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전기요금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전기요금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3년 2월 28일 목요일

박근혜, 다시 석탄 시대로 돌아가는가?


이글은 프레시안 2013-02-28일자 기사 '박근혜, 다시 석탄 시대로 돌아가는가?'를 퍼왔습니다.
[토론회] 전기요금 올려야 나라가 산다!

"제6차 전력 수급 기본 계획은 여태까지 쌓인 한국 전력 정책의 고질적 문제들을 모두 안고 있다. 낮은 전기 요금을 필두로 하는, 전형적인 이명박 전 대통령 식의 전력 계획은 폐기해야 한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의 철학이 반영된 전력 정책이 필요하다." (진상현 경북대학교 교수)지난 1월 31일 발표 이후 줄곧 논란이 되고 있는 6차 전력 수급 계획의 문제점을 짚는 토론회가 개최됐다. 26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기후변화행동연구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는 석탄 화력 발전소 증설을 핵심으로 하는 이번 전력 수급 계획을 놓고 찬반 의견이 정면 충돌했다.

6차 전력 수급 계획은 2027년까지 전력 정책의 방향을 결정한다. 이런 중요성 때문에 지난 2월 1일 열릴 예정이던 공청회가 시민·사회단체의 격렬한 반발로 무산되는 등 갈등이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이다. 특히 새 정부 출범 직전 이 계획이 발표된 배경을 놓고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권력 공백기에 국가 에너지 정책의 방향이 정해졌기 때문이다.

▲ 2월 7일 오후 전력 수급 기본 계획 공청회가 열린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공사 강당 앞에서 경찰이 시민·사회단체의 입장을 막아서고 있다. 공청회는 2월 1일 한 번 무산되고 나서, 7일 강행되었다. 시민·사회단체는 공청회 강행이 재벌에 특혜를 주고 기후 변화를 외면한 전력 수급 기본 계획을 졸속으로 처리하기 위한 부당한 행위라며 무효를 주장했다. ⓒ뉴시스

환경부의 반기 "새 정부 출범하는데 왜?"

지식경제부는 지난 7일 한 차례 무산되었던 공청회를 강행한 데 이어서, 22일 전력정책심의회를 열어 이번 6차 전력 수급 계획을 확정했다. 그러나 25일 환경부는 "이번 전력 수급 계획에 대한 환경 영향 평가를 시행해야 한다"고 발표하며 이례적으로 다른 부처의 행정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환경부가 전력 수급 계획에 반기를 들고 나선 가장 중요한 이유는 '화력 발전소의 증설'이다. 6차 전력 수급 계획은 18기의 화력 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해 1580만 킬로와트의 전력을 충당하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 중 석탄 화력 발전소는 12기(1074만 킬로와트), LNG(액화 천연가스) 화력 발전소는 6기(506만 킬로와트)다.

환경부는 "국민 여론을 수렴해 향후 20년간의 전원 믹스(에너지원별 특성을 고려한 전체 전원 비율 조정)를 원점에서 재설정"한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을 언급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시점에 이 계획을 확정하면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하고 공약 이행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석탄 화력 발전소, 이산화탄소 배출량 430만 톤 더 많아

단순한 경제성만 놓고 보면 석탄 화력 발전소가 LNG 화력 발전소보다 효율적인 게 사실이다.

강광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환경평가본부장도 "경제성 평가에서는 LNG 화력 발전소보다 석탄 화력 발전소가 우수하다"고 인정했다. 영흥 화력 7, 8호기(인천시 옹진군)가 석탄 화력 발전소로 건설될 경우 LNG 화력 발전소로 건설될 때보다 14조6788억 원(30년간, 할인율 3.9퍼센트 기준)이 절감된다.

그러나 강광규 본부장은 비용·편익을 수치로 산출한 결과를 두고 석탄 화력 발전소가 올바른 전력 정책 방향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석탄 화력 발전소에는 한계가 있다"며 그 중요한 이유로 "대기 오염의 사회적 비용을 너무 적게 추정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강광규 본부장의 발표를 보면, 석탄 화력 발전소는 LNG 화력 발전소보다 대기오염 물질인 황산화물(SOx), 프로메튬(Pm), 질소산화물(NOx)을 각각 연간 265톤, 207톤, 332톤(1년 기준) 더 배출한다. 대기오염 물질이 증가할수록 이에 따른 유형, 무형의 사회적 비용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 석탄 화력 발전소는 LNG 화력 발전소보다 대표적인 온실 기체인 이산화탄소도 연간 430만 톤이나 더 배출한다. 이렇게 이산화탄소 배출이 증가한다면 지난 2009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온실 기체를 2020년 배출 전망치 대비 30퍼센트 줄이겠다"고 한 약속이 무색해진다.

강광규 본부장은 "이 밖에도 석탄 화력 발전소가 일으키는 중금속 피해와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추정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앞으로 석탄과 LNG 가격의 변동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석탄 화력 발전소가 LNG 화력 발전소보다 낫다는) 현재의 경제성 평가도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석탄 화력 발전소, 미국에서도 퇴출 1순위"

이런 지적에 김창섭 가천대학교 교수 등은 "현실적으로 석탄 화력 발전소 외에 어떤대안이 있느냐"며 반문했다. 이번 '6차 전력 수급 기본 계획 발전 설비 소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던 김 교수는 "화력 발전소 18기의 건설은 불가피하다"며 "오히려 수급 적기에 설비가 완공돼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현실론에 환경 단체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석탄 화력 발전소가 퇴출당하는 추세임을 지적했다.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미국의 환경 단체 시에라 클럽의 발표를 보면, 현재까지 미국의 석탄 화력 발전소 510여 기 중 139기의 발전소가 퇴출당했거나 퇴출이 예고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에너지 정보청 자료 역시 2012년까지 106기의 석탄 화력이 폐쇄되고 2020년까지 추가로 100기 이상이 없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석탄 화력 발전소 퇴출 움직임은 그것의 사회적 비용이 생각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 자료를 보면, 석탄 화력 발전소로 인한 조기 사망자는 1만3200명이다. 질병(천식, 호흡기 질환)에 따른 건강 비용도 연간 1000억 달러에 이른다. 또 석탄 화력 발전소 때문에 연간 33톤의 수은이 미국의 하천이나 바다로 배출된다. 미국에서 석탄 화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독성 수은의 기준이 정해진 것도 이 때문이다.

▲ 경기도 여주군 점동면 당인리의 화력 발전소. ⓒ뉴시스

가정용·산업용 전기 수요 조절…결국은 요금 인상!

그렇다면, 석탄 화력 발전소 등을 건설하지 않을 방도가 있을까? 결국 수요 관리 즉 '아껴 쓰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모였다.

특히 수요 관리의 구체적인 방안으로 전기 요금 인상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한국의 전기 요금은 최근 1년 6개월 동안 네 차례나 인상됐음에도 가정용, 산업용 모두 아주 저렴한 편이다. 이 때문에 한국과 비슷한 경제 규모의 산업 국가와 비교했을 때, 터무니없이 저렴한 전기 요금은 전력 수요 조절을 어렵게 하는 근본적인 요인으로 꼽혀 왔다.

지난 2011년을 기준으로 전기 요금 원가 보상률(총수입을 원가로 나눈 것)은 87.4퍼센트에 불과하다. 한국전력이 전력거래소로부터 전기를 100원에 사서 시민에게 87원에 판 격이다. 이 때문에 한국전력은 수년째 조(兆) 단위의 적자에 시달리며 천문학적인 부채의 공기업이라는 오명을 써야 했다.

산업용 전기 요금은 더욱 싸다. 지난 2010년 기준으로 한국의 산업용 전기 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62퍼센트 수준이다. 게다가 전기 요금을 많이 쓸수록 올라가는 누진제는 가정용 전기에만 적용된다. 가정보다 훨씬 전기를 많이 쓰는 산업체들이 전력 소비에서 되레 혜택을 받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6차 전력 수급 계획에 따르면 전기 요금 상승률은 향후 물가 상승률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진상현 경북대학교 교수는 "15년간 물가는 점점 오르는데 전기 요금 인상률은 그것의 3분의 1로 잡고 있으니까 실제로는 올리지 않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반면 최광림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 실장은 "산업계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도 에너지를 많이 소비한다"며 "한국의 경제 성장이 지속한다면 전력 소비는 당연히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경제 성장을 위해서 저렴한 전기 요금이라는 당근을 계속해서 산업계 또 일반 가정에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렴한 전력 공급을 전제로 한 이런 산업계의 주장이 외국과 비교했을 때 안이한 대응이라는 반론도 이어졌다. 특히 한국 기업의 낮은 자가발전 비중이 지적되었다.

