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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4일 월요일

주민번호는 신성 불가침? 왜 못 바꾸게 하나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3-03일자 기사 '주민번호는 신성 불가침? 왜 못 바꾸게 하나'를 퍼왔습니다.
네이트 정보유출 피해자들 헌법소원…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침해”

출생신고와 동시에 부여되는 주민등록번호를 당신은 절대 바꿀 수 없다. 당신의 주민등록번호가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 팔려 유령 아이디가 돌아다닌다고 해도 당신은 그 번호를 버릴 수 없다.

정부가 주민등록번호를 바꿔주는 경우는 딱 세 가지 경우 밖에 없다.

첫째, 성전환자의 경우 법원에 소송을 내서 바꾸는 경우가 있었다.

둘째, 새터민(탈북자)들의 주민등록번호가 일괄적으로 뒷자리가 남성은 125로 여성은 225로 시작돼 중국 비자를 받지 못하는 등의 불이익이 받게 되자 특례조항을 만들어 바꿔준 적이 있었다. 125와 225는 경기도 안성의 새터민 교육기관인 하나원이 위치한 지역번호다. 새터민으로 오해를 받게 된 이 지역 주민들 일부도 주민등록번호를 함께 바꿨다.

그리고 셋째, 행정 착오로 남성인데 2로 시작되는 번호를 받았다거나 중복되는 번호가 발급됐다거나 하는 특별한 경우에 재발급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세 가지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면서 주민등록번호를 바꾼 경우는 대한민국 건국 이래 지금까지 단 한 건도 없다.

28일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이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할 수 없도록 한 법률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들은 2011년 7월 중국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해커에 의해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람들이다. 네이트와 싸이월드, 옥션 등 개인정보 유출 건수는 3495만4887건에 이른다. 이들은 2011년 11월 행정안전부에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행안부에 낸 결정취소 소송 역시 각하됐다.

진보네트워크센터에 따르면 현행 주민등록법은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은 주민에게 개인별로 고유한 등록번호(주민등록번호)를 부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주민등록번호의 변경과 정정은 “생년월일과 출생지 등의 오류가 있을 경우”로만 한정하고 있다.

2011년 7월 포털 사이트 네이트 가입자 35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피해자들 일부는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요청하고 있지만 행정안전부는 관련 법령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장여경 진보네트워크센터 정책실장은 “관련 법률조항이 주민등록번호의 변경을 규정하고 있지 않아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됐거나 유출될 걸로 예상되는 경우에도 국민들이 이러한 피해를 제거할 방법이 전혀 없다”면서 “주민등록법의 목적에 비하여 과도하게 많은 양의 정보를 주민등록번호에 담았으면서도 이러한 정보 유출에 대한 아무런 변경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건 피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을 상실해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장 실장은 “성명과 생년월일, 주소 정보만으로도 인구의 동태 파악을 위한 개인 식별은 얼마든지 가능하고, 운전면허번호나 의료보험번호, 여권번호, 예금계좌번호, 신용카드번호, 학번, 군번 등 개인을 식별할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면서 “한 사람의 나이, 생년월일, 성별, 지역 등을 한번에 알 수 있게 하는 13자리 숫자코드로 구성된 주민등록번호제도는 국민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함은 물론 국민은 행정기관에 의해 고유번호로 분류되거나 구분되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점에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등록번호는 1968년 북한의 특수부대 요원 12명이 청와대를 습격한 사건 직후 간첩 식별 편의 등의 목적으로 발급됐다가 1970년 1월 신분확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제화됐다.

미국은 은행 거래 등에서 사회보장번호를 주민등록번호와 유사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지만 국가에서 특정목적없이 일괄적으로 모든 국민에게 부여하는 개인 식별 번호는 없다. 물론 변경도 가능하다. 일본에는 개인 식별 번호가 있지만, 개인정보를 담고 있지 않으며, 역시 변경 가능하다.

이정환 기자 | black@mediatoday.co.kr  

2013년 2월 17일 일요일

황교안, 검사때 수사기록 등사 거부해 ‘위헌’ 판정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2-16일자 기사 '황교안, 검사때 수사기록 등사 거부해 ‘위헌’ 판정'을 퍼왔습니다.

