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31일 화요일
MB정부, 재벌 민자발전 수익 챙겨주려 한전 쥐어짰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30일자 기사 'MB정부, 재벌 민자발전 수익 챙겨주려 한전 쥐어짰나'를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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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소액주주 소송…증거 제출한 한전 직원 진술서 보니
명절·선거 등 민심 동향 따라
전기요금 인상 폭·시기 좌지우지
한전, 현정부들어 누적적자 8조원
민자엔 ‘원료값 연동 판매액’ 특혜
매년 영업이익률 15~30% ‘호황’
“전력수급 왜곡…공공성 악화시켜”
“2010년 초부터 지식경제부와 언론을 상대로 전기요금 인상의 불가피성을 설득했습니다. 원유값이 너무 치솟아 적자가 갈수록 누적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전력수급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 반응도 호의적이어서 저희는 8.7% 인상안을 의결해 제출했죠. 기획재정부는 전기요금 인상에 소극적이었습니다. 결국 3.5%로 낮춰진 인상안이 확정돼 청와대에 보고됐습니다. 그런데 전력 수요가 피크에 가까운 7월28일에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있다는 겁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에서 선거 뒤에 전기요금을 올릴 것을 요청했고, 결국 8월1일에야 3.5% 인상할 수 있었어요.” 한국전력 소액주주들이 정부와 김쌍수 전 한전 사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한전 직원들의 진술서가 최근 증거로 제출됐다. 30일 가 단독 입수한 진술서에는 불합리한 국내 전력요금 체계의 현주소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 ‘정치논리’ 따라 폭·시기 좌지우지
진술서 내용을 보면, 전기요금 인상 범위와 시기를 좌지우지하는 건 결국 정부다. 한전 이사회에서 인상안을 결정해 올리더라도, 지경부가 1차로 힘겨루기를 하고 다시 재정부 협의를 거치면서 인상 폭이 최종 결정된다. 또 이렇게 확정된 인상안이 청와대에 보고되면, 추석·재보궐선거 등 민심 동향에 따라 인상 시기가 결정된다. 생산 원가의 변동이 매출액 결정에 반영되기까지 ‘옥상옥’의 단계를 통과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전의 한 직원은 진술서에서 “한전이 이사회에서 의결하는 건 ‘짜고 치는 고스톱’일 뿐이에요”라고 털어놓았다. 전기사업법이 정하고 있는 적정투자보수·총괄원가 등 한전의 기대수익은 계속해서 무시된 셈이다.
■ 현 정부 들어 한전 적자 눈덩이
물론 전기요금 결정은 공공성을 강하게 띠는 정책적 판단 영역이다. 때문에 어느 정도 적자를 감수하고 이를 재정으로 메우는 일은 불가피할 수도 있다. 하지만 눈에 띄는 건 이명박 정부 들어 한전의 적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는 점이다. 실제 소송 기록을 살펴보면, 한전의 법정 기대수익을 뜻하는 ‘총괄원가’에서 한전의 수입총액을 뺀 금액(적자 개념)은 2007년 1조9328억원에서 지난해 6조5228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한전 재무제표상의 당기순이익도 2007년 1조6000억원에서 2011년 -3조5100억원으로 악화됐다. 2012년 상반기 당기순손실은 2조8960억원에 이르러, 누적적자만 8조원이 넘게 쌓였다. 서민물가를 잡겠다는 정부 기조가 한전에는 적자 누적을 강요했고, 이제는 자산 건전성마저 한계상황에 다다른 셈이다. 한전 관계자는 “물가관리라는 목표도 공공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밀어붙여야 하는데, 이제는 한전의 기초체력이 바닥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 민간업자에겐 특혜, 한전만 봉?
