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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27일 월요일

권리금 강탈하는 ‘갑’ ‘을’이 할 거라곤 꼬장과 절망뿐

이글은 레디앙 2013-05-27일자 기사 '권리금 강탈하는 ‘갑’ ‘을’이 할 거라곤 꼬장과 절망뿐'을 퍼왔습니다.
[창원 자영업 실태조사기-2]건물주에게 쫓겨나고 폐업하고 권리금은 날리고.....

지난 겨울은 지독히도 추웠다. 설사가상으로 창원에는 거의 10여년 만에 폭설까지 내렸다.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린 건 내가 창원에 온 게 1983년 봄이 오기 전이었으니 그 이후로는 처음이었을 거다.
몇 년 만에 내린 폭설에 온 시가지가 하얗게 점령 당해 거의 모든 것이 정지되었다. 시내버스들은 10km 이하의 속도로 엉금엉금 기었으며 승용차는 물론이고 택시들도 아예 다닐 생각을 하지 않았다.
거리는 텅텅 비었다. 한때 세상을 마비시켰던 눈덩이들이 그 이후로도 동네어귀나 아파트의 후미진 그늘에서 열흘 가까이 녹지 않고 버텼으니 얼마나 추운 겨울이었던가.
그 겨울에 나는 마음마저 동토의 호수처럼 꽝꽝 얼어붙었을 사람을 만났다. 그녀는 두툼한 목도리를 두르고 검은 장갑 낀 손으로 왼쪽 옆구리에서 설문지 한 장을 꺼내 들이미는 나를 보며 말했다.


어느 식당이 철거되는 모습. 옆의 가게도 마찬가지이다.

“아이고, 수고 많습니더. 그래야지예. 이런 거 진작 했어야지예. 그렇지만 우린 이미 늦었습니다. 다음 주면 문 닫고 나갑니다. 우리 쫓겨난다 아입니꺼.”
그녀는 ○○○○○라는 이름의 횟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였다. 그녀는 말했다.
“내가 여기 장사한 지 l0년쨉니다. 들어올 때 권리금 1억 주고 들어왔지예. 그때 1억이면 큰돈이었습니더. 그런데 나가라카는 깁니더. 우리는 장사 더 하고 싶은데, 그냥 나가라카이 참 돌겠네요. 우리만 그런 기 아이고 우에 집도 나가라카는데, 저 집은 더 억울하지예. 젊은 여자들이 이자 장사한 지 4년밖에 안됐는데, 거도 권리금 1억 넘게 줬을 건데. 우리보다 평수도 두배나 넓고 하이.”
결국 그녀는 얼마 안 있어 문을 닫았다. 그녀의 남편과 함께 직원 한명을 고용해 10여년 가까이 장사를 했지만 나올 때는 이사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어느 찻집에서 다시 만난 그녀가 말했다.
“주인이 그러는 거라. 원상복구할라믄 돈도 많이 드는데 고마 집기 저런 거는 내가 팔아서 할게. 그래 우리 남편도 그러는 거라. 고마 다 주삐라. 욕심부리지 말고 다 주고 나가자. 그렇지만 그게 되나. 너무 억울해서 내가 철거하는 사람을 만났지. 계산을 뽑아보니까 답이 안 나오는 거라. 바닥이 온돌인데 이거 다 걷어내고 합판이며 벽돌 뜯고 하면 1톤 트럭이 열 몇대는 와야 된다카데. 그래 고마 다 하이소 카고 나와뿌다 아이가. 지돈 10만원은 아까버서 벌벌 떠는 사람이 남의 돈 1억은 어찌 그렇게 하는지.”


‘창업비용에서 권리금과 보증금의 비중이 50%’(2013 창원자영업 실태와 대책 자료집)

연산홍이 도시를 붉게 물들이던 4월 중순, 그녀는 세무서를 찾았다. 너무 억울했던 것도 그렇지만 이렇게 놔두어서는 다음 사람이 또 다음 사람이 당할 거라는 생각에 세무서에 고발하기로 마음먹었던 것이다.
“정의를 세워야지. 바꿔야 되는 기라. 이기 하나의 풍조가 되면 사회에 악이 그득히 차고 문란해지는 기라.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없고. 권리금도 내놔라 할 처지도 안 되니깐. 그냥 장사만 계속 할 수 있도록 해주면 될 긴데 말이다. 할 거는 없고 내가 매달 월세 250만원씩 냈는데 세무서에는 아마 80만원만 낸 걸로 돼있을 거라. 엊그제 아는 이에게서 전화도 왔어요. 당신이 신고 안하면 당신도 같은 범죄자라고 하면서, 빨리 해라 하는 기라.”
그녀는 동병상련의 2층 삼겹살집 젊은 여사장도 설득해서 함께 세무서에 가서 탈세혐의로 건물주를 고발했다.
그 이후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그녀들이 쫓겨난 건물은 지금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다. 주변 부동산업소의 말을 들어 보니 대형 체인점이 들어올 거라고들 말한다.
이런 일은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이 그들의 말이었다. 그들의 설명에 의하면 이미 몇 년 전부터 상남동 지역에는 건물주가 임차인을 쫓아내고 새 임차인을 들이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어 “허, 저 집 또 쫓겨나는구먼!” 할 정도로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라는 것.
어제 점심을 먹고 오는 길에 상남동에서 부동산업을 하고 있는 옛 동지요 형제와도 같은 선배가 한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봐라, 저도 곧 나가야 된다. 쫓겨나는 거지.” 그 집은 상남동에서도 상당히 큰 편에 속하는 일식형 횟집이었다.
나도 몇 번 가본 적이 있는데 내부 시설도 시설이지만 규모가 으리으리한 게 보통이 아니었었다. 옆에서 거드는 친구의 말이 가슴시리도록 아프게 다가왔다. “갑이 나가라 그러면 힘이 있나? 을이 나가야지. 할 거라곤 전에 그 할매처럼 꼬장 부리는 거밖에 없어.”
자, 그러면 왜 이런 현상이 마치 하나의 트렌드처럼 번지고 있는 것일까? 문제의 발단은 권리금과 높은 임대료에 있었다.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대폭 인상하는 수단으로 기존 임차인을 내보내고(쫓아내고) 새로 임차인을 들이는 수법을 쓰는 것은 어쩌면 고전적인 방법이다.
새로 생긴 옆 건물에선 한 달 월세가 850만원인데 나는 300만원밖에 못 받고 있다 생각하면—이건 실제상황이다. 나는 잘 아는 그분이 왜 850만원씩이나 월세를 주고 장사를 하는지 그걸 이해 못한다. 목도 그리 썩 좋은 것도 아니고 1층이라지만 평수도 35평 남짓이다—아무리 돈이 많은 건물주라도 억울하게 손해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런데 더 쇼킹한 것은 언제부터인가 건물주들이 기존 임차인을 내보내고 새로 들어오는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수수하는 행위가 바이러스처럼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위에 예를 든 횟집과 삼겹살집도 그런 예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는 약과였다. 내 선거구인 대방동의 아파트단지에 사는 한 자영업자는 감자탕 식당을 시작하면서 권리금을 1억4천만 원을 주었는데 한 푼도 건지지 못하고 2년 만에 몽땅 날렸다.
그런데 이이는 지난 1월에 만났을 때만 해도 권리금은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왜냐하면 권리금을 건네준 이가 바로 건물주였기 때문이다.
나는 그때만 해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다. 예의 횟집과 삼겹살집 사장님들을 만나기 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녀들을 만나게 되면서 문제가 범상치 않음을 느꼈고 그에게 연락해서 술을 한잔 하자고 했다. 어렵게 나타난 그는 한껏 풀이 죽어있었다.
“다 날렸습니다. 한 푼도 못 준다 카데예. 이사비라도 좀 주라 했더니 그것도 안 준다 그러고. 따지니까 바로 명도소송장 날라오는데, 계산 바로 나오데예. 그래서 마 내가 돈 들여서 장만한 집기며 뭐며 다 놓고 나왔다 아입니까. 그거 철거하려면 돈이 더 드니께. 허허.”
근 20년 가까이 직장생활하며 알뜰히 모았던 돈이 허공으로 날아갔건만 그는 허허 웃으며 “다시 벌면 되지요” 하며 스스로를 위로하듯 소주잔을 입에 털어 넣었다.
그런 그는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
부산 인근 어느 신도시의 부동산중개사무실에서 야무진 꿈을 꾸고 있다. 공고 출신인 그의 친구들이 인근 공단에서 자그마한 공장들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곳에서 다시금 보란 듯이 일어설 준비를 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공장전문 부동산을 해보겠다는 건데, 그의 재기가 얼마나 현실성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잘 되었으면 좋겠다.


