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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16일 목요일

한국일보, '인사불응' 이영성 편집국장 형사고발


이글은 미디어스 2013-05-16일자 기사 '한국일보, '인사불응' 이영성 편집국장 형사고발'을 퍼왔습니다.
업무방해 혐의…노사 갈등 수위 더 높아질듯

한국일보 사측이 이영성 편집국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고발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1일자 인사발령을 통해 편집국장직에서 해임됐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국장직을 맡아 지면을 제작하고 있으며 편집국장실을 무단점거했다는 이유에서다.

▲ 이영성 편집국장이 6일 오후 편집국 비상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 비대위 제공)

16일 한국일보 사측 관계자는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국장이) 편집국장직에서 해임됐음에도 불구하고 편집국장실을 무단점거 하고 있어서 업무방해 혐의로 최근에 형사고발을 했다"고 전했다.
한국일보 편집국 구성원들은 회사측이 단행한 1일 간부급 인사에 대해 '장재구 회장의 업무상 배임 혐의 수사를 막기 위한 바람막이 인사'라며 2일 인사거부를 결의했으며, 16일까지 15일째 인사 이전 체제대로 지면을 제작해 오고 있다. 이영성 국장 역시 편집국 총의에 따라 기존대로 업무를 수행해 왔다.
최근 한국일보 노사가 인사사태를 두고 교섭을 벌이고 14일로 예정됐던 이영성 국장에 대한 인사위원회도 연기되면서 사태해결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됐으나, 15일 곧바로 회사측이 이영성 국장을 대기발령시키고 22일 인사위를 예정대로 열겠다고 통보하면서 교섭도 결렬됐다.
이런 가운데, 한국일보 사측이 이영성 국장을 형사고발까지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노사갈등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측 관계자는 16일 "원래 14일 오후에 징계위원회를 열기로 했는데, 오전에 (이영성 국장이) 회장-부회장-사장 앞에서 사과하면서 이제 노조일에 참여안하겠다고 했었다. 그래서 징계위를 연기했었는데 계속 편집국장실을 무단점거하고 있다"며 "저희는 고발을 취하할 의사도 있었는데 계속 무단점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대기발령 조치를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영성 편집국장은 회사측이 '마타도어'를 퍼뜨리고 있다며 황당해 했다. 이영성 국장은 16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회사측이 인사위원회를 유보하겠다면서 이야기를 나누자고 해서 만난 것일 뿐이다. 경과를 설명하고, 만약 회사가 노조와 타협을 한다면 그날로 바로 휴가를 가겠다고 했을 뿐"이라며 "(회사가) 그런식으로 이야기했다면 협상을 하겠다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형사고발 건에 대해서는 "아직 통보받지 못했다. 회사가 이런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며 "(겉으로는 교섭을 진행하면서) 뒤로 형사고발을 하는 것은 명분없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노조나 비대위에서 결정한 바를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최진주 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 비대위 부위원장 역시 형사고발 조치에 대해 "회사 측의 겉과 속이 달랐다는 게 드러난 것"이라며 "옥외집회 개최 등 투쟁 강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회사측이 임명한 하종오 신임 편집국장이 편집국 기자들이 만든 15일자 1면 단독 기사 (박 대통령 광고업계 일감 몰아주기 지적에… 공정위 납품가 후려치기조사 착수)를 인쇄전에 경제면으로 빼고, 대신 (육-공군 방송무기 알력) 기사를 배치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경제면으로 빠진 단독기사가 삼성계열사인 제일기획 일감 몰아주기 조사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회사측이 삼성 눈치를 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제일기획 측에서 기사를 내려달라는 압력이 있었던 게 아니라, 회사 측에서 먼저 삼성 눈치를 보고 '알아서' 1면에서 제외시켰다는 얘기다.
노조 측은 16일 "최근 부당인사 사태 이후 사측에 동조해 왔던 모 부장(하종오 편집국장)이 5월 14일 밤 11시 편집국 밖 모처에서 정체불명의 편집자(또는 오퍼레이터)를 대동하고 해당 지면을 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정상적인 신문제작 절차 과정을 무시한 초법적인 행태이며, 편집권 독립을 규정한 한국일보 편집강령을 심각하게 위반한 행위이자, 한국일보의 공정한 보도를 믿고 구독하는 독자들에 대한 신뢰를 저버린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장재구 회장 고발과 이어진 사측의 불법, 부당 인사에 대한 거부 등 현재 한국일보 기자들이 벌이고 있는 투쟁의 연속선상에 있다. 사측의 5월 15일자 지면 농단은 한국일보 노조와 기자들의 이번 싸움이 만약 패배로 끝난다면 한국일보 지면이 어떻게 망가질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번 사태의 책임자 문책과 함께 최종 책임자인 박진열 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나, 한국일보 사측 관계자는 16일 "현재 편집국장은 하종오 국장이다. 당연히 편집국장이 1면을 바꿀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사측은 따로 입장을 내어 "현재 한국일보 제작과정은 회사의 (정당한) 인사발령에 따르지 않은 일부 간부와 노조원들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회사측은 이 같은 인사명령거부와 비정상적인 신문제작과정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15일자 1면기사 교체는 이런 상황에서 신문 발행인이 비정상적인 신문제작을 교정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결과라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곽상아 기자  |  nell@mediaus.co.kr

