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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31일 금요일

표절·세습·성·돈에 함몰된 합동 교회들

이글은 뉴스앤조이(NEWSNJOY) 2013-05-30일자 기사 '표절·세습·성·돈에 함몰된 합동 교회들'을 퍼왔습니다.
개교회 문제 외면하는 노회와 총회…교단적 자정 필요하나 해결 요원

예장합동 교단 현실을 표현하는 말이 있다. "사회가 교회를 걱정하고 교인들이 목사를 걱정하는 시대." 목회자들이 모여 갱신을 부르짖는 현장에서 한 목회자가 탄식하며 토해 낸 말이다. 예장합동 목회자들이 연이어 홈런을 친 탓이다. 논문 표절과 교회 세습, 성추행과 재정 횡령 등 문제가 터졌다 하면 십중팔구는 예장합동 교회다.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 박사 논문 표절

올해 2월 초, 오정현 목사의 박사 학위 논문 표절이 사실로 드러났다. 표절 사실과 오 목사의 거짓 진술을 증명하는 사랑의교회 당회 조사위원회 보고서가 세상에 알려진 것이다. 오 목사는 1998년 남아공 포체프스트룸대학에서 쓴 박사 학위(Ph. D.) 논문이 대필이나 표절일 경우 담임목사직에서 사퇴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 오정현 목사의 박사 논문 표절과 거짓 진술을 증명하는 사랑의교회 당회 조사위원회 보고서가 세상에 알려졌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당회는 이 보고서를 인정하지 않고, 다시 조사하기 위해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한 달간의 대책위 조사 기간 동안 오 목사는 당회 결의를 따르겠다고 했으나 표절 사실은 부인했다. 그가 2005년 미국 바이올라대학 탈봇신학대학원에서 쓴 목회학 박사 학위(D. Min.) 논문은 자신의 신학 박사 논문을 표절한 것이었다. 대책위는 신학 박사 논문이 표절이라고 결론 내렸고, 오 목사는 신학 박사와 목회학 박사 학위를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당회는 오 목사가 6개월간 자숙하고, 그 기간 동안 임금 30%를 자진 반납하며, 담임목사직은 그대로 유지하도록 하는 솜방망이 징계를 했다.

논문 표절 사건은 주요 일간지에 보도되는 등 사회적으로도 구설에 올랐다. 그러나 노회나 총회는 아무 대응도 하지 않았다. 동서울노회 봄 노회에서도 오 목사 논문 표절 건에 대한 논의는 나오지 않았다. 오 목사는 노회원들에게 "심려를 끼쳐서 미안하다"는 정도의 인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회 임원회는 사태를 파악한 뒤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총회장 역임한 길자연 목사, 세습 강행

예장합동 83회 총회장, 9·10·17대 한기총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의 화려한 이력이다. 그는 2007년 1월 기자회견에서 "왕성교회를 아들에게 이양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 당시 왕성교회가 지성전 형태로 개척한 과천왕성교회에는 아들 길요나 목사가 담임으로 시무하고 있었다.

은퇴를 앞둔 길자연 목사는 작년 10월 아들에게 교회를 세습했다. 세습 찬반 투표에 참석한 교인 1530명 중 1035명이 찬성, 441명이 반대했다. 찬성률 70.1%로 전체 투표수의 2/3 이상을 얻어 공동의회에서 세습은 통과됐다. 충현교회 고 김창인 원로목사가 세습을 공개 사과하고 감리회가 세습방지법을 만들면서 교계와 사회에서 세습 비판 여론이 높은 가운데서도 길 목사는 세습을 단행했다.

평양노회는 11월 왕성교회 세습을 통과시켰고, 왕성교회와 과천왕성교회의 합병도 허락했다. 회의장 바깥에서 기독 시민 단체들이 "노회가 세습 결정을 철회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노회는 묵살했다. 총회 또한 침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막강한 정치력을 지닌 길 목사에게 면전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 왕성교회 길자연 목사는 은퇴를 앞둔 작년 10월 아들에게 교회를 세습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성범죄 전병욱 목사 회개 없이 새교회 개척

▲ 여교인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전병욱 목사는 삼일교회와의 약속을 저버리고 홍대새교회를 개척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삼일교회 전병욱 목사는 2009년 11월 중순 집무실에서 여성도에게 성범죄를 저질렀다. 이 사실은 2010년 9월 세상에 알려졌고, 교계와 사회는 발칵 뒤집어졌다. 성범죄는 한 건이 아니었다. 다수의 피해자가 존재했다. 전 목사는 2년간 목회하지 않기로 당회와 약속하고 그해 12월 교회를 떠났다. 회개와 치료를 거친 후 수도권에서는 목회하지 않는다는 조항도 곁들었다. 성 중독 치료비 등을 포함한 13억 원을 전별금으로 받았다.

