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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26일 수요일

박근혜 사과이후에도 지지율은 하락세?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9-26일자 기사 '박근혜 사과이후에도 지지율은 하락세?'를 퍼왔습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내년 복지예산 100조? 복지비중은 처음으로 줄어

정부가 2013년도 새해 예산안을 342조 5000억 원으로 책정했다. 성장률을 4%로 잡아 부풀린 것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늘렸다던 복지예산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비중은 되레 줄었다는 분석(한겨레)이 나왔다. 또한 정부의 0~2세 무상보육 정책 폐기에 대해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후보 등 차기 대선주자들이 일제히 비판하고 나서기도 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5·16, 유신, 인혁당 관련 사과를 했으나 여전히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그러나 반대로 사과 기자회견을 계기로 지지율 추락이 바닥을 쳐 회복하게 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한 곳(조선일보)도 있었다.
다음은 26일자 아침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박근혜 “무상보육 국회서 해결하겠다”)
-국민일보 (성범죄 방지 예산 54% 늘린다)(사진톱뉴스 [일-대만 센카쿠서 첫 ‘물대포 충돌’])
-동아일보 (북 풍계리 핵실험장 새 갱도 붕괴)
-서울신문 (내년 예산 342조…올해보다 5.3% 증가)
-세계일보 (대선주자 빅3 관련 90일간 구글 검색량 살펴보니…박근혜 2.5배 < 문재인 1.0배 < 안철수 5.0배)
-조선일보 (내년 복지예산 100조원 넘어)
-중앙일보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사업 예산 551억 쓰고 좌초 위기)
-한겨레 (복지시대 역주행…내년 예산안 복지비중 첫 감소)
-한국일보 (정부-대선후보 ‘무상보육’ 충돌)

박근혜 사과에도 지지율 하락세는 여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과거사 관련 사과를 계기로 유력 후보 간 지지율이 어떻게 변화할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신문 등에 따르면, 박 후보 사과 당일인 24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서는 박 후보의 지지율이 문재인 민주통합당·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와의 3자 구도에서 사흘 전 조사 때보다 소폭 떨어지고 이들 각자와의 양자대결에서는 격차가 더 벌어진 채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는 전국 1500명을 대상으로 한 24일 조사에서 다자대결에서는 박 후보 36.4%, 문 후보 20.4%, 안 후보 32.0%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1일 조사에 비해 박 후보는 지지율이 1.9% 포인트 줄어든 반면 문 후보는 0.2% 포인트, 안 후보는 2.3% 포인트 올랐다.
박 후보와 문 후보의 양자대결에서는 각각 43.3%와 48.3%, 박 후보와 안 후보의 대결에서는 각각 40.9%와 50.9%의 지지율을 보였다.

서울신문 9월 26일자 3면

양자대결에서는 박 후보가 문 후보나 안 후보에게 사흘 전보다 더 큰 격차로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박 후보의 사과 기자회견이 아직 여론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25일 “지난 주말인 22~23일을 거치며 안 후보가 상승세를 보인 여론조사 결과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안 후보에 대한 밴드왜건 효과(선거에서 우세해 보이는 사람을 지지하는 현상)가 커진 반면 박 후보의 과거사 관련 사과는 아직 지지율 추이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서울신문은 전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박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가 멈추고 반전될 것인지는 추석 연휴 뒤에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지지율 하락세 바닥쳤다?

이에 반해 박 후보의 지지율 추락이 바닥을 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조선일보는 “급한 내리막 추세를 보이던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지지율이 24일 역사 인식과 관련된 사과 기자회견 이후 바닥을 치는 듯한 분위기”라며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새누리당 지지층과 박근혜 마니아층이 회견을 계기로 버팀목 역할에 나선 것 같다’고 봤다고 분석했다.
매일 여론조사를 하고 있는 아산정책연구원·리서치앤리서치가 사과 회견이 있던 지난 24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48.6%, 박 후보는 40.6%를 기록했다. 박 후보는 전날과 비교해 1.3%포인트가 하락했지만 5.5%포인트 하락한 직전 주말보다는 낙폭(落幅)이 줄었다.

조선일보 9월 26일자 5면

또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의 양자 대결 조사에선 전날보다 0.1%포인트 오른 45.2%를 기록, 문 후보(42.8%)를 앞섰다. 박 후보는 3자 대결 조사에서도 23일에 이어 24일에도 37.0%를 기록했다. 안 후보 29.6%, 문 후보는 20.0%였다. 정례 조사를 하고 있는 다른 조사 회사들도 “최종 정리를 해봐야겠지만 중간 집계 결과로는 박 후보의 하락세가 멈추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고 조선은 전했다.
조선은 ‘급락’하던 박 후보 지지율이 ‘급정거’한 것은 ‘과거사 사과 회견 효과’와 함께 탄탄한 고정 지지층 때문이라는 분석했다. 조선은 한국리서치 김춘석 부장의 말을 빌어 “우리나라 유권자들의 정치 지형은 보수 40%, 진보 40%, 중도 20%로 형성돼 있기 때문에 박 후보의 고정 지지층 40%는 쉽게 무너지기 힘들다”며 “특히 박 후보와 새누리당을 동시에 지지하는 25%와 박 후보만 지지하는 10% 등 35%는 매우 견고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심상찮은 부산 경남 민심…야권 지지율 급상승

부산·경남(PK) 민심이 심상찮다. 대선을 80여 일 앞둔 지금 표심 지형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야권 후보 지지가 40%대까지 오르면서 전통적 새누리당 지지 기반이던 여론 지각 자체가 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24일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 직후 곧장 부산을 찾아 이곳에서 지방민생 행보를 시작한 것도 이런 위기 징후와 무관치 않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21~22일 실시한 조사에서 PK 지역의 경우 다자대결에서 박 후보가 50.7%로 겨우 과반을 점했다. 문 후보 19.4%, 안 후보 20.3%로 야권 후보 지지는 39.7%였다. 한국경제의 22일 조사에선 이 지역에서 박 후보 40.1%, 문 후보 29.9%, 안 후보 20.8%로 아예 야권 후보 지지 표심에 추월당한 결과도 나타났다.

