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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16일 일요일

진짜 ‘잃어버린 10년’ 만들지도 모를 ‘선택’


이글은 한겨레21 2012-12-17일자 제940호 기사 '진짜 ‘잃어버린 10년’ 만들지도 모를 ‘선택’'을 퍼왔습니다.
[곽정수의 경제 뒤집어보기] 치명적인 약점과 오류 안고 있는 박근혜의 ‘반쪽짜리’ 경제민주화 정책‘경제대통령’ MB에 속고도 ‘친재벌 경제민주화’ 주장에 또 속을 텐가

“개혁진보 성향의 사람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모두들 경사라고 했다.”(유종일·손석춘 공저, [경제민주화가 희망이다]) 맞는 얘기다. 2012년 대선에 나선 모든 후보가 경제민주화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결국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경제민주화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낙관론이 지배했다.

» 지난 9월2일 청와대를 방문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이명박 대통령이 맞이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기회 균등, 공정 경쟁, 약자 보호가 핵심

하지만 대선을 코앞에 두고 상황은 급변했다. 여론조사에서 가장 앞서 있는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는 캠프의 정책 책임자이자 경제민주화의 상징 같은 인물인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내치며 재벌들에 타협의 신호를 보냈다. 가장 강력한 경제민주화 공약을 내건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후보는 무소속의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를 이루고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후보는 여전히 “경제민주화를 꼭 하겠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 말은 곧이곧대로 믿기 힘들다.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는 치명적인 약점과 오류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박 후보는 대선 전략을 경제민주화 원트랙에서 경제민주화와 성장을 병행하는 투트랙으로 바꾸었다. 이는 경제민주화가 성장과 배치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한다. ‘선 성장·후 분배’를 주장하는 신자유주의자들의 주장과 뿌리를 같이한다. 김종인 위원장의 역할을 사실상 대신하고 있는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의 김광두 힘찬경제추진단장은 지금 같은 경제위기에서는 경제민주화의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속도조절론을 편다. 경제위기가 더 심해지면 경제민주화는 언제든 뒷전으로 미룰 수 있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경제민주화는 성장과 배치되는 게 아니다. 소수 재벌 중심의 경제구조로는 양극화가 심화돼 지속 가능한 경제발전이 불가능한 만큼 중소기업, 골목상권, 서민들이 동반 성장하는 경제구조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민주화는 근본적으로 ‘친성장적’이다. 성장주의자들은 기본적으로 경제민주화와 복지와는 거리가 멀다. 지금껏 역대 정권들이 개혁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도 이런 박정희식 성장 콤플렉스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둘째,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 공약은 반쪼가리다. 박 후보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질서의 확립을 강조한다. 재벌의 잘못된 점은 바로잡되 장점은 살리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재벌의 소유지배구조 개선을 등한시한다. 김종인 위원장이 제시한 공약 중에서 기존 순환출자 금지, 국민참여재판제, 기업집단법 제정 등을 빼버린 것이 단적인 예다. 경제민주화는 세 가지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사전적으로는 기회 균등, 과정에서는 공정 경쟁, 사후적으로는 약자 보호다. 박 후보의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은 세 가지 중 하나에 불과하다. 이것만 가지고는 경제민주화의 완성이 어렵다.
두 사람이 격투기를 한다고 가정하자. 한 사람은 근육질로 무장한 몸무게 100kg의 건장한 사내다. 맞상대는 50kg밖에 안 나가는 여린 몸매의 여인이다. 심판이 아무리 공정하게 격투기 룰을 집행해도 결과는 ‘안 봐도 비디오’다. 진정으로 공정한 경쟁이 되려면 체급이 같아야 한다.

박근혜는 이명박과 과연 다를까?

경제도 마찬가지다. 대기업이 시장에서 불공정 행위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소비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은 막강한 경제력 때문이다. 재벌의 불공정 행위를 제대로 견제하려면 경제력 집중을 개선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경제민주화는 공정한 시장경제 확립과, 재벌의 경제력 집중 완화를 위한 기회 균등, 보편적 복지 확대를 통한 약자 보호라는 세 바퀴가 맞물려야 이뤄질 수 있다.
셋째, 박 후보의 주변에는 온통 경제민주화 반대론자들뿐이다. 김종인 위원장은 “박 후보의 주변 인물들은 모두 경제민주화를 아는 사람들이 아니다. 경제민주화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증언한다. 경제민주화 속도조절론을 펴는 김광두 단장은 박 후보가 2007년 새누리당 경선에서 내걸었던 ‘줄푸세’(세금 줄이고, 규제 풀고, 법치 세우고) 공약의 입안자다. 이정우 민주당 경제민주화위원장은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는 줄푸세와 상극”이라고 말한다.
이명박 후보는 5년 전 대선에서 경제를 살리겠다며 ‘친기업’(사실상 친재벌)과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내걸고 당선됐다. 하지만 결과는 딴판이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성적표는 성장률 2.9%, 명목 기준 1인당 국민소득 2천만달러, 경제규모 세계 13~15위로 ‘747 공약’(7% 성장,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위 경제대국)과 거리가 멀다. 이명박 정부의 실적은 스스로 ‘경제 파탄’이라고 공격한 노무현 정부에 비해서도 초라하다. 이명박 정부의 연평균 경제성장률(2.9%)이 노무현 정부(4.3%)보다 훨씬 낮은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참여정부의 경제 실정을 공격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 실패는 예견된 것이었다. 첫째, MB노믹스(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는 원칙부터 잘못됐기 때문이다. 친대기업 정책은 달리 말하면 반중소기업, 반소비자 정책이다. 한 예로 친대기업 정책으로는 중소기업에 대한 재벌의 불공정 하도급 거래를 제대로 시정할 수 없다. 또한 재벌이 가격을 담합해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제대로 막을 수 없다. 정부는 재벌을 편드는 게 아니라, 시장경제의 공정한 심판자 역할을 해야 한다.
둘째, MB노믹스는 한국 경제의 구조 변화를 간과했다. 경제발전 초기에는 대기업이 성장하면 그 과실이 중소기업과 국민에게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의 적하(트리클다운) 효과가 더욱 약해지며 양극화 심화로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의 친대기업 정책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것처럼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명박 정부가 집권 중반기인 2010년 9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정책을 표방한 것은 MB노믹스의 실패를 자인한 것이다.
적잖은 경제전문가들이 이명박 정부의 실패를 예견했다. 하지만 국민은 ‘경제대통령’ 이명박을 선택했다. 그 결과는 참혹했다. 박근혜 후보는 말로는 경제민주화를 하겠다고 다짐한다. 박 후보 본인은 정말 경제민주화를 하고 싶을지 모른다. 하지만 박 후보나 새누리당의 본질과, 그 주변 환경은 경제민주화의 성공을 어렵게 하는 조건으로 가득 차 있다. 국민은 이제 다시 ‘경제민주화 대통령’ 박근혜를 선택하고자 한다. 혹자는 “박근혜는 이명박과 다르다”고 말한다. 이명박 정부 내내 박근혜 후보가 견제받은 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그것은 같은 계급이나 집단 내부의 권력 다툼에 불과하다.

