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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9일 토요일

한국사회 여론영향력 최강자는 KBS 매체별, TV>인터넷>신문>라디오 순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2-08일자 기사 '한국사회 여론영향력 최강자는 KBS 매체별, TV>인터넷>신문>라디오 순'을 퍼왔습니다.
[여론집중도 조사] 지상파 3사 합해 영향력 거의 절반, 조-중-동-매 22.3%

▲ 주요 매체계열의 매체합산 여론영향력 점유율 분포 그래프. 문회체육관광부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는 신문은 열독점유율, TV는 시청점유율, 라디오는 청취점유율, 인터넷뉴스는 체류시간점유율을 조사해 각 매체별로 가중치를 곱해 위 결과를 도출했다. (출처 : <여론집중도조사 보고서>)

문화체육관광부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위원장 조성겸)의 여론집중도 조사 결과 한국 사회에서 신문-TV-라디오-인터넷 4대 매체를 통틀어 가장 여론영향력이 높은 언론사는 KBS로 나타났다. 2개 TV 채널과 4개 라디오 채널을 운영 중인 KBS는 TV 부문에서 55.9%, 라디오 부문에서 24.2%의 영향력을 기록해, 전체 매체 합산 여론영향력 점유율 29.0%를 보였다. 이는 2위를 기록한 MBC보다 2.7배 이상 높다.

1개 TV 채널과 2개 라디오 채널을 운영 중인 MBC는 10.7%를 기록했다. 역시 1개 TV 채널과 2개 라디오 채널을 운영중인 SBS(지역민방)는 7.5%로 3위였다. KBS·MBC·SBS 지상파 방송 3사의 점유율을 합하면 47.2%로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기존 신문에 이어 종합편성채널까지 탑재한 조선·중앙·동아·매경의 매체 합산 여론영향력 점유율은 22.3%였다. 각각을 보면 조선 계열([조선일보], TV조선, [조선닷컴]) 7.0%, 중앙 계열([중앙일보], JTBC, [msn조인스]) 5.4%, 동아 계열([동아일보], 채널A, [동아닷컴]) 5.3%, 매일경제 계열([매일경제신문], MBN, [매경닷컴]) 4.6%를 기록했다.

지상파 3사와 종편 운영 중인 4사의 여론영향력 점유율을 합하면 69.5%로 압도적이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는 점유율 3% 미만을 보였다.

이 결과는 신문 부문은 열독점유율, TV 부문은 뉴스·시사보도 프로그램의 시청점유율, 라디오 부문은 뉴스·시사보도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채널의 청취점유율, 인터넷 부문은 체류시간점유율을 기준으로 각 부문별 영향력 가중치를 곱해 합한 수치다. 부문별 영향력 가중치에서 TV 부문이 48.2%로 월등히 높다.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는 이같은 결과가 담긴 보고서를 7일 발표했다. 조사위는 "매체부문간 교차 소유 형식이 다양화, 복잡화 되어감에 따라 매체 다원성 수준을 측정하기 위한 구체적, 실증적 방법이 필요했다"면서 "한국사회의 주요 매체 부분을 대상으로 여론집중도조사를 처음 실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 포털과 소셜미디어가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점 ▲ 스마트폰 등 새로운 매체가 배제된 점 ▲ 기준에 따라 큰 차이가 나는 인터넷 부문에서 체류시간 점유율을 유일한 기준으로 삼은 점 등 한계점도 명확하다. 위원회는 "전체 매체의 영향력 집중도 수준과 추세를 파악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며 "연구 설계 및 조사방법을 연차적으로 개선함으로써 중장기적인 추세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영향력 점유율, TV 강세 속 인터넷이 신문 제쳐

▲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BS 본관과 신관. KBS는 2013년 2월 7일 발표된 문화체육관광부 여론집중도조사 보고서에서 가장 여론집중도가 높은 언론사로 나타났다. ⓒ 남소연

이번 조사에서 가장 주목할 것은 신문-TV-라디오-인터넷 4대 매체 부문의 영향력 점유율을 산출한 것이다.

위원회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7000명을 대상으로 면접원의 가구방문을 통한 일대일 대인면접 방법으로 아래 7개 문항을 질문했다(2012년 8월 24 ~ 9월 30일. 현대리서치연구소). 답변 항목은 신문, TV, 라디오, 인터넷으로 중복 응답이 가능했다.

- "일상의 뉴스 및 시사정보를 어떤 매체를 통해 얻으십니까?"- "정치·경제·사회적 주요 현안에 대해 알고자 할 때, 어떤 매체의 뉴스 및 시사정보에 주로 의존하십니까?"- "대통령 선거에 대한 뉴스 및 시사정보를 어떤 매체를 통해 얻으십니까?"- "국가정책에 대한 가치판단을 하는 데 어떤 매체가 중요하다고 보십니까?"- "정치·경제·사회적 주요 현안에 대한 여론을 파악하는 데 어떤 매체가 도움이 됩니까?"- "지지하는 후보나 정치인을 결정할 때, 주로 어떤 매체에 의존하십니까?"- "정치·경제·사회적 주요 현안에 대해 귀하의 의견을 형성하는 데 어떤 매체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십니까?"

전체 응답 빈도수에 대하여 각 매체 부문의 응답 빈도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산출한 결과, TV가 48.2%으로 과반에 가까운 1위였고, 인터넷 26.0%, 신문 17.3%, 라디오 8.4%였다. 이는 TV 부문을 기준으로 볼 때 인터넷뉴스 부문은 1/2, 신문 부문은 1/3, 라디오 부문은 1/5 정도의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이용자들이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TV의 영향력이 가장 높고 라디오 부문이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점은 예상 가능했지만, 신문 부문이 인터넷뉴스보다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점은 시사점이 크다. 위원회는 "매체 환경의 변화로 인해 매체부문간 영향력 변동이 발생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고 밝혔다.

젊을수록 인터넷 영향력 커... 신문 위축 조짐 뚜렷

▲ 매체 부문별 영향력 점유율. TV의 점유율이 높은 가운데 인터넷뉴스가 신문을 제친 것이 뚜렷하다. (출처 : <여론집중도조사 보고서>)

▲ 연령대에 따른 매체부문별 영향력 점유율 분포. 젊은층으로 갈수록 인터넷뉴스의 영향력이 크다. (출처 : <여론집중도조사 보고서>)

이 조사 결과를 연령대별로 들여다보면 더욱 시사적이다. TV의 영향력은 전 연령대에서 40% 이상 높게 나타났지만, 20대에서는 TV 42.0% - 인터넷뉴스 42.4%로 근소하게나마 인터넷에 1위 자리를 내줬다. 20대는 인터넷 42.4%, TV 42.0%, 신문 11.3%, 라디오 4.4% 순이었다.

30대는 TV 42.7%, 인터넷 34.5%, 신문 14.9%, 라디오 7.9% 순을 보였다. 40대 역시 TV 44.7%, 인터넷 26.2%, 신문 19.5%, 라디오 9.6% 순이었다.

