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1일 일요일

어떻게 목사 성폭행이 계속 될 수 있었을까


이글은 한겨레신문 종교전문 조현기자의 블로그 조현글방 휴심정 2012-06-29일자 기사 ‘어떻게 목사 성폭행이 계속 될 수 있었을까'를 퍼왔습니다.

전병욱목사

목사라는 갑각, 전병욱의 갑각을 떼어 내자
전병욱 개척이 보여 주는 하등 종교 한국교회

한두 명도 아니고 또 한두 달 사이에 발생한 일도 아니고…. 다수의 여성들에 대해 수년에 걸친 긴 시간 동안 발생해 온 이런 추잡한 일이 어떻게 이처럼 철저하게 교회 안에서 숨겨진 채 유지될 수 있었을까? 전병욱에게 그런 일을 당한 여자들은 왜 침묵하고 결국은 수긍 아닌 수긍으로 받아들였을까?

대충 짐작은 했지만 이번에 이진오 목사가 오픈한 '전병욱 목사, 진실을 밝힙니다'라는 사이트의 내용들을 보면서 든 가장 큰 궁금함은 바로 이 점이었다. 이 궁금함을 나름 해결하려고 생각하면서 이 글을 쓴다. 내가 생각한 이유들은 다음과 같다.


일. 믿음(신앙) 좋은 자매라는 환상

잠시 눈을 감고 내 머리에 떠오르는 교회 내 믿음 좋은 자매, 신앙 좋은 자매를 한번 떠올려 보자. 아마 최소 몇 명의 여자들이 생각날 것이다. 항상 긍정적인 말을 하고 얼굴에는 항상 미소를 띄고 있으며, 무엇보다 지도자(권위)에게 순종하고 교회 내에서 봉사 내지 선교 활동에 열심이며 공적 모임에 절대 빠지지 않고 집회 시간 중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기도하고 두 손 들고 눈물로 찬양하며 하루도 Q.T를 빼먹지 않는 그런 자매. 몇 명은 분명 우리 주변에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 평생을 기독교 환경 안에서 특히나 목사는 하나님의 종이라는 도식 아래 살아온 사람들 중에서도 주변에서 믿음 좋다는 소리를 듣는 여자의 심리를 생각해야 한다. 내가 그런 여자가 아니라 100%는 모르지만 나도 나름 교회 밥 먹고 자란 사람이라 이것 하나는 말할 수 있겠다. 그런 여자들의 심리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사회 속의 여자들과 많이 다르다는 사실을.

그들은 좋게 말하면 착하고 나쁘게 말하면 나름의 환상 속에서 살고 있다. 누가 보아도 겉으로 드러나는 신앙의 모습들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데, 어딘가 아주 중요한 부분에서 나사가 한두 개 이상 빠진 것 같은 사람. 이런 자매들이 그런 성향을 더 강화시키며 나이가 먹어 집사가 되고 권사가 되면 이제는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그런 경우 그런 자매로부터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그들의 자식이다. 주변으로부터 수도 없이 '신앙 좋다, 믿음 좋다'라는 말을 듣는 그들, 그러나 그런 칭찬들은 그들을 더 자신들만의 세계 속에 가두게 하는 독이 될 수도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 큰 교회 목사라는 위치가 주는 말할 수 없는 위엄과 권위

교회에서 믿음 좋다는 칭찬을 받기 위한 선결 조건은 무엇보다 지도자에 대한 절대 순종이다. 큰 교회, 작은 교회를 떠나 교회 지도자와 의견 충돌이 있는 사람은, 그 사람의 의견이 아무리 옳더라도 교회에서 믿음 좋다는 칭찬받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차라리 마태복음 한 번도 안 읽어 본 초신자이지만 등록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부터 교회 내 봉사에 열심을 내고 담당 목사에게 밥도 자주 대접하고 그렇게 한다면, 그 사람은 조만간 믿음 좋은 형제로 바로 등극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우리 교회에서 목사, 특히 담임목사가 갖는 지위는 거의 절대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교회 전체에서 목사라는 타이틀이 주는 힘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이게 얼마나 웃긴가? 그 어려운 화란 자유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한 손봉호 장로도 목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인해 목사들로부터 보이지 않는 '따' 또는 '무시'를 받는 것이 한국교회의 현실이다. 딸랑 몇 달 과정의 단기 속성 코스로 목사가 된 사람도 자신이 목사라고 몇 년 걸쳐 신학을 공부한 사람을 웃기게 생각한다면? 그리고 성도들은 그냥 그 사람 뒤에 붙은 타이틀만으로 사람을 평가한다면? 웃긴 일이다. 그러나 이게 우리의 현실이다.

자, 크던 작던 목사라는 타이틀이 주는 힘은 분명한 현실이고 교회 성도에게 있어서 그들에 대한 순종은 성도가 교회 내에서 갖는 위상에 절대적 영향을 발휘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얘기하는 목사가 무슨 시골 작은 교회도 아니고, 보통 중형 교회도 아니고 바로 다음과 같은 목사이다.

그는 그냥 남 또는 아버지가 키워 놓은 큰 교회를 덜컹 물려받은 재수 좋은 목사가 아니라 스스로 이름도 없던 작은 교회를 한국을 대표하는 교회들 중의 하나로 직접 성장시킨 목사이다. 또한 한국에선 드물게 자신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스스로 글을 쓸 수 있을 뿐 아니라 내는 책마다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는 작가이기도 하다(교보문고에는 전병욱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얘기가 전설처럼 전해 온다. 이문열 같은 작가도 출판사의 적극적 홍보가 없으면 한 시간 사인회를 유지하기 힘든 것이 현실인데 전병욱이 사인회를 했을 때 두 시간이 넘게 줄이 줄어들지 않아 교보 역사상 최초로 사인회 시간을 연장했다는 사실이다).

그가 인터넷에 올리는 설교는 최소 수 만의 사람들이 접속해 들으며, 홈페이지에 그가 사소한 글 한 줄 또는 사진 한 장 올리면 채 30분이 안 되어 수백의 조회 수를 기록한다. 그는 매일 남들이 정신없이 자고 있을 새벽 3시 전에 일어나 낙타 무릎이 되도록 기도한 후, 자전거를 타고 체력을 다지며 보통 사람이 한 달에 한 권 읽기도 힘든 책들을 하루에도 몇 권씩 읽는다.

그게 다가 아니다. 대부분의 목사들이 한 주에 하나 준비하기도 힘들다는 설교도 그가 손을 대면 그냥 가뿐하게 일주일에 열 개 정도는 바로 준비되고, 그의 입담을 통해 전해지는 설교에 목을 매는 사람들은 한국뿐 아니라 한국인 모여 사는 곳 어디라면 사방팔방에 널려 있다. 그래서 혹 사람들은 그를 한국교회 미래를 책임일 지도자또는 한국교회의 황태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자, 이런 사람이 지금 위에서 말한 평생 교회 안에서 순종을 배우며 자란 믿음 좋은 자매에게 은밀히 다가온다면? 그것도 단 둘이, 그들 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너는 나에게 힘이 되는 존재야, 너는 내게 위로가 되는 존재야"라고 말하며 그 자매에게 손을 뻗는다면? 그걸 거부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게다가 그 단계까지 이미 교묘하게 단계별로 발전된 상태라면 말이다.


삼. 인간은 누구나 자신을 보호하려 한다

전병욱과의 사건을 남녀 간의 섹스로 인정하는 순간 그 사건은 다음 두 가지의 카테고리 중 하나에 속하게 된다. 우리의 믿음 좋은 자매는 결혼한 남자와 간통을 저질렀거나 또는 남자로부터 성폭행당했거나 둘 중 하나의 경우에 해당된다. 이 두 가지는 다 여자에게 특히 위에서 말한 신앙 좋은 자매에게 있어서는 결코 스스로 받아들일 수 없는 치명적 진술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의 지배하에 산다. 의식하던지 아니던지 말이다. 따라서 이 두 가지 경우는 믿음 좋은 자매의 경우 어떻게 하든지 외면해야만 하는 사실일 수밖에 없다. 그럼 어떻게? 그 답은 이미 우리의 머리 좋은 전병욱이 알려 주었다.

믿음 좋은 자매가 겪은 일은 결코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도 아니고…. 당연히 아니다. 그녀는 다름 아닌 하나님의 나라 확장을 위해 크게 쓰임 받고 있는 주의 '큰' 종을 '위로'해 주었다라는 식의 자위의 형태로, 주의 종이 주의 일을 더 잘 하도록 도와줬다라는 식의 분명 무의식적인 합리화로 자신을 달랠 수밖에 없었으리라. 그래서 전병욱이 똑똑하다는 것이다. 우리의 똑똑한 전병욱은 무엇보다도 신앙 좋은 자매의 '신앙 좋음'을 철저히 악용했다.

"너 때문에 내가 산다", "너 때문에 내가 숨을 쉬고 제대로 목회할 수 있다" 등등의 말을 아마 그는 그 관계 중에 수도 없이 속삭였을 것이다.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과연 우리 교회 속의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이런 거짓을 당당히 거부하고 또 폭로할 수 있을까? 다시 말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냥 시골 동네 교회 목사도 이런 식의 카리스마를 이용한 성적 희롱이 가능한데, 하물며 전병욱이야?


사. 지금 홍대 새교회 사람들, 그리고 그들과 마찬가지로 목사를 숭배하는 사람들

실질적 무신론자라는 말이 있다. 입으로는 하나님을 믿는다고 말하지만 삶을 보면 하나님과 상관없이 사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나는 우리 주변에는 실질적 목사 숭배자들이 차고 넘친다고 생각한다. 비록 입으로는 목사가 아닌 하나님을 섬긴다고 하지만 그들의 행동을 보면 그들이 섬기는 것은 목사인 사람들. 하나님 앞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보다는 목사의 눈치를 살피는 데 급급한 사람들. 그들은 실질적 목사 숭배자들이다. 삼일교회의 당회와 목회자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오늘날 홍대 새교회라는 기막힌 교회가 또 하나 생기는 사태까지 오게 되었다.

입은 신을 부르지만 실상은 사람을 숭배하는 종교, 전형적인 하등 종교의 특징이다. 이 점을 통해 볼 때 기독교는 사실상 지금 한국에서만은 하등 종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 몇몇 교회들을 생각해 보라. 그곳들이 정상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런 비정상이 어떻게 유지가 될까? 다름 아니라 타락한 인간이 벌이는 일들을 하나님이 하시는 일, 일반 상식선에도 못 미치는 인간이 저지르는 사건이 크면 클수록 하나님이 그들을 통해 '큰 일'을 하신다는 식의 사고에 사로잡힌, 기독교를 빙자한 하등 종교 신도들이 많기 때문이다.

어떻게 아직까지 전병욱에 목을 매는 사람들이 사라지지 않을까?

나는 그의 설교를 한 열 편정도 들었던 거 같다. 그의 설교는 나에게는 전혀 아무런 감동도 또 재미도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설교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내게는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굳이 내가 그들을 이해를 하려면 못할 것도 없다. 나는 지금껏 이런 식으로 그들을 이해해왔다. 미국에는 5-hour Energy라는 조그만 음료(약?)가 있다. 그 음료의 광고가 강조하듯이 몸이 나른해지는 오후 2~3시 정도에 마시면 몸에서 확 힘이 나게 하는 마법과도 같은 음료이다. 그 솟아오른 힘은 한 다섯 시간 유지된다고 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박카스와 비슷한 음료인데 그것보다 좀 더 진하고 효과에서 노골적인 음료이다.

난 전병욱의 설교가 많은 사람들에게 일종의 이런 음료의 역할을 하지 않나 싶다.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데 필요한 어떤 에너지, 동기부여 등을 반짝하고 제공하는 데 그의 말빨이 큰 역할을 했고 자꾸 그의 설교를 듣다보면 일종의 중독 상태에 빠지게 되고 말이다. 의사들은 5-hour Energy를 많이 마시지 말라고 한다. 바로 중독의 위험 때문이다. 이 음료는 마시면 마실수록 당장은 힘이 날지 몰라도 궁극적으로는 건강을 상하게 하기 때문이다. 나는 전병욱의 설교가 그런 설교라고 생각한다. 들을 때는 확 힘도 나고 불끈 하는 용기도 솟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기독교와 점점 별 상관없는 사람으로 만드는 설교 말이다.

