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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15일 월요일

민주 ‘박근혜 아킬레스건’ 때리며 대선 쟁점화


이글은 경향신문 2012-10-14일자 기사 '민주 ‘박근혜 아킬레스건’ 때리며 대선 쟁점화'를 퍼왔습니다.

ㆍ여 ‘NLL 의혹’에 맞불

민주통합 당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아킬레스건인 정수장학회 문제 를 본격적으로 건드리기 시작했다. 14일 원내대표단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 간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정수장학회의 MBC 및 부산 일보 지분 매각 의혹을 풀기 위한 국정조사와 청문회 개최를 촉구했다. 새누리당이 정수장학회 관련 증인 채택을 끝까지 거부하면 국정감사 자체를 보이콧하겠다는 말까지 했다. 

민주당 원내대표단과 문방위원 간 간담회는 긴급 히 이뤄졌다. 전남 영암에서 열리고 있는 F1 코리아그랑프리 결승전 참관을 취소한 채 회의를 소집했다는 전언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민주당에서 (정수장학회 문제를)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주시하겠다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의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최재천 의원(오른쪽)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지도부·문방위원 기자간담회에서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서성일 기자

민주당의 당면 목표는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김재철 MBC 사장 등을 국회로 불러내는 것이다. 그동안 지지부진했지만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 의혹이 불거져나온 터라 새누리당과 당사자들이 거부할 명분이 약하다고 보고 있다. 증인 채택을 성사시키기 위해 보이콧 중인 문방위 국감 참석도 검토 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이 두 사람에 대한 증인 채택을 막자 민주당은 지난 12일 문방위 국감 보이콧을 선언했다. 하지만 정수장학회 매각문제가 새롭게 제기됐고, 대선 개입 의혹까지 제기된 만큼 이를 이슈화하기 위해서는 국감 재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민주당의 초강경 대응은 새누리당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김정일 비공개 대화록’ 의혹을 이슈화하는 데 대한 맞불 성격이 짙다. 새누리당이 색깔론 성향이 짙은 안보문제로 문재인 후보에게 공세를 편다면 정수장학회 대선 개입 의혹으로 이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또 박 후보의 아킬레스건인 과거사 인식 문제를 재부각한다는 측면도 있다. 박 후보가 인혁당, 5·18 등에 대해 사과 했지만 행동은 아직 보여준 게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 최재천 문방위 간사는 “이번 사건의 첫 번째 의미는 과연 5·16 쿠데타 이후 민간인 재산 을 강탈한 과거사를 합리화시켜 줄 것이냐, 과거사 인식과 과거사 청산의 문제”라고 말했다. 김경협 의원은 이날 보도 자료를 내고 “군사정권에 의한 재산권 침해의 진상규명 등에 관한 특별법안 처리를 위해 범국민 서명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병률 기자 mypark@kyunghyang.com

2012년 10월 2일 화요일

[특집| 박근혜 바로보기]대권 최대 아킬레스건은 친인척 문제?


이글은 경향신문 2012-10-01일자 기사 '[특집| 박근혜 바로보기]대권 최대 아킬레스건은 친인척 문제?'를 퍼왔습니다.

ㆍ두 동생 근령·지만, 올케 서향희 변호사 지난 행적들 정치적 부담

9월 10일 민주통합당 장병완 의원은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의 조카 가족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40여억원의 부당이익을 얻고, 이를 감추기 위해 허위공시를 한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후보의 조카사위인 박영우씨는 대유신소재 회장이다. 대유신소재는 박근혜 테마주로 분류된다. 장병완 의원은 박영우 회장과 조카 한유진씨, 그들의 자녀 2명이 “주가조작과 허위공시로 수십억원에 달하는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한유진씨의 어머니인 박재옥씨는 박근혜 후보와 어머니가 다른 자매지간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1935년 김호남씨와 결혼하고 1950년에 이혼한 후 같은 해 육영수 여사와 재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과 김호남씨 사이의 딸이 박재옥씨다. 박영우 회장은 박근혜 후보의 고액후원자 중 한 사람이다. 민주당에서는 10월에 열리는 국정감사에서 박영우 회장의 증인채택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사올통’ 눈총 받는 서 변호사

박근혜 후보의 친인척이 구설수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치권에서는 박 후보의 최대 아킬레스건을 친인척 문제로 본다. 특히 가장 가까운 혈육인 박근령 한국재난구호 총재와 박지만 EG그룹 회장, 올케 서향희 변호사 등은 정치적 부담이다. 지난 7월 24일 열린 새누리당 경선 후보 TV토론회에서 화제가 된 말은 ‘만사올통’이었다. 당시 김문수 후보는 박 전 위원장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의 부인 서향희 변호사 문제를 언급했다. 김 지사는 박 후보에게 “혹시 ‘만사올통’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느냐. (이명박 정부에서) 만사가 형(兄)통하다가 이제는 올케에게 다 통한다는 뜻”이라며 “36세의 젊은 변호사가 26명을 거느리는 대규모 로펌 대표이며, 비리로 영업정지된 삼화저축은행 법률고문이었다가 대선을 앞두고 갑자기 홍콩으로 출국했다”고 말했다.

8월 15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동생 지만씨가 동작동 국립묘지에서 열린 고 육영수 여사 38주기 추도식에서 참배를 하고 있다. | 박민규기자

서 변호사는 2009년부터 3년간 삼화저축은행 고문변호사를 지내 부실저축은행 로비와 관련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서 변호사는 젊은 나이에도 다양한 직책을 맡아온 것으로도 구설수에 올랐다. 그가 박 후보의 정치적 영향력을 활용해 법률자문 계약을 맺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2004년 박지만씨와 결혼한 서 변호사는 결혼 이후 직함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2006년 신우 사외이사, 2007년 씨엔에이치 감사 및 인선이엔티 고문, 2009년 법무법인 주원 공동대표, 삼화저축은행 고문 등을 지냈다.

