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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16일 목요일

1500만원짜리 트윗, 변희재 뭐라 했기에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5-15일자 기사 '1500만원짜리 트윗, 변희재 뭐라 했기에'를 퍼왔습니다.
[판결 분석] 변씨-새누리당-(뉴데일리)-(조선일보) 명예훼손 패소

15일 1심 법원이 보수논객 변희재씨 등에게 명예훼손 혐의로 총 41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리자 변씨는 수십 개의 트윗을 쏟아내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법원 대참사", "앞뒤가 하나도 안맞는 판결"이라며 "당연히 항소", "이건 누가 이기든 대법까지 간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배호근 부장판사)는 이날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와 남편 심재환 법무법인 정평 대표변호사가 제출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변씨에게 1500만 원, 이상일 새누리당 의원에게 800만 원, (뉴데일리) 회사와 기자에게 1000만 원, (조선일보) 회사와 기자 2명에게 각각 4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두 매체에 대해서는 정정보도도 명했다. 반면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 등 나머지 피고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다.

이에 대해 변씨는 "이정희 세력을 종북이라 부르지 못하게 한다면, '종북'이란 단어는 대한민국에서 금직어로 지정한 셈"이라며 법원이 종북이라는 표현을 명예훼손으로 판단했다고 반발했다. 그는 "저는 주사파란 단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재판에서 단 한번도 거론되지 않았는데, 왜 갑자기 '종북주사파'라 매도했다는 판결문이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과연 그럴까?

게시글을 올린 시점으로 보나, 위자료 금액으로 보나 이번 소송에서 14인의 피고 중 핵심은 변씨였다. 변씨 등이 언제, 무슨 맥락에서, 뭐라고 했길래 이런 판결이 나왔을까?

변희재의 트윗 22개


▲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자료사진) ⓒ 권우성

시점은 지난 총선을 앞두고 서울 관악을 지역구 후보 경선 조작 논란으로 이정희 대표의 후보 사퇴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던 지난해 3월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3월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간 변씨가 올린 트윗 중 22개가 이번에 문제가 됐다.

변씨는 21일 "경기동부에서 이정희는 절대 버릴 수 없을 겁니다", "종북 주사파의 조직 특성상, 이정희에게는 판단할 권리조차 없을 겁니다. 조직에서 시키는 대로 따라하는 거죠"라며 구체적으로 주사파라는 단어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23일에는 "원래 이정희는 위에서 판단내려주면, 이를 대중적 선동하는 기술만 배운 마스코트에요. 문제는 이정희 남편 심재환이죠. 아마 나이차가 열 살 넘을 겁니다. 종북파의 성골쯤 되는 인물입니다"라며 이 대표의 남편 심재환 변호사를 끌어들였다. 

24일에는 "경기동부연합이 실제로 머리 역할하는 심재환, 최◯◯ 대신, 이들의 부인들인 이정희, 김재연을 얼굴 마담으로 내세우는 건, 김정일이 미녀응원단 돌리는 것과 똑같은 발상으로 보입니다"라고도 했다.

변씨는 트윗에서 경기동부연합, 경기동부, 종북, 종북파, 종북 주사파, 주사파 등의 용어를 섞어 사용했는데, 모두 맥락상 주사파라는 뜻과 통했다. 그는 "이정희의 뒤를 이를 주사파 차세대 아이돌 김재연"이라고도 적었다.

특히 변씨는 "솔직히 경기동부연합은 공개조직도 아니므로, 추측밖에 못하죠"(22일), "경기동부에 대해서는 추정 얼마든지 해도 됩니다. 마피아, 조폭의 의사결정과정 다 취재해서 확인하고 기사 쓰지 않는 것과 똑같습니다. 더 이상 시간낭비하지 마세요"(23일)라고 올려, 자신의 발언이 '추측', '추정'에 가깝다는 점을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

(뉴데일리)는 그해 3월 27일자 '경기동부연합 왜 방치하나' 기사에서 "필자도 경기동부연합이 무엇인가? 너무 궁금하여 네이버에 검색을 통하여 확인하여 보니 이건 새빨간 주사파 종북세력들의 조직", "순 빨간 종북노릇만 하는 이들이 대한민국 국회에 들어가서 최루탄이 아니라 수류탄을 터뜨릴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고 적시했다가 위자료 1000만 원과 정정보도 판결을 받았다.

당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이었던 이상일 의원은 그해 3월 25일 공식 성명에서 "이번 경선 조작 사건으로 국민은 경기동부연합의 실체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됐다"며 "김일성 초상화를 걸어놓고 묵념하는 세력"이라고 적었다가 위자료 800만 원을 물게 됐다.

위자료 400만 원과 정정보도 판결이 내려진 (조선일보) 보도는 변씨와 이상일 대변인의 발언을 인용한 보도였다.

법원 "주사파는 단순한 모욕적 언사를 넘어선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종북'이라는 용어와 '주사파'라는 용어를 구분하면서, 후자의 경우 "단순한 모욕적 언사나 특정인의 사상에 대한 평가를 넘어 충분히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변씨 등의 글에 대해 "원고들(이정희·심재환)을 북한의 주체사상을 신봉하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주사파로 지목하거나 또는 이적단체의 구성원임을 암시"했다며 진실성과 상당성이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의 정치·사회적 이념이나 사상에 대해서는 그동안의 행적을 통해 어느정도 검증이 이루어진 상태이고, 특히 남북분단의 현실에서 원고들이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수사를 받거나 기소되었다는 자료도 없다"면서 "피고들이 근거로 삼은 정황만으로 원고들이 주사파에 해당한다고 연결지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에 대해 통합진보당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정당한 판결"이라며 "이로써 유신독재시절부터 민주화 운동을 억압하고 정권에 대한 비판자들의 입을 막는세 사용되어온 지긋지긋한 색깔론이 이제는 사라지기를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반면 변씨는 "대한민국 법원이 표현의 자유를 극단적으로 위축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병한(han)

2012년 8월 18일 토요일

“필요할 때마다 민주노총을 종북으로 공격할 겁니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8-17일자 기사 '“필요할 때마다 민주노총을 종북으로 공격할 겁니다”'를 퍼왔습니다.
[인터뷰]‘종북’ 공세 표적된 민주노총 통일위원회 엄미경 국장

민주노총, 정확히는 민주노총 통일위원회를 겨냥한 보수언론의 ‘종북’ 공세가 한창이다. 애초 ‘노동자, 통일을 부탁해’라는 민주노총 통일교과서 내용에 시비를 걸더니 지난 11일 열린 ‘통일골든벨’로 불이 번졌다. 급기야는 민주노총 통일위원회를 향해 ‘주사파가 장악한 통일위원회’가 ‘은밀히 움직이며 주사파 이념 전파’하고 있다며 공격했다.

16일 서울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종북’ 논란의 한가운데에 있는 엄미경(37) 통일국장을 만났다. 활달한 성격에 부산 사투리를 쓰는 엄 국장은 강한 어조로 보수언론의 ‘왜곡보도’를 반박했다.

통일교과서를 ‘종북’과 ‘반미’로 매도하는 보도에 대해 엄 국장은 “민주노총이 쓴 게 아니라 학자들의 주장과 언론 보도를 모은 것”이라며 어이없어 했다. 실제 통일교과서를 살펴보니 대부분 기존에 나온 국내외 출판물과 자료, 언론보도 등을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강준만, 김연철, 브루스커밍스 등의 학자와 남북교류 사업에 관여한 기업인의 이름도 자주 눈에 띄었다. 심지어 보수언론의 보도나 한미 양국의 고위관료의 발언도 여러 차례 인용됐다.

엄 국장은 “민주노총은 자료를 모아 편집한 것에 불과하다”며 “통일교과서가 이적표현물이라면, 인용된 학자와 전문가들도 다 수사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양지웅 기자 엄미경 민주노총 통일국장

‘장군님’ 외친 사람과 이를 비꼰 사람 중 누가 종북?

“내가 세계를 다니며 장군이란 장군은 다 만나봤어도 진짜 장군다운 장군은 김정일 장군님이 처음이다”는 발언을 한 기업인과 “김일성 주석께서 광복 후 40년에 걸쳐 이 땅의 평화 정착을 애쓰신데 대해 이념과 체제를 떠나 한민족의 동지적 차원에서 경의를 표해 마지 않습니다”라고 밝힌 전직 대통령은 누구인가?