반면 50대 이상부터는 신문이 인터넷을 앞섰다. TV의 점유율도 더 높아졌다. 50대는 TV 51.2%, 신문 22.9%, 인터넷 15.6%, 라디오 10.3% 순이었다. 60대는 TV 66.0%, 신문 18.8%, 라디오 10.3%, 인터넷 5.0% 순이었다.

위원회는 "매체부문별 여론영향력은 연령에 따라 확연히 다른 경향성을 나타낸다"면서 "특히 20대의 경우 인터넷뉴스의 영향력이 매우 높은 반면 신문, 라디오방송의 영향력은 매우 낮다는 특성을 보였다, 이에 반해 60대 이상 세대에서는 텔레비전방송의 영향력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향후 매체부문간 영향력 구도에 있어서 인터넷의 부상 및 신문의 위축으로 대표되는 변화가 초래될 것을 예측할 수 있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이병한(han)

2013년 1월 3일 목요일

신문들이 맞이한 '2013년의 한국사회'



이글은 미디어스 2013-01-03일자 기사 '신문들이 맞이한  '2013년의 한국사회''를 퍼왔습니다.
세대분열과 양극화에 대한 우려에서 40-80클럽까지

▲ 중앙일보 1일자 1면의 감각적인 편집.

신년이다. 그리고 2013년의 첫날인 1월 1일과 첫 업무일인 1월 2일 모두 신문이 나오는 날이었다. 양일의 신문편집을 통해 각 신문의 정치적 성향과 그 성향의 세력이 현재의 한국 사회의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을 비교할 수 있는 시국이다. 1월 3일 1면부터는 진행되는 특집을 제외하고는 국회 예산안 관련 갈등을 얘기하는 등 ‘평시 모드’로 돌아갔기 때문에 이 이틀간의 1면에 대한 분석이 중요하다.
그런데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국일보, 한겨레, 경향신문 6개 일간지의 이틀치 지면을 분석해 보면 지금의 한국 사회가 각 정파의 이념적 해석으로 해결할 수 없는 실질적인 위기에 도달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 한국일보 1일자 1면 기사. '국민이 희망하는 행복의 조건'들이 대체로 사회양극화를 드러내는 경제문제임을 알 수 있다.

‘위기감’. 어떤 주제를 내걸었던 신문들이 한국 사회를 진단할 때 느끼는 감정은 이것이라 볼 수 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의 문제의식은 보수언론인 ‘조중동’과 진보언론인 ‘한경’의 고정된 포지션 사이에서 줏대를 가지고 움직이는 한국일보에까지 공유되고 있다. 한국일보는 1일자 1면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회양극화 해소가 최우선 과제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한겨레는 ‘격차사회’를, 경향신문은 ‘노후’를 문제로 들고 나왔다. 표현과 접근루트는 다르지만 비슷한 사회문제에 위기를 느낀 것이다.

▲ 경향신문 1일자 1면 기사

조선일보 역시 위기감은 공유했으나 그 대상은 달랐다. 1일 1면에서 그들은 ‘북한 비밀 예배’와 ‘2030과 5060의 소통편지’를 소개한다. 한국 사회의 문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북녘 땅에도 관심을 기울이자는 그들의 의도엔 집요함마저 느껴진다. 물론 종편 방송을 운영하게 되면서 조중동 모두 방송보도와 함께 가는 특집보도를 신문 지면에서 하게 되었다는 경향성은 있다. 하지만 조선일보의 경우 TV조선 김현희 인터뷰와 함께 신문에서 KAL기 사건 보도를 들어갔던 지난해 6월의 보도에서도 알 수 있듯 그러한 특집이 주로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 나온다는 특이점이 존재한다.
조선일보의 편집은 어떤 의미에선 보수든 진보든 유권자들의 북한 문제에 대한 망각을 막기 어려운 시대에 강단있게 북한의 존재를 끊임없이 환기시킨다는 점에서 공익적인 측면이 있다. 진보언론의 경우 이에 ‘대항’하려면 한국 사회의 빈곤만 다룰 게 아니라 북한 주민들의 기아 및 빈곤 문제를 다루고 이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을 역설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진보언론의 포지션에서 다룬 북한 문제는 쉽사리 ‘친북 시비’를 낳게 되고, 그렇기에 남한의 진보담론은 북한 주민에게 별다른 관심이 없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어필해야 할 지경이 된다. 그리고 그 공백 사이로 조선일보는 북한 체제를 무너뜨리는 것이 능사라는 식의 보도를 일삼는다.

▲ 조선일보 1일자 1면 기사

세대분열에 대한 특집기사는 그들이 일종의 ‘승자의 아량’으로 패자의 상처를 수습하는 국면에 있음을 보여준다. ‘세대결집’이 극명했던 이번 선거의 양상은 승자의 입장에서도 예사로이 넘길 문제가 아니다. 특정 세대에서 대통령과 정권에 대한 불신이 특히 팽배해서는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기약할 수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 박근혜 당선인의 주변 사람들은 마치 천상의 구름 위를 떠다니는 듯, 마약에 취한 듯 몽롱한 심경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적어도 조선일보만은 2008년 촛불시위와 그 이후 중도층의 지지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버린 이명박 정부의 전례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가 그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상실감을 느끼는 이들을 어느 정도 달래야 한다는 인식이 있을 것이다.

▲ 조선일보 1일자 5면 기사. 최재천 교수가 2030 세대에게 부치는 편지다.

조선일보는 2010년 6.2 지방선거 직전에도 모두가 망각한 ‘촛불시위 2주년’ 특집을 통해 ‘반성하는 촛불소녀’를 만들어내며 그 시위 참여자들을 포섭하려는 시도를 한 적이 있다. 본사가 있는 광화문을 사측에 적대적인 수만 명의 시위대가 둘러쌌던 ‘기억’은 조선일보로서도 돌이키고 싶지 않은 것일 거라고 생각된다. 보수언론 역시 박근혜 당선인에게 ‘대통합’을 주문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다. 3일자 1면에 게재된 중앙일보의 특집기사 3편 역시 ‘대통합’을 주문하고 있다. ‘TK 역차별 각오’한 대탕평 인사를 하란다. 물론 그들의 ‘훈수’가 박근혜 정부에서 실현될 가망성은 적을 것이다. 저걸 실천한다면 그들이 정권을 잡은 의미가 사라질테니 말이다. 하지만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훈수’는 보수언론이라도 정부와 꼭같은 이해관계를 지니는 것은 아님을 드러내는 것이다.   

▲ 중앙일보 3일자 1면 기사

‘통치’에 대한 보수언론의 ‘위기감’을 떠나 다시 본래의 사회문제로 돌아오자. 사회양극화가 문제라면 이에 대해서 ‘분배’를 말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성장’으로 돌파하자고 주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중앙일보가 ‘아시아 시대’라는 아젠다를 신년부터 1면 탑으로 내세우고 1일자엔 휴마트 사회, 2일자엔 창업국가를 내세운 것은 ‘사회의 위기’에 대처하는 전형적인 보수의 방식이다. 또 진보진영의 입장에서도 ‘다른 종류의 성장’을 제시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낄 수 있는데, 경향신문 2일자 1면에 ‘사회적 경제’ 특집이 등장한 상황 역시 이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경향신문 2일자 1면 기사. 이제는 다소 상투적인 말이 된 '사회적 경제'이지만, 그 취지에서 '보수담론'과 다른 종류의 경제에 대한 고민이 묻어난다.

