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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7일 월요일

"언론 때문에 대선 졌다? 동의 못해 박근혜 당선인, 언론 내버려둬야"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1-07일자 기사 '"언론 때문에 대선 졌다? 동의 못해 박근혜 당선인, 언론 내버려둬야"'를 퍼왔습니다.
[신년인터뷰] 노종면 YTN 해직기자가 말하는 '박근혜 시대의 언론'

한 영상을 봤다. 노종면 YTN 해직기자와 이명박 대통령이 나란히 한 화면에 있었다. 2007년 8월, 노종면 YTN 앵커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인터뷰하고 있는 장면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표정은 밝았다.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2008년 10월, 노종면 앵커는 해고됐다. 노조위원장으로서 '낙하산 사장' 반대투쟁을 이끌었다는 이유다. 이명박 대선캠프 언론특보 출신인 구본홍씨 사장 낙점은 이후 KBS, MBC로 이어진 '낙하산 인사'의 신호탄이었다.

이듬해인 2009년 3월, 노종면 기자는 MB 정부 들어 첫 '구속 언론인'이 된다. 1999년 방송법 파업 이후 10년 만에 벌어진 언론인 구속이었다. 이후 노 기자는 이명박 정부 5년 대부분을 '해직 언론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MB 인터뷰에서 '축하드린다', 창피하다"
 

궁금했다. 2007년 8월 인터뷰 당시, 노종면 기자는 자신에게 닥칠 일을 과연 예상했을까. 지난 4일 서울 신도림역 인근 카페에서 와 만난 노 기자는 "그 영상을 보면 창피하다"고 말했다. 언론인으로서의 '중립성'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다. 

"제가 '축하드린다'고 했거든요. 그때가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날이었는데, 원칙적으로 그런 이야기를 하면 안 돼요. 편안하게 대담을 이끌기 위해 '수고하셨습니다' 이 정도는 용인이 되는데 축하는 제가 하면 안 되는 거죠." 

해직 이후 노 기자는 '언론 비평'에 관심을 쏟아왔다. 트위터를 기반으로 한 (용가리 통뼈 뉴스), 대안방송 (뉴스타파)가 그 결과물이다. 그는 "매체 비평은 제가 감히, 수준급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보도 팩트체크를 하고 싶은데, 어떤 식으로 할지 고민 중"이라고 귀띔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노종면 기자를 비롯한 해직 언론인들의 '겨울'은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12월 19일 혹시 '멘붕(멘탈붕괴)'이 왔었나"라고 묻자, 그는 "대선 개표 방송을 보는데 옆에 있던 아내가 미동도 안 하더라, 그게 우리 집에서 있었던 유일한 멘붕 비슷한 현상"이라면서 "솔직히 멘붕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5년을 겪으면서 다혈질이었던 성격이 덤덤해졌단다. 대선 다음 날, 그는 트위터에 다음과 같은 글을 적었다. 

"아침이 밝았다. 바람이 생겼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백성이 단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던 소통과 감시의 무기가 버려지지 않기를… 더 잘 벼려서 고백과 위로와 성찰과 도모의 소도를 일구는 쟁기로 삼기를… 빡시겠지만 시즌2다."
 

다음은 노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빡시겠지만 시즌2'는 손 놓고 있지 않겠다는 약속"  

▲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18대 대선결과에 대해 "'언론 때문에 졌다'는 주장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조재현

- 대선 이후 '멘붕'이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쓰이고 있다. 혹시 '멘붕'이 왔었나. 트위터 보니까 그 날이 결혼기념일이었던데. "솔직히 그런 건 없었다. 못 느꼈다. 소위 멘붕의 증상들. 얼이 빠진 듯한 표정, 일이 손에 안 잡히고, 무기력감. 그런 건 없었다. 당일 저희 집사람이 개표방송을 보고 있는데 저는 뒤에 앉아있었고. (아내가) 앞에서 미동을 안 하더라고. 충격이 컸나보다. '이제 그만 봐라.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했다. 그게 우리 집에서 있었던 유일한 멘붕 비슷한 현상?"  

- 결과를 예상했던 건가? "대선 전에 이런 저런 예상을 하지만 당일 투표율이 높아지고 이런저런 정보들이 왔다갔다하고. 그것과 다르게 나타나서 놀라기는 했다. 좀 더 강한 예상은, 반대의 예상을 했다. 박 후보가 될 거라고는…, 몰랐다." 

- 트위터 프로필에 '빡시겠지만 시즌 2다'라고 썼다. 어떤 의미인가? "새 정부 언론정책이 어떨지 아직은 판단하기 어렵지만 여러가지 우려스러운 점들이 대선기간 내내 보였다. 박근혜 캠프가 언론에 대응하는 방식도 그렇고. 안철수 후보 관련 기사는 보도하지 말라고 언론사에 압력을 가한다든지. 그런 우려에 기초해서 보면 새 정부의 언론정책도 이명박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빡실 거라고 예상을 하는 거다. 하지만 어려운 시기가 좀 더 길어진다고 해서 다 놓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 뭔가를 하겠다는 저와의 약속이었다."  

