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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27일 일요일

“VIP께 一心으로 충성”


이글은 한겨레21 2012.05.28 제912호 기사 '“VIP께 一心으로 충성” '을 퍼왔습니다.
[초점] MB에게 불법사찰 내용 보고했다는 정황 담긴 문건들… 지원관실 간판 걸고 은밀하게 ‘VIP 보위기구’로서 ‘충성’한 영포라인

»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충성 문건’ 내용은 적나라하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여전히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언젠가는 드러난다.
“VIP께 一心으로 충성하는 별도 비선을 통해 총괄 지휘” “특명 사항은 VIP께 절대 충성하는 친위조직이 비선에서 총괄 지휘”.
일심, 특명, 절대 충성, 친위조직, 비선. 정상적인 민주주의국가에서는 통용될 수 없는 단어들이다. 봉건적이거나 독재의 냄새가 물씬 난다. 우리는 이런 말들을 가까이는 현재의 북한에서, 조금 멀리는 유신 시절의 박정희 군사정권에서나 들어볼 수 있었다. 그러나 VIP에 대한 조폭 같은 한마음 충성을 맹세하는 ‘충성 문건’이 작성된 것은 2008년 8월28일, 문건을 작성한 이는 나랏돈으로 월급을 받는 공무원이었다. VIP는 이명박 대통령을 칭한다.
불법사찰, 지원관실 부활의 주목적
민간인을 불법사찰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지원관실)이 이 대통령에게 ‘비선’으로 불법사찰 내용을 보고했다는 정황이 담긴 문건이 검찰 재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최소한 불법사찰이 이뤄지던 시점의 청와대 대통령실장들은 검찰 수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진경락 전 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구속 기소)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A4용지 4쪽짜리 문건(‘공직윤리지원관실의 업무추진 지휘체계’)에는, 지원관실이 ‘공직기강 확립’이라는 그럴듯한 간판을 내걸고 은밀하게 ‘대통령 보위기구’로서 ‘충성’을 다해왔음을 보여주는 대목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문건은 ‘BH(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지원관실을 지휘할 경우 “야당의 정치 공세에 전면 노출, VIP 국정 수행에 부담 가중, 표적사정·정치사찰 논란”이 있다며 지원관실을 한발 떨어진 국무총리실 아래에 두자고 제안한다. 그러면서 “운영의 묘를 살려, 통상적인 공직기강 업무는 국무총리가 지휘하되, 특명 사항은 VIP께 절대 충성하는 친위조직인 비선에서 총괄 지휘”할 것을 상신한다. VIP 보고는 ‘공직윤리지원관→BH 비선→VIP(또는 대통령실장)’로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 ‘하명·특명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의 보안을 생각한 조처로 보인다. 이 대통령에게 충성을 바칠 ‘비선’은 청와대부터 지원관실 말단 현장요원에 이르기까지 이 대통령 고향인 경북 포항과 영일 지역 출신 인사들을 일컫는 영포라인으로 채워졌다.
이명박 정부 들어 조직과 기능이 폐지됐던 지원관실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가 있은 뒤 갑자기 부활했다. “저 많은 촛불을 누구 돈으로 샀느냐”는 대통령의 ‘의심’이 계기가 됐단다. 해당 문건이 작성된 시기는 지원관실이 다시 만들어진 직후였다. 이 문건은 민간인·정치인 등에 대한 불법사찰이 일개 공무원의 우발적 행위가 아니라 지원관실 부활의 주목적이었음을 시사한다. 진경락 전 과장이 여동생 집에 숨겨두었다가 최근 압수된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는 이 대통령을 비판한 여야 의원들의 동향 등을 파악한 사찰보고서 수백 건이 추가로 발견됐다. 정부 산하기관장·고위공무원들에 대해서도 “옷 벗겨야” “따라붙어서 잘라라” “확실히 정리” “날릴 수 있도록” 등의 표현을 써가며 표적 사찰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명박 정부의 ‘박정희 코스프레’
청와대는 해당 문건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일축했다. 그런 ‘구상’은 했을지 몰라도 실제 시행되지는 않았다는 주장이다. 민간인 불법사찰 사실이 드러난 지 2년이 됐지만 청와대가 이와 관련한 내용을 인정한 예는 거의 없다. 대통령은 내란이나 외환의 죄가 아닌 경우에는 ‘재직 중’ 형사소추를 받지 않는다.
충성 문건이 언론에 보도된 날은 마침 5월16일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박정희 코스프레’가 들통나기에 적절한 날이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2012년 5월 23일 수요일

