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양극화 해소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양극화 해소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2년 9월 7일 금요일

경제민주화는 국민적 합의…헌법정신으로 돌아가자


이글은 프레시안 2012-09-07일자 기사 '경제민주화는 국민적 합의…헌법정신으로 돌아가자'를 퍼왔습니다.
[민생복리가 경제민주화다] 양극화 해소 없이 경제민주화 없다

1987년 6월 민주화의 열망이 아스팔트 위로 분출했고 그 열기가 군벌지배 체제의 종막을 내렸다. 그 6월항쟁은 신군부의 폭정을 분쇄하고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많은 국민들은 구체제의 잔재와 폐습을 혁파하고 희망에 찬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에 차 있었다. 하지만 5년을 주기로 열병 같은 홍역을 치른 끝에 새 대통령이 태어나나 국민에게 희망보다는 절망과 실망을 안겨 주곤 한다. 국정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무엇을 어떻게 할지 몰라 5년이란 세월을 허송하고 만다.

정당사를 되돌아보면 모든 정당이 선거용 포말정당이나 다름없다. 5년마다 선거철이 가까워지면 이합집산이나 신장개업을 되풀이하며 당명을 바꾼다. 정권실패에 대해서는 반성을 모르고 잃어버린 국민적 신뢰를 되찾겠다고 새롭게 치장하는 꼴이다. 선거 때마다 보수니 진보니 하며 떠드나 정책방향은 없고 공허한 이념공방만 남는다. 어디에도 투철한 국가관과 국정철학이 보이지 않는다. 정권을 잡더라도 집권세력의 정책기능이 취약한 탓에 이 나라에서 가장 보수적 세력인 관료집단에 의존한다. 그 까닭에 역대 정권의 사회-경제정책의 골격은 신자유주의에 근거하여 대차가 없다.

한국사회가 직면한 최대의 난제는 양극화이다. 역대정권이 시장주의와 규제완화에 근거한 신자유주의를 맹신한 결과 계층-부문 간의 극단적인 양극화가 형성되었다. 사상 최대의 빈부격차, 가계부채 1000조 원, 비정규직 양산과 청년실업, 부동산 투기와 전세대란, 과중한 사교육비와 출산율 저하, 경쟁 위주의 교육의 시장화, 유통재벌의 골목시장 침탈, 거대자본의 자영업-중소기업 영역 침투, 부문-지역 간의 발전격차 등등 국가적 난제 한가운데는 신자유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계층-부문 간의 반목과 갈등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그 간극을 좁히지 않고는 국가가 발전역량을 발휘하지 못할 단계에 이르렀다.

경제민주화가 시대정신으로 떠올랐다. 이것은 국민적 합의이며 경제발전 불균형에 따라 국민적 불만이 발화점에 달했다는 뜻이다. 역대정권이 노동의 가치는 말하지 않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니, '친기업'이니 떠들며 자본 위주의 편향적 경제-사회정책을 펴왔다. 정-재-관계가 한 몸이 되어 자본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앞장서온 것이다. 그 뒤에는 전경련을 비롯한 경제5단체가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서민대중의 이익을 대변하는 세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사람들도 선거철에만 서민을 찾는다며 시장 바닥이나 누비고 다닌다.

정치권이 내놓는 경제담론을 보면 구체성-현실성이 결여된 채 재벌개혁에만 매몰되어 있다. 경제민주화를 자칫 잘못 논의하다가는 이념논쟁만 유발하여 본질은 증발하고 사상논쟁만 남을 공산이 크다. 구체적 각론과 실천의지를 담보하지 않은 재벌개혁은 정치구호로 변질되어 색깔론만 유발할 우려가 큰 것이다. 그곳에는 항상 반자본주의와 반시장주의라는 반격의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성장론과 복지론 또한 비생산적인 이념논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짙다. 경제민주화의 본질은 민생복리이다. 그 지향점은 양극화 완화를 통한 사회통합이다. 논의의 초점을 민생복리에 맞추지 않는다면 경제민주화는 공허한 정치적 수사로만 남는다.

