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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9일 화요일

을사늑약은 ‘조약’, 일 국왕은 ‘천황’으로… 국사편찬위, 중학교 역사교과서 수정 권고


이글은 경향신문 2012-10-09일자 기사 '을사늑약은 ‘조약’, 일 국왕은 ‘천황’으로… 국사편찬위, 중학교 역사교과서 수정 권고'를 퍼왔습니다.

ㆍ‘87년 민주화 운동’선 이한열 열사 사진 빼

역사교과서 검정심사기관인 국사편찬위원회가 현행 중학교 역사교과서 주요 표현을 바꾸도록 권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을사늑약’을 ‘을사조약’으로, 일본 ‘국왕’은 ‘천황’으로 바꾸게 한 것이다. 또 1987년 6월 민주화 운동으로 숨진 이한열 열사의 사진 등도 다른 사진으로 교체토록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통합당 김태년 의원은 8일 국사편찬위로부터 ‘2009 교육과정 개정에 따른 교과서 검정 심사 결과’ 등을 제출받은 결과 “심사를 합격한 9개 출판사의 검정 교과서에서 국사편찬위가 친일본 편향적이고, 역사를 왜곡하는 교과서 수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국사편찬위는 지난 6월 검정을 완료했다.

검정결과에 따르면 ㄱ출판사의 역사교과서에 나온 한·일 을사늑약을 국사편찬위는 을사조약으로 수정할 것을 권고했다. 을사늑약은 일본이 1905년 대한제국을 강압해 체결한 조약으로, 외교권 박탈과 통감부 설치 등 국권이 일본에 넘어간 사건이다. 일본의 사관에서는 ‘조약’이었으나 한국의 입장에서는 불평등한 ‘늑약’으로 평가돼 왔다. 이 출판사는 국사편찬위의 권고대로 단어를 수정했다.

ㄴ교과서는 일본 역사를 설명하면서 ‘국왕 중심의 새로운 정부’라는 대목을 ‘천황 중심의 새로운 정부’로 수정하라는 권고를 받아들였다. 국사편찬위는 “개념을 정확히 할 것”을 이유로 들었다.

ㄷ교과서의 경우 1987년 한국 민주화 운동사를 기술한 부분에서 경찰의 최루탄을 맞아 피흘린 채 동료의 부축을 받고 있는 이한열 열사의 사진을 교체했다. 국사편찬위는 이 사진이 “학습자가 중학생임을 고려해 직접적이고 참혹한 사진 제시에 대해 재고려를 요망한다”며 다른 사진으로 교체할 것을 권했다. 결국 사진은 당시 명동성당에 모인 학생과 시민들의 시위 사진으로 바뀌었다.

또 ㄹ교과서에서는 ‘대한민국 임시 정부 요인들 사진’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김구 선생을 가리키며 설명하는 것을 삭제하고, 이승만·이동휘·안창호 선생만을 임시정부 요인으로 설명하는 것으로 고쳤다. 이 역시 국사편찬위의 권고에 따른 것이었다.

국사편찬위로부터 검정교과서로 채택돼야만 공신력 있는 교과서 업체로 인정받을 수 있고 참고서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점에서 출판사들도 국사편찬위의 권고사항을 무시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년 의원은 “올바른 사실에 입각한 역사를 배워야 할 학생들에게 왜곡된 역사를 가르치게 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2012년 6월 29일 금요일

“을사늑약의 망령” 또 조금만 기다려달랄 건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6-29일자 기사 '“을사늑약의 망령” 또 조금만 기다려달랄 건가'를 퍼왔습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오늘 서명 강행… ‘박근혜 공주’ 부산 포스터 논란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문안에 이르면 오늘 오전중 서명해 강행할 뜻을 밝혔다. 국회동의와 국민들의 거센 반대를 무시한 처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제 강토와 혈육을 짓밟은 역사적 범죄자와 군사적 동지관계를 맺겠다는 파렴치함을 드러냈다는 분노가 크다.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이 뼛속까지 친일·친미로 평했다는 미 외교문서가 공개되고, 독도발언 의혹을 낳았던 이명박 정부에 대해 시민들은 “1905년 을사늑약이 따로없다”, “매국노 정권”이라는 조롱도 잇따른다.
이 와중에 한 주요 일간지는 반일감정과 군사이익을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을 기사와 사설로 29일자 아침신문에 버젓이 내기도 했다(중앙일보).
정부와 달리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는 절차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와 함께 국익을 우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뒤섞여 나오면서 우왕좌왕하는 모양새다. 황우여 대표는 독도를 방문하는 분열적 행태마저 드러냈다.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과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에 돈 받은 혐의를 받고 오는 3일 검찰에 출석한다. 측근·친인척 부패의 끝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정권의 말로이다.
다음은 29일자 아침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이상득, 임석 회장에게 수억원 받았다)
-국민일보 (금리 낮추고 원금 분할상환 ‘은행권 프리워크아웃’ 추진/단기연체 저신용자 회생 돕는다)
-동아일보 (이상득, 저축은서 수억원 받은 혐의)
-서울신문 (정부 “한일정보협정 오늘 체결” 야권 “국회 비준 동의 거쳐야”)
-세계일보 (일이 군사협정 먼저 제의?…정부, 거짓말)
-조선일보 (이상득 소환…박지원·정두언도 수사)
-중앙일보 (김찬경 회장에게 수억원 받은 혐의 이상득 내주 소환)
-한겨레 (이상득, 솔로몬저축서 수억원 수수혐의…내달 3일 소환)
-한국일보 (‘대통령 형님’ 결국 검찰 소환)

