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야권통합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야권통합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2년 2월 17일 금요일

[사설] 야권연대 부진, 민주당 오만 탓 아닌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2-16일자 사설 '[사설] 야권연대 부진, 민주당 오만 탓 아닌가'를 퍼왔습니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한달 전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총선과 대선에서 압승할 수 있는 승리의 구도를 만들겠다”며 “진보정당과의 통합 및 선거연대를 위한 협의기구를 곧 제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한 대표는 그제 열린 취임 한달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에 야권통합 문제를 넣지 않았다. 질문이 나올 것을 염두에 두고 그랬다고 하지만, 민주당이 야권통합에 소극적이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운 장면이다.
물론 각 당 후보자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걸려 있는 지역구 배분과 같은 미묘한 문제를 일일이 물 위에 올려놓고 협상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한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이번주에 통합진보당에서 제안이 있었고 적극적으로 화답했다고 답한 것을 보면, 물밑에서 뭔가 얘기가 진행되고 있는 게 사실인 듯하다. 실제 중앙당 차원에서와는 달리, 지역 차원에서는 부산, 경남, 인천 등에서 상당한 정도의 의견접근이 이뤄진 상태라는 얘기도 들린다.
문제는 시간은 점점 초읽기 상황으로 가고 있는데, 협상 진척에 대해 한쪽 당사자인 통합진보당 쪽의 불만은 높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민주당이 20일부터 공천작업에 들어가면 야권연대의 틈이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통합진보당 쪽이 이번주 안에 협상의 성과를 내지 못하면 야권연대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경고하고 나선 것은 일리가 있다.
민주당이 연대에 소극적인 데엔 지지율 상승 국면의 자당이 침체국면의 통합진보당보다 시간이 갈수록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일부에선 통합진보당과 연대하지 않고도 승리할 수 있다는 치기 어린 낙관론마저 나오는 모양이다. 그러나 지난 10·26 서울시장 선거를 포함한 몇 차례의 선거에서 보았듯이, 야권이 분열하면 망했고 단합하면 흥했다. 더구나 이명박 정부의 악정을 심판한다는 큰 틀에 의견을 같이하면서 작은 이해관계 때문에 연대를 이뤄내지 못한다면, 무슨 낯으로 정권교체를 바라는 유권자들에게 표를 달라고 할 것인가.
어제 민주당에 입당한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공동공약으로 내걸고 지지율에 근거해 단일후보 추천 지역구를 조정하자는 통합진보당의 제안을 통 큰 자세로 수용하자고 말했다. 민주당은 민주·평화·진보 진영의 맏형답게 작은 이해에 얽매이지 말고, 대의를 위해 더욱 적극적이고 담대한 자세로 야권연대에 임하기 바란다. 시간은 없고 할 일은 너무 많다.

2011년 12월 9일 금요일

'FTA 굴욕' 까먹은 민주, 한나라당 손 '덥석'


이글은 프레시안 2011-12-08일자 기사 ''FTA 굴욕' 까먹은 민주, 한나라당 손 '덥석''를 퍼왔습니다.
여야, '국회 정상화' 합의…"민주당 분노는 고작 2주 짜리?"

한나라당의 한미FTA 비준동의안 단독 날치기로 정국이 경색된 와중에 여야가 국회 일정 정상화에 전격 합의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만나 오는 12일 임시국회를 소집하기로 합의했다. 세부 의사 일정은 추후 논의키로 했다.

12월 임시국회와 관련해 여야는 △2012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미디어렙법 △국회폭력방지법 △한미FTA 피해 보전 대책 관련법 등을 처리키로 했다. 한미FTA 피해 보전 대책 관련법은 중소상인적합업종보호특별법, 농업소득보전법 등이다. 특히 예산안 처리와 관련해 양당 원내대표는 "연내에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김용덕, 박보영 대법관 후보 임명 동의안, 조용환 헌법재판관 선출안 등 인사관련 안건도 최우선 처리하기로 했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열어 △선거구 획정 △정치자금법 개정 △오픈프라이머리(개방형 국민 경선제) 등을 포함한 선거제도 개선 방안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 ⓒ뉴시스
그러나 한나라당의 날치기 처리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민주당이 국회 정상화 조건으로 내건 △국회의장단과 한나라당 지도부의 한미 FTA 강행 처리에 대한 사과 △ISD(투자자-국가간 제소제) 재협상 즉각 착수 △단독 상정 방지 보장 등은 이뤄진 것이 없다.

'박희태 국회의장과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의 사과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한나라당 황영철 원내대변인은 "그 분들 사이에 교감이 있어서 이런 합의 사항이 나오지 않았겠느냐"고 다소 애매한 태도를 취했다. 비공식적으로 김진표 원내대표 등 야당 지도부에 사과를 했고, 이를 야당이 받아들였지 않았겠느냐는 것.