▲ 눈물 흘리는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 비정규직 양산은 양극화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렇게 배제된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양극화를 해소하는 것이 경제 민주화의 핵심이다. ⓒ프레시안(김윤나영)

민생복리에 초점 맞추지 않으면 공허한 수사로만 남을 수도

경제민주화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이제 헌법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헌법 제119조 2항은 경제민주화에 관해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과 안정', '적정한 소득의 분배',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 남용의 방지',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규정하고 있다. 이것은 시장경제의 원리에 대한 제약적 규정으로서 국가는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책임 있는 자리에 앉은 인사들이 아직도 야유조로 경제민주화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따위의 망발을 일삼고 있다.

1987년 체제 이후 25년간 역대정권이 이 헌법정신을 망각하고 있었다. 어느 정권이나 하나같이 규제완화를 통한 효율성을 합창해왔다. '완화'라는 단어도 모자라 '철폐', '혁파'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다니며 외쳤다. 경제적-사회적 약자를 위한 규제, 경제질서에 관한 규제, 경제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규제, 공공복리를 위한 규제, 환경보존을 위한 규제 등등을 마치 경제발전을 가로막는 해악이라는 듯이 경쟁적으로 없애버렸다. 그 결과 계층-지역-부문 간의 발전격차가 극대화되었고 재벌로 경제력 집중이 더욱 심화되었다.

맹목적인 규제완화가 자본-지식-기술-정보에서 열위에 있는 사회적-경제적 약자의 생존기반을 위협하고 있다. 강자가 약자의 이익을 뺏어가는 약탈적 사회구조가 고착화한 것이다. 역대 정권이 외적 성장에만 몰두한 탓에 성장의 과실이 과점되어 양지는 더욱 밝아지고 음지는 더욱 어두워졌다. 하루 종일 먹고살려고 버둥대다 밤이 되면 지친 몸을 다시 이끌고 대리운전을 나가는 아버지들. 자식 과외비를 마련하느라 허드렛일도 마다않는 어머니들. 해마다 치솟는 등록금을 마련하느라 밤일, 잡일로 지쳐 수업시간에 졸음과 싸우는 대학생들.

퇴직금을 털고 빚을 내서 조그만 가게 하나 차렸지만 골목상권마저 초토화하는 유통재벌과 재벌 프랜차이즈 횡포 앞에 밤잠 못 이루는 자영업자들, 봉급을 아무리 모아도 내 집 마련의 꿈은 무지개마냥 멀어져만 가는 셋방살이 월급쟁이들. 전방위 FTA에 따른 농촌붕괴로 통곡하는 농민들. 정치권은 귀를 막았는지 성장의 그늘 아래서 들려오는 신음과 절규가 갈수록 커지나 들을 줄 모른다. 정치권이 사회의 공동번영을 최우선가치로 삼아야 구성원의 행복이 보장된다. 그 해답은 바로 민생복리이고 그것이 경제민주화이다.

경제민주화란 시대정신에 걸맞은 대통령이 되려면 역대정권의 정책실패를 되돌아보는 지혜가 소중하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남북긴장완화, 인권신장, 권위주의 타파, 민간영역의 자율성 확장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가 가능하다. 경제부문은 정책의 보수화로 다른 정권과 차별성을 부각시키지 못했다. 가장 큰 원인은 이념과잉에 따른 진영논리에 있다. 민주개혁세력의 기반이 취약한데다 이른바 보수세력이 가치중립적 사안에 대해서도 이념공세를 펴면서 조직적으로 저항해왔다. 그 과정에서 선거철이 다가오면 영남민심을 악의적으로 자극하는 수단으로 악용한다. 그것이 왜곡된 지역구도에서 다수파를 쉽게 포섭하는 방도이기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 때마다 국민들이 지역주의의 포로가 되는 바람에 정치발전과 정책대결이 실종된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남은 것은 정치체제의 퇴영과 경제질서의 왜곡뿐이다. 다행히 근년에 들어서는 지역주의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특히 수도권 20-30대는 지역의식이 많이 희박해져 새로운 정치지형의 변화가 예고된다. 이제 국민들이 깨어나서 1990년 3당합당 이후에 고착화된 지역구도를 깨야 한다. 앞으로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정치권이 지역주의를 토템(totem)처럼 숭배하는 미신을 타파하지 못하면 정치적-경제적으로 성공하지 못한다. 다만 역대정권의 실패를 답습하는 길만 열린다.


