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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13일 수요일

이계철 방통위원장, 사실상 방통위 해체 찬성에 면박만


이글은 미디어스 2102-12일자 기시사 '이계철 방통위원장, 사실상 방통위 해체 찬성에 면박만'을 퍼왔습니다.
13일 문방위, 방통위설치법 개정 공청회 개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가 오는 13일 오후 2시 방송통신위원회설치법 개정안 공청회를 개최한다.
문방위는 12일 전체회의를 열어 정부조직 개정과 관련한 법안을 상정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방통위설치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한구의원 대표발의)과 (방통위 설치법) 일부개정법률안(유승희의원 대표발의),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한구의원 대표발의) 등이다.
이날 문방위에서 야당 의원들은 방통위설치법 개정과 관련한 공청회와 대통령직인수위원의 출석을 요구했다.  
문방위원인 민주통합당 정세균 전 대표는 “새누리당 152인이 공동발의한 방통위설치법은 사실상 방통위를 완벽히 개정하는 안”이라면서 “새누리당이 발의했지만 그 뒤에 인수위가 있다. 법안을 만든 책임 있는 사람이 와서 제대로 답변을 해야 한다”고 제기했다.
민주당 장병완 의원은 “방통위가 중앙행정기관이 아니라 단순 행정위원회로 격하되면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재청만으로 문방위를 구성해야 된다”며 “단순히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논의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문방위 위상과도 직결되는 부분이고 국민의 관심도 많은 방송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청회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보처의 회귀라는 ‘개악법’은

이날 문방위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인수위와 새누리당이 제출한 방통위설치법 개정안과 관련해 ‘공보처로의 회귀’, ‘방송장악 의도’라고 반발했다.
전병헌 의원은 “방송통신 분야를 사실상 독임제 부처 미래창조과학부로 가져가는 것은 민주당이 공약한 ICT 단일부처 성격과도 다를 뿐 아니라 사실상 개악법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의원은 “방통위설치법은 특별법이기 때문에 일반법에 우선한다”면서 “이 법률안은 민주당을 비롯해 시민사회, 방송계에서조차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있기 때문에 여야 합의를 전제로 합의하겠다는 약속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윤관석 의원은 “꼼꼼히 읽어보면 방통위는 공영방송 이사 추천권만 있지 심의 의결권도 없다”고 지적했다. 
윤관석 의원은 “미창부가 제2의 공보부가 될 것이라는 비판이 많다”며 “역사적으로 정부가 언론장악에 사용했던 방법들을 보면 법령 통제와 정책 통제, 광고 통제였다. 미창부를 보면 법 제·개정권과 정책, 광고 모든 기능을 다 갖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방송 정책을 합의제 기구에 남겨 놓은 것은 역사적 산물이다. 또, 방송의 진흥과 규제를 분리하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민희 의원은 “방통위의 실패는 인사 실패였지 합의제라는 기구와는 관련 없다”며 “미창부로의 방송정책 이관은 방송을 영구적으로 장악하겠다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반면 새누리당 김희정 의원은 “위원회 제도에 발목을 잡혀 발전하지 못한 ICT 산업이 독임부처로 가서 경제성장에 기여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를 한다”고 밝혔다.
같은 당 홍지만 의원은 “지상파TV, 라디오, 보도 관련된 것들은 방통위가 그대로 권한을 가지고 간다”면서 “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은 정부조직법과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또, “공영방송 지배구조 문제도 사실 정부조직법과 상관이 없다. ICT 진흥을 위해 분산돼 있는 기능을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 이계철 방통위원장 ⓒ 연합뉴스

