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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18일 토요일

SLS 이국철 수사 종결, 입 다문 ‘지상파’


이글은 미디어스 2012-02-17일자 기사 'SLS 이국철 수사 종결, 입 다문 ‘지상파’'를 퍼왔습니다.
구속기소는 5명 뿐…유독 MB에만 너그럽다?

이국철 SLS그룹 회장의 정ㆍ관계 로비에 대한 검찰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실패한 로비’라는 게 그 결론이다. 로비자금은 ‘배달사고’로 인해 윗선까지 가지도 못했다는 것이 발표의 골자라 해도 틀리지 않는다. 또한 지상파 언론들도 이 ‘권력형게이트’를 애써 외면하고 있다.
검찰은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박배수 전 보좌관, 문환철 대영로직스 대표, 대구에서 지역사업을 하고 있는 이치화 씨를 비롯해 로비를 벌인 이국철 회장 등 5명에 대한 구속기소 사건을 종결했다.
다만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이상득 의원실의 계좌에서 발견된 7억 원의 뭉칫돈에 대해서는 별도로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민주통합당 신경민 대변인은 “예상했던 대로”라면서 “신재민 전 차관에 대한 수사는 미흡했고, 박영준 전 차관에 대해서는 본격적인 수사도 들어가지 못했다”고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또한 “박배수 전 보좌관(이상득 의원실)이 6억 5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볼 때 상급자에게는 얼마나 갔을지 궁금하다”며 검찰수사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 2월 16일 SBS '8뉴스' 캡처

MB정권 비리의 한 축으로 꼽혔던 SLS 이국철 회장의 정ㆍ관계 로비사건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종결했지만 KBS 는 단신으로조차 보도하지 않았다. MBC (뉴스데스크)에는 간추린뉴스를 통해 ‘이상득 의원 7억 원 별도 수사 진행’이라는 문구만이 등장했다.
SBS (8뉴스)만이 ‘이국철 수사 종결…이상득 뭉칫돈 계속 수사’ 리포트로 “검찰은 이 회장이 제기한 정관계 로비 의혹이나 SLS조선 워크아웃 결정의 부당성 등 주장의 상당 부분이 근거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관련 소식을 전했을 뿐이다.
SBS는 “일본에서 접대를 받은 의혹이 제기됐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은 무혐의”, “이 회장을 만났던 김준규 전 검찰총장은 ‘로비와 관련이 없다’며 조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문환철 씨를 통해 벌였다는 검찰 고위층 로비 의혹도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과거 SLS 이국철 회장은 신재민 전 문화부 차관, 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장,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임재현 청와대 정책홍보비서관, 권재진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의 이름을 거론했다. 이후 이 회장이 김준규 전 검찰총장을 만났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의혹은 커졌다. 그야말로 MB 정권에서 ‘한 자리 한다’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이국철 회장의 구속수감 이후 폭로된 비망록에는 불교계 고위인사인 조계종 삼화불교 총무원장인 혜인스님이 “더 이상 폭로와 기자회견을 하지 말라”며 “구속 안 시킬 테니 다 덮자”고 회유했던 내용도 사실로 드러났다. 곧바로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이 이름이 등장했다. 이 의원을 측근에서 15년간 보좌한 박배수 씨가 이국철 회장으로부터 구명로비 자금을 받아 챙겼다는 게 그것이었다. 그렇게 이국철 회장의 정ㆍ관계 구명로비는 ‘이국철 게이트’로 불리며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검찰은 이국철 회장이 60억 원을 정ㆍ관계 로비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금액 역시 40억 원만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그 가운데, 문환철 대표에게 건네진 30억 원 중 실제 윗선에 전달된 것은 이상득 의원실 박배수 보좌관에 6억 원 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문 대표는 30억 원 중 나머지 돈은 회사자금이나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결론지었다. ‘배달사고’로 인해 실세에는 돈이 도달되지 못했다는 얘기다. 실패한 로비라는 것인데, 그 말을 100% 믿는다고 하더라도 검찰이 해명해야 할 부분은 있다.
검찰이 인정한 로비자금은 40억 원. 문환철 대표를 통해 들어간 것이 30억 원. 나머지 10억 원의 행방이 묘연하다. 신재민 전 차관에 대해서는 검찰은 1억 300만원만 인정했다. 또, 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장, 임재현 청와대 정책홍보비서관, 권재진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부분도 빠져있다.
검찰은 해당 3명에 대해 지난해 12월 말 “서로 진술이 엇갈리는 등 증거 부족”, “양측 주장 모두 믿을 수 없다”며 무혐의 처리했다. 권력실세 중 구속 기소된 고위직은 신재민 전 차관으로 끝났다.
지상파 뉴스들은 MB정권의 측근비리가 ‘박희태 전 국회의장’으로 옮겨갔기에 이국철 사건에는 시들했던 것일까. 그 역시 말이 되지 않는다. ‘뿔테남’이 16일 극비리에 입국해 검찰조사를 받았지만 이를 주목한 곳은 KBS 가 유일했다.
‘뿔테남’은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앞서 고승덕 의원에 돈봉투를 직접 전달한, 당시 박희태 캠프 전략기획팀에서 선거운동을 담당한 곽 아무개 씨다. 다른 의원들에게도 돈 봉투가 전달이 됐는지 그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이다. 유독 MB 측근 및 친인척 비리에만 너그러웠던 지상파 뉴스, 이국철 SLS 그룹 로비 수사종결에 무관심했던 것은 그 연장선이라고 봐야 할까? 뉴스를 보는 시청자들만 답답하다.

