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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1일 월요일

나사 풀린 靑, '엠바고' 걸고 실수로 '공개'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4-01일자 기사 '나사 풀린 靑, '엠바고' 걸고 실수로 '공개''를 퍼왔습니다.
靑 해명 "청와대 홈페이지 관리를 외부에서 하다보니..."

청와대가 4강 대사 인선과 관련, '외교 관례'를 이유로 언론에 엠바고(보도유예)를 걸어놓은 뒤 실수로 청와대 공식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인선결과를 공개해 임기초부터 나사가 풀린 게 아니냐는 비판을 자초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오전 (조선일보)가 "주중 대사로 권영세 전 의원, 주미대사와 주일대사는 외교관 출신이 내정된 듯"이라고 보도하자 긴급 브리핑을 통해 "외교관 인사는 상대국의 아그레망(주재국 임명동의절차)을 받아야 하는 등의 외교적 절차와 관례가 있다"며 "때문에 언론사는 미리 취재가 됐더라도, 상대국의 아그레망을 받을 때까지 포괄적 엠바고를 적용하는 것이 관례였다. 이에 (조선일보)의 보도에 대해 심심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비난한 뒤, 상대국의 아그레망이 떨어질 때까지 엠바고를 걸었다. 

그는 엠바고를 걸면서 4강대사 인선 내용을 기자들에게 브리핑했다.

황당한 것은 이처럼 엠바로를 건 청와대가 청와대 공식 홈페이지, 청와대 블로그, 네이버 전송 청와대 기사 등에는 4강 대사 인선 브리핑 내용을 그대로 올렸다는 것.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청와대 홈페이지 관리를 외부에서 하는데 기자단에 배포되는 것을 그대로 올리는 실수를 한 것 같다"고 군색한 해명을 했다. 

청와대 기자단은 이에 "이미 다 알려진 사안이어서 엠바고가 파기됐다"며 31일 오후 3시 4강대사 인선내용을 보도했다. 청와대의 황당한 실수로 아그레망의 관행이 깨지면서 결과적으로 상대국 4강들에게 큰 외교적 결례를 범하게 된 것.

과연 이같은 실수에 대해서도 박근혜 대통령이 아무런 문책조치 없이 넘어갈지 지켜볼 일이다.

 
◀ 청와대가 언론사에 엠바고를 요청한 30일 청와대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4강대사 인선내용

 
◀ 청와대가 언론사에 엠바고를 요청한 30일 청와대가 네이버에 전송한 4강대사 인선내용

이영섭 기자

2013년 1월 1일 화요일

민주당 비대위, ‘혁신’이냐 ‘관리’냐 논쟁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2-31일자 기사 '민주당 비대위, ‘혁신’이냐 ‘관리’냐 논쟁'을 퍼왔습니다.
박기춘 신임 원내대표 “비대위원장 별도 선출”… 비노 “친노 당권 준비” vs 친노 “프레임 부적절”

민주통합당 박기춘 신임 원내대표는 28일 취임 일성으로 “(민주통합당을)뼛속까지 바꿔나가겠다”고 말했다. “더는 계파별로 대립하지 않고, 헛된 이념논쟁이나 말잔치로 시간을 허비하지도 않겠다”고도 덧붙였다.

민주통합당의 ‘혁신’을 강조한 셈이다. 그러나 사실 박기춘 원내대표는 ‘관리형’이다. 민주통합당의 혁신을 이끌기엔 다소 부족해 보인다.

박기춘 신임 원내대표는 계파색이 엷다. 원내대표 합의추대가 무산되고 경선이 치러지면서 박 원내대표가 친노 성향의 신계륜 의원과 비노 성향의 김동춘 의원을 제치고 원내사령탑에 오른 것은 박 원내대표의 엷은 계파색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박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선거 정견발표 자리에서 기존 비대위원장 겸임을 내려놓고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을 분리 선출하겠다고 밝혔다. 본인은 원내 실무관리에 집중하고 민주통합당의 대선 평가와 당 혁신은 비대위원장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민주통합당 의원들도 박 원내대표를 선출함으로서 이에 대한 공감대를 표시했다.