이계철 방통위원장, 사실상 방통위 해체 찬성

이날 야당의원들은 인수위의 조직개편안이 “방통위의 사실상 해체”라고 명명했지만 이계철 방통위원장은 시종일관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방통위 이계철 위원장은 “ICT 분야는 우리나라가 (세계)1등으로 갈 수 있는 분야”라며 “이 기능이 분산돼 있는 것을 새로운 정부가 하나로 모으는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방송의 공공성에 대한 훼손’이라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이계철 위원장은 “보도 기능을 가진 지상파 방송이나 종편, 보도PP는 여론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방통위가 담당하게 된다”며 “케이블이나 IPTV 등은 보도기능이 없다. 독임제 부처로 가더라도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유승희 간사는 “인수위 안대로라면 방통위는 중앙행정기관에서 일반 행정위원회로 격하되는 것으로 법률 재개정권이 없다”며 “그러면 방통위는 미창부가 결정한 룰을 가지고 단순 집행 기능만 가지는 것이다. 동사무소로 전락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 간사는 “그런데 방통위원장으로서 어떻게 미창부로의 모든 기능 이관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힐 수 있느냐”고 질책했다.
유승희 간사는 “방송정책을 미창부로 가져가겠다는 것은 ICT진흥 포장지를 씌어 방송을 독임제 장관 밑에 두겠다는 의미”라며 “방송을 철저히 통제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문방위는 ‘법안심사소위원회 구성의 건’을 의결했다. 문방위 법안심사소위는 새누리당 조해진 간사(위원장)과 김기현, 남경필, 박대출, 홍지만 의원과 민주당 노웅래, 유승희, 장병완, 전병헌, 최재천 의원 등으로 구성된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2012년 8월 30일 목요일

삼성은 무엇이 불편해 '보이콧' 했을까?


이글은 프레시안 2012-08-29일자 기사 '삼성은 무엇이 불편해 '보이콧' 했을까?'를 퍼왔습니다.

지난 28일(화)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하 실천모임) 주최의 공청회가 열렸다. 금산분리 강화 방안이 그 주제다. 나는 토론자로 그 공청회에 참여했다.

그런데 재계 측, 즉 금산분리에 반대하는 측의 토론자 3명 중 2명이 불참하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이를 두고 '반쪽짜리'라며 공청회의 의미 자체를 평가절하 하는 보도가 일부 언론의 지면을 채웠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먼저, 분명히 할 것이 있다. 이번 사태는 '재계의 보이콧'이 아니라 '삼성의 보이콧'이다. 실천모임의 최종안이 어떤 내용이 될지는 더 두고 봐야겠지만, 어제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이 발제한 내용만 본다면, '재계 전체'가 공청회를 보이콧 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오히려 일부 재벌에게는 숙원사업을 해결할 수 있는 내용(중간금융지주회사 방안, 후술 참조)도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공청회 기획안의 토론자 구성은,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공정거래위원회 국장을 제외한다면, 3 대 3으로 균형을 맞추고 있었다. 더구나 재계 측 토론자 중 한 분은 대학으로 가기 전에 삼성생명 산하의 연구소에서 근무했었다. 토론자 구성의 불공정을 이유로 보이콧 할 이유도 없다.

그렇다면, 뭐가 문제인가. 이 공청회를 반쪽으로 만들어야 할 만큼 삼성을 불편하게 만든 내용은 무엇이었나.

산업자본이 은행을 지배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은산분리'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유일한 재계 측 토론자로 참여했던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 원장도 은산분리에 대해서는 찬성 원칙을 천명했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준 심리적 충격에 대한 술회까지 포함해서….

결국 재벌의 제2금융권 지배 문제가 남고, 그 핵심에는 삼성의 문제가 있다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이야기다. 즉 이재용 사장 → 삼성에버랜드 → 삼성생명 →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삼성의 소유구조⋅승계구도의 문제다. 실천모임의 초안에 이 부분을 건드리는 내용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두 가지다.

첫째, 중간금융지주회사 방안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일반지주회사는 금융자회사를 지배할 수 없다. 이 규제를 완화하여 금융자회사 지배를 허용하되, 금융자회사의 수와 규모가 일정 기준을 넘으면 반드시 중간금융지주회사 산하에 이들을 배치토록 함으로써 산업과 금융 사이에 방화벽(firewall)을 쌓도록 하자는 것이 실천모임의 방안이다. 솔직히 털어놓으면, 이 방안은 지난 18대 국회 때 내가 제안한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찬성⋅반대 의견이 존재한다. 특히 내가 존경하는 홍익대 전성인 교수가 이 방안에 반대한다. 물론 전성인 교수는 내가 왜 이런 제안을 했는지 잘 알고 있고, 나 역시 전성인 교수가 무엇을 우려하는지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오늘 이 글에서는 나의 입장을 시시콜콜 부연하지는 않겠다. 그 세부 내용에 대해 국회에서 다시 토론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방안은 다수의 금융계열사를 거느린 재벌들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고, 그래서 그 재벌들에게는 숙원사업을 해결하는 방안이기도 하다. 물론 삼성도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동시에 자회사로 둔 지주회사를 만들 수는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삼성의 성에 차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삼성은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한 현 상태 그대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를 원하고, 이를 위해 끊임없이 로비해 왔다. 실천모임의 중간지주회사 방안에서는, 따라서 내가 제안했던 방안에서는, 이게 불가능하다. 따라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의 출자고리를 끊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고, 삼성은 이게 싫은 것이다. 그래서 보이콧 한 것이다.