2012년 1월 26일 목요일

[사설] ‘정권 실세’ 수사, 검찰의 마지막 명예회복 기회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1-25일자 사설 '[사설] ‘정권 실세’ 수사, 검찰의 마지막 명예회복 기회다'를 퍼왔습니다.
현 정권 고위 인사들의 비리가 둑이라도 터진 듯 쉬지 않고 터져나오고 있다. 이번엔 청와대 정책실장 출신의 윤진식 한나라당 의원이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한테서 수천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2010년 12월 이명박 대통령의 친구이자 후원회장이던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구속 이후 지금까지 청와대와 정권 실세들의 비리 행진이 1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는 이 대통령의 자화자찬이 무색하게 정권 핵심 비리가 잇따라 터지고 있으나 배후와 실체가 속시원하게 밝혀진 적은 거의 없다. 검찰이 임명권자의 눈치를 보거나 무능한 탓이다.
검찰이 수사중인 사건은 여럿이다. 이국철 에스엘에스(SLS)그룹 회장 로비 의혹 사건과 김학인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한예진) 이사장 로비 의혹 사건은 추가 수사중이고, 한나라당 돈봉투 사건도 아직 진행중이다. 서울 내곡동 대통령 사저 건립 의혹도 검찰에 계류중이다.

에스엘에스그룹 사건에선 이상득 의원 비서들이 관리하던 계좌에서 거액의 뭉칫돈이 발견됐는데도 검찰 수사는 오리무중이다. 한예진 수사에서도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양아들로 불리는 정용욱씨가 <교육방송> 이사 선임이나 이동통신용 황금주파수 낙찰 등과 관련해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으나 정씨의 해외도피로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중앙선관위 누리집 디도스 공격 사건처럼 이 사건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비서’나 ‘보좌관’ 선에서 끝나고 윗선에 대해선 결과적으로 면죄부를 주고 있다는 점이다. 설득력 없는 수사결과를 내놓고는 “배후를 밝히는 건 신의 영역”이라고 변명하는 것은 무기력한 검찰의 자기고백일 뿐이다.

대통령 임기 말이라 검찰이 정권과도 각을 세울 것이라는 예측이 적잖았다. 그러나 정권 초에 비해 그리 달라진 것 같지 않다. 한나라당 돈봉투 사건에서 늑장수사를 벌이고 대통령 가족들의 배임 혐의가 뚜렷한 내곡동 사저 건립 의혹 사건 수사도 지지부진하다. 검찰에 주어진 사실상 마지막 명예회복 기회임에도 여전히 청와대 눈치를 보고 있다는 의혹을 지우기 어렵다.

