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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9일 월요일

“의원 됐으니 교과서에서 도종환 시 빼라”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09일자 기사 ' “의원 됐으니 교과서에서 도종환 시 빼라”'를 퍼왔습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솔로몬 불법자금, 대선자금 번지나… 북적이는 야당 vs 썰렁한 여당 ‘대권흥행’ 희비

김두관 경상남도지사가 대권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지사는 8일 전남 해남 땅끝마을에서 출마선언을 하면서 “내게 힘이 되는 나라, 평등국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의 출마는 민주통합당 내 6번째로, 민주통합당은 대권 경쟁에서 일정정도 흥행을 거두고 있다.
새누리당도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출마선언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박근혜 전 위원장은 대선 슬로건으로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를 들고 나왔다. 하지만 새누리당 대선 경선은 썰렁하기만 하다. 박근혜 전 위원장 외에 다른 후보군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그나마 정몽준, 이재오 의원은 경선에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검정교과서를 심사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중학교 국어 검인정 교과서에 실린 도종환 민주통합당 의원의 작품을 뺄 것을 권고한 것이 드러났다. 도종환 시인이 국회의원이 된 만큼 정치적으로 미화될 수 있다는 우려지만 문학을 정치로 재단하는 것이 과연 옳으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다음은 9일 아침 전국단위 종합일간지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도종환 시 ‘교과서 삭제’ 권고)
국민일보 (발달장애인들 ‘맞춤서비스’ 받는다)
동아일보 (새벽까지 선정적 춤판-헌팅… 성인클럽 뺨치는 청소년 클럽>)
서울신문 (대규모 국책사업 국민토론 의무화)
세계일보 (여야 대권드라마 갈리는 흥행)
조선일보 (정몽준·이재오 경선 불참 결심)
 중앙일보 (부자들 마저 지갑 닫았다)
한겨레 (법정서 기도 요구…김신 ‘기독교 편향’ 논란)
한국일보 (“도종환시 교과서 게재 신중해야”)

김두관 출마 속, ‘경남지사 어떻게?’

남해군 이어리 이장 출신인 김두관 경남지사가 대권출마를 선언했다. 문재인·손학규 후보와 함께 민주당 빅3로 분류되는 김 지사가 출마함으로서 민주당은 경선 흥행을 위한 모든 준비를 갖췄다. 특히 김 지사는 이번 대권출마를 선언하면서 경남도지사직을 사퇴하는 배수진을 치기도 했다.
1988년 이후 8번이나 경상도에서 치러진 각급 선거에 도전해 온 김 지사는 야당으로 도전했다 번번이 낙선,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는 출마선언문을 통해 ‘평등’을 강조했으며 자신이 서민이라며 경제민주화의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반면에 박근혜 전 위원장은 “서민을 모르는 사람”이라며 박 전 대표와의 대척점을 만들기도 했다.


▲ 경향신문 7월 9일자. 6면.

9일 아침신문들은 그의 출마소식을 자세히 전하며 정책과 캠프 참여자 등을 보도하고 평가했다. 경향신문은 6면 (이장출신 김두관 “국민 위에 군림하는 박근혜와의 대결”)제하 기사에서 “출마 직후 지지율이 높게 나오지 않으면 어렵사리 확보한 당내 입지마저 흔들릴 수 있다”며 “지사직 중도 사퇴에 따른 부담까지 감당해야 한다.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비전제시도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동아일보는 3면 (지사직 던진 김두관 “퇴로 없다” 출사표…친노의 벽 넘어야)제하 기사에서 “당장 자신이 ‘리틀 노무현’이 아닌 ‘비욘드 노무현’임을 구체적인 비전과 정책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점과 함께, “도지사직 중도 사퇴의 역풍을 얼마나 최소화 하느냐는 점도 관건”이라며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경남에서조차 대선 출마의 당위를 인정받지 못한다면 대선 행보 내내 발목을 잡힐 개연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6면 (김 지지율 2%…강점 내세운 이장 출신, 되레 걸림돌 될 수도) 제하 기사에서 “이장 출신 성공 스토리를 내세우는 것이 자신만의 콘텐츠나 국정경험, 정치경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역으로 부각시킬 수 있다”며 “지지율이 2%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자신만의 비전이나 콘텐츠를 내세우기보다 이장론에 과도하게 의존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고 전했다.