더 큰 문제는 이런 물가관리 기조가 한전에만 적용됐을 뿐, 민간업자에겐 엄청난 특혜를 안겨줬다는 데 있다. 정부는 유독 민자발전사가 생산하는 전기에 대해서만은 적정이윤을 보장한다는 명분 아래 비싼 전기값을 그대로 인정하고 있다. 한전의 자회사인 남동·중부발전 등 ‘기저발전’에는 싼값에 전기를 팔도록 하면서, 민자발전사에는 원료값에 연동된 판매액을 인정해줬기 때문이다. 이 탓에 민자발전소를 운영하는 포스코·지에스(GS)·에스케이(SK) 등 재벌 계열사들은 이명박 정부 들어 해마다 영업이익률 15~30%에 이르는 호황을 누려왔다. 삼성물산·대우건설 등 24개 기업이 내년부터 시행될 ‘6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맞춰 민자발전 운영을 신청하고 나선 것도 알토란 같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력노조의 한 관계자는 “엠비 물가를 강조하며 한전의 적자구조가 심화됐는데, 이 와중에 민자발전사들은 엄청난 이익을 챙기는 것은 모순 아니냐”고 비판했다.
■ ‘전력 공공성’ 악화 부메랑
이런 왜곡된 ‘전력수급 이중구조’는 결국 ‘전력 공공성’의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한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실장은 “2007년 이전에는 한전이 적정이윤을 그런대로 보장받는데, 2008년 이후 정부의 가격 규제가 제대로 작동이 안 돼 부담이 누적됐다”고 말했다. 한전 관계자도 “예를 들어 송배전에 큰 비용이 드는 산간 도서 지역에 전기를 공급하려면 재정 부담과 연결된다”고 말했다.합리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송유나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은 “민자발전의 이윤을 어느 정도 제한하고, 전력 수용의 60% 정도를 차지하는 산업용 전기요금을 올린다면 전력의 공공성을 지키면서 한전의 기초체력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이날 한전 김중겸 사장은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식경제부가 권고한) 5% 미만 인상안을 수용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인상률이 5% 미만이면 적자가 2조원 정도 더 추가되겠지만, 국가와 유럽의 재정위기·물가관리·국민정서 등을 고려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현웅 이승준 기자 goloke@hani.co.kr
주주-한전-정부 힘겨루기
주주 “적자누적 책임져라
”김쌍수쪽 “정부가 지시
”정부 “의견제시 했을 뿐”
한전 직원들이 낸 진술서가 증거로 채택됨에 따라, 소송의 향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전의 소액주주 14명은 지난해 8월 서울중앙지법에 김쌍수 전 사장한테 2조8000억원, 정부를 상대로는 7조2028억원을 한전 쪽에 물어내라는 소송을 냈다. 정부가 원가에도 못미치는 전기요금을 강요해 적자가 누적돼 왔고, 이에 주주들도 배당과 주가 등에서 손해를 봤다는 논리다. 1년 가까이 진행되고 있는 이 소송은 다음달 24일 최종변론기일을 앞두고 있다.원고인 소액주주들의 논리는 간명하다. 김 전 사장이 전기요금 인상 노력을 회피했다면 이는 경영 책임을 질 일이고, 정부가 실질적으로 전기요금을 좌지우지했다면 이를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전기사업법과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은 한전이 신청한 인상안을 지식경제부가 기획재정부와 협의한 뒤 인가 여부를 결정하도록 정하고 있다. 문제는 법률상 ‘인가’ 처분은 신청자가 제출한 안건에 대해 가·부 판단만 할 수 있는 소극적 권한이라는 점이다. 요금 인상 시기나 인상폭을 정부 마음대로 결정했다면, 이는 ‘인가’ 처분 범위를 벗어난 탈법 행위라는 것이다.이에 대해 정부는 “한전의 전기요금 인상안에 대해 반려를 하면서 요금폭에 대한 희망을 전달하긴 하지만, 이는 지시나 요구가 아니라 그야말로 의견 제시나 권유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물가상승률과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정부의 난감한 처지 역시 재판부를 설득할 수 있는 정황으로 작용할 수 있다.김 전 사장 쪽은 “정부가 모든 것을 지시했고, 나는 결정권이 없었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배상 책임에서 자유롭기 위한 선택이다.이름 밝히기를 꺼려한 한 변호사는 “진술서 내용이 전기요금 결정 과정에 정부 입김이 어느만큼이나 들어가는지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어, 정부 쪽에 난감한 상황을 올 수도 있다”며 “결국 재판부가 정부의 정책 결정 권한을 어느 범위까지 인정할 것인지가 소송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2012년 7월 12일 목요일
에어콘 1℃만 참으면 발전소 7기분 전력 절약
이글은 시사인 2012-07-12일자 기사 ' 에어콘 1℃만 참으면 발전소 7기분 전력 절약'을 퍼왔습니다.