- 박근혜 후보의 당선이 지상파 뉴스의 몰락, 종편의 득세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동의하나. "종편의 약진은 맞다. 시청률 데이터를 보면 확인할 수 있는 거니까. 그런데 그것이 대선의 승패를 가르는 요인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종편의 평균 시청률이 뭐, 많이 나와야 하루 시청률 1%. 종편이 갖고 있는 편향성·경향성이 이미 확고하기 때문에 문재인 후보 지지자가 그걸 보고 생각이 바뀌거나 이렇지는 않았을 거다. 이미 지지후보가 있는 사람에게 조금 더 지지를 강화시키고 결집도를 높이는 정도? 중간층에 있던 사람의 표심을 바꾸는 정도까지 작용을 했을까 라는 의문이 있다.

'언론 때문에 졌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당연히 기성언론의 편향성은 확인된다. 그런데 그건 어떻게 보면 5년 내내 유지되어온 상수라고 본다. 그런 것들이 이어져왔기 때문에 트위터, 페이스북이 활성화되고, 사람들이 기성언론을 믿지 않게 되고, 트위터에서 얻은 정보를 주변사람들에게 전하려고 노력하고. 진중권 교수가 말한 '보병'들의 활약은 어느 때보다 극대화됐다. 할 만큼 했다. 중간 영역을 놓고 다퉜다고 보면 누가 영향을 미쳤을까? 비슷하다고 본다."  

- '국민방송' 움직임은 어떻게 보나. "이해되는 움직임이다. 의미도 있는 것 같다. 실질적으로 뭔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기대해볼 만도 하고. 그런데 추진하는 주체와 기대하는 분들 사이에 약간의 시각 편차는 존재하는 것 같다. 그것 때문에 자칫 오해를 해서 지나친 기대를 하고 나중에 실망하지 않을까, 그런 우려는 있다. 제가 이해하는 소위 말하는 국민방송 운동의 핵심은 콘텐츠의 확보, 확대 그리고 안정적인 공급이다. 주된 핵심은 콘텐츠다.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 콘텐츠를 유통시킬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제약된 여러 가지 현실 속에서 그런 것들을 확보해서 기성매체를 견제할 수 있도록 하자, 이렇게 저는 보는데 기대하시는 분들은 MBC까지는 아니더라도 거기에 버금가는 방송국이 생기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그 간극은 추진하는 주체들이 빨리 메워줬으면 좋겠다."  

- 처음에는 등을 모두 아우르는 '국민방송'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게 가능하다면 그것도 나쁜 건 아닌 것 같다. 그런데 다양한 지향을 가진 분들이 자신의 특장점을 살려서 콘텐츠들을 다양하게 만들어내는 거나, 모여서 하나의 조직으로 만드는 것이 다르지 않다고 본다. 자연스럽게 각개약진의 모습으로 가지 않을까." 

- 는 어떻게 되나.  "우리는 뉴스를 확대해나가고, 가능하면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도해보되, 재단의 형태를 가져가겠다는 구체적인 그림이 나와서 그렇게 진행이 될 것 같다. 3월에 시즌3가 시작된다. 후원인이 대선 전에 7000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2만5000명으로 늘었다." 

"윤창중은 두 달짜리... 억지로 그런 생각까지 해본다"
 
 
▲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18대 대선결과에 대해 "'언론 때문에 졌다'는 주장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조재현

- 공영방송의 회생은 가능할까. "방송은 사람이 하는 거니까, 해직자들이 복직하는 게 중요한 계기가 될 것 같다. 복직 이후에 사측으로 불리는 경영진도 변화가 있지 않겠나. 그 과정 속에서 언론인들과 경영자들 관계 설정이 새로 되리라고 본다. 거기에 권력이 개입하려고만 안 한다면." 

-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 기용을 놓고 박근혜 당선인의 언론관에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명박과 박근혜, 어떻게 다를 거라고 보나. "인수위가 구성되는 과정에서 보여준 가장 안 좋은 사례가 윤창중이다. 기자하다가 정치권 갔다가, 다시 기자하다가 정치권 갔다가, 이런 사람을 대변인에 앉힌다는 건 '언론 선전 포고'다. 물론 자신을 지지했던 여러 세력을 끌어안고 가는 권력의 속성상, '두 달만 쓰고 부담스러운 사람은 빼겠다는 취지 아닐까' 하는 사람도 있다. 새누리당 내부에도 '윤창중은 두 달짜리다', '어떻게 그런 사람 데리고 가겠나', '그런 사람들은 이 과정에서 이렇게 하고 털어버리는 게 낫다' 이런 이야기가 있는데, 그러기를 바란다. 억지로 그런 생각까지 해본다(웃음). 

