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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18일 토요일

대출 받아 집 좀 사세요… MB의 마지막 폭탄 돌리기?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8-17일자 기사 '대출 받아 집 좀 사세요… MB의 마지막 폭탄 돌리기?'를 퍼왔습니다.
[뉴스분석] 예상소득 인정? 정부 ‘보완대책’ 실효성 의문… DTI 비율 80%까지 치솟을 수도

정부가 17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완화하는 ‘보완 방안’을 확정했다. 지난달 21일 열린 ‘내수활성화를 위한 민관합동 토론회’ 논의 결과다. 주택담보대출 DTI를 산정할 때, 순자산과 장래예상 소득도 소득으로 인정하는 등의 내용이다. DTI 규제의 ‘불합리한 측면’을 해소하는 차원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관련기사 : 청와대 마라톤 끝장토론? 결과가 고작 DTI 완화 )

정부는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 중앙청사에서 제3차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DTI ‘보완대책’을 논의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당초 8월 말에 논의하기로 했던 DTI 규제의 불합리한 점을 보완하는 방안을 앞당겨 논의하고자 한다”며 “가능한 8월말까지 (보완대책을) 마무리해 성과가 조기에 가시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논의 끝에 확정한 DTI 보완대책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정부는 DTI를 산정할 때, 40대 미만 무주택자에 대해서는 장래예상소득을 인정하기로 했다. 대출 시점의 소득만을 기준으로 했던 것과 달리, “연령대별 평균소득증가율을 기준으로 장래 예상소득을 추산하여, 소득지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것이다. 

순자산을 소득으로 인정하는 방안도 내놨다. 증빙 소득이 없는 경우, 대출자 본인이나 배우자 소유의 순자산을 근거로 소득규모를 추산해 DTI를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인정되는 소득만큼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이 늘어나게 된다. 다만 정부는 순자산의 소득환산을 통한 주택담보대출은 1건으로 제한하고, 인정 소득 금액도 5100만원으로 제한했다. 

▲ ⓒCBS 노컷뉴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보완대책’은 사실상 DTI 규제를 허무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장은 “DTI 규제를 사실상 무력화시키는 대책”이라며 “실제로 DTI 비율이 70~80%까지 올라가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경우 50%, 인천·경기에 60%의 DTI 비율이 적용되고 있지만, 정부가 ‘뒷문’을 열어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예상소득 인정도 논란거리다. 정부는 매년 발표되는 국세통계연보 상의 연령대별 근로자 급여증가율을 근거로 은행들의 자율적 판단에 맡긴다는 방침이지만, 실직 등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았다. 실제 대출자의 소득이 그만큼 인상되지 않을 경우, 언제든 상환 압박이 이어질 수 있다. DTI 비율이 기준치를 초과하게 되는 건 물론이다.

순자산을 소득으로 인정하는 방안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주요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 은퇴자들의 경우, 굳이 빚을 더 내서 시장에 뛰어들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선 소장은 “시장이 죽어있는 상황에서 빚을 더 내서 주택을 구입할 동기가 있겠냐”며 “투자 관점에서라도 (주택 구입을 촉진하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빚을 더 늘리는 식의 정책으론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집값이 앞으로도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고, 가계가 더 이상 빚을 낼 여력이 없는 상태에서 이번 보완대책은 ‘쥐어짜기’나 다름없다는 이야기다. 그동안 ‘임기응변식’으로 이어진 정부 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 땅에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폭탄 돌리기’의 우려도 있다. 선대인 소장은 “구조적인 침체 상황에서 단계적으로 하향 안정화를 통해서 해소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대책은)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고, 오히려 더 키우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근본적인 ‘암’ 덩어리에 손을 대지 않고, 정부가 진통제만 투입하고 있는 셈이라는 이야기다. 

정부는 이 같은 ‘보완대책’을 9월 중 시행할 수 있도록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1년간 시행 후, 계속 시행 및 보완 여부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허완 기자 | nina@mediatoday.co.kr  

2011년 11월 24일 목요일

[사설]한·미FTA 무효화 투쟁 정당하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1-11-23일자 사설 '[사설]한·미FTA 무효화 투쟁 정당하다'를 퍼왔습니다.
야 5당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등 그동안 한·미FTA를 반대해온 시민사회단체들이 어제 비준 무효화를 선언하고 이를 관철하기 위한 투쟁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그제 한나라당이 한·미FTA라는 국가 간 중대 조약의 비준을 날치기 처리한 것은 헌정 사상 초유의 폭거로서, 야권과 시민사회가 비준 무효화를 위해 즉각 나선 것은 정당한 행동이다.