EG그룹 회장인 박지만씨도 부실저축은행 로비에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박지만 회장은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과 친구관계로 신삼길 회장이 체포되기 직전 함께 식사했다는 점이 알려져 구설에 올랐다. 대위 출신인 박지만씨는 1986년 제대 이후 마약 투약 혐의로 수 차례 입건되기도 했다. 마약사건이 불거지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였던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박지만씨의 후견인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준 회장은 1989년 박지만씨에게 삼화전자와 포항제철이 각각 50%씩 투자한 삼양산업(EG그룹 전신) 부사장직을 맡겼다. 이듬해 박지만씨는 삼양산업 대표에 오르고 유상증자에 참여해 1대 주주가 된다. 이 과정에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지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만 회장은 이후에도 마약 복용이 적발돼 몇 차례 구속기소됐지만 EG그룹은 계속 성장해 지난해에는 재벌닷컴이 발표한 400대 그룹에 들기도 했다. 회장의 잇따른 마약 복용 적발로 정상적인 회사 경영이 어려웠음에도 EG그룹이 고속성장한 배경에 특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방계혈족까지 잇달아 구설수 올라

박근혜 후보 동생인 박근령 한국재난구호 총재 | 강윤중 기자

여동생 박근령씨도 박근혜 후보에게는 부담이다. 박 후보와 박근령씨는 오랜 기간 구원이 쌓여 서로 등을 돌린 상태다. 둘은 1990년 육영재단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당시 박근령씨를 지지하는 ‘숭모회’는 육영재단 이사장이었던 박근혜 후보 퇴진운동을 벌였고, 결국 박근혜 후보는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지난해에는 박근령씨의 남편인 신동욱 교수가 박지만씨를 여러 사건의 배후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 일로 신 교수는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아 실형을 살고 있다.

직계 형제 외에도 방계 혈족까지 연이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5남 2녀 중 막내이고 육영수 여사는 1남 3녀 중 셋째라 4촌 이내 친인척만 50여명에 가깝다. 2010년 6·2 지방선거 때는 박 후보의 사촌인 박준홍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친박연합’을 만든 뒤 3500만원을 받고 시의원 공천을 준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박 후보의 5촌 조카인 박용수씨가 또다른 5촌인 박용철씨를 채무 등의 이유로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친인척 문제를 의식해서인지 박근혜 후보는 8월 20일 후보 수락연설문에서 “친인척과 권력형 비리에 대해서는 특별감찰관제를 도입해 사전에 강력하게 예방하고, 문제가 생기면 상설특검을 통해 즉각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9월 12일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에서 대통령 친인척과 권력실세 비리를 차단하고 제왕적 대통령제를 쇄신하기 위한 ‘특별감찰관제’를 입법화하기로 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부실저축은행 로비와 관련한 박지만씨 의혹이 불거지자 박 후보는 “(지만씨) 본인이 (아니라고) 확실하게 말했으니 그걸로 끝난 것”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박송이 기자 psy@kyunghyang.com

2012년 7월 30일 월요일

박근혜의 첫 번째 ‘덫’


이글은 시사IN 2012-07-30일자 기사 '박근혜의 첫 번째 ‘덫’'을 퍼왔습니다.
정수장학회 사회 환원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의원에게도 아킬레스건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정수장학회 사회 환원 결의안’을 당론으로 의결했다.

서너 발자국 걸어 (부산일보) 현관문 안으로 들어서면, 벌금이 100만원이다. 1988년에 입사했으니 24년째 다닌 회사다. 하지만 이제는 회사 건물에 출입하는 것만으로 벌금 100만원을 내게 된 것이다. 7월11일, 법원이 내린 판결이 그렇다. 그날 이후 이정호 (부산일보) 편집국장은 현관 옆에 작은 책상을 마련했다. 그렇게 그는 ‘거리의 편집국장’이 되었다.

이정호 국장은 1988년 11월 공채 31기로 (부산일보)에 입사했다. 그의 표현대로 “기자 초년 생활을 좋은 시절에 시작했다.” 1988년 7월 (부산일보)는 파업을 겪었다. 사회 민주화 열기가 뜨거울 때였다. 당시 경영진은 ‘우리 신문은 숙명적 여당지’라고 강조해 노조의 강한 반발을 샀고, 이것이 나중에 사장 퇴진까지 이어지는 불씨가 되었다. 6일간의 파업으로 얻은 성과가 ‘편집국장 3인 추천제’였다. 편집국 노조원이 추천하는 3인 중 편집국장을 임명하도록 함으로써 편집권 독립을 보장하려는 제도였다. 회사는 관례상 3인 가운데 최다 득표자를 편집국장으로 임명했다. ‘이정호 기자’는 이 파업 직후에 (부산일보)에 입사했다. 그리고 ‘편집국장 3인 추천제’에 따라 2010년 12월 편집국장에 임명되었다. 

ⓒ시사IN 조남진 <부산일보> 본사.

갈등이 표면화한 것은 2011년 11월이었다. 봄부터 노조와 회사가 사장 선임제와 관련해 협의를 해왔다. 노조 측은 (부산일보) 주식을 100% 갖고 있는 정수장학회가 사장을 선임할 것이 아니라 사원들의 의사가 반영된 ‘민주적 사장 선임제’를 도입할 것을 요구해왔다. 11월, 사장이 노조위원장을 징계하려 했다. 이정호 편집국장은 “그때까지만 해도 노조와 회사 사이의 문제였다”라고 말했다. 당시 이 국장은 사내게시판에 ‘노조위원장에 대한 징계가 부적절하다’는 글을 올렸다(이호진 노조위원장은 11월 말에 해고되었고, 2012년 4월에 법원의 조정으로 복직했다). 

그리고 11월17일 ‘정수장학회의 사회 환원’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서울에서 열렸고, 이 기사는 1면에 배치되었다. 사장은 ‘회사의 명예가 걸린 문제라 게재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고, 편집국장은 ‘회사의 문제이지만 또한 공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국민의 알 권리 측면에서 게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기사는 나갔고 국장에 대한 징계 얘기가 나왔다. 11월30일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김종렬 당시 사장은 1면 머리기사였던 ‘부산일보 사측 징계 남발, 노사 갈등 격화’ 기사와 2면 ‘부산일보 ‘정수재단 사회 환원 투쟁’ 갈등 원인은’ 기사를 문제 삼았다. 인쇄 단계에서 회사가 윤전기를 세우면서 결국 이날 신문은 나오지 않았다. 회사 측은 ‘신문 발행의 최종 책임은 발행인에게 있다’라고 인쇄를 중단한 이유를 설명했고, 이정호 편집국장은 ‘신문에 어떤 기사를 실을지 판단하는 것은 편집국 권한이다. 이번 사건은 편집권 독립 침해이다’라고 맞섰다. 

