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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13일 토요일

전태일에게 꽃바치며 맹세했던 그녀는 어디로 갔나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4-13일자 기사 '전태일에게 꽃바치며 맹세했던 그녀는 어디로 갔나'를 퍼왔습니다.
쌍용차 철거, 노동부 업무보고엔 ‘고용’만 가득…“박근혜 정부, 노동을 권리가 아닌 관리대상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8월 후보 시절 전태일 재단을 방문했지만, 전태일 재단 측의 거부와 쌍용차 노동자들 등에 의해 방문이 무산됐다. 이어 청계천변에 위치한 전태일 동상에 헌화하고자 했으나 이 역시 쌍용차 노동자들에 의해 쉽지 않은 과정을 겪었다. 당시 박 후보는 전태일 동상 앞에서 “노동자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어도 쌍용자동차 해고자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오히려 대한문에 설치된 쌍용차 노동자 분향소가 지난 4일 강제 철거됐고 이에 앞선 지난달 27일 재능교육 해고노동자 천막도 기습 철거됐다. 이와 함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대한 법외노조화 움직임도 벌어지는 등 노동탄압 양상은 이명박 정부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때문에 박근혜 정부의 노동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이 대선 핵심공약으로 경제민주화와 국민대통합을 내세웠지만 여기에 노동이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2013년 업무보고에는 이 같은 문제가 고스란히 노출된다. 총 62페이지의 업무보고에 노동계 최대 현안인 ‘쌍용차’는 불과 2번 언급된다. 그나마 해법도 아닌 현 노사관계 문제에 있어 “비정형적 노사분쟁 해결을 위한 합리적인 조율기제가 미흡했다”는 평가의 한 사례로 언급될 뿐이다.

고용노동부의 보고서는 전반적으로 ‘고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 대립적 노사관계의 원인도 “대기업·정규직 노조의 단기적 이익 극대화 추구, 상급단체의 과잉 정치활동” 등 노조의 문제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진단이 이러니 해법도 없다. 고용노동부는 ‘미래창조형 상생의 노사관계’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를 위한 방법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 추진’이란 추상적 형태로 나타난다.

그나마 이번 업무보고에서는 최저임금과 임금체불, 불법파견에 대한 해결의지를 보였다는 점이 전향적이나, 사회적 의제가 돼 버린 쌍용차 등 노사관계 현안에 대한 어떤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8월, 서울 종로 청계천 6가 전태일 다리를 방문, 헌화를 하려다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으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공통적으로 박 대통령이 노동을 권익의 문제가 아닌 관리의 대상 정도로 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최저임금 일부 인상 등에 대해선 성과가 나올 수 있지만 노동권에 대해서는 무시하고 배제하는 전략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 10일 고용노동부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문제가 제기됐다.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업무보고의 대부분이 일자리 문제였고 노사관계나 노동권 문제에 대해서는 업무보고의 비중이 너무 적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때문에 현안질의의 경우도 대부분 고용 쪽 비중이 높았다”고 말했다.

은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공약부터 노동권 문제가 없었다”며 “전태일 동상 방문은 제스처였고 쌍용차 국정조사도 말 바꾸기를 했다”고 지적했다. 은 의원은 “노동자에 대해 ‘배려’의 관점에서 접근하지만 ‘권리’로 접근하는 관점이 없다”며 “때문에 노동권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획기적인 정책을 펼칠 것이란 기대도 없고, 다만 노동권에 입각해서 법을 준수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는 두고 볼 문제”라고 말했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이명박 정부가 ‘반노동’이었다면 박근혜 정부는 ‘무노동’이라고 얘기할 정도”라며 “노동에 대한 기본적인 관심과 관점이 현저하게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전교조 법외노조 논의나 민주노총을 배제하는 방식을 보면 노동을 홀대하거나 배제하는 방식이 눈에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노동을 사회의 중요한 주체로 구성하는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관리 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며 “국민대통합을 말할 때, 노동을 어떻게 포용할 것이냐 정당하게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할 것이냐가 핵심인데 현재까지는 이명박 정부의 연장선에서 배제하고 홀대하는 정책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전향적인 반전이 있지 않는 한 오히려 노동은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와 같은 지적에 대해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노동이 없다는 지적은 받았지만 고용과 노동은 사실 분리하기 어렵다”며 “고용노동부 입장에서는 비정규직 문제나 사내하도급, 노사관계 등 노동분야가 업무보고에 포함이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안사업장 문제는 업무보고에 쓰기 어렵다”며 “현대차 문제의 경우도 사내하도급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노총 김미정 정책실장은 “결국 노동이 고용에 대한 하위개념으로 밖에 자리 잡지 못했다”며 “고용률을 높이는, 수치에 집착을 하면 노동권이 보장될 일이 없다”고 우려했다.

김 실장은 “박근혜 정부의 노동관은 무시 수준이 아니라 노동기본권을 중심으로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배제하는 전략”이라며 “이명박 전 대통령이 복수노조 창구단일화, 창조컨설팅 문제 등 이미 노동을 탄압하고 방조하는 토대를 마련했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그 토대 위에서 반 노동정책이 구체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노총 강훈종 대변인도 “지금 정부가 노사 관계보다는 고용 쪽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다보니 현장의 여러 현안들이 뒷전으로 밀려나 해결하려는 의도 크게 없어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강 대변인은 박근혜 정부의 노동관에 대해 “그건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경제민주화나 고용률 70%, 중산층 70% 복원이 나쁜 말은 아니지만 정책 실현이 문제”라고 말했다. 강 본부장은 “하지만 아직 가시적인 것이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인 조준호 진보정의당 대표는 “노동문제의 핵심은 노사 문제에 있다”며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현대차 불법파견, 한진중공업의 손배 가압류 등이 사실은 한국사회의 주요 갈등요건이고 그렇다면 노동부가 정리해고를 방지한다거나 관리감독 철저히 하는 등 사전 예방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지금은 노동 없는 고용노동부가 될 것 같다는 우려가 된다”며 “박근혜 대통령도 취임사에서 노동이라는 단어 자체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어 “노동자에 대한 인식이 ‘1500만 월급쟁이’라는 수준이 될 것 같다”며 “이 나라가 노동 없는 나라가 된다면 이명박 정부 때의 비즈니스 프렌들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  

2012년 12월 22일 토요일

"박근혜 대통령, 박정희는 버리고 전태일을 품어라!"


이글은 프레시안 2012-12-21일자 기사 '"박근혜 대통령, 박정희는 버리고 전태일을 품어라!"'를 퍼왔습니다.
[대통령에게 권하는 책] 박근혜를 보는 열두 가지 시선

읽음과 행함은 좀처럼 일치하지 않는다. 그렇게들 를 읽었다고 해도 우리 사회의 정의에 대한 고민을 깊게 만들어 주었다는 증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유명인들의 '서재'에 대한 기사와 책이 쏟아지는 것처럼, 한 사람이 읽은 책의 목록은 분명 그 사람에 대한 유의미한 정보가 된다는 것이 정설이다.

소설가 장정일도 이명박 대통령의 자서전 (김영사 펴냄)에 대한 독서 일기에서, 그 중요성 때문에 대통령이 어떤 책을 읽었는가를 유심히 봤다고 했다. 그러나 책을 다 읽고 덮을 때까지 개운한 답을 얻지 못했는데, 이 대통령이 "틈나면 어디서나 책을 읽었고 사색에 잠겼다"고 쓰면서도 감질나게 도서명은 어디에서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세 명의 전·현직 대통령의 독서 스타일을 분석한 지난 8월 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책 한 권을 잡고 음미하기보다는 속독하는 편"이다. (☞관련 기사 : 대통령 독서 스타일, 이명박 '속독' 노무현 '다독' 김대중 '정독' )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프레시안(최형락)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이 될 박근혜 당선인에게서는 '목록'을 발견할 수 있을까. 그가 시오노 나나미의 (김석희 옮김, 한길사 펴냄)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2010년 여름 트위터에 (한성례 옮김, 부엔리브로 펴냄)와 함께 전국 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 소설 를 추천하기도 했다.