변호인 요청 무시하다 헌법소원
헌재 “공정한 재판 권리 침해” 결정

황교안(56)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공안 검사로 재직할 때 기소된 피고인의 수사기록을 변호인에게 복사해주지 않았다가 헌법소원을 당했고, 헌법재판소가 황 후보자의 행위를 위헌이라고 결정한 사실이 확인됐다. 형사 절차와 관련한 인권 의식 등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자질에 의문을 일으키는 또 하나의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대한변호사협회의 1994년 인권보고서와 헌재의 결정문을 보면, 황 후보자는 1994년 3월 서울지검 공안부 검사로 근무하면서 대우조선 노동자 조아무개씨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당시 조씨의 변호를 맡았던 김선수 변호사는 황 후보자에게 수사기록 등사를 신청했지만, 황 후보자는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이를 거부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회 소속 변호사들은 “기소된 후에는 마땅히 등사 신청에 응해야 하고, 이를 거부한 것은 헌법의 변호인 조력권과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며 헌재에 헌법소원을 냈다.헌재는 1997년 “피청구인(황 후보자)이 국가기밀의 누설이나 증거 인멸, 증인 협박, 사생활 침해 우려 등 정당한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수사기록 등사를 전부 거부한 것은 청구인의 신속·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며 위헌 결정했다. 황 후보자의 처분이 위헌이라고 못박은 것이다. 헌재의 위헌 결정 등을 바탕으로 2007년 수사기록 등의 열람·등사 관련 절차를 명문화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이 이뤄졌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2013년 1월 11일 금요일

KBS새 노조, 기존노조-사측 단협에 무효확인소송 제기


이글은 미디어스 2013-01-09일자 기사 'KBS새 노조, 기존노조-사측 단협에 무효확인소송 제기'를 퍼왔습니다.
창구 단일화에 대해서도 "헌법소원 등 병행할 것"

9일, KBS 새 노조는 KBS 기존 노조가 교섭대표 노조로서 사측과 맺은 단체협약에 대해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 지난해 12월 20일 KBS노조 특보 1면

지난달 17일 KBS노동조합(위원장 백용규)는 교섭대표 노조로서 KBS 사측과 임금 3.2% 인상, 국장평가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임금 및 단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위원장 김현석, 이하 새 노조)는 KBS노조와 KBS 사측이 체결한 단협에 대해 "절차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노조법 위반"이라며 서울남부지법에 단체협약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KBS 새 노조는 "KBS와 KBS노조는 소수노조와 조합원을 배제한 채 교체위원 1명도 포함시키지 않은 채 밀실에서 본교섭을 진행했다"며 "(때문에) 우리 노조와 조합원들은 단체협약이 체결된 후에야 내용을 알 수 있었다. 우리 조합과는 무관한 다른 조합에 의해 우리 조합원의 근로조건이 결정된 것"이라고 소송 취지를 밝혔다.
새 노조는 단체협약 내용에 대해서도 "보도국, 라디오국 소속의 구성원 중 상당수가 우리 노조 소속이지만 보도국장, 라디오1국장에 대한 인사평가를 기초로 한 인사조치 건의를 소수 구성원들의 노조인 KBS노조가 독점하고 있다"며 "인적 구조조정과 프로그램 개편 등 우리 조합원들의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일반적인 노사협의 사항도 모두 KBS노조가 독점하게 됐다"고 말했다.
KBS노조와 사측이 체결한 단체협약에는, 보도와 제작의 자율성 담보를 위한 국장책임제와 관련해 '보도국장과 다큐멘터리국장, 라디오1국장에 대해 구성원의 평가를 실시하며, 평가결과가 기준미달인 경우 KBS는 적절한 인사조치가 될 수 있도록 교섭대표노조의 건의를 수렴한다'고 명시돼 있다.
새 노조는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에 대해서도 "헌법상 평등 원칙과 노동3권 위반"이라며 "헌법소원 등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곽상아 기자  |  nell@mediaus.co.kr

2012년 12월 29일 토요일

장발장의 시대가 따로 없다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12-28일자 기사 '장발장의 시대가 따로 없다'를 퍼왔습니다.
사법제도의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

헌법재판소가 직무를 포기하고 보신을 위해 전전긍긍하는 모습은 법으로 정해진 선고기일을 묵살할 때부터 드러났다. 그리고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마자 부랴부랴 선고를 내린다고 할 때부터 위헌 결정을 기대한다는 것은 이미 어불성설이었다. 그리하여 곽노현이 제기한 세 가지 헌법소원은 일단 기각되었다.