그 사례뿐만이 아니라 채널A 현직기자를 인수위에 참여시켰다. 언론과 정치의 관계가 어때야 되는 것인지 이해를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언론인으로 있다가 출마를 하거나 정계로 가기 위해서는 최소한 6개월 이전, 아무리 짧게 잡아도 석 달 이전에 사표를 내고 본인의 언론인으로서의 활동과 정치인으로서의 활동이 연계되지 않도록 노력을 하는 게 기본적인 윤리다. 어떻게 현직에 있던 사람을 바로 끌어들이나. 본인이 원해도 안 된다고 해야지, 그게 상식이다. 언론과 정치의 관계를 최소한의 수준이라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박근혜 당선인이 그 공부를 빨리 하셨으면 좋겠다." 

- 박근혜 당선인은 후보시절에도 그렇고 그동안 언론 관련해서 거의 언급한 적이 없어서 언론관을 알기가 어렵다.  "MBC 징계에 대해 유감이라고 했던가? 이명박 대통령처럼은 안 하겠죠. 제가 순진한지는 모르겠는데, 그렇게 해서 국민으로부터 저항을 받았기 때문에 조심할 거라고 생각한다." 

- YTN 해직이 4년 넘었는데 사측과 뭔가 물밑 접촉은 있나."아직 없다. 배석규 사장은 이미 이런 문제를 풀 자격이 없는 사람으로 공인된 사람이다. 제 예상으로는 지금 새 정부도 배석규씨처럼 MB정부가 '정권에 충성스럽다'고 공인한 사람이 YTN과 같은 준공영 방송 채널의 사장으로 적합하다고 보지는 않을 거다(기자주 : 원충연 전 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 점검1팀이 2009년 9월 작성한 'YTN 최근 동향 및 경영진 인사 관련 보고' 문건을 보면, 배석규 당시 사장 직무대행이 "현 정부에 대한 충성심이 돋보인다"고 적혀있다). 민간인사찰조직에서 '충성심 돋보인다'고 평가 받은, 해직사태를 장기화시킨 사람이 '사회통합'을 이야기하는 시대에 보도채널 사장이다? 이건 넌센스다."

- 배석규 사장이 지난 2일 신년사에서 "해직자들과 노조가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준다면 회사도 원칙을 유지하는 바탕위에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최대한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는데. "전향적인 자세가 '전향하라'는 이야기다. 앞에 와서 무릎 꿇으라는 거다. 그건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라 앞뒤가 안 맞는 거다. 아니, 민간인 사찰 조직의 충성심 인증을 받은 사람이…, 사찰 부산물을 가지고 몇 년을 살았으면 창피해서라도 입 닫고 있어야지. 박 당선자가 통합, 통합 이야기하니까 '통합의 제스처를 보냈는데 쟤네들이 못돼서 안 받았다'는 모양새를 만들려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   

- 김재철 MBC 사장은 갑자기 해직자 2명을 복직이 아니라 '특별채용' 했다.  "둘의 사고방식이 비슷한 것 같다(웃음). 상황을 호도하고, 어떻게 해서라도 통합의 흔적 같은 것을 만들어내려고."  

"박근혜 시대 언론,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물꼬만 터졌으면"
 

- 지난 7월, 제작에서 물러나 YTN 불법사찰 국정조사 특위 위원장을 맡으면서 "배석규 경영진, MB 정권과 벌이는 마지막 싸움이라는 일념으로 마무리를 짓겠다. 건곤일척, 지금 심정은 그거다. 다 걸고하자"라고 말했다. 그런데 결국 국정조사는 흐지부지됐다. "이미 사실관계의 상당부분은 드러나 있고, 다른 판단이 있을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호응을 안 해줬다. 새누리당은 '이전 정부 것까지 다같이 국정조사를 해야한다'며 말도 안 되는 물타기를 했고, 그 말도 안 되는 물타기를 민주통합당이 돌파해내지 못한 책임도 있다. 

물론 민주당 정치인들이 사찰문제에 더 관심을 보이고 국회 차원에서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들을 한 것은 분명히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민주당 내에 분명히 존재했다. YTN 사찰문제가 여야 협상 과정에 걸림돌이 될까봐 노심초사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특정한 국정조사가 아니더라도 상임위 차원의 청문회라든가, 이런 노력들이 가능했다고 보는데 민주당의 의지가 약했다. 겨우 한 것이 제가 문방위 국감 때 참고인으로 나가서 발언한 것. 배석규 사장이 증인 채택 됐음에도 외국으로 도망친 것을 기록으로 남겼다는 것. 이 정도 성과가 있었다."

- 이 사안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건가.  "배석규씨는 여전히 당장 나가야 할 사람이다. 정치권이 제대로 못하는 게 안타깝다. 인수위에서 새 정부 밑그림 그리면서 이 부분을 어떻게 다룰지 주목해서 보려고 한다. 저희들이 추가로 확보한 사찰문건도 적절한 시점에 밝히고, 인수위에도 전달할 예정이다." 

- 지난 5년 동안 무엇이 가장 많이 달라졌나.  "다혈질이었던 게 누그러진 것 같다(웃음). 많이 알게 됐다. 모르던 걸. 지식수준이 높아졌다는 게 아니라, 뭘 관심을 둬야 언론인의 자격이 있는 것인지 그런 고민들을 하게 된 시간이었다."  