그러나 전 목사는 약속을 저버리고 17개월 만에 목회를 재개했다. 삼일교회와는 5Km 떨어진 곳에서 2012년 5월 홍대새교회를 개척한 것. 삼일교회와의 약속에 대해 전 목사는 구두 약속이었으며 서면으로 작성된 것이 없다고 변명했다. 그는 자신을 합리화하는 설교를 계속했다. 그는 "예레미야는 잘못한 것도 하나 없는데 모욕당하고 조롱당했다. 내가 그 심정을 알겠다"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얼마 전에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아예 성범죄를 부인했다.

삼일교회는 "성범죄자가 목회를 해서는 안 된다"며 평양노회에 면직 청원을 했지만, 노회는 절차상의 이유를 들며 반려했다. 시찰회를 거치지 않았다, 노회 개회 열흘 전에 제출하지 않았다, 당회 결의 없이 제출했다 등의 이유로 치리 요구를 외면했다. 현재 전 목사는 평양노회 소속 무임목사 신분이다.

교회 재정 횡령해 구속된 정삼지 목사

정삼지 목사는 교회 돈 20여억 원을 횡령해 서울고등법원에서 2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2009년 12월, 제자교회 장로들은 3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로 정 목사를 고발했다. 검찰은 정 목사가 32억 원의 교회 돈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2010년 11월 정 목사를 불구속 기소했다. 그는 2011년 12월 2일 유죄를 인정받아 구속됐다.

▲ 제자교회 정삼지 목사는 교회 돈 20여억 원을 횡령해 서울고등법원에서 2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얼마 전인 5월 24일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았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정 목사가 구속되기 전인 그해 8월 제자교회는 공동의회를 열고 교회 소속을 한서노회에서 서한서노회로 옮겨 가기로 결의했다. 이를 두고 정 목사 반대 교인들은 "사회법에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노회에서 면직되는 것을 막기 위한 꼼수"라며 반발했다. 2012년 8월, 법원은 서한서노회로 소속을 정한 공동의회 결의를 무효로 판결했다. 9월 열린 97회 예장합동 총회는 노회 소속 확인을 보류하고 '제자교회소속확인을위한수습위원회'를 구성했다. 총회가 끝난 직후인 9월 24일, 한서노회는 정 목사를 면직했다.

제자교회는 두 노회로 갈라져 있다. 정 목사 지지 교인들은 법원에 노회 소속을 결정하기 위한 공동의회를 소집하게 해 달라고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정 목사 지지 측과 반대 측은 3월 3일 각각 공동의회를 열었다. 정 목사 지지 측은 서한서노회로 옮기기로, 반대 측은 한서노회에 잔류한다고 결정했다. 총회는 제자교회 소속을 두고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제자교회소속확인수습위는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했다.

교단적 자정 필요하나 현실은 암담

교단 소속 교회 문제들을 대하는 노회와 총회의 반응에는 공통점이 있다. 개교회 일이라고 선을 그으며 개입하기 꺼려하는 분위기가 그것이다. 동서울·평양노회에서는 사랑의교회·왕성교회 건에 대한 논의가 아예 나오지도 않았다. 전병욱 목사 치리 청원을 평양노회는 이런저런 이유로 반려하고 있다. 제자교회는 두 노회로 갈려서 복잡한 상황이다. 한 교단 목사는 "목사가 잘못을 범하면 치리해야 할 노회가 손을 놓고 있다. 상회비를 많이 내는 교회에 문제를 제기하기는 부담스럽고, 정치력이 강한 인사의 눈치를 보는 경향이 짙다"고 진단했다.

이런 교단 현실을 떠올리며 목회자들은 한숨부터 내쉰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답이 보이지 않아서다. 한 목사는 "교단적 자정이 절실한데, 총회 현실을 보면 암담하다. 돈과 명예를 탐하는 정치꾼들이 총회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는다"고 탄식했다. 다른 목사는 "목사가 일탈을 거듭하고 있으면 따끔하게 혼내고 제지해야 할 어른이 있어야 하는데, 그럴만한 원로들이 없다"고 말했다.