2013년 4월 10일 수요일

"진주의료원 폐업이 고임금 때문? 홍준표의 거짓말"


이글은 프레시안 2013-04-10일자 기사 '"진주의료원 폐업이 고임금 때문? 홍준표의 거짓말"'을 퍼왔습니다.
"사측도 폐업 반대…노사 갈등이 아니라 홍준표 정치 갈등"

진주의료원 폐업을 둘러싸고 경상남도와 진주의료원 측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강성 노조' 때문에 진주의료원이 수익 대비 인건비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폐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건의료노조는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직원들이 마치 '고액 연봉'을 받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했다"며 "진주의료원의 1인당 임금 수준은 오히려 다른 공공 병원보다 낮다"고 반박했다.

"돈 버는 공공 병원 있다면 병원장 해임해야"

경남도는 민간 병원의 경우 의료 수익 대비 인건비 비율이 45-50% 정도이지만, 진주의료원은 의료 수익 대비 인건비 비율이 거의 82.8%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공공 병원의 인건비 비율이 민간 병원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다. 2012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지방의료원 경영 진단 연구 용역 보고서를 보면, 전국 지방의료원의 의료 수익 대비 평균 인건비 비중은 69.8%다. 전국의 34개 지방의료원 인건비 비율은 모두 50%를 넘었으며, 70%를 넘은 곳도 17곳이다. 진주의료원보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곳은 서울의료원 등 6곳이다.

그러나 이는 공공 병원에서 일하는 의료 인력의 임금 수준이 높아서가 아니라 공공 병원의 의료 수익이 민간 병원보다 적기 때문이라고 노조는 설명한다. 진주의료원 간호사 평균 임금인 3100만 원(평균 재직 기간 15년)은 전국 간호사 평균 임금인 3200만 원보다 적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공공 병원 종합 정보 시스템' 홈페이지를 보면, "지방의료원은 민간 병원보다 65-88% 수준의 낮은 진료비를 유지함으로써 국민 의료비 증가 억제에 기여한다"고 적혀 있다.

진주의료원이 지역 주민들에게 감면해준 의료비는 연간 30억 원 규모다. 수익성을 높이려면 공공 병원이 제공하는 필수 의료 서비스를 줄이거나, 공공 병원도 민간 병원 수준으로 진료비를 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용익 의원은 "지방의료원을 비롯한 공공 의료 기관의 적자는 의료 복지를 위해 정부가 지출하는 복지 비용"이라며 "만약 돈을 버는 공공 병원이 있다면 이는 공공적으로 진료를 하지 않은 것이기에 병원장을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공 병원의 사회적 효용이 더 크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전략기획단장은 "공공 병원은 중앙 정부의 공공 보건 정책을 수행하는 강력한 정책 수단"이라고 강조한다. '보호자 없는 병원' 사업이 대표적이다.


ⓒ프레시안(김윤나영)


"진주의료원 1인당 인건비, 타 공공 병원보다 낮다"

진주의료원 폐업이 정부의 '공공 병원 활성화' 정책에 반한다는 비판에 대해서 홍 도지사는 "이번 사태는 진주의료원의 특수한 상황이지, 박근혜 정부의 공공 의료 정책이나 경남도의 공공 의료 정책 후퇴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공공 병원 중에서도 진주의료원의 "새는 돈"이 특히 많다는 것이다.

경상남도는 그 근거로 공공 병원인 마산의료원의 의료 수익 대비 인건비 비율은 60.7%로 진주의료원보다 22.1%포인트 낮다고 밝혔다. 도는 진주의료원이 마산의료원보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이유가 적자를 겪는 와중에 정원을 150명에서 250명으로 늘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연말 기준 진주의료원 직원 수는 244명이지만, 마산의료원 직원 수는 210명으로 진주의료원보다 34명 적다.