제 발등 찍는 자승자박 재연 안 돼

다수의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5년 전 이명박 후보를 선택했다. 이명박 정부의 최대 희생자가 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바로 이명박 정부의 출범에 산파 역할을 한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제 발등을 찍는 자승자박이었다. 국민은 이제 다시 선택의 기로에 섰다. 최소한 이번에는 자승자박을 재연해서는 안 된다. 새누리당은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잃어버린 10년’이라고 공격했다. 지금 우리의 선택은 진짜로 ‘잃어버린 10년’을 만들지 모른다.

한겨레 경제부 선임기자 jskwak@hani.co.kr 

2012년 10월 10일 수요일

"반도체 설비에 문제 생기면 코로 냄새 맡아 오류 찾았는데…"


이글은 프레시안 2012-10-09일자 기사 '"반도체 설비에 문제 생기면 코로 냄새 맡아 오류 찾았는데…"'를 퍼왔습니다.
[현장] 반도체 직업병 사망자 추모 퍼포먼스

"이 방진복(防塵服)은 반도체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입는 옷인데 사람의 몸이 아니라 제품을 보호하는 옷입니다. 사람 몸의 각질이 제품에 떨어질까 봐 입는 것이고 화학물질은 사람 몸으로 다 투과됩니다."9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국제반도체대전행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행사장 밖에 흰 방진복을 입은 사람들이 무리지어 섰다. 지나가던 행인이 방진복을 가리키며 "부직포처럼 생긴 이게 뭐냐"고 묻자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활동가 공유정옥 씨가 이렇게 설명했다.

▲9일 오전 방진복을 입고 추모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반올림 활동가들 ⓒ프레시안(남빛나라)

반도체 산업의 첨단기술을 전시하고 그 성과를 기념하는 행사장 앞에서 반도체 직업병 사망노동자를 추모하는 퍼포먼스가 거행됐다.

반올림 활동가이자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연구원인 송진우 씨가 "이 자리는 매년 발전하는 전자제품의 성능과 기능 그리고 기술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자리"라고 말하며 "(그러나) 이 사업이 얼마나 많은 노동자의 고통, 죽음, 아픔을 가져왔는지 추모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추모식을 시작했다.

실내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반도체 산업 종합전시회가 진행 중인 만큼, 추모식이 열린 킨텍스 행사장 주변은 반도체 사업 관계자와 반도체 업체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 등 반도체 사업 관계자들로 북적였다.

송 씨는 "반도체 칩을 만들기 위해, 설비에 이상이 생기면 측정장비보다 자신의 코를 이용해서 오류를 찾아냈던 노동자들, 반도체 칩을 보호하기 위해 입었던 방진복이 자신을 보호하는 줄로 알고 일했던 노동자들, 화학물질이 새면 보호장비도 없이 걸레로 닦아냈던 노동자들"이라며 그동안 보고 들어온 삼성 반도체 노동자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그들에게 전했다.

송 씨는 "방사선을 방출시키는 설비를 어떤 보호구도 없이, 방진복 하나 믿고 유지·보수했던 노동자들"이라고 말하며 반도체 노동자들을 위한 안전장비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밝혔다.

이어 사망하거나 투병 중인 반도체 노동자들 한명 한명의 이름과 병명이 불렸다. 송 씨는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 고등학교도 졸업하기 전인 19세에 입사해서, 퐁당퐁당 장비라 불렸던 수동장비를 이용해 화학물질 세척업무를 하다가 백혈병에 걸려 22세에 죽어간 황유미"라고 말하며 지난 2007년 3월 6일 사망한 황유미 씨의 이름을 불렀다.

다음으로 송 씨는 "황유미와 함께 2인 1조로 일하다가 백혈병에 걸려 죽어간 31살 이숙영"씨의 이름을 불렀다. 지난 2010년 故 황유미 씨의 아버지는 반올림과의 인터뷰에서 같은 곳에서 일하는 두 명이 희귀한 백혈병에 동시에 걸렸다는 사실이 이상했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설비 엔지니어로 유지보수업무를 하다가 2005년 백혈병으로 사망한 故 황민웅 씨의 이름이 이어졌다.

황 씨의 부인 정애정 씨는 2008년 4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유족급여)를 신청했으나 2008년 5월 불승인 판정을 받았다. 이후 삼성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들과 함께 2010년 1월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서 기각됐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반올림이 목격한 반도체 노동자들의 이름과 병명이 불리는 동안 주위가 잠시 소란해지기도 했다. 반도체대전에 참가한 한 구직자는 "뭐 어쩌라고 여기서 저런 걸 하는 거냐? 우리보고 취업하지 말라고?"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전공을 바꾸라는 건가?"라며 농담하는 구직자도 있었다. 한 구직자는 "축제에 와서 왜 저러는 거냐"고 의아해하기도 했지만 아무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지난 6월에 삼성 LCD 천안공장에서 까만 유릿가루를 날리며 LCD 패널을 자르는 업무를 하던 윤슬기님이 중증재생불량성빈혈에 걸려 13년간 모진 투병 끝에 31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송 씨가 말을 마칠 때까지 불린 노동자는 총 24명이었다.

