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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16일 수요일

“보수언론 선거복합체, 방치하면 민주주의는 끝장이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5-16일자 기사 '“보수언론 선거복합체, 방치하면 민주주의는 끝장이다.”'를 퍼왔습니다.
[창간 17주년] 장행훈 언론광장 공동대표 인터뷰

장행훈(75) 언론광장 공동대표는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언론계 원로 가운데 한 명이다. 1959년 동아일보에 입사해 파리 특파원과 외신부장, 출판국장, 편집국장을 지냈고 논설위원과 문화사업국장을 거쳐 1995년에 퇴직했다. 군부독재에 백지광고로 맞섰던 시절부터 동아투위 사태를 견뎌내고 조중동이 한 묶음으로 매도되는 최근까지 동아일보의 영욕의 세월을 온 몸으로 겪어온 셈이다. 
2005년 초대 신문발전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2008년부터 김중배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과 함께 언론광장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장 대표는 14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보수언론과 거대자본의 선거복합체를 경계하고 비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력과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보수언론의 카르텔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게 장 대표의 지적이다. 편집자 주.
- 저널리즘의 실종 현상이 심각하다. 민간인 불법 사찰이나 파이시티 인허가 특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 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거나 파편화된 채로 정치 혐오와 무관심을 확산시키고 있다. 사회비판 의식이 사라지고 가십성 연성 뉴스가 범람하고 있다. 싸우는 기자들이 줄어들고 탐사보도도 사라진지 오래됐다. 저널리즘을 복원하기 위한 방법이 뭐가 있을까. 
“좋은 언론이건 나쁜 언론이건 언론이 아니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일단 뉴스를 만들어 내보내고 있으니까. 조선일보나 동아일보도 특종을 많이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 신문들을 좋은 언론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좋은 언론을 평가하는 척도는 민주주의를 얼마만큼 진전시키느냐, 그리고 국민의 목소리를 얼마나 정치권력에 반영시키느냐에 있다. 민주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면 좋은 언론이 아니다. 


장행훈 언론광장 공동대표 이치열 기자 truth710@

르몽드디플로마티크에서 언젠가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두고 보수언론과 보수정권의 선거복합체가 완성이 됐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보수언론이 기득권과 결탁해 여론을 호도하고 어젠더를 왜곡시켜 보수정권을 창출하는 데 기여한다는 이야기다. 물론 미국에도 뉴욕타임즈나 LA타임즈 같은 좋은 신문들이 있다. 그러나 보수언론과 보수기독교가 주류사회를 장악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가 그걸 그대로 모방하고 있는 것 같다. 가난한 사람들이 보수정당에 투표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토마스 프랭크에 따르면 이건 계급배반일 뿐만 아니라 자학행위, 자해행위라고 할 수 있다.
- 조중동이 경향신문이나 한겨레보다 7배 이상 발행부수가 많다. 보수언론이 대중의 지지를 받고 박정희의 향수가 진보적 가치를 잠식하는 이런 문화적 퇴행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하나. “그게 바로 미국의 기독교 보수가 집권하는 원리다. 정치 이야기는 안 한다. 이를 테면 낙태를 금지하자고, 생명을 중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득권의 논리를 내세우지 않는다. 그렇지만 선거가 끝나면 국회의원 의석 수를 이용해 법을 만든다. 국민들을 속여서 당선된 다음에는 기득권을 강화하는 정책을 쏟아낸다. 그게 선거 복합체가 작동하는 원리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나 금융산업 분리 완화 같은 정책을 선거 이슈로 내걸지는 않는다. 선거할 때는 정치 이슈는 빼놓고 가치를 내건다. 이를 테면 기독교적 가치, 생명 중시 같은 것, 요즘 미국에서 이슈가 되는 동성애 반대 같은 것들. 언론이 여론을 호도하고 왜곡하는 데 앞장선다다. 가치 대결이 사라지고 감성 정치가 판을 친다. 선거 복합체가 시스템화하면 이런 일이 벌어진다.”