석광훈 에너지시민연대 정책위원은 "2012년 산업용 전력 소비 비중이 국내 전체 소비량의 55.3퍼센트에 육박한다"며 "산업용 전기의 대부분을 한국전력에만 의지하는 것은 국가 전력 수급 안정에도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한국 산업계의 경쟁력에도 결국 해를 끼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석광훈 정책위원은 "특히 한국 산업 부분의 자가발전량은 국가 전력 공급량의 4퍼센트에 불과하다"며 "한국의 기업은 자가 발전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0년 기준으로 일본은 산업 부분의 자가발전 비중이 국가 전체 공급량의 20퍼센트 수준에 진입했다"며 "한국이 산업용 전기를 자가발전하는 데서 뒤처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빛나라 기자

2013년 2월 14일 목요일

[사설] 전기요금 서민 부담 더는 쪽으로 개편해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2-13일자 사설 '[사설] 전기요금 서민 부담 더는 쪽으로 개편해야'를 퍼왔습니다.

정부가 가정용 전기요금의 누진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지식경제부는 최근 국회에 보고한 전기요금 개선 방안에서 현행 6단계인 누진제를 3~5단계로 완화하거나 아예 폐지하는 몇 가지 안을 제시했다. 누진제를 완화 또는 폐지하면 전기를 많이 쓰는 가정의 부담은 지금보다 줄고, 적게 쓰는 집은 부담이 늘어나는 문제점이 있다. 일반 가정의 전기요금이 누진제로 급격히 증가하는 점은 손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사회적 형평성과 에너지 절약을 위한 누진제의 취지는 살리고 강화하는 게 맞다.정부안을 보면 어떤 경우든 한달 전기 사용량이 350㎾h(킬로와트시)가 넘으면 누진제 완화로 부담이 경감되고 그 아래는 지금보다 부담이 늘어난다. 누진제를 아예 폐지할 경우 한달 50㎾h를 쓰는 저소득 가구의 요금은 3815원에서 7084원으로 증가하는 반면, 601㎾h를 쓰는 가구는 21만2247원에서 8만5127원으로 무려 12만7120원이 줄어든다.누진제 문제는 지난해 여름 폭염으로 에어컨 사용이 크게 늘면서 적지 않은 가정에 비싼 요금 고지서가 날아든 게 도화선이 됐다. 예컨대 한달 400㎾h를 쓰던 평균적인 가정이 2㎾h 용량의 에어컨을 100시간 써 600㎾h가 되자 전기료가 6만6000원에서 18만원으로 뛴 것이다. 사용량은 50% 늘었는데 요금은 2.7배로 급증해 민원이 빗발치자 정부는 누진제 손질 카드를 꺼내들었다.한여름 에어컨 사용이 보편화된 마당에 그로 인해 중산층 가구의 부담이 급증하는 요금체계는 문제가 있다. 생활수준 향상으로 전기 사용량이 많은 4~6구간에 해당하는 가구의 비율은 전체 가구의 절반에 가깝다고 한다. 지난해 8월 가정용 전기 사용량이 7월에 비해 25% 늘어났지만, 누진제와 요금 인상으로 전기요금은 63.4% 올랐다. 한전이 만만한 가정에서 손쉽게 적자를 보전해왔다는 비난을 사지 않으려면 중산층의 누진 구조를 완화해야 한다. 산업용은 주택용에 비해 쌀 뿐 아니라 누진제 부담도 훨씬 덜한 점도 형평에 맞지 않는다.가정용 전기는 에어컨 사용이 끝나는 8월 이후 사용량이 줄고 겨울철에도 크게 늘지 않는 추세다. 따라서 8월의 요금폭탄을 구실로 누진제의 근간을 흔들 일은 아니며, 누진제 개편이 올해 초 인상된 전기요금의 편법 인상 수단이 돼서도 안 된다. 전기요금은 이번까지 1년6개월 새 4차례나 올랐다. 서민과 중산층의 부담은 줄이고 전기 과소비 가구에 대해서는 누진제를 강화해야 한다.

2013년 1월 10일 목요일

전기요금,14일부터 4% 오른다


이글은 파이낸셜뉴스 2013-01-09일자 기사 '전기요금,14일부터 4% 오른다'를 퍼왔습니다.

전기요금이 오는 14일부터 평균 4.0% 인상된다. 이에 월평균 전기요금은 도시 가구가 930원 늘어난 4만7500원, 산업체는 27만원 늘어난 638만원 선이 될 것으로 추산돼 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식경제부는 9일 전기요금을 평균 4.0% 인상하는 것을 골자로 한 한국전력공사의 전기공급약관 변경안을 인가했다.

정부는 2011년 8월에 4.9%, 같은 해 12월 4.5% 등 2011년 8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년간 세 차례 인상안을 승인했다. 이번에 전기요금이 인상됨에 따라 1년5개월여 만에 네 차례 오르는 셈이다.

종별 인상률은 주택용 2.0%, 산업용 4.4%(저압 3.5%, 고압 4.4%), 일반용 4.6%(저압 2.7%, 고압 6.3%), 교육용 3.5%, 가로등용 5.0%, 농사용 3.0%, 심야전력 5.0%로 정했다. 계약전력 300㎾ 이상으로 요금 수준이 유사한 일반용(을)과 산업용(을)의 요금단가표를 통합했다. 

향후 제조업.서비스업 간 융합화 등 산업환경의 변화와 용도별 소비자 간 형평성 등을 고려해 원가에 기반을 둔 '전압별 요금체계'로 제도를 개선할 예정이다.

특히 합리적인 전력사용을 유도하도록 현재 일반용.산업용 계약전력 300㎾ 이상에 적용하는 '수요관리형 요금제(계절별.시간대별 차등요금제)'를 5월부터 일반용.산업용 고압 사용자 전체로 확대한다.

영세상인의 부담을 줄이도록 지난달 종료된 '전통시장 요금할인(5.9%) 특례'를 1년간 연장한다. 기초생활수급자.장애인.상이유공자 등 사회적 배려계층에는 매월 약 110㎾h의 최소전력 사용량을 계속 보장한다. 지경부는 요금인상과 시간대별 차등요금 확대로 전력 사용 절정기에 각각 60만㎾, 15만㎾ 등 합계 75만㎾의 수요 감축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소비자물가는 0.04%포인트, 생산자물가는 0.105%포인트, 제조업 원가는 0.05%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mskang@fnnews.com 강문순 전용기 기자

2013년 1월 4일 금요일

혹한에도 핵발전 타령하는 MB…"문제는 전기 요금!"


이글은 프레시안 2013-01-04일자 기사 '혹한에도 핵발전 타령하는 MB…"문제는 전기 요금!"'을 퍼왔습니다.
'비싼' 핵발전소·'값싼' 전기, 기업은 웃고 시민은 운다

3일 서울 아침 최저 기온 영하 16도. 기록적인 한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이날 오전 9시께 순간 예비 전력이 450만 킬로와트 미만으로 하락해 전력 경보 '관심'(400만 킬로와트 미만) 단계는 피했으나 '준비'(500만 킬로와트 미만) 단계가발령됐다.

이런 상황을 놓고서 정부는 또다시 핵발전소 타령이다. 3일 청와대에서 국무 회의를 주재한 이명박 대통령은 "한파로 전력난에 대한 걱정이 많은데 (영광) 원전 5, 6호기가 재가동돼서 다행"이라며 다시금 핵발전소를 에너지 구원 투수로 추켜세웠다. 앞서 이명박 정부는 후쿠시마 사고에도 12기의 핵발전소 추가 건설 의지를 수차례 밝혔었다.

