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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6일 월요일

흡연 경고 사진 하나 못 넣으면서 담뱃값 인상?


이글은 프레시안 2013-05-06일자 기사 '흡연 경고 사진 하나 못 넣으면서 담뱃값 인상?'을 퍼왔습니다.

[정책쟁점 일문일답] (21) 이해하기 어려운 기획재정부의 이중 행보


1. 대선 기간 동안 새누리당은 원칙적으로 증세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새 정부가 들어선 직후부터 세금 중에서도 서민들의 부담이 가장 큰 담뱃세와 주세 인상론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여당 일각의 이런 움직임, 어떻게 보아야 합니까?⇨ MB정부는 부자 감세로 서민 경제를 살린다 하더니만, 박근혜 정부는 서민 증세로 서민 경제를 살린다는 구호를 내세울 모양입니다. 부자 감세로 복지를 축소하는 것보다는 서민 증세로 복지를 확대하는 것의 부작용이 더 적겠지만, 서민 증세로 서민 복지를 확대한다는 것은 곧 서민들의 왼쪽 호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오른쪽 호주머니에 넣고 나서 이것이 복지 확대라고 우기는 꼴이 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또 서민 증세로 서민 복지를 확대하는 것은 빈부 격차 해소 효과가 극도로 적기 때문에 실질적인 복지 확대라 볼 수 없습니다.

2. 서민들의 왼쪽 호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오른쪽 호주머니에 넣는 것은 복지 확대가 아니지요. 정부의 복지 정책이 가져오는 빈부 격차 해소 효과는 어떻게 측정됩니까?⇨ 빈부 격차를 나타내는 지표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 네 가지를 추려 보면 5분위 배율, 지니계수, 절대적 빈곤율, 상대적 빈곤율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 중 5분위 배율은 소득 상위 20% 집단의 평균 소득을 하위 20% 집단의 평균 소득으로 나눈 배율을 말하고, 지니계수는 소득 분포에 관한 통계 법칙인 '지니의 법칙'에서 나온 개념을 활용하여 만든 계수를 말합니다. 이 계수는 0과 1 사이의 값을 가지는데, 값이 1에 가까울수록 소득 분배의 불평등이 심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대적 빈곤율은 소득이 중위 소득의 50% 미만인 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말하고, 절대적 빈곤율은 가처분소득이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구의 비율을 지칭합니다. 정부의 복지 정책이 가져오는 빈부 격차 해소 효과를 측정하려면, 정부의 소득 재분배 정책이 개입하기 이전의 빈부 격차 지표와 이후의 지표를 비교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3. 정부의 소득 재분배 정책이 개입하기 이전과 이후의 빈부 격차 지표가 명확히 구분됩니까?⇨ 명확히 구분됩니다. 통계청은 해마다 정부의 소득 재분배 정책이 개입하기 이전과 이후의 5분위 배율과 지니계수를 발표하고 있고, OECD도 이와 관련된 34개 회원국의 지니계수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4. 우리나라 정부의 소득 재분배 정책이 개입하기 이전과 이후의 5분위 배율은 어떻게 나타나고 있나요?⇨ 소득 재분배 정책이 개입하기 이전의 5분위 배율(혹은 지니계수)을 시장 소득 5분위 배율(혹은 지니계수)이라 하고, 이후의 5분위 배율(혹은 지니계수)을 가처분 소득 5분위 배율(혹은 지니계수)이라 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1990년과 2010년 사이 20년간 우리나라 도시 가구의 시장 소득 5분위 배율은 3.93배에서 6.02배로 나빠졌고, 가처분 소득 5분위 배율은 3.72배에서 4.82배로 나빠졌습니다. 정부의 소득 재분배 정책이 1990년에는 3.93배의 시장 소득 5분위 배율을 3.72배의 가처분 소득 5분위 배율로 낮추어 주는 역할을 했고, 2010년에는 6.02배의 시장 소득 5분위배율을 4.82배의 가처분 소득 5분위배율로 낮추어 주는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두 지표 간의 격차가 바로 정부의 소득 재분배 정책이 가져오는 빈부 격차 해소 효과를 나타냅니다. 지난 20년간 시장 소득 5분위 배율과 가처분 소득 5분위 배율 사이의 격차는 0.21배(1990)에서 1.20배(2010)로 벌어졌는데요, 이것은 외환위기 이후 정부의 복지 정책이 상당 부분 확대된 데에 따른 것입니다.
▲ 시장 소득 5분위 배율(2인 이상, 도시가구) 변화 추이(단위 : 배) ⓒ통계청