보건의료노조는 직원 증가가 2008년 진주의료원이 신축 이전하면서 기존 200병상에서 325병상(진주의료원 경영진에 따르면, 노인 요양 병원 병상 포함 400병상) 규모로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병상 규모 병원의 직원 수와 400병상 규모 병원의 직원 수는 다르다는 것이다. 게다가 신축 이전 결정은 경남도가 내렸다.

직원 수를 병상 수로 나눠 보면, 2012년 기준 마산의료원에는 병상 하나당 0.89명이, 진주의료원에는 0.75명이 배정됐다. 직원이 많아서 인건비 규모는 더 크지만, 병원 규모를 고려하면 오히려 진주의료원 직원 수가 더 적은 셈이다.

진주의료원의 1인당 임금 수준은 오히려 다른 공공 병원보다 낮다. 보건의료노조는 "진주의료원을 포함한 타 지방의료원의 임금 체계는 공무원의 70% 수준으로 모두 같다"며 "진주의료원은 2008년부터 5년간 임금을 동결한 탓에 1인당 임금은 타 지방의료원의 80% 수준밖에 안 된다"고 밝혔다. 2011년 한 차례 임금이 오른 바 있으나, 그마저 "2008년에 지급하기로 합의한 임금 인상이 2011년에서야 적용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진주의료원지부는 "마산의료원은 1997년 재개원으로 장기 근속자가 없는 상황인데, 의사직을 제외한 전 직종의 임금이 진주의료원보다 마산의료원이 높다"고 덧붙였다.

"노사 갈등이 아니라 의료원 노사와 경남도의 갈등이다"

진주의료원 노사는 지난해 경영 수지 개선을 위해 고통 분담에 합의했다. 20년 이상 장기근속자 45명 가운데 31명을 명예 퇴직시키기로 했다. 간부급 직원은 연차수당의 50%, 일반 직원은 일정 수준을 각각 반납하기로 했다. 토요일에는 무급으로 일하기로 했다. 임금은 6년간 동결됐으며, 최근 7개월간 체불된 상태다.

진주의료원의 행정 직원인 최명석(가명·39) 씨는 "2조4000억 원에 달하는 빚이 있다던 경남도의 홍 지사는 매달 월급을 받아가고 있지만, 진주의료원 직원들은 7개월간 월급이 밀렸다"며 "빚더미에 올랐어도 경영 정상화를 위해 파업 한 번 안 했는데, 강성 노조라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울분을 토했다.

진주의료원 폐업은 '노사 갈등'이 아니라 '정치 갈등'이라는 반박도 만만치 않다. 진주의료원 행정 직원인 박창범(가명·37) 씨는 "경남도가 폐업 절차를 밟기 위해 파견한 병원장 대리인을 제외하고는 진주의료원 폐업에 반대하기로는 노사가 따로 없다"며 "노사 갈등이 아니라 병도(병원과 경남도) 갈등"이라고 꼬집었다.

지난달 12일 진주의료원 사측을 대표해 삭발한 윤만수 병원 관리과장은 "폐업 결정만 철회된다면 어떠한 어려움과 고통도 견디며 병원 정상화를 위해 투신할 각오가 되어 있다. 제발 진주의료원 폐업만은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김윤나영 기자

2013년 2월 16일 토요일

황교안 “노조, 정리해고 반대 파업 할 수 없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2-15일자 기서 '황교안 “노조, 정리해고 반대 파업 할 수 없다”'를 퍼왔습니다.
논문에서 쟁의행위 요건 엄격히 해석…노사 갈등시 법적 처벌 우위에 둘 듯