한국교회는 지금 '목사라는 갑각'에 쌓여 있다. 그래서 이 목사라는 갑각이 떨어지면 연약한 속살밖에 없거나 아니면 그 속살마저 이미 말라있어서 아예 살이라고는 아무 것도 남지 않은 상태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이 목사라는 갑각에 더 목을 매는지도 모르겠다. 신앙생활의 생사 여부를 목사의 운명에 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목사가 사라지면 교회도 없다는 식의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가 살려면 이 갑각부터 떼어 내야 한다. 목사라는 갑각을 떼어내고 처음에는 힘들지만 약하고 연약한 내 속살을 세상을 향해 과감히 내어놓을 수 있어야 한다.

한국교회가 목사라는 갑각을 떼어 내는 첫 단계로 우리는 지금 전병욱이라는 갑각을 만났다. 그리고 전병욱이라는 갑각을 자신을 잔뜩 감싼 채 하나님의 영광을 읊조리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을 보고 있다. 우리의 현실과 우리의 수준을 그대로 가감 없이 보여주는 모습이다. 부정하고 싶지만 부정할 수 없는 적나라한 우리의 모습이다.

우리는 지금 어쩌면 하나의 작은 리트머스 시험지를 통과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과연 한국교회가 이 전병욱이라는 갑각을 떼어낼 수 있을지 없을지 판단하는 작은 시험 말이다. 나는 분명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 전병욱이라는 갑각보다 훨씬 더 교활하고 치사하며, 더 두껍고 더 더러운 갑각들, 우리 주변에 널린 소위 말하는 '큰 목사'들의 갑각들도 결국에는 다 떼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은 반전이다. 하지만 반전의 기쁨은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진리가 구호를 넘어 

행동으로 이어질 때에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우리는 한국교회를 둘러싼 수많은 갑각들 중 하나를 벗겨 낼 호기를 지금 맞고 있다.

추신 : 이런 글을 쓸 때마다 항상 마음이 아픈 것은 그렇지 않은 목사들이 더 많다는 영광보다는 고통과 고난 속에 사는 목사들이 더 많다는 사실 때문이다. 정말로 쓰레기 같은 소위 말하는 '큰 목사'들 때문에 작지만 진짜 목사들이 도매금으로 취급당하는 것 같아서 마음 아프다. 하루 빨리 한국교회의 주인공은 재벌 총수를 꿈꾸는 '큰 목사'들이 아니라 진실 되게 좁은 길을 가는 작은 목사들이 되길 바란다.

참고 사이트 : http://cafe.naver.com/antijeon/55에서 발췌

- 제가 너무 당황하고 충격적이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괜찮다면서… "내가 너무 힘든데… 니가 나에게 위로가 된다" 이러면서 성추행 시작했고… 괜찮다는 말로… 이런 게 다 결혼하면 도움이 된다… 그런 말을 했습니다.

- 고발해 봤자… 아무도 제 말을 믿어 주지 않고… 그리고 충분히 그 분은 설교가고 달변가기 때문에 제가 하는 말은 충분히 거짓말이라고… 사람들에게 얼마든지 매도할 수 있는 분이어서…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맨땅에 헤딩하기….

- 교회라는 조직이… 그리고 목사라는 직분이…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우리를 자라게 하는 분인데, 그런 곳에서 그분을 거역하는 건… 음, 나를 성장시킨 분인데 그런 사람한테…어떻게 보면 아빠가 잘못한다고 해서 그 아빠를 고소 못하잖아요. 그쵸. 그런 맥락에서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교회라는 곳이… 다른 종교 단체들도… 아마 한 사람에게 너무 권력이 집중되고 그 사람의 영향력이 너무 커지면서… 근데 그거에 대한 감시 능력이나 감사 능력, 옳지 못한 거에 대한 바른 목소리 내 주는 게 거의 전무한 거 같아요.

- 본인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대형 교회가 무너질 수 있고 더 나아가 한국교회에서… 또 영향력 있는 사람이라서, 한국교회 전체에 좋지 않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어서 인정할 수 없다고..

- 저는 글쎄요. 목사도 똑같은 사람인데 어떻게 보면 하나님이 세우신 제사장… 종교 역할 담당한 제사장인데….

옥성호 (edit) 기자




삼일교회 교인들, 전병욱 목사 면직 청원

"성범죄자가 목회해선 안 돼"…평양노회는 절차상 하자 이유로 접수 거절

삼일교회 교인들이 전병욱 목사 면직 청원서를 제출했다. 교인 20여 명은 6월 28일 서울 대치동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회관 앞에서 전병욱 목사의 면직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낭독하고 평양노회에 청원서를 냈다. 이번 청원에는 삼일교회 교인 117명이 서명했다. 온라인에서 진행하는 면직 청원에는 6월 28일 현재 356 명이 동참했다.

삼일교회 교인들은 "당회에 전 목사의 면직을 부탁했지만 당회가 받아들이지 않아 면직을 직접 추진하게 됐다"고 청원 이유를 밝혔다. 전 목사는 교인을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 2010년 사임한 뒤 당분간 자숙하며 치료받기로 노회 임원회, 삼일교회 당회와 구두로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전 목사는 약속을 어기고 지난 5월 21일 삼일교회 근처에 홍대새교회를 개척했다.

면직 청원에 참여한 맹현철 집사는 "엄연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사실을 시인하지 않은 사람이 교회를 개척하고 목회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누군가는 책임지고 면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목회자의 성범죄를 가볍게 여기는 한국교회 모습이 변화되길 기원했다.

교인들은 평양노회 사무실에 찾아가 청원서를 전달하려고 했다. 그러나 담당자가 전화 연결해 준 평양노회 관계자는 절차상의 하자를 이유로 접수를 거절했다. 전화 통화를 마친 후 담당자마저 사무실을 떠나면서 교인들은 서류를 사무실에 두고 올 수밖에 없었다. 교인들은 노회 태도에 아쉬워하며 총회 기획국에도 청원문을 전달했다.

삼일교회 교인들은 "평신도로서 전 목사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절차는 모두 했다"고 밝혔다. 올해 2월 24일 삼일교회 홈페이지에 '전임 목사 사임 건에 대한 진실과 회개를 요청합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사건의 전말 공개를 요청하면서 시작했던 전 목사를 향한 문제 제기는 이번 면직 요청을 마지막으로 마친다. 다만 온라인 면직 청원 운동은 계속한다.

▲ 삼일교회 교인들이 전병욱 목사 면직에 나섰다. 교인들은 전 목사가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회개하지 않고 다시 개척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 뉴스앤조이 김은실

한편, 면직 청원서에는 피해자들의 진술이 첨부됐다. 피해자들의 진술은 전 목사의 추행이 강간 미수 수준으로 추행 정도가 심각했으며 여자 교인 다수에게 상습적으로 이루어졌음을 보여 준다.

피해자 진술이 공개된 것은 지난 6월 20일 이진오 목사가 온라인 카페 '전병욱 목사 진실을 공개합니다'를 개설하면서부터다. 이 목사는 카페에서 성추행 내용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는 피해자들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피해자들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비판과 문제 제기 방식에 대한 논란이 있음에도 녹취록 공개는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고 충격적인 추행 내용은 인터넷에서 급속도로 퍼졌다. 카페 회원 수도 5000여 명에 이른다.

전 목사의 성추행 사실을 2010년 9월 처음으로 보도한 는 피해자가 2차 피해를 보지 않도록 구체적인 피해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자 이를 악용한 일부 언론이 안마 수준의 추행을 과대 포장했다는 식으로 왜곡 보도를 했다. 피해자들은 신천지 등 이단으로 매도됐다.

삼일교회를 10년 넘게 다닌 김영희 씨는 "단순히 심각한 추행이라고 했을 때는 문제가 크게 와 닿지 않았다. 구체적인 사실을 적나라하게 듣고 나니 진짜 범죄라는 것을 깨달았다. 홍대새교회로 가려다 피해 사실을 알고 마음을 돌린 교인도 있다"고 했다. 김 씨는 "전 목사님을 오랫동안 존경하고 따랐던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회개하길 바란다"고 했다.

▲ 평양노회는 서류 접수를 거절했다. 노회 담당자가 접수를 거부하면서 교인들은 몇십 분간 사무실에 서 있다가 서류를 두고 나와야 했다. ⓒ 뉴스앤조이 김은실

전병욱 사건 해부하는 긴급 토론회
주최, 7월 12일 청어람…박종운·이진오·지강유철·한종호·황영익

성폭력 여성들의 증언이 공개되고 자숙하라는 여론이 빗발쳤지만, 전병욱 목사는 목회 현장에 복귀했습니다. 8월에는 창립 예배를 드리기로 했습니다. 제어되지 않고 폭주하는 전 목사의 행보를 놓고 가 긴급 토론회를 벌입니다. 토론회는 '전병욱 사건을 통해 보는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7월 12일 저녁 7시 서울 명동 청어람 소강당에서 진행합니다.

저마다 전 목사 혹은 삼일교회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이들이 발제자와 사회자로 참여합니다. 저자 한종호 목사(도서출판 꽃자리)가 '전 목사의 설교 어제와 오늘'을 주제로 발제합니다. 한 목사는 10년 전 에서 전 목사의 설교를 비평했는데, 이번 사건 이후 다시 최근 전 목사의 설교에서 드러나는 문제점들을 파헤칩니다.

지강유철 선임연구원(양화진문화원)은 '놓쳐선 안 될 전병욱 사건의 또 다른 실체'를 발제합니다. 지 선임연구원은 전 목사가 부임하던 시기에 삼일교회 부교역자로 사역한 인연 덕분에 삼일교회 내부의 구조적 문제를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개인의 도덕적 타락으로만 볼 수 없는 삼일교회의 구조적인 모순에 기인한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짚을 계획입니다.

전병욱 사건의 피해 여성들의 변호를 맡은 박종운 변호사(법무법인 소명·개혁연대 공동대표)가 '법조인이 바라본 전병욱 사건'을 발표합니다. 사건 초기부터 깊게 개입한 박 변호사는 법적인 문제를 짚는 차원을 넘어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이번 사건을 겪으며 기독 법조인으로서 품은 고뇌와 문제의식을 털어놓습니다.

황영익 목사(교회2.0목회자운동 실행위원)는 '목회 윤리와 목회자 권징'을 주제로 발제합니다. 황 목사는 최근 전 목사의 성 문제 등을 꾸준히 제기하면서 소송까지 당한 적 있습니다. 황 목사는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목회와 치리도 하지 못한 교단과 노회 문제를 지적합니다.

토론회 사회는 이진오 목사(더함공동체교회)가 맡습니다. 이 목사는 네이버 카페 '전병욱 목사 진실을 공개합니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목사의 사회로 발제자는 참석자들이 전병욱 사건으로 드러난 한국교회의 현실을 분석하고 해법도 토론할 예정입니다.

문의 : 02-744-4116  주재일 (jeree)기자 


긴급 토론회 : 전병욱 사건 통해 보는 한국교회

1. 일시 : 2012년 7월 12일 저녁 7시

2. 장소 : 청어람 소강당

3. 사회 : 이진오 (더함공동체교회 목사·네이버 카페 '전병욱목사진실을공개합니다' 운영자)

4. 발제 

1) 지강유철 (양화진문화원 선임연구원)
- 놓쳐선 안 될 전병욱 사건의 또 다른 실체

2) 한종호 (꽃자리출판사 대표· 저자) 
- 전병욱 목사 설교의 어제와 오늘

3) 박종운 (법무법인 소명 변호사·개혁연대 공동대표) 
- 법조인이 바라본 전병욱 사건

4) 황영익 (교회2.0목회자운동 실행위원)
- 목회 윤리와 목회자 권징

  조현 기자

교회개혁연대, 전병욱 목회 안돼


이글은 한겨레신문 종교전문 조현기자의 블로그 조현글방 휴심정 2012-06-30일자 기사 '교회개혁연대, 전병욱 목회 안돼'를 퍼왔습니다.

 사진 '전병욱 목사 중보 기도 모임' 블로그 영상 갈무리

교회개혁실천연대가 성스캔들로 삼일교회 담임직에서 사퇴한 전병욱 목사가 홍대새교회를 개척하려는 것과 관련해 29일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삼일교회 당회실에서 여성 교인을 성추행하고 구강성교를 하고 이 외에도 장기간에 걸쳐 다수의 자매가 성피해를 당한 제보가 접수되었다”면서 “전 목사는 목사로서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심각한 범죄를 저질렀으므로 목회를 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홍대새교회에 대해 “전병욱 목사 청빙을 포기하라”고 권고하고, 전 목사가 속한 예장합동 평양노회에 대해선 전 목사를 면직시킬 것을 요구했다

.