(부산일보) 사태의 발단

이 일이 있고 나서 회사 측은 ‘지시 불이행’ 등을 이유로 이정호 편집국장에 대해 대기 처분을 내렸다. 회사 측은 이정호 국장에 대한 두 차례 징계 사유에 대해 “사규를 어기고 업무 질서를 어지럽힌 것이다. 신문 지령 표시를 잘못하고, 발행인 표시를 하지 않는 등 신문법을 위반하는 식의 징계 사유가 많다. 경영진이 편집권에 압력을 넣었거나 하는 편집권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사IN 조남진 <부산일보> 이정호 부산일보 편집국장이 7월17일 부산일보 현관 앞에 마련한 책상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징계 이후 양측의 소송전이 이어졌다. 2월10일에는 이정호 편집국장이 승소했다. 회사 측이 제기한 ‘편집국장 직무집행 중지 가처분 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부산일보)의 경우 사규에 ‘징계위원 3분의 2 찬성으로 징계한다’는 의결 규정을 두고, 단체협약에 ‘징계위는 노사 동수로 구성하고 위원장은 회사 측이 맡는다’는 구성요건을 두었다. 그런데 지난해 하반기 회사 측이 사규를 변경해 3분의 2 찬성을 과반 찬성으로 바꾸었다. 이에 따라 이정호 국장에 대한 징계가 이뤄진 것이다. 이에 대해 법원은 노동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사규를 개정할 경우 노조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이런 과정이 없었던 만큼 절차상 하자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본안소송까지는 편집국장 지위를 인정한다고 판결했다.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난 뒤 회사 측은 임원과 국·실장으로 구성된 ‘포상징계위원회’를 열어 이정호 국장을 재차 징계했다. 그리고 다시 법정 대결을 벌였다. 7월11일 법원은 회사 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직무정지 및 출입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편집국장은 비노조원이기 때문에 단체협약 규정을 따르지 않고, 사규만 적용해도 된다는 판단이었다. 이로써 이정호 국장은 편집국장 직무가 중지되고, 회사에도 들어갈 수 없게 되었다. 현재 부국장이 편집국장 직무 대행을 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정수장학회였다. 이정호 국장은 “그동안 잠복해 있던 갈등이 경영진이 윤전기를 세우면서 물 위로 드러났다”라고 말했다. 정수장학회는 (부산일보)의 주식 100%를 갖고 있다. 정수장학회 이사회에서 (부산일보) 사장을 임명한다. 박근혜 의원이 1995년부터 2005년까지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역임했다(18~20쪽 딸린 기사 참조). 이정호 국장은 “박근혜 의원이 한나라당 대표가 된 2004년부터 갈등이 시작되었다”라고 말한다. 박 의원이 1997년 정치에 발을 들여놓기 전에는 칩거하다시피 했고, 한나라당 대표가 되기 전까지만 해도 ‘대구의 한 지역구 의원’ 정도의 비중이었기 때문에 그와 관련해 ‘보도할 거리가 별로 없었다’는 것이다. 

2004년 17대 총선 당시 (부산일보)는 홍역을 치렀다. 당시 공보위 간사였던 이호진 (부산일보) 노조위원장에 따르면, 당시 기자들이 회의를 거쳐 결의문을 붙이기도 했다. “당시 젊은 기자들이 취재를 하면서 (부산일보) 보도가 왜 그러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박근혜 띄우기’ 보도가 심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동아대 석좌교수로 임명되고 총학생회가 반발했는데, 이 내용을 다룬 기사가 빠진 일도 있었다. 이런 일이 연이어 벌어지면서 기자들이 격분했다.” 

2004년 노골적인 칼럼 한 편

당시 (부산일보)는 이런 칼럼(‘거리의 정치 평론가’)을 내보냈다. “박근혜 대표가 고해와 참회의 의식으로 취임 첫날 사찰에서의 108배, 성당에서의 고해 성사, 교회에서는 참회 예배를 갖기까지 한나라당은 참으로 먼 길을 돌아서 왔다. 2002년 12월 대선 패배 이후 1년3개월이 걸렸다. (중략) 그렇다. 변화란 그렇게 어려운 것이다. (중략) 총선일까지는 꼭 2주 남은 셈이다.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그러나 충분하지는 않을지 몰라도 그래도 다행스러울 정도의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시사IN 조남진 이호진 <부산일보> 노조위원장이 박근혜 의원과 최필립 이사장 등이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이 칼럼에 대해 부산 민언련은 ‘충성스러운 선거 참모와 같은 당부와 총선 후 재보선의 활용방안까지 안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호진 위원장은 2004년 이런 일을 겪은 만큼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런 보도가 재발할까봐 위기의식이 커졌다고 말한다. “본인이 직접 대선 후보로 나서면 (부산일보)에 2004년 총선 때보다 몇 배로 충격이 올 수 있다고 보았다.”

2004년 총선의 경험은 ‘사장 선임’을 둘러싼 노사 갈등으로 이어졌다. 정수장학회의 사장 임명에 반발해 2006년과 2009년 노조가 사장실을 점거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회사 측은 ‘민주적 사장선임제’를 위해 노력한다고 했으나 어떤 방법으로 구체화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매번 미루어졌다. 이호진 위원장은 “2005년부터 7년 동안 최필립 이사장을 설득해왔다. 최 이사장은 자기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정수장학회와 (부산일보) 문제는 박근혜 후보가 직접 해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당시 노조의 요구를 재단 측에 전달했으나, 재단에서는 노조의 요구가 ‘경영권 침해’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편집국장이 편집권 독립을 주장하면서 8개월 동안 회사 측과 맞서는 상황.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누가 되든 편집국장 처지에서 해야 하는 일이었다. 정수장학회가 순수한 장학회라면 문제는 다르다. 거기에 연관이 있는 박근혜 의원이 특정 정당 후보로 대선에 나선다면, (부산일보)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편집권 독립은 언론사의 생명이다. 각오한 싸움이고,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라고 이정호 국장은 말했다. 