 /김영호 언론광장 공동대표

2012년 9월 4일 화요일

경제민주화를 위한 국민적 대타협, 누가 할 것인가?


이글은 프레시안 2012-09-03일자 기사 '경제민주화를 위한 국민적 대타협, 누가 할 것인가?'를 퍼왔습니다.
[이정전 칼럼] "양극화 해소해야 경제도 산다"

요즈음 정치권의 최대 화두는 '경제민주화'다. 대권주자들도 한결같이 경제민주화를 외치고 있다. 그런 경제민주화에 재벌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비교적 기업 프렌들리하다고 알려진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방안조차 거부하고 있다. 여당의 안이나 야당의 안 모두 대기업 때리기에 불과하다고 불평한다. 그러면서 경제가 매우 안 좋은 현 상황에서 이렇게 정치권이 기업 때리기를 일삼는다면 앞으로 우리 경제가 더욱 더 나빠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말이 경고이지 여기에는 협박이 담겨져 있다. 대기업 때리기를 계속하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것이다. 가만히 있지 않으면 어쩌겠다는 것인가? 국민들은 대기업이 고용과 저소득계층의 소득을 많이 창출하는 사업에 적극 투자해주기를 간절히 원하는데, 이것을 안 하겠다는 것이다. 8월 말 대한상공회의소, 전경련, 한국경총 등 경제 5단체의 회동에서 협박의 내용이 드러났다. 이들은 경제민주화를 살살 추진할 것을 요구하면서 이 요구를 들어주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노력해 보겠노라고 말했다.

대기업의 협박은 말로만이 아니라 실천력을 가진 강력한 협박이다. 사실 재계는 과거에도 이런 협박을 수없이 해왔다. 과거 이 협박을 실천하는 가장 유력한 방법은 해외투자였다. 기업가들은 툭하면 우리나라는 기업 해먹기 어려운 나라라고 투덜댔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이미 막대한 자본을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유럽 국가, 심지어 미국 등으로 이동시켰다. 전 세계가 시장화 되다 보니 자본이 국경을 넘어 자유스럽게 이동하게 되었다. 컴퓨터 클릭 하나로 대규모 자본이 국경을 넘나든다. 자본의 국가 간 자유로운 이동은 기업가 집단에 막강한 권력을 부여한다. 기업가들은 수틀리면 거액의 자본을 빼내 다른 나라로 옮겨버리겠다고 위협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세계 모든 나라가 자본유치에 혈안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의 이런 협박이야말로 위력적이 아닐 수 없다.

자본이 빠져나가면 당장 국내 산업이 위축되고 실업문제가 터진다. 이런 자본의 해외유출은 정권의 안위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수가 있다. 경제상황과 실업률이 선거에 심대한 영향을 준다는 점을 민주정부는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기업하기 좋은 풍토의 마련에 정부가 온통 매달리지 않을 수 없다. 역대 대통령들은 당선되자마자 제일 먼저 재계의 거물들부터 만나 이들의 비위를 맞춘다. 바로 이런 약점을 이용해서 기업가들이 투정을 부리면 민주정부도 속수무책이다. 그래서 이런 기업가들의 투정을 어떤 학자는 "자본파업"이라고 표현하였다. 대기업이 자본파업의 카드를 만지작거릴 때마다 정부가 이들의 비위를 맞추다보니 오늘날 재벌의 비대화와 극심한 경제력 집중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고, 반사적으로 경제민주화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면서 사회적 갈등이 크게 불거졌다.