▲ 가처분 소득 5분위 배율(2인 이상, 도시가구) 변화 추이(단위 : 배) ⓒ통계청


▲ 시장소득과 가처분소득 5분위 배율 차이 변화(단위 : 배) ⓒ통계청


5. 시장 소득 지니계수와 가처분 소득 지니계수는 어떻게 변화해 왔나요?⇨ 역시 통계청에 따르면 같은 기간 가구의 시장 소득 지니계수는 0.266에서 0.315로 나빠졌고, 가처분 소득 지니계수는 0.256에서 0.289로 나빠졌습니다. 지난 20년간 시장 소득 지니계수와 가처분 소득 지니계수 사이의 격차가 0.010에서 0.026으로 벌어졌는데요, 역시 이 두 지표 간의 격차가 정부의 소득 재분배 정책이 가져오는 빈부 격차 해소 효과를 나타냅니다.

6. OECD 회원국들과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 소득 재분배 정책을 통한 빈부 격차 해소 효과는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OECD는 2000년대 후반의 회원국들의 시장 소득 지니계수와 가처분 소득 지니계수를 모두 발표했는데요. 이 지표를 활용하여 우리나라의 소득 재분배 정책을 통한 지니계수 변화율을 산출해 보면 8.7%로 OECD 평균 31.3%의 4분의 1 수준입니다.
▲ OECD 회원국들의 소득재분배 정책을 통한 지니계수 개선율 ⓒOECD


7. 미국과 일본의 조세부담률은 우리나라와 유사한데 소득 재분배 정책을 통한 지니계수 개선율은 우리나라의 2.5배(미국)~3.3배(일본)에 달합니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나요?⇨ OECD에 따르면 2009년 미국과 일본의 총조세부담률(=총조세부담액/GDP)은 각각 24.1%와 26.9%로 25.5%인 우리나라와 유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국가의 소득 재분배 정책을 통한 지니계수 개선율이 우리나라보다 높은 데에는 크게 세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첫째는 미국과 일본의 GDP 대비 복지 지출 비율이 우리나라에 비해 매우 높다는 점입니다. 2009년 미국과 일본의 GDP 대비 복지 지출 비율은 각각 19.2%, 22.4%로 우리나라(9.6%)보다 2~2.3배 높습니다. 둘째는 미국과 일본의 직접세 비중이 매우 높다는 점입니다. 특히 미국은 소득세 부담률이 높고 일본은 사회보험료 부담률이 높습니다. 2009년 미국의 소득세 부담률은 8.1%로 우리나라(3.6%)보다 2.2배 높고, 일본의 사회보험료 부담률은 11%로 우리나라(5.8%)보다 1.9배 더 높습니다. 셋째는 미국과 일본은 서민들의 부담이 큰 간접세 비중이 매우 낮다는 점입니다. 2009년 미국과 일본의 소비세 부담률(=소비세 부담액/GDP)은 각각 4.5%, 5.1%로 OECD 평균(10.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우리나라(8.2%)의 절반보다는 약간 높은 수준입니다. 이렇게 미국과 일본이 역진성이 강한 소비세 비중을 낮게 유지하다 보니, 조세·재정 정책을 통한 지니계수 개선율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높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 2009년 한·미·일 세목별 조세부담률(단위 : %) ⓒOECD