ISD 재협상에 대해서도 황 원내대변인은 "한나라당은 약속한 것을 지키려 노력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비준안 발효 3개월이내 ISD 재협상을 시작해 1년이내에 국회에 보고한다'고 돼 있는 지난 10월 31일 여야 원내대표 가합의안 내용을 추진해가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재협상 즉각 착수'를 내걸고 있다.

결국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가 한나라당의 요구에 덜컥 합의하면서 "사고를 친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온다.

민주, 야권 통합 앞두고 또 '분란 거리' 만드나?

이번 합의로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또 한 번 당내 강한 반발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가 국회의장의 한미 FTA 날치기에 대한 사과 등 3가지 전제조건을 여전히 거론하고 있다고는 하나, 사실상 등원을 결정한 셈이기 때문이다. 한미 FTA 비준안이 날치기로 처리된지 보름밖에 지나지 않아 나온 합의였다. 3가지 전제조건도 전혀 충족되지 않은 상태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변인은 "일정까지 합의한 것은 아니며 반드시 논의해 처리해야 할 법안이 있음에 동의해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는 당내 등원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는자신감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예산 문제 등에 민감해하는 의원들이 많기 때문이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도 이날 오전 열렸던 야4당·한미FTA 범국본 대표자 연석회의에서 "당내에 등원을 요구하는 흐름이 있다는 것은 객관적으로 알아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이같은 합의에 사전에 동의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홍 원내대변인은 답하지 않았다.

문제는 원내지도부가 등원의 명분도 마련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홍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의 3가지 전제조건 이행 문제까지 폭넓게 여당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당내 강경파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정동영 최고위원, 이종걸 의원 등이 대표적인 강경파다. 이종걸 의원은 여야 원내대표 합의 뒤 "임시의총을 열어 등원여부를 전체 의원들의 공개기명투표로 결정하자"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한미 FTA 일방통과에 대한 폐기조치와 디도스 공격 특검 등에 야당 및 시민의 요구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등원하는 것은 시민들에 대한 배신이며 민주당의 존재에 대한 자기 부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자칫하다가는 여야 원내대표의 합의가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거부되는 사태가 다시 벌어질 가능성도 존재하는 것이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지난 10월에도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한미 FTA 처리 문제를 합의했다가 당내 반대로 파기되는 '수모'를 겪었었다.

야권공조 흐름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오전 야4당-범국본 대표자 연석회의에서도 "지금 야당이 해야할 일은 국민이 나설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하고 책임지는 것"이라며 "한미 FTA 발효 중단 없이 야당의 국회 등원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승수 통합진보당 의원도 "그동안 민주당이 보여준 분노의 크기는 고작 2주짜리 였단 말이냐"며 "이번 합의는 한미 FTA 날치기 만행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것으로 이런 민주당의 이중적 태도에 매우 실망이며 유감"이라고 말했다.



/박세열 기자,여정민 기자 

2011년 11월 25일 금요일

[사설] 민주당, 지금이 기득권이나 챙기자고 할 땐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1-24일자 사설 '[사설] 민주당, 지금이 기득권이나 챙기자고 할 땐가'를 퍼왔습니다.
민주당의 내부 다툼이 심각한 모양이다. 야권통합 방안을 둘러싸고 엊그제 중앙위원회를 열었으나 갈등만 노출하고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했다고 한다. 범야권의 세력 정비와 이를 위한 민주당의 환골탈태가 시급한 터에 더없이 실망스러운 모습이다.
정당 개혁 차원에서 민주당의 과제는 분명하다. 무엇보다 고령의 관료 출신 의원 등을 중심으로 퇴영적 주장이 난무하고, 그때마다 당의 진로가 흔들리는 문제점이 심각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 무효화 투쟁을 둘러싼 논란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봐야 한다. 지지 기반이 특정 지역 위주로 제한되고 젊은층과의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 문제점도 간단치 않다. 국민이 안철수바람과 박원순 현상을 통해 민주당에 요구하는 것도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개방성과 역동성, 통합성을 회복하라는 것이다.
민주당 안에서도 야권통합의 명분을 부인할 사람은 없는 듯하다. 문제는 내세우는 말과 실제 효과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민주당 전당대회를 먼저 열어 당 지도부를 구성하고 외부 세력과 협상을 벌이겠다고 할 때, 과연 새로운 세력의 합류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결국 지금 민주당 안에 자리잡은 세력이 기득권을 지키고자 방어막을 치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박지원 의원 등의 주장은 이런 점에서 진정성을 인정해주기 어렵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도 문제다. 무엇보다 소통에 실패하고 있다. 지금 추진되는 야권통합의 철학과 비전을 제대로 알고 있는 국민이 몇이나 되겠는가. 야권통소통,ㅇ합을 제안하면서도 구체적인 노선과 방안 등에 대해 당 안팎으로 광범위하게 공론화를 실현하지 못한 책임은 전적으로 지도부한테 있다. ‘12월17일 한차례 통합 전당대회’와 관련해 정당법 절차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는 점도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더욱이 지금은 다른 야당과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한-미 에프티에이 무효화 투쟁을 벌이고 있는 시점이다. 영하의 날씨에 거리집회를 벌이다 물대포를 맞은 시민들이 ‘민주당은 어디에 갔는가’라고 묻고 있다. 민주당이 정당 개혁과 관련해 필요한 논쟁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무엇보다 기득권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열린 자세로 나서라는 것이다. 아울러 제1야당으로서의 국면 대응도 결코 소홀해선 안 된다. 민주당은 더는 국민을 실망시키지 말고 본분에 충실하기 바란다.

