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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17일 화요일

“‘어항 속 고래’ 네이버, 어항까지 깨뜨릴라”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4-16일자 기사 '“‘어항 속 고래’ 네이버, 어항까지 깨뜨릴라”'를 퍼왔습니다.
미래기획위 토론회 “독과점 해소, 열린 플랫폼 구축해야” vs “규제 만능 경계해야”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위원장 곽승준)가 포털 네이버를 도마 위에 올렸다.
서울 광화문 KT 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열린 5차 ‘곽승준의 미래토크’로 다뤄진 ‘인터넷 포털 절대 권력인가, 착한 플랫폼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2시간 동안 100여 명의 청중 앞에서 네이버 독과점 문제가 집중적으로 토론됐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금년 중으로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네이버를 규정하는 것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정부 차원에서 포털 관련 토론회가 열린 것은 올해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정환 미디어오늘 편집국장은 네이버 독점의 문제로 △공정성 논란이 있는 폐쇄적인 검색 시스템 △과도한 트래픽 독과점을 이용한 ‘문어발식’ 사업 확장 △저널리즘을 종속시키는 구조를 지적하며 “이제라도 불공정 경쟁의 폐해를 해소하고 네이버를 열린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한다, 놔두면 지금보다 더 큰 문제가 터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국장은 “네이버는 검색 결과의 28.7%만 네이버 외부를 내보내고 나머지 71.3%의 트래픽을 지식검색이나 블로그, 카페 등 네이버 내부 자체 콘텐츠로 연결시키고 있다”며 “네이버는 포털로서 관문 기능을 하는 게 아니라 가두리 양식장처럼 모든 사용자들을 네이버 안에 가둬두는 기형적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고, 공유와 개방이라는 웹의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는 비정상적이고도 불공정한 시장 경쟁 방식”이라는 이야기다. 

네이버는 외부 검색엔진의 유입을 제한해 지식검색이나 블로그 등의 검색을 막고 있다. 구글이 우리나라에서 맥을 못 추는 데는 이런 요인도 크다. 네이버 내부에 쌓인 콘텐츠는 네이버 이용자들이 만든 것이지만 네이버가 이를 점유하면서 네이버를 이용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인터넷 이용자는 3500만명 정도인데 웹 브라우저 첫 페이지를 네이버로 설정해 놓고 쓰는 사람이 23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정환 국장은 과거 ‘MB 탄핵’이나 ‘신정아 성추행 논란 의원’ 등이 실시간 검색어에서 사라져 검색 공정성 논란이 벌어졌던 사례를 예로 들며 “네이버가 검색 결과를 인위적으로 조작하고 있다고 믿고 싶지 않지만 네이버의 검색 신뢰성이 도전받고 있으며 투명하지 못한 검색 알고리즘에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이버의 높은 검색 점유율은 고스란히 검색광고 매출과 트래픽으로 이어져 네이버에 광고를 하지 않으면 영업을 할 수 없고 네이버에 광고를 하면 매출의 거의 대부분을 광고비로 지출해야하는 영세 온라인 업체들의 사례도 거론됐다. 인기 키워드를 웹 페이지로 연결시키지 않고 네이버 검색 결과로 연결시켜 검색 점유율을 높이는 편법도 지적됐다. 네이버가 검색결과를 영리적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네이버가 영리기업인 건 맞지만 포털의 공적책임을 방기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네이버 3대 논란, ‘불공성’-‘독과점’-‘폐쇄성’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위원장 곽승준) 주최로 서울 광화문 KT 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열린 5차 ‘곽승준의 미래토크’로 다뤄진 ‘인터넷 포털 절대 권력인가, 착한 플랫폼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열렸다. 최훈길 기자 chamnamu@