우선 판결의 내용을 잠시 들여다본다. 곽노현은 공직선거법 제232조 1항 2호의 조항에서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목적으로”라는 문구가 지나치게 불명확하므로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나며,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는 소원을 제기했다. 금전을 제공하는 주체가 누구인지, 제공하는 시기가 언제인지, 후보 사퇴 당시에 금전지급 합의 또는 이와 관련된 유인행위가 있었는지를 불문하여 처벌하고, 가벌성 없는 정치연합에 입각한 선거비용 보전행위까지 처벌대상으로 삼고 있어 규제 범위가 필요 이상으로 광범위하기 때문에,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므로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는 호소였다.

헌법재판소의 다수 의견은 단순히 “대가”라는 말의 뜻이 한국어 사전에 나와 있고, 그 뜻을 누구나 충분히 알 수 있기 때문에 이 조항이 불명확하지 않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는 문제의 핵심을 완전히 회피한 셈과 같다. 곽노현이 “불명확하다”고 호소한 사유는 사전에 매수하기로 묵계가 있었다면 같은 법 1호로 기소할 수가 있는데, 여기에 더해 2호를 정한 이유가 불명확하며, 따라서 2호가 겨냥하는 범죄의 종류가 어떤 것인지 불명확하다는 데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재판의 1심과 2심과 대법원은 모두 민주적 선거의 “공정성과 염결성”이라는 공익을 위해서 후보 매수 행위는 엄단할 필요가 있다고 고상한 명분을 내걸었다. 헌법재판소도 마찬가지로 선거의 “공정성과 염결성”이라는 문구를 실컷 착취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의 공정성과 염결성을 위해서 후보 매수를 처벌하기로 하면 1호의 조항만으로 충분하고 남는다. 즉, 선거 전에 사퇴의 대가로 금전을 제공했거나, 사퇴의 대가를 지불하기로 약속하고나서 선거 후에 금전을 지급하는 행위는 모두 1호로 처벌이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2호의 조문이 왜 필요한지가 불명확한 것이다. 이것이 불명확하기 때문에 검찰이나 재판부가 이현령비현령 식으로 법을 적용할 여지를 열어주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과잉금지의 원칙이 원천적으로 무시되고 있는 것이다.

헌법재판관 중에 3명은 바로 이 때문에 다수 의견에 반대했다. 이 2호의 조항이 목적범을 규정하고 있는지에 관해 두 차례의 하급심과 대법원의 의견이 이미 달랐다. 소수 의견에서는 이 사실을 적시하면서, 이와 같은 혼란이 불명확한 법조문 때문임을 적확하게 인지했다. 

아울러 정치연합 내지 선거연대를 일방적으로 위축시켜서 “오히려 음성적인 금품수수행위를 초래하여 또 다른 의미에서 선거의 공정이나 자유선거의 원칙을 몰각시킬 수도 있음”을 지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위헌으로 판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헌법재판관 가운데 5명은 이 모든 문제제기를 단지 묵살하고, 한국어 사전에 “대가”라는 단어의 뜻이 누구나 알 수 있을 만큼 분명하다는 유치하기 짝이 없는 핑계만으로 합헌 판정을 내리고 말았다.

이 재판에서 대한민국의 재판관들은 완악한 말장난으로 이치를 무지르는 작태를 여러 번 보였는데, 모두가 핵심 쟁점을 회피하고 엉뚱한 얘기를 갖다 붙인다는 공통점이 있다. 1심과 2심의 재판관들은 사전에 어떤 묵계도 없었음을 확인하고서도 곽노현이 “대가성을 인식하고” 돈을 건넸다는 억지를 부렸다. 박명기의 오해가 풀린 이후 강경선이 그야말로 신앙심에 따른 선의에서 곽노현에게 부조의 의무를 강권해서 돈이 제공되었음을 확인하고서도, 그 돈이 사퇴의 대가였다고 우겨댄 것이다. 대법원은 이 조항이 목적범을 규정하고 있다고 확인해 놓고서도, 목적범의 규정이 아니라고 해석한 하급심을 파기하지 않고 하급심 판사들의 “대가성” 주장을 승인했다. 그래놓고는 민망했는지, 정작 긴급부조를 강권한 강경선은 “대가성의 인식”이 없었으므로 무죄라고 판시했다. 그리고 헌법재판소는 이와 같은 얼렁뚱땅 판결의 전제이자 구실이 된 이 법조항이 사전에 나온 단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명확하다고 판결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법관 가운데 다수가 법을 권력의 도구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법관의 의무가 법을 수호하여 권력의 남용을 제어하는 데 있다고 보지 못하고, 그저 월급쟁이로 직위를 유지하는 사익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법관이 이러는 것은 아니다. 헌법재판관 중 반대의견을 낸 3명과 더불어, 대법관 중에도 양심과 이치의 목소리를 내면에서 듣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현직 법관들 그리고 장차 법관이 될 법학도 가운데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 사건에서 네 번의 재판부들이 노정한 비겁한 회피를 바라보면서 깊은 모욕감을 느꼈을 것이다.