누가 꿈꾸는 나라인가?

참석자가 많아 흥행이 예상되는 민주당 대권 경선과는 달리 새누리당은 썰렁하기 그지없다. 이미 박근혜 전 대표로 대권주자가 결정된 것 같은 분위기에 그나마 불쏘시개 역할을 할 만한 이재오, 정몽준 의원도 불참을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달아오르지 않는 새누리당 대권 경선에 보수언론들은 박근혜 소식으로 군불을 때고 있다. 이날은 박 전 대표의 슬로건으로 발표된 ‘내가 꿈꾸는 나라’가 도마에 올랐다. 국민일보는 5면 (‘꿈·행복·소통’ 내건 박의 슬로건…대권 꿈도 이룰까)제하 기사에서 슬로건 제조(?)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 국민일보 7월 9일자. 5면.

국민일보는 “PI(Presidential Identity) 공개는 이미지 변신을 위한 박 전 위원장의 고심이 읽히는 대목”이라며 “지난 경선(2007년) CI는 당의 색깔이 더 중요하게 반영됐지만 이번에는 ‘인간 박근혜’가 전면에 나온 셈”이라고 분석했다.
중앙일보도 10면 (박근혜 대선 슬로건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제하 기사에서 “(로고의)말풍선 모양은 스마트폰 세대가 익숙한 ‘카카오톡’의 로고와 똑같아 박 전 위원장의 취약층으로 꼽히는 20~30대 공략에 신경을 많이 썼음을 나타낸다”고 전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슬로건을 결정하는 회의에는 박 전 위원장도 참석했으며 조선일보는 이 슬로건을 박 전 위원장이 좋아했다고 전했다.

동아 “박근혜 사당 운운, 온당치 않아”

하지만 박 전 위원장이 꿈꾸는 나라는 당장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의 꿈과는 다른 듯 하다. 이재오, 정몽준 의원이 경선 불참을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는 1면 (정몽준·이재오 경선 불참 결심)제하 기사에서 “비박 3인방 중 김문수 경기지사도 불참 가능성을 남겨놓고 있어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은 사실상 박근혜 전 대표 1인이 끌고가는 형식이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 동아일보 7월 9일자. 31면.

동아일보는 이에 (비박 주자 경선포기 명분 약하다) 제하 사설에서 “비박 주자들이 룰을 탓하며 경선 불참을 거론하는 것도 떳떳지 못하다”며 “박 전 위원장은 작년 말 친이 세력의 국정운영이 국민의 신뢰를 잃어 당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리는 바람에 구원투수 요청을 받고 전면에 나섰다. (중략) 그럼에도 박 전 위원장의 사당 운운하는 비난은 온당치 않다”고 훈계했다.
이어 “운동선수가 경기가 시작되기 직전에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규칙을 바꾸자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며 “경선룰만 탓하지 말고,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당시 초심으로 돌아가 경선에 참여해 지도자의 자질과 비전을 놓고 경쟁하는 것이 당당하다”고 꾸짖었다.


▲ 중앙일보 7월 9일자. 1면.

강원택 “박근혜, 박정희 벗어나라”
여야 대권경쟁 흥행 성적표가 엇갈리고 있지만, 박근혜 전 위원장은 대권 여론조사에서도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앙일보가 9일 (박근혜 49.2 안철수 44.9)제하 기사를 통해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박 전 위원장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오차 범위 안에서 앞섰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58.9%대 33.9%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민주당 경선과 관련해서는 문재인 상임고문이 40.6%로 선두를 달렸고 이어 손학규 전 대표가 15.6%,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9.3%로 뒤를 이었다. 안철수 원장에 대해서는 41.2%가 기존 정당에 입당하는 형태가 아닌 단독출마를 요구했고, 32.5%는 야권 후보 플레이오프에 참여하기를 원했다.


▲ 조선일보 7월 9일자. 34면.

이처럼 박근혜 위원장의 질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조선일보 34면 (박근혜가 물리쳐야 할 첫째 대상은 박정희) 제하의 칼럼을 통해 박 전 대표의 한계를 짚어 눈길을 끌었다. 강 교수는 우선 “이명박 정부를 거치면서 ‘박정희 패러다임’이 더 이상 우리 사회에 유효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변화한 시대에 맞는 혁신적인 비전과 가치를 통해 우리 사회를 새로운 미래로 이끌고 가려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유업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왜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지 유권자들을 제대로 설득할 수 없다”며 “정수장학회 등의 논란에 박 전 위원장이 미적거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런 의구심을 강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담쟁이’, 교과서에서 사라지나?