이 국장은 네이버가 지난 2007년부터 트래픽이 정체되는 등 외형 성장에 한계를 맞자 부동산·오픈마켓 등으로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나선 것을 두고 “어항 속 고래”라고 지적했다. 네이버 스스로도 운신의 폭이 좁은 데다 자칫 어항을 깨뜨릴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 국장은 “네이버가 감당할 수 없는 트래픽을 안고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서 벗어나려고 뉴스캐스트를 도입하기도 했지만 인터넷에서 모바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등 온라인 생태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문제제기는 이날 참석한 다른 언론사 패널들도 적극적으로 지적했다. 조형래 조선일보 산업부 차장은 “포털의 비즈니스 구조를 보면 재벌 구조와 똑같다”며 “네이버는 모든 것을 끌고 들어와서 수수료를 챙기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데, 공유·개방·참여·웹 2.0 정신과 배치된다”고 밝혔다. 그는 네이버가 기사 등 콘텐츠의 최초 게시물을 검색 상단에 보여주지 않는 것을 두고 “네이버가 의도적으로 검색 문제를 안 고치고 있다”며 “(언론사들이 네이버에)콘텐츠를 뺏기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손재권 매일경제 산업부 기자도 “네이버가 부동산 중계 시장에 진출해 업계 자체를 붕괴시켰다”며 “네이버가 도대체 인터넷 생태계를 위해서 무슨 일을 했느냐”라고 되물었다.
포털측 “네이버는 사랑받아 왔다…시장 경제에 맞춰 성장했다”
그러나 포털측에서는 언론계의 이 같은 문제 제기를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최성진 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은 “지난 2009년 기준 인터넷 시장의 경제 규모가 63조 원인데 이중에서 1조 원 정도를 차지하는 ‘대표 기업’이 있다는 것이 생태계 건전성에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어항 속 고래’, ‘독과점 기업’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또 “그동안 인터넷에서 90% 이상의 기업이 도태됐는데 그중에서 좋은 기업이 살아남고 소비자의 사랑을 받아왔다”며 “(네이버 등 포털) 기업은 시장 왜곡이나 다른 힘에 의해 성장이 이뤄진 것이 아니라 시장 경제에 맞춰 성장해 왔다”고 밝혔다. 또 네이버가 검색 서비스 블로그를 통해 검색 서비스 구성을 알려온 점, 신문법·언론중재법 등을 통해 규제를 받고 있는 점 등을 들어 “포털도 책임감을 인식해 왔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생태계의 문제를 네이버의 문제로 한정해 책임을 묻는 방식이 부적절하다는 반박도 나왔다. 임종수 세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그동안 유지해 온 네이버 모델을) 이 시점에서 잘됐다 잘못했다고 쉽게 판단할 수는 없다”며 “해외에서는 인터넷 상에서 역동적인 변화가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그렇지 못했다면 (네이버만의 문제가 아니라)인터넷 상에서의 공정 경쟁 구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양측의 엇갈린 진단에 대해 이날 참석한 청중들 중에서는 언론사쪽의 주장에 박수를 치는 등 동의하는 의견이 적극적으로 표출됐다. 한 시민은 “(네이버의)독과점으로 창출된 수익을 사회적인 기여를 하도록 선도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다른 시민은 “(네이버가)사회적 공기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언론사의 자성을 촉구하는 지적도 나왔다. 또 다른 시민은 “네이버가 가지고 있는 힘을 이용자들은 지지하고 있다”며 “언론사에서도 충분히 이용자들의 지지를 받을만한 플랫폼을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안 콘텐츠 모델 진흥과 네이버 공적 규제를 병행해야” vs “언론이 반성해야”


▲ 지난달 26일자 조선일보 경제면 1면.

