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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1일 월요일

애플·루이뷔통·샤넬코리아도 회계감사 받는다


이글은 이데일리 2013-04-01일자 기사 '애플·루이뷔통·샤넬코리아도 회계감사 받는다'를 퍼왔습니다.

유한회사, 자율회계에다 공시의무없어 감시 사각지대
금융위, TF팀 구성해 유한회사 회계감사 의무화 추진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국내에 진출한 애플과 구글코리아를 비롯한 글로벌 IT기업과 루이뷔통과 샤넬코리아 등 명품기업들이 앞으론 외부 회계감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하경제 양성화와 경제민주화라는 정책 목표에 따라 유한회사도 외부 회계감사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3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회계법인과 학계전문가 등과 함께 ‘영리법인 등에 대한 회계제도 효율화 전담반(TF)’을 구성했다. TF를 꾸린 이유는 유한회사는 내부정보가 전혀 공개되지 않다 보니 감시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유한회사는 애초 소규모 기업에 적합한 형태로 생기다 보니 별다른 규제가 없다. 공모에 의한 투자유치도 금지돼 대규모 자본투입이 필요없는 가족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의 국내지사 형태로 주로 설립됐다.

실제로 유한회사는 주식회사가 아니어서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회계감사를 받을 의무가 없다. 자율적으로 회계처리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외부에 내부정보를 공개할 의무가 전혀 없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그러다 보니 최근 외국계 기업이나 국내 대기업이 감시의 눈초리를 피하려고 유한회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2009년엔 유한회사로 전환한 애플코리아를 비롯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대부분의 글로벌 IT기업들이 유한회사 형태를 취하고 있다.☞"대기업 오너 일가도 '기웃'..식을줄 모르는 유한회사 열기" 참고

루이뷔통과 샤넬코리아 등 명품기업과 나이키코리아 등도 유한회사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투자하면서 유명해진 절삭공구업체인 대구텍도 투자 직후인 2007년 곧바로 유한회사로 전환했다.

문제는 유한회사 전환과 함께 기업 내부정보 공개가 차단되면서 불투명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가령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루이뷔통과 샤넬 등은 우리나라에서 거액을 벌어들여 본사로 송금하고 있지만, 그 내역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특히 자율적으로 회계처리를 하는데다 재무제표 공시의무도 없어 세금을 얼마나 내는지, 로열티와 배당금 명목으로 해외본사로 얼마를 보내는지 등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그러면서 일부 국내 대기업도 이런 흐름에 편승하고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셋째 부인 서미경 씨가 대주주로 있었던 유원실업과 유기개발은 2009년 12월과 2011년 12월 각각 유한회사로 전환했다. 두 회사는 공교롭게도 일감몰아주기로 의심을 사왔었다.

유한회사에 대한 회계감사 의무화를 위한 법적 근거는 이미 마련됐다. 지난해 4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개정 상법은 유한회사에 대해 기존 50인 미만이라는 사원 총수 제한을 없애고, 지분 양도도 원칙적으로 자유롭게 했다. 불특정 다수가 유한회사에 투자할 수 있게 된만큼 외부회계 감사를 의무화할 필요가 생긴 셈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유한회사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나 세금을 낼 때 자율적으로 회계처리를 하고는 있지만, 별도의 외부감사 의무가 없어 검증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며 “통일된 회계감사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도년 기자 kdn82@

2012년 10월 31일 수요일

日에 또 밀렸나? 애플도 독도 '다케시마' 표기


이글은 뉴시스 2012-10-31일자 기사 '日에 또 밀렸나? 애플도 독도 '다케시마' 표기'를 퍼왔습니다.


정부, 日 독도 로비공세 밀린듯 

【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 애플 아이폰 운영체제 iOS6 새 버전에 탑재된 지도의 독도지명 표기에 독도(dockdo)와 다케시마(竹島), 리앙쿠르암(Liancourt Rocks)이 함께 표기될 예정이다.

정부 당국자는 31일 기자들과 만나 "애플사가 iOS6 새 버전에서 한국어버전은 독도, 일본어는 다케시마, 영어를 포함한 기타 제3언어는 독도, 다케시마, 리앙쿠르를 함께 표기하겠다는 방침을 알려왔다"며 "1~2일 내에 서비스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9월 출시한 골드마스터(GM)버전에서 일본어판을 제외한 모든 언어에서 독도 단독표기한 것과 후퇴한 것으로,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애플 측에 강력하게 항의했다.

앞서 애플은 지난 7월 iOS6 시험판에서 독도 명칭을 다케시마와 리앙쿠르암으로만 표기했다. 

이에 정부는 독도는 우리 영토이기 때문에 이같은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애플 본사에 강력히 항의하고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19일날 출시된 iOS6 골드마스터(GM) 버전에서는 일본을 제외한 전세계권 지도에서 독도가 단독 표기됐다.

그러나 이번에 버전이 다시 업데이트 되면서 영어 등 제3국어 사용지역에서는 독도와 다케시마를 병기하는 것으로 최종 변경됐다.

애플은 일본이 한국 보다 시장 규모가 크고 비즈니스 이해관계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우리 정부에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또 동해 지역은 지도에 아예 명칭을 표시하지 않았다.

이 당국자는 "지난번 독도 단독표기와 관련해 언론에서 보도되니까 일본에서 로비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최근 일본이 표기 문제에 대해 방어적에서 공세적인 입장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iOS버전은 계속 업데이트 할텐데 독도 표기에 대해 계속 이의제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구글도 자사 지도 업데이트를 통해 독도의 명칭을 리앙쿠르암으로 변경했으며 독도의 한국 주소를 삭제, 정부가 모바일과 인터넷에서의 독도 표기 문제에 대해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shoon@newsis.com

2012년 10월 14일 일요일

한국 시장서 단물만 빼먹는 애플


이글은 이코노미인사이트(Economy Insight) 2012-10-01일자 30호 기사 '한국 시장서 단물만 빼먹는 애플'을 퍼왔습니다.
Cover Story ● 애플이 법이다- ① 소비자 위에 군림하는 애플


모바일 혁명이 인류의 삶을 바꿔놓은 지금 세상은 한입 베어문 사과로 상징되는 애플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애플은 불과 5개의 제품(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맥북·맥PC)으로 세상을 자신들이 바라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매출이 연 1천억달러를 넘고, 순이익률은 30%를 넘는다. 하지만 기업의 존재 이유가 단순히 여기에 머문다면 그것은 무섭고도 슬픈 일이다.
외신들은 애플을 곧잘 중국의 공산당에 비유한다. 세계 최고 기업이라는 찬사 뒤에는 비밀주의, 소비자와의 불통, 노동권에 대한 무관심이 자리한다. 애플은 최근 아이폰5를 내놓으면서 충전 단자를 30핀에서 8핀으로 바꿨다. 외신들은 일제히 소비자 이익과 환경 보호에 반하는 것은 물론 어떤 기술적 편익도 제공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소비자를 무시하는 기업이 최고의 제품을 만들 수는 없다. 또한 디지털 경제의 역사상 폐쇄성은 결코 개방성을 이기지 못했다. 애플 스스로 매킨토시(폐쇄)와 IBM PC(개방)의 경쟁에서 이미 쓴맛을 보지 않았던가. _편집자

매출 수조원 올리면서 고용·기부 등 사회적 책임은 낙제점, AS도 최하위권

애플코리아는 지난해 추정 매출이 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직원은 80명 안팎에 불과하다. 국내에서 얼마를 벌어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회사 정보가 거의 공개되지 않기 때문이다. AS도 국내 기업들에 비해 훨씬 떨어진다. 소비자의 의견을 듣기보다는 자신의 정책을 관철시키려 한다. 고객을 돈벌이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게 아니냐는 것이 일부 소비자들의 지적이다. 이뿐만 아니다. 고용창출·사회공헌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찾아보기 어렵다. 상당수 국내 소비자에게 소통이 없는 기업, 자기 이익만 챙기는 기업으로 비치는 것이 오늘날 애플의 현주소다.

김연기 부편집장

혹시나 했지만 이번에도 한국은 빠졌다. 애플은 지난 9월13일(한국시각) 아이폰5 제품 발표회를 열면서 한국을 1·2차 출시국 명단에 올리지 않았다. 9월21일부터 판매가 시작되는 1차 출시국은 미국·캐나다·영국·프랑스·독일·오스트레일리아·일본·홍콩·싱가포르 9개국이다. 이보다 일주일 늦은 2차 출시국에는 벨기에·핀란드·리투아니아·슬로바키아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포함됐다. 북미와 주요 유럽 국가 등 거대 시장은 그렇다 치더라도 리투아니아·슬로바키아·싱가포르 등 비교적 시장 규모가 작은 국가들에도 한국은 밀렸다.
이번만이 아니다. 애플은 여태껏 제품을 새로 내놓을 때마다 늘 한국을 1·2차 출시국에서 제외했다. 아이폰3GS는 2009년 6월 발표 뒤 한국 출시까지 5개월이 걸렸다. 아이폰4는 3개월, 아이폰4S도 한 달 늦게 한국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애플 쪽은 "한국 정부의 전파기기 인증 등 여러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출시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해외 전파기기가 국내에 들어오려면 방송통신위원회의 전파 인증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는 일주일 정도면 마무리되는 형식적 절차라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내의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몇 주일 정도 걸렸지만 최근에는 5~6일이면 절차가 마무리된다"며 "최소 일주일 전에만 먼저 들여와 인증 절차를 밟아도 출시일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한국 소비자 홀대를 뒷받침해주는 정황은 이뿐이 아니다. 한국에는 애플이 운영하는 직영 매장 애플스토어가 1곳도 없다. 애플은 지난해 세계 각지에서 30곳이 넘는 애플스토어를 새로 열었다. 현재 전세계의 애플스토어는 300개를 훌쩍 넘는다. 이웃나라 중국만 하더라도 지난해 10월 2곳이 개설됐다. 애플은 몇 년 안에 중국 내 매장을 25곳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애플스토어는 단순한 매장을 넘어 애플 제품과 서비스를 체험하는 애플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애플이 직접 실시하는 애프터서비스(AS)도 애플스토어 내 고객상담센터인 지니어스바(Genius Bar)를 통해 이뤄진다.