야당들이 총선을 앞두고 일제히 검찰 개혁을 공언하고 있는 것은 순전히 검찰의 업보다. 국민들이 이해할 만한 수사결과를 내놓지 못한다면 검찰은 개혁 대상으로 국민의 심판대에 오를 각오를 해야 한다.

2012년 1월 5일 목요일

[사설] 최시중 위원장, 사퇴하고 검찰 수사 받아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1-04일 사설 '[사설] 최시중 위원장, 사퇴하고 검찰 수사 받아야'를 퍼왔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실세 중의 실세’가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라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만사형통’ ‘방통대군’이라는 별명이 이들의 위상을 잘 말해준다. 나는 새도 떨어뜨릴 만큼 막강한 위세를 부려온 게 두 사람이다.
이들을 둘러싸고는 그동안 좋지 않은 소문과 의혹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아니나 다를까, 이 의원의 보좌관인 박배수씨가 이국철 에스엘에스(SLS)그룹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최 위원장 역시 측근 비리 의혹이 튀어나왔다. 그의 정책보좌관이던 정용욱씨가 (EBS) 이사 선임 로비 명목으로 수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다. 절대권력은 절대로 부패한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새삼 돌아보게 한다.
최 위원장은 이런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한다. 실제 검찰 수사는 갓 걸음마를 뗀 단계여서 최 위원장은 고사하고 정씨의 혐의에 대해서도 아직은 밝혀낸 게 별로 없다. 게다가 정씨는 사실상 해외도피중이어서 수사 결과가 이른 시일 안에 나올 것 같지도 않다. 그러나 의혹은 뭉게구름처럼 피어오른다. 과연 뇌물 제공자는 정씨 한 사람을 쳐다보고 그런 거액을 건넨 것일까. 정씨는 검은돈의 최종 종착지일까, 아니면 창구일까.
관심의 초점은 검찰이 이 사건을 어디까지 파헤칠 것인지에 모아진다. 검찰은 아직까지 권력의 심장부를 제대로 겨눈 수사를 한번도 하지 않았다. 만약 이번에도 몸통을 밝혀내지 못한 채 꼬리 자르기나 깃털 뽑기 정도에 그친다면 국민적 분노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검찰 수사와는 별개로 최 위원장은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옳다. 자신의 ‘양아들’이라는 말까지 들어온 최측근이 엄청난 비리 혐의에 연루됐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책임을 면하기 힘들다. 게다가 정씨가 비리를 저지르게 된 근본 원인은 바로 최 위원장 자신에게 있다. 최고 권력실세로서 막강한 위세를 자랑하며 각종 밀실인사에다 업무 전횡을 일삼으니 측근한테 파리떼가 꼬이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최 위원장은 “검찰 수사에서 시비가 가려질 것”이라는 따위의 주장을 하기에 앞서 당장 사임해 검찰 수사에 충실히 협조하는 것이 마땅하다. ‘만사형통’은 그나마 총선 불출마 선언이라도 했는데 ‘방통대군’은 계속 자리에 남아 있겠다고 하면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는가.

2012년 1월 4일 수요일

'방통대군'님, '만사형통'의 길을 따르시지요


이글은 미디어스 2012-01-03일자 기사 '[기자수첩] 그들은 왜 '싱가포르'를 가나?'를 퍼왔습니다.
[기자수첩] 그들은 왜 '싱가포르'를 가나?