암담한 교단 상황을 타개할 묘책은 없어 보인다. 한 목사는 "하나님이 간섭하셔서 교단을 고쳐 주시는 방법밖에 없다. 그때까지 우리는 건강한 교단을 만들기 위한 고민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다른 목사는 "교단이 몰락하든지 갱신하든지는 하나님께 달려 있다. 우리가 개혁을 절실히 갈망하면 그래도 하나님이 변화시켜 주시지 않겠느냐"고 바랐다.


이명구 / (마르투스) 기자

2012년 7월 15일 일요일

전병욱 사건은 한국교회 현주소


이글은 한겨레신문 조현기자 블로그 휴심정의 벗님글방 2012-07-13일자 기사 '전병욱 사건은 한국교회 현주소'를 퍼왔습니다.
(뉴스앤조이) 주최 긴급 토론회…목회자 개인 비판 넘어 교회 구조 진단

 
» <뉴스앤조이>는 7월 12일 명동 청어람에서 '전병욱 사건을 통해 보는 한국교회'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목회자 한 개인에 대한 비판을 넘어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진단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뉴스앤조이 유영

2010년 9월 17일 (뉴스앤조이)는 'ㅅ교회 ㅈ 목사 여성도 성추행'이라는 제목으로 전병욱 목사의 성추행 사건을 처음 보도했다. 한국교회 차세대 지도자로 주목받으며 승승장구하던 전 목사가 한순간에 곤두박질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전 목사는 2012년 5월 홍대새교회를 개척, 목회 재개를 선언했다. 공식적인 회개나 피해자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이 말이다. 

(뉴스앤조이)는 7월 12일 서울 명동 청어람 소강당에서 '전병욱 사건을 통해 보는 한국교회'라는 제목으로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전 목사 한 개인에 대한 비판을 넘어 그의 복귀와 함께 나락으로 떨어진 한국교회를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기 위해서였다. 

» 성폭행 피해자 변호를 맡은 박종운 변호사는 "피해자 주장이 상당히 신빙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유영
'전병욱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던 이들이 사회자와 발제자로 나섰다. 네이버 카페 '전병욱 목사 진실을 공개합니다' 운영자 이진오 목사(더함공동체)가 사회를 맡았고, 발제자로는 성폭행 피해자 변호를 맡은 박종운 변호사(법무법인 소명·개혁연대 공동대표)와 삼일교회 수석 부목회자였던 지강유철 선임연구원(양화진문화원), 저자 한종호 대표(꽃자리출판사), 황영익 실행위원(교회2.0목회자운동)이 나섰다. 이날 토론회에는 130여 명의 참석자가 자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전병욱 사건, 한국교회의 윤리적 현주소

발제자들은 "전 목사 사건이 한 개인의 도덕적인 추문의 차원을 넘어 오늘날 한국교회의 윤리적 현주소를 보여 주는 구조적인 문제"라는 데에 한목소리를 냈다. 

박종운 변호사는 2010년 7월 전 목사의 성추행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내부 자정 능력을 기대했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를 찾아온 성추행 피해자가 전 목사의 형사처분을 원하지 않았고 단지 회중 앞에 자복하고 회개하여 치유받기만을 바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 목사는 피해자에게 사과는커녕 언론에 제보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 전화를 걸어 사건을 은폐하려 들었다. 당회도 '3개월 설교 중지와 6개월 수찬 정지'라는 경징계로 사건을 무마하려고 할 뿐, 피해자를 보호하거나 사건의 실체를 바로 보려 하지 않았다. 

» 지강유철 연구원은 '놓쳐서 안 될 전병욱 사건의 또 다른 실체'로 당회의 문제를 다뤘다. ⓒ뉴스앤조이 유영
박 변호사는 "전 목사가 복수의 여성에게 성추행한 것으로 보이며 습관성과 중독성이 의심된다"고 했다. 법률적으로 볼 때 성폭행에 해당하기 때문에 사건 직후였으면 형사처분도 가능한 건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전 목사 본인은 성범죄가 얼마나 큰 죄인지에 대해 인식하는 면이 적어 보인다"고 했다. 