따라서 향후 관건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전당대회를 통한 신임 지도부 선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중 비상대책위원회의 경우 박기춘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의원회의-지도부 연석회의를 통해 선임되는 만큼 비노 혹은 중립성향의 비대위원장이 선임될 가능성이 높지만, 신임 지도부 선출에서는 계파 간 정면충돌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민주통합당 박기춘 신임 원내대표가 지난 30일 오전 국회에서 첫 원대대표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기되는 ‘친노 책임론’에 입을 닫고 있던 친노 측이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같은 친노계로 분류되는 신계륜 의원에 표를 준 것도 친노계의 변함없는 힘을 보여준다. 친노 성향 의원들의 표가 갈린 가운데에서도 신계륜 의원은 결선투표에서 박기춘 원내대표에 5표 밖에 밀리지 않았다.

당장 비대위 체제 기간을 놓고 양 측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는 비대위 성격을 둘러싼 논쟁으로, 일각에서는 비대위가 충분히 시간을 갖고 선거 평가와 당 개혁안을 논의하자는 주장인 반면, 또 다른 일각에서는 이번 비대위가 전당대회를 공정하게 이끌고 가급적 빠르게 신임 지도부를 선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언론에서는 대체로 친노 측이 내년 5월에 전당대회를 열자고 주장하고 있고, 비노 측이 내년 3월에 가급적 빨리 전당대회를 개최하자는 분위기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비노 측 일부 의원들은 친노 측이 비대위 기간을 연장함으로서 대선 심판의 색을 엷게 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비노계 김영환 의원은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낙선한 후보와 진영은 다음 당권을 걱정하는 일이 벌어졌다”며 친노계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후보와 당의 책임 있는 분들이 다음 시대를 준비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실패한 이회창 후보의 전철을 따라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반면 전해철 의원은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5월 전당대회를 얘기한 것이 누구인지도 알 수 없다”며 “친노 측의 의견이라는 프레임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개별 의원들의 생각을 친노 측의 집단 의사결정 과정을 거친 것처럼 프레임을 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전 의원은 “3월이든 5월이든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이번 비대위가 정당개혁에 대해서도 많은 준비와 실천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이것은 개별 의원의 생각이고, 단순히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비대위보다는 정당 개혁에 대한 여러 가지 안을 내고 토론하고 실천하는 비대위가 들어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은 오는 10일 당무위원회 및 의원총회 연석회의를 열고 비대위원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정성호 민주당 대변인은 “박기춘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장 선출과 관련하여 1월 초부터 민주당 고문단, 전직 당대표 및 원내대표단, 시도당 위원장, 현역 의원들을 순차적으로 만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비대위원장으로 자천 타천 거론되는 인물은 4선의 정세균, 김한길, 원혜영 의원과 3선의 박영선, 김부겸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외부인사로는 윤여준 문재인 후보 국민통합추진위원장과 안경환 새정치위원장,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중 민주당 중진들은 원혜영 의원 쪽으로 기울었다는 보도도 나온다.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  

2012년 7월 13일 금요일

“MB정부, 윤도현‧전인권‧강풀 좌파 낙인, 관리했다”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7-13일자 기사 '“MB정부, 윤도현‧전인권‧강풀 좌파 낙인, 관리했다”'를 퍼왔습니다.
(발뉴스) “靑 주도 문화계 절반 성향 분석, 퇴출‧지원 중단”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이 세간을 발칵 뒤집어 놓은 가운데, 이명박 정부가 문화계 인사들을 좌파로 낙인 찍어 퇴출시켜려 했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12일 업로드된 이상호 기자의 ‘발뉴스’ 4회에 따르면, 청와대의 주요 공직에 있었던 한 제보자가 “문화계 좌파 인사를 찍어서 제거하는 일을 했다”며 관련 자료를 폭로했다.