위 퀴즈의 정답은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과 전두환 전 대통령이다. 이 발언은 언론보도는 물론 포털사이트에서도 간단히 검색된다. 그러나 보수언론은 통일골든벨에 나온 이 퀴즈를 전하며 민주노총에 ‘종북’과 ‘이적’의 딱지를 붙였다. 

엄미경 국장은 “전두환이 장군님이라고 했는데 왜 민주노총 보고 ‘종북’이라고 하냐”며 “그럼 전두환 전 대통령도 국가보안법으로 수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외에도 북한의 주장임을 밝히고 인용한 내용을 마치 민주노총의 주장인 것처럼 북을 찬양했다고 매도하는 등 통일교과서와 통일골든벨 보도에 대한 엄 국장의 반박은 계속됐다.

보수언론은 통일골든벨을 진행했던 광주 무등중 교사 백금렬(40) 씨의 발언도 문제 삼았다.

백씨가 통일골든벨 행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국민의 웬수’,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을 ‘공천 헌금 받아 처먹은 년’으로 지칭한 것에 대해 민주노총 통일위원회는 13일 “행사 당일 조합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과정에서 돌발적으로 발생한 적절치 못한 표현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수언론은 백 씨의 전력까지 들먹이며 사태를 확산시키고 있고, 한 보수단체는 백 씨를 국가원수모독죄로 고발했다.

엄 국장은 “백 씨는 교사로서 판소리를 하며 지역 행사를 다수 진행한 유명한 인사”라며 “이미 유감을 표했는데 애드립으로 한 발언에 정색하고 달려드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주사파가 장악한 통일위원회’ 은밀히 움직인다?

ⓒ양지웅 기자 엄미경 민주노총 통일국장

보수언론의 칼끝은 민주노총 통일위원회까지 겨냥했다. 모 신문은 14일 공안당국 관계자의 입을 빌려 “통일위는 종북 주사파 가운데 이론적으로 탁월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며 “노동운동과 친북 통일운동을 접목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도했다. 

또 “통일위원회는 특히 공개 행사 외에는 은밀히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통일위를 음모적이고 이적성 있는 조직으로 규정했다.

엄미경 국장은 “총연맹 통일위원장과 각 산별연맹 및 지역본부의 통일위원은 모두 공개돼 있다. 통일위 사업도 상집과 중집, 중앙위 등에 모두 보고되고 승인을 받아 진행한다. 업무일지도 작성하고, 예산은 회계 받는데 어떻게 음모적으로 사업할 수 있냐”고 반박했다.

보수언론에게 ‘이론적으로 탁월한 이들’로 지칭된 엄 국장은 “나는 통일위원회 온지 3년 밖에 안됐고 이명박 대통령 덕에 제대로 된 통일사업도 못했다”며 “이론도 많이 부족하다”고 웃었다.

최근의 ‘종북’ 논란은 보수언론이 보도하고 새누리당이 주요인사 발언과 논평 등으로 확대시켜 보수단체가 고발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엄 국장은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이들을 향한 계획된 공격이고, 더 크게는 우리사회 평화통일운동을 공격해 말살하려는 보수진영의 거대한 음모”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과거의 이적성 시비가 간부 개인을 노린 것이라면, 지금은 통일위원회, 민주노총, 나아가 평화통일운동 전체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엄 국장은 분석했다. 통일운동을 금기시하기 위해 민주노총 통일위를 본보기로 삼아 ‘적출’에 나섰다는 주장도 진보진영에서는 나오고 있다.

엄 국장은 민주노총을 향한 종북 논란이 ‘기획된 작품’이라는 의구심을 가지는 근거로 보수언론이 논란을 제기한 ‘시점’을 들었다.

엄 국장에 따르면, “4월말 통일교과서 나왔고 보수언론은 이미 알았던 것으로 파악되는데 데 당 사태로 인해 종북 논란이 거세지는 6월 중순에 처음 기사화했다”며 “통일골든벨 논란도 최근 민주노총의 통합진보당 지지 철회 입장이 결정된 시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 사태의 여파로 진보진영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고, 민주노총이 내홍을 앓는 시점을 절묘하게 택했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엄 국장은 앞으로도 고비마다 보수진영의 ‘종북’ 공세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엄 국장은 “민주노총이 위축돼있고, 조직력이 이완된 시점에서 보수진영은 종북 논란으로 상당한 ‘재미’를 봤다고 인정한다”며 “앞으로도 민주노총이 가진 노선과 가치를 버리라고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운동하면 모두 ‘종북’?

민주노총은 법률 검토를 거쳐 보수언론의 보도에 대해 정정보도를 신청하고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것과 함께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리는 등의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엄 국장은 민주노총이 위축되지 말고 전화위복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수언론은 ‘경기동부=종북’ ‘통일위=경기동부’라는 구도를 짜고 있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통일운동을 하는 이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엄 국장은 “통일운동의 폭이 넓은 것처럼 통일위원회도 다양한 수준과 색깔을 가진 이들이 함께 하고 있고, 이른바 진보당의 신당권파와 친한 이들도 있다”며 “이들을 모두 종북으로 몰아붙였다”고 지적했다.

ⓒ양지웅 기자 엄미경 민주노총 통일국장

고희철 기자 khc@vop.co.kr

2012년 6월 9일 토요일

한기호 “천주교도 십자가 밟게하듯 종북 검증해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08일자 기사 '한기호 “천주교도 십자가 밟게하듯 종북 검증해야”'를 퍼왔습니다.

한기호 의원
새누리 한기호 의원 사상검증 발언 논란
“야당 의원 30명 정도가 국보법 위반전력”

한기호(61) 새누리당 의원이 8일 가톨릭(천주교) 박해 당시 백성들에게 십자가를 밟도록 해서 신자 여부를 가린 것처럼 북한에 관한 질문으로 종북 국회의원들을 가려낼 수 있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 야당 국회의원 30여명에 대해 전향 여부를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은 사상검증에 가톨릭 모독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한 의원은 이날 가톨릭교계가 운영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주사파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고려연방공화국을 세우자는 사람들”이라며 “그렇게 하기로 했으면 북한 최고인민회의에 가서 대의원을 해야지 왜 대한민국 국회의원을 하느냐”고 말했다. 한 의원은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 지역 재선 의원으로 육군사관학교(31기)를 졸업하고 육군 5군단장과 육군 교육사령부 사령관을 지냈다.
특히 그는 “종북 의원을 가려낼 수 있느냐”는 사회자의 물음에 “얼마든지 가려낼 수 있다. 옛날 천주교가 들어와 (신도를 가려내려고) 십자가를 밟고 가게 한 적이 있지 않으냐”며 “북핵 문제, 3대 세습, 주한미군 철수, 천안함·연평도 사건 등의 문제에 질문을 하면 대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막부 시대에 예수나 성모 마리아가 새겨진 성화상(후미에)을 밟도록 하고, 주저하는 사람을 기독교 신자로 간주해 처형했던 제도를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이어 한 의원은 “지금 (야당 국회의원) 30명 정도가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전력자들”이라며 “이들이 사면되거나 복권됐다고 하더라도 그에 대한 전향 여부를 (이런 질문을 통해)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지난 5일 황진하·정수성 의원 등 장성 출신 의원들과 함께 ‘종북 의원은 제명하라’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한 새누리당 당직자는 “한 의원의 발언은 사실상 모든 의원들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고 사상을 검증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병인박해 때 죽은 천주교 신자만 6천명이 넘는다. 그 끔찍한 학살과 사고방식으로 이 땅의 미래를 모두 집어삼키고 싶은 것인가”라며 “민주당을 공산주의 추종세력으로 몰고 있는 광기를 보이고, 천주교 순교와 고난의 역사를 폄하하고 비하한 한기호 의원은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한 의원은 이날 밤 보도자료를 내어 “(십자가 발언은) 어디까지나 종북 국회의원의 사상검증을 명확히 하자는 취지였다”며 “본인도 천주교 신자로 신성한 신앙을 가벼이 보려 한 것이 전혀 아니었다. 천주교와 신자들이 상처받았다면 사과한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2012년 6월 6일 수요일

탈북기자가 고백한 ‘임수경의 역설’이 주는 교훈


이글은 미디어스 2012-06-06일자 기사 '탈북기자가 고백한 ‘임수경의 역설’이 주는 교훈'을 퍼왔습니다.
남한사회 상대적 우월성의 상징인 그녀를 공격하는 자들이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의 탈북자 발언 파문에 대해 며칠째 보수언론이 비판과 성토를 이어가고 있다. 그중에도 가장 눈에 띄고 빛난 것은 동아일보 보도였다. 동아일보 6월 5일자는 사내기자의 칼럼을 1면에 배치하는 파격적인 편집을 선보였다. 최근 동아일보에서 보기 힘들었던 이 편집은 동아일보에 탈북자 출신의 기자가 있기에 가능했다. (탈북 주성하 기자, 탈남한 임수경 의원에게 보내는 편지)가 그것이다. 