둘째, 의결권 제한 강화 방안이다. 이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지 않은 재벌의 경우, 금융계열사가 보유한 비금융 계열사 주식의 의결권 행사와 관련된 것이다. 현행 공정거래법 제11조에서는 합병 등 경영권 변동 관련 사안에 대해 내부지분율 15%까지 의결권 행사를 허용하고 있다. 실천모임의 초안에서는 이를 더 엄격하게 제한하는 다양한 대안들을 제시하고 토론자들의 의견을 구한 것이다.

이 규제의 역사 또한 파란만장하다. 애초는 의결권 행사 금지였다. 그런데 2001년 법 개정으로 내부지분율 30%까지 허용했다가, 2004년에 현재의 15%로 축소된 것이다. 2004년 법 개정에 대해 삼성이 이례적으로 헌법소원을 제기할 정도로 삼성에게는 민감한 사안이고,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삼성만 문제가 되는 사안이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의 의결권 행사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이콧 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제2금융권의 금산분리와 관련한 실천모임의 상기 두 가지 방안이 어떤 형태로든 입법이 되면, 이재용 사장 → 삼성에버랜드 → 삼성생명 →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출자구조의 골간이 흔들린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도, 현재의 재벌구조로 남아 있어도, 현재의 구조를 유지하기 어렵다. 반복하지만, 그래서 삼성은 이날 공청회를 보이콧 한 것이다.

필자의 간단한 소감을 끝으로 이 글을 마친다.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다른 그룹들의 이익도 무시한 채, '삼성의 보이콧'을 '재계의 보이콧'으로 만들어가는 삼성의 힘을 보면서 왜 재벌개혁이 어려운지를 절감했다.

자신의 현 출자구조를 그대로 인정해주는 법을 만들어줄 때까지 버티고 로비하겠다는 삼성의 의도를 보면서, 왜 재벌개혁을 꼭 이루어야 하는지 재삼 확인했다.

삼성은 게임의 규칙(rule of game)을 바꾸려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사회가 정한 규칙에 적응해야 한다. 그게 경제민주화, 재벌개혁의 요체다. 그게 삼성도 살고 국민경제도 사는 길이다.

▲ ⓒ연합뉴스

/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 

금산분리 강화, 넘어야할 산은 ‘삼성’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8-29일자 기사 '금산분리 강화, 넘어야할 산은 ‘삼성’'을 퍼왔습니다.


새누리 공청회, 재벌 제2금융 지배규제 강화가 핵심
금융사 의결권 제한-중간금융지주사 도입 추진에
삼성, ‘이재용-에버랜드-생명-전자’ 지배 흔들릴라 
삼성출신 등 전경련 패널, 공청회 불참 반대 분명히