(부산일보)와 정수장학회 문제는 8월 이후에도 계속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는 ‘박근혜의 아킬레스건’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부산일보)의 편집권 독립 문제는 유력 대선 후보의 ‘언론관’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다. 정수장학회가 MBC의 주식 30%를 갖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MBC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70% 소유)와 정수장학회가 파업 사태에 뒷짐을 졌다”라고 비판했다. 주주들이 책임을 못 졌다면서 ‘민영화’도 거론했다. 대선에 앞서 정수장학회와 언론((부산일보), MBC) 문제가 동시에 떠오를 수 있는 양상이다. 

법원 판결·야당 공세, 박근혜에게 부담

법원 판결도 박근혜 후보로서는 부담스럽다. 김지태씨의 유족들은 (부산일보)와 MBC 등 강탈당한 언론사 주식을 돌려달라며 국가와 정수장학회를 상대로 주식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지난 2월 서울중앙지법은 ‘강압으로 주식을 증여한 사실은 인정되나 반환청구 시효가 지나 돌려받을 수는 없다’고 판결했다. 법원이 ‘강압’ 부분을 인정한 것은 박근혜 후보로서 부담스러운 대목이다(유족들은 이에 대해 항소를 한 상황이다). 

야당도 공세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7월20일 민주통합당은 ‘정수장학회 사회 환원 결의안’을 당론으로 의결했다. 기자 출신인 배재정 의원이 마련한 이 결의안은 ‘군사독재정권에 의해 저질러진 부정한 과거사를 바로잡고 나아가 공익법인임에도 특정인에 의한 사유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정수장학회를 사회에 환원할 것’을 촉구했다.

(부산일보) 안팎으로도 변수가 많다. 이정호 국장이 제기한 ‘대기처분 무효확인’

 본안 소송에 대한 1심 선고가 8월24일로 잡혀 있다. (부산일보) 노조는 파업 찬반 투표를 거쳐 이미 파업을 결의해놓은 상황이다. 

(부산일보) 입구에는 ‘독자가 주인입니다. 최고 신문 부산일보’라고 크게 적혀 있다. 그 아래에서 (부산일보)의 편집국장은 ‘거리의 편집국장’이 되어 앉아 있다. 그리고 1962년의 ‘부일장학회 강탈 사건’은 그로부터 50년 후에 (부산일보) 편집권 독립 문제로 불거져 있다. 현재 (부산일보)의 주인은, 정수장학회다.

차형석 기자 | cha@sisain.co.kr 

2012년 7월 16일 월요일

"박근혜 연봉 20억 받을때 난 비참한 생활…죽기전 한 풀고 싶어"


이글은 미디어스 2012-07-16일자 기사 '"박근혜 연봉 20억 받을때 난 비참한 생활…죽기전 한 풀고 싶어"'를 퍼왔습니다.
[단독인터뷰] '정수장학회 원소유자' 고 김지태씨 미망인 송혜영 씨

"(정수장학회는) 개인의 것이 아니고 공익법인인데, 제가 이사장을 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관계없는 제가 이사장을 관두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는 것인가요?" 지난 10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은 '아킬레스건'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해 "나와 관계없는 일"이라며 일관된 단호함을 보였다. 2005년, 2007년 두 차례 '국정원 과거사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와 '진실 ·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가 "강제헌납"이라고 결론내렸음에도 이는 '정치공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영장도 없이 끌려갔던 1962년의 기억

▲ <미디어스>는 정수장학회 창립 50주년을 하루 앞둔 13일, 고 김지태씨(전 삼화고무 회장) 미망인 송혜영씨를 만났다. ⓒ곽상아

지난 14일은 정수장학회 창립 50주년 기념일이었다. 부일장학회가 강제로 국가에 헌납돼 정수장학회로 넘어간 지 벌써 반백년의 세월이 흐른 것이다. 는 정수장학회 창립 50주년을 하루 앞둔 13일, 고 김지태씨(전 삼화고무 회장) 미망인 송혜영씨를 만났다. 1962년 송씨는 남편인 김지태씨가 일본에 가 있는 사이 김지태씨의 귀국을 종용하기 위한 인질용으로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1달 반 가량의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가슴 속에 피맺힌 한이 있다"는 송혜영씨는 50년 전 영장도 없이 새벽에 끌려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새벽에 갑자기 두 사람이 찾아왔어요. 중앙정보부에서 왔다고 하더군요. 영장도 없이, 다짜고짜 '할 이야기가 있으니 가자'면서. 무슨 죄목인지도 모른 채 중앙정보부 부산지부에 끌려가야 했지요. 아침에 도착했었는데, 점심이 지나도록 굶기면서 그냥 기다리게 하더니 오후에는 형무소에 집어넣었어요. 제가 회장님(남편인 고 김지태 회장을 의미)과 독일여행에서 기념으로 사가지고 온 다이아반지와 카메라에 대해서 '밀수'라고 하면서…. 정말 기가 막혀서…. 그때 당시 장신구 하나 정도는 승낙됐기 때문에 저 역시 손에 낀 상태에서 (세관원에게 반지를) 보여주었고 그게 자동 신고되는 거였거든요.
이후에 제 재판이 시작됐고, 세관원도 재판에 불려왔는데 그 사람이 뭐라고 하겠어요? 당연히 '정상통과된 물건이고, 밀수가 아니다'라고 하지요. 그런데 며칠 있다가 그 사람이 세관원 자리에서 해고되더군요. 그 가족은 어떻게 됐을까요? 참 그때는…기막히는 일이 많았지요. 제가 그때 감옥에서 한달 반 정도 있었어요. 회장님은 건강이 안좋아 일본에서 치료중이셨는데, (제가 인질로 잡혀있으니까) 귀국했고, 귀국하자마자 중앙정보부에 끌려갔지요. 그후 저는 사흘만에 풀려났구요…."