▲ 6월 5일자 동아일보 1면

보수언론이 임수경 발언을 통합진보당 일부는 물론 민주통합당 전체가 종북주의에 물든 증거로 몰아가기 위해 광분하고 있지만 그와 별개로 합당한 비판은 인정되어야 한다. 이 칼럼은 내용도 무척 훌륭할뿐더러, 뜻밖에도 ‘종북 도깨비’를 색출하려는 극우세력의 공세 속에서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할 이유를 가장 정확하게 제시한다.
“3년 전 저는 ‘임수경이 북한에 뿌렸던 금단의 열매들’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 글에서 저는 당신을 ‘북한 주민들의 정신적 해방에 큰 기여를 한 공로자’라고 했습니다. (...) 1980년대 말 북한 사람들이 아는 남조선은 ‘헐벗고 굶주리는 미제의 식민지’였습니다. 사람 못 살 그러한 곳에서 청바지에 면티를 입고 날아온 당신의 모든 행동과 발언은 너무나 거리낌 없었고 독재 사회에서 기죽여 살아온 흔적이란 찾을 길이 없었습니다.
남한 당국이 판문점을 통해 돌아가겠다는 당신의 요구를 수용해준 것은 상상 못할 일이었습니다. 당신이 분단선을 넘는 날 북한 주민들은 슬퍼했습니다. 저 정도의 ‘대역죄인’이라면 8촌까지 멸족될 것이라는 것이 북한 주민들이 유일하게 아는 상식이었습니다. (...)
당신이 재판을 받는다는 소식, 감옥에서 조카에게 썼다는 편지, 그리고 3년 만에 석방됐다는 소식을 신문을 통해 접하면서 북한 주민들은 남조선이 당국의 선전과는 전혀 다른 세상임을 알았습니다.“
극우파들이 원하는 남한 사회는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에 비판적이거나 북한에 편향적인 사람들을 잡아가두고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사회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그것이 만들어내는 경제적 풍요를 긍정하는 그들이 바라는 사회를 굳이 현실세계에서 찾아보자면 싱가포르 정도일 것이다. 싱가포르보다 훨씬 더 숫자가 많은 남한의 국민들이 일사분란하게 마스게임을 펼치며 ‘김일성·김정일·김정은 개새끼’를 외치는 세상만이 그들을 황홀경에 빠뜨릴 것이다.
그러나 남한 사회가 그런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면 임수경이 북한에 줄 수 있었던 충격도 반감되었을 것이다. 임수경이 북한에 전파한 것은 남한의 풍요 뿐만이 아니라 그들이 누리지 못했던 ‘자유’의 향기였다. 이것이 임수경 사건의 역설적인 지점인데, 남한의 극우파들은 북한 체제에 가장 심대한 타격을 끼친 그녀들의 활동을 금지하고자 한다.
제아무리 남한에서 과격한 주체사상파도 북한에 가면 그 주민들에게 ‘자유’의 향기를 내뿜게 되고, 제아무리 북한에서 진보적인 사람이라도 남한에 오면 고작 이 정도 정부의 권력·폭력에 항의하는 남한 시민들을 이해할 도리가 없다. 이것이 오늘날 남한과 북한의 현격한 인권지수 차이가 만들어내는 엄연한 현실이다. 극우파는 전자를 금지하면서, 후자의 심성으로 남한 사회의 인권신장을 방해하려 한다. 그러나 ‘이런 거 북한에선 총살인 거 아시죠?’라는 반인권적인 농담이 비록 끔찍하더라도 금지될 일은 아니듯, (그녀의 해명대로라면)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나 (백요셉씨의 주장대로라면) 탈북자를 변절자로 바라보는 임수경의 시선도 비록 끔찍할 수는 있지만 금지될 일은 아니다.

▲ 탈북자 단체는 그녀를 비판하고 나섰다. ⓒ연합뉴스

저 정도 대역죄인이라면 8족까지 멸족될 거라는 북한 주민의 ‘상식’이 우리에겐 끔찍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어떤 사회 사람들에겐 단지 북을 다녀오고 남한 사회를 비판한 임수경이 3년이나 형을 살았다는 것도 끔찍하게 느껴질 것이다. 우리가 끔찍하게 폭압적인 통치로 묘사하고 기억하는 일제 총독부가 조선의 독립운동가들을 대우한 수준이 겨우(?) 그 정도였다. 만해 한용운은 3.1 독립운동을 주도한 죄로 3년 징역형을 살았고 김좌진 장군이 군자금을 마련하다 체포되었을 때 받은 형이 2년 6개월이었다. 독립운동가들은 정식재판을 받았고 길어야 2~3년 정도 옥살이를 했다. 이런 정도의 탄압을 우리가 끔찍하게 느끼지 못하게 된 이유는 물론 남한의 ‘군사독재’와 북한의 ‘종교독재’가 해방 이후 인권감수성을 더욱 바닥으로 떨어뜨렸기 때문일 것이다.
남북 교류협력만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참혹한 실상에는 눈을 감는 이들의 균형감각을 비판할 수는 있다. KAL기 폭파가 남한의 조작이라 믿는 이들, 아직도 6.25가 북침인지 남침인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는 이들의 편향된 인식을 지적할 수 있다. 그런 이들이 국회의원이 되었을 때 그 사실을 비판할 수 있고, 그들이 한 정당의 주류인지 아닌지를 물어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비판이 어떤 ‘금지명령’의 형태로 나아가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남한 체제가 북한보다 우월한 것은 임수경과 하태경이, 낭만적 민족주의자와 북한 인권운동하는 사람들이 공존하기 때문이지 한쪽이 한쪽을 몰아냈기 때문이 아니다.
민주주의 체제는 다른 정치체제와 달리 모든 시민이 신념에 찬 민주주의자가 되어야 만이 성립할 수 있는 체제는 아니다. 물론 그런 이들이 다수가 되도록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겠지만, 이를테면 북한 체제처럼 태양신 일족을 믿는 척은 해야 살아갈 권리를 획득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체제 안에선 박정희 군부독재의 재림을 원하는 이들이나 태양신 일족이 세계를 지배하는 미제에 대항하는 최후의 보루라고 믿는 이들도 다른 시민들과 같은 정치적 권리를 지닐 수 있고, 그래야 한다. 그래서 사실 극우파가 주사파를 남한 사회에서 척살해야 한다는 욕망을 표출할 때, 그들은 ‘신념에 찬 민주주의자’이기는커녕 사실상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를 민주주의자의 것으로 포장한다.