이를 두고 언론사쪽에서는 네이버에 대한 정부 차원의 규제와 인터넷에 대한 진흥책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정환 편집국장은 “공정거래법을 통해 독과점을 규제하고 네이버의 점유율을 낮추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그보다는 네이버에 대한 사회적 압박이 필요하다”며 “인터넷 문화가 바뀌어야 하고, 네이버도 좋은 콘텐츠에 트래픽을 나눠주는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국장은 “언론사들도 네이버에 의존하지 않는 콘텐츠 수익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며 “국가 차원에서도 대형 포털의 점유율을 낮추는 것 못지 않게 인터넷 생태계의 활성화하고 대안 콘텐츠 모델을 육성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형래 조선일보 차장도 “인터넷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데, 방통위나 공정거래위가 나서야 한다”며 “시장 독과점에 대한 규제는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재권 매일경제 기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기존 포털 외곽에서 네이버와 대항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라며 “신생 벤처에 정부 차원의 R&D가 집중적으로 투자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곽승준 “네이버, 진정성 있다면 다음 토론회 나와야”


▲ NHN이 지난달 오픈 마켓인 '샵N'을 열어 중소 마켓을 비롯한 인터넷 업계에서 반발이 일었다.

반면, 임종수 교수는 “인터넷 규제를 가하면 그 규제를 지탱해 내는 것은 네이버 밖에 없다”며 “규제에 신중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임 교수는 “사이버 공간을 개발하는 것은 10년 이후 먹거리 만드는 것으로 여기에 규제를 하는 것은 결국 우리에게 족쇄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네이버의)독점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지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임종수 교수는 “인터넷이라는 거대하고 새로운 공간에서 기존의 신문사, 방송국은 설 곳은 없는 언론의 위기 상황”이라며 “언론이 좀 더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직접적으로 자사 뉴스를 소비하는 이용자와 상호 소통을 하는 모바일 경제학의 논리와 홍보(PR) 기법을 (언론사가)많이 개발해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지금과 같은 구조에서 언론사가 열심히 좋은 뉴스를 만들어도 블로그의 카피(copy)로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는 콘텐츠 전달자로 전락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곽승준 위원장은 “(최근)시장경제 체제는 기업이 단순히 이윤 추구를 하는 것보다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것과 같은 나눔, 배려, 기부에 더해 이윤 추구가 섞이는 양상”이라며 “플랫폼은 공적 기능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그는 “방통위 담당 국장이나 과장이 부탁해도 (네이버쪽에선 토론회에)안 나왔다. 본인들이 벽을 쳐놓은 것”이라며 “진정성이 있다면 나와서 토론하는 과정에서 뭔가 만들어질 수 있지 않겠나”라며 두 번째 포털 토론회에는 참석할 것을 공식 제안했다. 

최훈길 기자

"네이버는 '가두리 양식장'... 대항마 키워야"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4-16일자 기사 '"네이버는 '가두리 양식장'... 대항마 키워야"'를 퍼왔습니다.
[현장] 포털 빠진 '인터넷 독점' 토론회... CEO들은 '상생' 간담회

▲ 16일 오후 광화문 KT 올레스퀘어에서 미래기획위원회 주최로 열린 곽승준 미래토크 '인터넷 포털'편에서 조형래 조선일보 산업부 차장이 네이버 독과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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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독과점' 비판엔 진보-보수 언론이 따로 없었다. 16일 오후 광화문 KT 올레스퀘어에서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주최로 열린 곽승준 미래토크는 국내 인터넷 포털 시장60~70%를 장악한 '네이버 성토장'이었다.

'인터넷 포털 절대 권력인가, 착한 플랫폼인가'를 주제로 인터넷 생태계 문제를 짚은 이날 토론회엔 정작 NHN 등 포털 관계자가 빠진 가운데 등 언론사 기자들이 포털 독과점 문제를 집중 성토했다.

"영업이익률 40%는 독과점 탓"... 언론사 '네이버 성토' 

조형래 조선일보 산업부 차장은 "세계적으로 시장독과점 규제는 강화되는 추세인데 미국 법무부라면 네이버 독과점 문제에 다 달려들었을 것"이라면서 "지난해 NHN 매출 1조 4천억 원에 영업이익률은 40%를 넘었는데 여기엔 독과점을 이용한 초과 이익이 숨어있다"고 지적했다.

