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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13일 일요일

바꾸네? 바꾸려면 진정성!


이글은 한겨레21 2013-01-14일자 제944호 기사 '바꾸네? 바꾸려면 진정성!'을 퍼왔습니다.
[특집]국정원·검찰·국세청·경찰 등 4대 권력기관 개혁하겠다 공약한 박근혜 당선인… 그는 MB 정부 5년 동안 망가진 권력기관을 어찌 바꿀까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4대 권력기관 개혁에 성공할 수 있을까. 권력기관장 인사가 첫 단추가 될 것이다. 한겨레 자료

‘전 정권에서 임명된’. 임채진 검찰총장 이름 앞에는 언제나 이런 수식어가 붙었다.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당시 “좌고우면”한다며 당시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에서 갖다붙인 주홍글씨다. 뒤집어 읽으면 이명박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이었다면 이러지 않았을 것이라는 저의가 깔려 있다. 임채진 검찰총장은 2007년 11월에 임명됐다. 임기 2년을 마치고 퇴임한 정상명 총장의 후임이었다. ‘나가는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검찰 수장을 새로 임명하는 것에 한나라당은 강하게 반발했지만, 공석으로 비워두기에도 애매한 시기였다. 결국 “대통령이 임기가 다 된 사람들에 대해 인사를 하겠다고 하는데 우리가 목숨을 걸고 반대할 생각은 없다. 우리는 인사청문회에서 따지고 국민 편에서 판단하겠다”(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고 했다.

4대 권력기관 도움에도 국정 망친 MB

이명박 대통령은 참여정부 시절에 임명된 검찰총장, 국세청장, 경찰청장과 함께 자신의 임기를 시작했다. 이른바 4대 권력기관 가운데 국가정보원장을 제외한 세 곳의 기관장을 ‘스테이’시킨 것이다. 이대통령은 집권 1년을 넘기며 이들 권력기관의 판을 자기 사람 위주로 다시 짰다. 측근과 대구·경북(TK) 인사들이 전면에 나섰다. 김성호 국가정보원장이 1년여 만에 물러나고 서울시장 시절부터 이 대통령의 ‘수족’이던 원세훈(경북 영주) 행정안전부 장관이 새 국정원장에임명됐다. 절반이나 임기가 남은 어청수 경찰청장도 물러났다. 그 자리에 경북 영일 출신의 김석기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을 내정했다. 김석기 내정자가 서울 용산 철거민 참사로 낙마하자 경북 성주·고려대 출신인 강희락 해양경찰청장을 앉혔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왕창 덴 뒤 충성도 높은 이들을 앞세워 국정 장악력을 높이려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들 권력기관의 ‘도움’이 부족해 국정이 망가졌다는 것인데, 결국 법질서를 앞세워 공안통치를 하겠다는 발상이었다.
전 정권에서 임명된 기관장들이라고 해서 특별히 청와대의 심기를 건드렸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인사권을 쥔 최고 권력의 의중을 파악하고 복심을 해석하고 땀나게 뛰는 권력기관의 속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명박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참여정부와 협의해 임명한, 그래서 반쯤은 MB 인사였던 어청수 경찰청장은 촛불집회 당시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 컨테이너로 ‘명박산성’을 쌓으며 충성을 바쳤다. 종교 편향 논란의 중심에도 섰다. 이 대통령은 2011년 10월 어 청장을 청와대 경호처장으로 다시 불러들였다. 유임을 위해 박박 기었던 한상률 국세청장은 재계 620위권의 고만고만한 경남 지역 기업에 ‘국세청 속 특수부’라 불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을 내려보내 세무조사를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 박연차 회장의 태광실업이었다. 정치적 목적으로 이뤄진 ‘표적’ 세무조사 자료는 검찰로 넘어갔고,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나서서 노 전 대통령을 소환했다. 참여정부에서 자리를 얻고 이명박 정부에다 뼈를 묻으려 한 한상률 국세청장은 ‘인사 청탁 그림 로비’가 드러나자 검찰 수사를 피해 국외로 도피했다. ‘전 정권에서 임명된’ 임채진 검찰총장도 결국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의 서거로 임기 2년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지난 5년을 복기해보면, 국가정보원·검찰·국세청·경찰 등 권력기관들이 도와주지 않아서 정권 초기 ‘MB 정신’이 국정 곳곳에 스미지 않았다는 주장은 망상에 가깝다. 4대 권력기관이 대놓고 도와줬는데도 국정을 말아먹은 이명박 정부의 무능을 탓해야 옳다. 게다가 이명박 정부는 집권 첫해 검찰과 감사원을 총동원해 ‘공기업 사장 물갈이’를 대대적으로 진행했다. 10년 만에 되찾은 정권이다 보니 자리를 챙겨줘야 할 ‘자기 사람들’이 너무 많았던 탓이다.
정권의 성패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두 달, 집권 첫해에 갈린다고 한다. 대선에서 이기기는 했지만 야권을 지지한 48%를 무시할 수없다는 것은 2008년 촛불집회가 증명했다. 일종의 트라우마다. 4대 권력기관에 ‘MB 사람’이 아닌 확실한 자기 사람을 심어놓고 정권 첫해를 장악하고 싶은 욕망은 강력할 것이다.

국정원장·국세청장 교체 확실, 임기 남은 경찰청장은?

