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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20일 목요일

‘대통령 박근혜’의 과제, 국민통합과 공약실천 두 마리 토끼 잡을까?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12-20일자 기사 '‘대통령 박근혜’의 과제, 국민통합과 공약실천 두 마리 토끼 잡을까?'를 퍼왔습니다.
[박근혜 시대의 과제]50%의 반대여론 끌어안는 리더십 보여줘야

ⓒ사진공동취재단 19일 실시된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이날 밤 새누리당 당사 종합상황실을 찾아 캠프관계자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박근혜 당선인이 보수와 민주진보진영의 맞대결을 이겨내고 여성으로서 최초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박 당선인은 선거운동기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던 국민통합과 경제민주화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안팎의 도전을 이겨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절반의 반대’, 정치력으로 넘어설까

박근혜 당선인에게 놓여진 최우선 과제는 국민의 절반이 자신을 강하게 반대하는 구도를 허물고 이들을 포용하는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다. 

18대 대선은 의미있는 제3후보 없이 보수세력과 민주진보세력이 대표주자를 내놓고 맞붙은 진영 선거로 치러졌다. 선거 결과는 50%에 육박하는 국민이 박 당선인을 반대했다는 점을 보여줬다. 특히 40대 이하의 젊은층과 개혁성향 국민들은 박 당선인의 청와대 입성을 과거 권위주의 독재세력의 연장 또는 회귀로 보며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따라서 박 당선인이 대선 기간 일관되게 강조한 ‘국민대통합’과 ‘100% 대한민국’을 이루기 위해서도 양분된 국론을 민주적으로 수렴하는 포용과 통합의 리더십이 요구된다. 원내 다수당인 새누리당 소속의 대통령이 배출되면서 자칫 권위적·제왕적 리더십을 행사할 경우, 이명박 정권 초기와 같은 극심한 대결이 재연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명박 정권의 용산참사와 쌍용차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권고도 나온다.

선거운동 초반 박 당선인은 유신독재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등 ‘광폭행보’를 통해 달라진 모습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반 이후 보수표 결집으로 전략이 수정되면서 ‘제자리로 돌아갔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이에 국가수반의 자리에 오른 박 당선인이 야당 및 비판적 시민사회와 적극적인 대화와 타협을 실천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특히 박 당선인의 정치적 후광이자 부담이기도 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그림자를 벗기 위해서도 폭넓은 대화를 통한 통합적 정치력을 구사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이승빈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9일 서울 삼성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경제민주화와 개혁공약 실천할까

박 당선인의 또 하나의 핵심적인 과제는 경제민주화와 복지확대를 비롯해 선거운동 기간동안 내놓은 공약들을 제대로 이행하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에 취임한 이후 당명 교체와 당 혁신 작업을 진두지휘한 박 당선인은 4.11총선과 대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경제민주화를 핵심으로 한 일련의 개혁적 공약을 다수 내놓았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으로서는 상당히 '좌클릭'한 것임은 물론 대중들이 보기에 민주당과의 차이점을 느끼기 힘들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대선 기간 내내 야권은 박 당선인의 보수적 뿌리를 폭로하며 경제민주화 공약 등이 진정성이 없다고 공격했으나, 박 당선인은 “오직 국민행복만을 바라보겠다”며 이를 일축했다. 

박 당선인은 대기업의 신규순환출자 규제, 부당내부거래 금지와 부당이익 환수 등을 통한 재벌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약속했다. 또 공공부문부터 상시·지속적 업무의 비정규직을 2015년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하며, 해고 요건을 강화하고 60세로 정년을 연장하겠다고 공약도 내놨다. 아울러 가계부채 부담 감면, 4대 중증질환 의료비 100% 보장, 반값등록금 실시, 만 5세까지 무상보육·교육, 고등학교 무상교육 등을 실천해 중산층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겠다고도 약속했다.