이정환 편집국장 역시 "국내에서 구글 검색 결과가 신통치 않은 건 좋은 콘텐츠가 네이버에 묶여있고 네이버 바깥에 좋은 콘텐츠가 없는 탓도 있다"면서 "과도한 네이버 의존이 좋은 콘텐츠 만드는 시장을 죽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뉴스캐스트로 의제 설정 기능을 포기한 것처럼 네이버 스스로 과도한 트래픽을 감당할 수 없다면 시장 점유율을 적당한 수준으로 낮추고 네이버 외부를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공정거래법에 따라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강제하기 어렵다면 사회적 압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인터넷 포털을 대신해 나온 최성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은 "절대 권력, 착한 플랫폼 같은 선악 관점으로만 접근하면 감정적 문제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서 "인터넷 실명제(제한적 본인확인제) 같은 우리만의 규제는 오히려 중소기업에게 진입 장벽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재권 기자 역시 "네이버 때려잡자고 기존 포털 규제 법안을 만들면 규제 비용만 발생한다"면서 "기존 포털 외곽에서 경쟁력 있는 신생 벤처를 만들어 R&D(연구개발) 자금을 투자하고 언론사 닷컴이나 SNS 투자도 지원해 네이버 대항마를 만들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가두리 양식장'"-"기존 언론도 달라져야"

▲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가 주최한 '곽승준 미래토크'가 16일 오후 광화문 KT 올레스퀘어에서 '인터넷 포털 절대 권력인가, 착한 플랫폼인가'를 주제로 열렸다. ⓒ 김시연

특히 참석자들은 네이버 뉴스캐스트 등 인터넷 포털의 저널리즘 영향력 확대가 낳은 부작용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조형래 차장은 "우리 매체 기사를 복제한 블로그 글이 네이버 검색 상단에 뜨곤 하는데, 정치적으로 민감한 기사의 경우 오히려 우리가 중개업자 기사를 베꼈다고 게시판에서 난도질을 당한다"면서 "이는 기존 언론을 깎아내리는 건데 안 고친다는 건 의도적인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손재권 기자 역시 "네이버 뉴스캐스트 도입 이후 선정적 뉴스, 낚시질 제목이 나와 기자들도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네이버 평균 체류 시간이 104분인데 (관문이 아닌) '가두리 양식장'처럼 뉴스로 사용자를 유입시켜 지금까지 성장해 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임종수 세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언론사 위기에 앞서 언론이 바로 서야 한다"면서 "(포털에 뉴스를 제공하는) 뉴스 도매상이 된 언론사들이 자사 뉴스를 직접 소비하는 사용자들과 상호 작용 등 뉴스 소매상으로 자리매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은 "다른 나라에 없는 규제는 문제지만 한 기업이 70~90% 차지하고 다른 곳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건 산업 생태계 차원에서 좋지 않다"면서 "플랫폼은 좀 더 공익적 기능과 열린 자세가 필요한데 네이버는 방통위 담당과장을 통해 부탁해도 이 자리에 나오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고 인터넷 포털 문제와 관련해 2차 토론회를 예고했다.

이계철 "카카오톡 쓴다"... 김상헌 "네이버 '라인'도 쓰셔야"


▲ 16일 오전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인터넷기업 CEO 간담회에서 이계철 방송통신위원장(가운데)과 김상헌 NHN 대표(오른쪽)을 비롯한 다음, SK컴즈, 구글코리아, KTH 등 주요 포털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김시연