수경 등 수좌스님 10명 “자승 원장 사퇴하라”


이글은 경향신문 2012-05-23일자 기사 '수경 등 수좌스님 10명 “자승 원장 사퇴하라”'를 퍼왔습니다.
승적 반납을 선언한 뒤 2년 가까이 은둔해온 수경 스님을 비롯해 10명의 수좌(선원에서 참선을 지도하는 승려)가 자승 총무원장과 조계종 지도부를 규탄하고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수경 스님 등은 22일 ‘부처님오신날 목 놓아 통곡하며’라는 제목으로 내놓은 성명서에서 “현 종단의 집행부는 취임 초기부터 지금까지 시종일관 ‘자성과 쇄신’을 외쳐왔다. 그러나 누가 자성을 해야 할 주체이며, 누구를 향한 쇄신의 강요인가”라며 “일반 종도들은 닭 볏보다 못한 권력에 오염되어 비불교적이며, 비승가적이며, 비도덕적인 아수라행을 확대재생산하고 있는 부류들이 총무원을 중심으로 한 지도층에 속해 있다는 사실을 명명백백하게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인구에 회자되는 도박, 술집, 성매매, 폭로, 조폭 등 세속에서조차 언급하기 난감한 말이 조계종의 핵심부를 향한 사회적 비난에 동원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승 총무원장은 현금의 모든 책임을 통감하며 건전한 사부대중들에게 그 임무와 책임을 순조롭게 넘겨주는 소임에 충실하고 그나마 명예롭게 퇴진하기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수임기구 설치 뒤 자승 총무원장 사퇴, 자승 총무원장 스스로가 본인의 의혹을 밝히고 연주암도 포기, 현재 제기된 일체의 논란과 의혹 해소, 사찰 재정과 운영 투명화, 연일 폭로를 일삼는 훼불 행위 중단’ 등 5개항을 촉구했다.

성명서에 참여한 이들은 수경(전 화계사 주지), 연관(봉암사 선덕), 영진(백담사 무금선원 유나), 현진(전 봉암사 선원 입승), 원타(봉암사 주지), 함현(전 봉암사 주지), 철산(문경 대승사 선원장 및 주지), 월암(문경 한산사 용성선원장), 혜안(선원 수좌), 성종(선원 수좌) 스님 등이다. 

수좌들의 성명 발표는 최근 일부 승려의 도박 동영상 파문이 종단 고위층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자승 총무원장을 직접 겨냥했다는 점에서 파문이 클 것으로 보인다.

황경상 기자 yellowpig@kyunghyang.com

2012년 2월 8일 수요일

조폭이 악당? 전두환이야말로 진짜 악당이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2-07일자 기사 '조폭이 악당? 전두환이야말로 진짜 악당이다'를 퍼왔습니다.
[이태경 칼럼] 노태우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이 아이러니

개봉 중인 영화 "범죄와의 전쟁 : 나쁜 놈들 전성시대" 속에는 조폭들이 휘두르는 폭력이 미화나 과장 없이 표현되고 있다. 영화 속 건달들의 폭력은 흉폭하고, 무자비하며, 무엇보다 불법적이다. 날 것의 폭력 앞에 노출된 민간인들은 두려움에 떨 수 밖에 없다. 조폭들은 이권을 위해 또 자존심 때문에 위법행위를 자행하며, 범죄를 저지르고, 사람들을 겁박한다. 한 마디로 이들은 악당들이다.

하지만 극중에서 부산을 점령한 것처럼 활개치던 조폭들도 경찰과 검사가 행사하는 공권력 앞에는 고양이 앞의 쥐 신세가 된다. 헌법과 법률에 기초해 정당하게 행사되는 데다 비교불가의 막강한 물리력을 지닌 공권력이 불법을 저지르는 조폭들을 가볍게 제압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한편 이 영화의 오프닝에는 노태우가 국민들을 상대로 발표하는 담화문 형식의 진짜 '범죄와의 전쟁'이 등장한다. '범죄와의 전쟁'발표 직후 욱일승천하던 최익현(최민식 분)과 최형배(하정우 분)이 몰락하는만큼 '범죄와의 전쟁'선포는 극중에서 중대한 계기적 사건에 해당한다. 이 영화의 배경이기도 한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된 것은 90년인데 당시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노태우였다. 즉 정당한 공권력이 불법적 조폭들을 소탕할 당시 공권력의 최고 수장은 노태우였던 것이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이건 매우 기묘한 일이다. 군부 쿠데타를 일으켜 헌정을 중단시키고 국가권력을 탈취한 후 광주에서 무수히 많은 국민들을 학살한 전두환을 도운 사람이, 불법적으로 출범한 전두환의 5공화국을 승계해 6공화국의 수반이 된 사람이 노태우인데 그런 노태우가 정당한 공권력의 대리인이 돼 불법을 징치한다는 사실은 얼마나 도착적인가? 거대한 불법이 합법을 축출한 후 합법을 표방하며 작은 불법을 응징하는 건 정의관념과 윤리적 미감을 심하게 거스른다.     

