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유로존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유로존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3년 4월 16일 화요일

엔저에 제동을 건 미국, 아베노믹스의 운명은?


이글은 미디어스 2013-04-15일자 기사 '엔저에 제동을 건 미국, 아베노믹스의 운명은?'을 퍼왔습니다.
[해설] 미국 등에 업은 일본에 유로존 반발 … G20회의가 고비

소위 ‘아베노믹스’로 표현되는 일본 정부의 엔화 절하 정책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현지시각으로 12일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일본 정부의 의도적인 엔화 약세 정책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그간 미국은 일본의 ‘엔저’에 상당히 유화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그렇기 때문에 재무부의 이 보고서가 아베노믹스의 새로운 국면으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다. 중요한 문제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는 언론의 기사 등이 어려운 경제용어로 채워져 있어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많다. 미디어스 역시 어려운 경제용어를 마구 동원하여 그간 알아듣지 못할 기사를 써왔다. 때문에 오늘은 이러한 국제정세의 변동에 대하여 최대한 쉽게 설명하는 시간을 갖도록 한다.

아베노믹스란?

1989년 부동산 버블이 붕괴한 이후 일본은 장기불황에 시달려왔다. 부동산에서 시작된 거품경제의 붕괴는 경기를 위축시켜 기업 활동에 치명적 피해와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이 됐고 이는 다시 경기위축의 원인이 되는 악순환에 빠졌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경기 부양에 힘을 쏟았으며 상당 부분의 국가 재정이 이를 위해 소요됐다.
결국 비교적 건전한 편이었던 일본의 국가 부채 수준은 GDP대비 200%(한국의 국가 부채 수준은 34% 정도이다) 이상까지 치솟았다. 국가 부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오자 일본 정부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지출을 줄여 재정건전성을 지키려 했지만 지출을 줄이면 경기가 위축되고 또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출을 늘려 경기를 부양하는 또 다른 악순환이 반복됐다.
여기에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태까지 터졌다. 전력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대표적 기업들의 설비가 무력화되면서 일본을 대표했던 제조업은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이런 어지러운 상황 속에서 집권을 하게 된 아베 신조와 자민당 내각의 고민은 어찌됐건 경기 위축이 이대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 아베 신조 제90대 일본 총리 (사진 출처 : 가디언)


따라서 마음을 독하게 먹고 경기를 부양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윤전기를 돌려서라도 돈을 찍어 공급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할 정도였다. 중앙은행이 인위적으로 시중의 통화량을 늘리는 조치를 취해 경기를 부양시키겠다는 의도다. 돈이 더 많이 돌면 투자도 늘고 소비도 늘고, 이런 얘기다. 이를 ‘통화완화 정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시중에 통화량이 늘어나면 개별 통화가 갖는 가치는 당연히 하락한다. 즉, 이런 이유로 아베노믹스가 엔저(円低)를 유도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통화량이 늘면 개별 통화가 갖는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전체 경제가 이를 떠받치지 못하면 물가가 오른다. 1,000원으로 설탕 1kg을 살 수 있었는데 이제는 800g밖에 살 수 없는 상황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이것을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승한다”고 말한다. 즉, 인위적 경기부양의 마지막에는 물가상승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이를 피하기 위해 물가상승이 위험 수준에 도달하면 정부는 경기부양을 중단한다. 이를 보통 ‘출구전략’이라고 한다.

엔저로 인한 환율전쟁 시작될 수도

일본 정부가 밝히는 출구전략의 시행 기준은 2%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최근 일본은행의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는 이 목표를 2년 안에 달성하겠다는 아베 내각의 주장을 다시 한 번 되풀이했다. 그만큼 앞으로도 강력한 통화완화 정책을 실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통화완화 정책은 필연적으로 주변국과의 갈등을 일으킨다. 환율은 각 국의 무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환율의 변동에 따라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달라질 것이라는 예를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아베 내각이 엔저를 계속 밀어붙일 경우 일본의 기업들은 결과적으로 좀 더 높은 수익을 내는 수출을 할 수 있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게 되지만 그렇게 되면 교역 상대국이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되기 때문이다. 일본의 엔저로 국내의 자동차 업계가 타격을 받았다는 보도를 보면 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 9일 오후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원엔 환율이 전일대비 소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뉴스1