때이른 무더위로 냉방전력 소비 급증이 벌써부터 심상치 않다. 지난 6월7일에는 예비전력이 316만kW까지 하락하면서 전력수급 비상조치가 발령됐다. 2011년 9월15일 정전대란 이후 9개월여 만이다. 예비전력이 안정권인 400만~500만kW 아래로 떨어지면 비상조치가 발령된다. 300만~400만kW이면 ‘관심’, 200만~300만kW이면 ‘주의’, 100만~200만kW이면 ‘경계’, 100만kW 미만으로 떨어지면 ‘심각’ 단계 경보가 발령된다.
올여름 최대 전력공급 능력은 지난해 대비 90만kW 늘어난 7854만kW이다. 반면 올해 최대 전력수요는 지난해 대비 480만kW 늘어난 7707만kW으로 예상된다. 예비 전력이 ‘경계’에 해당하는 147만kW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시사IN 조남진
정부는 이러한 전력 부족이 한동안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최근 지식경제부는 ‘신고리 4호기와 영흥 6호기 등 총 1016만kW 규모의 신규 원자력발전소가 완공되는 2014년까지 전력 부족이 연중 상시화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올해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가동에 들어가지 못한 발전소 용량이 총 450만kW에 이른다는 것도 정부가 제시하는 전력 부족의 근거 중 하나이다.
그러나 무턱대고 발전소만 짓기보다는 국민들의 전력 수요 저감을 위한 정책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에너지정의행동 이헌석 대표는 “전력 사용량은 시간대별로 들쭉날쭉한데 낮 시간 전력사용 피크치가 가장 문제가 된다. 새벽시간대에는 오히려 전기가 40% 이상 남기도 한다. 그런데 이 낮 시간대 사용량을 중심으로 발전소를 짓겠다는 것은 전형적인 공급 위주의 사고이다”라고 비판했다. 정부가 다음 달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에 이어 가정용 전기요금도 인상한다는 계획을 밝히고, ‘아싸, 가자(‘아끼자 2~5시’ ‘사(싸)랑한다 26도’ ‘가벼운 휘들옷 착용’ ‘자~뽑자 플러그’의 앞 글자를 딴 신조어)’라는 범국민 절전 캠페인을 벌이고 있기는 하지만, 한국의 에너지 정책이 여전히 수요보다는 공급 위주의 사고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가장 확실한 전력난 극복 대책은 에너지 절약이라는 것이 전문가와 시민단체의 공통된 의견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박기현 부연구위원은 “2011년 12월부터 2012년 2월까지 난방 온도를 제한한 결과 전력소비량이 35억kWh나 절감됐다. 이는 2010년 제주도 전력소비량에 맞먹는다”라고 말했다. 지난 6월21일 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정전 대비 훈련(사진)에서도 20분 동안 기업체와 가정이 절전한 결과 전력 소비가 평소보다 550만kW 가까이 줄었다. 대형 화력발전소 7~8기 용량에 해당하는 전력이 일시적으로나마 절약된 셈이다.