송 씨는 "(이외에도) 이렇게 반도체 전자산업에서 직업병으로 죽어간 노동자들은 60여 명이 넘는다"며 "반도체 전자산업에서 일하다가 병들고 죽어간 노동자들의 삶과 고통, 죽음이 이야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빛나라 기자

2012년 9월 19일 수요일

서민 호주머니 털어 이재용 전기 요금 깎아주자고?


이글은 프레시안 2012-09-19일자 기사 '서민 호주머니 털어 이재용 전기 요금 깎아주자고?'를 퍼왔습니다.
[초록發光] 전기 요금 누진제 비판의 오류

무더위가 지나고 찾아온 '요금 폭탄' 논란

정말 고생스러웠던 무더위가 지나가자 '전기 요금 폭탄' 주장에 세상이 시끄럽다. 무더위에 에어컨을 "좀 틀었다!"가 예상치 못했던 전기 요금이 나왔다는 주장이다.

한 방송사는 한 가정의 사례를 전하면서, 7월에 대략 300킬로와트시의 전력을 사용하여 4만7000원 정도를 냈는데 무더위에 에어컨을 사용하니 8월에는 770킬로와트시 정도의 전력 사용량에 33만 원이 넘는 전기 요금을 부담하게 되었다고 보도했다. 전력 사용량은 두 배 정도인데 요금은 여덟 배 가까이 나왔으니, 이런 불합리한 일이 어디 있느냐는 것이다. 이런 보도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했던 모양이다. 한 신문은 사설에서까지 이를 지적하면서 당장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경향신문] 2012년 9월 7일자).

이런 '불합리한 일'의 원인으로 가정용 전기 요금의 누진제가 도마에 올랐다. 우리나라에서는 6단계의 누진제가 시행되고 있으며 1단계와 6단계 사이의 누진율이 11.6배 차이가 난다. 이런 사실 자체를 알고 있었던 사람들도 많지 않아서, 이번에 알게 된 사람들도 상당수 있는 듯하다. 또 여러 단계와 고율의 누진제를 가지고 있는 나라도 많지 않으며, 산업용이나 일반용에는 없는 누진제가 가정용에만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도 새삼스럽게 알게 되었다. 게다가 이 누진제는 1970년대 석유 파동 후 산업용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가정용 전력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서 도입되었으며, 누진 단계의 용량도 그때 결정되어 잘 살게 된 오늘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지도 못하다는 것이다. 한국전력의 친절한 설명이다.

잘못된 누진제 비판을 우려한다


이런 주장들을 듣다 보면, 대체 이런 말도 안 되는 누진제가 지금까지 유지되어 왔다는 사실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나도 덩달아 비판의 돌멩이를 던져야 할 것만 같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아니 나는 누진제에 대한 비판이 잘못 되었다고 생각한다. 누진제의 비판과 그로부터 이어질 제도 변화 뒤에, 엇갈리게 될 계급적 이해관계와 무엇보다도 에너지 전환의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전기 요금 누진제의 축소, 폐지 논의와 움직임은―상징적으로 이야기하자면―삼성의 이재용이 내고 있는 전기 요금을 깎아주고, 아마도 적은 수입으로 전기를 아껴 쓰던 대다수 서민이 부담하는 요금을 더 인상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고, 결과적으로 에너지 전환을 좌절시킬 수도 있다.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것처럼, 삼성의 이재용은 매달 약 3만4000킬로와트시의 전력을 사용하면서, 약 2400만 원의 전기 요금을 납부해왔다(2009년 현재). 그는 당시 전체 가구의 월평균 사용량 229킬로와트시의 150배가량의 전력을 사용했지만, 누진제의 효과로 월평균 요금 2만1090원의 1200배의 전기 요금을 냈다. (☞관련 기사 : 전기 요금 1등 이재용 자택…월평균 2470만 원)

아마도 올 여름의 무더위와 요금 인상으로 이재용의 전기 요금은 더 늘었겠지만, 따지고 보면 부자 감세가 횡행하고 있는 지금 전기 요금 누진제만큼 사회 정의를 반영하고 있는 제도도 없었던 것이다. 누진제가 완화된다면 이재용을 비롯해, 한국의 1퍼센트 최상위 계층들이 내던 전기 요금도 대폭 줄어들게 될 것이다.

물론 이재용 같은 사람들의 전기 요금을 더 받자고 불합리한 누진제를 고수하자는, '사촌이 땅 사면 배 아픈' 식의 주장에 매달리려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누진제 축소, 폐지로 누가 혜택을 보며, 반대로 누가 더 부담을 지게 되는가 하는 점이다. 지금 누진제 축소 논의의 핵심은 여름철 무더위로 "에어컨을 좀 틀었다가" 수십만 원의 전기 요금을 내게 된 중산층 가구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대변하는가에 있다.

에너지시민연대의 자료에 의하면, 이번 8월에 누진제 6단계인 500킬로와트시 이상의 전력을 사용한 가구 수는 16만 정도로 전체의 7.5퍼센트에 해당한다. 언론 보도에 나온 33만 원의 '요금 폭탄'을 맞은 가구(770킬로와트시 이상 사용)의 수는 이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 한편, 올해 7월에 500킬로와트시 이상의 전력을 사용한 가구는 전체의 1.9퍼센트에 불과했다. 이 점은 소위 '요금 폭탄 논란'은 여름철, 많아야 한두 달에 해당하는 것뿐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뉴시스

누구의 요금을 깎고 올리자는 것인가

짐작하겠지만 대개의 경우 전력 사용량의 많은 가구는 경제적 수입도 많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통계에 의하면, 월 소득 600만 원 이상 가구의 평균 전력 사용량은 391킬로와트시이다. 이들은 현행 전기 요금제로 7만2000원 정도의 요금을 부담하게 된다. 참고로 월 소득 100만 원 이하 가구의 평균 사용량은 222킬로와트시이며, 현행 요금제에서 대략 2만6000원 정도를 부담하게 된다.