경향신문 9월 26일자 8면

2002년 16대 대선과 비교하면 차이는 뚜렷하다. 당시 이 지역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66.7%(부산)·67.5%(경남)를 얻은 반면 나름 바람을 일으킨 노무현 민주당 후보는 29.9%(부산)·27.0%(경남)에 머물렀다. 그때에 비해 10%포인트 차이가 난다. 경향신문은 “당시 표로 환산하면 부산·경남에서만 35만표 정도 여에서 야로 이동하는 결과”라며 “새누리당 입장에선 70만표를 잃는 효과이다. 새누리당 기반이던 이 지역이 대선 패배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는 그래서 나온다”고 분석했다.
최근의 흐름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 지방선거 당시 야권 성향 무소속인 김두관 후보가 53.5% 득표로 경남지사에 당선됐으며, 부산시장 선거에 나선 민주당 김정길 후보도 44.6%를 득표했다. 총선에서도 부산의 경우 정당득표율로 보면 새누리당 51.3%에 민주당·통합진보당을 합친 야권 득표율은 40.2%로 격차가 확연히 줄었다. 부산 지역 새누리당 한 의원은 “낙동강 전선에 지역구가 8개 중 총선에서 5개밖에 못 이겼다. 이긴 사람들도 모두 4%포인트 정도밖에 표차를 못냈다”며 “여론 구도 자체가 그렇게 심각하게 변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PK 민심이 출렁이게 된 원인에 대해 경향은 “야권의 ‘PK 인물론’과 대구·경북(TK)에 비한 ‘지역 홀대론’이 겹쳐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부 내년 예산 342조 “성장률 장밋빛 전망…얇아지는 지갑” 비판

정부가 25일 발표한 내년 예산안을 보면, 올해보다 5.3% 늘어난 342조 5000억원으로 나라살림(총지출)을 짰다. 이를 두고 서울신문은 1면 머리기사에서 “최근 5년간의 연평균 증가율(4.1%)보다 씀씀이가 다소 커졌다”며 “나라 곳간도 크게 축내지 않고 경기도 부양하겠다는, 즉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심산이지만 ‘첫 단추부터 잘못 꿰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고 지적했다.
올해 우리 경제가 3.3%, 내년에 4% 성장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국내외 경제연구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대부분 2%대로 보고 있으며, 국책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조차 2.5%를 제시했다.
서울신문은 “성장률이 빗나가면 들어올 돈(재정수입)이 모자라게 되고, 이 수입에 근거해 짠 지출도 틀어지게 된다”며 “이런 우려는 당장 올해부터 현실화되는 조짐이다. 올해 국세는 203조 3000억원이 걷힐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정부가 예산을 짤 때 예상치는 205조 8000억원이었다. 2조 5000억원이나 ‘펑크’ 날 위기에 놓인 셈이라고 서울은 우려했다.

서울신문 9월 26일자 1면

기업·산업은행 주식 등을 팔아 37조원의 세외(稅外) 수입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에 대해서도 현실성이 약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서울은 “정부는 올해도 기은 주식 매각대금 1조여원을 예상수입에 넣었지만 단 한 주도 팔지 못했다”며 “이 항목이 ‘0원’이 됐음은 물론이다. 인천공항 매각에 대해서는 여야 할 것 없이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내년에는 국민 1인당 세금 부담액도 크게 늘어난다. 국민 한 사람이 내는 세금이 550만원에 달해 올해보다 31만원 늘어난 수치이다. 서울신문은 “특히 월급쟁이들이 내는 근로소득세가 17% 정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며 “경기 회복 지연으로 ‘벌이’는 시원찮은데 세금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복지시대 복지예산 100조? “복지비중은 감소…그나마 공무원 몫” 비판

내년 예산안 가운데 복지예산은 97조원에 달해 100조원에 육박한다고 평가한 곳도 있으나 한겨레는 되레 복지 비중은 줄었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전체 예산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복지 예산은 올해보다 4.8% 증가한 97조1000억원으로 편성됐다”며 “총지출 대비 복지 지출 비중은 28.3%로, 이는 분야별 예산을 추계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수치”라고 분석했다.
고령화·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복지 지출 비중은 2005년 23.7%에서 올해 28.5%까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해왔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경희대 교수)은 “총지출 가운데 복지비 지출의 감소는 현 정부의 복지에 대한 의지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잘 보여주는 상징적인 지표”라고 말했다.

한겨레 9월 26일자 1면

복지 지출 증가율 자체에 대해서도 한겨레는 “내년도 복지 지출 증가율은 올해의 6.4%보다 낮은 수준으로, 총지출 증가율을 밑돌 뿐 아니라 국방비 증가율(5.1%)보다도 낮다”며 “복지 지출 증가율은 2009년 10.2%에서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국내총생산(GDP)에서 복지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약 9%에 그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9.3%(2007년 기준)의 절반 수준이라고 한겨레는 지적했다. 한겨레는 “격차를 줄이려면 국내총생산보다 복지 지출이 더 빨리 늘어야 하는데도, 우리나라 복지 지출 증가율은 최근 국내총생산 증가율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내년 복지 예산 가운데 가장 크게 증가한 부분은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금’으로 내용을 더 들여다보면, 국민연금 증가분은 9884억 원에 그쳤으나 나머지 9920억 원은 공무원 군인 사학연금 증가분야였다고 한겨레는 분석했다. 전체 복지비 증가분의 20%가 공무원들에게 돌아간 것.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무상보육 정책 폐기 비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25일 ‘0~2세 전면 무상보육’ 정책을 폐기한 정부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박근혜 후보는 이날 강원 양구군 육군 전사자 유해 발굴현장에서 정부의 무상보육 폐기를 놓고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약속한 대로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조윤선 대변인이 전했다.
박 후보는 “새누리당은 이 문제를 두고 정부와 오랫동안 논의하며 관철하고자 노력했지만 전체가 반영되지는 못했다”며 “상위 30%에 해당하는 분들도 다들 빠듯하게 살아가는 젊은 부부들로서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선 후보 역시 이날 진성준 대변인을 통해 “정부의 이번 조치는 보육에 대한 국가 책임을 포기한 것이자, 보편적 무상보육을 열망하는 국민의 요구를 외면한 것”이라며 “무책임한 국정운영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진 대변인은 “이 정책 태동 자체가 총선에서 환심을 사기 위한 것”이라며 “문 후보는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 등을 통해 국가 책임으로 보편적 무상보육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후보도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사회적기업 엠스퀘어에서 열린 정책 포럼에 참여해 “어제 정부가 만 0-2세 전면 무상 보육을 몇 달만에 포기했다”며 “저도 그 소식을 접해듣고 이래서 정치가 불신 받고 정부를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복지는 현실적인 정교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며 “복지를 위해서는 재정과 조세가 통합적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파괴 창조컨설팅 불법혐의 포착…정부 조사 착수

고용노동부가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의 ‘노조 파괴’ 개입 정황을 잡고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또 전국 83개 노무법인과 개업 노무사를 상대로 감사를 벌이고 있다. 노무법인에 대한 정부의 대규모 감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경향은 전했다.
경향에 따르면, 노동부 관계자는 25일 “창조컨설팅이 (노조 파괴를 위한) 부당노동행위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 전담팀을 꾸려 조사에 들어갔다”며 “그동안 내사를 통해 증거를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창조컨설팅은 노사분규로 홍역을 앓은 유성기업과 SJM, 발레오전장을 비롯한 168개 기업과 자문 계약을 맺고 노조 무력화에 앞장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부는 국회 청문회가 열린 지난 24일 창조컨설팅 사무실에 근로감독관을 보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한편, 국회 청문회에서는 창조컨설팅이 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해 회사 측에 컨설팅한 내용이 담긴 문건이 공개됐다. 이 문건에는 창조컨설팅이 노조원 탈퇴 유도, 친기업적인 복수노조 설립 방안을 자문해준 것으로 돼 있다. 청와대·국가정보원·경찰·노동부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한 정황도 드러났다. 창조컨설팅은 최근 폭력으로 문제가 된 SJM과 ‘유령회사’를 앞세워 차명으로 2억원짜리 계약을 맺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여야 의원들은 이 노무법인과 컨설팅을 받은 기업체에 대한 정부의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했다.