이런 정책공약은 진보정당이나 노동자층의 요구와는 거리가 있지만, 이전의 보수여당으로서는 말하기 힘든 수준의 정책으로 볼 수도 있다. 문제는 앞으로 새 정부와 여당이 보수적 지지기반을 넘어 이를 실천에 옮길 수 있느냐 여부다. ‘색깔’을 같이 하는 집권세력 내부의 반발을 이겨내는 일은 외부의 반대를 뚫는 일만큼이나 어렵기 때문이다. 일례로 박 당선인은 최근 검찰의 비위가 터져나오자 중수부 사퇴를 비롯한 강도 높은 검찰 개혁을 약속했다. 새누리당에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검찰에 대수술의 칼을 대는 일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반값등록금 공약을 실천하지 않아 집권 기간 내내 부담을 안고 결국 다음 정부까지 넘긴 경험은 박 당선인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신뢰’를 자신의 캐릭터이자 정치 자산으로 삼고 있는 박 당선인은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세우고 집권자의 의지로 이를 뒷받침해야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희철 기자 khc@vop.co.kr

2012년 11월 29일 목요일

“진보진영 비판글 올리라” 과제 부산대 철학과 학생들 ‘수업거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1-29일자 기사 '“진보진영 비판글 올리라” 과제  부산대 철학과 학생들 ‘수업거부’'를 퍼왔습니다.


학생들의 소통 방편이었던 대자보도 대학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한 대학의 텅빈 학내 게시판 모습. 한겨레 신소영

보수편향 누리집에 게재 요구하자
“양심의 자유 침해” 교수 퇴출 요구

우익 성향 부산대 교수가 학생들한테 ‘진보진영을 비판하는 글을 조갑제닷컴 등 보수 편향의 누리집 게시판에 실명으로 올리라’는 과제를 내어, 학생들이 교수 퇴진을 요구하며 한 달 가까이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28일 이 대학 철학과 학생·교수 등의 말을 종합하면, 최아무개(57) 교수는 지난달 중순 철학과 전공필수 과목인 ‘형이상학’, 교양과목인 ‘문명, 종교, 인간의 이해’를 가르치면서 “‘부산대 학생이 언론을 비판함’이라는 제목의 글을 작성해 ‘조갑제닷컴’과 ‘지만원의 시스템클럽’에 실명으로 게재하라”는 과제를 냈다. 최 교수는 ‘종북좌익을 진보라 부르는 언론사기 그만하라’는 등의 내용을 넣으라고 했다.이에 형이상학 수강생 40여명 중 20여명은 ‘교수가 학생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고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도구로 내몰려 한다’며 과제 제출을 거부하고 지난 1일부터는 수업 거부에 들어갔다. 교양과목 수강생 30여명 가운데 10여명도 과제 제출을 하지 않았다. 철학과 학생들은 7일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최 교수의 사과 및 퇴출 △에프학점이 우려되는 수강생들의 피해 대책 마련 등을 학교 쪽에 요구하고 철학과 전체 수업 거부를 결의했다. 학생들은 19일부터 최 교수의 퇴진을 요구하는 서명을 받고 있다.철학과 교수들은 10명 중 최 교수와 출장자 등을 뺀 6명이 9일 학과 회의를 열어 △형이상학 강의자 교체 △양심의 자유 침해에 대한 최 교수의 사과 △징계위원회에 최 교수를 회부를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철학과가 속한 인문대는 오는 29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최 교수의 징계를 학교에 요구할지를 논의할 예정이다.최 교수는 “조갑제닷컴 등에 리포트를 올리지 않았다고 학점 불이익 주는 것은 아니다. 종북좌파의 실체를 일깨워주기 위한 훈련의 방법이지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 언론이 종북좌파를 진보라고 호도하는 사실에 대해 학생들이 자유롭게 자신들의 의견을 낸 것이다”고 말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2012년 9월 20일 목요일

"안철수, 정답 없는 현실에 어떻게 답할 텐가?"


이글은 프레시안 2012-09-19일자 기사 '"안철수, 정답 없는 현실에 어떻게 답할 텐가?"'를 퍼왔습니다.
경제 전문가들이 말하는 경제 민주화의 과제와 전망

유력 대선 주자인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모두 경제 민주화의 필요성에 대해 말한다. 그러나 그 내용은 각기 다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 것일까?

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가 19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경제 민주화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경제 민주화 대토론회'(국회경제민주화포럼·한국경제정책연구회 주최)에서 이 문제를 짚었다.

김 교수는 재벌 개혁과 양극화 해소 두 가지로 한정해 경제 민주화 관련 대선 정책을진단했다. "경제 민주화의 출발점이 재벌 개혁이고, 그 본령은 양극화 해소"라고 보기 때문이다.

평가를 위한 기본 텍스트는 박 후보와 문 후보의 경우 4.11 총선 공약집, 총선 이후 발의된 법안 및 당내 논의를, 안 원장의 경우 이다. 이 대목에서 김 교수는 "참담하다"고 말했다.