한국전력의 주장은 월 소득 600만 원 이상의 가구들보다 더 많은 수입을 가진 이들의 전기 요금을 깎아주자는 것인데, 이에 맞춰서 민주당의 조경태 의원은 누진제를 완화시키자는 법안을 냈고 (경향신문)은 사설을 쓰면서 호통을 쳤던 것이다. 한국전력의 주장 뒤에 어떤 계급적 이해관계의 변화가 예고되는지, 더 신중하게 생각해볼 일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누구의 부담을 경감시켜주는가 하는 점보다 누구의 부담이 증가하는가에 있을 것이다. 사실 누진제를 완화하자는 주장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화시키겠다는 공식적인 안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세한 분석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나온 안은 6단계를 3단계로 줄이고 누진율을 줄이자는 방향만 제시하고 있고, 구체적으로 누진 구간을 어떻게 나누며 각 구간에 대한 요금은 어떻게설정할 것인지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누진제 완화와 함께 저소득 계층에 대한 요금 부담을 증가시킬 조짐이 관찰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전력은 보도 자료(9월 7일)를 통해 월 전력량이 356킬로와트시 이하인 가구는 원가 대비 적정한 요금을 내고 있고, 그보다 많은 전력을 사용하면서 원가 이상의 요금을 내는 가구가 요금의 일부를 보조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전력이 손해를 보겠다는 생각이 아니면, 원가 이상의 요금 받던 계층의 요금을 깎아 주면서 잃는 손실을 어디선가 충당하려고 시도할 것이다.

그게 어떤 계층이겠는가? 전체 가구의 67퍼센트를 구성하나 판매 수입은 37퍼센트에 불과한, 300킬로와트시 이하의 전력을 사용하는 중하위 가구들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우려대로라면, 현재 대략 4만2000원 이하의 전기 요금을 내는 사람들은 누진제 완화로 요금 인상을 경험하게 될 수 있다. 이재용의 요금을 깎아주자고, 100만 원의 연금 생활을 하고 있는 노부부—내 부모다—의 부담을 증가시키는 것을 동의할 수 있겠는가?

산업/상업용에도 누진제를 검토하자

누진제에 관한 이야기는 여기서 끝날 수는 없다. 몇 가지 쟁점들이 남아 있다. 우선 산업용 요금과 가정용 요금과의 형평성 문제다.

한국전력은 산업용 원가 회수율이 주택용보다 높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런 변화가 일어났다면 아주 최근의 요금 인상으로 나타난 효과일 것이다. 오랫동안 주택용 전기 요금에서 산업용 전기 요금을 교차 보조해 왔으며, 그 '역사적 부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당장 2010년에도 낮게 책정된 산업용 전기 요금으로 산업계 전체가 2조1157억 원의 혜택을 얻었으며, 당시 주택용 전기 요금의 원가 보상율이 94퍼센트일 때 산업용은 89퍼센트에 머물러 있었다.

많은 이들이 가정용 전기 요금의 누진제에 더욱 분개하는 것은, 이것이 산업용이나 일반 (상업)용에는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탓이다. 문제의 해결 방향은 가정용 누진제의 완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산업용 전기 요금을 원가를 제대로 반영하며, 나아가 전기 사용으로 얻게 되는 경제적 이익에 따라 추가적으로 요금을 더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다. 뒤에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이것이―요금 폭탄 논란 속에서 사람들이 잊어버린 주제인―온실 기체를 감축하고 핵 발전의 위험에서 벗어나는 길이기도 하다.

에너지 복지를 위해, 누진 1단계의 전기 용량을 현실화하자

누진제는 1970년대의 석유 파동을 거치면서 만들어진 구시대적인 제도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일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석유 파동과 같은 에너지 위기에 대응한다는 맥락에서 만들어진 제도라는 점에서 이 제도는 결코 구시대적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경제 발전 이데올로기를 동원해 시민들의 전기 사용을 억제하려고 설계되었다는 한계를 가지지만, 기후 변화 위기와 핵 발전 위험에서 벗어나는 에너지 전환이 요구되는 시대에 오히려 새롭게 주목해볼 필요가 있는 제도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가정뿐만 아니라 산업과 상업 부문에 확대 적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물론 개선해야 할 점도 있을 것이다. 특히 누진 구간이 적절한가 하는 점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즉, 최초의 누진 구간인 1단계를 계속 100킬로와트시로 묶어두는 것이 적절한가 하는 점이다. 예를 들어 2009년 가전기기 보급률을 기준으로 한 가구당 최소 필요 전력량을 가늠해 보아도 150킬로와트시에 가까우며, 기초생활수급자의 전력사용량도 200킬로와트시를 넘어서고 있다.

이런 상황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전기 요금 누진제가 저소득층 가구에게 원가보다 낮은 요금으로 공급함으로써, 전기 사용에 대한 사회적 연대를 실현해왔다는 점을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 한 사회에서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필요한 전기 에너지에 대해서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1단계 구간을 확대하고 상대적인 요금 혜택을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다.

기후 변화와 핵 위험을 잊지 말자

마지막으로 가장 어려운 문제를 짚고 넘어가자. 평소 개혁적인 학자로 알려진 분이 에너지 복지를 위해 누진제를 완화하자는 주장의 칼럼을 쓰셨다. 동감하는 바가 상당히 있었지만, 불행하게도 결론은 달랐다. 그런데 그 칼럼 중에 곱씹었던 구절이 있었다. "도대체 언제까지 견디기 힘든 무더위에 값비싼 에어컨을 인테리어 장식품으로 사용해야 하는가?" 하는 반문이었다. 무더위를 버텨낸 많은 이들 중에 무릎을 딱 치며 공감을 했을 사람이 많겠다 싶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순간 나마저도 흔들렸다. 엄청난 선동력을 가진 글이었다.