▲ 최시중 방통위원장ⓒ연합뉴스
‘방통대군’과 ‘만사형통’이라고 했다. 이상득 의원과 최시중 방통위원장 말이다. ‘대통령의 멘토’라는 고상한 표현도 있지만, 약하디 약하다. 이 정권에서 이상득 의원과 최시중 위원장의 위세를 설명하는데 ‘멘토’란 단어는 격이 맞지 않는다.
차라리 ‘상왕’과 ‘전천후 요격기’라면 모르겠다. 이상득 의원의 위상은 문자 그대로 왕 위의 왕이었다. 오죽하면 이명박 정권을 영일만 정권이라고 하겠는가. 최시중 위원장은 스스로의 역할을 “대통령이 어려울 때 전천후 요격기처럼 긴급 투입되는 것”(2008.02.01 조선일보 인터뷰中) 이라고 규정한바 있다. 실제, 그렇게 했다.     
‘상왕’은 이미 용퇴를 당했다. 주목할 점은 능동적 선택이 아니라 상황에 떠밀려 피동적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단 점이다. 의원실의 보좌진 7명 가운데 5명이 이국철 SLS 회장 등으로부터 받은 거액의 돈을 세탁하는데 가담했단 사실이 밝혀져 어쩔 수 없었다. ‘상왕’은 불출마 형식의 용퇴를 선언하며, 더 이상의 책임은 묻지 말아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런데 그렇게 끝날 것 같지는 않다. 물론, 검찰은 이상득 의원의 메시지를 충실히 받잡을지 모른다. 하지만 행여 4월 총선에서 여소야대 정국이 온다면, 12월 대선에서 정권교체라도 된다면 이상득 의원은 반드시 청문회에 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이상득 의원실을 ‘도둑놈 소굴’이라고 부른다. 굳이, 야권의 설명이 아니더라도 이상득 의원실의 수상한 점은 수두룩하다.
하지만 이상득 의원은 아직까지는 한 마디로 버티고 있다. 자신은 몰랐다는 것이다. 직원들의 비리란 얘기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이상득 의원의 논리대로라면, 결혼식 축의금은 혼주의 것이 아니라 접수받은 사람의 것이냐고 맞서고 있다. 이상득 의원이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돈을 받은 보좌관은 이상득 의원이 코오롱에 있던 시절부터 알고 모신 보좌관이다. 계좌의 돈을 관리한 여직원 역시 코오롱 출신으로 21년째 이상득 의원의 비서를 지내고 있다. 사회에선 일반적으로 이런 관계를 ‘자식 같은 사람들’이라고 한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비리 혐의가 폭로됐다. 아직은 ‘설’, 구체적 사실보다 정황에 가깝다. 한국일보가 단독 보도한 의혹의 개요는 그러나 간단하고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한국방송예술진흥원(이하 한예진) 김학인 이사장이 EBS 이사가 되기 위해 최시중 위원장 측에 억대 금품을 건넸다는 것이다. 최시중 위원장 측으로 표현되고 있는 인사는 정용욱 전 방통위 정책보좌역을 말한다.
정 전 정책보좌역은 기묘한 인물이다. 방통위 직원들은 그를 ‘최시중 위원장의 양아들’이라고 부른다. 별다른 정치 경력이 없이 한섬기획이라는 정치 컨설팅 회사를 하던 그는 여론조사 전문가라는 칭호를 달고 이명박 캠프의 ‘언론특보’를 지내며 이 정권과 관계를 시작했다. 한국갤럽 사장을 지낸 최시중 위원장의 천거였다고 알려지는데, 얼마나 사이가 각별했는지 지난 2008년 최 위원장이 방통위원장에 취임할 때 보직에 없던 자리를 신설해 데려왔을 정도다. 이후 ‘최 위원장의 복심’이라고 불리며 방통위의 최고 실세이자 막후 조정자로 활동했다. 그런 그가 지난 해 10월 갑작스레 사표를 제출하고 현재는 싱가포르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일보 보도에 대해 최시중 위원장은 사실무근이란 입장이다. 정당한 절차를 거쳐 김학인 씨를 EBS이사에 선임했을 뿐, 금품 수수는 전혀 없었단 얘기다. 그러나 금품 수수는 전혀 없다는 방통위는 “정 모 정책보좌역의 금품수수 여부에 대해서는 검찰의 수사에서 시비가 가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닮아 있다. 선긋기, 꼬리 자르기, 발 빼기다. ‘상왕’ 이상득 의원이 그랬던 것처럼 설령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한들 자신은 몰랐고 상관없단 얘기다. 하지만 김학인 씨는 EBS이사가 됐고, 만약 이 과정에서 돈이 건네졌다면 이게 누굴 향했던 것인지 자명한 일이다. 공식적으론 4급 연구 인력에 해당하는 직위를 가진 정 전 보좌관이 EBS 이사 선임을 독단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인지는 상식적 판단에 맡긴다.
돈을 건넸다고 하는 사람의 혐의가 명백하다고 해도 검찰이 정용욱 씨를 부를지는 미지수다. 이번 정권에서 밝혀지지 않는다 해도 이상득 의원과 마찬가지로 최시중 위원장 역시 다음 국회에서 청문회를 피해가긴 어려울 것이다. 최시중 체제의 방통위는 각종 특혜와 꼼수 그리고 반칙이 난무했다. 
하지만 설령 그렇다고 해도 당장에 최시중 위원장의 거취 문제는 남는다. 똑같은 상황을 두고 ‘상왕’은 용퇴를 당했는데, ‘전천후 요격기’는 격침을 당하지 않는다면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명박 정부 이후 완벽하게 닮은 길을 걸고 있는 그들이라면,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것이 합당해 보인다.
그리고 또 한가지 닮은 점이 있다. 이상득 의원의 아들 이지형씨가 얼마 전 싱가포르로 이민을 갔다. 공교롭게도 최시중 위원장의 양아들로 불리며 방통위를 주물렀던 정용욱 전 정책보좌역도 싱가포르에 있다고 한다. 참고로 싱가포르는 ‘조세회피지역’으로 국세청과 검찰청의 압수수색이 사실상 불가능한 지역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이 시형씨가 다니고 있고, MB 실소유주 논란이 여전한 ‘다스’ 역시 본사를 싱가포르로 이전한단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냥 다 우연일까? 그렇다면 우연에 우연이 겹쳐지고 있다. 그것도 임기 말 매우 공교로운 시기에 약속이라도 한 듯 말이다.