다음은 교회개혁실천대의 성명 내용이다.

 전병욱 목사와 홍대새교회에게 권고합니다.

전병욱 목사는 홍대새교회 개척을, 홍대새교회는 전병욱 목사 청빙을 포기하기 바랍니다.

전병욱 목사는 2009년 11월 경 당시 담임하던 삼일교회 당회실에서 여성 교인을 성추행 했습니다. 진상 파악을 위해, 2012년 4월 9일 삼일교회 당회의 공식 발표 내용 일부를 그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그 내용은 당회장실에서 피해자를 호출하여 옷을 벗은 후 구강성교를 한 것입니다. 이 사실을 장로들은 2010년 12월 초 자매를 만나 증언을 들었습니다. 이 외에도 장기간에 걸쳐서 다수의 자매가 성피해를 당했다는 제보가 접수되었지만, 이것을 다 확인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를 통해 당시 전 목사는 목사로서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심각한 범죄를 저질렀음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최근 전병욱 목사는 오는 8월 15일 홍대새교회를 개척하고 목회에 복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본 단체는 전 목사가 회개와 치료를 통해 목사직을 다시 수행할 만한 자격을 회복했는지 확인하고자 면담을 신청했으나 거절당했습니다. 이에 본 단체는 정황 증거들로 판단할 때, 전 목사는 절대로 교회를 개척하거나 목회에 복귀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1. 전병욱 목사는 홍대새교회 개척을 포기하기 바랍니다.

전병욱 목사 측 대리인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피해 여성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이들은 전 목사를 사임시키려고 과장되거나 허위 사실을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통해 전 목사는 잘못을 시인하지 않고 오히려 사실을 은폐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전 목사가 자신의 범행으로 인해 평생 씻기 힘든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 증거는 없습니다. 또한 그는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과거 자신의 저서를 읽고 큰 영향을 받았으나 본 성추행 사건으로 인해 극심한 영적 공황상태에 빠진 전국의 독자들에게 공개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할 때 전 목사는 성중독 환자로 판단되며, 이에 삼일교회 당회 또한 성중독 치료비를 지급했으나 그가 치료 받은 증거는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임(2010년 12월)부터 개척(2012년 8월)까지 18개월의 기간은 흉악한 죄질을 감안할 때 자숙의 기간이라 하기엔 너무 짧습니다. 전병욱 목사는 현재 진행 중인 교회 개척 준비를 중단해야 합니다. 지금은 교회를 개척할 때가 아닙니다. 잘못을 시인하고 회개하고 사죄할 때 입니다. 피해자와 그 가족은 물론 삼일교회 성도들과 나아가 한국 교회 전체를 향해 용서를 구하며 자숙해야 합니다. 

2. 홍대새교회는 전병욱 목사 청빙을 포기하기 바랍니다.

홍대새교회의 교회 개척을 환영합니다. 하지만 전병욱 목사 청빙에는 반대합니다. 과거 전 목사가 시무할 당시 삼일교회는 주변으로부터 목사를 우상화한다는 의혹을 받아왔고, 결국 이는 지난 성추행 사건 발생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반면 반갑게도, 현재 홍대새교회는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홍대새교회는 하나님의 교회입니다...

전병욱 목사의 교회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다면 교회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라고 밝히고 있으니 참 다행입니다. 만일 위 언급이 진실하다면, 전 목사 청빙을 포기하기 바랍니다. 굳이 전 목사를 개척 목사로 고집하여 ‘결국 홍대새교회도 전 목사의 교회 아니냐’는 의혹을 살 필요는 없습니다. 게다가 현재 전 목사는 잘못을 은폐하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하지 않고 있기에 목사직에 적합한 자가 아닙니다. 부디 전 목사 청빙 계획을 포기하여, 홍대새교회가 전 목사의 교회가 아닌 하나님의 교회임을 증명하기 바랍니다.  

2012년 6월 29일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박종운 백종국 오세택 정은숙





예장합동 평양노회에게 요청합니다.

전병욱 목사를 면직시키기 바랍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측 평양노회 소속 전병욱 목사는 2009년 11월 경 당시 담임하던 삼일교회 당회실에서 여성 교인을 성추행 했습니다. 진상 파악을 위해, 2012년 4월 9일 삼일교회 당회의 공식 발표 내용 일부를 그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그 내용은 당회장실에서 피해자를 호출하여 옷을 벗은 후 구강성교를 한 것입니다. 

이 사실을 장로들은 2010년 12월 초 자매를 만나 증언을 들었습니다. 이 외에도 장기간에 걸쳐서 다수의 자매가 성피해를 당했다는 제보가 접수되었지만, 이것을 다 확인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를 통해 당시 전 목사는 목사로서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심각한 범죄를 저질렀음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이에 본 교회개혁실천연대는 2010년 12월 17일 귀 노회에 을 발송하여, 귀 노회가 전병욱 목사를 권징하여 교회의 거룩성을 지키기를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귀 노회는 2011년 4월 11일 삼일교회 당회가 제출한 청원, 즉 전 목사의 최소 2년 이내 목회 금지와 목회 복귀 시 수도권 내 목회 금지에 대한 청원을 절차상 하자를 들어 부결시켰기에, 본 단체는 심히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최근 전병욱 목사는 오는 8월 15일 홍대새교회를 개척하고 목회에 복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본 단체는 전 목사가 회개와 치료를 통해 목사직을 다시 수행할 만한 자격을 회복했는지 확인하고자 면담을 신청했으나 거절당했습니다. 이에 본 단체는 아래 정황 증거로 판단 할 때, 전 목사는 절대로 교회를 개척하거나 목회에 복귀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전병욱 목사 측 대리인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피해 여성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이들은 전 목사를 사임시키려고 과장되거나 허위 사실을 말하고 있다

”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통해 전 목사는 잘못을 시인하지 않고 오히려 사실을 은폐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 목사가 자신의 범행으로 인해 평생 씻기 힘든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 증거가 없습니다. 또한 그는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과거 자신의 저서를 읽고 큰 영향을 받았으나 본 성추행 사건으로 인해 극심한 영적 공황상태에 빠진 전국의 독자들에게 공개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할 때 전 목사는 성중독 환자로 판단되며, 이에 삼일교회 당회 또한 성중독 치료비를 지급했으나 그가 치료 받은 증거는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임(2010년 12월)부터 개척(2012년 8월)까지 18개월의 기간은 흉악한 죄질
을 감안할 때 자숙의 기간이라 하기엔 너무 짧습니다. 게다가 새 교회(마포구 상수동)가 옛 교회(용산구 청파동)로부터 이동시간 15분, 직선거리 4km에 불과한 너무 가까운 곳이기에 상식적인 목회 윤리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전 목사의 목회 복귀와 교회 개척은 용납될 수 없습니다.

본 단체는 귀 노회가 심각한 성범죄자를 목사로 용인하고 교회 개척도 받아주는 노회가 아니기를 바랍니다. 더 이상의 징계유보는 직무유기일 뿐입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전병욱 목사를 면직하기 바랍니다. 삼일교회 교인들 또한 지난 6월 28일 귀 노회에 면직 청원을 제출한 바 있습니다. 또한 현재 홍대새교회는 홈페이지에 자신을 “대한예수교장로회”라고 소개하는데, 이는 향후 귀 노회에 가입 의사를 추측케 합니다. 만일 가입 신청 한다면 절대로 수락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본 단체는 귀 노회가 홍대새교회의 가입을 받아들여 성추행 노회로 낙인찍히기를 원치 않습니다.

물론 목사도 한 그리스도인이기에, 아무리 심한 죄를 범했더라도 진정으로 회개하면 하나님의 은혜로 용서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목사의 직분은 다릅니다. 귀 교단 헌법이 정하기를, “목사 될 자는...행실이 선량하고 신앙이 진실하며...모든 행위가 복음에 적합하여 범사에 존절함과 성결함을 나타”내고 “자기 가정을 잘 다스리며 외인에게서도 칭찬을 받는 자”(4장 2조 목사의 자격)이기에, 그렇지 못한 전 목사는 면직됨이 옳습니다. 또한 성직자는 당대 최고의 윤리적 기준을 따른다고 스스로 자임하고 세상으로부터 그렇게 요구받는데, 이에 비추어 전 목사는 범한 죄의 위중함에 비해 회복됐다고 볼 수 있는 가능성이 미비하여 목사의 자격을 갖췄다고 인정할 수 없어 그를 면직함이 타당합니다.

부디 귀 노회가 전병욱 목사를 면직하여, 귀 교단 헌법이 정한 노회의 존재 목적, 즉 “교회 도리의 순전을 보전하며, 권징을 동일하게 하며, 신앙상 지식과 도리를 합심하여 발휘하며, 배도함과 부도덕을 금지”(10장 1조 노회의 요의)함을 구현하기 바랍니다.

2012년 6월 29일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박종운 백종국 오세택 정은숙
조현 한겨레신문 종교전문기자

영성, 수행, 치유, 공동체에 대한 글을 쓴다. 이 누리꾼들에 의해 ‘인문교양도서’ 1위에 뽑혔다. 기독교 숨은 영성가를 발굴한 은 감신대, 서울신대, 장신대, 한신대의 ‘100대 교양 필독도서’. 이 불교출판문화상과 올해의 불서상을, 이 불교언론문화상을 수상. , , 등의 저서가 있다.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우리시대 대표작가 300인’에 선정됐다.

이메일 : cho@hani.co.kr       트위터 : hoosim119       페이스북 : hoosim119   

‘99칸 한옥’ 지은 사대부 몰락의 비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30일자 기사 '‘99칸 한옥’ 지은 사대부 몰락의 비밀'을 퍼왔습니다.

경북 예천군 용문면 금당실 마을의 반송재 고택 대문에서 들여다본 사랑채와 안채로 드는 문.

[매거진 esc] 사대부 고택 체험하며 선비문화 즐겨보는 경북 예천 금당실 마을
오래된 한옥 그 깊고 서늘한 그늘

“옛날부터 니 어디 사냐 이카문, 자신 있게 나 금당실 산다 캤다카데요. 명당 중 명당이라카는 자부심이 있는 기라.”(금당실 마을 박희식 해설사)경북 예천군 용문면 상금곡리 금당실 마을. 옛 선비들의 체취가 느껴지는 고택들과, 높지도 낮지도 않은 정겨운 돌담길이 살아 있는 전통마을이다. 500년 전 감천 문씨가 처음 들어와 살았지만, 아들이 없자 함양 박씨와 원주 변씨 두 사위를 불러들여 함께 살면서 박·변 두 성씨가 집성촌을 이뤘다는 마을이다. 산으로 둘러싸인 아늑한 평지에 자리잡은 이른바 ‘연화부수형’의 명당으로, (정감록)에 나온 10승지(재난을 피할 수 있는 10곳) 중 한곳이다. 조선의 도읍을 정할 당시 후보지 중 하나였다는 설도 전한다.

