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목회자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목회자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3년 5월 10일 금요일

한국교회의 현실, '가나안 급증' 언제까지 묵인할텐가?


이글은 플러스코리아 2013-05-09일자 기사 '한국교회의 현실, '가나안 급증' 언제까지 묵인할텐가?'를 퍼왔습니다.
"목회자들의 부정과 부패 때문" 교회와 목회자 회개 촉구

[플러스코리아] 이수현 기자칼럼= '가나안 교인'이라고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최근 개신교인들의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는 말이다.

‘가나안 교인’이란 과거 교회를 다녀 신에 대한 믿음은 확고하지만 현재 교회를 나가고 있지 않은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성경의 역사 속에 신이 약속한 가나안 땅을 찾아 헤맨 이스라엘 민족처럼 정확한 소속 없이 신앙을 유지하는 사람들이다. ‘교회에 안나가’를 거꾸로 하면 ‘가나안’이 되기도 한다.

▲ 개신교 신도들이 미국 헐리우드에서 '예수천국 불신지옥'(JESUS=HEAVEN, NO JESUS=HELL)이라고 적힌 영문 피켓을 들고 퍼레이드를 벌이는 사진이 공개돼 빈축을 사고 있다. 이 사진은 트위터 이용자 @_Lavina 아이디를 가진 분이 "헐리웃 거리에서 태극기를 내걸고 '예수천국 불신지옥' 퍼레이드를 했답니다. 놀란 관광객들이 대피해도 확성기를 앞세워 고래고래 외쳤다던데, 민폐도 이런 민폐, 나라망신도 이런 나라망신이 없는 듯"이라며 올린 사진이다 . ⓒ 편집부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수를 정확히 집계할 수 없지만, 이 '가나안 교인'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왜 그들은 신앙을 가지고서도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떠도는 것일까?

이에 대해 지난 달 25일 목회사회학연구소에서는 ‘소속 없는 신앙인 조사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기독교인이지만 교회를 다니지 않는 316명의 사례를 분석해 밝힌 것이다.

과연 이들은 어떠한 이유로 교회를 나가고 있지 않는가? 

교회를 떠난 이유 중 가장 많은 의견을 차지한 것은 ‘자유로운 신앙 생활을 원해서’(30.3%)였으며, 그 다음이 ‘목회자들에 대한 불만(24.3%)’, ‘교인에 대한 불만(19.1%)’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대체적으로 ‘자유로운 신앙 생활을 원해서’가 30.3%였으며 여성은 ‘교인들에 대한 불만’이 25.4%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떠나기 전 교회’에 대해서는 ‘교인들의 삶이 매우 신앙인답지 못했다’가 30.6%, ‘담임목사가 매우 독단적이었다’ 26.5%로 평가됐다. 

이를 통해 살펴본 결과 교인들에게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목회자와 교인들의 신앙과 삶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기독교의 모습은 목회자들의 세습 논란, 학위위조, 종교인 세금문제, 성추행, 각종 비리 사건 등으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며 수많은 비난과 질책의 대상이 되고 있다.

또한 대형 교회 중심으로 가다보니 무리한 건축으로 인해 성경중심의 예배가 아닌 물질적인 축복과 권유들이 쏟아져 부담을 느끼는 교인들도 적지 않다.

현재 기독교(개신교, 천주교, 이슬람교....등 총칭)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심지어 개신교를 믿지 않는 이들은 개신교(기독교)를 개독교라고 부를 정도이다.

이에 네티즌들은 “이 땅 위의 모든 교회들이 초대교회 정신과 자세로 돌아가야 산다. 그 길만이 여호와 앞에서 바로설 수가 있으며, 여호와께 영광을 드릴 수 있는 길이다."
 
" 주님의 말씀 가운데 온전히 바로 깨어서 자신들의 십자가를 바로지고 나가는 주님의 복된 자녀들이 다 됩시다 !”, “가나안 교인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교회를 나간 성도들의 목적은 가르치지 않고 어떻게 하라는 행위만 가르치고 강요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왜 교회 안 나가는 교인이 늘었을까? 이유는 너무나도 부끄럽게도 목회자들의 부정과 부패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부정부패로 얼룩진 교회목회자들 모두 물러나고 깨끗한 교회가 된다면 다시 많은 교인들이 몰려올거라 믿는다"라며 비판의 칼날을 세웠다.

