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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21일 목요일

해외 동포 사이트에서도 여론 조작 흔적 발견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3-20일자 기사 '해외 동포 사이트에서도 여론 조작 흔적 발견'을 퍼왔습니다.
특정 아이피 주소로 캐나다, 일본, 피지, 인도네시아 세계 각국 사이트에 정치적 게시물 올려

국가정보원의 국내 정치개입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특정 아이피 주소로 해외 한인교포와 유학생 커뮤니티 사이트에 접속해 정치적 게시물을 올린 흔적이 발견됐다. 특정 집단이 국내뿐 아니라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여론 조작을 했다는 의혹이 일 것으로 보인다. 재외 동포를 대상으로 한 재외 선거는 사상 처음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실시됐고, 지난 대선에서도 재외 선거가 치러졌다.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큐슈대학 한국인 유학생회 홈페이지에는  북풍을 조장하는 게시물이 연달아 올라왔다.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채현욱 유학생회 회장은 유학생회 홈페이지는 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한 커뮤니티 사이트인데 워낙 비난성 목적의 게시물이 특정 아이피 주소로 올라와 삭제했다고 밝혔다.
채 회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빨갱이에 대한 비난성 글이었다. 북한에 대해 비판할 수 있지만 상식을 벗어나 북풍을 조장하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글들이 많았다"면서 "관리자 입장에서 우리 홈페이지에 올라온 것을 그대로 두면 해당 글의 주장을 옹호한다는 느낌을 줄 것 같았고 정치적으로 누구를 지지하거나 강요할 수 없다는 생각이기 때문에 관련 게시물을 지웠다"고 전했다.
문제의 게시물은 아이피 주소 '61.14.***.215', 61.14.***.217', '61.14.***.219'로 올린 것인데 게시자는 해당 아이피 주소로 일본 한인 유학생회 사이트뿐만 아니라 캐나다 소재 한인교포 사이트, 피지 한인회, 인도네시아 한인포털커뮤니티 등에도 비슷한 글을 올렸다. 해외 교포를 대상으로 여론을 조작하려 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 일본 규슈 대학 한인 유학생회에서 특정 아이피 주소 게시물을 삭제했다는 공지문.

채현욱 회장은 "홈페이지 보호 차원에서 해당 아이피 주소를 검색한 결과(구글링 검색) 일본 동경으로 등록된 아이피 주소로 나왔다. 하지만 해당 아이피 주소로 미국 등 세계 각지 인터넷 사이트에 우리 홈페이지와 비슷한 글을 올려놓은 것을 발견했다"면서 "아무런 이유와 목적 없이 이 같은 행위를 할 수 없는 일이다. 여론 조작 의혹에 대해 충분히 의심할 여지가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아이피 주소 '61.14.***.215'로 실제 구글링 검색 결과 정부 정책을 홍보하거나 북한을 비난하는 게시물을 각국 한인 사이트에 올린 흔적이 발견됐다.
인도네시아 한인포털커뮤니티 '인도웹'에서 아이피 주소 '61.14.***.215'로 올려진 게시물을 검색한 결과 (한국의 유엔안보리 재진출 축하), (MB! 지구 한바퀴를 돌다!), (韓 탄도미사일의 사거리 업그레이드), (정은曰 돈만 주시면 다 드릴게요 형님) 등 이명박 정부의 치적을 홍보하거나 북한을 비난하는 내용들이 확인됐다.

▲ 인도네시아 한인포털커뮤니티 '인도웹'에서 아이피 주소 '61.14.***.215'로 올려진 게시물 리스트.

피지한인회 사이트에서도 아이피 주소 '61.14.***.215'로 올려진 게시물이 발견됐다. 아이디 '묵념'인 올린 해당 게시물은 북한지역 국군 전사자 유해가 62년 만에 고국의 품으로 돌아온다는 언론보도의 내용이다.
오세우 피지 한인회장은 전화통화에서 "'61.14.***.215' 아이피 주소는 피지 한인회 내의 아이피 주소는 아니고 다른 국가에서 올린 게시물로 파악했다"면서 "관련 게시물이 특정 정당을 홍보하고 비난하는 내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지 한인회 사이트 이용자는 "한국 떠나 외국서 열심히 사느라 바쁜데 왜? 여기까지 와서 쥐알밥질이냐"면서 '61.14.***.215' 아이피 주소로 올려진 게시물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드러냈다.
캐나다 동부 교민 커뮤니티인 '한카' 사이트에서도 '61.14.***.215' 아이피 주소로 정치적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온 뒤 삭제됐다. 사이트 관리자는 자유게시판을 통해 "IP : 61.14.***.215~219 발 관련 글은 모두 스팸으로 간주하고 허용치 않겠다. 특정 정당의 정치 활동 의심글은 사양한다"고 밝혀 해당 아이피 주소로 정치적 내용의 게시물이 집중적으로 올라왔음을 시사했다.
국내 사이트에서도 아이피 주소 '61.14.***.215'로 올려진 북한 관련 게시물이 발견됐다. 한 연구회 사이트에서는 북한 주민의 식량난을 전하는 언론 보도가 게재돼 있고 나로호 발사 성공 가능성을 점치는 게시물도 올라와 있다. 재향군인회 육군게시판에도 '61.14.***.215' 주소로 레바논에 파병된 우리나라 동명부대의 활약상을 자랑하는 내용의 게시물도 눈에 띈다.
특히 국정원이 여론 조작 근거지로 활동했다고 의혹을 받아온 오늘의유머 사이트에서도 아이피 주소 '61.14.***.215'로 올라온 게시물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게시자는 '61.14.***.215' 아이피 주소로 최소 20개 이상 아이디를 번갈아서 사용해 북한과 관련된 게시물을 집중적으로 올렸다. 북한의 식량난을 비난하는 내용, 한미 미사일 사거리 연장 소식, MB 러시아 APEC 정상회의 참석을 홍보하는 글 등 한인 교포 사이트에서 발견된 내용과도 비슷하다.