정권 교체기에는 주요 정무직 인사나 기관장들이 퇴임하는 대통령에 맞춰 스스로 물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새 대통령의 국정 운영방향을 이해하는 이들이 국정 전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틀린 말은 아니다. 반면 기관장 임기제를 도입한 기관들의 경우에는 정치적 중립성 확보라는 임기제 도입 취지에 따라 주어진 임기를 채우고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잘못한 게, 취임하며 이 사람들(권력기관장)을 바꾸지 않은 것이다.” 대선이 끝나고 나흘 뒤인 2012년 12월23일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기자들에게 던진 말이다. 그의 말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뜻이 얼마나 실렸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이명박정부의 연장선에서 박근혜 정부가 공유하는 여권의 ‘불안’이 엿보인다. 정권의 성패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두 달, 집권 첫해에 갈린다고 한다. 대선에서 이기기는 했지만 야권을 지지한 48%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은 2008년 촛불집회가 증명했다. 일종의 트라우마다. 4대 권력기관에 ‘MB 사람’이 아닌 확실한 자기 사람을 심어놓고 정권 첫해를 장악하고 싶은 욕망은 강력할 것이다.
박 당선인에게 돌아가는 상황은 괜찮다. 개혁 대상으로 전락했지만 검찰은 버거운 상대다. 자중지란에 빠진 검찰은 2012년 12월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임기 도중 사퇴해 김진태 검찰총장 직무대행 체제로 돌아가고 있다. 후임 검찰총장을 임명만 하면 된다. 박 당선인 처지에서는 고마울 따름이다. 경찰청장의 경우는 애매하다. 김기용 경찰청장은 2012년 5월에 임명됐다. 경찰청장 임기 2년을 채우려면 1년도 넘게 남았다. 박 당선인은 ‘정치적 중립을 위해 경찰청장 임기를 보장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국정원장과 국세청장은 임기가 없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2009년 2월부터 4년 가까이 자리를 지키며 정보기관인 국정원을 ‘공작기관’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데 일조했다. 2010년 8월 국세청장에 오른 이현동 청장 역시 TK 출신 인사들로 국세청 주요 보직을 꽉꽉 채워넣었다. 이명박 정부 TK 라인의 실세인 원세훈 원장과 이현동 청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사퇴할 것이 확실하다.
박 당선인에게는 MB 정부 5년동안 망가진 4대 권력기관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역할이 주어졌다. 박 당선인 쪽에서 흘러나오는 얘기들을 보면, 일단 권력기관 권한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검찰의 경우 대검 중수부 폐지, 검찰 수사 기능 축소, 검사장(차관급) 수 축소 등이 거론된다. 중수부 자체를 폐지하는 게 옳은지, 수사 기능만 없애는 게 적절한지, 중수부 폐지만이 능사인지를 두고 논란이 예상되지만 인수위 단계부터 개혁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국세청에 대해서는 자의적인 조세범칙조사(특별세무조사), 개인과 기업의 세무 정보 독점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 없이도 특정인의 계좌를 무제한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계좌추적 권한의 축소도 거론된다. 국정원·검찰·경찰의 무분별한 정보 수집에도 제동을 걸겠다는 얘기가 나온다. 국회, 정부부처, 기관들을 출입하며 직무와 별 관련이 없거나 직무 범위를 넘어서는 첩보·동향까지 수집하는 정보원들의 활동을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칼 대겠지만 난도질까지 하겠느냐”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을 앞둔 2012년 12월2일 검찰개혁안을 발표했다. 그의 개혁안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법질서·사회안전’ 분과에서 구체적인 꼴을 갖추게 될 것이다. 강릉/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정권이 새로 시작할 때마다 권력기관을 뜯어고치겠다는 의지는 반복된다. 여론의 지지도 높다. 반면 해당 기관들의 반발은 상상 이상으로 조직적이고 끝을 모르게 끈질기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 기관의 수사·정보 기능이 정권에는 아쉬워지기 마련이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 개혁은 어제오늘 나온 얘기도 아니어서 심리적으로 많이 누그러진 상황이다. 새로 거론된 정보원 출입 제한의 주 타깃은 국정원으로 판단된다. 검찰과 경찰은 곁가지로 끼워넣어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검찰 출신인 안대희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기대도 있다. “칼은 대겠지만 난도질까지 하겠느냐”는 것이다. 국세청 쪽 반응도 비슷하다. 박 당선인 쪽에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개편을 얘기하지만 검찰 개혁의 ‘곁가지’로 국세청이 들어간 것 아니냐는 것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조사4국의 경우 청와대나 국세청장의 하명·특명조사국이라는 얘기가 나오며 검찰의 중수부나 특수부와 비교되지만, 실제로는 기업뿐만 아니라 조세포탈 혐의가 중한 사채업자, 룸살롱 업주, 안마시술소도 조사한다”고 했다. 국세기본법에 따라 세무행정 등이 비밀에 가려져 있다 보니 극히 일부 사례가 외부에 부풀려 알려졌다는 것이다.
다른 권력기관과 달리 국정원은 조직과 운영에서 새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게 관철되는 조직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권력기관 투명화, 권력기관 힘 빼기는 정권이 늘 꺼내놓는 단골 메뉴”라면서도 “이번에는 조금 강도가 다른 것 같다”고 했다. “아직까지 유일하게 옛날 방법을 답습하는 쪽이 정보라인이다. 법과의 괴리가 가장 크다. 국정원과 경찰 정보라인을 함께 거론했다. 당선인의 의도가 읽힌다.”
‘박근혜식 선정’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가 권력기관 개혁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 법조계 인사는 “국정원 등 권력기관으로서는 자기들이 원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된 셈이다. 문재인이라는 ‘점령군’이 들어와 수술하는 것보다는 ‘우리 편’이 이것저것 바꾸자고 할 때 오히려 반발이 적을 수 있다”고 했다. 박근혜식 개혁에도 반발할 경우 ‘진보든 보수든 무조건 반발하는 꼴통 조직’으로 찍힐 수 있다는 것이다. “당선인으로서도 반발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택할 것이다. 결국 남는 것은 진정성의 문제다.”
진정성은 매 순간 시험을 받는다. 정권의 출발을 같이할 사람을 뽑는 인사가 진정성의 주요 시험대가 된다. 박 당선인의 사람 쓰는 기준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당을 이끌 때 인사 스타일인 ‘묻지마 밀봉 인사’를 통해 극우 인사인 윤창중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으로 임명하더니, 1월3일 이명박 대통령이 이동흡 전 헌법재판관을 새 헌법재판소장에 지명하는 데도 깊이 관여했다. 지명권자는 이 대통령이지만 사실상 박 당선인의 뜻이 실린 첫 헌법기관장 인선이라고 볼 수 있다. 대구 출신에 2006년 한나라당 몫으로 헌법재판관이 된 이동흡 후보자는 임기 6년 동안 헌법재판소에서 가장 보수적인 태도를 고수해왔다. 그가 당선 직후 말했던 “대탕평 인사”와는 한참 거리가 멀어 보인다.

권력기관장 라인업 ‘박통’ 5년 예고

집권 5년,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까지 권력기관 개혁과 실패의 과정을 드라마틱한 서사로 몸소 보여준 참여정부는 정권 마지막 해인 2007년 “4대 권력기관 제자리 찾기 성과가 어떤 정부도 되돌릴 수 없는 역사적 성과가 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감시가 필요하다”고 했다. 되돌릴 수 없는 역사적 성과는 이명박 정부 첫해부터 파산했다.
대탕평이라는 말로 또 다른 희극이 반복되려 한다. 4대 권력기관장들 라인업이 ‘박통’ 5년을 예고한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2012년 10월 23일 화요일

‘아버지 시대’ 앞에 서면 왜 박근혜는 작아지는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0-22일자 기사 '‘아버지 시대’ 앞에 서면 왜 박근혜는 작아지는가'를 퍼왔습니다.

=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새누리당사에서 정수장학회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기자회견 후폭풍 자질논란 재점화
 부일장학회 강탈 사실 부인
법원 판결까지 무시한 발언
과거사 사과 진정성 의문 키워선대위 ‘해법’ 건의했지만 묵살
회견내용 비서 4인방과만 논의
“비슷한 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의 21일 정수장학회 관련 기자회견은 그가 안고 있는 ‘박근혜 문제’의 본질을 보여준다. 기자회견 직후, 당 안팎에선 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박 후보가 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기본 자질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 잘못된 역사인식 여전 먼저, 국가공동체를 이끌 정치 지도자로서 공동체 역사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여전히 지니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박 후보의 회견 기조는 고 김지태씨가 설립한 부일장학회를 정부에서 강압적으로 빼앗은 것이 아니라, 5·16 군사쿠데타 이후 부정부패 혐의로 구속된 김씨가 구명을 위해 스스로 헌납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당시 정부가 잘못한 건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국정원 과거사위원회 조사 결론뿐 아니라 1심 재판부도 지난해 “김씨가 국가의 강압에 의해 5·16장학회에 주식을 증여하겠다고 의사표시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 고위관계자는 “과거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미래로 가자’고만 하면 설득력이 있겠느냐”며 “박 후보의 역사인식과 판단력에 국민이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박 후보의 이런 그릇된 역사인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정계에 들어온 이후 최근까지도 5·16과 유신 등에 대해 줄곧 “구국의 결단”,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해왔으며, 사법살인으로 비판받는 인혁당 재건위 사건에 대해서도 “두 개의 판결이 있다”며 국가범죄란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다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자, “5·16과 유신, 인혁당 등은 헌법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처음으로 사과했다.하지만 이번 기자회견으로 박 후보의 과거사 사과가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일시적 말바꾸기 아니었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새누리당 재선의원은 “지도자라면, 아버지와 자신의 잘못도 객관화할 수 있어야 하는데, 박 후보는 박정희 시절 문제만 나오면 무조건 방어적으로 임한다”며 “아버지 명예를 회복하고자 하는 생각이 강한 탓인지, 자신에 대한 객관화 능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 공적인 의사결정 구조 부재 또한 이번 정수장학회 기자회견 과정을 통해 박 후보의 의사결정 구조가 공적 시스템을 외면한 채 지나치게 폐쇄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이 또다시 드러났다. 새누리당 선대위는 내부 논의를 거쳐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한 해법을 마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해법은 박 후보에게 전달됐지만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박 후보가 “나한테 맡겨달라”고 잘라버렸기 때문이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선대위가 박 후보에게 올린 건의안에는 최필립 이사장 등 이사들의 전원 사퇴와 재단 명칭 변경, 장학회의 공익성 강화 등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내용들이 다 들어 있었다”며 “박 후보가 저렇게 발표하니 말릴 방법이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주요 정책이나 정치적 사안에 대한 입장이 당의 공식적인 회의 등에서 결정되지 않고 박 후보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구조다. 박 후보를 잘 아는 한 초선의원은 “후보와 선대위 관계자들이 모여 토론을 하면 많은 문제들이 사전에 걸러질 텐데 후보가 토론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얼마든지 비슷한 사례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세연 의원도 “박 후보가 의사결정을 할 때 당 공식기구를 통하지 않고 있다”며 “앞으론 당 공식기구의 결정이 후보 입을 통해 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비서 4인방에 의존한 비선정치 이재만, 이춘상, 정호성, 안봉근 등 ‘비서 4인방’이 박 후보를 둘러싼 비선정치의 실상도 다시 불거졌다. 새누리당 당직자는 “박 후보는 국회의원 등 다른 사람은 모두 자기 정치하느라 믿을 수 없는 사람이고, 4인방만이 자신을 위해 헌신한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 이들과만 상의한다”며 “이러다 보니 소통이 안 되고 문고리 권력이 정치를 흔드는 비정상적인 상태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이번에도 기자회견 직전까지 비서실 4인방을 제외하고는 선대본부장, 상황실장, 대변인 등 선대위 지도부 어느 누구도 회견 방향이나 내용을 몰랐다. 회견 뒤 선대위 관계자가 ‘왜 박 후보가 법원 판결을 잘못 말하게 했느냐’고 비서실에 항의하자, 한 보좌관은 “법원 판결이 그렇지 않느냐”며 박 후보와 똑같은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당내에서는 문고리 권력 퇴진론이 다시 강하게 나오고 있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공식라인이 아니라 비서 4인방이 했다면 두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선대위 핵심관계자도 “문고리 권력들이 기초적인 사실조차 틀리게 전달해 사태가 악화됐다”며 “후보와의 소통을 막고 있는 측근들이 물러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지난번 당 쇄신 파동 때 최경환 비서실장이 사퇴하고, 이한구 원내대표가 2선으로 물러났지만 당내의 온갖 요구에도 박 후보는 비서 4인방에 대해선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 이런 당내 요구를 ‘권력투쟁’이라고 규정한 바 있는 박 후보가 결국 비서 4인방을 물리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많다.