도종환 민주통합당 의원의 ‘담쟁이’가 교과서에서 사라질 위기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내년부터 개정되는 중학교 교과서에서 도 의원의 시를 사실상 제외하도록 권고했기 때문이다. “특정 정치인의 이미지를 미화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에 따라 영화 ‘완득이’에 출연했던 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 관련 내용도 수정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도종환 시인은 의원이기 앞서 문학성을 인정받은 대표적인 중진시인이란 의견이 문학계에서 나오고 있다. “서정시에 정치적인 잣대를 대는 것이 맞냐”는 비판이다. 한국일보는 3면 (“반민족·반국가적 인사 아닌데 삭제 지나쳐” 의견 많아)제하 기사에서 “현역 의원신분인 이상 작품 수준을 떠나 교과서에서 제외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작가가 반국가적·반민족적 인사가 아닌데도 기존 수록작품을 빼는 것은 지나치다는 게 지배적”이라며 논란을 전했다.


▲ 한국일보 7월 9일자. 3면.

한국일보는 “황석영 이문열 안도현 이외수씨 등 상당수의 문인들이 정치적 의견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의 중립성 유지’의 세부항목에 대한 기준을 어디까지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해서도 정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31면 (도종환의 시 교과서 삭제는 정치적 오해 소지 커) 사설에서도 “교육평가원은 강제가 아닌 ‘권고’라고 말하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관례로 미뤄 사실상 강제 삭제 지시나 다름 없다”며 “정치인이 됐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 사람 작품까지 아예 교과서에서 빼야 한다는 발상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아무리봐도 교육평가원의 특정인 작품 배제 요구는 과잉반응”이라며 “자칫 다른 의도가 숨어 있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불법대선자금’ 알고 있었다?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이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과 정두언 의원에게 건넨 불법자금이 대선용 자금이었음을 이 전 의원과 정 의원 모두 알고 있었다고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동아일보 1면 (이상득-정두언 ‘대선지원용’ 알고 돈 받았다)제하 기사에 따르면 “임 회장은 ‘선거(대선) 비용을 돕고 싶다’는 뜻을 정 의원에게 알리고 이상득 전 의원을 소개받았”다.
애초부터 이상득 전 의원과 정두언 의원 그리고 임석 회장과의 만남이 대선자금을 염두에 두고 이루어졌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동아일보는 “특히 대선자금 모금 차원에서 이 전 의원과 정 의원이 조직적으로 공모한 정황을 뒷받침할 수 있는 진술이어서 검찰의 저축은행 불법 자금 수사가 대선자금 수사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 동아일보 7월 9일자. 5면.

아울러 동아일보는 5면 (임석 “3억은 대선자금”…2007년 ‘판도라 상자’ 열릴까)제하 기사를 통해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캠프의 돈을 움직이는데 이 대통령 캠프에서는 이상득 전 의원이 적임자였을 것”이라며 “만일 이 전 의원과 정 의원이 대선자금 차원에서 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다면 ‘제2의 임석 회장’이 존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신문 6면 (MB 대국민 사과 검토) 제하 기사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은 친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의 구속여부가 판가름나는 10일 대국민사과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은 “정치권 안팎에서도 대국민 담화가 됐든, 기자회견이 됐든 형식에 관계없이 이 전 의원 구속 여부가 결정되는 직후 이 대통령이 사과를 해야 그나마 성난 국민 여론을 어느 정도 누그러뜨리면서 국정운영의 추동력을 크게 상실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끈질기게 나오는 ‘인천공항 민영화’

인천공항 민영화가 또 튀어나왔다. 경향신문은 1면 (인천공항 핵심시설 민영화)제하 기사를 통해 “정부가 인천공항의 핵심시설인 ‘인천국제공항급유시설(주)’을 민영화 한다는 방침 아래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매매가격을 통보하는 등 민영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며 “인천공항 주요시설인 급유시설의 민영화는 곧 인천공항 민영화의 첫 단추를 끼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신 대법관 후보자가 법정에서 소송 당사자들에게 기도를 요구하는 기행을 펼쳤다고 한다. 대법원 판례를 거스르며 기독교계에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리는 등 기독교 편향성도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한다. 한겨레는 1면 (법정서 기도 요구…김신 ‘기독교 편향’ 논란) 제하 기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전했다.