국제투기세력의 자금을 의미하는 소위 ‘핫 머니’의 이동도 문제가 된다. 일본이 통화완화정책을 통해 공급한 싼 엔화가 제3국에 투자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헝가리 등의 시장에서 통화가치가 급등하는 등 이상기류가 관측된다는 소식은 통화완화책의 이러한 부작용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 이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은 금리를 조정하거나 환시장에 개입하는 등의 대책을 세울 수밖에 없게 되고 이게 심화되면 서로 앞 다투어 시장에 개입하는 ‘환율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게 세간의 우려다.
때문에 일본이 이 정도의 통화완화정책을 펴려면 미국의 양해 없이는 불가능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는 상황이었다. ‘정치적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북한의 핵실험은 이러한 미국의 양해가 가능한 상황을 조성하는 역할을 했다. 동아시아 위기 국면에서 미국은 일본, 한국을 자기편으로 묶고 중국을 견제하는 판을 만들기 위해 움직일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일본의 통화완화를 비난하려는 유로존의 불만을 무마시켰다. 지난 2월 일본의 통화완화 정책에 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됐던 G7의 공동성명이 예상보다 후퇴한 수준으로 발표된 이유가 이 때문이다.

미국의 사정

이후 미국은 일본에 TPP참여 논의 시작 등을 촉구했고 그간 농업부문의 피해 등을 들어 TPP에 반대해온 일본은 못 이기는 척 미국의 요구를 들어줄 태세다. TPP는 미국이 중국의 견제를 위해 동아시아 국가들과 경제협력을 틀을 만들려는 수단이 되고 있다는 게 다수의 의견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국에서도 슬슬 TPP 가입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대외경제연구원의 김규판 연구위원은 지난 11일 ‘일본의 TPP협상 참여 선언’이라는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일본의 TPP참여가 단기간에 현실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이를 대비해 한국이 TPP참여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한중일FTA 등에 무게를 둬온 그간의 정책 방향과는 달리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동아시아에서 의도한 대로 판이 짜이고 일본 정부의 통화완화가 예상보다 급격한 속도로 진행되자 이 시점에서 미국은 유로존과 국내 산업계 등의 반발을 감안해서라도 더 이상 엔저를 용인할 수는 없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미국 재무부의 보고서는 이러한 미국의 곤란한 상황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

▲ 지난 2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G20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 참석한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이때도 엔저가 용인돼 아베노믹스의 위력이 가속화 됐다는 평가다. ⓒ뉴스1


18, 19일 양일간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예정돼있다는 점도 미국이 이러한 입장을 내놓는데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 G20 회의에서 유럽연합이 공공부채를 국내총생산(GDP)의 90%이하로 줄이는 등 긴축의 필요성을 제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의 경우 조약 상 공공부채 비율을 60% 이하로 할 것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제기로 영향을 받는 국가는 앞서 설명한 일본과 이와 마찬가지로 3차에 걸친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하고 있는 미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국가부채는 GDP대비 106%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G20 회의를 무사히 넘기면 다시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이 용인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제세계에서 여전히 기축통화국인 미국의 영향력은 여전히 강력하며 미 재무부의 보고서 역시 “일본의 정책수단은 국내 경기부양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 총리로서는 이 국면을 넘어 경제 회복을 기치로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하고 이후 헌법개정요건을 규정한 헌법96조 개정을 통해 최종적으로는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헌법9조를 개정해야한다. 이러한 구상이 실현될지 여부의 일단이 G20 회의에서의 논의에 달려있다고 말할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김민하 기자  |  acidkiss@gmail.com

2012년 7월 14일 토요일

"우리금융과 KB금융 합병하면 폭탄 터진다"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7-13일자 기사 '"우리금융과 KB금융 합병하면 폭탄 터진다"'를 퍼왔습니다.
민병두 의원, 유로존, 가게빚 경고