8. 미국과 일본의 세목별 조세부담률 지표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총조세부담률이 우리나라와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이들 나라의 소득 재분배 정책을 통한 지니계수 개선율이 큰 것은 정부 지출에서 복지 비중이 크고, 세입 부문에서 직접세 비중이 크며, 간접세 비중이 극도로 낮기 때문인데요. 지금 우리나라 일부 정치인들은 오히려 간접세 증세에 더 관심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지금 정치권을 보면 지출 정책과 세입 정책 양 부문에서 주먹구구식 정책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평균적으로 200~300만 원 특수직역연금을 받는 공무원·군인·교수·교사 출신들에게까지 기초연금을 주자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먹구구식 정책의 극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세입 정책을 보더라도 미국, 일본, 그리고 OECD 회원국들과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소득세 증세가 가장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그 다음이 사회보험료 증세이며, 소비세 증세는 오히려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정치인들은 직접세 증세를 기피하고 오히려 간접세 증세에 더 열중하고 있습니다. 역시 대한민국은 재미있는 지옥입니다.

9. 소득세와 소비세 증세가 빈부 격차 개선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이것을 비교해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것을 비교해 보려면 몇 가지 가정이 필요합니다. 첫째, 우리나라와 같은 사회경제적 현실 속에서 A, B 두 정부(정권)가 각각 10조 원씩의 소득세, 소비세 증세를 통해 10조 원의 보편 복지 정책을 추진한다고 가정합시다. 둘째, 이때 보편적 복지는 우리나라의 교육복지 10조 원과 유사한 영향을 각 계층에 끼친다고 가정합시다. 셋째, B정부의 10조 원 소비세 증세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담뱃세와 주세를 각각 5조 원씩 증세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고 가정합시다. 넷째, 계층별·세목별 조세부담률과 계층별 소득 대비 교육복지 수혜액 비율은 조세연구원의 성명재 박사가 2008년 발표한 연구보고서'조세·재정 지출의 소득 재분배 효과'에서 인용한 통계청의 가계조사 자료를 그대로 따르기로 합시다.
10. 성명재 박사가 2008년에 발표한 연구보고서는 통계청의 2006년 가계조사 자료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너무 오래된 것 아닌가요?⇨ 통계청에 요청해서 8700개의 가계조사 표본에 담긴 최근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분석했으면 더 좋겠지만, 시간이 없기 때문에 성 박사가 2008년 연구보고서에서 인용한 통계청의 2006년 가계조사 자료를 활용하기로 합니다. 과거 자료이긴 하지만 정책적 효과를 비교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11. 먼저 A정부가 10조 원의 소득세를 증세하고 동시에 10조 원의 교육 복지를 확대한다고 가정할 때 각 계층은 어떤 영향을 받게 되나요?⇨ 성 박사의 연구보고서를 토대로 추정해 보면, 10조 원의 소득세를 증세하고 동시에 10조 원의 교육 복지를 확대할 경우 중하위 50% 계층은 연간 45만 원의 순이익이 발생합니다. 반대로 최상위 10% 계층은 연간 174만 원의 순부담이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12.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B정부가 10조 원의 소비세를 증세하고 동시에 10조 원의 교육 복지를 확대할 경우입니다. 이 때 각 계층은 어떤 영향을 받게 되나요?⇨ 역시 성 박사의 연구보고서를 토대로 추정해 보면, 5조 원의 담뱃세와 5조 원의 주세를 증세하고 동시에 10조 원의 보편 복지를 확대할 경우 중하위 50% 계층은 연간 4만 원의 이억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대로 최상위 10% 계층은 연간 17만 원의 손실을 입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 10조 원의 담뱃세·주세 증세와 10조 원의 교육 복지 확대가 각 계층에 끼치는 영향(단위: 만 원 / 년), 성명재, '조세·재정 지출의 소득 재분배 효과', 2008에 담긴 증세 및 복지확대 효과 추정 자료 가공


