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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30일 목요일

극우 확성기 ‘종편’… ‘윤창중’부터 ‘종북좌파 저격수’까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30일자 기사 '극우 확성기 ‘종편’… ‘윤창중’부터 ‘종북좌파 저격수’까지'를 퍼왔습니다.
[해부①] ‘극우’인사 활개치는 종편 프로그램들… “출연자 핑계대지만, 종편 하고 싶은 말 하는것”

최근 시민 사회 및 언론계 일각에서 5·18 왜곡보도를 일삼은 종편 채널A와 TV조선에 대한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종편들 가운데 유독 채널A와 TV조선에서만 사회 보편적으로 수용되기 힘든 말을 하는 극우 인사들을 출연시키며 편향된 내용을 전달해 오고 있다.  
채널A에서 극우 프로그램의 전성기는 윤창중 전 대변인이 출연했을 때였다. 선거방송심의위가 채널A에 총 8번의 제재를 내렸는데, 그 중 4건이 윤창중 대표가 출연했던 방송이었다. 윤창중은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출연해 안철수 전 후보에게 “젖비린내 난다”, “철딱서니 없는 운동권”이라는 막말을 하고 야권단일화를 ‘더티한 작당’이라고 규정했다.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 정운찬, 윤여준 등이 ‘정치적 창녀’이며, “문재인의 나라는 정치적 창녀가 활개를 치는 나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언경의 세상만사)에서는 안철수 후보 지지자를 ‘안빠’라 비하하고 야권단일화를 ‘막장 드라마’라 불러 논란을 일으켰다. 


▲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출연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윤창중이 떠난 (쾌도난마)의 빈자리를 정치평론가 이봉규가 채웠다. 그는 민주당을 일컬어 “걸레는 아무리 빨아도 걸레”라고 비난했다. 이봉규의 특기는 아무런 통계도 없이 자신의 기준대로 오적(五賊)을 선정하는 것이다. 그는 에서 ‘종북 부부’ 5명을 선정했다. 또한 ‘역사왜곡 오적’의 하나로 민족문제연구소의 ‘백년전쟁’을 꼽으며 “백년전쟁은 꽃뱀” “민족문제연구소는 북한을 추종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출연한 시사평론가 이봉규가 선정한 5대 종북 부부

5·18 북한군 개입설을 보도했던 (김광현의 탕탕평평)도 여러 번 구설수에 오른 프로그램이다. 종북좌익척결단 조용환 대표가 (탕탕평평)에 출연해 한국진보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전교조, 우리법연구회, 통합진보당을 종북세력 5인방으로 꼽은 적이 있다. 그는 민언련 대표를 지낸 민주당 최민희 의원을 종북세력의 핵심으로 지목했다가 최 의원에게 피소를 당했다. 
TV조선도 뒤지지 않는다.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는 기획의도를 “종북좌파의 감춰진 뒷모습을 폭로하는 저격수들”이라고 밝힐 정도로 노골적이다. (저격수다)에 출연한 박성현 뉴데일리 주필은 “5·18을 폭동이라 부를 수 있다”는 말로 논란을 일으켰다. 고정패널 변희재는 윤창중에 대해 “청와대에서 잘 나왔다. 의병장으로 새 출발하라”고 말하는 가하면, (안철수 의원에 대해) “안철수 거짓말국민소송은 모든 소송의 꽃”이라고 말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

(최박의 시사토크 판)와 (장성민의 시사탱크)도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나 극우인사들의 막말을 내보낸 적이 있다. KAL기 폭파범 김현희가 (시사토크 판)에 출연해 “좌파정부 때 가짜몰이로 쫓겨났고, 방송3사가 편파방송을 했다”고 주장한 것이 대표적이다. 5·18 북한군 개입설을 전한 (시사탱크)는 박홍 전 서강대 총장의 자극적인 발언을 내보내 제재를 받기도 했다. 
성공회대 최진봉 교수는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종편이 시사토크쇼를 많이 편성하는 이유는 자기들이 하고 싶은 말을 남을 통해 하기 위해서다. 사회자는 중립을 지키지 않고 출연자의 자극적인 말을 부추긴다”며 “방심위에 있을 때도 문제가 생긴 프로그램 피디를 부르면 피디들이 그 때마다 출연자 핑계를 대며 발을 뺀다”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으나 TV조선의 한 관계자는 답변을 거부했다. 