정말 놀라운 건 건달들이 휘두르는 폭력은 누구나 나쁘다고 생각하지만, 광주에서 전두환 일당이 자행한 불법적 국가폭력에 대해서는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제법 된다는 사실이다. 인간이 지닌 이성이 이토록 무참할 수도 있다. 전도된 이성과 기억의 망각작용 덕분에 오늘도 학살의 원흉은 적지 않은 상징권력을 누리며 안온하게 지내고 있다.

불법과 범죄를 밥먹듯 하는 조폭들은 분명 악당들이지만, 군사반란, 민간인 학살, 민주주의 압살, 천문학적 수뢰 등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범죄들을 저지른 전두환에 비하면 조족지혈에 불과하다. 전두환이야 말로 진짜 악당이다. 그리고 우리는 진짜 악당을 국가권력이 보호해주는 시대를 아직도 종식시키지 못하고 있다.   

2011년 11월 24일 목요일

‘조폭 국회’ 배후에 ‘앞잡이 언론’ 있었다


이글은 미디어오는 2011-11-23일자 기사 '‘조폭 국회’ 배후에 ‘앞잡이 언론’ 있었다'를 퍼왔습니다.
‘난장판 국회’ 부추긴 언론…“건국 이후 최대의 망국적 조약”

한나라당이 11월 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날치기 처리를 강행했다. 언론까지 통제한 상태에서 국회 비준안을 처리하는 초강수를 뒀다. 국회는 다시 아수라장이 됐다. 정국은 파국의 소용돌이에 빠져 들었다. 국회를 ‘폭력의 현장’으로 몰아간 주체는 한나라당이지만 뒤에는 이를 부추긴 ‘앞잡이 언론’이 있다. / 편집자 주 

“국회에선 여야 간 최악의 난투극이 벌어졌다. 국회의원과 여야 당직자는 물론 이익단체 간부들까지 가세했고, 수십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토론과 표결이라는 국회의 룰은 휴짓조각이 됐고 완력으로 승부가 갈렸다.”

조선일보 2009년 7월 23일자 5면 이라는 기사의 일부이다. 7월 22일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처리 과정에서 국회는 폭력의 전쟁터로 변했다. 국회 역사상 최악의 하루로 기록될 부끄러운 장면이었다. 

언론은 입을 모아 비판했다. ‘폭력 국회’ ‘조폭 국회’…. 욕설과 고함, 울부짖음이 뒤섞인 그 공간은 실제로 아수라장이었다. 국회의원들의 이성적인 대화와 토론보다는 누가 더 완력이 센지, 누가 더 효과적인 육박전을 준비했는지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경쟁이었다. 

언론은 ‘조폭 국회’라며 싸잡아 비판했지만 그런 난장판을 만든 배후에는 ‘앞잡이 언론’들이 있다. 국회 다수의석을 차지한 한나라당을 향해 ‘돌격 앞으로’를 유도했던 주체가 바로 언론이다. 국회사에 길이 남을 부끄러운 장면이 2년 만에 재연됐다. 2011년 11월 22일 한미FTA 국회 비준안 ‘날치기 처리’ 이면에도 언론이 있다. 

한나라당의 최근 행보는 극과 극이었다. 내부 분란이 이어지면서 여당이 강행처리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한나라당은 10·26 서울시장 선거 참패 이후만 해도 쇄신과 변화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서울시장 선거 다음 날 원희룡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그동안 펼쳐왔던 국정운영에 대해서, 특히 젊은 층과 40대까지 포함해서 불만과 반감을 표시했다는 민심의 표출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대표는 “20·30대 계층에 다가가는 그런 정책과 소통의 장을 만들어서 그분들의 마음을 얻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20~40대는 한미FTA 강행처리를 걱정하는 대표적인 세대다. 그런 점에서 “20·30대 계층에 다가가는 그런 정책과 소통의 장을 만들겠다”는 한나라당 대표의 다짐과 한미FTA 강행처리는 모순된 모습이다. 

