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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30일 목요일

MBC 외신 받아쓰기 '가짜 싸이' 오보…정정보도 안해

이글은 미디어스 2013-05-29일자 기사 'MBC 외신 받아쓰기 '가짜 싸이' 오보…정정보도 안해'를 퍼왔습니다.
SBS 특파원 취재로 MBC오보 확인…방송계 "기본도 못지켜"

24일 MBC (뉴스데스크)의 '가짜 싸이' 리포트가 SBS (8시뉴스)에 의해 오보임이 드러났다. MBC (뉴스데스크)의 리포트는 현재 MBC 홈페이지와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이 되지 않는다. 담당자가 인터넷 판에 게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유튜브를 통해서는 볼 수 있다.

▲ MBC <뉴스데스크> 24일자 리포트 <'칸' 농락한 짝퉁 '싸이'>. 이 보도에서 MBC는 한국계 입양아 김재완 씨를 '중국계 프랑스인'이라고 설명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24일자 리포트 ('칸' 농락한 짝퉁 '싸이')에서 "베껴 만드는 데는 선수인 중국. 급기야 가짜 싸이까지 나타났다. 얼마나 빼 닮았는지 칸느 영화제 곳곳을 진짜인양 누비고 다녔는데 감쪽같이 속았다"며 "이 가짜 싸이는 실제로는 중국계 프랑스인으로 클럽에 갔을 때 사람들이 자신을 싸이로 착각하고 몰려든 경험을 살려 이번 일을 계획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MBC가 가짜 싸이의 국적을 '중국계 프랑스인'이라고 설명했지만 같은 날 SBS (8시뉴스_는 (칸의 '가짜 싸이' 알고 보니…)라는 리포트에서 "일부 외신은 진짜 싸이로 착각해 싸이의 깜짝 등장이라는 기사까지 냈고 국내에서도 중국인이라는 보도까지 나왔다"며 "직접 만났더니 김재완이라는 이름의 한국인 입양아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 SBS <8>의 24일자 리포트 <칸의 '가짜 싸이' 알고 보니…>

SBS의 리포트는 파리 특파원이 직접 그를 인터뷰한 것이 주 내용이었다. 이어, 프랑스 국적의 한국인 입양아 김재완 씨는 스스로 "3살 때 입양됐고 서울에서 태어났다"고 밝혔다. MBC 뉴스가 보도한 내용이 SBS 뉴스에 의해 오보였음이 밝혀진 것이다.
해당 리포트를 보도한 MBC 기자는 29일 (미디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외신을 보고 쓴 것"이라며 "외신이 그 사람(가짜 싸이)이 중국계 프랑스인임을 확인했기에 그렇게 기사를 썼다"고 말했다. '정정보도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이 사안이 국민에게 보도를 통해 정정까지 해야 할 사안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MBC (뉴스데스크)의 인터넷 판을 담당하고 있는 뉴미디어뉴스국의 인터넷뉴스부 관계자는 "국제부장과 담당 기자에게 '오보이기 때문에 게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통보를 했고 국제부장도 동의해 인터넷에는 올리지 않았다"며 "오보임에도 인터넷에 게재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가짜 싸이'와 관련 보도는 24일 일부 언론사의 인터넷뉴스를 담당하는 부서가 가짜 싸이를 진짜로 착각한 외신의 오보를 퍼다 나르면서 누리꾼들에게 화제가 됐다.
아시아경제는 "지난 22일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칸 영화제에 '가짜 싸이'가 등장해 외신들이 오보를 내는 불상사가 일어났다"면서 "'가짜 싸이(faux psy)'라는 별명이 붙은 이 남성은 중국계 프랑스인 드니 카레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MBC 역시 누리꾼들의 주목을 끈 '가짜 싸이'를 24일 보도했고 내용은 아시아경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팩트 확인조차 제대로 거치지 않았던 것.


▲ 아시아경제는 24일 "'가짜 싸이(faux psy)'라는 별명이 붙은 이 남성은 중국계 프랑스인 드니 카레로 밝혀졌다"고 보도했고, 이후 언론사들은 이를 확대재생산했다. ⓒ아시아경제 홈페이지 화면 캡처

언론계에서도 공영방송 MBC가 오보를 팩트 확인을 통해 걸러내지 못했다는 점과 정정보도가 아닌 리포트 누락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방송계 관계자는 "그동안 MBC에서 일어났던 자막, 그림 사고와는 다른 문제"라며 "언론인이 기본적인 사실 확인 없이 보도를 했다면 굉장히 큰 문제 아닌가. 만약 현지에서 확인취재한 특파원이 없었다면 (한국에서) 그 사람은 중국계 프랑스인으로 인식되고 끝났을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원칙대로 한다면 정정보도를 해야 맞는데, (별도의 설명 없이) 아예 보도를 내리다니 정당하지 못하다"라며 "MBC에도 특파원이 있기 때문에 현지 확인이 가능했을 텐데, 기사의 기본을 지키지 못했다. 무수한 언론사들이 생겨나면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1보로 뜨면 그걸 그대로 베껴 쓰는 언론사들이 많은데, 공영방송까지 이렇게 하다니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김도연 기자  |  riverskim@mediaus.co.kr

2013년 5월 7일 화요일

조선일보 ‘토익부정 아나운서’ 기사는 ‘오보’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06일자 기사 '조선일보 ‘토익부정 아나운서’ 기사는 ‘오보’'를 퍼왔습니다.
지상파 ‘아나운서’ 아닌 프리랜서 ‘리포터’… 한국아나운서연합회 “사과 및 정정보도 요청, 답 없어”
토익·텝스 시험 부정에 지상파 방송 아나운서가 연루됐다는 조선일보의 기사가 오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아나운서연합회는 기사를 쓴 조선일보 기자에게 사과 및 정정보도를 요구한 상태다. 
 
조선일보는 지난 3일 1면 머리기사 (토익·텝스 不正)에서 “현직 지상파 방송 아나운서와 방송국 직원, 대기업 사원, 명문대생 등이 토익·텝스 어학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저질러 점수 혜택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달 토익·텝스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의뢰한 혐의로 입건된 피의자 50여 명 중 방송국 현직 여성 아나운서와 직원, 대기업 사원의 신원이 드러났다고 2일 밝혔다”고 전했다. TV조선도 (뉴스9) 등에서 이날 해당 사건을 보도했다. 
 
헤럴드 경제, 머니투데이, 세계일보 등도 기사에서 지면 혹은 온라인 기사에서 “피의자 중 한 명은 자신이 수도권에 있는 한 방송국의 아나운서라고 경찰에 진술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이어지자 해당 피의자가 ‘OBS경인TV 소속 아나운서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조선일보 5월 3일자 1면.


하지만 한국아나운서연합회는 “조선일보의 보도는 명백한 오보”라고 밝혔다. 사건에 연루된 피의자의 신분이 “방송사 아나운서가 아니라 프리랜서 리포터”라는 것이다. 신동진 한국아나운서연합회 회장은 6일 통화에서 “전체 아나운서들의 명예가 훼손당한 상황이라 해당 매체 기자에게 3일 저녁께 사과 및 정정보도를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변이 없다”며 “해당 기자는 ‘데스크와 상의한 후 답변을 주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연락이 없고 전화도 받지 않는 상태”라고 비판했다. 
 