그러나 곧 "에어컨 좀 틀었더니" 33만 원이 나왔다는 가정과 무더위의 사례가 생각났다. 확실히 인테리어가 아닌 제 역할을 했고, 아마도 무더위의 고통을 피했을 것이다. 그리고 전기 요금 폭탄을 맞았고 이들의 '딱한 사정'을 언론은 대서특필했지만, 무더위에도 전기 요금을 아끼려고 에어컨을 켜지 않았고 심지어 그런 것조차 없이 여름을 보낸 많은 이들은 이야기는 어디로 갔을까. 그런 것은 뉴스가 아닌가. 더 나아가 그렇게 전기를 아껴서 대정전을 막는데 기여했으며, 또 온실 기체 배출을 저감하고 노후된 고리 1호기를 폐쇄시키겠다고 노력한 이들의 이야기는 또 어떤가? 그들은 에어컨을 좀 켜고 살 줄 몰라서 그랬을까.

솔직히 어려운 문제다. 에어컨 이용이 인간답게 살 권리 속에 포함되는지, 에너지 복지를 위해서 에어컨을 사용하는 것에도 요금 할인을 해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인지. 내 입장은 부정적이지만, 에너지 복지와 환경적 효과의 상충되는 첨예한 쟁점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여기서 멈춰 선다면, 기후 변화를 막고 핵 위험에서 벗어나고자 가정용 요금을 포함하여 전기 요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해 나가야 한다는 녹색 전환 전략이 좌절하지 않을까 두렵다.

'초록發光'은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으로 기획 진행하는 연재입니다.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는 이 연재를 통해서 한국 사회의 현재를 '초록의 시선'으로 읽으려 합니다. 이런 시도는 이명박 정부의 '녹색 성장'이 아닌 '초록 대안'을 찾으려는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활동의 일부분입니다.

☞바로 가기 :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한재각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부소장

2012년 6월 28일 목요일

고생물학계 "진화론 삭제? 과학을 호도하고 있다"


이글은민중의소리 2012-06-27일자 기사 '고생물학계 "진화론 삭제? 과학을 호도하고 있다"'를 퍼왔습니다.

ⓒKBS 뉴스 캡쳐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위원회가 과학교과서에 진화론 관련 내용 삭제를 청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진화론은 상상의 산물이다?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회(교진추)의 이같은 주장에 학계는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교진추가 고등학교 과학교과서에서 진화론의 대표적인 증거 화석인 '시조새' 내용을 삭제하자고 청원하는 등 진화론 자체를 과학교과서에서 추방시키려고 시도하자 학계는 비난을 쏟아냈다.

한국고생물학회와 한국진화학회 추진위원회는 지난 20일 '교진추의 청원서에 대한 공식 반론문'을 발표해 교진추의 주장을 과학적 논리로 조목조목 반박했다. 학회는 "교진추의 청원서는 학문적인 면에서 관련 과학단체가 응대해줄 가치가 없는 경우"라면서도 "다만 어떤 이유에서든 청원서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상황이기 때문에 답변을 공식적으로 해줄 수밖에 없었다"고 전제했다.

이는 교진추의 청원에 일부 교과서 출판사가 시조새 등 관련 내용을 빼려 한 정황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초 이를 묵과하려던 교육과학기술부는 논란이 크게 일자 전문성을 갖춘 과학자 단체를 통해 '과학계의 지배적인 의견'을 수렴해서 시조새와 말(馬) 진화 내용에 대한 교과서 삭제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중간적 특징 갖는 시조새 화석 끊임없이 발견"

교진추는 공룡이 조류로 진화한 중간 종 생물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시조새에 대한 기술이 학술적으로 잘못됐다며 교과서에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학회는 "마치 시조새의 진화적 증거에 대해 '학자들이 부정한 것처럼 호도'하는 주장"이라며 "시조새와 관계돼 수각류 공룡과 현생조류의 중간적인 특징을 갖는 화석들은 현재도 끊임없이 발견돼 보고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시조새보다 현생조류에 가까운 형질을 갖거나 시조새보다 수각류 공룡에 가까운 형질을 갖는 화석들이 다양하게 발견되는 것은 "'시조새만이 중간적인 특징을 갖는다'는 기존의 통념과 달리 오히려 '진화과정의 증거를 보여주는 수많은 중간적인 형태'들이 지구상에 출현하고 진화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시조새는 현생조류와 달리 이빨이 있고 긴 꼬리뼈를 가졌으며 세 개의 앞발톱이 공룡처럼 발달하고 흉골은 매우 작다. 학회는 "시조새같은 원시조류들의 긴 꼬리를 짧아지고 이빨이 점점 없어지며 앞발톱은 퇴화되어 융합되고 흉골과 뇌는 점점 커져간다"며 "이러한 모든 변화는 공룡으로부터 현생조류로 진화하는 과정을 분명하게 보여주며, 완전한 비행에 적합하도록 형태적 변화가 일어났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국제시조새학술대회에서 시조새가 멸종한 조류라고 공식선언한 것을 토대로 시조새 삭제를 요청한 교진추의 주장에 대해서 "학술대회 선언의 진의는 시조새가 하늘을 날 수 있었던 원시조류임을 밝힌 것이지 시조새가 공룡으로부터 진화했음을 부정한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시조새가 수각류 공룡으로부터 진화한 조류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결국 "교진추는 이 학술대회가 시조새를 공룡과 새의 중간종임이 아니라고 공식 부인한 대회인양 오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진추는 '시조새' 삭제 청원에 앞서 지난해 말의 진화에 대한 내용 삭제도 청원한 바 있다. 이 단체는 말이 몸집이 커지고 발가락이 감소하는 방향으로 점진적 진화를 했다는 말의 화석계열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학회는 이에 대해 "말의 진화에는 여러가지 진화패턴이 존재했으며 이는 이미 1990년대에 밝혀진 사실"이라면서도 "이러한 내용은 말의 화석계열이 더 복잡하게 진화했다는 것이지 말의 진화가 잘못됐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진추의 주장대로 교과서에 실린 직선진화게열이 잘못된 것은 맞지만 각 시대의 말이 독립적으로 출현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는 곧 '말의 화석계열은 상상의 산물'이라는 교진추의 주장에도 배치된다. 