장행훈 언론광장 공동대표 이치열 기자 truth710@

-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주류 언론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은데.
“프랑스의 경우를 보자.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프랑스의 웬만한 큰 언론을 다 잡고 있었다. 상업방송 사주들이 사르코지와 의형제나 마찬가지였다. 공개적으로 그렇게 이야기했다. 친구가 아니라 아주 가까운 친구라고. 사르코지가 재선에 실패할 거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사르코지의 낙선은 두 가지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우선 구독자 수는 적지만 좌파 신문들이 살아있다. 르몽드는 발행부수가 30만 밖에 안 된다. 리베라시옹은 더 적다. 그렇지만 신뢰도는 높다. 그리고 소셜 네트워크가 확산되면서 우파 신문의 공세가 통하지 않은 측면도 있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보수언론이 아무리해도 안 통할 정도로 확산된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 4·11 총선에서 야권연대의 패배를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다. 방송 뉴스의 영향력이 여전히 막강하다는 사실을 입증하기도 했고 그만큼 방송의 공정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것도 같다. 지난 총선 결과에 반영된 민심의 흐름을 어떻게 평가하나.
“다시 그래서 문제는 민주주의다.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하면 다수의 국민을 대표하는 정권이 아니고 소수의 특권을 강화하는 정권이 탄생한다. 민주주의가 과두정치로 변질된다. 조중동은 말이 언론이지 사주들의 기업이다. 조선일보의 김대중 같은 사람들이 여론을 반영하는 게 아니라 여론을 만든다. 


