.
등산로는 거운초등학교 앞에서 시작합니다. 제비꽃과 붓꽃 그리고 할미꽃까지 피고 있는데 건너편 그늘에 아직도 흰눈이 제법 남아있습니다. 아이들이 힘들까봐 강을 따라난 길로 가기로 했습니다.
물수제비를 뜨려다 되지 않아 실망한 딸 아이가 귀엽게 토라져 있습니다. 여전히 동강은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입니다. 이리도 깊은 산골짜기에 이렇게 커다란 강이 있다는 것이 놀랍지요. 아침 일찍 나섰는지 산을 내려오는 이들이 오늘 처음 만난 사람이 바로 우리라고 하며 반가워합니다. 아이들이 힘들다기에 돌아갈까 하다가 바위에 누군가 적어놓은 어라연 650미터라는 글씨에 힘을 내서 발길을 재촉합니다. 사실은 거기서 부터가 조금 힘든 길이 시작됩니다.
드디어 어라연이 보입니다. 동강이 휘돌아 가는 바위 골짜기 사이에 두꺼비를 닮은 바위섬이 한가운데 앉아있는 곳이 바로 어라연이랍니다. 어라연은 옆에 있는 절벽에 올라서 보아야 제 맛입니다. 잣봉에 올라 전망대에서 보면 한결 멋지다는 걸 알기에 욕심을 내 산을 오르기로 했습니다. 잣봉은 537미터이니 영월에 있는 다른 산들에 비하면 동산이지만 강원도 산이니 가파른 곳은 숨차게 가파릅니다.
드디어 마지막입니다. 한 일곱 시간 걸렸네요. 강에서 놀았던 시간을 빼면 다섯 시간 쯤 걸었을 겁니다. 어른들끼리라면 세 시간 반에서 네 시간이면 충분하리라 생각합니다. 4월 마지막 주말에 영월에서 단종제가 열립니다. 그 때 들러서 하루는 단종제를 보고 하루는 어라연을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동강은 여름으로 갈 수록 더욱 좋으니까 여름에 레프팅하러 오셔서 보셔도 좋겠구요.

이런 좋은글과 사진은 우리 모두가 보고 어린 시절의 추억을 새기면서 자연을 진정 사랑하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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