일본-대만 순시선 물대포 충돌

일본과 대만 정부의 순시선이 25일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의 영해(영해기선에서 12해리·약 22.2km)에서 서로 물대포를 쏘며 충돌한 사건이 벌어졌다. 10일 일본 정부가 센카쿠 국유화를 선언한 이후 물리적 충돌이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정부 선박 6척도 이날 센카쿠 접속수역(영해기선에서 12∼24해리)에 진입했다고 동아일보 등이 보도했다.

동아일보 9월 26일자 1면

일본 NHK 방송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0분부터 8시 45분까지 대만 어선 약 40척과 대만 해상경비당국 순시선 12척이 센카쿠 영해로 들어왔다. 대만 어선이 선단을 이뤄 일본 영해에 진입한 것은 1996년 홍콩과 대만의 항의선 41척이 이 해역에 진입한 이후 16년 만이다.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순시선 약 30여 척은 마이크로 “영해 밖으로 나가라”고 경고한 후 물대포를 쏘며 영해 진입을 막았다. 이에 대만 순시선은 “이곳은 중화민국 해역이다. 우리는 정당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밖으로 나가 달라”고 중국어로 응수하며 일본 순시선에 물대포로 반격했다. 약 3시간 동안 일본과 대만 선박들이 대치한 후 오전 11시 40분경 대만 어선과 순시선은 모두 센카쿠 영해를 빠져나갔다.

24일 오전 9시 박근혜 후보가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기자회견장에서 과거사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2년 3월 25일 일요일

필리핀, 대만, 태국…핵마피아, 군침을 흘린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03-23일자 기사 '필리핀, 대만, 태국…핵마피아, 군침을 흘린다'를 퍼왔습니다.
핵안보정상회의 대항 국제포럼서 폭로된 '검은 음모'

26일 시작되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의 의제 '핵테러로부터의 안전'에 맞서 '핵으로부터의 안전'을 요구하는 시민사회 진영의 움직임이 먼저 시작됐다.

야당과 시민단체 등이 지난달 꾸린 핵안보정상회의 대응행동은 22일 오후 서강대에서 핵안보정상회의 대응 국제포럼을 열었다. 이 포럼에서는 일본 후쿠시마(福島) 사고 이후 원전의 위험성이 새롭게 부각된 아시아 국가들에서 온 반원전 활동가들이 각국의 원전 실태와 반대 움직임을 상세히 소개했다.

■ 필리핀, 27년 역사의 '웰강 바얀'은 멈추지 않는다

필리핀에서 온 반핵 활동가 에밀리 델라 크루즈에 따르면 필리핀 반원전 운동의 역사는 1985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6월 18일부터 20일까지 수천 명의 대규모 거리 시위대가 수도 마닐라에서 서쪽으로 70km 떨어진 곳에 있는 바탄(Battan) 원전의 가동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전개했다. 이 시위는 그후 '웰강 바얀'(Welgang Bayan, 총파업이라는 뜻의 타갈로그어)으로 불리며 필리핀 반원전 운동의 시발점이 됐다.

크루즈는 바탄 원전이 과거 필리핀의 독재정부였던 마르코스 일가가 휘두른 권력과 부패의 한 단면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내에서도 안전 관리 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던 기업 '웨스팅하우스 일렉트릭'이 세운 바탄 원전은 초기 공사비용 6억 달러가 나중에는 23억 달러까지 불어났고 그 차액은 대부분 마르코스 정권의 주머니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의 국가 부채 20%가 원전 대금으로 채워졌는데, 이는 국민들이 30년 동안 하루 평균 15만5000달러씩 갚아나가야 하는 수준이었다.

환태평양 지진대인 '불의 고리'에 들어가는 필리핀에서 바탄 원전이 위치한 곳도 지진에 취약한 곳이었다. 부패한 정부와 탐욕스러운 '핵 마피아'의 결탁이 국민에게 빚을 전가하고 환경과 인명을 위험 속에 빠트린 셈이다.



▲ 1985년 필리핀 반원전 시위 장면. ⓒ핵안보정상회의 대응행동

시위가 이어지면서 바탄 원전은 1986년 결국 문을 닫고 현재는 관광명소가 됐지만 필리핀 정부의 원전 부활 시도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2008년 아로요 정부 당시 필리핀 상원과 하원에는 바탄 원전의 즉각적인 재가동을 가능케하는 법안이 각각 제출됐다. 그해 11월 필리핀 전력공사와 한국전력공사(KEPCO)사이에 바탄 원전의 재가동과 관련한 타당성 조사를 의뢰하는 양해각서(MOU)가 채결된다. 이듬해 12월 필리핀 전력공사는 한전이 바탄 원전의 재가동이 가능하다는 조사 결과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이러한 국회의 움직임은 제2의 '웰강 바얀'을 불렀다. 바탄 원전의 악몽을 기억하는 국민들은 다시 빠르게 뭉쳐 거리로 나섰고 국회는 결국 회기 중 법안 처리에 실패한다.

2010년 아퀴노 정부가 새로 들어섰다. 베니그노 아퀴노 대통령의 모친 코라손 아퀴노는 마르코스 정권을 무너뜨리고 1986년 대통령에 당선돼 바탄 원전 가동을 중단시킨 당사자였다. 아들 아퀴노 대통령 역시 사회적으로 갈등을 빚는 원전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곧 태도를 바꿨다. 정부는 부족한 전력 공급을 명분으로 새로운 원전부지 조사를 시작했고, 곧 국내외 원전 자본들은 군침을 흘리기 시작했다. 국민들은 2010년 12월 정부가 국제 원전 투자자들을 초청한 회의장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 2011년 3월 필리핀에서 재현된 반원전 시위. ⓒ핵안보정상회의 대응행동

하지만 2011년 3월 후쿠시마 사고가 터지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원전사업 재개를 주장하던 정치인들은 꼬리를 내렸고, 바탄 원전 재가동 계획은 연기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정부는 원전 사업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꺾지는 않았고, 2025년까지 새 원전을 가동시키겠다는 장기 전력 계획을 내놓는다.

크루즈는 "우리가 계속해서 반원전 캠패인을 진행하는 이유는 필리핀 정부가 항상 기업이나 다른 나라 정부와 은밀하게 협상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반원전 운동은) 강력한 세력을 상대하는 것이기에 결코 쉬운 운동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필리핀의 반핵 운동은 정부의 끈질긴 시도에 맞서 이제 정례화하고 있고 후대에게 '웰강 바얀'의 정신을 물려주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 대만,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원전' 랭킹 1, 2위의 나라

대만의 환경운동 단체 환경보호연합(TEPU)을 이끌고 있는 왕주주 칭화대 교수는 의 지난해 조사를 인용해 대만에서 건설 중인 원전 1곳을 포함한 4곳의 원전이 모두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원전 14곳'에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원전 1, 2호기는 인구밀집도가 높은 뉴타이베이시티 인근에 있고, 3호기와 4호기 역시 안심할 수 없는 거리에 놓여 있다.