신 회장은 이어  “조선일보 기자가 기사를 써놓고도 ‘오보면 말고’라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번 사건으로 아나운서들이 많은 비판을 받았는데, 그럼에도 오보를 낸 매체들이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더더욱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TV조선 <뉴스9> 3일자 보도 화면 캡처.


또한 조선일보는 ‘관악경찰서가 지상파 방송 아나운서가 연루됐다고 밝혔다’고 보도했지만 정작 관악서는 이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악서 지능팀 관계자는 "피의자의 신분을 밝힌 적이 없고, 직원들에게 일일이 확인해보진 않았지만 기자와 개별적으로 접촉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관악서 관계자가 오늘(6일) 오전 ‘피의자 신분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조선일보 기자에게 해당 피의자의 신분을 밝힌 바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를 보도한 양아무개 기자는 "현재 (어떻게 할 것인지)상의 중이며 결정되면 연락주겠다"고 말했다.

조수경 기자 | jsk@mediatoday.co.kr  

2012년 9월 3일 월요일

내 아들이 나주 성폭행범? "<조선> 1면에 사과하면..."


이글은 오마이뉴스2012-09-02일자 기사 '내 아들이 나주 성폭행범? "(조선) 1면에 사과하면..."'을 퍼왔습니다.
(조선) 오보, 인터넷판에 사과문... 오보 피해자 부친 "진정하게 사과해야"

▲ 나주 초등생 성폭행범의 '얼굴'을 보도하고 있는 <조선일보> 1일자 1면. 그러나 이 사진이 엉뚱한 사람의 것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 조선일보PDF

개그맨을 꿈꾸던 한 청년이 하루 아침에 나주 성폭행 사건의 용의자로 잘못 보도됐다. 오보를 한 (조선일보)는 공식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속보경쟁과 선정적 보도로 얼룩진 기존 관행을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일 (조선일보)는 나주 초등생 성폭행범 고아무개의 얼굴이라며 A씨의 사진을 1면 상단에 실었다. 그러나 이날 오후 1시반경 A씨의 친구가 포털 사이트 등에 '사진이 잘못 도용됐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기자분은 실수라고만 하시고, 지금 제 친구는 생매장 당하게 생겼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피해자 A씨가 직접 (조선일보)에 항의전화를 걸기도 했다.

▲ <조선일보>는 지난 1일자 1면에 '나주성폭행 사건 범인 고아무개'라는 사람의 사진을 실었으나, 그는 평범한 시민으로 확인됐다. 다음 날인 2일 <조선일보>는 홈페이지 <조선닷컴>에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 조선닷컴 화면캡쳐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조선일보)는 2일 홈페이지에 "성폭행범 고아무개 얼굴 사진이 다른 사람으로 밝혀졌다"며 "잘못된 사진 게재로 피해 입은 분께 사과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조선일보)는 취재 당시 폐쇄회로(CCTV) 화면·호송사진과 담당 경찰, 고씨의 이웃 등 10여 명에게 '고아무개가 맞다'는 증언을 확보했지만, 본인에게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고씨를 직접 본 경찰관에게 "(고아무개가) 맞구만, 확실하구만"이라는 증언을 듣고 9월 1일자 신문 최종판 1면에 게재했다고 해명했다.

같은 날 오전 아들에게서 '내 얼굴이 성폭행범이라고 신문에 잘못 나갔다'는 연락을 받은 A씨의 어머니는 충격을 받아 이틀째 밥 한 술도 못 넘겼다. 

그의 아버지는 2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통화하며 "그 사람들(조선일보)이 진정한 사과를 해야 한다, 1면에 낸 것처럼 사과하면 얘기가 달라지겟지만… 일단 (두고) 봐야겠다"고 말했다. A씨의 아버지는 혹시라도 아들에게 2차 피해가 갈까봐 조심스러워했다. 그는 "가족들과 논의하고 (추후 입장을 밝힐 것이어서) 함부로 얘기를 못하겠다"고 말했다.

A씨의 가족들과 오랫동안 알고 지낸 동네 주민 김아무개씨는 "A는 예의바르고 어른들한테 깍듯하다, 전혀 범죄자로 생각할 수 없다"며 "동네 사람들 다 (그가 나주 초등생 성폭행 사건 범인이라는 보도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A는 아주 활달하고 끼가 많아서 고등학교 축제 사회 같은 것도 막힘없이 잘 봤다"며 "그래서 개그맨 쪽을 준비했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이어도 같은 언론이니까… A씨에게 문제가 생길까봐 그의 가족들이 (언론 접촉을)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전날 포털사이트에 '친구 A의 사진이 도용됐다'고 글을 올렸던 송승연(21)씨는 2일 오후 9시반께 (오마이뉴스)와 통화하며 "(언론이) 아무리 급해도 본인에게 알아봤어야 하지 않나"며 "친구가 나주 성폭행 사건 범인이 아니란 걸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송씨는 또 "제가 직접 어제 오전에 다른 언론사 기사에서도 A의 사진을 '범인 고아무개'라고 쓴 걸 본 후 항의 전화를 했다"며 "(조선일보)만이 아니라 (친구의 사진을 쓴) 다른 언론사들도 정정보도·사과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수사기관은 1명의 무고한 사람을 잡으면 안 된다, 언론도 마찬가지"

▲ 포털에 올라온 누리꾼의 반박글. 이 누리꾼은 <조선일보>가 1면 사진으로 사용한 사진의 원본을 올려, 얼굴이 공개된 사람은 나주 초등학생 성폭행 용의자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조선일보에 의해 범인으로 지목된 왼쪽 사람의 얼굴은 오마이뉴스에 의해 모자이크 처리됐다.) ⓒ 네이트

시민들은 과도한 특종 욕심이 대형오보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조선닷컴 회원 lds***은 "성범죄 사건만 나면 보수언론들에서 알 권리를 빙자해 경쟁적으로 범인 얼굴 내보내기에 열 올리더만…특종 한 건 하려다 개망신당했다"며 "전국에 사진 다 벌려 놓고 이제 와서 죄송하다면 다냐"고 지적했다. tit***은 "수사기관은 10명의 범인을 잡기보다 1명의 무고한 사람을 잡으면 안 된다는 격언이 있다. 기사도 마찬가지"라며 "오히려 언론은 수사기관보다 힘이 세다"고 말했다. 

한국 언론이 이번 사건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오마이뉴스) 회원 dsh***는 관련 기사에 "언론의 실수는 그 여파가 상상을 초월한다"며 "확실한 사과와 피해보상, 재발방지 대책이 요구된다"는 댓글을 남겼다. 또 "(오마이뉴스)도 조선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통쾌하게 여기지 말고 시스템을 한 번 더 점검해서 예방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는 이번 오보가 "우려했던 일이 터져버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행법은 무죄추정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법조계나 경찰, 언론 등은 그동안 범죄자의 신상 공개를 자제해왔다. 하지만 2009년 연쇄살인범 강호순 사건 이후 (조선일보) 등 몇몇 언론은 '국민의 알 권리와 공익을 위한다'는 이유를 내세우며 강력범죄의 경우 피의자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해왔다.  