애플 마케팅 부사장인 필립 실러가 지난 9월1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이폰5 발표회에서 1차 출시국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은 이번에도 1·2차 출시국 명단에서 빠졌다(왼쪽). 한 남성이 서울 역삼동 애플코리아 본사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신화 / 한겨레 박승화

소비자 불만 키우는 일방적 AS 정책

애플스토어 설치는 국내 소비자들이 끊임없이 제기해온 애플의 부실 AS를 개선할 수 있는 대안으로 거론돼왔다. 지난해 10월 이 문제로 국정감사에 출석한 애플의 파렐 파하우디 시니어 디렉터가 AS 정책 개선을 위해 강조한 것도 애플스토어 설치였다. 당시 파하우디 디렉터는 "소비자의 불편은 애플스토어가 없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며 "한국에 애플스토어가 들어서면 AS를 조정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애플의 이렇다 할 진전된 움직임은 없었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직영점을 내기 위해선 수익성, 입지 등 여러 기준이 맞아야 하지만 아직 그렇지 못해 애플스토어를 개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AS를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한국소비자원이 집계한 '2011년 1~9월 스마트폰 소비자 피해 구제 현황'을 살펴보면 애플의 피해 구제율은 48.4%로 6개 휴대전화 제조업체 가운데 5위에 그쳤다. 애플 제품의 결함으로 피해를 입은 10명 가운데 5명 정도만이 보상을 받았다는 얘기다. 삼성전자가 71.2%로 피해 구제율이 가장 높았고, LG전자가 63.2%로 뒤를 이었다.
한국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애플은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따라 아이폰·아이패드·아이팟·맥북 등 애플이 생산하는 모든 소형 전자기기에 대해 구입 뒤 1개월 안에 결함이 생기면 새 제품으로 바꿔주기로 했다. 그동안은 제품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리퍼 상품으로 교체해주는 정책을 고수해왔다. 리퍼 상품은 불량이 발견된 제품을 신상품 수준으로 재정비(수리 및 교체)해 다시 내놓은 제품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불량품을 그대로 폐기할 때 발생하는 손실을 줄인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리퍼 상품은 사실상 중고 제품에 가깝기 때문에 불만을 갖는 소비자가 많았다.
하지만 시행 넉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새 AS 기준은 정착되지 않고 있다. 애플스토어가 없는 국내에서는 AS를 받으려면 '애플 프리미엄 리셀러'(APR)를 통해야 한다. APR는 현지 기업이 애플의 승인을 얻어 애플 제품을 판매하는 소매유통점을 말한다. 국내에선 프리스비·에이샵·컨시어지 등이 대표적이다. 본지 취재진이 최근 APR 매장 10곳을 대상으로 새 AS 기준 반영 여부를 확인해보니, 절반이 넘는 5곳에서 새 AS 정책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었다. 애플코리아 쪽은 "본사에서는 새 AS 기준을 적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APR 브랜드들은 자유경쟁을 통해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 본사가 대리점에 정책 변경을 강요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애플이 직접 운영하고 있는 공식 온라인 매장에서는 새 AS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판매하는 모바일 콘텐츠 장터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한국 소비자는 차별을 받는다. 지난해 국내 앱스토어 시장 규모는 1조5천억원 규모로 성장했지만 앱스토어에서는 원화 결제가 불가능해 소비자의 불만이 적지 않다. 달러 결제인 만큼 환차손 위험이 뒤따르고 해외 결제 수수료도 내야 한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원화 결제가 불가능한 것은 애플이 금융 당국의 전자결제대행업 허가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허가를 받기 위해선 시스템 운영 서버를 한국에 둬야 한다. 하지만 애플은 보안 등 여러 이유를 들어 이를 꺼리고 있다.
결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앱을 샀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뒤집어써야 한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구제를 받으려면 소비자가 직접 해당 앱 업체나 신용카드사의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보상을 청구해야 한다"며 "하지만 까다로운 청구 절차 탓에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자포자기 심정으로 그냥 내버려두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파렐 파하우디 애플 애프터서비스(AS) 시니어 디렉터(왼쪽)가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아이폰 부실 AS 논란과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애플 본사만 아는 아이폰 국내 매출

이처럼 한국 소비자는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애플은 해마다 한국에서 막대한 이익을 거둬들이고 있다. 애플의 한국 법인 애플코리아가 설립된 때는 1998년. 애초 주식회사로 출발한 애플코리아의 매출은 2005년 448억원, 2008년 1486억원, 2009년 1782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2009년 11월 아이폰이 국내에 처음 선보인 이후 매출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다. 2010 회계연도(2009년 10월1일~2010년 9월30일) 애플코리아의 매출은 2조원가량으로 2009년에 견줘 10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2010년 실적은 어디까지나 추정치일 뿐이다. 애플코리아가 아이폰 출시 직전인 2009년 8월 주주총회를 거쳐 유한회사로 탈바꿈해서 정확한 매출 규모를 파악하기 힘들다. 유한회사는 상법상 재무제표 공개나 회계 감사 등의 의무가 없다. 이 때문에 실적이 대폭 호전되기 직전에 유한회사로 바꿔 주변의 감시를 피해가려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주식회사 당시에는 주된 사업 영역이 컴퓨터 판매였기 때문에 사명도 애플컴퓨터코리아였다. 하지만 이후 사업 영역이 컴퓨터에서 아이폰으로 옮겨가면서 사명도 바꾸고 기업 형태도 달리 가져가게 됐다"고 말했다.
어찌됐든 감사보고서 제출 의무가 없기 때문에 국내 애플코리아의 실적은 애플 본사만이 알 수 있다. 다만 한국에서 아이폰·아이패드 등 애플 제품이 얼마나 팔렸는지를 통해 추정해볼 수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지난해 국내에서 애플 제품은 얼마나 팔렸을까. 방송통신위원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아이폰은 약 250만 대가 팔렸다. 또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방통위에 제출한 '이동통신 시장 단말기 가격형성 구조 연구'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애플 아이폰4S 32GB의 판매가격은 81만600원이다. 16GB 모델은 67만8600원, 64GB 모델은 94만2600원이다. 세 제품의 평균 판매가격은 81만600원이다. 전체 판매 대수에 이 가격을 단순 곱하면 애플은 지난해 국내에서 아이폰으로만 2조원 넘게 벌어들였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아이패드도 50만 대 이상 팔려 전체 매출 규모는 2조7천억~3조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애플이 이처럼 기업 형태를 바꿔가면서까지 기업 정보를 감추려는 것은 애플의 비밀주의 문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비밀주의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일관된 특징이지만 애플은 특히 그 정도가 심하다. 경제전문지 의 선임기자 애덤 라신스키가 쓴 책 을 보면, 애플 본사에서는 신제품 회의 때 반드시 창문이 없는 방을 사용한다. 또 믿을 만하다고 판단될 때까지 신입사원에게 몇 달이든 가짜 프로젝트만 맡긴다. 비밀 유지는 애플맨이 되기 위한 첫 번째 덕목인 셈이다. 하지만 인간 중심의 철학을 최우선 가치 기준으로 삼는다는 애플이 이처럼 폐쇄적인 문화를 가졌다는 점은 일면 모순으로 비치기도 한다.
애플의 폐쇄성은 납품업체와의 관계에서 도드라진다. 애플이 올해 초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적으로 밝힌 국내 납품업체는 삼성전자·삼성전기·하이닉스·LG화학·LG디스플레이·LG이노텍·인터플렉스 7곳이다. 여기에 삼성·LG 등을 통한 2차 공급사까지 합치면 국내 납품업체는 10곳을 훌쩍 넘는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외부에 애플과의 영업 관련 지표를 공개하는 곳은 하나도 없다. 애플이 협력사들에 이를 철저하게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30% 이익률, 납품업체 쥐어짰나?

납품업체와 관계를 유지할 때 쓰는 전략도 종종 도마 위에 오른다. 애플은 납품업체에 애플을 위해서만 부품을 만들어줄 것을 요구한다. 이렇게 되면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은 애플에 의존하는 종속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의 한 정보기술(IT) 담당 애널리스트는 "앱 등 소프트웨어 수익이 있다 하더라도 30%가 넘는 애플의 순이익률은 일반 제조업체 시각에서는 불가능한 수치"라며 "이는 애플이 납품업체를 관리하면서 협력사의 마진폭을 줄이고 자사의 이익을 꾸준히 늘려왔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코리아는 최근 몇 년 사이 비약적으로 매출을 늘려왔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낙제점 수준이다. 우선 국내 고용 창출이 거의 없다. 현재 애플코리아의 직원 수는 80명 안팎이다. 매출액이 애플코리아에 한참 못 미치는 외국계 IT 기업 한국HP와 한국IBM의 직원은 각각 1천여 명, 2300여 명이다. 직원 수가 적다 보니 기부 등 이렇다 할 사회공헌 활동도 없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난해 기업 기부 현황을 보면 1천만원 이상 기부 기업은 2700여 개에 달한다. 하지만 애플코리아는 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본사가 있는 미국에서는 어떨까. 애플 본사는 직원이 개인적으로 기부한 금액만큼 회사가 지원해주는 매칭펀드를 지난해 9월 도입했다. 이를 통해 1인당 연간 최대 1만달러(약 1120만원)를 지원할 수 있다. 애플은 올해 안으로 이 제도를 캐나다·멕시코로 확대할 예정이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IT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플이 국내에서 천문학적인 이익을 빼내가면서도 기부는 물론이고 한국 내 재투자에 쓰는 돈이 거의 없다"며 "기업의 존재 이유가 오로지 이윤 추구에만 있다면 그것은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ykkim@hani.co.kr

2012년 9월 15일 토요일

미국ITC "애플, 삼성전자 특허 침해 안했다"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2-09-15일자 기사 '미국ITC "애플, 삼성전자 특허 침해 안했다"'를 퍼왔습니다.
미국 정부기구 또 애플 손 들어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침해 맞제소와 관련해 먼저 애플의 손을 들어줬다.