한일군사협정 오늘 체결 강행 파문

정부와 청와대가 27일 비밀리에 국무회의를 통과시킨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서명을 강행하겠다고 밝혀 파문을 낳고 있다. 야당은 물론 여당 일부와 시민단체들은 협정 내용과 절차적 하자를 들어 협정 체결을 반대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8일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행정부 내에서 논의는 다 끝난 사안이라서 더 고민할 것이 없다”면서 “대통령 재가가 남았다고 하는데, 그것은 그저 행정적 절차만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9일 일본 각의에서 논의하니 (대통령 재가는) 그 전에 해줘야 한다”며 “29일 오전까지 사인하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29일 오후쯤 서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실무선에서는 움직이고 있다”면서 “서명은 도쿄에서 겐바 고이치로 일본 외상과 신각수 주일대사 사이에 이뤄진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6월 29일자 1면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고위정책회의에서 “한·일 군사협정 체결은 외교부·국방부 장관이 국회와의 약속을 저버려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도 “일본과의 정보보호협정은 국회 비준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복회는 성명에서 “우리 민족에게 가한 전대미문의 침략 만행에 대해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반성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군국주의 침략을 자행한 선대의 잘못을 ‘모르쇠’로 일관하는 일본을 상대로, 역대 어느 정권도 군사 관련 협정을 협의하지 않았음을 우리 모두는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참여연대, 민주노총 등 48개 단체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무회의에서 밀실 통과된 한·일 군사협정 체결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독도 기다려달라에서 이젠 을사늑약 망령까지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강행 방침에 대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은 28일 성명에서 “이명박 정부는 일본 우익보다 더 큰 모욕을 우리 국민과 위안부 피해자에게 했다”며 “위안부 문제에도 법적 해결이 아닌 인도적 해결만 운운하더니 날치기 군사협정을 강행해 ‘뼛속까지 친일’이라는 정체성을 확인시켰다”고 반발했다고 한겨레가 전했다.
홍성태 상지대 교수는 트위터에서 “일본을 위해 자위대를 정식 군대로 인정한 매국 이명박-새누리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박찬종 변호사도 “어째 1905년 을사늑약을 비밀에 부쳤던 망령이 떠오른다”고 비판했다.
이명박 정부의 ‘친일’ 의심 전력은 그동안 여러차례 질타를 받아왔다. 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2008년 알렉산더 버시바우 당시 주한 미국 대사를 만나 “이명박 대통령은 뼛속까지 친미·친일이니 그의 시각에 대해선 의심할 필요가 없다”고 발언했다는 미국 외교전문이 지난해 9월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됐다.

한겨레 6월 29일자 3면

또 이 대통령이 2008년 7월 훗카이도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이 교과서에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당시 후쿠다 야스오 총리에게 “기다려달라”(hold back)는 말을 했다는 내용이 주일 미 대사관의 외교문서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역사학자 전우용씨는 “김장훈씨 같은 사람들이 제 돈 내서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아무리 광고하면 뭐합니까? 일본이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또 주장할 걸 알면서도 군사협정 체결하는 정부가 있는데”라고 말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북 위협·미국압박·비밀추진…1965년 한일협정’

정부가 이 같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추진하는 과정과 배경이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 때와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향은 “미국 주도의 동북아 질서와 일본의 과거사 문제, 정부의 권위주의적 일 추진 스타일은 47년이 지나도 거의 바뀌지 않았다”고 혹평했다.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한국과 일본에 올 때마다 한·일 간 군사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그는 일본 당국자들에게 과거사 문제에 대해 왜 좀 더 성의 있는 태도를 보이지 못하느냐고 채근하고, 한국을 방문해서는 한·일 군사협력이 왜 필요한지 집요하게 역설했다고 정부 관계자는 말했다.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직전인 1964년 1월 로버트 케네디 미 법무장관과 딘 러스크 국무장관이 방한해 한·일 국교정상화 회담을 조속히 타결하라고 촉구했었다.
권위주의 정권이 밀실에서 추진한 점도 공통된다. 경향신문은 “박정희 정부는 한·일협정을 밀실에서 추진하다 6·3항쟁이라는 국민적 저항에 직면했다. 김종필-오히라 메모 등 밀약설이 끊이지 않았다”며 “2005년 법원 판결로 한·일협정 관련 외교문서가 공개될 때까지 식민지배의 피해자들이 권리를 찾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입으로는 국익, 몸은 독도 방문…황우여의 자가당착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비밀리에 체결한 것을 두고 새누리당의 입장이 우왕좌왕하고 있다. 국민 여론 수렴 부재에 대한 비판과 함께 군사적 이득이라는 목소리가 함께 뒤엉켜있는 형국이다. 특히 황우여 대표 등 지도부는 독도까지 방문하는 자가당착을 드러냈다.
유승민 의원은 28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국가 안보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지를 우선 따져야 하고, 국민 정서에 반하지만 불가피하게 필요하다면 국민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고 말했다. 남경필 의원도 트위터에 “절차상에서 제기된 지적에 대해 분명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김을동 의원도 “역사의식을 망각한 한·일 군수협정도 체결 추진. 일본 자위대와 함께 손잡고 세계로 나가자는 건가”라고 성토했다.

경향신문 6월 29일자 5면

정몽준 전 대표는 오후 관훈클럽 초청 토론에서 “시기와 절차 다 잘못됐다. 가능하면 협정을 취소해야 한다”며 아예 김황식 국무총리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반해 군 장성 출신인 황진하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가 한·미 정보력에 주로 의존을 하고 있는데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다고 한다면 상당히 득이 될 수가 있다”고 주장했다.
황우여 대표 등 지도부는 이날 독도를 방문했다. 경향신문은 “민족적 가치를 최우선시하는 보수정당이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과의 군사협정 체결을 용인하면서 독도를 방문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신문, 한일군사협정 국회동의는 불필요하다?

한·일 정보보호협정 체결과 관련해 국회 동의 여부에 대해 정치권과 정부가 맞서고 있으나 서울신문은 “전문가들이 국민적으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국회 동의를 구해야 할 사안은 아니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는 분석을 내놓아 배경에 의문을 낳았다.
헌법 60조는 국회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이 필요한 사항으로 ‘상호원조 또는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 중요한 국제조직에 관한 조약, 우호통상항해조약, 주권의 제약에 관한 조약, 강화조약,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또는 입법사항에 관한 조약’을 규정하고 있다.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28일 브리핑에서 “과거에 체결한 12개의 유사 협정에 대해서도 국회 동의가 필요없다는 의견을 법제처로부터 받았었고 이번 협정에 대해서도 같은 의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관계자도 “이번 협정의 경우 이미 법제처가 국회 동의가 필요없는 사안으로 결론지은 만큼 논란의 소지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은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의 말을 빌어 “국민의 신체·자유·생명을 구성하는 요건을 담는 국제조약은 마땅히 국회 동의가 필요하지만 이번 협정은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의 조약이 아니라 정부 간의 약속인 만큼 국회 동의는 필요하지 않다”고 전했다.

