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진실의길 2013-04-02일자 기사 '최문기의 ‘과거’ , ‘미래부’ 발목 잡나'를 퍼왔습니다.
[분석] 농지 취득 위해 신분 속이고 국회에서 ‘위증’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다. 게다가 명칭부터 모호해 여당 내부에서도 ‘개념이 안 잡힌다’는 지적이 많다. 새 정부의 틀을 짠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조차 이 부서의 역할과 정체성에 대해 명쾌한 설명을 내놓지 못한다.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가 그렇다.
‘김종훈 글’, 타이밍은 절묘했는데...
미래부 장관으로 내정됐다가 낙마한 한국계 미국인 김종훈이 (워싱턴포스트)에 ‘보복성 글’을 기고해 논란이 되고 있다. 언론의 마녀사냥과 한국사회의 고루한 민족주의가 ‘순진한’ 자신을 고꾸라뜨렸다고 주장했다.
참 공교로운 일이다. 김종훈의 글이 WP에 게재된 건 지난 31일. 미래부장관 새 후보자인 최문기 KAIST교수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리기 하루 전이다. 타이밍이 절묘하다. 기고된 글이 한국에 소개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도 계산에 넣었던 모양이다.
‘김종훈의 글’이 ‘최문기 인사청문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 후보자에게 주목할 만한 의혹이 없다면 새 정부를 도와주는 셈이 되겠지만, 최 후보자에게 굵직한 의혹들이 제기된다면 외려 ‘독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 후보자에게 어떤 의혹이 제기됐을까.

만만찮다. 거짓말과 부도덕한 행위로 낙마한 김병관 전 국방부장관 후보자와 견줄 만하다. ‘제2의 김병관’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겠다. 국회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만 해도 이미 열가지가 넘는다. 의혹투성에다 국회에 나와 거짓 증언을 한 사실도 있다.
계속 불거지는 ‘최문기 의혹’
먼저 정보화촉진기금 특혜성(대가성) 융자지원 의혹. 당시 후보자는 이 기금의 융자심의 책임자이기도 했다. 2006년 후보자가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장으로 선임되자 법에 따라 직무관련 주식을 처분한다. 이 과정에서 두 19억3500만원의 융자지원을 받은 5개 벤처기업 주식을 후보자가 직접 보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진다. 500~4600주씩 소유하고 있었으며 가장 많은 융자지원을 받은 ‘텔리언’의 이사까지 겸직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눈먼 돈’이라고 불렸던 기금이다. 2004년 감사원 감사를 통해 당시 정보통신부, ETRI, 정보통신연구진흥원 직원들이 기금 지원을 대가로 해당 기업의 주식을 무상으로 상납 받거나 헐값에 제공돼온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들 기업 주식을 보유한 상태에서 융자지원이 결정된 것이라면 특혜라고 볼 수 있고, 융자가 이뤄진 이후 주식을 취득했다면 대가성일 수 있다.
그가 이사를 겸직했던 벤처기업 2곳과 주식을 보유했던 기업 1곳이 2003년 ETRI가 주도한 1119억원 규모의 대형 국책사업(광가입자망 기술개발사업)에 참여한다. 이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후보자는 텔리언, 임프레스정보통신 등이 이 국책사업에 참여하기 전후의 기간동안 ETRI 통신시스템연구단장과 ETRI의 원장(2006~2009)을 지낸 바 있다.

특혜성, 대가성, 폴리페서, 논문 자기표절...
연구용역 특혜 의혹도 있다. 최 후보자가 감사로 있던 (주)웨어플러스(KT 사내 벤처)와 ETRI간 체결된 4건의 연구용역(6억1700만원)을 수행하게 된 배경에 그의 직함이 이용된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모두 KT와 관련된 연구용역이었고, 이중 3건은 KT로부터 위탁받은 것이었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최 후보자가 KT와 ETRI 사이에서 중간역할을 수행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폴리페서’ 논란도 있어 후보자의 도덕성에 먹칠을 하고 있다. 소속 대학의 규정(KAIST 운영지침 제22조)을 어기고 대선 때 박근혜 캠프에 방송통신추진단 위원으로 참여했다. ‘전임직 교원은 매 학년도 최소 6학점이상 강의를 해야 한다’는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논문 ‘자기표절’ 의혹도 있다. 과학논문색인(SCI/Science Sitation Index)급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이 적어도 두 차례 이상 중복 게재된 사실이 밝혀졌다. 2006년 에 발표한 논문과 라는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을 분석한 결과(민주당 최민희 의원실) 전체 문장의 81%가 중복됐으며 동일한 부분이 154곳, 표절이 의심되는 문장은 37곳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03년에도 두 곳의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이 표절된 것으로 밝혀졌다.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95%가 중복됐고 문장이 동일한 부분 95곳, 표절 의심되는 문장이 77곳”이라며 “명백한 자지표절에 해당되는 연구윤리 위반행위”라고 주장했다.
농지 불법임대, 허위문서 작성
농지 임대를 금지한 ‘농지법’을 어기고 부당소득을 챙겼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후보자가 2003년 매입한 평택시 월곡동 소재 농지는 10년 동안 내정자의 친동생인 최정식에 의해 과수원으로 운영돼 오고 있다.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이 과수원이 올린 수입은 총 27억원. 2008년 후보자는 동생에게 차용증을 써주고 3억원을 받아간다. 돈이 오간지 10일 뒤 후보자의 은행부채 2억6000만원이 상환된다. 동생은 농지에 대한 지분이 전혀 없는 상태로 그 땅에서 농사만 지었을 뿐이다.