정부의 무리한 우리금융 민영화 움직임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며 총파업을 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민병두 의원도 민영화 반대 여론에 힘을 실는 발언을 했다. 민 의원은 13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첫 상임위에서 "우리금융과 KB금융 합병을 시도하는 것은 '메가뱅크 폭탄'이라는 세번째 폭탄을 만드는 격"이라고 정부의 민영화 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지금 한국경제는 '두 개의 폭탄' 이 터지기 직전의 상황" 이라고 진단했다. 민 의원은 '유로존 폭탄' 과 '가계부채 폭탄'을 크게 우려했다.
민 의원은 이어 가장 우려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유로존 폭탄과 가계부채 폭탄이 동시에 터지는 것"이라고 진단하고 정부의 민영화 정책은 "오히려 2개의 폭탄이 터질 경우 "폭탄의 화력을 증가시키는" 잘못된 정책"이라고 힐난했다.
특히 한국 경제의 심각한 문제인 가계빚과 관련해 "그 폭탄이 이미 1천조원에 육박해 있다. 가계빚 폭탄은 △채무자들의 생활 파산 △부동산 매도 현상과 부동산 가격 폭락 △제2금융권의 부실화 등으로 터질 가능성이 많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마지막으로 지금 필요한 것은 메가뱅크가 아니라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두개의 폭탄' 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경제 민주화와 금융 민주화 조치, 금융 안정성 강화"를 위한 법제가 시급하며 "19대 국회 정무위원회는 '두개의 폭탄'을 제거하는 '폭탄제거위원회'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전문가들도 올해 하반기에 '유로존 붕괴'를 전망하고 있다.
유로존 경제규모 4위인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한 데 이어서, 최근 3위인 이탈리아도 구제금융을 신청할지 모른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만약 유로존 붕괴가 현실화되면 외환시장과 주식시장 변동성 위기가 증가해 국내에 있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 VIX차트는 공포지수로 투자자의 공포심리를 나타낸다

윤경진 기자  |  ykj23@pressbyple.com

2012년 6월 18일 월요일

정권 말 8조원 미국 전투기 사들이는 이유는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6-18일자 기사 '정권 말 8조원 미국 전투기 사들이는 이유는'을 퍼왔습니다.
[경제뉴스톺아읽기] 전문가들이 꼽은 대선 최대 이슈는 “복지 확대-양극화 해소”

올해 대선의 최대 이슈가 ‘복지 확대 및 양극화 해소’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일보 1면 기사(단일화 경선때 승자는 민주 후보 ) 안철수>에 따르면, 한국일보 여론조사전문가, 정치학자, 정치평론가, 한국일보 선거보도 자문위원 등 3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올해 대선의 최대 이슈’(복수 응답)를 ‘복지 확대 및 양극화 해소’로 꼽는 응답이 18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경제위기 극복’이 13명이었다.
한국일보는 3면 기사(60%가 “복지 확대·양극화 해법”)에서 “예상 주요 이슈(복수 응답 가능) 상위 6개 중 4개가 경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내용이어서 전문가들은 향후 대선 정국에서 ‘경제’가 표심을 좌우할 핵심 이슈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혁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복지 확대는 현재 가장 중요한 이슈이면서 여권의 유력 주자인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도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며 “민주통합당도 보편적 복지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연말 대선에서 최대 이슈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현재 유럽발 위기는 올 하반기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라며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복지와 양극화 해서 문제가 호강스런 얘기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 18일자 한국일보 3면.

주목해 볼 대목은 국내 경제 위기가 ‘내우외환’에 처했다는 우려다. 한국일보는 7면 기사에서 “유로존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지만 “올해 추경이 편성되면 내년 균형재정 달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밝혔다.
내부적으로는 현 정부 4년 연속 재정적자에 처했다. 한국일보 7면 기사(2008년 금융위기가 결정적…22조 투입된 4대강도)에 따르면, MB 정부는 집권 첫해인 2008년 - 11조7000억 원, 2009년 -43조2000억 원, 2010년 -13조 원, 2011년 -13조5000억 원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한국은 “재정적자를 기록한 데는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초래한 금융위기가 결정적으로 작용했지만, 대선 공약인 4대강 살리기 사업 등 대내적인 요인도 무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4대강 사업에는 단일 예산사업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22조 원이 투입됐다. 한국은 “MB정부가 집권 초기 점증하는 국민들의 복지 수요를 무시한 채 4대강 사업에 ‘올인’한 것이 지금의 복지수요 팽창을 부른 근본적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고 밝혔다.
결국, 대선을 앞두고 복지 지출에 대한 정치권 안팎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고, 유로존 위기 확산으로 추가 재정 지출 압박도 증가하고 있지만, 지난 4년 간 재정 적자는 심각한 실정이어서 정권 말 ‘경제 위기’가 우려되는 상황인 셈이다.