▲ 인도웹에 올려진 MB치적 홍보 게시물

▲ 오늘의 유머사이트에서 아이피 주소 '61.14.***.215'로 올라온 MB 치적 홍보 게시물

관련 의혹을 제시한 누리꾼은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관련 게시글 내용으로 미뤄볼 때 국방부나 청와대에서 비선라인으로 활동하는 사람의 게시물인지 알았는데, 게시물 패턴을 분석해보면 국정원 직원 김씨와 너무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오늘의유머 사이트를 제외한 다른 포털이나 사이트에서는 아이디 검색이 되지 않는다는 점, 댓글이 없는 등 게시물에 대한 반응이 없는데도 꾸준히 게시물을 올리는 행태는 국정원 직원 김씨의 게시활동 패턴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누리꾼은 “활동 패턴으로 보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한데 정권이 유지되면 자기네들을 조사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배짱을 갖고 해외 동포를 대상으로한 여론 조작을 한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2012년 6월 12일 화요일

"한국인 갑판장은 우리를 짐승처럼 다뤘다"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6-11일자 기사 '"한국인 갑판장은 우리를 짐승처럼 다뤘다"'를 퍼왔습니다.
[현장] 인도네시아 선원들, 사조오양 항의 기자회견... 회사측, 전면부인

▲ 한국원양어선 오양75호에서 일하다가 한국인 선원에게 폭행과 임금체불까지 당한 인도네시아 선원 수기토(Sugito)와 시소로(Sisworo)가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사조오양 본사 앞에서 자신들을 돕고 있는 활동가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사조오양의 인도네시아 선원들에 대한 인권침해와 임금체불 해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기사보강: 11일 오후 6시 32분]

2011년 6월 19일. 뉴질랜드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조업하던 한국 원양어선에서 인도네시아 선원 32명이 '집단 탈출'했다. 한국인 선원들의 폭력과 임금체불을 견디지 못해서였다. 이들은 한국인 갑판장과 선원들로부터 언어적·물리적 폭행 그리고 성추행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해당 선박은 '오양맛살'로 유명한 사조오양 소속 '오양 75호'. 뉴질랜드 오클랜드 대학에서는 한국 원양어선의 인권침해에 대한 보고서가 발표되었고, 이 문제는 연일 뉴질랜드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지난 3월, '수많은 외국원양어선 가운데 유독 한국 배에서만 문제가 발견되었다'는 뉴질랜드 정부의 보고서가 나오자, 한국 정부는 합동조사단을 구성했다.

5월 27일부터 지난 2일까지 뉴질랜드 현지에서 조사를 벌인 합동조사단은 한국인 선원 4명이 인도네시아 선원들을 지속적으로 폭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임금체납'과 관련해서는 선원들과 사조 측의 주장이 엇갈려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차장은 "뉴질랜드 정부가 규정한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하면, 선원들이 받지 못한 임금은 약 4억 원"이라고 말했다. 

"매일 인권침해 당해...쉬지않고 이틀동안 일한 적도"

2012년 6월 11일, 서울 서대문 사조오양 본사 앞에 검게 그을린 얼굴의 두 인도네시아 청년이 섰다. 이들은 6시간의 비행 끝에 지난 8일 서울에 도착했다. 각각 인도네시아, 뉴질랜드에서 온 활동가 레트노(Retno), 일리아나(Elyana)와 함께였다. 본사 건물에는 '세계최다참치선단 사조회참치'라는 문구가 선명했다.

기자회견은 국제민주연대, 공익법센터 어필, 민주사회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등이 함께 주최했다. 50일 넘게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골든브릿지 증권 노조 조합원들도 참석했다. 같은 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한국 대사관 앞에서도 집회가 열렸다고 한다. 

마이크를 든 수기토(Sugito)는 착잡한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외국인 활동가들이 그의 말을 영어로 옮기자, 한국인 활동가들이 이를 다시 통역했다. 수기토는 한숨을 내쉬었다.

"매일 인권침해를 당했다. 임금을 체불하고 성희롱을 했다. 장시간 동안 일해야 했다. 사조오양 측에 의해 인권유린을 당했다. 이를 항의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이어 시소로(Sisworo)가 마이크를 받았다. 그는 뉴질랜드 해역에서 일하기 전, 스페인 해역에서도 사조오양 어선에서 일했다.

