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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2일 수요일

성남시, 새누리 보이콧으로 '시정 마비'


이글은 뉴스앤뷰스(Views&News) 2013-01-01일자 기사 '성남시, 새누리 보이콧으로 '시정 마비''를 퍼왔습니다.
사상초유 예산 통과 좌절, 서민-장애인 지원 올스톱

경기도 성남시의회가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의 보이콧으로 2012년 회기 종료 직전까지 2조1천222억원의 예산안을 의결하지 못해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처음으로 준예산안을 편성, 집행해야 하는 초유의 상황을 맞았다.

민주통합당 소속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1일 새벽 트위터를 통해 "새누리당 결국 초대형 사고...성남시의회 과반수인 새누리당 본회의 출석거부로 의회마비 새해예산안 표결 못해...사상초유의 준예산사태...법정경비외 예산집행 불능으로 시정 마비..이게 새누리당이 하는 일입니다 ㅠ"라고 새누리당 시의회 의원들을 맹비난했다.

이에 따라 성남시는 지방자치 사상 처음으로 새해 살림을 준예산으로 편성해 집행하는 처지가 됐으며, 그 결과 예산안이 의결될 때까지 법정경비외의 모든 사업이 중단돼 서민들이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구체적으로 공공근로사업, 무상급식 지원, 자율방범대 운영비, 사회·체육단체 보조금, 보훈명예 수당, 공동·임대주택 공동전기료 보조금, 장애인 무료 치과 진료비, 푸드마켓 운영비 등이 지급 중단된다. 서민과 장애인 등에게 집중적으로 피해가 전가되는 것.

도시개발공사 설립에 당론으로 반대해온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정회를 요청한 뒤 온종일 민주당과 밀고 당기는 신경전을 벌이다가 결국 새해 예산안 표결을 보이콧했다. 새누리당은 현재 성남시의회의 34석 가운데 18석을 차지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표결 참여시 이탈표를 우려해 당론으로 보이콧하며 본회의장에 집단적으로 출석 거부를 했다.

성남시의회는 2010년과 2011년에도 대립 끝에 회기 마지막 날 자정이 임박해 예산안을 처리, 준예산 사태 직전까지 간 적이 있으나 새해 예산안을 보이콧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누리당은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시민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도 "다수당으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정치적 계산을 노린 이재명 집행부와 민주당의 협상안 파기가 준예산 사태를 초래했다"며 책임을 민주당과 이 시장에게 떠넘겼다.

이에 맞서 이 시장은 트위터를 통해 "성남 새누리 시의원들은 당선자께서 등록금 지원, 기업 유치, 민생우선 대국민 약속할 때 모두 반대했고, 의회 보이콧으로 준예산 민생파탄 초래했어요"라며 "그 대국민 약속이 진심이라면 이들은 징계대상...당선자님! 이들을 징계하실 수 있겠습니까?"라며 박근혜 당선인에게 새누리 시의원들 징계를 촉구했다.

그는 "'준예산 가도 성남시 망하지 않는다' 이게 새누리당 대표 이영희 의원님의 인식"이라며 "맞아요...대신 서민들은 죽어나가고 시민들은 고통을 겪겠죠ㅠ"라고 새누리당측을 질타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소속 이대엽 전임 성남시장으로부터 호화청사 건립비 등 막대한 부채를 물려받은 이 시장은 취임직후 5천400억원 규모의 모라토리움을 선포한 뒤 판교 특별회계 전입금(빚) 등을 차곡차곡 갚아와 올해 상반기에는 모라토리움을 벗어나 재정 정상화 원년을 이룩한다는 방침이다.

이의 일환으로 도시개발공사를 신설해 NHN 인근 시유지를 매각하고 공기업 지방이전 부지를 인수해 업무상업용지로 변경해 기업들을 유치하려 하고 있으나 새누리당 반대로 갈등을 빚어왔다.