제임스 길디어 ITC 위원은 14일(현지시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발표문에서 "애플은 삼성전자의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는 예비 판정이며 ITC는 내년 1월께 삼성전자의 이번 제소에 대한 최종 판정을 내릴 예정이다.

그러나 지난달 말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 북부지법이 삼성전자가 애플의 스마트폰과 태플릿PC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평결한 데 이어 ITC가 이번 결정을 내림에 따라 삼성전자는 적지 않은 타격을 받게 됐다.

특히 애플도 지난해 7월 ITC에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침해 제소를 내 바 있어 이에 대한 판결도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애플이 데이터 변환, 음악 데이터 저장 등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ITC에 아이폰, 아이팟, 아이패드 등 애플의 모바일 전자제품에 대한 수입 금지를 요청했다.

뒤이어 애플은 같은 해 7월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면서 ITC에 맞제소했다.

연합뉴스

2012년 9월 9일 일요일

한국을 ‘불량국가’로 만든 삼성 특허 소송


이글은 한겨레21 2012-09-10일자 제927호 기사 '한국을 ‘불량국가’로 만든 삼성 특허 소송'을 퍼왔습니다.
[경제] 애플이 침해했다고 공격한 ‘표준특허’는 프란드 선언 통해 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 한국 법정이 삼성 손 들어줘 ‘프란드 불량국가’ 오명

삼성과 애플의 특허 분쟁이 논란거리다. 미국 법원에서 삼성에 1조원이 넘는 거액의 배상을 물리는 배심원 평결이 나오자, 배심원 제도 자체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전문성이 없는 배심원 심리로 특허침해 여부와 손해배상액을 정하는 게 맞느냐는 것이다. 특허제도가 혁신에 기여하기보다는 독점을 조장하는 데 악용되고 있다는 좀더 근본적인 문제제기도 있다. 그런데 특허가 혁신에 기여하는 제도인지는 의문이다. 역사적으로도 특허를 통해 기술혁신이 이루어진 사례는 드물다. 기술 수준이 낮고, 그래서 혁신의 필요성이 큰 국가가 특허제도를 강화한 예는 더더욱 없다. 이미 혁신을 달성한 자들이 특허를 강조할 뿐이다.

» 미국 배심원은 8월24일 캘리포니아 연방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소송에서 삼성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결론냈다. 지난해 8월25일 특허 소송이 진행되는 독일 뒤셀도르프 법정에서 한 변호사가 애플의 아이패드와 삼성 갤럭시 탭을 들고 있다. 뉴시스 AP

특허 통해 기술혁신이 이루어진 사례 드물어


우리나라에서 특허제도가 처음 시행된 것도 1908년 미국과 일본이 맺은 조약 때문이다. 이 조약은 당시 조선의 기술혁신을 위해 체결된 것이 아니라, 이미 특허권을 가지고 있던 일본인과 미국인의 기득권이 조선에서도 보장되도록 하려는 것이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유럽과 미국에서 특허가 법적 제도로 정착하게 된 것도 산업혁명을 거치며 덩치가 커진 제조업이 특허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면서부터다. 대표적인 사례가 발명왕이라 불리는 토머스 에디슨이다. 에디슨은 영화 제작 기술에 대해 특허권을 가지고 있었는데, 영화특허회사를 설립해 특허 기술을 이용하려는 이들에게 거액의 로열티를 요구했다. 이를 견디지 못한 영화 창작자와 감독들은 에디슨의 영향권이 끼치기 힘들 정도로 멀리 떨어진 캘리포니아로 이주했다. 여기서 이들은 에디슨의 특허 기술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해적 행위’를 했고, 이를 통해 오늘날의 할리우드 영화계가 탄생할 수 있었다.


이처럼 기술 독점을 보장하는 특허권은 경쟁자를 축출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되기 때문에, 경쟁사들 간의 특허 분쟁은 제도 자체에 예정돼 있던 것이다. 더구나 특허침해는 모방을 한 경우에만 일어나지 않고 결과물이 같기만 하면 발생한다. 그런데 분쟁의 양상은 분야마다 다르다. 보통 정보기술(IT) 분야에서는 특허소송이 당사자 간 합의로 종결되는 경우가 많다. 승패가 갈릴 때까지 끝을 보는 화학이나 의약품 분야와는 다르다. 주된 이유는 IT 분야에서는 어느 제품을 특허권 몇 개로 독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의약품은 한두 개의 특허로 관련 시장을 독점할 수 있지만, IT 분야에서는 이게 불가능하다.


스마트폰만 보더라도 수백 개의 부품과 온갖 통신기술이 사용되는데, 누가 어떤 특허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다. 무수한 특허권이 덤불처럼 뒤얽혀 있어서 이걸 혼자서는 다 헤치고 나갈 수 없다. 그래서 차라리 특허를 무시하는 편이 더 경제적이라는 논문이 있을 정도다. 내가 경쟁사를 특허침해라고 주장하면 경쟁사도 특허라는 무기로 나를 공격한다. 누구도 완승을 거두기 어렵기 때문에, 중간에 합의로 종결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애플-삼성 분쟁은 특이하다.



표준특허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강제


끝장을 보겠다는 애플의 전략 때문으로 보이는데, 이를 위해 애플은 삼성이 자신의 디자인을 모방했다는 주장을 펴는 반면 삼성은 애플이 자신의 통신기술 특허를 침해했다는 공세를 펴고 있다. 여기서 문제는 삼성이 주장하는 통신기술 특허가 표준특허라는 점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삼성 특허를 표준화한 유럽정보통신표준기구(ETSI)의 지적재산권특별위원회 위원장 마인홀드의 말을 빌리면, 특허와 표준은 지향하는 바가 서로 다르다. 특허는 사적인 독점 사용을 의도하는 반면, 표준은 공중의 집단적 사용을 목표로 한다. 그래서 특허 기술이 표준으로 채택될 경우, 특별한 규칙을 두어 양자의 조화를 꾀한다.


어느 특허가 표준기술로 채택되면 특허권자는 자기의 특허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강제하는 규칙이 그것이다. 표준기술이란 관련 제품을 만드는 자들을 종속(lock-in)시키고 다른 기술로 전환할 수 없도록 막기 때문에, 기술을 아예 사용조차 못하게 하면 표준으로서 의미도 없고 독점의 폐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표준을 정하는 기구들은 어느 기술을 표준으로 채택하기 전에 특허권자에게 관련 특허를 공개하도록 하고 제3자에게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으로 특허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선언(프란드(FRAND·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ion) 선언)을 하도록 한다. 대신 특허권자는 사용자한테서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표준이 되어 누구나 쓰기 때문에 로열티 수입이 만만치 않다.


특허권자는 일단 프란드 선언을 하고 나면 특허침해 소송에서 제약을 받는다. 로열티를 내지 않은 침해자를 상대로 배상 청구는 가능하지만, 기술의 사용 자체를 금지할 수는 없다. 애플과 삼성의 특허소송에서도 이게 문제였다. 삼성이 애플을 공격한 특허는 모두 표준특허고 이에 대해 삼성은 프란드 선언을 했다. 그런데도 삼성은 애플의 제품에 대해 판매금지를 청구했던 것이다. 표준특허여서 애플이 특허침해를 피할 길이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이는데, 표준과 특허의 조화를 꾀하려는 원칙에 반하는 과도한 주장이다. 그래서인지 미국 법원은 프란드 선언을 한 삼성이 특허침해를 주장할 수 없다는 애플의 항변을 받아들였다. 그런데 한국 법원은 애플의 항변을 기각하고, 삼성의 표준특허 2건을 애플이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이를 두고, IT 분야의 특허 분쟁을 전문적으로 분석해온 특허 전문 블로거 플로리언 뮐러는 한국이 ‘프란드 불량국가’가 되었다고 비판하며 양국의 통상마찰까지 우려한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프란드 선언을 한 삼성이 애플을 상대로 어떻게 표준의 사용 자체를 금지할 수 있다는 말인가?


배상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데


한국 법원은 특허제도의 본질이 기술 독점이라는 점에 지나치게 충실해 이런 판단을 내렸다. 특허권자가 프란드 선언을 했더라도 표준 기술을 사용하려면 특허권자에게 허락을 구하고 로열티 협상을 성실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악의적 사용자나 잠재적 사용자를 특허권자보다 더 보호하는 결과가 된다는 판단인데, 배상의 문제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표준특허 문제에 잘못된 잣대를 들이댔다.


남희섭 변리사 

삼성이 꺼내든 ‘혁신’을 삼성에 다시 묻는다


이글은 한겨레21 2012-09-10일자 제927호 기사 '삼성이 꺼내든 ‘혁신’을 삼성에 다시 묻는다'를 퍼왔습니다.
[곽정수의 경제 뒤집어보기] 애플 소송 결과에 “시장은 혁신하는 회사 손을 들어줄 것”이라는 삼성… 비밀 경찰식 내부통제 걷어내고, 총수는 ‘신’의 자리에서 땅으로 내려와야

» 삼성 임직원들은 새벽 출근으로 몸살을 앓는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새벽에 출근하자 미래전략실과 계열사들까지 이를 추종해 벌어지는 진풍경이다. 이건희 회장이 서울 서초동 본사에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세기의 전쟁으로 불리는 삼성-애플 간의 미국 특허소송 결과에 대해 상반된 시각이 팽팽하다. 미국 배심원은 8월24일(현지시각) 삼성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10억4939만달러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애플의 최고경영자인 팀 쿡은 “오늘은 애플이 승리한 중요한 날”이라고 환영하며, 삼성을 ‘카피캣’(모방꾼)으로 묘사했다. 반면 대다수 한국 언론은 미국의 편파 재판이라고 비판했다, ‘미 법원 애플 편들기’ ‘애플 동네 사람들, 애플 손들어줘’….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국수주의에 대한 지적도 뒤따랐다.