최근 2년간은 (마이클 샌델 지음, 이창신 옮김, 김영사 펴냄), (김난도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 (장하준 지음, 김희정·안세민 옮김, 부키 펴냄)를 읽은 책으로 언급했다. 하지만 세 책 모두 초대형 베스트셀러로 박 당선인의 독서 취향을 드러내주지는 않는다.

독서에 대한 정보는 과거로 시선을 돌려야 나온다. 자서전 (위즈덤하우스 펴냄)에서 그는 육영재단 운영을 그만둔 뒤 정치를 시작하기 전까지 왕성하게 독서했다고 밝히면서 "법구경, 금강경 등 불교 경전과 성경", "동양 철학 관련 책들과 , " 그리고 오쇼 라즈니쉬 등을 언급했다.

2007년 한 수필 문예지에 실린 글에서는 가장 좋아하는 책으로 중국 근·현대 철학을 대표하는 학자 펑유란의 를 들었다. 20대 초반 부모를 잃은 시기에 "일기를 쓰고 나를 돌아보며 마음의 중심을 잡아가던" 중 만난 책이라고 한다.

추정을 가능하게 하는 맥락이 조금은 읽힌다. 열쇳말은 제국의 정치와 동양 철학으로 요약할 수 있을 듯하다. 다소 딱딱한 독서 취향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도 있고, 크고 깊은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볼 수도 있다. 독서와 함께 명상과 단전호흡으로 마음을 다스린다는 언급과 관련하여, 동양 철학에 대한 관점이 학문적이고 역사적이라기보다는 명상이나 '힐링'과 유사한 효과를 기대하는 데 있다는 평가를 내릴 수도 있다.

앞으로 5년, 목록에는 무엇이 추가될까. 사재기로 만들어진 베스트셀러, 누구나 표식처럼 들고 다니는 필독서가 아니길 바랄뿐이다. '프레시안 books'는 열두 명의 독서가들에게 박근혜 당선인이 반드시 읽어주었으면 하는 책을 물었다. 이달 초 한 출판지가 출판인 180여 명에게 '차기 대통령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을 물은 결과, 한병철의 (문학과지성사 펴냄)가 1위를 차지하여 우리 사회의 '피로 증후군'을 반영했다. 그러나 이것은 다른 후보들을 고려한 결과로, '박근혜 당선인'만을 위한 추천과는 다른 효과를 지닌다.

설문 과정에서 당선인이 확정되자 "책을 안 읽을 것 같다", "할 말이 없다"고 대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다. 반응의 핵심은 박 당선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반영된다는 것이다. 또 당선인에 대한 향후의 기대 정도도 나타난다. 어떤 이는 "대통령 한 명의 성격이 우리 운명의 많은 부분을 좌우하지 않는다"는 대통령 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므로 다음의 결과는 박근혜 당선인에게 보내는 추천서이자, '지금 우리에게 '박근혜 당선'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시각의 스캔본인 셈이다.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박근혜 당선인이 실제 이 목록을 눈여겨보기를, 나아가 독서에 그치지 않고 그 내용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현실적 적용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2012년 송년호 머리기사로 싣는다.

편집부가 추천하는 책은 당선인에게 정치적 기회를 열어 준 중요한 인물인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다른' 이해들을 돕는 책, 이를테면 전인권의 (이학사 펴냄)이다.

최소한의 원칙만이라도 지키자- 존 로크의

박권일 / 계간 편집위원

▲ <통치론>(존 로크 지음, 강정인·문지영 옮김, 까치 펴냄). ⓒ까치

최근에 나온 책보다는 고전이 좋겠다. (강정인·문지영 옮김, 까치 펴냄)은 까치에서 나온 것이 번역이 잘 되어 있다. 만약 어렵다면 어린이용 만화도 있으니 그거라도 좋다. 이 책은 저자가 17세기 왕권신수설을 반박하기 위해 쓴 책으로, '자유주의'로 알려진 근대 정치사상의 교과서 격이다. 종교적, 시민적 자유라는 대의, 사회계약론 등 근대의 틀을 제창했고 현재 민주주의의 근간이 된 책이기도 하다.

나는 최소주의적 관점에서 이 책을 골랐다. 통치자가 다스릴 때 반드시 법이 있어야 하고 그 법에 근거한 지배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신자유주의, 노동 문제 등 알아야 하고 신경 써야 할 문제들이 많긴 하지만, 그 전에 고전적인 자유주의의 원칙들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민주주의란 제도의 근간을 근본적으로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

책의 215쪽에 중요한 한 문장이 나온다. "정부의 목적은 인류의 복지다." 박 당선인이 정부의 목적을 잘못 생각하지 않도록, 이 문장을 늘 상기해 주기를 바란다. 보수의 품격을 지켜라- 필리프 라트의

김연철 / 인제대학교 교수

▲ <드골 평전>(필리프 라트 지음, 윤미연 옮김, 바움 펴냄). ⓒ바움

'보수의 품격'에 관한 책을 한 번 보길 바란다. 한국에서 보수란 '꼴통'이란 말과 연결될 정도로, 갖춰야 할 양식이나 상식, 합리성이 결여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역사 속에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국가를 위해 포용하고 통합할 줄 알았던,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실현한 인물도 많다. 프랑스 전 대통령 샤를 드골(1890~1970년)이 대표적일 것 같다. 그의 자서전이나 평전(필리프 라트 지음, 윤미연 옮김, 바움 펴냄)을 권한다.

그가 재임 중 자신을 맹비난한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를 구속하라는 참모진의 건의를 받고, "볼테르를 구속하는 법은 없소"라 단 한 마디로 일축했다는 일화가 있다. 지식인, 사상가의 입에 어떻게 재갈을 물리냐는 말이다. 그게 바로 보수의 올바른 자세다. 역사, 정치, 경제 '다시 보기'- 에드워드 H. 카의 , 파커 J. 파머의 , 홍기빈의

이택광 / 문화평론가·경희대학교 교수

고전적인 대답이겠지만 일단 에드워드 카의 (김택현 옮김, 까치글방 펴냄)다. 이미 읽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더라도 다시 보길 바란다. 어떤 사람이 역사의 문제나 빚에 대해 어떤 식으로 연루되어 있다면, 그냥 사과하고 지나갈 문제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역사에 대한 태도가 곧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 세계관이기 때문이다.

▲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파커 파머 지음, 김찬호 옮김, 글항아리 펴냄). ⓒ글항아리

또 하나는 (파커 파머 지음, 김찬호 옮김, 글항아리 펴냄)이다. 당선인을 포함해 정치권에서 이른바 '정치 쇄신'을 하겠다는 목소리가 매번 나오지만, 그 내용은 새로운 정치가 전혀 아니다. 쇄신은 선언보다 내용이 더 중요하다. 정치학자인 동시에 직접 생활 정치 운동을 실천하는 시민 운동가인 저자는 이 책 속에서 새 정치의 기초가 될 수 있는 힌트를 알려준다.

책에는 정치적인 지형이 바뀐 상황에서의 새로운 정치의 어휘들이 나온다. 이른바 '생활 정치'의 어휘들이다. 신자유주의 체제 속에서 우리는 단순히 경제적 위기가 아니라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윤리적 문제와 결부된 정치의 위기에 직면해 있고, 책은 바로 이런 문제의식 위에 새 정치의 방법들을 쌓아 올리고 있다.

경제 문제와 관련해선 홍기빈이 쓴 (책세상 펴냄)를 권한다. 스웨덴이 우리의 모델이 될 순 없겠지만 참조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가 어렵지만,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한다면 그걸 비켜나갈 수 있는 변수가 많은 나라다. 특히 남북관계가 큰 변수인데, 만약 그 변수가 작용한다 해도 반드시 국내의 복지 문제와 결합되어야 한다. 한국이란 특수성 속에 남북 관계와 복지 문제를 동시에 잘 풀기 위해, 이 책 속에 있는 비전들을 참고했으면 좋겠다. 대통령은 절대 반지를 운반하는 사람- J. R. R. 톨킨의

정혜윤 / CBS PD

▲ <반지의 제왕>(J. R. R. 톨킨 지음, 김번·이미애·김보원 옮김, 씨앗을뿌리는사람 펴냄). ⓒ씨앗을뿌리는사람

난 정말 당신이 궁금하다. 친구가 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는데, 대체 어떤 사람일까. '나는 가족도 없고 정치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말했을 때, 정말 여러 가지 심정이 들었다. 나는 당선인이 많은 책을 보길 바란다. 정치도 사람을 보는 과정이기 때문에, 디테일로 가득한 텍스트를 보는 게 좋을 것이다. 또 많이 웃는 대통령이 되었으면 한다. 자기가 '기쁜 일'을 하고 있다는 마음으로 국정을 했으면 좋겠다는 뜻이다.