By 여영국

권리금 강탈하는 ‘갑’ ‘을’이 할 거라곤 꼬장과 절망뿐

이글은 레디앙 2013-05-27일자 기사 '권리금 강탈하는 ‘갑’ ‘을’이 할 거라곤 꼬장과 절망뿐'을 퍼왔습니다.
[창원 자영업 실태조사기-2]건물주에게 쫓겨나고 폐업하고 권리금은 날리고.....

지난 겨울은 지독히도 추웠다. 설사가상으로 창원에는 거의 10여년 만에 폭설까지 내렸다.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린 건 내가 창원에 온 게 1983년 봄이 오기 전이었으니 그 이후로는 처음이었을 거다.
몇 년 만에 내린 폭설에 온 시가지가 하얗게 점령 당해 거의 모든 것이 정지되었다. 시내버스들은 10km 이하의 속도로 엉금엉금 기었으며 승용차는 물론이고 택시들도 아예 다닐 생각을 하지 않았다.
거리는 텅텅 비었다. 한때 세상을 마비시켰던 눈덩이들이 그 이후로도 동네어귀나 아파트의 후미진 그늘에서 열흘 가까이 녹지 않고 버텼으니 얼마나 추운 겨울이었던가.
그 겨울에 나는 마음마저 동토의 호수처럼 꽝꽝 얼어붙었을 사람을 만났다. 그녀는 두툼한 목도리를 두르고 검은 장갑 낀 손으로 왼쪽 옆구리에서 설문지 한 장을 꺼내 들이미는 나를 보며 말했다.


어느 식당이 철거되는 모습. 옆의 가게도 마찬가지이다.

“아이고, 수고 많습니더. 그래야지예. 이런 거 진작 했어야지예. 그렇지만 우린 이미 늦었습니다. 다음 주면 문 닫고 나갑니다. 우리 쫓겨난다 아입니꺼.”
그녀는 ○○○○○라는 이름의 횟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였다. 그녀는 말했다.
“내가 여기 장사한 지 l0년쨉니다. 들어올 때 권리금 1억 주고 들어왔지예. 그때 1억이면 큰돈이었습니더. 그런데 나가라카는 깁니더. 우리는 장사 더 하고 싶은데, 그냥 나가라카이 참 돌겠네요. 우리만 그런 기 아이고 우에 집도 나가라카는데, 저 집은 더 억울하지예. 젊은 여자들이 이자 장사한 지 4년밖에 안됐는데, 거도 권리금 1억 넘게 줬을 건데. 우리보다 평수도 두배나 넓고 하이.”
결국 그녀는 얼마 안 있어 문을 닫았다. 그녀의 남편과 함께 직원 한명을 고용해 10여년 가까이 장사를 했지만 나올 때는 이사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어느 찻집에서 다시 만난 그녀가 말했다.
“주인이 그러는 거라. 원상복구할라믄 돈도 많이 드는데 고마 집기 저런 거는 내가 팔아서 할게. 그래 우리 남편도 그러는 거라. 고마 다 주삐라. 욕심부리지 말고 다 주고 나가자. 그렇지만 그게 되나. 너무 억울해서 내가 철거하는 사람을 만났지. 계산을 뽑아보니까 답이 안 나오는 거라. 바닥이 온돌인데 이거 다 걷어내고 합판이며 벽돌 뜯고 하면 1톤 트럭이 열 몇대는 와야 된다카데. 그래 고마 다 하이소 카고 나와뿌다 아이가. 지돈 10만원은 아까버서 벌벌 떠는 사람이 남의 돈 1억은 어찌 그렇게 하는지.”


‘창업비용에서 권리금과 보증금의 비중이 50%’(2013 창원자영업 실태와 대책 자료집)

연산홍이 도시를 붉게 물들이던 4월 중순, 그녀는 세무서를 찾았다. 너무 억울했던 것도 그렇지만 이렇게 놔두어서는 다음 사람이 또 다음 사람이 당할 거라는 생각에 세무서에 고발하기로 마음먹었던 것이다.
“정의를 세워야지. 바꿔야 되는 기라. 이기 하나의 풍조가 되면 사회에 악이 그득히 차고 문란해지는 기라.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없고. 권리금도 내놔라 할 처지도 안 되니깐. 그냥 장사만 계속 할 수 있도록 해주면 될 긴데 말이다. 할 거는 없고 내가 매달 월세 250만원씩 냈는데 세무서에는 아마 80만원만 낸 걸로 돼있을 거라. 엊그제 아는 이에게서 전화도 왔어요. 당신이 신고 안하면 당신도 같은 범죄자라고 하면서, 빨리 해라 하는 기라.”
그녀는 동병상련의 2층 삼겹살집 젊은 여사장도 설득해서 함께 세무서에 가서 탈세혐의로 건물주를 고발했다.
그 이후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그녀들이 쫓겨난 건물은 지금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다. 주변 부동산업소의 말을 들어 보니 대형 체인점이 들어올 거라고들 말한다.
이런 일은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이 그들의 말이었다. 그들의 설명에 의하면 이미 몇 년 전부터 상남동 지역에는 건물주가 임차인을 쫓아내고 새 임차인을 들이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어 “허, 저 집 또 쫓겨나는구먼!” 할 정도로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라는 것.
어제 점심을 먹고 오는 길에 상남동에서 부동산업을 하고 있는 옛 동지요 형제와도 같은 선배가 한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봐라, 저도 곧 나가야 된다. 쫓겨나는 거지.” 그 집은 상남동에서도 상당히 큰 편에 속하는 일식형 횟집이었다.
나도 몇 번 가본 적이 있는데 내부 시설도 시설이지만 규모가 으리으리한 게 보통이 아니었었다. 옆에서 거드는 친구의 말이 가슴시리도록 아프게 다가왔다. “갑이 나가라 그러면 힘이 있나? 을이 나가야지. 할 거라곤 전에 그 할매처럼 꼬장 부리는 거밖에 없어.”
자, 그러면 왜 이런 현상이 마치 하나의 트렌드처럼 번지고 있는 것일까? 문제의 발단은 권리금과 높은 임대료에 있었다.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대폭 인상하는 수단으로 기존 임차인을 내보내고(쫓아내고) 새로 임차인을 들이는 수법을 쓰는 것은 어쩌면 고전적인 방법이다.
새로 생긴 옆 건물에선 한 달 월세가 850만원인데 나는 300만원밖에 못 받고 있다 생각하면—이건 실제상황이다. 나는 잘 아는 그분이 왜 850만원씩이나 월세를 주고 장사를 하는지 그걸 이해 못한다. 목도 그리 썩 좋은 것도 아니고 1층이라지만 평수도 35평 남짓이다—아무리 돈이 많은 건물주라도 억울하게 손해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런데 더 쇼킹한 것은 언제부터인가 건물주들이 기존 임차인을 내보내고 새로 들어오는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수수하는 행위가 바이러스처럼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위에 예를 든 횟집과 삼겹살집도 그런 예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는 약과였다. 내 선거구인 대방동의 아파트단지에 사는 한 자영업자는 감자탕 식당을 시작하면서 권리금을 1억4천만 원을 주었는데 한 푼도 건지지 못하고 2년 만에 몽땅 날렸다.
그런데 이이는 지난 1월에 만났을 때만 해도 권리금은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왜냐하면 권리금을 건네준 이가 바로 건물주였기 때문이다.
나는 그때만 해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다. 예의 횟집과 삼겹살집 사장님들을 만나기 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녀들을 만나게 되면서 문제가 범상치 않음을 느꼈고 그에게 연락해서 술을 한잔 하자고 했다. 어렵게 나타난 그는 한껏 풀이 죽어있었다.
“다 날렸습니다. 한 푼도 못 준다 카데예. 이사비라도 좀 주라 했더니 그것도 안 준다 그러고. 따지니까 바로 명도소송장 날라오는데, 계산 바로 나오데예. 그래서 마 내가 돈 들여서 장만한 집기며 뭐며 다 놓고 나왔다 아입니까. 그거 철거하려면 돈이 더 드니께. 허허.”
근 20년 가까이 직장생활하며 알뜰히 모았던 돈이 허공으로 날아갔건만 그는 허허 웃으며 “다시 벌면 되지요” 하며 스스로를 위로하듯 소주잔을 입에 털어 넣었다.
그런 그는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
부산 인근 어느 신도시의 부동산중개사무실에서 야무진 꿈을 꾸고 있다. 공고 출신인 그의 친구들이 인근 공단에서 자그마한 공장들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곳에서 다시금 보란 듯이 일어설 준비를 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공장전문 부동산을 해보겠다는 건데, 그의 재기가 얼마나 현실성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잘 되었으면 좋겠다.