"사조오양에서 7개월 간 임금을 체불 당했다. 스페인 해역에서 일할 때, 갑판장에 의해 언어적으로 물리적으로 폭력을 당했다. 갑판장은 우리를 마치 짐승처럼 대했다. 쉬지 않고 이틀 동안 일한 적도 있다. 우리는 뉴질랜드에서 규정하고 있는 수준에 맞는 임금을 받기를 원한다. 밀린 임금을 달라. 이것은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정당한 권리다."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 인권단체 ATIK Indonesia 대표 레트노는 "사조오양은 인도네시아 선원들의 인권을 침해했다"면서 "이것은 모든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들의 문제"라고 말했다. 레트노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인력송출정책에 따라 수많은 국민들의 원양어선에서 일한다"면서 "원양어선에서 일하는 많은 노동자들이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레트노는 다음과 같이 외쳤다.

"우리는 이주노동자다. 노예가 아니다."

뉴질랜드에서 24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온 일리아나는 자신을 "인도네시아 선원들의 어머니"라고 말했다. 그는 "2006년부터 한국선박에서 일하는 인도네시아 선원들을 지원해왔다"면서 "한국선박의 생활과 시스템은 정상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일리아나는 사조 측의 대응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한 번은 사조오양 고위급 간부가 뉴질랜드로 찾아왔다. 그가 원하지 것을 얻지 못하자, '탐정을 고용해서 뒤를 밟겠다'고 하는가 하면 도청을 했다"면서 "너무 무섭다, 지금까지도 두렵다"고 말했다. 나현필 사무처장은 "일리아나가 한국에 오기 전 자신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느냐고 물었을 때 너무도 부끄러웠다"고 덧붙였다.

"사조오양에서 나온 음식, 도덕적으로 깨끗하지 않다"

▲ 한국원양어선 오양75호에서 일하다가 한국인 선원에게 폭행과 임금체불까지 당한 인도네시아 선원 수기토(Sugito)와 시소로(Sisworo)가 방한한 가운데,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사조오양 본사 앞에서 열린 사조오양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활동가가 '우리의 아이들에게 인권 침해 기업의 제품을 먹일 수 없습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자신들을 폭행했던 한국인 선원들, 임금을 체불한 사조 측을 상대로 고소·고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국가인권위, 정부 합동조사단과의 면담도 예정되어있다.

김종철 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는 "폭행 및 성추행을 가한 한국인 선원들에 대해 12일 인천 해양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사조오양 측의 문서위조, 공무집행방해에 대해서도 고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또한 "임금체불과 관련해 선박을 압류하거나, 한국인 선원들을 제대로 관리감독 하지 못한 사조오양 측에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사조오양에서 나온 음식이 도덕적으로 깨끗하지 않다는 음식도 있다는 것을 알리겠다"고 경고했다.  

사조오양 측, 인권-임금문제 전면부인

한편, 사조오양 측은 (오마이뉴스)에 보낸 답변서를 통해 인도네시아 선원들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먼저, 인권문제와 관련해 사조오양은 "외국 선원이 없으면 조업이 불가한 상황에서 그들을 인간적으로 대우하지 않고 폭력과 성희롱으로 인권유린을 한다는 것은 원양산업을 포기하는 것과 같은 행위"라면서 "현재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한국인 선원의 선상 폭력, 성희롱 등은 아직까지 어떠한 것도 사실로 밝혀진 바 없으며 계속 조사 중에 있다"고 주장했다.

임금문제에 대해서도 "사조오양은 뉴질랜드 수역에서 30년 이상 조업을 해왔으며, 최근 논란이 발생하기 전까지 어떠한 불법적인 행위로 문제가 있었던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뉴질랜드 최저임금법을 잘 지켜왔기 때문에 뉴질랜드 이민국에서 매년 1~2회 실시하는 정기 감사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면서 "임금체불 문제는 무단 이탈한 선원들이 직접 확인하고 서명한 노동시간 내역 자체를 부정하고 더 많은 임금을 지불하라고 요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현진 (hong698)

2012년 4월 29일 일요일

태국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


이글은 뷰스엔뉴스(VIEWS&NEWS) 2012-04-29일자 기사 '태국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을 퍼왔습니다.
인도네시아에 이어 태국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중단 조치를 취해, 국내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압박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미 육류수출협회는 29일 싱가포르 지사로부터 "태국 당국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태국은 미국으로부터 광우병과 관련해 추가 정보를 받을 때까지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광우병 발발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을 발표한 나라는 인도네시아에 이어 태국이 두번째다. 앞서 인도네시아 농무부는 지난 26일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태국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을 발표하면서 수입 중단 거부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MB정부는 더욱 궁지에 몰릴 전망이다. 야당들은 말할 것도 없고 새누리당까지도 즉각적 검역 중단 조치를 촉구하고 나선 마당에 해외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을 발표하는 국가들이 속출하면서, 2008년 광우병 발발시 즉각 수입중단을 약속했던 MB정부의 설 땅은 더욱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내달 2일부터 시민사회단체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4년만에 재개키로 해 정부를 더욱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정부는 검역 중단 조치 대신에 미국에서 정부 조사단을 파견한다는 방침이나 이 정도로 조치로 국민의 대정부 불신이 수그러들지는 미지수다.