▲ 4일 탈북자 비하 논란에 대해 사과 기자회견을 하는 임수경 의원 ⓒ연합뉴스

그 점에서 극우파와 주사파의 관계는 한국 사회에서 차라리 공모가 된다. 그들에겐 모든 이가 ‘진리’를 공유하도록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변변찮은 사상의 공존을 인정하는 것이 민주주의라는 인식이 없다. 극우파는 주사파가 변변찮으니 사라져야 한다고 믿고, 주사파는 사상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자신들의 사상은 변변찮지 않다는 궤변을 늘어놓는다.
그러나 민주주의가 독재에 대해 발휘하는 체제의 우월성은 그들이 공유하는 이해의 저편에 있다. 주성하 기자가 3년 전에 썼다는 (임수경이 북한에 뿌렸던 금단의 열매들)을 찾아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은 다 막아놓으라면서 입으로만 '김정일 타도, 북핵 폐기, 북한 주민 해방'을 부르짖는 사람들보다는 임 씨의 공로가 백배 천배 크다. 그는 적어도 북한 주민들이 속고 있음을 깨닫게 해주어 북한 주민들의 정신적 해방에 큰 기여를 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것은 총칼의 힘과 마찬가지로 엄연히 현실세계에서 작동하는 ‘관용’의 힘이다. 관용의 힘을 믿는다고 군대해산을 주장해야 할 논리적 필요성이 없듯이, 총칼의 힘의 중요함을 믿는다고 하여 이런 영역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이유도 전혀 없다. 설령 극우파들의 생각대로 그들이 비판하는 이들이 주체사상파이며 대한민국을 허물려는 의도를 지니고 있다고 해도, 만일 그 의도가 행위로 드러난다면 우리의 체제는 자신을 수호할 방법과 근거를 가지고 있다. 그게 아니라 소위 보수언론이 묘사하는 주체사상파가 수만 명 정도가 실제로 있어 그들이 자유롭게 북한을 오가며 박근혜가 했던 것처럼 만경대를 방문하고 주체사상탑에 참배한다 치자. 그렇더라도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려는 사람의 숫자가 늘어나지는 않는다. 대체 '종북'을 말해도 건드리지 않는 이 좋은 체제를 놔두고 뭐하러 태양신 가문의 의지에 제 목숨을 맡기는 체제를 선택할 것인가. 이 '자유'의 증대를 통해 위협을 느끼는 것은 오히려 남한 체제가 아니라 북한 체제일 것이며, 금세 이 골치아픈 방문객들을 '금지'하고픈 심정이 될 것이다.
순국선열의 넋을 기리는 이 현충일에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우리의 체제를 수호한 것은 국방력과 경제력만이 아닌 자유와 관용의 힘이었다는 것이며, 이 힘을 증대하는 것을 방해하는 세력이 국가보안법을 부여잡고 '종북 메카시즘' 사냥을 벌이는 그 세력들이라는 것이다. 그들이 상실하기를 두려워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헌정질서가 아니다. 사실 그들은 군인들이 그것을 짓밟을 때 그에 저항한 적이 없다. 다만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자신의 정치적 적대자들을 공격할 수 있는 가장 유효한 수단을 상실하는 것이다. 그렇게 그들은 임수정과 이석기와 김재연의 국회입성을 금지하면서 남한 사회가 북한 사회에서 한발자국 더 떨어지는 것을 안간힘을 다해 막음으로써 체제의 힘을 발휘할 기회를 박탈한다. 주성하 기자는 이번에 임수경 의원에게 쓴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 5일자 동아일보 5면

“당신은 국회에 입성하자마자 개성공단 방문 신청서를 냈지요. 꼭 북한에 가길 바랍니다. 당신에게 ‘통일의 꽃’이라는 타이틀을 붙여준 북한 대남부서는 지금까지도 남쪽을 ‘반통일 파쇼독재’라고 끊임없이 비난하고 있습니다. 파쇼독재하에서 누구보다 탄압을 받아야 할 당신이 국회의원이 되고, 반통일 정권이 당신이 국회에 입성하자마자 북에 보내주는 것을 보면 북한 당국의 백만 마디 비난이 무색하게 될 것입니다. 가서 직접 한국의 민주주의와 인권 실태를 몸으로 생생히 보여주길 바랍니다.”


전적으로 동감이다. 보수언론들이 주성하 기자가 경험을 통해 뼈저리게 통찰한 이 인식을 그저 임수경을 공격하는데만 활용하지 말고 좀더 심오하게 받아들이기를 권고한다. 그들이 임수경의 발언을 비판하면서 자유민주주의의 껍데기가 아닌 그 참가치를 수호하게 되기를 희망한다. 마찬가지로 통일운동하는 이들이 북한인권 운동을 하는 이들을 ‘변절자’로 보는 일이 더 이상 없기를 소망한다. 실질적인 효과를 위한 방법론을 달리 고민할 수는 있겠지만 '진보의 편향'을 지적하는 이들의 논리대로 그 운동 역시 ‘진보’의 가치 안에 포섭되는 것일 것이기 때문이다.

▲ 지난 1989년 평양에서 북한 주민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는 임수경 ⓒ뉴포커스

한윤형 기자  |  ahriman@mediaus.co.kr

2012년 5월 29일 화요일

'종북 의원', 국가 기밀 접근권 최대 쟁점으로 부상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5-29일자 기사 ''종북 의원', 국가 기밀 접근권 최대 쟁점으로 부상'을 퍼왔습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정권 말 이슈 블랙홀… 보수 언론 공안몰이 총공세

새누리당, 보수언론이 최근 통합진보당 종북 논란에 가세해 ‘종북’ 공세에 한층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까지 이에 가세해 ‘색깔론 공세에 편승해 각종 비리와 실정을 덮으려는 꼼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명박 대통령은 28일 “북한의 주장도 문제이지만, 이들의 주장을 그대로 반복하는 우리 내부의 종북세력은 더 큰 문제”라고 말해 파장이 일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례 라디오 연설에서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서 변화를 요구하듯이, 선진국 대열에 선 대한민국에서 국내 종북주의자들도 변해야 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 이래 ‘종북주의’라는 단어를 쓰며 국내 특정세력을 ‘종북주의자’로 직접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이 대통령이 이처럼 작심 발언을 한 것은 최근 종북 논란의 중심에 선 통합진보당 당권파에 빗발치는 비난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 보수언론은 “이석기·김재연 등 통합진보당 당선자들이 19대 국회에서 안보 기밀을 다루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와 국방위원회에까지 들어가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이 국방위 등에 들어가면 우리 군은 첨단 무기 체계와 전력배치, 작전계획 등 중요 기밀을 입수할 수 있다”고 썼다. 또 “종북 인사들에 의해 국가기밀이 북한에 줄줄이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라며 사실상 이들의 의정활동에 제한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나섰다. 

다음은 29일자 전국단위 아침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종북세력 큰 문제”MB 첫 공개 거론 이념 논쟁에 개입)
-국민일보 (“北보다 종북세력이 더 큰 문제”)
-동아일보 (55인의 재외선거관…新 해외 철밥통?)
-서울신문(‘최악’18대 국회예산도 50%나 불렸다)
-세계일보 (“자위대, 오키섬 보내라”끝없이 독도 넘보는 日)
-조선일보 (신숙자씨 가족 北>서 강제구금“유엔 공식판정)
-중앙일보 (방치된 어린시절, 그 분노가 범죄의 뿌리다)
-한겨레 (징용피해자 ‘강제저금’ 일본은행서 잠잔다)
-한국일보 (박사·임원 출신도 “월 100만원 받는 일자리 없나요?”)

이석기·김재연 출당 서울시 당기위에서 결정키로통합진보당 종북 논란의 중심에 놓인 이석기·김재연 당선자 등의 출당 여부가 서울시 당기위원회에서 결정될 방침이다. 28일 통합진보당 중앙당기위원회는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비례 사퇴 거부자들에 대한 심의를 서울시 당기위가 맡도록 의결했다. 이번주 열리는 서울시 당기위는 위원 7명 전원이 ‘혁신파’로 분류돼 두 당선자의 제명 결정이 날 가능성이 크다. 당권파는 즉각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와 조윤숙 황선 비례대표 후보는 이날 서울시 당기위가 두 당선자의 제명을 심의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의견서와 당기위원 기피 신청서를 중앙 당기위에 제출했다. 서울시당 당기위원 7명 중 5명이 비례대표 사퇴 권로를 결정한 중앙위원이기 때문에 불공정한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인회 중앙당기위원장은 “중앙위원이 당기위원이 될 수 없다는 조항이 당규에 없다”며 이를 기각했다. 

이명박 대통령, 이념공세로 기사회생 기회?

▲ 한겨레 3면

최근 연이어 드러나는 이 대통령 관련 각종 비리와 파문에 답하지 않고 엉뚱한 종북 문제를 거론한 것을 두고 비난 여론이 거세다. 통합진보당 이정미 혁신비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 “통합진보당 내부의 문제를 계기로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가리고 이념공세로 기사회생의 기회를 잡으려 했는지 모르겠지만 국민이 진보정당에 바라는 것은 색깔론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잘못된 정부 정책을 비판해왔던 촛불 국민도 종북세력이라는 색깔론으로 잠재워보시려는 속셈이지만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고 비판했다. 민주통합당 신경민 대변인도 “검찰의 정치개입, 민간인 불법사찰, 측근비리, 언론사 파업 등의 답을 기다리는 국민을 외면하고 대통령이 색깔론 공세에 편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경향신문은 29일 사설에서 “최근 검찰과 일부 언론이 주도하는 공안몰이에 대통령이 직접 가세했다는 점에서 국민적 갈등과 분열을 부추기는 무책임한 언행”이라고 “대통령의 공안몰이는 결국 임기말 위기 상황을 넘기고 야권과 진보진영을 색깔론을 옥죄어 정권재창출에 힘을 보태겠다는 꼼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경향은 또 “이 대통령은 진보진영에서도 논란이 있는 ‘종북세력;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이들을 대한민국 ’내부의 적‘으로 규정했다”며 “설령 우리 내부에 종북세력이 일부 있다고 해도 이 대통령이 강조한 바,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이뤄낸 대한민국이 한줌도 안되는 그들에 의해 휘둘릴 정도로 허약하지는 않다”고 했다. 