이런 맥락에서 ‘튀는’ 특집을 만들어낸 것은 동아일보다. 동아일보는 1일자 1면 기사에서 ‘40-80클럽’을 내세우는 편집을 했다. 물론 이 역시 앞서 설명한 ‘사회의 위기’에 성장 담론으로 돌파할 것을 요구하는 보수의 방식이다. 하지만 중앙일보의 접근이 적어도 현 시대의 사회상을 담아내려고 노력한다면, ‘4만불 국민소득-8천만 인구’를 요구하는 동아일보식 접근은 구체적인 삶의 문제에 대한 지표에 대한 검토 없이 일단 수치적으로 성장을 하고 보자는 ‘박정희식 경제성장’의 충실한 재현이다. 
문민정부는 1만불을 넘는 것을 목표로 했고 그것을 달성한지 얼마 안 되어 IMF 구제금융 사태로 도로 미끄러졌다. 국민의 정부는 1만불 고지를 재탈환했다. 참여정부는 집권 초 다양한 정책 이슈를 뒤로 하고 ‘2만불 시대’를 내세웠다. 그리고 작년 5월 조선일보는 통계청이 한국의 인구가 5천만을 넘어섰음을 선언한 것을 계기로 드디어 한국이 ‘20-50클럽’에 가입했음을 선언했다.

▲ 동아일보 1일자 1면 기사. '40-80 클럽'이란 목표는 '선진국'이 되기 위해 제시되는데, 여기서 동아일보가 여전히 선진국의 개념을 양적인 수치로 재단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수치들이 오늘날 각 신문이 대체적으로나마 공유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위기’를 해결하는 방안이라 보기는 어렵다. 이는 국민소득이란 지표에만 광적으로 집착한 성장일변도 기조에서 생긴 문제를 다시 한번 그것을 반복하면 풀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일종의 ‘야바위’에 해당한다.
이명박 정부 내내 동아일보는 보수언론 진영 내에서도 담론생산 능력이 뒤떨어지고 있음을 증명했다. 올해 신문들이 맞이한 ‘2013년 한국사회’의 내용을 비교해봐도 동아일보의 쇠퇴는 명백하다. 나름의 역사와 전통이 있는 동아일보의 ‘몰락’은 한국 사회에서 언론이 얼마나 한순간에 망가질 수 있는지를 여실히 드러낸다. 언론이 언론 역할을 못 하도록 유도하는 게 보수세력의 집권전략인바, MBC 등 공영방송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들 역시 동아일보의 사례에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할 것이다.

▲ 중앙일보 1일자 4면 기사. 반면 중앙일보는 경제 얘기를 하지만 수치에 포섭되지 않는 가치의 측면을 논하면서 사회 문제에 대한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려고 한다.

한윤형 기자  |  ahriman@mediaus.co.kr


2012년 6월 18일 월요일

종편, '보너스'광고로 겨우 연명…낮은 시청률에 '보도시위' 영업도 ‘무기력’


이글은 미디어스 2012-06-18일자 기사 '종편, '보너스'광고로 겨우 연명…낮은 시청률에 '보도시위' 영업도 ‘무기력’'을 퍼왔습니다.
[개국 6개월 점검]③광고

TV조선, JTBC, 채널A, MBN 종합편성채널은 개국할 때만 하더라도 기·세·등·등 그 자체였다. 종편은 당시 데이터나 기준도 제시하지 않고 광고주들에게 지상파 70%의 광고단가를 요구했다. 이에 진보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보도기능을 확보했으니 신문사 운영에서 사용하던 '무력시위' 영업방식이 고개를 든 것이라는 비판을 제기했었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지금 광고 관련 전문가들은 “종편은 (지상파대비)광고단가가 문제가 아니다”, “보너스로 먹고 살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종편의 경우, 2400% 보너스율을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보너스란, 방송광고를 매입한 대가로 광고주에게 다른 시간대의 광고를 공짜로 주는 것을 의미한다.
취재하는 과정에서 한 광고대행사 관계자는 (미디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청률이 안 나오다 보니 기자들을 통한 영업 효과도 별로 없다”고 종편의 어려운 상황을 설명했다. 보도기능을 쥐고 있으되 0%대 시청률로 인해 '무력시위'도 가능하지 않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 종편4사 로고. 중앙일보(JTBC), 조선일보(TV조선), 동아일보(채널A), 매일경제(MBN)ⓒ오마이뉴스

종편, 시작은 창대했다…지금은 “대기업 광고 많은 이유도 보너스 때문”
2011년 12월 개국을 앞두고 종편4사는 모두 ‘광고설명회’를 개최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쩐’을 쥐고 있는 광고주들에게 주요 프로그램과 광고패키지 상품을 소개하면서 기자, PD, 아나운서들이 큰 절을 하고 고개를 숙였다.
TV조선(2011년 10월 18일)은 광고설명회에서 TV조선의 12월 판매안)으로 ‘프라임 뉴스Pack’을 비롯한 ‘전뉴스보도’와 ‘SA기급 중간광고’, ‘고품격교양’, ‘주말집중’ 등 7개의 패키지를 선보였다. ‘프라임뉴스’ 패키지의 경우, A형은 All Pack 10억, B형은 시보 & 중간광고 Pack 5억을 책정했다. (TV조선의 판매 기본 가이드라인)을 통해서는 기본 보너스 150% 제공을 약속했으며 “최초 청약액 0.3억으로 기본 가이드 운영 시 월 22회 노출 예상”이라고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
JTBC(2011년 10월 6일)은 광고 설명회에서 ‘프리미엄’, ‘맞춤형’, ‘중소 광고주 전용’, ‘제작지원·간접광고’ 총 4개의 패키지를 선보였다.
MBN(2011년 10월 24일)은 ‘Standard Kit’, ‘Customized Kit’, ‘Block Kit’, ‘Special Kit’ 등 4개의 광고 패키지 상품을 소개했다. SA시급은 715만 원으로 책정했으며 A시급은 390만원, B시급은 125만 원의 광고단가를 책정했다. 이 밖에 금액 및 기간에 따라 기본 보너스율을 차등적용 했으며 70%에서 최대 230%의 보너스가 가능하다는 게 MBN의 설명이었다. (채널A는 광고설명회를 개최하긴 했으나 광고 상품 설명을 따로 하진 않았다)
종편의 개국당시 광고 목표는 월 70~100억 원이었다. 그렇다면 종편 개국 6개월, 당시 광고판매 가이드라인은 잘 지켜지고 있고 목표액도 달성하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바 있다. 종편4사는 개국 첫 달인 지난해 12월 방송매출 평균 76억5000만원을 기록했으나 2012년 1월에는 32억5000만원, 2월에는 27억5000원으로 급감했다.(▷관련기사 : 종편사들의 충격적 방송매출…2월 평균 27억 원에 불과) 그리고 최근에도 월평균 30억 원 정도에서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대기업 계열의 광고회사 A관계자는 “종편은 개국 초기 때가 상황이 더 좋았다. 지금은 많이 떨어진 상황이고 케이블채널과 똑같다”며 “지상파 계열이나 CJ 같은 메이저 PP가 아니라 2군 수준의 케이블 채널 수준”이라고 밝혔다.
A관계자는 “종편은 광고단가 문제가 아니라 금액이 중요하다. 보너스율이 2000%를 웃돈다”고 귀띔했다. 예를 들어 JTBC (인수대비) 광고 가격이 120만원인 경우, 1500만원을 보너스로 주는 형식이다. 1250%의 보너스가 붙은 셈이다. 그는 “개국 전 광고 설명회에서 한 이야기는 지켜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의미가 없다”면서 “종편은 지상파와 같이 특정 프로그램에 광고가 붙는 게 아니라 월 단위로 돈을 주고 계약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A관계자는 “기자들 및 데스크를 통한 영업도 별로 효과가 없다”며 “시청률이 안 나오다 보니 개국 초기 때와 달리 갑을 관계가 바뀐 상태”라고 설명했다.
광고대행사 B관계자도 “광고단가 자체가 의미가 없다”며 “종편은 협상을 통해 광고주가 만족할 만큼 틀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상파도 보너스율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100% 이상으로 올라가진 않는다. 반면, 종편은 시청률과 비례해 거의 무한대로 퍼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종편채널에서 대기업 광고가 많이 나오는 이유에 대해서도 A와 B관계자 모두 “보너스율 때문에 그런 것이지만 속빈 강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 2011년 TV조선 광고주 설명회. TV조선 관계자들이 광고주 설명회에서 귀빈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미디어스