암묵적 공범자, 당회와 노회

사건 발생 이후에도 전 목사의 사임을 거부하며 문제를 은폐하기에 급급했던 삼일교회 당회에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1985년부터 삼일교회 성가대 지휘자와 전도사로 봉사했던 지강유철 선임연구원은 1993년 전 목사가 청빙되어 올 당시 선거 부정을 목격했다. 임시 당회가 기권표를 총 투표수에서 제외하는 편법을 사용하여 담임목사 청빙 안건을 통과시킨 것이다. 지강 연구원은 현재의 당회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봤다. 2만 명 교회를 지키기 위해 한두 사람의 교인쯤은 얼마든지 희생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당회가 보여 줬기 때문이다.

지강 연구원은 우선 "당회 구성이 기형적"이라고 말했다. 합동 교단 헌법 정치편 9장 1조에 따르면 세례 교인 25명당 장로 1인을 증원할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교인 2만 명이 모이는 교회에 장로가 6명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강 연구원은 "준비되지 못한 몇 사람의 장로에 의해 당회가 휘둘리는 것보다는 많은 장로가 서로 견제하는 편이 더 안전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 한종호 대표는 "많은 사람이 전 목사가 회개하길 바라는 것 같지만 설교를 들으면 암담하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유영
또 지강 연구원은 "전병욱 목사의 성추행 사건이 공식화한 2010년 7월 10일 이후 162일 동안 다섯 차례의 직접 사임 요구와 언론 보도를 통한 최소 80차례의 간접 사임 요구를 (당회가) 모두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피해 자매들을 꽃뱀이나 이단 신천지로 매도하는 분위기가 분명 있었다"며 교회 내 핵심 리더의 사건 축소 기도를 비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목회자 권징에 권한을 가진 노회는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았다. 황영익 위원은 "전 목사가 소속된 평양노회는 무대응과 소극적인 조치로 일관하며 일체의 사건조사나 징계를 하지 않았다"며 "노회의 존재 목적이자 사명인 '권징'과 '부도덕함을 금지'하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회가 전 목사를 권징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목회자 세계에 만연한 정서, 즉 '목회자가 동료 목회자를 징계하거나 면직시켜서는 안 된다'는 온정주의와 교단 내 정치적 이해관계와 입김에 흔들리는 총회의 무기력함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회개 기대하지 않는다"

» 황영익 목사는 전 목사가 소속한 노회에 대해 "존재 목적이자 사명인 '권징'과 '부도덕함을 금지'하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스앤조이 유영
'전병욱 목사 설교의 어제와 오늘'을 발제한 한종호 대표는 전 목사의 성적 타락이 그의 성공주의적 설교와 무관하지 않다고 봤다. 전 목사가 한국 사회의 권력이나 주류에 진입하는 것을 성공으로 이해해왔고,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스트레스를 성 중독이라는 방식으로 풀었다는 해석이다. 한 대표는 "전 목사의 성취주의는 바로 이렇게 인간에게 자신이 추구해야 할 가치에 대한 성찰보다는 맹목적 성취에 빠져들게 한다"고 비판했다. 

또 최근 홍대새교회 설교를 분석하며 설교 내용 대부분이 자신의 교회 개척을 합리화하는 데 사용됐다고 한 대표는 지적했다. 가령 '확신과 책임감을 가지고 리더가 되라'는 설교에서 전 목사는 사울에 쫓기는 다윗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식이다. 그렇게 하여 전 목사를 비판하는 자들은 사울이 되고, 자연스레 전 목사는 하나님의 편에 선 자가 된다. 

한 대표는 "대부분 설교가 자기방어적인 논리"라며 "많은 사람이 전 목사가 회개하길 바라는 것 같지만 설교를 들으면 암담하다"고 말했다. 수많은 이들의 반대에도 홍대새교회를 개척한 것을 변명하는 설교를 하는 전 목사에게 성의 있는 사과와 진정성 있는 회개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 대표는 평가했다.

교인들의 추종 현상 분석은 다음에

토론 시간에는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묻는 말부터 여성 관점에서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이야기까지 다양한 의견과 질문이 나왔다. 32세의 한 기혼 남성은 "관찰자의 입장에서 점점 더 사실관계를 보기 어렵다"며 신뢰할 만한 의견을 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박 변호사는 "피해자의 진술이 매우 신빙성이 있다"고 답했다. 또 50대 한 여성은 "딸 후배의 친구가 직접 당한 일이라서 상세히 알고 있다"며 "젊은 여성들이 없는 문제를 가지고 목사를 모함하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에서 여성의 관점에서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발제가 없고, 사건의 실체가 상당 부분 드러나고 전 목사가 공개 회개하는 과정을 밟지 않았는데도 많은 교인들이 그를 추종하는 현상에 반한 분석이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사회를 맡은 이진오 목사는 "앞으로 다양한 토론의 장과 운동으로 지적한 문제를 함께 보완하고 채워 가자"고 제안했다.