현재 헌법재판소장을 맡고 있는 이강국은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을 국회에서 선출하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제안한 적이 있다. 불과 두 달 전, 11월 5일에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그렇게 말했다고 한다 (관련기사 ☞, “이강국, ‘헌재재판관 모두 국회서 뽑아야'"). 새누리당이 다수인 현실을 생각하면, 국회에서 선출하더라도 5대3의 지형이 3대5로 역전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개헌을 통해 헌법재판관만이 아니라 대법관도 모두 국회에서 선출하도록 해야 한다고 믿으며, 이 칼럼에서 그렇게 주장한 적도 있다 (관련기사 ☞, “2030년 개헌을 준비하자”). 이번에 다수의견에 참여한 이강국이 특강에서 주장한 발언과 이번 판결을 어떻게 연결시킬지 궁금하다. 어쨌든 개헌을 향한 그의 입장만은 쉽게 포기하지 말기를 바란다.

개인적으로 곽노현과 그 가족에게 참혹할 정도로 송구하다. 여론을 움직일 만한 힘도 없는 주제에 사퇴하지 말고 끝까지 싸우라고 권유한 것이 무책임하지 않았는지 자책도 엄습한다. 그러나 내가 그의 입장이었다고 해도, 언론과 검찰의 협박 때문에 사퇴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퇴하는 순간, 곤경에 처한 사람을 선의로 도운 사람이 교육감 자리를 위해 후보를 매수한 사람으로 둔갑해 버리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자기 살을 베어 선의로 이웃을 도운 사람에게 어처구니없는 꼬투리를 걸어 박해를 가하는 사회이다. 곽노현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정의로운 법의 보호는커녕 권력의 주구 노릇을 하는 법 때문에 고초를 겪고 있다. 유권자들에 의해 선출된 교육감마저 권력의 올가미에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곽노현은 몸소 보여줌으로써, 이 사회의 적나라한 실상을 드러내었다. 자베르와 장발장의 시대가 따로 없는 것이다. 나처럼 그의 신앙심에 감복한 사람이라면 모두 대오각성하여, 자베르 같은 겁쟁이들이 법의 이름을 깔고 앉아서 저지르는 불의를 고치기 위해 영혼과 육신을 바쳐야 한다.


박동천(전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2012년 9월 30일 일요일

일용직, 게임방, 변호사, 약사, 의사... "왜 투표시간 연장 헌법소원에 참여하는가"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9-29일자 기사 '일용직, 게임방, 변호사, 약사, 의사... "왜 투표시간 연장 헌법소원에 참여하는가"'를 퍼왔습니다.
[추석연휴, 가족과 이 이야기를 ①] 투표시간 연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제19대 국회의원 선거날인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제4투표소에서 유권자가 기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 유성호

"투표소는 선거일 오전 6시에 열고 오후 6시(보궐선거 등은 오후 8시)에 닫는다."

공직선거법 제155조 제1항입니다. 요즘 이 조항이 뜨거운 감자입니다.

안녕하세요, 독자여러분. 즐거운 추석 보내고 계시나요. 사회팀은 이번 연휴 동안 가족, 친지들과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획을 고민하다가 투표시간 연장 문제를 다뤄보기로 했습니다. 때가 때이니만큼 정치문제가 중요한 관심사일 수밖에 없고, 무엇보다 이 사안은 그중에서도 정파적 이해관계를 뛰어넘는, 유권자의 권리와 민주주의 근본과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투표시간을 2시간 연장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 직전까지 갔다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무산되자 여론이 뜨겁습니다. 그중에서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서 추진하고 있는 선거법 155조 1항에 대한 헌법소원입니다.