광고 뺏길 거라던 일반PP·신문…“광고 줄었으나 종편 때문은 아냐”
종편의 개국과 맞물려 광고판매에 큰 타격을 받을 곳으로 지목됐던 매체 일반PP와 신문.
2011년 최문순 당시 민주당 의원은 종편의 개국으로 인해 CJ 및 지상파계열 PP는 기존 총 매출의 약 10~15% 정도 하락, 단일 PP는 총 광고매출의 50%이상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2011년 종편개국으로 인해 신문광고가 약 17% 줄어들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PP협회 한 관계자는 “광고가 빠진 것만은 분명하지만 경기 탓이 크다”고 분석했다. PP협회 관계자는 “종편이 출범한지 오래됐지만 시청률이 워낙 저조하다보니까 일반PP들에는 영향이 거의 없다는 게 업계의 평가”라고 설명했다.
신문광고업계의 유력한 한 관계자도 “신문에 광고가 많이 안 붙긴 하고 있는데 종편 때문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장에서 종편사들의 매출액 자체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며 “종편이 신문광고에 영향을 미친다면 종편을 핑계로 신문에도 광고를 안주고 있다는 평가가 더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박원기 연구원 역시 신문광고 하락의 원인을 “인터넷·모바일 광고가 늘면서 기존 전통매체에 대한 광고가 줄어든 것”, “신문의 구독률 하락도 영향을 받았다”고 해석한 바 있다.

▲ 6월 11일자 '중앙일보' 기사
종편, 앞으로가 더 문제…JTBC의 시청률 반등은 광고로 이어질까?


“종편의 광고 상황이 별로 안좋다”, “죽을 지경”이라는 게 광고업계의 평가이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라는 것도 공통된 견해다. 종편 선정과정에서의 심사자료를 공개하라는 법원의 판결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광고대행사 B관계자는 “종편사 측에서는 월 광고액이 30억을 넘어갔다며 좋아지고 있다고 말하지만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조한 시청률에 설상가상으로 법원의 판결까지 나왔다. 종편에 광고를 주기에는  광고주들이 감당해야할 것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외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종편이 최근 버티기 전략으로 콘텐츠에 투자를 줄이면서 시청률과 광고판매에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수 있다”고도 이야기했다.


종편4사 가운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JTBC에 대한 전망도 부정적이긴 마찬가지다. JTBC는 최근 2014년 FIFA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카타르·레바논전 중계권을 사들여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광고회사 A관계자는 “몇몇 킬러콘텐츠로만으로는 광고판매가 힘들다”며 “중앙이 타 종편보다 상대적으로 예산이 많다보니 까먹어도 제작 의지를 가지고 있지만 채널 특성에 따라 타 종편3사와 같이 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A관계자들은 “나머지 종편3사가 쟤(JTBC)만큼 달라고 하니까 JTBC 측에서도 답이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A관계자는 “JTBC의 카타르전은 물론 레바논전도 많이 광고 판매가 부진했다고 들었다. JTBC 역시 광고판매를 생각했다기보다는 다른 종편들과 선긋기를 하기위해 무리해서 중계권을 사들인 것”이라면서 “하지만 광고에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JTBC가 다른 채널보다 시청률이 조금 더 나온다고 해서 광고회사는 특정 종편에만 더 챙겨줄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잘라 말했다. JTBC가 타 종편인 TV조선, 채널A, MBN 등과 차별적 광고를 원한다면 기본적으로 시청률에서 안정적으로 2%대를 달성해야만 가능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A관계자는 “JTBC는 케이블채널로 자리 잡았다”면서 “케이블 채널 중 유일하게 특정 프로그램에 패키지 광고를 판매하는 건 M·net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2012년 4월 20일 금요일

이자스민 인종차별 공격 트윗 좀 찾아주세요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4-20일자 기사 '이자스민 인종차별 공격 트윗 좀 찾아주세요'를 퍼왔습니다.
인종차별 트윗 극소수…언론이 여론 극대화시켜 보도

연일 새누리당 비례대표 당선자 이자스민씨가 외국인 혐오증(제노포비아)의 대표적인 피해자로 보도되고 있지만 실제 제노포비아의 진원지로 지목됐던 트윗에서는 이자스민씨를 향한 인종차별 공격이 극소수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언론이 의도적으로 인종차별 여론을 극대화시켜 이자스민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의도가 불순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는 이유다.
미디컴이 지난 6일부터 16일까지 이자스민과 관련한 버즈량과 상위 리트윗 20위 내용을 분석한 결과 인종차별적 내용으로 이자스민씨를 직접 비방한 내용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상당수가 이자스민씨를 옹호하거나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는 내용으로 드러났다.
신문과 방송에서는 이자스민씨를 향한 제노포비아와 관련해 "매매혼이 늘어날 것", "불법체류자가 판을 침"이라는 트윗 내용을 소개한 것과는 많이 다른 셈이다.


이자스민씨와 관련한 리트윗 상위 20위 트윗 원문.