 
▲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전력거래소에서 전력 관리 관계자들이 전력 수급 상황을 살피고 있다. ⓒ뉴시스

위험한 핵발전소, 알고 보니 '돈 먹는 하마'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핵발전소가 값싼 전기를 공급하는 에너지원이라는 주장을 놓고는 갈수록 회의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MIT)은 "핵발전소가 화석 연료보다 36퍼센트 더 비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발전 단가에 후쿠시마 사고와 같은 사고 발생 위험 비용, 노후 핵발전소 해체 및 환경 정화 비용, 사용 후 핵연료 처리 비용, 사회 갈등 비용 등을 포함하면 석탄, 석유 등의 화력 발전소보다 오히려 비싼 에너지원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핵발전소와 같은 비싼 에너지원에서 생산되는 한국의 전기가 왜 싼 것일까? 한국의 전기 요금은 일본(2.8배)은 물론이고 중국(1.4배), 필리핀(2.4배)에 비교해도 매우 낮다. 이렇게 전기 요금이 낮은 이유는 바로 한국전력이 국민을 상대로 '밑지는 장사'를 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을 기준으로 전기 요금 원가 보상률(총수입을 원가로 나눈 것)은 87.4퍼센트에 불과하다. 한국전력이 전력거래소로부터 전기를 100원에 사서 시민에게 87원에 판 격이다. 이 때문에 한국전력은 수년째 조(兆) 단위의 적자에 시달려 왔다. 지난해 순손실만 3조5100억 원이다. 최대 공기업 한국전력의 적자는 고스란히 시민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이런 한국전력의 밑지는 장사에 더해서 앞에서 언급한 핵발전소에서 발생하는 각종 비용까지 염두에 두면 시민의 부담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밖에 없다. 후쿠시마 사고와 같은 참사를 피한다고 하더라도 당장 고리 1호기와 같은 노후 핵발전소 해체, 시시각각 쌓이는 사용 후 핵연료 처리 등 산적한 문제가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희정 서울시 에너지시민협력반장·에너지시민연대 정책위원은 "핵발전소는 위험할 뿐만 아니라 각종 비용을 포함하면 화석 연료보다 싸지도 않고 또 상시 가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운전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게다가 핵발전소는 고장이 잦아 전력 체계를 불안하게 하므로 오히려 전력 부족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은 전기 '펑펑' 쓰는데, 왜 시민 탓만?

이렇게 정부가 핵발전소 타령을 하면서 정작 전력난의 근본적인 해결책인 전기 절약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전체 전력 소비의 55퍼센트를 차지하는 산업용전기 사용자인 기업을 상대로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전력 소비의 14퍼센트 수준에 불과한 애꿎은 가정용 전기 사용자만 탓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차례 지적되어 온 문제는 싸도 너무 싼 산업용 전기 요금이다. 지난 2010년 기준으로 한국의 산업용 전기 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62퍼센트 수준이다. 게다가 전기 요금을 많이 쓸수록 올라가는 누진제는 가정용 전기에만 적용되고 산업용 전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기업 입장에서는 전기를 아껴 쓸 이유가 없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은 "정부가 가정에서 전기를 아껴 쓰자는 캠페인에만 치중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가정은 절전의 여지가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미 누진제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전기 요금을 아끼기 위해서 이미 제법 절전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진짜 타깃인 기업 대신 엉뚱한 곳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지적은 2011년 6월 21일 여름철 전력난에 대비해 시행된 대규모 정전 대비 훈련결과를 보면 더욱더 설득력을 얻는다. 김현우 연구원은 "당시 20분 동안 관공서와 일부 기업이 참여했을 뿐이었는데도 전력 예비율의 약 15퍼센트를 확보했다"며 "이렇게 공장, 회사 등이 10~20퍼센트만 전기를 아껴도 전력난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절약한 전력량은 화력 발전소 10기, 핵발전소 5기 정도를 가동할 때 얻을 수 있는 양이었다. 하지만 이런 결과를 확인해 놓고도 정부는 기업을 상대로 한 적극적인 수요 관리에 나서는 대신 안전성을 놓고서 논란이 끊이지 않는 노후 핵발전소인 고리 1호기를 재가동했다. 고리 1호기는 전체 전력 생산량의 1.2퍼센트를 차지할 뿐이다.

김현우 연구원은 산업용 전기 요금 인상과 관련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은 전기 요금을 인상하면 기업 경쟁력이 줄어든다고 앓는 소리를 하지만, (전기의) 원가를생각할 때는 단계적으로 요금을 현재 수준의 30~40퍼센트는 올려야 한다"며 "계속해서 값싼 전기에 의존해서는 그들이 강조하는 경쟁력도 확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전 본사 한빛홀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은 "올해 다 같이 노력해야 할 것 가운데 세 번째는 요금이나 재무 개선"이라며 전기 요금 인상을 현실화하려는 의지를 피력했다. 새로 시작하는 박근혜 정부가 기업의 전기 요금에 손을 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빛나라 기자

2012년 9월 25일 화요일

8월 전기요금 폭탄, 주택용은 정말 억울하다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9-25일자 기사 '8월 전기요금 폭탄, 주택용은 정말 억울하다'를 퍼왔습니다.
[게릴라칼럼] 주택용 평균 63% 폭등...누진제 개편 논의 시급

'게릴라칼럼'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이 쓰는 총·대선 칼럼입니다. [편집자말]

 
▲ 주택용 공급방식(고압, 저압)을 기준으로 한 구분 ⓒ 오마이뉴스

8월 가정용 전기요금 폭탄이 사실로 밝혀졌다. 한전으로부터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된 자료에 따르면 8월 가정용 주택사용량이 7월에 비해 25% 늘어났지만, 누진제와 요금 인상으로 인해 전기요금은 63.4%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8월 가구당 평균 사용량은 전 달에 비해 59.3kWh 증가했으나, 가구당 평균 요금은 7월 2만7814원에서 4만5357원으로 1만 7543원이 올랐다. 이 자료에 따르면 4.5.6단계 누진제를 적용받는 가정이 47.2%에 달했고, 가장 높은 누진제를 적용받는 6단계 누진 대상도 총가구의 7.5%인 161만 가구로 나타났다. 이는 7월 41만 가구 1.9%에 비하면 4배나 폭증한 수치다. 특히 아파트에서는 5단계 누진 대상이 224만8773가구로 7월에 비해 174만2470가구가 늘어났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전달보다 크게 오른 요금을 부과 받았고, 특히 4.5.6단계 누진제를 적용 받은 47.2% 가구의 8월 전기요금은 폭탄수준이었다. 

전기 사용량 25%↑, 요금은 63.4% ↑ 

8월 전기요금이 부과되자 항의가 빗발쳤고 한전 홈페이지 전기요금 조회 기능이 다운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있다. 이에 한전은 9월 7일, 현행 누진제의 문제점을 일부 인정하며 6단계 11.7배에 이르는 현행 누진제를 3단계 3배 수준으로 2014년 이후 단계적 완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지식경제부는 올해 안에 누진제를 개편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며 한전이 내놓은 누진제 개편안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나섰다. 현 정부에서 세 번이나 인상되었던 전기요금을 놓고 지식경제부가 한전이 내놓은 누진제 개편안 논의마저 거부한 것은 참 이해하기 힘든 처사가 아닐 수 없다.

▲ 7,8월 주택용 전기사용량 및 전기요금 ⓒ 오마이뉴스

한전의 누진제 개편안이 발표되자 많은 언론들은 오히려 저소득층의 전기요금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정부도 다르지 않았다. 서민층 보호와 전력 과소비 억제 및 전력 수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한전의 개편안을 일축했다. 그러나 이 논리는 참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다. 현행 100kWh 이하로 적용되는 누진제 1단계를 끌어 올리고 (2011년 가구별 평균 사용량은 240kWh임), 누진제 단계를 3단계로 낮춘다면 누진제 개편으로 저소득층 부담이 늘어난다는 우려는 충분히 해소될 수 있다. 

주택용 전기수입의 총액을 보전하면서 누진제를 손보려고 하니 당연히 낮은 단계 누진 대상자의 요금인상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한전의 누진제 개편 방안에서 저소득층 요금 인상이 걱정된다면, 흑백 TV와 소형 냉장고가 전부이던 20,30년 전 전기 사용량 기준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옳은 일이지, 누진제 완화 방안 자체를 시비할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 주장에는 함정이 또 있다. 정부는 누진제가 완화되면 일부 재벌처럼 일반인의 약 150배(월 3만4000kWh) 전기를 사용하면서 월 2400만원 전기요금을 내는 상위 1% 사람들이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게 아니냐고 지적한다. 누진제만큼 사회 정의를 반영하는 제도도 없는데 누진제가 완화되면 결국 상위 1%가 가장 큰 혜택을 본다는 논리다. 그런데 이 역시 앞뒤가 뒤바뀐 비약이다. 8월 전기사용량 및 전기요금 부과에서 보여주듯 4.5.6단계 누진 대상자는 전체 가구의 절반에 가깝다. 일반가구의 150배 전기를 쓰는 사람들, 누진제로 규제될 수 없을 뿐더러 이런 사람들 때문에라도 누진제가 현재대로 존치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억지에 가깝다.