김종철 기자 phillkim@hani.co.kr

2012년 9월 26일 수요일

진보 언론의 박근혜 사과 비판의 근거는 ‘진정성’?


이글은 미디어스 2012-09-25일자 기사 '진보 언론의 박근혜 사과 비판의 근거는 ‘진정성’?'을 퍼왓습니다.
‘진정성’은 박정희주의자의 논리…다른 접근 필요해

▲ 오늘자 한겨레 1면 기사. 박근혜가 2주만에 말을 바꿨다는 시선이다.

예상했던 대로다. 보수언론은 사과 기자회견문을 높이 평가했고 진보언론은 의문을 표시했다. 그런데 의문을 표시한 방식이 의외다. 사과문의 내용에 대한 비판보다는 그 ‘진정성’을 믿을 수가 없다는 투다.
한겨레의 비판의 전제는 1면 기사의 제목에서 보이듯 박근혜가 2주만에 말을 바꾸었다는 것이다. 이는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도 지적하는 바다. 그들은 그렇기에 박근혜가 지지율이 떨어지자 급히 이런 기자회견을 한 것처럼 여겨진다는 점에서 비판받을 지점이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박근혜가 정말로 말을 바꾸었는지 여부는 따져 봐야 할 문제다.
한겨레 등 진보언론이 근 2주간 지적해왔듯, 박근혜의 ‘아버지’ 시대에 대한 인식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었고 일관된 흐름을 가지고 있다. 그것의 핵심은 박정희가 조국 근대화의 큰 뜻을 품고 한 시대를 만들었으나, 그런 과정에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은 분들이 있고 그에 대해선 박근혜가 사과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가 이 인식에서 ‘사과’에 초점을 맞출 경우에는 ‘광폭행보’의 그림이 나왔고 시대정신을 강조할 때엔 ‘최선의 선택’이나 ‘불가피’라는 평가가 나왔을 뿐이다. 그는 아버지가 모종의 욕심에 의해 권력연장을 꾀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독재자에겐 대의와 사리사욕이 구별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중앙일보 김진이 말하는 것처럼 그의 머릿속에는 ‘대의를 위한 좋은 독재’와 ‘사리사욕을 위한 나쁜 독재’의 대립항이 있을 것이다.

▲ 오늘자 한겨레 2면 기사. '진정한' 이라는 수식어가 등장한다.

물론 박근혜가 이런 인식을 유지할 수 있는 건 아버지 시대에 일어난 사건의 디테일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시대에 대한 총론적 평가를 물을 때는 공과를 동시에 말하는 식으로 빠져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인혁당이라는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손석희가 묻자 “두 개의 판결이 있다”는 식의 어이없는 답변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 답변과 이번 기자회견문은 그의 기본적인 역사인식에 모순되는가? 그렇지 않다. 이번에 그가 인정한 것은 5.16, 인혁당 사건, 유신 등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것과 민주주의에선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박근혜가 부인을 하려고 해야 할 수 없는 기본적인 원칙들에 불과하다.
박근혜의 역사인식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이런 기본적인 원칙들 위에 다른 원칙을 올려놓는 역사철학(?)을 펼치기 때문이다. 박정희는 경제발전과 국가안보를 추구했지만 그 와중에 ‘본의 아니게’ 희생자가 생겼다는 인식 자체가 바로 그것을 함축한다. 민주주의자라면 민주주의 원칙과 헌법의 가치가 최상위에 놓여 있을 것이다. 그러니 그런 이들에겐 ‘민주주의 원칙을 위반했다’나 ‘헌법에 어긋난다’는 인정이 큰 의미를 차지할 것이다. 하지만 박근혜는 민주주의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러한 ‘객관적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자신의 역사관을 바꿀 이유가 없다. 그 생각에는 헌법이나 민주주의 원칙보다 중요한 일이 있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헌법이나 민주주의 원칙보다 중요한 일이 있다고 생각하는 역사철학이야말로 그가 민주주의자가 아니라는 근거가 된다.

▲ 오늘자 한겨레 3면 기사. '진정성'이 기사 제목으로 등장한다.

사실 인류 역사에서 근대 민주주의가 탄생하고 존재해온 기간은 불과 몇 백 년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근대 이전의 위인들을 민주주의적 잣대로 비판하는 것이 사려깊은 일이 아니라면, 당대의 시대상황을 고려하자는 얘기가 전적으로 부당하지는 않다. 대한민국의 지금 시점에서 군부 쿠데타는 말도 안 되는 일로 여겨지지만, 박정희가 5.16을 일으킬 당시만 해도 제3세계 인민들은 자기 나라에서도 이집트 나세르와 같은 강단있는 군인이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잡은 후 ‘미제국주의’에 맞서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역사적 관점을 존중하더라도 한 독재자가 제 머릿속으로 구성한 '대의'를 위해 사람들을 죽인 상황을 정당화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즉 박근혜의 역사인식은 오락가락 해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모종의 논리를 가지고 있고 그것이 한국 사회의 많은 유권자들에게 받아들여지기까지 한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한국의 보수주의자들에게 ‘보수’해야 할 가치는 헌법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생각하는 자유민주주의는 본래적 의미의 그것이 아니라 반공으로서의 자유민주주의, 공산당을 때려잡아야 좋은 세상이 온다는 의미에서의 자유민주주의이기 때문이다.


그들 중에 헌법에 대한 감수성이 없는 부류라면 인혁당에 대해 박근혜가 두 개의 판결을 말하듯 “두 개의 헌법이 있었고 그중 하나엔 부합하지 않고 다른 하나(유신헌법)엔 부합하지 않았나”라고 말할 것이다. 헌법에 대한 감수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부류라면 “헌법에 어긋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박정희가 추구한 가치는 헌법보다 절실했다”라는 식으로 설명할 것이다. 뉴라이트 학자들의 경우 후자를 택한다. 그리고 박근혜가 전자를 택하다가 최소한의 지적 감수를 거쳐 후자로 이동했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 오늘자 한겨레 3면 기사. 한면에 '진정성'이란 제목이 두 번이나 등장하고 있다.