이 소송이 주목되는 이유는 바로 아래 조항인 155조 2항(부재자투표의 투표시간 규정)에 대해 지난 2월 23일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번 민변의 소송은 2항에 이어 더 규모가 큰 1항의 위헌성을 다투는 '투표시간 헌법소원 제2라운드'인 셈입니다.

민변은 지난 25일 오후부터 소송에 참여한 청구인단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모집했는데요. 약 사흘만인 28일 오전 현재 84명이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84명이 뭐 대단한가'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청구인단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이 꽤 까다롭습니다.

우선 선거권이 있어야 하고, 시간의 제한 때문에 지난 4월 총선에서 투표할 수 없었거나, 오는 12월 대선에 투표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어야 합니다. 신청서에는 투표시간 규정에 의해 기본권을 침해받을 수 있음을 합리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현재 직업과 참여 동기를 명시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자발적입니다. 아무리 공익소송이라고 하지만 소송에 휘말리는 것이 반가운 일은 아니지요. 지난 2월 헌법불합치 판결이 났던 소송은 청구인이 단 한명이었습니다.

155조 2항은 이미 승소... 이제 1항을 다툰다

신청서를 제출한 84명을 살펴보면, 남성(65명)이 여성(19명)보다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연령별로는 40대가 40명으로 거의 절반이고, 30대(24명), 50대(15명) 순입니다. 개략적인 직업을 보면 상당히 다양합니다. 

자영업 13명, 회사원 11명으로 제일 많구요, 비정규직·계약직과 개국 약사가 각각 5명씩으로 뒤를 잇고 있습니다. 대기업 정규직도 4명, 대표이사를 포함한 중소기업 정규직도 3명, 대학원생을 비롯한 학생도 3명입니다. 택시기사, 벤처기업 정규직, 변호사, 의사, 치과기공사, 학원강사, 예술인, 건설업, 직업상담사, 프리랜서, 국회의원 보좌관까지 정말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신청했습니다.

신청서를 제출한 몇몇 분들에게 전화를 해봤습니다. 서울 노원구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약사 안아무개(42)씨는 "약국은 약사 이외의 사람은 조제나 투약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대개 자리를 비우기 힘들다"면서 "저녁 8시 이후까지 자리를 지켜야 하는 소규모 자영 약국 입장에서는 투표하기가 정말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 제19대 국회의원선거일인 11일 서울 용산구에 마련된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 남소연

서울 서대문구에서 게임방을 운영하는 김아무개(36)씨는 "게임방이라는 특성상 24시간 운영하는데, 경기라도 좋으면 사람을 많이 써 내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겠지만 요즘은 그런 것도 아니지 않느냐"면서 "우리만 그런 것도 아니고, 사실 요즘 24시간 아닌 곳이 어디 있는가"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투표일은 법정공휴일 아니냐는 질문에 웃으면서 "그건 공무원들 이야기다, 자영업에는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용산구에 살면서 비정규 계약직으로 행사출연 일을 하는 안아무개(29)씨는 좀더 직설적으로 말했습니다.

"지난 총선 때는 겨우 투표 했어요. 막바지에 겨우. 하지만 이번 대선 때는 힘들 것 같아요. 보통 연말에 행사가 많거든요. 투표일에 행사가 잡히지 않는다 하더라도 며칠 전 리허설부터 참여해야 해요. 몇시에 끝난다 말은 하지만 절대 그렇게 안 끝납니다. 먹고사는 일이 달려있으니 빠질 수 없습니다. 해야 합니다. 저처럼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투표가 너무 힘들어요. 투표시간은 길어야 좋은 것 아닌가요? 저는 도저히 이해가 안갑니다. 투표시간 연장하면 100억 원이 드네 어쩌네 하는데, 100억 원이 아니라 1000억 원이 들어도 해야되는 거 아닌가요?"

전북 전주에서 비정규직으로 건설업에 종사하는 한다는 강아무개(51)씨도 상황이 비슷했습니다.

"직업의 특성상 현장에 오전 7시에 가서 오후 6시가 넘어야 끝납니다. 이동 시간을 고려하면 투표는 꿈도 못 꿉니다. 먹고살아야 하니까요. 몇 명씩 팀을 이뤄서 현장에 들어갑니다. 이동도 팀별로 차로 해요. 그런데 개인적으로 빠진다고요? 못 빠집니다. 다음부터 짤리는 거죠. 상황이 이런데 투표가 뭐가 중요하냐고요. 법정공휴일이요? 직업의 특성상 공휴일이 따로 없습니다. 일이 있으면 해야 해요."