- 마지막으로, 박 당선인에게 언론문제와 관련해 바라는 게 있다면 "언론과 권력의 관계에 대해서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줬으면 좋겠다. 어려운 문제가 아니니, 관심 갖고 들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거다. 언론도 스스로 자신을 지키기 위한 노력, 권력을 견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권력자가 내버려두지 않으면 지난 5년의 반복이 된다. 이건 너무 필연적이다. 권력이 손을 대면 언론인은 저항한다. 전두환 정권처럼 숙청의 수준으로 한다면 숨죽일 수 있지만 그런 언론을 원하지 않는다면 내버려 둬야 한다. 합리적으로, 상식적으로 그런 물꼬만 터졌으면 좋겠다."

홍현진(hong698)
조재현(bleedspiral)

변질된 KBS MBC, 이제 그만 볼 때가 되었다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1-06일자 기사 '변질된 KBS MBC, 이제 그만 볼 때가 되었다'를 퍼왔습니다.
[게릴라칼럼] '대안방송' 요구가 뜨거운 이유... 야권, 1469만명 위해 싸워야

2013년 새해 벽두부터 '대안방송', '국민방송'에 대한 논의와 기대가 온·오프라인에서 뜨겁다. 해직언론인들이 주축이 돼 만들어 온 회원가입 문의가 연일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온라인상에선 모금 서명운동도 활발하다. 공정한 방송매체 설립에 대한 열망이 높다는 방증이다. 

대통령선거 전까지 7000여 명에 이르던 정기회원이 대선 직후 이틀 만에 무려 6500여 명이 늘어 1만 3500여명에 육박했다고 하니 지난 18대 대선에서 방송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생각이 어떠했는지 알 수 있다. 5년의 국가 미래와 운명을 결정지을 대선 과정에서 불공정 편파보도를 일삼은 방송사들의 후안무치에 대한 항거의 뜻으로 읽힌다. 

무엇보다 '최악의 선거보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KBS와 MBC에 대한 불만이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대안언론의 필요성으로 이어진 것이리라. 이런 움직임은 KBS·MBC 외에 조중동 등 보수신문들의 방송인 종합편성채널(종편)이 내보낸 불공정 보도에 대한 반작용으로 볼 수도 있다.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독립언론에 대한 요구는 또한 와 등 진보적 대안매체들을 향한 후원과 정기구독으로 확산되는 형국이다.    

의 대선 특별생방송 '대선올레'를 기점으로  회원들이 크게 증가했으며, 은 대선 이전보다 3~4배 가량 구독자가 증가하며 정기 구독자가 5만 명을 넘어선 상태라고 한다. 대선 직후 순식간에 조직화된 시민행동이 힘을 발휘하고 있는 새로운 현상이다. '멘붕'(멘탈 붕괴)의 상황에 빠져 있는 진보세력과 야권에게 희망과 용기의 씨앗을 심어줄 만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대안언론에 대한 요구 확산... 박근혜, 편파보도의 수혜자  

▲ 언론개혁시민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공정보도를 염원하는 시민사회·네티즌 단체' 회원들이 지난 12월 4일 오후 여의도 MBC본사앞에서 "김재철 사장의 MBC가 박근혜 후보 띄우기와 야권후보 흠집내기에 올인하고 있다"며 규탄 회견을 열었다. 제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의 첫번째 TV토론이 열리는 여의도 MBC본사앞 철문은 보안관계로 굳게 닫혀 차량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 권우성

이 바람에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방송은 여당 후보에게 유리한 편파보도를 일삼았고, 조중동을 비롯한 종편 역시 여당 후보에게 유리한 보도를 끊임없이 내보내 선거기간 동안 언론사 안팎에서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정권과 여당 추천 인사들이 다수인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문제와 잇단 낙하산 사장 임명에 따른 부작용에서 기인한 방송사들의 긴 파업, 거기에다 최장기한 파업을 한 MBC와 지분과 무관하지 않은 정수장학회 문제 등이 선거 초반부터 제기됐지만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는 이러한 문제를 외면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당선의 영광을 누렸으니 MB정권이 만든 언론장악의 수혜자가 된 셈이다. 

한국기자협회는 박근혜 후보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억압받고 갈라진 언론계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데서부터 '대통합'을 시작하라는 특별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기자협회는 ''국민대통합' 약속의 실천은 언론에서부터'란 제목의 성명에서 "박 당선인이 약속했던 공영방송 지배구조의 합리적 개선은 언론계의 무한갈등을 치유할 수 있는 주요한 방편"이라며 "아직도 해직상태에 놓여있는 17인의 해직언론인들을 동료들의 품에 안겨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럼에도 박 당선인은 여기에 대해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더구나 박 당선인은 언론정책에 관해서 명확한 견해를 밝힌 일이 별로 없다. 대선 공약집에도 언론정책에 관해서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 방송의 공공성 강화, 미디어 산업의 핵심 산업 육성이라는 구호성 공약 외에는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 

박 당선인은 그동안 5·16 쿠데타나 유신체제에 대한 발언에서 그의 민주주의와 언론관에 의문을 갖게 했다. 그래서 언론시민단체들은 박 당선인이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 정책을 답습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화는 한판의 승부가 아니다" 