[사설]민주당, ‘이런 야당은 처음’이라는 탄식 들리나


이글은 경향신문 2011-11-24일자 사설 '[사설]민주당, ‘이런 야당은 처음’이라는 탄식 들리나'를 퍼왔습니다.
민주당의 위기가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힘 한번 쓰지 못한 채 한나라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날치기를 허용하고도 책임지려는 사람이 없다. 애초부터 날치기를 막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지 못한 만큼 어느 정도 예상된 바이지만 사후적이나마 통렬하게 그간의 과오와 실책을 반성하고 당의 정체성을 재정립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다. 하지만 그런 진정성을 읽을 수 없다. 네티즌들 사이에는 ‘이런 야당은 처음이다’라는 탄식이 터져나온다고 한다. 제1야당의 존재감이 곤두박질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여당의 한·미 FTA 날치기 이후에도 민주당 대응은 실망스럽다. 의원직 총사퇴나 집권 후 한·미 FTA 폐기 등 현실성 없는 구호만 난무할 뿐 치열하고도 진지한 고민이 안 보인다. 그런 식으로 한·미 FTA를 어떻게 무효화하겠다는 건지 이해하기 어렵다. ‘협상파’라는 인사들은 여전히 대화·타협 타령이다. 어설픈 협상 시도가 날치기 빌미만 줬다는 사실을 벌써 잊은 모양이다. 장외투쟁에 동참하고, 헌법소원도 검토한다지만 울림이 없다. 무효화 투쟁을 선도해도 시원찮을 판에 숟가락을 하나 더 얹겠다는 모습으로 비칠 뿐이다. 사즉생의 결기가 없으니 여권이 민주당의 대응을 요식행위나 통과절차쯤으로 치부한다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 행동해야 할 때 행동하지 않고, 책임져야 할 때 책임지지 않으니 당연한 귀결이 아닌가 싶다.

난관에 봉착한 야권통합 논의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그제 중앙위원회를 열어 야권통합을 결의할 예정이었으나 결정을 미뤘다. 무엇을 위한 야권통합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의견을 모으지 못한 것이다. 야권통합 내홍은 제 몫 챙기기 싸움의 성격이 짙다. 어떻게든 큰판으로 대선 구도를 짜려는 대권파와 당장 내년 총선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당권파 간 충돌이라 할 수 있다. 한·미 FTA 날치기 직후 야권통합 문제로 아옹다옹하는 것도 볼썽사납다.
한·미 FTA 대처 과정에서 드러난 지리멸렬상이나 야권통합 내홍은 유사한 면이 있다.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한나라당의 패착에만 기대어도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환상이 당의 전열을 약화시키고, 대여투쟁의 본질을 흐려놓은 것이다. 그러니 구성원들도 당의 활로보다 자신의 생존에 매달리게 되는 것이다. 민주당이 위기의 본질을 깨닫지 못하는 한 위기는 더욱 심화되고, 오히려 국민들의 심판 대상이 될 공산이 크다. 민주당만 그 현실을 모르는 것 같다.

2011년 11월 21일 월요일

정동영 "을사늑약도 다수결로 통과됐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1-11-20일자 기사 '정동영 "을사늑약도 다수결로 통과됐다"'를 퍼왔습니다.
[인터뷰]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민주당, 지금이라도 반성해야"