“일본이 군사협정 먼저 제의했다는 정부 주장은 거짓말”

‘일본이 2010년 한일간 군사협정 체결을 최초 제안했다’는 정부 발표와 달리 우리 정부는 이미 2008년 일본에 ‘상호군수지원협정’ 체결을 제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세계일보가 전했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정부 소식통은 28일 “2008년 국방부가 일본 측에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을 먼저 제의한 것으로 안다”며 “이는 우리의 필요에 의해서였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도 “우리나라와 일본이 사용하는 무기가 비슷하다. 특히 탄약은 동일한 탄종이 많은 편”이라며 “탄약 재고가 적은 우리로선 특수탄약 재고가 많은 일본의 도움이 절실했다”며 “을지포커스렌즈 연습 때마다 반복되는 탄약 부족 현상을 메우고 유사시 한반도 급변사태에 대비한 원활한 탄약 공급처로 일본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반일감정 국익과 분리하지 않는한 한일군사협력 어렵다? 중앙일보 어느나라 신문인가

이에 반해 중앙일보는 묘한 논조를 드러낸 기사를 냈다.
10면 머리기사 (한·일 군사협력 논란 끝에 첫발)에서 중앙일보는 한일군사정보협정을 강행하려는 정부에 대해 “정부는 지난 1년6개월간 일본과 협정 체결을 두고 협의한 결과 국내 여론과 한일 관계를 고려해 정보보호협정만 맺고 상호군수지원협정은 보류키로 했다”고 소개해줬다.
중앙은 “우리나라는 미국을 비롯해 과거 공산권 국가였던 러시아·폴란드·루마니아 등 24개국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맺고 있다”며 “일본은 25번째”라고 역설했다.
중앙은 이어 “이를 놓고 국내에선 절차에 대한 논란이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과연 절차에 대한 논란만 있는가. 일제 식민지 36년을 포함해 수많은 침략을 당해온 민족의 일원으로 제국주의 전범국가와 군사정보를 교류하는 협정을 맺는다는 끔찍한 행태를 중앙일보는 절차의 문제로만 보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중앙은 기사 뒷부분에서 “결국 과거사 문제에 일본이 전향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또 국내 여론이 반일감정과 국익을 분리해 인식하지 않는 한 한·일 군사협력이 본궤도에 오르기는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뿐이 아니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도 ‘필요한 한일협정’이라고 표현했다. 중앙은 “일본과의 군사정보협정은 필요하다. 말할 것도 없이 북한의 위협 때문”이라며 “국가안보를 위해 양질의 대북 정보는 다다익선”이라고 주장했다.

중앙일보 6월 29일자 사설

중앙은 “일본과의 정보보호협정이 왜 필요한지, 이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당당하게 밝히고, 국민과 정치권을 설득하면 되는 것”이라며 “과거사, 위안부, 독도 문제 등을 안고 있는 일본과의 군사협정은 신중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지만 과거사나 위안부 문제와 안보 이익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과거사나 독도 문제는 그것대로 대응하면서 협력할 것은 협력하는 게 옳은 자세”라고 거듭 분리 접근을 주장했다.
일본의 과거사 문제에 대한 반성과 사죄는 가해국가인 일본이 가져야할 당연한 태도이다. 그런데도 이 문제와 함께 ‘우리도 반일감정과 국익을 분리해 생각하자’는 주장을 펼치는 것은 과연 중앙일보가 대한민국의 신문인지, 친일 기관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백설공주 옷에 독사과 부산 박근혜 포스터 나붙어

부산 도심에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백설공주 차림으로 박정희 얼굴이 새겨진 독사과를 들고 있는 모습을 그린 포스터 수십장이 부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8일 부산진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부산 동구, 중구, 진구 등 3개구 버스승강장과 택시승강장 유리벽에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일명 ‘박근혜 풍자 포스터’ 70여장이 나붙었다고 머니투데이, 국민일보 등이 전했다.
가로 60㎝ 세로 80㎝ 크기로 제작된 포스터는 청와대를 배경으로 한 잔디밭에 박 전 대표가 동화 속 백설공주 차림으로 한손에는 박정희 얼굴이 새겨진 사과를 들고 있다.

국민일보 6월 29일자 5면

현재 박 전 대표는 새누리당 비(非) 박근혜 진영 등으로부터 당을 소통 부재 및 비민주적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얼음공주’, ‘수첩공주’ 등으로 불리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28일 새벽 동구, 중구, 진구로 연결되는 거리에 수십 장의 포스터가 부착돼있었다”며 “포스터를 모두 수거하고 조만간 유력한 용의자를 소환해 조사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상득, 임석 회장에 수억원 받았다…영장 청구 가능성”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77·사진)이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50·구속기소)에게 영업정지를 막아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억원을 받은 정황이 포착됐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검찰은 다음달 3일 이 전 의원을 소환조사한 뒤 혐의가 확인되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대검찰청 산하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이 전 의원을 다음달 3일 소환조사한다고 28일 밝혔다.
이 전 의원은 ‘참고인성 혐의자’(피내사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다. 검찰이 그의 구체적인 범죄 혐의를 확인했다는 뜻이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은 임석 회장으로부터 솔로몬저축은행의 영업정지를 막아달라는 청탁과 함께 최소 수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최근 임 회장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이 전 의원의 혐의를 뒷받침할 만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경향은 전했다. 임 회장은 이 전 의원과 같은 소망교회 교인이다.

“이상득, 코오롱 1억5000…김학인에 공천헌금 2억…포스텍 투자과정 개입도”

또한 이 전 의원은 코오롱그룹에서 1억50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코오롱그룹의 자금 1억5000만 원이 이 전 의원실 박배수 전 보좌관의 계좌에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박 전 보좌관은 검찰에서 “코오롱에서 받은 돈은 의원실 경비 등에 사용했으며 이 전 의원에게도 이를 보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경향은 전했다.
이 전 의원은 이밖에도 18대 총선을 앞두고 김학인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한예진) 이사장으로부터 공천헌금 2억 원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한예진 전 경리직원 최아무개씨 등으로부터 2007년 11월 김 이사장이 이 전 의원에게 전달하겠다며 2억 원을 승용차 트렁크에 싣고 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향신문 6월 29일자 2면

검찰은 2010년 6월 포스코 계열의 학교법인 포스텍이 부산저축은행에 500억 원을 투재하는 과정에서 이 전 의원이 개입한 의혹도 살펴보고 있다고 경향은 보도했다.