애플의 교훈은 1등 노리는 모두에게 해당

주가 폭락으로 하룻새 15조원(시가총액)이 날아간 삼성도 격앙된 모습이다. 삼성은 “시장에서 ‘혁신’을 통해 정정당당하게 경쟁하지 않고, 법정에서 ‘특허’라는 수단을 활용하여 경쟁사를 누르려고 한 회사가 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으며 성장을 지속한 사례는 역사적으로 없다”고 독기를 품었다. 이건희 회장도 “소송에 잘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삼성은 9월 말로 예상되는 판사의 최종 판결에서도 패소하면 즉각 항소할 방침이다.
국내 언론의 보도가 일종의 국수주의나 또 다른 편파로 비칠 수 있지만,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도요타가 최대 위기에 빠진 2010년 리콜 사태 때 ‘미국 음모론’이 제기됐다. 리콜 사태는 도요타가 미국의 자존심인 지엠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업체로 등극한 직후 터졌다. 삼성은 도요타와 묘한 외견상 일치를 보여준다. 삼성전자는 2011년 하반기 애플을 제치고 스마트폰 세계 1위에 올랐고, 2012년에는 그 격차를 더욱 벌렸다. 삼성-애플의 특허소송 결과를 정치적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지만, 미국의 자국 산업 보호 분위기가 작용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삼성은 소송 이후 “시장과 소비자들은 소송이 아닌 혁신을 지향하는 회사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 굳게 믿는다”고 강조했다. 혁신을 통해 애플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겠다는 결의다. 옳은 얘기다. 삼성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기업으로 거듭난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다.
후발 기업(국)이 선발 기업(국)을 빠르게 추격할 수 있는 유효한 전략 중 하나는 선발 기업의 기술이나 디자인을 ‘카피’하는 것이다. 한국은 이런 전략을 가장 성공적으로 수행한 나라다. 불과 40여 년 만에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도 예외가 아니다. 삼성은 기술 선진국인 일본의 기술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요즘에는 중국이 한국인 ‘기술고문’을 적극 활용한다.
후발 주자의 카피 전략을 무조건 비난할 수는 없다. 기술이나 자본이 없는 상황에서 자력 갱생은 요원하다. 한국이 후발 개도국들에 가장 성공적인 롤모델로 꼽히는 이유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1위를 넘보게 되자 카피 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다. 1등 자리를 놓고 경합하는 경쟁자들이 좌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애플 사태의 교훈은 삼성만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1등 자리를 노리는 한국 기업들 모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은 창의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기술과 마케팅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때만 진정한 1등이 될 수 있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 애플이 2007년 아이폰을 선보이며 휴대전화에 컴퓨터 기능을 결합한 스마트폰의 대중화 시대를 연 것은 좋은 본보기다. 그동안의 패스트팔로어(Fast Follower·빠른 추종자) 전략을 퍼스트무버(First Mover·시장선도자) 전략으로 바꿔야 한다.

‘자율출근제’ 해봤자 총수가 새벽 출근하면…

창의와 혁신을 통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쉽지 않다. 삼성은 몇 년 전부터 이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조직문화 구축을 위한 시도도 뒤따랐다. 아이디어만 좋으면 기존 업무에서 벗어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는 ‘창의개발연구소’ 신설(2011년), 출근 시간을 아침 6시~오후 1시 사이에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자율출근제’(2009년),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재택·원격근무제’(2011년), 복장 자유화(2008년), 창의적 인재를 뽑으려고 필기시험을 없앤 ‘창의 플러스 전형’(2011년) 등이 사례들이다.
하지만 아무리 씨가 좋아도 토양이 척박하면 풍성한 열매를 기대하기 힘든 법이다. 창의와 혁신이 꽃피려면 토양이 되는 기업문화, 지배구조, 임직원 인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창의와 혁신이 기업문화의 핵심 DNA로 내재화해야 한다. 군대식 상명하복의 분위기에서는 창의와 혁신의 꽃이 피기도 전에 시들 수밖에 없다. 배임·횡령 혐의로 실형 선고와 함께 법정 구속된 김승연 한화 회장의 수사 과정에서 총수를 신에 비유하고 절대적인 충성의 대상으로 묘사한 내부 문서가 발견됐다. 총수가 신으로 떠받들어지는 조직은 사이비 종교집단이나 조폭에나 어울리지, 창의와 혁신을 기대하는 기업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흔히 황제경영으로 불리는 한국 재벌의 기업문화가 비단 한화뿐일까? 삼성 임직원들은 요즘 새벽 출근으로 몸살을 앓는다. 이건희 회장이 새벽에 출근하고,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과 계열사들까지 이를 추종해 벌어지는 진풍경이다.
삼성 임직원들은 사적인 자리에서, 특히 외부 사람과 있을 때 회사 얘기를 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20만 명의 사람들이 움직이는 거대 조직에서 왜 직장과 상사에 대한 불만이 없을까? 창의와 혁신은 억압되고 폐쇄적인 조직문화 속에서는 제대로 싹틀 수 없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오려면 때로는 엉뚱할 수도 있는 자유로운 사고와 치열한 논쟁이 가능해야 한다. 비밀경찰식 내부 통제를 걷어내려면 먼저 조직의 속살을 다 드러내도 꺼릴 게 없도록 자정이 필요하다. 삼성은 최근 몇 년간 비자금 사건, 담합, 공정위 조사 방해, CJ 미행 사건과 상속소송 등 대형 스캔들이 줄줄이 터졌다. 국민이 드라마 (추격자)에서 악덕 기업 회장이 나오는 장면을 보다가 누구 회장을 그린 것 아니냐고 수군대는 일이 사라져야 한다. 윤리경영, 준법경영, 사회책임경영, 인간중심경영의 실천이 시급하다.
삼성 미래전략실의 한 고위 임원은 30여 년의 직장생활 동안 단 한 번도 여름휴가를 가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는 총수와 회사에 대한 충성심의 증표가 될지 모르지만 창의와 혁신이 꽃필 수 있는 풍토와는 거리가 있다. 한국은 연간 노동자 노동시간이 2100시간을 넘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길다. 하지만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연간 1600시간 일하는 선진국에 훨씬 못 미친다.

중소기업·벤처 숨쉬려면 대기업 탐욕 버려야

창의와 혁신은 대기업 혼자만의 힘으로는 안 된다. 수많은 창의적인 중소기업, 벤처와 협업이 이뤄져야 한다. 1976년 애플이 처음 태동한 곳은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의 차고였다. 국민의 경제민주화 요구가 아니더라도, 대한민국의 중소기업과 벤처가 숨을 쉬려면 대기업이 탐욕을 버려야 한다. 불공정 하도급 관행을 과감히 청산해 중소기업들도 기술개발과 우수인력에 과감히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있어야 한다.
과연 이런 일들이 가능할까. 물론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기업의 중심인 총수가 바뀌어야 한다. 총수가 신의 경지에서 땅으로 내려와야 한다.

한겨레 경제부 선임기자 jskwak@hani.co.kr



2012년 8월 27일 월요일

민주당 반쪽 경선에 흥행도 실패, 이틀 만에 파국 맞나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8-27일자 기사 '민주당 반쪽 경선에 흥행도 실패, 이틀 만에 파국 맞나'를 퍼왓습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중앙일보 “안철수는 좌파 운동권 신입생”… 삼성 특허 소송, 애플에 완패

민주통합당 대통령후보 선출 경선이 시작됐지만, 불과 이틀만에 파행을 맞았다. 손학규‧김두관‧정세균 등 세 후보는 26일 모바일투표 시스템 전면 수정과 권리당원 모바일투표 재실시 등을 요구하며 울산 경선에 불참했다. 문재인 후보가 제주‧울산 경선을 과반이상으로 싹쓸이했지만 경선파행으로 빛을 바랬다.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열린 애플과의 특허소송에서 완패했다. 일부 언론들은 이에 대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가동됐다”며 우려했다. 당장 삼성전자는 애플에 거액의 손해배상을 내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추가 소송 우려도 있다.
태풍 ‘볼라벤’이 북상 중이다. 볼라벤은 26일 밤 9시 현재 중심기압 920헥토파스칼(hPa)에 최대풍속 초속 53m, 강풍반경 550km로 ‘초대형 태풍’이다. 오늘부터 내일까지 전국 전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알려져 큰 피해가 우려된다.
다음은 27일 아침 전국단위 종합일간지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한방 먹은 삼성, 미국시장 잃게 되나)
국민일보 (애플 손 들어준 미법원 ‘자국이기’)
동아일보 (애플 꺾고 1위 오른 죄, 1조1900억원)
서울신문 (“새누리 박덕흠 총선승리 대가로 기사에 1억 줬다”)
세계일보 (미 보호무역주의에 삼성이 당했다)
조선일보 (손‧김‧정 불참…민주 경선 파국위기>
중앙일보 (또 모바일사고…민주당 반쪽 경선)
한겨레 (손‧김‧정 연설회 불참…민주당 ‘상처투성이 경선’)
한국일보 (총선 민주당 공천 명목 수십억원 투자금 받아)

민주통합당 경선, 흥행참패 조짐

민주통합당 경선의 문제는 모바일투표에서 비롯됐다. 모바일 투표 당시 기호 4번 까지 모두 듣고 투표하지 않으면 무효처리가 되는 것이 공정성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에 비 문재인 세 후보는 “모바일 투표 문제점이 해결될 때 까지 결과 발표를 미뤄 달라”고 요청했지만 민주당은 경선을 강행했다. 그 결과 울산 경선은 문재인 후보만 참석한 1/4쪽 경선이 됐다.