그래서 유머집을 추천할까 하다가, 절대 반지가 나오는 (J. R. R. 톨킨 지음, 김번·이미애·김보원 옮김, 씨앗을뿌리는사람 펴냄)으로 마음을 돌렸다. 절대 반지를 운반하는 프로도는, 끊임없이 그걸 소유하고 싶다는 유혹에 흔들린다. 이 소설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프로도에게 샘이 이렇게 말하는 장면이다. "우리가 이렇게 힘든 길을 떠나는 이유는,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것은 충분히 지키고 싸울 만한 가치라고 말한다.

대통령은 절대 권력을 가진 사람으로 보이지만, 단지 권력을 '나르고'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권력이란 손에 쥐면 누구나 영원히 갖고 싶겠지만, 국민의 권력을 표로 이양시킨 대통령은 운반자일 뿐이다. 거기서 던져지는 질문이, '대체 우리는 이걸 왜 계속 운반하고 있느냐, 대체 무엇을 지키려고 하느냐'가 아닐까? 이런 질문을 던지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굳이 알려드리지 않아도 잘 아실 터이지만…- 브루스 부에노 데 메스키타·알라스테어 스미스의

노정태 / 자유기고가

친이계와의 오랜 투쟁을 통해 새누리당의 패권을 장악하시고, 민주통합당과의 대선마저도 성공적으로 치루고, 기어이 대통령이 되신 것을 축하드린다. 이제는 손에 넣은 권력을 주어진 5년의 시간 동안 어떻게 가장 잘 유지하고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실 때가 아닌가 싶다.

▲ <독재자의 핸드북>(브루스 부에노 데 메스키타·알라스테어 스미스 지음, 이미숙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브루스 부에노 데 메스키타·알라스테어 스미스 지음, 이미숙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은 전 세계의 모든 독재자들의 사례를 긁어모아 그들이 어떻게 권력을 잃지 않고 살아남았는가 그리고 권력을 잃었을 때 어떤 말로를 겪었는가를 실증적으로 연구 수집한 보기 드문 역작이다. 왜 어떤 독재자는 술을 마시다 부하의 총에 맞아서 목숨을 잃지만, 다른 독재자는 침대 위에서 잘 자다가 고통 없이 평온하게 죽을 수 있는지에 대한 정치학적 고찰인 것이다.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뽑아준 것은 국민이지만, 박근혜를 국민들이 뽑아주도록 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핵심적인 측근에게 이권을 잘 분배하되, 잊을 만하면 '인적 쇄신'을 해서 그들 또한 언제든 교체될 수 있다는 것을 각인시켜야 한다. 그래야 측근들이 받아먹을 만큼만 받아먹고 그 위를 넘보지 않는다. 그들에게 먹이를 주되 적절히 배고픈 상태를 유지시키는 것, 그것이 꼭 독재자가 아니더라도 모든 권력자가 살아남는 생존의 비법인 것이다. 물론 이미 선거는 끝났으니 국민 따위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일개 서생이 주제넘게 조언을 하지 않더라도 이미 박근혜 당선인은 이러한 게임에 도가 튼 달인이다. 이것은 마치 천체 물리학자가 마이크 타이슨에게 를 권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짓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 후면 이런 드립을 치면서 시시덕거리지도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앞서, 박근혜 당선인께 굳이 을 권해드리는 바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반대편에 있었던 한 인물-조영래의

강응천 / 문사철 주간

(조영래 지음, 전태일기념사업회 펴냄)을 꼼꼼하게 읽었으면 좋겠다. 아마 대한민국의 역사를 100년 이상 지나 돌아볼 때, 박정희라는 이름 석 자는 분명 어디엔가 굵직하게 아로새겨져 있을 것이다. 그에 못지않게,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크게 기억될 이름이 바로 전태일이다.

▲ <전태일 평전>(조영래 지음, 전태일기념사업회 펴냄). ⓒ전태일기념사업회

박근혜 당선인은 아버지라는 사실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박정희 전 대통령의 노선을 잇는 정책을 펼쳐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사 속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라이벌들이 수없이 있었다. 하지만 역사는 훗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상대편에서 전태일이라는 이름을 더 크게 기억할 거라고 생각한다.

전태일이 불꽃같은 삶을 마감한 1970년에는 그와 같은 노동자가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날 전태일은 박근혜 당선인을 뽑아준 국민 속에도 있고, 그와 호각의 승부를 펼쳤던 문재인 후보의 지지자 중에도 있다. 통합의 정치를 말하는 박근혜 당선인이 이들을 라이벌로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만 가지고 전태일과의 역사적 라이벌 관계에서 벗어나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지도자로서 박근혜 당선인이 반드시 전태일의 일생을 이해하려 노력하기 바란다. 아주 짧았던, 박정희 전 대통령과도 무관하지 않은 삶을 살았던 그 청년이 무엇을 간절히 바랐고 왜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초개 같이 내던져야 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프레시안

북한·중국 무시하다간…-

김기협 / 역사학자

▲ <정세현의 정세토크>(정세현 지음, 서해문집 펴냄). ⓒ서해문집

이명박 정부 내내 몹시 불안한 일 하나가 북한이나 중국을 잘 아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아무리 북한을 미워하고 중국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한국의 장래에 북한, 중국과의 관계가 가지는 중요성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북한과 중국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잃은 기회와 입은 손해가 4대강보다도 더 크지 않을까 나는 생각한다.

박근혜 정권이 중국과 거리를 두고 싶어 하고 북한과 대결 자세를 지키고 싶어 하더라도 상대방을 알기는 알아야 한다. 박근혜라도 읽을 수 있을 만큼 쉽고 재미있는 (그리고 안 두꺼운) 책이면서 북한, 중국과의 관계를 많이 설명해주는 이 책 (정세현 지음, 서해문집 펴냄)를 꼭 권하고 싶다. 보릿고개 2.0 대책!-강양구·강이현의

조효제 / 성공회대학교 교수

'민생'을 챙기겠다고 했으니 민생 중에서 어떤 민생을 챙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먹을거리부터 살피시라고 제안하고 싶다. 우리 사회에서 먹을거리는 적어도 양적으로는 더 이상 큰 문제가 안 되는 것처럼 말하기 십상이다. 과거에 비해 절대 기근이 사라진 것도 사실이다. 당선인의 아버지가 권력을 잡았을 때만 해도 보릿고개라는 말이 버젓이 살아 있었다. 하지만 이제 먹을거리의 질과 먹을거리 생산의 지속 가능성을 따져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보릿고개 2.0 대책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 <밥상 혁명>(강양구·강이현 지음, 살림터 펴냄). ⓒ살림터

식량 안보라는 말에 현혹되어 먹을거리를 수요와 공급의 시장 사이클에 종속시킨 지 오래 되었다. 하지만 기후 변화와 식량 수급 불안정의 위협이 우리 머리 위에서 시한폭탄처럼 재깍거리고 있다. 왜 그럴까? 근본적으로 보아 먹을거리를 일반 공산품처럼 취급한 탓이다. 그 결과 규모의 경제, 고 투입 생산, 수출형 농업 산업이 상식처럼 자리를 잡았다. 21세기 들어 이런 식의 먹을거리 비전은 지속 불가능하다고 판명되었다. 우리가 먹는 것을 공산품처럼 취급하면 인간은 스스로 공리적이고 기계론적인 존재 양식을 받아들이는 셈이 된다.

