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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22일 토요일

코스피 5천 자신한 MB..씁쓸한 현실


이글은 파이낸셜뉴스 2012-12-21일자 기사 '코스피 5천 자신한 MB..씁쓸한 현실'을 퍼왔습니다.

朴 “임기 내 코스피 3천”..MB는 왜?

  

박근혜 18대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거래소를 방문, 코스피 3000을 약속하면서 5년 전 후보자 시절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이 다시금 입방아 오르고 있다.

17대 대선을 앞둔 2007년 12월 14일 대우증권을 방문한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는 "지도자를 신뢰하고 국민이 화합한다면 내년(2008년)에는 코스피지수 3000을 돌파할 것이고, 제대로만 경제가 된다면 임기 내에 5000까지 가는 게 정상"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의 임기가 두 달 여 남은 현재, 코스피는 2000선을 하회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명박 정부 기간 국내 증시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시총 상위 100개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은 뛰어났던 반면 대다수 중·소형주는 시장수익률을 밑도는 현상이 심화됐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 당시인 2008년 2월 25일 1686.45에 비해선 18%가량 상승한 수치이지만, 후보 당시 그가 임기 내 자신했던 5000포인트는 요원한 상황이다.

복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고환율(원화약세) 정책'을 통해 수출기업이 가격 경쟁력 확보한다면 소비와 투자가 증가하는 '낙수(트리클 다운)효과'로 주식시장이 활황을 띌 것이라고 봤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움직인 탓이라고 풀이했다.

■ 낙수효과 '無'..증시 '부익부 빈인빅'

수출기업은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물건을 해외에 내다 팔 때의 가격이 낮아져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게다가 제품을 팔아 남긴 이득을 원화로 환산하면서 환(換)차익을 얻게 된다. 한국의 무역의존도가 88%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환율 정책에 따른 기업의 이익증가는 손쉬워 보인다.

실제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국내 대표 수출 기업들은 현 정부 들어 매 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덕분에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국내 주요 수출기업의 주가도 사상 최고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58만2000원에서 이날까지 144만2000원으로 147.77% 급등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6만6300원에서 22만2500원으로 235.60%나 올랐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기대했던 낙수효과는 없었다. 실제 이명박 정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은 17.43%에 그쳐 이들 두 기업의 상승률에 8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쳤다. '부익부 빈인빅' 현상은 대형주 상승률과 중·소형주 상승률에서도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현 정부 들어 이날까지 대형주지수는 1626.96에서 1972.44으로 21.23% 상승해 코스피 전체 수익률을 웃돌았지만 같은 기간 중형주지수와 소형주지수는 각각 -6.86%, 0.27%의 등락률을 기록하며 시장 수익률에 크게 뒤떨어졌다.

■ 상장사 쌓여가는 현금..왜?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한국은행이 지난 5월 발표한 '환율변동의 소비투자에 대한 대체효과와 소득효과' 보고서를 보면, 1990~2011년 사이 22년간 원·달러 환율과 소비·투자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경우 환율 상승은 소비와 투자를 오히려 위축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고환율 정책을 통한 낙수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한 시중은행 선임연구원은 "MB노믹스의 고환율로 수출이 잘 되면 내수도 부양되리라는 것이었지만 실제로는 이명박 정부 내 성장률은 3%대에 머물렀고 수출 호조에 따른 내수부양효과는 전무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는 3·4분기 말 기준 상장기업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1591개사가 보유한 현금성자산(IFRS 별도기준)은 64조26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9조2917억원에 비해 5조원(8.4%) 증가했다.

삼성전자나 현대차처럼 현 정부 내에서 주가가 크게 오른 기업들은 더욱 많은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 삼성전자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1조8886억원에서 올해 3조6958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고, 현대차 역시 지난해 1조1063억원에서 올해 2조2054억원으로 급증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2012년 5월 29일 화요일

국민이 재벌 전기요금 대신 내주는 구조, 이젠 바꾸자


이글은 프레시안 2012-05-29일자 기사 '국민이 재벌 전기요금 대신 내주는 구조, 이젠 바꾸자'를 퍼왔습니다.
[데스크 칼럼] 전기요금 인상이 중요한 이유

이명박 대통령이 또 발끈했다. 점심 식사를 위해 음식점을 찾았는데, 별로 덥지도 않은 날씨에 에어컨을 켜놓았더라는 것. 이 대통령은 "외부 온도가 20도인데 그럴 필요가 있는가"라며 "내가 체면 불구하고 종업원을 불러서 에어컨을 끄도록 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회의에 앞서 한 말이라고 한다.

옳은 지적이다. 음식점이나 찻집 등이 에어컨을 너무 세게 틀어서 오히려 추웠던 경험이 기자도 종종 있다. 더울 때는 조금 덥게, 추울 때는 조금 춥게 지내는 게 순리다. 불필요한 냉‧난방으로 인한 에너지 낭비를 막는 일은 정부가 꼭 해야 할 역할이다. 그러나 아쉬움이 남는다. 대형 범죄가 발생하면 일선 경찰서를 전격방문해서 꾸짖는 식의 리더십은 변하지 않았구나 싶은 생각 때문이다.

범죄는 늘 발생하는데, 그때마다 대통령이 경찰서를 쫓아다닐 수는 없다. 에어컨을 세게 틀어놓은 음식점이 한두 곳이 아닌데, 대통령이 일일이 찾아다니며 종업원을 다그칠 수도 없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대통령이 할 일은 따로 있다.