"교진추는 자료들을 의도적 왜곡하거나 무지로 인한 오류 범해"

과학적 논리로 교진추의 주장을 반박한 학회는 "교진추가 교과부에 제출한 두 건의 청원서에는 해당 과학자 사회의 검증을 거치지 않은 주장과 자료들이 편향적으로 인용돼 있고, 의도적 왜곡이나 무지로 인한 오해로 인해 그나마 언급된 과학적 자료들에 대한 해석도 오염돼 있으며, 논점을 이탈한 주장들도 많다"고 평가했다. 

또 "진화의 구체적인 과정에 대한 학계의 흥미로운 논쟁을 진화의 유무에 대한 논쟁인 양 호도하고 있다"며 "검증과 논박에 의한 과학적 지식체계의 발전 과정조차 이해하지 못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학회는 "교진추의 주장은 시조새에 대한 잘못된 개념에서 출발해 지금까지 밝혀진 수많은 과학적 증거와 연구결과들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거나 외면하고, 오히려 학계에서 공인받지 못하는 소수 의견이나 잘못된 견해를 주료 의견인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학회는 "이번 파동은 국제적으로 과학 선진국으로서 한국의 위상을 크게 실추시킨 엄중한 사건"이라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교과부의 과학교과서 집필, 심사, 수정, 개정 절차에 대한 재검토와 보완책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고생물학회 회장 허민 전남대 교수(고생물학 전공)는 "200년 이상 전세계에서 시조새를 포함한 진화론에 대해 과학적 실증을 해왔는데, 창조과학회와 마찬가지인 교진추라는 단체에서 과학을 완전히 호도하고 있는 게 큰 문제다"고 비판했다. 허 교수는 "게다가 교과부가 교진추의 청원에 대해 학회라든지 전문가에 의뢰도 하지 않고 출판사에 지시를 내렸다는 것도 크게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과부가 고시한 '2009년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 규정에 따르면, 인정 교과서는 '화석의 변화를 통한 생물 종의 진화과정'에 대한 내용을 반드시 포함하도록 돼있다. 

최지현 기자 cjh@vop.co.kr

2012년 4월 20일 금요일

문성근, "민주당 좌클릭 논쟁, 소득없는 논쟁"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4-20일자 기사 '문성근, "민주당 좌클릭 논쟁, 소득없는 논쟁"'을 퍼왔습니다.
이인영, "진단과 처방에서 모두 오류"

민주통합당이 총선 패배 원인에 대해 일각에서 '민주당의 좌클릭'을 거론하며 이념 논쟁을 부추키고 있는 것과 관련해 당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문성근 민주통합당 대표대행은 20일 "박근혜 위원장도 노무현대통령을 따라하지 않고 있느냐"라며 "소득없는 논쟁"이라고 일갈했다. 

문 대표대행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에 출연해 참여정부 시절 발표한 '국가비전 2030 계획'에 대해 '세금폭탄이며 좌파 포풀리즘'이라고 맹비난했던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현재 그 정책을 그대로 가져오고 있다고 지적하며 "결국 국민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 지가 관심이라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야권의 총선패배 이후 일각에서 민주당이 중도성향의 표심을 얻지 못한 것이 패배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으며, 보수언론은 총선이후 문 대표대행의 행보에 대해서도 '좌클릭'이라며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문 대표대행은 "사실 국민들은 좌냐 우냐 별로 관심이 없다. 내 삶이 어떻게 나아질 수 있느냐, 우리 국가공동체의 행복지수가 어떻게 올라갈 수 있느냐라는 관점에서 보고 있다"라며 "서민들의 삶이 나아질 수 있는 방향이 중요한 것이지, 그것을 좌냐 우냐 따지는 것은 정치학자들이 할 일"이라고 딱잘라 말했다. 이어 문 대표대행은 "총선을 거치면서 유권자 분들과 대화한 내용을 반영하면 되는 것이지, 그것을 좌냐 우냐로 논쟁할 것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그것이 논점이 되는 것이 이상하다"라고 일갈했다. 

한편 이인영 최고위원 역시 이날 오전 영등포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이 중도·진보 논쟁에 휩싸였다. 이른바 중도의 반격으로 매우 공허하고 실체없는 논쟁"이라고 단정했다. 

이 최고위원은 2004년 열린우리당 시절 중도실용 논쟁으로 총선에서 승리한 후에도 표류했던 점을 지적하며 "지금 이 논쟁을 방치하면 민주당이 정권교체를 앞두고 당의 진로와 노선에 심각한 혼란과 분열만 초래하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최고위원은 "민주당 진보의 핵심은 이념논쟁의 산물이 아니라 실사구시적 진보의 노력이었다"라며 "이런 노력이 민주당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복지정당으로 탈바꿈하게 했고, 보편적 복지와 경제민주화로 진전하게 했는데, 이런 상황변화가 없음에도 논쟁에 휩쌓이는 것은 온당치 않다"라고 지적했다. 

또 이 최고위원은 '대선승리를 위해 중도노선을 강화해야 한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진단과 처방에서 모두 오류"라며 "총선 실패의 원인은 전술 운영과 이슈 관리 문제를 잘 못한 것이지, 노선과 방향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이정미 기자 voice@voiceofpeople.org

2012년 2월 20일 월요일

[사설]설계 오류 제주 해군기지 건설 중단해야


이글은 경향신문 2012-02-19일자 사설 '[사설]설계 오류 제주 해군기지 건설 중단해야'를 퍼왔습니다.
국무총리실 산하 민·군 복합형 관광미항(제주 해군기지) 크루즈 입·출항 기술검증위가 현재의 설계대로라면 정부가 제주 강정마을에 건설 중인 복합형 항구에 15만t급 크루즈 선박이 자유롭게 운항하기 어렵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검증위가 지난주 총리실에 제출한 기술검증 결과 보고서에서 사실상 설계상의 오류를 지적한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보고서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운항 난도가 높아지는 것을 지적했을 뿐이라며 공사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검증위 스스로 보고서 내용을 평가절하하도록 유도하면서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밀어붙이는 정부의 행태에 두려움마저 느낀다. 