“2008년 9월 미국 경제심장부가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FTA, 안했어야 할 일을 했구나’ (생각했다). FTA가 당시의 쟁점도 아니었는데 작년 8월에 공개반성문을 썼다. FTA 막는 데 몸을 던지지 못한 것에 대해서 시대를 꿰뚫어보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반성했다.”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은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보였다. 한미 FTA와 관련해 준비해 갔던 질문이 다 끝났는데도, “더 하자”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한미 FTA를 ‘매국행위’라고 규정했다. “국민들이 점점 FTA에 대해 알게 되고, 경제 종속이 드러나 경제주권을 팔아먹은 게 확인되면 한나라당은 지구상에서 소멸한다”고까지 했다.
민주당의 대응에 대해서도 “원죄를 정리해야 당당할 수 있는데 이걸 뭉갰다”며 따끔한 지적을 빼놓지 않았다. 다만 ‘10+2 재재협상’이라는 당론에서 ‘ISD 폐기’로 당론이 후퇴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평가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야권통합에 대한 이야기로 화제를 돌리자, 정 최고위원은 “최대한 대통합으로 가야한다”는 말부터 꺼냈다.
“국민들은 한나라당을 심판할 준비가 돼 있다. 길이 있는데 왜 가시덤불로 들어가나.”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하는 세력들이 독자적으로 ‘통합진보정당’ 건설에 매달리고 있는 것에 대한 우회적 비판이었다. 그러면서도 총선 이후에라도 함께 할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오늘은 18일 오후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을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인터뷰 도중 그는 YTN과의 전화인터뷰에서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과 치열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민주당의 한미 FTA 대응에 대해 여러 가지 평가가 있다. 범국본이라든가 시민사회 쪽에서는 의문을 갖고 있는 점도 있다. 간략하게 민주당의 대응을 총평한다면.
“미흡하지만 나름대로는 애쓰고 있다.”
-이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민주당이 의원총회에서 정한 당론에 대해서 해석의 차이가 여전히 남아 있다. ‘기존 입장에서 후퇴한 것 아닌가’하는 지적도 있고, ‘아니다’라는 입장도 있다. 어떻게 보나.
“(10+2라는) 기존 원칙은 그대로 간다. 그대로 가고. 원내대표의 임무는 협상이니까, 협상창구로서 이런 저런 대화를 하는 거다.”
-조건부 당론 유지냐, 후퇴한 것이냐. 이견이 있는데.
“문제의 핵심은 민주당이 공개반성문을 쓰지 않은데 있다. 원죄가 있다. 원죄를 정리해야 당당할 수 있는데 이걸 뭉갰다. 그리고 ‘작년 (이명박 대통령의) 12월 재협상이 잘못됐다’, ‘그래서 재재협상이다’(라고 하다 보니) 꼬였다. 아예 ‘FTA 체결 시작한 것이 잘못이었다’고 했으면 입장이 깨끗하게 정리되는데 그걸 못한 것이 복잡하게 된 거다. 그러나 오늘 현재 당론은 ‘재협상’이다. ‘재협상하라’, 이거다. 미국이 비준한 건 미국 사정이고 우리가 비준을 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거다). 10+2(로 정리했다.) 잘 정리한 거다. ISD뿐만 아니라 역진방지장치(래칫조항), 네거티브 리스트, 의약품 특허 연계 조항도 손질하라는 거다. 그래서 10가지 고치려면 재협상해야 한다. 재협상이 당론이다.


▲ ⓒ허완 기자

그런데 ‘10+2 재협상’이 기본당론인데, 한나라당이 강행처리를 밀고 들어왔을 때, ‘최소한 ISD는 빼는 재협상을 시작하라’는 거다. ISD는 빼야 우리가 협의할 수 있겠다는 거다. 그런데 ‘10+2’가 12가지니까 12가지를 설명하라면 하나도 설명이 안 된다. ‘10+2 재협상’이라는 당론이 바뀐 적이 없다. ‘최소한 ISD 빼고 와서 얘기하라’, ‘(ISD를) 뺀다는 약속을 받고 와서 얘기하라’는 거다. ISD를 빼자는 건 내가 제안한 거다. 송기호 변호사가 끝장토론에서 ‘정말 ISD는 해서는 안 된다’, ‘ISD를 빼면 찬성해주마’라고 강조 화법으로 얘기했다. 그래서 내가 ‘아, 이게 FTA의 문제점, 독소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이겠구나’해서 이해영 교수와 상의했다. 그랬더니 ISD 빼려면 재협상해야 한다(고 하더라). ISD 나오면 래칫, 네거티브 리스트, 줄줄이 나오니까. 열두 가지를 얘기해야 아무 것도 안 남는다. ‘전략적 집중을 하자’고 해서 채택된 거다. 그런데 ‘민주당이 ISD를 (문제로) 거는 바람에 꼬였다’고 말하는 것은 핵심을 모르는 얘기다.
ISD를 전략적으로 집중해서 세 가지 효과가 있었다. 첫째, 민주당 당론이 통일됐다. ISD를 찬성하는 사람이 없지 않느냐.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중구난방 일 텐데, 일단 적과 싸우려면 단일대오를 구축해야 한다. 둘째는 국민들에게 FTA 얘기하면 복잡하니까. ‘ISD가 뭐야?’해도 ‘좋은 것이다’고 하면 넘어가지 않겠나. 일일이 설명해서는 (설명이) 안 된다. 그런데 ISD에 집중하니까 국민들이 ‘이거 하면 안 되겠네’하며 (문제를) 알기 시작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셋째, ‘10월 말까지 처리하라’는 당정청(한나라당·정부·청와대)이 돌파가 안됐다. 오늘이 11월 18일이니까 3주를 넘겼는데, 시간을 버는데 일정 기여를 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ISD를 안 했어야 했는데’라고 얘기하는 것, 논평은 쉽다. (ISD에 집중한 전략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민주당을 단일대오로 만들고 국민들에게 알려냈겠나. 적극적으로 평가를 해야 한다고 본다.”
-이번 민주당이 내놓은 의원총회 합의문을 볼 때 장관급 서면합의서를 받아오면 그와 동시에 FTA를 비준하는 건가, 아니면 논의를 시작하는 건가.
“‘재협상하라’는 거다. 약속을 받아서 재협상하라는 거다. 우리 당론은 ‘10+2 재협상 하라’, ‘선 ISD폐기재협상 후 비준’이다.”
-당에서는 그렇게 얘기 안 한다.
“다수 의원, 절대 다수 의원이 그렇게 말한다. 다수의원이 말하는 게 당론이지 108배하는 김성곤의원 의견은 개인 의견이다.”
-아까 ‘반성’을 얘기했다. 보수 언론에서는 참여정부 인사인 송영길 인천시장 등의 인터뷰를 실으면서 다른 의견을 내는 것 같다.
“박원순 시장을 배워야 한다.”
 -‘반성문을 써야한다’는 말을 했고, 그것 때문에 보수언론 쪽에서 비판을 당하기도 했는데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지.
“언론이야 자유롭게 쓰는 거다. 내 반성의 시작은 2008년 9월 미국의 월가가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아이쿠, 내가 못 봤구나’. 대선 실패한 게 2007년 12월인데 9개월 뒤 리먼 브라더스가 무너졌다. 언론 얘기를 하자면 2008년 9월 15일 리먼 브라더스가 무너지는데 2008년 8월 중순에 보수언론들이 일제히 ‘우리의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리먼 브라더스를 인수하라’, ‘결단하라’, ‘그러면 우리와 미국 사이에 금융 고속도로가 생긴다’, ‘일본과 중국도 못한 일인데 우리가 앞장서서 해야 한다’고 했다. 조중동이 시키는 대로 했으면 리먼 브라더스의 부채를 우리 세금으로 갚아줘야 했던 것 아니냐. 그리고 (보수언론은) 사과 한마디 없었다. 무책임하다. ‘지금 FTA하면 나라가 잘된다’고 하는데 나중에 책임 안 진다. 누가 책임지나.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 국회가 책임져야 하는 거다. 그러니까 언론은 무책임한 주장을 하면 안 된다.