은 전 세계 211개 원전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 원전을 중심으로 반경 30km 안에 300만 명 이상 인구가 있는 6개 원전을 가장 위험한 원전으로 정했는데, 대만의 원전 1, 2호기가 모두 500만 인구를 30km 안에 두고 있어 1, 2위에 랭크됐다.

왕 교수는 "대만 사람들은 '설마 사고가 나겠나'라고 생각하지만 일본의 전문가들을 만나면 제2의 후쿠시마 사고가 날 가능성이 제일 높은 곳이 대만이라고 말한다"며 "한국 역시 위험성이 상존하는 국가"라고 말했다. 대만은 또 사용후 핵연료의 저장 여력이 한계에 달해 있어 사회적 문제를 빚고 있으며, 대만 내 반원전 단체들은 전체 전력공급의 18.1%를 차지하는 원전을 줄이기 위해 절전 캠페인을 벌여나가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 태국, '후쿠시마'가 살렸다

태국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대안 에너지 프로젝트'(AEPS)에서 온 산티 촉차이참난킷은 태국 정부가 과거부터 원전 계획을 꾸준히 추진해 오면서도 외부적인 환경 때문에 포기해 왔다고 설명했다.

1966년 태국발전공사(EGAT)는 정부에 처음으로 원전 건설 계획을 제안하지만 공교롭게도 당시 태국 안에서 천연가스 자원이 발견됐다. 한동안 천연가스를 이용한 전력 생산에 의지하던 태국은 1996년 다시 원전 건설을 위한 연구를 시작하지만 이듬해 동아시아 경제위기가 터지면서 다시 중단됐다.

2007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태국 군부는 2021년까지 4개의 원전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전력개발계획에 포함시켰다가 2010년 숫자를 5개로 늘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이 태국 내에는 핵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규제당국이 없고, 원전을 운용할 수 있는 인력도 없다고 평가하면서 다시 '난관'에 부닥친다. 그리고 이듬해 후쿠시마 사고가 터지면서 태국은 원전 사업을 다시 3년간 연장했다.

하지만 산티는 "태국은 (다른 국가들에게) 매력적인 신규시장"이라며 "한국이나 중국 등에서 태국 정부에 원전 사업 개발 압력을 가하면서 (원전 도입시) 인적자원 훈련이나 기술 이전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유혹하는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태국 정부가 현재 선정한 5개의 원전 부지는 기술적인 차원에서 타당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 지역에서만 원전 건설을 반대하는 시민 조직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원전이 값싸다는 편견에 쌓인 이들은 베트남과 같은 경쟁국보다 먼저 원전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정부도 전력수요 전망치를 부풀려서 원전의 필요성을 선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내가 태어난 나라지만 어리석다"

이날 포럼에서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북서쪽으로 약 45km 떨어진 이다테무라(飯館村)에서 낙농업을 하던 하세가와 겐이치가 작년 원전 사고 이후 마을에서 겪었던 일을 소개했다. 사고 직후 일본 정부의 사고 은폐 정황을 설명한 그의 이날 발언을 정리했다.

지난해 3월 11일 지진이 났고 12일 후쿠시마 원전 제2호기가, 14일 3호기가 폭발했다. 아무래도 불안한 마음에 14일 마을 대책본부에 찾아사 방사능 수치를 물었더니 40마이크로시버트(μ㏜)라며 엄청난 수치라고 했다. 당시엔 그 수치가 뭘 의미하는 지 몰랐다. 방사능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치가 높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있다. 마을 대책본부를 나서려할 때 '촌장이 이 수치를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나는 본부를 나와 마을 사람에게 사실을 다 알리고 다음날 곧바로 집회를 열었다. "지금 이다테무라는 어마어마한 상황에 빠져있다. 방사능이 엄청나니 밖으로 나오지 말고 특히 아이는 절대 내보내지 말라"고 했다. 그날은 이다테무라의 방사능 수치가 가장 높은 날이었다. 한 기자가 이날 방사능 수치가 100μ㏜를 넘었다고 알려줬다. 그러나 그 수치는 3월 말이나 돼서야 발표됐다.

3월 20일 현에서 '강제는 아니지만 피난하고 싶은 사람은 하라'라는 메시지가 왔다. 우리 마을에 있던 250명 중 35명만이 피난길에 나섰다. 전체 촌민 6600명 중에서는 630명이 떠났다. 이후 나라에서 훌륭한 대학 교수를 이다테무라에 투입했다. 그리고 촌민들은 체육관에 모아놓고 '안전하니까 안심하라'고 했다.

하지만 그 중에 교토대에서 온 교수 그룹은 이 지역의 방사선량이 공포스러운 수준이라고 했다. 이렇게 높은 수치임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는 걸 믿을 수 없다고 했다. 교수 그룹이 그 데이터를 들고 촌장에게 찾아가 피난을 권했지만 촌장은 데이터를 공표하지 말라고 압력을 넣었다. 촌장과 마을의 어른들은 마을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을 사람들은 계속 피폭을 당해갔다. 그런데 이후 일본 정부는 우리 지역을 계획적 피난 구역으로 설정한다. 하루 전까지도 마스크도 쓸 필요 없다고 하던 대학 교수들은 그제서야 위험하니까 떠나라고 했다.

기르던 소에서 짜낸 우유를 매일 땅에 버렸다. 계획적 피난지구로 설정되면서 소를 키워도 안되고 옮겨도 안된다고 했다. 소을 두고 사람만 떠날 순 없었다. 그러다가 소를 2마리 도축해서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지 않으면 낙농가 소 전부를 도축해도 좋다는 지시가 왔다. 유통시켜도 좋다는 뜻이었다. 그 소가 햄버거가 될지 소고기국이 될지 모르지만 그렇게 따를 수밖에 없었다.

도축을 위해 소가 트럭에 실려 떠나가던 날 한 주민은 차를 쫓아가면서 연신 미안하다고 흐느꼈다. 소를 키우고 싶어 귀농한지 10년이 됐던 청년도 눈물을 흘렸다. 모두가 그런 심정이었다.


ⓒ모리즈미 타카시

드디어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사건이 터졌다. 이웃에 사는 친구가 '핵발전소만 없었다면'이라는 글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나는 원동력을 잃었다. 핵발전소만 없었다면. 남은 친구들은 원전에 지지 말고 힘내라. 먼저 가는 걸 용서하라'라고 유서를 남겼다. 그에겐 7살, 5살 자식이 있었다.