"5년 전에도 대선 후보들의 경제 정책 진단을 한 일간지에 연재했다. 그런데 대선 한 달 전인 11월 중순에도 후보들의 공식 정책 자료집이 나오지 않았었다. 이번에는 더 늦어질 것 같다. 평가할 텍스트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박근혜, 자신의 생각과 진정성을 보여줘야"

김 교수는 박근혜 후보가 재벌 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직접 언급한 적이 거의 없었다며 진정성에 의문을 표했다. 박 후보가 경제 민주화를 둘러싼 당내 논란을 방관·조장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다. 새누리당에서는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이한구 원내대표가 경제 민주화에 대해 엇갈린 태도를 취하고 있다. 김 교수는 박 후보가 "김종인 토사구팽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며 "자신의 생각과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한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 발의한 '경제 사범 처벌 강화' 등의 경제 민주화 관련 입법안에 대해서도 "법안의 합리성 및 입법 가능성에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김 교수는 김종인 위원장이 한 말을 전했다.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입법안은 일부 의원발의 입법안일 뿐, 당론도 아니고 여야 협의를 한 것도 아니다. 그대로 법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김 위원장과 경제민주화실천모임 모두 경제 민주화를 말하지만, 실제로는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양극화 해소와 관련, 김 교수는 "고용·복지 정책은 박 후보가 가장 직접적·구체적으로 언급한 영역"이며 "4.11 총선 공약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특히 생애 주기 맞춤형 복지 공약은 신선한 충격"이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김 교수는 "뭔가 께름칙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두 가지 의문을 제기했다.

"박 후보가 '성장을 통한 고용·복지 기반 확충' 논리에 머무는 것 아닌가? '공정 시장'만으로 중소기업, 자영업자,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김 교수는 "'바뀌는 박근혜'의 연속성과 단절성의 경계가 모호하다"고 말했다. 어디까지 바뀐 것인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또한 "권위주의적인 리더십과 시혜적인 양극화 해소 방안으로는 경제 민주화를 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2007년의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와 2012년의 경제 민주화가 맥을 같이한다고 박 후보가 보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비판했다. "시장만능주의"인 '줄·푸·세'를 대체할 새로운 슬로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박 후보는 '높은 조세, 높은 복지'와 '낮은 조세, 낮은 복지'에 관한 선택을 국민에게 떠넘겨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어려운 문제를 회피하지 말고, 자신의 생각을 국민에게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는 말이다.

김 교수는 "대통령과 국정 철학을 공유하는 집권 '세력'에 의해 담보될 때 개혁이 성공할 수 있다"며 새누리당 상황을 우려했다. 이 대목에서 김 교수는 다시 김종인 위원장의 말을 소개했다. "새누리당은 보스가 결정하면 무조건 따라가는 DNA를 가진 사람들만 모인 조직이다." 이어 김 교수는 다음 사항을 주문했다. "당내 민주주의가 먼저다."

▲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프레시안(최형락)

"국민들은 민주통합당 당론을 '문재인의 생각'으로 믿지 않는다"


문재인 후보와 관련, 김 교수는 "(민주통합당의) 4.11 총선 공약에 재벌 개혁 정책이 총망라돼 있으며, 당론으로 재벌 개혁 정책의 풀 메뉴(full menu)를 갖고 있다는 건 상대적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 교수는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도 왜 재벌 개혁 담론에서 새누리당에 주도권을 빼앗겼는가?"