이 시장은 1일 오전 간부급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해 "시의회에 즉시 임시회 소집을 요구하고 민생예산을 집행하지 못한 데 따른 시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 등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지방자치법 제45조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장이 요구하면 지방의회 의장은 15일 이내에 임시회를 소집해야 한다.

최병성 기자

2012년 10월 25일 목요일

"특별다수제 도입 없는 KBS 사장 선임 보이콧"


이글은 미디어스 2012-10-24일자 기사 '"특별다수제 도입 없는 KBS 사장 선임 보이콧"'을 퍼왔습니다.
야당추천 KBS 이사들, 의사 정족수 2/3 양보 못해

KBS사장 공모 마지막 날인 24일, KBS 야당추천이사들이 특별다수제 도입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야당추천이사들은 여야 7대 4구조인 KBS 이사회 한계를 극복하고 낙하산 사장을 방지하기 위해 사장 선임 시 특별다수제를 도입해야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야당추천이사들은 사장 선임과 관련한 회의의 경우 의사 정족수를 현 재적 과반 이상 참석에서 3분의 2 이상 참석으로 변경하자는 구체적인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와 KBS노동조합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적격, 낙하산 사장의 진입을 막기 위해 앞으로 가능한 모든 투쟁수단을 동원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곽상아

야당추천이사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KBS사장 선임에 있어 정치권력의 직접적 개입을 차단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가 특별다수제"라며 "전제되지 않는 사장 선임 관련 논의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 우리는 이후 이사회의 차기사장 선임 절차관련 논의에는 불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추천이사들은 지난 22일 임시이사회에서 이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향후 이사회 일정 보이콧을 선언하고 퇴장한 바 있다.
하지만 여당추천이사들은 방송법 제46조 7항 "이사회는 재적이사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는 규정을 들어 특별다수제 도입을 거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야당추천이사들은 "이 조항은 이사회의 일반적인 의사결정 정족수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KBS사장 선임과 같이 중차대한 사항에 대해 이사회 논의를 통해 특별다수제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별다수제에 의한 사장 선임이 방송법에 위배될 수 있다는 이사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의사정족수 3분의 2'안으로 수정 제안했다"면서 "방송법에는 의사정족수에 관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이사회 내부 합의를 통해 사장선임에 관한 건에 대해 수정안으로 결정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또 야당추천이사들은 "특별다수제는 다수 이사들 입장에서도 낙하산 사장 단독 제청이라는 반민주적인 결정을 회피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라면서 "(이 제도의 도입은)KBS가 진정한 정치적 독립성을 갖는 대표  공영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은 "특별다수제가 무산되면 사장추천위원회나 청문회 등 낙하산 사장 선임을 막기 위한 다른 어떤 방법을 논의하더라도 사실상 의미를 갖기 어렵다"면서 "3분의 2 출석을 전제로 논의해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승욱 기자  |  sigle0522@mediaus.co.kr

2012년 10월 24일 수요일

KBS, 또 '낙하산 사장' 임명 조짐에 '전운'


이글은 미디어스 2012-10-23일자 기사 'KBS, 또 '낙하산 사장' 임명 조짐에 '전운''을 퍼왔습니다.
야당 이사들, 사장선임 보이콧…새 노조, 총파업 결의

KBS 차기 사장 공모가 내일(24일) 마무리되는 가운데, 사장임명 제청 권한을 가진 KBS 이사회의 야당 이사 4명이 여당 이사 7명의 일방적인 사장선임 강행에 반대하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와 KBS노동조합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적격, 낙하산 사장의 진입을 막기 위해 앞으로 가능한 모든 투쟁수단을 동원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곽상아