By 여영국

홍준표, ‘폐업’ 못박고 노조와 대화 시늉만…‘고사작전’ 고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5-26일자 기사 '홍준표, ‘폐업’ 못박고 노조와 대화 시늉만…‘고사작전’ 고수'를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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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 공방’ 막판 치닫는 진주의료원

경남도가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겠다고 발표한 지 26일로 석달이 지났다.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노동조합은 물론 보건복지부까지 정상화를 주장하는데, 홍준표 경남지사와 경남도는 폐업을 강행할 태세다. 서부 경남지역의 공공의료안전망 구실을 한 진주의료원은 전국 지방공공의료원 가운데 최초로 강제 폐업될 것인가?

박근혜 정부 출범 다음날인 2월26일 경남도는 경남도립 공공의료기관인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겠다고 발표했다. 3월18일 휴업을 예고한 뒤 주로 노인들인 입원 환자들을 내보내고, 의사를 계약 해지(해고)했으며, 병원 직원들을 퇴직하도록 했다.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과 지역 시민사회단체, 야권 등의 반발과 비판, 박근혜 정부 보건복지부 장관의 정상화 촉구 등에 떠밀린 홍준표 지사는 지난달 23일부터 한달 동안 폐업을 유보하고 정상화를 위한 노사 대화를 한다고 했지만, 시간만 끌며 대화를 사실상 무력화시킴으로써 폐업을 밀어붙이고 있다. 103년 동안 경남 서부지역의 공공의료기관으로 기능해온 진주의료원의 운명을 취임 다섯달 남짓 된 경남지사가 좌지우지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등 공공의료 확충을 공약으로 내건 박근혜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은 정부 출범 석달 만에 빛바랠 처지에 놓였다.

한달간 정상화 위한 대화서
박권범 대행 무성의 일관
노조 대책안 3차례 퇴짜만

지난달 23일, 진주의료원 폐업을 한달 유보하기로 약속한 홍 지사는 기자회견 직후 와의 인터뷰에서 “늦었다, 늦었어, 늦었다고”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정상화를 위한 노사 대화 제안을 받아들였지만, 정상화할 생각은 없다는 것이었다.이튿날부터 시작된 노사 대화에서 진주의료원 경영진은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다. 홍 지사는 박권범 진주의료원장 직무대행에게 전권을 위임했다고 했으나, 박 대행은 단 한 차례도 정상화 방안을 내지 않았고, 노조 쪽이 세 차례 제시한 정상화 방안에 퇴짜만 놓았다. 경남도가 파견한 4급 지방공무원인 박 직무대행은 “폐업 방침은 변함이 없다. 정상화 방안은 정상화하자는 사람들이 내는 것”이라며 노사 대화에 무게를 싣지 않았다. 협상 동안에도 명예퇴직 신청을 받아, 반발을 샀다.노조 쪽이 홍 지사에게 직접 대화에 나서라고 요구했으나 홍 지사는 이를 외면했고, 한달간의 협상 시한이 끝나는 지난 22일에는 시민중재단의 중재 제안도 거부했다. 경남도는 ‘노사 대화도 했으니 이제 폐업 선언만 남았다’는 태도로, 27~31일 폐업을 발표할 것임을 내비치고 있다.폐업을 고집하는 경남도가 내거는 폐업 이유는 몇 차례나 바뀌었다.애초 2월26일엔 ‘경영 부진에 따른 적자 누적’을 들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빚이 279억원에 이르러 3~5년 안에 파산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노인·장기·난치성 환자를 돌보느라 ‘건강한 적자’를 감수하는 전국 지방의료원 34곳 가운데 빚 없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이런 이유는 설득력을 잃었다.

환자 3명·노인요양병원만 남아
경남도 27~31일 폐업 공표 시사
노조 위원장단 단식농성 나서

3월 중순부턴 ‘진주의료원은 강성노조의 해방구’라는 표현을 동원해 노조를 탓했다. 경영 부실은 노조의 도덕적 해이와 지나친 경영 간섭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4월30일부터 경남도가 노무사·약사 등을 동원해 진주의료원 특정감사를 해보니, 경영 부실의 가장 큰 원인은 노조가 아닌 경영진의 ‘위법·부당한 업무처리’ 때문으로 드러났다.지난달 23일 홍 지사는 서민 무상의료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진주의료원을 지원하는 돈으로 의료급여 1종 수급자에게 무상의료를 하고 서부 경남지역 보건소 시설·장비를 확충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는데도 이후 구체적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지금은 정작 경남도가 진주의료원을 폐업하려는 이유나 명분이 모호해진 상태다.경남도의 ‘고사 작전’으로 진주의료원은 빈사 지경에 놓였다. 경남도가 휴업을 예고한 3월18일 이후 진주의료원의 공공의료기관 기능은 사실상 중단됐다. 폐업 방침 발표 당시 203명이던 입원 환자는 경남도의 퇴원·전원 종용으로 3명만 남았다. 계약 기간과 관계없이 한꺼번에 계약을 해지함으로써 의사 11명은 지난달까지 모두 떠났다. 232명이던 직원도 명예퇴직과 조기퇴직을 통해 71명으로 줄었다. 급성기병동,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 장례식장 등은 폐쇄됐다.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지난 24일부터 위원장단 3명이 경남도청 마당에서 단식농성을 하며 폐업 저지에 마지막 힘을 모으고 있다. 위원장단은 27일부턴 물도 먹지 않겠다고 예고했다.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진주의료원 폐업은 우리나라 전체 공공의료의 틀을 뒤흔드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지방의료원을 최초로 강제 폐업시킨 인물이라는 낙인이 찍힐 것이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엄중한 판단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보건복지부는 ‘폐업 반대’ 견해만 되풀이하면서 뾰족한 정상화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양병국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26일 “진주의료원 폐업에 반대한다고 일관되게 밝혀왔다. 하루빨리 진주의료원이 정상화돼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으며, 앞으로 지방의료원을 포함해 공공의료 확충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최상원 기자,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csw@hani.co.kr


경남 진주의료원의 존립 근거를 없애는 조례 개정안을 다루려는 경남도의회 본회의가 열린 지난 23일 오후 경남도의회 앞에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노조원과 시민단체 등의 회원들이 결의대회를 열어 우산을 펼쳐든 채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 철회’ 등을 촉구하고 있다. 창원/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땅 등 재산가치 1300억 달해 매각 힘들수도
병원건물에 경남도 서부청사 입주 가능성

폐업 강행때 시설 처리는

홍준표 경남지사와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폐업을 강행한 이후 의료원을 어떻게 하려는 것일까?경남도는 26일 ‘진주의료원을 폐업하면 매각해서 빚 갚고 남는 돈을 경남도 재산으로 귀속시킨다는 원칙을 세워두고 있다’고 밝혔다.폐업 발표와 동시에 진주의료원을 매물로 내놓을 수는 없다. 그 이전에 경남도의회가 경남도립 진주의료원의 존립 근거를 삭제한 조례 개정안을 가결해야 한다. 경남도의회는 경남도가 폐업을 공식 발표하면 새달 11일 임시회에서 처리하겠다는 태도다.폐업은 진주의료원 이사회 의결만으로 할 수 있다는 게 경남도 견해다. 이르면 27일 임시이사회를 소집해 폐업을 의결하고, 의결 직후 경남도가 폐업을 발표하는 수순이다. 폐업 발표와 법인 해산 의결이 모두 이뤄지면, 진주의료원 이사회는 청산이사회로 전환돼 시설 매각, 직원 해고 등을 한다.의료원 시설 매각이 경남도 예상대로 순조로울지는 의문이다. 재무제표에 진주의료원의 재산 가치는 610억원이다. 그러나 실제 가치는 땅값 500억~600억원, 건물 500억원, 장비 300억원 등 1300억~1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매각을 추진할 때 지출해야 할 돈은 지난해 말 기준 빚 279억원과 추가로 발생한 빚, 남은 직원 71명의 해고수당 7억여원 등이다. 도시계획을 바꾸지 않으면 병원 외의 용도로는 쓸 수 없다. 1300억원에 이르는 시설을 사들여 의료기관으로 활용하려는 개인이나 기관이 나타날지 의문이다.진주의료원 시설이 팔리지 않으면, 경남도가 떠안아야 한다. 홍 지사가 ‘진주에 경남도청 서부청사를 세우겠다’는 자신의 선거공약을 실현하려는 시설로 쓸 것이라는 의구심이 잦아들지 않는 이유다. 창원에서 서부 경남으로 이전이 추진되고 있는 경남도 산하기관들이 입주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경남도청 서부청사 등이 입주하게 되면, 홍 지사는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공공의료기관을 폐업시켰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창원/최상원 기자