장행훈 언론광장 공동대표 이치열 기자 truth710@

소수가 다수의 여론을 조작하는 거다. 권력감시가 언론의 중요한 기능 중의 하나지만 오히려 정반대의 기능을 할 때도 많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권력에 불리한 것을 보도하지 않거나 국민들이 알아야 할 것을 알려주지 않는 게 더 큰 문제다. 한국 언론은 미국의 폭스뉴스처럼 변질되고 있다. 언론을 판단하는 기준은 두 가지다.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느냐, 그리고 언론의 윤리를 지키느냐.
한국 언론은 언론의 사명을 다하지 않으면서 창피한 줄은 모른다. 언론도 기업인데 돈 벌어야 월급도 주고 하겠지. 그게 나쁜 게 아니다. 다만 우선순위가 있는 거다. 돈을 벌기 위해 언론의 윤리가 두 번째로 밀려나서는 안 된다. 그 순간부터 언론은 끝나는 거다.”
- 이번 선거에서도 조중동과 지상파 방송사들의 카르텔이 여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종편이 출범할 때 여론 다양성이 깨진다고 우려했는데 며칠 전에 보니까 동아일보에서 채널A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기사를 한 바닥 썼더라. 채널A에서는 다시 동아일보 기사를 받아쓰고. 자사 이익을 위해 지면을 내주고 재벌 칭찬이나 하고 신문과 방송이 서로의 이데올로기를 확대 재생산하면서 자본의 이해와 맞물려 돌아가는 건데, 이게 선거 때는 선거복합체로 나타나고 선거 이후에는 보수 기득권 계급의 지분을 늘리는 방식으로 작동하게 된다.”
-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프로젝트가 실제로 효과가 컸다. 낙하산 사장을 내려보내니 방송이 변질됐고 종편이라는 떡밥을 던지니 신문이 줄을 섰다. 언론인들을 법정에 세우니 정치권력의 눈치를 봤다. 언론자유가 이렇게 쉽게 무너지리라고 누가 예상했겠는가.
“파시즘에서 제일 강조하는 게 언론자유를 억압하는 거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정책은 파시즘과 다를 바가 없다. 방송 파업이 100일이 넘었는데 이런 비상상황에 정부가 손을 놓고 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언론에 개입하는 게 안 좋다고 한다. 짚고 넘어갈 건 언론은 민간기업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민주주의를 살리고 죽이는 엄청난 사명을 다해야 하는 공적인 기업이다. 그런데 상관 없다고? 우리는 흔히 공적인 걸 사적인 걸로 혼동하는데 이게 바로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가 만든 착시현상이다.
언론도 기업일 수 있지만 기업이 언론이 될 수는 없다. 언론자유를 보장하라는 건 언론자유를 실현시키라는 말이다. 언론자유가 지켜지지 않을 때 정부가 나서서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미다. 그냥 언론도 아니고 공영방송에서 대통령이 임명한 사장을 반대하는 파업을 하고 있는데 정부가 나몰라라 할 수가 있나. 이건 직무유기다. 심각한 상황이다. 언론이 무너지면 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진다.”
- 방송파업이 100일 이상 계속되고 있는데 낙하산 사장들은 쉽게 물러날 것 같지 않다. 사실 공영방송 사장의 임기는 법으로 보장돼 있기도 하다. 방송파업의 해법이 뭐라고 생각하나.
“국회의원들이 조중동과 보수언론을 무서워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종합편성채널이나 미디어렙 관련법안 통과시킬 때 떠올려 봐라. 국회의원들 한 명도 제대로 나서서 비판하거나 대안을 제시하는 사람이 없었다. 보수언론을 비판했다가 집중공격을 받고 낙선했던 정청래 전 의원(당선자)이 대표적일 텐데 언론에 밉보여서 좋을 게 없다는 인식이 확산돼 있는 것 같다.”
- 공영방송의 낙하산 사장이 문제가 되는데 사실 낙하산 논란은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도 있지 않았나.
“KBS 정연주 전 사장과 김인규 사장의 차이는 뭘까. 처음에 박권상씨를 임명했다가 반대가 심하니까 정연주 사장으로 바꿨다. 그리고 정 전 사장은 적어도 대선 캠프에서 선거운동을 한 사람은 아니었다. 공영방송 사장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에도 문제가 많지만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이냐 아니냐의 차이가 있다. 언론은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기구인데 언론도 권력이라고 본다면 언론사의 사장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건 권력분립의 원칙에 맞지 않다.
내년 대선에 출마하려는 정치인들은 누가 됐든 공영방송 사장을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하게 해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KBS 사장의 임면권을 임명권으로 바꿔서 파면할 수 있는 권리를 없앴는데도 이명박 대통령은 정연주 전 사장을 강제로 끌어내렸다. 만약 방송법을 바꾼다면 파면권을 명확하게 규정하되 엄격한 조건을 두는 게 나을 것 같다.”
- 권력의 압박도 문제지만 자본에 예속되는 현상도 심각한 것 같다.
“자유민주주의는 경제적인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치는 건데, 그 자유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허용된다. 우리는 그걸 쉽게 잊는 것 같다. 민주주의는 시장경제를 부인하지 않는다. 경제활동의 자유가 평등을 해치거나 공동체를 무너뜨린다면 그건 당연히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
- 언론의 역할이 환경감시와 권력비판이라고 한다면 지금 우리는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틈을 타서 부정과 부패, 권력 남용이 만연한 시대를 살고 있다. 권력과 자본에서 진정 자유로운 독립언론이 가능할까.
“광고주의 눈치를 보지 않는 비영리 언론이 필요하다. 비영리 언론을 지원하는 공적기금 같은 걸 만들 수도 있고 양심적인 자본을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사회적으로 기부나 후원 모델을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경향신문이나 한겨레도 광고를 수익모델로 하는 이상 자본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자본이 언론을 흔드는 건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이건 모든 언론이 함께 싸워야 할 문제다. 이를 테면 조선일보가 삼성에게 한겨레를 탄압하지 말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언론의 본분을 지키고 있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그렇다. 위키리크스가 폭로 문건을 뉴욕타임즈와 가디언과 슈피겔에만 줬는데 이 신문들은 모두 좌파신문이다. 왜냐, 그나마 좌파신문들이 아직 살아있기 때문이다. 언론의 윤리를 지키는 우파신문이 세계적으로도 거의 없다. 그렇지만 영국에서 뉴스오브더월드가 도청 사건을 일으켰을 때 좌우 떠나서 모든 언론이 이 신문을 거세게 비판했다. 저런 놈들은 언론이 아니다, 그런 인식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언론의 상호 비판이 필요하다. 동업자 윤리를 깨야 한다. 사이비 언론은 언론이 아니다. 논조와 지향은 다를 수 있지만 진실을 말하지 않거나 거짓을 말하는 언론은 좌우를 떠나 비판 받아야 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건 민주주의의 문제다.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않으면 민주주의가 죽는다. 무엇보다도 지금은 방송파업에 모든 언론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국민들을 움직여야 한다.”