▲ 10조 원의 담뱃세·주세 증세와 10조 원의 교육복지 확대가 각 계층에 끼치는 영향(단위: 만 원 / 년), 성명재, '조세·재정 지출의 소득 재분배 효과', 2008에 담긴 증세 및 복지확대 효과 추정 자료 가공


13. A, B 두 정부의 상반된 정책이 계층 간 빈부 격차에 끼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요?⇨ 아래 그림에 나타나 있다시피 A정부와 같이 10조 원의 소득세를 증세하고 동시에 10조 원의 교육 복지를 확대할 경우 계층 간 빈부 격차는 매우 크게 나타납니다. 그러나 B정부와 같이 10조 원의 소비세를 증세하고 동시에 10조 원의 교육 복지를 확대할 경우 계층 간 빈부 격차는 극히 적게 나타납니다.
▲ A, B 두 정부의 상반된 정책이 계층 간 빈부 격차에 끼치는 영향, 성명재, '조세·재정 지출의 소득 재분배 효과', 2008에 담긴 증세 및 복지 확대 효과 추정 자료 가공


14. A, B 두 정부의 상반된 정책이 계층 간 소득 대비 순이익(순부담) 비율에 끼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요?⇨ A정부와 같이 10조 원의 소득세를 증세하고 동시에 10조 원의 교육 복지를 확대할 경우 1분위의 소득 대비 순이익 비율은 3.7% 높아집니다. 반면 B정부와 같이 10조 원의 소비세를 증세하고 동시에 10조 원의 교육 복지를 확대할 경우 1분위의 소득 대비 순이익 비율은 0.1% 높아지는데 그칩니다. 이런 상반된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B정부의 정책이 서민들의 왼쪽 호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오른쪽 호주머니에 넣고 나서 이것이 복지 확대라고 우기는 정책이기 때문입니다.

15. 일부 정치인들이 A정부 정책보다 B정부 정책을 선호하는 이유에는 부유층의 부담을 낮추어 주려는 의도도 포함되어 있는 것 아닐까요?⇨ 정확한 지적입니다. 부유층들과 대기업의 이익을 주로 대변하는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가장 애착을 가진 세금이 바로 담뱃세와 주세, 그리고 부가가치세입니다. 원칙적으로 증세에 반대하나 굳이 증세를 하겠다면 소비세 증세를 하라는 것이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입장입니다. 보수 진영의 일부 정치인들이 소비세에 애착을 가지는 것도 유사한 이유입니다.
▲ 두 정부의 정책이 계층 간 소득 대비 순이익(순 부담) 비율에 미치는 영향, 성명재, '조세·재정 지출의 소득 재분배 효과'2008에 담긴 증세 및 복지 확대 효과 추정 자료 가공


16. 우리나라 담뱃값이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게 싸다는 것이 소비세 인상론자들의 주장입니다.⇨ 우리나라 담뱃값이 다른 나라에 비해 싼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진정으로 서민들의 건강을 걱정한다면 담뱃갑에 폐암 등을 경고하는 사진을 먼저 붙이도록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몇 십 년 동안 담뱃값에 경고 사진 한 장 붙이는 데 실패했습니다. 정말 무능한 정치인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정치인들이 창피한 줄 모르고 담뱃세부터 올리자고 합니다.

17. 담뱃값 인상으로 흡연율이 조금이라도 낮아지면 국민 건강에는 다소 도움이 되겠지만, 전체 가구의 가계수지는 오히려 악화되는 것 아닌가요?⇨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조사 연보를 분석해 보면, 가계수지가 개선된다는 것은 전체 가구의 가계수지가 개선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담뱃값을 2배 인상했는데, 담배 소비가 반 토막 이하로 떨어졌다면 전체 가구 가계수지 개선에 도움이 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가계수지는 악화됩니다.