이 제보자가 공개한 문건에는 문화 관련 단체장들의 성향을 분석하고 지난 정부의 코드 인사 여부까지 명시되어 있으며, 제거 대상자에게는 검은색 동그라미 둘러쳐져 있었다.

또 문화계 전반에 걸쳐 가수, 문학, 만화 등으로 세밀하게 분류해 성향 분석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 <발뉴스> 화면 캡쳐

좌파계열로 분류된 가수에는 정태춘, 안치환, 전인권, 윤도현, 김C 등 12명이 있었고, 만화가로는 박제동, 강풀 등 12명이 있었다.

문학계에는 황석영, 조정래, 고은, 백낙청, 신경림 등 49명 이름과 단체 직함이 명시되어 있었고, 미술계 18명, 공연․연극에 9명 등이 있었다. 

이 제보자는 “실제로 연극 등 공연 단체의 성향 분석이 이뤄졌다”며 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는 모두 29개의 주요 공연 단체들에 대한 성향과 업계 평판이 망라되어 있었고, 정도에 따라 단순 좌파․좌 성향․극 좌파로 분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영화진흥위원회, 영화 단체, 조계종 등의 단체 내의 성향 보고서도 있었으며, 이 기자는 내용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제보자는 “이같은 성향 분석 내용과 1차 분석 보고서를 취합해 청와대 비선 보고용 문건을 작성했다”며 “청와대 해당 비서실을 직접 방문해 보고서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게 청와대 지시에 따른 것이며, 자신은 국가를 위한 일을 하고 있다는 믿음으로 업무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후 용의주도하고 조직적으로 문화계 좌파 성향 인사들에 대한 고립, 압박, 나아가 퇴출과 지원 중단이 이뤄졌다”며 “이는 개별적이고 자의적으로 이뤄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청와대의 문화계 장악을 위한 전략적 프로젝트에 따라서 계획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http://tvpot.daum.net/clip/ClipViewByVid.do?vid=vb62easvsbBsSMmmTPdPSkk

마수정 기자

2011년 12월 14일 수요일

이명박 정부, 이제 언론장악을 수습할 '플랜B'가 필요하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1-12-14일자 기사 '이명박 정부, 이제 언론장악을 수습할 '플랜B'가 필요하다'를 퍼왔습니다.
[비평]언론 환경 재정비 없이는 뒷날을 감당할 수 없다

정권재창출. 단임제 정부에 동승한 모든 권력자들이 꾸는 꿈이다. 달콤한 꿈이다. 아직 내리기엔 멀었다는 안도감이 공유될 때, 멀리 내다볼 수 있고 권력은 서로 부딪치지도 않는다. 권력이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 자체가 권력 밖에 있는 사람들을 질리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권 재창출의 가능성이 희박해질 때, 내려야 하는 순간이 머지않았음이 감지될 때, 권력과 그 주변은 급격히 소란스러워진다. 학술적 용어로는 ‘레임덕’이고, 사회적으로 관찰되기로는 ‘집권 말기 현상’이다. 선출된 권력의 교체시기에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혼란이고, 정권재창출의 가능성이 희박할 땐 더 소란스럽기 마련이다.
이 권력엔 이제 '형님 계보'도 없고, '친이계'도 없다
이명박 정부가 흔들리고 있다. 권력 전체가 소란스럽다. 딱 5년 전에도 이런 상황이 있었다. 몇몇 상징적 사건들은 필연적 정권 교체를 예고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임기 초부터 흔들린다 아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이명박 정부지만, 이번엔 정말 심상치 않다. ‘만사형통, 상왕’ 이상득 의원이 퇴진한다는 것은 상징적 모습이다.
이 정부의 권력을 구성하던 위계가 내부로부터 깨지고 있다. 언론을 장악하고, 검찰을 장악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지없다. 이상득으로 대변되던 권력의 한 축이 무너지자, '공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즉각적인 연쇄 반응이 나오고 있다. 권력의 또 다른 축인 친이계는 사실상 ‘각자도생’을 선언했다. 공천권을 포함한 비대위의 전권을 박근혜 의원에게 넘긴다는 것은 생사여탈권을 포기해 최악을 피하겠단 서약의 다름 아니다. 이제 이 권력엔 ‘형님 계보’도 없고, ‘친이계’도 없다.
청와대 내부에서 지금 상황을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대통령의 부인은 “비판은 그냥 패스한다“는 말로 호기를 부렸지만 비웃음만 샀다. 정말, 문제적 권력이고 그래서 더 문제인 권력이다. 별로 한 일이 없는 듯싶지만 이명박 정부는 아직 벌여놓고 수습하지 못한 일이 너무 많다. 그동안 ‘박근혜 대세론’이 워낙 강고한 것이어서 가야할 길이 아직 한참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당장에 언론계 상황만 봐도 그렇다.