▲ 한겨레 7월 9일자. 1면.

‘자유대한민국지키기 국민운동본부’, ‘국민생활안보 협의회’ 등 보수이념을 내세운 군변단체가 급증하고 정부 보조금도 대폭 지원받고 있는 것이 드러났다. 한겨레는 4면 (‘종북몰이’ 군변단체 우후죽순 MB정부 4년새 국고지원 8.5배)제하 기사에서 “대선을 앞두고 보수적 여론 조성을 뒷받침 하려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시대착오 ‘군변단체’에 혈세 지원이라니)제하 사설을 통해서도 “이들 단체의 상당수는 공익을 위한 시민단체라기보다 친목단체 성격이 짙어 보인다”며 “이들 단체가 정부 지원금을 타내기 위해 신청한 사업은 주로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사건 등과 관련한 국민규탄대회, 안보세미나 등으로 더욱 심각한 것은 이들 단체 대부분이 강한 정치적 편향성을 띠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  

2012년 7월 6일 금요일

“김찬경 회장, 대선때 이상득에 30억 줬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06일자 기사 '“김찬경 회장, 대선때 이상득에 30억 줬다”'를 퍼왔습니다.

 
김찬경 회장
미래저축은행 고위관계자 “보험용으로 돈 건넸다 말해
”대선자금 성격 짙어…검찰 파악 2억보다 훨씬 큰 규모

김찬경(56·구속기소)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2007년 대통령 선거 때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모두 30억원을 건넸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는 검찰이 파악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큰 액수로, 사실로 드러날 경우 대선자금 성격이 짙어지는 것이어서 주목된다.미래저축은행 고위 관계자는 5일 “김찬경 회장이 2007년 대선을 앞두고 ‘김덕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을 통해 이상득 전 의원을 소개받아 보험용으로 30억원을 건넸다’고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현재 김 회장이 이 전 의원에게 2억여원을 건넨 것으로 보고 수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의 증언과 검찰이 불법자금으로 파악하는 금품의 규모에 큰 차이가 있는 셈이다.이 관계자는 또 “김 회장이 지난 3월 김덕룡 의장을 통해 이 전 의원과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등에게 구명을 요청했지만 이 전 의원 쪽에서 ‘다시는 나를 찾지 말라’며 면담을 거절했다고 한다”고 전했다.앞서 이 관계자는 지난 5월 초 김 회장이 밀항을 시도하다가 구속된 뒤 기자와 여러 차례 만나, 미래저축은행을 살리려고 김 회장이 시도한 다양한 로비 행태를 소개했다. 당시 그는 “김 회장이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을 통해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회장에게 부탁해 하나캐피탈로부터 145억원을 투자받았다”고 밝히고, “충남 아산 골프장 사장인 ㅅ변호사는 바지사장이고 실제 주인은 김 회장”이라고 말했다. 또 “2007년 대선 때 김 회장을 이 전 의원과 연결해준 사람은 김덕룡 전 의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실제로 그의 증언은 이후 검찰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산하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은 지난해 9월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를 앞두고 김 회장이 구속집행정지 중인 천신일(69) 회장을 병원으로 찾아가 만났으며, 김승유(69) 전 하나금융 회장이 김 회장의 부탁을 받고 하나캐피탈에 투자 검토를 지시한 사실도 밝혀냈다. 합수단은 또 5일 “김 회장과 이 전 의원이 만나는 자리에 김덕룡 의장이 동석했고, 이 부분은 이 전 의원도 시인하고 있다”고 밝혔다.이 관계자의 여러 증언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난 만큼 ‘김 회장이 이 전 의원에게 30억원을 건넸다’는 주장도 신빙성이 높아 보인다.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김 회장이 30억원을 이 전 의원에게 건넸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검찰 관계자는 “저축은행 회장들이 썼다는 로비자금은 찾아내서 피해자들에게 돌려줘야 할 돈이기 때문에 수사팀이 강하게 추궁했다”며 “그러나 수사팀이 진술을 받아내고 확인한 로비자금의 액수는 그 정도로 크지 않다”고 말했다.