한·미FTA 비준이 무효화돼야 하는 이유는 날치기 비준 처리로 인한 의회민주주의 파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미FTA는 2006년 6월 협상을 시작한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밀실 협상’과 ‘졸속 대응’으로 일관한 보기드문 조약이다. 협상 과정에서 국민과 국회는 철저히 배제됐고, 찬반양론이 치열하게 갈린 상황에서 국민적 합의를 끌어내기 위한 제대로 된 의견수렴도 없었다.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는 무시됐다. 한나라당의 날치기 비준 처리는 절차적 정당성이 실종된 한·미FTA의 예고된 수순이다

절차적 정당성보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한·미FTA 그 자체에 있다. 한·미FTA는 단순히 교역을 늘리기 위한 협정이 아니라 우리의 법과 제도, 관행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미국화’하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경제적 효과는 정부 주장보다 더 작을 수도 있고, 반대 진영의 주장보다 더 클 수도 있다. 우리가 우려하고 경계하는 것은 한·미FTA를 통해 이식될 신자유주의, 즉 미국식 시장 자본주의가 초래할 병폐다.
규제 완화와 시장자율, 기업 제일주의와 개방을 통한 무한경쟁으로 상징되는 신자유주의가 낳은 양극화의 문제는 이미 세계의 고민거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통해 우리는 신자유주의의 한계와 부작용을 똑똑히 목도했다. 그럼에도 정부와 한나라당은 ‘미국화=선진화’라는 맹목적 인식에 사로잡혀 한·미FTA를 ‘절대선(善)’으로 떠받들고 밀어붙이고 있다. 시대착오적이다.

그동안 수없이 지적돼온 한·미FTA의 불합리·불평등 조항들은 국내법과 제도를 비롯한 경제·사회 체질을 미국화하는 도구다. 미국 법령과 협정이 충돌하는 경우 미국 법령이 우선하지만, 협정과 충돌하는 국내 법률은 모두 무효가 되는 현실이 그 하나의 사례다. FTA를 위해 14개 법을 뜯어고쳤다. 사법주권 침해 우려뿐이 아니다. 시장만능주의의 부작용으로 인해 갈수록 정부의 역할, 정책의 공공성이 절실해지는 상황에서 투자자-국가소송제는 경쟁에서 낙오할 수밖에 없는 취약계층·취약산업을 보호할 국가정책을 위협한다. 정부는 이미 FTA와 충돌한다는 이유로 중소상인보호를 위한 유통법·상생법을 반대한 바 있다. 한번 개방하면 그 폭을 되돌릴 수 없도록 한 역진방지 장치 등도 업종간·계층간 양극화를 더욱 확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가뜩이나 사회안전망이 취약한 국내 현실에서 농어민·중소상인 등 개방 파고에 휩쓸릴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입법활동이나 공공정책의 자율성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돈으로 피해보상하고 넘어가는 ‘사실상 농업 포기’는 또 다른 문제다.

4년 넘는 논쟁에도 불구하고 한·미FTA는 끝내 독소조항 한 군데 손대지 못한 채 날치기로 비준 처리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열린 관계장관 회의에서 “이제 더 이상 갈등을 키우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된다”며 한·미FTA 비준으로 더 이상의 논란은 불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날치기 비준은 끝이 아니다. 무효화의 정당성을 더욱 공고히 할 뿐이다.

[사설] FTA 피해도 제대로 모른 채 무슨 대책인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23일자 사설 '[사설] FTA 피해도 제대로 모른 채 무슨 대책인가'를 퍼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에서 긴급 관계장관 회의를 열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뒤 피해가 예상되는 부문에 대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고 한다. 앞서 외교통상부도 대변인 성명에서 “정부는 피해 우려 분야에 대한 보완대책을 차질없이 시행하는 데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시행하겠다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한나라당의 날치기 비준동의에 이어 국내 후속 대책마저 졸속으로 시행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정부가 잠정적 목표로 잡은 협정 발효일은 내년 1월1일이다. 협정이 이대로 발효되면 당장 농어민과 소상공인, 내수에 의존하는 중소기업과 제약업계가 타격을 받게 된다. 2007년 6월 말 두 나라 정부가 협상 종료와 함께 체결을 선언할 때부터 예고된 충격이다. 그러나 4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부의 피해대책은 막연하고 실효성도 없어 보인다.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정부의 국내 보완대책이 얼마나 부실한지는 농어민 지원대책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지난 8월에 정부가 발표한 지원대책은 10년 동안 22조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해 피해 농민을 구제하고 농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게 골자다. 이는 2004년 한-칠레 자유무역협정발효 때 만든 대책을 2007년 참여정부에서 한-미 협정 체결 때 재탕하고, 이명박 정부가 다시 ‘삼탕’한 것일 뿐이다. 심지어 박정희 정권 때부터 해온 농업육성 사업까지 협정 피해 대책으로 포장한 경우도 있다. 이러니 큰 충격을 코앞에 둔 농민들은 정부가 발표하는 대책에 위로는커녕 절망감만 느끼는 것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국회 비준동의를 밀어붙이는 데 급급해 정확한 국내 피해 규모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다. 더욱이 기대효과는 뚜렷한 근거도 없이 부풀리고 불 보듯 뻔한 피해는 되도록 줄여 여론을 호도해왔다. 한-미 협정에 대한 과장 논리의 압권은 이명박 대통령이 요즘 자주 거론하고 일부 언론이 확대재생산하는 ‘경제영토 확장론’이다. 역사의식과 현실 인식 능력이 지극히 의심스런 논리다. 경제강국들과 무분별하게 경제통합을 추진하다 파국을 맞은 사례가 세계 곳곳에 널려 있는데도 어떻게 이런 주장을 할 수 있는지 의아할 뿐이다. 대격변기를 맞아 객관적이고 냉철한 상황판단 능력이 없으면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 지금 정부의 모습이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