이영섭 기자

2012년 1월 27일 금요일

7대경관 재단은 사무실 없는 21세기형 조직?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27일자 기사 '7대경관 재단은 사무실 없는 21세기형 조직?'을 퍼왔습니다.
[인터뷰] 강윤기 KBS (추적60분) PD “국제사기극, 언론 직무유기가 낳은 결과”

“취재과정에서 만난 스위스 방송사의 기자도 ‘왜 한국같은 나라가 그(뉴세븐원더스의 세계 7대경관 선정) 캠페인에 뛰어들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한다”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제주도만이 선정된 과정과 경위에 각종 모순과 거짓 사례를 폭로한 강윤기 KBS (추적60분) PD는 27일 ‘7대경관 의혹’을 두고 이렇게 평가했다.

KBS 추적60분은 지난 25일 밤 7대경관 의혹과 관련해 △취리히 있다는 뉴세븐원더스재단(7대경관 선정 주관단체)의 사무실이 없었으며 △선정후보지였던 몰디브와 인도네시아(코모도섬) 아일랜드 정부가 선정사업 동참을 철회했고 △이 과정에서 몰디브 정부는 재단으로부터 거액을 요구받았다는 사실 등을 폭로했다.
이 방송이 나간 직후인 26일 버나드 웨버 뉴세븐원더스 재단 이사장과 일행이 방한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추적60분에 대해 “비전문적이고 비윤리적”, “한쪽으로 편향된 방송”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전화투표수, 계약내용, 우리 정부의 비용 내역 등 핵심 의혹 사항은 하나도 공개하지 않아 되레 기자회견을 계기로 더욱 의혹이 증폭됐다.


지난 25일 방송된 KBS <추적60분> '제주 세계 7대 경관 의혹의 실체는' 편

추적60분 ‘7대경관’ 편을 제작한 강윤기 KBS (추적60분)PD는 27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재단의 기자회견 내용을 반박하면서도 그동안 언론이 제 기능을 못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며, 추적60분팀 스스로도 반성한다고 고백했다.
강 PD는 ‘약속없이 스위스에 취재하러온 것은 비윤리적’이라는 재단의 주장에 대해 “약속을 깬 것은 그 쪽”이라며 “지난해 12월 30일 재단 관계자는 ‘오늘 안으로 (인터뷰) 약속을 잡아 연락주겠다’고 해놓고 연락이 두절됐고, 그래서 현지를 찾아간 것이다. 이는 약속 이행 여부와 무관하다”고 비판했다.
강 PD는 또 ‘자신들의 반박 의견을 방송하지 않은 이유로 비전문적’이라는 비난에 대해서는 “방송에서 재단의 주장을 상세히 반영했고, 서면답변도 대부분 소개했다”면서 재단이 제작직전에 무리한 요구를 했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재단측에서 25일 방송 당일에 생방송으로 출연하겠다고 했다는 것. 추적60분은 녹화프로그램이다. 제작진은 그래서 방송 전날이라도 영상인터뷰를 하자고 제안했지만 계속 생방 출연을 요구했다고 강 PD는 설명했다. 그는 “녹화프로그램에 생방송 출연하겠다는 것”이라며 “엉뚱한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가 있는 것만 찍었다’는 재단 주장에 강 PD는 “이 프로그램은 7대 경관 선정 사업이 왜 문제가 있는지를 보여주고자 기획한 것”이라며 “재단은 우리 나라에서 이 문제가 왜 논란이 되는지도 모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재단에 대해 “중복 투표해놓고 투표결과도 공개하지 않고, 7개 경관을 선정한다면서 한군데만 선정했다”며 “과연 누가 더 비과학적이고 비전문적인가”라고 되물었다.