▲ 18일자 한국일보 7면.

이런 상황인데도 현 정부는 구입비만 8조 원이 넘는 외국산 전투기를 부랴부랴 도입하려고 하고 있다. 한겨레는 10면 기사(정권말기 ‘8조짜리 차기 전투기’ 단 4주 평가하고 결정?)에서 창군 이래 최대 단일무기 구입 사업인 차기 전투기(FX) 사업 기종 결정을 위한 업체별 사업 제한 제출이 오는 18일 마감된다. 전투기 60대가 도입되는 시점은 2016년부터이며, 제안서를 제출한 업체는 미국 록히드마틴(F-35A), 보잉(F-15SE),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유로파이터) 등 세 곳이다. 방위사업청은 군 안팎의 전문가로 평가팀을 구성해 제안서를 평가하고 시험평가, 협상 등을 거쳐 10월에 기종 결정을 할 계획이다.
한겨레는 “차기 전투기 도입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특정업체 특혜의혹, 도입 시기 등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며 “10월까지 평가를 끝마치기에는 일정이 촉박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고 밝혔다. 기종 시험평가는 4주, 운용적합성 평가 과정에서 현장방문은 단 4일이다.
이를 두고 김종대(디펜스21 플러스)편집장은 “단 한 번도 탑승해보지 않은 전투기를 이렇게 짧은 기간의 검토를 거쳐 정권 말기에 사겠다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며 “충분한 검토를 위해 기종 결정을 보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연말 우리와 미국의 대선을 의식한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18일자 한겨레 10면.

대외적으로도 이번 주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서울신문 1면 기사에서 “그리스 선거 이후 이번 주 연쇄적으로 열리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유럽연합 재무장관회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그리스와 스페인, 이탈리아를 넘어 미국과 중국-인도-한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남유럽발 금융위기의 차단 여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경제면 4면 기사(그리스 총선이 증시 최대 변수…글로벌 정책 공조도 주목)에서 “다수의 전문가들은 그리스 총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파국 상황은 피할 것이라는 전망에 좀 더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은 “당징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는 것은 아니며, 최근 보수우파인 신민당마저 긴축안 재협상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만큼 구제금융을 지원한 트로이카(EU-EXB-IMF)가 그리스를 달래는 유화적 제스처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 18일자 서울신문 1면.

서울경제는 9면 인터뷰 기사(그리스·스페인 위기 추가 해법 못 찾으면 전방위로 확산될 것)에서 이성한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그리스의 경우 친긴축, 반긴축 정당 중 어느 정당이 정권을 잡더라도 협상을 통해 유로존 잔류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불거지는 마찰과 불협화음으로 오는 7~9월 중 불안감이 증폭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점에서 경향의 칼럼은 눈길을 끄는 지적을 하고 있다. 경향신문 30면 칼럼(그리스 위기, 이념 타령은 그만)에서 조홍식 숭실대 교수(정치학)의 칼럼이다.
“예컨대 2010년, 유럽위기가 확산되자마자 대통령을 필두로 한 한국의 보수 진영은 경제위기가 과잉 복지국가 때문이라는 타령을 늘어놓았다. 반대로 이번 상황에선 진보 진영이 위기의 주요 원인을 신자유주의 탓으로 규정하고, 강대국 독일은 오만한 가해자이며 약소국 그리스는 순수한 피해자라는 식의 이념적 프레임으로 덧칠하는 모습을 보인다. 우선 그리스의 위기는 과도한 복지국가를 지향하다 초래된 것이 아니듯, 과감한 신자유주의 정책을 실현한 결과로 생긴 것도 아니다.…그리스의 만성 질환은 정치다. 사회당의 파판드레우 가문과 신민주당의 카라만리스 가문 등 좌우를 막론한 정치권력의 세습, 폐쇄적 엘리트 집단의 정경유착으로 인한 감세와 탈세, 정치적 지지자를 위해 비효율적 공직을 만들어 주는 악습,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벌이는 통계 조작 등은 그리스의 고질적인 병폐다. 국민을 무시하고 속이는 정치권의 자기 이익 챙기기가 나라를 수렁에 빠뜨린 그리스 사태는 12월 대선을 앞둔 한국 국민이 복지국가나 신자유주의 거대 담론은 잠시 접어두고 천천히 곱씹어봐야 할 사례다.”