▲ ⓒ허완 기자

2008년 9월 미국 경제심장부가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FTA, 안했어야 할 일을 했구나’ (생각했다). FTA가 당시의 쟁점도 아니었는데 작년 8월에 공개반성문을 썼다. FTA 막는 데 몸을 던지지 못한 것에 대해서 시대를 꿰뚫어보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반성했다. 또 지난번 국회 대정부 질문 때도 되풀이 고백을 하고, 당에도 ‘당론을 깨끗하게 정리하자’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상황이 바뀌었으니 고쳐야 한다’ 했던 걸 이어받아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시면서 한 이야기가 그것 아닌가. ‘상황이 근본적으로 바뀌었으니 고칠 것은 고치자’고 했다. 왜 말을 무시하나. 그 말을 따라야한다. 송영길, 안희정 같은 젊은 지도자들도 노무현 대통령의 유지를 계승해야 한다.”
-FTA 관련해서 마지막 질문이다. 박희태 의장이나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를 보면 사실상 강행처리를 예고하고 있는 것 같은데, 한나라당이 마음먹고 강행처리를 한다고 했을 때 민주당이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이 뭐가 있겠냐는 의문이 많다.
“한나라당도 강행처리할 동력이 떨어져있다. 민주당이 단일대오를 굳건히 유지하고, 시민사회와 FTA 반대하는 세력들이 확실히 반대하면 막아낼 수 있다고 본다. 2040세력은 확실히 반대한다고 본다. 계속 민주당의 단일대오를 주장하고 있다. 내일(19일) 시청광장 집회에 ‘민주당 깃발 들고 나가라’고 했다. 다른 당은 10명 나가도 깃발 9개 들고 오는데 우리는 수백, 수천 나가도 깃발을 안 세우느냐고 했다. 내일은 당당하게 깃발 들고 나갈 거다. 87년 6월 항쟁 때는 민주당이 앞장서서 이끌었는데 (지금도) 민주당이 앞장서서 해야 한다.”
-알겠다. FTA 질문은 일단 여기까지 하고...
“더 하자. 왜 ISD냐? ISD는 25개 챕터, 영문까지 1500페이지에 다 관련된다. 다른 건 부분적이지만 FTA이행 전반에 ISD가 역할을 한다. 이건 치사율 100퍼센트다. ISD가 빠지면 독성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네거티브리스트는 중요하지만 금융에 관한 것이고, 래칫은 역진방지 조항이다. 다른 건 모두 부분적이다. 그런데 ISD는 1페이지부터 750페이지까지 전체가 다 걸린다. 사법주권, 입법주권, 공공정책결정권 등이 ISD로 끌려 들어가기 때문에 다른 것과는 비교하지 못할 치명적인 독소가 있다. 열 가지 중 하나가 아니라 나머지 아홉 가지를 합친 것만큼 독소가 있는 거다. 그러니까 호주가 정말 똘똘 뭉쳐서 ISD를 뺐다. 의회, 교회 지도자, 노조, 시민사회, 원주민단체, 법조 등 (힘을 합쳐) 상원에서 두 번씩 부결시켰다. 그래서 2004년 1월 마지막 워싱턴 담판 때 ‘ISD 들어가면 FTA 깬다’고 해서 미국이 양보했다. 왜 그렇게 매달렸겠나. 그만큼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ISD 하나를 뺀다는 것은 나머지 독소 줄줄이 테이블에 올라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 ⓒ허완 기자