이명박 정권 5년 동안 19명의 언론인이 해고당했다. 정직 132명, 감봉·감급 66명, 경고 120명, 대기발령 62명을 포함해 모두 450명이 징계를 당했다. 헌법이 보장한 언론 자유를 억압하는 권력에 저항한 대가치고는 꽤 가혹하다. 권력이 낙점한 낙하산 사장체제로 망가진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복원시키고자 하는 구성원들이 되레 길거리로 내몰린 억울한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권력의 언론장악을 묵인하면 선거 때 언론을 선전도구로 이용하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 게다가 권력의 언론장악은 국민주권을 얼마든지 무력화시킬 수 있음을 이번 대선 과정에서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의 모습은 실망스러움 그 자체다. 그동안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이 낙하산 사장을 통해 공영방송을 권력의 시녀로 만들고, 미디어법 날치기 처리로 보수신문들에게 종편을 선물할 때 이를 저지하지 못한 결과는 결국 부메랑이 되어 날아왔다.

대선 패배 이후 지리멸렬한 야권에서 희망을 찾기란 더욱 쉽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25년 전인 1987년 12월 24일 7면 하단에 실린 광고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찾고자 하는 시민들의 움직임이 주목을 끈다.   

'민주화는 한판의 승부가 아닙니다. 허탈과 좌절을 떨쳐버리고 한겨레신문 창간에 힘을 모아주십시오.' 

▲ 1987년 12월 24일자 <동아일보>에 실렸던 <한겨레> 창간 전면광고 ⓒ <동아일보>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당시 김대중·김영삼 후보의 단일화 실패는 직선제로 치러진 13대 대선에서 또다시 군부 출신 노태우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버렸다. 대선이 끝난 직후 지금처럼 진보와 야권이 '멘붕' 상황에 빠져 있을 무렵, '민주화는 한판의 승부가 아니다'는 광고가 그들의 아린 가슴을 위로하며 '권력과 자본에 예속되지 않은' 대안언론의 필요성을 각인시켰다. 허탈과 분노로 가득 찬 시민들의 행동은 결국 를 태동시키기에 이른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대안방송 함께 추진돼야  

25년이 지났지만 그 때와 시민행동의 성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엔 신문이 아니라 방송이라는 점에서 다르지만 대안·독립언론이라는 점에선 같다. 게다가 불공정 보도에는 공정한 보도로 대응해야 한다는 논리가 짙게 깔린 점도 유사하다. 박정희 독재정권 시절 해직된 신문사 기자들이 새로운 대안매체인 창간의 주축이 됐던 것과 마찬가지로 주류 방송사에서 해직된 언론인들을 중심으로 대안방송 출범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방송은 신문과 다르게 많은 자본과 전문 인력들을 필요로 한다. 또한 보도기능을 가진 방송사의 설립은 방송통신위원회 승인사항이라는 점에서 해결해야 할 난제가 수두룩하다. 게다가 현재의 방송시장 체제에서 정부와 여당이 새로운 보도기능을 갖춘 대안방송사를 승인해줄 리 만무하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의 대선 패배를 대안방송으로 해결하겠다는 식의 접근은 옳지 않다.

야권의 대선 패배와 관련해 지상파 방송사들의 편향 보도가 여론을 왜곡해 선거결과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오고는 있지만, '방송 때문에 대선에서 졌다'라는 결정론은 위험하다. 야권의 제대로 된 성찰과 반성을 저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대안방송의 현실화 가능성을 만들어 내면서 박근혜 당선인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논의를 함께 병행해야 한다.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가시적인 조치를 유도해 내고 대안방송이 자리매김한다면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야권, 특히 민주당의 노력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법적·제도적 뒷받침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무엇보다 언론의 정치적 중립 확보에 신경을 써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공영방송사의 이사회 구성과 사장 임명 등을 놓고 새누리당과 치열하게 싸움을 벌여야 한다. 

야권에 표 준 1469만명 '희망'...언론개혁 지금부터

미디어 소유규제 완화와 종편채널의 도입 등 미디어의 정책결정과 법적 처리과정에서 그동안 야당이 보여준 행태는 무능 그 자체였다.  미디어시장의 왜곡 심화와 언론자유지수 하락이라는 두가지 멍에를 방치한 책임이 무겁다. 

따라서 이러한 제도적인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고서는 이명박 정권이 지난 5년 동안 저질러온 난장의 결과를 다시 속수무책으로 5년 동안 또 감내해야만 한다. 지난 5년간 순치된 공영방송은 여전히 '권력 해바라기' 보도태도를 보이고 있지 않은가. '청와대 조인트'로 불려 왔던 MBC 김재철 사장은 심각한 도덕적 결함이 드러났음에도 지금도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MBC뉴스데스크는 박근혜 당선인의 첫 인사실패로 공분을 사고 있는 '윤창중 인사' 논란을 아예 다루지 않았다. 이명박 정권 출범 초기부터 우호적인 보도를 해왔던 보수신문들과 종편들은 박근혜 당선 이후 당선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제목을 경쟁적으로 뽑느라 연일 바쁘다. 대선이 끝났지만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독립 언론에 대한 요구가 분출하고 있는 이유들이다. 