박정희를 지지하는 한국인들이라면 5.16과 유신이 헌법을 훼손했다는 지적에 대해 “맞다. 그런데 조국을 위해서 그렇게 했다. 사람나고 헌법났지 헌법나고 사람났냐. 헌법이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지 사람이 헌법을 위해 있는 것이냐. 밥을 먹어야 헌법을 만들지 밥도 안 먹고 헌법을 만들 수 있느냐. 그러므로 밥을 준 박정희가 헌법을 훼손했지만 근본적인 공로가 있는 것이다”라고 답할 것이다. 여기서 공유되는 것은 헌법과 민주주의의 상위에 놓이는 어떤 역사적 목적을 당연시하고 그것을 위한 개인의 희생까지 정당화하는 전체주의적 시각이다. 한국의 많은 유권자들은 아직 이것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그러니까 박정희도 박근혜도 지지할 수가 있는 것이다. 기가 막힌 현실이라 개탄할 수 있지만 우리가 이런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을 잊어버려서는 안 된다.
그게 아니라 박근혜 사과의 ‘진정성’을 문제삼는 시선은 어떠한가. 그런 이들은 정반대의 편향으로 박정희의 ‘진심’을 평가한다. 역시 헌법과 민주주의라는 가치에 맞춰 박정희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편이 낭만화한 박정희의 ‘진심’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변한다. 그들은 박정희가 국가를 생각하는 마음이 하나도 없었고 오직 자기 밥그릇만을 끝없이 늘리기 위해 경제발전을 추구했다고 믿는다. '친박'이 박정희가 경제발전과 국가안보에 대한 진심이 있었다고 말한다면 '반박'은 박정희가 그런 진심은 없었고 안가에다 여자불러다 놓고 양주 쳐먹을 사심만 가지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들이 박정희의 추악한 사심을 폭로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박근혜가 던지는 전선, ‘대의를 위한 좋은 독재’와 ‘사리사욕을 위한 나쁜 독재’의 대립항이 성립한다. '진심'이 논점이 된다면 언제나 박정희는 그 '진심'을 통해 죄사함을 받을 가능성이 생긴다. 박정희의 ‘진심’을 비판하는 이들이 대체로 ‘대의를 위한 좋은 FTA’와 ‘사리사욕을 위한 나쁜 FTA'의 대립항을 받아들이는 이들이기도 하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 많은 한국인들에게 헌법보다 상위의 가치로 놓여 있는 것은 밥솥이다. 그들이 김일성과 박정희를 구별하는 기준도 어떤 헌법적 가치가 아닌 그정치인들이 만들어낸 밥솥의 크기다. 사진은 롯데마트가 쿠쿠와 제휴해 '통 큰 압력밥솥'을 선보이는 모습. 판매원들의 표정에서 '진정성'이 느껴진다. ⓒ연합뉴스

즉 박근혜의 ‘진정성’을 묻는 것이야말로 박정희의 진정성을 통해 그 시대를 평가할 수 있다는 박정희주의자들의 논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자세다. 우리는 진정성이 아니라 원칙과 절차에 대해 물어야 한다. 물론 한겨레가 말한 진정성은 단지 설명할 수 없는 내면의 무언가가 아니라 이후 행동을 통해 드러나는 박근혜의 역사인식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발언을 통해 객관적으로 드러내는 그 역사인식의 핵심을 비판하지 않고 ‘진정성’이란 말을 사용할 때, 우리는 박정희주의자들의 논법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것일 게다. 진보언론이 박근혜 사과를 '진정성'이란 용어로 비판하는 것이 위험한 이유는 거기에 있다. 박근혜의 드러난 정치철학과 역사철학을 담백하게 지적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무리해서 비판하지 않아도 어차피 드러날 것들은 드러나게 되어 있다.  

한윤형 기자  |  ahriman@mediaus.co.kr

2012년 9월 25일 화요일

시민단체들 “박 후보, 진정한 사과는 행동으로 보여줘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9-24일자 기사 '시민단체들 “박 후보, 진정한 사과는 행동으로 보여줘야”'를 퍼왔습니다.

2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혁당 두 개의 판결과 유신체제 관련 토론회’에서 정희섭 한국문화정책연구소장(맨 왼쪽)이 문화부문의 유신체제 검열 등 피해상을 증언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장준하 선생 의문사 재조사 등 촉구 
오후 행사장서 말춤 추자 비판 봇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5·16과 유신 등 헌정사를 유린했던 과거사에 대해 사과하자 시민단체들은 ‘대선을 앞둔 정치적인 행보’라며 진정성에 의문을 나타내면서도 실천으로 보여줄 것을 주문했다.사법살인이 자행된 인혁당 사건을 기리는 시민단체 4·9평화통일재단은 24일 논평을 내어 “최근 박 후보의 발언으로 인혁당 유족들은 너무 큰 상처를 받았다”며 “정치적 수세에 몰리자 오로지 대통령이 되기 위해 마음에 없는 말로 사과를 하는 것은 다시 한번 유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이라고 밝혔다. ‘유신잔재 청산과 역사 정의를 위한 민주행동’의 최병현 대변인은 “그동안 요지부동했던 태도에서 진일보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아직 부족하다”며 “궁금한 점이 너무 많은데도 질문 하나 받지 않고 서둘러 회견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에서 진정성에 의문이 강하게 남았다”고 말했다.박 후보가 이날 오후 한 행사에서 말춤을 추자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은 “과거사에 대해 눈시울을 붉히면서까지 사과했다면 하루 정도는 자숙하는 것이 기본 도리”라며 “이러니 유족들이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도 자신의 트위터에 “과거사 사과하고 오후에 말춤 추는 건 좀 그렇네, 머쓱”이라는 글을 올렸다.대다수 시민단체들은 박 후보가 행동으로 진정성을 증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현주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사무국장은 “유신시대 많은 악행의 근거가 됐던 국가보안법을 그대로 두면서 말로만 하는 사과는 진정한 반성의 자세에서 나왔다고 보기 어렵다”며 “여론의 역풍을 얻어 사과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 아니라면 제도적·법적인 실천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고 장준하 선생의 의문사 등에 대해서도 진상규명을 위한 재조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며 “이럴 때만이 국민들이 진정성을 인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사설] 박근혜, 행동으로 과거사 인식 변화 진정성 보여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9-24일자 사설 '[사설] 박근혜, 행동으로 과거사 인식 변화 진정성 보여야'를 퍼왔습니다.

과거사 문제에 대해 요지부동의 태도를 보여온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결국 뒤로 물러섰다. 박 후보는 어제 기자회견을 자청해 “5·16, 유신, 인혁당 사건 등은 헌법 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 정치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며 “이로 인해 상처와 피해를 입은 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박 후보가 뒤늦게나마 박정희 시대가 우리 헌정사와 민주주의에 끼친 폐해를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한 점은 평가할 만하다. 특히 전임 대통령의 딸이 아니라 선거에 나선 공직 후보의 입장에서 아버지 박 전 대통령의 과오를 솔직히 인정한 것은 진일보한 면이 있다. “박 후보가 최선을 다했다”는 새누리당의 평가처럼 박 후보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고민의 결과일 것이다.하지만 박 후보의 노력을 흔연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찜찜한 구석이 없지 않다. 누가 봐도 박 후보의 이날 회견은 ‘두 개의 인혁당 판결’ 발언 등으로 지지율이 크게 추락한 데 따른 응급처방의 인상을 피하기 어렵다. 만약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계속했더라도 이런 회견이 나왔을까 하는 질문을 해보면 답은 더욱 명확해진다.결국 문제의 초점은 박 후보의 진정성 여부로 모아진다. 무엇보다 짤막한 기자회견 하나로 과거사 문제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기에는 박 후보의 과거 숱한 발언들과 이번 발언 사이의 간격이 너무나 아득하다. 그런데도 박 후보는 어제 기자회견에서 이런 간극을 메우려는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았다. ‘비행기 시간’을 이유로 기자들의 질의응답도 받지 않고 원고만 읽고 떠난 것부터 실망스럽다.박 후보가 ‘대통합’을 강조하면서 “국민대통합위원회를 설치해 국민의 아픔을 치유하겠다”고 말한 대목도 일방적이라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사실 과거사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기구는 지난 정부 시절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등이 이미 있었다. 하지만 이런 과거사위원회를 끊임없이 비판하고 조사 권한을 약화시키려 한 것은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었고, 박 후보 역시 이 대열에 앞장섰다. 가해자가 ‘시혜적 대통합’을 하겠다는 오만한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진정한 통합은 요원하다.박 후보가 “과거와 현재가 충돌하면 미래가 없다. 과거에서 미래로 가자”고 말한 대목도 마찬가지다. 과거의 좌표가 잘못되면 미래의 항로도 어긋난다. 국가지도자의 과거사 인식이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박 후보는 과거사 인식 문제가 불필요한 정치논쟁이라는 사고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박 후보는 자신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을 탓할 게 아니라 스스로 진정성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멀리 국민대통합위원회까지 갈 것도 없이 당장 실천 가능한 일부터 행동에 옮기는 것이 순서다. 고 장준하 선생 의문사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재조사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그 하나다. 박 후보의 진정성을 판단할 사람은 결국 유권자들이다.

2012년 9월 24일 월요일

새누리당 신임 대변인 만취해 기자들에 폭언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9-24일자 기사 '새누리당 신임 대변인 만취해 기자들에 폭언'을 퍼왔습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박근혜 오늘 과거사 사과, 어떤 말 나올까… 부산·울산·경남에서도 49%가 “정권 교체”

‘박근혜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지지율은 안철수 후보에게 역전당했다. ‘컨벤션 효과’라는 분석도 있으나 이번 한겨레 여론조사 결과에서 보면 단순한 이벤트 효과가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새누리당 텃밭인 부산·울산·경남 민심이 동요치고 있다. 한겨레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지역 시민들은 ‘정권교체를 원한다’는 응답이 ‘새누리당 재집권’ 여론보다 더 많았다.