지난 28일 새누리당 ‘경제민주화 실천모임’(이하 실천모임)이 주관한 ‘금산분리 공청회’를 보이콧한 주체는 토론자 추천을 의뢰받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아니라 사실상 삼성이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애초 패널 구성은 금산분리 찬성 쪽의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 전성인 홍익대 교수, 김성진 참여연대 변호사 등 3명과, 반대쪽의 윤창현 금융연구원장, 전경련 자매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의 최병일 원장, 민세진 동국대 교수로 균형이 맞춰져 있었다.전경련은 보이콧 이유로 “국책연구소장은 중립으로 봐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지만, 교수 출신인 윤 원장은 대표적인 친대기업 성향 인사로 꼽혀왔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윤 원장은 공청회에서도 삼성에 직접 영향을 주는 금융사의 의결권 제한,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 등에 모두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흥미롭게도 함께 불참한 민세진 교수는 삼성 금융경제연구소 출신이다. 그는 2005년 삼성이 공정거래법 11조(재벌 소속 금융사의 계열사 지분에 대한 의결권 제한)에 대해 헌법소원을 냈을 때 실무를 맡은 주역이기도 했다. 민 교수는 “공청회 불참 통보를 하기 전에 전경련에서 보이콧 방침을 전달받았지만, 이번 공청회처럼 정치적 성격이 짙은 자리에 나가는 게 적절치 않다는 개인적 판단이 더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밝혔다.전경련이 애초 실천모임의 공청회 참석 요청을 받아들였고, 자신이 추천한 토론자들이 채택됐는데, 패널 구성을 계속 꼬투리잡는 것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실천모임의 금산분리 강화 방안의 핵심은 재벌 소유 제2금융권에 대한 두가지 규제다. 첫째는 일반지주회사에 금융자회사 지배를 허용하되, 그 수와 규모가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중간금융지주회사 설치를 의무화해 금융-산업 간에 방화벽을 치자는 것이다. 둘째는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은 재벌에 대해서는 소속 금융사의 계열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 제한을 강화하도록 공정거래법 11조를 개정하자는 것이다.이 두가지가 입법화되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은 삼성생명이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있는 삼성그룹이다. 현대차 등 다른 재벌은 금융계열사가 주력사 지분을 갖고 있지 않아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전경련 관계자가 “금산분리 문제는 사실상 삼성 하나의 문제로 봐도 무방하다”고 인정했다.우선 삼성으로서는 지금처럼 이재용-에버랜드-생명-전자로 이어지는 소유지배구조를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생명과 화재가 갖고 있는 전자와 물산 등의 지분에 대한 의결권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삼성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이 회장 일가를 비롯한 그룹 차원의 전자 지분은 현재의 15%에서 8.93%로 줄어든다. 물산 지분도 현재의 13.95%에서 9.16%로 축소된다. 이를 막기 위해 생명과 화재가 갖고 있는 전자 지분을 총수일가나 다른 계열사가 인수하려면 현 주가 기준으로 16조원 가까이 필요하다.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 이점과 부담이 교차한다. 이점은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으로 에버랜드가 삼성생명을 계속 보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 지주회사체제에서는 금산분리 원칙 때문에 에버랜드가 생명 지분을 가질 수 없다. 반면 삼성생명과 화재가 갖고 있는 전자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는 점은 부담이다. 가장 유력한 새로운 소유구조는 지주회사인 에버랜드가 한손으로는 삼성생명(중간금융지주회사)을, 다른 한손으로는 삼성전자를 거느리는 구도인데, 지주회사체제의 요건을 맞추기 위해 에버랜드가 삼성전자 지분을 20% 이상 취득하려면 최소 35조원 이상을 투입해야 한다.삼성에는 득과 실이 교차하지만, 아무래도 부담이 좀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전경련과 보수 언론이 삼성전자가 적대적 인수합병 위험에 노출된다거나, 지주회사체제 전환에 천문학적 돈이 들어간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이를 반영한다.김상조 소장은 “실천모임 구상대로 입법이 되면 삼성은 어떻게 하든 생명-전자의 수직적 출자고리를 끊어야 하고, 일정한 비용과 함께 조만간 그룹 구조를 바꿔야 하는 부담이 생기기 때문에 공청회를 보이콧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새누리당의 금산분리 강화는 결국 삼성이라는 산을 넘어야 가능한 셈이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2012년 6월 18일 월요일

사냥개 데리고 온 남자들이 낫 들고 문 밖에…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18일자 기사 '사냥개 데리고 온 남자들이 낫 들고 문 밖에…'를 퍼왔습니다.



[뉴스쏙 : ‘원전 전력 송전탑 반대’ 밀양 이치우씨 죽음, 그 뒤]
굴착기 맞선 어르신들 “유서 하나씩 품고 산다카이”

‘땅 주인 동의없이 강제 수용’ 한전, 70년대 법에 기대 강행
공청회는 요식행위에 그치고 전자파도 해결안돼 갈등 증폭
밤밭 깎이고 선산 파헤쳐져 70·80대 지팡이 짚고 저항 “산을 뺏기거나 내가 죽거나”
‘기존송전탑 증설’ 대안 무시 한전은 18일부터 공사 재개