보고서의 결론은 두 가지다. 보고서는 현재의 설계가 항만의 입·출항 한계풍속, 크루즈 선박의 횡풍압 면적, 선박 간 안전거리 확보를 위한 항로법선 등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설계를 변경하지 않는 범위에서 항만구조물 재배치 등을 반영해 선박 시뮬레이션을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정부는 전자를 무시하고 후자만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선박 사고는 조금의 허점도 용납하지 않는다. 지난달 이탈리아 근해에서 일어난 대형 크루즈선 ‘콩코르디아호’ 좌초 사건이 좋은 예다. 설계상 위험요소가 명백하게 존재하는데도 이를 애써 못 본 체하면서 공사를 밀어붙이는 것은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경시하는 행위라고 비판받아 마땅하다. 

강정마을에서는 정부의 기지 건설공사 강행에 맞서 연일 주민과 시민단체들의 집회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는 불상사가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그제는 카약을 타고 해상 시위를 벌이던 문규현 신부 등 14명이 경찰에 연행되어 조사를 받자 반대 집회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대규모 연좌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보고서의 내용이 알려진 이후 ‘평화의 섬’ 제주도를 감도는 긴장과 분노의 강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계속 해군기지 건설을 밀어붙인다면 충돌은 앞으로 격화될 수밖에 없을 듯하다. 

정부는 2014년 말까지 계획대로 1단계 공사를 완료하려면 공사 강행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우격다짐으로 추진되는 공사가 제대로 진척될 리 없다. 법원이 지난해 8월 말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결정을 한 이후 정부는 공사장 주위에 울타리를 치고 공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공사 진척도는 미미하다. 정부도 잘 알다시피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한 탓이다. 정부는 검증위를 동원해 설계에 오류가 없다고 강변하지만 정부의 그러한 행위는 오히려 정부와 검증위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어리석은 일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공사를 중단하고 해군기지 건설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문제점이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정부가 공사를 밀어붙이는 것은 여론만 악화시킬 뿐이다.

2012년 2월 19일 일요일

제주해군기지 설계 오류.. 강정마을 새 국면 맞나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2-17일자 기사 '제주해군기지 설계 오류.. 강정마을 새 국면 맞나'를 퍼왔습니다.

ⓒ뉴시스 17일 오후 제주특별자치도청 정문에서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회와 제주군사기지범대위 등 제주해군기지 반대단체들은 기술검증위원회 결과에 따른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기술검증위 결과에 따라 해군기지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주 해군기지에 설계 오류가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그간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해온 시민사회단체에서는 건설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기술검증위, 제주 해군기지 설계 오류 지적

제주도는 국무총리실 산하 '민.군 복합형 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 크루즈 입.출항 기술검증위원회'가 4차례의 회의를 거쳐 합의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한 기술검증 결과보고서를 17일 공개했다

기술검증위원회가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설계대로 기지를 지을 경우 해군이 약속한 15만t 크루즈 선박의 입.출항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검증위가 설계가 잘못됐다고 지적한 내용은 항만의 입.출항 한계풍속(최대 풍속), 크루즈 선박의 횡풍압(선박이 옆으로 받는 바람의 압력) 면적, 선박 간 안전거리 확보를 위한 항로 법선 등이다.

검증위는 보고서에서 "해군기지의 항만설계 최대 풍속은 '해상안전진단 시행지침'에 따라 초속 14m으로 하는 것이 적정하나 초속 7.7m로 설계됐다"며 초속 14m를 적용해 선박이 항만에 접안했다 출항하는 선박조종 시뮬레이션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크루즈선의 횡풍압 면적도 설계보고서에 나와있는 8천584㎡가 아니라 15만t급 크루즈선이 실제로 받는 횡풍압 면적인 1만3천223.8㎡를 적용해 선박 시뮬레이션을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전했다. 이는 해군이 선박 시뮬레이션을 할 때 실제로 적용했다고 주장하는 1만2천515.8㎡보다도 압력 수치가 높다.

또 항만 입구의 항로 굴곡부 중심선의 곡률 반경과 항로 폭을 고려할 때 여객선이 항만에 입.출항하기에 적정하지 않다며 항로 법선을 설계기준에 맞도록 현재 77도인 교각 회전 각도인 교각(交角)을 완화하도록 권고했다. 

검증위는 현재 설계 조건에서 선박조종 시뮬레이션의 운항난이도를 검토해보니 15만t급 크루즈 여객선이 서방파제를 입.출항할 때 운항난이도(기준 1~7등급)가 각각 7, 6등급으로 최고 난이도에 해당돼 여객선이 자유롭게 입.출항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증위는 설계 오류를 지적하면서도 전면 재설계를 선택하지 않아 논란의 여지를 남겨놨다. 검증위는 현재 항만설계를 크게 변경하지 않는 범위에서 항만 구조물 재배치와 고마력 예인선 배치를 반영해 선박의 통항 안전성과 접안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선박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건의했다.

그럼에도 검증위 보고서는 제주도 '민.군 복합형 민항시설 검증 태스크포스'가 지난해 9월 제기한 해군기지 설계 문제점을 상당 부분 인정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해군은 그동안 설계에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왔지만 검증위 보고서에 따라 설계를 재검토해야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제주 강정마을.시민단체 "해군기지 공사, 즉각 중단하라"

제주 강정마을회와 제주군사기지범대위 등은 이날 오후 제주특별자치도청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증위 결과에 따라 해군기지 공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강정마을회 등은 "총리실 주관 기술검증위 보고서는 해군기지 설계가 문제가 있음을 입증했다"며 "해군과 제주도정, 총리실, 청와대는 더 이상 문제를 은폐공작하지 말고 당당히 국민 앞에 설계상의 오류를 인정하고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제기된 문제점을 기준으로 다시 시뮬레이션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 다시 기술검증위를 개최해야 한다"며 "제주도정은 검증 결과에 따라 해군에게 공유수면매립권 취소의지를 전면으로 내세워 강력한 항의를 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는 "검증위의 검토결과는 제주 해군기지 설계가 풍속값, 횡풍압면적,선박시물레이션 운항난이도 등에서 모두 문제가 있고 이 때문에 15만톤 크루즈 선박의 입출항이 어렵다는 것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며 "현재 설계대로 추진되는 해군기지 건설 공사는 즉각 중단하고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한다"고 말했다.