“이상득,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한테도 돈받아”

이 전 의원은 임석 회장 뿐 아니라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한테도 돈을 받았다는 단서가 포착됐다고 중앙일보가 전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김찬경(56·구속기소)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이상득(77·얼굴)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수억원대의 정치자금을 건넨 단서를 검찰이 포착해 수사 중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산하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은 최근 미래저축은행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 회장 측으로부터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 전 의원이 현역 의원일 때 ‘정치를 하는 데 보태 쓰라’는 취지로 돈을 건넨 사실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중앙은 썼다.

조선일보 “임석, 박지원·정두언에도 돈줬다”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이 이상득 전 의원 외에도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와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에게도 돈을 줬다는 단서를 확보해 검찰이 수사중이라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검찰은 이 전 의원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두 사람에게도 차례로 소환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고 조선은 전했다. 임 회장은 이들 세사람에게 많은 사람은 수억 원, 적은 사람은 1억 원 가량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고 조선은 보도했다.
박 원내대표와 정 의원은 사실을 부인했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2년 5월 17일 목요일

미국에 붙을까, 중국에 붙을까, 전략은 있나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5-17일자 기사 '미국에 붙을까, 중국에 붙을까, 전략은 있나'를 퍼왔습니다.
[정상모의 흥망성쇠] 미·중 경제영토 전쟁이 시작됐다

한국과 중국, 일본 3국 정상들은 지난 13일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을 올 해에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협상이 성사되면 유럽연합, 북미자유무역협정에 이어 3대 경제권이 등장하게 되는 셈이다.
중국이 앞장선 이번 합의는 미국의 적극적인 중국 견제 움직임에 대한 중국의 대응조치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영토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 등과 함께 미국의 3대 통상 의제로 설정하고, 적극 주도해왔다. TPP는 2014년까지 수출 두 배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전략이기도 하다. 이 TPP에 지난 해 11월 11일 일본이 참여하겠다고 나섬으로써 TPP는 세계 최대의 경제규모로 늘어났다.
2005년 6월 창설된 TPP는 뉴질랜드, 싱가포르, 칠레, 브루나이 등 4개 창설국을 포함해 미국과 호주, 페루, 베트남, 말레이시아에다 지난 해 가담한 일본, 캐나다, 멕시코 등 12개국이 참여해 2012년까지 협정을 마무리하고, 2015년에는 모든 무역 장벽을 철폐한다는 게 목표다. 미국은 한국, 파나마, 컬럼비아 등과의 FTA 체결로 아시아 및 중남미와의 통상 교두보도 이미 마련한 터다.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14일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ㆍ중ㆍ일 정상회담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은 미국 주도의 TPP를 2008년 국제금융위기 이후 본격화하는 중국의 부상에 대한 미국의 반격으로 여긴다. 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자국만이 고립되는 게 아닌지 미국의 포위망에 어찌 위협을 느끼지 않겠는가.
이런 TPP에 일본이 참여하겠다고 하자 이번에는 중국이 반격에 나섰다. 일본의 참여 선언 직후인 2011년 11월 19일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한국, 일본 정상들과 회담을 갖고, 한·중·일 FTA 협상 개시 시점을 2012년으로 못 박은 뒤, 최대한 빨리 FTA 협정을 체결하자고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중 FTA든, 한·중·일 FTA든, 미국이 끼지 않는 동북아 지역 FTA로 동북아 경제 패권에 도움만 된다면 좋다는 식의 중국 의지가 드러난다. 1999년 한·중·일 FTA가 논의되기 시작된 이래 연구만 하며 논의의 진전이 없다가 2012년 협상을 개시하자는 합의가 어찌 나올 수 있었겠는가.
미국은 캐나다, 멕시코, 호주, 한국, 칠레, 파나마, 페루, 싱가포르, 콜롬비아 등과 자유무역 협정을 맺었다. 중국의 FTA 체결 국가는 아세안, 파키스탄,  칠레, 뉴질랜드, 싱가포르, 페루, 홍콩, 마타오, 코스타리카, 대만 등이다. 미국은 동북아와 미주, 중국은 동남아 지역에서 우세를 보이는 판세다.   
한·중·일 FTA 협상 개시 합의에 미국이 어떻게 대응하고 나설지 궁금하다. FTA를 둘러싼 미·중의 경제영토 전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 침체가 심해질수록 두 나라의 아시아에 대한 관심과 경쟁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은 TPP를 바탕으로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지역으로 가겠다는 구상이다. 중국은 한국, 일본과 동남아시아연합국이 참여하는 동아시아 자유무역지역을 창설하겠다는 전략이다.
미국과 중국이 어느 쪽 자유무역지역인지 선택하라고 한국에게 강요하지 않겠는가. 이런 판국에 한국 정부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대전략을 갖고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당장 발등의 불은 한·중·일 FTA에 대한 전략이다. 한·미 FTA에서 을사늑약보다도 더 나쁜 ‘나라 팔아먹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나라의 경제주권이 심각하게 훼손될 독소 조항들을 뼈아프게 겪었기 때문에 하는 얘기다.

정상모 평화민족문화연구원 이사장 | sang_16@hanmail.net  

2011년 11월 21일 월요일

정동영 "을사늑약도 다수결로 통과됐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1-11-20일자 기사 '정동영 "을사늑약도 다수결로 통과됐다"'를 퍼왔습니다.
[인터뷰]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민주당, 지금이라도 반성해야"

