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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21일 목요일

“극단적 불법 투쟁 개선” 박, 노동정책 강경 예고


이글은 경향신문 2013-02-21일자 기사 '“극단적 불법 투쟁 개선” 박, 노동정책 강경 예고'를 퍼왔습니다.

ㆍ민주노총 대화 상대 배제… 환율 선제대응 등 강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노사자율의 원칙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면서도 “그러나 극단적인 불법투쟁과 잘못된 (노사) 관행은 반드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당선인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대흥동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방문해 이희범 경총 회장 등이 “고용경직성이 강하다. 이 점이 일자리를 만드는 데 고려됐으면 좋겠다”고 건의하자 이같이 답했다. 그동안 대선 공약 등에서 노동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지 않아온 박 당선인이 당선 후 노동정책을 처음으로 언급하면서 불법 노동운동에 대한 엄단 방침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부친 휘호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한국무역협회 를 방문해 ‘수출 한국의 기수’라고 쓰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을 살펴보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박 당선인은 이날 “노사문제와 관련해서 크게 두 가지 원칙이 있다”면서 ‘노사자율’과 ‘법질서’를 강조했다. 그는 “법과 질서가 존중되는 노사관계 가 형성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불법적인 관행은 바로잡혀야 한다”고 말했다. “대화를 통한 상생”이라는 원칙을 함께 제시했지만 ‘노사자율’ ‘불법투쟁 개선’ 등을 강조함으로써 노동문제를 법적으로만 다루겠다는 인식을 보인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노동정책 역시 이명박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박 당선인은쌍용자동차 투쟁 현장을 방문해달라는 요구나 새누리당의 한진중공업 국정조사 약속 등에 응하지 않아 노동 현안을 무시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박 당선인은 또 “한국형 노사협력 모델 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경직성에 대해서는 정규직 , 비정규직 모두 입장을 고려해서 해법을 찾자”며 “새로운 노사관계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 앞으로 경총과 한국노총과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함께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대화 상대로 경총과 한국노총만 언급한 채 민주노총을 배제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박 당선인이 이날 노동보다 고용을 더 강조한 것도 눈에 띈다. 그는 “어렵지만 기업은 고용 유지에 최선을 다하고 근로자 는 상생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며 “정부도 건강한 노사문화를 이루고 또 기업이 안심하고 투자하는 환경을 만드는 일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성명서에서 “박 당선인의 언급은 이명박 정권과 다를 바 없다”며 “법과 질서를 말하지만 편향된 법 적용으로 사용자를 거들고 노동운동을 탄압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고 논평했다. 한국노총도 노동문제 본질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환율을 방어하겠다는 원칙적 입장도 내놨다. 박 당선인은 앞서 서울 삼성동 한국무역협회를 방문해 “환율 안정이 굉장히 중요한 상황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 기업이 손해보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2012년 12월 24일 월요일

잇따른 노동 자살... "박근혜와 무슨 상관?"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12-23일자 기사 '잇따른 노동 자살... "박근혜와 무슨 상관?"'을 퍼왔습니다.
새누리당 냉담 "MB와는 다를 것, 기다려보자"

 
▲ 최아무개 한진중공업노조 조직차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 분노한 노조 조합원과 조문객들이 회사로 몰려올 것을 대비해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는 출입문에 철골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 정민규

19대 대통령 선거 뒤 노동자들의 자살이 이어지고 있지만, 새누리당의 반응은 냉담하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이어지는 비극을 막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하거나 메시지를 낼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인 한 새누리당 의원은 상황파악도 제대로 안 돼 있었다. 23일 한 전화통화에서 (오마이뉴스) 기자가 '대선 이후 노동자 3명이 잇따라 목숨을 끊었다'고 하자 이 의원은 "정말이냐? 그렇다면 참 심각한 문제"라고 반응했다. 