물론, 노동파업처럼 자본가들이 반드시 집단적으로 그리고 의도적으로 "파업"을 벌이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자본은 수익률에 따라 민감하게 이동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정부의 정책이나 태도가 조금이라도 돈벌이에 지장을 준다 싶으면 누가 앞장서지 않아도 자본가들은 일제히 돈을 외국으로 빼돌릴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그러니 민주정부가 자본가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고 따라서 운신의 폭이 극히 제한될 수밖에 없다. 1990년대 IMF경제위기 앞에서 우리 정부가 얼마나 무력하였던가를 우리 눈으로 직접 목격하지 않았던가. 2008년 세계 경제위기가 터지기 전에만 해도 도도하게 진행되어온 세계화가 국가 단위의 정부를 점차 무력화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그러나 2008년 세계경제위기 이후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1930년대 세계 대공황 이래 최대의 경제 불황이라고 할 만큼 세계경제가 극도로 위축되어 있다. 심지어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중국의 경제도 매우 부진하다. 그러니 해외투자의 여지도, 자본파업의 여지도 그리 크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는 우리 경제가 살아나야 대기업도 살 수 있다. 이런 사실을 대기업도 잘 알 것이다. 우리 경제를 살리려면 우선 우리 경제가 왜 이렇게 침체되어 있는지부터 깊이 짚어봐야 한다. 물론, 세계경제의 침체가 그 한 요인이지만, 더 근원적인 요인은 극심한 빈부격차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이 우리 경제가 이제 내수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수년 간 민간소비는 극히 저조하다. 자본주의 경제가 대중소비사회라고 하는데 일반대중의 호주머니에 돈이 없으니 민간소비가 저조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민간소비를 활성화시키고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중산층을 키우며, 저소득계층의 소득수준을 크게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그리고 이것이 경제민주화의 핵심이기도 하다.

그러나 양극화를 대폭 완화하기 위한 참된 경제민주화는 정치구호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단순히 대기업 때리기만으로는 자칫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킬 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참된 경제민주화가 결국 대기업도 살고 중소기업도 살며 우리 모두가 사는 길임을 우리 모두 굳게 믿어야 하고, 특히 대기업으로 하여금 이를 믿도록 적극 설득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대타협과 노사 간의 대타협을 일구어내야 한다. 여기에는 진솔한 의사소통의 의지를 담은 정치적 리더십이 절실히 요구된다. 그러나 지금 정치권은 대기업을 살살 때릴 것인가 세게 때릴 것인가에 너무 집착하는 가운데 국민적 대타협을 위한 노력이 실종되어 있다는 인상을 준다.

오늘날과 같이 세계경제가 극도로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는 정치적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더욱 더 절실하다는 점을 지난 2월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도 읽을 수 있다. 흔히 다보스포럼이라고 불리는 이 세계경제포럼은 정치ㆍ경제 분야의 세계적 지도자들이 모여서 세계경제를 조율하는, 가장 유서 깊은 토론의 장이다. 그런 까닭에 오늘날 자본주의의 현 주소를 가장 잘 읽을 수 있는 모임이기도 하다. 2012년 다보스회의에는 독일의 총리, 영국의 수상, 미국의 재무장관, 등 정ㆍ관계의 세계적 거물들을 포함하여 2천여 명의 명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겉으로는 성황을 이루었다고 하지만, 회의 분위기는 썰렁하였다. 첫날 회의주제가 "자본주의는 21세기 사회에서 실패하고 있는가"였다. 결국 이 회의는 구체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 채, 현 세계경제위기가 시장에서 비롯되었으므로 이제 정부에 의한 돌파만이 남았다는 데에 대체로 동의하는 정도로 막을 내렸다.

문제는 정부에게도 마땅한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1930년대 세계 대공황 때에는 최소한 재정지출 확대라는 보도(寶刀)가 선진국 정부의 손에 확실하게 쥐어져 있었지만, 오늘날 각국 정부의 손에는 이 보도가 없다. 북유럽의 국가들을 제외한 선진국 정부 대부분이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기 때문에 정부가 쓸 돈이 없다. 어느 나라나 증세에 대한 반발이 만만치 않다.