단지 비정규직이나 자영업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송아무개(33)씨는 준종합병원급에서 근무하는 내과전문의입니다. 그는 지난 총선 때 투표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근무시간이 오전 9시부터 6시까지인데, 사실 8시까지는 와야 합니다. 그러면 이동시간 고려하면 7시에 나와야 하는데, 2살짜리 애 챙기려면 새벽 투표는 힘듭니다. 총선·대선이 공휴일이라고는 하지만 제가 알아본 바로는 아주 큰 대학병원 정도만 쉬지 나머지는 거의 대부분 일을 합니다. 병원장의 뜻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개인병원에서는 하루 일 하고 안 하고에 따라 매출 차이가 엄청나니까요. 새누리당이 투표하는데 불과 10분 정도만 내면 된다고 하는데, 그게 그렇지가 않아요."

이외에도 국회의원이 선거일에 더 바쁘기 때문에 투표하기 불가능하다는 의원 보좌관도 있었고요, 언론사는 투표일에 쉬지 않기 때문에 홍보팀도 그에 따라 일하는 경우가 많다는 대기업 홍보팀 근무자도 있었습니다. 위성도시에서 서울로 출퇴근 하는 상황에서 오전 일찍 투표를 하려고 하면 대기인이 많아 출근시간을 맞추기 어렵다는 정규직 근로자도 있었습니다.

"투표일 법정공휴일은 공무원들 이야기"

민변 사무차장이자 이번 헌법소원을 담당하고 있는 박주민 변호사는 이번 소송의 승소를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다음 세 가지 이유로 투표시간으로 인해 투표권이 제약되고 있는 정황이 너무 뚜렷하다는 것입니다. 

첫째, OECD 가입국가 중에서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이 제일 높다는 점(연평균 2193시간). 둘째, 근무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비정규직 근로자가 800만이 넘는다는 점. 셋째, 우리나라의 투표율이 세계에서 제일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시민들이 이렇게 자발적으로 나서서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데, 정치권은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질타합니다.

자, 여러분 어떻습니까. 이 정도면 추석 연휴에 가족, 친지들과 한 번 이야기해 볼만한 주제 아닐까요? 우리 자식들에게 민주주의에 대한 산 교육 차원에서라도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박 변호사의 말로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그는 전화통화에서 이 말을 꼭 적어달라고 하더군요.

"아시다시피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의 보좌관이 연루된 것으로 밝혀진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소위 '터널 디도스' 논란이 있습니다. 이제 새누리당은 투표시간 연장까지 명백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 세 가지를 종합해서 봤을 때, 민주주의라는 관점에서 새누리당은 좀 위험하다고 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 단지 나쁘다, 싫다는 호불호의 문제가 아니라, 이 정도면 위험한 겁니다."

내일은 반대 논리를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나는 왜 투표시간 연장에 신중한가'입니다.

이병한(han)

2012년 9월 18일 화요일

곽노현, 교육감직 유지할까?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9-18일자 기사 '곽노현, 교육감직 유지할까?'를퍼왔습니다.

추석을 앞둔 27일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의 '교육감직'과 관련한 상고심 선고가 열릴 것으로 알려져 결과에 따라 파장이 예상된다.
곽 교육감은 2010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후보로 나온 박명기 서울 교대 교수를 매수한 혐의로 지난해 9월 구속기소됐다. 지난 4월 항소심에서는 징역 1년의 실형을 받았지만 법정 구속은 면했다.
대법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곽 교육감 측은 헌법재판소 판결 이전까지 대법원 선고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앞서 곽 교육감은 올해 1월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2호(일명 사후매수죄)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한 바 있다.
곽 교육감의 교육감직이 박탈될 경우 오는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에서 경남도지사와 함께 서울교육감도 보궐선거를 하게 될 수도 있다.

이계덕 기자  |  dlrpejr@hanmail.net

2012년 5월 25일 금요일

김문수와 비교되는 김두관의 지사직 사퇴 발언 "출마여부에 따라 사퇴할 것"


이글은 위키프레스 2012-05-24일자 기사 '김문수와 비교되는 김두관의 지사직 사퇴 발언 "출마여부에 따라 사퇴할 것" '을 퍼왔습니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23일 "대선 출마 여부와 관련해 광범위한 의견을 듣고 있으며, 출마 결심이 서면 도지사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간 김문수 경기지사가 헌법소원까지 제기하며 경기지사직을 지키려는 것과 상당히 비교되는 행보다.