황교안 법무부장관 내정자가 노동자들의 쟁의행위에 대해 강한 법적 처벌을 진두지휘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우려는 황 내정자가 지난 2005년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석사 논문으로 제출한 (쟁의행위의 정당성 판단 기준에 관한 고찰)에서 쟁의행위의 요건을 강하게 제한하는 입장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 내정자는 자신의 논문에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정리해고 문제에 대해 "정리해고의 실시여부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을 기본요건으로 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라며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개입을 허용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정리해고의 실시 여부는 물론 정리해고의 기준, 절차, 방법 등도 사용자에게 교섭의무가 있는 단체교섭사항이라고 볼 수도 없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쟁의행위에 대하여는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정리해고는 기업이 경영악화를 명분으로 편의적인 인력감축을 합법화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황 내정자의 인식대로라면 정리해고 문제에 대해 노동조합이 취할 수 있는 최대 수단인 쟁의행위는 무조건 법적 처벌 대상이다.
특히 쌍용자동차, 한진중공업 문제 등에서 보듯히 과연 경영진이 정리해고 요건을 갖췄는지도 논란이 일고 있다. 쌍용차의 경우 경영진이 중국 상하이차를 매각하면서 10억 달러 상당의 투자를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고, 지난 2008년 운영자금이 없다면서 3천5백명을 정리해고하지 않으면 철수하겠다고 통보해 일방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뿐 아니라 부채비율을 뻥튀기하는 방식으로 유동성 위기를 조작해 끝내 정리해고를 요건을 만들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야당은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 내정자가 지난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자택으로 퇴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 내정자는 정치파업의 정당성 논란에 대해서도 "쟁의행위는 사용자가 처분가능한 사항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는 점에 비추어 사용자의 처분권한 밖에 있는 정치파업에 대하여는 순수 정치파업이든 경제적 정치파업이든 모두 그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위 정치파업을 통한 요구 사항이 경제파업과 구분하는 것이 모호하고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들의 권리로서 인정해야 한다는 이견도 존재한다. 또한 정치파업도 근로조건 개선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아 불법성 논란을 놓고 사용자와 노동자 사이 논쟁이 계속돼 왔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MBC 노동조합의 파업에 대해 여권과 MBC 사측은 불법 정치 파업이라고 딱지를 붙이고 업무방해 혐의로 노조집행부를 고소해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법원이 기각하면서 오히려 검찰이 정치적으로 기소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MBC 노조가 요구사항으로 내건 공정보도 역시 기자들의 편집권과 관련한 근로여건 문제라는 견해가 우세했다.
하지만 황 내정자는 '정치파업'에 대해 경직하게 해석하면서 향후 정치적 요구를 담은 노동자들의 쟁의행위에 대해 엄격히 법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황 내정자는 노조의 쟁의행위의 절차 수단 중 하나인 파업찬반투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황 내정자는 "원래 파업찬반투표는 조합원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무분별하게 파업이 행해지는 경향을 줄이는 수단으로 도입되었지만 현실적으로는 오히려 파업에 소극적인 근로자들을 파업에 참여토록 유도하고 파업의 정당성을 강화시키는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밝혔다.
황 내정자는 또한 "전국적 규모의 근로자들이 일제히 공동의 요구사항을 내걸고 전국적으로 파업에 참가하거나 산업별노조 산하의 전 노조가 전국적인 규모로 일제히 파업을 수행하는 경우"에 대해서도 정당성이 없다는 의견을 남겼다.
황 내정자는 이밖에 "사용자에 대하여 임금 인상 요구를 하며 교섭을 신청하였으나 사용자가 회답이 없는 중에 쟁의행위를 한 경우에는 그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는 황 내정자의 쟁의행위에 대한 의견 등 노동관과 관련해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법 질서를 무기로 진보진영 및 노동계를 탄압하는 수단으로 삼을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강하다.
민주노총 이승철 정책국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정리해고라는 것은 사업장을 이전한다던지 분사를 하는 등 여러가지로 직접적인 근로 조건과 연관돼 있는데도 황 내정자는 이를 부인하는 태도를 보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치파업의 정당성 문제에 대해서도 "노동관계법 개정을 요구하다던지 개악을 저지하는 목적으로 파업이 이뤄지고, 정리해고 요건을 완화하는 법이 상정되면 만연해질 우려가 있는 정리해고를 막기 위해 파업을 하는데 황 내정자 입장대로라면 법 개정과 관련해 파업을 하게 되면 불법으로 규정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 국장은 "한국의 현행 법률은 정당한 파업을 하기가 어려워 낙타에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것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쟁의행위는 일단 나쁜 것이지만 엄격한 요건을 갖추면 용서해줄게라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제노동기구에서도 노동 관련법이 오히려 노조활동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을 해왔다. 법무부 장관 내정자가 국제적으로 지탄을 받고 유사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노동관계법에 대해 판례를 중심으로 노동 3권을 제한하는 시각을 가진 것은 노동자들에게 큰 재앙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2012년 9월 13일 목요일

파업 종료 후 57일째, MBC에는 무슨 일이?