“종북의원 국방-외통위 배정 안할 것”

종북 논란에 휩싸인 통합진보당 의원들을 국방위원회와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배치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새누리당 강창희 당선자와 정의화 국회의장 직무대행은 채널A와의 통화에서 최근 일부 국민 사이에서 이 같은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국회법에 의해 의석 20석 미만인 비교섭단체 의원의 상임위원회 배치 권한은 국회의장에게 있다. 정 직무대행은 통합진보당의 종북 논란에 대해 “우리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이 될 때까지는 국가기밀을 다루는 주요 상임위 배치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조선 5면

19대 국회 전반기 의장으로 유력한 두 후보가 이처럼 밝힘에 따라, 종북논란이 제기된 일부 통합진보당 당선자들은 사실상 국방위나 외통위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조선일보는 “관례대로라면 진보당 당선자가 법사·정무·외교통일·국방위 등 일반 상임위 13곳에 각 1명씩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진보당이 외통·국방위에 의원을 1명씩 배치하길 원한다면 막기 어렵다”는 28일 국회 사무처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한편 이석기 당선자는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김재연 당선자는 교육과학기술위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은 “NL(민족자주)계 주사파로 알려진 이석기·김재연·이상규·김미희·오병윤 당선자와 김선동 의원 중에 외통·국방위 위원이 나올 가능성이 적잖다”며 “종북 성향 의원들이 단순 폭로가 아니라 북한으로 정보를 유출시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최근 일반 국민 사이에서도 ‘종북론자가 국회에 입성한다’는 프레임에서 조성된 공포심과 통합진보당 당권파에 대한 비난 여론이 크게 확산된 상태이다. 최근 부정 경선 의혹에서 불거진 종북 논란에 대해 통합진보당 등에서는 ‘색깔론’과 ‘낙인찍기’라고 강하게 반발해온 상황에서, 이 같은 주장은 종북논쟁에 더욱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 중앙 4면

새누리당, 주사파에 북인권법 제정으로 맞불

▲ 동아 3면

통합진보당 종북 논란이 갈수록 확대되면서 새누리당에서는 북한인권법안 재추진 등으로 맞불을 놓으며 가세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동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18대 국회에서 이 법안을 발의했던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홍일표 원내대변인, 황진하 윤상현 의원이 재발의를 준비 중이다. 여기에 탈북자 출신으로 통일교육원장을 지낸 새누리당 조명철 당선자와 학생운동권 출신에서 북한 민주화 운동가로 변신한 하태경 당선자도 가세할 예정이다. 


홍 원내대변인은 “북한인권재단을 설립하는 내용의 법안을 재발의할 예정”이라며 “각자가 준비한 법안을 발의해 국회 외통위에서 이 법안들을 병합 심사해 완성도 높은 법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북한 인권 증진 계획 수립, 북한인권대사 신설, 북한인권보존소 설립 등 기본 골자는 무조건 법안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합진보당 당권파vs혁신파 노선 투쟁 전면 점화하나


통합진보당 혁신파가 당권파의 대북관계와 한미관계에 대한 경직된 인식과 당내 패권주의에 대해 본격적인 문제제기에 나선다. 통합진보당 ‘새로나기 특별위원회’는 세 차례에 걸쳐 국회도선관에서 당내 패권주의와 비민주성 청산, 대북 관점과 한미관계 인식, 노동중신성 회복 등을 쟁점으로 공개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특히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고질적인 관행으로 이어져온 경기동부연합 등 일부 계파의 패권주의와 폐해를 전면 쇄신하려는 의지로 보인다. 

▲ 경향 5면

지난 22일 발족한 해당 특위는 통합진보당의 근본적 혁신 과제를 도출하고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위는 우선적으로 ‘당내 민주주의 문제’를 돌아보고 패권주의·정파주의를 넘어선 혁신적 당 운영을 확립하는 것을 핵심 과제로 삼았다. 박원석 위원장은 지난 24일 “국민이 보기에 남북관계·한미관계에 대한 통합진보당의 인식과 대응이 다소 경직돼 있다는 비판이 있다. 그런 비판에 대해 저희가 숙고할 필요가 있다”며 “현명한 민생정당, 미래지향적인 현대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당의 가치, 비전, 정책 노선 전반에 대해 점검과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일제 징용피해자 미지급임금 개인청구권 살아있다

▲ 한겨레6면

일제강점기에 강제징용된 피해자들의 미지급 임금에 대한 개인 청구권이 살아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미쓰비시 등 일본 전범기업들이 징용 노동자 임금을 강제로 떼어 은행에 맡긴 개인 저금을 되찾을 길이 열렸다. 그러나 정부는 미쓰비시 등이 일본 패전 뒤 일본 정부에 공탁한 조선인 군인·노동자 등의 미지급 임금 6조원가량에 대해서도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체결로 이미 마무리된 일’이라는 견해를 되풀이하며 뒷짐만 지고 있다. 한겨레 등이 이를 보도했다. 

한겨레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일제강점기에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 같은 전범 기업들은 조선인들을 강제징용해 탄광 등에서 중노동에 내몰고는, 전쟁 비용 조달을 위해 조선인 강제징용자들의 임금 일부를 떼어내 강제로 저금했다. 노동자들의 우편저금 통장만 수만권이고, 미지급 임금·수당 공탁금은 6조원가량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정부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공탁금, 개인저축 문제가 해결됐다는 견해를 고수할 뿐, 정확한 개인 저금 액수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대표 경선 대선 전초전으로…‘문재인 견제’구도

민주통합당 전당대회가 대선 후보 경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면서 문재인 고문을 나머지 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견제하는 구도로 가고 있다. 이해찬 후보를 지원하는 문재인 고문에 맞서 손학규·김두관·정동영·정세균 등 다른 대선주자들이 김한길 후보를 지원하고 나서면서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 ‘1대 4’의 구도가 형성된 것. 조선일보는 현재 민주통합당 경선과정에서 ‘문재인 대 반(反)문재인’ 구도로 문재인 고문이 고립되는 양상으로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 조선 4면

현재 17개 광역 중 10개 시·도 대의원 투표를 마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해찬 후보가 득표수로는 81표차 선두를 지키고 있지만, 내용적으로는 친노세가 강한 지역 및 연고지역 외에서는 힘을 못쓰고 있다는 해석이다. 반면 김한길 후보가 6곳에서 1위를 한 승인은 ‘반문·반이 연합’의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은 민주당 관계자가 “당장에 문 고문을 꺾을 힘이 없는 다른 대선 주자들로선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대선에서 조금이라도 덜 불리한 상황을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일 것”이라는 말을 전하며 “여론조사 지지율, 당내 세력 분포 등에서 뒤지는 다른 주자들로선 대선 경선을 앞두고 친노 진영을 최대한 견제할 수밖에 없고, 이것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반(反)문재인·이해찬 공동 전선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라고 봤다. 

한편 문 고문 측은 “당 대표 경선은 당의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는 과정이어야 한다”며 “대선 후보 경선의 전초전으로 끌고 가는 것을 옳지 않다”며 대응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정책·노선 논쟁 실종된 민주통합당 전당대회

민주통합당의 대표를 선출하는 6·9전당대회 경선이 중반전으로 접어들었으나 현재까지 가치 논란이 실종된 데 비판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박(이해찬-박지원) 담합’ 비판이 지역별 대의원 투표를 관통하는 틀이 되고 있다. 이해찬-김한길 후보의 ‘이·박 담합’논쟁이 네거티브 공세로 확산된 형국이다. 이 과정에서 당의노선과 가치 논쟁이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향신문은 “앞서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총선 평가와 19대 국회 운영을 둘러싼 논쟁보다는 ‘이·박 담합’공방만 벌어지다 박지원 의원이 원내대표에 뽑혔다”며 “상대의 약점·흠집을 들춰내는 네거키브 방식보다 포지티브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당대표 경선이)중·후반전에 들어서는 경선에서부터라도 후보들이 자신이 대표가 되면 당을 어떻게 운영할지를 두고 치열한 논쟁을 벌여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김두관 “한국의 룰라 되고 싶다”…내달 대선 출정식 가질 듯

민주통합당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한국의 룰라가 되고 싶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그는 오는 6월 9일 출산되는 자신의 에세이집 서문에 “분열된 개혁 진영을 하나로 묶고 기득권층도 감싸 안는 포용력으로 브라질의 빈곤과 실업문제를 해결한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처럼 정치를 해 ‘성공한 민주정부’를 만들고 싶다”고 썼다. 내달 12일로 예정된 출판기념회는 사실상 김 지사의 대선 출정식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새미 기자 | psm@mediatoday.co.kr  

2012년 5월 18일 금요일

구 당권파들의 위험한 '언론관'


이글은 미디어스 2012-05-17일자 기사 '구 당권파들의 위험한 '언론관''을 퍼왔습니다.
[기자수첩]아직도 '언론의 피해자'라는 착각에 빠져 있는 그들

진보는 지금 위험에 처해 있다. 스스로를 ‘진보주의자’라 일컫는 어떤 종파적이고 수구적인 당권파가 아지도 진보를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 구 당권파는 마치 자신들만이 진보의 가치를 수호하고, 정당정치의 원리를 사수하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을 제외한 모두는 그들이 진보의 가치를 짓밟아도 너무 짓밟고 있다고 성토하고 있는 중이다.