사람들이 전기 귀한 줄 모르고 에어컨을 마구 트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손님이 다 먹지 못하고 남길 정도로 음식을 푸짐하게 차려내듯, 냉방이나 난방도 필요 이상으로 하는 걸 예의로 여기는 문화가 있다. 앞서의 음식점 주인이라면, 과도한 냉방이 대통령 방문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이런 문화는 분명히 잘못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다른 변수가 더 중요하다. 대표적인 게 가격 변수다. 그리고 이런 변수를 제대로 다루는 게 대통령과 정책 당국자가 할 일이다.

그동안 한국에선 전기요금이 너무 쌌다. 가격이 싸면 낭비가 당연하다. 쉬운 예가 있다. 겨울에 흔히 쓰는 전열기(전기히터)다. 우리는 석탄이나 석유를 태워 열을 낸 뒤, 그걸로 증기를 만들어 터빈을 돌려서 전기를 얻는다. 그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은 필연이다. 그런데 그렇게 얻은 전기를 다시 열로 바꾼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서 열을 전기로 바꾸고, 그걸 다시 비용을 들여서 열로 바꾸는 셈인데, 에너지 효율이라는 관점에선 어리석은 짓이다. 실제로 외국에선 전열기가 한국만큼 흔하지 않다.

우리는 그런 짓을 왜 할까. 과학이나 공학 논리로는 비효율적이지만, 경제 논리로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전기요금이 원가 이하로 책정돼 있기 때문. 주택용 전기요금은 원가의 94.2%, 산업용 전기요금은 원가의 90% 미만이다. 농업용 전기요금은 원가의 40% 미만이다.

산업용 전기 요금 인상에 극력 저항하던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이 비록 몇 가지 단서를 달았지만 '전기요금 현실화'에 찬성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것도 그래서다. '현실화'란 인상을 에둘러 가리키는 표현이다. 한국의 전기요금이 비정상적으로 싸며 이는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은, 전기의 대량 소비자인 재계 역시 부인할 수 없었던 것. 다만, 재계는 인상에 대한 부담을 가계 부문과 나눠지자는 입장이다. 산업용 전기요금만 올릴 게 아니라 주택용 전기요금도 함께 올리자는 게 재계의 주장이다.

그리고 오는 30일 전기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뒤, 다음 달 초쯤에 전기요금 인상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정부 역시 재계와 비슷한 입장이다. 산업용은 6%, 주택용은 3% 이내에서 각각 인상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재계마저 전기요금 인상에 동의한 배경에는 전기 수요를 통제하지 않으면 재앙이 올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있다. 지난해 9월 15일에 발생한 대정전 사태는 누구에게도 불안한 징후다.

그러나 여기서도 책임의 경중은 분명하게 가려져야 한다. 값싼 전기가 준 혜택은 누구나 누렸지만, 혜택의 크기는 제각각이었다. 새누리당 김재경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30개 대기업 그룹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기요금을할인받은 금액은 약 3조8000억 원이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된 한전의 적자 3조1000억 원을 웃도는 금액이다. 삼성이 7500억 원을 할인받아서 1위를 기록했고, 5200억 원을 할인받은 현대차가 그 뒤를 이었다.

또 민주당 노영민 의원은 당시 국감에서 "전기요금 종별 평균 판매지수(100)가 주택용은 134.5이고, 일반용(공공, 영업용)은 111.5인 반면 산업용은 89.5로 낮다"라며 "대다수 국민은 전기요금을 11.5~34.5%의 비율만큼 더 내고 기업은 10.5% 정도 덜 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53%가 산업용인데,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프랑스, 영국, 독일, 일본 등의 전기요금의 절반 정도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현행 전기요금 체계의 가장 큰 수혜자가 누구인지는 금세 드러난다.

바로 대기업이다. 따라서 이들의 책임이 보다 뚜렷해져야 옳다. 대기업이 값싼 전기로 원가 경쟁력을 누리는 게 왜 나쁘냐고 따질지도 모르겠다. 이렇게라도 한국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면 좋은 일 아니냐고 말이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다. 한전이 대기업에 전기요금을 깎아주느라 생긴 적자는 결국 국민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 크게 보면, 대기업의 전기요금을 국민이 세금으로 대신 내준 셈이다.

물론, 대기업에 전력을 싸게 공급하는 산업정책은 현 정부만 취한 게 아니었다. 에너지 소비가 많은 중화학 공업 육성에 골몰했던 박정희 정권부터 내려온 전통이다. 다음 세대에 치명적인 부담을 안겨줄 원자력 발전을 마구 도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간의 혜택에 따른 책임을 물을 때가 됐다. 대기업에 대한 '묻지마 특혜'는 낙수 효과에 대한 믿음 속에서 정당화됐다. 그런데 그 믿음이 깨졌다. 공룡이 된 대기업은 낙수 효과는커녕 비정규직을 늘리고 중소기업을 수탈한다. 심지어 동네빵집,문구점 등 영세 상인들의 몫까지 집어삼킨다. 산업용 전기요금 문제가 보다 적극적으로 공론화돼야 하는 이유다.

 ▲ 전열기를 판매하는 매장 풍경. 전기를 열로 바꿔서 사용하는 것은 에너지 효율 차원에선 몹시 어리석은 일인데, 한국에선 그게 자연스럽다. 원가 이하로 책정된 전기요금이 그 이유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