허은선 기자 | alles@sisain.co.kr
2011년 12월 26일 월요일
겨울 전력대란 대비, “전력 ‘공급’ 아닌 ‘수요’ 정책 강화해야”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1-12-25일자 기사 '겨울 전력대란 대비, “전력 ‘공급’ 아닌 ‘수요’ 정책 강화해야”'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지난 여름 ‘9·15 정전대란’ 이후 겨울철 전력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에 정부는 산업체나 가정 등 민간에 에너지 절약을 강조하며 각종 규제와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실효성 없는 대책이라는 비난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시민단체 에너지정의행동 이헌석 대표는 지난 22일 “최근 10년 간 전력소비는 급증했고, 특히 작년 1년 동안만 해도 10% 급증했다”며 “전력수급 문제는 올 한 해의 문제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공급위주가 아닌 소비위주의 정책 마련을 통해 근본적인 에너지 사용을 절감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핵심은 산업계...실질적 규제와 함께 에너지 효율성 높여야
지식경제부는 올 겨울 전력피크 경신이 우려됨에 따라 최근 전력수급 대책을 내놓았다. 우선 산업체를 대상으로 10% 절전 규제를 할 방침이다. 특히 1천kW 이상 전력을 소비하는 7천여개 업체에 대해서는 피크 시간대 전력량을 전년 대비 10% 감축할 것을 의무화했다.
또한 일반 건물일 경우 1천kW 이상 사용하는 1만4천여개에 대해서는 피크시간대 전년 대비 10% 감축을 의무화하고, 미이행시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더불어 상업용·교육용 건물 중 일부에 대해서는 난방온도를 20℃ 이하로 제한했다.
ⓒ민중의소리 에너지정의행동 이헌석 대표
하지만 이헌석 대표는 “전체 전력의 50% 이상을 산업계에서 쓰고 있는데, 애꿎게 집에 있는 사람과 공무원들만 고생하고 있다”며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이다”고 꼬집었다. 일부 기업체들은 산업 특성상 과태료를 납부하더라도 공장을 정상가동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세우면서 정부의 전력 절감 조치에 동참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산업계는 설비를 교체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 보다는 오히려 전기 요금을 싸게 해달라고 요구를 하고 있어 현재 문제가 계속 반복되고 있다”며 “겨울철과 여름철 전력 문제는 1년 중 며칠뿐이지만, 산업체 전기수요 증가는 1년 내내이기 때문에 (이번 전력대란) 문제를 확대시켜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요 산업체는 조선·철강·자동차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으로 구성되어 있는 만큼 전력대책 또한 이를 빗겨나갈 수 없다. 이 대표는 더 나아가 “선진국의 경우 전기소비량이 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에너지 다소비 업종을 더 이상 늘리지 않기 때문”이라며 “현재 에너지 다소비 업종으로 구성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후진적인 산업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후변화 시대에 우리나라 차세대 성장 동력을 무엇으로 할지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차세대 수출 산업을 지금까지는 에너지 다소비 업종을 중심으로 해왔지만 좀 더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면서 고부가가치를 내는 산업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력공급’ 강조하는 정부 태도에 문제...전력소비 감축 노력해야
이 대표는 지난 정전사태에 대해 ‘더 많은 전력을 확보하겠다’는 정부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력소비 감축’ 협조를 구해도 모자란 형국에 오히려 정부는 ‘전력 확보’를 내세우며 책임을 회피한 것이 정전사태 다음날에도 전력소비 증가를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당시 정전대란에도 불구하고 바로 다음날 16일에도 한때 전력수급에 ‘주의’ 경보가 발령되는 등 불안감이 지속됐다.
이 대표는 “정부가 '전력수급을 잘못해 죄송하지만 수요 감축을 위해 협조를 구한다'고 하고, 국민들이 이를 받아들였다면 16일 전력소비가 늘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오히려 정부의 전력공급을 잘 할 테니 믿어달라는 태도는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우리나라 에너지 공급원 가운데 31%를 차지하는 핵발전소 의존율을 오는 2030년까지 59%로 늘리겠다는 방침도 ‘공급’을 강조하는 정부의 태도를 여실 없이 보여준다. 계획대로 된다면 핵발전소만 현재보다 두 배 가량 늘어나면서 전세계에서 핵발전소 밀집도가 가장 높은 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부산과 충남 등은 이미 전력자급률이 200~300% 넘어 이미 ‘과잉공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발전소를 증축할 방침이다.