지난 1907년 평양 장대현교회 집회에서 있어진 진정한 회개의 고백으로 전 성도들의 회개의 물결이 일어 평양대부흥이 일어났던 것처럼 지금의 한국교회가 다시 부흥하기 위해서는 'AGAIN 1907' 찬양의 고백처럼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고 목회자의 진실한 회개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제보= webmaster@pluskorea.net 
이수현 기자 

2013년 3월 16일 토요일

목회자인 내가 세금 내는 이유


이글은 뉴스앤조이(NEWSNJOY) 2013-03-15일자 기사 '목회자인 내가 세금 내는 이유'를 퍼왔습니다.
대한민국 시민의 의무…신고 과정도 쉬워

일 년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날 줄이야. 이든교회가 시작된 지 벌써 일 년이나 지났다. 새롭고 건강한 교회가 되겠다는 꿈을 꾸며 시작한 이든교회가 그동안 그 꿈을 얼마나 이루었는지 돌아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든교회가 출발하면서부터 이룬 꿈이 하나 있다. 바로 목회자가 세금을 내는 건강한 시민으로 살겠다는 꿈이었다.
얼마 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가 회원 교단에 '목회자 납세 추진'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한다. 목회자들이 자발적으로 납세를 하여 사회로부터 존중받는 한국교회를 만들자는 의도라고 한다. 그러나 분명히 하건데 필자는 엄청난 존중을 받을 요량으로 소득세 신고를 결정한 것이 아니다. 단지 소득세 신고가 시민으로서의 의무이며 정의로운 삶을 사는 방식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임을 밝히는 바이다.
이든교회는 창립 전부터 목회자가 세금을 내기로 교우들이 결의했다. 목회자가 워낙 "연약한 존재"이기에 한 번 내뱉은 말을 결코 주워 담을 수 없도록 하기 위한 장치였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세습하지 말라고 정해진 법도 꼼수로 뒤집는 마당에 결의한 것을 시행하지 않고 차일피일 넘기면 결국 안 하고 넘어갈 수 있었으리라. 이든교회는 사람의 연약함을 알기에 꼼수를 부릴 수 없도록 한 번 결의한 사항을 아주 신속하게 처리했다.
우선 교회 정관을 교회 개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교우들과 논의를 통해 미리 준비해 놓았다. 여기에 단체의 대표자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가 필요했기에 교회 창립 후 대표자 선임을 위한 운영위원회를 5월 28일에 열어 필자가 대표자임을 결정했다. 이든교회 교우들이야말로 믿음이 참 좋은 분들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법인으로 보는 단체의 대표자 등의 선임신고서를 작성하였다. 그런데 임대차계약서가 더 필요했다. 좌절의 순간이었다. 왜냐하면 이든교회는 교회 공간을 따로 마련하지 않고 공간을 빌려 쓰는 교회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든교회는 교회개혁실천연대·성서한국 회의실을 빌려서 매주 예배를 드리고 있지 않은가. 이 경우 임대차 계약서를 대신하여 전대동의서가 있으면 되었다.
이제는 교회개혁실천연대·성서한국에게 은총을 베풀어 달라고 요청할 차례였다. 여기서 이든교회의 요청을 거절하면 이 단체들을 음해할 작정이었다. 역시나 필자는 "연약한 존재"였다. 그러나 교회개혁실천연대·성서한국은 이든교회의 요청을 너무도 흔쾌히 수락해 주셨다.
이 모든 서류를 구비하여 7월 11일 영등포세무서에 제출하였고, 이후 7월 13일에 수익 사업을 하지 않는 비영리법인 및 국가기관, 즉 '법인으로 보는 단체'로 등록이 완료 되었다. 이제는 실제적 소득세 신고를 하기 위해 '원천징수이행상황신고서'를 제출하는 일이 남았다. 신고는 월 급여를 지급한 날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 10일까지 교회 주소지 관할 세무서에 신고해야 한다(이 모든 일을 이제는 집에서 인터넷으로 할 수 있다. www.hometax.go.kr). 이에 8월 10일에 원천징수이행상황신고서를 영등포세무서에 제출하였다. 그리고 필자는 이제 세금을 낼 수 있게 되었다.
목회자 소득세 신고, 아니 노동자로서의 소득세 신고는 전혀 어렵지 않았다. 행정적 절차가 번거로울 것이기에 신고를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변명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에게는 교회재정건강성운동(www.cfan.or.kr)에서 제작한(목회자 소득세 신고 어렵지 않아요)라는 친절한 책자가 있지 않은가.
목회자 소득세 신고는 목회자 스스로가 바른 시민으로 살기로 결심하기만 하면 너무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이었다. 여기에 목회자라는 직업은 '성직'이라는 고양된 사명감이 끼어들 자리가 없다. 목회자는 기본적으로 이 땅에 사는 시민 아닌가. 그러므로 시민으로서의 기본적 의무를 다하는 것이야말로 이 땅의 불의에 대해 예수님의 카운터펀치를 날릴 수 있는 목회자로서 역할의 시작이 되는 셈이다.
이제 목회자가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은 창피한 일처럼 여겨지는 시대가 되었다. 여기서 더 주저하다가는 본전도 못 찾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 목회자님들. 용감하게 세금 냅시다!!