민주당 배재정 의원은 “농지를 동생에게 임대해준 대가로 수익을 나눈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이라면 농지를 임차하거나 위탁하는 방법으로 대가를 받는 행위를 금지한 농지법을 위반하고 ‘사인간 채무’로 속여 부당이득을 취한 셈이 된다. 가볍게 볼 수 없는 범죄행위다.
불법으로 농지를 소유하기 위해 허위문서를 작성했다는 의혹도 있다. 현행 농지법에 따르면 연간 90일 이상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만 농지를 보유할 수 있으며, 위탁하는 경우에도 최소 30일 이상 직접 농사를 지어야 가능하다. 평택 과수원을 매입할 당시 후보자의 직업은 ICU(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 교수로 교육공무원이었다.
농지 취득 위해 신분 속이고...국회에서 ‘위증’까지
최 후보자가 2003년 문제의 농지를 매입하며 제출한 ‘농업경영계획서’도 논란거리다. 본인 직업란에자신의 직업을 ‘자영업’으로 기재하고, 노동력 확보방안을 묻는 난에는 ‘직접 농사짓겠다’고 적었다.후보자의 도덕성이 크게 의심되는 대목이다.
위증 의혹도 있다. 국회청문회에서 농지법 위반 논란이 불거지자 후보자는 “자가 차량을 이용해 농사를 직접 지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주장이 거짓이라는 정황이 나왔다. 민주당 최민희 의원실이 평택 농지와 가까운 안성톨게이트와 후보자 동생 집이 있는 안성 인근의 서안성·송탄 톨게이트 통행기록을 조사한 결과를 내놓았다.
최 의원실은 “2011년 8월부터 2013년 3월까지 최 후보자 차량의 고속도로 통행기록을 분석해 보니 해당 톨게이트를 출입한 기록이 3일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자가 차량을 이용해 농사를 직접 지었다”라는 후보자의 해명은 위증인 셈이다.
부동산 투기의혹도 만만찮다. 최 내정자가 소유한 부동산은 모두 10건. 아파트, 논, 밭, 목장용지, 상가, 임야 등 내용도 다양하다. 이들 부동산을 통해 얻은 평가차액은 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또 연간 5000만원에 이르는 임대료 수입도 추가로 얻어 왔다.

부동산 투기, 실정법 위반...그런데도 ‘결정적 하자 없다’?
국가공무원법 위반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최 내정자는 2000년부터 2006년까지 4개 벤처기업의 이사를 겸직한 바 있다. 교육공무원의 영리업무 겸직을 금하고 있는 현행법을 위반한 게 된다. 특례에 의해 겸직이 허용된다 해도 총장과 학장은 특례 대상이 되지 않는다. 최 내정자는 2001년 ICU의 총장직무대행을 지낸 바 있다.
최 후보자는 TK출신의 친박계 인사다. 지난 대선 때는 교단을 버리고 박근혜 캠프에 합류하기도 했다. 또 박근혜 정권의 고위관료들을 대거 배출시킨 국가미래연구원의 발기인이었다. 대선 때 활약한 측근인사를 장관후보자로 발탁된 셈이니 틀림없는 보은인사다.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후보자에게 낙마할 만한 결정적인 하자는 없다’고 말한다. '괜찮다'라는 평가는어디까지나 정부여당의 판단일 뿐이다. 국민의 눈높이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거짓말과 위증까지 했는데도 낙마할 정도는 아니란다. 대체 어느 정도 문제가 있어야 ‘결정적 하자’가 되는 걸까?
육근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