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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13일 목요일

군, 북 로켓발사 직전에 ‘경계태세’ 낮췄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2-13일자 기사 '군, 북 로켓발사 직전에 ‘경계태세’ 낮췄다'를 퍼왔습니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를 한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김민석 대변인이 미사일 발사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이틀전 ‘2단계’에서 ‘3단계A’로 하향조정
발사 전날엔 상황 오판 “ ‘해체작업’ 시사
발사 직후엔 “장착 확인”…거짓말 논란

북한이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발사하기 이틀 전인 10일, 합동참모본부가 비상경계태세를 ‘2단계’에서 ‘3단계A’로 한 단계 낮췄다가 로켓이 발사된 이후인 12일에야 뒤늦게 2단계로 다시 높인 것으로 드러났다. 군 당국이 북한의 발사 징후를 전혀 포착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현 정부의 취약한 대북 정보력과 안이한 대응 태세에 대한 비판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합동참모본부(합참)는 10일 군 정보 파트의 북 로켓 정보를 분석한 뒤 경계태세를 2단계에서 3단계A로 하향 조정했다. 합참은 이어 국방부·합참 합동조직인 통합위기관리 태스크포스(TF)를 소장급에서 준장급으로 내리라는 지시를 내렸다. 앞서 합참은 북한이 예고했던 로켓 발사시점(10~22일)의 하루 전인 9일, 경계태세를 2단계로 강화했었다. 하지만 북한이 발사시점을 ‘29일까지로 연기한다’고 발표한 직후인 10일 저녁 6시, 경계태세를 한 단계 낮췄고 이후 12일 발사 때까지 그대로 유지했다.대비태세 하향 조정과 관련해 군 관계자는 “군의 피로도가 높아져 계속 2단계를 유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군의 경계태세는 1단계가 가장 높고 그 아래에 2, 3단계가 있으며, 가장 낮은 3단계는 긴급상황 발생을 염두에 둔 A와 평시를 의미하는 B로 나뉜다. 일선 군부대에선 통상 A와 B를 구분하지 않고 3단계를 운용하기 때문에, 경계태세가 3단계로 내려왔다는 건 평시상황을 유지한다는 뜻이다.이에 대해 국방부 공보 파트 관계자는 “군 경계태세는 미사일을 대비하는 게 아니라 북한군 전반의 위협에 대비하는 것이다. 북한 미사일에 대비한 탐지, 분석, 작전팀은 정상 가동했고, 그동안 전방 위협 등 특이동향이 없어 경계태세를 일부 약화시킨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또다른 군 관계자는 “9일엔 꼼짝 못하고 대기하고 있다가 10일 저녁에 비상 단계를 낮춰도 된다는 지시를 받았다. 단계가 낮아졌다는 건 정보당국이 북 로켓 발사가 미뤄진다는 걸 기정사실화했음을 의미한다. 아무도 (북한의 로켓 발사를) 몰랐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실제로 북한 로켓이 발사된 뒤인 12일 군은 다시 ‘2단계’로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 3단계에서 2단계로 상향 조정되면 우리 군이 보유한 요격시스템이나 전투기 대기 시스템이 본격 발동되고, 전방의 군 초소 근무자가 늘어나 최전방 철책선의 거의 모든 초소에 병력이 투입된다.북한의 로켓 발사를 앞두고 경계태세를 완화할 정도로 발사 징후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데도,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12일 국회에서 “(북한 발사대에) 미사일이 장착돼 있는 것을 확인했고 청와대에 보고했다. 군은 모든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었다”고 말해, 허위보고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장관은 국회 국방위 긴급 회의에 출석해, ‘정부가 북한의 로켓 발사 징후를 포착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질의에 “어제(11일) 오후 3시께 제가 보고받은 걸로 기억한다. 상황계통으로 바로 (청와대에) 보고가 된다. 대통령도 (발사대 장착) 사실을 알고 계신다”고 말했다.그러나 11일 북한이 로켓 ‘은하 3호’를 발사대에서 일부 분리해 수리에 들어갔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자 군 관계자는 사실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해체라고 단정짓기에는 아직 조심스럽다”면서도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작업(부분적 해체)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미사일 장착을 확인했고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김관진 장관의 말과 차이가 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2012년 11월 13일 화요일