이정환 기자 | black@mediatoday.co.kr  

2012년 4월 24일 화요일

KBS 보도본부장, 고참 기자들의 '해고 취소' 요구에 '발끈'


이글은 미디스 2012-04-24일자 기사 'KBS 보도본부장, 고참 기자들의 '해고 취소' 요구에 '발끈''을 퍼왔습니다.
고참 기자 37명 "해임 취소"…이화섭 본부장 "매우 우려할 만한 성명"

최경영 KBS 새 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간사가 해고된 것과 관련해, KBS 고참 기자들이 KBS 사측을 향해 해임 처분을 취소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 새 노조 조합원들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신관에서 '최경영 해고 규탄' 피켓팅을 진행하고 있다. ⓒKBS 새 노조

KBS 고참 기자 37명 일동은 23일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성명을 내어 "더 이상의 징계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번 성명에는 KBS기자협회의 제작거부, 새 노조 파업의 도화선이 된 이화섭 보도본부장과 같은 기수인 9기부터 20기에 이르는 고참 기자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우리는 이번 사태의 시작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한다. MBC가 파업에 들어가 어수선한 시기, (사측이) 1년반이 지난 (새 노조) 파업의 책임을 물어 (1기 집행부에 대해) 대량 징계를 강행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불법이다, 합법이다 성격조차 모호한 파업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더 이상의 파국을 막기 위한 방법은 단 한 가지, 모든 징계를 철회하는 것"이라며 "노사 대화합의 징계 철회를 통해 극단적인 대결구도에서 벗어나 KBS가 정상화의 길에 들어서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최경영 기자를 두둔하고자 함이 아니다. 사장에게 욕설 문자를 보낸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최경영 기자는 사과해야 하고, 회사는 해임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인규 사장이) 기간이 얼마가 됐건 정치권에 몸담았다가 사장으로 오게 된 데 대해서는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불행한 과거를 끊기 위해서라도 사장 선임 제도의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공정성과 정치적 독립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선 동료와 후배들이 바로 미래 KBS의 주인공들"이라고 밝혔다.


▲ 이화섭 KBS 신임 보도본부장
이화섭 KBS 보도본부장 등 보도본부 간부들은 고참 기자들의 성명을 "매우 우려할 만한 성명서"라고 표현하며 곧바로 반박 성명을 발표하는 등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보도본부장, 실장, 국장, 주간, 부장 등 보도본부 간부들은 성명에서 "보도본부 조직에서 선배로 분류되는 분들의 기명으로 발표된 성명서는 이번 사태 해결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좋은 의도였다 하더라도 자칫 파업 상황을 장기화시키고 조직의 기강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과거 군사독재 시절처럼 선거에 의한 정권교체가 봉쇄돼 있지 않은 한 법 질서 파괴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고, 민주주의적 제도가 정상 작동하는 한 법 질서는 반드시 유지돼야만 한다"며 "공영방송 KBS는 국민의 방송으로서, 개인이나 특정 집단이 아니라 국민이 주인이라는 점만 다를 뿐 조직 운영방식은 여타 다른 회사와 크게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명백한 사규위반 행위에 대해 마치 아무 일 없었던 듯이,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대응하는 온정주의는 매우 나쁜 선례를 남기고 우리 조직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 만큼 좀 더 사려깊게 그리고 좀 더 길게 사안을 봐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엄경철 KBS 새 노조 전 위원장, 김경래 (리셋뉴스) 총괄기자 등 (리셋뉴스)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기자들에 대한 인사위원회도 조만간 열릴 것으로 보인다.
남철우 KBS 새 노조 홍보국장은 24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조합원 10여명이 소속 부서장들로부터 인적자원실에 징계를 요청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통보받았다"며 "리셋뉴스를 담당하는 기자, 콘텐츠본부 소속 PD 들이 주로 그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만간 새 노조 조합원들인 보도본부 팀장급 이상들도 파업에 동참하게 될 것"이라며 "해고사태 이후 파업 동력이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곽상아 기자  |  nell@mediaus.co.kr

2012년 3월 4일 일요일

한미FTA의 귀결, 한국의 미국 식민지화


이글은 대자보 2012-03-03일자 기사 '한미FTA의 귀결, 한국의 미국 식민지화'를 퍼왔습니다.
[인민경제] 정치군사적 압제, 의식적 경제침탈 필요없는 ‘낯선 식민지’로

‘자진 복종’에 기초한, 21세기 방식의 최고 식민지 단계

⑴ 한미FTA의 진실 = 노무현과 이명박의 ‘성공적인’ 합작 사업 아닌가?