22일 오후, KBS이사회는 차기 사장 선임 방법에 대해 논의했으나, 여당 이사들은 사장 선임과 관련한 회의의 경우 의사정족수를 현 재적 과반수에서 3분의2로 상향 조정하자는 야당 이사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야당 이사들은 여당 이사들이 표결을 진행하려 하자, "소수 이사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상황에서 다수 이사들에게 계속 끌려다니는 회의에는 앞으로 참여하지 않겠다. 들러리 역할을 거부한다"며 퇴장했다. 야당 이사들은 앞으로 사장 선임과 관련한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당장 사장 공모 마지막 날인 24일 이사회 회의가 잡혀 있으나, 야당 이사들은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며 이사회가 열리는 시각에 다른 장소에서 향후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지난 18일부터 시작된 KBS 차기 사장 공모에는 22일까지 길종섭 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만이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 참석한 이규환 KBS 이사(야당 추천)는 23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보이콧'을 선언한 이유에 대해 "(여당 이사들이) 특별다수제가 방송법에 위배된다며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해서, '의사정족수 3분의2' 도입으로 수정해서 제의했다. KBS 정관을 수정한다면 도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이 제도의 도입까지 무산된다면 (낙하산 사장 선임을 막기 위한) 다른 어떤 방법을 논의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별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김현석)는 23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총파업을 결의하고 나섰다. 언론노조 KBS본부를 비롯해 KBS 내 5개 노동조합은 지난 12일까지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 투표 참여인원 대비 91.9%의 찬성률로 총파업이 가결된 바 있다. 일정상 파업 돌입은 오는 25일부터 가능하며, KBS본부는 24일 이사회를 지켜본 뒤 파업 돌입의 시기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파업, 천막농성, 단식 등에 있어서 KBS노동조합(위원장 최재훈)과 함께 행동할 계획이다.
남철우 언론노조 KBS본부 홍보국장은 23일 와의 전화통화에서 "여당 이사들만의 이사회가 결정하는 사장선임에 대해 단호히 거부한다. 여당 이사들이 특별다수제 등 양대 노조의 요구사항에 대해 진지하게 경청하고, KBS 구성원들의 염원인 정치독립적 사장 선임을 위해 지금이라도 나서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정치 독립적 사장선임의 열망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낙하산을 임명할 경우 총파업을 비롯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곽상아 기자  |  nell@mediaus.co.kr

2012년 10월 18일 목요일

KBS양대노조, '이길영의 이사회' 사장선임 보이콧


이글은 미디어스 2012-10-17일자 기사 'KBS양대노조, '이길영의 이사회' 사장선임 보이콧'을 퍼왔습니다.
18일 긴급 기자회견...'정연주 후속조처' 이사회 상정도 안돼

▲ 서울 여의도 KBS본관 ⓒ미디어스

KBS 차기 사장 공모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17일 KBS이사회(이사장 이길영)는 특별다수제 등 낙하산 선임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에 대해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KBS이사회는 12~13일 제주도 워크숍을 진행해 특별다수제, 청문회 등 사장선임 제도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으나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했으며 17일 임시이사회역시 사장 선임 제도에 대한 별 다른 소득 없이 회의가 끝났다.
KBS이사회는 22일 이사회를 열어 다시 논의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낙하산 선임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을 강력히 요구해 왔던 KBS양대 노조는 18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사회의 사장선임절차 전면 보이콧'을 발표하기로 했다.
남철우 KBS 새 노조 홍보국장은 17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내일(18일)부터 당장 사장공모가 시작되는데도 불구하고 이사회가 아직까지도 어떻게 사장을 선임할 것인지 방법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시간끌기로 일관하고 있다. 이길영 체제의 이사회는 앞으로 정권의 낙하산 사장을 불러들이기 위한 이사회에 불과하다고 규정하며 전면전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며 "이후 모든 사장 선임 절차를 거부하며, 이길영/최양수/최영묵 이사에 대해 전면 퇴진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7일 이사회에서 여야 이사들은 '정연주 KBS 사장 대법원 판결 후속조처'를 당일 논의할지 말지 여부를 놓고 2시간 넘게 논박을 벌였으나 여당 이사 7명 전원의 반대로 안건 상정 자체가 부결됐다.
앞서 12일, KBS 야당 추천 이사 4명은 대법원의 '정연주 사장 해임처분 취소' 판결의 정신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이사회가 대국민 사과를 한 뒤, 정연주 전 사장이 15개월의 잔여임기를 채울 수 있도록 차기 사장으로 임명제청해야 한다며 '정연주 사장 대법원 판결 후속조처' 안건을 제출한 바 있다.  
야당 추천인 조준상 이사는 17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4명의 이사들(야당 이사들)은 정연주 사장을 차기 사장으로 임명제청하게 되면 이 문제가 사장 선임 일정과 긴밀하게 맞물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오늘 반드시 안건으로 상정해야 하고, 내일 공모하면서 '사장 선임 일정에 변수가 있을 수 있다'고 공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다수 이사들이 안건 상정 자체를 반대했다"고 말했다.
여당 추천인 한진만 이사는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정연주 사장이 잔여임기를 반드시 채워야 하는 것인지 법적 판단을 물어본 다음에 하자는 의견이 있었고, 반드시 오늘 논의할 게 아니라 (안건 상정 시기를) 열어놓자는 의견도 있었는데 4명의 이사들이 '오늘' 상정해야 한다고 했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하며 안건 상정 자체를 반대했다고 밝혔다.     