2013년 5월 4일 토요일

창조경제? “최문기 추진 연구소기업 11곳 매출 전무”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03일자 기사 '창조경제? “최문기 추진 연구소기업 11곳 매출 전무”'를 퍼왔습니다.
최민희 의원, “ETRI 원장 시절 만든 39개 중 6개 폐업 또는 M&A, 11곳 매출 전무”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시절 자랑으로 내세운 연구소기업 성과가 속 빈 강정으로 나타났다.

민주통합당 최민희 의원이 3일 미래부 국회업무보고에 앞서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최 장관은 ETRI 원장으로 재직한 2006년부터 연구소기업을 39곳이나 만들었지만 이중 6개 기업은 폐업되거나 M&A로 인수합병됐고 11개 회사는 매출이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소기업은 정부출연연구원, 전문생산기술연구소, 대학 등 공공 연구기관과 산학협력기술지주회사가 연구개발특구 내에 설립할 수 있는 기업이다. 국세와 지방세 등의 감면혜택도 있다. 지난 2006년부터 설립 승인된 39개 연구소기업 중 현재 33개 업체가 사업을 벌이고 있다.

최문기 장관은 지난달 23일 장관 취임 뒤 첫 공식일정으로 대덕연구개발특구에서 연구소기업 대표들을 만나 “연구소기업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현재 33개인 연구소기업을 60개까지 늘리고 성공적으로 키우고자 한다”면서 기업대표들에게 설립 규제 완화 등의 부탁을 받았다.

이에 대해 최민희 의원은 3일 미래부 국회업무보고에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최문기 장관의 연구소기업 실적을 거론하며 ‘치적 쌓기’라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최 장관은) ETRI 원장 시절 추진했던 연구소기업을 60개 이상 육성해 창조경제를 구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는데 최 장관은 자신의 치적 쌓기에 급급한 나머지 숫자만 늘리는데 집중해 연구기술을 직접 사업화하는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미래부 누리집에서 내려받음.


최민희 의원은 “앞으로 미래부가 부실하게 운영되어 오던 연구소기업의 문제를 개선하려는 노력 없이 단기적인 성과와 실적 위주의 정책을 추진한다면 ‘연구소기업’ 정책은 예산만 낭비하고 결국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미래부 국회담당 사무관은 3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아직 내용을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라면서 “업무보고를 위해 준비한 내용이 아니라서 파악에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주 월요일(6일)에 대변인실을 통해 입장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장준 기자 |weshe@mediatoday.co.kr 

2013년 4월 24일 수요일

진주의료원, 노조가 아니라 ‘정책이 문제’


이글은 시사IN 2013-04-24일자 기사 '진주의료원, 노조가 아니라 ‘정책이 문제’'를 퍼왔습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진주의료원의 적자가 노조 때문이라며 폐업을 강행하려 한다. 그러나 (시사IN)이 입수한 보건 복지부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시 외곽으로 병원을 신축이전한 데 따른 정책 실패가 원인이었다.

4월9일 오후 5시 경남 진주의료원 호스피스 병동. 마지막 환자 이정자씨(74·가명)의 아들 김 아무개씨(34)가 병동을 지키던 간호사 두 명에게 퇴원 통보를 했다. “내일 경상대병원으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순간 간호사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말기 암 환자를 끝까지 보호하지 못했다는 미안함과 이씨가 퇴원하면 호스피스 병동은 정말 문을 닫는다는 현실의 무게감 때문이었다. 이씨가 나가면, 진주의료원에는 급성기 병동에 1명, 노인요양병원에 29명만 남게 된다. 

내일부터 호스피스 병동이 비면 무얼 할 거냐는 기자의 물음에, 한 간호사는 “이제 우리도 투쟁해야지요”라면서도 ‘투쟁’이라는 단어가 멋쩍은 듯 웃어버렸다. 환자도 의사도 거의 다 떠나면서 폐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 같다는 그녀는 기자에게 대뜸 “쌍용차는 요즘 어떻습니까?”라고 물었다. 대량 정리해고와 잇따른 노동자의 죽음으로 기억되는 쌍용자동차 사건처럼 진주의료원 사태가 번질까 봐 두려워하는 모습이었다. 지금이야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일방적으로 폐업을 밀어붙여 그만큼 반작용으로 더 싸우고 있지만, 재취업과 같은 당근으로 유혹하면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강성 노조’의 모습이라기에는 소박한 고민이었다.

ⓒ시사IN 이명익 노조의 현수막이 붙어 있는 진주의료원 로비.


같은 시각, 진주의료원 본원에서는 직원들이 삼삼오오 데스크톱과 노트북 앞에 둘러앉았다. 홍준표 지사가 도의회에 출석해 도정 질의에 답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홍 지사는 강성 노조 때문에 진주의료원 문을 닫게 되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당장 “6개월째 월급도 못 받고 출근하는 강성 노조가 어디 있노” 따위 푸념이 새어나왔다. 같은 날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는 경상남도 직원들이 ‘진주의료원 노조 실상’을 담은 자료를 돌렸다.  
 
“누적부채 279억원, 지난해 당기순손실 69억원 등 재정 여건이 심각하다. 이는 의료수익 대비 인건비 비율이 77.6%에 달하기 때문이다. 전국 의료원 평균이 69.8%인 점을 감안하면 비정상적으로 높다. 또한 진주는 의료서비스 공급과잉 지역으로 경영개선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노조는 도의회 및 경남도의 수차례 경영개선 요구에도 지속적인 임금인상 요구와 부채탕감 예산 지원만 요구했다. 이에 따라 자구 의지가 없어 회생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고 폐쇄를 결정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인건비 비중이 높은 것은 급여 수준이 높아서가 아니라 수익이 낮기 때문이라고 반박한다. 진주의료원보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곳도 7군데나 되지만 폐업한 곳은 없다는 것. 또 진주의료원 간호사 평균 연봉은 3100만원으로 한국 간호사 평균 연봉보다 1000만원 낮다고 덧붙였다. 
<시사IN>이 입수한 ‘공공병원 운영평가 보고서’.


같은 의료권 내에 민간병원 너무 많아   
 
진주의료원 폐업을 두고 경상남도와 진주의료원 노조의 주장은 공방으로 흘러갔다. 진주의료원의 진실은 뭘까. (시사IN)은 민주통합당 최동익 의원실을 통해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2012 지역거점 공공병원 운영평가 결과 보고서’를 단독 입수했다. 전국 39개 공공병원에 대한 평가가 담겨 있다. 보건복지부가 삼일회계법인에 의뢰해 지난해 8월 작성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진주의료원의 부실은 잘못된 정책 판단과 그로 인한 경영부실 탓이 크다. 홍준표 지사가 꼽는 ‘강성 노조’ 문제는 보고서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의료서비스 과잉공급 지역이라는 경상남도의 진단은 보고서의 내용과 동일했지만 해법은 달랐다. 노조의 ‘발목잡기’가 아니라 병원 운영의 비효율성을 없애는 게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세부 내용을 보자. 진주의료원에 경영혁신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34개 전국 지방의료원과 5개 적십자병원을 A·B·C·D 등급으로 나누는 진단에서 진주의료원은 D등급을 받았다. 진주의료원을 비롯해 11개 지방의료원과 적십자병원이 이에 속했다. 평가 기준은 양질의 의료, 합리적 운영, 공익적 보건의료 서비스, 사회적 책임 네 가지 항목이었다. 
 