금당실 마을길과 유천초옥.
반송재 고택, 사괴당 고택전형적인 사대부 가옥원형 보전 잘돼 있어

이 지역에 ‘금당·맛질 반서울’이란 말이 전해온다. 금당실과 맛질(이웃 마을)에 예로부터 서울 버금갈 정도로 선비들이 들끓었던 데서 비롯한 말이다. 400여년간 대과에 급제한 인물만 15명에, 진사·생원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배출됐다는 선비의 고장이다.그 들끓던 선비들의 높고 곧은 정신과 자세가, 깊고 서늘한 그늘을 드리운 낡은 한옥과 초가들에 전해온다. 낡았으나 아름다운 한옥 12채와 흙벽으로 새단장한 초가 8채가, 미로처럼 이어진 돌담길을 따라 이어진다. 한옥들이 밀집한 여느 지역 전통마을과 달리, 고택들이 현대식 주택이나 폐허가 된 집터 등과 뒤섞인 채 자연스럽게 낡아가는 모습이다. 번듯하게 수리·복원된 유명 한옥마을과 다른 그윽한 향기가 여기서 뿜어져 나온다. 무려 7㎞에 이른다는, 담쟁이덩굴 줄달음치는 돌담 안팎엔 호두나무·자두나무·밤나무들이 푸르고, 울타리뿐인 빈 집터엔 망초꽃들이 마음껏 우거져 키 자랑을 하고 있다.“마이 배우셨니껴?” 허리 굽은 할머니들이 유모차 한대씩을 앞세우고 골목길에 나타나자, 지나던 주민들이 앞다퉈 인사를 건넨다. “하이고 마이 배웠니더. 몸이 차암 편타.” 할머니들은 마을회관에서, 결리고 쑤시는 어깨·허리·팔다리 풀기 운동을 배우고 나서는 길이다.원형이 잘 보전된 고택으론 반송재 고택, 사괴당 고택, 우천재 고택 등이 꼽힌다. ㄷ자형 안채와 사랑채, 문간채 등을 기본으로 갖춘 영남 중북부 지역의 전형적인 사대부 가옥들이다.조선 숙종 때 도승지·예조참판을 지낸 갈천 김빈이 낙향해 짓고 살던 반송재 고택 안채로 들자, 선대부터 살고 있다는 주인 김철훈(83)씨가 반겨 맞았다. 안내한 박 해설사가 대청마루로 올라 큰절로 안부 인사를 올리자 김씨가 맞절로 화답한다. “법도가 살아 있는 선비마을”의 일상이다. 뒤뜰이 훤히 내다보이는 대청에 걸터앉으니, 오래전부터 앉아 있었던 것처럼 아늑하고 편안해졌다. 기둥마다 유려한 필체의 시를 새긴 주련이 내걸렸다. “미비한 대로 내가 직접 짓고 써서 직접 내 손으로 서각을 해 걸어놓은 게요.” 박 해설사는 김씨가 “글과 서예에서 일가를 이룬 한학자 양반”이라고 귀띔했다.사괴당 고택은 마을 입향조인 변희리의 증손 사괴당 변웅녕이 지었다는 집이다. 그는 당시 집 앞에 커다란 연못을 만들고 못가에 네 그루의 느티나무를 심었는데, 사괴당(四槐堂)이 여기서 유래했다. 현재 면사무소 자리가 연못 터로 전하는데, 면사무소 정문 앞에 우뚝 선 거대한 느티나무가 당시 심은 네 그루 중 하나라고 한다. 주민들이 대를 이어 정월 보름에 제를 올려온 나무다. 사괴당 고택은 사랑채가 헐려 안마당이 널찍한데, 2층의 초가인 문간채가 특이하다. 일제강점기 새로 지은 건물이다.사괴당 옆에 담장만 남은 널찍한 빈 집터가 있다. 이곳이 구한말 법무대신을 지낸 이유인이 지은 99칸 한옥이 있던 자리다. 여기에 흥미롭고도 씁쓸한 이야기가 전해온다. 사괴당 안채 옆에는 커다란 사각형 돌판이 놓여 있다. 해설사 박씨는 “이유인의 집터에 있던 것으로 태형을 집행하던 탯돌”이라고 말했다. 이유인이 이 마을로 들어와 99칸 집을 지을 때 반강제적 노역이 이뤄졌는데, 이에 저항하던 일꾼들이 이 돌에 엎드려 곤장을 맞았다고 한다. 강제노역에 반감을 품은 일꾼들은 집의 기둥을 거꾸로 세워(기둥을 거꾸로 세우면 집안이 망한다고 한다) 집을 지었는데, 그 때문인지 이 집은 쇠락해 여러 사람 명의로 쪼개져 팔려나간 뒤 집터만 남게 됐다고 한다. 넓은 집터엔 허망한 담장과 거대한 소나무 두 그루만 남아 권력의 무상함을 전해준다.

 왼쪽부터 '금당실의 용문정미소. 10여년 전까지 방아를 찧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금당실 송림.', '마을회관을 나서 집으로 돌아가는 어르신들.'.

울창한 소나무숲안개낀 날 아침이면사진작가들 줄 이어

이 마을의 자랑거리 중 하나가 마을 서쪽에 빼곡하게 우거진 울창한 소나무숲(금당실 송림·천연기념물)이다. 주민들은 이 숲을 ‘금당실 솔둥지’라 부른다. 한 주민은 “일부 언론에 이 숲을 ‘금당실 쑤’라고 부른다고 했는데, 우린 그렇게 부른 적이 없다”며 “대대로 솔둥지라고 불러왔다”고 말했다. 마을 서쪽에서 드는 나쁜 기운을 막기 위해 조성한 비보림으로, 거센 서풍과 홍수를 막아주는 보배로운 숲이다. 용문중학교에서 용문초등학교까지 800m에 걸쳐, 구불구불 자라난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우거져 있다. 본디 2㎞ 길이의 대규모 솔숲이었다. 구한말 러시아 금광업자가 마을의 진산 오미봉에 금광 개발을 하려 하자, 주민들이 이를 결사적으로 막는 과정에서 금광업자 앞잡이 2명이 죽었는데, 이 사건을 해결하느라 소나무를 베어 팔면서 송림 규모가 줄었다고 한다. 숲은 지금도 아름다워 봄가을 일교차가 큰 날 아침이면, 안개 자욱한 솔숲 풍경을 찍으려는 사진작가들이 줄을 잇는다고 한다.마을 구석구석에 고인돌도 수두룩하다. 농경지 개발 과정에 묻히고 훼손된 것 말고도 집들 안팎에 고인돌 10여기가 남아 있다. 금당실 일대가 선사시대부터 선조들이 깃들어 살아온 곳임을 증명하는 유물이다. 소나무숲과 마을의 굽이치는 돌담길을 한눈에 내려다보려면, 진산인 오미봉에 오르면 된다. 정자에 앉으면 마을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금당실 마을 주민들은 고택 숙박체험과 밀랍초만들기·염색·솟대만들기·천연비누만들기·흑백사진인화 등 다양한 체험행사를 마련해놓고 방문객을 기다린다.주변 볼거리로 병풍바위와 연못(옛 하천)이 아름다운 정자 병암정, 국내 최초의 백과사전 을 지은 권문해가 세운 정자 초간정(죽림리), 내지리에 있는 고찰 용문사, 능천리의 초정서예연구원 등이 있다. 초정서예연구원은 대한민국 제5대 국새의 인문(글씨 부문)을 맡은, 서예의 대가 초정 권창륜 선생이 후학을 가르치며 작품을 전시하는 곳이다.

travel tip‘한옥에서의 하루’ 확인세요

▣ 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예천나들목에서 나가 928번 지방도를 따라 용문면사무소로 간다.

▣ 먹을 곳 금당실 마을 숙박체험 가옥에서 차려주는 가정식 식사를 할 수 있다. 5000원. 면소재지에 식당이 몇곳 있다.

▣묵을 곳 금당실 사괴당·우천재 등 한옥 고택 3곳과 유천초옥 등 초가 2곳, 한옥체험관(사진)에서 숙박을 할 수 있다. 5만~8만원.

▣금당실 여행정보 금당실 마을 누리집(geumdangsil.invil.org/), 금당실 마을 (054)654-2222.

▣ 예천 곤충 바이오엑스포 곤충의 모든 것을 알아보고 체험할 수 있는 ‘예천 곤충 바이오엑스포’가 7월28일~8월19일 예천읍내와 한천 둔치, 곤충생태원 등에서 열린다.

▣ 전국 고택·한옥마을 여행하려면? 전국 각지의 고택·한옥마을에서 숙박을 원한다면, 한국관광공사(사장 이참)에서 발행한 소책자 (한옥과 함께하는 즐거운 국내여행)이 도움이 된다(관광공사 무료 배포). 숙박이 가능한 전국 30곳의 고택들과 한옥마을을 지역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연계 관광코스를 안내하고 있다. 관광공사의 한옥 누리집

 ‘한옥에서의 하루’(www.hanokstay.or.kr)엔 신축 한옥체험관을 포함한 275곳의 고택·한옥 숙박업소들이 올라 있어
참고할 만하다. 관광공사가 한옥 숙박여행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국내 유일의 한옥 숙박정보 누리집이다. 경북도내 한옥의 경우 도청에서 올해 초 펴낸 (이야기가 있는 경북 한옥 여행)에 한옥 32곳이 소개돼 있다.

예천=글·사진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론스타와의 2차대전을 준비하라


이글은 Economy Insight 2012-07-01일자 제27호 기사 '론스타와의 2차대전을 준비하라'를 퍼왔습니다.
국내 이슈: 외환은행 매각 지연 보상 요구하는 론스타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지난 1월27일 서울 여의도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정례회의에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하면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론스타의 존 그레이켄 회장이 2008년 1월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 공판에 증인 신분으로 출석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오른쪽). 뉴시스

외환은행 매각하고 철수한 론스타, 국제중재로 한국 정부와 다시 한판 승부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 지연에 따른 손실을 보상받겠다며 국제중재의 1단계 절차에 들어갔다. 6개월간의 협의에서 타협이 이뤄지지 않으면 정식 중재로 가게 된다. 국제중재를 계기로 수면 아래 잠복했던 국부 유출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론스타가 돌아왔다.
2006년부터 추진해온 외환은행 지분 매각을 지난 1월 최종 마무리짓고 한국과의 '악연'을 끝낸 것처럼 보였던 론스타가 지난 5월 자신들이 아직도 더 챙겨야 할 몫이 있다며 국제중재 협의(국제중재의 전 단계)를 요청했다. 사실상 국제중재(ISD·투자자-국가 소송제) 절차에 들어간 셈이다. 첫 단추를 잘못 낀 한국 정부가 두고두고 론스타에 발목 잡힌 모양새다. 정부는 일단 불리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다. 이번 국제중재는 또 사모펀드에 외환은행을 넘긴 관료들의 책임 규명과 ISD의 위험성을 둘러싼 논란에 다시 불을 붙일 것으로 보인다.
론스타와 한국의 인연은 1998년 외환위기가 계기다. 부실채권 투자로 막대한 수익을 올린 론스타는 2002년부터 한국 기업에 눈독을 들였고, 2003년 8월 외환은행을 인수하게 된다. 이듬해 시민단체인 투기자본감시센터가 '헐값 매각'이라며 론스타의 외환은행 주식 취득을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외환은행 매각에 관여한 경제관료 20여 명이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국세청은 2005년 론스타와 스티븐 리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 등을 탈세 혐의로 고발했다.
비난 여론이 들끓자 론스타는 '출구전략'에 나섰고, 2006년 국민은행과 외환은행 지분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로 국민은행이 계약금 납입을 미루면서 계약은 6개월 만에 파기됐다. 다시 2007년 HSBC은행과 거래에 나섰지만 이 역시 검찰 수사 등을 이유로 금융 당국이 매각 승인을 보류하면서 무위로 돌아갔다. 2010년이 돼서야 론스타는 다시 하나금융지주와 매매계약을 체결했지만 대법원이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면서 계약은 한 차례 더 연장됐다. 결국 서울고법은 지난해 10월 론스타의 유죄를 확정지었다. 명분보다 실리를 택한 론스타가 상고를 포기하면서 최종 판결이 이뤄진 것이다. 이어 금융 당국도 판결 한 달 뒤, 론스타에 외환은행 보유 지분(51.02%) 가운데 한도를 초과해 보유한 주식 41.02%를 6개월 안에 조건 없이 매각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론스타와 하나금융의 매매계약은 지난해 12월 재협상을 통해 타결됐고,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하면서 길고 긴 매각 협상의 종지부를 찍게 됐다. 이로써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9년여 만에 투자액의 2배가 넘는 4조원가량의 차익을 챙겼다.