여기서 김 교수는 두 가지를 이야기했다. 우선 "초강력 수단을 나열하는 것이 최선은 아니며 정책의 전체 체계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더 본질적인 것은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말한 것처럼 민주통합당 내의 재벌 장학생 문제부터 정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국민들은 민주통합당의 (재벌 개혁) 당론을 '진짜 당론'으로, '문재인의 생각'으로 믿지 않는다"며 "문 후보는 당내 정책적 리더십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양극화 해소 문제에 대해, 김 교수는 "문 후보 본인 입으로 말한 건 골목상권 살리기와대기업-중소기업 상생 협력뿐"이라고 말한 후 "내용 문제보다, 정책적 고민에 투입한 시간 자체가 부족한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문 후보가 당내의 인적 자원, 경선에 나왔던 다른 후보의 정책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경선 과정에서 내용을 가장 잘 준비했던 손학규 후보의 협동조합 및 산업민주주의 관련 정책을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문 후보의 과제는 새로운 정책 '수단'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구체적인 정책은 당내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만큼, 인적 자원을 통합하고 정책을 체계화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는 말이다. 리더십 구축을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또한 김 교수는 문 후보가 "'1원 1표'와 '1인 1표'를 결합하는 원리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1원 1표'로 풀어야 할 문제와 '1인 1표'로 풀어야 할 문제를 구분해야 하는데, "문 후보의 486 참모들이 이 문제에서 혼란 상태"라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문 후보가 현재 캠프로는 정책 경쟁의 주도권을 회복할 수 없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민주통합당은 당론을 못 정하는 정당, 당론을 정하고도 실행하지 못하는 정당"이라며 "새누리당과 반대로 민주통합당은 자기가 뽑은 대표를 절대로 안 따라가는 DNA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러한 진단에 따라 김 교수는 문 후보에게 이렇게 주문했다. "당의 통합이 먼저다."


▲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프레시안(최형락)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정답만 말하는 안철수", 언제까지?

김 교수는 안 원장이 에서 "재벌의 폐해와 그 개혁 방안에 대해 균형 잡힌 생각을 제시했다"며 "경험과 공부가 잘 결합됐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열거를 넘어 각각의 우선순위를 조정할 원리는 불분명"해 보이며, "안 원장은 공부방에서 나와 정치의 장에서 단련을 받아야 한다"고 평가했다.

"예컨대 안 원장은 책에서 금산분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은행을 산업자본에 맡기면 안 된다는 이야기도 했다. 거기까지다. 핵심은 재벌의 비(非)은행 금융 계열사 문제인데, 그런 부분은 언급돼 있지 않다. (…)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정답만 이야기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하나의 정답을 말할 수 없는 현실 문제에 대해 어떻게 말할 것인지 시험을 거쳐야 한다."

양극화 해소 방안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에 잘 정리돼 있다"면서도 "정답이지만 원론에 불과하다는 비판 역시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다양한 정책 영역의 보완 체계를 마련해야 하며, 여러 당사자들 간의 대타협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김 교수는 "안 원장이 담론에서 정책으로 내려와야 하며, 5년 동안 할 수 있는 일의 한계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단기필마는 성공할 수 없다"며 다음 사항을 주문했다. "당 조직 기반 확보가 먼저다."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프레시안(최형락)

대선 후보들에게 물어야 할 두 가지

세 사람의 견해를 비교한 후 김 교수는 유권자들이 대선 후보들에게 다음 두 가지를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30년 후에 도달할 바람직한 한국 사회의 미래상은 무엇인가', '그목표 아래 대통령이 임기 5년 동안 무엇을 할 것인가'가 그것이다.

'30년 후'와 '5년 이내'를 구분한 것은 "재벌 개혁과 양극화 해소는 5년 내에 완성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내년 국내외 경제 상황이 매우 어려울 것이며 대통령 임기 5년 내내 어려울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이런 상황에서, 상충하는 목표들의 우선순위를 탄력적으로 조정하면서도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원리"가 무엇일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더해 김 교수는 경제 민주화와 관련해 여야의 이견이 적은 사안들부터 이번 정기국회에서 입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말한 사안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배임죄 형량 강화, 하도급법 위반 시 3배 배상제 확대, 상장회사이사의 보수 개별 공시 등이다.

또한 규제개혁위원회를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원 입법이 아닌 정부 입법은 모두 규제개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그러한 규제개혁위원회가 기득권층이 개혁 입법을 저지하는 로비 창구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규제개혁위원회를 그대로 둬서는 경제 민주화를 못 한다"며 "대선 후보들이 규제개혁위원회 폐지를 공약으로 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제 어려우니 경제 민주화 유보하자? 어불성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김상조 교수 외에도 김진방 인하대 교수가 산업민주주의에 대해,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경제 위기와 경제 민주화'에 대해 발표했다.

이 중 유 교수는 전경련 등을 예로 들며 "경제가 어려우니 경제 민주화를 유보하자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전경련은 경제 전문가 과반수가 '경제 민주화 관련 정책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답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유 교수는 "재벌 독식 구조 때문에 양극화 경향이 고착됐고", 역대 정부가 "구조개혁은 어렵고 대중의 불만은 달래야 하니 남미처럼 성장 포퓰리즘"에 빠져 위기를 심화시켰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카드를 남발한 김대중 정부, 부동산 정책에서 실패하고 단기 외채 폭증을 허용한 노무현 정부, "막가파 경기부양"을 해온 이명박 정부 모두 성장 포퓰리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분석이다.