인상된 산업용 전기요금이 꼼수인 이유 

올 여름 정부는 전력수급을 안정화하기 위해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절전 운동을 펼쳐왔다. 한전과 정부가 3개월 이상을 끌면서 전기 요금 인상안을 합의할 수 있었던 것도 전력 수요의 최대 피크 타임인 8월을 염두에 둔 것이라 볼 수 있다. 8월 6일부터 적용되는 주택용 전기요금 2.7% 산업용 고압 6% 인상이 확정된 이후 이를 두고 경제계에서 가장 큰 불만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전기요금 인상으로 가장 큰 불만이 터져나와야 할 대상은 경제계가 아니라 누진제를 적용받는 국민들이다. 산업용 전력'을'을 적용받는 대규모 사업장은 6% 요금 인상이 있었다고 하지만, 24시간 중 10시간(23:00-09:00)은 주택용 누진 1단계 사용요금(kWh당 57.9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kWh당 48.2원-56.0원을 적용 받는다. 중간부하 시간대는 24시간 중 9시간. 요금은 주택용 누진 2단계 요금보다 적다. 가장 비싼 요금이 부과되는 시간은 5시간(11:00-12:00. 13:00-170:00) 그나마도 요금은 주택용 누진 3단계 사용요금(kWh당  179.4원)정도다. 

하루 24시간 중 19시간을 주택용 누진 2단계에도 미치지 못하는 요금을 부과 받는 대규모 사업장들이 과연 불만을 쏟아낼 자격이 있을까? 그러나 이것도 7,8월 요금에만 적용될 뿐 봄가을이나 겨울은 더 저렴한 가격이 적용된다. 또 일요일은 24시간 가장 낮은 요금제를 적용 받는다. 여기에 더해 이번 개편안에는 9월부터 토요일에는 최대 요금 부과 시간을 없애고 중간부하 요금이 부과되는 '토요일 중간부하요금제'를 신설했다. 그러나 이는 대규모 사업장이나 대형마트 등 산업용 '을', 일반용 '을'에 적용될 뿐 영세 사업자나 자영업자가 쓰는 산업용 '갑' 일반용 '갑' 전기요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 제도가 대형 사업장과 대형건물, 대형마트을 위한 특혜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 8월 전기사용량 및 전기요금 점유비 비교 ⓒ 오마이뉴스

산업용 전기 요금에 대한 특혜가 지나친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에 한전이나 정부는 오해라는 해명을 여러 차례 내놓았다. 특히, 주택용 전기요금으로 산업용 전기요금을 보조한다는 교차보조 논란이 여러차례 제기돼 왔지만 한전에서는 최근까지도 원가회수율이 상이하기 때문에 그렇게 볼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해왔다. 그러나  주택용 8월 전기 사용량 및 전기요금 부과액을 보면 교차 보조 논란이 단순한 오해라고 하기는 힘들 것 같다. 

일례로 산업용 '을'의 경우 전체 전력의 46.6%를 사용했지만 요금은 전체 요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2.2% 밖에 되지 않는다. 주택용은 8% 정도의 전기를 사용했으나, 요금은 전체 요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어섰다. 교차보조는 이 한가지 통계만으로도 충분히 주장될 수 있다. 요금을 사용량으로 나눠 얻은 kWh당 전기요금은 특히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kWh당 평균 118.7원이었던 8월 전기요금을 보자. 주택용은 kWh당 156.3원(주택용 고압)이 넘었고, 전체 전력의 46.6%를 사용했던 산업용 전기요금은 107.6원(산업용 을)에 불과했다. 물론 원가회수율을 따지려면 이런 단순 비교가 아니라 여러 가지 조건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하지만 전기요금 교차보조가 오해라는 해명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이러한 통계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있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주택용 전기요금이 다른 전기요금과 비교하여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논란거리는 또 있다. 정부와 한전은 전력수급 대란을 막기 위해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대규모 사업장이나 건물에서 일정량의 전기를 줄일 경우 수요관리제도 지원금(절전 지원금)을 보조해 주고 있다. 

한전의 자료에 의하면 이명박 정부 집권 시기인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간 수요관리제도 지원금으로 지급된 금액이 1958억에 이른다.(2008년 435억3000만 원, 2009년 274억3900만 원, 2010년 487억2800만 원, 2011년 761억8600만 원) 2012년 지원금 현황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YTN 보도에 의하면 그 규모가 4천억에 이를 것이라 내다봤다.  

한달 내내 써도 전기요금 5천원 온풍기? 

▲ 지난 7월 27일 한국전력거래소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 ⓒ 청와대

한쪽에서는 징벌적 누진제를 적용하여 절전을 유도하고, 또 한쪽은 상대적으로 값싼 전기를 공급하고 절전 지원금까지 주어가며 절전을 유도하는 현실. 누가 보더라도 이해하기 힘든 비정상적인 모습이다. 서민들에게 채찍을, 기업에게 당근을 내민다는 비난을 받기 충분하다.

폭염이 기승을 부린 8월.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전기 요금 폭탄을 맞았다. 한전에서 발표한 누진제 완화 방침, 정부에서 물리칠 일이 아니라고 본다. 저소득층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는 논의 과정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이다.    

작년 겨울. '한달 내내 써도 전기요금 5천원'이라는 광고에 기름값을 아끼려는 영세 노인들 상당수가 전기온풍기를 썼다가 누진제 폭탄을 맞았다. 수십만 원의 전기 요금에 과대광고라는 비난이 일고 사회 문제가 되자, 제조사는 산업용 전기요금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고 발뺌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광고에는 산업용이기 때문에 가정에서는 사용을 자제하라는 글귀가 보일 듯 안 보일 듯 첨가되었다. 

당시 전기온풍기 사용을 두고 생수를 사다가 세수하는 어리석은 일이라 표현했다. 일리 있는 지적이다. 전기 온풍기 사용이 자제되려면 영세한 노인들에게 이것을 대체할 수 있는 난방 대책이 있어야 한다. 또 한편으로 하루 종일 온풍기를 틀어 놓아도 한달 5천 원 나오는 산업용 전기요금은 개선되어야 한다. 

누구는 5천 원, 누구에게는 수십만 원이 되는 전기요금. 다가오는 겨울, 기름값 걱정에 보일러 한번 켤 수 없는 사람들이 또다시 수십만 원 누진제 피해자가 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

안호덕(minju815)

제값을 내야 할 것들


이글은 레디앙 2012-09-24일자 기사 '제값을 내야 할 것들'을 퍼왓습니다.
[에정 칼럼] 값싼 전기요금이 좋기만 한 것일까

개인적으로 마니아급의 무한도전 팬이다. 상한가를 치고 있는 런닝맨은 어릴 적 술래잡기를 연상케 하고, 1박2일이 대학 MT의 감성을 자극하는 반면 무한도전은 일상적이어서 더 좋다. 일주일에 한 번 ‘오늘은 뭐하고 놀까’궁리하는 걸 보면 ‘회사가기 싫은 사람 모여라’외치는 듯 현재적이다. 그래서 그들의 과장된 몸짓 하나하나가 내겐 지친 일주일에 대한 보상이기도 하다.
그런 무한도전이 요새 뭇매를 맞고 있다. MBC 파업기간 동안 수퍼7 콘서트를 기획했다가 높은 티켓가격으로 인해 네티즌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은 것이다. 급기야 콘서트는 취소됐고, 콘서트를 주도했던 길씨는 프로그램 하차를 선언했다. 파업기간 동안 기다려 준 무한도전 팬들을 위해 낸 기획이 오히려 무한도전을 휘청이게 만든 셈이다.
나 역시 티켓 가격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에 콘서트를 한다고 해도 갔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사태가 이런 식으로 흘러가게 된 게 너무 안타깝다. 수퍼7 콘서트가 무한도전이랑은 무관하다는 건 엄연한 사실이다.
무한도전이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고 유지되어왔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방송사가 주관하는 것도 아니고 멤버들이 개인적으로 진행하는 콘서트였는데 거기에까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건 무리가 아니었을까 싶다. 티켓 가격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쉬는 일정을 모두 콘서트 준비에 쏟아 부은 멤버들이나 찬조출연하기로 한 가수들의 면면을 보면 그닥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어쨌든 콘서트 준비를 자비를 들여서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네티즌들이 지적한 말들이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싼 게 모든 경우에 능사는 아니다. 이런저런 점들을 종합해 고려해보면 그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니까 말이다. 게다가 수익금을 사회에 환원할 계획이었다지 않은가.
수퍼7 콘서트 논란을 보면서 더 씁쓸했던 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전기요금 논란이 중첩됐기 때문이다. 지난 여름 폭염으로 인해 에어컨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일부 언론에서 전기요금 폭탄 운운하면서 전기요금 체계 논란을 증폭시켰다.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한 여론도 전기요금 인하에 동조했다.
며칠간 전기요금과 관련한 뉴스가 쏟아지는 상황에 이르자 결국 한국전력은 백기를 들고 누진제 완화를 토대로 한 전기요금체계 개편 계획을 발표했다. 가뜩이나 한전 경영 방만화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긴급 대응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한 가지는 나오지 않는다.