먹을거리와 먹는 행위를, 단순히 몸을 중간에 놓고 음식물을 투입하여 에너지와 노폐물이 산출되는 등식으로 계산할 수 없다. 그것은 사회적 의례이자 문화이고 인간관계의 핵심을 이루는 예술에 가까운 일이다. (강양구·강이현 지음, 살림터 펴냄)은 그런 것을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지 풍부한 사례와 쉬운 설명으로 차근차근 알려준다. 대통령 당선인이 이 책을 읽고 이 책의 관점에서 먹을거리와 농업과 농민과 소비자의 관계를 보기 시작한다면 진정 민생 대통령이 될 기본적인 자격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자살자 가족 마음 헤아려 주길-칼라 파인의

하지현 / 건국대학교 교수

▲ <너무 이른 작별>(칼라 파인 지음, 김운하 옮김, 궁리 펴냄). ⓒ궁리

한국,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자살률 1위인 나라다. 자살은 굉장히 중요한 보건적, 정신적,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자살 문제가 점점 더 중요해지는 것은 자살자나 자살 시도자 자체의 양적 증가에도 그 원인이 있지만, 자살자 가족들이 겪는 상처 때문이기도 하다. 그들에게 가족의 자살은 평생을 잊지 못하게 하는 멍에가 되는 일이다.

앞으로 5년간 자살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지금부터 그것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총체적으로 기울여야 한다. 먼저 자살자 가족의 심리를 이해할 수 있는 이 책 (칼라 파인 지음, 김운하 옮김, 궁리 펴냄)부터 읽고, 한국에선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그런 사람들을 끌어안기를 바라고 싶다. 아버지가 지은 핵발전소, 당신 손으로 닫을 수 있다면…-히로세 다카시의

한재각 /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부소장

체르노빌 핵발전소의 책임자인 안드레이 세로프 가족이 핵사고로 인해서 겪게 되는 고난과 죽음을 그리는 이 책 (히로세 다카시 지음, 육후연 옮김, 프로메테우스 펴냄)을 박근혜 당선인이 읽어 봤으면 좋겠다. 그녀에게 온갖 험담이 쏟아진다고 하더라도, 함께 하는 이들에게 가해질 수 있는 고난과 죽음에 대해서 걱정할 수 있는 감성은 있으리라고 믿고 싶다. 그 감성을 이 책이 일깨워 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핵 발전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열망을 가진 이들과 그녀가 대화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감성적 공감대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 <체르노빌의 아이들>(히로세 다카시 지음, 육후연 옮김, 프로메테우스 펴냄). ⓒ프로메테우스 펴냄

어쩌면 그것은 원전 주변에서 살고 있는 목숨을 구하는 첫 발걸음일 수도 있다. 원전 주위반경 20킬로미터 내에 거주하는 주민 60만 명, 혹은 노후 원전인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에 대한 핵사고 시뮬레이션이 예측한 72만 명의 사망자들을 구하는 독서가 될지도 모른다.

아버지 박정희가 자랑스럽게 시작한 핵발전소가 지역 주민들에게 어떤 고난을 야기했는지, 한국 사회의 지속 가능성과 위험을 얼마나 위협하고 있는지, 그녀가 자세히 알 수는 없는 일일 것이다. 알려고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한 권의 독서가 혹시 그녀에게 핵 발전의 위험과 참상에 대해서 눈을 뜨게 할 수만 있다면….

박근혜 후보의 당선 소식을 들으면서 독일의 여성 총리, 앙겔라 메르켈을 떠올린다. 독일 사회민주당-녹색당의 적록연정이 이뤄 놓은 핵발전소 폐기 합의를 뒤집었다가,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큰 정치적 패배를 겪고 다시 스스로 핵발전소 폐기 시한을 되돌린 보수 여성 정치인.

박근혜 당선인은 후쿠시마 핵 사고에도 불구하고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핵 확대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그런 정책을 뒤엎는 것이 한국 어디선가의 핵 사고가 아니어야 한다면, 박근혜 당선인과 그녀에게 투표한 수많은 지지자들이 읽었으면 하는 이 한 권의 책에 희망을 걸어보려 한다. 부질없는 짓일까? 당선인님, '노동'이 낯서시죠?-은수미의

양호경 / 청년유니온 정책기획팀장

"열심히 일해서 뭐 하겠노, 돈 벌어서 좋다고 소고기 사먹겠지" 라는 한 개그 프로그램의 자조적인 유행어가 있다. 21세기가 시작된 지 12년이나 지났고, 서울 거리에서는 지방 사투리보다 영어가 더 익숙할 만큼 국제화된 사회에 살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호구지책을 위해서 일을 한다. 개그 프로그램의 유행어에 웃으면서 씁쓸한 기분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 <날아라 노동>(은수미 지음, 부키 펴냄). ⓒ부키

노동 전문 연구자에서 노동 전문 정치인으로 나선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의 (부키 펴냄)은 '일자리'가 아니라 '노동'이 왜 중요한 것인가를 강조하는 책이다. 저자는 책에서 생계를 위해서 노동을 하지만 노동은 또한 먹고 사는 문제를 넘어서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우리는 누구나 노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청년들에게 노동은 낯선 단어이다. 노동이나 노동조합이라고 하면 머리에 빨간색 띠 두른 아저씨들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청년들은 생계와 학비를 벌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대부분은 안정적인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대기업에 가기 위해서 취업 준비를 한다.


안정적인 직장에 가지 못한 청년들은 비정규직을 전전하면서 정규직이 되는 것이 꿈이 되었다.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 소고기를 사 먹는 것이 꿈이 된 것이다. 모든 시민들은 일터가 아니라 돈을 들고 시장에서 소비자로 나서야만 존중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노동은 목적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되었기 때문에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게 되었다.


차기 대통령은 청년들이 꿈을 꿀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외로 취업하고, 도전하라는 정책을 주요하게 제시하고 있다. 차기 대통령이 이 책을 반드시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청년들에게 꿈을 꾸라고 하기 전에 꿈을 꿀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꿈을 꾼다는 것은 일자리에서 소외되지 않고,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일을 통해 찾아가는 것이다.


그 핵심이 바로 호구지책의 일이 아니라 '노동'이다. 차기 대통령에게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노동'이 탄압할 대상이거나 사회 불순 세력이 아니라 꿈과 희망을 위해서 더욱 보장하고 장려해야할 것임을 알아줬으면 하기 때문이다.


당선인이 아니라 우리에게 권하는 책


유운성 / 영화평론가·문지문화원 사이 기획부장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시력보다, 공간보다 그리고 자유보다 더 당신을 사랑합니다. (…) 내뱉는 숨을 초라하게 만들고, 말을 무력하게 만드는 사랑, 그 모든 사랑보다 더 당신을 사랑합니다."

▲ <리어 왕>(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김태원 옮김, 펭귄클래식코리아 펴냄). ⓒ펭귄클래식코리아

▲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김태원 옮김, 펭귄클래식코리아 펴냄). ⓒ펭귄클래식코리아 리어 왕의 맏딸 고네릴이 그녀의 아비를 현혹케 한 감언이설이다. 19대 대통령 선거 개표 결과를 지켜보면서, 왜 셰익스피어의 을 떠올렸는지는 나도 알 수 없다. 노년의 어리석음에 대한 증오였을까? 분명 그것만은 아니었겠지만 지금은 잘 생각나지 않는다.

'당신'의 자리에서 '국민'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것만으로도 기꺼이 감동하는 바보들에 대한 동정 따위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이 슬픈 시간의 무게에 우리는 복종해야 한다"(the weight of this sad time we must obey). 적어도 지금은. 하지만 오래지 않아 우리는 배신당한 슬픔에 미쳐 광야를 헤매는 무리들을 보게 되리라.

그러니 은 새 대통령과 그녀를 대통령의 자리에 올린 당신들보다는 정작 그의 시대를 견뎌야 하는 우리가 (다시) 읽어야 할 책이다.