한나라당은 11월 21일 14번째 생일을 맞이했지만, 언론은 ‘우울한 풍경’이라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11월 22일자 5면에 내보낸 라는 제목의 ‘기자수첩’에서 “최근 한나라당을 보면 ‘서서히 죽는 길’로 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이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는 점은 보수언론도 공감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불씨를 살렸던 쇄신 흐름을 스스로 꺼뜨렸다. 한나라당이 한미FTA 날치기 처리를 강행하며 ‘청와대 거수기’를 자처하게 된 배경에는 초강경 대응을 압박해온 언론이 있다. 

민주당이 11월 16일 의원총회를 통해 ‘투자자국가소송제(ISD) 우선 폐기’ 당론을 유지하자 보수언론들은 때를 기다렸다는 듯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조선일보는 11월 17일자 라는 사설에서 “전체 국민의 삶을 좌우할 FTA는 여야 합의로 처리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그 가능성을 기대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면 차선의 방법으로라도 마지막 언덕을 넘어야 할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11월17일자 사설.

‘마지막 언덕’을 넘으라는 얘기는 야당 반발에 아랑곳하지 말고 힘으로 밀어붙이라는 얘기다. 동아일보는 11월 17일자 는 사설에서 “민주당이 말 바꾸기로 발목을 잡는 행태에 한미 FTA의 성공을 바라는 국민이 지쳐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수언론은 연일 강행처리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문화일보는 11월 18일자 라는 사설에서 “민심도 민주당의 끊임없는 생떼쓰기 시리즈에 염증을 느껴 인내력이 고갈돼가고 있다”면서 “굳이 24일 본회의까지 기다릴 이유도, 여유도 없다. 박 의장의 결단이 화급하다”고 주장했다.


문화일보 11월18일자 사설.

동아일보는 11월 18일자 1면 라는 기사에서 “‘햄릿 한나라당’이 국회법에 따른 표결 처리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강경론이 우세해지자 라는 제목을 뽑으면서 힘 싣기에 나섰다. 


동아일보 11월18일자 2면.

보수언론들이 ‘난장판 국회’의 등을 떠민 셈이다. 보수언론의 부추김 속에 한나라당은 초유의 날치기 처리를 감행했다. 야당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이 터지는 상황도 발생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일방적인 국회의석의 우위를 앞세워 강행처리했다. 

한나라당은 야당 반발을 힘으로 누르면서 한미 FTA 날치기 처리에 성공했지만, 5개월 앞으로 다가온 19대 총선을 고려할 때 감당하기 어려운 정치적 부담을 떠안게 됐다. 게다가 물리력을 동원한 국회 의사진행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여당 의원 22명은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황우여 원내대표,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까지 동참했던 당시 성명에는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19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이 담겨 있었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21일 “한나라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수적 우위만을 앞세워 한-미 FTA 법안을 직권상정 날치기를 강행한다면 이번 국회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게 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야당의 이러한 경고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나라당은 일부 보수언론의 압박 속에 날치기 처리라는 초강수를 뒀지만, 민심의 흐름은 심상치 않다. SNS와 인터넷 게시판 등은 한나라당의 행동에 대한 비판과 성토의 글로 봇물을 이뤘다. 

이번 표결에 참여한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대대적인 낙선 운동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헌정 사상 최악의 날치기, 의회쿠데타로 일으킨 한나라당은 국익을 팔아먹은 매국노당이며, FTA 날치기에 찬성한 151명은 매국노 의원들”이라며 “우리 국민 역시 매국노당의 매국노 의원들 151명을 단 한 사람도 잊지 않고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국민의 미래와 국가의 주권에 이토록 큰 영향을 끼치는 문제를 일방적으로 날치기 폭력 통과시킨 한나라당은 국민의 힘으로 해체시켜야 한다. 더불어 이번 국회든, 다음 국회에서든 한나라당을 해체시키고, 전원 낙선시켜 한미FTA를 반드시 무효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회정치가 무너지고 정국이 파행되더라도 한미FTA는 강행처리해야만 했던 시급한 현안이었을까. 한나라당의 이번 행동은 지금까지의 국회 강행처리, 날치기 문제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게 시민사회 인식이다. 참여연대는 11월 22일 이러한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한나라당이 날치기 처리한 한미FTA비준 동의안은 지금까지 처리됐던 숱한 날치기 법안들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중차대한 사안이다. 국가의 입법주권을 제약하는 건국 이후 최대의 ‘망국적 조약’이며 곳곳에 숨어있는 독소조항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예측조차 힘든 상황이다. 오늘 한나라당의 한미FTA 비준동의안에 대한 날치기 처리는 의회주의를 거부한 폭거이며, 거대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