곽상아 기자  |  nell@mediaus.co.kr

2012년 8월 30일 목요일

삼성은 무엇이 불편해 '보이콧' 했을까?


이글은 프레시안 2012-08-29일자 기사 '삼성은 무엇이 불편해 '보이콧' 했을까?'를 퍼왔습니다.

지난 28일(화)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하 실천모임) 주최의 공청회가 열렸다. 금산분리 강화 방안이 그 주제다. 나는 토론자로 그 공청회에 참여했다.

그런데 재계 측, 즉 금산분리에 반대하는 측의 토론자 3명 중 2명이 불참하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이를 두고 '반쪽짜리'라며 공청회의 의미 자체를 평가절하 하는 보도가 일부 언론의 지면을 채웠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먼저, 분명히 할 것이 있다. 이번 사태는 '재계의 보이콧'이 아니라 '삼성의 보이콧'이다. 실천모임의 최종안이 어떤 내용이 될지는 더 두고 봐야겠지만, 어제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이 발제한 내용만 본다면, '재계 전체'가 공청회를 보이콧 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오히려 일부 재벌에게는 숙원사업을 해결할 수 있는 내용(중간금융지주회사 방안, 후술 참조)도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공청회 기획안의 토론자 구성은,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공정거래위원회 국장을 제외한다면, 3 대 3으로 균형을 맞추고 있었다. 더구나 재계 측 토론자 중 한 분은 대학으로 가기 전에 삼성생명 산하의 연구소에서 근무했었다. 토론자 구성의 불공정을 이유로 보이콧 할 이유도 없다.

그렇다면, 뭐가 문제인가. 이 공청회를 반쪽으로 만들어야 할 만큼 삼성을 불편하게 만든 내용은 무엇이었나.

산업자본이 은행을 지배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은산분리'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유일한 재계 측 토론자로 참여했던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 원장도 은산분리에 대해서는 찬성 원칙을 천명했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준 심리적 충격에 대한 술회까지 포함해서….

결국 재벌의 제2금융권 지배 문제가 남고, 그 핵심에는 삼성의 문제가 있다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이야기다. 즉 이재용 사장 → 삼성에버랜드 → 삼성생명 →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삼성의 소유구조⋅승계구도의 문제다. 실천모임의 초안에 이 부분을 건드리는 내용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두 가지다.