 /안은별 기자,김용언 기자 

2012년 8월 29일 수요일

일본 아베 전 총리의 망언, “과거 사죄 모두 재검토해야”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8-29일자 기사 '일본 아베 전 총리의 망언, “과거 사죄 모두 재검토해야”'를 퍼왔습니다.
[아침신문솎아보기] 검찰의 기계적 균형, 타깃은 박지원? 전태일에 막힌 박근혜 일방 행보

독도 문제로 한일 관계가 악화되는 가운데 자민련 총재경선 출마를 가시화한 아베 전 총리가 과거사 및 위안부 관련 역대 일본 정부의 담화를 모두 재검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위안부를 강제 동원한 증거가 없다고 강변한 데 이어 나온 발언이다. 한편 '독도는 조선 영토'라고 표기된 일본 근대 교과서가 공개됐다.
일본군 위안부 배상권문제를 우리 정부가 나서 적극 해결하라는 헌재 판결이 있은 뒤 1년이 다 되고 있다. 위안부 문제를 부인하는 일본의 태도도 문제이지만 우리 정부 역시 의지도 전략도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최근 검찰이 여당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면 그 뒤 똑같은 사안으로 야당을 수사하는 이상한 기계적 균형을 맞추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돈봉투 사건, 저축은행 수사에 이어 공천비리까지 어김없이 여당의 수사가 야당으로 번진다는 것이다. 검찰이 야당에 겨둔 수사 칼날은 최종적으로 박지원 원내대표에 맞춰져 있다.
다음은 29일 전국단위 아침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승용차 덮친 가로수)
국민일보('독도는 조선 영토' 표기 日 근대교과서 첫 공개)
동아일보(한반도 할퀸 태풍 '볼라벤'…19명 사망-실종)
서울신문("올해 2%도 버겁다" 성장률 비관론 커졌다)
세계일보(과거사 지우기 양심 팽개친 日)
조선일보(양경숙 32억 계좌서 민주당에 6000만원 송금한 기록나와 )
중앙일보(태풍에 초토화된 전복 양식장-남부 피해 컸고 중부는 작아 )
한겨레 (헌재 권고 1년‥정부 '위안부 해법' 전략도 의지도 없다)
한국일보 (日, 과거 사과 무효화 나서 정부·시민단체 "치졸" 비난)

농심·어심 휩쓸고 간 '볼라벤'

▲ 경향신문 29일자 3면

일본 정치인의 '애국주의 포퓰리즘' 망언

아베 전 총리는 28일 일본 대표 우익 신문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민당이 재집권하면 동아시아 외교를 다시 세울 필요가 있다"며 "미야자와 기이치 담화와 고노 요헤이 담화, 무라야마 도미이치 담화 등 모든 담화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야자와 기이치 당시 관방장관의 담화를 통해 "아시아 주변국을 배려한 교과서 기술을 하겠다"고 밝혔다. 고노 담화에서는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성을, 전후 50주년을 맞아 발표한 무라야마 담화에서는 아시아 각국에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해 마음으로부터 사죄와 반성을 표명했다.
아베 전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그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의 요구로 과거사 및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과와 사죄를 담은 일본 정부의 입장을 부정하겠다는 것으로, 아시아 각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아베 전 총리는 이전에도 위안부 강제 동원을 부인해 파문을 일으켰으며 자민당이 차기 총선에서 3년 만에 정권을 탈환할 것으로 확실시돼 이번 총재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차기 총리가 될 수도 있다. 아베 전 총리의 인터뷰는 세계일보가 머리기사 (과거사 지우기 양심 팽개친 日)에서 전하는 등 주요 일간지들이 주목했다.  
세계일보는 "일보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처럼 망언이 쏟아지는 이유는 일본의 전반적인 보수화 속에서 그 동안 버팀목을 해주던 민주당과 정부마저 정권 연장과 총선 등을 겨냥해 '애국주의 포퓰리즘'에 빠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라고 바라봤다.

▲ 한국일보 29일자 4면 기사

한국일보도 4면 기사 (영토문제, 세 결집에 용이한 카드 한국국민 자극 분쟁지역화)에서 "일본 우익이 세력 결집을 위해 자주 써먹는 카드가 독도 문제"라며 "영토 문제는 애국심을 고취시켜 쉽게 지지를 끌어낼 수 있고 진보세력도 섣불리 반발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일본 우익은 독도의 일본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했다. 아베 전 총리는 2006년 교육기본법을 개정, 독도문제를 둘러싼 한일 양국의 차이점을 교과서에 싣는 근거를 마련하기도 했다. 일본 역사 교과서 파문이 일어난 배경이다.
또한 독도 문제와 관련해 감정에 치우치는 한국 국민의 정서를 역이용하기도 했다. 독도 문제를 의도적으로 거론, 한국의 격한 반응을 유도한 뒤 일본에 소개함으로써 독도가 분쟁지역임을 대내외적으로 알린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실제로 독도를 일본땅이라고 인식하는 일본인은 많지 않다. 지난해 일본청년회의소가 일본 고요생 4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1명만이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응답했다.

'독도는 조선땅' 일본 근대교과서에 표기

국민일보 머리기사 ('독도는 조선 영토' 표기 日 근대교과서 첫 공개) 등 언론은 독도가 한국 고유영토임을 확인할 수 있는 일본 문부성 발간 1800년대 역사·지리 교과서들이 처음 공개됐다고 전했다.
특히 신찬지지 2권에 수록된 일본 총도에는 일본 주변 섬을 가로줄로 표기해 일본 영토임을 밝히면서 울릉도와 독도는 같은 표시로 조선땅임을 분명히 확인하고 있다.
문부성이 1905년 발행한 소학지리용신지도 맨 앞면에 실린 대일본제국전도는 류큐의 부속 서은 물론 1894년부터 식민화한 대만, 일본 북부 시마 열도까지 꼼꼼히 일본의 영토로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독도는 아예 포함되지 않았다.

▲ 경향신문 29일자 8면 기사

한편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 일본 위안부 강제 동원을 부인하는 일본 우익세력에게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향신문이 8면 기사 (산케이 "MB덕에 '고노담화' 재검토")에서 전했다.
산케이신문은 "역대 정권이 불가침의 영역으로 여겨왔던 고노 담화가 생각지도 않은 '이명박 효과'로 국회심의의 초점이 됐다"면서 '생각지도 않은 이명박 효과'라는 제목을 붙여 보도했다.
신문은 특히 마쓰바라 진 국가공안위원장이 일본군 위안부 강제성을 지인한 고노담화 수정의 필요성을 주장한 것에 대해 "이 대통령이 독도 방문의 이유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성의 없음을 지적한 것에 대한 반발이 배경이 됐다"고 분석했다.
경향신문은 "그간 한국 정부는 독도 문제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분리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과거사를 대표하는 문제로서 한국 측이 적극적으로 일본의 사과와 배상을 촉구해온 사안이다. 이처럼 성격이 다른 사안을 이 대통령이 신중치 못하게 섞어버리면서 일본의 우익세력들에게 과거사를 부정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제공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헌재 판결 뒤 아무 것도 안한 정부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배상청구권 해결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온 지 30일로 1년이 되지만 진전된 것이 없다. 

▲ 한겨레 28일자 머리기사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28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배상청구권 문제와 관련해 “당분간 위안부 문제를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른 중재위에 회부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 분쟁해결 절차에 따라 일본에 두 차례(2011.9.15, 2011.11.15) 양자협의를 제안한 바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해 12월 한-일 정상회담에서 노다 요시히코 총리에게 위안부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그러나 일본은 “위안부 문제는 청구권협정으로 최종 해결됐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가 이 문제의 중재위 회부를 늦추기로 결정한 것은, 이 대통령 독도 방문 이후 최악으로 치닫는 한-일 관계를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외교부가 지난해 11월 꾸린 ‘한-일 청구권협정 대책 자문단’의 전날 회의에서는 “기다린다고 일본 태도가 변할 조짐이 없는 만큼 중재위 회부로 청구권협정에 따른 절차를 마무리짓고 국제여론에 호소하는 등 다음 단계로 나가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의 몇몇 발언도 오해를 불러 위안부 문제 대응에 혼선을 초래했다. 이 대통령은 3월과 5월 두 차례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법적인 것 말고도 인도주의 조처를 일본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시혜적인 ‘인도적 조처’가 아닌 ‘법적 책임 인정’을 요구해온 위안부 피해자들 입장이나 정부 공식입장과는 어긋난 것이다. 한겨레가 머리기사 (헌재 권고 1년…정부 ‘위안부 해법’ 전략도 의지도 없다)에서 전했다.