원전은 일본에서 국책사업으로 추진됐지만 이 사고가 난 이후에야 대책이 제대로 세워지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마을 사람들은 계속 피폭 위험을 무릅쓰고 논의 잡초를 베어내며 마을을 지키고자 한다. 가장 불쌍한 건 아이들이다. 앞으로 아이들은 이다테무라라는 출생 때문에 60여년 전 히로시마, 나가사키에서 피폭당한 사람들이 받은 차별을 반복할 것이다. 그 차별은 이미 벌어지고 있다. 국제사회가 그러한 차별이 없는 사회 만들도록 도와야 한다고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사고가 마치 끝난 것처럼 수습 선언까지 했다. 터무니없는 얘기다. 녹아내린 핵연료가 어떻게 됐는지 아무도 확인인 사람이 없다. 사고 원전에서 핵연료 꺼낼 방법도 알지 못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다른 핵발전소 재가동을 꾀하고 있고 수출도 시도하고 있다. 내가 태어난 나라지만 얼마나 어리석은지 모르겠다. 저는 이 사고를 잊혀지게 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국제적 여론이 나서 일본이 바뀌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봉규 기자

2012년 1월 16일 월요일

[사설] 국민당 압승으로 이끈 대만 ‘햇볕정책’, 눈여겨봐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1-15일자 사설 '[사설] 국민당 압승으로 이끈 대만 ‘햇볕정책’, 눈여겨봐야'를 퍼옸습니다.
엊그제 대만 총통·입법위원 선거에서 집권 국민당이 압승했다. 예상 밖의 국민당 압승은 대만-중국 양안관계 안정과 경제성장을 안겨준 대만식 ‘햇볕정책’에 대한 대만 국민의 지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이로써 경제적 통합이 급속히 진행돼온 사실상의 양안 통일 과정엔 가속도가 붙게 됐다. ‘선경후정’(경제 우선 정치 다음), ‘선이후난’(쉬운 것 먼저 어려운 것 나중)을 앞세운 대만과 ‘이경제정’(경제로 정치 제압), ‘선양후요’(먼저 양보하고 뒤에 요구)를 내건 중국의 상호 실용주의가 만들어낸 이런 변화는, 소모적 대치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우리의 남북관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
이번 선거일에 맞춰 중국 내 대만 기업인 20여만명이 국민당에 표를 몰아주러 일시 귀향한 사실은 인상적이었다. 중국에서 활동중인 대만 기업인 약 200만명의 10%에 상당하는 수라고 한다. 대만 유권자가 1800만명 정도인 점을 생각하면 엄청난 수다. 이들이 10%대를 넘기기도 한 최근의 대만 경제 성장 및 활성화의 핵심 기여자들이다.
2008년 출범 뒤 군사·안보 긴장을 줄이고 경제 살리기를 우선한 마잉주 정권은 중국과 경제협력기본협정을 체결해 경협을 지원했다. 통상·통항·통우(체신)의 ‘대3통’을 성사시켰고 중국인개인의 대만 관광까지 허용했다. 적어도 경제적으로 양안은 이미 통합됐다고도 할 수 있다. 이런 양안관계 안정과 경제효과가, 마잉주가 득표율 51.6%로 차이잉원을 6%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지역구 79석 가운데 국민당이 48석(민진당 27석)을 차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민진당 득표수도 적지 않았다. 이는 양극화로 소외당한 사람들의 울분과 중국으로의 흡수통합을 우려하는 민심의 반영이다. 하지만 변화를 바란 약 80만명의 이번 선거 첫 투표 연령층조차 예상을 깨고 야당에 몰표를 던지진 않았다. 양안 및 대만 내부 갈등 심화로 어려웠던 2000~2008년 민진당 집권 때의 경험이 작용했을 터이다.
평화협정 논의조차 뒤로 미뤄버린 양안의 경제우선 실용주의 접근이 공산당과 국민당의 오랜 유혈항쟁의 날 선 기억마저 누그러뜨리면서 상생의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 환경이 달라 같은 잣대를 들이댈 순 없지만, 본격적인 햇볕정책을 먼저 시작했던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 많은 대만 선거였다.

2011년 12월 15일 목요일

[사설] 일본, 수요시위 1000회 피맺힌 외침이 안 들리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2-14일자 사설 '[사설] 일본, 수요시위 1000회 피맺힌 외침이 안 들리나'를  퍼왔습니다.
어제 서울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길 건너편에 130㎝ 높이의 작은 소녀상이 세워졌다. ‘평화비’로 이름 붙여진, 작은 의자에 걸터앉은 이 소녀는 일본군 성노예로 희생당한 할머니들의 당시 모습을 상징한다. 어린 소녀의 평화로운 삶에의 희망은 일제의 전쟁범죄로 인해 갈가리 찢겼다. 한맺힌 삶을 살아온 길원옥씨 등 위안부 할머니 다섯명은 평화비 앞에서 각국에서 모인 2000여명과 함께 “일본은 사죄하라”고 피맺힌 절규를 토해냈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수요시위는 이렇게 1000회 행사를 치렀다. 일본 도쿄와 미국 뉴욕, 대만 타이베이 등 세계 곳곳에서도 수요시위 1000회에 연대의 마음을 전하는 다양한 집회가 열렸다.
1992년 1월8일부터 어제까지, 20년 동안 수요일마다 어김없이 열린 수요시위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한과 분노, 슬픔의 역사 자체였다. 1991년 고 김학순 할머니가 “내가 눈을 감기 전 한을 풀어달라”며 위안부의 존재를 처음 알린 뒤, 할머니들은 일본 정부의 전쟁범죄 인정과 공식 사죄, 법적 배상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왔다.
군대 위안부에 대한 일본의 책임은 이미 국제적으로 판정이 내려진 상태다. 1996년 국제노동기구(ILO)는 일본 정부의 보상을 촉구했고, 1998년 유엔 인권소위는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을 인정했다. 2007년엔 미국과 유럽연합 등의 의회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결의안이 채택됐다.
하지만 일본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을 통해 식민지배의 책임 문제가 모두 청산됐다며 꿈쩍도 않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일본에 대한 적극적인 압박을 사실상 꺼려왔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8월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위헌”이라고 결정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10월 서울에서 열린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를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위안부 생존자는 234명에서 63명으로 줄었다. 올해에만 16명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이제 정말로 시간이 촉박하다. 조금만 더 지나면 일본은 진정으로 사죄할 대상을 마주할 길마저 잃게 된다. 일본의 침묵은 여성들을 일본군 성노예로 내몬 비인도적 범죄행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위안부 문제를 공식 인정하고 사죄·배상하지 않는 한 일본은 지구촌의 평화와 공존을 거론할 자격이 없다.