평가 영역 중에서 합리적 운영 부분은 좀 더 세분해서 점수가 매겨졌다. 경영효율성은 세 분야로 나뉘었는데, 진주의료원의 재무건전성은 100점 만점에 63.4점(전체 평균 53.63점), 경영성과는 34.6점(전체 평균 44.03점), 운영 효율성은 26.2점(전체 평균 50.02점)이다. 공공병원이 대체로 효율성이 낮지만 그에 비해서도 진주의료원은 생산성은 낮고 수익성이 취약했다. 이 보고서가 꼽은 진주의료원의 주요 문제는 크게 6가지다. △환자 수 부족 △신축 이전에 따른 재무 악화 △의사 수급 어려움 △수익 대비 높은 인건비 구조 △수익성 관리 부족 △인건비 체불 증가가 꼽힌다. 
ⓒ시사IN 이명익 4월9일 진주의료원 직원들이 홍준표 지사의 도의회 답변 모습을 보고 있다.


먼저 환자 수가 부족한 이유는 같은 의료권 내 민간병원이 여럿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로 인해 병상 규모 대비 환자 수가 적었다. 보고서의 진단 기준인 2011년 현재 진주의료원은 병상 240개에 1년간 외래 및 입원 환자 수가 15만명이다. 진주의료원 주변에는 자동차를 타고 30분 거리 안에 상급 종합병원 1개, 종합병원 2개, 병원 12개가 있다. 사실상 과포화 상태이다. 
 
게다가 진주의료원의 위치는 상대적으로 외졌다. 2008년 진주시 외곽으로 신축 이전하면서 환자의 접근성이 떨어졌다. 환자 수 감소는 더욱 심각해졌다. 외진 곳에 자리 잡으면서 환자 수도 증가하지 못했고 관련 빚만 늘었다. 2008년 진주의료원 신축 이전 후 의료수익 증가가 약 31억원이었지만 의료비용은 약 56억원이 늘었다. 의료수지 적자 확대에 의료원 신축 이전이 중요한 구실을 한 것으로 이 보고서는 평가했다. 
 
지리적 환경이 이렇다 보니 환자 만족도는 2011년 기준 평균 84점으로 다른 공공병원에 비해 높지만, 이런 서비스 품질 향상이 당장의 환자 증가로는 연결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주변 의료권역을 고려하지 않고 늘린 병상과 위치 이전으로 인한 재정 위기는 곧 정책 실패를 뜻한다. 
 
의사 수급의 어려움도 뒤따랐다. 같은 권역 내 민간병원 곳곳으로 전문의가 자주 이직했다. 2010년에 5명, 2011년에 2명이 다른 병원으로 떠났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전문의에 대한 연봉을 높게 책정했다. 일종의 유인책이었다. 진주의료원의 공보의 6명을 제외한 전문의 1인당 인건비는 2억1700만원이다. 이런 상황은 의료수익 증가 대비 전문의 인건비 증가율을 더 높게 만들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총 의료수익 증가는 0.6%였지만 전문의 인건비는 46% 늘었다. 
 
같은 이유로 수익 대비 인건비도 높다. 의료수익 대비 인건비 비율은 2011년 기준으로 약 79%다. 비슷한 규모의 300~400병상 규모 민간병원의 인건비 비율이 42%인 것과 비교하면 30%포인트 이상 높다. 홍준표 지사가 지적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다르다. 홍 지사는 이 문제를 노조 탓으로 보고 있지만, 보고서는 상당 부분 의사의 높은 인건비를 지적한다. 사무직 및 간호사·의사를 제외한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다른 공공병원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고 보았다. 또 직원 1인당 평균급여도 3000만원 중반으로 높지 않은 편이라고 진단한다. 
 
다만 병원에 오는 환자 수가 적은 탓에 환자 수 대비 직원 수가 2011년 환자 1000명당 1.6명으로 동일 규모 공공병원 환자당 직원 수(환자 1000명당 직원 1.0~1.4명)에 비해 많다. 그에 따라 총직원 인건비도 의료수익에 대비해 높게 나타난다고 평가했다. 수익이 적다 보니 인건비가 과다한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보고서, 지자체 주도 경영쇄신안 권고 
 
수익성 관리가 부족한 것도 병원 부실경영의 한 원인이었다. 종합병원 규모를 유지하기 위한 진료과 유지, 수익성이 좋지 않은 수술실·응급실 유지 등으로 인한 손실을 진주의료원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 병원의 각 과와 의사 사이에서도 손익에 대한 분석이 다소 형식적이고 임직원 간 공유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심지어 인건비 체불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인지라 이로 인한 부채도 증가한다고 진단했다. 
 
보고서 내용을 종합하면, 진주의료원은 경영상 문제를 앓고 있는 병원이 맞다. 기본적으로 공공병원이 수익을 창출하기 힘든 구조(보고서의 다른 부분을 보면 “지방의료원은 의료안전망 진료과와 응급실 운영으로 인한 손실액 및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책무 수행으로 감내하는 비용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취약 지역에서 응급의료 건수가 동급 전체 병원보다 1.08배, 수익을 얻기 어려운 격리 병상은 3.42배, 호스피스 병상은 3.55배 많다”라고 기술되어 있다. 수익을 창출하기 힘든 구조라는 의미다. 더 자세한 내용은 32~33쪽 기사 참조)이지만, 진주의료원은 평균보다 아래로 평가받는 항목이 많았다. 
 
하지만 문제의 원인과 진단 그리고 해법은 홍준표 지사와 달랐다. 보고서는 “진주의료원은 병원 이전으로 인한 접근성 하락과 전문의의 이탈에 따른 환자 수 감소로 과거 신축 투자금에 대한 회수와 수익성 개선이 불확실하므로 수익성이 높거나 반드시 필요한 기능 중심으로 진료과 운영의 효율화가 필요하다”라고 결론지었다. 또 지방자치단체의 구실도 강조한다. 지자체 주도로 경영쇄신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유휴 시설을 활용하고 조직 진단을 통해 인력배치 효율화를 기하라는 내용 등이다. 민주통합당 최동익 의원은 “이 보고서만 보면 홍 지사의 주장이 억지라는 걸 알 수 있다. 처음에는 적자 때문에 병원 운영을 못하겠다고 하다가, 여론에 밀리니까 ‘노조의 해방구’를 운운하며 공공병원 적자 구조를 호도했다. 지금이라도 공공병원을 없앤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철회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홍 지사의 ‘밀어붙이기’가 여전하자 정부가 진화하는 모양새를 취하기 시작했다. 4월10일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은 진주의료원에 들러 “진주의료원이 공공병원으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고, 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도 야당 의원들을 만나 “최악의 상황으로 가서는 안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는 4월12일 저녁 몸싸움 끝에 진주의료원 폐업 조례를 날치기 통과시켰다. 조례 개정안은 4월18일 도의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김은지 기자  |  smile@sisain.co.kr

2013년 4월 5일 금요일

사정은 비슷해도 해법은 너무 다른 ‘홍준표 vs 김문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4-04일자 기사 '사정은 비슷해도 해법은 너무 다른  ‘홍준표 vs 김문수’'를 퍼왔습니다.

4일 오후 휴업 이틀째인 경남 진주시 초전동 진주의료원 병실에서 퇴원을 하지 않은 한 환자가 간호사의 도움을 받아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진주/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홍준표: , 김문수:


두 곳 모두 도립병원 만성적자
의료수익은 경남이 더 높은데도
홍준표 “강성노조 때문에 폐업”
김문수 “도민 1%가 원해도 유지”



2년간 진주의료원 국비확보`0원
경기도, 2006년 이후 836억 투자
경영개선 등 통해 적자해소 나서




공공의료기관인 지방의료원의 운영을 놓고 같은 새누리당 소속인 김문수 경기지사와 홍준표 경남지사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두 도지사는 ‘의료원 노조가 강성 노조’라며 비슷한 목소리를 냈지만 대응은 전연 딴판이다. 홍 지사는 노조를 탓하며 진주의료원 휴·폐업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김 지사는 “1%만이라도 필요한 사람들이 있으면 의료원을 유지하겠다”며 서민들을 위한 공공의료 확대 정책을 펴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2일 한양대 최고경영자과정 조찬모임에서 기업인 등 300명에게 한 특강 때 “홍 지사가 진주의료원을 없애겠다고 하는데 김 지사의 생각은 어떤가”라는 청중 질문을 받자, “경기도립병원을 유지해야 한다는 설문조사가 도민의 1%만 나오면 나는 병원을 없애지 않겠다. 도립병원이 노숙자들 병 고치고 어려운 사람들 고치는 역할도 하지 않나”라고 답변했다.