검찰의 이상한 수사 균형

경향신문이 5면 기사 (여당 수사 야당 끼워넣기 기계적 균형…'정치 검찰' 비판 자초)에서 "검찰의 최근 정치권 수사 행태에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며 "새누리당 수사가 시작되면 어김없이 민주통합당이 '덤'으로 얹히는 형태"라고 지적했다.

▲ 경향신문 29일자 5면 기사

이어 "형평성 논란을 의식한 검찰의 '균형 맞추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그러나 '정치적 고려'를 앞세운 정치검찰의 행태라는 분석도 있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최근 공천 대가로 32여억 원을 주고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라디오21 전 대표 양경숙씨에 대한 수사 타이밍이 돈 공천 파문 의혹으로 현영희 의원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직후 라고 지적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 초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한나라당 전당대회 동봉투 사건이 터지자 검찰은 갑자기 민주당 돈봉투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했다. 민주당 예비후보 김경협 의원이 돈봉투를 돌리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했지만 김 의원이 돌린 것이 출판기념회 초청장인 것으로 드러나 망신을 자초했다.
또한 이상득 전 의원이 저축은행으로부터 수억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자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같은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렸다. 
한편 검찰 수사의 칼날이 겨누고 있는 이는 박 원내대표라는 지적이 많이 나왔다. 박 원내대표는 검찰이 최근 몇 달간 진행한 주요 '돈 청탁' 사건 수사마다 로비 대상 또는 관련자로 거론되고 있다며 이는 검찰이 '기어이 박지원은 잡겠다'는 식으로 그의 주변에 그물망을 펼쳐놓고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국민일보가 7면 기사 (박지원은 기필코 잡겠다?…다시 '그물' 던진 檢)에서 전했다.
검찰은 공안사건 성격이 강한 민주당 돈공천 수사에 중수부가뛰어든 이유로 '중수부에 직접 제보가 들어왔고, 중수부에 '관련사건'도 걸려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날 구속 수감된피의자들이 "박 원내대표를 보고 돈을 건넸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고, 실제 박 원내대표와 접촉했던 정황 등을 보면 결국 박 원내대표 연관성이 포착됐기 때문에 중수부가 뛰어들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박지원 명의' 문자 왔나, 내용은?

라디오21 전 대표 양경숙씨의 돈이 박 원내대표에게 흘러들어 갔느냐 여부에 수사 초점이 맞춰진 가운데 일부 언론들의 보도고 쏟아지고 있다. 중앙일보는 1면 기사 에서 "민주당 돈 공천 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가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와 양경숙 '라디오21' 전 대표가 지난 4·11총선을 전후해 3000번 넘게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 중앙일보 28일자 1면 기사

신문에 따르면 검찰은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기관장 이씨의 휴대전화에서도 박 원내대료와 민주당 지도부 명의로 발신된 문자메시지 여러 통을 확보했다. 하지만 중앙일보는 문자메시지 내용을 확인하지는 못했다. 다만 "이 문자메시지는 '비례대표 공천에 도움을 주겠다'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한국일보도 1면 기사 (박지원 명의 문자 찾았다)에서 비슷한 소식을 전했다. 이씨의 휴대폰에서 박 원내대표 명의 문사메시지를 찾았다며 내용이 '비례대표 심사에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로 전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이 메시지가 실제로 박 원내대표가 보낸 것인지 양씨 또는 제3자가 명의를 도용한 것인지 확인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머리기사 (양경숙 32억 계좌서 민주당에 6000만원 송금한 기록 나와)에서 양씨가 총선 직전 3월 말 민주당에 6000만 원을 송금했다고 적혀 있는 내역을 확보해 진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검찰이 확보한 계좌는 사단법인 '문화네트워크' 명의로 서울의 한 새마을금고에 개설된 계좌다. 검찰은 이에 따라 이 돈을 실제로 민주당에 송금했는지, 실제로 다른 곳에 줘 놓고 수취인을 거짓으로 표기되게 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민주당은 "당시 6000만 원이라는 돈이 들어오 기록이 없고 문화네트워크라는 이름도 처음 들어본다"고 반박했다. 

전태일에 막힌 박근혜 일방 행보

한겨레는 5면 기사 (전태일 유족과 협의 없이…박근혜식 '일방 통합' 가로막혀)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28일 전태일 재단 방문을 시도했으나, 유족과 쌍용자동차 노조원들의 반발로 무산됐다"고 전했다.

▲ 한겨레 28일자 1면 사진 기사

박 후보 쪽은 “재단 사무국과 사전 조율을 마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태일 열사의 동생 태삼씨는 “전태일 정신 없이 재단을 찾아오는 것을 유가족 입장에선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단으로 통하는 골목길을 막아섰다.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시위를 해오다 박 후보의 방문 소식을 듣고 몰려온 쌍용차, 기륭전자 노조원 60여명도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정조사를 외면하면서 전태일 정신을 이야기하는 것은 대국민 사기극’, ‘노동권 외면하며 전태일을 이용 말라’는 손팻말을 들고 박 후보의 진입을 가로막았다.
새누리당 일각에선 박 후보의 행보가 너무 일방적이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박 후보 방문에 앞서 유족들은 “너무 일방적”이라며 방문을 중단해달라는 뜻을 밝혔었다.
전 열사의 동생인 전순옥 민주통합당 의원은 박 후보의 방문에 앞서 “전태일 재단 건물을 찾는 것이 전태일 정신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진정으로 전태일 정신을 생각한다면 쌍용차나 용산참사 희생자 등 고통당하는 사람들을 먼저 찾아야 한다. 그런 장소에 전태일이 있다”고 말했다.

조수경 기자 | jsk@mediatoday.co.kr  

2012년 8월 28일 화요일

박근혜는 전태일을 만나 어떤 ‘사과’를 할까?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8-28일자 기사 '박근혜는 전태일을 만나 어떤 ‘사과’를 할까?'를 퍼왔습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라디오21 전 대표 민주당 공천헌금 의혹에 대검 중수부 수사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가 양경숙 인터넷방송국 라디오21 본부장 겸 이사(전 대표)를 정치자금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27일 구속했다. 서울시내 구청 산하단체장 등에게 민주통합당 공천을 약속하며 수십억 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새누리당 공천헌금 사건과 달리 대검 중수부가 직접 움직였다는 점에서 ‘수사 형평성’을 문제 삼았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번 수사가 ‘박지원 원내대표’를 겨냥하고 있다는 시선도 있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일본이 위안부를 강제 동원한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마쓰바라 진 국가공안위원장은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하고 사죄한 1993년 ‘고노 담화’ 수정을 제안했다. 안정 국면으로 흐르던 한일 양국의 외교문제가 일본군 성노예 문제로 다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28일 전태일재단을 방문한다. 박 후보는 인민혁명당재건위원회 사건 피해자들과 만남도 검토 중이다. 후보 확정 이튿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찾아 참배한 것부터 박 후보의 행보는 이례적이었다. 특히 이번 전태일재단 방문에서 박 후보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개발독재와 유신의 직접적인 피해자들에 대해 ‘사과’할 것인지 주목된다.

안대희 전 대법관이 퇴임한지 48일 만에 박근혜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퇴임 직후 대선 후보의 캠프로 간 대법관은 그가 처음이다. 안 전 대법관은 27일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합류했다. 대법관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저버렸다는 비판과 대법관의 위상을 제도정당에 복속시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언론의 평가는 박근혜의 쇄신을 위한 노력에 방점을 찍었다. 박 후보는 지난 7월부터 안 전 대법관을 삼고초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여의도 사건 등 언론이 ‘묻지마 살인’에 집중하고 있을 때 한겨레는 죽음의 원인을 따졌다. 서울 강북의 한 영구임대 아파트에서는 100일 동안 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겨레는 “단일 거주환경에서 단기간에 이처럼 많은 이들이 잇따라 자살한 사례는 국내에서 찾기 힘들다”면서 공공복지체계의 부실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한겨레가 1면 과 4면 에서 보도했다.