이 의원은 우선, 이어지는 노동자 자살과 이번 대선 결과가 상관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기존 노동 분쟁과 사법적인 문제들이 악화되는 걸 박 후보의 당선과 연결지을 순 없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어 "내가 아는 박근혜는 MB정부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식이 깊다"며 "분명한 건, 당선자가 이런 상황을 두고만 볼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 기업들도 경제민주화 공약 때문에 바짝 긴장 중"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금은 당선인이 정신이 없을 거다"라면서 "조금만 기다려보자, 뭔가 메시지가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대선 선대위의 한 핵심 인사는 현대자동차 사측이 비정규직 노조의 부분파업에 대선 직후부터 연일 강경진압으로 대응하고 있는데 대해 "다들 아전인수격의 해석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쪽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을 호재로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 인사는 "박근혜 당선자가 (기업 쪽에 유리하게 노동정책을 끌고 갈)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이 인사는 "뭔가 그렇지 않다는 신호를 보내야 하는데…"라면서 난감함을 표시했다. 박 당선자의 노동정책이 실행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자살이 이어져 정권 출범 전부터 노동정책에 부정적인 인상을 주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였다. 

"대체 무슨 상관 있나, 지금 편들면 힘들어져"

몇몇 새누리당 관계자들의 우려에도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의 조치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새누리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오마이뉴스) 기자가 '이어지는 노동자들의 자살을 막기 위해서 박근혜 당선자가 무언가 조치를 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뜸 "지금의 상황과 박근혜 당선자가 무슨 연관성이 있느냐"고 반응했다. 

이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의 출범에 대해 노동자들이 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 '기업도 자기들이 유리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지 않느냐'는 기자의 말에 "절대 불안을 느낄 이유가 없다, 기업도 그냥 자기들끼리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상황을 냉정하게 봐야지 지금 당선자가 할 수 있는 권한이 뭐가 있느냐"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 당선자가 실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 또 이명박 정부 치하에서 시작된 일인 만큼 이 대통령이 마무리해야 할 일이라는 뜻도 포함된 반응으로 해석된다. 

이 관계자는 "여기서 (노동자)편을 들어주게 되면 집권기간 내내 끌려다니게 되지 않느냐"고도 했다. 집권도 하기 전에 노동자 친화적인 인상을 주게 되면 향후 노동자 쪽의 기대감만 부풀려 결국 박근혜 정부의 노동정책에 부담만 되지 않겠냐는 얘기다. 

진보정의당 "야권은 물론 박근혜도 모든 노력 기울이자"

반면 노회찬 공동대표 등 진보정의당은 "박근혜 당선인이 가장 먼저 인수해야 할 것은 이명박 정부 하에서 사지로 내몰린 노동자들의 처지를 개선하는 일"이라며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는 것이 자본에 의해서 가진 자들이 우리 사회의 약자들을 폭력을 짓밟아도 좋다는 신호탄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진보정의당은 "민주당 등 야권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도 지금 바로 문제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함께 기울이자"고 강력히 촉구했다. 지난 21일 최아무개 한진중공업노조 조직차장이, 하루 뒤엔 이아무개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조 조직부장이, 다시 하루 뒤엔 최아무개 서울민권연대 활동가가 노조탄압 상황을 비관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황을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안홍기(anongi)

2012년 9월 22일 토요일

"22분이나 돌아가셨는데…" 문재인 후보의 눈물


이글은 미디어스 2012-09-21일자 기사 '"22분이나 돌아가셨는데…" 문재인 후보의 눈물'을 퍼왔습니다.
[스케치] 와락센터 방문, 문재인 노동정책 진일보 분수령 될까?