해직언론인들이 만드는 팟캐스트 방송 등 대안언론에 회원 가입이 쇄도하고 있고, 대안방송 설립을 위한 모금 운동이 활발한 것도 바로 불공정한 언론환경을 개선해 보고자 하는 욕구의 산물들이다. 이명박 정권 하에서 한참 후퇴한 민주주의와 언론의 퇴행을 막고 한 단계 끌어올리려면 언론의 정치적 중립 등 언론개혁 운동이 절실하다. 거기에서 야권이 수행해야 할 역할이 만만치 않다. 

지레 겁먹을 필요 없다. 야권에 표를 던진 1469만명이 희망이다. 정치에 무관심했던 20~30대가 지난 대선에서 새 정치에 대한 갈망을 드러냈다. 그들은 투표 참여를 통해 정권교체를 현실화하고자 하지 않았던가. 좌절과 낙담 속에 빠져 있는 그들과 함께 희망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야권에게 주어진 지상 최대의 과제다. 언론개혁 운동은 바로 그 희망의 씨앗이다.

박주현(parkjh)

2012년 12월 29일 토요일

"뉴스타파는 5년, 10년 노력해 국민방송으로 나아갈 것"


이글은 미디어스 2012-12-28일자 기사 '"뉴스타파는 5년, 10년 노력해  국민방송으로 나아갈 것"'을 퍼왔습니다.
[인터뷰] 시즌3 준비 중인 최경영 언론노조 민실위원

▲ 최경영 위원

대선 이후 '새로운 국민방송'에 대한 대중들의 요구가 뜨겁다. 진보진영의 대선 패배에 장악된 공영방송의 왜곡 보도가 한몫 단단히 했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해직언론인들이 만들어온 인터넷방송 (뉴스타파)의 회원수도 대선 전 7,093명(12월 14일 기준)에서 대선 후 갑자기 24,300명(26일 기준)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할 말은 하는 언론'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와 열망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다.  
(미디어스)가 26일 오후, 서울 중구의 뉴스타파 사무실에서 만난 제작진 최경영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실위원은 뉴스타파에 힘을 보태려는 시민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면서도 "하루아침에 '국민방송'이 탄생되리라 기대하지는 않으셨으면 한다"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뉴스타파는 99%를 위한 방송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고, 서서히 진화해 나갈 것"이라며 "진짜, '묘목'을 심는다는 심정으로 꾸준히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는 것이 최경영 위원의 얘기다.
"회원수 2만명이면 월 2억인데, 월 2억으로 마치 KBS나 MBC에 대항할 만한 방송사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기대는…정말…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수 있습니다. KBS 한 곳과만 비교하더라도 매출액 1조원 대 20억의 싸움이에요. 취재 인력으로 따져도 1000대 4의 싸움이죠. (현실적으로) 국민방송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질 수 없는 것입니다."
최경영 위원은 "만약 '정권탈환'의 목적으로 회원가입을 한 것이라면 그것 자체가 민주주의, 언론의 가치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왜곡된 민주주의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정론 언론이 필요할 뿐 또 다른 정파적 언론이 필요한 게 아니다"라는 우려도 잊지 않았다.
지난 8월부터 시즌2에 합류했던 최경영 위원은 정직 기간이 종료되는 12월 말 KBS에 복귀한다. 그러나, 최경영 위원은 "여전히 언론노조 민실위원직을 겸임하는 것이기 때문에 KBS 일과 시간을 제외한다면 최대한 뉴스타파에 합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최경영 위원은  KBS 탐사보도팀 소속으로서 여러 차례 기자상을 받는 등 기자로서 두각을 나타냈으나 2008년 정연주 KBS 사장 불법 해임 이후 갑자기 스포츠중계팀으로 발령나는 '보복인사'를 당한 뒤 2009년 회사를 휴직하고 미국 유학을 떠났다.
2010년 8월 최경영 위원은 한국 언론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고발한 (9시의 거짓말)을 펴냈으며, 올해 초 KBS에 복귀해 KBS 새 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 보도부문 간사로 지내다 4월 MB특보 출신의 김인규 당시 KBS 사장에게 "이명박의 OOO"이라고 비판적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가 해고됐다. 6월 재심에서 징계 수위가 '정직6개월'로 낮춰졌으며, 이번 달 정직 기간은 종료된다.
다음은 일문일답.
- 시즌2를 제작하느라 지난 몇 개월간 힘들었을 것 같다.
"그렇다. 굉장히 힘들었다. 워낙 힘든 아이템만 잡다 보니, 긴장도도 높고 항상 날이 서있을 수밖에 없다. 월요일에 회의를 하고 금요일까지 미친듯이 일하고, 토요일 새벽에 퇴근해 온종일 잤다. 일요일 딱 하루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 이번달 말 부로 KBS 스포츠부로 복귀하게 되는데, 나는 여전히 언론노조 민실위원직을 겸임하는 것이기 때문에 KBS 일과 시간을 제외한다면 최대한 뉴스타파에 합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뉴스타파, 산업논리에 충실한 흐름 타고 있어 미래 밝다"