길고 긴 외환은행 매각 협상

그 돈을 챙겨 떠난 줄 알았던 론스타가 지난 5월 말 다시 정부에 싸움을 걸었다. 지금까지 파악된 론스타 주장의 논거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대한민국 정부가 '한국-벨기에 투자보장협정'에 따른 협정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국세청의 과세가 '이중과세 방지 협약'을 어겼다는 것이다. 국세청은 지난 2월 론스타가 하나금융에 외환은행 지분을 매각하면서 발생한 4조7천억원의 양도 차익에 대해 3915억원의 세금을 매겼다. 론스타는 이를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는 부당한 과세라고 주장한다. 이미 론스타는 이를 환급받기 위해 지난 5월9일 서울 남대문 세무서에 경정청구를 낸 상태다. 또 하나는 론스타가 국민은행과 HSBC은행에 외환은행 지분 매각을 시도할 당시 금융 당국이 주식 매각 승인을 지연해 주식 매각에 실패했고,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는 과정에서도 승인을 지연해 그사이 주식 가격이 떨어져 손실을 입었다는 내용이다.
론스타의 중재 요청은 우리나라가 벨기에와 맺은 '투자보장협정'에 따른 것이다. 두 나라는 1972년 투자보장협정을 체결했고, 2006년 12월 기존 협정을 갱신하면서 다시 협정을 체결했다. 투자보장협정은 양국 간의 경제협력과 투자 촉진을 위해 투자자의 권리와 양국 정부(협정 체결 당사자)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협정 당사자가 의무를 준수하지 않아 투자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국제중재 신청이 가능하다. 이번 국제중재의 쟁점은 정부가 론스타에 내국인 대우, 최혜국 대우, 송금 보장 등의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다.
론스타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론스타가 국제중재를 요청한 뒤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존 그레이켄 론스타펀드 회장은 "한국과 세계의 법률 전문가와 상의했고, 설득력 있는 법적 클레임(청구권)이 성립한다는 조언을 받았다"며 "국제중재에서 한국이 투자자들의 피해를 배상하도록 하는 판정이 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론스타는 미국의 유명 로펌인 시들리오스틴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론스타가 국제중재에 나선 배경에는 복잡한 내부 사정이 얽혀 있다는 게 중론이다.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할 경우 자칫 '배임'이라는 덫에 걸려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레이켄 회장은 "투자자에는 주로 수천 개의 정부, 기업 직원, 은퇴자들의 연금이 포함됐고 의학연구, 고등교육, 기타 자선활동을 후원하는 기금도 포함됐다"며 "매니저로서 우리는 필요할 때 그들의 이익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론스타 문제를 집요하게 파헤쳐온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도 색다른 분석을 내놨다. 그는 최근 MBC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론스타가 다른 곳에서 입은 손실을 보전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론스타는 외환카드 주주였던 올림푸스캐피탈로부터 소송을 당한 상태다. 올림푸스캐피탈은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으로 손해를 봤다며 2008년 싱가포르에 있는 국제중재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론스타는 지난해 말 소송에서 패해 손해배상을 해야 할 처지에 내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 교수는 "당연히 론스타가 엄청난 돈을 올림푸스캐피탈에 배상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또 "최근 미국 오리건주에 있는 공무원연금을 대표해 공무원 두 사람이 '(론스타가) 주가조작 사건 등을 적절히 공시하지 않았고, 또 주정부가 (론스타 같은) 사모펀드에 묻지마 식으로 돈을 투자하는 것은 문제'라는 취지로 오리건 정부와 론스타펀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론스타가 이 때문에 곤경에 처했고 이번 국제중재를 이용해 이를 모면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전 교수는 중재 요청 시기에 대해서도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통상 중재 협상 기간이 6개월인데, 이 기간을 거쳐 실제 중재재판소에 가게 되는 시점은 올 11월께로 대선 일정과 겹치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대선이 코앞에 있는 시점에 한국 정부가 법정에 서게 되면 대선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론스타가 이를 교섭의 지렛대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론스타가 과거 국민은행과 HSBC에 외환은행 지분 매각을 시도한 2007년과 2008년도 그 시점이 대선과 맞물려 있었다는 점이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배임 혐의에 몰린 론스타의 탈출구?

국제중재의 향방을 두고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공존한다. 우선 금융위원회는 자신만만한 태도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론스타와 관련한 각종 행정 조처(매각 승인 결정 유보, 주식 매각 명령,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내릴 때 내·외부 법률가들에게 세밀한 검토를 거쳐 문제의 소지를 최소화했다"며 "중대범죄인 주가조작과 시세조종으로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곳이 권리를 주장한다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론스타의 약점이 훨씬 많다는 얘기다. 금융 당국 관계자도 "론스타를 산업자본으로 판단해 징벌적 매각 명령을 내리자는 시민단체의 주장을 따르지 않은 것은, 나중에 혹시라도 론스타가 소송을 제기할 경우 약점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범정부 차원에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이번 소송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그러나 통상법 전문가들은 낙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통상법 전문가는 "2003년 론스타의 주식 취득을 예외적으로 승인한 때부터 시작된 정부의 편법과 특혜를 론스타가 오히려 한국 정부의 불투명하고 비일관된 조치라고 공격할 경우 국제중재에서 론스타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론스타가 원천징수를 차별적 과세로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벨기에를 국제 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원천징수특례의 적용 대상 지역'으로 고시하지 않은 상태라 론스타에 대한 원천징수는 법적 근거가 약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시민단체는 은행법을 유린한 론스타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주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론스타가 떠나면서 잠시 잊혀졌던 관료 책임론과 매각이익 환수 문제를 재부각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참여연대는 최근 금융 당국이 론스타에 외환은행 주식 매각을 승인한 지난해 말에도 론스타가 산업자본이었음을 드러내는 새로운 증거를 내놨다. 일본 내 론스타 관련 회사의 대차대조표 자료를 확인한 결과, 론스타가 호텔 체인과 부동산 소유 등을 위해 다양한 특수목적회사를 보유하고 있고 이들 회사의 자산 합계가 9조원을 넘는다는 내용이다.
이는 지난 1월 금융 당국이 론스타에 대해 '산업자본이 아니다'고 내린 결론을 재반박하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지난 5월24일 '론스타 시민소환운동 2단계'로 외환은행 소액주주들을 모아 주주대표소송 절차에 돌입했다. 지금까지 모두 8만4천여 주(외환은행 발행 주식 총수의 0.013%)가 참여해 주주대표 소송이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론스타가 처음부터 외환은행 지배주주의 자격이 없었기 때문에 당시 외환은행 지분 인수 계약은 무효라는 법원의 판단을 구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시민단체의 손을 들어줄 경우 론스타가 배당받은 이익 전부와 주식 매각을 통해 얻은 차익도 환수 대상이 될 수 있다. 론스타의 귀환이 꺼져가던 국부 유출 논란의 불씨를 스스로 재점화한 꼴이다.

이재명 (한겨레) 경제부 기자 miso@hani.co.kr

‘사장님’ 한국 의사 vs 독일 의사 ‘선생님’


이글은 한겨레21 2012-07-02일자 제917호 기사 ' ‘사장님’ 한국 의사 vs 독일 의사 ‘선생님’'을 퍼왔습니다.
[기획연재 ‘병원 OTL- 의료 상업화 보고서’ ⑦ 의사는 왜 ‘자영업자’가 됐나] 한국·독일 의사 비교로 살펴본 한국 의료계 사익추구적 토양… 의사가 되기까지 국가 지원 전혀 없는 시스템 근본 원인

연재순서
① 과잉진료 권하는 병원
② ‘가짜 원장’ 양산하는 병원들
③ 폐업하는 동네의원
④ 거대병원의 무한경쟁
⑤ 무너지는 공공의료
⑥ 의료사고, 상업화의 그늘
⑦ 의사는 왜 ‘자영업자’가 됐나

» 김응수 원장. 김명진 기자

 » 틸로 슈나이더 원장. 한주연 제공
과잉의료, 리베이트, 의료사고, 수술 거부….
왜, 언제부터 우리나라 의사들은 사고뭉치로 돌변했을까. 수많은 전문직 가운데 유일하게 선비 ‘사’(士)가 아닌 스승 ‘사’(師)자가 붙은 직업인이면서도 왜 의사들은 대부분 마땅한 존경을 받지 못할까. 왜 한국의 의사들은 ‘스승’의 위치에서 벗어나 저잣거리의 장사치를 자임하기 시작했을까. ‘병원 OTL’ 7회에서는 그 까닭을 풀이해보았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의사들이 자라나고 살아가는 토양을 파헤쳐보았다. 도대체 어떤 자양분을 먹었고 자랐기에 한국의 의사들은 이토록 타락하고 위축됐는지 그 영문을 알기 위해서다.
상대적인 분석을 위해서 한국과 독일의 의사를 한 명씩 호출했다. 한국에서는 서울 동작구에서 동네의원을 단독 운영하고 있는 김응수(43) 원장이, 독일에서는 옛 동독 지역의 도시 로스토크에서 동네의원을 공동 개원한 틸로 슈나이더(38) 원장이 나섰다. 둘 다 각자의 지역에서 건전하고 상식적인 ‘선생님’이 되고자 노력하는 가정의학과 전문의다. 두 사람에게 10개의 공동 질문을 던졌다. 두 나라 사이에서 토양의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설문을 만드는 과정에서 고병수 새로의 도움을 받았다.

한 건물 병원 6곳 vs 병원수 지역별 제한

1. 일주일에 근무시간은?

김응수 원장(이하 김): 일주일에 60시간 조금 넘게 일한다. 3년 전부터는 수익을 늘리려고 화요일과 목요일에 야간 진료도 하고 있다. 월·수·금은 아침 9시~저녁 7시, 화·목은 아침 9시~밤 9시, 토요일은 아침 9시~오후 4시 병원 문을 연다. 환자가 오든 안 오든 영업시간을 늘리는 것이 병원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근무시간을 더 늘려야 하는 게 아닌지 고민하고 있다. 주변에 개원하는 병원이 늘어 경쟁이 치열하다. 물론 방문진료는 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
틸로 슈나이더 원장(이하 슈나이더): 3명이 공동 원장이 돼서 병원을 운영한다. 의사 1명을 고용해 우리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 수는 모두 4명이다. 보통 진료는 일주일 가운데 5일만 한다.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아침 8시~오후 4시에 근무한다. 수요일과 금요일 오후에는 근무하지 않는다. 이날에는 방문진료를 할 때가 많다. 목요일엔 오후 1시부터 시작해서 저녁 7시에 끝난다. 바빠서 점심시간은 거의 없는 편이다. 근무 외의 시간에는 연수와 가족을 위한 시간을 만든다. 우리 의원은 잘 조직돼 있어서 근무량이 좀 적은 편이다.

2. 하루에 몇 명의 환자를 보는가?

김: (컴퓨터 모니터를 보여주며) 오늘 환자 49명을 봤다. 개원의 가운데서는 아주 많이 오는 편은 아니고, 그렇다고 적은 편도 아니다. 계절에 따라 찾아오는 환자 수는 변동이 있다. 대략 40~70명이 온다. 평균적으로 이 정도 수준이다. 환자 1명마다 진료하는 시간은 3~10분이다. 오래 진료하고 싶어도 환자들이 바쁠 때도 있다. 또 다른 환자들이 기다리고 있으면 마음이 급해져서 오래 진료하지 못한다. 당뇨병 환자들은 20분 정도 좀더 오래 이야기를 나누며 건강관리 방법 등을 두루 알려주고 싶다. 그렇지만 시간이 생각처럼 쉽게 나지 않는다. 안타깝다.
슈나이더: 오전에 20~35명, 오후에 20명 정도 진료한다. 그 가운데 몇몇은 정기적으로 검진하러 오는 경우다. 나는 환자 1명에게 10분 정도의 시간을 들이려고 노력한다. 이것도 불가능할 때가 종종 있다.

3. 병원들 사이의 경쟁은?

김: 10년 전에 개원했다. 그사이 건물에는 안과, 재활의학과, 이비인후과 병원 3곳이 더 생겼다. 지금은 한 건물에 병원만 6곳이다. 좁은 집에 가족이 꽉 찬 ‘풀하우스’다. 치과는 이웃한 건물 2곳에도 다 있다. 그러니 병원들은 완전히 자율 경쟁을 한다. 의사들은 알아서 벌이를 해야 하고, 책임도 각자 져야 한다. 동네의원은 동네슈퍼랑 처지가 비슷하다. 주변에 홈플러스나 이마트 등 대형마트가 들어오면 어쩔 수 없이 밀려나게 된다.
슈나이더: 우리 병원이 위치한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에서는 의원 수가 지역마다 제한돼 있다. 그래서 개원할 수 있는 동네와 이미 의원이 포화 상태인 동네가 따로 있다. 의사가 포화 상태인 지역에서 개원하려면 의원 자리를 사야 한다. 물론 개원이 가능한 지역에서는 그냥 개원할 수 있다.
1회 3800원 vs 1분기 10유로

4. 환자들은 진료비를 얼마나 내는가?