하지만 핵발전소일 경우 한 번 작동이 중단되면 대규모 전력 생산이 일시에 중단되며 재가동시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과, 원자력 방출 등 위험이 뒤따른다는 점 등으로 인해 핵발전소 증설은 많은 논란이 뒤따르고 있다.
이 대표는 “정부는 공급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수요를 줄이는 조치를 제시하거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에너지 다소비 업종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지난 9월16일 서울시청은 전날 발생한 정전사태르르 대비, 전기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청사 내 냉방을 자제했다.
특히 또 다시 정전대란 발생이 우려되고 있는 내년 1월 둘째·셋째 주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이 대표는 “산업체 또는 각종 공기업 등에서 전력수요 줄이기 위한 집중 캠페인 벌어야 할 것”이라며 “적극적 조치가 없는 상태에서 큰 규모의 발전소 사고라도 일어난다면 또 다시 대규모 정전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간에서의 자발적인 전력소비 감축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영하로 떨어지는 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홈쇼핑 등을 통해 전기난로와 전기장판 등이 불티나게 팔리는 등 가정의 전기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 “정부는 이것이 전기소비의 주범인 것을 알면서도 규제하지 않고, 실제 전기소비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 대비하지 않고 있다”고 우려하며 민간 전력소비에 대한 대비책과 규제 마련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더불어 그는 지난 동일본 지진 이후 대규모 절전을 위해 벌인 대국민 운동과 관련해 “일본은 여름에 재택근무를 하게 하거나 옷을 반바지나 원피스 등 시원한 옷을 입게 했다”며 획기적이면서 자발적인 조치들이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길가 곳곳의 전광판이나 뉴스 일기예보에서 전력 예비율을 공개하며 평소 전력소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방안도 제시했다.
최지현 기자cjh@vop.co.kr
[사설]후쿠시마 재앙 보고도 원전 새로 짓겠다는 건가
이글은 경향신문 2011-12-25일자 사설 '[사설]후쿠시마 재앙 보고도 원전 새로 짓겠다는 건가'를 퍼왔습니다.
정부가 4대강 사업으로 미래에 큰 짐을 던져놓은 것으로도 모자라 원자력발전 확대를 밀어붙이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주말 강원 삼척과 경북 영덕의 2곳을 원전 건설 후보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최대 원전 8기를 지을 수 있는 2곳 후보지에 대해 환경성 검토를 거쳐 내년 말 최종 확정하겠다는 것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지난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을 새로 짓겠다며 부지를 선정한 유일한 나라가 됐다. 정부는 지구촌의 탈원전 대세에 나홀로 어깃장을 놓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묻지마식 원전 밀어붙이기는 에너지 정책의 부재를 여실하게 보여준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정부가 한 일이라곤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신설해 원전 밀어붙이기의 들러리로 삼은 게 고작이다. 지난 9월 정전사태가 발생하자 정부는 탈원전의 대세를 한국형 원전 수출의 호기로 삼겠다는 허황된 주장을 펴더니 급기야 1982년 선정했다가 주민들에 의해 퇴짜맞은 삼척과 영덕을 또다시 원전 후보지로 선정했다. 후쿠시마 사태를 뻔히 보면서도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략을 고민하기는커녕 책상머리에서 당장의 전력수급에만 전전긍긍하면서 원전 말고는 대안이 없다는 판에 박힌 대책만 내놓고 있는 것이다.