▲ 한겨레 8월 27일자. 3면.

한겨레는 3면 (민주 지도부 한 발 늦은 대책…손‧김‧정 ‘극단’ 선택)제하 기사에서 민주당 경선 파행에 대해 양측 모두에 책임을 돌렸다. 한겨레는 “민주당의 경선 파행을 두곤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선관위, 경선기획단 등 당내조직과, 투표 방식 변경을 요구하며 26일 울산 경선 불참이라는 강수를 둔 손학규‧김두관‧정세균 후보의 공동책임론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비문 후보들의 요구를 당 선관위가 “일축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점과, 비문 후보들이 “결과적으로 다 합의해줬던 모바일 투표 방식의 문제를 제주 경선에서 참패한 뒤에야 다시 끄집어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보도했다.

▲ 조선일보 8월 27일자. 3면.

조선일보는 이번 사태가 민주당 경선 흥행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진단했다. 조선일보는 3면 이틀만에 반쪽난 경선…3인 “경선체제 보이콧할 수도”)제하 기사에서 “경선시작 이틀만에 문재인 대 비문재인 진영으로 쪼개졌다”며 “문 후보가 1위를 차지, 대선 후보가 되더라도 투표 과정의 문제에서 비롯된 정통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고, 극적인 반전을 기대했던 ‘경선 드라마’ 효과도 바라볼 수 없게 됐다는 지적도 있다”고 보도했다.
민주통합당의 울산 경선 파행으로 향후 경선일정도 무사히 치러질 수 있을지 미지수다. 모바일투표 경선룰이 이미 합의된 것이라는 당 중앙선관위의 주장과는 달리 비문 진영 후보 캠프에서는 합의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민주통합당으로서는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 도래했다.

민주당, 또 하나의 불안요소

민주통합당의 악재가 또 하나 생겼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민주통합당 공천을 받게 해주겠다며 수십억원의 투자를 받은 혐의로 양경숙 (라디오21) 편성제작총괄본부장이 전격 체포된 것이다. 경찰은 양 씨가 ‘공천헌금’ 명목으로 받은 돈의 용처를 확인 중이다.

▲ 한국일보 8월 27일자. 1면.

한국일보는 1면 (총선 민주당 공천 명목 수십억원 투자금 받아)제하 기사에서 “대검 중수부는 지난 25일 양씨를 전격 체포해 조사 중이며 양씨에게 수십억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전직 서울시 구의원 A씨와 A씨의 지인인 투자자 2명도 함께 체포했다”며 “수십억원의 행방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이 돈이 라디오21 쪽으로 들어간 후 다른 곳으로 빠져나간 정황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양씨는 “사업 확장과 관련된 투자금 명목”이라며 “투자 계약서도 작성했기 때문에 공천헌금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측도 “이번 사건은 양씨의 투자사기사건”이라고 사태의 확산을 차단했다. 그러나 만약 해당 자금이 민주당 쪽으로 조금이라도 흘러간 정황이 포착된다면, 새누리당 공천비리 사태에 이어 또 한 번 정국을 강타할 것으로 보인다.

남 얘기 아닌 새누리당

서울신문은 새누리당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을 보도했다. 1면 (“새누리 박덕흠 총선승리 대가로 기사에 1억 줬다”) 제하 기사에서 “검찰이 지난 총선 당시 박덕흠 새누리당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라며 “박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조성 및 제공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새누리당은 총선 전반에 ‘돈 공천’이란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 서울신문 8월 27일자. 9면.

서울신문은 “박덕흠 의원의 운전기사 박 모씨가 박 의원으로 부터 두 차례에 걸쳐 1억원을 건네 받았는데, 이것이 불법선거운동 댓가로 받은 것이란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의원이 박모씨의 검찰 고발 무마 댓가로 1억원을 건냈을 수도 있다는 검찰의 판단이 있어, 자칫 박덕흠 의원 사태가 새누리당 불법 정치자금의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도 있다.
검찰에 따르면 운전기사 박씨는 지난 2003년부터 박덕흠 의원의 운전기사로 일하면서 2010년 10월 초 박 의원의 심부름으로 100만원권 수표 25장을 자금 세탁해 박 의원에게 전달하는 등 박 의원의 지시사항에 대해 빠짐없이 수첩에 기록하거나 영상으로 녹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는 대선행보 계속

민주통합당의 경선이 파행으로 치닫고, 정치권에 이런 저런 비리의혹이 쏟아지는 가운데,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젊은 층과의 소통에 나섰다. 박 후보는 26일 홍대 인근에서 열린 서울프린지페스티벌에 참석했다. 지난주 등록금 토론회에 참석한데 이어, 홍대 앞 방문까지, 자신에게 부정적인 젊은 층 표심을 잡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 동아일보 8월 27일자. 10면

또한 전당대회와 이어진 봉하마을 방문 등 파격행보로 지지율도 다소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아일보는 10면 (박, 연이은 통합행보…이번엔 2030 속으로)제하 기사에서 “후보 선출 뒤 지지율이 오르는 ‘컨벤션 효과’에다 파격 행보가 곁들여져서인지 일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일단 상승세를 탄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나름 ‘소통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박 후보에 대해 각 언론사 별로 온도차는 있지만, 비교적 호평이 나오고 있다. 조선‧중앙‧동아는 물론 경향신문도 6면에 박 후보의 행보에 대해 (‘홍대 거리’ 찾은 박근혜, 젊은 층과 길거리 소통)이라고 보도했다.

안철수는 사찰 누락하고 검증나선 조선

지난 25일 경찰이 안철수 원장에 대해 불법 사찰했다는 뉴시스의 보도 이후, 경찰이 이를 전면 부인했지만 사안의 성격 상 큰 파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날 조간신문에서는 대부분의 언론이 이를 보도했지만 추가 취재에 나선 곳은 한겨레가 유일했다. 조선일보는 아예 사찰 의혹을 보도하지 않았다.

▲ 한겨레 8월 27일자. 10면.
▲ 조선일보 8월 27일자. 5면.

한겨레는 10면 (‘안철수 사찰’ 의혹 확산…“정보경찰서쪽서 안원장 소문 나와”)제하 기사에서 “복수의 경찰 관계자 증언을 종합하면, 올해 초부터 경찰 내부에서는 정보 부문을 중심으로 안 원장이 서울 강남 룸살롱에 출입한다는 ‘미확인 정보’가 나돌기 시작했다”며 “안 원장 쪽은 특정세력이 의도적으로 이런 소문을 퍼트린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찰 의혹을 누락한 조선일보는 5면 (‘안철수 BW’ 이사도 아닌 산은팀장이 의결 참여)제하 기사에서 “안 원장이 지난 1999년 안철수연구소 대표이사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기 위해 이사회를 개최했을 때 정식 이사가 아닌 외부 이사가 참여해 의결권을 행사했다”며 “‘BW 발행’ 의결의 적법성과 유효성에 문제가 있다”고 검증 공세를 이어갔다.

김진의 상식, 한귀영의 시각

그 외 안철수 원장과 관련해 관심 가는 조간 보도는 중앙일보 김진 논설위원과 한겨레 한귀영 사회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의 칼럼이다.
김진 위원은 (안철수는 왜 상식적이지 않나) 칼럼에서 “안철수가 상식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좌파 운동권 신입생’ 같은 시각”때문이란 주장이다. 김 위원은 안 원장이 언급한 용산사태, 촛불시위, 천안함 등에 대해 “용산은 끔찍한 폭력에 대한 정당한 법집행이었고, 정부가 싸운건 평화 촛불이 아니라 폭력시위”라고 자신의 상식을 소개했다.

▲ 중앙일보 8월 27일자. 34면.

한귀영 연구위원은 (안철수와 ‘묻지마 민심’)제하 칼럼에서 최근의 안철수 현상에 대해 “2007년 대선의 이명박에 대한 ‘묻지마 민심’이 개인의 이기적 욕망으로 견고한 성채를 형성했다면, 현재의 안철수에 대한 ‘묻지마 민심’은 가치지향적이고 사회를 향해 열려있다”고 진단하며 “2012년의 ‘묻지마 민심’에는 비주류의 절박한 생존 욕망이 떠받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 애플에 완패

미국 세너제이에 위치한 연방북부지방법원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배심원 평결을 통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애플의 아이폰 및 아이패드의 디자인 특허 등을 무더기로 침해했다고 밝혔다. 평결 6대0 완패로, 배심원들은 삼성의 주장인 애플의 통신 특허 침해는 인정하지 않았다. 판사가 배심원의 평결을 뒤집는 경우는 거의 없어, 미국에서의 공방은 삼성의 패배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 경향신문 8월 27일자. 1면

경향신문은 1면 (한방 먹은 삼성, 미국 시장 잃게 되나)제하 기사에서 “배심원 평결대로라면 삼성전자는 디자인을 배낀 대가로 애플에 10억4935달러(약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배상금을 지불해야 한다”며 “애플은 이번 평결을 토대로 조만간 갤럭시S2 등 삼성 제품들에 대한 판매금지를 법원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미국이 차지하는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16%로 단일국가 중 가장 크고, 여기에 첨단 전자제품이 치열하게 각축하는 ‘메이저리그’란 상징성까지 있다”며 이번 판결로 삼성이 미국시장에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 전망했다.

▲ 중앙일보 8월 27일자. 3면.