지난 25일 방송된 KBS <추적60분> '제주 세계 7대 경관 의혹의 실체는' 편

7대 경관 선정 및 검증 과정, 전화 수익금 배분 구조 등 핵심 의혹사항을 공개거부한 데 대해 강 PD는 ‘철학과 비즈니스 기밀’이라는 주장에 앞서 “그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7대 경관을 선정하면 모두 같은 날 뽑아야지 왜 제주도만 먼저 확정했는지, ‘사무실도 없는’ 21세기 조직이라면서 왜 투표수도 검증을 못하는지, 전 세계 문화유산을 선정하겠다면서 왜 그 과정을 투명하게 내놓지 못하느냐는 것이다.
사무실이 없다는 사실을 21세기형 조직이라고 설명한 재단에 대해 강 PD는 “그렇다면 재단이 처음부터 그렇게 밝혔어야 했다”며 “다른 언론사가 취재했을 때나 지난해 4월 웨버 이사장이 방한했을 때, 심지어 우리가 취재할 때도 재단 대변인은 ‘취리히에 사무실이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지 주소지로 가보니 그 사무실은 박물관이었고, 박물관 근무자는 ‘재단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했다. 그 대변인은 또 뮌헨에서 근무한다고 했다.
강 PD는 “재단이 거짓말을 한 것이고, (그들의 설명은) 모순 투성이”라며 “무엇보다 이런 사실에 대해 혈세 수백억을 쏟아붓게된 제주도는 충분히 확인했어야 했다”며 “간판도 없는 재단이라는 건데, 재단과 제주도측은 ‘문화의 차이’라고만 되풀이했다. 서구의 관광청 관계자 역시 ‘말도 안되는 것’이라고 지적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강 PD는 “캠페인이 비영리(non-profit) 프로젝트라고 말한 적이 결코 없다”는 재단 설명을 두고는 “논박할 가치도 없을 정도로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문제는 수백억의 혈세가 들어갈 판에 우리 국민들은 여지껏 그것을 몰랐다는 점이다. 더구나 이런 얘기를 이제와서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재단이 돈을 요구했다는 추적60분 방송이 거짓말이라면서도 스폰서 제안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한 재단의 주장에 대해 강 PD는 “모든 의혹을 스스로 다 인정했음을 보여주는 말”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만 7대경관에 우선 확정된 이유가 “한국이 검증에 굉장히 효율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웨버 재단 이사장의 주장에 대해서는 강 PD는 모순이라고 강하게 논박했다.
그는 “웨버 이사장 말과 달리 양원찬 범국민추진위 사무총장은 우리 방송에서 ‘이사장과 전화에서 제주도가 자꾸 논란이 있으니 한국이라도 선정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었다”며 “무엇보다 7대 경관 투표가 공정하려면 동시에 선정결과를 발표해야 한다. 다 검증이 안됐는데 한국만 검증됐다는 것은 커다란 모순을 낳는다. 다른 6개국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점수가 더 높게 나오게 되면 순위변동이 생길 수 있고 제주도도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강 PD는 이번 ‘제주 7대 경관’ 의혹을 취재하면서 “제주도측은 추적 60분을 두고 ‘국익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냐’고 반문한다. 하지만 우리는 반대로 방송하는 것이 ‘더 국익에 도움이’ 된다. 신뢰성에 수많은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그저 여론몰이식으로 7개 경관 선정을 홍보하는 것이 더 국익을 해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강윤기 KBS <추적 60분> PD 이치열 기자 truth710@
강 PD는 ‘엄청난 규모의 세금이 들어간다’는 점에 대해 “선정예정지를 보면, 유럽이나 북미, 호주 지역은 한 곳도 없다.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 국가 위주”라며 “그런데 우리는 맹목적으로 따랐을 뿐 검증하지 않은채 문제제기나 검증하려는 곳에 대해 ‘비애국적’, ‘비애향적’이라고 몰아붙이며, 신문엔 광고도 안주고 탄압했다”고 말했다.
이 사건에 대해 강 PD는 “재단이 불법을 한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우리 정부가 여기에 개입했다는 데에 있다”며 “스위스 방송사의 기자도 ‘왜 한국같은 나라가 그 캠페인에 뛰어들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언론의 역할에 대해 강 PD는 언론의 책임방기가 가져온 사례라면서도 자기반성을 하기도 했다.
“언론이 제 역할을 못했으니 이렇게 문제가 커졌다. 지난해 7월 우리도 취재를 하다가 중단한 적이 있다. 당시 회의에서 ‘전 국민적 사업이고, 관광을 중심으로 사는 제주도에서 할 뿐 아니라 자치단체가 하는 사업을 두고 중앙정부 시각으로 재단하지 말자’는 논의에 따라 며칠 취재하다 중단했다. 나 역시 방송에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지금 나온 것처럼 언론이 제 기능 못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돼버렸다. 우리 추적 60분부터 반성하고 고민해야 한다.”

2011년 12월 22일 목요일

[사설] 고장난 ‘원세훈 체제’ 언제까지 내버려둘 텐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2-22일자 사설 '[사설] 고장난 ‘원세훈 체제’ 언제까지 내버려둘 텐가'를 퍼왔습니다.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의 엊그제 국회 정보위 발언이 일파만파를 낳고 있다. 북한의 공식 발표와 달리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용열차가 사망 당일 평양에서 움직인 적이 없다고 밝힌 것 때문이다. 마치 북한의 김 위원장 사망 발표가 조작된 것 아니냐는 의문을 갖게 하는 발언이었다. 반면 군에서는 전용열차가 움직인 것으로 결론지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혼선이 일었다.
우선 최고급 대북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국정원과 군이 이렇게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뒤늦게 국방부가 원세훈 원장의 증언이 맞다고 해명했으나 과연 어떤 게 진실인지는 아직 확인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국회와 정부 얘기를 종합해보면, 원세훈 원장이 확실치 않은 정보를 언급함으로써 혼선을 유발한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폐쇄적인 북한의 움직임을 정확히 파악하는 건 물론 어려운 일이다. 원세훈 원장의 발언도 주한미군 보유 군사위성의 촬영 사진에 의존한 것이었다고 한다. 이 위성은 하루 3~4차례 한반도 상공을 오가며 북한 전역을 촬영한다. 따라서 전용열차가 움직였다가 제자리로 돌아온 것인지, 계속 한곳에 머문 것인지를 확인하기도 힘들다. 그런데도 원 원장이 전용열차가 움직인 적이 없다고 단언한 것은 너무 성급한 발언이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원세훈 원장이 다른 의도를 가지고 이런 발언을 했다면 더 큰 문제다. 민주당 쪽은 정보수집 능력에 대한 비판이 터져나오자 이를 피해보려고 국정원장이 의도적으로 확실치 않은 정보를 흘렸다고 비판한다. “(정보위가) 시작하자마자 묻지도 않았는데 그런 얘기를 했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이 맞다면, 국정원은 김정일 사후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는커녕 책임 추궁을 피하려고 자칫 북한과 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는 무책임한 짓을 했다는 얘기가 된다. 그냥 넘길 수 없는 일이다.
국정원의 무능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지난 2월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에 잠입했다 들통났고, 5월 김정일 방중을 김정은 방중이라고 전세계 언론이 오보를 하게 해 망신을 당한 것도 국정원의 책임이 크다. 이는 이명박 정부 들어 국정원이 국내 정보 기능을 강화하면서 대북 정보 기능을 대폭 축소한 탓이 크다. 이 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정보 문외한인 원세훈 원장을 교체하고 국정원 기능 전반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2011년 12월 8일 목요일