'특혜', '관리', '배제'로 이어진 언론정책의 유일한 전제, '정권재창출'


▲ 지난 12월 1일 종편 개국일에 맞춰 한겨레와 경향신문 등은 1면 백지광고를 실었다
잔가지는 다 쳐내고, 큰 틀에서 이명박 정부의 언론 정책을 보면 임기 전반기엔 방송 장악하느라 시간을 다 보냈다. 어느 정도 정리가 완료된 다음에는 ‘특혜’, ‘관리’, ‘배제’의 3가지 차원에서 언론을 다잡았다. 그리고 아직도 다잡고 있는 중이다.
종합편성채널은 특혜다. 대놓고 작심하고 우리 편만 챙긴 것이다. 구실은 글로벌 미디어 그룹의 창출이었고, 명분은 지상파 독과점의 해소였지만 애당초 성립되지 않는 얘기였고 아시다시피 접근 자체가 그렇지 않았다. ‘관리’는 침묵으로 충성을 바친 공영방송에게 던져진 수신료 인상이었다. 말만 잘 들으면 먹을거리 고민할 필요도 없이 재원을 키워 숙원 사업을 해결해주겠단 언질이었다. 마지막으로 ‘배제’는 나머지 미디어들을 향했다. 미디어렙법의 처리 지연은 ‘특혜’를 준 몇몇 언론과 자력갱생이 가능한 방송을 제외한 매체들에 대한 철저한 외면이었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이 3가지 추진 방향 모두 현실성에 의문이 든다. 우선, 종편의 경우 개국은 했으나 오히려 개국 이후 생존 여부에 강한 물음표가 달려있다. 애당초 4개의 종편을 허용하는 것이 무리였는데, 철저하게 정치 공학적 관점에서만 접근하다보니 당최 견적이 뽑히지 않는 이상한 우리 편 챙기기가 됐다. 종편 4사들 역시 이제는 ‘차라리 그때 끝까지 싸워 4개 신설을 막았어야 했다’는 후회를 하고 있겠지만, 돌이킬 수 없는 노릇이다. 이대로 종편을 방치한다면 이명박 정부는 조중동 청산의 'X맨‘으로 역사에 기록될지 모를 노릇이다.