첫째, 중간금융지주회사 방안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일반지주회사는 금융자회사를 지배할 수 없다. 이 규제를 완화하여 금융자회사 지배를 허용하되, 금융자회사의 수와 규모가 일정 기준을 넘으면 반드시 중간금융지주회사 산하에 이들을 배치토록 함으로써 산업과 금융 사이에 방화벽(firewall)을 쌓도록 하자는 것이 실천모임의 방안이다. 솔직히 털어놓으면, 이 방안은 지난 18대 국회 때 내가 제안한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찬성⋅반대 의견이 존재한다. 특히 내가 존경하는 홍익대 전성인 교수가 이 방안에 반대한다. 물론 전성인 교수는 내가 왜 이런 제안을 했는지 잘 알고 있고, 나 역시 전성인 교수가 무엇을 우려하는지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오늘 이 글에서는 나의 입장을 시시콜콜 부연하지는 않겠다. 그 세부 내용에 대해 국회에서 다시 토론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방안은 다수의 금융계열사를 거느린 재벌들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고, 그래서 그 재벌들에게는 숙원사업을 해결하는 방안이기도 하다. 물론 삼성도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동시에 자회사로 둔 지주회사를 만들 수는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삼성의 성에 차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삼성은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한 현 상태 그대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를 원하고, 이를 위해 끊임없이 로비해 왔다. 실천모임의 중간지주회사 방안에서는, 따라서 내가 제안했던 방안에서는, 이게 불가능하다. 따라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의 출자고리를 끊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고, 삼성은 이게 싫은 것이다. 그래서 보이콧 한 것이다.

둘째, 의결권 제한 강화 방안이다. 이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지 않은 재벌의 경우, 금융계열사가 보유한 비금융 계열사 주식의 의결권 행사와 관련된 것이다. 현행 공정거래법 제11조에서는 합병 등 경영권 변동 관련 사안에 대해 내부지분율 15%까지 의결권 행사를 허용하고 있다. 실천모임의 초안에서는 이를 더 엄격하게 제한하는 다양한 대안들을 제시하고 토론자들의 의견을 구한 것이다.

이 규제의 역사 또한 파란만장하다. 애초는 의결권 행사 금지였다. 그런데 2001년 법 개정으로 내부지분율 30%까지 허용했다가, 2004년에 현재의 15%로 축소된 것이다. 2004년 법 개정에 대해 삼성이 이례적으로 헌법소원을 제기할 정도로 삼성에게는 민감한 사안이고,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삼성만 문제가 되는 사안이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의 의결권 행사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이콧 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제2금융권의 금산분리와 관련한 실천모임의 상기 두 가지 방안이 어떤 형태로든 입법이 되면, 이재용 사장 → 삼성에버랜드 → 삼성생명 →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출자구조의 골간이 흔들린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도, 현재의 재벌구조로 남아 있어도, 현재의 구조를 유지하기 어렵다. 반복하지만, 그래서 삼성은 이날 공청회를 보이콧 한 것이다.

필자의 간단한 소감을 끝으로 이 글을 마친다.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다른 그룹들의 이익도 무시한 채, '삼성의 보이콧'을 '재계의 보이콧'으로 만들어가는 삼성의 힘을 보면서 왜 재벌개혁이 어려운지를 절감했다.

자신의 현 출자구조를 그대로 인정해주는 법을 만들어줄 때까지 버티고 로비하겠다는 삼성의 의도를 보면서, 왜 재벌개혁을 꼭 이루어야 하는지 재삼 확인했다.

삼성은 게임의 규칙(rule of game)을 바꾸려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사회가 정한 규칙에 적응해야 한다. 그게 경제민주화, 재벌개혁의 요체다. 그게 삼성도 살고 국민경제도 사는 길이다.

▲ ⓒ연합뉴스

/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 

2012년 8월 4일 토요일

공천헌금에 경선 깨질판…박근혜 ‘이중의 위기’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8-03일자 기사 '공천헌금에 경선 깨질판…박근혜 ‘이중의 위기’'를 퍼왔습니다.