다음은 28일 전국단위 아침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교내에 호텔·해외 투자도 가능/ 정권말기 사립대학 빗장 푼다)
국민일보 (“인민 약탈하지 말라… 김정은 동지 배신하지 말라”/ 북, 모든 군장교에 서약서 요구)
동아일보 (한국 신용등급/ Aa3 사상 최고/ 일-중과 같아져)
서울신문 (국민 우롱하는 ‘성범죄 대책’)
세계일보 (초속 50m ‘광풍대란’)
조선일보 (민주당 공천 알선/ 32억원 받은 혐의/ 양경숙씨 구속)
중앙일보 (태풍 볼레벤 오전이 고비)
한겨레 (퇴임하자마자 박근혜 캠프로 달려간 대법관)
한국일보 (애플서 보듯… “한국 견제” 장벽 높아간다)

민주당 공천헌금 의혹 돈은 어디로 갔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가 양경숙 인터넷방송국 라디오21 본부장 겸 이사(전 대표)를 정치자금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27일 구속했다. 서울시내 구청 산하단체장 등에게 민주통합당 공천을 약속하며 수십억 원을 받았다는 것. 27일자 아침신문 (총선 민주당 공천 명목 수십억원 투자금 받아) 제하 기사로 이 의혹을 단독 보도한 한국일보는 구속 소식도 상세히 전했다.

한국일보는 2면 (돈 사용처 따라 정치권 큰 파장)에서 양경숙 전 대표가 서울 강서구청 산하단체장 이모씨, 세무법인 대표인 또 다른 이모씨, 부산지역 사업가 정모씨 등 3명에게 민주당 공천을 약속하며 투자금 명목으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수십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이미 지난 25일 양 전 대표의 주거지와 라디오21 사무실 등 10곳을 압수수색했다.


▲ 한국일보 28일자 2면

양 전 대표와 함께 구속된 3명은 모두 지난 4‧11 총선에서 공천을 신청했으나 탈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이아무개씨에 대해 한국일보는 “2007년 12월 19일 대선과 함께 치른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서울 강서구청장 후보로 출마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이어 “세무법인 대표 이씨는 라디오21의 세무 업무를 대리했으며, 정씨는 부산 소재 부동산 시행업체 대표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한국일보는 “특히 검찰은 양씨가 이씨 등에게 돈을 받는 과정에서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언급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이씨 등은 검찰 조사에서 ‘양씨가 박 원내대표 이름을 대며 공천을 약속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이씨 등 3명은 총선을 앞둔 지난 3월 각각 500만 원의 정치후원금을 박 대표에게 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박 대표 측은 “이를 공천과 연결지으려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공천헌금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고 한국일보는 전했다.

이 돈을 어디에 사용했느냐가 관건이다. 현재 양경숙 전 대표는 ‘공천’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일보는 “양씨는 검찰 조사에서 투자계약서를 근거로 이씨 등에게 돈을 받은 것은 자신이 운영하는 홍보대행업체 및 라디오21에 대한 투자 유치 목적이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이어 “그러나 검찰은 투자계약서는 공천헌금 제공 사실을 숨기기 위한 이면계약서에 불과하며, 돈의 액수와 오간 시점 등을 볼 때 사실상 공천헌금 성격이 짙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검찰은 양 전 대표가 받은 돈이 공천헌금 명목으로 민주당 실세에게 전달됐거나 당 대표 경선 자금으로 흘러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양 전 대표가 돈을 건네받은 시기가 지난 1월 민주당 전당대회 시기이기 때문이다. 한국일보는 “검찰 안팎에서는 전당대회 당시 자금책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사 2, 3명이 양씨로부터 경선자금을 지원받았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중앙일보 28일자 10면

중앙일보는 10면 (40억 주고받은 양경숙과 3인, 3월 박지원 만나)에서 양경숙 전 대표가 40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중앙일보는 “검찰은 또 이들이 돈을 주고받은 이후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를 직접 만난 사실을 확인하고 박 원내대표가 금품 수수 과정에 개입했는지 등을 확인 중”이라고 보도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구청 산하단체장 이아무개(55)씨는 양 전 대표에게 10억 원을 건넸고, 부산지역 사업가 정아무개(52)씨는 12억 원, H세무법인 대표 이아무개(57)씨는 18억 원을 건넸다.

조선일보, 액수와 내용면에서 가장 상세하게 보도

언론마다 양 전 대표가 받았다는 금액이 다르다. 한겨레는 30억, 중앙일보는 40억, 조선일보는 액수를 32억 8000만 원으로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구청 산하단체장 이모씨는 당초 17억원을 주기로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2억8000만원만 건넨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돈의 목적이 ‘공천’이고 배달지가 야권 유력인사라는 점에 무게를 뒀다. 조선일보는 “검찰에 따르면 양씨는 이씨 등에게 박 원내대표를 언급해 가면서 ‘비례대표 ○○번이 될 것 같다’는 식의 문자메시지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조선은 검찰과 정치권에선 박지원 대표 외 1~2명의 민주당 유력인사들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은 3면 (양씨, 32억8000만원 전액 인출… ‘비례 ○○번 될 듯’ 문자도)에서 “검찰이 자금 흐름을 추적한 결과 양씨 계좌에 들어왔던 32억 8000만 원은 이미 전액 인출돼 해당 계좌에는 돈이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대검 중수부가 이 사건에 팔 걷어붙인 이유민주당은 수사 주체의 불공평성을 비판했다. 이례적으로 대검 중수부가 나섰기 때문이다. 민주당 측은 27일 “새누리당 공천헌금 사건은 지방검찰청 공안부에 배당하면서, 민주당 공천헌금 사건은 대검 중수부가 수사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는 (현영희 사건은 부산지검에 맡기면서…/ 야당 사건은 중수부가 맡아 ‘형평 논란’)에서 이 같은 논란을 보도했다. “대검은 이에 대해 사건 제보가 직접 중수부로 들어왔고, 특수부 수사 대상인 정치자금법 성격도 있기 때문이지 다른 정치적 이유는 없다는 입장”이라고 한국일보는 전했다.

대검 중수부가 직접 나선 것에 대해 검찰 내부의 상이한 시각도 있다. 한국일보는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 대검 중수부가 직접 나선 것은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 등 야당 실세 정치인을 타깃으로 한 것 아니냐는 시선이 검찰 내에서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이를 두고 “한상대 검찰총장이 총장의 하명사건을 전담하는 중수부를 통해 이번 사건을 ‘특별관리’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했다. 


▲ 한겨레 28일자 10면

한겨레는 10면 (대검 중수부, 민주당 공천헌금 의혹 ‘수상한 수사’)에서 “문제는 선거 관련 공안사건에 왜 대검 중수부가 나섰는지”라며 수사 주체 결정에 대해 의문을 나타냈다. 한겨레는 ‘제보를 받았다’, ‘정치자금 수사도 해왔다’는 대검의 의견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새누리당 공천헌금을 부산지검에 배당한 것과 달리 민주당 건은 중수부가 나선 점에 의문을 표했다. 정치 이벤트가 예정돼 있는 경우 선거 개입 논란을 피하기 위해 검찰은 통상 자체적으로 범죄 혐의를 인지해 수사에 나서는 걸 자제한다는 것이 한겨레의 근거 중 하나다.

한겨레는 “대검 중수부는 대기업이나 고위공직자, 유력 정치인의 부정부패 사건을 수사하는 곳으로, 검찰총장의 직할부대와 다름없다”며 “선거사건 등 주요 공안사건은 대검 공안부 지휘에 따라 통상 서울중앙지검 공안부가 처리한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대검 공안부는 앞서 4·11 총선 사범 처리와 관련해 ‘총선 전단계인 공천 및 당내 경선을 둘러싼 불법행위에 대해 여야 불문하고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새누리당과 민주당 공천헌금 사건 처리 과정에서 검찰이 이중 잣대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사설 (여당 수사는 지검 공안부, 야당은 대검 중수부)에서도 검찰이 사건 배당을 통해 수사 강도와 수위를 조절한다는 의혹을 받아온 건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라면서 “더구나 한상대 검찰총장을 비롯한 대검 간부들이 대선을 앞두고 인지수사를 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다짐해놓고 이를 정면으로 어긴 것은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이어 “선거를 4개월 앞둔 민감한 시점에 검찰이 아직도 ‘정치검찰’의 행태를 버리지 못한다면 스스로 무덤을 파는 짓”이라고 했다.