중앙일보가 한겨레와 같은 기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박근혜 후보는 47.3%로 49.8%인 안철수 후보에 뒤졌다. 문재인 후보 44.8%에는 박 후보가 51.9%로 앞섰다.

박근혜 후보가 오늘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과거사에 대한 의견을 밝힌다. 특히 인혁당 사건과 관련 ‘두 개의 판결’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고, 측근들의 ‘유신’ 관련 발언으로 다시 역사관이 문제시되고 있는 와중에 박 후보가 전향적인 인식을 담은 발언이나 사과를 할지 주목된다. 박 후보의 추석 민심 잡기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박근혜 후보가 23일 직접 발표한 중산‧서민층 주거안정 대책에 대해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노조파괴 전문’ 창조컨설팅이 지금까지 KT 민영화 이후의 노사관계 컨설팅을 비롯해 수십 개 기업의 노사문제에 개입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업체에 의해 민주노조가 사라진 곳만 14곳이다. 은수미 의원과 한겨레가 입수한 창조컨설팅의 내부문건에는 유성기업과 상신브레이크, 발레오전장 관련 내용이 주로 담겨 있다. 한겨레가 단독보도했다.

새누리당 김재원 대변인이 첫날부터 만취해 기자들에게 폭언을 쏟아냈다. 다수의 언론에 따르면 23일 신임 대변인으로 지명된 김재원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현장에서 한 ‘박근혜 후보 과거사 전향적 입장 발표’ 관련 발언이 외부로 흘러나가 기사화된 것에 대해 기자들을 지목하며 “야, 병신들아. 이렇게 한다고 너네들이 특종을 할 것 같냐”며 “너희가 정보보고 하는 게 우리한테 다 들어온다”고 언성을 높였다. 김 대변인은 폭탄주를 마신 상태였다.

다음은 9월 24일 전국단위 아침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대선 투표시간 연장 보류 논란)
국민일보 (박 37.7%-안 32.2%-문 20.7%)
동아일보 (유네스코 한국위 사무총장 내정설… ‘무늬만 공모’는 현재진행형/ “외교-교과부 낙하선 거래… 타후보 사퇴 종용)
서울신문 (검, 강남서 경찰 800명 ‘YTT’(국내 최대 룸살롱) 비리‘ 캔다)
세계일보 (수입차 딜러시장 ‘큰손’ 놀이터로)
조선일보 (미, 한 미사일 규제/ 탄두중량 묶은채/ 사거리만 늘린다)
중앙일보 (박 47.3 vs 안 49.8/ 박 51.9 vs 문 44.8)
한겨레 (‘노조파괴 전문’ 창조컨설팅, 7년간 14개 노조 깼다)
한국일보 (5060 증가가 대선 중대변수)

부산‧울산‧경남 49% “정권 교체”

‘박근혜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지지율은 안철수 후보에게 역전당했다. ‘컨벤션 효과’라는 분석도 있으나 이번 한겨레 여론조사 결과에서 보면 단순한 이벤트 효과가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새누리당 텃밭인 부산·울산·경남 민심이 동요치고 있다. 한겨레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지역 시민들은 ‘정권교체를 원한다’는 응답이 ‘새누리당 재집권’ 여론보다 더 많았다. 한겨레가 지난 21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한 대선 여론조사 결과를 1면과 4, 5면에 보도했다. ‘정권 교체’에 관한 응답이 주목된다.

한겨레는 4면 (부산·울산·경남 민심도 요동 49% “정권 바뀌는 게 낫다”)에서 부산·울산·경남 지역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를 따로 기사화했다. 응답자 가운데 48.5%가 ‘12월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지는 게 낫다’고 답했다. ‘새누리당이 집권하는 게 낫다’는 응답(43.2%)보다 4.7%p 높은 결과다. 전국 단위로 보면 “정권교체가 이뤄지는 것이 낫다”는 응답이 56.7%이며, “새누리당이 재집권하는 것이 낫다”는 답변은 35.3%에 그쳤다.

▲ 한겨레 9월 24일자 4면

새누리당의 정치적 기반인 이 지역에서 박근혜 후보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 후보와 3자대결과 양자대결에서 모두 앞섰다. 그러나 박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문재인 후보는 30%대 중반, 안철수 후보는 4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박근혜 후보가 안 후보와 55.0% 대 40.0%로 15%p 차이를 보였다. 문재인 후보와는 58.1% 대 35.9%로 22.2%p 차이다. 3자 대결 양상에서는 박근혜 50.7% 안철수 20.3% 문재인 19.4% 순이다.

이를 두고 새누리당 대선기획단 핵심관계자는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지난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가 부산에서 29%, 경남에서 27%를 득표해 당선됐고, 지난 4·11총선 때 부산·경남의 야당 득표율은 42%였다”며 “고향이 부산인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올 대선에서 노 대통령보다 더 많은 득표를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이명박 정부 들어 부산·경남은 각종 인사에서 대구·경북에 밀리고, 신공항 건설 계획 무산, 부산저축은행 사태 등을 겪으면서 정권에 대한 실망과 거부감이 강하다”며 “그나마 박 후보의 개인기로 단순 지지율에서 우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부산 출신인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야권 단일화에 성공하는 등 상황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민심이 요동칠 수 있다”는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흔들리는 박근혜 대세론

한겨레는 1면 (국민 57% “정권교체 원해”…박근혜 ‘흔들리는 대세론’)에서 전국 대결에서 박근혜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 44.6% 대 49.7%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오차범위(±2.5%)를 벗어난 격차다. 문재인 후보와 양자 대결에서도 박근혜 후보는 48.9%로 문 후보를 4.3%p 차이로 간신히 따돌렸다. 그러나 차이는 오차범위 안이다. 2주 전과 비교해 승패도 차이도 달라졌다. 한겨레의 지난 8일 조사 박근혜 후보는 안 후보와 문 후보를 각각 6.5%p, 11.3%p 차로 앞섰다.

3자 대결에서는 박근혜 39.6% 안철수 29.0% 문재인 20.1%로 격차가 줄었다. 지난 8일 조사결과 박 45.7% 안 27.7% 문 23.3%에 비해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은 2주일 사이 6.1%p 내려갔다.

이를 두고 한겨레는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 하락에는 과거사 발언 논란과 홍사덕·송영선 전 의원 등 친박계의 잇단 비리 사건,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 확정, 안철수 후보의 대선 출마 선언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한겨레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21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됐다. 가구전화 50%와 휴대전화 50%를 이용한 임의걸기(RDD) 방식이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p다.

50대는 보수적? 달라졌다!

‘50대는 보수’라는 공식도 깨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는 한겨레 4면 (‘50대 표심=보수’ 공식 깨지나)에서 “(20~30대는 진보, 40대는 중도, 50대 이상은 보수) 이런 일반적인 통념과 조금 다른 결과를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특히 50대 전반(50~54살)과 후반(55~59살)은 다른 성향을 보였다. 

50대 전반의 47.7%가 ‘정권교체’에 응답했다. ‘새누리당 재집권’(41.4%)보다 많았다. 반면, 50대 후반은 ‘새누리당 재집권’ 응답이 56.8%로 ‘정권 교체’(36.6%)보다 크게 많았다. 60대 이상(재집권 58.2%)과 비슷한 수치다. 한겨레에 따르면, 정권교체 욕구는 30대가 77.3%로 가장 컸고, 20대(71.2%), 40대(63.0%) 순이다.

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지율에서 이 같은 성향이 드러났다. 50대 전반은 3자 대결에서 박 후보 지지 응답이 43.8%였다. ‘비박근혜’ 성향을 41.5%로 볼 수 있다.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는 각각 21.7%, 18.7%다. 이에 반해 50대 후반 57.2%가 3자 대결에서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다. 양자대결에서 안 후보와 문 후보는 50대 전반에서 50대 후반에 견줘 8.0%포인트, 5.7%포인트 더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한겨레는 “이처럼 50대 초반에서 ‘친박근혜’ 흐름이 일방적 우위를 보이지 못하는 것은, 이들 세대가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대선 후보를 지지했던 40대 초반이었다는 점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야권단일후보 ‘적합도’와 ‘경쟁력’에서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앞섰다. 안 후보는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에 맞설 야권 단일후보로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항목에서 47.6%를 얻어 문재인 후보(41.0%)를 6.6%p 차로 앞섰다. 지난 8일 결과인 안철수 40.9%, 민주당 후보 42.6%와 비슷한 결과다.