최훈길 기자 | chamnamu@mediatoday.co.kr  

2012년 6월 10일 일요일

번져가는 유로존 위기 ― 반자본주의 대안을 건설하자 고장 난 자본주의는 고칠 수도 없다


이글은 레프트21 2012-06-11일자 기사 '번져가는 유로존 위기 ― 반자본주의 대안을 건설하자고장 난 자본주의는 고칠 수도 없다'를 퍼왔습니다.

유로존 위기의 파장이 세계경제 전체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그리스뿐 아니라 스페인도 디폴트를 선언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우선, 현재 유로존 위기는 2008년 시작한 세계적 대불황의 연속이다. 그때부터 유로존 국가들을 포함한 전 세계 국가들이 부실해진 금융을 살리려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다. 

 △파업하고 있는 스페인 공공부문 노동자들 ⓒ사진 출처 ccoodegranada2 (플리커)

그래서 위기가 금융위기에서 재정위기로 전화했다. 유로존 국가들은 구멍난 재정을 메우려 긴축 정책을 추진했는데 이 때문에 경제는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들었다.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정착된 유로존 국가들 사이의 경제 구조도 상황을 악화시켰다. 유로존 ‘중심’ 국가인 독일은 유로존 ‘주변’ 국가들에 대한 수출로 벌어들인 여유 자금을 다시 ‘주변’ 국가들에게 싸게 빌려줬다. 이 돈은 주로 건설ㆍ부동산ㆍ관광업 등에 투자돼 거품이 계속 커졌다.
이런 구조는 경제 위기가 일어나자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남유럽의 ‘주변’ 국가들은 수출을 늘려 빚을 갚기 힘들고, 돈을 더 빌릴 수도 없는 처지가 됐다. 이 과정에서 남유럽에 엄청난 돈을 빌려 준 ‘중심’ 국가들의 은행들도 함께 수렁에 빠져 들었다.
정치 위기
이 상황에서 유럽 지배자들은 어떠한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 위기 이후 긴축 정책으로 노동자들의 삶은 점점 더 피폐해졌지만 경제는 오히려 악화됐다.
최근 유로존 위기를 촉발한 것이 그리스 총선 결과라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사실 그리스는 지난해 말부터 사실상 국가파산 상태였다.
그런데 그리스 총선 결과로 더는 이전 방식으로 불만을 관리하고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 밝히 드러났다. 2008년 겨울부터 시작된 급진적인 학생들의 투쟁과 2년간 17차례나 진행된 총파업을 통해 급진화된 노동자들은 더는 긴축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자 그리스가 통제가능하다는 ‘시장의 확신’이 사라졌고 불안이 상황을 압도하게 됐다.
IMF와 OECD 같은 경제기구들은 서둘러 암울한 경제 전망을 내놓았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당장 유럽계 자본이 이탈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실물부분에서도 유럽 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조선ㆍ선박업 등이 영향을 받고 있다. 유럽 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중국 경제의 침체가 더 심화하면 한국 경제에 큰 타격을 가할 것이다.
유로존 위기가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자본주의는 고장 났고 지배자들이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크루그만 등은 독일이 다른 국가들에 긴축정책을 강요하는 정책을 포기하고 성장으로 돌아서야 한다고 주문한다.
루비니 교수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와 독자적인 환율정책이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이 모든 방안들은 수렁에 빠진 자본주의를 구하기 위해 더욱더 노동자들을 쥐어짜야 한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기존 지배자들의 정책이 대안을 제시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지자 유럽 전역에 극우와 급진좌파로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위기의 근원인 자본주의 자체를 뛰어넘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더없이 중요하다.
그리스의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은 디폴트, 유로존 탈퇴, 은행과 주요 산업의 국유화와 노동자 통제 등을 주장하고 있다.
최근 유럽의 정치양극화를 낳은 가장 큰 배경은 바로 급진적인 청년과 노동자 들의 투쟁이었다. 그리고 이 투쟁들을 통해서만 급진적 대안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유로존처럼 긴밀하게 연결된 지역에서 한 국가에서 발생한 노동자 투쟁은 금방 전체 유로존으로 확대될 수 있다. 그리스에서 촉발된 경제 위기가 빠르게 번져갔듯이 말이다.
유로존의 상황은 한국의 노동자와 투사 들에게도 많은 영감과 자신감, 교훈을 주고 있다.