▲ 통합진보당 이석기 당선자 ⓒ연합뉴스
통진당 구 당권파가 어떤 집단인지 이미 충분히 드러났다. 조중동 등 보수세력의 공격처럼 그들이 과거 주사파였고, 현재도 종북론자일지 모른다는 것은 그들을 설명하는 '본질'이 아니다. 그들이 현재까지도 사상적으로 그러한지를 확인하기도 쉽지않다. 과거에 그랬으니 지금도 그러할 것이란 단정은 위험하다. 설령, 그들이 그런 생각을 가졌다 한들 사상의 자유와 민주주의의 관용성 또한 존재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적 작동원리이다.
그들의 진짜 문제는 구 당권파로 집약되는 일군의 조직들이 한국 사회가 도달한 민주주의의 수준에 못 미치는 것을 넘어 '동행' 자체를 회의케 할 정도란 점이다. 절차적 민주주의에 대한 감수성이 없다는 것은 함께 납득할 상식적 기반이 부재하다는 얘기의 다름 아니다. 그게 진짜 문제다. 더욱이 이들은 지금 진보를 대변해 의회 진출을 앞두고 있다. 그런 이들이 의회에 진출한다면 그건 자체로 진보에 대한 중대한 모욕이자, 반 가치적인 상황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현재 어떤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이를 가장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건, 바로 이들의 ‘언론관’이다. 언론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각과 대처는 현재 그들의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단서다.
구 당권파가 보호하고자 하는 실체이자 경기동부연합의 이데올로그로 알려진 이석기 당선자는 “이번 사건의 본질 중 하나가 진보당에 대한 색깔공세와 부정의혹으로 야권연대를 파괴하려는 불순한 음모”라고 규정했다. 음모 주체는 “보수세력”인데 언론이 이러한 음모에 대해 “사실도 전혀 확인하지 않은 채 소설을 쓰며 일방적으로 집중포화를 쏟아 붓고 있다”고 개탄한다. 이 당선자는 이번 사태가 “언론의 엄청난 폭력”이란 입장이다.
청년 비례 대표로 당선된 김재연 당선자 역시 마찬가지다. 김 당선자는 유시민 대표에게 보낸 공개편지에서 현재의 상황이 “조중동의 언론플레이에서 시작됐다”는 시각과 함께 “‘총체적 부정, 부실’이라는 딱지를 붙인 진상조사결과가 보고서도 없이 언론에 대서특필 되었을 때, 제 자신이 얼마나 순진했었는지 명백히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인식은 구 당권파의 핵심으로 성남 중원에서 당선된 김미희 당선자 역시 마찬가지다. 김 당선자는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논란에 대한 입장’이란 논평에서 “모든 언론이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 없이, 실체적 진실에 대한 검증 없이, 조준호 진상조사위원장의 발표를 기정사실로 전제하고 통합진보당을 부정선거당으로 규정했다”고 규탄했다. 김 당선자는 특히, 당권파에 비판적인 언론 보도가 다수인 상황에 대해서 “기자들이 소속 언론사 입장 때문에 양심을 다 발휘하지 못한다”며 기자 개인의 양심과 언론의 기사가 다르다는 과감한 주장을 펴기도 했다. 구 당권파의 일원인 김선동 당선자 역시 ‘풀이 살아났다’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기자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상황을 왜곡했다”며 책임을 기자들에게 돌렸던 바 있다.
통진당 구 당권파 인사들의 ‘언론관’은 자신들이 ‘언론의 피해자’라는 점을 굳건히 믿는 태도로 요약된다. 이 강고한 피해자 논리는 자신들에게 불리한 보도를 한 진보언론마저 거침없이 고소 고발하겠다고 위협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기도 하다. 그들이 보기에 지금 언론들은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며, 전달도 제대로 하지 않는 비양심적 존재‘일 뿐이다. 여기에 대항하는 자신들은 사실을 알고 있는 박해자, 양심을 지키는 수호자라는 정서적 맥락이다.
이건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언론에 대한 그들의 태도는 곧 그들이 자신들 너머의 세상을 적개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구 당권파는 지금 같은 당에서 함께 정치적 전망을 꿈꾸었던 이들도 적개하고, 당 밖에서 그들을 지원했던 세력에 분노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심란한 건 그들에게 200만 표를 주었던 유권자 전체를 사실을 모른채 선동당하고 있는 존재들로 묘사하고 있단 점이다.
그래서 그들에겐 여전히 현재의 상황이 자신들을 탄압하기 위한 ‘보수세력의 음모’일 뿐이다.(그들에게 이 문제를 제기한 당원은 그래서 보수 세력의 ‘세작’일 뿐이다.) 이 모든 것은 ‘조중동의 언론플레이’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조준호 위원장은 조중동 기자가 아니다.  실체적 진실에 대한 검증은 오로지 자신들 혹은 당원들만 할 수 있는 것인데, 언론이 양심을 버리고 상황을 왜곡하고 있는 중이라고 믿는다.  
정신적 착란에 가까운 이 언론관의 근거가 되어주는 것은 ‘당원’이다. 구 당권파의 세계관에서 ‘당원’은 언론과 언론이 비추는 세상을 대체하고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다. 구 당권파는 사실을 인지하고 상황을 결정지을 수 있는 주체는 오로지 ‘당원’뿐이라고 말한다. 진조위 보고서가 사실이 아닌 이유도 당원 모두의 뜻이 아니기 때문이며,(이건 최소한의 인과도 되지 못한다) 언론의 비판이 사실이 아닌 이유도 당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이들은 당원 인식 전수조사라도 한 것인가?)
이들에겐 오로지 당원만이 ‘절대정신’이고 무오류의 화신이다. 이들은 유난스럽다고 할 정도로 당원의 의미와 결정을 강조하며 언론을 부정한다. 이석기 당선자는 사퇴 여부에 대해 “현재, 국민들은 정확한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 팩트를 전달받지 못하고 있다"며 ”유일하게 당원들에 의해서 직접 선출된 후보인 만큼 당원들 의사와 요구“에 따라서만 사퇴한다고 밝혔다. 김재연 당선자 역시 지금의 상황이 자신보다도 ”진보정당의 당원들에게 얼마나 가혹할지“를 염려하는 지경이다.  
언론을 자신들을 괴롭히는 ‘적’으로 규정한 채, 오직 ‘당원’만이 사실을 알 수 있고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다는 이들의 세계관은 정말 위험하다. “당원의 순결성을 자신들의 권력 기반으로 삼는 것”은 “패권적 엘리트주의의 또 다른 가면”이라는 것에 대한 합의가 끝났던 것이 벌써 수십 년 전의 일이다. 구 당권파의 문제는 표찰로 의사를 대리하는 형식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실제 사고가 여전히 아주 오래 전 어딘가에 머물러 있다는데 있다. 언론이 지금 벗기려고 하는 건 이들이 위장하고 있는 언론관 그리고 세계관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이 가면이 벗기는 게 당장에 진보 진영에 불리하고, 상황적으로 또 다른 중요한 문제들을 밀어내는 것으로 작동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가면을 끝내 벗겨내지 못한다면, 우린 또 오랫동안 진보적 사회에 대한 진보적 전망을 실현하는 진짜 진보적 절차를 유예해야 할 것이다.