‘박근혜 후보에 맞설 야권 단일후보로 누가 더 경쟁력이 있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안철수 후보를 선택한 응답자가 51.5%로 38.2%인 문재인 후보를 크게 앞섰다. 한겨레는 ‘경쟁력 격차 확대’를 두고 “지지의 확장성 측면에서 안철수 후보를 문재인 후보보다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앙일보의 본질 호도하는 제목 편집

중앙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박근혜 후보가 하향세라면 문재인, 안철수 후보는 상승세다. 한겨레와 같은 기간 실시된 조사에서 박근혜 후보는 47.3%로 49.8%인 안철수 후보에 뒤졌다. 문재인 후보 44.8%에는 박 후보가 51.9%로 앞섰다.

중앙일보는 1면 머리기사 (박 47.3 vs 안 49.8/ 박 51.9 vs 문 44.8)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이틀 동안 실시한 조사와 비교해 박근혜 후보 지지율은 3%p 가량 하락했다. 반면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4%p 가량 상승했다. 중앙일보는 “박 후보의 경우 인혁당 발언, 홍사덕 전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등 돌발 악재가 지지율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에 비해 민주당 대선 후보 확정(9.16)과 안철수의 출마 선언(9.19)이 문-안 두 후보에게 각각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 여론조사는 조사의 표본은 성·연령·지역별 비례 할당 후 무작위로 추출했고, 최종 결과 집계 과정에서 가중치를 부여했다. 집전화 677명, 휴대전화 823명으로 RDD 방식이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2.5%p다.

중앙일보의 지면과 누리집 게재 제목은 큰 차이가 있다. 해당 기사의 종이신문 게재 제목은 (박 47.3 vs 안 49.8/ 박 51.9 vs 문 44.8), 누리집 대문 제목은 (안철수 등장 후 대선 판세…박 하향세, 문·안 상승세)이다. 그러나 포털사이트 등을 타고 들어가 확인하는 제목은 (후보 이미지, ‘책임감’ 1위는 박…‘친밀감’은?)이다.

박근혜 전향적 역사관, 진정성 있는 사과 하나?

박근혜 후보가 오늘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과거사에 대한 의견을 밝힌다. 특히 인혁당 사건과 관련 ‘두 개의 판결’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고, 측근들의 ‘유신’ 관련 발언으로 다시 역사관이 문제시되고 있는 와중에 박 후보가 전향적인 인식을 담은 발언이나 사과를 할지 주목된다. 

국민일보는 2면 (박근혜, 24일 인혁당 사과 수위 높일 듯)에서 박근혜 후보의 입장 표명 소식을 전하며 “인혁당 사건과 관련해 ‘두 개의 판결’ 발언으로 다시 불거진 역사인식 논란을 추석 전에 털고 가겠다는 박 후보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봤다.

▲ 국민일보 9월 24일자 2면

새누리당 핵심관계자들을 접촉한 다수의 언론에 따르면, 박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로서 겪어왔던 인간적인 고뇌를 표현하면서도 인혁당 유가족 등 유신 피해자들에 대해 이전보다 높은 수준의 사과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신에 대한 평가도 바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일보는 “전보다 좀 더 전향적이라는 뉘앙스가 느껴질 정도로 명확한 입장 발표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브리핑 이후 과거사에 대한 논란이 종결되기를 바란다”는 캠프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국민일보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혁당 사건’ 등 박 후보의 역사인식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역사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46.2%로 ‘역사인식을 납득할 수 있다’는 답변(40.4%)보다 많았다. 텃밭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지역에서도 박 후보의 역사인식을 납득할 수 있다는 의견은 각각 47.3%와 47.9%로 절반을 넘기지 못했다.

투표시간 연장 미루는 새누리당… 경향 “비용이 민주주의보다 중요한가”

대선 투표시간 연장 보류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퇴근길 2040세대의 투표율 저하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투표시간이 이번에 바뀔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향신문은 1면 (대선 투표시간 연장 보류 논란)에서 투표율 제고를 위해 투표시간을 오후 8시까지 2시간 연장하자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향은 “상시근로 사업장 등에서 24시간 근무를 하거나 투표 자체가 눈치 보이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투표권 보장을 위해서도 투표시간 연장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며 “특히 표가 전자식으로 집계되고 있어 2시간 정도 투표시간을 늦춰도 당일이나 다음날 오전 중에는 당락을 알 수 있다는 점도 감안된다”고 보도했다.

경향에 따르면, 현행 투표시간은 1994년 통합선거법 제정 이후 바뀐 적이 없다. 1948년 제헌의원 선거는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1950년대는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 4·19 혁명 뒤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였다. 5·16 쿠데타 이후 오전 7시에서 오후 5시로 연장됐지만 1971년 총선에서 오후 6시까지로 늘었다.

그러나 이 같은 연장 논의를 하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새누리당은 갑자기 정회를 요청했다. 김민기 의원에 따르면, 의결 직전 새누리당 전문위원은 고희선 소위원장에게 ‘시간만은 안 됩니다’라고 귓속말을 했다. 이 말을 들은 고희선 소위원장은 정회를 선언했고 법안은 처리되지 못했다.

고 소위원장은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선거와 관련해 민감한 사안은 여야 간 합의가 안되는 게 많다”며 “연말이 되어야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간만은 안 된다’는 귓속말 내용에 대해 그는 “만든 말”이라고 밝혔다고 경향은 전했다.

▲ 경향신문 9월 24일자 사설

경향신문은 사설 (투표권 보장은 민주주의의 기본이다)에서 “중요한 것은 합의 여부가 아니라 투표권 보장이 갖는 중대한 함의”라며 “5년에 한 번,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대선·총선의 투표권조차 보장하지 않고서 민주주의를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비용 증가는 연장 반대론의 근거로 제기돼 왔다. 그러나 경향신문은 “사회적 비용 증가를 근거로 한 ‘연장 불가론’도 타당성이 미약하기는 마찬가지”라며 “투표시간을 연장하면 국민들이 밤새 개표를 지켜봐야 하고 개표종사자들의 다음날 근무에 지장을 준다는데, 이로 인한 비용이 주권자들의 참정권보다 중요한 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박근혜 주거 대책 발표에 중앙일보 “현실성 부족” 지적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23일 중산‧서민층 주거안정 대책을 직접 발표한 것을 두고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중앙일보는 6면 (박근혜 “목돈 안 드는 전세제 도입” … 전문가 “현실성 부족”)에서 박 후보의 정책 발표를 두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아직 구체적 공약을 내놓지 못하는 동안 정책행보로 추석 민심을 끌어안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며 “다만 재정부담이 크고 현실성이 부족한 내용도 있어 인기영합적 공약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박근혜 후보는 “급등하는 전셋값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렌트 푸어’를 위해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에 따르면 이는 ‘세입자가 전세금을 마련하는 게 아니라 집주인이 주택담보대출로 전세금을 대출받는 대신 세입자는 대출금 이자를 부담토록 하는 제도’다.

또한 박 후보는 또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허덕이는 ‘하우스 푸어’를 위해선 ‘지분매각 후 임대(세일 앤드 리스백)’를 정책으로 제시했다. 자신이 구매한 집의 지분 일부를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에 매각하고 그 돈으로 대출금을 우선 갚게 하자는 것.

▲ 중앙일보 9월 24일자 6면 머리기사

그러나 중앙일보는 “이 경우에도 막대한 재정이 필요하다는 게 최대 걸림돌이다. 채무자인 집주인의 책임 소재도 모호해진다”고 분석했다. 중앙은 이어 “공적 자금으로 원리금을 쉽게 되돌려받게 될 은행들의 도덕적 해이도 큰 문제로 지적된다”면서 “이 때문에 정부는 하우스 푸어 지원책을 내놓는 것 자체에 부정적인 입장을 이미 밝혔다”고 보도했다. 