시대 역행하는 軍…끊이지 않는 구타·가혹행위


이글은 위키프레스 2012-11-13일자 기사 '시대 역행하는 軍…끊이지 않는 구타·가혹행위'를 퍼왔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지난 5년간 접수된 군관련 진정사건 가운데 10건중 5건은 구타·가혹행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가 13일 발표한 지난 5년간(2007년~올해 3월) 군 관련 진정사건 분석결과에 따르면 전체 진정은 405건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폭행·가혹행위, 폭언(언어폭력), 생명권 유형에 해당된 진정사건은 223건(55.1%)으로 가장 많았다.

구체적으로 폭행·가혹행위의 경우 총 122건으로 전체 군 진정사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당사자 관계에 있어서는 병 상호간에 발생한 폭행·가혹행위가 64건(52.5%)으로 간부·병간 발생한 38건(31.1%)이나 기타 20건(16.4%)에 비해 높았다. 

피해형태의 경우 지속·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사례가 64건(52.5%), 우발·일시적 사례가 31건(25.4%)으로 약 2배 이상 많았다. 

사건이 발생한 상황과 장소에 있어서는 기타 병영 내 등에서 발생한 사례가 81건(66.3%), 내무 생활 간에 발생한 17건(13.9%) 등으로 훈련 또는 임무 수행 간에 발생한 사례 24건(19.6%)보다 높았다.

군내 소원수리 등 자체 권리구제요청은 하지 않았다고 보고된 사례가 55건(45.1%)으로 부대 내 조치를 거친 후에 진정을 제기한 사례인 39건(32.0%)보다 많았다. 

폭언(언어폭력)은 총 45건(20.2%)으로 집계됐다. 폭행·가혹행위, 생명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진정사건이 접수됐다. 

폭언 진정의 특성 중 두드러진 것은 간부·병간 발생 사건이 16건(35.6%)으로 병 상호간 사건 6건(13.3%) 보다 2배 이상 많았다. 폭행가혹행위나 생명권 관련 진정사건은 병 상호간 사건이 간부·병간 사건의 2배 가까이 높은 경향과 상반된다. 

피해형태에 있어서는 지속·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26건(57.8%)으로 우발·일시적으로 발생한 15건(33.3%)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과 장소별 현황은 기타 병영 내 발생 사례가 31건(68.8%)로 훈련·임무 수행간 발생 사례 12건(26.6%)보다 많았다. 권리구제요청을 하지 않은 경우가 34건(75.6%)으로 구제요청을 한 경우인 5건(11.1%)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생명권 침해의 경우 사건 발생 관련 당사자 관계에 있어 병 상호간 혹은 간부·병간 발생 사례보다 '기타'에 포함된 사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생명권 해당 진정사건의 상당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가 많아 정확한 사건 발생의 사유나 경위가 밝혀지지 않은 데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인권위는 전했다. 

진정 사건의 피해형태에 있어서도 지속·반복적인 피해 사례인 15건(26.8%)이나 우발·일시적인 피해 사례인 7건(12.5%) 보다 '기타'로 분류된 사례가 34건(60.7%)로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발생 상황·장소의 경우 훈련·임무수행간 8건(14.2%)이나 내무생활간 6건(10.7%) 보다 '기타 병영 내'로 확인된 사건이 42건(75.0%)으로 많았다. 권리구제를 요청한 적이 없는 사례가 17건(30.4%), 있는 사례가 9건(16.1%)이고 '모름'에 해당되는 사례가 30건(53.5%)으로 가장 많았다. 

군 관련 진정사건을 침해유형 및 연도별로 살펴보면 폭행·가혹행위, 과도한 장구 사용, 건강·의료권 침해, 피해자 보호조치 미흡, 생명권 침해, 부당한 제도 및 처분, 폭언ㆍ욕설 등 인격권 침해가 군 전체 진정사건의 67.9%를 차지했다.