반면 하루 전인 1일 홍 지사는 경남도 전체 직원 정례조회에서 “도민의 혈세를 강성 노조 배불리는 데 사용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폐업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경남도는 3일 휴업발표문에서도 “세상에서 최고 편한 그들만의 직장을 누리고자 하는 진주의료원을 존속시키는 것은 귀족 노조의 천국을 방치하는 것”이라고 노조를 비난했다.

김 지사도 노조의 강경 기류에는 부정적인 태도다. 그는 “경기도에 6개 도립병원이 있는데 적자가 크고 병원노조는 민노총(소속)이고 최강성이 경기도립병원 노조”라고 말했으나, 그는 홍 지사와는 정반대 방향의 해법으로 접근했다.

그렇다고 경기도와 경남도의 지방의료원들이 놓인 경영 상황이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다. 진주의료원의 의료 수익 대비 인건비 비율이 80%를 넘고, 누적 부채가 이미 280억원을 넘었다는 게 경남도가 내건 폐업 결정 이유다. 경기도의 수원·의정부·파주·이천·안성·부천 등 6개 지방의료원도 인건비 비율은 88%에 이르고 누적 부채는 지난해 총 442억원이었다. 의료원 1곳당 직원 수는 경남이 227명, 경기도 6개 의료원은 평균 200명 수준이다. 의료원 1곳당 평균 순수 의료수익은 경남도가 150억원으로 134억원인 경기도에 견줘 오히려 많았다.

차이는 정작 다른 데 있다. 지난해와 올해 진주의료원의 국비 확보액은 0원이고, 시설개선 투자비도 0원이다. 반면 김 지사는 2006년 취임과 함께 ‘의료 서비스를 개선한다’며 지방의료원 신축·리모델링 등에 836억원을 투자했고, 올해부터 2018년까지 1363억원을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다. 의료원 장비 현대화를 위해 지난해와 올해만 국비 82억원을 유치했고 2014년까지 적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로 경영 개선에 나섰다.

두 도지사의 노조를 바라보는 인식 차도 커 보인다. 진주의료원이 지난해 의료수익과 거의 비슷한 인건비를 쓴 점을 들어 ‘검사’ 출신인 홍 지사는 “강성 노조의 해방구”라고 공격했다. 반면 노동운동가였던 김 지사는 “역대 지사 중 처음으로 6개 도립병원을 모두 방문했다. 지저분하게 관리하지 않아서, 거미줄 떼고 주변을 청소하는 기본적인 것부터 하고 노조활동을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박석용 진주의료원 노조 위원장은 “2008년부터 6년째 임금이 동결된 상태에서 그나마도 지난해 9월부터 8개월째 단 한푼도 못 받고 있다. 과연 우리가 강성 노조라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겠는가. 그런데도 우리가 귀족 노조인가”라고 반박했다.


수원 창원/홍용덕 최상원 기자 
ydhong@hani.co.kr

2013년 3월 22일 금요일

경남도, 진주의료원 의사 11명 계약해지.. 폐업 ‘밀어붙이기’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3-22일자 기사 '경남도, 진주의료원 의사 11명 계약해지.. 폐업 ‘밀어붙이기’'를 퍼왔습니다.
보건의료노조 “현재 입원환자 100여명이 남아 있어...살인행위”

경상남도가 진주의료원 공중보건의(공보의)를 제외한 의사 11명에 대해 계약해지 통보를 하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성명을 내고 규탄했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경남도는 21일 진주의료원장 직무대행 명의로 공보의를 제외한 11명의 의사에게 4월 21일자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대해 보건의료노조는 같은 날 낸 성명을 통해 진주의료원 강제폐업을 위해 의사를 쫒아 내는 것은 환자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살인행위라며 중단을 요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현재 진주의료원에는 경남도의 강제폐업 결정과 강제휴업 예고에도 불구하고 진주의료원에서 치료받기를 원하는 입원환자 100여명이 남아 있다”며, “의사를 쫓아내서라도 진주의료원을 강제폐업하려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반의료적, 반인륜적 작태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법적 요건조차 갖추지 못한 폐업을 강행하기 위해 환자 곁을 떠나지 않고 의료인의 양심을 지키며 환자를 돌봐온 의사들을 해고하겠다는 것은 환자들의 치료받을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며, 환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살인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취임 69일 만에 103년 된 진주의료원 폐업을 결정한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막장행정과 독재행정에 비판여론이 들끓고 있다”며,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해야 할 일은 민심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합리적 해법을 마련하기 위한 대화에 나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자환 기자 hanhit@vop.co.kr

2012년 10월 18일 목요일

미용실·학원·부동산중개소 줄줄이…83만명 폐업


이글은 노컷뉴스 2012-10-18일자 기사 '미용실·학원·부동산중개소 줄줄이…83만명 폐업'을 퍼왔습니다.
자영업자 83만명 가게 문 닫아..서비스업 최다

지난해 폐업을 한 자영업자가 4년만에 최대인 83만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 소매업, 음식업 순으로 폐업한 사업자가 많았다.

국세청의 '2011년 개인사업자 폐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개인사업자는 82만9천669명으로 2007년 84만8천명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개인사업자 519만5천918명 중 16%에 해당하는 것으로 지난 2010년에 비해서는 2만4천여명(3%)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이·미용업, 학원 등 서비스 사업자가 17만9천834명으로 제일 많았다. 이어 소매업종(17만7천39명)과 음식업(17만6천607명), 부동산 임대업(7만3천명), 도매업(6만4천명), 운수 ·창고 · 통신업(5만8천명) 등의 순으로 폐업자가 많았다.

특히 서비스업 자영업자는 지난해 5명중 1명 꼴로 폐업을 한 것으로 추정됐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9만9천112명으로 전체의 24%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17만6천45명), 부산(5만5천984명), 경남(5만4천597명), 인천(4만8천438명), 경북(3만9천675명) 등 순이다.

반면 대전(2만6천858명)은 2010년에 비해 189명 감소해 폐업 자영업자가 줄어든 유일한 지역으로 나타났다.

세금 신고를 하지 않아 국세청이 폐업시킨 자영업자는 8만6천190명에 달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올해는 글로벌 경기침체에다 내수부진까지 겹쳐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CBS 이동직 기자

지난해 문닫은 자영업자 83만명, 4년동안 최대치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10-18일자 기사 '지난해 문닫은 자영업자 83만명, 4년동안 최대치'를 퍼왔습니다.

지난해 폐업한 자영업자가 83만명에 육박해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18일 국세청이 집계한 '2011년 개인사업자 폐업 현황'을 보면 작년에 폐업한 개인사업자는 82만9천669명으로 2010년에 비해 2만4천여명(3%) 늘었다.

전체 개인사업자 519만5천918명 가운데 16%이며 2007년 84만8천명 이래 가장 많은 규모다.

업종별로는 이·미용업, 학원 등 서비스 사업자가 17만9천834명으로 제일 많았다. 동네 가게 등 소매업종이 17만7천39명, 식당 등 음식업이 17만6천607명으로 뒤를 이었다.

부동산 임대업(7만3천명), 도매업(6만4천명), 운수·창고·통신업(5만8천명) 등도 많았다.

특히 서비스업에서 일하는 자영업자는 2010년 기준 총원이 89만명이고 신규사업자가 21만5천명인 점을 감안할 때 5명중 한 명꼴로 작년에 가게 문을 닫은 것으로 추정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서비스업은 경기 흐름에 가장 민감하고 창업과 폐업이 가장 빈번하다"면서 "올해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내수부진까지 겹쳐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9만9천112명으로 전체의 24%를 차지했다. 뒤이어 서울(17만6천45명), 부산(5만5천984명), 경남(5만4천597명), 인천(4만8천438명), 경북(3만9천675명) 등 순이다.