과연 값싼 전기요금이 좋기만 할까? 하는 근본적인 질문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전세계적으로도 싼 것으로 유명하다. 가정용, 산업용, 일반용 할 것 없이 모두 생산원가 이하에 판매하고 있다. 정부가 계속 손해를 보고 전기를 공급해주고 있다는 의미다. 때문에 전기사용량은 매년 최고 기록을 빠르게 경신 중이다. 전기는 이제 기본권 개념으로 보고 있으니 이것이 지극히 당연해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전기요금엔 전기가 생산되는 과정에서 각종 환경오염물질이 배출된다. 대기오염과 지구온난화가 향후 파괴적인 경제 위축을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 대책 없이 전기요금을 낮추자고 얘기하는 건 무모하다. 그렇게 전기요금을 낮춰봤자 누적되는 전기요금 적자는 국민 세금으로 메워야 하기 때문에 결국 다른 경로로 벌충해줄 수밖에 없다. 조삼모사 격이다.
차라리 낼 거라면 더 많이 쓴 사람이 더 많이 내게 하는 체계가 훨씬 합리적이지 않은가. 게다가 정부는 에너지 수요 증가분은 핵발전소를 더 지어 충당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사회적 위험만 가중될 뿐이다.
전기요금을 낮추자는 게 아니고 부조리해 보이는 누진제 폭만 완화하자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 우리나라 가구의 한달 평균 전기사용량은 300~400kWh로 약 40,000원에서 50,000원 상당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누진제가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구간은 400kWh부터고, 언론에서 언급한 20만원 전기요금 폭탄 가정이 되려면 600kWh 이상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전기요금 폭탄을 맞은 가정은 과연 얼마나 늘었을까? 한전 자료에 따르면 지난여름 501kWh 이상(약 13만원) 구간에 새로 진입한 가구는 90만 가구로서 전체 가구 2,100만 가구의 4.2%에 불과하고 해당 구간의 전체 가구수도 7.5%에 머물고 있다. 반면 300kWh 이하의 가구는 전체 가구 중 52.8%로 지난해에 비해 6%가량 줄었을 뿐이다.
다시 말해 폭염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이 에어컨을 돌렸다는 증거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새롭게 20~30만원을 내던 가구는 예전에도 이미 평균 이상을 쓰고 있었던 경제력 있는 가구들인 것이다.
고작 4.2%, 그 중에서도 극히 일부의 사람들의 예만 가지고 전기요금 누진제를 손보아야 한다는 주장은 저의를 의심스럽거나 뭘 몰라도 한참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주장처럼 누진제가 완화되면 수십조원에 이르는 한전 적자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연히 생산원가 이하의 전기요금도 같이 손볼 수밖에 없다.
그럼 누가 전기요금 인상의 대상이 될 것인가? 200kWh 이하 사용가정이다. 현재 200kWh 이하의 구간 요금은 주택용 평균 생산단가 이하다. 누진제가 완화되면 적게 사용하는 가정은 더 많은 요금을 물게 되고, 많이 사용하는 가정은 전기요금이 줄어드는 양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야말로 서민들에게 돈을 뽑아 고소득층의 요금을 보전해주는 양상이 아닐까.
단순히 사용량에 비례해서 내자는 것 아니냐는 주장에도 동의하기 힘들다. 현재 전기요금에는 환경복구 비용 등 외부비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전기 생산에는 필연적으로 오염물질이 배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비용들이 전기요금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따라서 사용량이 많은 사람들은 곱절로 전기요금을 내는 게 사회적으로도 정의로운 것이다. 아니면 그들이 배출한 오염물질을 우리 모두가 나눠서 해결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산업용 요금을 올리는 것이 대안이라고? 그렇다 그게 대안이다. 그 얘기만 하면 된다. 괜히 그나마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요금체계를 걸고 넘어가지 마시라. 현행 전기요금 체계가 정말 문제라면 너무 자잘하게 나눠진 구간 요금제만 다소 완화하는 게 맞다. 대신 에너지 기본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낮은 사용구간의 요금은 더 낮춰주거나 에너지복지 대책을 강화하고, 높은 사용구간의 요금에는 누진제를 더 강화하는 것이 합리적인 거 아닐까.
경기는 어렵지만 물가는 고공행진을 하는 스테그플레이션 상황 속에서 몇 만 원의 위력은 나도 소득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 게다가 미친 듯한 폭염에 부채 하나, 선풍기 한 대로 여름을 나야 하는 서민들의 고충 역시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수퍼7 콘서트 사태에서도 볼 수 있듯이 지나친 요구가 어떤 상황을 불러일으키는 지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시선이 필요하다. 그래서 수퍼7 콘서트와 전기요금 논란을 보면서 난 하나의 결론에 이르렀다. 바로 ‘제 값 내기’다.

By 이진우 /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 

2012년 9월 1일 토요일

“비싼 전기료…못내겠다” 첫 시민불복종 운동


이글은 경향신문 2012-08-31일자 기사 '“비싼 전기료…못내겠다” 첫 시민불복종 운동'을 퍼왔습니다.

하고 ‘전기료 시민불복종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한전이 공급하는 주택용 전기료가 산업용에 비해 턱없이 비싸 더 이상 전기를 쓰지 않겠다는 뜻이다. 시민들이 비싼 전기요금에 항의해 전력공급 거부 요청을 하고 전기요금 불복종 운동을 벌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강석 전기료대책위원회 위원장은 “현재 재벌 기업 등이 사용하는 산업용 전력은 1kwh에 80원대로 헐값에 ‘퍼주기’를 하면서 시민들에게는 1kwh당 최대 670.60원이라는 ‘바가지’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면서 “공기업인 한국전력이 시민들을 상대로 공공연히 배임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 위원장은 “정부가 불공정한 전기요금체계를 바로 잡으려는 의지 없이 한국전력의 적자를 해소해주기 위해 전기요금 인상만을 계속하고 있다”며 “민생을 살피는 것보다 우선 비즈니스 프랜들리를 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전력의 전기료도 민주화 못하면서 어떻게 경제민주화를 할 수 있겠느냐고”고도 반문했다.

부천 위브더스테이트 1489세대 주민들은 전기료를 감당할 수 없어 한국전력에 전력 공급을 중단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한전이 계속 전력을 공급하자 전기사용계약 해지 통지를 하기에 이르렀다. 

강 위원장은 “생활의 필수재화인 전력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할 만큼 위브더스테이트 입주민들의 현재 상황은 절박하다”면서 “한전이 시민의 생활을 외면하고 재벌기업의 편에 서 있는 현실에서 시민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시민불복종 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병태 선임기자

2012년 8월 17일 금요일

전기요금 인상안의 비밀... 요금 폭탄 걱정된다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8-17일자 기사 '전기요금 인상안의 비밀... 요금 폭탄 걱정된다'를 퍼왔습니다.

전기요금 인상안의 비밀... 요금 폭탄 걱정된다
[게릴라칼럼] 주택용 6단계 누진제 그대로·산업용은 값싼 전기료에 지원금까지
안호덕(minju815)
펑펑 써댔다. 열대야가 식지 않는 새벽, 잠결에 리모콘을 찾았고 온종일 아이들은 에어컨 때문에 엄마와 실랑이를 벌여야 했다. 뜨거운 바람만 몸에 칭칭 감기는 선풍기 바람은 도움이 되지 못했다. 기록적인 폭염에 에어컨을 끄면 금세 실내온도가 30도를 훌쩍 넘어갔다. 열대야가 지속된 2주 동안은 에어컨을 끼고 살았고, 그만큼 전기를 많이 썼다. 습관적인 낭비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이 더위에 에어컨을 두고 아이들에게 부채질을 권하면서 자린고비형 절약을 강요할 수는 없었다. 그게 현명한 소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펑펑 써댄 에어컨 탓에 당장 전기요금 폭탄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요금이 싸서 전기를 펑펑 쓴다고?
▲ 삼성동 전력거래소 모습(자료사진)
ⓒ 연합뉴스

매년 5월이 되면 반복되는 뉴스가 있다.
'전기요금 너무 싸고 펑펑 쓴다'
'1인당 전기 소비량 선진국보다 많아'
'억눌린 전기 요금에 전기는 펑펑'
초여름에 임박해서 쏟아내는 이런 뉴스는 서민들에게 낭비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함께 콘센트 하나라도 더 뽑아야 한다는 애국심을 강요한다. 도모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100만 원을 호가하는 에어컨 광고는 끊임없이 서민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하면서 정작 전력대란을 막기 위해서는 선풍기를 이용하라니. 값비싼 에어컨은 장식용인가? 다른 나라 국민들이 얼마나 절약하고 살기에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낭비가 심하다고 하는지 궁금했다.
다른 나라 국민들보다 우리 국민들의 전기사용량이 많다는 논리는 통계의 악의적 왜곡에 불과하다. 가장 많이 인용되는 OECD 국가별 1인당 전력소비량(OECD. 2007년 통계)을 보면 미국이 1인당 1만 2417kwh고, 우리나라는 7691kwh로 일본이나 프랑스. 독일 국민들보다 사용하는 전력이 많다. 그러나 이 통계는 국가전체 전기사용량을 인구수로 나눈 통계일 뿐이다. 국가전체 전기사용량에는 산업용이나 일반용도 포함되어 있다.