김 지사는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선 출마 결정 시기에 대해 "현재 시민단체, 야권 관계자들과 광범위하게 만나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사직 유지에 관한 질문이 이어지자 "양 손에 떡을 들 순 없지 않느냐. 도정 수행과 당내 경선을 동시에 잘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대권 출마와 동시에 지사직을 사퇴할 것임을 밝혔다.

김두관 지사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김문수 경기지사의 행보가 난감하게 됐다. 선관위로부터 '당내경선에 한해서는 지사직을 유지해도 괜찮다'는 유권해석을 받았지만 법적인 문제와 무관하게 국민정서상 용인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력한 대선주자인 두 도지사의 행보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위키데스크 (editor@wikipress.co.kr) 기자 

2012년 2월 9일 목요일

"신고리 원전 사고 나면 부산 초토화"


이글은 프레시안 2012-02-08일자 기사 '"신고리 원전 사고 나면 부산 초토화"'를 퍼왔습니다.
해바라기, 신고리 5·6호기 환경영향평가 관련 헌법소원 청구

"나는 수명 연장한 고리원전 1호기로부터 반경 20km 이내에 살고 있다. 만약 신고리 5,6호기가 건설된다면 그로부터도 30km 이내다. 신고리 5,6호기까지 지어진다면 부산-울진 지역의 원전 수는 12개가 된다. 부산 시민으로서 이런 상황 분통터진다. 후쿠시마 사고와 같은 중대사고가 나면 부산 시민은 살지 말라는 말인가."

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와 핵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 탈핵에너지교수모임은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예정지 부근 주민 251명과 함께 8일 헌법재판소에 '원자력 이용시설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작성 등에 관한 고시'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이들은 "2019년 12월 준공 예정인 신고리 원전 5,6호기와 관련된 방사선 환경영향 평가서를 작성할 때 원전의 중대사고에 따른 평가를 제외하도록 한 고시는 위헌"이라며 "사업시행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이러한 규정을 악용해 사실상 외부로 방사성 물질이 누출될 수 있는 모든 사고를 제외한 채 사고로 인한 방사선환경영향평가를 극히 부실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후쿠시마 사고에서 확인된 것처럼 중대한 원전 사고를 가정해 각 원전 별로 사고 발생시 방사성 물질이 어느 방향으로, 어떤 속도로 어느 범위까지 확산되어 피해를 미칠 수 있는지 평가가 되어야 유사시 인근 주민들이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피난 체계에 관한 실효성 있는 매뉴얼과 훈련이 행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는 지난해 5월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위협감소국이 개발한 '원전 사고 피해예측에 관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고리 원전 1호기에 체르노빌 수준의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의 피해 상황을 예측한 결과를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울산 부산 등 인구밀집 지역이 근처에 있는 고리 원전 1호기의 경우 바람이 거의 불지 않을때, 반경 38km가 허용치 이상의 피폭 영향을 받고 30일 이내 1만 5200명 사망, 10년 이내 3만 9100명 사망, 후유증과 유전질환자 24만 6000명 발생, 허용치 이상의 피폭자 159만 명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바람 방향에 따라 수도권 대부분도 피폭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 ⓒ프레시안(채은하)

헌법소원 심판 청구에 참여한 주민 251명의 대표를 맡고 있는 서토덕 환경과자치연구소 기획실장은 부산지역에 원전이 밀집되는데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후쿠시마나 체르노빌과 같은 중대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데, 작은 가능성에도 철처한 안전기준을 마련해야만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는 "마치 부산 지역을 위해 원전을 짓는 것처럼 홍보하지만 신고리 원전 5,6호기는 수도권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것"이라며 "핵발전소가 안전하면 수도권에 짓지 수도권의 전력 자립률은 0.32%에 불과하고 대부분 지방에서 끌어다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최근 74세 농민 이치우 씨가 분신하는 등 초고압 송전탑 건설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밀양 지역의 주민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아네스 밀양 상동면 가르멜수녀원 대표는 "신고리 원전 5,6호기가 지어지면 밀양 지역에는 69개 송전탑이 지나간다"면서 "수도권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시골 농민들이 자기 재산을 약탈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대로라면 전국의 군과 면들이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채은하 기자