인권위는 "군내 인권침해행위가 단순 우발적으로 발생하기 보다는 언어폭력 등과 결합해 복합적이면서도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훈련·임무수행 중 보다는 내무생활 및 기타 병영 내의 관계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며 "병사간의 인권침해 행위에 대한 군 내 자체적인 소원수리 등의 제도에 대한 불신이 높아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13일 국방부장관에게 ▲군인권법 제정추진 ▲구타·가혹행위 등 인권침해 예방대책 강구 ▲군 인권교육 '통제과목' 지정 ▲소원수리 제도 관련 법규 등 정비 시행 ▲장병의 직접참여 제도 확대 ▲초급간부 인권상황 개선 ▲부대진단시 외부전문가 참여 보장 등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윤선아 (yoon@wikipress.co.kr) 기자 

2012년 10월 25일 목요일

군에서 총한방 안쏜 MB “목숨걸고” 운운에 실소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0-25일자 기사 '군에서 총한방 안쏜 MB “목숨걸고” 운운에 실소'를 퍼왔습니다.
[미디어 초대석]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이 ‘어디선가 들었다’는 것인지, 혹은 ‘어디선가 봤다’는 것인지 기묘한 말투로 제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설”의 약발도 거의 떨어져 갈 무렵. 이명박 대통령이 연평도를 깜짝 방문해 “백배 천배 응징”을 외치며 북방한계선(NLL) 논란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정치적 의도를 드러냈다. 여기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마저 “남북정상회담 대화 내용을 밝히라”며 정쟁에 가세했다.
이에 북한이 임진각에서 탈북자 단체의 전단살포에 무력 응징을 천명하면서 남북한 군대는 포격전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치닫는 최악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경기 북부 일원에 긴장이 고조되자 주민이 대피하고 임진각에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다.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 해역이 아닌 육지에서 조성된 남북의 군사적 긴장 중에 가장 강도가 높은 수준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략적으로 제기된 NLL 논란이 위험한 이유는 한반도의 실제적인 위기를 조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에 북한군은 단순히 말로 위협을 가한 것이 아니라 전방 포병 진지의 갱도가 열리고 사격준비태세로 돌입했다. 북한의 동향이 단순한 무력시위가 아니라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교전의 조짐이었기 때문에 우리 군은 최고의 경계 및 전투준비태세로 돌입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이 반복적으로 전개된다면 북한은 손쉽게 우리 군의 대비 역량을 소진시키고, 군에 피로를 누적시킨다. 그런데 이런 소모적 군사적 긴장이 우리 안보에 있어 실제로 무슨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대통령 선거를 앞 둔 보수안보세력의 정략의 산물이라는 점이 역설적이다. 즉 안보를 말하면 말할수록 안보가 어려워지는 것은 우리의 안보논리에 진정성이 결여돼 있다는 것, 더 나아가 장사꾼들이 확산시킨 가짜 안보 논리에 기초해 있기 때문이다. 정말로 국민의 안전을 걱정한다면 이런 식의 ‘북풍 몰이’ 또는 ‘종북 논란’이 판을 칠 이유가 없다.
북방한계선은 남북 간의 불가침 해상경계선이다. 이 경계선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공동어로를 통해 평화적으로 수역을 관리하자는 것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의 기본 취지였다. 당시에 우리 내부에서조차 논란이 된 것은 해상경계선을 재조정하자는 문제가 아니라 공동어로구역을 정하느냐, 마느냐, 정한다면 남북 간에 어떤 원칙으로 정할 것인가의 문제였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자칭 보수안보세력은 이러한 논의 자체를 북방한계선을 포기하는 것으로 몰아붙이며 “북한 어선이 NLL에서 조업하면 우리가 영해 개념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 그렇다면 개성공단과 금강산 개방은 북한이 영토개념을 포기한 것인가? 제한적으로 상대방에게 영토를 개방함으로써 얻는 실익이 더 많고 평화가 정착된다면 이보다 더 큰 안보란 없다.
북한이 우리 구역에 한 발자국만 들어와도 경계선이 무너지고 국가가 망할 것처럼 입에 거품을 무는 그들은 연평도와 백령도로 달려가 “목숨을 걸고 경계선을 지키자”고 말한다. 그러나 자세히 보라. 지난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북방한계선을 경계선이라고 말한 지도자가 단 한 명도 없다. 심지어 북방한계선이 이렇게 논란이 되도록 방치한 주범은 1977년에 영해법을 제정하면서 서북해역을 영해에서 빼버린 박정희 전 대통령이었다.
서북해역을 지킬 의사도 능력도 없었던 박 전 대통령은 영해법을 선포하고 나서 서북 도서의 안전이 걱정됐는지 북한 특수부대의 섬 상륙에 대비하여 기뢰를 설치하도록 한 것이 그가 한 조치의 전부였다. 최근 그 당시 설치한 기뢰 중 미수거 된 일부가 천안함 사건의 원인이 됐을지 모른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서북해역의 안전문제가 쟁점이 되면 우리는 그 문제의 뿌리를 찾기 위해 박 대통령 시절로 되돌아가지 않을 수 없다. 바로 그 시절이 우리나라 서북해역의 안전문제의 첫 단추가 잘못 꿰어진 시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박 대통령은 서북도서에 해병대를 배치하면서 유사시 ‘옥쇄작전’, 즉 후방의 지원은 없는 것으로 설정했다. 이런 작전개념은 90년대 중반까지 이어졌다.