18. 2011년에 보건사회연구원은 담뱃값 인상론자들에게는 매우 불리한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비가격정책의 효과가 담뱃값 2000원 인상 효과보다 훨씬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1년에 발표한 '담배 안전 관리 및 흡연 예방 정책 연구'에 따르면, 담뱃값 인상 없이 비가격 정책만 강화해도 남성 흡연율은 2012년 44%에서 2020년 31.7%로 낮출 수 있습니다. 반면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할 경우의 효과는 같은 기간 남성 흡연율을 37.4%로 낮추는 데 그칩니다.
▲ 담뱃값 2000원 인상과 비가격정책이 흡연율에 끼치는 영향. 보건사회연구원, 담배 안전 관리 및 흡연 예방 정책 연구(2011)


19. 비가격정책이란 주로 어떤 것들입니까?⇨ 2003년 192개 WHO(세계보건기구) 회원국들은 제53차 보건총회에서 '담배규제기본협약'을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이 협약은 2005년 2월 27일부터 국제법의 효력을 가지게 되었는데요. 이 협약에 따르면 비가격정책에는 금연 구역의 설치, 담배 성분의 조사·공개, 담배 제품의 포장 및 라벨 규제, 담배 제품의 광고·판촉·후원 규제, 금연 프로그램의 활성화 등을 포함합니다. 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절실한 비가격정책은 건강 훼손을 경고하는 사진 및 그림 부착이라고 생각합니다.

20. 이번에는 주류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선진국들은 주류에 대해서는 어떤 비가격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까?⇨ 그들이 시행하는 비가격정책 중에서 비중이 큰 것을 추려보면 크게 세 가지입니다. 광고 제한, 판매 시간 제한, 판매 대상 연령 제한이 그것입니다.

21. 선진국 중에서 광고 제한을 가장 강하게 하고 있는 나라는 어떤 나라들입니까?⇨ 한국주류연구원의 조성기 연구팀이 2009년에 내놓은 '주류 광고 자율 규제 연구'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선진국들의 주류 광고 제한 정책 중 북유럽 국가들의 정책이 가장 강력했습니다. 스웨덴에서는 TV나 라디오의 주류 광고가 일절 허용되지 않으며, 인쇄매체의 경우에는 알코올 도수 3.5% 이하의 광고만 허용됩니다. 노르웨이에서는 알코올 도수 2.5% 이상의 주류에 대해서는 방송 광고와 인쇄 매체 광고 모두 허용되지 않습니다. 덴마크에서는 알코올 도수 2.8% 이상의 주류 방송 광고가 금지됩니다.

22. 대부분의 선진국은 심야시간대 주류 판매 제한도 하고 있지요?⇨ 앞에서 소개한 성 박사가 1999년에 발표한 연구보고서, '주류 유통·판매 관련 규제 정책의 국제 비교'에 따르면 조사 대상 18개국 중에서 3개국을 제외한 15개국이 심야시간대 주류 판매 제한을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국가마다 규제하는 심야시간대 범위가 다 같은 것은 아닙니다. 영국과 일본은 밤 11시 이후를, 독일은 8시 이후를 심야시간대로 정했습니다. 물론 그 이후 이들 국가에서도 주류 규제 정책에 다소 변동이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선진국들의 추세에 비추어 볼 때 눈에 띄게 후퇴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23. 우리나라 현행 법규는 주류 광고에 대해 어떤 규정들을 두고 있나요?
ⓒ하이트진로


⇨ 현행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에 따르면 텔레비전 방송(종합유선방송 포함)에서는 밤 10시부터 아침 7시 사이에 주류 방송 광고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라디오 방송에서는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주류 방송 광고를 할 수 있습니다. 명분도 기준도 없는 주먹구구식 법규입니다. 텔레비전 방송에서는 심야에 주류 방송 광고가 허용되고, 라디오 방송에서는 대낮에 주류 방송 광고가 허용된다니. 어떤 사람들이 이런 법규를 만들어 놓았는지 한심할 따름입니다. 또 같은 시행령에 따르면 알코올 도수 17도 미만에 대해서는 방송 광고가 허용됩니다. 이 규정은 5도 미만으로 낮추어야 할 것입니다. 황당한 것은 우리나라 현행 법규에는 신문, 잡지 등 인쇄 매체에 대한 주류 광고 제한이 없다는 것입니다. 신문, 잡지 등에 대한 주류 광고 제한도 강력하게 시행해야 할 것입니다.