2011년 12월 17일 토요일

[사설] 김준규 전 총장의 정권 협박성 발언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2-16일자 사설 '[사설] 김준규 전 총장의 정권 협박성 발언'을 퍼왔습니다.
김준규 전 검찰총장이 재임 시절 로비스트인 문환철씨의 소개로 이국철 에스엘에스(SLS) 회장을 만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검찰 총수가 재판이 진행중인 사건의 피고인을 만난 것부터 부적절하기 짝이 없지만 더욱 해괴한 것은 그의 변명 태도다.
그는 엊그제 기자회견을 자청해 “총장으로서 상황 판단을 하기 위해 만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매우 묘한 말을 남겼다. “내가 열 받아서 (총장 때 일을) 다 까버리면 국정운영이 안 된다”는 발언이다. 전직 검찰총장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놀라운 발언이다. 예전에 장세동씨가 “내가 입을 열면 국가와 국민이 불행해진다”는 말을 한 적도 있지만, 김 전 총장의 발언은 이에 못지않다.
김 전 총장의 발언은 아무리 봐도 현 정권과 검찰에 대한 경고 내지 협박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검찰로서는 이 회장이 비망록을 통해 주장해온 내용이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 구명로비 의혹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불가피한 형편이 됐다. 원칙적으로 김 전 총장도 수사 대상에서 예외일 수 없다. 게다가 김 전 총장은 “1심 재판이 끝난 시점에 이 회장을 강남의 한 레스토랑에서 한번 만났다”고 주장했으나,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각각 남산의 한 클럽과 강남의 고급식당에서 두 차례 만났다”고 주장했다. 창원지법에서 1심 재판이 끝난 것이 2010년 11월19일이었으니 김 전 총장은 1심 재판이 진행중인 시점에도 이 회장을 만난 셈이 된다. 이런 기초적인 사실관계부터 확인하지 않고 어물쩍 넘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김 전 총장은 누구보다도 현 정권의 비밀과 구린 구석을 시시콜콜히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재임 시절 다룬 사건만 대략 꼽아봐도 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한상률 전 국세청장 수사, 에리카 김에 대한 면죄부 등 핵폭탄급 사건들이 널려 있다. 하나같이 진실이 밝혀지면 정권의 명운을 뒤흔들 사건들이다. 하지만 김 전 총장이 재임중 취득한 비밀을 개인의 방패막이로 삼는다면 너무나 비겁하고 치졸하다. 정말 묵과할 수 없는 정권의 잘못이 있었다면 이를 낱낱이 밝혀 역사의 교훈으로 남기는 게 오히려 올바른 태도다. 검찰 역시 김 전 총장의 협박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 검찰이 이 사건의 흑막을 얼마나 철저히 파헤칠지 지켜보겠다.