최용찬

스페인, 결국 구제금융 신청. 최대 1천억유로


이글은 뷰스엔뉴스(Views&News) 2012-06-10일자 기사 '스페인, 결국 구제금융 신청. 최대 1천억유로'를 퍼왔습니다.
유럽 재정 건전국가 자랑하다가 부동산거품 터지면서 폭삭

스페인이 결국 자존심을 꺾고 유로존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이로써 유로존에서 4번째로 덩치가 큰 스페인도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에 이어 유럽 재정위기 발발후 유럽에서 네번째로 구제금융을 받는 국가가 됐다.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재무장관은 9일 오후(현지시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스페인 은행권 회생을 위한 구제금융을 유로존 국가들에 신청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귄도스 장관의 발표는 스페인 구제금융을 위해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두시간동안 긴급 화상회의를 연 직후 이뤄졌다.

스페인에게 유로안정화기구(ESM)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통해 지원될 구제금융의 규모는 최대 1천억유로(146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귄도스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구제금융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화상회의 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유럽 구제 메커니즘들을 통해 최대 1천억유로가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

IMF는 스페인 은행들이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려면 최소한 400억유로(58조5천억원)의 신규자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추산했지만, 시장에서는 600억유로(87조8천억원)에서 최대 1천억유로(146조원)는 돼야 어느 정도 신뢰가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JP모건 등 일각에서는 그러나 1천억유로로는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에 부족하다면서 2천억유로(292조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JP모건은 향후 수년간 부돟산거품 파열이 계속되면서 스페인 은행에는 최대 4천억유로의 구제금융 투입이 필요할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귄도스 장관은 이처럼 구제금융을 신청하면서도 구제금융이 은행 부문에만 적용될 것이며 따라서 다른 일반 경제를 위한 별도의 긴축정책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페인은 은행권 예금이 대규모로 빠져나가는 뱅크런 사태가 나타나면서 유동성 위기가 심각해졌으나, 구제금융을 받을 경우 강도높은 긴축을 강요받을까봐 이를 거부해왔다. 스페인은 특히 유럽연합에 자국 은행권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면서도 정부가 구제금융을 받아 지원하는 방식 대신에, 유럽연합이 직접 은행들에 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을 편법적으로 요구해왔다.

이렇게 편법을 쓰면 구제금융을 받더라도 외형상 국가채무가 늘어나지 않고 강도높은 긴축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일은 강력한 긴축은 면해 주더라도 유럽연합 규정을 깨는 편법은 수용할 수 없다며 강력 반대, 결국 스페인이 고집을 꺾고 구제금융을 신청하기에 이른 것이다.

특히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가 지난 7일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3단계나 강등하고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하고 압박하면서 결국 스페인은 백기항복을 하기에 이르렀다.

2008년말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발하기 전까지만 해도 유럽에서 가장 재정건전성 등이 우량한 국가로 꼽혔던 스페인이 미국발 쇼크로 부동산거품이 파열되면서 금융과 재정 건전성이 급속 악화, 결국 국제사회에 손을 벌려야 하는 처량한 신세가 된 셈이다. 스페인은 중산층의 3할이 2채 이상의 집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전국민이 유럽연합 출범후 유입된 저리의 자금을 빌려 부동산투기로 흥청망청하다가, 지금에 와선 청년층의 50%, 전국민의 25%가 실업자가 될 정도로 심각한 국가적 파산 위기를 자초했다.