제 교수는 "범죄자 신상공개는 굉장히 논쟁적인만큼 신중했어야 하는 사안"이라며 "언론사로선 신속하게 특종을 보도하는 데 욕심나겠지만, 그걸로 한 개인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일은 절대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또 "고아무개의 얼굴을 본 경찰이 (사진을) 확인해줬다고 하지만, 직접 그의 얼굴을 찍지 않은 이상 100% 신뢰할 수 없는 것"이라며 "'확인하려고 노력했으나 결과적으로 오보였다'는 것으론 해명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제 교수는 "1면에 기사 나간 것과 거의 같은 자리에, 굉장히 눈에 잘 띄도록 사과와 정정보도를 해야 하며, (피해자 A씨에게) 적극적으로 보상까지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선일보)는 홈페이지에 공식사과문을 올린 이후 방침에 대해선 밝히지 않고 있다. 2일 오후 (조선일보) 경영기획실 관계자는 "내일 신문에 정정보도 등이 실리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신문에 입장이 실리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해당 기자의 인사문제나 재발방지 대책 등에 대해선 "(현재) 답변을 해줄 만한 적절한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사회부는 "타사의 취재 요청은 경영기획실을 거치게 되어 있다"며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조선일보) 사과문 전문 서울 일부 지역에 배달된 조선일보 9월1일자 A1면 나주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 '병든사회가 아이를 범했다' 제하의 사진 중 '범인 고종석의 얼굴(위 사진)'은 범인이 아닌 다른 사람의 사진으로 밝혀져 바로 잡습니다. 잘못된 사진을 게재해 피해를 입은 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아울러 독자 여러분께도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본지는 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을 성폭행한 범인이 조두순, 김수철을 뛰어넘는 반인륜적 흉악 범죄자라 보고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기 위해 취재에 나섰습니다. 취재팀은 31일 밤 고종석의 모습이 비친 호송사진과 CCTV 화면 등을 확보했습니다. 이후 고종석 주변인물 미니 홈페이지 등을 검색하던 중 CCTV화면 등에 나오는 고종석과 닮아 보이는 인물 사진을 찾아냈습니다.

이에 취재팀은 고종석을 수사중인 경찰과 고종석 주변 이웃 등을 상대로 이 사진을 보여주며 고종석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을 벌였습니다.취재팀은 범인 고종석에게 직접 확인을 시도했으나, 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일반인은 물론 취재진의 접촉이 차단돼 본인 확인을 못했습니다. 취재팀은 1일 새벽 1시경까지 고종석을 호송한 경찰, 고종석을 조사한 경찰 및 수사관계자, 고종석이 드나든 PC방에서 고종석의 얼굴을 아는 사람들, 고종석을 제보한 것으로 알려진 주민 등 10여명으로부터 '고종석이 맞다'는 증언을 확보했습니다. 신문 최종마감 시간을 앞두고 사진 게재를 일단 보류한 뒤 추가 확인 작업을 계속해 고종석을 직접 대면한 경찰관에게 본지 기자가 확보한 사진을 보여주고 "(고종석이) 맞구만. 확실하구만"이라는 등의 증언까지 확보한 뒤 서울 지역 일부 지역에 배달되는 최종판에 게재했습니다. 

9월1일자 신문이 나간 뒤 사진 속 인물로부터 '사진 속 인물은 고종석이 아니라 나'라는 전화를 받은 뒤, 즉각 범인 고종석과 사진 오보 피해자의 확인을 위해 접촉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고종석은 광주 서부경찰서로 이송돼 조사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바로 확인이 되지 않았고, 사진 오보 피해자는 전화 통화후 다시 연결이 되지 않아 직접 접촉하지 못했습니다. 이날 오후 5시쯤 수사 경찰을 통해 고종석 본인에게 사진을 보여주고 직접 확인한 결과, "사진 속 인물은 내가 아는 다른 사람"이라는 고종석의 답변을 전해듣고 사진이 잘못 게재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본지는 잘못된 사진게재로 피해를 입은 분과 독자 여러분께 거듭 사과드립니다.


박소희(sost)

2012년 7월 26일 목요일

파워 트위터러 공지영의 '오보', 어떻게 봐야할까?


이글은 프레시안 2012-07-26일자 기사 '파워 트위터러 공지영의 '오보', 어떻게 봐야할까?'를 퍼왔습니다.
[한만수의 '백 년 동안의 검열'] SNS와 '정보 홍수' 시대의 검열

백화점에서 너무 많은 상품 앞에 서면 선택이 막연해진다. 그때 판매원은 이렇게 말하기 십상이다. "요즘 이 제품이 제일 잘 나가요." 십중팔구는 그 제품을 선택하게 된다. 베스트셀러 선정의 위력은 책에서 시작되었지만 영화 패션 등 모든 상품에서 적용되고 있다. 어디 상품들뿐이랴. 정보를 선택함에 있어서도 '대세'에 편중하는 현상은 점점 가속되고 있다. 이런 정보 쏠림 현상이 생기는 주요한 원인은 너무 많은 정보 때문에 올바른 정보 선택이 너무 어려워졌다는 점에도 있다.

기실 오랫동안 인류는 정보의 독점 때문에 갈등을 겪어 왔다. 정보를 실어 나르는 문자는 오랫동안 지배계층에게만 접근이 허용되었으니, 조선 시대까지만 해도 평민이나 여성은 문자 습득이 금지되었다. 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텔레비전 드라마 에서 잘 보여주었듯이, 훈민정음을 반포하는 일은 그래서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다. 또한 널리 보급된 이후에는 '암글'이라고 매도하면서 암글로 된 문자는 저급의 정보만을 담는 것으로 차별해왔다(우리는 지금 '암글'로 글쓰기를 하고 있으니, 그 시절의 기준대로라면 남성들은 모두 돌연 트랜스젠더가 되는 셈이다).

이제 정보 홍수 시대, 우리는 '트랜스젠더'에 머무는 게 아니라 또 한 번 존재의 전이를 경험하고 있다. 탄탈로스. 목 바로 밑까지 물이 차있지만 막상 마시려고 들면 그 물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리는, 그리스 신화 속의 영원히 처형 받은 자. 탄탈로스는 넘치는 정보 속에서 늘 쓸 만한 정보를 갈구하는 현대인의 초상이다. 정보 스모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보는 넘치지만 우리는 늘 유용하고 믿을 만한 정보에 목마른 것이다. 없는 것이나 진배없거나 없느니 못한 정보들이 너무 많다. 마실수록 목이 마른 코카콜라처럼.

워낙 정보가 많기도 하지만, 고의로 과잉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예컨대 권력이 의제 설정에서 불리함을 느낄 때 새로운 의제로 전환하기 위해서 다른 정보를 흘리게 마련이다. 박정희 시대에 대마초 연예인이나 간첩단 사건 같은 것은 늘 준비되어 있는 국면 전환용 뉴스들이었다. 북한이 왜 한몫 하지 않으랴. 선거철에 때맞춰서 총풍 사건도 일으켜주고 미사일도 쏴준다. 의제가 되어 마땅한 것들을 사회적 관심에서 멀리 떨어지도록 만든다는 점에서, 이런 여론 조작은 넓은 의미에서 검열이다.