2011년 12월 8일 목요일

"오바마 정부의 '중국 견제' 핵심은 석유 수송로 장악'


이글은 프레시안 2011-12-07일자 기사 '"오바마 정부의 '중국 견제' 핵심은 석유 수송로 장악''을 퍼왔습니다.
[해외시각] "석유로 중국 목을 죄겠다는 미국의 위험한 불장난"

미국이 최근 외교안보적 차원에서 중국을 압박하는 핵심 사안은 남중국해 문제다. 미국은 인도, 인도네시아,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일본 등 중국을 둘러싼 국가들과 외교적·군사적 유대를 강화하면서 해양으로 뻗어나오려는 중국을 봉쇄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미국의 행보는 남중국해를 장악함으로써 중국의 목줄을 틀어쥐려는 시도라고 마이클 클레어 햄프셔대 교수는 주장했다. 에너지 안보 권위자인 클레어 교수는 6일(현지시간) 미국 웹사이트 '톰디스패치' 기고에서 과거에도 미래에도 국제정치의 장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석유일 것이라며 아태 지역에서 미국의 움직임은 중국의 석유 수송로 인근의 통제력을 강화하는데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클레어 교수는 이같은 미국의 전략이 중국의 반발을 불러와 아시아 지역에서 신냉전을 촉발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석유 수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미국의 에너지 정책 전반에 대해서도 환경 파괴 등의 이유를 들어 우려를 표했다. 다음은 칼럼의 주요 내용이다. (☞원문 보기)

▲지난 1월 백악관에서 공동기자회견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뉴시스

중국에 대한 정책에서 오바마 행정부는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들려 하는가? 중동 지역에서의 재앙과도 같았던 두 개 전쟁을 끝내며 오바마 정부는 아시아에서 새로운 냉전을 촉발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석유는 다시 한 번 지구적 패권의 열쇠로 떠올랐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호주 의회 연설에서 대담하면서도 지극히 위험한 지정학적 견해를 드러낸 것은 미국의 새로운 정책을 나타내는 신호였다. 지난 수십 년간 중동에 집중돼 왔던 미국의 힘의 초점이 아태 지역으로 옮겨지리라는 것이다. 오바마는 "나의 방침은 명확하다"면서 "우리는 미래에도 이 지역에서의 강력한 군사력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 관리들이 이 새로운 정책에 대해 특별히 중국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오바마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이제부터 미국의 군사전략 우선순위는 대테러전략이 아니라 경제적으로 급속히 부상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봉쇄가 될 것이다. 어떤 위험이나 대가가 따르더라도 말이다.

지구의 새로운 중심

미 고위 당국자들은 현재 아태 지역이 세계 경제의 새로운 중심이 되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에 집중하고 중국을 봉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간에 발목이 잡혀 있는 동안 중국이 아태 지역 내에서 영향력을 확장할 기회를 가졌다고 말한다.

2차 대전 이후로 미국은 처음으로 아태 지역에서의 지배적인 경제 행위자가 아니게 됐고, 만약 미국이 세계 최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려면 아태 지역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회복하고 중국의 영향력을 걷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것이 향후 몇십 년 간 미국 외교정책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주장한다.

이 새로운 전략에 발맞춰 오바마 행정부는 아시아에서의 미국의 힘을 강화하고 중국을 수세에 처하게 한 일련의 움직임을 취했다. 호주 다윈기지에 미군 2500명을 파견하기로 한 것이나 지난달 18일 '마닐라 선언'을 통해 필리핀과 긴밀한 군사적 유대관계를 맺기로 한 것 등이 이에 포함된다.

또 백악관은 인도네시아에 F-16 전투기 24대를 판매한다고 발표했고 클린턴 장관은 미국 국무장관으로서는 56년만에 처음으로 중국의 오랜 동맹국이자 국제사회에서 고립돼 있던 버마를 방문했다. 클린턴은 또한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과의 외교‧군사적 유대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세 나라는 모두 중국을 둘러싸고 있거나 중국이 천연자원을 수입하고 자국 제품을 수출하는 해상 무역로상에 있다.

오바마 행정부 관리들의 말처럼, 이런 움직임은 중국이 역내에서 경제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가운데 미국의 외교‧군사적 우위를 극대화하기 위한 의도다. 클린턴은 최근 기고에서 경제적으로 약화된 미국은 더 이상 다수의 지역에서 동시적인 우세를 유지할 수 없음을 암시했다. 미국은 반드시 전장(戰場)을 신중하게 골라야 하며 제한된 자원을 투입해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 권력질서에서 아시아가 갖는 중심성을 감안하면 이는 곧 자원을 아시아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클린턴은 "지난 10년 간 우리는 막대한 자원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쏟아부었다"며 "앞으로의 10년 동안 우리의 리더십과 안보, 이익을 유지하는데 가장 좋은 위치를 점하려면 어디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지 스마트하고 조직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 따라서 앞으로 10년 간 미국의 국가 운영에 가장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는 아태지역에 투자할 외교적 경제적 전략적 자원을 실질적으로 계속 증가시키는 것이다"라고 적었다.

이는 위험한 도발이다. 최근 발표된 조치들은 중국을 둘러싼 해상 군사력 증대와 중국 인접국들과의 군사 유대 강화 등을 수반한다. 이는 중국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며 미국의 침입에 대한 더 적극적인 군사 대응을 선호하는 중국 지도자(특히 군사 지도자)들의 영향력을 강화할 것이다.

미국의 시도가 어떤 형태를 띠든 한 가지는 명백하다. 세계 제2의 경제 대국 중국의 지도자들은 자국 주변에서 미국이 영향력을 강화하는데 대해 중국이 약하고 우유부단하게 대처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놔두지는 않을 것이다. 이는 결국 미국이 2011년 아시아에서 신냉전의 씨앗을 뿌린 것일 수도 있다는 의미다.

미국의 군사력 집중과 잠재적인 중국의 반격 가능성은 이미 미국과 아시아 등 언론에서 토론 주제가 됐다. 그러나 (미중 간) 초기 투쟁의 중대한 한 측면은 전혀 주목받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의 갑작스런 행보가 세계의 최신 에너지 질서에 미칠 영향의 정도가 바로 그것이다. 오바마 정부의 관측처럼 이는 미국에는 우위를, 중국에는 취약성 증대를 가져올 것이다.

새로운 에너지 질서

수십 년 동안 미국은 대부분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수입된 석유에 심하게 의존해 왔다. 반면 중국은 자급자족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2001년 미국은 매일 1960만 배럴의 석유를 소비했지만 자국 내 생산량은 일일 900만 배럴에 불과했다. 매일 1060만 배럴을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은 미국 정책결정자들에게 큰 근심거리였다. 미국은 중동의 석유 생산국과 긴밀하고 군사화된 유대를 맺는 방식으로 대응했고 미국의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때때로 전쟁도 벌였다.

반면 중국은 2001년 석유 소비량이 하루에 500만 배럴에 불과했고 국내 생산량은 일일 330만 배럴이었다. 때문에 중국은 해외 석유 공급자들의 안정성에 크게 목을 매지 않았고 오랫동안 복잡한 외교정책을 통해 개입해 온 미국의 전철을 밟을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현재는 오바마 행정부의 결론처럼 판이 바뀌었다. 중국 경제가 급속히 성장하고 중산층이 출현하면서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은 이미 자동차를 샀다) 중국의 석유 소비량은 급등했다. 중국의 일일 석유 소비량은 2008년 780만 배럴이었으나 2020년에는 1360만 배럴로, 2035년에는 1690만 배럴로 늘 것으로 미 에너지부는 추산했다. 반면 중국 국내의 석유 생산량은 2008년 하루 400만 배럴에서 2035년 530만 배럴로밖에 늘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2008년 하루에 380만 배럴이었던 중국의 일일 석유 수입량은 2035년 1160만 배럴까지 늘어 미국을 추월하게 될 것이다.