한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집값이 떨어질 경우 그 위험을 공공기관이 부담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며 “ABS를 발행해 재원을 충당한다지만 결국 돌고 돌아 재정부담으로 귀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폭탄주 마시고 기자 윽박지른 새누리당 대변인

새누리당 김재원 대변인이 첫날부터 만취해 기자들에게 폭언을 쏟아냈다. 중앙일보 6면 (김재원 새누리 대변인 첫날 만취 폭언), 국민일보 2면 (임명 첫날부터…김재원 대변인, 기자들에 육두문자)에 따르면 신임 대변인으로 지명된 김재원 대변인은 23일 저녁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현장에서 한 ‘박근혜 후보 과거사 전향적 입장 발표’ 관련 발언이 외부로 흘러나가 기사화된 것에 대해 기자들을 지목하며 “야, 병신들아. 이렇게 한다고 너네들이 특종을 할 것 같냐”며 “너희가 정보보고 하는 게 우리한테 다 들어온다”고 언성을 높였다. 김 대변인은 폭탄주를 마신 상태였다.

▲ 중앙일보 9월 24일자 6면

중앙일보와 국민일보에 따르면, 김재원 대변인은 박근혜 후보의 24일 기자회견에서 과거사와 관련해 종전과는 다른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예수를 배반한 베드로를 비유로 삼기도 했다. “마치 베드로가 예수를 부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박 후보가 아버지를 부인하는 그 순간을 맞이하게 됐다는 것을 인정해 달라”고 말했다고 국민일보는 보도했다. 그는 “박 후보가 정치를 시작한 이유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복권을 위해서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회견을 하기로 결단했다”고 말했다고 국민일보는 보도했다.

“노조파괴 전문” 창조컨설팅의 맨언굴… “충격”

‘노조파괴 전문’ 창조컨설팅이 지금까지 KT 민영화 이후의 노사관계 컨설팅을 비롯해 수십 개 기업의 노사문제에 개입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업체에 의해 민주노조가 사라진 곳만 14곳이다. 은수미 의원과 한겨레가 입수한 창조컨설팅의 내부문건에는 유성기업과 상신브레이크, 발레오전장 관련 내용이 주로 담겨 있다.

한겨레는 1면 머리기사 (‘노조파괴 전문’ 창조컨설팅, 7년간 14개 노조 깼다)에서 창조컨설팅의 내부문건을 입수해 보도했다. 은수민 민주통합당과 한겨레가 입수한 창조컨설팅 내부 문건에 따르면, 창조컨설팅은 최근 7년 동안 14개의 노동조합을 파괴하는데 개입했다. ‘자문’의 이름으로 각종 부당노동행위를 컨설팅해 온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해당 기업의 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했을 때 성공보수까지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 한겨레 9월 24일자 1면

한겨레는 유성기업을 예로 들었다. 한겨레는 “창조컨설팅의 문건에는 ‘키맨(사내 동문회장‧향우회장‧동아리장‧계장 등) 포섭을 위해 먼저 조합원 분류작업’, ‘(복귀한 조합원에 대해서는) 철저히 관찰한 후, 일일 관찰일지’ 등의 내용도 담겨 있다”고 보도했다.

상신브레이크와 발레오전장 관련해서 창조컨설팅은 회사에 협조적인 새노조 위원장 선정, 노조 설립 시점, 조합원 총회 시나리오까지 맡아 기획했다. 한겨레는 “이는 ‘노조활동에 대한 지배‧개입’으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창조컨설팅은 해당 기업의 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하거나 조합원 수가 줄었을 경우 성공 보수를 받았다. 한겨레에 따르면, 창조 측이 상신브레이크와 맺은 약정서에는 월 3~4천만 원에 달하는 컨설팅 비용 외에 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할 경우 1억 원을 창조 측이 더 받는 것으로 기재돼 있다.

한겨레는 8면 머리기사 (법 허점 악용해 '노조 죽이기' 설계…와해 뒤에도 배후 관리)에서 최근 일어난 창조컨설팅의 노조 파괴 공작에 대해 자세히 보도했다. 지난해 3월 전국금속노조 유성지회가 밤샘노동 폐지와 주간연속 2교대제를 요구하며 잔업 및 특근 거부에 들어간 지 2개월이 지난 5월 유성기업은 창조컨설팅은 계약을 맺었다.

창조는 “키맨의 활용을 위해 회사는 일정한 이익을 미리 제시할 필요 있음. 승진 등 제안. 키맨 포섭을 위해 먼저 조합원 분류작업 진행”(2011년 6월 25일 전략회의 문건)을 제안했다. 문건에 따르면 창조는 이 같은 행위가 부당노동행위라는 것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이 문건을 “철저히 내부 보안자료로 분류하고, 선무활동 대상 조합원에 대한 접촉 등 서면으로 남겨지는 자료가 없도록 철저히 주의”했다.

창조컨설팅이 개입한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와 상신브레이크의 민주노조는 무너졌다. 발레오전장과 상신은 각각 2010년 2월부터 5월, 8월부터 10월까지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한겨레는 “‘직장폐쇄→용역경비 투입→개별‧선별적 업무복귀→금속노조 탈퇴’로 이어지는 ‘노조 죽이기 공식’이 그대로 활용됐다”고 보도했다. 창조컨설팅은 발레오전장 직장폐쇄 뒤 결성된 회사 쪽에 가까운 모임 ‘조합원을 위한 조합원 모임’을 지원하기 위한 시나리오까지 작성했다.

한겨레는 “문건에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최근 직장폐쇄와 용역경비 문제로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자동차부품회사 에스제이엠과 만도, 보름 넘게 파업 중인 이화의료원에도 창조컨설팅이 개입한 것으로 노동계는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은수미 의원은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이를 그대로 방치한 정부의 책임이 크다”면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제도적 문제점을 살펴, 노동기본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한겨레 9월 24일자 사설

한겨레는 사설 (‘노조 파괴’ 공작 자행되는 동안 정부는 뭐했나)에서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의 노조 파괴 프로그램은 한마디로 충격적”이라며 “더욱이 해당 기업 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할 경우 ‘성공보수’까지 받았다니 말문이 막힐 따름”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이어 “이는 자문의 실질적인 목적이 사실상 노조 파괴나 무력화였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이런 ‘자문 행위’는 회사 쪽과 함께 부당노동행위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이런 불법행위는 감독당국의 묵인 내지 방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그동안 당국은 회사 쪽이 무리한 직장폐쇄나 정리해고를 해도 늘 회사 쪽에 서서 노조를 몰아붙였다. 노조 파업이 장기화되면 정부는 불법 파업으로 몰아 공권력을 투입해 제압하기 일쑤였다. 이런 편향적인 정부의 노동정책이 노조 파괴 공작을 일삼는 창조컨설팅 같은 불법적인 노무법인이 활개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준 셈”이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박장준 기자 | weshe@mediatoday.co.kr 

2012년 9월 17일 월요일

기자야, 청와대 대변인이야?


이글은 시사IN 2012-09-17일자 기사 '기자야, 청와대 대변인이야?'를 퍼왔습니다.

지난 8월20일 최초의 여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박근혜의 일성은 ‘국민 대통합’이었다. 거침없어 보이던 박근혜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8월28일 박근혜 후보는 전태일재단 방문과 전태일 동상 헌화를 시도했다. 유족들은 방식과 진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방문을 막았다. 

제2의 전태일로 살고 있는 쌍용차와 기륭전자 노동자들도 가세했다. 유족조차 모르는 방문, 전태일 정신을 훼손하는 노동 탄압을 사실상 방조해온 정치인의 방문은 ‘상징과 선전만 취하려는 눈요기 행사’라는 비판, 당연하다. 

박근혜 후보, '험난한 과거와의 화해' 【서울=뉴시스】서재훈 기자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 전태일 다리를 방문, 헌화를 하려다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으로부터 항의를 받고 돌아서며 전태열 열사가 분신한 장소를 살펴보고 있다. jhseo@newsis.com
특히 박 후보 측이 재단 측과 일정을 조율했다고 내세우는 ‘전태일 친구’라는 사람은 4·11 총선 때 새누리당 비례대표 신청을 했고, 현재 박 후보 외곽조직인 국민희망포럼의 노동위원장이기도 하다.

방송 보도는 어떠했을까? 대부분 사실 보도의 관점에서 있었던 일을 나열했고, 따라서 보도 내용은 ‘방문 무산’에 초점이 맞춰졌다. 왜 무산됐는지 방문 반대 의견도 담겼다. 

그러나 YTN은 달랐다. ‘박 후보가 전태일 동상에 헌화한 뒤 화해와 협력을 다짐했다’가 핵심 내용이었다. 헌화 당시의 상황은 화면으로만 짧게 처리했고, 박 후보의 인터뷰를 이어 붙임으로써 박 후보를 포용의 인물로 묘사했다. 