 국가1인당 전력량1인당 가정용 전력량
 대한민국  76911088
 미국 124174508
 일본  76782189
 프랑스   68032326
(자료: OECD 2007, kwh/명)
가정에서 소비하는 1인당 가정용 소비전력량(OECD.2007년 통계)은 미국의 1/4, 일본의 절반에도 미치는 못하는 1088kwh에 불과하다. 일본의 절반도 안 되는 가정용 전기사용량 통계는 숨긴 채, 산업용과 일반용 전기까지 합쳐 우리나라 국민들의 전력 소비가 많다는 보도는 이제 그만 나왔으며 좋겠다. 우리나라 전체 전력의 79.1%(2011.9월 기준)를 쓰는 산업용과 일반용 전기 사용을 국민들에게 떠넘겨서는 곤란하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도 마찬가지다. 5월부터 시작된 요금 인상 논의는 무려 3개월이나 지속됐다. 결국 지난 6일 주택용 2.7%, 일반용 3.9%, 산업용 고압 6.0% 등 평균 4.9% 인상안이 확정되었다. 산업계와 한전 그리고 정부의 지루한 줄다리기는 각자의 실익과 명분을 얻은 채 끝이 났고, 처음부터 논의에 끼어들지 못한 국민들은 다음달부터 2.7%가 오른 전기를 사용해야 한다.
앞에서 올리고 뒤에서 깎아주는 산업용 전기 요금
적자를 메우기 위해 두 자리 수 인상을 고집했던 한전. 전력대란을 막기 위해 어느 정도 요금 인상이 불가피 하다는 정부. 그러나 6단계 누진제가 엄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정용 전기요금 인상은 야당 뿐 만 아니라 여당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경제단체들의 5월 15일 '산업용을 올리려면 주택용도 올려라'라는 억지 주장에 정부가 화답했고, 결국 6단계 누진제는 방치한 채 가정용 2.7% 인상안을 확정했다. 경제계의 물귀신 작전은 주효했다. 정부와 한전은 어려운 가정 경제를 고려해 2.7% (한달에 800원 인상 효과) 최소한 인상안을 만들었다고 속보이는 변명을 하고 나섰다.
▲ 주택용 전력 누진제 현황
ⓒ 오마이뉴스 고정미
100kwh 초과 때마다 6단계로 누진되는 현행 전기요금 누진제를 손봐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흑백 TV, 소형 냉장고가 가전제품의 전부이던 7,80년대의 전력 사용량을 기준으로 한 누진제를 전기사용량이 늘어난 현실에 맞게 고쳐야 됨에도 불구하고, 사용량은 그대로 둔 채 누진제 단계만 늘려왔다. 1975년 누진제 신설 당시 누진제 요금 차이(1단계 50kWh까지 kWh당 22원 12전. 4단계 500kWh까지 kWh당 49원 80전)는 2.2배가 조금 넘는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6단계 누진제로 인한 요금 차이가 사용요금 기준으로 11.7배에 달한다.
소득의 형평성을 고려한 요금이라는 명분은 사라지고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요금 폭탄이 되는 셈이다.  이는 요금이 아니라 벌금이라는 표현이 오히려 적절하다. 이런 누진제를 방치하고도 주택용 전기는 2.7% 최소로 올렸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한전과 정부는 물귀신 작전으로 주택용 요금인상을 요구했던 경제계와 별반 달라보이지 않는다.
인상내용을 보면 대용량 사업장에 부과되는 산업용(을)의 인상률이 6%로 가장 높다. 그러나 과연 6% 인상 효과를 한전이 고스란히 챙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인상안에는 9월부터 토요일 중간요금부하제 시행을 예고하고 있다. 이는 최대부하 시간대(11-12시 13-17시 여름,봄, 가을철 기준)로 가장 높은 요금이었던 kwh당 181.0원을 토요일에 한해 중간부하 요금105.7원으로 인하해 적용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토요일 전기사용량을 부추기고, 대기업 요금을 편법으로 깎아 주는 조치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공휴일 최저요금제(공휴일은 가장 싼 경부하요금을 적용한다)의 확대라 할 수 있다. 이 내용은 대형마트 등에 적용되는 일반용(을)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앞에서는 올리고 뒤에서는 깎아 주는 전기요금 인상은 대기업 밀어주기 아닌가?
전력거래소가 발전회사에 전기를 사오는 구매 과정 또한 대기업에게 과도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전력거래소가 발전회사에서 전기를 구입할 때 구입가격은 매시간 최고가격을 지불하도록 만든 계통한계가격(SMP)결정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런 가격 결정방식은 발전회사에 적정이윤을 보장한다는 명분이지만 결과는 대기업 위주의 민간발전회사에 막대한 이윤을 보장해 주는 꼴이 되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 발전에서 kwh당 구매가격은 52.56원인데 반하여 민자발전회사에서 구매한 가격은 kwh당 169.85원으로 세배가 넘는다고 한다. 때문에 포스코, GS,SK 등 대기업 운영 발전회사는 이명박 정부 들어 해마다 영업이익률이 15-30%에 이르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대기업 발전회사에 막대한 이윤을 가져다 둔 전기구매방식은 결과적으로 한전의 적자 원인이 되는 것은 물론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기업에게는 절전지원금까지 주면서...
▲ 지난 7월 27일 한국전력거래소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
ⓒ 청와대

이명박 정권하에서 전기요금은 구매에서 판매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대기업 위주로 짜여졌다고 볼 수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7월 27일 전력거래소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가 어려운데 전기 아낀다고 공장에 전기 사용을 못하게 하는 건 중대한 실책이다. 기업들에 전기를 쓰지 말라는 나라가 어디 있나"라며 관계자들을 질책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대통령의 전력거래소 방문 며칠 후 발표된 전기요금 인상안은 대통령의 의중을 철저하게 반영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전력사용량이 늘어나 예비전력율이 위험한 지경에 이르자 기업에게 절전지원금까지 주어가며 전력사용량을 줄일 것을 권고한다고 한다. 이 비용도 지난해보다 4배 늘어난 4천억 원이 소요될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값싼 요금에 전기를 공급하고 또 절전지원금까지 줘가며 전력예비율을 높이려는 한전의 노력,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국민들에게는 6단계 누진제를 통해 징벌적인 요금을 부과하면서 기업에는 절전지원금으로 절약을 유도하는 이중성, 과연 적절한 걸까?
열대야로 실내온도가 30도를 훌쩍 넘어서는 폭염에 에어컨을 두고 부채질 강요하는 절전 대책은 그만두어야 한다. 누진제가 벌금이 아니라면 전력 사용량에 맞는 개편이 필요하다. 대기업 발전회사에 막대한 이윤을 안겨주는 전기 구매방식, 공휴일에 토요일까지 전기요금을 깎아 주는 기업위주의 요금정책은 변경돼야 한다. 그러나 이번 요금인상에 이런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산업계 전기요금을 많이 올리고 주택용 요금은 인상은 최소화했다는 전기요금 인상? 그 말에 진정성을 느끼지 못함은 바로 이런 여러 이유 때문이다.

2012년 5월 29일 화요일

국민이 재벌 전기요금 대신 내주는 구조, 이젠 바꾸자


이글은 프레시안 2012-05-29일자 기사 '국민이 재벌 전기요금 대신 내주는 구조, 이젠 바꾸자'를 퍼왔습니다.
[데스크 칼럼] 전기요금 인상이 중요한 이유

이명박 대통령이 또 발끈했다. 점심 식사를 위해 음식점을 찾았는데, 별로 덥지도 않은 날씨에 에어컨을 켜놓았더라는 것. 이 대통령은 "외부 온도가 20도인데 그럴 필요가 있는가"라며 "내가 체면 불구하고 종업원을 불러서 에어컨을 끄도록 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회의에 앞서 한 말이라고 한다.