민주당의 ‘10+2’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ISD는 이것(한미FTA)이 얼마나 나쁜가를 알려내는 상징이다. 독만두, 만두의 치명적인 독이다. 도쿄대학 나가노 교수가 ‘한국은 독만두를 먹었다’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일단 먹고 3개월 뒤에 위장세척을 요구하겠다’는 거다. 독이 들었으면 그걸 빼고 국민에게 먹일 생각을 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진정 국민을 생각하는 대통령이라면 오바마 대통령에게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 ‘호주 빼줬는데 우리 빼주라’고 왜 말을 못하나. 미국이 호주(와의 협정에서 ISD를) 왜 뺀 줄 아나. 당시 민주당 후보는 존 캐리였다. 존 캐리 후보는 ‘앞으로 FTA를 맺을 때 더 이상 ISD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선언하고 법안을 제출했다. 미국 양심의 목소리다. 그로부터 4년 뒤 오바마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됐을 때 ‘ISD는헌법의 위반이다’, ‘문제 있다’고 했다. 존 캐리나 오바마나 인식은 똑같다. 호주는 단결해서 이걸 빼려고 했고, 불행히도 한국의 대통령은 ‘지켜야할 가치다’라며 봉창 뜯는 소리를 하는 게 (호주와) 차이다. 이 시기에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이라는 사실이 불행한 것이다. ‘FTA가 애국이다’고 믿고 있다. 그런데 이건 매국이다.
오늘은 을사늑약을 맺고 옥새를 넘겨준 날이다. (을사늑약도) 다수결로 통과됐다. 이토 히로부미가 헌병을 앞세워 고종에게 갔다. 자정까지 잘 버텼다. 결국은 생명의 위협을 느낀 고종이 새벽 2시에 내 준거다. 고종이 순사를 하더라도 끝까지 지켰다면 아마 조선 백성은 입헌군주제를 원했을 거다. 그런데 미련 없이 공화정으로 갔다. 백성을 버린 왕조다. 1910년 나라가 망하고 1919년 3·1운동, 임시정부를 거쳐 바로 공화정으로 갔다. 왕이 백성을 버리고 나라를 팔았는데. 그때 고종이 옥새를 넘겨주고 조선의 왕정은 사망한 거다. 지금 한나라당이 뭘 모른다. 국민들이 점점 FTA에 대해 알게 되고, 경제 종속이 드러나 경제주권을 팔아먹은 게 확인되면 한나라당은 지구상에서 소멸한다. 이완용은 당시 애국하는 줄 알았지만 106년이 지난 지금도 삼척동자도 이완용을 매국노라고 하지 않나. 한나라당은 대단히 위험한 선택을 하고 있다. 마음속으로 꺼림칙하기 때문에 날치기의 동력이 반의반으로 떨어져 있다. 지금 민주당이 단일대오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의원들 46명 서명도 앞장서서 받았다.”
-‘매국’, ‘대통령’을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번 결정에 따라 역사적 책임을 지게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보나.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거다. 날치기를 할 사안이 따로 있다. 더군다나 선거가 곧 다가오는데.”


▲정동영 최고위원이 인터뷰 도중 YTN과 전화 인터뷰를 하고 있다. ⓒ허완 기자

-야권통합문제 관련해서 얘기해보자. 당내 반발의 수준을 어떻게 보나.
“절차를 밟고 있는 거다. 박지원 의원이 ‘당이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서 결정하면 따르겠다’고 했다. 당내 반발의 구심점은 박지원 전 대표인데 중앙위원회가 중요해졌다. 중앙위원회에서 야권통합 문제에 대해서 절차가 잘 마무리되면 특별한 문제는 없을 거다.”
-잘 마무리될 것 같다고 보나.
“민주당 당원들의 소망은 ‘정권교체’다. 민주당이 문을 닫고 가서 정권을 수임할 수 있을 거라는 당원은 별로 없다. 최대한 대통합으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총선이 임박했는데 여기서 독자적으로 전당대회를 한다면 제3세력이 등장할거라 본다. 이미 통합진보정당이 가고 있다. 그러면 민주진보통합정당은 외통수다. 이 길로 안 가면...”
-결국에는 그 길로 갈 수 밖에 없다는 말인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게 (통합뿐이다). 이미 정치적으로는 작년 10월 3일 전당대회 때 후보들이 전부 약속했다. 정치적으로는 이미 합의된 거다. 거기서 누구도 ‘통합으로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다만 그 시간동안 숙제를 잘 못한 거다.” 
-언론이 ‘중통합’이라는 표현을 쓴다. 진보소통합이 가게 된다. 이들과 차기 총선에서 연대를 하든지 이후 과정을 고민하게 될 텐데 이들과의 통합에 대해 개인적인 견해는 뭔가.
“대통합 먼저 가야한다고 본다. 진보정당과 차이는 분명히 있다. 그런데 (민주노동당이) 국민참여당과 함께 하면서 민주진보통합정당과 함께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총선 이후 다함께 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긴가.
“그렇다. 항상 열려 있다. 총선 전에도 연대보다는 화학적 결합으로, 통합정당은 안 되더라도 연합정당, 연합형태의 단일한 정당으로 선거를 치르는 게 국민들 기대에 부응하는 거다. 각자 이해관계에 따라서는 연대가 유리할 수도 있겠지만 이해관계를 극복하고 그보다 더 높은 국민의 눈높이,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해야 한다). 그래서 단일 정당의 대오로 1 대 1 구도가 되면 우리 국민들은 한나라당을 심판할 준비가 돼 있다. 길이 있는데 왜 가시덤불로 들어가나. 연대가 가시덤불이다.”