지난 1월16일 경남 밀양시 산외면 주민 이치우(74)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국전력이 자신의 밭에 송전탑을 세우려고 굴착기를 가져온 날이었다. 이씨가 세상을 뜬 뒤 다섯달 동안 공사를 중단했던 한전은 18일부터 공사를 재개할 예정이다. 지난 14~15일 만난 주민들은 “유서 하나씩 써놓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오후 경남 밀양시 산외면 약산사에 혼자 머물고 있던 법성(51·여) 스님은 까무라쳤다. 이상한 소리가 들려 마당에 나가보니 낯선 남자 셋이 사찰 경내에 들어와 있었다. 한 남자의 손에 낫이 들려 있고, 또 다른 남자는 어른 허리께만큼 자란 사냥개를 데리고 있었다. “ㄷ전기에서 나왔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스님은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날 죽이러 왔구나’ 하는 생각부터 들었지요.” 여전히 병원에 누워있는 법성 스님이 말했다.
스님이 까무라친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해 11월, 스님은 송전탑 부지 벌목 공사를 하러 온 인부들에 맞서 몸싸움을 벌이다 한 남자로부터 입에 담긴 힘든 폭언을 들었다. “XX를 찢어버릴 X. 넌 내가 반드시 죽여버리겠다.” ㄷ전기 기술이사인 이 남자의 폭언은 동영상으로 생생히 기록돼 있다. 이들은 모욕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았지만, 스님의 정신적 충격은 가시지 않았다. 스님은 공사 관계자만 나타나면 까무라친다.
지난 14일 오후, 어스름 짙어가는 밀양시 산외면 희곡리의 낡은 집에서 현아무개(74)씨는 혼자 쇠죽을 쑤고 있었다. 현씨는 지난 1월16일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며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인 고 이치우(74)씨의 부인이다. 기자가 집으로 들어서 “이치우 어르신 일로 왔다”고 말하자 현씨는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아 버렸다.
“불쌍한 우리 할배. 그러키 허망하게 죽다이. 한전 사람들 다 죽이뿌고 싶어.” 마르고 왜소한 현씨의 몸뚱이에서 쏟아져 나오는 곡소리가 10분 넘도록 이어졌다.
산외면 주민들은 한전이 송전탑 건설을 본격화한 2005년부터 지금까지 7년째 싸우고 있다. 한전은 부산 기장군 신고리원전의 전력을 경남 창녕군에 위치한 북경남변전소까지 보내기 위해 경남 밀양시·울주군·기장군 등에 걸친 9만535㎞ 구간에 5175억원을 들여 철탑 162기를 세우고 있다. 북경남 변전소를 거친 전력은 수도권 등 전국으로 보내지게 된다.
162기의 송전탑 가운데 69기가 밀양시 5개면에 집중돼 있다. 이 가운데 산외면·부북면·단장면·상동면 등 4개 면 주민들이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고 있지만, 한전은 공사를 강행했다. 지난해부터는 물리적 충돌도 벌어졌다.
고 이치우씨의 논밭에는 높이 100m 송전탑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송전탑이 들어서면 항공방제를 할 수 없어 밤농사를 짓지 못하게 될 터였다. 시가 1억5000만원짜리 밤밭을 포기하는 대가로 한전이 제시한 보상액은 154만원이었다. 생전의 이씨는 송전탑 건설에 동의하지 않았다. 전 밀양 시장의 친인척이 운영하는 농원에 송전선이 지나가는 것을 피하려고 자신의 밭으로 우회하는 송전선 노선을 만들었다고 생전의 이씨는 주장했다. 이씨의 거듭된 송전탑 노선변경 요구에도 한전은 꿈쩍하지 않았다.
이씨의 죽음 뒤 격앙된 주민 여론을 의식한 한전은 이후 공사를 중지했지만, “더이상 미룰 수 없다”며 18일부터 공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주민들의 근심과 분노도 커지고 있다.
한전이 공사를 강행할 수 있는 것은 1978년 제정된 전원개발촉진법 때문이다. 법에 따라, 한전은 전기시설 예정부지가 필요하면 땅 주인의 동의 없이도 강제수용할 수 있다. 협의 과정을 거친다는 조항은 있지만 협의가 잘 안되면 공사를 그냥 강행해도 된다는 조항도 있다.
주민 보상 역시 형편없다. 단장면에서 30년간 밤농사를 지어온 양상용(72)씨도 숨진 이씨와 똑같은 처지에 있다. 송전선로가 밤나무 위로 지나가면서 농사를 접어야 하는 처지에 있지만, 한전은 “보상금 154만원을 받아가라”고 통보했다. 3년 전, 부동산중개업소에서 매긴 그의 임야 가치는 1억원이 훨씬 넘었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은 송전탑이 들어서는 자리와 송전선 주변 3m 토지까지만 보상하도록 규정해 놓았다. 이런 규정은 송전선에서 흘러나오는 전자파에 대한 고려가 없다. 주민들은 “송전탑이 들어서면 그 자리에서만 농사를 못 짓는 게 아니라, 전자파 피해 때문에 그 주변에서 아예 농사를 지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전이 짓고 있는 것은 초고압 송전선이다. 한전은 “송전선로를 833mG(밀리가우스·전자파 세기 단위) 이하로 짓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설명했지만, 주민들은 다른 이야기를 들었다. “833mG의 전자파에 단기 노출되더라도 신경세포에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는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가 있다는 것을 산외면 주민들은 알고 있다. 2006년 12월, 정부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새로 송전선로 등을 만들 때는 4mG 이하로 짓는 것이 좋다”는 송전선로 전자파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4mG 이하일 때만 인체에 미치는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동의를 얻는 과정도 생략됐다. 한전이 송전선로 구간을 확정한 것은 2005~2006년이다. 주민들은 “송전선로 구간 확정 과정에서 제대로 된 공청회 한번 열지 않았다”고 성토하고 있다. 상동면의 경우 2005년 8월 면사무소에서 주민 38명만 모아놓고 일방적 설명회만 열었다. 당시 상동면 인구는 3536명이었다. 한전 관계자는 와 한 통화에서 “송전선로가 지나는 모든 마을 주민들을 상대로 공청회를 열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주민 및 지역 단체들은 “새로 송전탑을 세우지 말고 기존 송전탑에 증용량 전선을 설치하자”는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한전은 “2013년 완공되는 신고리원전 3호기와 2014년 완공되는 신고리원전 4호기의 전기까지 내보내려면 증용량 전선으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결국 밀양시 4개면 주민들은 지난 2008년 ‘송전탑 반대 주민대책위원회’를 꾸렸다. 백발이 허옇게 내려앉은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은 지난해 봄 송전탑 예정 부지인 화악산 중턱에 작은 움막을 지어 공사를 막고 있다. 공사 관계자들이 주민들에게 폭행과 폭언을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다.