이자스민씨와 관련돼 지난 12일자로 작성된 리트윗 20위를 차지한 트윗 원문 내용을 보면 "이자스민에 들이대는 잣대는 적어도 다른 새누리당 의원들에 들이대는 잣대와 같은 수준이어야 한다. 외국인이라고 특별히 봐주거나 구박할 게 아니라"라는 내용으로 리트윗은 7건에 불과했다. 내용 역시 인종차별적 내용이라기 보다는 국회의원 당선자로서 검증 잣대는 엄격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다시 말하자면 최소한 매매혼과 불법 체류자 내용으로 이자스민씨를 직접 비방하는 내용은 7건 이하라는 얘기다.
미디컴 소셜커뮤니케이션팀 현다예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조국 교수가 이자스민씨를 보호하는 등의 내용으로 상위 20위가 이자스민씨와 관련한 긍정적인 내용으로 잡혀있다"고 말했다.
495건으로 리트윗 1위를 차지한 트윗 원문도 "이자스민을 둘러싼 인종주의를 지적했더니 새누리당 지지자 취급을 받네요"라며 "MB가 끼친 최대의 해악은 반MB만 하면 다른 무슨 짓을 해도 괜찮고, 무려 자신을 진보적이라고 여기는 '거대한 착각'을 만들어냈다는 점"이라는 내용이다. 이자스민씨의 직접적인 인종차별 내용이라기보다 외국인 혐오증에 대한 진보의 입장을 질타하는 내용이다.


이자스민 새누리당 비례대표 당선자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100%국민행복실천본부 1차 회의에 참석해 이주영 정책위의장의 인사말을 경청하고 있다.

지난 16일자로 작성돼 172건의 리트윗으로 2위를 차지한 원문은 "이자스민 문제, 수꼴들이 커뮤니티나 SNS에 글 올려 이슈화시키고 조중동과 공중파는 진보에게 뒤집어 씌움. 수도권 패배의 진원지인 SNS죽이기 준비단계...대선때는 간첩이라고 만들어낼 것"이라는 내용으로 역으로 언론들이 이자스민씨를 외국인 혐오증 피해자로 만들어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불법체류자 무료 의료 지원', '고향 귀국비 지급' 등 이자스민씨가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다는 내용도 이번 이자스민씨와 외국인 혐오증을 연결시킨 소재로 작용했는데 정작 트윗에서는 이자스민 공약은 사실이 아니며 일부는 보건복지부가 이미 시행한 정책이라고 지적하는 내용이 많았다.
결과적으로 이자스민씨를 비방하는 내용이 있긴 하지만 외국인 혐오증으로 연결시킬 정도의 여론은 아니라는 얘기다.
20일 한겨레도 SNS 여론조사 기관인 소셜메트릭스를 의뢰해 지난 1일부터 17일까지 이자스민씨가 언급된 트윗의 노출도를 분석한 결과 "전체 544만3704점 가운데 인종차별적 내용이 담긴 트위트의 노출도는 1만3955점, 가짜 공약을 확산시킨 트위트 노출도는 5만 4032점으로 전체의 1.2%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이자스민씨 인종차별 비방 내용과 별개로 논란이 됐던 이자스민씨의 허위 학력 의혹과 관련한 트윗 노출도를 합할 경우에도 2%에 불과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반면, 인종차별을 반대하거나 언론의 부풀리기 보도 의혹을 지적하는 트윗 노출도는 461만 8357점으로 84.8%에 이르렀다.
누리꾼들은 오히려 이자스민씨에 대한 여러 의혹이 불거지고 있어 검증의 대상이 돼야 하는데 언론 보도를 인해 인종차별의 피해자로만 부각되면서 검증을 하자는 목소리가 도매급으로 인종차별의 목소리로 오해받고 있다는 불만도 쏟아내고 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2012년 3월 15일 목요일

한국판 ‘워터게이트’…“불법사찰, 청와대 돈상납”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3-15일자 기사 ' 한국판 ‘워터게이트’…“불법사찰, 청와대 돈상납”'을 퍼왔습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청와대 포항 인맥 등에 매달 280만원씩

“이명박 정부는 악재는 다른 악재로 덮고, 실정은 또 다른 실정으로 덮는다.” 여의도 정가에서 우스갯소리처럼 오가는 말이다. 문제는 ‘농담’으로만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주요 신문과 지상파 방송, 종편까지 권력의 치부를 드러내기는커녕 감추거나 물타기를 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 게 현실이다. 여론의 눈과 귀를 가리는 ‘정권 보호막’이 겹겹이 방어막을 형성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언론의 프레임 보호막으로 정권의 악재와 실정을 모두 다 덮을 수 없다는 점은 언론도 정부도 잘 알고 있다. 민간인 불법 사찰의 추악한 실태가 하나씩 벗겨지고 있다. 고리 원전 ‘블랙 아웃’이라는 끔찍한 장면의 황당한 뒷얘기도 드러나고 있다.
공천을 잘한 것처럼 언론이 포장했던 새누리당 공천 작업의 실체가 ‘강남 공천 취소’ 사태로 드러나고 있다. 새누리당을 감싸던 언론들도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다음은 15일자 전국단위 아침신문 1면 기사다.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측에서 현금 2000만원 건네" 


경향신문 3월 15일자 1면.

한국판 ‘워터게이트’ 사건이라고 한다. 정권 핵심부가 연루된 ‘거짓말의 잔치’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문제는 ‘팩트’가 너무 많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감출래야 감출 수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과 청와대가 연루된 ‘불법 민간인 사찰’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포항 인맥이 대통령 핵심 권력의 ‘정적’을 향해 들이댔던 칼날이 정권 말기 부메랑으로 다가오고 있는 모습이다.
불법 민간인 사찰을 자행해놓고 핵심 라인들은 검찰의 수사망을 쏙쏙 빠져나갔다. 말단 직원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우려다 당사자가 ‘양심선언’을 해버리는 바람에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경향신문은 1면 라는 기사에서 “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의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된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이 14일 '지난해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측에서 두 번에 걸쳐 현금 2000만원을 건네려 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장 전 주무관은 '진 전 과장은 대뜸 2000만원이 든 비닐봉투 하나를 나에게 건넸다'고 말했다. 봉투 안에는 5만원권이 100장씩 묶여 네 묶음이 들어있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불법 사찰 공직윤리실 청와대에 돈 상납"


한겨레 3월 15일자 3면.

불법 민간인 사찰의 실체를 감추고자 돈으로 입막음을 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이번 사건에도 청와대 ‘포항 인맥’이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은 불법 민간인 사찰의 배후 인물로 알려진 인사이다.
불법 사찰을 실행한 공직윤리지원관실 쪽에서 청와대 ‘포항 인맥’ 등에게 매달 돈을 상납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동아일보 3월 15일자 1면.