공교롭게 이날 오전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선 이계철 방송통신위원장이 주관한 인터넷기업 CEO 오찬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엔 김상헌 NHN 대표를 비롯해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 이주식 SK컴즈(네이트) 대표, 서정수 KTH(파란) 대표, 염동훈 구글코리아 대표 등 국내 5대 포털 CEO들이 모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도 참석자들은 인터넷 대중소기업간 상생 문제와 인터넷 실명제 폐지 등 정부의 규제 개선을 주문했다. 특히 신생 벤처기업인들의 자금과 인력난을 호소하자 김상헌 대표는 "개발자 양성 과정에 매년 100억 원씩 10년 동안 투자해 개발 인력 양성에 노력하겠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다만 이날 참석자에 따르면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가 이계철 위원장에게 "카카오톡 쓰고 있나"라고 물어 그렇다고 대답하자 김 대표가 "그럼 우리 '라인'(네이버 모바일 메신저)도 쓰셔야 하는데"라고 말했다고 한다. 물론 여담 삼아 가볍게 나온 얘기였다고는 하지만 모바일 시장 강자로 떠오른 카카오톡에 대한 기존 포털들의 견제 심리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정환 편집국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매년 더 많은 이익을 내야 하고 이익이 떨어지는 방향으로 정책을 내놓을 수 없는 게 '주식회사' NHN의 한계"라면서 "결국 네이버에 의존하지 않는 콘텐츠 수익 모델을 개발해 네이버 바깥에서 자생 모델을 만들고 이용자들이 공생 문화를 키우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2년 3월 21일 수요일

"연합뉴스, 노무현 정권 때만 해도…"


이글은 프레시안 2012-03-21일자 기사 '"연합뉴스, 노무현 정권 때만 해도…"'를 퍼왔습니다.
기자들에게 들어보니…'소처럼 일하던 우리, 왜 파업하나'

▲지난 15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 전국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 ⓒ연합뉴스 노동조합 제공

에서 '스타 기자'를 찾기란 힘들다. 방송을 화려하게 장식할 일이 없다. 독특한 문장력을 선보일 여유도 없다. 뉴스 소비 공간이 인터넷 포털 중심으로 변함에 따라 독자들에게 잘 알려지긴 했지만, 는 어디까지나 나랏돈을 받는 국가기간통신사, 곧 '언론사의 뉴스'다. 기자의 주관을 최소화한 문장으로 가장 빨리, 가장 많은 정보를 전달하는 게 의 기본 목적이다. 이 언론사 기자들이 새벽부터 출입처 기자실 불을 밝히는 이유다. 기자들이 가진 자부심의 원천이기도 하다.

'무색무취'의 언론사였던 가 '찌라시' 소리를 들은 건 현 정부 들어서다. 친정부적인 기사가 연달아 나갔다. '닻 올린 4대강'이란 기획기사 시리즈에서 는 이 사업을 나라의 미래를 밝혀줄 장밋빛으로 색칠했다.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가 광주5.18 묘지 참배에 갔다가 묘지 상석을 밟은 모습을 담았던 이 언론사의 특종 사진기사는데스크로 송고된 지 3시간이 지난 오후 1시께에서야 겨우 발행됐다. 속보싸움을 하는 통신사에서 데스크로 넘어간 기사가 3시간이 지나서야 나간다는 건,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소처럼 묵묵히 일만 하던' 이 회사 기자들이 23년 만에 파업에 나선 이유다. 기자들은 "더 이상 '찌라시 기자' 소리를 못 듣겠다"며 박정찬 사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나섰다. 최근 두드러진 의 일그러진 보도태도의 원인이 박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편집권 간섭이었다는 지적이다. 박 사장 취임 기간 개국한 보도채널 뉴스Y는 기자들의 노동강도를 더 키웠다. 이 과정에서 스포트라이트는 양보하기 바쁘던 이 회사 기자들의 마지막 자존심마저 무너졌다.

박 사장 연임 여부가 결정될 주주총회를 하루 앞둔 20일, 연합뉴스 신사옥의 노조사무실에서 이 회사 기자조합원 네 명을 만났다. 입사 11년차인 이율 기자(증권부), 6년차 김남권 기자(산업부), 3년차 민경락 기자(사회부 시청팀), 2년차 차지연 기자(사회부 사건팀)는 박 사장 재임 기간 겪었던 사내 민주주의의 붕괴, 서서히 진행된 '찌라시화'를 체험한 심경, 파업이 준 불안함을 차분히 설명했다. 이들이 겪은 지난 3년여 '박정찬 체제'를 정리했다.