"오바마 정부의 '중국 견제' 핵심은 석유 수송로 장악'


이글은 프레시안 2011-12-07일자 기사 '"오바마 정부의 '중국 견제' 핵심은 석유 수송로 장악''을 퍼왔습니다.
[해외시각] "석유로 중국 목을 죄겠다는 미국의 위험한 불장난"

미국이 최근 외교안보적 차원에서 중국을 압박하는 핵심 사안은 남중국해 문제다. 미국은 인도, 인도네시아,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일본 등 중국을 둘러싼 국가들과 외교적·군사적 유대를 강화하면서 해양으로 뻗어나오려는 중국을 봉쇄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미국의 행보는 남중국해를 장악함으로써 중국의 목줄을 틀어쥐려는 시도라고 마이클 클레어 햄프셔대 교수는 주장했다. 에너지 안보 권위자인 클레어 교수는 6일(현지시간) 미국 웹사이트 '톰디스패치' 기고에서 과거에도 미래에도 국제정치의 장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석유일 것이라며 아태 지역에서 미국의 움직임은 중국의 석유 수송로 인근의 통제력을 강화하는데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클레어 교수는 이같은 미국의 전략이 중국의 반발을 불러와 아시아 지역에서 신냉전을 촉발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석유 수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미국의 에너지 정책 전반에 대해서도 환경 파괴 등의 이유를 들어 우려를 표했다. 다음은 칼럼의 주요 내용이다. (☞원문 보기)

▲지난 1월 백악관에서 공동기자회견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뉴시스

중국에 대한 정책에서 오바마 행정부는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들려 하는가? 중동 지역에서의 재앙과도 같았던 두 개 전쟁을 끝내며 오바마 정부는 아시아에서 새로운 냉전을 촉발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석유는 다시 한 번 지구적 패권의 열쇠로 떠올랐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호주 의회 연설에서 대담하면서도 지극히 위험한 지정학적 견해를 드러낸 것은 미국의 새로운 정책을 나타내는 신호였다. 지난 수십 년간 중동에 집중돼 왔던 미국의 힘의 초점이 아태 지역으로 옮겨지리라는 것이다. 오바마는 "나의 방침은 명확하다"면서 "우리는 미래에도 이 지역에서의 강력한 군사력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 관리들이 이 새로운 정책에 대해 특별히 중국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오바마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이제부터 미국의 군사전략 우선순위는 대테러전략이 아니라 경제적으로 급속히 부상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봉쇄가 될 것이다. 어떤 위험이나 대가가 따르더라도 말이다.

지구의 새로운 중심

미 고위 당국자들은 현재 아태 지역이 세계 경제의 새로운 중심이 되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에 집중하고 중국을 봉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간에 발목이 잡혀 있는 동안 중국이 아태 지역 내에서 영향력을 확장할 기회를 가졌다고 말한다.

2차 대전 이후로 미국은 처음으로 아태 지역에서의 지배적인 경제 행위자가 아니게 됐고, 만약 미국이 세계 최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려면 아태 지역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회복하고 중국의 영향력을 걷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것이 향후 몇십 년 간 미국 외교정책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주장한다.

이 새로운 전략에 발맞춰 오바마 행정부는 아시아에서의 미국의 힘을 강화하고 중국을 수세에 처하게 한 일련의 움직임을 취했다. 호주 다윈기지에 미군 2500명을 파견하기로 한 것이나 지난달 18일 '마닐라 선언'을 통해 필리핀과 긴밀한 군사적 유대관계를 맺기로 한 것 등이 이에 포함된다.

또 백악관은 인도네시아에 F-16 전투기 24대를 판매한다고 발표했고 클린턴 장관은 미국 국무장관으로서는 56년만에 처음으로 중국의 오랜 동맹국이자 국제사회에서 고립돼 있던 버마를 방문했다. 클린턴은 또한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과의 외교‧군사적 유대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세 나라는 모두 중국을 둘러싸고 있거나 중국이 천연자원을 수입하고 자국 제품을 수출하는 해상 무역로상에 있다.