폐업 자영업자가 줄어든 유일한 곳은 대전(2만6천858명)으로 2010년에 비해 189명 감소했다.

국세청이 세금 신고를 하지 않아 직권으로 폐업시킨 사업자는 8만6천190명이다.

홍민철 기자 plusjr0512@daum.net

2012년 7월 1일 일요일

‘사장님’ 한국 의사 vs 독일 의사 ‘선생님’


이글은 한겨레21 2012-07-02일자 제917호 기사 ' ‘사장님’ 한국 의사 vs 독일 의사 ‘선생님’'을 퍼왔습니다.
[기획연재 ‘병원 OTL- 의료 상업화 보고서’ ⑦ 의사는 왜 ‘자영업자’가 됐나] 한국·독일 의사 비교로 살펴본 한국 의료계 사익추구적 토양… 의사가 되기까지 국가 지원 전혀 없는 시스템 근본 원인

연재순서
① 과잉진료 권하는 병원
② ‘가짜 원장’ 양산하는 병원들
③ 폐업하는 동네의원
④ 거대병원의 무한경쟁
⑤ 무너지는 공공의료
⑥ 의료사고, 상업화의 그늘
⑦ 의사는 왜 ‘자영업자’가 됐나

» 김응수 원장. 김명진 기자

 » 틸로 슈나이더 원장. 한주연 제공
과잉의료, 리베이트, 의료사고, 수술 거부….
왜, 언제부터 우리나라 의사들은 사고뭉치로 돌변했을까. 수많은 전문직 가운데 유일하게 선비 ‘사’(士)가 아닌 스승 ‘사’(師)자가 붙은 직업인이면서도 왜 의사들은 대부분 마땅한 존경을 받지 못할까. 왜 한국의 의사들은 ‘스승’의 위치에서 벗어나 저잣거리의 장사치를 자임하기 시작했을까. ‘병원 OTL’ 7회에서는 그 까닭을 풀이해보았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의사들이 자라나고 살아가는 토양을 파헤쳐보았다. 도대체 어떤 자양분을 먹었고 자랐기에 한국의 의사들은 이토록 타락하고 위축됐는지 그 영문을 알기 위해서다.
상대적인 분석을 위해서 한국과 독일의 의사를 한 명씩 호출했다. 한국에서는 서울 동작구에서 동네의원을 단독 운영하고 있는 김응수(43) 원장이, 독일에서는 옛 동독 지역의 도시 로스토크에서 동네의원을 공동 개원한 틸로 슈나이더(38) 원장이 나섰다. 둘 다 각자의 지역에서 건전하고 상식적인 ‘선생님’이 되고자 노력하는 가정의학과 전문의다. 두 사람에게 10개의 공동 질문을 던졌다. 두 나라 사이에서 토양의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설문을 만드는 과정에서 고병수 새로의 도움을 받았다.

한 건물 병원 6곳 vs 병원수 지역별 제한

1. 일주일에 근무시간은?

김응수 원장(이하 김): 일주일에 60시간 조금 넘게 일한다. 3년 전부터는 수익을 늘리려고 화요일과 목요일에 야간 진료도 하고 있다. 월·수·금은 아침 9시~저녁 7시, 화·목은 아침 9시~밤 9시, 토요일은 아침 9시~오후 4시 병원 문을 연다. 환자가 오든 안 오든 영업시간을 늘리는 것이 병원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근무시간을 더 늘려야 하는 게 아닌지 고민하고 있다. 주변에 개원하는 병원이 늘어 경쟁이 치열하다. 물론 방문진료는 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
틸로 슈나이더 원장(이하 슈나이더): 3명이 공동 원장이 돼서 병원을 운영한다. 의사 1명을 고용해 우리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 수는 모두 4명이다. 보통 진료는 일주일 가운데 5일만 한다.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아침 8시~오후 4시에 근무한다. 수요일과 금요일 오후에는 근무하지 않는다. 이날에는 방문진료를 할 때가 많다. 목요일엔 오후 1시부터 시작해서 저녁 7시에 끝난다. 바빠서 점심시간은 거의 없는 편이다. 근무 외의 시간에는 연수와 가족을 위한 시간을 만든다. 우리 의원은 잘 조직돼 있어서 근무량이 좀 적은 편이다.

2. 하루에 몇 명의 환자를 보는가?

김: (컴퓨터 모니터를 보여주며) 오늘 환자 49명을 봤다. 개원의 가운데서는 아주 많이 오는 편은 아니고, 그렇다고 적은 편도 아니다. 계절에 따라 찾아오는 환자 수는 변동이 있다. 대략 40~70명이 온다. 평균적으로 이 정도 수준이다. 환자 1명마다 진료하는 시간은 3~10분이다. 오래 진료하고 싶어도 환자들이 바쁠 때도 있다. 또 다른 환자들이 기다리고 있으면 마음이 급해져서 오래 진료하지 못한다. 당뇨병 환자들은 20분 정도 좀더 오래 이야기를 나누며 건강관리 방법 등을 두루 알려주고 싶다. 그렇지만 시간이 생각처럼 쉽게 나지 않는다. 안타깝다.
슈나이더: 오전에 20~35명, 오후에 20명 정도 진료한다. 그 가운데 몇몇은 정기적으로 검진하러 오는 경우다. 나는 환자 1명에게 10분 정도의 시간을 들이려고 노력한다. 이것도 불가능할 때가 종종 있다.

3. 병원들 사이의 경쟁은?

김: 10년 전에 개원했다. 그사이 건물에는 안과, 재활의학과, 이비인후과 병원 3곳이 더 생겼다. 지금은 한 건물에 병원만 6곳이다. 좁은 집에 가족이 꽉 찬 ‘풀하우스’다. 치과는 이웃한 건물 2곳에도 다 있다. 그러니 병원들은 완전히 자율 경쟁을 한다. 의사들은 알아서 벌이를 해야 하고, 책임도 각자 져야 한다. 동네의원은 동네슈퍼랑 처지가 비슷하다. 주변에 홈플러스나 이마트 등 대형마트가 들어오면 어쩔 수 없이 밀려나게 된다.
슈나이더: 우리 병원이 위치한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에서는 의원 수가 지역마다 제한돼 있다. 그래서 개원할 수 있는 동네와 이미 의원이 포화 상태인 동네가 따로 있다. 의사가 포화 상태인 지역에서 개원하려면 의원 자리를 사야 한다. 물론 개원이 가능한 지역에서는 그냥 개원할 수 있다.
1회 3800원 vs 1분기 10유로

4. 환자들은 진료비를 얼마나 내는가?

김: 기본적인 증상의 경우, 환자들은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을 때마다 3800원을 낸다. 그러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9090원을 채워 병원에 보상해주는 방식을 취한다. 물론 진단이나 치료 내용에 따라 비용은 다르다. 환자들은 치료를 추가적으로 받을 때마다 부가적인 비용을 낸다.
슈나이더: 환자는 분기마다 10유로만 내면 모든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말하자면, 환자 1명에 대한 총액예산제다(상자 기사 참조). 한 분기 동안에는 환자가 병원을 몇 번 찾아오든 상관이 없다. 주마다 의료보험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 의료보험의 돈은 의사협의회에서 협상한 내용에 따라 의사들에게 배분된다. 이론적으로 보면, 분기마다 환자 1명꼴로 30~50유로의 수입이 생긴다. 어린이나 노인 같은 환자 진료에 대한 병원의 수입은 약간 더 많다. 2004년 총액제를 도입한 이후 의사들은 되도록 많은 환자를 받기 원한다. 한 분기 동안에는 일단 한 번 본 환자는 다시 안 오기 바라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일부 전문의들은 다음 진료 예약을 다음 분기로 미루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보면 의사 수입이 그렇게 많은 것 같아 보이진 않는다. 그런데 의사들의 수입은 적지 않다. 비보험 환자에 대한 수입이나 민간보험 환자에게서 나온 치료비 등 다른 수입들이 있기 때문이다.

5. 포괄수가제에 대한 의견은?