박근혜가 연봉 20억 받는 사이, 돈 되는 것 다 팔아 생활비 충당

▲ 송혜영씨가 남편인 고 김지태씨가 남긴 수첩을 들여다보고 있는 모습. ⓒ곽상아
사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9년 10월 26일 갑작스럽게 사망했을 당시 김지태 회장 측은 '이제는 부일장학회를 돌려받을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강탈한 장본인이 죽었으니까 조만간 되찾게 될 줄 알았다"는 것. 그러나, 상황은 유족들의 바람과 정반대로 흘러갔다. 뒤이어 들어선 전두환 정권은 5.16장학회(부일장학회)를 고 김지태씨 가족들에게 돌려주기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남은 가족들에게 '사유재산'으로 안겨주었다.
"절망했습니다. 박근혜 의원은 김 회장님이 '자발적으로 장학회를 기증한 것'이라고 하는데, 사실이 아니예요. 회장님께서 장학회에 대해 큰 애정을 가지고 좋은 일도 많이 했는데, 이렇게 강도질할 수 있는 건가요?
정수장학회는 지난 50년간 3만여명에게 장학금 혜택을 주었다고 하는데, 왜 남의 돈을 뺏어서 장학금 준다고 생색을 내는 걸까요? 부일장학회는 1년에 3000명씩 장학금을 주었고, 그걸 50년으로 환산하면 15만명이에요. 만약 부일장학회가 계속 그대로 남아있었다면, 훨씬 더 많은 학생들이 장학금 혜택을 받지 않았겠습니까?"
정수장학회가 사실상 박근혜 의원의 사조직으로 전락해가는 사이, 장학회의 원 소유자였던 김지태씨의 미망인 송혜영씨는 힘겨운 삶을 살아가야 했다고 한다.
"가지고 있는 것 중에 돈 되는 것은 모두 팔아서 생활비로 써야 했어요. 하도 생활이 힘들어서 62년에 박정희 정권이 '밀수죄'라고 했었던 다이아반지와 카메라도 다 팔아서 생활비로 썼어요. 그 물건들 때문에 난생 처음으로 형무소까지 갔었고 온갖 고초를 당했기 때문에, 웬만하면 팔지 않으려 했었는데…생활이 곤란해서 팔지 않을 수 없었지요….
지금도 생활이 매우 힘들어요. 위수술, 뇌수술 등 큰 수술을 5번이나 해서 건강도 안좋은데 병원비도 없고. 택시 탈 돈도 없어서, 65세 이상이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지하철 표를 이용하면서 다닙니다. 그런데…저와 달리 박근혜 의원은 정수장학회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연봉으로 20억 넘게 가져가지 않았나요? 이게 정상적인 것인가요?"

"박근혜 측이 정수장학회 털고간다"고? 정치적 쇼다

박근혜 의원 측이 대선을 앞두고 고 김지태씨 유족과 접촉하는 등 '정수장학회' 문제를 털고 가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으나, 송혜영씨는 이 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 무근의 보도"라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박근혜 의원 측에서 전혀 연락온 바가 없다"며 "박근혜 의원이 실제로 유족들과 논의한 것도 없으면서 마치 해결의지가 있는 것처럼 정치적 쇼를 하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는 것.
"만약 우리와 접촉을 했다면 (대선출마를 선언할 때) 어떤 여지가 있었을 텐데,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지 않았습니까? 박근혜 의원이 대통령이 되어서 새 시대를 열겠다고 하는 걸 보면서 해묵은 정수장학회 문제도 잘 해결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출마선언날 밝힌 내용을 보고 대단히 실망했어요.
부디, 박근혜 의원이 저희 유족들의 뜻을 헤아려 주셨으면 합니다. 재산을 강제로 헌납당한 이후, 저는 생활비 걱정을 하면서 사는데…. 계속 이러는 것은 인간된 도리가 아니지 않아요?"
송혜영씨는 '사회환원'이라는 김지태씨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서는 "박근혜 의원 측 이사진은 전부 물러나고, 예전의 부일장학회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송씨는 지난 6일 차남 김영우씨가 CBS 라디오 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것은 박근혜 전 대표의 사과도 아니고, 최필립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진의 강제퇴진이나 그런 게 아니다"라며 "유족들이 추천하는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인사들이 장학회를 운영하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차남의 의견일 뿐 유족 전체의 뜻이 절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차남이 가족들과 동떨어진 생각을 혼자서 하고 있다. (차남을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이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차남 한 명의 말만 듣고 '유족의 뜻'이라고 보도해선 절대 안 된다"는 것. 

마지막으로, 송씨는 "박근혜 의원이 좋은 일 하는 셈 치고, 이제 그만 정수장학회를 유족들에게 돌려줬으면 한다"며 "내가 죽기 전에는 반드시 부일장학회를 되찾아서, 남은 가족들끼리 '사회환원'이라는 회장님의 유지를 받들고 싶다"고 호소했다.
"제 나이가 80을 넘겼습니다. 살면 얼마나 살겠습니까? 병 투성이인데…. 제가 굉장히 한이 많은 사람입니다. 죽기 전에 한 좀 풀고가고 싶어요. 돌아가신 회장님께서 부일장학회를 되찾고자 얼마나 애쓰셨는지 몰라요. 죽어서라도 '영감, 생전에 그렇게 되찾고 싶어하던 부일장학회를 드디어 원상복귀시켰어요. 좋지요?'라고 말할 수 있도록이요…. 아버지가 한 나쁜 짓을 딸이 바로잡는다면, 아버지도 살고 자기도 사는 길이 될 텐데 왜 저렇게 붙들고 있는 건지 정말 도통 이유를 모르겠네요…."

곽상아 기자  |  nell@mediaus.co.kr

2012년 7월 15일 일요일

글로벌 삼성의 역설


이글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12-07-09일자 기사 '글로벌 삼성의 역설'을 퍼왔습니다.