정부 재정지출의 적극적 확대가 곤란하다면, 남은 수단은 무엇인가? 참된 경제민주화를 이루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적 대타협이 있어야 한다. 이 어려운 시대를 맞아 우리도 과거 스웨덴이 그랬던 것처럼 대타협을 일구어낼 수는 없을까? 대권 주자들 중에서 이런 국민적 대타협을 일구어낼 만한 의사소통 능력과 리더십을 가진 인물은 과연 누구일까?

▲ 수출대기업에만 의존하는 방식으론 경제 살리기에 한계가 있다. ⓒ뉴시스

/이정전 서울대 명예교수

2012년 6월 18일 월요일

정권 말 8조원 미국 전투기 사들이는 이유는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6-18일자 기사 '정권 말 8조원 미국 전투기 사들이는 이유는'을 퍼왔습니다.
[경제뉴스톺아읽기] 전문가들이 꼽은 대선 최대 이슈는 “복지 확대-양극화 해소”

올해 대선의 최대 이슈가 ‘복지 확대 및 양극화 해소’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일보 1면 기사(단일화 경선때 승자는 민주 후보 ) 안철수>에 따르면, 한국일보 여론조사전문가, 정치학자, 정치평론가, 한국일보 선거보도 자문위원 등 3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올해 대선의 최대 이슈’(복수 응답)를 ‘복지 확대 및 양극화 해소’로 꼽는 응답이 18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경제위기 극복’이 13명이었다.
한국일보는 3면 기사(60%가 “복지 확대·양극화 해법”)에서 “예상 주요 이슈(복수 응답 가능) 상위 6개 중 4개가 경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내용이어서 전문가들은 향후 대선 정국에서 ‘경제’가 표심을 좌우할 핵심 이슈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혁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복지 확대는 현재 가장 중요한 이슈이면서 여권의 유력 주자인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도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며 “민주통합당도 보편적 복지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연말 대선에서 최대 이슈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현재 유럽발 위기는 올 하반기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라며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복지와 양극화 해서 문제가 호강스런 얘기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 18일자 한국일보 3면.

주목해 볼 대목은 국내 경제 위기가 ‘내우외환’에 처했다는 우려다. 한국일보는 7면 기사에서 “유로존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지만 “올해 추경이 편성되면 내년 균형재정 달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밝혔다.
내부적으로는 현 정부 4년 연속 재정적자에 처했다. 한국일보 7면 기사(2008년 금융위기가 결정적…22조 투입된 4대강도)에 따르면, MB 정부는 집권 첫해인 2008년 - 11조7000억 원, 2009년 -43조2000억 원, 2010년 -13조 원, 2011년 -13조5000억 원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한국은 “재정적자를 기록한 데는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초래한 금융위기가 결정적으로 작용했지만, 대선 공약인 4대강 살리기 사업 등 대내적인 요인도 무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4대강 사업에는 단일 예산사업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22조 원이 투입됐다. 한국은 “MB정부가 집권 초기 점증하는 국민들의 복지 수요를 무시한 채 4대강 사업에 ‘올인’한 것이 지금의 복지수요 팽창을 부른 근본적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고 밝혔다.
결국, 대선을 앞두고 복지 지출에 대한 정치권 안팎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고, 유로존 위기 확산으로 추가 재정 지출 압박도 증가하고 있지만, 지난 4년 간 재정 적자는 심각한 실정이어서 정권 말 ‘경제 위기’가 우려되는 상황인 셈이다.

▲ 18일자 한국일보 7면.