24. 광고 매체가 주류 광고를 제한한 현행법을 어기면 어떤 불이익을 받게 됩니까?⇨ 국민건강증진법 제32조에 따르면 이 법 규정을 위반하여 정당한 사유 없이 광고 금지의 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자는 1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인 솜방망이 처벌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25. 최근 기획재정부가 담뱃값 물가연동제를 추진하려 한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아야 합니까?⇨ 단기적으로 보아 담뱃값 물가연동제가 여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2000원 인상론보다는 정치적 부담이 적기 때문에 기획재정부가 이것을 추진하려 하는 것 같습니다. 중장기적으로도 세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러나 흡연율을 낮추기 위한 보건복지부의 비가격정책에 과도할 정도로 소극적이었던 기획재정부가 담뱃값 인상에 나서는 것에 대해 마냥 박수를 보내기는 어렵습니다.

26. 만약 물가연동제가 도입된다면 담뱃값은 어느 정도 오르게 됩니까?⇨ 정부는 2005년 이후 물가상승률을 첫해에 한꺼번에 반영해 담뱃값을 올릴 계획을 갖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2005∼2012년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연 2.2∼4.7%인 점을 감안하면 최초 인상분은 500∼600원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27. 담배 비가격 규제 정책에 대해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는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나요?⇨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9월 담배 및 흡연 규제 강화를 위한 종합 대책을 내놓았는데요. 이 중 비가격 규제 정책을 보면 '저타르, 라이트' 등 오도 문구 사용 금지, 경고 그림 도입, 담배회사 후원 금지, 담배 연기 성분 및 첨가물 공개 등 실효성 높은 정책들이 많이 포한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석연치 않은 이유를 들어 복지부의 이런 정책에 딴죽을 걸고 있습니다.

28. 복지부의 비가격 규제 정책은 WHO(세계보건기구) 권고 사항이기도 하고 하나같이 옳은 내용인데요, 기재부는 왜 이런 정책에 반대를 하는 겁니까?⇨ 갑자기 국민 흡연율이 떨어져서 세수가 줄어들까 그걸 걱정하는 것 아닐까요? 그게 아니라면 복지부의 비가격 규제 정책을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29. 일부 학자들도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담뱃값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이들의 주장은 어떻게 보아야 합니까?⇨ 담뱃값 인상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지방 재정을 보충하기 위해서 담뱃세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이고요. 다른 하나는 국민 건강과 건강보험 재정 안정을 위해 담뱃세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전자보다는 후자가 더 명분 있는 주장이라 할 수 있는데요. 안타까운 것은 둘 다 비가격정책을 거부하는 기획재정부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관대하다는 것입니다.

30. 정부가 비가격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고 약속하고 실천에 옮긴다면 그들에게도 담뱃세나 주세를 점진적으로 인상할 명분이 생기지 않을까요?⇨ 비가격정책을 거부하는 기획재정부의 태도는 정말 이해할 수 없습니다. 복지부가 추진하는 비가격 정책은 WHO의 권고 사항이기 때문에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누구보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자주 언급하는 기획재정부가 이 사안에 대해서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납득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정부가 WHO의 권고 사항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면 담뱃세나 주세를 점진적으로 인상할 명분은 있습니다.

2013년 3월 30일 토요일

담뱃값 인상 논란?..밀수담배 활개치나


이글은 파이낸셜뉴스 2013-03-30일자 기사 '담뱃값 인상 논란?..밀수담배 활개치나'를 퍼왔습니다.