이글은 미디어스 2012-09-12일자 기사 '파업 종료 후 57일째, MBC에는 무슨 일이?'를 퍼왔습니다.
노사간 갈등 격화, 표류하고 있는 MBC

MBC 노조가 170일간의 파업을 마무리하고 복귀했지만 MBC 상황은 여전히 호전되지 않고 있다. 방송사 시청률도 파업 전 8%대에서 현재 6%대로 떨어졌다.
파업 종료 후 57일 동안 MBC는 파업참가자들에 대해 강경일변도의 정책을 연달아 내놓았다. 170일간의 노사 대립이 가까스로 봉합됐지만 사측의 강경일변도 정책으로 노사간 화합을  통한 MBC 정상화는 더욱 멀어진 듯하다.
사측은 파업종료 선언이 있었던 날 밤 기습적으로 대규모 인사발령을 냈다. 이 인사발령으로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가했던 조합원은 자신의 부서와 전혀 상관없는 부서로 발령이 났다. MBC노조는 "(인사발령을 통해) 자신의 전문분야와 상관없는 업무에 배당되거나 사실상 할 일이 없어진 조합원이 48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회장 태양식)가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MBC사옥 앞에서 MBC의 영상부문 해체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미디어스

MBC는 정직원이 2명뿐인 용인드라미아개발단에 정년을 다섯 달 앞둔 최고참 기자, 입사 30년이 넘은 민요전문PD, 미술부문 베테랑 부장, 10년차 라디오 PD, 사회부 기자, 영상취재기자, 스포츠 PD 등 9명을 발령했다.
보도부문 기자 26명은 용인드라미아개발단, 신사옥건설국, 경인지사, 사회공헌실, 글로벌사업국 등에 배치됐다. 또 스포츠국 조합원 8명 중 5명을 대기발령(1명), 용인드라미아개발단(4명)으로 보냈다. MBC 노조는 "올림픽을 열흘 앞둔 시점에서 스포츠 전문 PD를 내쫒은 결과는 시청률 꼴찌라는 논리적 결과로 귀결됐다"고 전했다.
사내 구성원들을 불법사찰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MBC는 파업기간 중 보도국과 시사제작국 등 MBC 곳곳에 줌기능이 포함된 고해상도 CCTV를 설치했다. 또 MBC 노조는 지난 3일 "5월 중순경 사내망을 이용하는 컴퓨터에 트로이컷 프로그램을 사전 고지 없이 설치해 이메일, 메신저 대화내용 등을 사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CCTV는 보도국과 시사제작국 구성원의 요구에 의해 설치됐으며 주된 목적은 시설보호 및 도난방지용"이고, "트로이컷 프로그램은 외부 좀비 PC에 의한 해킹방지와 내부 전산망에서 유출되는 자료 보안 유지를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해명했다.
MBC 시사프로그램도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7월 25일 MBC는 (피디수첩) 작가들에게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시사교양작가 900여 명은 대체 집필거부를 선언했다. (PD 수첩)은 당초 지난달 21일이나 28일에 방송을 재개할 예정이었으나 대체 작가들을 구하지 못해 잠정중단 중인 상태다. 
피디수첩과 함께 MBC 대표 시사프로그램 중 하나인 (시사매거진 2580)도 담당 부장이 안철수 원장 아이템 중단을 통보하는 등 사전검열이 발생하고 있다. 심원택 시사제작2부장은 기자들이 아이템 중단 통보에 대해 항의하는 과정에서 ‘기자들은 노조 골수당원이다’ ‘친북 종북 좌파 아니냐’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 MBC 노조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통신위원장과 여야 원내대표 면담을 요청했다. ⓒ미디어스

끝나지 않은 사측의 강공 드라이브


사측은 지난 11일 파업 종료 후 처음으로 조합원에게 중징계를 내렸다.  지난 11일 불방 사태와 관련해 3명의 PD가 정직 징계를 받았다. 사측은 지시 불이행 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노조는 “불방 책임을 제작진에게 일방적으로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또 김재철 사장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조합에 유출한 당사자로 지목된 회계부 소속 조합원 3명은 대기발령에 이어 1년간의 명령휴직을 받았다.


MBC 노조는 12일 노조특보에서 "명령휴직은 취업규칙 37조에 따라 대기발령을 받은 직원이 대기기간 만료 때까지 대기사유가 소멸되지 않은 때에 내릴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면서 "명령휴직을 받은 직원에게는 임금이 전혀 지급되지 않기 때문에 정직 6개월보다 훨씬 높은 중징계"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들의 자택 등을 대상으로 6차례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모두 기각될 정도로 혐의가 소명되지 않은 상태다.