이런 상황인데도 현 정부는 구입비만 8조 원이 넘는 외국산 전투기를 부랴부랴 도입하려고 하고 있다. 한겨레는 10면 기사(정권말기 ‘8조짜리 차기 전투기’ 단 4주 평가하고 결정?)에서 창군 이래 최대 단일무기 구입 사업인 차기 전투기(FX) 사업 기종 결정을 위한 업체별 사업 제한 제출이 오는 18일 마감된다. 전투기 60대가 도입되는 시점은 2016년부터이며, 제안서를 제출한 업체는 미국 록히드마틴(F-35A), 보잉(F-15SE),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유로파이터) 등 세 곳이다. 방위사업청은 군 안팎의 전문가로 평가팀을 구성해 제안서를 평가하고 시험평가, 협상 등을 거쳐 10월에 기종 결정을 할 계획이다.
한겨레는 “차기 전투기 도입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특정업체 특혜의혹, 도입 시기 등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며 “10월까지 평가를 끝마치기에는 일정이 촉박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고 밝혔다. 기종 시험평가는 4주, 운용적합성 평가 과정에서 현장방문은 단 4일이다.
이를 두고 김종대(디펜스21 플러스)편집장은 “단 한 번도 탑승해보지 않은 전투기를 이렇게 짧은 기간의 검토를 거쳐 정권 말기에 사겠다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며 “충분한 검토를 위해 기종 결정을 보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연말 우리와 미국의 대선을 의식한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18일자 한겨레 10면.

대외적으로도 이번 주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서울신문 1면 기사에서 “그리스 선거 이후 이번 주 연쇄적으로 열리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유럽연합 재무장관회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그리스와 스페인, 이탈리아를 넘어 미국과 중국-인도-한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남유럽발 금융위기의 차단 여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경제면 4면 기사(그리스 총선이 증시 최대 변수…글로벌 정책 공조도 주목)에서 “다수의 전문가들은 그리스 총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파국 상황은 피할 것이라는 전망에 좀 더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은 “당징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는 것은 아니며, 최근 보수우파인 신민당마저 긴축안 재협상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만큼 구제금융을 지원한 트로이카(EU-EXB-IMF)가 그리스를 달래는 유화적 제스처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 18일자 서울신문 1면.

서울경제는 9면 인터뷰 기사(그리스·스페인 위기 추가 해법 못 찾으면 전방위로 확산될 것)에서 이성한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그리스의 경우 친긴축, 반긴축 정당 중 어느 정당이 정권을 잡더라도 협상을 통해 유로존 잔류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불거지는 마찰과 불협화음으로 오는 7~9월 중 불안감이 증폭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점에서 경향의 칼럼은 눈길을 끄는 지적을 하고 있다. 경향신문 30면 칼럼(그리스 위기, 이념 타령은 그만)에서 조홍식 숭실대 교수(정치학)의 칼럼이다.
“예컨대 2010년, 유럽위기가 확산되자마자 대통령을 필두로 한 한국의 보수 진영은 경제위기가 과잉 복지국가 때문이라는 타령을 늘어놓았다. 반대로 이번 상황에선 진보 진영이 위기의 주요 원인을 신자유주의 탓으로 규정하고, 강대국 독일은 오만한 가해자이며 약소국 그리스는 순수한 피해자라는 식의 이념적 프레임으로 덧칠하는 모습을 보인다. 우선 그리스의 위기는 과도한 복지국가를 지향하다 초래된 것이 아니듯, 과감한 신자유주의 정책을 실현한 결과로 생긴 것도 아니다.…그리스의 만성 질환은 정치다. 사회당의 파판드레우 가문과 신민주당의 카라만리스 가문 등 좌우를 막론한 정치권력의 세습, 폐쇄적 엘리트 집단의 정경유착으로 인한 감세와 탈세, 정치적 지지자를 위해 비효율적 공직을 만들어 주는 악습,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벌이는 통계 조작 등은 그리스의 고질적인 병폐다. 국민을 무시하고 속이는 정치권의 자기 이익 챙기기가 나라를 수렁에 빠뜨린 그리스 사태는 12월 대선을 앞둔 한국 국민이 복지국가나 신자유주의 거대 담론은 잠시 접어두고 천천히 곱씹어봐야 할 사례다.”

최훈길 기자 | chamnamu@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