<삼성그룹빌딩>, 2007-박미향

"위기다. 글로벌 기업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10년 내 삼성의 대표 제품들이 모두 사라질 수 있다. 다시 시작하자. 앞만 보고 가자."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은 '위기론'이 트레이드마크다. 2010년 경영에 전격 복귀하면서도 '다시 시작'하는 당사자가 임직원들에게 '위기'를 들먹였다. 그는 삼성 비자금 수사를 받으며 물러났다 이명박 정부의 유례없는 단독 특별사면을 받은 뒤 경영에 복귀하는 길이었다.
25년 전 삼성그룹 회장직을 승계한 뒤로 '제2창업'을 선언한 때부터 이 회장은 때마다 '위기'를 외쳐왔다. 이 회장은 2007년에도 공식 석상에서 "한국 경제가 심각하다"고 위기론을 설파했고, 2010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전시회에선 "삼성도 까딱 잘못하면 10년 후 구멍가게가 된다"고 위기를 '조장'했다. 올해 새해 첫 일성도 또다시 '위기'였다. 그는 2012년 삼성그룹 신년하례회에서 "앞으로 예상하지 못한 변화들이 나타날 것이며, 기존 사업은 성장이 정체되고 신사업은 생존 주기가 빠르게 단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기론, 전가의 보도

그의 위기론에 대한 화답은 주로 언론을 통해 나온다. 위기론에 대한 미디어의 해석은 천편일률적이다. 대개 '위기를 내세워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는 식이다. 위기를 강조하면서 임직원들의 긴장감을 고조시켜 느슨한 조직을 다잡는다는 뜻일 것이다. 늘 위기를 예감하고 걱정하는 선지자 같은 '오너' 아래서 월급받는 임직원들은 틈만 나면 나태에 빠지는 철부지인 것일까. 다소 전근대적인 조직 운용 방식인데도 삼성그룹 안팎에서 토를 다는 이는 거의 없다.
위기론에 흠집을 내기 부담스러운 것은 아마 삼성의 실적이 그만큼 뒷받침되기 때문일 것이다. 반도체 세계 1위인 삼성은 최근 애플의 아이폰까지 따라잡아 스마트폰 세계 1위의 놀라운 성과까지 거뒀다. 반도체나 스마트폰 같은 천문학적 투자를 필요로 한 사업 분야에서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오너'의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먹혀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때문인지 삼성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다른 재벌그룹들이 '위기'를 맞을 때도 나 홀로 호황을 구가하는 예외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면에서 최근 이 회장의 막말 공방은 상당히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막말 공방의 포문은 이 회장이 먼저 열었다. 지난 2월 중순 이 회장의 맏형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 등이 이 회장을 상대로 유산 관련 소송을 제기한 지 두 달여 만의 일이었다. 4월 중순 이 회장은 형 맹희씨 등을 '수준 이하'라고 표현하면서 "한 푼도 내줄 수 없다"며 소송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러자 맹희씨는 육성 녹음 파일까지 공개하면서 "건희가 어린애 같은 발언을 하는 것을 듣고 몹시 당황했다. 건희는 형제간 불화만 가중시켜왔고 자기 욕심만 챙겨왔다"고 비난했다. 이 회장은 다시 맹희씨에 대해 '퇴출된 양반'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극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이맹희씨는 감히 나보고, '건희, 건희' 할 상대가 아니다"라며 "나를 포함해 누구도 (이맹희씨를) 장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이 회장의 이런 발언에 대한 비판 여론은 주로 외신을 통해 보도됐다. (한겨레)가 '막장 드라마'에 가까운 재벌의 행태라고 보도한 이래,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평소 말을 아끼기로 유명한 이건희 회장이 요즘 완전히 다른 면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삼성가의 재산분쟁이 텔레비전 통속극처럼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파이낸셜타임스) 역시 "막장 연속극 수준으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양쪽의 추악한 다툼이 더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역린(逆鱗), 황제의 분노

이 회장의 거친 비난에서 비롯된 삼성가 2세들의 막말 공방은, 그야말로 삼성 '위기'의 단면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이 회장의 거친 막말이 여과 없이 언론에 공개된 것 자체가 삼성의 문제를 여실히 방증한다. 글로벌 삼성의 1인자 입에서 나온 거침없는 표현도 충격이었지만, 그런 발언을 자제하거나 거를 수 있는 시스템이 삼성에 없다는 것이 더욱 여론을 경악하게 했다. 이에 대해 삼성 안팎에선 이 회장의 발언을 제지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반응이 많다. 당시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의 작심 발언이라 어쩔 수 없다. 다소 흥분하신 것 같다"며 당황스러워했다. 재계 관계자는 "황제나 다름없는 회장의 발언에 대해 가타부타 의견을 전달하는 것 자체도 거의 있을 수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회장을 움직인 건 삼성 내부의 시스템이나 이른바 '가신 그룹'의 조언이 아닌, 정치권의 경고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재계 인사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경제가 안 그래도 나쁜데 대기업이 집안 싸움을 하는 건 보기에도 안 좋고 경제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뜻을 삼성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쪽 입김이 전달됐다는 얘기도 여러 재계 관계자에게서 나왔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삼성가의 상속재산 소송 문제와 막말 공방이 최대 이슈로 떠오르면서 (정부가 주도하는) 주요 이슈들이 묻혀버린다는 힐난이 청와대에서 나왔다"며 "신속히 조용히 (소송을) 해결하라는 요구가 양쪽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악화된 여론의 영향도 적잖았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은 신문 안 보시나, 텔레비전도 다 보신다"며 비판 여론에 영향을 받은 '사과'임을 내비쳤다.
이 때문에 막말 공방 직후 이 회장은 이른바 '유럽 출장'을 떠났다. 예정에 없던 4주간의 유럽 출장을 떠나며 이 회장은 '대국민 사과'까지 하게 된다. 이 회장은 "저번에 사적인 문제로 개인 감정을 드러내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앞으로 소송 문제에 대해서는 일절 관여하지 않고 전문가한테 맡기고 나는 삼성그룹을 키우는 데만 전념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다 불경기이지만 특히 유럽이 문제가 많아서 그 상황을 직접 보고 들으러 간다"고 말했다. 20여 년간 반복적으로 위기론을 설파해온 이 회장 자신이 이번에는 위기의 진원지였던 셈인데, 정작 이런 위기를 제어한 것은 삼성 내부가 아닌 외부였다는 얘기다.