이명박 정권에서는 좀 다른 차원의 정보 과잉이 일어났다. '또 다른 비리가 비리를 덮어 버리는' 현상이다. BBK로 시작해서 '영일대군'의 구속까지 그 무수한 비리들. 이 정권에서 비리란 더 이상 신기한 일이 아니니 뉴스 가치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실정(失政)도 마찬가지이다. 광우병 쇠고기 사태에서 '4대강 망치기'를 거쳐 언론 장악, '고소영' 인맥의 회전문 인사, 용산 참사, 부자 감세, 압박 일변도의 대북 전략, '기다려 달라'로 상징되는 미·일에의 굴종 외교, 인권 후퇴 등으로 숨 가쁜 실정이 연속되었다. 특정 실정에 대한 비판이 수그러드는 것은 그 문제가 해결되어서가 아니라 비판해야 할 또 다른 실정이 새로 문제가 되기 때문이었다. 비리와 실정을 넘치도록 제공함으로써 국민들이 비리와 실정에 대해 무감각하게 만들어 버렸다. 더 이상 분노하지 않고 냉소하는 국민을 만들어 버렸다.

가뜩이나 넘치는 정보 안개 속에서 이런 '스모그'까지 추가되었으니, 더더욱 막막하다. 이런 상황에서 대중들이 쓸 만한 정보를 골라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신문 방송 등 공적 매체를 믿는 방식. 둘째, 입소문이나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 등 믿을 만한 개인적 경로에 의해 획득하는 정보를 신뢰하는 방식. 사적 정보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최근 급격히 고조되면서, 공공적 성격을 강하게 띠게 되었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제공하는 정보들이야말로 가치 있는 것이라고 판단하는 관습은 근대 매스컴의 광범한 보급 이후에 굳어졌다. 그들 역시 출발은 사적인 정보 제공자였지만, 사회적 영향력과 신뢰가 높아지면서 공공적 성격을 강하게 띠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공적 매체들은 무수한 정보 중에서 어떤 기준에 의해 보도할 가치가 있는 정보를 선별하여 제공하는가. 물론 뉴스의 가치는 '영향력, 시의성, 변화, 저명성, 근접성, 신기성, 갈등' 등의 기준에 의해 판별한다는 것이지만, 이런 교과서적 기준에 빠져있으면서 실질적으로 더 중요한 것은 권력이나 자본의 이해관계에 대한 고려이다.

신문과 방송은 많은 인력과 설비를 갖춰야 하므로 꽤 큰 규모의 자본이 동원되며, 광고주나 권력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가 공영 방송 제도이지만, 다 알 듯이 한국의 공영 방송은 심각한 위기에 빠져있다. 그러니 공적 매체의 정보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감각을 대중들은 공유하게 된다. 대중들은 기획 광고나 간접 광고에 더 이상 속고 싶어 하지 않으며, 뉴스에 정권의 입김이 담겼음을 예민하게 감지한다. 사적 매체가 제공하는 정보에 더 높은 신뢰를 보이게 된다.

건강 식품이나 유모차를 고를 때 우리는 언론의 기사나 광고보다는 직접 써 본 내 친구의 권유를 신뢰한다. SNS를 통해서 얻은 유모차에 대한 정보 역시 마치 내 친구의 권유처럼 신뢰한다. SNS는 발신자의 정보에 마치 친구의 권유 같은 신뢰를 보낸다는 점에서, '확장된 친구'인 셈이다(마침 페이스북에서는 모두가 서로에게 '친구'이기도 하다).

이런 신뢰는 상품 정보뿐만아니라 다른 분야로 넘쳐흘러서, 정치나 사회 관련 정보에서도 사적 매체를 신뢰하는 성향을 보이게 된다. 파워 트위터러의 한마디가 공적 매체의 뉴스나 논평보다 훨씬 더 신뢰를 얻는 것이다. 특히 사적 매체이면서도 공적 담론을 다루는 경우는, 오히려 '현실의 친구'들의 말보다 '확장된 친구'의 말을 더 신뢰하는 경향까지 있다. 친밀성과 공정성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부작용도 없지 않다. 리트윗과 팔로어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정도가 지나친 느낌이 있다. 강력하고 자극적인 표현을 쓰거나, 남보다 먼저 글을 올리기 위해 즉흥적으로 쓰기도 하고, 또는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에까지 서슴지 않고 발언하는데 그것도 자신에 찬 어조를 고른다.

정보 쏠림 현상도 문제이다. 약자로 몰린 집단에 일방적으로 비판이 집중되는 것이 그렇다. 예컨대 '개똥녀' '된장녀' 사건 등 주로 여성에 대한 폄하가 쏟아져 나온다거나, 통합진보당 부정 경선이 매카시즘으로 쉽게 일탈해가기도 한다, 특히 이주 노동자에 대한 집단적 폄하와 공격성은 '오원춘 사건' 이후 우려할 만한 수준에 도달했다. 외국인 혐오증은 근거도 박약하며 성급한 동일시의 오류를 저지르는 논리들이지만, 그럼에도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다.

먹고살기가 너무 힘들어지면 대중들은 누군가 희생양을 필요로 한다. 손쉬운 희생양은 외국인, 그 중에서도 백인종이 아니라 황인종이나 흑인종이다. 우리는 백인 영어 강사를 경외하면서 황인종 노동자를 경멸한다. 섬뜩하다. 관동 대지진 때 조선인을 학살하던 일본인들 역시 평소 지니고 있던 조선인 혐오증이 정권의 정보 조작에 의해 증폭되면서 살인마로 바뀌었다. "호떡집에 불났다"는 표현을 만든, 중국인 학살 사건 역시 조선총독부가 조선인과 중국인을 이간질하여 만주 침공의 계기를 만들려던 정보 조작에 기인했다. 평소의 혐오는 어떤 계기를 만나면, 끔찍한 폭력으로 나타난다. 살인마는 오원춘만이 아니다.

개인적 매체의 흥륭에 따라 공적 매체는 정보에 대한 대중들의 선택 경향을 주요한 기사거리로 다루는 바, 이 과정에서도 문제는 확대 재생산된다. 언론이 영화 책 등의 베스트셀러 순위를 보도하는 것은 그 대표적 사례이거니와 최근에는 트위터의 팔로워가 몇 명인지, 검색 수가 몇 건인지, 누가 트위터를 통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를 보도하고 있다. 대중들의 선택 경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은 물론 긍정적이지만 부작용도 있다. 포퓰리즘의 가능성, 다수결에 의해 정보의 진리치를 결정짓도록 만들 우려까지 있다. 담론장의 다양성을 보장하기 어렵게 되며 하향 평준화의 기미조차 없지 않다. 가뜩이나 한국 사회는 소수 의견이 중시되기 어려운, 일사불란과 국론통일을 강조하는 독재의 전통이 이어져오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스럽다.

특히 문화의 영역은 다양성이 생명이라는 점에서 이런 정보 쏠림 현상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많은 사람들이 선택했다는 이유만으로 더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불러온다. (마이클 샌델 지음, 이창신 옮김, 김영사 펴냄)라는 난해한 책은, 물론 그 제목이 한국 사회에 지나치게 결핍된 것을 묻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베스트셀러가 되었음을 공적 매체에서 중계 방송했기 때문에 더 많이 팔렸을 터이고, 아마도 많은 경우 책장에서 먼지를 쓰고 있을 것이다. 그 와중에 선택되지 못한 무수한 양서들을 생각하면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힘 있는 발신자의 스타화도 우려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다. 파워 블로거가 여론을 휩쓸더니만, 이제는 파워 트위터러의 한 마디가, 그가 잘 아는 분야인지 아닌지와 별 관련 없이 지나치게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다. 언론까지 이를 중계하면서 담론의 '천하통일'이 이뤄진 듯 인식하게 된다. 논리가 있어야 할 자리에 비유가 자리 잡기도 하며, 지나친 조롱이 냉소주의를 부르기도 하지만, '대세'를 이루는 도도한 힘에 휩쓸려 지나가버리곤 한다.