옳은 지적이다. 음식점이나 찻집 등이 에어컨을 너무 세게 틀어서 오히려 추웠던 경험이 기자도 종종 있다. 더울 때는 조금 덥게, 추울 때는 조금 춥게 지내는 게 순리다. 불필요한 냉‧난방으로 인한 에너지 낭비를 막는 일은 정부가 꼭 해야 할 역할이다. 그러나 아쉬움이 남는다. 대형 범죄가 발생하면 일선 경찰서를 전격방문해서 꾸짖는 식의 리더십은 변하지 않았구나 싶은 생각 때문이다.

범죄는 늘 발생하는데, 그때마다 대통령이 경찰서를 쫓아다닐 수는 없다. 에어컨을 세게 틀어놓은 음식점이 한두 곳이 아닌데, 대통령이 일일이 찾아다니며 종업원을 다그칠 수도 없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대통령이 할 일은 따로 있다.

사람들이 전기 귀한 줄 모르고 에어컨을 마구 트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손님이 다 먹지 못하고 남길 정도로 음식을 푸짐하게 차려내듯, 냉방이나 난방도 필요 이상으로 하는 걸 예의로 여기는 문화가 있다. 앞서의 음식점 주인이라면, 과도한 냉방이 대통령 방문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이런 문화는 분명히 잘못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다른 변수가 더 중요하다. 대표적인 게 가격 변수다. 그리고 이런 변수를 제대로 다루는 게 대통령과 정책 당국자가 할 일이다.

그동안 한국에선 전기요금이 너무 쌌다. 가격이 싸면 낭비가 당연하다. 쉬운 예가 있다. 겨울에 흔히 쓰는 전열기(전기히터)다. 우리는 석탄이나 석유를 태워 열을 낸 뒤, 그걸로 증기를 만들어 터빈을 돌려서 전기를 얻는다. 그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은 필연이다. 그런데 그렇게 얻은 전기를 다시 열로 바꾼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서 열을 전기로 바꾸고, 그걸 다시 비용을 들여서 열로 바꾸는 셈인데, 에너지 효율이라는 관점에선 어리석은 짓이다. 실제로 외국에선 전열기가 한국만큼 흔하지 않다.

우리는 그런 짓을 왜 할까. 과학이나 공학 논리로는 비효율적이지만, 경제 논리로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전기요금이 원가 이하로 책정돼 있기 때문. 주택용 전기요금은 원가의 94.2%, 산업용 전기요금은 원가의 90% 미만이다. 농업용 전기요금은 원가의 40% 미만이다.

산업용 전기 요금 인상에 극력 저항하던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이 비록 몇 가지 단서를 달았지만 '전기요금 현실화'에 찬성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것도 그래서다. '현실화'란 인상을 에둘러 가리키는 표현이다. 한국의 전기요금이 비정상적으로 싸며 이는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은, 전기의 대량 소비자인 재계 역시 부인할 수 없었던 것. 다만, 재계는 인상에 대한 부담을 가계 부문과 나눠지자는 입장이다. 산업용 전기요금만 올릴 게 아니라 주택용 전기요금도 함께 올리자는 게 재계의 주장이다.

그리고 오는 30일 전기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뒤, 다음 달 초쯤에 전기요금 인상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정부 역시 재계와 비슷한 입장이다. 산업용은 6%, 주택용은 3% 이내에서 각각 인상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재계마저 전기요금 인상에 동의한 배경에는 전기 수요를 통제하지 않으면 재앙이 올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있다. 지난해 9월 15일에 발생한 대정전 사태는 누구에게도 불안한 징후다.

그러나 여기서도 책임의 경중은 분명하게 가려져야 한다. 값싼 전기가 준 혜택은 누구나 누렸지만, 혜택의 크기는 제각각이었다. 새누리당 김재경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30개 대기업 그룹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기요금을할인받은 금액은 약 3조8000억 원이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된 한전의 적자 3조1000억 원을 웃도는 금액이다. 삼성이 7500억 원을 할인받아서 1위를 기록했고, 5200억 원을 할인받은 현대차가 그 뒤를 이었다.

또 민주당 노영민 의원은 당시 국감에서 "전기요금 종별 평균 판매지수(100)가 주택용은 134.5이고, 일반용(공공, 영업용)은 111.5인 반면 산업용은 89.5로 낮다"라며 "대다수 국민은 전기요금을 11.5~34.5%의 비율만큼 더 내고 기업은 10.5% 정도 덜 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53%가 산업용인데,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프랑스, 영국, 독일, 일본 등의 전기요금의 절반 정도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현행 전기요금 체계의 가장 큰 수혜자가 누구인지는 금세 드러난다.

바로 대기업이다. 따라서 이들의 책임이 보다 뚜렷해져야 옳다. 대기업이 값싼 전기로 원가 경쟁력을 누리는 게 왜 나쁘냐고 따질지도 모르겠다. 이렇게라도 한국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면 좋은 일 아니냐고 말이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다. 한전이 대기업에 전기요금을 깎아주느라 생긴 적자는 결국 국민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 크게 보면, 대기업의 전기요금을 국민이 세금으로 대신 내준 셈이다.

물론, 대기업에 전력을 싸게 공급하는 산업정책은 현 정부만 취한 게 아니었다. 에너지 소비가 많은 중화학 공업 육성에 골몰했던 박정희 정권부터 내려온 전통이다. 다음 세대에 치명적인 부담을 안겨줄 원자력 발전을 마구 도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간의 혜택에 따른 책임을 물을 때가 됐다. 대기업에 대한 '묻지마 특혜'는 낙수 효과에 대한 믿음 속에서 정당화됐다. 그런데 그 믿음이 깨졌다. 공룡이 된 대기업은 낙수 효과는커녕 비정규직을 늘리고 중소기업을 수탈한다. 심지어 동네빵집,문구점 등 영세 상인들의 몫까지 집어삼킨다. 산업용 전기요금 문제가 보다 적극적으로 공론화돼야 하는 이유다.

 ▲ 전열기를 판매하는 매장 풍경. 전기를 열로 바꿔서 사용하는 것은 에너지 효율 차원에선 몹시 어리석은 일인데, 한국에선 그게 자연스럽다. 원가 이하로 책정된 전기요금이 그 이유다. ⓒ뉴시스

2011년 12월 16일 금요일

[사설]전력공급·원전안전 어느 것도 믿을 게 없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1-12-15일자 사설 '[사설]전력공급·원전안전 어느 것도 믿을 게 없다'를 퍼왔습니다'
지난 14~15일 울진 원전 1호기와 고리 원전 3호기가 12시간 간격으로 가동을 멈췄다. 이 때문에 15일 피크타임 전력예비율이 한때 8.3%로 떨어져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하마터면 ‘9·15 정전 사태’가 재현될 뻔했다. 다행히 울진 1호기는 어제부터 발전을 재개했고, 정부와 전력회사들이 전력수급 비상점검회의를 열어 ‘문제없다’고 발표했지만 불안은 여전하다. 

아직 본격적인 겨울 추위가 닥치지도 않았는데 이처럼 잦은 발전소 고장으로 인해 위험천만한 상황이 초래됐다니 놀랍다. 정부는 예비전력량이 400만㎾ 이하로 떨어지면 단계별 비상조치에 들어가게 돼 있는데 그제 피크타임 예비전력은 549만㎾까지 떨어졌다. 정부와 한전은 올겨울 평균 예비전력이 400만㎾에 훨씬 못 미치고, 특히 내년 1월 둘째·셋째주에는 예비전력량이 100만㎾ 이하로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한다. 이럴 때 그제처럼 100만㎾급 원전 한 곳만 불시 정지된다면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사태)’을 피할 수 없다. 정부와 전력회사들이 ‘수요관리’를 내세워 전기요금 올리고, 야간조명 단속에 나서면서도 정작 제 할 일은 제대로 못하는 꼴이니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전력수급 안정뿐 아니라 원전안전에 대한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에 따른 지구적 재앙을 경험한 뒤 원전 21기를 모두 점검했다는데도 이번 사고가 난 것을 보면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 관련 기관들에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번에 멈춰선 2기의 고장은 원전의 핵심부분에 문제가 생긴 때문이 아니라지만 원전안전 관리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을 키우기에 충분하다. 현재 정비 중인 울진 4호기는 증기발생기에 연결된 전열관 1만6400개 가운데 3800개가 마모된 것으로 드러났고, 지난 9월에는 4호기 정비 인력 32명이 방사능에 노출됐고, 11월에는 6호기가 오작동으로 멈추기도 했다. 고리 3·4호기 관리 직원들이 뇌물을 받고 중고 부품을 쓴 사실도 드러나 수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

정부는 이제껏 전력수요 증가에 대비하지 않고 있다가 9·15 정전 사태를 초래했다. 이후 재차 전면 점검에 나서고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다짐했지만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지금처럼 걸핏하면 발전소가 가동정지되는 부실관리로는 안정적인 전력공급도 원전안전도 둘 다 믿음이 가지 않는다. 설비·운용의 문제에다 기강해이까지 총체적 부실을 바로잡아야 한다.