▲ ⓒ허완 기자

-‘틀에 있어서 연대·연합보다 내용이다’라는 말을 수차례 했다. 부유세도 얘기했다. 어제(17일) 법인세, 소득세 개정안 얘기도 했다. ‘더 큰 민주당’이 담아야 할 내용은 뭐라고 생각하나.
“첫째, ‘FTA 저지’다. 왜냐하면 FTA는 한 분야, 한 부분을 맺는 협정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의 운영원리를 바꾸는 거다. 완전한 신자유주의 도입이다. (우리는) 신자유주의를 극복하자는 건데 이를 막는 것이 통합야당의 첫 번째 과제다. 다음은 ‘복지국가’와 ‘경제민주화’의 양 날개다. 복지국가와 경제민주화는 내가 지난 몇 년 간 일관되게 주장해 온 나의 가치고 나의 노선이다. ‘이것으로 집권한다’고 말했고, 적어도 민주당 수준에서는 공감대를 이뤘다. 김용익 교수가 하는 보편복지특위(보편적복지특별위원회)나 류종일 교수가 하는 119특위(헌법제119조경제민주화특별위원회)도 시간은 늦었지만 내 주장이 관철된 거다. 내 나름대로는 정치를 하는 보람을 거기서 찾는다. 나의 주장과 나의 노선이 당에 관철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현재까지는 MB노믹스, MB경제체제, MB정권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세력으로서 통합정당의 콘텐츠, 알맹이로 복지국가와 경제민주화를 넘을 수 있는 것이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는다. FTA가 되면 복지국가, 경제민주화와 충돌하기 때문에. 재벌개혁과도 충돌하고.”
-오늘(18일) 조선일보 칼럼을 봤나. ‘도로 열린우리당’라고 했다.
“박원순 시장이 열린우리당 했나? 한국노총이 했나? 복지국가소사이어티가 했나? 창조한국당이 했나? 아니지 않나.”
-보수언론이 그렇게 이미지메이킹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두렵기 때문에 그렇다. 박원순 시장 열린 우리당 안 했다.”
-민주당이 구호가 아니라 실질적 변화나 내용에 있어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국민들이 민주당을 선택하게 된다는 소신을 말해 왔다. 그와 관련해서 한진중공업 문제가 구체적 사안 중 하나였다고 보이는데 소회가 있다면.
“오죽했으면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했겠나. ‘한진중공업 문제에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했다. 사실 절박했다.여기에 내가 가진 혼과 역량을 쏟았다. 18대 국회에서 노동 현안과 관련해 청문회를 연 게 최초다. 국정감사에 재벌 대기업 총수 증인으로 선 것 역시 최초다. 국회가 권고안 만든 것도 최초다. 해냈다. 그리고 ‘희망시국회의 200’에 야 5당, 시민사회, 환경, 종교, 학계, 법조, 문화예술, 지역 등 망라했다. 287명이 서명하고 7월 15일 김진숙 앞에서 야권을 하나로 만든 거다. 사건이다. 이걸 가지고 서울로 올라와서 8월 20일 시청 앞 광장에서 만 명이 희망시국대회를 열었다. 김진숙 앞에서 하나가 된 거다. 거기서 야 5당, 6당이 ‘하나가 되자’고 노래했다. 그게 정치를 하는 보람이다. 여기에 집중했고 이것이 야권통합으로 가는 발판이 됐다. 