김태규 황춘화 기자 dokbul@hani.co.kr

2012년 6월 21일 목요일

[사설]저축은행 수사, 이상득은 어디로 갔나


이글은 경향신문 2012-06-20일자 사설 '[사설]저축은행 수사, 이상득은 어디로 갔나'를 퍼왔습니다.

대검찰청 산하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이 저축은행 비리 사건에 대한 3차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 영업정지된 4개 저축은행 대주주와 경영진에 대한 처리가 핵심이다. 검찰은 거액의 고객 예금을 빼돌려 중국으로 밀항하려다 붙잡힌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을 비롯해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 윤현수 한국저축은행 회장, 김임순 한주저축은행 대표 등을 기소했다. 1·2차 수사결과까지 포함하면 모두 83명을 재판에 넘겼다고 한다.

그런데 43쪽에 달하는 검찰의 발표자료를 보면 의문이 생긴다. 엄청난 액수의 부실대출과 횡령이 이뤄졌는데도 이렇게 조성된 자금이 어디로 갔는지 알 길이 없다. 검찰은 “불법자금의 사용처를 추적해 정·관계 로비 등의 범죄를 척결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는 한 문장으로 갈음했다. 일문일답에서도 이 부분에 질문이 집중됐지만 검찰은 “수사하고 있다” “확인 중이다” 등의 답변만 되풀이했다.

검찰이 “수사 중”인 인사들은 누구인가.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과 대통령의 친구인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그리고 대통령의 참모인 김모 청와대 선임행정관이다. 이 전 의원은 한 저축은행에서 퇴출저지 로비 명목으로 4억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김 전 회장은 하나캐피탈이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해 145억원을 투자한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행정관은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을 통해 100억원대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로 대기발령됐다. 이 전 의원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된 건 2월 말이고, 김 전 회장과 김 행정관 관련 보도가 나온 지도 한 달이 지났다. 그러나 수사에는 별다른 진척이 없다.

김찬경 회장의 밀항 시도가 보여주듯 저축은행 대주주·경영진의 비리는 최악의 부패스캔들이자 도덕적 해이의 극치다. 이들이 상상조차 하기 힘든 불법과 탈법을 저지르는 과정에 정·관·금융계 실력자들이 개입했을 것이라는 의심은 자연스럽다. 검찰도 “이제부터 로비 수사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 말을 믿을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검찰이 다음달 간부 인사를 앞두고 중요 사건을 차례로 ‘털어내는’ 국면이어서다. 최근 검찰은 내곡동 사저 의혹과 민간인 불법사찰 수사에서 대통령 가족과 측근들에게 아낌없이 면죄부를 베풀었다. 저축은행 수사에서도 면죄부를 양산한다면 검찰의 위상은 더욱 추락할 것이다.

2012년 2월 27일 월요일

민주당, 아무래도 글렀다


이글은 프레시안 2912-02-27일자 기사 '민주당, 아무래도 글렀다'를 퍼왔습니다.
[데스크 칼럼] 오만한 당에 표를 줘야 할 이유가 대체 뭔가?

'박재승 쿠데타'라고 했다. '저승사자'라고 그를 불렀다. 신계륜 사무총장, 김민석 최고위원, DJ의 아들인 김홍업 의원, 박지원 DJ 비서실장, 이용희 국회부의장,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 안희정씨, 이상수 전 의원 등 내노라하는 인사들이 추풍낙엽이 됐다. 4년 전, 민주당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뇌물수수, 알선수재, 공금횡령, 파렴치범, 개인비리 등으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인사를 총선 공천에서 배제했다. '대의멸친(大義滅親, 큰 뜻을 위해 가족까지 희생할 수 있다)'. 당시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이 이끈 민주당의 공천개혁에 국민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2012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은 '오만'을 공천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임종석 사무총장, 저축은행 불법자금 수수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화영 전 의원이 공천을 받았다. 탈당과 복당을 반복한 이용희 의원의 아들 이재한 씨도 '지역구 세습' 논란을 뒤로 하고 단수 공천했다. 심지어 뉴라이트 출신의 구인호 전 도의원까지 경선 후보로 확정했다. 정체성 논란의 대표적 인물인 김진표 의원도 공천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확연히 기울었다고 한다. 공천의 잣대라던 도덕성과 정체성은 대체 어느 구석에 처박혔는지 모를 일이다.