오바마 행정부 관리들의 말처럼, 이런 움직임은 중국이 역내에서 경제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가운데 미국의 외교‧군사적 우위를 극대화하기 위한 의도다. 클린턴은 최근 기고에서 경제적으로 약화된 미국은 더 이상 다수의 지역에서 동시적인 우세를 유지할 수 없음을 암시했다. 미국은 반드시 전장(戰場)을 신중하게 골라야 하며 제한된 자원을 투입해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 권력질서에서 아시아가 갖는 중심성을 감안하면 이는 곧 자원을 아시아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클린턴은 "지난 10년 간 우리는 막대한 자원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쏟아부었다"며 "앞으로의 10년 동안 우리의 리더십과 안보, 이익을 유지하는데 가장 좋은 위치를 점하려면 어디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지 스마트하고 조직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 따라서 앞으로 10년 간 미국의 국가 운영에 가장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는 아태지역에 투자할 외교적 경제적 전략적 자원을 실질적으로 계속 증가시키는 것이다"라고 적었다.

이는 위험한 도발이다. 최근 발표된 조치들은 중국을 둘러싼 해상 군사력 증대와 중국 인접국들과의 군사 유대 강화 등을 수반한다. 이는 중국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며 미국의 침입에 대한 더 적극적인 군사 대응을 선호하는 중국 지도자(특히 군사 지도자)들의 영향력을 강화할 것이다.

미국의 시도가 어떤 형태를 띠든 한 가지는 명백하다. 세계 제2의 경제 대국 중국의 지도자들은 자국 주변에서 미국이 영향력을 강화하는데 대해 중국이 약하고 우유부단하게 대처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놔두지는 않을 것이다. 이는 결국 미국이 2011년 아시아에서 신냉전의 씨앗을 뿌린 것일 수도 있다는 의미다.

미국의 군사력 집중과 잠재적인 중국의 반격 가능성은 이미 미국과 아시아 등 언론에서 토론 주제가 됐다. 그러나 (미중 간) 초기 투쟁의 중대한 한 측면은 전혀 주목받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의 갑작스런 행보가 세계의 최신 에너지 질서에 미칠 영향의 정도가 바로 그것이다. 오바마 정부의 관측처럼 이는 미국에는 우위를, 중국에는 취약성 증대를 가져올 것이다.

새로운 에너지 질서

수십 년 동안 미국은 대부분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수입된 석유에 심하게 의존해 왔다. 반면 중국은 자급자족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2001년 미국은 매일 1960만 배럴의 석유를 소비했지만 자국 내 생산량은 일일 900만 배럴에 불과했다. 매일 1060만 배럴을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은 미국 정책결정자들에게 큰 근심거리였다. 미국은 중동의 석유 생산국과 긴밀하고 군사화된 유대를 맺는 방식으로 대응했고 미국의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때때로 전쟁도 벌였다.

반면 중국은 2001년 석유 소비량이 하루에 500만 배럴에 불과했고 국내 생산량은 일일 330만 배럴이었다. 때문에 중국은 해외 석유 공급자들의 안정성에 크게 목을 매지 않았고 오랫동안 복잡한 외교정책을 통해 개입해 온 미국의 전철을 밟을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현재는 오바마 행정부의 결론처럼 판이 바뀌었다. 중국 경제가 급속히 성장하고 중산층이 출현하면서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은 이미 자동차를 샀다) 중국의 석유 소비량은 급등했다. 중국의 일일 석유 소비량은 2008년 780만 배럴이었으나 2020년에는 1360만 배럴로, 2035년에는 1690만 배럴로 늘 것으로 미 에너지부는 추산했다. 반면 중국 국내의 석유 생산량은 2008년 하루 400만 배럴에서 2035년 530만 배럴로밖에 늘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2008년 하루에 380만 배럴이었던 중국의 일일 석유 수입량은 2035년 1160만 배럴까지 늘어 미국을 추월하게 될 것이다.

한편 미국의 에너지 상황은 좀더 나아지리라고 기대할 수 있다. 알래스카나 멕시코만 인근 의 유전, 몬태나, 노스다코타, 텍사스의 '셰일 오일' 등 미국 국내에서 이뤄질 소위 '힘든 기름'(tough oil. 깊숙이 묻혀 있거나 지질학적으로 시추가 어렵다는 등의 사정으로 채취 비용이 많이 드는 원유 : 옮긴이)의 생산량 증대에 힘입어, 전체 소비량이 늘어나더라도 수입량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중동이나 아프리카보다 서반구의 석유 생산량이 더 많아질 가능성도 있다. 이 역시 캐나다, 브라질에서 더 많은 '힘든 기름' 탐사가 이뤄졌고 콜롬비아의 상황이 안정화되는데 따른 것이다. 에너지부는 미국, 캐나다, 브라질의 석유 생산량이 2035년이면 일일 1060만 배럴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석유 생산량이 감소하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증가다.


▲중국이 남중국해에 설치한 해상 구조물. ⓒ로이터=뉴시스

해양 수송로는 누구의 것인가?