▲ ⓒ허완 기자

그리고 노동문제에 대해서 민주당에 대한 비토, 거부감을 없앴다. 전에 진보정당들이 민주당과의 제일 큰 간극이 노동문제였다. 그런데 한진중공업 문제에 있어서는 민주당의 역할을 부정하지 않는다. 함께 한 거다. 민주진보대통합의 조건을 만든 거다. 두 가지였다. 하나는 FTA, 노동문제. 그 두 가지 간극을 줄이는데 역할을 해내서 기쁘다. FTA 관련해서 민주당 내에 갈래가 있긴 하지만 ‘공개반성하자’, ‘저지하자’고 하며 같이 했다. ‘김진숙, 노동문제 해결하자’, ‘내가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했다. 올 1월에 환경노동위원회로 갔는데, 공교롭게 한진 문제가 겹쳤다. 부산에 열대여섯 번 갔다. (지역구인) 전주보다 많이 갔는데. 한진중공업 문제는 한진(이라는) 지방의 한 사업장이 아니라, 이 시대가 안고 있는 정리해고 체제의 모순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상징이었다. 물론 민주당, 국회만 갖고 안됐다. 희망버스가 있었다. 이건 굉장한 사건이다.”
-2007년 12월 18일. 대선 하루 전날 백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했고, 그 전에도 얘기했지만 평화시장에 대한 개인적 인연도 말했다. 그동안 민족문제, 한반도문제에 대해서는 역할을 했고 결과도 만들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정동영의 진보적 마인드, 진보적 유권자를 흡입할 수 있는 진정성에 대해서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서운한 부분이 있나.
“15년 정치를 해오면서 하나는 정치개혁(정당민주화), 하나는 남북문제에 집중했다. 노동문제는 처음이었다. ‘진작 이 문제 깊게 파고들 걸’하는 아쉬움이 있다. 요새는 정봉주 (전)의원이 깔때기란 말을 쓰던데, 나는 ‘기자를 할 때나 정치를 할 때나 내가 손대면 뭘 만들었다’, ‘사고라도 쳤다’고 말한다. 통일부장관하면서 개성공단 만든 것, ‘9·19 선언’ 만든 것, 열린우리당 하면서 과반수 정당 만든 것. 한진중공업 붙들고 김진숙 살아 내려오게 한 것도 사고 친 거다. 이제 FTA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걸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마음에 밤에 잠이 안 온다. 나는 뭔가를 잡으면 유야무야 끝내지 않았다. 결과를 봤다. 내년으로 (이 문제를) 넘기면 내 역할이 있지 않겠나. 내가 집중하는 것은 내 꿈과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 ‘FTA는 안 된다’는 절박함이다.” 
-지지율로만 보면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다자구도에서도 안철수 원장이 1등을 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
“유구무언. 그건 할 말이 없다.”
-안철수 원장의 철학이나 콘텐츠는 어떻게 평가하나.
“평가할 위치에 있지 않다. 야권에 희망을 줘서 고맙다.”
-2012년 대선의 시대정신은 뭐라고 보나.
“‘밥’이다. 밥을 못 먹는 사람이 많다. 밥줄이 불안한 사람이 많다. 밥줄을 못 구하는 젊은이가 너무 많다. 밥줄만 튼튼하면 행복할 수 있다. 시내버스 첫차가 새벽 5시에 간다. 첫차 승객들이 빽빽하다. 대개 65세 이상 어르신이다. 다 청소하러 간다. 65세 이상 고용률은 OECD 상위다. 왜 그러나. 편안히 노후를 보내는 게 아니라 일을 해야 풀칠이라도 하니까 그런 거다. 20대 고용률은 OECD 최하다. 20대 고용률이 높아야 한다. 비극적 통계다. 조금 전에 여기 왔다간 사람들이 KT 노동자·가족들이다. 한진중공업과 똑같다. 최근 3년간 자살과 돌연사로 40명 넘게 죽었다. 쌍용에서는 19명이 죽었고, KT에서는 민영화 이후 40여 명이 죽었다. (KT는) 작년에 6000억 배당했다. 그중 3000억을 외국 주주에게 배당했다. KT CEO 연봉 12억이다. KT 임원 연봉 400억이다. 180억이었는데 두 배로 올렸다. 한진중공업과 닮은꼴이다. 그리고 사람들을 비정규직으로 밥줄을 잘랐다. 그랬더니 그 결과로 40여 명이 죽었다. 아까 찾아온 딸이 대학 4학년이다. 아빠가 며칠 전에 목숨을 끊었다. 큰딸인데 학교를 휴학하고 찾아왔다. 시신은 병원에 한 달 간 안치돼 있다.


▲ ⓒ허완 기자

밥의 문제를 한나라당의 철학으로 FTA 철학으로는 해결 못한다. 국가의 역할을 바꿔야 한다. 작은 정부, 큰 시장, 규제 완화, 노동유연화의 길이 아니라 이걸 뒤집어야 한다. 그게 재벌개혁, 복지국가의 길이다. 이걸 누가 할 수 있겠나. 정동영에게 자산이 있다면 ‘패배한 사람, 실패한 사람, 바닥까지 떨어진 사람이다’는 것이다. 대통령 후보 자리에서 가장 바닥으로 떨어졌고, 바닥에서 다시 시작한 사람이다. 하지만 난 안다. 국가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국가가 어디로 가야 밥과 밥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진행=류정민 정치팀장
정리=허완·박장준 기자
사진=허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