파워 트위터러의 힘이 본의 아니게 악용되는 사례도 있다. 예컨대 이해를 달리하는 두 관계자 중 어느 한 쪽이 특정 파워 트위터러에게 자신의 주장을 보내면서 리트윗을 부탁한다. 그는 한쪽 이야기만 들은 채로 리트윗하고 여론은 그 리트윗을 따라 춤춘다. 발언 기회조차 차단당한 상대자에게는 얼마나 억울한 일일까. 이렇게 막강한 힘을 가진 발신자가 별 생각 없이 한 리트윗이 엉뚱한 결과를 불러오는 사례들을 필자는 종종 목격해왔다. 리트윗하기 전에 상대방 이야기도 들어보았어야 하지 않을까.

파워 트위터러들이 입수한 제한된 정보만으로는 옳다고 판단되는 것일지라도,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나 그 현장에 있던 사람이 볼 때는 진실이 아닌 경우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란 이미 파워 트위터러들이 '만기친람(萬機親覽)'으로 꿰뚫어 보기에는 너무도 복잡하고 전문화되어 있다. 그들은 '천수천안(千手千眼)'도 '올 마이터'도 아니며, 스스로 이를 인정하면서 발언 범위와 수준을 조정해야 할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공적 매체의 보도 과정은 이런 오류를 바로잡을 장치들을 마련해두었다. 복수의 취재원을 대상으로 확인 취재를 하여 '팩트'를 확실하게 만드는 방법, 이해 당사자의 반론을 듣는 반론권 보장 등은 비교적 충실히 이뤄진다. 또한 분업화를 통해 나름의 전문성을 지닌 인력이 분업과 협업 체제를 이루고 있으며, 기사의 작성 및 보도 과정에서는 여러 사람의 검토와 논의 과정을 거치므로 서로 체크할 기회도 있다. 공적 매체는 많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사적 매체에 비해 장점도 적지 않은 것이다. 근대 언론들이 200여 년 동안 나름대로 가다듬은 이런 장치들은 사적 매체에서 출발한 언론이 공적 가치를 인정받게 만든 큰 힘이기도 하다.

그런데 트위터러들은 공적 문제에 대해 발화할 때도 대부분 혼자서 한다.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어려우니 잘못된 팩트를 토대로 발신하기 쉽다. 예컨대 공지영은 "돌고래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여수 엑스포의 돌고래 쇼 티켓을 사지 말아 달라"는 글을 리트윗했는데, 여수 엑스포에는 돌고래 쇼가 없었다고 한다. 그는 나중에 이에 대해 사과는 하면서도 "제가 엑스포 홍보 담당자도 아니고 전화해보고 확인한 후 리트윗합니까"하는 항변을 덧붙였다고 한다.

 
▲ 문제가 된 공지영 작가의 여수 엑스포 돌고래쇼 관련 리트윗. ⓒtwitter.com

물론 리트윗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확인은 의무적이다. 파워 트위터러는 공공성을 강력하게 지니는 발화자이므로 그만한 책임 의식을 지녀야 하는 것이다. 더구나 전화 한 통이나 인터넷 검색 정도로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던가. 공지영은 여러 번에 걸쳐 잘못된 팩트에 기초한 비판을 했는데, "내가 확인해야 하느냐"는 정도의 인식에 머무는 한 비슷한 잘못은 지속될 것이고, 그 자신뿐만 아니라 사적 매체 전반에 대한 신뢰까지 낮아질 우려가 있다.

사적 매체는 사실 확인에서 불리할 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의 의견을 종합하여 미리 검증할 기회를 얻지 못한 채 발신해야하는 불리함도 있다. 이런 여건 속에서 대중들의 반응을 촉발하면서 비판을 최소화하려면 '대세'에 편승하는 것은 유효한 전략이다. 정보쏠림 현상을 불러옴으로써 담론장의 다양성을 위축시킬 우려가 큰 것이다. 게다가 자신의 발화가 역방향에서 검증될 기회가 충분치 못할 때, 그럼에도 대중의 큰 신뢰를 받게 될 때, 발화자는 '브레이크 없는 권력'이 될 우려가 적지 않다.

'가카'처럼 잘 알지 못하는 이야기를 뜬금없이 할 때 '유체이탈 화법'이라는 조롱만을 얻는다. 하지만 파워 트위터러의 말은, 잘 알지 못하는 분야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런 비난을 받는 일이 거의 없다. 물론 그들이 '가카'보다 훨씬 지적 능력이 뛰어나고 표현능력 역시 뛰어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미 대중적 권위를 획득한 사람이면서도 공인의 공적 발화가 아닌 것으로 인식된다는 점도 작용한다.

SNS의 영향력은 발신자를 '확장된 친구'로 믿는, 대중들의 신뢰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신뢰에 상응하는 발신자의 자세가 요구된다. 그러므로 파워 트위터러가 된다는 일은 영광스럽고도 위험한 일이다. 트위터는 물론 사적 매체이지만 몇 십만을 대상으로 발화하는 힘을 지니게 된 뒤라면 그의 발화는 결코 사적인 영역에만 머물지 않는다. 기자들에게 고도의 윤리와 직업적 능력이 필요하다면, 이미 사적 영역에 머물지 않는 파워 트위터러 역시 비슷하다. 아니 내부적 견제나 토론 기능이 없는 '1인 언론'이라는 점에서 그의 작업은 훨씬 더 어려운 일이며 더 많은 책임감이 요구된다. 그것이 자신의 말을 '십년지기'의 말보다 더 신뢰하는 대중들에 대한 예의이며 윤리이다.

공적 언론과 사적 언론은 두 수레바퀴이다. 원론적으로 말하자면 공공성이 강한 정보는 공적 매체에, 그리고 사적인 성격의 정보는 사적 정보원에 각각 좀 더 의존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공적 매체보다는 사적 매체에 의존하는 경향이 지나치게 강력하다. 서로 자신의 결함을 극복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하며, 그 이후에는 적절한 역할 분담을 하면서 서로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공적 매체의 경우는 언론으로서 자기 위치를 되찾아야 한다. 방송과 신문의 편집권 독립이 시급하다. 사적 매체의 경우 사용자들의 문화가 변화해야 할 텐데, 아무래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단지 파워 트위터러의 경우는 영향력이 크다는 점에서 따로 당부하고 싶다. 성급한 발신에 나서기 전에 좀 더 치밀하게 준비하고 심사숙고해달라는 것이다. 가능하면 자기가 잘 아는 분야에 집중하여 발언하고, 믿을만한 친구들과 미리 발신내용을 상의하며, 발언 분야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트위터링이 직업도 아닌 사람에게 너무 많은 책임을 부과하는 느낌은 있지만, 이미 그들은 많은 사람의 신뢰를 얻은 '1인 언론'이며, 사회적 자본 또한 획득하였으므로 그에 걸맞은 책임도 요구된다.