MBC 노조 "9월말까지 해결 안 되면 다시 파업 돌입할 수도..."


MBC 노조는 오는 27일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열리는 '노사관계 정상화를 위한 의견청취'에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방문진은 지난 6일 열린 이사회에서 오는 27일 정영하 MBC 노조 위원장과 김재철 MBC 사장을 불러 이야기를 듣기로 결정했다. 당초 MBC 노조는 지난 10일 하루 동안 연가투쟁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방문진 이사회 결과 나온 후 긴급대위원 회의로 대체했다.


MBC 노조는 대의원회의 결과 "향후 방문진 일정이 늦춰지거나 MBC 정상화에 대한 오판이 작동할 경우 7월 잠정 중단했던 총파업을 전면 재개하는 것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사측은 12일 MBC 특보를 통해 "노조가 다시 파업에 돌입할 경우 전원 징계할 방침이라는 것을 11일 임원회의에서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승욱 기자  |  sigle0522@mediaus.co.kr

2012년 7월 30일 월요일

박근혜의 첫 번째 ‘덫’


이글은 시사IN 2012-07-30일자 기사 '박근혜의 첫 번째 ‘덫’'을 퍼왔습니다.
정수장학회 사회 환원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의원에게도 아킬레스건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정수장학회 사회 환원 결의안’을 당론으로 의결했다.

서너 발자국 걸어 (부산일보) 현관문 안으로 들어서면, 벌금이 100만원이다. 1988년에 입사했으니 24년째 다닌 회사다. 하지만 이제는 회사 건물에 출입하는 것만으로 벌금 100만원을 내게 된 것이다. 7월11일, 법원이 내린 판결이 그렇다. 그날 이후 이정호 (부산일보) 편집국장은 현관 옆에 작은 책상을 마련했다. 그렇게 그는 ‘거리의 편집국장’이 되었다.

이정호 국장은 1988년 11월 공채 31기로 (부산일보)에 입사했다. 그의 표현대로 “기자 초년 생활을 좋은 시절에 시작했다.” 1988년 7월 (부산일보)는 파업을 겪었다. 사회 민주화 열기가 뜨거울 때였다. 당시 경영진은 ‘우리 신문은 숙명적 여당지’라고 강조해 노조의 강한 반발을 샀고, 이것이 나중에 사장 퇴진까지 이어지는 불씨가 되었다. 6일간의 파업으로 얻은 성과가 ‘편집국장 3인 추천제’였다. 편집국 노조원이 추천하는 3인 중 편집국장을 임명하도록 함으로써 편집권 독립을 보장하려는 제도였다. 회사는 관례상 3인 가운데 최다 득표자를 편집국장으로 임명했다. ‘이정호 기자’는 이 파업 직후에 (부산일보)에 입사했다. 그리고 ‘편집국장 3인 추천제’에 따라 2010년 12월 편집국장에 임명되었다. 

ⓒ시사IN 조남진 <부산일보> 본사.

갈등이 표면화한 것은 2011년 11월이었다. 봄부터 노조와 회사가 사장 선임제와 관련해 협의를 해왔다. 노조 측은 (부산일보) 주식을 100% 갖고 있는 정수장학회가 사장을 선임할 것이 아니라 사원들의 의사가 반영된 ‘민주적 사장 선임제’를 도입할 것을 요구해왔다. 11월, 사장이 노조위원장을 징계하려 했다. 이정호 편집국장은 “그때까지만 해도 노조와 회사 사이의 문제였다”라고 말했다. 당시 이 국장은 사내게시판에 ‘노조위원장에 대한 징계가 부적절하다’는 글을 올렸다(이호진 노조위원장은 11월 말에 해고되었고, 2012년 4월에 법원의 조정으로 복직했다). 

그리고 11월17일 ‘정수장학회의 사회 환원’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서울에서 열렸고, 이 기사는 1면에 배치되었다. 사장은 ‘회사의 명예가 걸린 문제라 게재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고, 편집국장은 ‘회사의 문제이지만 또한 공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국민의 알 권리 측면에서 게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기사는 나갔고 국장에 대한 징계 얘기가 나왔다. 11월30일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김종렬 당시 사장은 1면 머리기사였던 ‘부산일보 사측 징계 남발, 노사 갈등 격화’ 기사와 2면 ‘부산일보 ‘정수재단 사회 환원 투쟁’ 갈등 원인은’ 기사를 문제 삼았다. 인쇄 단계에서 회사가 윤전기를 세우면서 결국 이날 신문은 나오지 않았다. 회사 측은 ‘신문 발행의 최종 책임은 발행인에게 있다’라고 인쇄를 중단한 이유를 설명했고, 이정호 편집국장은 ‘신문에 어떤 기사를 실을지 판단하는 것은 편집국 권한이다. 이번 사건은 편집권 독립 침해이다’라고 맞섰다. 