경남 밀양지역 송전탑 공사를 둘러싼 한전과 주민과의 갈등이 주민 분신 사태를 겪고도 해결 기미를 보이기는커녕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오는 18일부터 공사를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자 마을 주민들은 진입로를 차단하는 등 적극 저지에 나설 태세다. 작은 사진은 송전탑 공사에 쓰인 포크레인 뒤에 모여 대책회의를 하고 있는 주민들. 밀양/류우종 기자wjryu@hani.co.kr

지난 14일 밤 10시. 부북면 주민 10여명이 서울에서 기자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화악산 움막에 몰려들었다. 대부분 70대 이상의 노인이었다. 그 가운데 이금자(81)씨가 말했다. “지난 겨울이라. 공사 인부들이 송전탑 세운다꼬 나무를 전부 벨라카잖아. 그거 막겠다꼬 나무마다 붙잡고 우는 할매들한테 인부들이 ‘다 묻어버리겠다’꼬 위협했대이.”
거죽만 남은 이씨의 볼이 파르르 떨렸다. “꼬부랑 할매들이 산을 기어다니니까 개처럼 봤나. 할매들한테 손가락 내밀고 ‘워리 워리’ 카잖아. ‘XX년’이라 카는 놈도 있었다카이.” 여든이 넘은 이씨는 울먹였다. “내사 이런 욕을 당할 바엔 이치우 할배 따라 죽어삐는 게 안 낫겠나 카는 생각도 든다꼬.”
이씨는 지난 3월5일 써서 웃옷 주머니에 꼬깃꼬깃 접어 넣어둔 유서 한장을 꺼냈다. “이곳에 송전탑만 들어오면 나는 몸뚱이에 기름을 붓고 죽을 것이다. 이 늘긍게(늙은 것이) 보상받게 한다고(보상받으려고) 한 일이 분명이 않이다.(분명 아니다) 한전놈들은 드러라(들어라).”
“언제든지 분신하려고 집집마다 기름통 하나씩 갖다 놓고 유서는 손에 꼭 쥐고 잔다”고 움막에 모인 주민들은 말했다. 부북면 주민 진해권(65)씨는 “산을 뺏기거나 내가 죽거나 둘중 하나”라고 말했다. 지난해 진씨는 송전탑 예정지로 선정된 선산 일부를 강제로 뺏겼다. 4대째 이어지던 조상의 묏자리가 그에 이르러 파헤쳐질 수도 있다.
조경태 의원(민주당)은 “개발독재 시절 만들어진 법률이 21세기에도 고쳐지지 않고 그대로 활용돼 주민들과 충돌을 빚고 있다”며 “주변지역 토지소유자 3분의 2의 동의를 받아야 공사를 진행할 수 있는 ‘전원개발촉진법 개정안’을 19대 국회에 발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9대 국회 개원과 법률 통과 이전에 한전이 공사를 마치려 한다고 주민들은 생각한다. 화악산 움막 근처 송전탑 예정지는 이미 벌목이 끝난 상태였다.