김종대 디앤디포커스 편집장

그들이 언제부터 북방한계선을 목숨으로 지켰다는 것인지도 어리둥절하지만, 정작 북방한계선을 방어한다는 개념이 최초로 성안되고 적용된 정권은 김대중 정부 시절이다. 1999년의 제1연평해전이 바로 그것이다.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자신감이 축적되자 서북해역을 군사적으로 방어한다는 최초의 인식과 개념이 적용된 것이다. 그 바탕 위에서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서해 평화협력구상이 탄생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새누리당을 비롯한 보수안보세력은 이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과거에 대한 편리한 기억상실증이다. 육지의 군사분계선(MDL)과 해상의 북방한계선(MDL)이 모두 뚫리고 사람이 죽고 주민이 대피하도록 상황을 악화시켜 놓고 그걸 마치 남의 일처럼 말하는 유체이탈화법도 여전하다. 군에서 총 한방 쏜 적이 없는 국군통수권자가 “목숨 걸고” 운운하는 대목에서는 실소가 저절로 나온다.

김종대·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 media@mediatoday.co.kr  

2012년 10월 12일 금요일

[사설] 이런 군 믿고 발 뻗고 잘 수 있겠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0-11일자 사설 '[사설] 이런 군 믿고 발 뻗고 잘 수 있겠나'를 퍼왔습니다.

군의 행태가 한심하기 짝이 없다. 국민의 안위를 지키고 국토를 방위하는 본분엔 허술하고, 하지 않아야 할 일엔 주제넘게 나선다. 최근 잇달아 벌어진 전방 철책 경계 실패 및 허위 보고, 종북세력을 적으로 규정한 국방부의 교육 지침을 두고 하는 말이다. 군이 엉뚱한 곳에 한눈을 팔다 보니 일어나지 않아야 할 경계 사고가 일어나는 건 당연해 보인다. 이런 점에서 두 사안은 군의 일탈을 보여주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할 수 있다.군은 지난 2일 강원도 고성군 22사단 지역에서 북한 병사가 우리 쪽 철책 경계를 넘어 장병이 기거하는 생활관까지 접근하는데도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한다. 이 병사가 생활관 창문을 두드리고 귀순 의사를 밝힌 뒤에야 비로소 경계망이 뚫렸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는 것이다. 더욱 용납하기 힘든 건, 정승조 합참의장이 지난 8일 국회 국방위의 감사에서 “시시티브이를 통해 신병을 확보했다”고 ‘거짓’ 답변을 했다는 점이다. 군 당국은 해당 부대에서 최초 보고를 그렇게 해와 합참도 모르고 있었다고 변명하고 있으나, 어떤 경우든 군의 기강이 크게 무너져 있는 건 분명하다. 책임을 밑으로만 미룰 것이 아니라 군 수뇌부부터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경계 실패는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달 9일엔 한 북한 주민이 인천시 강화군 교동도에 들어와 엿새 동안 숨어 지내다가 주민의 신고로 잡히기도 했다. 군은 주민이 신고하기 전까지 철책에 이상이 있었는지조차 눈치채지 못했다. 군이 철책에 첨단 감시카메라와 경보장치를 달아도 군기가 확립되어 있지 않으면 전혀 무용지물이란 것을 두 사례는 잘 보여준다.이런 와중에 국방부는 그제 ‘종북세력을 국군의 적’이라고 규정한 정신교육 교안을 발표했다. 국방부는 여기서 종북세력을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는 북한의 대남전략 노선을 맹종하는 이적세력으로 분명한 우리 국군의 적”이라고 주장했다. 위험하기 짝이 없는 논리 전개다. 종북세력이라는 용어는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쓰는 유행어에 불과하다. 이런 용어로 ‘국군의 적’ 운운하는 것부터가 군 당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부족과 천박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법원이 판단할 일을 국방부가 주제넘게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어떤 세력이나 사람이 국군(또는 국가)의 적이냐 하는 판단은 법원의 일이지 국방부가 멋대로 내릴 수 있는 게 아니다.군은 모든 국민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자유롭게 생각하고 마음놓고 생활할 수 있도록 안보를 튼튼하게 하는 것이 본업이란 걸 잊지 말아야 한다.