지난 군사독재 시대에 중앙정보부장 김형욱은 독재자 박정희를 대행하여 국가대표 축구 상비군을 만들었는데, 1진의 청룡팀과 2진의 백호팀이 있었습니다. 오늘의 재벌독재 시대에도 도우미팀, 앞잡이팀이 각각 하나씩 있습니다. 한미FTA 게임 전반전은 백호팀 격인 노무현 정권, 후반전은 청룡팀 격인 이명박 정권이 교대로 나섰고, 이제 막 경기를 마친 셈입니다. 

그동안 삼성 이건희 등의 재벌이익을 국익으로 위장하고서 우리가 미국이라는 이름의 경제영토를 점령하는 것이라는 얼토당토않은 거짓말(개인이든 국가 간이든 과연 누가 약정상 ‘갑’ 아닌 약자 ‘을’의 지위를 차지하겠습니까)까지 해대면서, 실은 우리 골대를 향하여 역주행 돌진했던 것입니다. 마침내 3월 15일,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한미FTA의 법률적 효력이 발생합니다. 한마디로, 자살골입니다!

⑵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경제민주화 구호 = 실은 둘 다 사기 행각을 벌이는 것 

이제 경제민주화에 관한 한 사실상 ‘게임 오버’입니다. 한미 FTA 폐기 없이는 경제민주화의 한 발짝조차 뗄 수 없는 노릇입니다. 한미FTA 폐기가 경제민주화의 출발선이고 재벌개혁(재벌해체 포함)이 경제민주화의 첫걸음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제 경제민주화의 출발선에 설 자격조차 박탈당한 것입니다.

사정이 그러함에도 박근혜는 물론이고, 우리 진영 안에서 지난 수년간 조선일보식 밀실 기획사업의 결과 마침내 유력 대선후보로 부상한 자까지도, 한미FTA 폐기에 관해서는 아직 입 한번 벙긋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대선의 실패자였던 정동영 혼자서 몸이 달아 고통을 받는, 참으로 요지경 세상입니다.

⑶ 누가 ‘2013년 체제’를 말하는가 = 천만의 말씀. 아무 것도 달라질 건 없다!

만약 지금대로라면, 어느 당이 총선에서 이기건, 그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건, 그들 실세와 그들의 추종자들 일부의 고위직 재취업을 제외하고서는, 국민대중 곧 인민의 일상적 삶에서 아무것도 달라질 게 없습니다.

소위 희망의 ‘2013년 체제’라고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우리 진영은 그동안 ‘야권연대’ 한다면서, 오로지 ‘반MB’ 운운하며 고작 지금의 ‘민주통합당’ 따위 만들자는 거였습니까. 한미FTA 폐기 없이는 모든 게 가당찮은 헛소리에 불과합니다.

⑷ 닥쳐오는 ‘2013년 이후’ 참극 - 대한민국의 ‘주권 상실’, 아직도 믿기지 않나

여야의 지금 그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건, 자신의 경제사회 민주화 공약 몇 개쯤은 실천해보고자 관련 법 및 명령의 제정 및 개정에 나설 것입니다. 이때쯤 주한 미국대사관은 이를 “매우 우려한다”는 논평을 점잖게 내놓으리라 봅니다. 

거의 때를 같이 하여 국내 진출 미국기업이건, 진출하지 않은 미국기업이건, 심지어 국내기업의 단 한 주라도 소유한 미국인이건 우리 정부의 정책에 대해 자신들의 이익을 '간접수용'으로 침해한 것이라며 반론하고 나섭니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미국인의 재산을 사실상 압류해간 것”이라고 거들어줍니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 행정부는 뒤늦게 “그것은 주권의 문제”라고 반론을 제기할 것이고, 우리나라 법원은 주권 및 공공이익 수호 차원에서 원고인 미국기업 등에 대해 때때로 패소 판결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죄다 쓸데없는 일이 되고 맙니다. 미국 기업 등이 고용한 미국 변호사들이 득실거리는 국제상사분쟁재판소(ICSID) 등의 국제조정법원에다 한미FTA를 어겼다는 사유로 대한민국 정부를 기소하면 그걸로 그만입니다. 상황 끝!

⑸ 21세기 방식의 ‘식민지’ 놀음 - 미국 제국, 대한민국의 심장에 빨대를 꽂다!