(뉴스앤조이)정재원 기자

전병욱 사건은 한국교회 현주소


이글은 한겨레신문 조현기자 블로그 휴심정의 벗님글방 2012-07-13일자 기사 '전병욱 사건은 한국교회 현주소'를 퍼왔습니다.
(뉴스앤조이) 주최 긴급 토론회…목회자 개인 비판 넘어 교회 구조 진단

 
» <뉴스앤조이>는 7월 12일 명동 청어람에서 '전병욱 사건을 통해 보는 한국교회'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목회자 한 개인에 대한 비판을 넘어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진단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뉴스앤조이 유영

2010년 9월 17일 (뉴스앤조이)는 'ㅅ교회 ㅈ 목사 여성도 성추행'이라는 제목으로 전병욱 목사의 성추행 사건을 처음 보도했다. 한국교회 차세대 지도자로 주목받으며 승승장구하던 전 목사가 한순간에 곤두박질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전 목사는 2012년 5월 홍대새교회를 개척, 목회 재개를 선언했다. 공식적인 회개나 피해자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이 말이다. 

(뉴스앤조이)는 7월 12일 서울 명동 청어람 소강당에서 '전병욱 사건을 통해 보는 한국교회'라는 제목으로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전 목사 한 개인에 대한 비판을 넘어 그의 복귀와 함께 나락으로 떨어진 한국교회를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기 위해서였다. 

» 성폭행 피해자 변호를 맡은 박종운 변호사는 "피해자 주장이 상당히 신빙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유영
'전병욱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던 이들이 사회자와 발제자로 나섰다. 네이버 카페 '전병욱 목사 진실을 공개합니다' 운영자 이진오 목사(더함공동체)가 사회를 맡았고, 발제자로는 성폭행 피해자 변호를 맡은 박종운 변호사(법무법인 소명·개혁연대 공동대표)와 삼일교회 수석 부목회자였던 지강유철 선임연구원(양화진문화원), 저자 한종호 대표(꽃자리출판사), 황영익 실행위원(교회2.0목회자운동)이 나섰다. 이날 토론회에는 130여 명의 참석자가 자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전병욱 사건, 한국교회의 윤리적 현주소

발제자들은 "전 목사 사건이 한 개인의 도덕적인 추문의 차원을 넘어 오늘날 한국교회의 윤리적 현주소를 보여 주는 구조적인 문제"라는 데에 한목소리를 냈다. 

박종운 변호사는 2010년 7월 전 목사의 성추행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내부 자정 능력을 기대했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를 찾아온 성추행 피해자가 전 목사의 형사처분을 원하지 않았고 단지 회중 앞에 자복하고 회개하여 치유받기만을 바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 목사는 피해자에게 사과는커녕 언론에 제보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 전화를 걸어 사건을 은폐하려 들었다. 당회도 '3개월 설교 중지와 6개월 수찬 정지'라는 경징계로 사건을 무마하려고 할 뿐, 피해자를 보호하거나 사건의 실체를 바로 보려 하지 않았다. 

» 지강유철 연구원은 '놓쳐서 안 될 전병욱 사건의 또 다른 실체'로 당회의 문제를 다뤘다. ⓒ뉴스앤조이 유영
박 변호사는 "전 목사가 복수의 여성에게 성추행한 것으로 보이며 습관성과 중독성이 의심된다"고 했다. 법률적으로 볼 때 성폭행에 해당하기 때문에 사건 직후였으면 형사처분도 가능한 건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전 목사 본인은 성범죄가 얼마나 큰 죄인지에 대해 인식하는 면이 적어 보인다"고 했다. 

암묵적 공범자, 당회와 노회

사건 발생 이후에도 전 목사의 사임을 거부하며 문제를 은폐하기에 급급했던 삼일교회 당회에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1985년부터 삼일교회 성가대 지휘자와 전도사로 봉사했던 지강유철 선임연구원은 1993년 전 목사가 청빙되어 올 당시 선거 부정을 목격했다. 임시 당회가 기권표를 총 투표수에서 제외하는 편법을 사용하여 담임목사 청빙 안건을 통과시킨 것이다. 지강 연구원은 현재의 당회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봤다. 2만 명 교회를 지키기 위해 한두 사람의 교인쯤은 얼마든지 희생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당회가 보여 줬기 때문이다.