2011년 12월 29일 목요일

SNS 선거운동 제한은 '위헌'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1-12-29일자 기사 'SNS 선거운동 제한은 '위헌''를 퍼왔습니다.
SNS 선거운동 제한한 선관위 공직선거법 해석 '한정위헝'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제한하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은 위헌이라는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29일 선거 180일 전부터 공공 게시물을 통한 정치적인 의사표현을 금지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93조 1항에 대해 '한정위헌' 결정을 내렸다. 재판관 가운데 6명이 ‘위헌’을, 2명이 ‘합헌’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공직선거법 93조 1항은 “선거일전 180일부터…후보자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거나 정당의 명칭 또는 후보자의 성명을 나타내는 광고, 인사장, 벽보, 사진, 문서·도화, 인쇄물이나 녹음·녹화테이프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을 배부·첩부·살포·상영 또는 게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SNS를 ‘기타 유사한 것’으로 규정하며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SNS를 통한 선거운동을 금지시켰다.
헌재의 이번 한정위헌 결정은 선관위의 이러한 해석과 적용을 위헌이라고 판결한 것이다. 한정위헌 결정’은 ‘법 조항이 여러 가지로 해석 가능한 경우 법 조항 자체는 그대로 둔 채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 의미와 내용의 해석 범위를 한정하는 것을 말한다.
민주통합당 정동영 의원 등은 6·2 지방선거 시기 선거관리위원회가 트위터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규제하겠다고 밝히자 관련 법 조항이 불명확하게 돼 있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2011년 11월 25일 금요일

[사설]민주당, ‘이런 야당은 처음’이라는 탄식 들리나


이글은 경향신문 2011-11-24일자 사설 '[사설]민주당, ‘이런 야당은 처음’이라는 탄식 들리나'를 퍼왔습니다.
민주당의 위기가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힘 한번 쓰지 못한 채 한나라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날치기를 허용하고도 책임지려는 사람이 없다. 애초부터 날치기를 막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지 못한 만큼 어느 정도 예상된 바이지만 사후적이나마 통렬하게 그간의 과오와 실책을 반성하고 당의 정체성을 재정립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다. 하지만 그런 진정성을 읽을 수 없다. 네티즌들 사이에는 ‘이런 야당은 처음이다’라는 탄식이 터져나온다고 한다. 제1야당의 존재감이 곤두박질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여당의 한·미 FTA 날치기 이후에도 민주당 대응은 실망스럽다. 의원직 총사퇴나 집권 후 한·미 FTA 폐기 등 현실성 없는 구호만 난무할 뿐 치열하고도 진지한 고민이 안 보인다. 그런 식으로 한·미 FTA를 어떻게 무효화하겠다는 건지 이해하기 어렵다. ‘협상파’라는 인사들은 여전히 대화·타협 타령이다. 어설픈 협상 시도가 날치기 빌미만 줬다는 사실을 벌써 잊은 모양이다. 장외투쟁에 동참하고, 헌법소원도 검토한다지만 울림이 없다. 무효화 투쟁을 선도해도 시원찮을 판에 숟가락을 하나 더 얹겠다는 모습으로 비칠 뿐이다. 사즉생의 결기가 없으니 여권이 민주당의 대응을 요식행위나 통과절차쯤으로 치부한다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 행동해야 할 때 행동하지 않고, 책임져야 할 때 책임지지 않으니 당연한 귀결이 아닌가 싶다.

난관에 봉착한 야권통합 논의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그제 중앙위원회를 열어 야권통합을 결의할 예정이었으나 결정을 미뤘다. 무엇을 위한 야권통합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의견을 모으지 못한 것이다. 야권통합 내홍은 제 몫 챙기기 싸움의 성격이 짙다. 어떻게든 큰판으로 대선 구도를 짜려는 대권파와 당장 내년 총선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당권파 간 충돌이라 할 수 있다. 한·미 FTA 날치기 직후 야권통합 문제로 아옹다옹하는 것도 볼썽사납다.
한·미 FTA 대처 과정에서 드러난 지리멸렬상이나 야권통합 내홍은 유사한 면이 있다.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한나라당의 패착에만 기대어도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환상이 당의 전열을 약화시키고, 대여투쟁의 본질을 흐려놓은 것이다. 그러니 구성원들도 당의 활로보다 자신의 생존에 매달리게 되는 것이다. 민주당이 위기의 본질을 깨닫지 못하는 한 위기는 더욱 심화되고, 오히려 국민들의 심판 대상이 될 공산이 크다. 민주당만 그 현실을 모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