"내 기사 못 믿겠다는 댓글이 '베스트'더라"


▲"막내일 때 들은 '연합 찌라시'라는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차지연 기자(사회부). ⓒ프레시안(최형락)
차지연 기자는 직접 데스크로부터 부당한 기사작성 지시를 받은 경험은 없다. 그는 대신 길거리 집회에서 의 참담한 오늘을 알게 됐다.

수습기자 시절 집회 취재가 잦았다.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간단한 코멘트를 받으려 인사를 하면 " 싫어한다. 말하고 싶지 않다"는 반응이 돌아왔다. 얼굴이 달아오르는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오랜 기간 준비 끝에 서울 동자동의 쪽방촌을 한 달에 걸쳐 취재했다. 직접 그곳 쪽방촌에서 살아보기도 했다. 자부심을 갖고 뉴스에 달린 댓글을 살펴봤다. '베스트'에 오른 댓글은 충격적이었다. 누리꾼은 "연합 찌라시 기자가 한 달 동안 쪽방에서 살았을 리가 없다"고 했다.

가끔 이해가 되지 않을 때도 있었다. 는 보수단체의 집회도, 진보단체의 집회도 '드라이하게' 쓴다. 그런데 진보 진영의 주장을 받아 적으면 사람들이 'MB 끈 떨어질 때 되니까 이런다'고 SNS에서 말했다. 차갑게 돌아선 사람들의 반응은 어느 쪽의 응원도, 욕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차 기자의 가슴을 때렸다. 어느새 그가 꿈꿨던 기자생활은 '정권 스피커'가 돼 버렸다.

김남권 기자는 2007년 수습기자 시절의 경험을 먼저 얘기했다. 당시 특정매체의 기자가 '진영논리'로는 자사와 사이를 척진 단체를 취재하게 됐다. 그 기자는 취재 거부가 두려워 ' 기자'라고 사칭했다. 김 기자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말했다. "지금 그 기자가 같은 상황으로 돌아간다면 기자를 사칭할 수 있을까요?" 선배들의 푸념을 들을 때마다 김 기자는 자신이 꿈꾸던 의 모습과 멀어진 현실을 절감하게 됐다.

김 기자가 사회부에서 일하던 때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김 기자는 '톤 다운(기사 보도 수위를 낮춤)'을 경험했다. 이처럼 큰 사건이 일어나면 와 같은 속보매체는 초싸움에 들어간다. 기사 비중이 있는 새로운 소식이 들어올 때마다 1보, 2보, 3보를 보도하고 종합기사를 쓰고, 그 다음에는 다시 박스기사를 쓴다. 뉴스 소비 공간이 포털로 변하면서 이런 경향은 점차 더 강해지고 있다. 그런데 부장급에서 직접 '영결식 기사가 많이 나갈 필요 없다'는 지시가 내려왔다. 사건의 중요도에 비해 기사량이 지나치게 적었다.

노 전 대통령이 봉화마을에서 검찰청까지 이동할 때 자사의 보도태도는 그렇지 않았다. 이동하는 차량을 따라붙으면서까지 실시간 중계가 이어졌다. 물론 그 기사에는 '노무현은 나쁜 놈'이라는 문장이 들어가진 않았다. 그러나, 내부 구성원이라면 누가 봐도 보도의 중립성을 잃은 상황이었다. 사내 공정보도위원회에서도 이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나 바뀌는 건 없었다.