첫 번째 항변,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른 결정이란다. 법 논리로는 일리 있는 말이지만 유권자와의 소통이 우선인 정치행위에 대한 변명으론 적합하지 않다. 박재승 위원장은 4년 전 공천 논란 때 이런 말을 했다. "보통 사람은 구멍가게에서 우유 하나만 훔쳐도 옥살이를 하는데 정치인은 큰 돈을 받아도 사면 받으면 다시 국회의원이 된다. 그런 생각에 민심이 떠나는 것이다. 하나하나 다 살펴주다 보면 개혁은 못한다." 그를 공심위원장 자리에 앉힌 손학규 대표가 "99마리 양을 두고 한 마리 양을 찾아 나선 목자의 모습이 법과 정의구현의 모습"이라며 탈락자 구제를 요청했음에도 박 위원장은 꿈쩍하지 않았다.

두 번째 항변, 본선 경쟁력이 높다는 게 '묻지마 공천'의 이유다. 전형적인 현실 안주 논리다. "4년 전엔 공천에는 성공했지만 결과는 실패했다"는 민주당 관계자의 말을 최근 들었다. 그의 말대로 민주당은 2008년 총선에서 개헌 저지선인 100석의 목표치에 밑도는 81석을 얻는데 그쳤다.

그러나 그해 초만 해도 60석 내외에 그칠 거란 비관적 전망이 당 안팎을 지배했던 걸 감안하면 정반대의 결과론적 해석도 가능하다. 530만표 차이의 대선 패배 충격에 허덕거리던 민주당에 피가 돌고 활력이 생겨나기 시작한 건 엄연한 '박재승 효과' 덕이었다. 심지어 임종석 전 의원마저 당시엔 "대선 패배 이후 당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었기 때문에 박재승 위원장을 모셔오고 혁신하기 위해 노력했다. 공천 특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철저하게 원칙과 기준대로 공천을 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고 평가했었다.

오만한 민주당은 야권연대 협상도 농락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주장에 따르면 민주당은 수도권에서 고작 4곳, 비수도권에선 단 1곳만 양보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이정희, 심상정 대표, 노회찬, 천호선 대변인 등 통합진보당의 간판급 인사 출마지에만 민주당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것이다. 비수도권의 양보지역인 충남 예산홍성은 민주당이 자유선진당에 밀리는 곳이다. 터무니없는 민주당의 고자세로 인해 야권연대 협상은 24일 잠정 파기되기에 이르렀다. 야권연대를 집권으로 가는 초석이라고 떠들던 민주당이 정작 협상장에선 상대에게 떡고물 나눠주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4년 전에도 야당이었고 지금도 야당이다. 노무현 정부의 실정으로 권력을 내줬고 탄핵 역풍으로 졸지에 국회의원이 된 '탄돌이'들의 부실한 내공 탓에 소수당이 됐다. 야당이 된 이후에도 4대강 사업, 종편 특혜 등 이명박 정부의 막무가내 국정운영을 막아낸 사례가 없는 무능함을 보여왔다.

그럼에도 단 한명의 탈락자 없이 현역의원을 재공천하고 때 뭍은 '옛동지'들을 불러들이는 데만 급급한 민주당의 행태는 한미FTA 등 과거에 행한 잘못에 반성을 모르는 한명숙 대표 체제의 유전자로 굳어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라면 남은 공천심사에서 교비 횡령 혐의로 2심 유죄를 선고받은 강성종 의원, 청목회 사건으로 1심 유죄를 받은 최규식 의원을 공천 배제한들, 이들이 친노이거나 486그룹이 아니라서 잘렸다는 것 외에 무슨 논리적 일관성이 있을까 싶다.

한 대표는 최근 "과반을 하고 싶다"고 총선 목표치를 공식화했다. 달성 가능한 목표냐는문제 이전에 오만한데다 무능하기까지 한 당이 무소불위의 입법 권력을 손에 쥐는 게 바람직한 일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노무현의 실패를, 이명박의 실패를 겪고 나니 진보건 보수건 분에 넘친 힘을 가진 집단은 반드시 사고를 치더라는 교훈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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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