(이 기사는 2013년 03월 30일자 신문 1면에 게재되었습니다.)

외국산 갑당 1550원 세금 안내려..2008·2010년 불황때 밀수 급증정상화물 가장하는 경우 가장 많아,인도네시아산 12억어치 적발도


2008년과 2010년 글로벌 경제위기 때 밀수담배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경제침체와 함께 담배가격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밀수담배가 또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한표 의원이 관세청에서 제출받은 '2008~2012년 담배 밀수적발 현황'에 따르면 세계 경제위기 때 밀수담배 적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연도별 밀수담배 적발 건수와 금액을 비교해 보면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43건에 44억6400만원, 유럽발 재정위기가 일어난 2010년에는 109건 121억5100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2009년 69건에 15억4400만원, 2011년 83건에 52억1700만원, 2012년 38건에 44억7300만원과 비교하면 건수나 금액에서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정상담배보다 가격이 낮은 밀수담배 유통이 많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담배가격 인상 움직임도 있어 올해도 지난 금융위기 때처럼 밀수담배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영국은 담배가격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밀수 및 타 유럽연합(EU) 국가에서 유입된 담배가 전체 시장의 20%를 넘는다"면서 "영국의 경우 불법 담배거래로 연간 28억~43억파운드(5조6000억~8조6000억원)의 세수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그동안 국내에 밀수되지 않던 인도네시아산 담배 밀수가 적발돼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달 초 부산경남본부세관은 인도네시아산 담배 57만3000갑(시가 12억원)을 컨테이너 바꿔치기로 밀수하려던 일당을 적발했다. 외국산 담배 한 갑에 붙는 1550원의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밀수를 택한 것이다.
이번에 밀수하려던 인도네시아산 담배는 가격대가 1700~1800원으로 2500원대 전후인 국내 담배보다 1000원 가까이 저렴해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유통하려 했다는 후문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최근 담배가격 상승이 논의되면서 담배 밀수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외국 세관과 공조를 강화하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형별로는 담배 밀수가 가장 많았던 2010년에 정상화물로 가장해 들어온 사례가 110억5900만원(17건)으로 가장 비중이 컸으며 위조담배 밀수가 8억300만원(2건), 선원.여행자 밀수가 2억7100만원(53건), 밀수품을 취득한 경우가 1800만원(38건)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한표 의원은 "수출.반송용 면세담배 보관창고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것은 물론 보세운송 및 컨테이너 선적 직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관세청도 담배 제조업체 등과 정보교류를 활성화해 우범업체에 대한 정보 분석 및 기획단속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기자

2013년 3월 27일 수요일

담뱃값 인상안에 이어 이번엔 술값 인상?…속 보이네


이글은 2013-03-27일자 기사 '담뱃값 인상안에 이어 이번엔 술값 인상?…속 보이네'를 퍼왔습니다.
독한 술값 오를까? 담뱃값에 이어 인상안 논란

담뱃값 인상 법안이 국회에 발의된 데 이어 이번에는 술값 인상안이 추진되고 있어 사회적 쟁점이 되고 있다.

알코올 도수 30도 이상의 고도주(高度酒)에 건강증진부담금을 추가하는 법안이 조만간 국회에 발의될 예정이지만, 담배에 이어 술값마저 오를 수 있다는 소식에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 30도 이상 술에 건강증진부담금 10% 부과, 소비자가 5% 인상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동익 민주통합당 의원은 고도주에 건강증진부담금을 추가하는 방안을 담은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이번주 내로 대표 발의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여야 의원 10여명도 최 의원의 발의에 동참하기로 했다.

개정안은 양주와 고량주 등 알코올 도수 30도 이상의 주류에 한 해 건강증진부담금 명목으로 과세표준의 10%를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30도 이상의 고도주는 서양 주류가 대부분이며, 안동소주 등 국내 전통주도 인상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최 의원측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정부가 추가로 거둬들이게 될 세수가 연간 3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법안대로 통과된다면 소비자 가격도 4-5% 정도 인상될 수 있다.