이번 평결에 대한 국내 언론들의 반응은 미국의 ‘보호 무역주의’의 발로라는 비판적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국민일보는 1면 (애플 손 들어준 미법원 ‘자국이기’)제하 기사에서 “국내 IT업계는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소송 1심 판결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일종의 텃세’로 규정했다”고 보도했다.
서울신문도 1면 (삼성, 미 ‘자국 이기주의’에 울다)제하 기사에서 “이번 소송 결과를 두고 ‘슈퍼 301조의 변형’이란 주장도 나온다”며 “애플의 경쟁업체들이 불공정 행위를 했다고 판단되면 대상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보복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  

2012년 8월 25일 토요일

美법원 "삼성, 애플에 10.5억달러 배상하라"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2-08-25일자 기사 '美법원 "삼성, 애플에 10.5억달러 배상하라"'를 퍼왔습니다.
한국법원은 삼성, 미국법원은 애플 손 들어줘

삼성전자와 애플간 소송에서 한국법원은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주었지만, 미국법원은 애플의 손을 들어주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 북부지방법원의 배심원단은 24일(현지시간) 평의를 종결하고 갤럭시S를 비롯한 삼성 스마트폰들이 애플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평결했다. 배심원단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검은색 전면부와 전면 베젤, 아이콘 디자인 등 최소 3건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9명의 배심원은 이에 따라 삼성에게 애플에 10억5천185만달러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반면에 애플에 대해선 삼성에 한푼도 배상할 필요가 없다고 평결했다.

애플은 지난해 삼성전자가 자신의 모바일 기기 디자인 특허와 소프트웨어 특허를 침해해 25억달러∼27억5000만달러의 손실을 봤다고 소송을 제기했으며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애플이 자신의 무선통신 특허를 위반했다며 4억2180만달러의 특허 사용료를 요구하는 맞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배심원의 평결이 나옴에 따라 이르면 한 달 이내에 공식 판결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앞서 한국 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소송에서는 삼성이 판정승을 거뒀다. 서울중앙지법은 애플이 삼성의 통신기술 2건을, 삼성은 애플의 바운스백 특허 1건을 각각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삼성과 애플은 현재 한국을 포함한 세계 9개국(미국·영국·일본·독일·프랑스·이탈리아·네덜란드·호주)에서 30여 건의 특허 관련 소송을 벌이고 있다.

박태견 기자

2012년 6월 15일 금요일

“애플, 독도 오류 시정하라” 트위플 ‘불매운동 불사’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6-15일자 기사 '“애플, 독도 오류 시정하라” 트위플 ‘불매운동 불사’'를 퍼왔습니다.
후드래빗 “한국 지도 데이터 해외에 반출할 수 없어”

애플이 최근 공개한 새로운 운영체제인 iOS6 베타버전에 포함된 지도에서 독도가 ‘다케시마’로 등록된 사실이 알려져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를 바로 잡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애플은 지난 11일 기존에 탑재된 구글 지도 대신 자사의 지도 서비스를 새로 출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지도 애플리케이션에서 독도를 검색하면 아무런 결과가 나오지 않는 대신 ‘竹島’(다케시마)로 검색하면 독도의 위치가 표시된다.


이러한 사실을 발견한 네티즌들 사이에는 아직 iOS6가 베타버젼이기 때문에 정식 버전이 나오기 전에 애플사에 ‘문제 리포트’를 보내 이를 바로 잡자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파워 블로거 ‘아이엠피터’는 “애플이 공지한 데이터의 출처가 ‘INCREMENT P CORP’라는 일본 회사인데, 이 회사가 맵팬이라는 지도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등록했기에 이런 검색 결과가 나오고 있다는 해석이 있다”고 전했다. 

‘아이엠피터’는 “전 세계적으로 북미지역과 유럽지역에서 애플의 iOS 운영체제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문제를 먼저 발견한 블로거 ‘소프트키스’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그냥 보고 있을 수 없다”며 “(애플사에) 문제 리포트를 통해 수정 요청을 했지만 혼자 한다면 계란으로 바위치기일 수 있으니 업데이트하신 분들도 문제리포트를 보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블로거 ‘후드래빗’은 “한국의 지도 데이터를 해외로 반출할 수 없어 데이터 부족에 따라 대체로써 다양한 업체의 데이터를 사용하는데서 비롯된 문제 ”라고 설명했다.

‘후드래빗’은 “그런데 국토해양부는 지도 반출에 대해 ‘네이버 등이 글로벌 지도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국내 지도 데이터를 구글 등에 반출하면 국내시장에서 네이버 등의 입지가 줄어들고 국익에 해가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후드래빗’은 “우리나라가 전시 국가이기 때문에 지도 데이터에 대해 민감할 수 밖에 없다”면서도 “지도 데이터가 반출되어야 글로벌 지도 데이터를 국내에서 수정하고 관리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트위터 상에도 “아이폰, 아이패드 가지신 모든 분들께 애플사에 무한 리포트 요청!”(SniperN****), “애플 지도가 왜 이래”(thewea*****), “아이폰, 아이패드 불매 운동도 일어날 것만 같네요”(welfa****), “신속히 수정되었으면 합니다!!”(teamo****), “오류가 발견되었으니 빨리 빨리 고쳐주길”(Talkanyt***)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마수정 기자

2012년 4월 8일 일요일

놀라운 생산력 뒤 사회적 책임 ‘그늘’


이글은 Economy Insight 2012-03-22일자 기사 '놀라운 생산력 뒤 사회적 책임 ‘그늘’'을 퍼왔습니다.
[Cover Story] ‘글로벌 삼성’의 글로벌 스탠더드- ① 독일 주간지 가 본 삼성


삼성은 세계 언론이 주목하는 세계적 기업이다. 세계 언론들은 삼성의 경쟁력에 놀라움을 표시하는 한편, 삼성의 사회적 책임에도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등에서 삼성의 성공요인을 분석하는 기사를 다룬 데 이어, 독일 , 프랑스 , 영국 등 유럽 언론들도 지난 2~3월 한 달 사이에 삼성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특히 독일 주간지 는 2월16일 발행된 2012년 8호에서 2쪽에 걸쳐 삼성을 다뤘다. 는 '명령에 의한 성공'(Erfolg auf Befehl)이라는 기사에서 삼성이 애플에 맞설 기업이라고 높게 평가하면서도 백혈병 산재 논란, 무노조 등 아픈 모습도 함께 짚었다. 세계 언론이 주목하는 글로벌 기업이 되려면 삼성의 행보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아야 한다. 는 세계 언론이 주목하는 삼성의 빛과 그림자를 분석함으로써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안착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본다. _편집자
는 삼성이 권위적이지만 또한 창의적이라고 평가한다. ‘명령에 의해 창의성까지 만들어내는’ 힘이 삼성을 세계 일류기업으로 만든 동력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칭찬만 하기에는 삼성의 그림자 또한 작지 않다고 지적한다.
"직원이 배가 고파야만 기업이 성공할 수 있다." 삼성 임원들 사이에는 아직도 이런 조롱 투의 말이 나돌고 있다. 삼성이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이 말을 자구 그대로 이해하고 실행에 옮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1990년대부터 이건희 회장은 점심 식사를 하면서 임원진과 일간회의를 했다. 하지만 실제 점심을 먹은 사람은 이 회장 혼자뿐이었다. 창립자 이병철의 아들이자 삼성전자 회장 및 삼성그룹 대주주인 이건희 회장은 세계 막강한 재벌그룹의 실력자다.
삼성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지난 한 해에만 전세계에서 수백만 명이 삼성 스마트폰을 샀다. 삼성 텔레비전과 노트북은 전세계 가정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삼성 제품 사용자 중에 삼성그룹과 삼성가의 실제 모습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기업컨설턴트이자 삼성통인 토니 미셸은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토니 미셸은 야심만만한 삼성 임원진의 모습을 다큐멘터리에 담기도 했다. "삼성은 내부 정보가 밖으로 새나가지 않도록 경호가 삼엄한 성채와 같다."
삼성이라는 성채는 물 샐 틈이 없다. 삼성은 저가 제품을 대량생산하는 업체에서 고부가가치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급부상한 아시아의 재벌그룹 중 대표 주자다. 수평적 위계질서와 최대한의 창의적 상상력을 신봉하는 서구 기업들과 달리, 삼성은 벤처기업의 창의력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권위적 특징까지 보인다. 삼성은 한때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던 소니 같은 기업체들을 손쉽게 따돌리고, 이제 미국의 애플과 대적하는 상황이다. 이런 삼성을 좀더 알려면 견고한 성채 너머로 엿보는 것 외에 딱히 다른 방법이 없다.
전세계에서 막강한 경제력을 갖춘 삼성의 창업 일가는 혼맥을 통해 정계 인사들과 탄탄한 네트워크를 갖추었다. 그래서 이건희 회장은 사법기관의 유죄판결조차 피해가는 막강한 권력을 누리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주민이 지난 2월27일 대형 할인매장 코스트코에서 60인치 삼성 LED TV를 구입한 뒤 트럭에 싣고 있다. 뉴시스 AP