박태견 기자

2012년 6월 2일 토요일

'퍼펙트 스톰' 공포에 미국주가 폭락


이글은 뷰스엔뉴스(Views&News) 2012-06-02일자 기사 ''퍼펙트 스톰' 공포에 미국주가 폭락'을 퍼왔습니다.
유럽-미국-중국 등 세계경제 3대축 동반 급랭 조짐

스페인 등 유럽의 재정위기 악화에 미국과 중국 실물경제마저 급랭 조짐을 보이는 등 이러다가 세계경제가 '퍼펙트 스톰'에 직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 확산에 1일(현지시간) 미국 주가가 폭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무려 274.88포인트(2.22%)나 폭락한 12,118.57에 거래를 마치며 연중 최저치 기록을 경신했다. S&P 500 지수는 32.29포인트(2.46%) 빠진 1,278.04, 나스닥 종합지수는 79.86포인트(2.82%) 내려앉은 2,747.48에 종료됐다.

다우지수가 하루 동안 250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은 2010년 5월 이래 처음이다. 이처럼 미국주가가 폭락한 것은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은 물론이고 미국·중국 경제도 급랭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었다.

우선,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임박설 등 유럽 재정위기가 전방위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실업률(계절조정치)이 지난 4월에 11.0%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사실이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는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이지만 지난 1995년 1월 실업률 발표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다는 점에서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의 고용 상황도 악화됐다. 미 노동부는 지난 5월 취업자(비농업부문) 수가 전월보다 6만9천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15만8천명을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작은 증가폭이다. 지난달 실업률은 8.2%로 전월과 시장의 예측치 8.1%를 모두 웃돌았다.

건설지출 역시 시장 기대에 못미치는 0.3% 증가에 그쳤으며,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하는 제조업지수도 5월에 53.5%로 떨어졌다. 4월에는 54.8%였다.

세계경제의 마지막 버팀목이던 중국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0.4를 기록, 전월대비 2.9포인트 낮아졌다. 6개월 만의 내림세로, 중국경제도 본격적으로 경착륙하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우려를 키웠다.

유럽-미국-중국 등 세계 경제의 3대축이 동시에 불황조짐에 빠져드는 조짐이 뚜렷해지면서 세계경제는 한치 앞으로 내다보기 힘든 불안 국면으로 빠져드는 양상이다.

박태견 기자

2012년 5월 24일 목요일

김종인 "지금 유럽 상황, 생각보다 심각"


이글은 뷰스엔뉴스(Views&News) 2012-05-24일자 기사 '김종인 "지금 유럽 상황, 생각보다 심각"'을 퍼왔습니다.
'드라크마게돈' 공포 점점 현실로, 한국 '제2의 스페인'될 수도

"지금 유럽에서 전개되는 상황이 국내에서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심각하다." 

20여일간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을 돌아보고 23일 귀국한 김종인 전 수석의 전언이다.

"독일은 중장기적으로는 차라리 이번에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떨어져 나가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그리스가 이탈하면 단기적으로는 엄청난 혼란이 몰아닥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그리스, 프랑스 모두 6월에 재총선과 총선을 앞두고 있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크다. 게다가 미국 경제도 생각보다 시원찮은 것 같고...단단히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사태 진전 여부에 따라선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상의 쓰나미가 우리 경제를 강타할 것이란 경고였다.

실제로 이날 밤 유럽 증시는 재차 폭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2.53%,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2.33%,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 역시 2.62% 급락했다. 또한 그리스 불똥이 튈 것으로 우려되는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 Mib 증시는 3.68%나 폭락했고,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도 3.31%나 떨어져 2003년 5월 이후 최저치에 근접했다.

주가와 함께 유로화 가치도 동반 급락했다. 달러화 대비 1유로는 이날 2010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1.2613 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오후 들어 1.2643 달러에 거래됐다.