노무현 참배 박근혜… 전태일 열사와 인혁당 사건 피해자들에게 사과할까?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28일 전태일재단을 방문한다. 박 후보는 인민혁명당재건위원회 사건 피해자들과 만남도 검토 중이다. 후보 확정 이튿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찾아 참배한 것부터 박 후보의 행보는 이례적이었다. 특히 이번 전태일재단 방문에서 박 후보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개발독재와 유신의 직접적인 피해자들에 대해 ‘사과’할 것인지 주목된다. 한국일보, 조선일보, 세계일보 등이 보도했다.


▲ 조선일보 28일자 5면

조선일보 (박근혜, 오늘 전태일 유족 만난다)5면 에서 “다음 달 3일 전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 별세 1주기를 앞두고, 박 후보가 직접 찾아뵙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박근혜 후보측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박 후보는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씨와 당시 고인과 함께 노동운동을 했던 활동가들을 만난다. 동생 전순옥 민주통합당 의원은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CBS노컷뉴스

한국일보는 6면 (박근혜, 오늘 전태일재단 방문/ 인혁당 피해자와 만남도 추진)에서 박 후보가 고 이소선 어머니를 추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박근혜 측 관계자는 한국일보에 “국민대통합”으로 취지를 설명했다.

박근혜 후보는 인혁당 사건 피해자들과의 회동을 검토 중이다. 한국일보는 “캠프에서 인혁당 사건의 가족과 박 후보가 만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가 있었다”면서 “유신 시절 가장 어두운, 비극적인 일이므로 박 후보가 유족을 빨리 만나는 것이 좋다”는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 위원으로 임명된 이상돈 중앙대 교수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박근혜, 차떼기당 수사한 대법관 영입… 정말 쇄신?안대희 전 대법관이 퇴임한지 48일 만에 박근혜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퇴임 직후 대선 후보의 캠프로 간 대법관은 그가 처음이다. 안 전 대법관은 27일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합류했다. 대법관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저버렸다는 비판과 대법관의 위상을 제도정당에 복속시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언론의 평가는 박근혜의 쇄신을 위한 노력에 방점을 찍었다. 박 후보는 지난 7월부터 안 전 대법관을 삼고초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에게 그는 ‘정치혁신’의 아이콘이다. 중앙일보는 6면 (박근혜가 ‘차떼기’ 수사한 안대희 영입 … 정치혁신 맡겨)에서 “2003년 대검 중수부장 시절 한나라당의 차떼기 대선자금 수사를 지휘했던 안대희 전 대법관이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후보 캠프에 합류했다”고 전하며 박근혜 후보가 안 전 대법관을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에,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국민행복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이주영 의원을 대선기획단장에 임명하는 등 대선기구 인선안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 중앙일보 28일자 6면

안 전 대법관은 지난 2003년 대검 중수부장 시절 한나라당의 차떼기 대선자금 수사를 지휘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법시험 동기로, 노 전 대통령 시절 대법관에 지명됐다. 안 전 대법관의 중용을 두고 중앙일보가 극찬하는 이유다.

박근혜 후보는 지난 20일 후보 수락연설에서 “당내에 정치쇄신특별기구를 구성하고 공천시스템 개혁을 포함해 정치발전을 위한 일대 혁신책을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 한겨레 28일자 1면

한겨레의 시선은 사뭇 다르다. 한겨레는 1면 (퇴임하자마자 박근혜캠프로 달려간 대법관)에서 “대법관이 퇴임 직후 특정 정당에 간다면 그가 대법관으로 있을 때 한 판결을 국민들이 믿을 수 있겠는가”라며 “전직 대법관이 특정 정당에 갔으니 선거관리 중립성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선거를 앞두고 간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박주민 사무처장의 발언을 인용 보도했다.

한겨레는 “‘최후의 심판자’로서 사회 각 분야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친다는 점에서 대법관은 고도의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받는 직책”이라며 “미국에서 대법관 임기를 종신으로 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대한변호사협회 노영희 대변인도 “대법관은 퇴임 후에도 어느 정도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며 “대법관 자리를 발판으로 삼은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고 한겨레가 보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이런 비판과 관련해 안 전 대법관은 “나도 고민한 부분이고, 그런 비판을 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직 수락은) 당리당략이 아니라 나라와 대의를 위해 한 일이다. (정치쇄신특위는) 내가 선거운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직접적인 정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겨레는 “측근인 현기환 전 의원이 공천 금품수수 의혹에 휘말리는 등 쇄신 드라이브에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부패 근절’ 의지를 다시 보여줄 ‘회심의 카드’로 판단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 한겨레 28일자 8면

한겨레는 8면에 (안대희, 2003년 ‘차떼기당’ 수사하며 ‘국민검사’ 인기)라는 안 전 대법관 인물평 기사를 게재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안대희 전 대법관이 27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의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을 맡은 건 의외라는 평가가 많다”며 “대법관이 퇴임 직후 특정 정당 대통령 후보의 캠프로 가는 것은 뒷말이 나올 여지가 많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안 전 대법관은 퇴임을 앞두고 사석에서 “대법관은 모든 공직의 마지막이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 전 대법관에게는 ‘국민검사’라는 별명이 있었다. 한겨레는 “당시로선 성역이던 대선자금 수사에 나서자 국민들은 그를 ‘안짱’이라 부르며 성원했다”고 회고했다. 그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는 엇갈리기 시작한 것은 ‘차떼기당’ 수사부터다. 안 전 대법관은 2003년 대검 중수부장 시절 한나라당의 2002년 대선 자금 수사를 지휘했다.

한겨레는 안 전 대법관과 박근혜 후보의 인연(?)을 소개했다. 한겨레는 “안 전 대법관은 대선자금 수사 당시 신당을 창당했다가 한나라당으로 복귀한 뒤 활동비 2억 원을 받은 박근혜 후보에 대해선 소환조사를 하지 않았고, 이를 두고 수사 형평성 시비에 휩싸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일본 총리 일본군 성노예 “증거 없다”… 서울신문 “우익 본색 노골화”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27일 “일본이 위안부를 강제 동원한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마쓰바라 진 국가공안위원장은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하고 사죄한 1993년 ‘고노 담화’ 수정을 제안했다. 안정 국면으로 흐르던 한일 양국의 외교문제가 일본군 성노예 문제로 다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와 서울신문에 따르면 노다 총리는 이날 오전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 일본군 성노예 문제에 대해 “(1965년의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해결이 끝났다”면서 “앞으로도 이를 계속 얘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서울신문 28일자 1면

서울신문 1면 (노다 “위안부 강제동원 증거없다”)에 따르면 노다 총리는 일본군 성노예 강제 동원 사실을 인정하고 사죄한 1993년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 담화에 대해 “강제 연행을 했다는 사실이 문서로 확인되지 않고 일본 측 증언도 없었지만, 이른바 종군 위안부에 대한 청취를 포함해 그 담화가 나온 배경이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고노 담화’는 1993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위안소는 군 당국의 요청으로 설치됐고, 일본군이 위안소의 설치·관리와 위안부의 이송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면서 “위안부의 모집은 감언이나 강압 등 본인들의 의사에 반한 경우가 많았고, 관헌 등이 직접 가담한 적도 있다”고 한 것을 가리킨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마쓰바라 진 국가공안위원장은 고노 담화와 관련, “각료들 간에 (수정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은 8면 (일 ‘우익 본색’ 노골화… 고노담화 수정론 급류 탈듯)에서 “노다 총리의 발언은 고노 담화의 의미를 축소하길 원하는 일본 우익의 주장과 동일한 것”이라며 일본이 우익 본색을 노골화했다고 봤다.

서울신문은 “일본 정부와 우익 정치인들의 이 같은 망언은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 자체를 지워 없애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독도 문제와 더불어 앞으로 한·일 관계에 새로운 갈등 요인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서울신문 28일자 8면

박장준 기자 | weshe@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