김완 기자  |  ssamwan@gmail.com

2012년 5월 9일 수요일

‘신난’ 보수매체 이참에 ‘색깔론’ 융단폭격…본질 호도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5-09일자 기사 '‘신난’ 보수매체 이참에 ‘색깔론’ 융단폭격…본질 호도'를 퍼왔습니다.
“민주주의 얘기하는데 추잡 마녀사냥…국민 분노 제대로 짚어라”

보수언론들과 새누리당이 ‘통합진보당 사태’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눈에 ‘빨간렌즈 안경’을 덧씌우는 듯한 분위기다. 이번 사태가 경선과정에서의 문제점, 그리고 당내 계파간 갈등, 절차상의 문제 등으로 인해 야기된 사태임에도 보수진영은 ‘비장의 무기’인 ‘색깔론’을 꺼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를 전하는 보수매체들의 기사에서는 ‘종북’, ‘주사파’, ‘북한’과 같은 단어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당내 일부 세력의 ‘비진보적’ 태도는 여론의 비판을 어느정도는 감수해야 할 상황이지만 ‘색깔론’을 근거로 한 공격은 자칫 국민들이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데 있어서 혼선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겨레)는 9일 사설을 통해 “통합진보당 사태 와중에 일부 보수언론들이 몇몇 인사들의 과거 행적을 들춰내 마녀사냥식 사상검증을 벌이는 것은 꼴불견”이라며 “지금 민주주의 절차를 얘기하고 있는 것이지 사상을 얘기하고 있는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파워 트위터리안인 허재현 (한겨레) 기자(@welovehani)는 “조중동은 통합진보당 안에 주사파가 있다며 연일 맹공입니다. 언론이라면 솔직해집시다”라며 “국민이 화내는 게 주사파의 철학입니까. 당권파의 패권주의입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트위터 아이디 ‘zoc**’는 “나도 ‘반북좌파’를 자인하지만, NL 자체가 비난의 이유가 되어선 곤란하다. 통진당 문제에 대해 집중할 것은 ‘민주적 절차의 치명적 훼손’ 그 자체다. 그 훼손의 원인이 NL 노선이냐 아니냐는 그 이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본격적 ‘종북 의혹’ 제기한 보수 매체들…진보 “색깔공세를 즉각 중단하라”

(조선일보)는 8일자 신문 4면에 실린 기사에서 “통합진보당 안팎에서는 ‘이 당선자 뒤에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실세가 존재한다’는 말이 나온다”며 “야권 관계자는 ‘이 당선자가 총선에 나섰다는 것은 공개의 장으로 이석기를 내보내기로 했다는 의미’라며 ‘이를 결정한 배후 조직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경기동부의 1세대 지도자로는 이용대 전 민노당 정책위의장, 정형주 전 민노당 경기도당 위원장 등이 꼽힌다. 이 전 의장은 이른바 ‘일심회’ 사건 판결문에도 여러차례 등장한다”며 “주범 장민호 씨는 2005년 북한에 보낸 통지문에서 ‘당 정책위를 완전히 장악하도록 하여야겠습니다’라며 ‘정책위원장으로는 경기동부의 이용대를 내세우고...’라고 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5면을 통해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자들의 과거 행적에 대해 보도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비례대표 18번인 강종헌 후보자에 대해 “1975년 서울대 의대에 유학 와 있는 동안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사형을 선고받은 뒤 13년을 복역하고 석방됐다”며 “그는 대법원이 반국가단체로 판명한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한통련) 조국통일위원장을 지냈고, 역시 이적단체로 분류되는 범민련 해외본부 사무처장을 지냈다”고 설명했다. 

5번 김제남 당선자에 대해서는 “2006년 민주노동당 간첩단 사건인 ‘일심회’의 핵심 포섭대상으로 이들을 적극 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는 설명을 달았다. 15번 황선 후보자에 대해서는 “범청학련 남측본부 대변인 출신”이라며 “이 단체는 김정일을 가리켜 ‘7000만을 재결합할 민족지도자’, ‘구국의 영웅’ 등으로 불렀던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황 후보자가 평양에서 둘째 아이를 낳은 것과 관련해서도 “2005년 방북해 조선노동당 창건 60주년인 10월 10일 평양에서 제왕절개 수술로 둘째딸을 출산해 ‘원정출산’ 논란을 빚기도 했다”고 전했다.

(세계일보)도 9일자 신문을 통해 “총선 비례대표 경선 부정 파문에 휩싸인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상당수가 수상한 전력과 전과를 지닌 것으로 드러나 뒷말을 낳고 있다. 중앙선관위에 등록한 비례대표 후보 20명 중 국가보안법 또는 시국사건 관련 전과자만 11명에 달한다”며 (조선일보)와 비슷한 논조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에 대해 이지안 통합진보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근거가 없거나 별개의 사안을 끌고 와서 색깔론으로 매도하는 것은, 이번 ‘비례대표 파문’을 이용한 ‘통합진보당 죽이기 음모’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김제남 당선자가 2006년 간첩단 일심회 사건 때 핵심포섭 대상으로 이들을 적극 지원했다는 보도는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김제남 당선자가 2006년 간첩단 일심회 사건 때 핵심포섭대상으로 이들을 적극 지원했다는 보도는 사실무근”이라며 “황선 후보의 ‘평양 원정출산’은 합법적으로 통일부 허락을 받아 방북했을 때 일어났던 일로 색깔론으로 매도될 일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 부대변인은 “강종헌 후보의 1975년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 연루 의혹은 유신정권 치하에서 수없이 날조됐던 간첩단 조작사건 가운데 하나”라며 “보수언론은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들에게 퍼붓는 무차별적인 색깔공세를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아일보)는 9일자 1면을 통해 “정보당국은 현재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조직이 재건된 것으로 보고 민혁당 세력의 핵심인 하영옥 씨의 행방을 찾고 있는 것으로 8일 알려졌다”며 “당국은 민혁당 경기남부위원장 출신의 이석기 통진당 비례대표 당선자도 민혁당 조직 재건에 가담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추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민혁당에 대해 “북한에서 직접 지령을 받은 종북 지하당”이라며 “서울대 법대생이던 김영환 씨가 1991년 북한 잠수정을 타고 밀입북해 김일성 주석을 만나고 돌아온 후 1992년 위원장을 맡아 창당했다. 북한 현실에 회의를 품은 김 씨는 1997년 민혁당을 해체했지만 하영옥 씨 등은 반발해 민혁당 재건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보수언론, 당권파에 ‘더 버티라’고 주문하고 있는 셈”

이같은 ‘색깔론 제기’와 관련, (미디어오늘)은 지난 7일 “이들(보수언론)은 당권파가 국민 여론의 압박으로 ‘정리’되길 바라지도 않고 그렇게 될 거라고 믿지도 않는다. 공세를 강화할수록 당권파는 더 강하게 뭉칠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며 “특히 색깔론이라는 무기가 이들의 ‘상처’를 자극할 것이라는 것도 잘 안다. 이들 보수신문이 사태 해결을 위해 충고를 던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더 버티라’는 주문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미디어오늘)은 “‘더 버티라’는 주문 속에는 나름의 계산이 담겨 있다. 민주통합당과의 야권연대를 흔들고 대선까지 공세를 이어갈 수 있다면 보수신문 입장에선 더할 나위 없는 ‘호재’”라며 “‘진보당’이라는 약칭을 써가며 진보진영 전체를 싸잡아 위험세력으로 매도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그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과 여권의 실책이 은폐되는 효과는 ‘덤’이다. 국가보안법에 기생해 나름의 권력과 지분을 확보해 온 또 다른 ‘괴물’이 실체를 드러내는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도 색깔론 제기에 나서고 있다.