유럽발 2차 쇼크에 따른 세계경제 재침체 우려로 국제유가도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1.95달러(2.1%) 떨어진 배럴당 89.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9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유럽 주가 폭락은 루카스 파파데모스 전 그리스 총리가 이날 CNBC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는 유로존에서 탈퇴하더라도 그 대책은 전혀 마련해 놓지 않았다"고 "유럽중앙은행 등 기관이나 유럽 국가 역시 구체적인 준비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폭로하면서 촉발됐다. 유럽중앙은행(ECB) 전 부총재이기도 했던 그의 폭로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경우 패닉적 상황이 도래할 것이란 공포를 확산시켰다. 그리스의 유로존 퇴출 시 금융시장 손실과 유로존에 파급효과 등을 고려한 총 손실 규모는 5천억∼1조유로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그리스가 유로화 대신에 과거 그리스 화폐인 드라크마를 다시 사용할 경우 화폐가격이 급락하면서 수입품의 가격이 치솟아 그리스의 물가상승률은 30∼50%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전체적으로 보면 경제는 끝장날 것이고, 이는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오랫동안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국제경제계에 나도는 신조어 '드라크마게돈'의 재앙이 현실화될 것이란 경고였다. 드라크마는 그리스가 유로존에 가입하기 이전에 사용하던 화폐 명칭이고, 아마게돈은 영화로 유명해진 최후의 결전을 가리킨다. '드라크마게돈'이란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한 이후 예상되는 대혼란상을 의미한다.

그리스는 이미 최악이다.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는 홈리스 숫자가 1년새 두배로 늘어났다. 국민의 절반 가량이 실업자다. 전문가들은 그리스가 드라크마를 재사용할 경우 화폐가치가 종전보다 70% 폭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인플레가 진행되고 금융기관이 파산하며 무역도 붕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그리스는 식량의 4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석유와 천연가스, 의료품의 수입의존도도 대단히 높다. 그리스 중앙은행의 브로보보라스 총재는 "연료가 끊기면 군과 경찰은 차량을 움직일 수도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고, 바반토니우 전 재무장관은 "1천100만 그리스 국민을 먹여살릴 수 없어 대량의 이민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처럼 유럽 경제상황은 점점 패닉적 위기에 근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정치는 위기관리 능력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은 23일 브뤼셀에서 비공식 정상회담을 가졌으나 우려했던대로 독일과 프랑스간 대립으로 아무런 합의도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 형식으로 이뤄진 이날 회동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성장과 긴축의 균형을 어느 수준까지 조율할지'를 놓고 설전만 벌이다가 끝냈다.

그리스보다 더 큰 걱정은 유럽에서 4번째로 덩치가 큰 스페인이다. 

스페인의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23일 "스페인은 긴급 재정자금과 유동성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유럽중앙은행(ECB)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의 국채매입을 통해 지원에 나서야 한다"며 사실상 SOS를 보냈다. 그는 또한 현재와 같이 높은 채권금리로는 더 이상 자금을 조달할 수 없다면서 ECB가 나서 조달금리를 안정화시켜 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스페인 총리가 이처럼 절규하고 나선 것은 스페인이 직면한 상황도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스페인 일부 은행에서는 그리스에서 목격된 뱅크런(대량인출사태)이 시작됐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은 스페인 은행과 지방자치단체들의 신용등급을 앞다퉈 내리고 있다. 이유는 '부동산거품' 때문이다. 같은 재정위기를 겪는 나라지만 이탈리아는 부동산거품이 없는 반면, 스페인은 부동산거품 투성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스페인쪽의 전망을 더 어둡게 본다.

국제금융협회(IIF)는 21일 스페인 은행 대출부실이 최대 2천600억유로(우리돈 390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IF는 특히 긴축으로 인해 부동산거품 파열 속도가 빨라지면서 정부가 다수 은행에 600억유로의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쯤 되면 스페인 자력으로는 해결불가능해, 결국 스페인 총리가 유럽중앙은행에 유동성 지원을 호소하기에 이른 것이다.

문제는 부동산거품이 우리나라도 스페인 못지 않다는 데 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신호탄으로 전세계 부동산거품은 터졌지만, 우리나라와 중국 등 극소수 아시아국가는 예외였다. 정부가 통화정책, 부동산규제 완화 등을 총동원해 필사적으로 거품 파열을 막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원한 거품은 없다는 게 경제학의 기본이다. 지금 우리가 어느 나라보다 철저히 벤치마킹해야 할 국가는 스페인인지도 모른다. 우리도 '제2의 스페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대한 쓰나미가 다시 발생하기 시작했다. 지금 우리나라도 정권교체기를 맞아 온통 관심은 정치로 쏠리고 있다. 정치권도 권력 쟁탈에만 여념 없다. 그러나 국정을 책임지겠다고 하면 우리를 향해 몰려들기 시작한 쓰나미에도 주목할 때다.

박태견 대표 겸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