“2008년 9월 미국 경제심장부가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FTA, 안했어야 할 일을 했구나’ (생각했다). FTA가 당시의 쟁점도 아니었는데 작년 8월에 공개반성문을 썼다. FTA 막는 데 몸을 던지지 못한 것에 대해서 시대를 꿰뚫어보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반성했다.”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은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보였다. 한미 FTA와 관련해 준비해 갔던 질문이 다 끝났는데도, “더 하자”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한미 FTA를 ‘매국행위’라고 규정했다. “국민들이 점점 FTA에 대해 알게 되고, 경제 종속이 드러나 경제주권을 팔아먹은 게 확인되면 한나라당은 지구상에서 소멸한다”고까지 했다.
민주당의 대응에 대해서도 “원죄를 정리해야 당당할 수 있는데 이걸 뭉갰다”며 따끔한 지적을 빼놓지 않았다. 다만 ‘10+2 재재협상’이라는 당론에서 ‘ISD 폐기’로 당론이 후퇴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평가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야권통합에 대한 이야기로 화제를 돌리자, 정 최고위원은 “최대한 대통합으로 가야한다”는 말부터 꺼냈다.
“국민들은 한나라당을 심판할 준비가 돼 있다. 길이 있는데 왜 가시덤불로 들어가나.”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하는 세력들이 독자적으로 ‘통합진보정당’ 건설에 매달리고 있는 것에 대한 우회적 비판이었다. 그러면서도 총선 이후에라도 함께 할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오늘은 18일 오후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을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인터뷰 도중 그는 YTN과의 전화인터뷰에서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과 치열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민주당의 한미 FTA 대응에 대해 여러 가지 평가가 있다. 범국본이라든가 시민사회 쪽에서는 의문을 갖고 있는 점도 있다. 간략하게 민주당의 대응을 총평한다면.
“미흡하지만 나름대로는 애쓰고 있다.”
-이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민주당이 의원총회에서 정한 당론에 대해서 해석의 차이가 여전히 남아 있다. ‘기존 입장에서 후퇴한 것 아닌가’하는 지적도 있고, ‘아니다’라는 입장도 있다. 어떻게 보나.
“(10+2라는) 기존 원칙은 그대로 간다. 그대로 가고. 원내대표의 임무는 협상이니까, 협상창구로서 이런 저런 대화를 하는 거다.”
-조건부 당론 유지냐, 후퇴한 것이냐. 이견이 있는데.
“문제의 핵심은 민주당이 공개반성문을 쓰지 않은데 있다. 원죄가 있다. 원죄를 정리해야 당당할 수 있는데 이걸 뭉갰다. 그리고 ‘작년 (이명박 대통령의) 12월 재협상이 잘못됐다’, ‘그래서 재재협상이다’(라고 하다 보니) 꼬였다. 아예 ‘FTA 체결 시작한 것이 잘못이었다’고 했으면 입장이 깨끗하게 정리되는데 그걸 못한 것이 복잡하게 된 거다. 그러나 오늘 현재 당론은 ‘재협상’이다. ‘재협상하라’, 이거다. 미국이 비준한 건 미국 사정이고 우리가 비준을 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거다). 10+2(로 정리했다.) 잘 정리한 거다. ISD뿐만 아니라 역진방지장치(래칫조항), 네거티브 리스트, 의약품 특허 연계 조항도 손질하라는 거다. 그래서 10가지 고치려면 재협상해야 한다. 재협상이 당론이다.


▲ ⓒ허완 기자

그런데 ‘10+2 재협상’이 기본당론인데, 한나라당이 강행처리를 밀고 들어왔을 때, ‘최소한 ISD는 빼는 재협상을 시작하라’는 거다. ISD는 빼야 우리가 협의할 수 있겠다는 거다. 그런데 ‘10+2’가 12가지니까 12가지를 설명하라면 하나도 설명이 안 된다. ‘10+2 재협상’이라는 당론이 바뀐 적이 없다. ‘최소한 ISD 빼고 와서 얘기하라’, ‘(ISD를) 뺀다는 약속을 받고 와서 얘기하라’는 거다. ISD를 빼자는 건 내가 제안한 거다. 송기호 변호사가 끝장토론에서 ‘정말 ISD는 해서는 안 된다’, ‘ISD를 빼면 찬성해주마’라고 강조 화법으로 얘기했다. 그래서 내가 ‘아, 이게 FTA의 문제점, 독소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이겠구나’해서 이해영 교수와 상의했다. 그랬더니 ISD 빼려면 재협상해야 한다(고 하더라). ISD 나오면 래칫, 네거티브 리스트, 줄줄이 나오니까. 열두 가지를 얘기해야 아무 것도 안 남는다. ‘전략적 집중을 하자’고 해서 채택된 거다. 그런데 ‘민주당이 ISD를 (문제로) 거는 바람에 꼬였다’고 말하는 것은 핵심을 모르는 얘기다.
ISD를 전략적으로 집중해서 세 가지 효과가 있었다. 첫째, 민주당 당론이 통일됐다. ISD를 찬성하는 사람이 없지 않느냐.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중구난방 일 텐데, 일단 적과 싸우려면 단일대오를 구축해야 한다. 둘째는 국민들에게 FTA 얘기하면 복잡하니까. ‘ISD가 뭐야?’해도 ‘좋은 것이다’고 하면 넘어가지 않겠나. 일일이 설명해서는 (설명이) 안 된다. 그런데 ISD에 집중하니까 국민들이 ‘이거 하면 안 되겠네’하며 (문제를) 알기 시작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셋째, ‘10월 말까지 처리하라’는 당정청(한나라당·정부·청와대)이 돌파가 안됐다. 오늘이 11월 18일이니까 3주를 넘겼는데, 시간을 버는데 일정 기여를 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ISD를 안 했어야 했는데’라고 얘기하는 것, 논평은 쉽다. (ISD에 집중한 전략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민주당을 단일대오로 만들고 국민들에게 알려냈겠나. 적극적으로 평가를 해야 한다고 본다.”
-이번 민주당이 내놓은 의원총회 합의문을 볼 때 장관급 서면합의서를 받아오면 그와 동시에 FTA를 비준하는 건가, 아니면 논의를 시작하는 건가.
“‘재협상하라’는 거다. 약속을 받아서 재협상하라는 거다. 우리 당론은 ‘10+2 재협상 하라’, ‘선 ISD폐기재협상 후 비준’이다.”
-당에서는 그렇게 얘기 안 한다.
“다수 의원, 절대 다수 의원이 그렇게 말한다. 다수의원이 말하는 게 당론이지 108배하는 김성곤의원 의견은 개인 의견이다.”
-아까 ‘반성’을 얘기했다. 보수 언론에서는 참여정부 인사인 송영길 인천시장 등의 인터뷰를 실으면서 다른 의견을 내는 것 같다.
“박원순 시장을 배워야 한다.”
 -‘반성문을 써야한다’는 말을 했고, 그것 때문에 보수언론 쪽에서 비판을 당하기도 했는데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지.
“언론이야 자유롭게 쓰는 거다. 내 반성의 시작은 2008년 9월 미국의 월가가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아이쿠, 내가 못 봤구나’. 대선 실패한 게 2007년 12월인데 9개월 뒤 리먼 브라더스가 무너졌다. 언론 얘기를 하자면 2008년 9월 15일 리먼 브라더스가 무너지는데 2008년 8월 중순에 보수언론들이 일제히 ‘우리의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리먼 브라더스를 인수하라’, ‘결단하라’, ‘그러면 우리와 미국 사이에 금융 고속도로가 생긴다’, ‘일본과 중국도 못한 일인데 우리가 앞장서서 해야 한다’고 했다. 조중동이 시키는 대로 했으면 리먼 브라더스의 부채를 우리 세금으로 갚아줘야 했던 것 아니냐. 그리고 (보수언론은) 사과 한마디 없었다. 무책임하다. ‘지금 FTA하면 나라가 잘된다’고 하는데 나중에 책임 안 진다. 누가 책임지나.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 국회가 책임져야 하는 거다. 그러니까 언론은 무책임한 주장을 하면 안 된다.