최 의원은 "소주나 맥주를 올리는 것보다 양주 등 독주를 즐기는 중산층 이상에게 건강증진부담금을 걷어 알코올 중독 치료, 홍보 등 예방활동에 쓰자는 차원이다"며 "소득재분배 차원에서도 독주를 먼저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 기재부, 복지부 장관 한목소리로 주류세 인상 찬성 

정부도 술값 인상에 원론적으로는 필요성을 공감하는 분위기이다.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겸 경제부총리는 지난 1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과도한 음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축소하고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주류세 인상을 시사했다.

앞서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도 지난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이 "알코올 중독에 대한 사회적 책임 확대와 유사 세금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주류에도 국민건강진증부담금을 부과하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무조건 찬성한다"고 답했다.

진 장관은 특히 "개인적으로 술을 못해서 술자리에 가면 항상 스트레스를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 음주문화에 한이 맺혀있다"고 토로한 뒤 "우리나라가 이런 음주문화를 계속하는 한 이 지구상에서 가장 비민주적인 나라로 남을 수도 있다. 가정 파탄 등 음주문화로 인해 생기는 폐해는 국민 건강 뿐만 아니라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음주문화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음주 소비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주류산업협회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1명이 지난 한해 동안 마신 소주의 양은 88.4병, 맥주는 147.1병이었다.

술로 인해 생긴 질병을 치료하는 데 연간 2조4000억원이 지출되고 있으며, 이는 담배와 관련된 진료비 1조60000억 원보다 훨씬 많은 액수다. 그럼에도 술은 담배, 도박과는 달리 건강증진부담금 부과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 17,18대에도 여론 반발로 법안 무산…통과 난항 예상

하지만 술값 인상안이 통과되기까지는 사회적 격론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서민들이 즐겨 먹는 소주와 맥주 가격이 오르지 않고, 양주 고량주 등 일부 술값만 오르면 원래 취지인 음주문화 개선에는 효과가 거의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일주일에 세번 정도 술을 마신다는 직장인 김모(32)씨는 "평소에는 잘 마시지 않는 양주와 고량주 등 독주 가격을 인상해서는 술을 끊거나 줄이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30도 이상의 고도주가 대부분 서양 주류인 상황에서 건강증진부담금을 여기에 한정해 부과하면, 국산 주류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해 WTO(세계무역기구) 등에 제소될 우려도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술값 인상을 서양 주류에만 한정한다는 것은 법적인 시비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면서 "과거에도 몇차례 관련 법안들이 추진됐었지만 검토 끝에 무산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주류에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자는 논의는 17,18대 국회에서도 진행됐지만 번번이 좌절됐다.

지난 2005년 17대 국회의 민주당 김춘진 의원이 30도 이상의 주류에 과세표준의 3%를 인상하는 법안을 발의했으며, 18대 국회 때 한나라당 강명순 의원 등이 주세의 15%를 국민건강증진부담금 명목으로 걷자는 법안을 발의했지만 계류 단계에 그쳤다.

이밖에 건강증진 명목으로 담배, 술 등에 간접세가 줄줄이 오르게 되면 서민 물가에 급작스러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담뱃값에 이은 술값 인상이 손쉬운 세수 확보로 부족한 복지 재원을 채우기 위한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여전하다. 

변혜진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기획국장은 "국민 건강을 해치는 술에 대해 그동안 아무런 규제가 없었던 만큼 세금을 통한 규제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다만 유해품을 파는 기업에 직접 부과하는 형식이 아니라 간접세를 올리면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들에게만 돌아가서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형태가 된다"고 지적했다.

변 국장은 "건강증진부담금을 올려도 실제로 건강 증진 사업에 쓰이기보다는 국고 지원이 부족할 때 메꾸는 경우가 많다"며 "세수 확보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의심이 들지 않도록 거둔 세금은 온전히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쓰여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CBS 조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