밀양/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2012년 5월 9일 수요일

비당권파 반격, "현장투표 4분의 1이 무효표"


이글은 뷰스엔뉴스(VIEWS&NEWS) 2012-05-09일자 기사 '비당권파 반격, "현장투표 4분의 1이 무효표"'를 퍼왔습니다.
조준호 "당권파, 손바닥으로 하늘 가릴 수 없다. 승복하라"

조준호 통합진보당 부정선거 진상조사위원장이 9일 당권파의 부실조사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대반격에 나섰다. 

조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권파인 이정희 공동대표가 '진상조사위원회가 누명을 씌워 당이 무너졌다'고 주장한 데 대해 "총체적 관리부실 부정선거라는 진상조사위원회의 입장에는 추호도 변함이 없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석고대죄의 심정으로 매를 맞아야 한다"고 질타했다. 

그는 총체적 부정선거의 구체적 근거로 현장 총투표 5천435표 가운데 전체의 4분의 1에 달하는 1천95표가 무효처리된 사실을 꼽았다. 이는 조사 전에 중앙선관위가 무효처리한 611표와 조사결과 무효처리대상 1천95표를 합한 것으로, 전체 유효표의 24.2%에 달한다. 

무효표는 유형별로 투표인수와 투표용지 불일치 3개, 볼펜기표 4개, 투표관리자의 직인 없는 투표용지 4개, 선거인명부 관리자 서명 부재 1개, 미분리 투표용지 12개 등 총 31개 투표소에서 무더기 발견됐다. 

조 위원장은 "이는 의혹으로 남아 있는 61개소와 온라인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현장표를 제외하더라도 전체 유효표의 24.2%에 해당함으로 그 값이 반영된 중앙선관위의 발표는 신뢰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부실한 선거관리가 진행됐고 그 결과에 따라 부정이 발생할 수 있는 근본적 원인제공 사유가 명백하므로 총체적 부실, 부정 선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명기회를 차단했다'는 당권파의 주장에 대해서도 "현장 실사나 각지역위 면담은 2차 조사에서 진행될 예정이라 밝힌바 있다"며 "향후 책임자처벌의 수위를 결정하거나 대책 수립시 충분한 소명 기회가 주어져야 할 것으로 사료되나 진상조사위는 비례후보 선출의 중요성을 감안해 중앙선관위가 문서로 제출한 현장투표 시행 규칙 및 선거관리규정에 따라 조사를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현장 당원의 명예훼손' 주장에 대해서도 "보고서는 각 지역위나 담당자를 직접 거론한 바 없고 증거 자료 또한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블라인드 처리,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가피한 조치였으며 당원들의 명예를 지키고자 했다"며 "그 진의를 왜곡하고 중앙선관위가 앞장서서 공청회에서 직접 지역위와 당원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명예를 훼손했다고 하는 주장은 동의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문제 투표소 지역위와 당원들의 소명서에 대해선 "소명서는 비례후보 선거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함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몰랐다. 바빴다, 기억 없다, 장난 서명' 등의 이유로 행위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받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특히 공청회자료에서 제시된 해당 투표소의 경우 선거인명부 선거인서명 318, 관리자서명 319, 투표용지 318인 지역으로 소명이 사실이라면 투표인 수와 투표용지 불일치 사례가 인정되어 현장투표함 전체가 무효에 해당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온라인투표에 대해서도 "투표시스템은 신뢰성을 보장하지 못하는 오류투성이의 시스템"이라며 "사용된 투표시스템은 투표 와중 무려 6차례 프로그램 수정작업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투표데이터의 수정까지 있었던바 그 수행된 투표결과를 신뢰하지 못함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석기 표적조사' 주장에 대해선 "특이한 유형 동일IP 투표를 표본조사한 것일뿐 특정후보를 겨냥하지 않았다"고 일축했고, '비밀투표 원칙' 훼손 주장에 대해서도 "전담자 외에 다른 조사위원도 어느 후보의 자료인지 알고 있지 못하며 대표단에 보고할 때도 밝힌바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더 나아가 "업체의 협조 없이 가능하지 않은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 제시되는 구체적 수치를 보면 업체의 비밀 준수 신뢰가 현저히 무너졌음을 알 수 있다"며 "업체는 이번 투표시스템을 검증 없이 운용해 독립적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오히려 업체의 신뢰성은 두둔하면서 진조위의 비밀유출을 우려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당권파와 업체간 유착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조 위원장은 결론적으로 "정파위에 당이 있고 당 위에 국민이 있다"며 "이제는 국민들 앞에 우리당은 다툼 멈춰야 한다"며 당권파에게 부정선거 조사결과 승복을 촉구했다.