▲ TV조선은 지난 1일 개국특집 방송으로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을 인터뷰하며, "형광등 100개의 아우라"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종편이 '박근혜 형광등 100개 아우라' 칭송에 나선 이유
중장기적으로 종편의 생존을 도모해주기 위해선 정권재창출이 필수적이다. 종편사들의 개별적 역량에 기대어 종편이 생존할 수 있단 건, 당분간은 가능할지 몰라도 지극히 낭만적일 뿐이다. 종편은 당분간 아니 꽤 오래도록 홀로 설 수 없는 매체다. 그래서 다소 감정의 격앙이 있더라도 비슷한 사고방식을 공유하고 있는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야만 한다. 그래야 종편에 대한 특혜를 이어갈 수 있고, 이러한 정치적 전망을 바탕으로 종편사들 역시 ‘약탈적 영업’이 가능하다. 이건 단순히 종편의 생존 여부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 수구 세력의 존속을 위해서도 매우 중차대한 과제다.
하지만 현재로선 모든 게 불투명하다. 당장에 내년 4월 총선을 기점으로 기업들이 광고를 거둬들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종편을 설계할 땐, 분명히 차기 권력이 당연히 박근혜의 몫으로 흐르는 회로도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틀어졌지만 궤도 수정을 하긴 너무 늦었다. 종편사들이 개국과 동시에 일제히 ‘박근혜 형광등 100개 아우라’ 칭송에 나선 것은 일종의 생존 방책이었다.
수신료 인상은 좌절되고, 미디어렙은 어쩔 수 없고
수신료도 마찬가지다. 워낙에 찍어 눌러놓은 덕에 아직 저항이 실제화되진 않고 있긴 하지만 KBS 조직 내부에도 수신료 인상 좌절의 피로감이 상당하다. 수신료 문제의 경우 이명박 정부 입장에선 판을 다 깔았는데도 좌절된 것은 권력의 문제가 아닌 KBS 내부의 무능 때문이었다는 항변도 가능하겠지만, 엎어 치나 메치나 결과적으로 같은 얘기다. 결국, 이명박 정부 임기하에 수신료 인상은 물 건너갔고, 외려 KBS는 지금 야당이 다수당이 될 경우 ‘청문회’를 걱정해야 할 판국이다. 그리고 차기 권력과 이렇게 등을 졌으니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 수신료 인상은 불가능해졌다.
미디어렙의 경우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어찌되었건 입법은 불가피하다. 종편을 유예할 것이냐 말 것이냐가 여전히 관건이겠지만 매체의 종 다양성을 유지해야 한단 대전제를 파괴할 수 있는 권력은 대의제 체제에선 존립하기 힘들다. 지연시키고 누락하고, 최대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명박 정부 역시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리고 이마저 의회 권력의 지형이 바뀌면 언제든 가능한 문제가 됐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정책이 그나마 설득력을 갖고자 했다면 공영방송의 공공성 강화를 전제로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고, 동시에 지상파 독과점 구조 개선을 위해 아래로부터 종합편성채널 신설을 추동해내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를 보완, 견제하는 의미에서 미디어렙 법안을 마련하는 유기적 결합이 필요했지만 이 정부는 순서는 물론 우선순위에서 모든 것을 엉망진창 뒤죽박죽으로 섞어 권력 내키는 대로 언론을 유린했다.


▲ 7월 11일 KBS 본관 앞에서 열린 'KBS이사회는 즉시 도청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라' 기자회견 모습. ⓒ권순택