(부산일보) 사태의 발단

이 일이 있고 나서 회사 측은 ‘지시 불이행’ 등을 이유로 이정호 편집국장에 대해 대기 처분을 내렸다. 회사 측은 이정호 국장에 대한 두 차례 징계 사유에 대해 “사규를 어기고 업무 질서를 어지럽힌 것이다. 신문 지령 표시를 잘못하고, 발행인 표시를 하지 않는 등 신문법을 위반하는 식의 징계 사유가 많다. 경영진이 편집권에 압력을 넣었거나 하는 편집권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사IN 조남진 <부산일보> 이정호 부산일보 편집국장이 7월17일 부산일보 현관 앞에 마련한 책상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징계 이후 양측의 소송전이 이어졌다. 2월10일에는 이정호 편집국장이 승소했다. 회사 측이 제기한 ‘편집국장 직무집행 중지 가처분 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부산일보)의 경우 사규에 ‘징계위원 3분의 2 찬성으로 징계한다’는 의결 규정을 두고, 단체협약에 ‘징계위는 노사 동수로 구성하고 위원장은 회사 측이 맡는다’는 구성요건을 두었다. 그런데 지난해 하반기 회사 측이 사규를 변경해 3분의 2 찬성을 과반 찬성으로 바꾸었다. 이에 따라 이정호 국장에 대한 징계가 이뤄진 것이다. 이에 대해 법원은 노동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사규를 개정할 경우 노조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이런 과정이 없었던 만큼 절차상 하자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본안소송까지는 편집국장 지위를 인정한다고 판결했다.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난 뒤 회사 측은 임원과 국·실장으로 구성된 ‘포상징계위원회’를 열어 이정호 국장을 재차 징계했다. 그리고 다시 법정 대결을 벌였다. 7월11일 법원은 회사 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직무정지 및 출입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편집국장은 비노조원이기 때문에 단체협약 규정을 따르지 않고, 사규만 적용해도 된다는 판단이었다. 이로써 이정호 국장은 편집국장 직무가 중지되고, 회사에도 들어갈 수 없게 되었다. 현재 부국장이 편집국장 직무 대행을 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정수장학회였다. 이정호 국장은 “그동안 잠복해 있던 갈등이 경영진이 윤전기를 세우면서 물 위로 드러났다”라고 말했다. 정수장학회는 (부산일보)의 주식 100%를 갖고 있다. 정수장학회 이사회에서 (부산일보) 사장을 임명한다. 박근혜 의원이 1995년부터 2005년까지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역임했다(18~20쪽 딸린 기사 참조). 이정호 국장은 “박근혜 의원이 한나라당 대표가 된 2004년부터 갈등이 시작되었다”라고 말한다. 박 의원이 1997년 정치에 발을 들여놓기 전에는 칩거하다시피 했고, 한나라당 대표가 되기 전까지만 해도 ‘대구의 한 지역구 의원’ 정도의 비중이었기 때문에 그와 관련해 ‘보도할 거리가 별로 없었다’는 것이다. 

2004년 17대 총선 당시 (부산일보)는 홍역을 치렀다. 당시 공보위 간사였던 이호진 (부산일보) 노조위원장에 따르면, 당시 기자들이 회의를 거쳐 결의문을 붙이기도 했다. “당시 젊은 기자들이 취재를 하면서 (부산일보) 보도가 왜 그러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박근혜 띄우기’ 보도가 심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동아대 석좌교수로 임명되고 총학생회가 반발했는데, 이 내용을 다룬 기사가 빠진 일도 있었다. 이런 일이 연이어 벌어지면서 기자들이 격분했다.” 