지강 연구원은 우선 "당회 구성이 기형적"이라고 말했다. 합동 교단 헌법 정치편 9장 1조에 따르면 세례 교인 25명당 장로 1인을 증원할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교인 2만 명이 모이는 교회에 장로가 6명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강 연구원은 "준비되지 못한 몇 사람의 장로에 의해 당회가 휘둘리는 것보다는 많은 장로가 서로 견제하는 편이 더 안전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 한종호 대표는 "많은 사람이 전 목사가 회개하길 바라는 것 같지만 설교를 들으면 암담하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유영
또 지강 연구원은 "전병욱 목사의 성추행 사건이 공식화한 2010년 7월 10일 이후 162일 동안 다섯 차례의 직접 사임 요구와 언론 보도를 통한 최소 80차례의 간접 사임 요구를 (당회가) 모두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피해 자매들을 꽃뱀이나 이단 신천지로 매도하는 분위기가 분명 있었다"며 교회 내 핵심 리더의 사건 축소 기도를 비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목회자 권징에 권한을 가진 노회는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았다. 황영익 위원은 "전 목사가 소속된 평양노회는 무대응과 소극적인 조치로 일관하며 일체의 사건조사나 징계를 하지 않았다"며 "노회의 존재 목적이자 사명인 '권징'과 '부도덕함을 금지'하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회가 전 목사를 권징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목회자 세계에 만연한 정서, 즉 '목회자가 동료 목회자를 징계하거나 면직시켜서는 안 된다'는 온정주의와 교단 내 정치적 이해관계와 입김에 흔들리는 총회의 무기력함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회개 기대하지 않는다"

» 황영익 목사는 전 목사가 소속한 노회에 대해 "존재 목적이자 사명인 '권징'과 '부도덕함을 금지'하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스앤조이 유영
'전병욱 목사 설교의 어제와 오늘'을 발제한 한종호 대표는 전 목사의 성적 타락이 그의 성공주의적 설교와 무관하지 않다고 봤다. 전 목사가 한국 사회의 권력이나 주류에 진입하는 것을 성공으로 이해해왔고,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스트레스를 성 중독이라는 방식으로 풀었다는 해석이다. 한 대표는 "전 목사의 성취주의는 바로 이렇게 인간에게 자신이 추구해야 할 가치에 대한 성찰보다는 맹목적 성취에 빠져들게 한다"고 비판했다. 

또 최근 홍대새교회 설교를 분석하며 설교 내용 대부분이 자신의 교회 개척을 합리화하는 데 사용됐다고 한 대표는 지적했다. 가령 '확신과 책임감을 가지고 리더가 되라'는 설교에서 전 목사는 사울에 쫓기는 다윗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식이다. 그렇게 하여 전 목사를 비판하는 자들은 사울이 되고, 자연스레 전 목사는 하나님의 편에 선 자가 된다. 

한 대표는 "대부분 설교가 자기방어적인 논리"라며 "많은 사람이 전 목사가 회개하길 바라는 것 같지만 설교를 들으면 암담하다"고 말했다. 수많은 이들의 반대에도 홍대새교회를 개척한 것을 변명하는 설교를 하는 전 목사에게 성의 있는 사과와 진정성 있는 회개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 대표는 평가했다.

교인들의 추종 현상 분석은 다음에

토론 시간에는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묻는 말부터 여성 관점에서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이야기까지 다양한 의견과 질문이 나왔다. 32세의 한 기혼 남성은 "관찰자의 입장에서 점점 더 사실관계를 보기 어렵다"며 신뢰할 만한 의견을 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박 변호사는 "피해자의 진술이 매우 신빙성이 있다"고 답했다. 또 50대 한 여성은 "딸 후배의 친구가 직접 당한 일이라서 상세히 알고 있다"며 "젊은 여성들이 없는 문제를 가지고 목사를 모함하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에서 여성의 관점에서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발제가 없고, 사건의 실체가 상당 부분 드러나고 전 목사가 공개 회개하는 과정을 밟지 않았는데도 많은 교인들이 그를 추종하는 현상에 반한 분석이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사회를 맡은 이진오 목사는 "앞으로 다양한 토론의 장과 운동으로 지적한 문제를 함께 보완하고 채워 가자"고 제안했다.

(뉴스앤조이)정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