정권 이양을 고려한 '플랜B'가 필요한 시점
그 유린을 하고도 태연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단 하나, ‘정권재창출’이 전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들 저렇게 한들 다음 정권 역시 우리 편이 잡게 되면 뒤탈 없이 시간을 더 벌 수 있단 확고한 믿음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 소망은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 됐다. 박근혜 체제의 한나라당이 비대위를 꾸리고 행여 또 다시 천막을 친다고 해도 민심이 돌아올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이 권력이 사활을 걸었던 종편은 유의미한 사회적 영향력을 확보하는 데 실패한 채, 아니 개국한 것만 못한 어정쩡한 상태로 사회적 처분만 기다리는 신세가 될지 모른단 얘기고, 공영방송은 대대적인 복수와 보복의 시간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이미 돌아선 지역 언론은 총선에서 진가를 보여줄 것이다.
정권재창출이 멀어져 가고 있다. 청와대에도 이제 ‘플랜B’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아직 1년여의 임기가 남았다. 진심으로 충고하건대, 벌려놓은 일을 그나마 마무리하지 않으면 퇴임 이후에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음을 염려해야 할 시기다. 남은 시간동안 4대강의 보를 되돌릴 순 없다. 다시 747을 띄울 수도 없다. 그나마 유일한 방법은 언론을 되돌리는 것뿐이다. 근본적으로 이 정부의 인기가 바닥을 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꼼수’에서 보듯 저해된 언론 행위에 대한 범사회적 반발 때문이 아닌가? 늦었지만 이제라도 설령 정권이 이양되더라도 문제가 없을 수준으로 언론환경을 재정비하라고 권하고 싶다. 우리편 언론과 함께 몰락하지 말고, 상대편이라고 생각했던 언론에게 유의미를 남기라고 말하고 싶다. 더 장악해서 어찌해보겠단 흑심을 버리고, 장악을 풀어 안전을 보장받는 길을 택하라고 권유하고 싶다. 혹시 모를 일 아닌가. 코피 난 김에 쓴 혈서 때문에 기사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도.

[사설] 4대강 유지·관리 예산에 쏠리는 의혹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2-13일자 사설 '[사설] 4대강 유지·관리 예산에 쏠리는 의혹'을 퍼왔습니다.
4대강 사업의 유지·관리 비용이 한해 평균 6126억원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사실은 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그제 공개한 국토연구원의 ‘국가하천 유지관리방안’ 보고서에서 드러났다. 정부가 내년 4대강 유지·관리 예산으로 국회에 제출한 1997억원보다 3배나 많은 액수다. 소요에 비해 예산이 턱없이 적은 까닭은, 일반회계 예산에서 사업비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한 정부가 일부러 축소 편성한 데 따른 것 같다.
국토연구원 보고서는 국가하천의 기존 시설물을 포함해 4대강 시설물인 다기능보, 홍수조절지, 생태하천, 자전거도로 등 하천시설물의 일상 보수점검비를 2532억원으로 잡았다.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4대강 예산 1997억원은 일상적 보수점검 비용에도 미치지 못한다. 결국 제방, 자전거길, 생태하천 등에 대한 지자체의 유지·관리 비용 증가분을 지자체 부담으로 떠넘기거나 다른 예산에서 전용할 심산인 듯하다.
여름 집중호우로 인한 홍수피해나 제방 붕괴 같은 긴급보수보강 비용으로 2057억원이 든다는데, 이 또한 정부 예산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국토연구원은 또 제방, 하굿둑, 수문 등에 대한 안전진단에도 235억원을 산정했지만 내년도 예산안 어디에도 없다. 이미 낙동강 구간의 8개 보 모두에서 누수현상이 발생하는 등 4대강의 16개 보 가운데 9개 보에서 물이 새는 현상이 확인됐다. 안전점검이 필요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많은 보수보강 비용이 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예산을 책정하지 않은 이유 또한 과다한 유지·관리 비용에 대한 비판을 막으려는 꼼수로 보인다.
국토연구원은 4대강 유지·관리 재원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목적세를 신설하거나 사용료를 징수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의 유지·관리 비용을 그렇게 지자체나 하천 주변의 농민, 중소기업에 슬그머니 떠넘겨선 안 된다. 중앙정부가 필요한 사업에 국한해 예산을 투명하게 책정하는 게 옳다.
그런가 하면 정부는 4대강 사업에 모두 22조원을 들이고도 모자라 지천 정비사업 예산으로 1조1600억원을 확보하려 한다. 하천기본계획부터 변경한 뒤 예산을 짜야 함에도 4대강 사업 때처럼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강행하려는 것이다. 그러다간 4대강 사업에서 드러난 생태계 파괴나 부실시공 같은 문제가 되풀이된다. 지천 정비사업은 사업타당성 등을 충분히 검토한 뒤 시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