2004년 노골적인 칼럼 한 편

당시 (부산일보)는 이런 칼럼(‘거리의 정치 평론가’)을 내보냈다. “박근혜 대표가 고해와 참회의 의식으로 취임 첫날 사찰에서의 108배, 성당에서의 고해 성사, 교회에서는 참회 예배를 갖기까지 한나라당은 참으로 먼 길을 돌아서 왔다. 2002년 12월 대선 패배 이후 1년3개월이 걸렸다. (중략) 그렇다. 변화란 그렇게 어려운 것이다. (중략) 총선일까지는 꼭 2주 남은 셈이다.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그러나 충분하지는 않을지 몰라도 그래도 다행스러울 정도의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시사IN 조남진 이호진 <부산일보> 노조위원장이 박근혜 의원과 최필립 이사장 등이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이 칼럼에 대해 부산 민언련은 ‘충성스러운 선거 참모와 같은 당부와 총선 후 재보선의 활용방안까지 안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호진 위원장은 2004년 이런 일을 겪은 만큼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런 보도가 재발할까봐 위기의식이 커졌다고 말한다. “본인이 직접 대선 후보로 나서면 (부산일보)에 2004년 총선 때보다 몇 배로 충격이 올 수 있다고 보았다.”

2004년 총선의 경험은 ‘사장 선임’을 둘러싼 노사 갈등으로 이어졌다. 정수장학회의 사장 임명에 반발해 2006년과 2009년 노조가 사장실을 점거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회사 측은 ‘민주적 사장선임제’를 위해 노력한다고 했으나 어떤 방법으로 구체화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매번 미루어졌다. 이호진 위원장은 “2005년부터 7년 동안 최필립 이사장을 설득해왔다. 최 이사장은 자기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정수장학회와 (부산일보) 문제는 박근혜 후보가 직접 해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당시 노조의 요구를 재단 측에 전달했으나, 재단에서는 노조의 요구가 ‘경영권 침해’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편집국장이 편집권 독립을 주장하면서 8개월 동안 회사 측과 맞서는 상황.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누가 되든 편집국장 처지에서 해야 하는 일이었다. 정수장학회가 순수한 장학회라면 문제는 다르다. 거기에 연관이 있는 박근혜 의원이 특정 정당 후보로 대선에 나선다면, (부산일보)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편집권 독립은 언론사의 생명이다. 각오한 싸움이고,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라고 이정호 국장은 말했다. 

(부산일보)와 정수장학회 문제는 8월 이후에도 계속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는 ‘박근혜의 아킬레스건’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부산일보)의 편집권 독립 문제는 유력 대선 후보의 ‘언론관’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다. 정수장학회가 MBC의 주식 30%를 갖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MBC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70% 소유)와 정수장학회가 파업 사태에 뒷짐을 졌다”라고 비판했다. 주주들이 책임을 못 졌다면서 ‘민영화’도 거론했다. 대선에 앞서 정수장학회와 언론((부산일보), MBC) 문제가 동시에 떠오를 수 있는 양상이다. 

법원 판결·야당 공세, 박근혜에게 부담

법원 판결도 박근혜 후보로서는 부담스럽다. 김지태씨의 유족들은 (부산일보)와 MBC 등 강탈당한 언론사 주식을 돌려달라며 국가와 정수장학회를 상대로 주식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지난 2월 서울중앙지법은 ‘강압으로 주식을 증여한 사실은 인정되나 반환청구 시효가 지나 돌려받을 수는 없다’고 판결했다. 법원이 ‘강압’ 부분을 인정한 것은 박근혜 후보로서 부담스러운 대목이다(유족들은 이에 대해 항소를 한 상황이다). 

야당도 공세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7월20일 민주통합당은 ‘정수장학회 사회 환원 결의안’을 당론으로 의결했다. 기자 출신인 배재정 의원이 마련한 이 결의안은 ‘군사독재정권에 의해 저질러진 부정한 과거사를 바로잡고 나아가 공익법인임에도 특정인에 의한 사유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정수장학회를 사회에 환원할 것’을 촉구했다.

(부산일보) 안팎으로도 변수가 많다. 이정호 국장이 제기한 ‘대기처분 무효확인’

 본안 소송에 대한 1심 선고가 8월24일로 잡혀 있다. (부산일보) 노조는 파업 찬반 투표를 거쳐 이미 파업을 결의해놓은 상황이다. 

(부산일보) 입구에는 ‘독자가 주인입니다. 최고 신문 부산일보’라고 크게 적혀 있다. 그 아래에서 (부산일보)의 편집국장은 ‘거리의 편집국장’이 되어 앉아 있다. 그리고 1962년의 ‘부일장학회 강탈 사건’은 그로부터 50년 후에 (부산일보) 편집권 독립 문제로 불거져 있다. 현재 (부산일보)의 주인은, 정수장학회다.

차형석 기자 | cha@sisa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