보도채널 선정을 앞둔 그 때

2009년 뉴스통신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생긴 편집위원회의 초대 노조측 편집위원이었던 이율 기자는 회사가 '찌라시'로 전락한 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4대강 특집 기사, 반환점을 돈 이명박 정부에 대한 특집 기사가 찬양조로 질주할 때였다. 노조측 편집위원들은 관련 기사들의 공정성 상실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소 귀에 경 읽기였다. 사측 위원인 편집상무, 편집국장, 정치부장, 사회부장 등은 기자들이 문제를 지적할 때마다 "고의가 아니었다", "잠깐 자리를 비워서 기사 발행이 미뤄졌다"는 식으로 눙쳤다. 진지한 개선의지를 찾기 어려웠다. 이 기자는 "공회전하는 느낌, 벽을 보고 얘기하는 느낌만 남았다"고 말했다.


▲"청와대 대변인이 돼 버렸다." 이율 기자(증권부). ⓒ프레시안(최형락)
노무현 정권 때만 해도 시민단체들은 " 기자입니다"는 인사에 호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자사의 보도태도가 달라지자 취재원들은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고위급 인사의 인수위 시절 논란을 다룬 기사가 다른 매체에서 보도됐다. 그 사이에 는 침묵했다. 인수위 측에서 해명보도자료가 나오면, 그 후에야 관련 논란의 첫 보도가 인수위측 해명기사로 나갔다. 이처럼 '공회전하는' 자사의 보도태도는, 어느새 취재원들이 에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청와대의 내곡동 사저 논란도 마찬가지였다. 는 청와대측 해명 기사만 내보냈다. '청와대 대변인'이라는 지적에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국고 지원을 받는 태생적 성격은 항상 정권의 입김에서 가 자유롭지 않았던 배경이었다. 뉴스Y 개국은 문제를 더 키웠다.

민경락 기자는 '기자 정체성에 의문이 드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보도채널 선정이 확정되기 전인 지난 2011년 1월의 일이다. 당시 민 기자는 미디어과학부 소속이었고 방송통신위원회를 출입했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 통신장관회의에 참석했다. 는 자비를 들여 민 기자에게 출장을 지시했다. 당시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 진출을 바라던 모든 언론사들이 '일단 기자를 보내는' 분위기였다.

회사에서 내려온 지시가 이상했다. 기사 송고보다 정보보고(취재기자들이 현장에서 얻은 정보를 윗선에 보고하는 행위)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최 위원장은 말레이시아에서도 매일 새벽 조깅을 했다. '조깅할 때도 따라 붙어서 어떤 얘기를 하는지 듣고 보고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말하자면 민 기자는, 기자로서가 아니라 보도전문채널을 따내려는 회사의 사원으로서 그 곳에 간 건지도 모른다. "그 출장비를 다른 중요한 곳에 투입했다면 비용대비 더 좋은 기사가 나왔을 것"이라고 민 기자는 말했다.

"사장이 회사 망가뜨렸다"

민 기자의 출장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는 알 길이 없다. 어찌됐든 뉴스Y는 개국했다. 개국 과정에서 사측은 기자들을 충분히 설득하지 못했다. 민 기자는 "굉장히 중요한 사업인데도 충분한 논의가 안 이뤄졌다. 내부적으로 우려가 적잖이 나왔으나, 사측은 '방송이 텍스트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에 밀어붙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

뉴스Y는 40여 명의 취재인력으로 출발했다. 24시간 보도채널이 이 인력으로 제대로 가동될 리 없다. 기자들이 투입됐다. 새벽부터 출입처 불을 밝히던 통신사 기자들이, 갑자기 방송 카메라 앞에서 마이크를 들게 됐다. 차지현 기자에 따르면, 준비는 엉망이었다.

수습교육을 끝낸 후 회사에서 방송리포트 교육을 두 차례에 걸쳐서 진행했다. 단 나흘 간 기자들이 방송 리포트 교육을 받았다. 교육의 중심은 맞춤법 강의였다. 이게 전부였다.