비당권파는 오는 10일 오후 전국운영위에서 혁신 비대위 구성안을 통과시킨 뒤 12일 중앙위원회에서 비대위 구성안을 통과시키는 동시에 공동대표단과 비례대표 총사퇴안을 강행처리한다는 방침이어서, 이를 실력저지하려는 당권파와의 대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병성 기자

2012년 5월 8일 화요일

이정희 또 ‘자살골’…“이석기 외에 중복투표자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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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판사판 공개로 되레 총체적 부정 재확인…8일 공청회 강행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의 실토로 당권파 핵심인사인 이석기 당선자가 비례대표 온라인 투표에서 얻은 표의 61.5%가 IP 중복투표인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이 대표측은 다른 4명의 비례대표 후보자도 중복투표가 많았다며 그 수치를 공개했다. 그러나 이는 역으로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경선의 총체적 부실을 방증하는 것으로 또다시 ‘자살골’을 넣었다는 비아냥을 받고 있다. 

이정희 대표측은 7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다른 4명의 비례대표 후보자의 온라인 투표 전체 득표 중 동일 IP 득표율을 공개했다. 

1위 후보가 65.3%로 이석기 후보 61.5%보다 높은 후보가 있었으며 3위는 59.9%, 4위는 57.8%, 5위는 57.5%라고 밝히면서 온라인 투표 전체가 광범위한 중복 득표 비리가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이석기 당선자 뿐 아니라 다른 후보자도 비슷한 양상인 만큼 부정이 아니라 관행이라는 주장을 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이번 비례대표 경선의 총체적 부정을 국민들에게 확인시켜주는 결과가 된다. 또한 당권파들이 이번 사건을 단순히 권력투쟁으로 보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꼴이 됐다. 국민들은 당 내부의 권력 투쟁이 아니라 진보정당 안에서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사건이 일어난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유시민 공동대표가 대표단 회의에서 “정치적 정통성의 위기가 당 내부에서 발생한 것은 우리 당 스스로 민주주의의 기본 규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데서 시작됐다”며 “진상조사위원회가 총체적 부정, 부실 경선이라고 이야기했던 그 내용이 바로 당원들의 직접투표, 비밀투표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데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심상정 공동대표는 “진보정당의 오랜 관습, 관행, 문화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며 “그런 낡은 관행과 습성을 10여년 이상 혁신하지 못하고, 그것을 방치하고 키워온 책임 하나만으로도 우리의 죄는 너무나 무겁다”고 사안의 중대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정희 대표는 진상조사보고서 검증을 위한 공개 공청회 강행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 밤 ‘진상조사위원회에 진상 보고서 검증 공청회 제안 공문’을 발송해 조준호 진상조사위원장, 박무‧고영상 진상조사위원에게 8일 오후 2시 공청회에 참석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진상조사위원들은 이날 공청회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천호선 대변인은 8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지난 5,6일 전자회의 말고 18시간동안 회의를 하면서 진상조사위 보고서의 문제점이나 미흡한 점을 놓고 수십번 반복하며 문제제기를 했다”며 “그때 회의 분위기도 굉장히 좋지 않았다, 참관인들이 막 회의를 방했다, 공청회를 다시 연다는 것은 그런 상태에서 다시 반복하겠다는 뜻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이정희 대표는 5일 전국운영위원회에서 비공개 대표단회의의 회의록까지 공개하면서 이석기 당선자가 온라인투표에서 득표한 1만 여 표 중 60% 정도가 IP 중복투표였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실명을 거론해 화를 자초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진상조사 보고서가 과도하고 편파적이라며 당권파인 이석기 당선자를 표적으로 삼는 조사라는 것을 부각시키기 위해 한 말이었지만 동일 IP에서 중복투표가 60% 나왔다는 선거 부정을 자인한 셈이 됐다.

강우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