후쿠시마 사태 이후 세계는 에너지 문제를 놓고 시간과의 힘겨운 싸움에 돌입했다. 온실가스 감축 압박이 커지면서 한때 원전에 눈을 돌리기도 했지만, 후쿠시마의 재앙으로 원전의 안전신화는 붕괴됐다. 발전단가가 원전이 가장 싸다는 선전도 관리와 폐기비용을 포함하지 않은 거짓으로 판명났다. 반면 바람과 태양 등 재생가능 에너지 발전총량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런 점에서 탈원전국은 암흑 세상이 와도 좋다는 무책임한 정책을 내놓은 게 결코 아니다. 원전을 새로 짓지 않되 가동 중인 원전의 설계수명 기간에 기필코 대체 발전 수단을 마련하겠다는 결의를 보인 것이다. 정부의 원전 집착의 심각성은 이 같은 결의를 회피하며 시간 속으로 도망가고 있다는 점이다.
안전하지도, 무한하지도, 값싸지도 않은 원전을 새로 건설하겠다며 후보지 발표를 강행한 것은 ‘불통 정권’의 독선을 재확인할 뿐이다. 원전을 새로 지으면 그만큼 탈원전이 늦춰지고, 원전 사고의 위험은 더 커지고, 재생가능 에너지 개발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새 원전 부지를 어디로 할 것인가가 아니라 탈원전의 시점을 언제로 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다. 삼척과 영덕에 대한 후보지 선정을 당장 철회해야 하는 이유다.
2011년 12월 16일 금요일
[사설]전력공급·원전안전 어느 것도 믿을 게 없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1-12-15일자 사설 '[사설]전력공급·원전안전 어느 것도 믿을 게 없다'를 퍼왔습니다'
지난 14~15일 울진 원전 1호기와 고리 원전 3호기가 12시간 간격으로 가동을 멈췄다. 이 때문에 15일 피크타임 전력예비율이 한때 8.3%로 떨어져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하마터면 ‘9·15 정전 사태’가 재현될 뻔했다. 다행히 울진 1호기는 어제부터 발전을 재개했고, 정부와 전력회사들이 전력수급 비상점검회의를 열어 ‘문제없다’고 발표했지만 불안은 여전하다.
아직 본격적인 겨울 추위가 닥치지도 않았는데 이처럼 잦은 발전소 고장으로 인해 위험천만한 상황이 초래됐다니 놀랍다. 정부는 예비전력량이 400만㎾ 이하로 떨어지면 단계별 비상조치에 들어가게 돼 있는데 그제 피크타임 예비전력은 549만㎾까지 떨어졌다. 정부와 한전은 올겨울 평균 예비전력이 400만㎾에 훨씬 못 미치고, 특히 내년 1월 둘째·셋째주에는 예비전력량이 100만㎾ 이하로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한다. 이럴 때 그제처럼 100만㎾급 원전 한 곳만 불시 정지된다면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사태)’을 피할 수 없다. 정부와 전력회사들이 ‘수요관리’를 내세워 전기요금 올리고, 야간조명 단속에 나서면서도 정작 제 할 일은 제대로 못하는 꼴이니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전력수급 안정뿐 아니라 원전안전에 대한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에 따른 지구적 재앙을 경험한 뒤 원전 21기를 모두 점검했다는데도 이번 사고가 난 것을 보면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 관련 기관들에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번에 멈춰선 2기의 고장은 원전의 핵심부분에 문제가 생긴 때문이 아니라지만 원전안전 관리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을 키우기에 충분하다. 현재 정비 중인 울진 4호기는 증기발생기에 연결된 전열관 1만6400개 가운데 3800개가 마모된 것으로 드러났고, 지난 9월에는 4호기 정비 인력 32명이 방사능에 노출됐고, 11월에는 6호기가 오작동으로 멈추기도 했다. 고리 3·4호기 관리 직원들이 뇌물을 받고 중고 부품을 쓴 사실도 드러나 수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
정부는 이제껏 전력수요 증가에 대비하지 않고 있다가 9·15 정전 사태를 초래했다. 이후 재차 전면 점검에 나서고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다짐했지만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지금처럼 걸핏하면 발전소가 가동정지되는 부실관리로는 안정적인 전력공급도 원전안전도 둘 다 믿음이 가지 않는다. 설비·운용의 문제에다 기강해이까지 총체적 부실을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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