조윤호 기자 |ssain@mediatoday.co.kr 

2012년 10월 14일 일요일

엑스트라 일당 떼먹으며 만든 드라마 잘 보고 계십니까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0-13일자 기사 '엑스트라 일당 떼먹으며 만든 드라마 잘 보고 계십니까'를 퍼왔습니다.
[최지연의 컬처노트] 각시탈 보조출연자 사망 이후, 달라진 것 없는 열악한 현실

얼마전 종영된 KBS 드라마 (각시탈)의 마지막회는 故 박희석씨에 대한 애도자막으로 시작하였다. 고 박희석씨는 (각시탈)의 보조출연자로 촬영을 위해 버스로 이동중 전복사고가 나면서 사망하였다. 다행히도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로 인정받아 일부 보상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는데 이 결정이 고용노동부에서 방송 보조출연자에 대한 산재 승인을 한 첫 번째 경우라고 한다. 그동안 공단은 ‘보조출연자는 근로자가 아니다’는 고용노동부의 94년 유권해석으로 보조출연자의 산재를 인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산재 보상과는 별개로 사고에 책임이 있는 방송사나 드라마 제작사 등은 책임 회피에 급급해서 유가족들이 보상을 둘러싼 힘겨운 투쟁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보조 출연자, 흔히 엑스트라라 불리우는 사람들은 영화나 드라마의 다수가 동원되는 장면에서 병사, 주민, 관객 등 대사가 없거나 한 두 마디에 불과한 단역 배우들이다. 이들은 하루종일 일해도 일당 4만~5만원에 불과하며 촬영현장에서 형편없는 처우를 받으면서 일하고 있다. 그나마도 지급이 늦어지거나 떼이는 경우도 많아 생계의 곤란을 겪는 경우가 허다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사와 계약한 외주 제작사 드라마 출연료 미지급 현황이 지난 8월까지 KBS, MBC, SBS 3사 총 16억 2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어느 드라마도 주연배우 몇 명을 제외하고는 출연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요즘 중고생들의 장래희망 일순위는 연예인이라고 한다.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에도 화려한 스타가 되고자 하는 청소년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순수예술이건 대중예술이건 인기와 부를 누리는 예술인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최저생계비에도 못미치는 수입으로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간한 (2009 문화예술인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예술활동 관련한 월평균 수입이 100만원 이하인 경우가 25.4%, 아예 수입이 없는 경우도 37.4%에 달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예술인 10명 중 6명이 그들의 본업만으로는 월 100만원도 벌 수 없기 때문에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거나 다른 부업을 통해 생계를 유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대개의 예술인들은 어딘가에 정규직으로 고용되어 일하기보다 프로젝트별로 계약하여 일하기 때문에 최후의 사회적 안전장치라 하는 4대 보험 가입률이 낮다. 위 보고서를 보면 건강보험을 제외한 국민연금, 고용보험 및 산재보험 가입률이 각각 59.2%, 28.4%, 29.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어 있다.

그래서 ‘예술인의 직업적 지위와 권리를 법적으로 보호하고 예술인의 복지 지원’을 위한 (예술인복지법)이 다음달 18일 시행을 앞두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한국예술인복지재단’도 설립 중에 있다. 참여정부 시절 ‘예술인 복지’가 문화정책의 주요 의제로 공식화된 이래 비로소 그 첫 결실이 이루어진 셈이다. (예술인복지법)이 구체화된 배경에는 지난해 1월 젊은 시나리오 작가의 죽음이 자리하고 있다. 시나리오 작가였던 고 최고은씨는 지병과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에서 며칠 동안 제대로 먹지도 못해 사망한 일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그 직후 국회에서 예술인 복지와 관련된 법안이 발의되어 제정될 수 있었다.


그러나 (예술인복지법)은 그 제정과정에서 고용노동부 및 기획재정부 등의 반발로 인해 처음 발의된 주요 사항들이 제외되거나 수정되어 버림으로써 유명무실한 법이 될 지경이다. 애초에 예술인에게 고용보험 및 산재보험을 적용하려던 안에서 고용보험은 제외되었으며, 안정적인 재원 확보의 문제도 불투명한 상태에서 내년도 사업예산마저도 제대로 책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과연 이 법에 의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예술인 얼마나 될지, 예술인들에게 제대로 된 복지지원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게 한다. 물론 첫 술부터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열악한 상황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예술인들을 돌아본다면 그저 예술인의 지위 향상과 복지 증진에 필요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첫발을 떼었다는 것만으로 위안을 삼기에는 너무 슬프지 않은가?

거기다 힘겨운 예술인들을 더 힘겹게 만드는 것은 예술현장에서 벌어지는 잘못된 관행이다.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되었듯이 작업의 결과물은 취하면서 그나마 계약된 비용마저도 제대로 예술인에게 지급하지 않은 ‘갑’들의 횡포로 인해 예술인들은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언급한 고 최고은씨의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켰던 것은 받지 못하고 있던 ‘밀린 돈’ 때문이었다. 그 ‘밀린 돈’만 일찍 받았어도 그렇게 최악의 상황으로까지 몰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지난 월요일 방영된 SBS (힐링캠프)에서 드라마 (골든타임)의 주연으로 인기를 모은 이성민씨가 출연하였다. 이성민씨도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기 전 대구 지역과 대학로에서 연극배우로 오랜 생활을 했는데, (힐링캠프)에서 그는 그 시절에 겪었야 했던 어려운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지금까지 나오신 분 중에 제일 불쌍”하다는 말을 들었던 그의 경험담도 가슴아픈 이야기였지만 그보다 더 아프게 하는 것은 “지금 제가 하는 이야기가 또 많은 연극하는 후배들한테 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1인당 국민소득 4만불 운운하는 이 시대에 말이다.


최지연·문화평론가 | choi.jiyou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