2012년 10월 11일 목요일

“내려온 북 병사가 소초 문 두드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0-10일자 기사 '“내려온 북 병사가 소초 문 두드려”'를 퍼왔습니다.

군 ‘CCTV로 신병 확보’ 거짓말…철책선 경계 ‘구멍’

지난 2일 북한군 병사가 귀순하는 과정에서 강원도 고성군 22사단 철책선 경계에 구멍이 뚫렸으며 이를 은폐하려는 시도도 있었던 것으로 군 자체 조사 확인됐다.군은 10일 합동참모본부 조사를 통해 북한군 병사가 우리 군이 경계근무를 서는 남쪽 철책 위를 타 넘고 우리 군의 생활관까지 접근해 귀순할 뜻을 전할 때까지 해당 부대에서 전혀 상황 파악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애초 폐쇄회로텔레비전을 통해 북한 병사를 확인해 신병을 확보했다는 것은 거짓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군 관계자는 “합참의 전비태세검열실에서 지금까지 확인해보니 귀순 병사가 소초(생활관)의 문을 두드려 병사 3명이 나가서 신병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당시 북한 병사는 비무장 상태였으며 우리 군과 마주하자 “북에서 왔다. 귀순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우리 군은 북한군 병사가 오후 8시께 북쪽 철책선과 전기철조망을 통과한 뒤 10시30분께 3~4m 높이의 우리 쪽 철책 위로 넘어오는 것을 확인하지 못했고, 이 병사가 불빛을 따라 생활관 건물로 다가와 문을 두드린 다음에야 귀순자임을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지난 8일 정승조 합참의장은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폐쇄회로 텔레비전을 통해 신병을 확보했다”고 답한 바 있다. 이번 사건으로 군의 경계태세는 물론, 상부에 거짓으로 보고하는 보고체계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지난달 9일에도 서북도서 인근의 교동도로 탈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주민이 민간인의 신고로 붙잡혀 해병대의 경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하어영 기자

2012년 10월 5일 금요일

“해군기지 건설 사업, 공권력 남용·인권 탄압 통해 진행”


이글은 미디어스 2012-10-04일자 기사 '“해군기지 건설 사업, 공권력 남용·인권 탄압 통해 진행”'을 퍼왔습니다.
김재윤 “군이 민간인 폭행하는 일 있을 수 없다”

▲ ‘제주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의 강정마을 인권침해 조사보고서 발표회’가 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미디어스