유족 측이 왜 방문을 거부했는지도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 단신 기사의 리드(기사 핵심, 첫 문장) 역시 이렇게 처리했다. “박 후보는 전태일재단을 방문해 산업화·민주화 세력의 화해와 협력으로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건 뭐 청와대 대변인이 대통령 말씀 전하는 수준이다. 전형적인 미화에 해당한다.

노종면 (YTN 해직기자, 트위터 @nodolbal) 

2012년 8월 30일 목요일

[사설]경제 5단체 경제살리기 특위 진정성 있나


이글은 경향신문 2012-08-29일자 사설 '[사설]경제 5단체 경제살리기 특위 진정성 있나'를 퍼왔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를 비롯한 경제 5단체장이 그제 모여 경제살리기 특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들은 일자리 창출과 내수 활성화에 적극 동참해 경제를 살리겠다고 밝혔다. 하반기 대기업 채용을 차질없이 하고, 인력 구조조정은 최대한 자제키로 했다. 지금 우리 경제는 밖으로는 수출 비상, 안으로는 투자와 소비 위축을 겪고 있는 내우외환(內憂外患)의 위기를 맞고 있는 만큼, 경제 단체장들이 경제살리기에 적극 나서기로 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경제 5단체장이 여기에 그치지 않고, 대대적인 규제완화를 정부에 요구하고 나선 게 눈에 거슬린다. 투자·소비·수출·부동산 활성화를 위한 정책 과제 97건과 구체적인 실천계획 15개항을 담은 정책보고서를 정부에 내기로 한 것이다. 이를테면 의료나 관광, 교육을 비롯한 서비스 분야에서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를 풀어준다면 일자리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 최상의 복지라는 이들의 견해는 이해할 만하다. 서비스 분야의 규제가 어느 정도는 문제인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수도권자연보전권역 입지규제 완화,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제도 보완은 기업 부담을 줄인다는 차원에서, 유류세 탄력세율 적용은 소비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그동안 재계가 단골 메뉴처럼 들고나왔지만 여전히 해결을 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경제 5단체의 이런 움직임에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경제 살리기를 위한 적극적인 행보가 눈에 들어오는 대신 규제를 풀어달라는 요구가 더 크게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경제민주화를 요구하는 정치권이나 국민의 여론 때문에 마지못해, 소극적으로 경제살리기에 동참하는 모양새를 갖춘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든다. 

경제계는 규제완화를 강조하기보다는 국민들이 바라는 경제민주화의 실현을 위해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는 게 순서라고 본다. 물론 대기업을 옥죄는 일련의 정책에 대해서는 재계도 할 말이 많이 있을 것이다. 기업인들의 노력을 칭찬하기보다 깎아내리는 듯한 사회 분위기도 섭섭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대기업 스스로 시대변화를 직시하고 거듭나려는 노력을 보일 때다. 

국민들은 대기업이 적어도 국내시장에서는 중소기업과 동반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약진하는 대기업을 갖고 있다는 것은 국민으로서 자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런 경쟁력이 중소기업의 납품가를 후려치거나, 그들이 애써 개발한 기술을 우월한 지위를 악용해 빼앗아 이뤄졌다면 될 말인가. 기술혁신을 통해 중소기업과 함께 세계시장을 개척하는 게 국민들이 대기업에 바라는 진정한 모습이리라 믿는다. 경제 5단체가 경제 살리기에 적극 나선다고 한 만큼 말로만 그칠 게 아니다. 구체적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2012년 8월 16일 목요일

광복절에 열린 수요시위, “MB 대일 강경발언? 진정성 안 느껴져”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8-15일자 기사 '광복절에 열린 수요시위, “MB 대일 강경발언? 진정성 안 느껴져”'를 퍼왔습니다.
1500여명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의 사죄 및 배상에 소리 높여

ⓒ이승빈 기자 광복 67주년인 15일 정오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주최로 열린 1035차 수요시위에서 어린 여학생들이 피켓을 들고 일본을 규탄하고 있다.

ⓒ이승빈 기자 광복 67주년인 15일 정오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주최로 열린 1035차 수요시위에서 어린 학생들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67주년 광복절을 맞아 천여명의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진정한 '해방'을 염원했다.

비바람이 몰아치고 폭우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1500여명(경찰추산 1000여명)의 시민들은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035차 '수요시위'에 참석해 "일본은 진심 어린 사죄와 배상으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진정으로 해방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수요시위'에는 학생들이 다수 참여했으나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함께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다큐멘터리인 ‘낮은 목소리’의 변영주 감독 등 각계각층의 주요인사들이 참석했으며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예비 후보와 이미경, 남윤인순, 진선미, 임수경 의원 등이 방문했다. 

할머니들에게 진정한 광복은 오지 않았다

ⓒ이승빈 기자 광복 67주년인 15일 정오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주최로 열린 1035차 수요시위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예비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우비를 입고 우산을 들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현장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 자체가 열악했다. 하지만 수요시위 참가자들은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구호를 크게 외치면서 일본의 사죄를 촉구하는 등 힘을 실어 시위에 참여했다.

한국염 한국정신대대책협의회(정대협) 공동대표는 "오늘 우리는 광복절 67주년을 맞았지만, 위안부의 명예는 회복되지 않아 진실된 광복의 기쁨을 느낄 수 없다"며 소리냈다. 그는 "우리에게 완전한 해방이란 일본군 위안부의 명예와 존엄성이 회복되는, 일본이 공식 사죄하는 그 날"이라고 강하게 외쳤다. 

이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예비 후보는 "할머니들에게 아직 해방은 오지 않았다. 수요집회가 지금 1000번 넘게 열리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법적 책임을 부인 범죄자들은 처벌되지 않고 있다"며 "우리나라 정부도 일본의 책임을 제대로 따지지 않아 할머니들을 뵐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위안부 문제는 일본정부가 책임지고 해결할 법적 의무가 있다"며 "나는 일본정부에 반드시 법적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국가가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는 각오로 역사적 책임을 묻겠다"고 약속했다.

ⓒ이승빈 기자 광복 67주년인 15일 정오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주최로 열린 1035차 수요시위에서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발언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대표로 생존자 발언을 한 김복동 할머니는 "나에게는 한 가지 소원이 남아있다"며 일본의 진심어린 사죄를 요구했다. 김 할머니는 "이것이 해결 되기도 전에 일본군을 한국에 들여 놓는다는 말에 치가 떨려 밤에 잠을 자지 못했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일본에 과거의 잘못에 있어서 사죄하고 배상하라고 하라"고 호소했다. 

MB의 대일 강경 발언?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이승빈 기자 광복 67주년인 15일 정오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주최로 열린 1035차 수요시위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수요시위에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7주년 광복절 기념식 경축사에서 "위안부 문제는 양국 차원을 넘어 전시 여성인권문제로, 일본 정부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한다"며 밝혔다.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수요시위에 참석한 시민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등은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적인 의견과 '발언은 좋지만 행동이 필요하다'는 등의 의사를 드러냈다.

대학생 박상욱(20·남)씨는 "발언은 좋은 것 같아도 갑자기 태도가 완전히 바뀌니까 의문이 든다"며 "시기적절하게 이런 발언들을 하는 것을 보면, 민심을 고려해서 하는 말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어린딸과 남편과 시위 현장을 찾은 이은지(41·여)씨는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정대협 김동희 사무처장은 "발언자체로 보면 훌륭한데 중요한건 이걸 어떻게 행동하는가"라며 "말로만 하는게 아니라 지금 군사협정 문제 등에서 보이는 모습과 말하는 부분이 일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철수 기자 광복 67주년인 15일 정오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주최로 열린 1035차 수요시위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예비후보가 김복동 할머니의 곁을 지키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4시 청계광장에서는 이 대규모로 개최된다. 행사는 동해안 별신굿의 부정굿을 시작으로 전통의 무악과 류진규의 현대적인 마임과 퍼포먼스, 미연재천의 재즈연주 등이 공연된다. 오후 8시경에는 가 진행된다. 노정렬의 사회로 진행되는 평화콘서트에는 강허달림, 손병휘, 우창수, 노래를 찾는 사람들, 안치환 등의 대중가수와 성악가 임정현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이승빈 기자 광복 67주년인 15일 정오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주최로 열린 1035차 수요시위에서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가 피켓을 흔들고 있다.

ⓒ김철수 기자 광복 67주년인 15일 정오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주최로 열린 1035차 수요시위에서 한 여학생이 태극기를 들고 있다.

ⓒ김철수 기자 광복 67주년인 15일 정오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주최로 열린 1035차 수요시위에서 참가한 여학생들의 모습이 보인다.

전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