한편 미국의 에너지 상황은 좀더 나아지리라고 기대할 수 있다. 알래스카나 멕시코만 인근 의 유전, 몬태나, 노스다코타, 텍사스의 '셰일 오일' 등 미국 국내에서 이뤄질 소위 '힘든 기름'(tough oil. 깊숙이 묻혀 있거나 지질학적으로 시추가 어렵다는 등의 사정으로 채취 비용이 많이 드는 원유 : 옮긴이)의 생산량 증대에 힘입어, 전체 소비량이 늘어나더라도 수입량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중동이나 아프리카보다 서반구의 석유 생산량이 더 많아질 가능성도 있다. 이 역시 캐나다, 브라질에서 더 많은 '힘든 기름' 탐사가 이뤄졌고 콜롬비아의 상황이 안정화되는데 따른 것이다. 에너지부는 미국, 캐나다, 브라질의 석유 생산량이 2035년이면 일일 1060만 배럴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석유 생산량이 감소하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증가다.


▲중국이 남중국해에 설치한 해상 구조물. ⓒ로이터=뉴시스

해양 수송로는 누구의 것인가?

지정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 모든 것은 미국에 이익이 될 것이며 중국은 해양 수송로에서 일어나는 예상 밖의 변화에 더 취약하게 될 것이다. 즉 미국은 오랫동안 자국 외교정책을 지배해 왔으며 스스로를 황폐화시킨 비싼 전쟁으로 자신을 이끌었던 중동 산유국과의 정치적 군사적 유대를 점차 느슨하게 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게 됐다.

오바마가 호주에서 말한 것처럼 미국은 진실로 스스로의 군사적 초점을 재조정해야 할 위치에 와 있다. 오바마는 "값비싼 전쟁을 치른 지난 10년이 지난 후, 미국은 아태 지역의 광대한 잠재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선언했다.

이 모든 것은 중국에는 잠재적인 전략적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 중국의 석유 수입량 중 일부는 카자흐스탄과 러시아의 송유관을 거쳐 오지만 중동, 아프리카, 남미로부터 유조선에 실려 오는 양이 훨씬 더 많다. 그리고 이 유조선을 거쳐 오는 해양 수송로는 미국 해군이 경비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으로 들어오는 거의 모든 유조선은 오바마 행정부가 해군력에 의한 효율적 통제 방안을 찾고 있는 수역, 즉 남중국해를 가로지른다.

오바마 행정부는 남중국해와 인접 해역의 지배권을 확보함으로써 21세기 에너지 질서의 주도권을 획득하려 하고 있는 것이 명확하다. 이는 20세기에 핵무기가 수행했던 협박과 같은 역할이다. 즉 '우리를 압박한다면 에너지 공급로를 차단함으로써 너희의 경제를 마비시킬 것이다'라는 것이 이 정책의 함의다.

물론 이런 이야기가 절대 공식 석상에서 나오지는 않지만 정부 고위당국자들이 이런 노선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중국이 이같은 위험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증거도 많다. 예를 들어 중국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카스피해에서부터 드넓은 아시아 전체를 가로지르는 송유관(또는 가스관)을 건설하려는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오바마의 새로운 전략의 청사진이 명확해질수록 이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이 자신들의 에너지 생명줄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하리라는 것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이런 시도에는 경제적, 외교적 조치가 포함될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같은 지역 국가들과 앙골라, 나이지리아,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주요 석유 공급국들의 환심을 사려 할 것이다.

그러나 오해해서는 곤란한 것은, 군사적 속성을 띠는 조치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함대에 비하면 여전히 작고 초보적인 수준이겠지만 중국이 해군력 강화에 나서리라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 또한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들과의 군사적 유대 강화도 이뤄질 것이다.

게다가 미국은 현재 아시아에서 냉전 시기와 같은 군비 경쟁에 불을 지핀 것일 수도 있다.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어떤 국가든 감당하기 힘든 것이다. 이 모든 것은 긴장을 더 격화시키고 우발적인 사태가 벌어질 위험을 높일 수 있다. 2009년 3월 대(對)잠수함 작전 중이던 미 군함 임페커블호를 중국 해군 함대가 에워싸고 거의 교전 직전 상황까지 갔던 사태와 같이 미국, 중국과 동맹국 군함이 개입된 사건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더 많은 군함들이 더 도발적인 태세로 이 해역을 돌아다니게 된다면 이런 사건이 일어났을 때 더 극단적인 결과가 일어날 위험 역시 증가할 수밖에 없다.

중국에 대한 군사력 우선 정책이 가져올 잠재적 위험과 비용은 아시아 안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에너지 자급률을 높이려 하는 과정에서 오바마 행정부는 극지 탐사, 심해 탐사, 수리학적 파쇄 같은 환경 파괴 우려가 높은 기술들을 승인해 주고 있다. 지난해 4월 멕시코만에서 일어난 딥워터호라이즌호 폭발 같은 환경 재앙이 미 본토에서 일어날 수도 있고 '가장 더러운 에너지'로 불리는 캐나다 '타르 샌드'(tar sand, 모래와 기름이 섞인 물질에서 추출한 석유 : 옮긴이)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수록 온실 가스 배출량이 늘어나는 등 환경 파괴 위험이 커질 것이다. 브라질 인근 등 대서양 심해에서의 석유 생산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모든 상황은 명백히 우리가 환경적으로, 군사적으로, 경제적으로 더 위험한 세계에 살게 되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중동에서 벌어진 재앙과도 같은 전쟁에서 몸을 빼내야 한다는 필요성은 이해할 만하지만, 그런 군사적 지배와 도발을 강조하는 전략을 재차 선택한 것은 분명 반작용을 불러올 것이다. 이는 신중한 태도도 아니며 장기적으로 보아 세계적 경제 협력이 중요한 이 시기에 미국의 국익을 증진시키지도 못할 것이다. 외부 에너지 의존성을 줄이기 위해 환경을 희생한다는 것 또한 말이 안 된다.

아시아에서의 신냉전과 서반구에 걸친 미국의 에너지 정책은 지구 전체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 대립과 환경적 재앙을 불러올 독약과도 같은 정책들은 아직 되돌릴 수 있을 때에 재고돼야 한다. 이런 정책이 훌륭한 통치행위의 표본이 아니라 '바보들의 행진'에 불과하다는 것은 굳이 예언자가 아니라도 누구나 알 수 있다.



/곽재훈 기자(번역)

2011년 11월 30일 수요일

이명박의 '종미'냐 마잉주의 '용미'냐, '국익'에게 물어보라


이글은 프레시안 2011-11-30일자 기사 '이명박의 '종미'냐 마잉주의 '용미'냐, '국익'에게 물어보라'를 퍼왔습니다.
[한반도 브리핑] 대미 FTA 전략의 고수와 하수

대만(타이완)은 한국과 여러모로 닮은 나라이다. 대만은 국제적으로 인정되지는 않지만, 실질적인(de facto) 분단국가이다. 또 한국과 유사하게 수십 년 동안 독재를 경험했으며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룩해 한국과 더불어 동아시아에서 신흥 공업 경제 지역(East Asia's Newly Industrializing Economies)으로 발돋움했고 민주화를 달성하였다.