김: 기본적인 증상의 경우, 환자들은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을 때마다 3800원을 낸다. 그러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9090원을 채워 병원에 보상해주는 방식을 취한다. 물론 진단이나 치료 내용에 따라 비용은 다르다. 환자들은 치료를 추가적으로 받을 때마다 부가적인 비용을 낸다.
슈나이더: 환자는 분기마다 10유로만 내면 모든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말하자면, 환자 1명에 대한 총액예산제다(상자 기사 참조). 한 분기 동안에는 환자가 병원을 몇 번 찾아오든 상관이 없다. 주마다 의료보험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 의료보험의 돈은 의사협의회에서 협상한 내용에 따라 의사들에게 배분된다. 이론적으로 보면, 분기마다 환자 1명꼴로 30~50유로의 수입이 생긴다. 어린이나 노인 같은 환자 진료에 대한 병원의 수입은 약간 더 많다. 2004년 총액제를 도입한 이후 의사들은 되도록 많은 환자를 받기 원한다. 한 분기 동안에는 일단 한 번 본 환자는 다시 안 오기 바라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일부 전문의들은 다음 진료 예약을 다음 분기로 미루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보면 의사 수입이 그렇게 많은 것 같아 보이진 않는다. 그런데 의사들의 수입은 적지 않다. 비보험 환자에 대한 수입이나 민간보험 환자에게서 나온 치료비 등 다른 수입들이 있기 때문이다.

5. 포괄수가제에 대한 의견은?

김: 가정의학과는 당장 상관이 없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제왕절개나 치질 수술과는 상관이 없다. 그렇지만 포괄수가제로 완전히 바꾸었을 때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결국 정부에서 재정지출을 절감하려는 시도라고 보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의료비 지출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상황에 대해 이해를 구하면 협조할 생각도 있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의사들이 매도당하는 것 같아서 불편한 심정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슈나이더: 모든 시스템에는 장단점이 있다. 독일에서도 옛날엔 행위별 수가제를 적용해 모든 진료 행위에 대해 각각 계산됐다. 이로 인해 과잉 진료 행위가 생겼다. 이제는 (포괄수가제보다 더 적극적인 방식인) 총액요금제를 통해 불필요한 의료 행위를 줄일 수 있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지금 총액요금제에 만족한다. 우리 의원은 질 좋은 기본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환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6. 개인 수입은 얼마나 되는가?

김: 일반 봉직의보다는 조금 좋은 편이다. (흔히 ‘페이닥터’로 알려진, 일반 병원에 고용된 의사를 가리키는 봉직의의 월급은 지역에 따라 편차가 크다. 수도권에서는 보통 500만~1천만원이다.) 그런데 개원 비용을 아직 못 갚고 있다. 채무를 갚고 나면 저축을 하기 힘든 수준이다. 지출 수준이 높은 것도 아니다. 골프도 치지 않고, 출퇴근용 차도 없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집도 전세로 살고 있다.
슈나이더: 우리 지역의 주치의는 의료보험 환자를 본 수입으로만 1년에 10만유로(약 1억5천만원) 정도를 할당받는다. 그 밖에 소견서를 쓰는 등 다른 데서 생기는 수입이 있다. 여기서 소득세와 민간보험비를 공제한 것을 보통 주치의들의 평균수입이라고 보면 된다. 소득 액수에 따라 15∼42%의 소득세를 낸다. 독일의 세금 구조는 누진적이다. 대다수 의사에게 최고과세율이 적용된다. 그만큼 수익이 높다는 뜻이고, 세금도 많이 낸다.

» 우리나라에서 의사는 비싼 대학 등록금과 수억원의 개원 비용을 스스로 감당한다. 공공 지원은 거의 없다. 이 과정을 거쳐 의사 집단은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자영업자’로 규정하게 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 없다. <한겨레> 류우종 기자

등록금 비싼 한국 vs 등록금 거의 없는 독일

7. 수입에 만족하는가? 수입을 늘리려고 어떤 활동을 하는가?

김: 저축을 못하고 있다. 그러니 불안하다. 그래서 야간 진료를 한다. 피부 레이저 시술도 한다. 이런 시술은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지 않아서 병원에 돌아오는 수익이 크다. 피부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의 어려움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매력도 있다. 건강보험에서 보상하는 수가가 매우 적기 때문에 건강보험 환자만 봐서는 병원이 생존하기 힘들다. 수익만 생각하면 피부나 미용 시술만 하면 된다. 물론 그럴 수는 없다. 동네에서 오래 봐온 환자들도 있다. 지역에 대한 일종의 책임감이 있다. 그러니 건강보험 환자들도 계속 본다.
슈나이더: 의사들의 불평은 많은 편이지만 돈은 충분하다. 로스토크에서 내가 아는 모든 의사는 우선 삶의 질과 노동 부담 문제를 개선하고 싶어 한다. 우리 지역에서는 의사 수에 비해 환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과로가 가장 큰 문제다. 돈은 그다음 문제다. 의사들이 넘쳐나는 베를린에서는 운영난에 빠진 의원들도 있다. 그들은 환자를 얻으려고 고군분투한다.

8. 의과대학에 다니는 비용은 얼마였는가?

김: 내가 의대 다닐 때, 1년 등록금이 270만원이었다. 다른 전공은 200만원 이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참 비쌌다. 의대에 다니는 것이 효도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교재비도 한 학기에 20만~30만원이 들었다. 당시에는 복제본 교과서를 많이 봤다. 그래서 그나마 그 정도 든 것이다. 지금은 저작권 때문에 원서를 사야 한다는데 부담이 클 것이다. 의대 교육 과정에서 정부 지원은 없었다.
슈나이더: 등록금은 거의 들지 않는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는 한 학기에 100유로 정도의 등록금을 냈다. 이는 버스와 기차, 그리고 학교 편의시설을 이용하는 금액이다. 책과 자료에 드는 돈도 별로 많지 않다. 부모님의 소득이 낮은 학생에 한해 학자금 융자도 받을 수 있다.

9. 의대에 다닐 때 의료윤리에 관한 과목이 있었는가?

김: 본과 2년차에 의료윤리학 수업을 들었다. 물론 ‘국·영·수’는 다른 과목들이었고, 의료윤리학 과목은 학점 비중이 낮다. 말하자면, 고등학교 때 윤리 같은, 그러니까 시험 전날 벼락치기로 공부하는 과목이다. 게다가 본과 때라서 밤늦게 해부학 실습을 하기 때문에, 윤리학 수업은 열심히 공부하지 않는다.
슈나이더: 들은 바 없다. (독일 하노버의과대학의 나이츠케 박사가 지난 2008년에 쓴
“시골 개원 때 5만 유로 무상 지원”

10. 개원 비용은?

김: 10년 전 개원할 때 2억원을 대출했다. 당시 의료 관련 컴퓨터 프로그램 회사에서 자사 제품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2억원을 빌려줬다.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돈은 없었다. 중간에 이자 부담이 적다는 ‘엔화 대출’로 갈아탔다가 엔화 환율이 크게 올라 빚이 오히려 많이 늘었다. 아직도 그 빚을 갚지 못하고 있다. 당시 다른 개원의들도 엔화 대출을 했다가 손해를 많이 봤다. 지금껏 금융기관의 노예가 된 느낌이다. 이자를 제때 갚아야 하니까.
슈나이더: 정확하게 이야기하긴 어렵다. 의사가 부족한 시골 지역에서 개원할 때는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는다. 내가 사는 주에서도 도시에서 떨어진 시골에 의원을 열 경우 무상으로 5만유로를 받는다. 지역에 따라 지원 내용이 다르다. 도시에서 주치의가 병원을 여는 비용은 그렇게 높지 않은 편이다. 아주 비싼 기계를 구입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개원할 때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게 컴퓨터 장비들이다.

11. 하고 싶은 말은?

김: 다른 병원에 가면 나도 환자다. 의사라고 다 좋은 사람만 있는 거 아니다. 치과에 가서 입 벌리고 있으면 나도 ‘이거 속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의사들이 양심적으로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안정적인 제도적·재정적 기반이 필요하다고 본다. 물론 이런 말을 하면 ‘너희만 고생하냐’라는 말 듣는 것 알고 있다. 그래도 양심적으로 운영하는 병원들이 안 망할 수 있게 해주는 기반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공익적인 의료를 하고 싶지만 ‘수익을 위해서는 피부·비만에 비중을 둬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사실 돈을 빌려주는 금융기관도 그걸 바라는 거 같다. 비싼 레이저 시술을 하고, 공격적으로 홍보하라고. 그러면 돈을 더 대출받아서 병원 확장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는 “아직도 보험 환자 받냐”고 말하기도 한다. 돈이 되는 성형외과나 피부과로 진료과목을 갈아탄 사람들도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내가 배운 가정의학을 버려야 하나, 이런 억울함이 있다.
슈나이더: 독일에서도 1차 의료 전담 의사 수는 부족하다. 현재 정부(기민련-자민당)도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지만 전문의 이익단체의 뜻을 거스르는 데 주저하고 있다. 그래서 1차 의료 전문의 시스템을 제대로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사민당은 주치의제도를 강화해서 불필요한 진료로 생겨나는 비용을 제한하려 한다. 그들이 정권을 잡으면 이 개혁을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용어설명

행위별수가제: 의사가 진료량에 따라 보상을 받는 방식. 이를테면 병원이 수술 환자에게 주사나 검사 등 치료 행위를 많이 할수록 수입이 늘게 된다.
포괄수가제: 의사가 질환별로 정액의 보상을 받는 방식. 질병에 따라 보상액이 미리 정해져서 주사나 검사 등 치료행위가 늘어도 병원의 수입이 늘지 않는다.
총액예산제: 병원이 한해 예상되는 비용을 정해놓고 그에 맞춰 진료하며 보상을 받는 방식. 수입 총액이 미리 정해져서 주사나 검사 등 치료 행위를 여러 번 해도 수입이 늘지는 않는다.

김기태 기자 kkt@hani.co.kr, 로스토크(독일)=한주연 통신원 juyeon@gmx.de

MBC 파업 뒤 약삭빠른 검은손


이글은 한겨레21 2012-07-02일자 제917호 기사 'MBC 파업 뒤 약삭빠른 검은손'을 퍼왔습니다.
[줌인] 노조 핵심 집행부 해고하고 ‘업무복귀명령’ 내려 ‘계단식 징계’ 돌입하는 등 사 쪽의 이례적 강경 대응… 사 쪽 법률 자문 ‘법무법인 광장’, 최악의 대량해고·징계 부른 파업 등에서 자문 이력

 » 지난 5월22일 MBC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서울 여의도 MBC 사옥 로비에서 파업 농성을 벌이고 있다. 6월이 지나면 150일이 넘어가는 MBC 노동조합의 파업은 대한민국 언론 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진행한 파업으로 기록될 것이다. <한겨레> 이정아 기자