라스베이거스에서 겨우 만난 삼성 임원
취재진은 한국을 직접 방문해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삼성에 요청했으나, 삼성은 이를 거절했다. 몇 주가 지나서야 삼성의 고위 임원과 직접 통화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하지만 삼성은 여전히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최대한 거리를 두었다. 삼성은 서울 본사에서 9600km 떨어진 미국 모하비사막에서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응했다. 취재진이 삼성 쪽 관계자를 만난 것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소비자가전박람회(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였다.
국제소비자가전박람회에서 삼성이 설치한 부스는 최대 규모였고, 전시 품목도 가장 많았다. 신시사이저에서 흘러나오는 팝송이 컨벤션센터 전시장에 울려퍼졌다. 전시장 천장에는 디지털 시대의 샹들리에인 브라운관 10여 개로 된 구조물이 매달려 있었다. 구름같이 모여든 관람객 사이를 삼성전자 최지성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직원들 한 무리가 힘겹게 지나가고 있었다. 취재진의 이건희 회장에 대한 인터뷰 요청은 두말할 것도 없고, 최지성 부회장의 인터뷰 요청 역시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그나마 박람회장에서 콘크리트 계단을 올라가니 다소 조용했다. 복도에는 짙푸른 삼성 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서 두꺼운 일회용 종이접시에 담긴 음식을 먹고 있었다. 임시로 설치한 벽 뒤에는 한 남자가 취재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시몬 성(성일경 상무, 이하 성 상무)이었다.
삼성전자의 TV부문 임원인 성 상무는 앞으로 벌어질 애플과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넥타이와 양복 차림의 성 상무는 여유로워 보였고, 마치 은행 직원처럼 단정하고 보수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스티브 잡스 애플 전 회장도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 업계의 풍토에 비추어볼 때, 그의 모습은 다소 의외였다.
몇 년 전부터 삼성과 애플은 해당 분야 1위 자리를 놓고 일전을 벌이고 있다. 올해에도 삼성과 애플은 평화로운 상태를 맞이하지 못할 것 같다. 소문에 의하면,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이어 TV를 출시할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지난해 10월 사망 직전 자서전 집필 작가에게 애플사의 TV 출시 계획을 암시했다. 잡스는 당시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유저 인터페이스가 설치될 것"이라고 했다. 성 상무는 이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삼성은 애플의 TV 출시에 피하지 않겠다"며 어조는 부드럽지만 전쟁 선포나 다름없는 발언을 했다. "애플이 스마트TV를 출시하면 전체 업계에는 이득이 될 것이다. 애플은 삼성의 또 다른 경쟁사가 되는 셈인데, 오랜 경험이 있는 삼성은 이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언제나 만반의 준비 갖추고 있는 삼성
삼성은 언제나 만반의 투쟁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자사 홍보물에서 삼성은 '아이폰 이용자는 애플에 조종당하는 멍청한 노예'라고 조롱했다. 한편, 세계 곳곳에서 삼성과 법정 싸움을 벌이는 것이 애플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삼성의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그대로 베껴왔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2011년 삼성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애플보다 더 많았다. 태블릿의 경우, 삼성은 법정 공판에서 하나씩 승리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애플에 스마트TV가 여전히 미래 비전에 불과한 반면, 삼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분야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삼성은 2008년 세계 최초로 TV에 인터넷을 접목했다. 이전까지 컴퓨터에서만 가능하던 인터넷 서핑, 사진 및 영화 보기가 이제 거실 쇼파에 앉아서 TV 브라운관을 통해서도 할 수 있게 되었다. 마치 항상 가능했던 것처럼 너무나 손쉽게 말이다. 최신 삼성 TV는 언어나 동작만으로도 조작할 수 있다. 게다가 이 모델은 평면 화면과 테두리가 거의 없는 탁월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2004년만 해도 전세계 TV 분야에서 17위에 불과하던 삼성이 이렇게 눈부시게 성장하리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당시 삼성은 '기껏해야 저가의 TV를 생산해낸다'는 악평에 시달리고 있었다.
삼성은 부정적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2005년 회사의 최고 엔지니어 300여 명을 TV 생산 부문으로 인사발령을 냈다. 이들은 삼성전자에서 최고 실적을 내고 있는 컴퓨터 모니터 부문에 종사하고 있었다. 이건희 회장은 1990년대부터 급격히 부상한 중국의 경쟁업체들과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최고 품질'을 구호로 외쳐오던 터였다. TV 부문에 투입된 엔지니어 300여 명은 자신에게 주어진 미션을 완벽히 이행했다. 이들이 3D TV와 인터넷과 연계된 TV를 개발하는 등 기술 개발의 최정상에 올라서면서, 삼성은 틈새시장 업체에서 일약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떠올랐다.


독일의 대표적 종합 주간지 <디 차이트>가 지난 2월16일 발행된 2012년 8호에서 삼성을 집중 조명했다. 이 기사에서 <디 차이트>는 삼성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사회적 책임 경영에는 개선돼야 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삼성의 성공 비결은 빠른 실행 속도
삼성의 성공은 상명하달식 체계에 기인했다. 삼성은 창의성조차 상부 지시를 통해 뚝딱 만들어내면서 창의력이 부족한 저가 제품 양산 업체의 이미지에서 벗어났다. 삼성보다 TV 판매량이 더 많은 기업은 전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렵다. 삼성 TV는 이제 어느 기업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탁월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때 업계 최강이던 파나소닉이나 소니 등 경쟁업체가 부진을 면치 못하는 동안, 삼성은 독일에서 지난 5년간 LCD TV 평균 가격이 600유로로 반 토막이 나도 경쟁력을 잃지 않았다.
성 상무는 삼성이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비결을 잘 안다. "삼성의 성공 비결은 속도다. 삼성은 결정과 실행이 아주 빠르다." 하지만 성 상무는 삼성의 성공 비결을 더 이상 털어놓으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속도가 전부는 아니다. 삼성이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비결을 한스 비난츠 삼성 독일 지사 선임부사장이 자세하게 말해주었다. 그도 국제소비자가전박람회에 참석하기 위해 라스베이거스에 와 있었다. 비난츠 부사장은 2005년 삼성의 독일 지사에 오기 전까지 10년 이상 일본 가전업체 파나소닉에서 일했다. 삼성그룹의 대다수 임원들과 비교할 때, 그가 삼성의 경쟁사인 일본 가전업체에서 일한 경력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삼성 임원들은 대부분 성 상무처럼 한국에서 이른바 명문 대학을 졸업했고, 삼성이 처음이자 유일한 직장이다. 지금은 양상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존속하는 몇 개월간의 오리엔테이션에 삼성 신입사원들은 기업철학을 체내화해 자신을 삼성이라는 기업체의 일부로 만들도록 훈련받는다. 마침내 삼성 직원들은 '삼성맨'으로 거듭난다.
1분만 성공 즐긴 뒤 59분은 다음 과제 준비
토니 미셸은 "삼성이 해외의 노련한 경영인들을 영입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년밖에 안 됐다"고 했다. 한스 비난츠처럼 경쟁사에서 영입된 임원은 삼성이 초일류기업으로 떠오르던 시점에 대대적으로 시작된 삼성의 변화를 대변한다.
한스 비난츠 부사장은 직설적인 사람이었다.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삼성의 성공이 단순히 속도뿐만 아니라, 감독과 두려움에 기반한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삼성에서 속도전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한다. "가전제품은 초밥과 같다. 만든 지 오래된 초밥은 팔 수 없다." 삼성 제품 거래 현황을 자동화한 보고 시스템 덕택에 삼성은 글로벌 수요량 추이를 시간대별로 확인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제품의 거래 흐름을 며칠 이내에 조정할 수도 있다.
삼성의 두 번째 성공 비결은 통제 혹은 감독이다. 삼성은 외부 의존도를 최대한 낮추려고 제품 부품을 최대 95%까지 자체적으로 생산한다. 반면 애플은 경쟁업체에서 납품받는 부품에 크게 의존한다. 대표적으로 애플 아이폰4 부품 비용의 25%에 해당하는 저장칩이 바로 삼성 제품이다. 이 비율은 최신 아이폰4S 모델에서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삼성이 납품하는 부품 비율은 높은 수준이다.
삼성의 세 번째 성공 비결은 두려움이다. 한스 비난츠 부사장은 "삼성에서의 1시간은 현재의 성공에 대한 기쁨 1분과 다음 과제 준비 59분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이런 삼성의 분위기에서도 지난 10년 이상 이루어진 변화가 감지된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 윤종용 전 부회장과 삼성의 변화를 이끌었다. 윤종용 전 부회장은 1980∼90년대 GE의 최고경영자(CEO)이던 전설적 경영인 잭 웰치 신봉자로 알려졌다. 직원들에게는 엄격하기 그지없던 잭 웰치는 '중성자폭탄 잭'(잭 웰치가 건물은 파괴하지 않고 사람만 살상하는 중성자폭탄처럼 많은 직원들을 정리해고했음을 지적하는 말)이라는 별명이 있었다. 잭 웰치는 위기관리자로도 명성을 날렸다. "어떤 위기도 피 흘리지 않고는 끝나지 않는다"고 했던 잭 웰치는 직원들에게 문제를 외면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윤종용 전 부회장은 잭 웰치처럼 기업의 인수·합병과 대량해고 역시 문제 해결 방법이라는 것을 삼성에 그대로 적용했다. 하지만 한국의 전통적 사고방식에서 대량해고는 드문 방식이었다.
이 시기부터 삼성은 지속적으로 경계 태세에 있는 초일류기업이 됐다. 항상 다음 위기를 방어할 태세를 갖춘 삼성은 혹시 위기 상황을 인지하지 못할까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 삼성은 스마트폰과 TV가 과거의 유물이 돼버릴 미래를 대비하는 플랜도 당연히 갖고 있다. 삼성에서 미래의 유망 비즈니스 분야로는 조명과 의료기술이 손꼽힌다. 그리고 삼성은 한번 손에 쥔 것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지키기로 유명하다. 지난 1월 유럽 공정거래감독기관은 삼성이 시장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불공정거래를 저질렀는지 조사하고 있다. 이는 최근 2년 동안 삼성에 대해 벌어지고 있는 두 번째 조사다.
박람회장은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로 시끄러웠다. 최신 TV를 몸의 움직임으로 조작해보는 유리 부스 앞에는 호기심 많은 방문객들이 줄지어 기다렸다. 관람객은 5명 단위로 입장할 수 있었다. 입장한 방문객은 평면 브라운관을 향해 손짓으로 TV 채널을 돌리거나 소리 크기를 조정했다. 삼성의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는 제품 테스트 부스에 전시된 물건만으로 웬만한 가전제품 마트를 채우고도 남을 듯했다. 이 부스에는 휴대전화, 스피커, 컴퓨터, 카메라, 세탁기, 심지어 인터넷과 연결된 냉장고도 전시돼 있다.
2011년 삼성그룹 홍보 동영상을 보면, 그룹에는 삼성전자 외에 많은 기업들이 포함돼 있다. 삼성그룹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소(삼성중공업)와, 세계 최대 규모의 생명보험사(삼성생명)가 있다. 또한 화학업체, 건설업체, 호텔, 현대적인 병원 4개(한국과 두바이 소재), 놀이공원, 경제연구소, 홍보기획사, 한국의 대표적인 야구클럽이 있다. 삼성그룹은 서로 완전히 다른 분야의 계열사 10여 개가 특이한 방식으로 공존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오른쪽 세 번째)은 지난 1월13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멀티미디어 가전 전시회 'CES 2012'를 참관차 방문해 "일본은 힘이 좀 빠진 것 같고, 중국은 따라오려면 아직 멀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뉴시스