2011년 12월 4일 일요일

전기요금 오르고, 탈핵 선언은 불가?


이글은 레디앙 2011-11-28일자 기사 '전기요금 오르고, 탈핵 선언은 불가?'를 퍼왔습니다.
[한미FTA와 전력] "정부 역할, 미국 투자자에게 넘겨주나"

최근 한국전력(이하 ‘한전’) 이사회가 전기요금 10% 인상안을 의결했다. 한전 측은 이에 대해 지난 8월 전기요금을 4.9% 인상했으나 원가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 적자가 증가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요금은 통상 한전 이사회에서 적정한 인상안을 마련해 지식경제부 장관에게 승인 신청을 하고, 장관은 대통령에게 추인을 받아야 한다.



소액주주 "전기요금 적게 올려 회사에 손해"
한전의 이번 행동은 지난 8월 김쌍수 전 한전 사장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고려한 조처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전 소액주주 14명은 지난 8월 전기요금 현실화에 실패한 책임을 물어 김쌍수 전 사장을 상대로 2조8000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지난 3년 동안 연료비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전기요금을 인상해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한전 주주소송은 다른 소액주주 소송과 달리 명백한 불법행위나 ‘도덕적 해이’로 송사에 휘말린 것과는 차이가 있다. 김 전 사장이 전기요금을 올리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지가 논란이 되기 때문이다. 한전은 한국정책금융공사와 정부의 지분이 51%에 이르는 전형적인 공기업이고,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는 점에서 소송 대상이 정부까지 확대될 수도 있다.
바로 여기서 한미FTA와 전기요금이 연관될 수 있는 실마리가 관찰된다. 한미FTA는 공공복지정책보다 투자자 보호를 중시하는 미국의 일방적인 투자자유화 정책을 그대로 도입하는 협정이다. 특히 대표적인 독소조항 중 하나인 투자자-국가 소송제(ISD)는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유치국의 협정의무 위반 등으로 피해를 입을 경우 투자유치국 정부를 상대로 직접 별도의 중재기관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분쟁해결 절차다.
ISD의 핵심쟁점은 ‘간접수용’ 조항인데, 이는 투자자의 자산가치를 떨어뜨릴 만한 정부의 조치를 ‘수용’으로 보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투자자는 자신의 자산을 수용당하지 않더라도 단지 정부의 규제에 의해 자산가치가 하락했다는 이유로 정부를 상대로 제소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한전에 투자한 미국인 주주 한국정부 제소?
이는 한미FTA가 발효된 후 한전 주식에 투자한 미국 투자자들이 전기요금 억제 정책을 펴는 우리나라 정부에 제소를 걸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전은 정부와 한국정책금융공사가 지분의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정부투자기관으로서, 국내 판매전력의 100%를 담당하고 있다. 발전의 경우에도 자회사를 통해 국내 생산전력의 95% 이상을 담당하고 있어 전력수급뿐만 아니라 국가공공정책에서 매우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에 한전은 외국인 보유지분을 40%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긴 하지만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엄연한 주식회사이기도 하다. 미국 투자자들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거래를 통해 주식을 보유하고 우리나라 전기요금 정책에 대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전은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등 발전자회사 6곳 외에도 엔지니어링·발전설비·정비 등을 담당하는 자회사 5곳을 합쳐 10개가 넘는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자회사 가운데 상장업체로는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는 한전기술, 한전KPS와 지분 29%를 보유해 2대 주주로 있는 한전산업 3개사가 있다.
이 자회사들의 주식가격은 한전의 영업실적에 따라 출렁거린다. 그리고 한전 영업실적은 대부분 전력을 구입해 팔아 얻는 수입에 의존한다. 우리나라 정부의 전기요금 정책에 따라 한전뿐만 아니라 한전의 자회사들까지 영향을 받는 것이다. 미국 투자자들이 한전의 자회사들이라고 가만히 놔둘 리 없다. 최근 한전은 수천억 원의 영업적자를 이유로 자회사들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1월 초 일부 인터넷 진보언론을 통해 ‘핵 폐기’를 선언한 독일이 ISD소송에 직면해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스웨덴 국영 에너지기업인 바텐팔이 자신들이 소유한 독일 함부르크 부근 브룬스뷔텔 원전(66.7%), 크뤼멜 원전(50%)을 폐쇄한 독일 정부를 상대로 ISD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향후 우리나라에서 ‘탈핵’을 선언할 경우 우리에게도 닥칠 수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주목되었다.
우리도 탈핵 선언하면 제소된다?
한전이 원전사업자는 아니다. 하지만 한전이 지분을 100% 보유한 자회사인 한수원이 전 원전을 보유하고 운영과 관리를 전담하고 있다. 결국 한전의 향후 지배구조 변화와 운영방식 변경에 따라 얼마든지 국내 원전의 소유 비중이 달라질 수 있다.
만에 하나, 한전이 민영화라도 하게 될 경우 통상적이지만 엄청난 폐로비용, 핵폐기물 저장 비용 등 외에 독일의 사례처럼 한국사회도 ‘탈핵’ 사회로 나아가는 데에 엄청난 비용을 추가적으로 치러야 할지도 모른다.
한전뿐만 아니라 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등 상장공기업들도 소송의 위험에 직면해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가스공사는 한전과 마찬가지로 정부에서 요금을 통제하고 있어 부대사업이 없으면 적자를 피할 수 없는 구조를 수십년 째 유지하고 있다.
원가 미반영분을 추후에 정산받고 있는 지역난방공사도 계절별 수익구조가 다른 사업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주주들의 제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건 물론 한미FTA가 체결되지 않은 상황의 이야기다. 한미FTA가 체결되면 더 돌이킬 수 없는 상황들이 벌어질 수 있다.
또한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알뜰주유소가 자칫 한미FTA의 투자자국가소송제(ISD) 대상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만일 SK에너지(외국인지분 31%)나, GS칼텍스(미국계 석유자본 셰브론 50% 지분보유)에 투자한 미국 투자자나 기업이 정부의 알뜰주유소 정책으로 SK주유소나 GS칼텍스 주유소의 이익이 침해됐다고 판단할 경우 정부를 제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역할, 미국 투자자에게 넘겨주나
물가와 선거를 의식한 ‘저렴한 전기요금’과 일부 수출 대기업을 위한 ‘고환율 정책’은 에너지 가격 구조의 왜곡을 초래했다. 싼 전기요금은 전기 과소비를 부르고, 높은 환율에 세금이 절반인 석유 가격 구조는 국제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상승하는 ‘괴상’한 흐름이 연출되고 있다.
그렇다고 정부가 물가나 선거 등을 감안할 때 전기 요금을 대폭 인상할 수도 없고, 유류세를 줄여 세수가 감소하는 것을 방치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도저도 할 수 없는 에너지정책의 총체적인 실패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못난 정부’라도 우리나라 정부가 에너지가격 등 공공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맞다. 정부는 ‘에너지복지’를 실현할 주체이고, 전기와 같은 에너지는 생활 필수재이기 때문이다. 전기 등 에너지가격을 미국인 투자자가 좌지우지하도록 방치할 수는 없다. 한미FTA는 이 같은 우려를 가능하게 만드는 협정이다. 한미FTA에 반대할 수밖에 없는 수많은 이유 중 하나다.
왜곡된 에너지 가격체계를 바로 잡고 전기요금을 적정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전제조건이 있다. 가정용 전력은 비싸고 산업용은 저렴하게 공급하는 경제주체 간 교차보조금 제도를 없애고 누진율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사회는 지난 9월 15일 초유의 정전대란을 겪었다. 또한 올 겨울 한파가 닥칠 경우 또 다시 전력피크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의 역할을 미국 투자자들에게 넘겨주는 정부에게 희망은 없다. 긴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권승문 / 녹색연합 녹색에너지디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