“떠나야 할 때를 모르고 떠나지 않는 자의 앞모습은 얼마나 지겨운가.”
소설가 이외수씨가 지난 6월19일 트위터(@oisoo)에 남긴 MBC 파업에 대한 단상이다.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 계속되고 있는 MBC 노동조합의 파업은 이미 대한민국 언론의 역사 가운데 가장 긴 파업이 됐다. 소설가 조정래, 배우 차인표, 가수 이문세씨 등 유명 인사들도 줄지어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표현할 만큼 파업을 바라보는 우려와 안타까움은 커져가고 있다.
석 달 전까지만 해도 MBC의 51년 역사에서 최장기 파업은 노태우 정부 시절이던 1992년의 ‘52일 파업’이었다. 당시 노동조합은 공정 보도와 최창봉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다. 그러나 2010년 3월 방송문화진흥회의 임명을 받고 김재철 MBC 사장이 취임하자 파업의 역사도 다시 쓰였다. 6월이 지나면 파업 기간이 150일을 훌쩍 넘어간다. 하지만 김 사장은 여전히 ‘건재’하고, 사 쪽은 강도 높은 징계를 통보하며 노조 조합원을 압박하고 있다. MBC 역사에서 최장기 파업과 함께 군사정권 시절에나 봤음직한 언론사의 ‘대량 해고’라는 최악의 역사까지 재연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우선 복귀’ 대 ‘끝까지 투쟁’으로 분열시키기?
노조의 파업이 ‘불법’이라 주장하는 사 쪽은 파업에 참여한 노조 조합원에게 지속적으로 징계를 통보하고 있다. 지난 6월20일에는 의 상징적 존재인 최승호 PD와 박성제 전 노조위원장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이로써 노조 조합원 가운데 해고자는 8명으로 늘어났다. 앞서 정영하 노조위원장과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 등 노조 핵심 집행부가 해고를 당했다. 그 밖에 중징계·대기발령 등을 받은 조합원 수를 합치면 100명이 넘는다. 사 쪽이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조합원 69명을 골라 두 차례에 걸쳐 대기발령을 통보한 것도 앞으로 징계가 계속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내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해고 조합원 수는 파업이 장기화하며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파업 참가자가 3번의 업무복귀명령에 응하지 않을 때는 해고 절차를 밟은 전례를 미뤄볼 때, 노조도 사 쪽이 ‘업무복귀명령→대기발령→해고’로 이어지는 징계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예상해왔기 때문이다. 사 쪽은 지난 2월24일과 6월1일,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노조 조합원 전체에게 ‘업무복귀명령’을 내린 바 있다. 게다가 지난 6월11일 김재철 사장이 임원회의에서 “2014년까지 임기는 반드시 채울 것”이라고 밝힌 점도, 사 쪽이 앞으로 강경한 대응을 해나가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 쪽이 시간 간격을 두고 징계를 통보하는 ‘계단식 징계’에 나선 데에는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770여 명의 조합원들의 마음을 흔들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해고의 전 단계로 받아들여지는 대기발령자 명단에는 갓 입사한 신입사원과 파업 대체인력으로 선발됐다가 파업에 참가한 경력기자까지 포함됐다. 파업에 참여하면 누구나 해고 대상자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인 셈이다. 이에 대해 노조의 한 조합원은 “징계자 명단을 단계적으로 나눠 발표해 조합원들 개개인을 압박해 노조 안에서 ‘우선 복귀’를 주장하는 쪽과 ‘끝까지 투쟁’하는 쪽으로 분열되게 하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사 쪽은 대화와 별개로 사규를 위반하고 회사 경영에 영향을 끼친 노조 조합원들에게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은 “우리는 언제나 노조와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며 “그러나 대화를 위해서는 사장 퇴진 등 노조가 근거 없이 요구해온 조건들은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 복귀, 후 대화의 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노조 쪽에 ‘백기투항’을 요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처럼 사 쪽과 노조가 대화의 접점을 찾지 못해, MBC 안의 갈등이 쌍용자동차 등 일반 사업장 파업 현장처럼 노조 조합원들이 대규모로 해고 무효 소송에 휘말리는 사태로 비화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사 쪽이 박정희·전두환 군사독재 때를 빼곤 언론사 노조 파업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는 대규모 징계와 노조 집행부의 재산 가압류를 신청하는 등 법률적인 행동을 일사불란하게 하고 있다는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사 쪽은 지난 3월 노조와 집행부 16명 전원을 상대로 3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고, 해당 금액에 대해 노조 집행부의 재산 가압류를 신청했으며,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 지난 4월25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1층 로비에서 KBS 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이 김인규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KBS 새노조는 지난 6월8일 94일 동안의 파업을 마치고 업무에 복귀했다. <한겨레> 김경호 기자

노·사·정 동시 자문한 이례적 경력
앞으로 있을 법정 소송에 대비해 단계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사 쪽의 강경한 대응은 과거 사내 조직 문화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모습이다. 이런 사정 탓에 노조에서는 사 쪽의 기민한 대응이 경영진의 아이디어가 아닌 외부의 법률 자문을 통해 나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노조와 법조계 등 복수 관계자들은, 현재 사 쪽의 파업 관련 법률 자문을 맡고 있는 곳은 ‘법무법인 광장’이라고 전했다. 광장은 변호사수·매출액 기준으로 김앤장에 이어 업계 2위권으로 평가되는 대형 로펌이다. 노조 쪽 법률 자문은 ‘민주노총 법률원’이 맡고 있다. 그러나 이진숙 본부장은 “경영진이 개인적으로 아는 변호사와 노무사 등 전문가를 통해 필요한 법률 자문을 받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어느 곳에서 어떤 일을 맡고 있는지는 경영상 정보이기 때문에 굳이 외부에 밝혀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6월15일자 파업특보를 통해 “(사 쪽 변호사·노무사들이) 임시직과 시용 기자, 각 직종의 경력직 대거 채용 등 사실상의 파업 대체 인력 투입 책동이나 언론노조 탈퇴 요구,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곡해한 대법원 판례를 들어 조합원 협박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 쪽의 법률 자문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광장은 노무 관련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국내의 대표적인 대형 로펌 가운데 하나다. 광장에서 인사·노무를 담당하는 팀은 주완(53·사시25회) 파트너 변호사로, 그는 노사정위원회 멤버인 한국노총(노동자)과 경영자총협회(사용자), 고용노동부(정부) 등 3개 기관·단체를 동시에 자문한 이례적인 경력으로 유명하다. 주 변호사는 2008년 자신이 이끌던 법무법인 지성을 법무법인 지평과 합병했다가, 내부 갈등을 이유로 합병 100일 만에 노무 전문 변호사 등 10여 명만을 이끌고 광장 인사·노무팀에 합류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노조 쪽에서는 과거 광장이 노무 관련 법률 자문을 했던 기업의 노사갈등 사례를 예로 들며, ‘대량 해고’의 수순을 밟고 있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노조 쪽이 예로 든 대표적인 사례는 2005년 LG칼텍스정유(현 GS칼텍스)의 파업 사태다. 당시 노사정위원회의 직권 중재에도, 파업에 참가한 노조원 647명 전원이 중징계(해고 23명, 정직 235명, 감급 142명, 견책 247명)를 받았다. 노조 집행부는 징계에 더해 31억원의 손해배상 가압류에 걸렸다. 사 쪽이 징계를 앞두고 있는 노조 조합원들에게 파업 때 입었던 노조 조끼를 가위로 조각내는 ‘조끼 절단식’ 등을 강요하는 등 과도한 징계를 내려 사회적인 물의를 빚기도 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노동위원장인 권영국 변호사는 “노조의 집행부를 제거하고 노조를 무력화하려고 극단적인 상황으로 끝까지 밀어붙이려는 행태는 노동 기본권을 위협하는 범죄행위에 가까운 태도”라고 말했다.
정치권 등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노사 어느 쪽이든 법률 자문을 받는 것 자체는 위법이 아니다. 다만 사 쪽이 이런 법률 자문을 바탕으로 조합원들의 업무 복귀에 애쓰지 않고, 노조 주요 조합원의 해고를 유도해 사 쪽에 부담스러운 MBC 노조의 영향력을 무력화하려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한 노무법인 관계자는 “파업 과정에서 해고 통보를 받은 직원이 복직 소송 등을 진행한다면 소송 제기 시점에서 적어도 2년6개월, 길게는 3년 정도 걸려야 결론이 나는 게 일반적”이라며 “민·형사상 소송 제기 카드는 노조의 파업에 영향을 주려는 사 쪽에 유력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MBC의 경우, 사 쪽이 최근 파업 인력을 대체할 경력기자·PD 선발을 진행하며 특보를 통해 1천여 명의 지원자가 몰렸다고 밝힌 점도 사내 인력의 ‘물갈이’를 구체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도를 노골화한 것으로 해석하는 이들이 많다. 한 노조 조합원은 “시용·경력 기자들을 동원해 노조를 결성한다는 소문까지 돈다”며 “기존 노조 자체를 해산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정면 충돌 양상인 MBC 사태를 풀려면 정치권 등 외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출로를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까닭이다. 그동안 함께 파업을 해오던 KBS와 노조 등이 최근 파업을 마무리하고 업무에 복귀한 점도 시민들이 MBC 사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MBC 노조가 진행해온 파업 지지 서명운동이 사 쪽의 최승호 PD 추가 해고 등을 기점으로 각계 인사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이강택 언론노조위원장이 ‘언론장악 국정조사’와 ‘청문회 개최’를 요구하는 21일간의 단식농성 끝에 병원에 실려가는 등 사태의 심각성이 임계치를 향해 치솟는 징후가 뚜렷하다.
하지만 현재로선 김재철 사장이 결자해지의 자세로 스스로 물러나리라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오는 8월 MBC 사장을 선임권을 지닌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이 임기를 마치고 새 이사들로 구성될 때가 김재철 사장의 교체 문제를 매듭지을 적기가 될 수 있을까.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이 어느 쪽일지는 MBC 노조의 파업 대오는 물론 여론의 향배와 정치권 등의 움직임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사장님 나이스샷~ 벙커에 빠진 강원도


이글은 한겨레21 2012-07-02일자 제917호 기시 '사장님 나이스샷~ 벙커에 빠진 강원도'를 허왔습니다.
[기획] 골프장 49곳 운영 중인데 34곳 추가 건설·추진 중… 고가 회원제 시설 건설하려 주민 땅 ‘강제수용’하고, 법령 어기며 인허가 받는 등 부실·비리도 요지경

 » 지난 6월20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구정면 구정리에 사는 정성일(65)씨가 강원도청 앞에 세워진 천막농성장을 지키고 있다. 골프장이 들어서는 강원지역 마을 주민들은 8개월째 돌아가며 노숙투쟁을 해왔다.

드라이버 있으라 했더니, 마을이 갈라졌다. 골프장 업자 보기에 좋았더라. 업자가 산을 둘로 나누사, 너는 벙커 너는 러프라 불렀다. 이어 우드를 들라 하니 주민이 쫓겨났다. 아이언 들라 하여 나무가 베어지고, 퍼터 있으매 새 한 마리 남아나지 않더라. 강원도 골프장 러시가 광풍에 가깝다. 강원도를 향해 너도나도 ‘티샷’을 날리고 있다.
경포대 300개 + 285개 = 강원도 골프장
2012년 현재 강원 지역에 운영 중인 골프장은 49곳(842홀)이다. 회원제 골프장이 25곳(540홀), 대중 골프장이 24곳(302홀)이다. 원주가 9곳으로 가장 많고, 평창이 7곳, 춘천·횡성에 각각 6곳이 있다. 홍천·고성에도 4곳씩 운영 중이다. 골프장 면적은 4321만9800m²에 달한다. 1307만 평이다. 강릉 경포대 면적이 14만4천m²(4만3560평)이니까, 경포대 300개가 강원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셈이다.
현재 강원 지역에 건설 중인 골프장은 21곳(468홀)에 달한다. 면적은 2707만m²(818만 평)다. 춘천 7곳, 홍천 6곳, 원주 3곳, 강릉·횡성·화천·고성·양양이 각 1곳이다. 인허가 절차가 진행 중인 골프장도 13곳(234홀)에 이른다. 면적은 1406만m²(425만 평)다. 원주 4곳, 홍천 3곳, 춘천·동해·고성 각 2곳씩이다. ‘경포대 285개’가 추가로 들어설 채비를 하고 있다.
이렇게 강원도 내에서 운영·건설·준비 중인 골프장은 모두 83곳이다. 전국에 골프장 532곳이 운영 중이거나 건설 중이니, 비율로 따지면 전국 골프장의 15.6%가 강원도에 들어서는 셈이다. 강원도의 경우 2008년 48곳이던 골프장이 3년 사이에 35곳이나 새로 늘었다. 골프 인구 감소, 골프장 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전망이 나오는 시점에서도 폭발적인 증가세다. 이게 다 들어서면 강원도는 경기도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골프장을 안고 살게 된다.
골프장 건설 광풍은 춘천시와 홍천군에서 특히 거세다. 춘천 9곳, 홍천 9곳이 건설·추진 중이다. 새 골프장 35곳의 절반이 넘는다. 두 도시에는 이미 6곳, 4곳의 골프장이 각각 운영 중이다. 춘천을 ‘호반의 도시’가 아니라 ‘홀의 도시’라고 불러도 될 지경이다.
접근성이 좋아지자 이들 지역에 골프장이 마구잡이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2009년 7월 서울∼춘천 고속도로가 개통돼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30분 정도면 춘천에 닿을 수 있게 됐다. 수도권과 인접한 춘천·홍천 지역에 골프장 삽질이 바쁜 이유다. 실제 새 골프장 부지 상당수가 서울∼춘천 고속도로 나들목 주변에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골프장 규제 완화를 삽질 광풍의 근본적 이유로 꼽는다. 이승현 원주녹색연합 사무국장은 “이명박 정부 들어 골프장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한 것이 개발 폭증을 불렀다”고 지적했다. 시도별로 전체 임야 면적에서 5% 이상은 골프장을 세우지 못하도록 한 규정이 폐지됐다. 골프장을 개발하더라도 골프장 안에 산림수림지를 40% 이상 확보해야 한다는 규정도 없앴다. 산의 경사도가 20도가 넘는 면적이 50%를 넘으면 골프장 개발을 못하도록 한 규정이 25도와 40%로 완화됐다. 모두 2008년에 바뀐 규정들이다. 골프장 수 전국 1위인 경기도가 난개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 토지 비용 상승, 골프장 부지 확보의 어려움을 겪는 사이, 규제 완화를 엎고 서울과 가까운 강원도로 골프장 개발 수요가 몰렸다.