- 공익재단 형태의 새 방송매체 설립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는데, 구체적인 상에 대해 말해달라.
"24일 회의에서 더 나아간 내용은 없다. 만약 우리 나라가 선진국처럼 언론자유가 완전히 보장된 국가라면 하지 않아도 될 고민까지 많이 하고 있다. 절차적 장애물에 많이 노출될 것이 예견되기 때문에 아직은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모르겠다.
법적인 재단이 될지, 사단법인이 될지, 비영리민간단체가 될지 아직은 모른다. 일장일단이 있다.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공익재단인데, 공익재단은 초기 자본금으로 현금 5억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당장 그런 돈이 없다. 사단법인의 경우에는, 법과 규정에 따라 회원들의 총의를 모아야 한다. 그런데 뉴스타파 회원이 2만명 넘는다. 그 분들에게 모두 서류를 보내서 총의를 모은다면, 1~2년 걸릴 것이다. 또, 비영리민간단체의 경우 재단법인과 달리 뉴스타파가 법적으로 회원들에게 해줄 수 있는 세제 혜택, 기부금 등에서 미흡한 게 있다. 여러 가지 점에서 고민이 굉장히 많다. 고려해야 할 사안도 많고."
- 플랫폼의 경우, 어떤 걸 염두에 두고 있나?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스마트TV가 발전하면서, 쉽게 TV로 인터넷동영상을 볼 수 있는 상황이 2,3년 내에 도래하기 때문에 산업적 논리에서 볼 때 뉴스타파의 미래가 밝다. 시간이 좀 걸리긴 하겠지만, 앞으로 상당히 많은 이들이 TV에서 뉴스타파를 볼 수 있지 않겠는가. 우리는 산업논리에 아주 충실한 흐름을 타고 있다. 인터넷과 TV가 융합하는 산업적 상황에서, 정부가 특정 매체를 차단할 수도 없기 때문에 개입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또 다른 정파적 언론 아닌 '정론언론'이 필요하다"

- 일각에서는 '뉴스타파의 케이블TV 진입'을 말하고 있는데?
"괜히 피같은 돈으로 무리해서 케이블에 진입하는 것보다, 그 돈으로 오히려 좋은 기자 피디들을 영입해서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게 훨씬 낫다. 시간은 분명 우리의 편이다. MBC, YTN 해직 언론인들 가운데서도 우리 쪽으로 합류할 수 있는 분들을 꾸준히 알아보고 있다." - 대선 이후 회원수가 급격하게 늘어나, 제작진들도 놀랐을 것 같다.
"좀 놀랐다. 그런데, 만약 '정권 탈환'의 목적으로 가입한 것이라면 그건 좀 아니지 않은가. 진실을 밝히는 언론이 아니라 특정 정파의 마우스피스(mouthpiece)로 생각해서 회원가입을 한 것이라면 그것 자체가 민주주의, 언론의 가치에 역행하는 것이다.
언론이 왜곡돼 대선보도가 엉터리였고, 그래서 대선결과도 엉터리였다고 우리도 비슷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뉴스타파가 특정 정파의 마우스피스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말아달라. 왜곡된 민주주의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정론 언론'이 필요할 뿐 또 다른 정파적 언론이 필요한 게 아니다."  

"1000대 4의 싸움…쉽지 않다"