동아일보는 1면 라는 기사에서 “(민주당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장 전 주무관은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2009년 8월부터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이 터지기 전인 2010년 7월까지 특수활동비 280만원 중 이영호 전 대통령고용노사비서관에게 200만원, 조재정 전 대통령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에게 50만 원, 같은 비서관실의 최종석 전 행정관에게 30만원을 매달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3면 이라는 기사에서 “장진수 전 주무관은 공직윤리지원관실의 한달 특수활동비 400만원을 이인규 지원관과 진경락 총괄기획과장이 200만원씩 수령한 것으로 처리하고, 그중 이영호 비서관에게 200만원을 전달하는 등 매달 280만원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에 지원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 3월 15일자 사설.

이런 상황에서도 검찰이 재수사를 주저하고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등 새누리당 지도부 쪽에서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경향신문은 라는 사설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후배인 한상대 검찰총장은 최소한 4.11 총선까지만이라도 재수사를 미루고 싶을 것이다. 이미 청와대에서 그런 신호가 전달됐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만 흥분한(?) 한미 FTA 발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와 관련해 1면 머리기사로 흥분을 전한 언론은 의외로 적었다. 언론이 대대적인 장밋빛 청사진 전달에 나설 것이란 관측과 달리 예상외로(?) 담담했다. 그러나 동아일보는 예외였다.
동아일보는 1면 라는 머리기사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15일 발효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영향으로 미국 대표 기업 관계자들이 4월부터 대거 한국을 찾는다. 그동안 이들은 중국 일본 등에서 제품 및 부품을 수입해왔으나 FTA가 발효되자 한국 업체로 수입 거래처를 바꾸기 위한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 이 중에는 처음 한국을 찾는 기업도 적지 않다. 일자리 창출과 수출 증대라는 'FTA 효과'가 피부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동아일보 3월 15일자 1면.

그러나 한미 FTA 발효를 둘러싼 우려도 만만치 않다. 한겨레는 1면 이라는 기사에서 “14일 미국 국제환경법센터(CIEI)가 펴낸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투자 분야: 외국 투자자에게 권력 이양' 보고서를 보면, '미국의 기존 투자협정이나 자유무역협정에 없는 문구나 부속서한을 추가해, 정당한 환경·의료·안전(소비자·노동 분야)을 위한 규제가 간접수용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간접수용이란 명의이전 몰수와 비슷한 재산상 손해를 일으키는 정부 조처로, 미국 헌법과 판례는 국가가 이를 보상하도록 한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6개월안 한국 쇠고기시장 개방 재협상 장담"


한겨레 3월 15일자 5면.

경향신문은 라는 사설에서 “야당의 협정 폐기 또는 재협상 주장에 대해 국가 신인도를 떨어뜨리고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자초하는 행위라는 비난은 어불 성설이다. 재협상이든 폐기든 그것은 주권 국가의 권리”라고 주장했다. 
한국에 민감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쇠고기 추가 개방 문제도 관심의 초점으로 떠올랐다. 한겨레는 5면 이라는 기사에서 “1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면서 쇠고기 시장 개방 등 미국의 추가 통상 압력이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미국이 쇠고기 협상을 요청하면 우리 정부는 무조건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라는 사설에서 “미국은 처음부터 우리나라의 법과 제도를 미국 기업과 투자자한테 맞도록 개조한다는 것을 협정의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우리 정부는 이를 뚜렷한 근거도 없이 '선진화의 길'이라며 졸속으로 밀어붙였다”고 우려했다. 
고리 원전 ‘끔찍한 거짓말’


중앙일보 3월 15일자 1면.

한국일보는 1면 라는 기사에서 “지난달 9일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에서 발생한 전원 중단사고 수습 직후 발전소장을 비롯한 간부들이 회의를 열어 은폐를 모의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발전소 측은 우연히 사고 소식을 접한 부산시의원이 문의를 한 뒤에도 사흘이 자니서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한수원 차원의 은폐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조선일보는 1면 라는 기사에서 “영원히 묻혀버릴 뻔한 고리 원전 1호기 블랙아웃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지역 시의원이 우연히 술자리에서 들은 한마디가 결정적인 단서가 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도 1면에 라는 머리기사를 실었다. 고리 원전에서 일어난 사고는 어떤 의미였을까. 언론은 왜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걸까. 중앙일보는 라는 사설에서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에서 지난달 전원 공급이 12분간 중단됐다. 전원상실이 더 길어졌다면 냉각수가 증발하면서 핵연료봉이 녹아내려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면서 “이번 사고는 우리 사회에 '통제되지 않는 원전'이란 불안한 신호를 보냈다”고 지적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연상케했던 고리 원전


한국일보 3월 15일자 사설.

한국일보도 라는 사설에서 “국내 원전에서 사고로 전원이 완전히 끊긴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면서 “현장에서 어물쩍 넘기려다 가공할 재앙이 빚어졌을 수도 있었던 만큼 국가 안보 공백에 준하는 사태였던 셈”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신문 역시 라는 사설에서 “이 원전의 외부전력 공급이 끊긴 적은 있지만, 비상발전기까지 중단된 것은 처음이다 장시간 전원 공급이 끊기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처럼 원자로 온도가 상승해 노심이 녹아내리는 현상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고 설명했다. 
세계일보는 라는 사설에서 “이래서는 원전 정책이 순항하기 힘들다. 원전 안전에 대한 국민 신뢰 없이는 추가 원전 건설은 물론 원전 수출도 어렵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누리 공천, ‘언론 보호막’ 걷어내자…


조선일보 3월 15일자 사설.

새누리당이 공천을 잘한 것처럼 포장했던 언론 프레임의 가려진 단면이 드러났다. 새누리당비상대책위원회는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에서 선정한 서울 강남갑, 강남을 공천을 취소했다.
강남을 이영조 후보는 제주 4.3 항쟁과 광주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비하 발언으로, 강남갑 박상일 후보 역시 비뚤어진 역사관을 둘러싼 논란으로 중도 하차하게 됐다. 세계일보는 4면 이라는 기사에서 “서울 핵심 선거구인 강남 갑.을 공천이 파행하면서 당의 4.11 총선 공천 스케줄도 헝클어졌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이 쇄신의 상징으로 삼으려했던 강남 공천 문제가 헝클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조선일보는 5면 라는 기사에서 “한 외부 공천위원은 '私(사)가 끼어서 그렇다'며 '자기와 아는 주변 사람을 심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 비대위원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고위직을 고루 지낸 한 외교관을 줄기차게 추천하고 있다고 한다. 또 어떤 위원은 자기와 친한 기업가를, 어떤 이는 주변의 변호사를, 어떤 이는 자기와 친한 퇴직 관료를 밀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라는 사설에서 “공천 취소 사태가 벌어진 두 곳은 새누리당이 전략 공천 지역으로 정한 범 강남 벨트 10곳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지역”이라며 “새누리당이 지금까지 강남 벨트에서 공천한 6곳 중 새누리당의 새 기수로 부각된 이는 아직 없다. 게다가 2명의 공천이 취소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애당초 전략 공천 취지에 걸맞고 새누리당의 대표성과 상징성을 지닌 인물들을 내세웠더라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사태다”라고 지적했다.  