▲ ⓒ허완 기자

2008년 9월 미국 경제심장부가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FTA, 안했어야 할 일을 했구나’ (생각했다). FTA가 당시의 쟁점도 아니었는데 작년 8월에 공개반성문을 썼다. FTA 막는 데 몸을 던지지 못한 것에 대해서 시대를 꿰뚫어보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반성했다. 또 지난번 국회 대정부 질문 때도 되풀이 고백을 하고, 당에도 ‘당론을 깨끗하게 정리하자’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상황이 바뀌었으니 고쳐야 한다’ 했던 걸 이어받아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시면서 한 이야기가 그것 아닌가. ‘상황이 근본적으로 바뀌었으니 고칠 것은 고치자’고 했다. 왜 말을 무시하나. 그 말을 따라야한다. 송영길, 안희정 같은 젊은 지도자들도 노무현 대통령의 유지를 계승해야 한다.”
-FTA 관련해서 마지막 질문이다. 박희태 의장이나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를 보면 사실상 강행처리를 예고하고 있는 것 같은데, 한나라당이 마음먹고 강행처리를 한다고 했을 때 민주당이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이 뭐가 있겠냐는 의문이 많다.
“한나라당도 강행처리할 동력이 떨어져있다. 민주당이 단일대오를 굳건히 유지하고, 시민사회와 FTA 반대하는 세력들이 확실히 반대하면 막아낼 수 있다고 본다. 2040세력은 확실히 반대한다고 본다. 계속 민주당의 단일대오를 주장하고 있다. 내일(19일) 시청광장 집회에 ‘민주당 깃발 들고 나가라’고 했다. 다른 당은 10명 나가도 깃발 9개 들고 오는데 우리는 수백, 수천 나가도 깃발을 안 세우느냐고 했다. 내일은 당당하게 깃발 들고 나갈 거다. 87년 6월 항쟁 때는 민주당이 앞장서서 이끌었는데 (지금도) 민주당이 앞장서서 해야 한다.”
-알겠다. FTA 질문은 일단 여기까지 하고...
“더 하자. 왜 ISD냐? ISD는 25개 챕터, 영문까지 1500페이지에 다 관련된다. 다른 건 부분적이지만 FTA이행 전반에 ISD가 역할을 한다. 이건 치사율 100퍼센트다. ISD가 빠지면 독성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네거티브리스트는 중요하지만 금융에 관한 것이고, 래칫은 역진방지 조항이다. 다른 건 모두 부분적이다. 그런데 ISD는 1페이지부터 750페이지까지 전체가 다 걸린다. 사법주권, 입법주권, 공공정책결정권 등이 ISD로 끌려 들어가기 때문에 다른 것과는 비교하지 못할 치명적인 독소가 있다. 열 가지 중 하나가 아니라 나머지 아홉 가지를 합친 것만큼 독소가 있는 거다. 그러니까 호주가 정말 똘똘 뭉쳐서 ISD를 뺐다. 의회, 교회 지도자, 노조, 시민사회, 원주민단체, 법조 등 (힘을 합쳐) 상원에서 두 번씩 부결시켰다. 그래서 2004년 1월 마지막 워싱턴 담판 때 ‘ISD 들어가면 FTA 깬다’고 해서 미국이 양보했다. 왜 그렇게 매달렸겠나. 그만큼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ISD 하나를 뺀다는 것은 나머지 독소 줄줄이 테이블에 올라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 ⓒ허완 기자

민주당의 ‘10+2’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ISD는 이것(한미FTA)이 얼마나 나쁜가를 알려내는 상징이다. 독만두, 만두의 치명적인 독이다. 도쿄대학 나가노 교수가 ‘한국은 독만두를 먹었다’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일단 먹고 3개월 뒤에 위장세척을 요구하겠다’는 거다. 독이 들었으면 그걸 빼고 국민에게 먹일 생각을 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진정 국민을 생각하는 대통령이라면 오바마 대통령에게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 ‘호주 빼줬는데 우리 빼주라’고 왜 말을 못하나. 미국이 호주(와의 협정에서 ISD를) 왜 뺀 줄 아나. 당시 민주당 후보는 존 캐리였다. 존 캐리 후보는 ‘앞으로 FTA를 맺을 때 더 이상 ISD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선언하고 법안을 제출했다. 미국 양심의 목소리다. 그로부터 4년 뒤 오바마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됐을 때 ‘ISD는헌법의 위반이다’, ‘문제 있다’고 했다. 존 캐리나 오바마나 인식은 똑같다. 호주는 단결해서 이걸 빼려고 했고, 불행히도 한국의 대통령은 ‘지켜야할 가치다’라며 봉창 뜯는 소리를 하는 게 (호주와) 차이다. 이 시기에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이라는 사실이 불행한 것이다. ‘FTA가 애국이다’고 믿고 있다. 그런데 이건 매국이다.
오늘은 을사늑약을 맺고 옥새를 넘겨준 날이다. (을사늑약도) 다수결로 통과됐다. 이토 히로부미가 헌병을 앞세워 고종에게 갔다. 자정까지 잘 버텼다. 결국은 생명의 위협을 느낀 고종이 새벽 2시에 내 준거다. 고종이 순사를 하더라도 끝까지 지켰다면 아마 조선 백성은 입헌군주제를 원했을 거다. 그런데 미련 없이 공화정으로 갔다. 백성을 버린 왕조다. 1910년 나라가 망하고 1919년 3·1운동, 임시정부를 거쳐 바로 공화정으로 갔다. 왕이 백성을 버리고 나라를 팔았는데. 그때 고종이 옥새를 넘겨주고 조선의 왕정은 사망한 거다. 지금 한나라당이 뭘 모른다. 국민들이 점점 FTA에 대해 알게 되고, 경제 종속이 드러나 경제주권을 팔아먹은 게 확인되면 한나라당은 지구상에서 소멸한다. 이완용은 당시 애국하는 줄 알았지만 106년이 지난 지금도 삼척동자도 이완용을 매국노라고 하지 않나. 한나라당은 대단히 위험한 선택을 하고 있다. 마음속으로 꺼림칙하기 때문에 날치기의 동력이 반의반으로 떨어져 있다. 지금 민주당이 단일대오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의원들 46명 서명도 앞장서서 받았다.”
-‘매국’, ‘대통령’을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번 결정에 따라 역사적 책임을 지게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보나.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거다. 날치기를 할 사안이 따로 있다. 더군다나 선거가 곧 다가오는데.”