'복심'의 운명

이 회장의 유럽 출장 이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의 전격 교체는, 이 회장이 강조해온 위기론을 작동해온 배경이 매우 전근대적 문화였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지난 6월 초 삼성그룹의 2인자던 김순택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전격 경질됐다. 이때도 삼성은 미래전략실장 교체의 열쇳말을 '위기'로 제시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유럽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미래전략실장을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2의 신경영'에 준하는 조처라고까지 덧붙였다.
그러나 미래전략실장 교체의 핵심 원인은 삼성가의 유산소송과 관련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더 많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유산소송에서) 타협하자는 주화론과 주전론이 부딪혔는데 주화론이 밀린 것"이라며 "김순택 전 실장은 유화적인 해결책을 내놨다가 이 회장한테 강한 질책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복수의 재계 관계자들도 "소송 결과에 따라 삼성의 후계 체제까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 이 회장의 위기감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래전략실장은 삼성의 2인자다. 이 회장을 대신해 삼성의 사령탑을 지휘하고 계열사 사장단 인사까지 좌지우지해온 막강한 자리로 여겨왔다. 이름은 비서실장, 구조조정본부장, 전략기획실장 등으로 바뀌어왔지만 핵심 역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 회장의 독주가 아닌 '회장-비서실-전문경영인'이라는 이른바 '3각 편대 경영'은 그동안 삼성의 주요 성공 비결로 꼽혀왔다. 다만, 이번 미래전략실장 전격 교체에서 볼 수 있듯, 2010년 다시 위기론을 들고 이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이래 비서실의 위상은 크게 약화됐다. 그럼에도 현재 삼성 미래전략실장은 과거 왕조 시대의 재상을 일컫듯, '일인지하 만인지상'으로 불린다. 이런 막강한 자리가 이 회장의 말 한마디에 추풍낙엽처럼 날아가버릴 수 있다는 것은 삼성의 총수 체제가 얼마나 봉건적인지 보여주기도 한다.
이 회장이 삼성 회장 자리를 이어받은 이래로 25년간 삼성의 2인자는 7명이다. 최지성 새 미래전략실장을 제외한 6명 중 순탄하게 자리를 떠난 사람은 거의 없다. 가장 안 좋게 물러난 실장은 누구보다 이학수 전 전략기획실장이 꼽힌다. 이학수 전 실장은 재무통으로 통한다. 특히 1998년 외환위기 때 삼성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쳐, 이후 글로벌 삼성의 토대를 닦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삼성의 3세 승계를 사실상 마무리한 주요 인물이다. 삼성에버랜드 등을 활용해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세금을 내지 않고 경영권을 물려받게 하는 작업을 주도했다. 그래서 이 전 실장은 이 회장의 '복심'으로 통했다. 이 전 실장이 삼성 2인자 자리를 14년이나 지킬 수 있었던 배경이다.
그러나 '복심'도 버림받을 수 있다. '주군'의 한마디가 곧 법인 체제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다. 이 전 실장이 자리를 잃게 된 때는 2010년 11월 중순이었다. 삼성 비자금 사건으로 경영 퇴진 중이던 2008년부터 경영 복귀를 단행한 2010년까지 2년간, 이 회장은 모종의 심경 변화를 겪은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의 전직 고위급 임원은 "이 회장은 물러나 있는 반면, 이 전 실장은 고문직을 맡고 있었지만 오히려 힘이 더 세졌다"며 "이런 상황을 전해 들은 이 회장은 심기가 매우 불편했고, 주변에서 이런 상황을 더 부추겼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2011년 삼성의 내부 비리와 부정 척결을 강조한 것은 이 전 실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적지 않았다. 이때부터 최근까지 김순택 전 실장이 2인자 역할을 하는 동안, 이른바 '이학수 라인'에 대한 대대적인 '청소'를 했다. 이학수 체제를 지탱하던 최고경영자급 인사들은 줄줄이 자리에서 물러났고, 이들 중 일부는 삼성 고위 임원들이 퇴직 이후 2~3년간 급여, 사무실, 차량을 제공받는 예우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이때부터 이 회장은 2인자에 대한 의심과 불신이 상당히 커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이유로 재계에서는 최근 김순택 전 실장의 경질이 그리 큰 사건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분위기다.

자기 왕조의 아킬레스건

이 회장이 줄곧 꺼내드는 '위기론'과 영욕이 극단적으로 교차하는 삼성 2인자들의 처지 모두 '총수 지배 체제'가 얼마나 봉건적인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는 총수가 곧 황제와 다름없는 한국 재벌의 특성과, 이 회장의 은둔형 경영 스타일이라는 삼성의 특징이 결합된 산물이다. 아울러 과거 왕조 시대에 왕권 계승이라는 목표를 위해서라면 공신은 말할 것도 없고 부모형제까지 가혹한 죽음을 당하던 봉건 질서의 이면과 비교 대상이 되기도 한다.
문제는 2인자마저 한순간에 버림받을 수밖에 없고, 위기를 외치면서도 정작 자신이 위기임을 알아챌 수 없는 총수 지배 체제의 위험성이다. 스마트폰과 전기자동차가 상징하는 최첨단 시대에, 정작 최첨단 제품을 만들며 세계적 위치에 오른 기업에 봉건적 질서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은 대단히 역설적이다. 총수의 한마디가 기업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게 하는 것처럼, 총수의 단 한 번의 실수가 커다란 기업집단을 거꾸러뜨릴 수도 있다. 삼성 계열사의 한 고위 임원은 "미래전략실이 그룹의 사령탑 구실을 제대로 못하고 회장의 눈치만 본다"고 말한다. 그 누구도 감히 회장에게 진언할 수 없을 정도가 된 '자산 280조 원'의 삼성이라면, 그 자체로 한국 경제의 비극이다.

글•김진철 (한겨레) 경제부 산업팀 기자. 삼성그룹과 엘지그룹 담당. (내 돈을 지키는 경제학) (대한민국 불공정 경제학)을 썼다.

2012년 3월 28일 수요일

'반값등록금' 새누리당 아킬레스건으로 등장...30일 대규모집회 압박 더해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3-28일자 기사 ''반값등록금' 새누리당 아킬레스건으로 등장...30일 대규모집회 압박 더해'를 퍼왔습니다.

ⓒ김철수 기자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왼쪽)와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양당 지도부 회동에서 서로의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반값등록금, 4월 총선에서 새누리당 발목 잡나

4월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이 20대 표심 잡기에 나선 가운데, 야당이 ‘반값등록금 입법화’를 내세우며 새누리당의 아킬레스건을 자극하고 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적극적으로 반값등록금 실현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반면 새누리당은 “19대 국회가 시작되면 곧장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법안 처리를 하자”는 야당의 제안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반값등록금은 애초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당시 ‘등록금 절반 인하 위원회’를 설치하면서 높은 기대를 받아왔다. 이에 지난해 대학생과 시민사회단체는 반값등록금 실현을 촉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확산시키고 한나라당을 비롯한 정치권을 압박했다.