2012년 2월 9일 목요일

'학교 폭력' 진짜 원인은 '일진'도 '게임'도 아니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02-09일자 기사 ''학교 폭력' 진짜 원인은 '일진'도 '게임'도 아니다!'를 퍼왔습니다.
[공작의 꼬리 경쟁] '교육 폭력'과 '학교 폭력'

요즈음 학교 폭력 문제가 크게 이슈가 되었다. 그에 따라 정부의 대책들이 있어 왔지만 학교 폭력은 줄지 않고 오히려 늘고 있고, 더 잔인해졌다.

학교 폭력이 몇 십 년 꾸준히 악화되는 동안, 우리 사회의 대응은 반창고 붙이는 식의 간헐적인 예방 대책이나 사후 처벌 대책 등이 고작이었다. 손 놓고 있다가 사회적으로 물의가 되는 엽기적 사건이 터져 이슈가 되어야 뭔가 하는 걸 보여줘야 하는 압박에서 임기응변으로 나오는 대책들은 대부분 실제로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며칠 전 학교 폭력 근절을 위한 정부 대책이 발표되었는데 이슈될 때마다 비슷한 대책들을 발표하는데 급급하기보다, 이제 그러한 많은 대책들이 왜 실패했는지를 한 번 생각해 볼 때도 되지 않았을까? 신문이나 방송에 크게 뭔가 한다는 것을 공표하기보다는 진정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학교 폭력의 근본 원인을 알아보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 정책으로 반영하여 꾸준히 개선해가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이 글에서는 우리 사회에 만연된 폭력, 특히 학생들에게 가하는 교육 폭력이 학교 폭력의 원인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려 한다. 입시 경쟁이라는 교육 폭력의 결과로 학생들이 고통 받으면서 그들의 심성이 피폐해 졌다. 학교 폭력, 우울증과 자살 등은 학생들의 겪고 있는 고통을 보여준다.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지 못하고 그리고 그들의 피폐한 심성을 치유하지 못하면, 학교 폭력 문제나 우울증과 자살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교육 폭력을 고치지 않고는 어떠한 예방과 처벌 대책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

한국의 교육 폭력

현재 학생들은 사회로부터 경쟁 교육이라는 집단적이고 체계적인 아동 학대를 당하고 있는 상태에 있다. 학생들이 입시 경쟁 체제에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당하는 고통은 수 없이 많이 있다. 한 가지 예로 입시 경쟁으로 아이들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데, 잠을 안 재우기 것은 일종의 고문이다. 그것도 1년 이상 몇 년이나 지속되는 혹독한 고문이다.

교육이 아이들에게 가하는 이러한 폭력은 학생들끼리의 학교 폭력보다 더 심각한 폭력이다. 왜냐하면 이 폭력은 모든 학생들에게 적용되는 것이며, 벗어날 수 있는 여지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국가 차원의 폭력 아래서는 이를 피할 수 없을뿐더러 학부모나 교사들이 개인적으로 자녀나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

학생들은 등수로 서열이 매겨지고 그에 따라 비교 평가를 받는다. 학생들 자신이 등수로 평가 받듯이 그들 역시 친구와 인간의 가치를 서열로 판단한다. 그래서 급우들이 계급으로 나누게 된다. 학생들은 잘난 아이와 못난 아이, 공부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 잘 사는 아이와 가난한 아이, 힘이 센 아이와 약한 아이로 나누고 차별 대우를 한다. 이렇게 학생들이 급우를 나름대로 평가 기준에 따라 구분하고 차별 대우를 하는 것은 학생들 자신이 학교와 가정에서 등수에 따라 차별 대우를 받는 것과 다르지 않다.

가장 중요한 학교 폭력의 예방책은 우정으로 형성된 급우 관계일 것이다. 그러나 등수 경쟁 상황에서는 친구가 경쟁의 대상이 되고 이겨야 하는 라이벌이 된다. 급우를 배려하기보다는 1등 하는데 방해되는 라이벌로 여기는 풍토에서는 친구를 아끼고 존중하는 마음이 형성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와 달리 캐나다 등 여러 나라에서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학업 평가를 등수로 표시되지 않는다. 등수로 누가 몇 등 했는지 그 서열 자체가 없고 등수로 서로 비교하는 경우 역시 없다. 그래서 수석 또는 꼴찌라는 말 자체가 없다.

입시 경쟁의 압박 강도는 살인적이다. 학생들은 아침 일찍부터 학교 수업으로 시작해서학원에서 밤늦게까지 공부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그렇게 장기간 강도 높은 노동(?)을 시키려면 그에 따른 강도 높은 압박이 필요하다. 강한 압박을 하기 위해서는 학부모의 밀착 통제, 잔소리, 심하면 구타로 연결되는 권위를 바탕으로 한 통제가 필요하다.

패자나 바닥에 떨어지는 사람이 버림받는 존재가 되는 곳이 한국 사회이다. 그래서 패자가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모두가 경쟁에 매진하게 된다. 극단의 경쟁은 극단의 불안감에서 나온다. 학부모들은 자식이 패자가 될지 모른다는 극단의 불안감을 갖고 있다. 그래서 입시 경쟁 아래 자녀들이 당하는 고통을 알아도 어쩔 수 없이, 모든 것을 희생하더라도 좋은 대학 입학을 위해 자녀를 경쟁에 밀어붙여야 한다. 자녀가 커서 사회에서 패자가 된다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싫은 사회이기 때문에. 강도 높은 경쟁의 달성으로 패자를 천대하여 비참하게 만드는 비정한 사회에서 구성원들은 모두 패자가 될까 두려워하게 되며 경쟁에 전력투구하게 된다.

학부모들이 갖는 자녀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서 어쩔 수 없다'라고 하며 좋은 대학의 입학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게 만든다. '기러기 아빠' 현상이 보여주듯이 자녀의 교육을 위해 가정의 기본 단위가 쪼개져 이산가족이라는 전시나 기근과 같은 극한 상황 외에는 보기 힘든 병적인 사회 상황이 나오기도 한다.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교육 폭력으로부터 보호할 유일한 방법은 입시 경쟁, 즉 교육을 포기하는 것이다. 교육을 포기하는 것은 보통 부모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패자가 멸시받는 혹독한 경쟁 사회에서 주류 교육을 포기한다는 것은 자녀를 패자로 만드는 것과 같다는 불안감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교육을 포기하는 다른 방법으로는 자녀 교육을 위해 이민을 가거나 자녀를 유학을 보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은 극소수 계층에 해당 되는 것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불가능한 선택이다.