지정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 모든 것은 미국에 이익이 될 것이며 중국은 해양 수송로에서 일어나는 예상 밖의 변화에 더 취약하게 될 것이다. 즉 미국은 오랫동안 자국 외교정책을 지배해 왔으며 스스로를 황폐화시킨 비싼 전쟁으로 자신을 이끌었던 중동 산유국과의 정치적 군사적 유대를 점차 느슨하게 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게 됐다.

오바마가 호주에서 말한 것처럼 미국은 진실로 스스로의 군사적 초점을 재조정해야 할 위치에 와 있다. 오바마는 "값비싼 전쟁을 치른 지난 10년이 지난 후, 미국은 아태 지역의 광대한 잠재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선언했다.

이 모든 것은 중국에는 잠재적인 전략적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 중국의 석유 수입량 중 일부는 카자흐스탄과 러시아의 송유관을 거쳐 오지만 중동, 아프리카, 남미로부터 유조선에 실려 오는 양이 훨씬 더 많다. 그리고 이 유조선을 거쳐 오는 해양 수송로는 미국 해군이 경비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으로 들어오는 거의 모든 유조선은 오바마 행정부가 해군력에 의한 효율적 통제 방안을 찾고 있는 수역, 즉 남중국해를 가로지른다.

오바마 행정부는 남중국해와 인접 해역의 지배권을 확보함으로써 21세기 에너지 질서의 주도권을 획득하려 하고 있는 것이 명확하다. 이는 20세기에 핵무기가 수행했던 협박과 같은 역할이다. 즉 '우리를 압박한다면 에너지 공급로를 차단함으로써 너희의 경제를 마비시킬 것이다'라는 것이 이 정책의 함의다.

물론 이런 이야기가 절대 공식 석상에서 나오지는 않지만 정부 고위당국자들이 이런 노선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중국이 이같은 위험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증거도 많다. 예를 들어 중국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카스피해에서부터 드넓은 아시아 전체를 가로지르는 송유관(또는 가스관)을 건설하려는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오바마의 새로운 전략의 청사진이 명확해질수록 이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이 자신들의 에너지 생명줄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하리라는 것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이런 시도에는 경제적, 외교적 조치가 포함될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같은 지역 국가들과 앙골라, 나이지리아,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주요 석유 공급국들의 환심을 사려 할 것이다.

그러나 오해해서는 곤란한 것은, 군사적 속성을 띠는 조치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함대에 비하면 여전히 작고 초보적인 수준이겠지만 중국이 해군력 강화에 나서리라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 또한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들과의 군사적 유대 강화도 이뤄질 것이다.

게다가 미국은 현재 아시아에서 냉전 시기와 같은 군비 경쟁에 불을 지핀 것일 수도 있다.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어떤 국가든 감당하기 힘든 것이다. 이 모든 것은 긴장을 더 격화시키고 우발적인 사태가 벌어질 위험을 높일 수 있다. 2009년 3월 대(對)잠수함 작전 중이던 미 군함 임페커블호를 중국 해군 함대가 에워싸고 거의 교전 직전 상황까지 갔던 사태와 같이 미국, 중국과 동맹국 군함이 개입된 사건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더 많은 군함들이 더 도발적인 태세로 이 해역을 돌아다니게 된다면 이런 사건이 일어났을 때 더 극단적인 결과가 일어날 위험 역시 증가할 수밖에 없다.

중국에 대한 군사력 우선 정책이 가져올 잠재적 위험과 비용은 아시아 안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에너지 자급률을 높이려 하는 과정에서 오바마 행정부는 극지 탐사, 심해 탐사, 수리학적 파쇄 같은 환경 파괴 우려가 높은 기술들을 승인해 주고 있다. 지난해 4월 멕시코만에서 일어난 딥워터호라이즌호 폭발 같은 환경 재앙이 미 본토에서 일어날 수도 있고 '가장 더러운 에너지'로 불리는 캐나다 '타르 샌드'(tar sand, 모래와 기름이 섞인 물질에서 추출한 석유 : 옮긴이)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수록 온실 가스 배출량이 늘어나는 등 환경 파괴 위험이 커질 것이다. 브라질 인근 등 대서양 심해에서의 석유 생산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모든 상황은 명백히 우리가 환경적으로, 군사적으로, 경제적으로 더 위험한 세계에 살게 되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중동에서 벌어진 재앙과도 같은 전쟁에서 몸을 빼내야 한다는 필요성은 이해할 만하지만, 그런 군사적 지배와 도발을 강조하는 전략을 재차 선택한 것은 분명 반작용을 불러올 것이다. 이는 신중한 태도도 아니며 장기적으로 보아 세계적 경제 협력이 중요한 이 시기에 미국의 국익을 증진시키지도 못할 것이다. 외부 에너지 의존성을 줄이기 위해 환경을 희생한다는 것 또한 말이 안 된다.

아시아에서의 신냉전과 서반구에 걸친 미국의 에너지 정책은 지구 전체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 대립과 환경적 재앙을 불러올 독약과도 같은 정책들은 아직 되돌릴 수 있을 때에 재고돼야 한다. 이런 정책이 훌륭한 통치행위의 표본이 아니라 '바보들의 행진'에 불과하다는 것은 굳이 예언자가 아니라도 누구나 알 수 있다.



/곽재훈 기자(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