»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구만리의 골프장 건설 현장. 둘로 쪼개진 산을 넘으면 주민들이 농사짓고 사는 마을 뒷산이 나온다. 이곳에 27홀짜리 회원제 골프장이 들어선다. 골프장 개발업체의 최대주주는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이다. 새누리당 재해대책위원장인 그는 최근 가뭄 때문에 농민 걱정이 많다고 한다.

골프장 업자 기사회생시킨 국토해양부
골프장은 ‘녹색사막’으로 불린다. 보기에는 그럴듯한데, 알고 보면 산을 깎고 그 흙으로 계곡을 메우고 그곳에 살던 동식물을 초토화하거나 내쫓은 뒤 인공적으로 웅덩이를 만들고 잔디를 깐다. 잔디도 농약으로 키우니 골프장 주변은 농약 범벅이 되기 마련이다. 지하수로 농사짓고 밥 해먹는 주민들의 반발이 거셀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골프장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개발업체 쪽의 불법·탈법이 흔하게 발견된다. 사전환경성검토나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게 이뤄지는 경우가 상당수다. 그래서 골프장 개발업계에서는 ‘인허가가 전체의 90%’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회원권 가격만 수억원에 달하는 회원제 골프장이 ‘공공시설’로 둔갑해 주민들의 논밭이나 선산을 강제로 수용하는 경우도 골프장마다 빠지지 않는다.
팔봉산으로 유명한 홍천 팔봉리에는 대명비발디파크 골프장이 있다. 물놀이 시설로 잘 알려진 오션파크도 맞붙어 있다. 그 근처에 2009년 회원제 고급 리조트 ‘소노펠리체’가 문을 열었다. 모두 대명리조트가 운영하는 곳이다. 소노펠리체는 대한민국 최상류층 1%를 겨냥해 만들어졌다. 분양가도 최대 20억원을 넘는다. 소노펠리체 옆으로는 승마장과 함께 ‘리더스 컨트리클럽’이 들어선다. 골프장 공사는 초기 단계다. 최상류층이 이용하는 리조트답지 않게 18홀짜리 대중제 골프장으로 사업계획 승인을 받았다. 일부 주민들은 리더스 골프장이 대중 골프장으로 허가를 받았지만 사실상 회원제 골프장으로 운영하려는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사실상 ‘소노펠리체 전용 골프장’이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골프장 개발 부지 끝자락에 걸쳐 있는 4만4600m²(1만4천 평) 크기의 산이 강제수용됐다. 이 산을 6대째 선산으로 소유하고 있던 이들은 날벼락을 맞았다.
지난 6월20일 소노펠리체를 찾았다. 회원제 고급 리조트답게 입구부터 ‘삼엄’하다. 골프장 인허가 업무를 맡은 직원은 “회원제 운영 의심은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했다. “고가 분양이다 보니 분양받은 사람들에게 1년 동안 회원 대우를 해주는 특전을 주는 정도”라고 했다. 골프장은 공사가 상당 부분 끝나 잔디를 심는 조경 단계에 있다. 이승현 원주녹색연합 사무국장은 “지난해 4월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골프장 건설과 관련한 토지 강제수용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해당 선산의 경우 강제수용 뒤 일부 분묘가 훼손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헌법재판소는 골프장을 지을 때 골프장 터 소유주로부터 땅을 강제로 가져올 수 있게 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조항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골프장을 도시계획상 체육시설로 지정하면, 골프장 업체는 80%의 땅만 사들이면 됐다. 나머지 20% 땅에 대해서는 소유주가 매매를 거부하더라도 강제수용이 가능했다. 이에 대해 헌재는 ‘공공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골프장까지 도시계획시설로 분류해 강제수용하는 것은 과도한 재산권 침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국토해양부는 관련 시행규칙을 고쳐, 규칙 시행 이전에 골프장 건설의 맨 첫 단계인 주민제안서(땅을 업자에게 넘기겠다는 약속) 제출만 이뤄진 경우에는 업자들이 땅을 강제수용할 수 있는 길을 터줬다. 헌재의 결정으로 벙커에 빠졌던 골프장 업자들로서는 기사회생의 샷을 날릴 수 있게 됐다.
진짜 공익시설 강제수용한 가짜 공익시설
춘천 신동면 혈동리에 건설 중인 신도컨트리클럽(18홀·회원제)도 전체 99만1740m²(30만 평) 가운데 16만5290m²(5만 평)을 주민들에게서 강제수용했다. 여기에는 건설폐기물 재활용업체인 강원산업 부지 1만9835m²(6천 평)도 포함돼 있다. 헌재 결정 전에 이뤄진 강제수용이었다. 이 업체를 17년째 운영해온 조호연(66) 사장은 “재활용업체는 공익시설로 분류된다. 골프장 설치 ‘훈령’에 ‘법령’이 지고 있다. 진짜 공익시설이 골프장 같은 가짜 공익시설에 강제수용당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했다. 신도컨트리클럽은 30% 정도 공사가 진행된 상황에서 개발업체가 부도나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토지 강제수용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의 1심 선고가 7월6일 예정돼 있다고 한다. 조 사장은 “법원에서 헌재 결정 취지가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했다.
7년 넘게 끌어온 ‘오래된 싸움’이지만 여전히 진행 중인 곳도 있다. 홍천 구만리에는 140만㎡에 걸쳐 27홀짜리 골프장과 리조트 공사 허가가 떨어졌다. 6월20일 찾아간 공사 현장은 산 건너편 원소리 쪽 진입로 공사만 이뤄졌을 뿐 구만리 쪽 공사는 일부 벌목만 진행된 채 멈춰 있었다. 불법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9월 공사가 중단됐다. 반종표(47) 구만리 이장은 “멸종위기종 보호 방안을 강구하지 않았고 이식해야 할 수목 4700여 그루를 베어버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반종표 이장은 “골프장을 짓게 되면 마을 뒷산인 구만산 이쪽을 41m 깎고, 그 흙으로 저쪽 37m를 높인다고 한다. 마을 뒷산 풍경이 다 바뀐다”고 했다. 구만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농업용수다. 그 양이 매우 적다. 물이 귀한 동네다. 구만리는 모든 벼농사를 유기농으로 키운다고 한다. “골프장이 들어서면 물도 끊기고, 농약까지 뿌려댈 테니 농사는 끝난다. 정수리에 골프장이 말이 되나. 똥물만 쓰라는 거다.”
주민들은 구만리 골프장이 시작 단계부터 불법으로 얼룩졌다고 했다. 2004년 농업기반공사·농림부가 물이 귀한 이 지역에 저수지를 만드는 계획을 세웠다. 134억원의 세부 설계까지 완료됐다. 그런데 갑자기 한 업체가 여기에 가시오갈피 농장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강원도 골프장 문제 해결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인 반경순(54)씨는 “업체 쪽에서 마을 주민을 이용해 저수지가 필요 없다는 탄원서를 기관에 제출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시골 노인이 썼다는 탄원서에는 ‘쌀개방 상황에서 국가적 예산 낭비’ 등의 말이 쓰였다. 그사이 업체는 일부 주민들에게 보상금 성격의 돈을 돌렸다. 가시오갈피 농장은 골프장으로 돌변했다. 환경조사 등도 매우 부실했다. 반종표 이장은 “골프장 사업자 쪽이 조사업체에 의뢰한 처음 조사에서는 ‘문헌에만 소쩍새 한 마리가 있다’ ‘하늘다람쥐는 한 마리도 없다’는 식이었다”며 “하지만 나중에 환경단체 등에서 조사해보니 하늘다람쥐·삵·담비·산작약 등을 줄줄이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
구만리 골프장을 개발하는 원화레저의 최대주주는 초선인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58·충북 보은·옥천·영동)이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 회장 출신인 박 의원은 지난 4월 총선 때 541억여원의 재산을 신고한 재력가다. 아내는 요트, 20대 장남이 포르셰 차량 등 13억여원, 10대 차남이 12억여원의 재산을 갖고 있다고 신고해 ‘화제’가 됐었다.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은 지난 6월5일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골프장 사업 취소를 요구하는 100일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골프장 공약 지켜라” 231일째 천막농성
골프장 문제와 관련해 지난 6월21일 박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보좌를 맡은 이가 전화를 대신 받고는 박 의원에게 용건을 전달하겠다고 했다. 얼마 뒤 ‘원하레저 주수성 대표에게 알아보라’는 답이 돌아왔다. 주 대표는 자신이 박 의원의 매부가 된다고 했다. 그는 “박 의원은 최대주주가 맞지만 나한테 모든 일을 맡겨놓았다. 골프장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은 알지만 박 의원이 그 내용을 알지는 못한다”고 했다. 주 대표는 “골프장에 반대하는 주민들 때문에 악덕 사업자로 몰렸다. 주민들이 무리한 요구들을 해왔다. 저수지도 주민들이 반대해 무산된 것이다. 문서로 다 보여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초기에 골프장의 실태에 대해 잘 모르고 혼란스러울 때 사업자에게 현혹됐던 것이다. 일부 주민들이 경기도 지역의 골프장 주변 마을 10여 곳을 둘러본 뒤 ‘골프장은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최대주주인 박 의원이 골프장 사업을 취소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환경단체와 민간 전문가들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인허가를 따내려고 각종 조사를 부실하게 하거나 지방자치단체의 검토가 소홀했던 사실이 ‘명백히’ 드러난 골프장이 강원 지역에만 9곳에 이른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지난해 4·27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주민의 동의 없는 골프장은 반대한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골프장에 대해서는 전면 재검토와 함께 도지사 직속으로 ‘강원도 골프장 민관협의회’를 만들어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렇게 구성된 민관협의회에는 홍천 구만리, 강릉 컨트리클럽 등 7개 골프장이 안건으로 올랐다.
한낮 기온이 30℃를 넘어간 6월20일. 강원도청 본관 앞에는 최문순 지사의 ‘골프장 공약’ 이행을 요구하는 천막농성이 231일째 이어지고 있었다. 춘천의 겨울 칼바람이 불 때 시작한 천막농성이다. 골프장들이 들어서는 마을의 60~70대 노인들이 돌아가며 ‘번’을 선다. 이날은 강릉 컨트리클럽 주민들이 땡볕을 버텨내고 있었다. 이들은 “인허가 과정에서 불법과 탈법이 명백히 드러난 골프장이 있지만 사업 취소가 단 1곳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민관협의회의 한 위원(민간 쪽)은 “최 지사가 취임 뒤 골프장 2곳에 대해 사실상 허가를 내주는 등 전면 재검토 약속을 어겼다. 토지 강제수용도 이뤄졌다. 민관협의회가 임기가 끝날 때까지 시간을 끌려는 면피용이 아닌지 주민들의 불신이 깊다”고 전했다. 김용철 강원도지사 비서관은 “허가를 내줬다는 골프장은 취임 전에 이미 인허가 과정이 어느 정도 진행됐던 사안”이라며 “도지사 취임 뒤로는 골프장 건설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고 있다. 불법·탈법 행위가 있다면 인허가를 취소한다는 기본 골격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강원도 쪽은 일부 골프장 사업주에게 골프장이 아닌 다른 사업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조만간 강릉 컨트리클럽 등 2~3곳의 골프장이 이에 호응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 비서관은 “19대 국회가 열리면 도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법·제도 개선안을 여야에 설명하고 국회의 도움을 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예산정책처 “골프장, 지역 경제에 도움 안돼”
지난해 2월 강원발전연구원은 국내 골프장 산업이 2012년 정점을 찍고 감소할 것이라면서도 강원 지역의 적정 골프장 수를 최대 90개로 추정했다. 현재 추진되는 골프장을 끌어안는 수치다. 반면 경남발전연구원은 2010년 9월 “경남 지역에서의 신규 골프장 대규모 건설은 수급 불균형에 따른 과잉 공급과 경영난 등이 우려된다”며 “골프장 허가 전에 수요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08년 국회 예산정책처는 골프장이 지역 세수나 경제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나이스샷’을 외치는 골프장 한쪽에서 주민들이 풀이나 뽑는 현실은 옳지 않다는 얘기다.
수많은 골프장의 이정표가 청정 강원의 미래를 예언하는 ‘묵시록’이 되어야 쓰겠는가.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벙커나 러프에 빠진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