입시 경쟁은 아이들에게 정작 필요한 교육은 무시하고 등수에 의해 평가되는 강압적 교육이다. 이러한 교육이 인간 성장의 가장 민감하고 중요한 시기에 학생들의 몸과 마음을 피폐하게 한다. 그 피폐한 마음에서 당연히 예상되는 것들 중의 하나가 학교 폭력이다. 아이들의 마음을 병들게 하는 경쟁 교육은 어린 학생들에게 사회가 가하는 폭력이다. 결국 경쟁 교육이 학교 폭력 등 학생들의 여러 문제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으로부터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학생들이 죽어 가는데 아직도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인재 양성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강압적 경쟁 교육을 정당화하는 사람들이 있다. 경쟁 교육은 학생들에게 가하는 폭력이고 이 폭력 아래서 학생들이 피폐한 심성의 성인으로 성장하게 된다. 권위에 근거한 강압적 경쟁 교육은 독립적 사고, 또는 창의력보다는 권위에 따르는 복종적 사고를 강요한다. 경쟁 교육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경쟁력은 열심히 일하는 복종적 직장인의 양성을 통한 이윤의 경쟁력을 말할지는 몰라도, 안정된 심성에 기반을 둔 독립적 사고를 하는 창조적 인간을 양성하는 경쟁력을 말하는 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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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과 사회의 폭력

한국의 정치적 민주화의 진전이 있었지만, 경제 성장 우선과 경쟁 논리의 급격한 확대로 사회 전반에 걸쳐 국가 차원의 폭력이 난무하는 사회로 전환되었다. 학생들은 그 사회의 가치를 배우고 반영하는 거울이다. 학교 폭력 역시 사회의 폭력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학교 폭력이 왜 증가하고 잔인해지고 있는지 원인을 살피면, 학생들에게 자살이나 정신병의 급격히 증가한 원인이 보일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이 겪는 고통을 보면 사회 전반에 퍼진 많은 고통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보일 것이다. 근원적 치료를 위해서는 현재 한국 사회에 나타나는 여러 고통들이 왜 그렇게 급격하게 증가했는지, 게다가 그 고통들은 연결되어 있으며 같은 뿌리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파악하는 일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현재 한국은 무한 경쟁이라는 경쟁병에 걸려 있다. 이 병은 근래에 우리 사회에 경제 성장이 우선되고, 차등화 강화와 국제 경쟁력이 강조되면서 무한 경쟁이라고 하는 경쟁 위주의 사회로 돌입하면서 발생했다. 현재 경쟁이 그 도를 넘어서 사람들을 불행하게 하고, 사회적으로 막대한 낭비를 초래하며, 경제성장 동력마저도 저하되는 상황에 처해 있다.

권력이 남용되면 그것이 폭력이다. 경쟁 위주의 권위 사회에서는 그 권위 또는 권력이 약자를 배려하는 데 사용되지 않고 개인의 이기적 이해를 위해 남용된다. 재벌의 횡포와 같은 돈의 권력 남용, 부정부패라는 정치권력의 남용, 사법부의 권력 남용, 언론 권력의 남용과 같이 권력이 약자 위에 군림하는 폭력으로 나타난다.

큰 권력을 지닌 사람이나 단체만이 그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주위에 약자를 괴롭히는 무수한 조그만 권력들도 남용되고 있으며, 폭력으로 변해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회 전반에 걸쳐 벌어지는 약자를 멸시하는 풍조나 권력의 남용은 학생들이 보고 배운다. 그들은 나름대로 일진회와 같은 권력을 형성하고 약자 위에 군림한다.

경쟁이 심해지면 주위 사람이 친구가 아닌 라이벌, 이겨야 하는 적이 되고 만다. 적대적 관계 속에서 상대를 해치더라도 내 이익만 차리려고 한다. 적대적 관계 속에서 상대가 못 되어야 내가 잘된다는 인식이 형성된다. 그래서 상대를 배려하고 함께 기쁨과 고통을 나누기보다는 시기와 질투를 하게 된다. 심한 경우에는 '묻지 마 살인'과 같이 남이 잘되는 것을 못보고 고통을 받게 함으로써 만족을 얻는 심성이 나타나기도 한다. 적대적 관계에서는 학교 폭력에서 보듯이 친구가 적이 되고 친구의 고통조차 느끼는 못한다.

경쟁이 심해지면 사람들이 더욱 이기적이 되고, 이기심의 강조는 또 경쟁을 조장한다. 이기적인 기업주는 돈을 많이 벌어도 직원을 더 혹사시킨다. 이기적 상관은 부하를 희생시켜서라도 업무 실적만을 생각한다. 이기적 교장은 선생과 아이들을 희생해서라도 학교의 명성을 높이려 한다. 이기적 재벌 기업들이 구멍가게들을 없애고 서민의 삶을 희생해서라도 유통구조를 장악하려 한다. 이기적 급우는 우정이나 배려보다는 친구를 돈을 갈취하는 대상으로 여긴다.

경쟁이 심해지면 남을 믿지 않는 사회가 되고 구성원 사이의 유대가 약화된다. 사람들은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압박 아래 주위 사람들은 승리를 위한 도구로 전락한다. 인간의 관계가 우정이나 신뢰와 같은 가치가 아닌 서로의 이용 가치에 기초한 사회에서는 서로가 이용하려고만 하고 서로를 믿지 않게 된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기쁨과 아픔을 공유하는 우정에 바탕을 둔 관계는 약화되고 서로 이용하고 이용당하는 불신의 관계가 강화된다. 급우를 우정으로 대하는 관계라면 현재 목격되는 잔인할 정도의 학교 폭력들이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사회 전반에 걸친 경쟁의 강화는 그 도를 넘어서 '경쟁병'이 되었고 사회 곳곳에 여러 증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학생들이나 직장인들의 우울증 증가하고(2000~2007년 정신병 증가는 남자 100퍼센트, 여자는 200퍼센트)라든가, 여성들의 출산을 거부하고(한 여성 당 평균 출산율이 1.2), 어린 학생이 밤 10시 이후까지 학원에서 혹사당하고, 직장인들이세계에서 가장 일 많이 하고(한국의 직장인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과 비교해 연간 약 60일 또는 490시간을 더 일한다), 자살률은 세계 2위(1989~2009년 사이 자살률 500퍼센트 증가)가 되는 것과 같이 '경쟁병'의 증상이 만연했다.

이러한 증상들은 무한 경쟁이라는 가치에 기초한 우리 사회가 그 구성원들에게 가하는 폭력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교육 폭력 역시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이러한 폭력의 한 부분이다. 폭력이 난무하는 사회에서 자라는 학생들은 그 폭력의 희생자로 고통을 받기도 하지만, 그들 자신들 역시 그 폭력을 배우고 동시에 급우에게 고통을 주는 폭력을 행사한다.

학교 폭력의 해결을 위해서는 사회 폭력 특히 입시 경쟁이라는 교육 폭력의 포기라는 큰방향 전환이 요구 된다. 교육의 방향 전환을 위해서는 '경쟁 교육이 이대로 가면 미래 세대는 희망이 없다'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필요로 한다. 과거 1997년 외환 위기 때 금 모으기 운동과 같이 한국 사회가 보여준 저력이 있다. 그들은 공동체가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을 때 문제 해결을 위해 기꺼이 단결하고 협동했다. 이러한 공동체를 생각하는 마음을 가진 구성원들이 학교 폭력의 근본 원인을 인식하고 위기 위식을 갖게 된다면 경쟁 교육을 바꾸는 방향 전환이 가능할 것이다.



/서상철 캐나다 윈저 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