- 시즌3에서는 방송인력을 대거 충원한다고 하던데?
"회원수가 큰폭으로 증가하는 만큼 뉴스타파 제작진들에게 바라는 기대수준도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그 수준에 부응할 수 있으려면 우리가 양질의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야 하는데, 결국 '사람'에 대한 문제다. 그런데 인력충원은 생각처럼 쉬운 문제가 결코 아니다. 새로 영입되는 인력들에게도 굉장히 큰 희생이 요구될 수 있다.
회원수 2만명이면 월 2억인데, 월 2억으로 마치 KBS나 MBC에 대항할 만한 방송사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기대는…정말…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수 있다. KBS 한 곳과만 비교하더라도 매출액 1조원 대 20억의 싸움이다. 취재 인력으로 따져도 1000대 4의 싸움이다. 시즌3에서는 1000대 8은 만들려고 하지만, 이것도 쉬운 것은 아니다. 공중파에서 10년 이상 훈련된 기자, PD들이 지금보다는 2배 늘어나야 하는데, 참 힘들다.
국민방송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질 수 있겠는가. 대선에서 졌다고, 홧김에 만들어낼 수 있는 게 아니다. 이 사회의 이미 권력화된 기성 언론들, 경제권력, 정치권력 사이에서 도대체 우리 편이 어디에 있는가. 뉴스타파가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당국에서 쉽게 꺼내들 수 있는 카드도 많다. 국세청을 통해서 세금과 관련해 이잡듯이 뒤질수 있고, 방통위에서 딴지를 걸 수도 있다. 보수 언론들이 제작진 가운데 트집잡을 수 있는 사람을 한 명 잡아서 대대적으로 비판할 수도 있다.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굉장히 많다."
- 17년의 기자생활 가운데 뉴스타파 취재의 경험이 최 기자에게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
"(KBS 기자로서) 제도권 언론의 혜택을 받으며 취재를 해온 것과 매우 다른 경험이었다. 쉽게 말하자면, 내 뒤의 KBS라는 딱지를 떼고, 자연인이자 시민으로서 어느 선까지 취재를 할 수 있는지 실험한 것이었다.
사실 뉴스타파 시즌2에 합류할 당시, '두려움'이 커서 망설였다. 'KBS라는 계급장을 떼니 별거 아니더라'라는 말을 듣기 싫었고, 가서 잘 못하면 어떡할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굉장히 쪽팔리는 일 아니겠느냐? 물론, KBS에서도 내가 번듯한 출입처를 맡았던 것은 아니지만 전혀 다른 환경이니까.
뉴스타파를 하면서, 일반 시민이었던 이가 잘 훈련받은 언론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존의 지상파 방송 등에서 언론인으로 오랫동안 훈련받은 사람들이 합류했기 때문에, 이 사람들을 통해서 뉴스타파가 잘 훈련된 언론인들을 배출할 수 있지 않을까? 5년이나 10년 후에는 뉴스타파가 방송이나 언론 직종에 관심있는 학생들에게 (취업의) 선택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 MB정부 5년간, 보복인사 해고 정직 등 각종 고초를 겪었다. KBS의 정상화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앞으로 또 5년간 박근혜 시대를 살아내야 한다. 솔직히, 지치지는 않나?
"지치지 않는다고 말하면, 인간도 아닐 것이다. 가끔은 KBS고 뉴스타파고 다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다. 공부를 한다고 할지, 제3의 길을 선택해서 쉬고 싶을 때가 있다. 내가 만약 KBS 안에서 아무 일도 안하고, 스포츠 부서에만 머물러 있는다면 '투항'이다. 배부른 돼지가 되는 것이다. KBS 사측이 나를 (취재할 수 있는) 다른 부서로 보내줄리도 만무하지 않느냐.
그러나, 나에게 힘을 주는 것은 내가 언젠가는 '합리적인 보수'로 정당하게 대우받을 수 있는 한국 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나는 원칙적으로 자유주의자이자 보수주의자다. 원칙적 자유주의자이자 보수주의자는 언론자유를 절대적으로 옹호해야 할 이유가 있다. 나는 지난 5년간 그것을 한 것 뿐인데, 나 같은 사람이 '진보'로 느껴지는 이 사회는…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된 것이다….
도저히 인정이 안 된다. 무슨 말만 하면 때려잡으려고 하고, 언론인들을 다 쫓아내버리는 게 과연 자유민주주의 사회인가? 나는 극우 세력이 자유민주주의세력이라고 전반적으로 참칭되는 그 꼴을 도저히 볼 수가 없다. 20~30년 걸릴 일이겠지만 나는 그것 하나만은 반드시 고쳐놓고 싶다."

"'묘목'을 심는다는 심정으로 꾸준히 관심 가져달라"

- 박근혜 시대의 향후 5년간, 언론판이 어떻게 변화하리라 전망하나?
"저강도와 고강도의 억압이 계속 이어질 것이다. 처음에는 '통합'을 말한다고 하더라도, '비판적인 언론은 안돼!'라는 배제의 논리가 이전 5년과 똑같이 적용될 것이다. 말 뿐인 통합일 것이다. 그리고, 박근혜가 정치를 해나가는 데 있어서 비판 언론인들이 방해가 된다면 고강도의 억압도 충분히 사용할 개연성이 매우 높다.
단순히 5년 집권이 아니다. 수구 정권 장기집권의 신호탄일 개연성이 굉장히 높다고 판단한다. 문재인-안철수는 중도 우파를 포용하려고 했던 것인데, 결국 그게 안됐다는 것은 이 사회가 그만큼 우측으로 크게 기울어져 있음을 의미한다.
대안 마련도 쉽지 않다. 대통령이 되었고, 의회도 과반을 점유하고 있고, 검찰과 언론을 계속 손에 쥐고 있는 이러저러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앞으로의 5년은 굳건한 체제가 될 것이다. 그 공고해진 체제 하에서 선거를 한다면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당연히 또 수구세력의 승리다. 장기적인 플랜이 필요한 때다."
- 뉴스타파 회원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
"하루아침에 '국민방송'이 탄생되리라 기대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뉴스타파는 99%를 위한 방송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고, 서서히 진화를 해나갈 것이다. 1, 2년 안에 달성할 수 없다. 5년이고 10년이고 차근차근 국민방송으로 나아갈 것이다.
뉴스타파 제작진들이 '슈퍼맨'은 아니지 않느냐. 단지 양심적인 언론인들일 뿐이고, 상식적인 시민들을 대변해 양심적으로 취재, 편집을 하겠다는 것뿐이다. 진짜, '묘목'을 심는다는 심정으로 꾸준히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

곽상아 기자  |  nell@media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