전국대책회의는 검증위가 설계 오류에도 전면 재설계를 건의하지 않는 것에 대해 "설계 오류를 회피하여 공사 강행의 길을 열고자 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더이상 꼼수를 부리지 말고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제주 해군기지 건설공사를 즉각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

정혜규 기자jhk@vop.co.kr

2011년 12월 6일 화요일

사회적 합의 없는 한-미FTA 무효다


이글은 대자보 2011-12-06일자 기사 '사회적 합의 없는 한-미FTA 무효다'를 퍼왔습니다.
[김영호 칼럼] 국민 토론없이 국가의 미래와 운명을 날치기, 무효해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추진과정을 보면 노무현-이명박 정권은 너무나 닮았다. 두 정권의 안중에는 국민이 없다. 국민적 논의도, 국회와의 협의도 무시한 채 졸속협상-밀실협상으로 일관하면서 모든 내용을 기밀에 부치는 꼴이 매우 흡사하다. 자국이익은 팽개치고 미국이익을 챙기려고 양보에 양보를 거듭하는 굴욕적인 협상자세 또한 유사하다. 일반국민은 물론이고 국회의원의 알 권리를 무시하는 독선적-고압적인 자세도 닮았다. 너희가 왜 국익을 묻고 주권을 따지느냐는 투이다. 

한-미 FTA는 단순한 역내 상품교역의 자유화가 아니다. 포괄적 경제통합으로서 한국경제를 세계유일의 초강대국인 미국에 종속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협정에 맞춰 한국의 법령체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한다. 수십개의 관련법을 개폐해야 하고 이에 따라 경제제도-사회체제에 일대변혁이 일어난다. 경제주권-사법주권에 이어 식량안보까지도 포기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 내용이 방대하고 난해하며 전문적이다. 이 중에는 국민경제-사회생활에 파괴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독소내용이 수두룩하다. 하지만 두 정권이 똑 같이 국민적 논의를 배제했다. 

2005년 6월 노무현 정권이 한-미 FTA 협상을 개시한다고 기습적으로 밝혔다. 그것도 협상개시 전에 스크린쿼터 축소,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건강보험약가 현행유지,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적용 예외 등 양국간의 핵심적인 통상현안을 미리 양보하는 조건이었다. 이른바 4대 선결조건에 대한 반발이 커지자 강력히 부인하다 나중에 사실을 실토했다. 그것도 모자라는지 서울이 아닌 워싱턴에서 발표했다. 자국국회의 권위는 존중하지 않으면서 미국의회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굴욕적 협상의 예고였다. 

국민의 반발은 즉각적이었다. 영화인들이 반대하고 나서고 농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반대하자 폭력시위라며 무자비하게 진압했다. 국회의원에게도 정보공개를 거부했다. 다만 영문 협정문의 일부를 그것도 소수의 국회의원에게만 잠시 열람을 허용했을 뿐이다. 복사도 필기도 금지했다. 그리곤 내용을 단순화해서 소비자 혜택이 는다, 중소기업 수출이 증가한다는 따위의 기만적인 홍보에 혈세를 퍼부었다. 하지만 국민적 반발에 눌려 노 정권은 국회비준을 얻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이명박 정권은 노 정권보다 더 폭력적이다. 재협상을 벌리면서도 무엇을 논의하는지조차 철저하게 기밀로 붙였다. 개괄적인 내용조차 공개를 거부했다. 다만 국회에서 질의과정에 부분적인 윤곽이 드러났을 뿐이다. 두 정권의 협상주역인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불평등 독소조항을 수정하라는 비판여론에 대해 협정문의 점 하나도 고칠 수 없다는 강경자세를 고수해왔다. 재협상은 절대불가라는 그가 미국이 요구하자 민첩하게 행동하며 본질적 내용을 수정하고도 협상과정조차 거의 알리지 않았다. 

협정문 한글본이 오류 투성이인 모양이다. 지난 6월 외교통상부가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오류 296개를 수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오표를 제출하라는 야당의 요구를 계속 거부하고 있다. 85명이 참여하는 시민검증단과 민변이 점증한 결과는 단순한 교정 말고도 모두 2600여건의 번역수정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그 중에는 법률적 의미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오류만도 500여건이라고 한다. 민변의 정보공개 소송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2일 번역오류를 공개하라고 판결을 내렸다. 이번에도 국민의 경제-사회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중대한 사안의 공개를 거부할지 두고 볼 일이다. 

이명박 정권의 11월 22일 한-미FTA 비준안 날치기는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먼저 본회의 비공개 등의 안건을 날치기했다. 회의록, 참석의원, 찬성의원의 공개를 금지한 것이다. 취재활동의 원천봉쇄를 통해 국민의 귀와 눈을 막기 위한 짓이다. 이어 비준안을 주무장관의 제안설명도 없이 상정하고 토론도 없이 날치기했다. 이와 함께 부속법안 14개도 날치기했다. 그 중에는 상임위에 상정되지 않은 법안도 당일 발의된 법안도 있다. 39분만에 국가의 미래와 운명을 날치기한 것이다. 한나라당 의원 중에 내용을 개괄적이나마 알고 손을 든 사람이 있는지 묻는다. 이게 무슨 국민대표인가? 

그 소란을 속에 야당 당직자들이 방청석 유리창을 깼다. 그 바람에 취재진이 들어가고 또 트위터를 통해 실황중계하면서 찬성의원의 명단이 알려졌다. 한-미 FTA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국민이 없었다. 많은 국민들이 엄동설한 거리에서 물대포를 맞으면서 연일 FTA 무효를 외치나 이명박 정권은 귀를 틀어막고 있다. 사회적 합의가 없는 한-미 FTA는 무효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언론광장 공동대표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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