공천헌금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현기환 전 의원이 3일 오후 부산지검에 자진출두,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부산=뉴시스】

비박주자들, 황우여 사퇴 거부에 경선 ‘보이콧’
방송토론 무산…경선 포기 가능성도 내비쳐

“현기환이 아니라 박근혜의 위기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의원은 3일 이렇게 말했다. 친박계인 현기환 전 의원의 공천헌금 수수 의혹이 박근혜 새누리당 경선 후보가 대선 본선을 겨냥해 만들어온 ‘쇄신’ 이미지를 흐리는 상황에서, ‘비박 주자’들이 경선 일정을 보이콧하기 시작하며 당내 예선 구도부터 흔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현 전 의원은 이날 오후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 전날 박근혜 후보가 검찰에서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한 데 따른 것이다. 검찰 조사 결과 공천헌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공천과 총선을 지휘했던 박근혜 후보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혐의가 없다’고 나와도 국민들은 납득하기 힘들어할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가 강조해온 ‘쇄신’ 이미지에 큰 상처가 나게 됐다.‘조용하게’ 진행되던 대선후보 선정 과정도 어그러질 위기다. 김문수·김태호·임태희 비박 후보 3명은 이날 밤 11시로 예정됐던 방송 토론회를 시작으로 향후 경선 일정을 잠정 중단했다. 앞서 이날 오후 안상수 후보도 함께한 공동기자회견에서 요구했던 황우여 대표 사퇴 등이 관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 총선 때 비대위원과 원내대표를 맡은 황 대표가 4일까지 사퇴하지 않을 경우 “중대한 결심을 할 것”이라며 “중대 결심에는 경선 참여 여부도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비박 후보들은 황 대표의 정치적 책임론을 주장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타깃은 박 후보다. 박 후보의 대리인 격인 황 대표를 밀어내면 현재의 경선 구도에 균열을 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지금 상태로 갈 경우 오는 20일 후보 경선 때 비박 후보들은 아무런 존재감 없는 들러리 후보로 끝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적지 않다. 따라서 이들은 판을 흔들어야 하는 상황이다.박 후보 쪽은 ‘황우여 사퇴’라는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다. 아직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대표 교체를 수용하면 당은 황우여-서병수 체제, 국회는 이한구 원내대표, 캠프는 홍사덕-김종인 체제로 짜놓은 대선 구도가 흐트러진다. 친박 쪽 핵심 관계자는 “아이가 엄마를 바꿔 달라는 것과 같은 억지스런 요구를 어떻게 수용할 수 있겠느냐”며 “경선판에서 이들이 설령 퇴장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비박 주자들의 경선 불참도 감수한다는 것이다.김영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비박 주자들의 기자회견 직후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황 대표의 사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사퇴보다는 사태 수습이 먼저”라며 그 취지를 밝혔다.하지만 비박 후보들은 이미 황 대표의 사퇴와 ‘중대 결심’을 연계시켜 퇴로가 별로 없다. 경선 중도 하차라는 유례없는 선택을 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박 후보는 대선 주자로서의 위기관리능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실질적인 당 주인이자 유력 대선 주자로서 당내 경선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박 후보는 당 밖에서도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본격적인 등장 때문이다. 박 후보의 한 핵심 측근은 “2007년 경선 때도 계속 앞서다가 이명박 후보에게 추석을 전후로 뒤진 뒤에 결국 지고 말았다”며 “요즈음은 매일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종철 기자 phillkim@hani.co.kr

2012년 8월 1일 수요일

"4대강서 18명 죽은 게 뭐 많다고 방송하냐"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2-07-31일자 기사 '"4대강서 18명 죽은 게 뭐 많다고 방송하냐"'를 퍼왔습니다.
778명 시사교양작가 (PD수첩) 보이콧, 드라마작가들도 동참

MBC (PD수첩) 작가 전원 해고에 대한 작가들의 분노가 전 방송사 시사교양작가 778명의 (PD수첩) 대체작가 보이콧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번졌다.

여기에다가 드라마작가, 예능작가, 라디오작가들도 김재철 MBC사장을 맹질타하며 해고 철회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동참 경고를 하고 나서, 김 사장은 완전히 벌집을 건드린 모양새다.