김: 가정의학과는 당장 상관이 없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제왕절개나 치질 수술과는 상관이 없다. 그렇지만 포괄수가제로 완전히 바꾸었을 때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결국 정부에서 재정지출을 절감하려는 시도라고 보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의료비 지출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상황에 대해 이해를 구하면 협조할 생각도 있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의사들이 매도당하는 것 같아서 불편한 심정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슈나이더: 모든 시스템에는 장단점이 있다. 독일에서도 옛날엔 행위별 수가제를 적용해 모든 진료 행위에 대해 각각 계산됐다. 이로 인해 과잉 진료 행위가 생겼다. 이제는 (포괄수가제보다 더 적극적인 방식인) 총액요금제를 통해 불필요한 의료 행위를 줄일 수 있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지금 총액요금제에 만족한다. 우리 의원은 질 좋은 기본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환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6. 개인 수입은 얼마나 되는가?

김: 일반 봉직의보다는 조금 좋은 편이다. (흔히 ‘페이닥터’로 알려진, 일반 병원에 고용된 의사를 가리키는 봉직의의 월급은 지역에 따라 편차가 크다. 수도권에서는 보통 500만~1천만원이다.) 그런데 개원 비용을 아직 못 갚고 있다. 채무를 갚고 나면 저축을 하기 힘든 수준이다. 지출 수준이 높은 것도 아니다. 골프도 치지 않고, 출퇴근용 차도 없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집도 전세로 살고 있다.
슈나이더: 우리 지역의 주치의는 의료보험 환자를 본 수입으로만 1년에 10만유로(약 1억5천만원) 정도를 할당받는다. 그 밖에 소견서를 쓰는 등 다른 데서 생기는 수입이 있다. 여기서 소득세와 민간보험비를 공제한 것을 보통 주치의들의 평균수입이라고 보면 된다. 소득 액수에 따라 15∼42%의 소득세를 낸다. 독일의 세금 구조는 누진적이다. 대다수 의사에게 최고과세율이 적용된다. 그만큼 수익이 높다는 뜻이고, 세금도 많이 낸다.

» 우리나라에서 의사는 비싼 대학 등록금과 수억원의 개원 비용을 스스로 감당한다. 공공 지원은 거의 없다. 이 과정을 거쳐 의사 집단은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자영업자’로 규정하게 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 없다. <한겨레> 류우종 기자

등록금 비싼 한국 vs 등록금 거의 없는 독일

7. 수입에 만족하는가? 수입을 늘리려고 어떤 활동을 하는가?

김: 저축을 못하고 있다. 그러니 불안하다. 그래서 야간 진료를 한다. 피부 레이저 시술도 한다. 이런 시술은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지 않아서 병원에 돌아오는 수익이 크다. 피부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의 어려움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매력도 있다. 건강보험에서 보상하는 수가가 매우 적기 때문에 건강보험 환자만 봐서는 병원이 생존하기 힘들다. 수익만 생각하면 피부나 미용 시술만 하면 된다. 물론 그럴 수는 없다. 동네에서 오래 봐온 환자들도 있다. 지역에 대한 일종의 책임감이 있다. 그러니 건강보험 환자들도 계속 본다.
슈나이더: 의사들의 불평은 많은 편이지만 돈은 충분하다. 로스토크에서 내가 아는 모든 의사는 우선 삶의 질과 노동 부담 문제를 개선하고 싶어 한다. 우리 지역에서는 의사 수에 비해 환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과로가 가장 큰 문제다. 돈은 그다음 문제다. 의사들이 넘쳐나는 베를린에서는 운영난에 빠진 의원들도 있다. 그들은 환자를 얻으려고 고군분투한다.

8. 의과대학에 다니는 비용은 얼마였는가?

김: 내가 의대 다닐 때, 1년 등록금이 270만원이었다. 다른 전공은 200만원 이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참 비쌌다. 의대에 다니는 것이 효도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교재비도 한 학기에 20만~30만원이 들었다. 당시에는 복제본 교과서를 많이 봤다. 그래서 그나마 그 정도 든 것이다. 지금은 저작권 때문에 원서를 사야 한다는데 부담이 클 것이다. 의대 교육 과정에서 정부 지원은 없었다.
슈나이더: 등록금은 거의 들지 않는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는 한 학기에 100유로 정도의 등록금을 냈다. 이는 버스와 기차, 그리고 학교 편의시설을 이용하는 금액이다. 책과 자료에 드는 돈도 별로 많지 않다. 부모님의 소득이 낮은 학생에 한해 학자금 융자도 받을 수 있다.

9. 의대에 다닐 때 의료윤리에 관한 과목이 있었는가?

김: 본과 2년차에 의료윤리학 수업을 들었다. 물론 ‘국·영·수’는 다른 과목들이었고, 의료윤리학 과목은 학점 비중이 낮다. 말하자면, 고등학교 때 윤리 같은, 그러니까 시험 전날 벼락치기로 공부하는 과목이다. 게다가 본과 때라서 밤늦게 해부학 실습을 하기 때문에, 윤리학 수업은 열심히 공부하지 않는다.
슈나이더: 들은 바 없다. (독일 하노버의과대학의 나이츠케 박사가 지난 2008년에 쓴
“시골 개원 때 5만 유로 무상 지원”

10. 개원 비용은?

김: 10년 전 개원할 때 2억원을 대출했다. 당시 의료 관련 컴퓨터 프로그램 회사에서 자사 제품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2억원을 빌려줬다.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돈은 없었다. 중간에 이자 부담이 적다는 ‘엔화 대출’로 갈아탔다가 엔화 환율이 크게 올라 빚이 오히려 많이 늘었다. 아직도 그 빚을 갚지 못하고 있다. 당시 다른 개원의들도 엔화 대출을 했다가 손해를 많이 봤다. 지금껏 금융기관의 노예가 된 느낌이다. 이자를 제때 갚아야 하니까.
슈나이더: 정확하게 이야기하긴 어렵다. 의사가 부족한 시골 지역에서 개원할 때는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는다. 내가 사는 주에서도 도시에서 떨어진 시골에 의원을 열 경우 무상으로 5만유로를 받는다. 지역에 따라 지원 내용이 다르다. 도시에서 주치의가 병원을 여는 비용은 그렇게 높지 않은 편이다. 아주 비싼 기계를 구입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개원할 때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게 컴퓨터 장비들이다.

11. 하고 싶은 말은?

김: 다른 병원에 가면 나도 환자다. 의사라고 다 좋은 사람만 있는 거 아니다. 치과에 가서 입 벌리고 있으면 나도 ‘이거 속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의사들이 양심적으로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안정적인 제도적·재정적 기반이 필요하다고 본다. 물론 이런 말을 하면 ‘너희만 고생하냐’라는 말 듣는 것 알고 있다. 그래도 양심적으로 운영하는 병원들이 안 망할 수 있게 해주는 기반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공익적인 의료를 하고 싶지만 ‘수익을 위해서는 피부·비만에 비중을 둬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사실 돈을 빌려주는 금융기관도 그걸 바라는 거 같다. 비싼 레이저 시술을 하고, 공격적으로 홍보하라고. 그러면 돈을 더 대출받아서 병원 확장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는 “아직도 보험 환자 받냐”고 말하기도 한다. 돈이 되는 성형외과나 피부과로 진료과목을 갈아탄 사람들도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내가 배운 가정의학을 버려야 하나, 이런 억울함이 있다.
슈나이더: 독일에서도 1차 의료 전담 의사 수는 부족하다. 현재 정부(기민련-자민당)도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지만 전문의 이익단체의 뜻을 거스르는 데 주저하고 있다. 그래서 1차 의료 전문의 시스템을 제대로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사민당은 주치의제도를 강화해서 불필요한 진료로 생겨나는 비용을 제한하려 한다. 그들이 정권을 잡으면 이 개혁을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용어설명

행위별수가제: 의사가 진료량에 따라 보상을 받는 방식. 이를테면 병원이 수술 환자에게 주사나 검사 등 치료 행위를 많이 할수록 수입이 늘게 된다.
포괄수가제: 의사가 질환별로 정액의 보상을 받는 방식. 질병에 따라 보상액이 미리 정해져서 주사나 검사 등 치료행위가 늘어도 병원의 수입이 늘지 않는다.
총액예산제: 병원이 한해 예상되는 비용을 정해놓고 그에 맞춰 진료하며 보상을 받는 방식. 수입 총액이 미리 정해져서 주사나 검사 등 치료 행위를 여러 번 해도 수입이 늘지는 않는다.

김기태 기자 kkt@hani.co.kr, 로스토크(독일)=한주연 통신원 juyeon@gmx.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