삼성 매출 규모, 세계 41위 국가와 맞먹어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삼성이 곧 한국이다. 삼성그룹이 발표한 2010년 그룹 총매출액은 2220억달러로, 이는 한국 국민총생산(GNP)의 5분의 1을 넘는 수치다. 만약 삼성그룹이 국가였다면, 삼성은 국가 경제 규모 순위에서 41위를 차지했을 것이다. 삼성그룹이 계획한 올 한 해 투자액으로 주식을 산다면, 독일 프랑크푸르트 주식시장에서 바이어스도르프와 루프트한자 항공사 전체 주식을 매입하고도 남을 것이다.
한국 경제는 '재벌'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대기업들로 유명하다. 재벌은 창업주 일가가 경영을 맡고 있다. 대표적 재벌인 현대와 LG는 삼성보다 규모가 작다.
공식적으로는 서로 분리된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특이한 방식으로 연계돼 있다. 기업문화와 기업 역사를 공유하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때론 '삼성'이라는 타이틀로, 때로는 상호 출자로 서로 얽혀 있다. 삼성 계열사들은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고 CEO가 다르지만, 삼성의 창업주 일가는 전체 삼성그룹을 예나 지금이나 지배하고 있다.
삼성은 1930년대 후반에 창립됐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아버지 이병철 전 회장은 당시 대구에서 건어물과 채소를 중국에 수출했다. 사업이 번창하자 이병철 전 회장은 창업 뒤 얼마 되지 않아 보험회사와 무역회사를 설립했다. 나중에야 생긴 '삼성'이라는 명칭은 아들을 셋 둔 이병철 전 회장이 '별 3개'라는 의미로 붙인 것이다. 1960년대 이병철 전 회장의 사업은 하락세를 그렸다.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정권은 이병철 전 회장을 비롯한 대기업 총수들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박정희 정권은 심지어 이병철 전 회장을 체포하려고 했지만, 결국 이병철 전 회장과 합의를 했다. 여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오랜 기간의 일제 식민지 시대와 제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을 치르면서 한국 경제는 곤두박질쳤다. 빈곤한 국가 경제를 일으켜세우려면 수출을 크게 늘려야 했기에 대기업들을 후원했다. 대기업 후원은 뒷날 민주정부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어쨌든 당시, 한국이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길은 오로지 대기업 육성뿐이라고 군사정권은 굳건히 믿었다. 박정희 군사정권은 대기업들이 각각 어느 분야에 투자할 것인지도 일부 결정했다. 군사정권의 경제 투자 계획은 예상대로 맞아떨어졌고, 낮은 대출이자와 세제 혜택, 저렴하면서도 열의에 넘치는 노동력 덕택에 삼성을 비롯한 재벌들은 오늘날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정치권과 재벌 총수들의 관계는 항상 이중적이었다. 권력자들은 재벌이 '국가 안의 국가'로 성장하는 것을 두려워했지만, 또 한편으론 그들의 정치·경제적 목표 달성을 위해 재벌은 반드시 필요한 존재였다. 정권과 재벌은 지금도 여전히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재벌들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막강한 권력을 누리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에 따르면, 1987년 작고한 아버지 이병철 전 회장의 뒤를 이어 삼성전자 회장에 취임한 이건희 회장은 개인 자산 86억달러로 한국의 최고 갑부다(재벌닷컴에 따르면, 지난 3월9일 종가 기준으로 이건희 회장의 보유주식 평가액은 10조1027억원으로 한국 증시 역사상 처음으로 보유 주식 10조원을 돌파했다). 이건희 회장의 여동생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한국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3월9일 종가 기준으로 보유 주식 가치가 1조6700억원이었다)이고,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 사장은 한국의 억만장자 랭킹 4위를 차지했다(3월9일 종가 기준으로 주식 가치는 1조337억원으로, 주식만 따질 때 한국 16위의 주식부자다). 하지만 부유한 삼성가 형제들이 현재 상속유산을 둘러싼 법정 싸움을 벌이고 있다. 2월 셋쨋주 초 고 이병철 전 회장의 장남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동생 이건희 회장을 고소한 것이다. 이맹희 전 회장은 자신에게 상속된 유산을 받지 못했다며 6억3500만달러에 상당하는 삼성주식 반환 청구소송을 냈다.
엄청난 부와 경제적 영향력을 등에 업고 삼성가는 정치적으로 신성불가침의 영역이 됐다. 한국에서는 사법기관조차 이건희 회장 앞에서 굽실거리는 형국이다.
비리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이건희 회장은 1990년대 중반 첫 정치적 사면을 받았다. 두 번째 사면은 2009년 연말에 전격 단행됐다.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에게 당시 시장가격보다 현저하게 낮은 가격으로 삼성 주식을 물려준 것에 대해 이건희 회장은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 최대 갑부인 이건희 회장을 바로 사면시켰던 것이다. 당시 겨울올림픽 개최지 후보로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한국을 대표할 사람이 필요했던 한국 정부는 이건희 회장을 사면시켜 그에게서 유죄판결의 오명을 지워주었다. 그리고 2011년 평창은 2018년 겨울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됐다.
이건희 회장의 선견지명과 무일관성
'이건희 회장 없이는 겨울올림픽도 없고, 이건희 회장 없이는 삼성도 없으며, 삼성 없이는 한국도 없다.' 어느덧 70살이 된 이건희 회장의 후광은 이런 논리로만 설명될 수 있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의 결정은 선견지명이 있다는 인정도 받지만, 일관성이 없다는 혹평을 받기도 한다. 이건희 회장은 과거 삼성그룹이 더 유연할 것을 지시했고, 외부 경영인들에게 삼성그룹의 문을 열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의 후임은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으로 일찌감치 내정해두었다. 삼성가는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삼성그룹 전체에 대한 감독권을 지키려고 혈안이 돼 있다.
삼성가가 그룹 전체를 관리하고 있음은 라스베이거스에서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국제소비자가전박람회가 열리기 전에 이미 삼성 임원들은 취재진이 인터뷰에서 질문해서는 안 되는 주제를 체크해주었다. 전략적 의미가 있는 질문들은 오로지 한국 본사에 서면으로만 제출할 수 있었다.
여느 박람회에서처럼 취재진은 국제소비자가전박람회에서 공식적 일정이 아닌 우연한 계기로 삼성 관계자를 만나게 됐다. 취재진은 예정에 없던 삼성 관계자와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대외비를 전제로 삼성그룹이라는 성채의 내부 상황을 알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삼성의 성공 비결은 속도, 관리와 두려움 외에 엄격한 위계질서라는 또 다른 이유가 더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한 삼성 관계자는 "삼성 임원진은 서구 기업의 특징적인 합의 문화는 약점이 많고, 온갖 이해관계를 고려하면 시장에서 필패할 수밖에 없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또한 삼성에 서면으로 보낸 질문에 대해서도 취재진은 답변을 받지 못했다.
세계 NGO, '삼성 무자비하다' 비판
이미 오래전부터 노조와 비정부기구(NGO)들은 삼성이 권위적이고 무자비하다고 비판해왔다. 삼성은 2012년 '공공의 눈 상'(Public Eye Award·그린피스가 2000년 이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되는 세계경제포럼에 맞춰 매년 세계 최악의 악덕기업을 선정해 주는 상)의 유력한 우승 후보였다. 환경을 심각하게 파괴하고 인권을 유린하는 기업에 그린피스가 매년 수여하는 불명예 상이다. 올해 삼성은 '공공의 눈 상' 3위를 차지했다. "대한민국에서 기업 자산가치 1위의 삼성은 공장에서 일부 금지된 고독성 물질을 사용하면서도 직원들에게 이를 공지하거나 직원을 보호하지 않고 있다. 그 결과 삼성 직원 최소 140명이 암에 걸렸고, 젊은 직원 최소 50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명백한 증거가 있는데도 삼성은 책임을 부인하고 있으며, 암에 걸린 직원들과 사망 직원들을 비롯해 이들의 가족까지 공개적으로 모욕하고 있다." 삼성은 이런 비난에 대해 일절 입을 다물고 있다. 겹겹이 둘러싸인 삼성 성채의 벽은 높고 그 문은 굳게 닫혀 있다.
이건희 회장을 둘러싸고 있는 삼성맨들은 시종일관 이런 자세로 여기까지 왔다. 삼성그룹 성공의 그늘에 대한 폭넓고 공개적인 토론은 한국 이외에서는 거의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사람들은 그저 삼성 제품과 삼성의 눈부신 성장에 환호할 뿐이다. '별 3개'라는 의미를 지닌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지난 몇 년간 몇 배로 껑충 뛰었다. 현재 삼성은 전세계 20대 브랜드에 속한다. 이는 아마존과 나이키, 네슬레를 훌쩍 따돌린 눈부신 성적이다.

마르쿠스 로베터 Marcus Rohwetter 경제부 기자

ⓒ Die Zeit·번역 김태영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