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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21일 목요일

저축은행 은닉재산 3327억 찾았지만, 정·관계 수사는 제자리


제자리가 아니라 눈감는거겠지..
이글은 경향신문 2012-0620일자 기사 '저축은행 은닉재산 3327억 찾았지만, 정·관계 수사는 제자리'를 퍼왔습니다.

ㆍ합동수사단 중간 수사 결과 발표

대검찰청 산하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지난 5월 영업정지된 4개 저축은행(솔로몬·미래·한국·한주)에 대한 수사결과를 20일 발표했다.

검찰은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50)과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55) 등 12명을 구속했다.

검찰이 밝혀낸 4개 저축은행의 불법대출 규모는 1조2882억원에 이른다. 대주주가 개인적으로 빼돌리거나 은행에 피해를 준 금액은 1179억원에 달했다. 비리 관련자들의 은닉재산 3327억원도 찾아내 환수조치했다.

합수단은 그러나 영업정지를 막기 위한 은행들의 정·관계 로비 수사는 별다른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

▲ 임석·김찬경 등 12명 구속불법대출 총 1조2882억원이상득 사법처리 할 수도

김찬경 회장이 로비를 위해 정·관계 마당발인 임석 회장에게 20여억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지만 이 돈의 사용처는 오리무중이다.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77)은 저축은행 수사 초기부터 핵심 수사 대상으로 부상했지만 검찰은 “수사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검찰이 현 정권 실세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대주주가 저축은행에서 빼돌린 돈을 밝히는 데 치중했다”며 “앞으로 횡령액의 사용처를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대주주가 개인적으로 빼돌린 돈 중 일부가 구명 로비에 쓰인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향후 검찰의 정·관계 로비 수사의 핵심은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에게 집중돼 있다.

이 전 의원은 영업정지 위기에 놓인 저축은행에서 구명 청탁과 함께 4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 전 의원실 여비서의 차명계좌에서 출처 불명의 자금 7억원이 입출금된 사실도 드러났다. 이 전 의원은 “7억원은 안방 장롱 속에 보관하던 개인자금의 일부”라는 소명서를 제출했다. 

합수단은 지난 3월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심재돈 부장검사)가 수사해온 ‘장롱 속 7억원’에 대한 수사 자료를 넘겨받아 보강조사를 해 왔다. 그러나 3개월 넘게 별다른 수사 실적이 없는 셈이다.

이 전 의원은 금융실명제법 위반을 자인한 채 이 돈의 출처에 맞춰진 검찰 수사를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받아왔다. 그만큼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 전 의원의 사법처리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아직 이 전 의원을 소환조사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의원에 대한 수사를 묻는 질문에 “묵묵히 앞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회장(69)이 김찬경 회장의 청탁을 받고 미래저축은행에 유상증자를 지시했는지 여부도 조사 중이다.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인 하나캐피탈은 지난해 9월 퇴출설이 돌던 미래저축은행의 유상증자에 145억원을 투자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 회장에게 돈을 줘서 부탁한 정황이 나오거나 배임이 드러나면 김 회장을 소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하나캐피탈을 압수수색해 유상증자 결정과 관련된 문서를 확보했다.

검찰은 또 청와대 김모 행정관이 미래저축은행에서 친형의 대출을 알선하고, 법정관리 중인 형의 병원을 김찬경 회장이 매입하는 과정에 개입했는지도 살피고 있다. 김 행정관은 해당 의혹이 불거진 후 대기발령됐다.

김찬경 회장이 임석 회장에게 금감원 검사를 무마하는 로비를 해달라며 건넨 현금 20억원과 금괴, 그림의 전달 경위도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일단 다른 누군가에게 전달되지 않은 상태의 해당 금품을 임 회장으로부터 제출받았다. 그러나 검찰은 다른 경로로 금품이 정권 핵심 인사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2011년 12월 17일 토요일

[사설] 김준규 전 총장의 정권 협박성 발언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2-16일자 사설 '[사설] 김준규 전 총장의 정권 협박성 발언'을 퍼왔습니다.
김준규 전 검찰총장이 재임 시절 로비스트인 문환철씨의 소개로 이국철 에스엘에스(SLS) 회장을 만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검찰 총수가 재판이 진행중인 사건의 피고인을 만난 것부터 부적절하기 짝이 없지만 더욱 해괴한 것은 그의 변명 태도다.
그는 엊그제 기자회견을 자청해 “총장으로서 상황 판단을 하기 위해 만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매우 묘한 말을 남겼다. “내가 열 받아서 (총장 때 일을) 다 까버리면 국정운영이 안 된다”는 발언이다. 전직 검찰총장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놀라운 발언이다. 예전에 장세동씨가 “내가 입을 열면 국가와 국민이 불행해진다”는 말을 한 적도 있지만, 김 전 총장의 발언은 이에 못지않다.
김 전 총장의 발언은 아무리 봐도 현 정권과 검찰에 대한 경고 내지 협박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검찰로서는 이 회장이 비망록을 통해 주장해온 내용이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 구명로비 의혹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불가피한 형편이 됐다. 원칙적으로 김 전 총장도 수사 대상에서 예외일 수 없다. 게다가 김 전 총장은 “1심 재판이 끝난 시점에 이 회장을 강남의 한 레스토랑에서 한번 만났다”고 주장했으나,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각각 남산의 한 클럽과 강남의 고급식당에서 두 차례 만났다”고 주장했다. 창원지법에서 1심 재판이 끝난 것이 2010년 11월19일이었으니 김 전 총장은 1심 재판이 진행중인 시점에도 이 회장을 만난 셈이 된다. 이런 기초적인 사실관계부터 확인하지 않고 어물쩍 넘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김 전 총장은 누구보다도 현 정권의 비밀과 구린 구석을 시시콜콜히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재임 시절 다룬 사건만 대략 꼽아봐도 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한상률 전 국세청장 수사, 에리카 김에 대한 면죄부 등 핵폭탄급 사건들이 널려 있다. 하나같이 진실이 밝혀지면 정권의 명운을 뒤흔들 사건들이다. 하지만 김 전 총장이 재임중 취득한 비밀을 개인의 방패막이로 삼는다면 너무나 비겁하고 치졸하다. 정말 묵과할 수 없는 정권의 잘못이 있었다면 이를 낱낱이 밝혀 역사의 교훈으로 남기는 게 오히려 올바른 태도다. 검찰 역시 김 전 총장의 협박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 검찰이 이 사건의 흑막을 얼마나 철저히 파헤칠지 지켜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