“아직도 ‘오 필승 코리아’만 들으면 치가 떨려요.” 해고자 가족들과 포옹하는 문재인 후보를 바라보며 한일동 전 쌍용차 노조 사무국장이 쓰게 웃었다. “아주 징글징글해.”
악몽과도 같았던 2009년의 투쟁 당시, 쌍용차 사측에서 고용한 용역들은 ‘오 필승 코리아’를 크게 틀고 공장에 갇힌 노동자들을 조롱했다. 노동자들을 ‘토끼몰이’로 무자비하게 진압한 사측과 정부는 손배가압류로 노동자들에게 고통의 무게를 더했다. 그리고 3년이 지났다. 누구의 주목도 받지 못한 채 22명의 목숨이 하릴없이 시들어갔다.
지난 21일, 쌍용자동차 해고자들과 그 가족들이 심리치유센터 ‘와락’(이하 와락센터)에 모였다. 그들이 생계도 잠시 내려놓고 기다리는 사람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였다.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21일 오전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가족들의 심리치유 공간인 평택 와락센터를 방문, 어려움을 호소하는 해고 노동자 가족들의 얘기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연합뉴스

문 후보와 함께 둘러앉아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해고자 가족들은 눈물을 쏟았다. 흐르는 눈물을 감추려 자리를 잠시 뜨는 이도 있었다. 침묵하던 가족들이 차츰 입을 뗐다.
“일주일 사이에 누군가 자살 시도를 했다는 이야기를 세 번이나 들었습니다. 3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어요. 해고자 가족들은 여전히 투쟁이 끝난 시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삶과 죽음 사이를 넘나드는 상태입니다.”
해고자들의 한 섞인 증언은 계속됐다. 
“쌍용차 청문회에서 저희가 듣고 싶었던 말은 ‘생산대수가 늘어나고 있으니까 남편들을 복직시키겠다’는 말이 아니에요. 그보다는 사과를 받고 싶었어요. 잘못했다는 사과를.” 해고자의 아내는 울음을 참으며 간신히 말을 이었다. “3000명 가까운 사람들을 발에 차이는 돌멩이마냥 함부로 대하고 짐승처럼 진압했던 일들에 대해서 미안하다고 용서를 구하면 좋겠어요. 그러면 꼭 복직되지 않더라도 살기 편할 것 같아요. 위로도 되고.”
내내 침통한 표정을 짓던 문 후보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22분이나 돌아가셨는데 여전히…” 문 후보는 말을 잇지 못하고 끝내 눈물을 보였다.

문재인의 눈물과 가능성

▲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21일 오전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가족들의 심리치유 공간인 평택 와락센터를 방문, 어려움을 호소하는 해고 노동자 가족들의 얘기를 듣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후보는 이번 일정을 통해 ‘일자리 대통령’으로서 현 정부의 잘못된 노동정책을 비판하고, 더불어 자신이 몸담았던 노무현 정부의 실책을 넘어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2009년 쌍용차 사태는 이명박 정부 하에서 일어난 노동탄압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청와대와 직접 담판을 지어 진압 작전을 강행했기 때문에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쌍용차 사태는 기술 유출이 염려되는 상황에서 쌍용차를 상하이차에 인수시킨 참여정부의 책임도 무시할 수 만은 없다. 문재인 후보의 눈물이 더욱 각별해 보이는 이유다.
‘일자리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음에도 문재인 후보 노동 정책은 구체적 것을 제시하지 못하고 원론 수준에만 머물러 있었다. 17일 열린 일자리 간담회에서 문 후보가 주장한 노·사·정 대타협론은 원칙적으로 옳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노동 현장에서는 법이 정한 노동3권조차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 대타협론은 결국 현실에서 사측의 손을 들어주는 것과 다음이 없다.
문 후보는 일자리 분야의 사회적 약자들을 찾아 목소리를 듣고 있다. 20일 문후보는 노량진 고시촌을 찾아 취업의 문 앞에서 공무원 시험에 열중하는 청년층을 격려했다. 쌍용차 해고자들을 만난 21일에는 “쌍용차 문제는 이번 정부에서 안 되면 다음 정부에서라도 꼭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무엇보다도 문 후보가 흘린 눈물은 그가 노동관을 새로이 전환할 계기를 마련했으리라는 기대를 품게 한다.

▲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21일 오전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가족들의 심리치유 공간인 와락센터를 방문, 간담회를 가진 후 해고노동자 가족들과 포옹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윤다정 기자  |  songbird@media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