‘제주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의 강정마을 인권침해 조사보고서 발표회’가 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발표회는 오는 5일부터 열리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경찰과 해군이 강정 주민과 평화활동가들에게 저지른 인권침해 행위가 다루어져야 할 것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진행되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재윤 민주통합당 의원(제주 서귀포시)은 인사말을 통해 “정부가 국책사업을 무리하게 진행하는 과정에서 국민에게 상처를 주었는데, 진정한 국가라면 국민을 보호하고 지켜야지 인권을 짓밟아서는 안 된다”며 “제주해군기지 문제는 국민이 바라는 대로 헌법과 평화의 가치가 지켜질 수 있는 방향으로 해결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회 위원장(왼쪽 두 번째)이 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주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의 강정마을 인권침해 조사보고서 발표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미디어스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제주해군기지 문제는 강정마을 주민들의 삶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 주민들의 평화까지 깨뜨릴 수밖에 없다”며 “해군기지 건설 사업이 공권력 남용을 통해 인권을 탄압하면서 진행된다는 것은 비참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무분별한 채증과 이동의 자유 제한 등 경찰 상주로 인한 감시와 통제 △집회시위를 비롯한 표현의 자유 침해와 국제 활동가 추방 등의 인권옹호자 탄압 △진압·연행·수사 과정에서 경찰·해군·용역에 의해 자행된 인권침해 △업무방해의 자의적 적용과 법에 대한 권리 침해 등의 사례가 다루어졌다.
특히 군경에 의해 자행된 민간인 폭력 진압 사례가 중점 조명되었다. 정부는 4·3사건의 아픔이 가시지 않은 제주도에 공권력을 전격적으로 투입했다. 이는 자칫 제주도민들이 간직하고 있는 양민 학살의 트라우마까지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민주노동자연대 랑희 활동가는 “송강호 박사, 철조망을 넘은 대학생들에게 군이 폭력을 행하는 장면을 찍은 동영상이 있다”고 증언했다.
고권일 위원장은 “정복을 입은 군인들이 참여환경연대 활동가를 때린 적이 있다”며 “맞는 장면과 상처 부위를 찍어서 증거로 제출했지만 무혐의 처리되었다”고 전했다.

▲ '2012 생명평화대행진' 포스터.
고 위원장은 또한 “해군 대령이 마을 회관 잔치 자리에 군인들을 데리고 와서 자해 행위를 한 적도 있다”며 “‘해군기지를 반대하면 되겠냐’, ‘우리는 명령에 죽고 사는 집단이라 하라면 할 수밖에 없다’고 위세를 하다가 갔다”고도 밝혔다. 인권운동사랑방 명숙 활동가는 “사람을 직접 때리지 않더라도 무서운 장면을 보여주고 겁에 질리게 만들며 위협을 줄 수 있는 행위”라고 보충했다.
김재윤 의원은 “군이 민간인을 폭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해군기지 공사업체인 대림건설과 삼성물산 사장, 그 외 군경 당국자들을 국정감사 증인 및 참고인으로 채택하면 좋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해군 본부에 대한 국정감사는 오는 18일 이루어진다.
한편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10월 5일 강정을 출발해 11월3일 서울광장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2012 생명평화대행진: 우리가 하늘이다’를 진행할 예정이다.

윤다정 기자  |  songbird@mediaus.co.kr

2012년 2월 4일 토요일

[사설] 정권 비호 위한 군의 ‘종북’ 딱지 남발


이글은 경향신문 2012-02-03일자 사설 '[사설]지하철 ‘대란’ 또 흐지부지 넘길 텐가'를 퍼왔습니다.
서울 지하철이 엊그제 출퇴근길 고장으로 교통대란을 야기했다. 올 들어 가장 매서운 혹한이 닥친 이날 발생한 지하철 연쇄사고는 철도공사(코레일)의 운영시스템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더욱 큰 문제는 사고가 끊임없이 잇따르고 있는데도 코레일 측은 매번 덜렁 대국민사과문 한 장 던져놓고 흐지부지 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사고는 그야말로 지하철 사고의 백화점을 방불케 했다. 오전 7시22분 청량리역 방향으로 운행하던 전동차가 서울역에서 갑자기 멈춰선 데 이어 고장차량을 다른 열차로 미는 과정에서 탈선이 일어났다. 구로역에서는 전력공급이 끊겨 1호선 상·하행선 운행이 중단됐다. 퇴근길에는 경기 파주시 문산역 방향으로 가던 경의선 전동열차가 수색역에서 멈춰섰다. 코레일 측이 갈팡질팡하는 동안 외부 플랫폼에서 추위에 떨었던 시민들은 대체 교통수단을 찾느라 이중·삼중고를 겪어야 했다. 