▲정동영 최고위원이 인터뷰 도중 YTN과 전화 인터뷰를 하고 있다. ⓒ허완 기자

-야권통합문제 관련해서 얘기해보자. 당내 반발의 수준을 어떻게 보나.
“절차를 밟고 있는 거다. 박지원 의원이 ‘당이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서 결정하면 따르겠다’고 했다. 당내 반발의 구심점은 박지원 전 대표인데 중앙위원회가 중요해졌다. 중앙위원회에서 야권통합 문제에 대해서 절차가 잘 마무리되면 특별한 문제는 없을 거다.”
-잘 마무리될 것 같다고 보나.
“민주당 당원들의 소망은 ‘정권교체’다. 민주당이 문을 닫고 가서 정권을 수임할 수 있을 거라는 당원은 별로 없다. 최대한 대통합으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총선이 임박했는데 여기서 독자적으로 전당대회를 한다면 제3세력이 등장할거라 본다. 이미 통합진보정당이 가고 있다. 그러면 민주진보통합정당은 외통수다. 이 길로 안 가면...”
-결국에는 그 길로 갈 수 밖에 없다는 말인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게 (통합뿐이다). 이미 정치적으로는 작년 10월 3일 전당대회 때 후보들이 전부 약속했다. 정치적으로는 이미 합의된 거다. 거기서 누구도 ‘통합으로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다만 그 시간동안 숙제를 잘 못한 거다.” 
-언론이 ‘중통합’이라는 표현을 쓴다. 진보소통합이 가게 된다. 이들과 차기 총선에서 연대를 하든지 이후 과정을 고민하게 될 텐데 이들과의 통합에 대해 개인적인 견해는 뭔가.
“대통합 먼저 가야한다고 본다. 진보정당과 차이는 분명히 있다. 그런데 (민주노동당이) 국민참여당과 함께 하면서 민주진보통합정당과 함께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총선 이후 다함께 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긴가.
“그렇다. 항상 열려 있다. 총선 전에도 연대보다는 화학적 결합으로, 통합정당은 안 되더라도 연합정당, 연합형태의 단일한 정당으로 선거를 치르는 게 국민들 기대에 부응하는 거다. 각자 이해관계에 따라서는 연대가 유리할 수도 있겠지만 이해관계를 극복하고 그보다 더 높은 국민의 눈높이,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해야 한다). 그래서 단일 정당의 대오로 1 대 1 구도가 되면 우리 국민들은 한나라당을 심판할 준비가 돼 있다. 길이 있는데 왜 가시덤불로 들어가나. 연대가 가시덤불이다.”


▲ ⓒ허완 기자

-‘틀에 있어서 연대·연합보다 내용이다’라는 말을 수차례 했다. 부유세도 얘기했다. 어제(17일) 법인세, 소득세 개정안 얘기도 했다. ‘더 큰 민주당’이 담아야 할 내용은 뭐라고 생각하나.
“첫째, ‘FTA 저지’다. 왜냐하면 FTA는 한 분야, 한 부분을 맺는 협정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의 운영원리를 바꾸는 거다. 완전한 신자유주의 도입이다. (우리는) 신자유주의를 극복하자는 건데 이를 막는 것이 통합야당의 첫 번째 과제다. 다음은 ‘복지국가’와 ‘경제민주화’의 양 날개다. 복지국가와 경제민주화는 내가 지난 몇 년 간 일관되게 주장해 온 나의 가치고 나의 노선이다. ‘이것으로 집권한다’고 말했고, 적어도 민주당 수준에서는 공감대를 이뤘다. 김용익 교수가 하는 보편복지특위(보편적복지특별위원회)나 류종일 교수가 하는 119특위(헌법제119조경제민주화특별위원회)도 시간은 늦었지만 내 주장이 관철된 거다. 내 나름대로는 정치를 하는 보람을 거기서 찾는다. 나의 주장과 나의 노선이 당에 관철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현재까지는 MB노믹스, MB경제체제, MB정권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세력으로서 통합정당의 콘텐츠, 알맹이로 복지국가와 경제민주화를 넘을 수 있는 것이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는다. FTA가 되면 복지국가, 경제민주화와 충돌하기 때문에. 재벌개혁과도 충돌하고.”
-오늘(18일) 조선일보 칼럼을 봤나. ‘도로 열린우리당’라고 했다.
“박원순 시장이 열린우리당 했나? 한국노총이 했나? 복지국가소사이어티가 했나? 창조한국당이 했나? 아니지 않나.”
-보수언론이 그렇게 이미지메이킹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두렵기 때문에 그렇다. 박원순 시장 열린 우리당 안 했다.”
-민주당이 구호가 아니라 실질적 변화나 내용에 있어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국민들이 민주당을 선택하게 된다는 소신을 말해 왔다. 그와 관련해서 한진중공업 문제가 구체적 사안 중 하나였다고 보이는데 소회가 있다면.
“오죽했으면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했겠나. ‘한진중공업 문제에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했다. 사실 절박했다.여기에 내가 가진 혼과 역량을 쏟았다. 18대 국회에서 노동 현안과 관련해 청문회를 연 게 최초다. 국정감사에 재벌 대기업 총수 증인으로 선 것 역시 최초다. 국회가 권고안 만든 것도 최초다. 해냈다. 그리고 ‘희망시국회의 200’에 야 5당, 시민사회, 환경, 종교, 학계, 법조, 문화예술, 지역 등 망라했다. 287명이 서명하고 7월 15일 김진숙 앞에서 야권을 하나로 만든 거다. 사건이다. 이걸 가지고 서울로 올라와서 8월 20일 시청 앞 광장에서 만 명이 희망시국대회를 열었다. 김진숙 앞에서 하나가 된 거다. 거기서 야 5당, 6당이 ‘하나가 되자’고 노래했다. 그게 정치를 하는 보람이다. 여기에 집중했고 이것이 야권통합으로 가는 발판이 됐다. 