유 교수는 "역사적으로 경제 민주화는 경제 안정의 초석이었고, 위기를 예방하고 극복하기 위한 최선의 구조개혁 정책이 바로 경제 민주화"라고 강조했다.

"대공황 당시 감세와 규제 완화로 경기를 살리겠다던 후버 대통령과 포괄적 경제사회 개혁 정책(경제 민주화)을 추진한 루즈벨트 대통령 중 누가 경제를 공황에서 구출했나?"

토론자로 나선 전성인 홍익대 교수도 "경제 민주화는 위기에 취약한 구조에서 위기가 닥쳐도 튼튼한 구조로 경제를 바꾸는 것"이라며 유 교수 견해에 공감을 표했다.

또 다른 토론자인 조혜경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인위적으로 경기를 부양하는 "과거의 위기 해법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게 되면서 경제 민주화가 의제로 등장했다"고 진단했다. 조 연구위원은 부동산을 예로 들며 "자산을 팔아도 빚을 갚을 수 없는 단계에 도달해 가격 폭락이 불가피한데, (정부에서) 인위적으로 그 시기를 미루고 있다"며 "이 문제가 다음 정권에서 최대 복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덕련 기자

[사설]‘대선 후보 안철수’의 의미와 과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어제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국민의 열망을 실천해내는 사람이 되려 한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해 9월 현실 정치에 참여할 뜻을 시사한 뒤 1년여 만이다. 의사와 기업인, 학자를 거쳐 정치인으로의 변신이다. 안 대선 후보는 출마 일성으로 대선 후보자들 간 선의의 정책 경쟁을 강조했다. 지금까지 다소 애매모호했던 화법과 달리 분명하고도 확실한 어조로 대선에 임하는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안 후보 측이 기자회견장에 내건 캐치프레이즈 ‘국민이 선택하는 새로운 변화가 시작됩니다’는 그가 말하고자 하는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그의 출마가 국민들의 요구를 수용해, 국민들의 소리를 들은 결론이며, 국민들의 열망을 실현하기 위한 ‘소명’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를 위해 선거 과정에서부터 쇄신에 나서, 선의의 정책대결을 펼치고, 당선될 경우 다른 후보의 정책이라도 수용하는 정치를 펴겠다고 다짐했다. 그가 말하는 덧셈의 정치, 통합의 정치다. 그것만이 낡은 체제와 미래 가치가 충돌하는 지금,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넘어서는 길이라고 안 후보는 강조했다. 결국 그의 출사표는 미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국민들과 더불어 새로운 정치를 펼치고자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총론치곤 나무랄 데가 없다.

문제는 각론이다. 대선은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겨루는 장이다. ‘무엇’은 정답이 나와 있지만 ‘어떻게’는 각 후보의 철학과 비전, 국정운영 능력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안 후보도 이를 염두에 둔 듯 “정책 비전과 구상은 선거 과정에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생각과 비전을 국민의 눈높이에서 설명하고, 질문에 명확히 답하는 시간이 빨리 오기를 고대한다. 여전한 정치 냉소는 극히 우려스럽다. 그는 자신의 정치 경험 부족을 두고 “정치 경험도, 조직도, 세력도 없지만 그만큼 빚진 것도 없다”고 말했다. 패거리 정치와 같은 구태에서 자유롭다는 취지에서 나온 말이겠지만 국정운영이야말로 경험과 시행착오를 토대로 조직·세력이 함께 펼치는 고도의 정치 행위 아닌가. ‘나홀로 후보’에게 신뢰를 보내는 것이 쉽지 않은 까닭이다.

그의 대선 출마는 우리 정치사에 전례가 없는 새로운 실험이다. 과거에도 한 기업인의 대권 도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자생적 여론이 바탕이 됐다는 점에서 다르다. 그런 만큼 안 후보로서는 기존 정치에 대한 불만이자 새로운 시대의 도래에 대한 갈구를 담은 ‘안철수 현상’이라는 시대정신을 구현함에 모자람이 있어선 안될 것이다. ‘안철수 후보’는 ‘안철수 현상’을 토대로 대선에 뛰어들었지만 그것을 정치적 실체로 응집하지 못할 경우 과거 대선에서도 보았듯이 일과성 바람으로 끝날지도 모른다. ‘안철수 현상’이 이번 대선 판도에서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는 안 후보 개인의 성패를 넘어선다. 그의 도전이 한국 정치에 던지는 의미는 가볍지 않다.