박승언 코레일 광역철도본부 광역차량처장은 “기온 급강하로 배터리 전압이 방전됐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사고를 일단 날씨 탓으로 돌렸다. 이번 사고는 불가항력적인 천재지변도 아니고 기상청의 한파주의보가 일찌감치 내려진 상황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1월에도 잇단 엔진고장 사고가 발생했다. 이러다가는 매년 혹한기에 연례행사처럼 사고를 겪어야 한다는 말이 아닌가. 

코레일은 지난 1월2일 KTX의 영등포역 역주행 사고와 지난해 2월11일 KTX의 광명역 탈선사고 등 자칫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아찔한 사고를 잇달아 내고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넘어갔다. 이는 기본적으로 공기업다운 책임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낙하산 인사에 따른 느슨한 조직문화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이른바 ‘선진화’를 명분으로 진행해온 어설픈 경영효율화에도 원인이 있다고 본다. 코레일은 2008년 이후 3000명을 감원했고 현재 2000여명을 자연감축 대상으로 정해놓고 있다. 그중 상당수가 정비주기 연장, 시설유지보수업무 민간위탁 등의 조치 탓에 밀려나는 기술직이다. 그 결과는 안전마저 담보하지 못하는 ‘후진화’일 뿐이다. 

코레일은 경영 효율에만 매몰되지 말고 철도를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공공재로 되돌려놓아야 한다. 또 이번에도 일선 직원 몇명을 징계하는 선에서 사고를 봉합하지 말고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그럴 능력이 없다면 코레일이건, 국토부건 누군가 책임지는 모습이라도 보여라. 시민의 분노가 들리지 않는가.

2011년 12월 22일 목요일

[사설] 고장난 ‘원세훈 체제’ 언제까지 내버려둘 텐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2-22일자 사설 '[사설] 고장난 ‘원세훈 체제’ 언제까지 내버려둘 텐가'를 퍼왔습니다.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의 엊그제 국회 정보위 발언이 일파만파를 낳고 있다. 북한의 공식 발표와 달리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용열차가 사망 당일 평양에서 움직인 적이 없다고 밝힌 것 때문이다. 마치 북한의 김 위원장 사망 발표가 조작된 것 아니냐는 의문을 갖게 하는 발언이었다. 반면 군에서는 전용열차가 움직인 것으로 결론지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혼선이 일었다.
우선 최고급 대북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국정원과 군이 이렇게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뒤늦게 국방부가 원세훈 원장의 증언이 맞다고 해명했으나 과연 어떤 게 진실인지는 아직 확인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국회와 정부 얘기를 종합해보면, 원세훈 원장이 확실치 않은 정보를 언급함으로써 혼선을 유발한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폐쇄적인 북한의 움직임을 정확히 파악하는 건 물론 어려운 일이다. 원세훈 원장의 발언도 주한미군 보유 군사위성의 촬영 사진에 의존한 것이었다고 한다. 이 위성은 하루 3~4차례 한반도 상공을 오가며 북한 전역을 촬영한다. 따라서 전용열차가 움직였다가 제자리로 돌아온 것인지, 계속 한곳에 머문 것인지를 확인하기도 힘들다. 그런데도 원 원장이 전용열차가 움직인 적이 없다고 단언한 것은 너무 성급한 발언이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원세훈 원장이 다른 의도를 가지고 이런 발언을 했다면 더 큰 문제다. 민주당 쪽은 정보수집 능력에 대한 비판이 터져나오자 이를 피해보려고 국정원장이 의도적으로 확실치 않은 정보를 흘렸다고 비판한다. “(정보위가) 시작하자마자 묻지도 않았는데 그런 얘기를 했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이 맞다면, 국정원은 김정일 사후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는커녕 책임 추궁을 피하려고 자칫 북한과 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는 무책임한 짓을 했다는 얘기가 된다. 그냥 넘길 수 없는 일이다.
국정원의 무능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지난 2월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에 잠입했다 들통났고, 5월 김정일 방중을 김정은 방중이라고 전세계 언론이 오보를 하게 해 망신을 당한 것도 국정원의 책임이 크다. 이는 이명박 정부 들어 국정원이 국내 정보 기능을 강화하면서 대북 정보 기능을 대폭 축소한 탓이 크다. 이 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정보 문외한인 원세훈 원장을 교체하고 국정원 기능 전반을 정상화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