아예 파워 트위터러들에게 정보 생산 및 전달자의 덕목들에 대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어떨까. 기자들이 받는 기본적인 훈련 일부를 습득할 수 있게 해주자는 것이다. 사적 매체에서 출발하여 공공적 기능을 담당하기까지 언론들이 획득한 200여년의 노하우를, 뒤늦게 출발한 사적 매체들은 보고 배우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그들의 트위터링은 이미 사적 발신에 그치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공적 신뢰에 걸맞은 책임감과 실무능력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물론 자신의 시간을 공공적 목적을 위해 희생하는 셈이므로 적절한 보상이 필요할 것이다. 국가가 언론에 적지 않은 지원을 하는 것이 언론의 공공적 가치 때문이라면, 파워 트위터러에게도 역시 각종 지원이 필요하다.

탄탈로스가 그 끔찍한 형벌을 받게 된 것은 제우스의 비밀을 인간에게 누설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신들도 정보 독점을 갈구했었던 셈이니, '신과 나는 동급'이라고 외치던 전근대 권력자들의 행태를 제대로 증명해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의 언론 역시 오랫동안 정보 공급을 독점하면서도 권력과 자본에 기생해온 측면이 강하다. 일선 기자들이 쓴 기사에 대한 언론사 내의 사전 점검(데스킹)은 원론적으로는 정당하고 필요한 일이지만, 권력과 자본을 대신한 사전 검열로서의 성격 또한 강했다. 그러니 자업자득인 셈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에 대중들이 열광하는 것은 공적 매체로서의 제도권 언론에 대한 불신의 표현이기도 하다. 권력과 자본의 개입에서 자유로우면서도 사적인 친밀감까지 확보한 매체라는 점에서, SNS는 새로운 대안적 언론으로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단지, 공적 매체는 발신 전의 점검이 검열로까지 진행되어서 문제이지만, 사적 매체는 반대로 너무 부족해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트위터의 힘으로 오바마가 백악관에 입성하고 자스민 혁명이 촉발되는 등 SNS는 시대의 '대세'를 이루고 있다. 정보 생산 및 공유 시스템의 민주화라는 긍정성은 높이 평가해 마땅하다. 하지만 긍정성만이 지나치게 강조된다는 점에서 일부러 쓴 소리를 많이 해보았다. 좀 균형을 잃은 느낌이지만, 이런 치우침이 오히려 전체적 맥락에서의 균형을 잡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 고 권정생 작가.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몽실언니)(창비 펴냄), (한티재 하늘)(지식산업사)의 작가 고(故) 권정생 선생은 자신의 책 (우리들의 하느님)(녹색평론가)이 문화방송(MBC) (느낌표) 프로그램의 '책을 읽읍시다'에 선정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으나 이를 거부했다. 책을 출판한 녹색평론사도 마찬가지였다, 이 프로그램에 선정되면 최소 20만부는 팔린다던 시절이었으니 꽤 커다란 돈과 명성을 거부한 셈이다. 그 이유는 이렇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가장 행복한 경험 가운데 하나가 책방에서 자기 손으로 책을 고르는 일인데 왜 그런 행복한 경험을 텔레비전이 없애려는 겁니까."

아이들에게 자기의 선택권이 의미 있다면 왜 어른들에게는 더욱 그러하지 않을까. 책을 내 입맛대로 고르는 일이 행복이라면, 어떻게 살 것인지를 선택하는 일은 얼마나 큰 행복이겠는가. 우리는 너무 '대세'에 따라서만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대세'는 누가 왜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를 곰곰 생각해보면, 그에만 따르는 것이 현명치 못함은 금세 알게 되지 않겠는가.

 /한만수 동국대학교 교수

2012년 6월 14일 목요일

<조선> "대국민사기극" vs 이한구 "결정적 오보"


이글은 뷰스엔뉴스(Views&News) 201`2-06-14일자 기사 '(조선) "대국민사기극" vs 이한구 "결정적 오보"'를 퍼왔습니다.
이한구 "무노동무임금 약속 꼭 지킬 것"

(조선일보)가 14일 무노동 무임금을 백지화하려는 새누리당 일부 움직임에 대해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난하자, 새누리당이 사실무근이라며 강행 방침을 분명히 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새누리당이 '국회에도 '무(無)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겠다'던 약속을 깨고 오는 20일 처음 지급되는 19대 국회의원 세비를 그대로 수령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이 표를 달라고 할 때와, 표를 얻어 다수당이 된 이후 말을 다르게 하는 대국민 사기극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질타했다.

(조선)에 따르면 19대 국회는 지난달 30일 임기를 시작했으나 여야가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로 다투면서 지난 5일 첫 본회의 개최 법정기일을 어겼고, 국회 구성 법정 시한인 8일도 그냥 넘겼지만, 오는 20일 의원 전원(300명)에게 1천100만원씩 총 32억원의 세비가 지급될 예정이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은 보도를 거론하며 "결정적 오보"라며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물론 일부 의원들간에 무노동무임금 원칙이 너무 심한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절대 다수 의원이 이 방안에 대해 적극 찬성하고 동참 뜻을 표하고 있고 또 저희당 입장에서 이를 반드시 실천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실천 문제는 여러 준비 과정을 철저히 해야하는 것인만큼 실수가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그리고 얼마나 무노동무임금에 해당될지 여부는 개원 협상과도 관계돼 있다. 6월 30일까지 다 계산해서 확실하게 이행할 것이니 언론에선 의심하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오는 20일 지급받을 세비를 어떻게 처리할 지 구체적 방법은 언급하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지난 8일 의원연찬회에서 무노동무임금과 불체포특권 포기 등 6대 국회 쇄신 방안을 언론에 공개했으나, 정작 다음 날 결의문 채택 과정에서는 구체적인 문구가 빠지고 이러한 방침 관철을 위해 노력한다는 애매한 결의문만 채택했다.

김동현 기자

2012년 5월 25일 금요일

권재홍 앵커 “맞진 않았지만, 원래 심신이 약해서”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5-25일자 기사 '권재홍 앵커 “맞진 않았지만, 원래 심신이 약해서”'를 퍼왔습니다.
허위보도 비판에 입장 처음 밝혀 “정신적 타격 입힌 건 정당한가”