이러한 유사점은 마잉주(馬英九) 총통과 이명박 대통령에게서도 나타난다. 두 사람은 2008년 정권교체를 이뤘다. 마잉주는 국민당 후보로 총통에 당선되어 8년간의 민진당 집권을 종결시켰으며 이명박은 한나라당 후보로 민주당의 10년 집권을 끝냈다.

마잉주의 정치노선도 이명박 대통령과 유사하게 중도 실용주의였다. 그러나 마 총통의 실용노선과 이 대통령의 실용노선은 내용에 있어서 큰 차이가 있다. 마 총통의 실용주의 노선의 근간은 '대륙과의 통일을 추구하지 않고, 독립을 추구하지 않으며, 무력을 사용하지 않는다(不統, 不獨, 不武)'는 삼불(三不)이다. 아울러 '1992년 양안(중국과 대만) 컨센서스'를 기초로 양안의 평화발전을 추진하는 것이었다. 양안 컨센서스는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그 의미는 양안 쌍방의 각자 해석에 맡긴다(一個中國, 各自表述)'로 요약된다.

이 노선에 따라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해 나아갔다. 격렬한 내전을 겪은 분단국가인 대만에서 '실용노선'이란 중국과 분쟁 또는 전쟁을 피하고 평화롭게 공생 발전하는 것으로 규정한 것이다.

물론 중국과 북한은 매우 다르기 때문에 대만이 보다 수세 또는 순응적인 입장에서 중국과 공생·발전 추진했다고 볼 수도 있다. 즉 힘의 열세에 있는 대만이 거대한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과 공생·발전 말고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연평도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북한과의 군사적 충돌이 언제라도 현실이 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에도 '실용노선'이란 그것이 진정한 '실용'이라면 대만과 크게 다르지 않아야 한다.

마잉주 총통과 이명박 대통령의 '실용노선'은 각기 다른 내용을 갖고 시작되었다. 2008년 3월 정권 교체 이후 대만은 중국과 정치, 경제 등 다방면의 교류협력을 위해 양안회담을 수차례 개최했다. 2010년 6월 29일 중국 중칭(重慶)에서 열린 제5차 양안회담에서는 양안경제협력기구협정(ECFA; Economic Cooperation Framework Agreement)을 정식 체결했다. ECFA채결로 중국은 대만의 539개 품목, 대만은 중국의 267개 품목(조기자유화 대상 품목)에 대해 향후 2년 내에 3단계에 걸쳐 관세를 인하하기로 합의하였다.

반면 한국은 민주당 집권 당시 햇볕정책을 북한 퍼주기로 규정하고 대가없이 북한과 교류하지 않을 것을 천명했으며 2008년 7월 11일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 이후 금강산 관광을 중단시켰다. 그리고 2010년 3월 천안함 사건이 일어나자 남북 교류협력과 관련된 인적·물적 교류를 중단하는 이른바 5.24 조치(①북한선박의 남측 해역 운항 전면 불허 ② 남북교역 중단 ③남측 국민의 방북 불허 ④북한에 대한 신규투자 불허 ⑤대북지원 사업의 원칙적 보류 등)를 취했다. 이로써 남북관계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최악으로 치달았다.

대만의 실용주의는 현실에서 국익 강화로 나타나고 있다. ECFA에 규정에 힘입은 대만의 대중국 수출은 2011년 들어 5개월간 12억 달러에 달했으며 관세절감만도 3069만 달러였다. 이에 힘입어 2010년 대만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전년 대비 10.82% 증가한 14조2000억 위안을 기록했다. 이것은 1986년 이래 24년 만에 최고치로 중국의 지난해 성장률(10.3%)보다도 높은 수치였다. 경이로운 경제성장과 무역흑자에 힘입어 대만은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외채의 최종 상환 분 23만8000달러를 9월 15일자로 상환해 외채 제로 국가가 되었다.

양안관계가 안정되자 대만을 방문한 관광객도 지난 3년간 급속히 증가(2008년 연인원 300만 명에서 2010년 556만 명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타오위앤(桃園) 국제공항의 승객 및 화물 운송량은 아시아 네 마리 호랑이(싱가포르, 홍콩, 한국, 대만) 중 꼴찌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1위로 뛰어올랐다.

미국에 본부를 둔 '비즈니스 환경 리스크 정보'(BERI)는 2010년 9월 발표된 올해 2차 투자환경 평가 보고서에서 대만의 투자환경이 올해 1차 평가 때보다 한 단계 상승해 노르웨이와 공동으로 3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ECFA 체결 등으로 양안관계 정치 리스크가 크게 감소된 것이 대만의 투자환경 순위 상승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 내년 1월 재선에 도전하는 마잉주 대만 총통이 지난 22일 타이베이의 미 상공회의소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대만이 양안관계 개선에만 올인하는 것은 아니다. 무역의존도가 늘 100%가 훨씬 넘는 대만(2010년 기준으로 125%)에 다른 나라와의 무역을 수월하게 할 수 있는 통상조약은 국익을 극대화하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경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21세기 들어 대만은 미국, 일본, 한국,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태평양 국가들과 경제협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는 2002년부터 자유무역협정(FTA)을 조심스럽게 타진해 왔다. 대만에 미국과의 FTA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할 수 있다.

한미 FTA 추진 배경에는 경제논리 이외에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정치논리가 있듯이 강대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과 대치하고 있는 대만에게 미국의 협력 강화는 한국이 한미 FTA에서 갖는 의미보다 더 클 수 있다.

그러나 대만은 철저한 그리고 진정한 실용주의를 택했다. 대만은 양안관계의 안정화를 가장 중심에 두고 이것을 바탕으로 전 세계 시장과 중국시장을 잇는 가교 역할을 담당해 대만의 지위 제고를 궁극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적중하고 있다고 평가될 수 있다.

대만이 중국과 ECFA를 체결하자 미국 내에서 조속히 대만과 FTA를 채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연방 상원에서 나오고 있다. 연방 상원의원이며 과거 부통령 후보였던 조셉 리버만은 한국에 이어 대만과 빠른 시일 내에 FTA를 채결해야 한다고 오바마 행정부에 요구했다. 그에 따르면 ECFA로 양안 경제관계가 대만-미국 경제관계보다 더 자유롭다면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대만과 FTA를 맺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대만은 미국과의 FTA 협상에서 결코 불리한 입장이 아니다. 또한 중국과의 협상에서도 불리하지 않다. 미국에 FTA를 제안하며 적지 않은 양보를 감당해야 했던 한국과 매우 대조적이라 할 수 있다.

분단국가에게 국익의 핵심은 대립과 대결을 지양하고 공생, 평화 그리고 나아가서는 통일을 지향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이루기 위해서 정책적으로 이념적 편향을 뛰어넘어 '실용'을 택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고 이치에 맞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현 정부가 내걸었던 실용(實用)은 실용(失用)이 되어버렸다.



/박후건 경남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