2011년 12월 10일 토요일

'도덕적으로 완벽한' MB 정권, 쏟아지는 측근,친인척 비리


이글은 프레시안 2011-12-09일자 기사 ''도덕적으로 완벽한' MB 정권, 쏟아지는 측근,친인척 비리'를 퍼왔습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대통령의 친인척과 측근 비리에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이국철 SLS회장의 폭로는 현 정권 실세들의 무덤이 되고 있다.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구속기소로 마무리되는 듯 싶었던 수사는 박영준 전 차관과 이상득 의원 박 모 보좌관으로 확대되고 있다. 박 보좌관은 로비명목으로 현금 7억원과 고급시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 (부장 심재돈)은 8일 LS그룹 구명로비를 한 혐의로 구속된 대영로직스 문 모 대표가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 박 모씨에게 "7억원 가량의 현금을 건넸다"고 진술한 내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문 대표의 진술에 따라 시중은행 압수수색과 계좌추적을 통해 물증을 확보했다. 또 박 보좌관은 문 씨에게 5백여만원 상당의 까르띠에 시계를 받은 뒤 수사가 시작되자 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3억여원 외에 추가로 받은 돈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돈이 이상득 의원에게 흘러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측근외에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도 청와대를 난감하게 만들고 있다. 영부인의 사촌형제가 제일저축은행 구명로비 명목으로 4억여원을 받았다는 진술이 나왔다.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을 구속수사하고 있는 저축은행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권익환 부장검사)는 이 대통령의 사촌처남인 김재홍 세방학원 이사에게 구명 로비 명목으로 4억원 가량 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김 이사를 7일 출국금지 시켰다. 그러나 김 이사는 "유 회장과 골프를 한두번 친 사이일 뿐"이라며 로비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합동수사단은 유 회장의 진술에 따라 그가 김 이사에게 건넸다는 돈을 김 이사가 개인적으로 모두 사용했는지, 아니면 김 이사가 저축은행 경영실태 조사를 담당했던 관계기관 인사들에게 건네졌는지 집중조사하고 있다. 특히 합동수사단은 유 회장의 통화기록을 조회한 결과 저축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실태조사 방침이 발표된 7월 초에 통화가 집중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출장중 SLS 그룹에게 접대를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도 이번 주말 검찰에 소환됐다. 

이국철 회장은 지난 9월 "박 전 차관이 일본에 출장갔을때 SLS그룹 일본법인장을 통해 4백만~5백만원 상당의 향응을 접대했다"고 폭로했으나 박 전 차관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 일본법인장 권 모씨가 검찰에 출석해 향응 접대 사실을 밝히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권 씨는 '2009년 5월 도쿄의 한 단란주점에서 박 전 차관을 접대해 술값 20만엔을 냈으며, 박 전 차관이 이용한 승용차 렌트비 10만엔도 계산했다'는 증언과 함께 김형준 전 청와대 춘추관장도 동석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또 김 전 춘추관장은 이 회장의 의혹 제기 이후 권 씨에게 연락해 'SLS가 비용을 계산한 3차 술자리는 없었던 것으로 하자'고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청와대, 입장 표명도 못해

"도덕적으로 완벽하다"던 이명박 정권은 임기말에 이르자 연일 측근비리와 친인척비리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모양새다. 