권재홍 보도본부장 부상 소식을 톱뉴스로 방송한 지난 17일 뉴스데스크에 정정보도와 손해배상을 청구한 MBC 기자들(기자회)에 대해 권 본부장이 "노조원들에 의해 상처를 입은 사실은 없다"고 시인했다.
권 본부장은 25일 배포된 MBC 특보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기자들이 보도본부장을 차에 가둬놓고 퇴근을 저지하며, 카메라를 들이대며 고함을 지르며 정신적 충격을 가한 행위는 과연 정당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권 본부장의 주장은 "물리적 타격만이 폭력인가"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신체적 접촉이 없었다는 밝힌 대목은 사실상 지난 17일 뉴스데스크 방송이 ‘오보’였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 됐다.
MBC는 지난 17일 뉴스데스크에서 "권재홍 보도본부장은 차량 탑승 도중 노조원들의 저지과정에서 허리 등 신체 일부에 충격을 받았다"며 마치 MBC 기자들과의 신체적 접촉을 통해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MBC 기자회와 노조는 "노조를 음해하려는 허위 보도"라며 관련 영상을 공개하면서 신체적 접촉이 없음을 입증했다.
신체적 접촉 증거가 없자, MBC는 신체적 접촉에서 정신적 충격에 의한 두통 증세라고 말을 바꿨는데, 권 본부장도 25일 스스로 보도가 잘못됐음을 시인한 것이다. 권 본부장은 허리 등의 부상 역시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아니라 자신이 발을 헛디뎌서 생긴 것이라고 실토했다.
권 본부장은 "(지난 16일 퇴근 당시) 배현진 앵커, 황헌 보도국장과 함께 현관을 통해 퇴근할 때 로비와 현관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파업 참가 기자들이 각종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며 "저는 밖에서 대기 중이던 승용차를 향해 이동했고, 이때 저를 보호하려는 청경들과 구호를 외치며 따라오는 기자들이 뒤섞인 채 차량 쪽으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어둠 속에서 발밑이 잘 보이지 않아 계단에 왼발이 급하게 디뎌지면서 왼쪽 허리 부분에 충격을 느꼈다"고 밝혔다.
권 본부장은 정신적 충격과 관련해서는 "수십 명의 기자들이 차를 막아서며 마이크로 고함을 지르고 카메라를 들이대며 차를 막아서는 바람에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권 본부장은 평소에 정신적 충격을 입으면 극심한 두통을 동반하는 증세를 가지고 있었는데, 다음날에도 두통이 심해지고 어지러움과 구토증세가 심해졌다고 토로했다.

▲ 권재홍 보도본부장 @MBC

권 본부장은 "심신이 약한 게 문제라면 저는 아무 할 말도 없는 건가"라며 "만약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이 뼈가 부러졌다고 그렇게 뼈가 약하냐고 몰아 부치는 거와 무엇이 다른 것일까"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MBC 기자회와 노조가 문제를 제기했던 것은 9시 뉴스데스크의 신체적 접촉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애초부터 기자들의 퇴근 저지 과정에서 정신적 충격을 입었다고 한다면 신체적 접촉이라는 보도를 하지 말었어야 한다는 것이 기자들의 주장이며 이번 정정보도 청구의 요지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자신이 심신이 약해 정신적 충격을 입었으니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 권 본부장의 주장이다.
특히 MBC 노조에 따르면 17일 방송 보도에 앞서 권 본부장이 상황을 설명하고, 황헌 보도국장이 받아쓴 것으로 확인되면서 권 본부장이 사실상 신체적 접촉이 없었음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거짓 보도를 지시한 셈이어서 권 본부장의 해명이 오히려 강한 반발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MBC 기자회 최형문 대변인은 권 본부장의 입장에 대해 "스스로 허위였다는 것을 밝힌데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최 대변인은 "과거 자신이 아팠던 사안이 이번 사안과 무슨 상관이냐. 기자회가 환자를 겁박하려는 그런 의도가 있었던 것처럼 하고 있다"며 "그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사람이 차 안에서 전화통화를 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수차례 걸쳐서 핸드폰으로 기자들 사진을 찍겠느냐. 상식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면 그런 행동을 할 수 있겠냐"라고 되물었다.
최 대변인은 "뉴스를 사유하면서 기자회와 노조를 폭력 집단으로 몰아넣은 뒤에 뒤늦게 거짓말이라는 것이 들키니까 '나는 아파요'라는 파렴치한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MBC 노조 관계자도 "그럼 우리는 해고 당하고 징계 받고, 가압류 당하고, 월급도 넉달째 못받고 있는데 목을 메아하겠다"며 "그 정도 가지고 정신적 충격을 받고 위협을 느꼈다면 우리한테 가한 것은 무엇이느냐"고 비난했다.
MBC 박소희 기자(‏@mbc_sohee)도 자신의 트위터에서 "물리적 타격만이 충격이냐고요? 권재홍보도본부장님. 처음에 노조원들때문에 다쳤다고 뉴스데스크보도까지 지시한건 본인이었습니다"라며 "마음이 아프시다구요? 그때의, 요즘의 뉴스데스크를 보는 저희 마음은 찢어집니다. 후배들 이리 밟으시고 마음마저 편킬 원하십니까?"라고 꼬집었다.
한편, 권재홍 본부장은 25일 아침 정상적으로 출근했다. MBC 홍보국 관계자는 "밖에서 보는 것보다 스트레스와 관련해서는 본인만 알 수 있는 사안"이라며 "본인께서 컨디션을 확신을 못하고 있어 뉴스 앵커 복귀 시점은 논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2012년 4월 17일 화요일

전교조 "조선일보 오보, 법적조치 할 것"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4-17일자 기사 '전교조 "조선일보 오보, 법적조치 할 것"'을 퍼왔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16일 조선일보가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김정일 어록을 급훈으로 걸었다고 보도한 데 대해 "민형사상 고발을 포함한 법적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14일 조선일보는 '오늘을 위한 오늘을 살지 말고, 내일을 위한 오늘을 살자'라는 말이 올해 초까지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 급훈으로 걸려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조선일보가 보도한 인천의 해당 초등학교는 각 학년마마다 학급의 복도에 교사의 사진과 격언을 적은 안내판이 있을 뿐 급훈을 걸지 않는다고 전했다. 

전교조는 이날 성명에서 "학급 안내판에 실린 문구를 급훈으로 내걸었다는 식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선정적으로 보도한 조선일보에 대하여 정정보도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한 전교조는 피의사실 유포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국가정보원과 경찰청 보안국이 지난 1월 전교조 소속 최 모 교사의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를 수사하면서 인천 동구의 초등학교 교실에서 이 문구로 된 급훈을 압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조선일보의 보도는 국정원에 의해 수사가 진행 중인 내용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며 "4.11총선 이후 또다시 자행되는 악의적인 피의사실 유포와 왜곡보도에 대해 민형사상의 법적조치를 통해 엄중하게 대응할 것임을 밝힌다"고 말했다.

최수정 기자 csj@vop.co.kr

2012년 1월 20일 금요일

조선일보 천안함 오보, 실수였을까 의도적 조작이었을까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20일자 기사 '조선일보 천안함 오보,  실수였을까 의도적 조작이었을까'를 퍼왔습니다.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필요로 이뤄졌다고 김정남의 발언을 인용 보도한 조선일보가 오보임을 인정하고 독자들에게 사과했다.
조선일보는 20일자 2면 하단에 지난 17일자 1면 머리기사 에 대해 “고미요지(五味洋治) 도쿄신문 편집위원이 김정남과 주고받아온 이메일 내용을 월간조선이 요약해 본지에 전달한 기사를 전재(轉載)한 것”이라며 “그러나 고미요지 위원이 이메일을 바탕으로 펴낸 책에는 천안함 관련 부분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바로잡습니다”라고 시인했다.
조선은 “월간조선측은 천안함 부분은 김정남 주변의 정통한 소식통으로부터 별도 취재한 내용이라고 밝혔습니다”라며 “혼선을 초래한 점 사과드립니다”라고 독자에게 사과했다.