전광삼 수석부대변인은 8일 논평을 통해 “통합진보당의 실체가 한꺼풀씩 드러나고 있다. 그 때마다 국민들은 경악을 넘어 모골이 송연함을 느끼고 있다. 하나에서 열까지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대한민국 정당들과는 사뭇 다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전 부대변인은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원회에서 운영위원들이 보여준 표결방식은 대한민국 여느 정당들의 표결방식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며 “대의원들은 자리에 앉은 채로 자신의 이름이 적힌 노란 명패를 들어보이는 것으로 의사를 표시했다. 조선로동당이나 중국공산당의 표결방식과 흡사하다. 그들의 정치적 지향점에 의구심을 제기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더 이상한 것”이리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이상일 대변인은 6일 논평에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경선은 북한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반민주적 행태”라며 “그걸 당권파가 인정하지 않으면 않을수록, 책임을 지지 않고 버티면 버틸수록 당권파의 본색은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대변인은 “총선 때 통합진보당과 연대한 민주통합당은 ‘통합진보당이 잘못했다’는 원론적인 얘기만 하지 말고 통합진보당이 책임을 지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민주통합당의 입장을 선명히 밝혀야 한다”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야권연대’를 뒤흔들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민주당을 이끌고 있는 박지원 원내대표(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새누리당이 말로 색깔론을 제기하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라며 “우리 당은 거기에 놀아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박 원내대표는 “통합진보당이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잘못한 것은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해야 된다”면서도 “야권연대는 반드시 해야한다. 통합진보당이 슬기롭게 (사태를) 잘 해결해 줄 것을 거듭 부탁한다”고 말해 ‘연대’의 유효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문용필 기자

2012년 3월 28일 수요일

여론이 '중앙' 김진의 ‘색깔론’을 거부한 이유


이글은 미디어스 2012-03-27일자 기사 '여론이 '중앙' 김진의 ‘색깔론’을 거부한 이유'를 퍼왔습니다.
[비평]사실이 없는 색깔론의 무력함

다시, ‘색깔’이다. 선거를 보름여 앞두고, 조중동이 정치를 붉게 물들이고 있다. 소재는 ‘경기동부’다. 구태의연하더라도 다시 ‘주사파’ 타령이다. 시기는 맞춤하고, 의도는 적나라하다. 비판에 합세한 조중동의 흐름은 일치된 것이었고, 기사의 전개는 유려하다. 조중동은 경기동부를 호명하곤, 사실에 대한 확인과 검증을 건너뛰고 곧장 가정과 주장으로 향했다. SNS에 떠도는 이야기들을 최대한 기정사실화해, 상황을 최대한 익숙한 색깔론의 구도로 단순화했다.
26일까지는 조중동 모두에서 ‘스트레이트’가 범람하던 국면이었다. ‘적의 적은 친구’라는 차원에서 진중권 교수의 멘션이 인터뷰 코멘트처럼 널리 인용됐고, 조중동의 구미에 딱 맞는 이야기를 하는 변희재의 발언이 비중 있게 다뤄졌다. 이정희 의원은 ‘쉬리’의 여전사가 연상되는 ‘숙성 괴물’로 묘사되었고, 그녀의 남편은 신비감이 최대한 증폭된 ‘주사파의 이데올로그’로 표상됐다.
하지만 이 대표가 사퇴하고 통진당이 조선일보에 대한 취재거부를 선언한 27일로 접어들며 상황이 좀 변화하고 있다. 소설보다 더 흥미롭던 ‘스트레이트’의 국면이 지나가고, 주장/주의가 난무하는 ‘프로파간다’ 지면이 찾아오자 본색이 드러나고 있다. 


▲ 27일자 김진 칼럼 "역사가 이정희를 거부한 이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중앙일보 김진 논설위원이다. 새누리당 대변인으로 임명된 중앙일보 출신 이상일 대변인이 연일 '색깔론'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그의 동료였던 중앙일보 김진 논설위원은 이번 ‘색깔론’에 ‘운명’과 ‘영령’까지 끌어들였다. 김진은 ‘역사가 이정희를 거부했다’고 규정하며, “2년 전 유시민을 무대에서 끌어내렸던 국가안보의 영령”을 또 보았노라고 감탄했다.
김진의 논법을 따라 에두르지 말고, 질러 말해보자. 김진이 2년 전 사례를 꺼내들며, 경기동부를 희생양으로 삼아 원하고 있는 것은 새로운 ‘전선’의 구축이다. ‘MB심판론’의 총선이 아니라 ‘야당심판론’의 총선이다. 하지만 살아있는 권력이 버젓한데, 죽은 권력을 다시 심판하자는 건 논설위원 씩이나 되서 주장하기엔 멋쩍은 '프레임'이다. 제 정신을 가진 언론인이 말하기는 힘든 언어 도단다.
김진은 경기동부를 지렛대로 조중동은 죽은 권력을 심판하자는 낙후된 프레임을 버리고, 미래 권력(이 될지도 모르는 이들을) 심판하자는 세련된 논법을 출격시킨다. 실제, 조중동은 경기동부가 등장한 이후 부쩍 통진당이 원내교섭단체가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부각하고 있다. 김진은 아예 이정희를 향해 ‘의회 지도자’라는 표현까지 썼다. 진보정당 대표에 대한 유례없을 융숭한 대접은 역설적이게도 ‘야권 총선 승리=경기동부 미래권력’이란 도식의 구축을 위한 디테일인 셈이다. 
그러나 김진의 이 규정은 무리하다. 무수한 갈래 길과 드넓은 공백이 있다. 한 트위터리안은 이번 사건이 “골방에 있던 운동권 정파 조직이 세상에 드러난 일”이라고 했는데, 김진은 이를 받아 말하자면 “운동권 정파가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고 호들갑을 떨고 있는 셈이다. 그리곤 좌고우면하지 않고, ‘색깔론’으로만 일방 돌진했다. 전매특허의 발현, 전가의 보도, 거침없는 하이킥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잘 먹히지 않는다. 트위플은 ‘주사파의 실체가 드러났다’는 설레발에 비해 여전히 이정희 엄호 양상은 두드러지고, 야권연대에 대한 지지가 공고하다는 점은 여론조사 결과로 확인된다. 왜 일까? 일차적으로 말하면 ‘사실’의 힘이 없기 때문이다. 조중동은 경기동부에 대한 ‘사실’을 갖고 있지 않고, 주사파에 관한 ‘취재’된 진실이 없다. 다만, 누구나 할 수 있는 ‘가정’을 기정사실로 변환하는 논리적 ‘기술’로 사건을 구성하고 있을 뿐이다. 늘 팔아왔던 ‘색깔론’을 도래한 정치의 계절에 다시 팔고 있을 뿐이다.
이건 흡사, 아스팔트 우파라고 불리는 어르신들이 집회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미국이 도와줘 우리가 이만큼 살게 됐다’고 주창하는 안보에 대한 절대적 믿음 같은 것과 다르지 않다. 내용적으로 빈약하고, 효과 면에선 낙제점이다. 실상, ‘색깔론’이라고 하는 전가의 보도가 이렇게 무딘 칼이었단 점은 놀랍기까지 하다. 지난 십 수 년 간 조중동이 휘둘러 온 ‘색깔론’에 비해 조중동 내부에 축적된 내용의 실체는 트위터에서 떠도는 멘션만큼도 안 된다. 조선은 87학번 이정희를 92년에 결성된 전국연합이 육성했다고 할 만큼 부정확하고, 중앙일보 김진은 ‘영령’을 끌어들이지 않고선 논리를 세우지 못할 정도로 감정적일 뿐이다.
경기동부의 실체에 대해 조중동은 거의 아는 게 없다는 점, 김진이 주사파에 관한한 ‘카더라 통신’ 이상의 정보력이 없다는 점은 그 자체로 매우 시사적이다. 이는 조중동이 누군가에겐 잘 들리지만, 대부분의 이들에겐 전혀 소구되지 않는 메아리라는 점을 보여준다. 양질의 정보가 거의 무제한적으로 제공되는 미디어환경에서 늘 같은 얘기를 하지만 별다른 정보는 없는 김진과 같은 언론인의 존재감은 점점 옅어질 수밖에 없다. 


▲ 이정희 대표가 사퇴한 이후에도 조선일보는 계속 '경기동부'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스트레이트를 가장한 '소설'이 범람했는데, 통합진보당은 결국 조선일보에 대한 취재 거부를 선언했다.

그래서, 다시 제기된 ‘색깔’이지만 이번 선거도 ‘색깔’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 조중동이 열과 성을 다해 이 대표와 야권연대를 물어뜯는 시간에도 여론은 야권연대를 찍겠단 의지를 다졌다. 김진이 과대망상적 역사를 본 순간,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정희 대표의 사퇴를 정점으로 여론이 다시 ‘정권심판론’을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과학'을 전했다. 야권이 ‘잡음’을 일으킬 때, 이를 색깔론으로 역공한 조중동의 타이밍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영향력은 신통치 않다. 구성력이 너무 떨어지고, 구성 자체가 견딜 수 없이 진부하다. 단언하건데, 김진이 말한 ‘역사의 비상한 작동’ 같은 건 없다. 경기동부가 호명되고 또 주사파 타령이 울려 퍼지지만 조중동이 원하는 ‘전선’은 도래하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영령'을 끌어들이는 것은 이미 '이성'의 영역이 아니라는 자기 고백같은 것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