▲"최시중에게서 나온 정보를 보고했다. 기사 작성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더라." 민경락 기자(사회부). ⓒ프레시안(최형락)
기사를 송고하면 가끔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기사를 쓴 김에 촬영도 해라'는 주문이 끝이었다. 방송뉴스는 생각 외로 업무량이 많다. 리포트를 제작하고, 화면을 구성하다보면 시간이 훌쩍 간다. 그 사이에 데스크에서는 종합기사 주문이 들어왔다. 종합기사를 다시 붙들면 방송준비는 언제 되느냐는 독촉이 이어졌다. 일은 고된데 보람은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취재영역이 넓은 지방 주재기자들의 업무 부담이 상당했다. 민 기자는 "단순히 일이 많아져서 기자들이 폭발한 게 아니"라며 "제대로 기사를 쓰는 환경마저 무너지면서, 통신기자로서의 자부심마저 사라져버렸다"고 말했다.

시민들에게 받던 괄시, 기자로서의 무력감이 기자들의 '파견 사태'를 계기로 폭발했다. 업무 부담이 컸던 젊은 기자들부터 차례대로 성명을 발표했다. 공채 28기부터 31기(3년차 기자) 기자 56명이 지난해 12월 2일 성명서를 내 뉴스Y와 의 협업시스템이 가진 문제점, 그간 왜곡돼 온 회사의 보도태도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후배들의 자극에 선배들도 성명서로 화답했다. 민 기자는 선배들이 연달아 내놓는 성명서에서 공정보도에 대한 갈증이 더 선명히 부각됨을 느꼈다. 그간 희미하게 느꼈던 불안함을 자신만 가진 게 아니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아마도 조합원들 대다수가 이 연이어지는 성명서를 통해 중대한 연대의식을 갖게 됐으리라. '올바른 기자의 삶'에 대한 갈증을 구성원들이 공동으로 느꼈던 셈이다.

이 성명서를 계기로 연합뉴스 노조는 파업에 돌입했다. 일선 기자들의 설명대로 '(제대로 사측에 대들지도 않고) 소처럼 일할 줄만 알던' 순진한 기자들이 노트북을 덮고, 차가운 광장에서 민중가요를 불렀다.

차 기자는 지금도 수시로 출입처의 전화를 받는다. 메일함에는 '어디서 무슨 사건이 발생했다'는 내용의 소식이 쌓여 있다. 방금도 출입처의 전화를 받았다. "파업 중입니다"는 말을 하고 그는 전화를 끊었다. 차 기자는 기자의 꿈을 꿀 때처럼 그저 기사를 마음껏 쓰고 싶을 뿐이다.

먼저 입사한 대학선배들의 권유로 를 꿈꿨다는 김 기자는 "대학 후배들에게 우리 회사 입사를 적극적으로 권장할 수 있을 지" 의문이 든다. 그가 "어떤 일이 있어도 파업을 중단할 수는 없"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후배들에게 <연합뉴스> 입사를 권장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김남권 기자(산업부). ⓒ프레시안(최형락)
이 기자는 사실 파업이 부담스럽다. 당장 월급이 끊기고, 직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이 어깨를 짓누른다. 그러나 스스로의 처지를 볼 때마다 드는 자괴감을 그대로 안고 살 수 없다는 생각이 그를 일으켜 세운다. "상식이 짓밟힌 상황"에 "후배들이 들불처럼 일어나는데, 당장은 창피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민 기자는 노동자가 사회적 약자임을 절감하고 있다. 기자들의 목소리를 사측은 듣지 않는다. 노조가 경영실패의 책임을 진 사장에게 중도 퇴진을 요구한 것도 아니다. 그저 임기가 만료됐으니 다시 돌아오지만 마라는 게 노조의 요구다. 그러나 박 사장은 이번에도 단독 사장 후보자로 선출됐다.

23년 전, 의 첫 파업 때 머리띠를 둘러맸던 사장은, 이제 다시 파업에 나선 후배들의 싸늘한 눈길을 애써 무시하고 있다. 몇 시간 앞으로 다가온 주주총회는, 후배들의 물음에 대한 박 사장의 대답이 될 것이다. '이제 선배라고 부르고 싶지 않다'는 후배들은, 박 사장이 정답을 선택하길 원하고 있다.



/이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