▲ ⓒ허완 기자

그리고 노동문제에 대해서 민주당에 대한 비토, 거부감을 없앴다. 전에 진보정당들이 민주당과의 제일 큰 간극이 노동문제였다. 그런데 한진중공업 문제에 있어서는 민주당의 역할을 부정하지 않는다. 함께 한 거다. 민주진보대통합의 조건을 만든 거다. 두 가지였다. 하나는 FTA, 노동문제. 그 두 가지 간극을 줄이는데 역할을 해내서 기쁘다. FTA 관련해서 민주당 내에 갈래가 있긴 하지만 ‘공개반성하자’, ‘저지하자’고 하며 같이 했다. ‘김진숙, 노동문제 해결하자’, ‘내가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했다. 올 1월에 환경노동위원회로 갔는데, 공교롭게 한진 문제가 겹쳤다. 부산에 열대여섯 번 갔다. (지역구인) 전주보다 많이 갔는데. 한진중공업 문제는 한진(이라는) 지방의 한 사업장이 아니라, 이 시대가 안고 있는 정리해고 체제의 모순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상징이었다. 물론 민주당, 국회만 갖고 안됐다. 희망버스가 있었다. 이건 굉장한 사건이다.”
-2007년 12월 18일. 대선 하루 전날 백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했고, 그 전에도 얘기했지만 평화시장에 대한 개인적 인연도 말했다. 그동안 민족문제, 한반도문제에 대해서는 역할을 했고 결과도 만들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정동영의 진보적 마인드, 진보적 유권자를 흡입할 수 있는 진정성에 대해서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서운한 부분이 있나.
“15년 정치를 해오면서 하나는 정치개혁(정당민주화), 하나는 남북문제에 집중했다. 노동문제는 처음이었다. ‘진작 이 문제 깊게 파고들 걸’하는 아쉬움이 있다. 요새는 정봉주 (전)의원이 깔때기란 말을 쓰던데, 나는 ‘기자를 할 때나 정치를 할 때나 내가 손대면 뭘 만들었다’, ‘사고라도 쳤다’고 말한다. 통일부장관하면서 개성공단 만든 것, ‘9·19 선언’ 만든 것, 열린우리당 하면서 과반수 정당 만든 것. 한진중공업 붙들고 김진숙 살아 내려오게 한 것도 사고 친 거다. 이제 FTA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걸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마음에 밤에 잠이 안 온다. 나는 뭔가를 잡으면 유야무야 끝내지 않았다. 결과를 봤다. 내년으로 (이 문제를) 넘기면 내 역할이 있지 않겠나. 내가 집중하는 것은 내 꿈과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 ‘FTA는 안 된다’는 절박함이다.” 
-지지율로만 보면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다자구도에서도 안철수 원장이 1등을 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
“유구무언. 그건 할 말이 없다.”
-안철수 원장의 철학이나 콘텐츠는 어떻게 평가하나.
“평가할 위치에 있지 않다. 야권에 희망을 줘서 고맙다.”
-2012년 대선의 시대정신은 뭐라고 보나.
“‘밥’이다. 밥을 못 먹는 사람이 많다. 밥줄이 불안한 사람이 많다. 밥줄을 못 구하는 젊은이가 너무 많다. 밥줄만 튼튼하면 행복할 수 있다. 시내버스 첫차가 새벽 5시에 간다. 첫차 승객들이 빽빽하다. 대개 65세 이상 어르신이다. 다 청소하러 간다. 65세 이상 고용률은 OECD 상위다. 왜 그러나. 편안히 노후를 보내는 게 아니라 일을 해야 풀칠이라도 하니까 그런 거다. 20대 고용률은 OECD 최하다. 20대 고용률이 높아야 한다. 비극적 통계다. 조금 전에 여기 왔다간 사람들이 KT 노동자·가족들이다. 한진중공업과 똑같다. 최근 3년간 자살과 돌연사로 40명 넘게 죽었다. 쌍용에서는 19명이 죽었고, KT에서는 민영화 이후 40여 명이 죽었다. (KT는) 작년에 6000억 배당했다. 그중 3000억을 외국 주주에게 배당했다. KT CEO 연봉 12억이다. KT 임원 연봉 400억이다. 180억이었는데 두 배로 올렸다. 한진중공업과 닮은꼴이다. 그리고 사람들을 비정규직으로 밥줄을 잘랐다. 그랬더니 그 결과로 40여 명이 죽었다. 아까 찾아온 딸이 대학 4학년이다. 아빠가 며칠 전에 목숨을 끊었다. 큰딸인데 학교를 휴학하고 찾아왔다. 시신은 병원에 한 달 간 안치돼 있다.


▲ ⓒ허완 기자

밥의 문제를 한나라당의 철학으로 FTA 철학으로는 해결 못한다. 국가의 역할을 바꿔야 한다. 작은 정부, 큰 시장, 규제 완화, 노동유연화의 길이 아니라 이걸 뒤집어야 한다. 그게 재벌개혁, 복지국가의 길이다. 이걸 누가 할 수 있겠나. 정동영에게 자산이 있다면 ‘패배한 사람, 실패한 사람, 바닥까지 떨어진 사람이다’는 것이다. 대통령 후보 자리에서 가장 바닥으로 떨어졌고, 바닥에서 다시 시작한 사람이다. 하지만 난 안다. 국가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국가가 어디로 가야 밥과 밥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진행=류정민 정치팀장
정리=허완·박장준 기자
사진=허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