MBC노조에 따르면, 방송 4사(MBC, KBS, SBS, EBS) 및 외주제작사의 시사교양 작가 100여명은 30일 오전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 ‘(PD수첩) 작가 전원 해고 사태에 대한 규탄 및 대체 작가 거부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무려 778명의 시사교양작가가 동참한 ‘(PD수첩) 대체 작가 거부’ 성명도 발표됐다. 앞서 (PD수첩) 김은희 작가 구속때도 시사교양작가들이 기명 성명을 발표한 적이 있으나, 이처럼 많은 작가들이 기명성명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미혜 KBS구성작가협의회 회장은 “(778명은) 방송 4사는 물론 외주사, 케이블방송 심지어 지방사까지 자발적으로 참여한 경이적인 숫자”라며 “더 이상 옳지 않은 일 앞에 침묵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 말했다.

아직 정식 해고 통보를 받지 못했다는 정재홍 (PD수첩) 작가는 “김재철 사장, 윤길용 시교국장 체제가 되면서 (PD수첩)이 망가지기 시작했다”며 “4대강 공사장에서 인부들이 줄줄이 죽어나갔을 때 김철진 전 팀장은 ‘18명이 뭐가 많이 죽었다고 방송하냐?’, ‘노동자들이 한 눈 팔다 죽었겠지’ 등 상식이하의 발언으로 3번이나 취재를 저지했다”고 아이템 검열을 폭로하기도 했다.

한편 시사교양작가외에 드라마작가, 라디오작가, 예능작가들도 참여 의사를 밝히는 등, 작가들의 '반(反)김재철 전선'은 방송작가 전체 차원으로 급확산되는 양상이다.

31일 MBC노조 특보에 따르면, (모래시계)(카이스트)(태왕사신기)(신의)로 유명한 송지나 작가는 “방송작가는 어두운 벌판에서 임금님 귀의 진실을 외치는 자들입니다. 망나니와 그 졸개들의 칼춤도 똑바로 보고 기록하여 외칠 것입니다. 울지 마세요. 함께 있겠습니다”라고 적극적 동참 의사를 밝혔다.

(경성스캔들)(해를 품은 달)의 진수완 작가도 "그 동안 당신들이 힘겹게 지켜온 용기와 작가적 양심을 지지합니다. 힘내십시오!"라고 지지 입장을 밝혔다. 

(대장금)(선덕여왕)(뿌리 깊은 나무)의 김영현 작가 역시 “그동안 (PD수첩) 작가들이 보여준 작가정신에 경의를 표하며, 그분들의 행동에 지지를 보냅니다. 또한 그나마의 계약도 무시하고, 최소한의 동료의식도 내팽개친 MBC의 이번 행태는 전 방송작가들의 연대를 불러오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기 바랍니다”라고 김 사장에게 강력 경고했다. 

(꽃보다 아름다워)(굿바이 솔로)(그들이 사는 세상)의 노희경 작가 역시 "해고된 작가들은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래야 지나간 MBC의 명성이 다시 돌아옵니다"라며 "우리는 작가라서 작금의 치졸을 글로 써버리면 그뿐이지만, 방송의 공영성은 시대의 정신은 이대로 흘러선 안 됩니다. 방송인과 작가들은 오늘 이 사태를 또렷이 기억할 겁니다. 그리고 나의 동료들, 해고된 작가들이 제자리로 돌아갈 때까지, 길고 긴 투쟁이 되더라도 기꺼이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준)(올인)(마이더스)(빛과 그림자)의 최완규 작가도 “또 한 번 상식이 무너지는 사태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저들의 비상식적인 폭거에 크게 분노합니다. 여러분들의 투쟁이 승리하여 잃어버린 공정방송과 무너진 상식이 제자리를 찾기를 기원하며 투쟁을 지지합니다”라고 격려했다. 

(라이터를 켜라)(위기일발 풍년빌라)(싸인)의 장항준 작가 역시 “김재철 사장님! 아무리 생각해봐도 MBC에서 해고되어야 할 사람은 오직 당신뿐입니다"라며 김 사장에게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이쯤 되면, 김 사장이 계속 버티다간 '드라마 왕국' MBC의 모든 드라마마저 곧 블랙아웃될 판이다.

박태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