모든 한미FTA 관련 사안에 관한 한, 사실상 거의 모든 공공정책에 관한 한 만약 미국과 미국기업의 맘에 안 들고, 그들이 이에 대해 제소하기로 결정하기만 하면, 한국 법원들의 재판이나 판결 같은 건 이제 있거나 없거나 전혀 상관없는 딴 세상이 돼버린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차대한 사항입니다. 사실 법적 쟁송 절차에 이르기도 전에 우리나라 정부는 모든 공공정책 수행 시에 미리미리 알아서 기거나, 우리 국민들 몰래 사전 암암리에 미국 측의 의사를 타진해가면서 각종 정책을 수행할 수밖에 별다른 도리가 없습니다. 

요컨대, ‘위축효과’(chilling effect) 문제입니다. 21세기 방식의 최고 식민지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더 이상 정치군사적 압제의 필요도 전혀 없고, 누구의 의사에 반하는 경제적 약탈도 아닌 것이며, 식민지 자신이 자진하여 복종하는 인류사 최고의, 최후의 ‘문화적’ 식민지 단계입니다.

참으로 ‘낯선 식민지’가 아닐 수 없습니다. FTA = For The America!

마침내 이명박은 3월 15일 0시를 기하여 우리 삶의 터전인 대한민국을 통째로 미국에 봉헌한 역사의 인물, 매국노로 공식 기록된 것입니다. 그것도 현재로서는 아무런 개인적 대가 없이 자진해서 말입니다.

[한겨레21] (2012.3.5 제900호) 기사 - “(한미)FTA 발효만을 기다린 미국?”을 읽고 나서 갖게 된 소감을 적어봤습니다. 인구 1천 5백만의 에콰도르 사례를 적시한 본 기사, 필독 권합니다.http://h21.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31483.html  

2011년 11월 25일 금요일

"시민에겐 강한 조현오 청장, 권력 앞에선 약해"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1-11-24일자 기사 '"시민에겐 강한 조현오 청장, 권력 앞에선 약해"'를 퍼왔습니다.

조현오 경찰청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대문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검찰, 경찰 수사권 문제로 조현오 경찰청장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조직 구성원의 염원을 잘 대변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으며 외부에서는 ‘시민들에겐 강하게 대처하더니 정작 권력 앞에서 약한 것 아니냐’는 힐난을 받고 있다.

지난 23일 발표된 국무총리실 조정안은 사실상 경찰의 ‘참패’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조정안에는 수사권 독립은커녕 경찰 내사에 대해 검찰의 지휘권을 강화시키는 내용들이 담겨있다.

조정안에 따르면 경찰이 조사를 벌인 후 입건하지 않은 사건의 경우도 피의자신문조서를 비롯한 각종 증거물을 검사에게 제출하도록 했다. 검사 비리에 대해 경찰이 독자적으로 수사하는 방안도 제외하면서 균형과 견제는 물건너 갔다.

상황이 이렇게 번지자 경찰 내부에서도 조현오 경찰청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간 조현오 청장은 성과주의 등을 내세우며 경찰 내부에서 강한 카리스마를 발휘해왔다. 엄격한 관리와 통제 때문에 때론 일선 경찰의 반발을 불렀고 이에 항의하다 파면당한 경찰이 생길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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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청장은 최근 장례식장 비리나 인천조폭 난동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일선 경찰들을 엄격하게 문책하는 등 내부 단속을 강화했지만 정작 조직 구성원의 의사를 대변해야할 순간에는 강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일선에서 20여 년 간 근무한 한 경찰 관계자는 “관례를 보면 경찰청장이라는 위치 자체가 정치 쪽으로 넘어가는 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에 경찰을 대변하거나 소신있는 활동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그간 조현오 청장은 내부 비판에 귀를 닫는 모습을 보여왔다. 경찰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지휘부를 구성하고 수사권 독립 협상에 다시 나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선 경찰들은 권력 견제와 균형이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 사이에서 수사권 독립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이 조성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답답함을 표시했다.

‘국무총리실 조정안’이 알려진 이후 네티즌들은 SNS 등을 통해 정권 말기 정부와 검찰의 결탁에 대해 의심을 품으면서도 “조현오 경찰청장은 수사권 독립을 요구하기에 앞서 그간 촛불집회에서 물대포를 쏘고 연행한 것에 대해 먼저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등 경찰의 손을 들어주지 않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우리도 굉장히 답답하다. 경찰이 군사독재 시절 정권의 가림막 역할을 많이 했는데 조현오 청장이 이런 부분을 개선하기보다는 신뢰를 잃어버리는 행동을 많이 했다”며 “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정권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혜규 기자jhk@v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