조선일보 1월 17일자 1면

조선일보 1월 17일자 2면

기사를 쓴 것은 월간조선 기자이고, 조선일보는 그것을 전재했을 뿐이며, 월간조선은 김정남 주변의 정통한 소식통에게 별도 취재한 내용이라는 얘기다. 어떻게든 책임에서 빠져 나가려 한 흔적이 역력한 정정보도문이다. 사과의 뜻 역시 ‘혼선을 초래해서’ 사과한다고 조선은 주장했다. 하지만 사과해야 할 이유는 날조된 소식이 독자들에 전달됐다는 데에 있고, 또한 날조의 이유는 무엇이고, 왜 책 본문과 당사자에게조차 최소한의 확인과 검증도 없이 기사를 전재했느냐를 밝혔어야 했다.
그래야 사과의 이유를 독자들이 이해하고 수긍할 수 있다. 더구나 1면 머리기사의 제목이 틀린 결정적인 오보임에도 2면 오른쪽 하단에 보일듯 말듯 게재한 것은 그것이 의도됐든, 실수였든 그 ‘거짓’의 책임에 비해 너무나도 왜소하다.
이와 함께 “월간조선측이 주변의 정통한 소식통으로부터 별도 취재한 내용이라고 밝혔다”는 조선일보의 해명 역시 신뢰할 수 있는 것인지 갸웃해진다.


조선일보 1월 20일자 2면

조선일보는 “김정남이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해 ‘북조선 입장에서는 서해5도 지역이 교전지역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핵, 선군정치 모두 정당성이 부여되는 것’이라고 했다”고 보도했었다. 그러나 고미 요지 도쿄신문 편집위원이 쓴 책에 보면, 김정남은 고미 위원에게 2010년 11월 26일 보낸 이메일에서 연평도 포격사건을 “북한이 한국을 포격한 배경은 교전 지역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핵 보유나 군사 우선 정치의 정당성을 가지기 위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무리 봐도 연평도 포격사건에 대해 김정남이 이메일 답변한 고미 위원의 책 내용을 월간조선 기자가 천안함으로 착각했거나 둔갑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짙게 든다.


동아일보 1월 18일자 사설

동아일보의 행태 역시 더욱 황당하다. 동아는 18일자 사설에서 김정남이 고미 위원과의 이메일 내용에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은 핵무기 보유와 선군정치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꾸민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라고 단언했다고 주장했다. 도대체 김정남이 했다는 이런 말을 어떤 근거로 썼는지 납득이 되질 않는다. 사설에 기재되는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훨씬 더 엄중하고 명징하게 검증돼야 그를 바탕으로 주장을 펴나갈 수 있다. 그런데도 동아는 스스로 직접 확인해보지도 않은 채 기정사실로 규정하는 것을 뛰어넘어 ‘단언했다’는 과장법까지 썼다. 이어서 동아는 “국내 종북좌파 세력은 북한 권력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김정남의 이런 폭로를 듣고도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라는 증거가 없다’고 계속 주장할 것인가”라고 따지기도 했다.
이런 동아일보는 20일자에서 조선일보처럼 사과는커녕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았다. 이렇게 슬쩍 넘어가도 괜찮은 것인가. 천안함이 북의 소행이라는 것을 왜 안 믿느냐고 억지를 부리기 전에 ‘확인된 만큼 쓰고, 의심할 수 있는 만큼 의문을 제기하는’ 언론의 기본소양부터 스스로 다시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는 생각은 기자만이 생각은 아닐 것같다.

2012년 1월 19일 목요일

"김정남 천안함 발언은 <조선일보>의 명백한 오보"


이글은 프레시안 2012-01-19일자 기사 '"김정남 천안함 발언은 (조선일보)의 명백한 오보"'를 퍼왔습니다.
김정남과의 대화록 쓴 日 언론인 "천안함 얘기 없었다"

고(故)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이 "천안함은 북한의 필요에 의해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는 과 (조선일보)의 기사는 날조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선일보)는 지난 17일 (김정남 "천안함, 북의 필요로 이뤄진 것")이란 제목의 1면 톱기사에서 김정남이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해 "북조선 입장에서는 서해5도지역이 교전지역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며 "그래야 핵, 선군정치 모두 정당성이 부여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조선일보)는 김정남의 이같은 발언이 일본 (도쿄신문)의 고미 요지(五味洋治) 편집위원과 김정남이 주고받은 이메일에 있다면서 (월간조선)이 그 대화록을 입수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국내 언론들이 고미 편집위원과 인터뷰한 결과 김정남은 천안함과 관련한 말을 전혀 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고미 편집위원은 18일 과의 인터뷰에서 "김정남과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을 게재한 내 책에는 천안함 내용이 단 한 군데도 나오지 않는데 조선일보가 왜 이런 내용을 보도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조선일보)의 해명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고미 위원은 김정남과의 이메일 대화와 대면 인터뷰를 모은 (아버지 김정일과 나)라는 책을 냈다. 그러나 이 책에도 천안함과 관련한 내용은 없다고 (서울신문)은 전했다.

(서울신문)은 기사에서 "조선일보가 기사 중 북한의 입장을 설명한 부분은 연평도 포격사건에 대한 내용인데, 기자가 작위적으로 천안함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미 위원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정남과 주고받은 150여통의 이메일 중 거의 모든 내용을 책에 수록했다"며 "번역 작업도 꼼꼼히 했는데 없었던 내용이 보도된 경위를 알고 싶다"고 거듭 말했다. 그는 또 "책이 발간되면 천안함 내용이 없다는 사실이 명백히 알려질 텐데 왜 그런 무리를 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조선일보는 책임 있는 언론사로서 책 내용을 다시 검토해 보도 경위를 밝혀 달라"고 말했다.



▲ 고미 요지 편집위원이 펴낸 김정남과의 대화록 <아버지 김정일과 나> 표지 ⓒ연합뉴스
(경향신문)도 18일 온라인판에서 고미 위원과의 전화 인터뷰 내용을 실었다. 고미 위원은 "김정남이 이메일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천안함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며 "조선일보의 지난 17일자 보도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선일보의 명백한 오보"라며 "천안함은 내가 물어본 적도, 김정남의 답변을 받은 적도 없다"며 "한국 보도를 보고 놀라 내가 책을 잘못 썼나 싶어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고미 위원은 19일 (MBC)와의 통화에서도 김정남이 하지도 않은 말을 한 것처럼 보도해 곤혹스럽다며 (조선일보) 해명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월간조선) 기자는 '고미 요지 씨가 책에는 쓰지 않았지만 김정남이 포괄적으로 천안함에 대해 언급한 것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고 (MBC)는 전했다.

앞서 (동아일보)와 (문화일보) 등 보수 언론은 (조선)의 기사를 바탕으로 쓴 사설에서 '국내 종북(從北) 세력'은 이제 천안함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할 수 없게 됐다고 비판한 바 있다.

(조선일보)에 대한 고미 위원의 반론은 (연합뉴스)가 최초로 보도했다. (연합)은 18일 오후 4시 54분 기사에서 고미 위원이 "김정남과는 천안함이 아니라 연평도 공격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며 "한국에서 마치 내 책이나 이메일에서 김정남이 천안함 사건을 북한의 소행이라고 인정한 것처럼 알려진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연합) 기사에는 이 발언이 기사 맨 밑에 나온다.



/황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