2012년 7월 11일 수요일

MBC 노조, 파업 끝내고 복귀한다


그럼 당신들이 쟁취한건 뭐가? 아무것도 없지 않은가? 단 한가지도... 상처만.. 결국은 백기 항복한거야?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11일자 기사 'MBC 노조, 파업 끝내고 복귀한다'를 퍼왔습니다.
6개월 만에 조합원 의견수렴, 이르면 16일께 들어갈 듯… “김재철 퇴진·공정방송 복원 과제”

김재철 사장 퇴진에 맞서 163일이라는 사상 최장 기간 파업을 벌여온 MBC 노동조합(위원장 정영하·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 MBC 경영진과 협상없이 파업을 잠정중단하는 방안을 구성원과 협의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구성원의 의견수렴 결과 업무복귀 동의를 얻을 경우 노조는 이르면 이달 중순(16일께) 전격 파업 잠정중단을 선언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난 겨울부터 세 계절을 거친 최장기 방송사 파업 사태가 6개월 만에 마무리될 상황을 앞두게 됐다.
MBC 노조는 지난 9일부터 오는 11일까지 집행부를 비롯해 부문별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파업 중단 의견수렴에 나서고 있다. 노조의 간담회는 확대집행부 구성원(9일)에 이어 10일 경영부문과 편성·제작부문 조합원 대상, 11일 영상미술부문과 보도부문, 기술부문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은 10일 “오는 8월 새 방문진 이사진이 들어오면 경영판단과 법상식, 순리 등에 따라 김재철 사장의 거취문제를 결정한다고 여야 개원 합의문이 나왔다”며 “새 방문진이 김 사장의 각종 의혹에 진상조사를 하게 되면 해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택앞에서 ‘집단해고 책임자 이진숙은 물러나라’라는 피켓을 들고 1인시위를 했다는 이유로 MBC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이 시민단체 활동가 안경호 씨를 고소한 것에 대해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공정언론 공동행동'회원 10여 명은 지난 6일 오전, 이 본부장의 자택이 있는 서울 동작래미안아파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청자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를 당장 취하하라’고 촉구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정 위원장은 “끝까지 가자는 의견도 있다”며 하지만 “어차피 김 사장은 나가는 사장이기 때문에 그 뒤를 준비하고, 망가진 MBC를 조속히 복원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복귀에 대해 조합원들의 의견을 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복귀하는 것으로 결정되면 승리의 복귀이자 국민의 승리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철 사장에 의해 해고당한 최승호 전 MBC PD수첩 PD도 “여야 합의문 가운데 ‘법상식’과 ‘순리’에 따르자면, 김 사장이 물러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라며 “국민적 합의를 뜻하는 여야 합의안에 우리도 화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함께 해고당했던 박성제 전 노조위원장은 “이번 복귀하는 방식은 협상없이 일방적으로 복귀하는 것인데 ‘올림픽방송’, ‘무한도전’, ‘뉴스정상화’ 등의 명분만을 갖고 들어간다는 것”이라며 “오히려 공감대와 호소력을 줄 수도 있는 하나의 승부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전 위원장은 “들어가서 싸우는 게 쉽지는 않지만, 올라가야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의 선택”이라며 “승리를 위해 올라간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160여 일 동안 어떤 성과를 얻었느냐는 의문도 나온다. 고차원 전주MBC 기자는 “죽은 권력이든 살아있는 권력이든 다 한 통속임이 분명한데 160일 이상 파업한 상황에서 ‘제2의 김재철’이 아닌 인사가 올 것이냐는 확신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아쉬움이 남는다”라며 “김재철이 망가뜨린 시스템, 공정방송, 제작환경을 복원시켜야 하는데, 여전히 남아있는 김재철의 사람들을 어떻게 할지도 고민”이라고 지적했다.
MBC 보도국의 한 기자는 “이번이든 연말이든 이 파업을 정리할 때 우리가 무언가를 일궈냈으며 의미있는 일을 했다는 성과를 갖고 올라간다는 마음이 필요하다”며 “2년 전 졌다고 생각하고 올라가니 현장 투쟁도 잘 안됐다. 정리를 잘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