반값등록금에 대한 폭발적인 여론이 형성된 만큼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에게 반값등록금은 젊은 층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주요 공약이 되고 있다. 반면 그동안 기대치 이하의 등록금 정책을 내놓으면서 비난을 받았던 정부와 한나라당의 뒤를 잇는 새누리당에게 반값등록금은 아킬레스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등록금 문제와 관련 새누리당은 반값등록금은커녕 ▲대학 회계 투명성 제고 및 국가장학금 추가 지원 ▲학자금 대출이자를 3.9%에서 2.9%로 인하 등 공약을 내놓는 데 그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앞서 반값등록금을 요구하는 여론에 밀려 정부가 내놓았던 정책과 다를 바 없으며, 오히려 대학생들로부터 ‘꼼수’라는 비난에 휩싸였던 터라 공감을 끌어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반값등록금 시위 재점화...새누리당에 압박 더할 듯

대학생과 시민사회단체도 본격적인 총선 레이스가 시작됨과 동시에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총공세를 펼쳐 정치권에 반값등록금 실현에 대한 압박을 더할 예정이다. 

지난해 정국을 달궜던 반값등록금 촛불을 주도했던 반값등록금실현과교육공공성강화를위한국민본부(반값등록금국민본부)는 오는 30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반값등록금 집회를 개최한다. 앞서 한국대학생연합 소속 대학 학생 대표자들은 삭발을 하면서 반값등록금 실현에 대한 여론을 모았다.


ⓒ양지웅 기자 17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이 연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한대련 마지막 삭발식'에서 정용필 의장이 삭발하고 있다.

반값등록금국민본부는 28일 “새누리당과 이명박 정부는 그동안 계속해서 반값등록금 공약 이행을 회피해왔으며, 지난해 5월 ‘반값등록금 재추진’을 발표했으나 국가 장학금을 시행하는데 그쳤다”며 “국가장학금은 반값등록금과 거리가 먼 대책으로 연간 천만 원의 등록금 부담을 해소하고, 등록금 부풀리기를 일삼는 사립대의 방만한 대학운영을 바로 잡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19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반값등록금을 실현하자는 민주통합당의 제안에 대답을 회피하고 오히려 반값등록금 집회를 봉쇄하려는 새누리당을 규탄한다”며 “현재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이 적극적으로 반값등록금 실현을 약속하고 있는 만큼 새누리당은 하루빨리 소극적인 장학금 확대 공약을 폐기하고, 이명박 정부 임기동안 이행하지 않은 반값등록금을 19대 1호로 통과시키는데 약속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경찰은 30일 청계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반값등록금 집회신고를 계속 불허하고 있다. 반값등록금국민본부는 “경찰은 ‘교통방해’를 이유로 다섯 번이나 집회 신고 금지 통보를 했다”며 “이는 반값등록금 공약을 이행하지 않은 정부와 여당이 이를 심판하려는 시민들의 여론을 봉쇄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반값등록금국민본부는 지난 26일 청계광장 일대에 다시 집회신고를 낸 상황이며, 대규모 집회를 강행할 방침이다.

최지현 기자cjh@vop.co.kr

2012년 1월 25일 수요일

론스타=산업자본, 아킬레스건 건드릴 수 있을까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25일자 기사 '론스타=산업자본, 아킬레스건 건드릴 수 있을까'를 퍼왔습니다.
민주당·민변, 매각 중단 촉구 "먹튀 승인은 금융당국 직무유기"

민주통합당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25일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를 불허할 것을 정부에 거듭 촉구했다.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 펀드의 산업자본 여부에 대한 의혹해소 없이 인수를 승인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민주통합당 소속 정무위원회 위원 일동과 민변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는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에 대한 충분한 검증과 국민적 의혹해소도 없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자회사편입승인 신청을 승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통합당은 민변에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 상실(한도보유초과주주)에 따른 금융당국의 행정처분과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지분 인수계약 및 자회사 편입승인의 적법성 여부 등에 대한 법률검토를 의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민변은 “하나금융지주의 자회사 편입신청을 금융위원회가 승인한다면, 이는 형사적으로 직권남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이 2003년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할 당시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으므로 이후 론스타의 ‘대주주행세’는 무효에 해당하며, 이를 알고서도 하나금융지주의 인수를 승인한다면 이는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 지난 17일, 민주통합당은 김석동 금융위원장(맨 오른쪽)을 불러 론스타 간담회를 진행했다. ⓒ민주통합당

민변의 권영국 변호사는 “론스타가 실제로 산업자본이었는지 여부에 대한 (2003년 당시의) 심사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있었다”며 “이 부분에서 당시 (금융당국의) 심각한 직무유기가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계 몫으로 지명된 민주통합당 이용득 최고위원도 이날 아침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은 심각한 국부유출을 초래한다”며 “매각 중단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위원회 추경호 부위원장과 금융감독원 주재성 부원장 등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들은 설 연휴 직전 회동을 갖고 이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경제신문은 25일자 11면에 실린 기사에서 “정부의 판단이 오는 27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나올지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매경은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이번 기회에 론스타 문제를 털고 가자는 인식이 강하다”면서도 금융위가 지난해 3월 ‘론스타를 산업자본으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을 스스로 뒤집기 어려울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고 전했다.


▲ 매일경제 1월25일자 11면.

서울경제신문은 이날 10면에서 “결론이 어떻게 나든 하나금융의 론스타 인수 승인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금융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와 외환은행 인수 승인은 별개의 문제라는 게 금융당국의 ‘일관된 입장’이라는 이유에서다.
반면 민주통합당과 민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와 한나라당에 “민주당이 발의한 국정조사 요구안과 감사원 감사요구안, 대정부 촉구 결의안을 즉각 수용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들은 또 “정부와 한나라당이 론스타 의혹 해소라는 국민적 요구를 무시할 경우 4·11총선과 12월 대선에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며 “제19대 국회와 새로운 정부는 국민적 요구를 반영하여 책임소재를 명확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서울경제 1월25일자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