측근비리가 불거지기 시작하자 '측근비리를 엄단하겠다'던 청와대는 계속되는 측근비리와 친인척비리에 입장 표명조차 꺼내지 못하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 9월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과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이 부산저축은행 비리로 잇달아 구속되고,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뇌물을 건넸다고 폭로하자 이 대통령은 "대통령 칙인척이나 측근일수록 더 엄격하게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확대되는 측근비리와 친인척비리까지 터져나오자 이 대통령은 지난 10월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측근 비리는 더욱 철저히 조사해 지위 고하를 불문하고 엄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측근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영부인의 사촌형제까지 거론될 정도로 친인척 비리가 확대되자 청와대와 이 대통령은 '엄단'을 강조하던 10월과 달리 입장 표명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처남인 김 이사의 출국금지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수사중인 건이라 말하기 곤란하다"고 밝혔으며, 대통령 역시 별도의 입장 표명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미 기자voice@voiceofpeople.org

2011년 11월 30일 수요일

[사설]“창피해서 얼굴도 못 들겠다”는 검사들


이글은 경향신문 2011-11-29일자 사설 '[사설]“창피해서 얼굴도 못 들겠다”는 검사들'을 퍼왔습니다.
부산에서 발생한 ‘벤츠 여검사’ 사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문제의 검사가 벤츠 승용차와 540만원짜리 샤넬 명품 백을 받은 데 이어 변호사를 통해 자신의 인사를 청탁한 정황까지 드러나고 있다. 여기에 그제는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그룹을 살리기 위해 검사장급 11명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는 비망록이 공개되고, 검찰이 중립성을 지키지 못했다며 또 다른 여검사가 사표를 제출해 검찰의 명예가 그야말로 땅에 떨어졌다. 일선 검사들 사이에 “창피해서 얼굴을 들지 못하겠다”는 말도 나온다고 한다. 

검찰이 맞고 있는 현 상황은 ‘총체적 위기’라는 상투어로도 표현이 부족하다. 이런 검찰에 어떻게 거악척결과 정의구현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는 국민들의 장탄식이 곳곳에서 들린다. 그런데도 검찰은 이런 국민의 분노와 우려를 아직도 절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검찰은 이미 7월에 진정이 접수돼 있었음에도 4달 가까이 사실상 감찰 조사를 벌이지 않았음이 밝혀졌다. 사건이 터진 뒤에도 개인적인 친분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은 채 사표를 받았다. 비위 공직자 처리 규정을 위반하면서까지 사건을 묻으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8월 한상대 검찰총장이 내부 비리 척결을 외친 것이 시늉에 지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런 안이한 태도는 이 사건 수사를 맡고 있는 부산지검의 태도에서도 묻어난다. 부산지검은 여검사가 벤츠를 제공한 변호사를 통해 인사청탁을 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 제대로 규명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뒤늦게 어제 전담수사팀을 구성했지만 지금과 같은 태도라면 제 식구 감싸기로 비칠 수밖에 없다. 그런가 하면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했다며 여검사가 사표를 내는 ‘사태’가 벌어졌는데도 검찰은 묵묵부답, 오불관언의 태도다. 검사의 도덕성과 정치적 중립성은 별개의 것이 아니다. 검찰의 엄정한 중립은 검사들의 높은 도덕성 위에서만 가능하다. 
이제 검찰은 스스로가 다른 조직보다 우월하다는 환상부터 버려야 한다. 검찰은 수사권 다툼을 벌일 때마다 경찰의 도덕성을 거론하며 뇌물과 사건 조작이 횡행할 위험이 있다고 하지만 국민의 눈에 비친 모습은 난형난제다. 검찰의 중립성과 도덕성 유지는 감찰을 통한 내부 감시나 검사들의 자정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이번 사건은 입증하고 있다. 결국 해결책은 검찰에 대한 외부 견제가 될 수밖에 없다. 또 이런 구조적인 문제는 개인의 선의에 맡길 게 아니라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진정 “얼굴을 들고 다니기 부끄럽다”면 검찰은 이런 견제 장치를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