한희준 / 이든교회 목사 

2013년 3월 4일 월요일

시대 불의 질타한 대쪽 같던 목회자


이글은 뉴스앤조이(NEWSNJOY) 2013-03-03일자 기사 '시대 불의 질타한 대쪽 같던 목회자'를 퍼왔습니다.
이만열 교수가 기억하는 고(故) 고영근 목사(1933-2009) ... 옥고 마다 않고 유신 체제 향해 예언자적 설교 외쳐

여러분, 오늘 고 고영근(高永根, 1933-2009) 목사의 3주기 추모 축제에 다녀왔습니다. 고영근 목사님은 한 때 부흥강사로서 전국을 다니며 혼신의 힘을 기울여 영적 각성을 외쳤고, 유신 시대에는 하나님의 정의를 외치다 옥고를 두 차례나 치렀던 분입니다. 
잘 나가던 부흥강사였던 그는 1970년대에 들어서서 부흥 운동이 갈수록 기복 신앙과 물량 주의로 빠져들게 되자 세례요한처럼 광야의 길을 선택했던 것입니다. 이 무렵 한국교회는 교세 확장에 주력하는 보수와 사회참여를 강조하는 진보로 나뉘고 있었지요. 이런 상황에서 그는 영광보다는 진리를, 이익보다는 사명 쪽을 택했습니다. 그가 택한 광야의 길은 복음의 사회참여를 강조하면서 유신과 그 동조자들의 죄악을 질타하는 예언자적 사명이었습니다. 

고영근 목사는 유신 후반기(1976-1979) 4년 동안 두 차례나 옥고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처음은 단양장로교회에서 부흥회를 인도하던 1976년 3월부터 1년 4개월간이고, 그 다음은 1977년 11월 26일 강진읍교회에서 부흥회를 마친 후 약 2년간입니다. 죄명은 긴급조치 9호 위반이었습니다. 유신 체제하에서는 긴급조치가 헌법보다 더 강력한 권한을 행세했습니다. 

그는 단양장로교회 부흥회에서 고위층과 군 장성들의 사치스런 생활, 군의 정권 찬탈과 정치 참여를 비판하고 정치와 사이비 종교의 야합을 꾸짖으면서 "한국교회여! 미몽에서 깨어나라"고 외쳤습니다. 이로 인해 '국민의 혓바닥을 싹둑싹둑 잘라버린 악법 중의 악법'인 긴급조치 9호에 저촉, 옥고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강진읍교회에서도 기장 전남노회 교회․사회위원회 주최의 기도회에서 소외당하는 농민들과 한국의 정치, 경제, 문화, 사회, 종교 등의 실상을 청중에게 낱낱이 알리며 기도를 호소했던 것이 또 긴급조치에 걸렸던 것입니다. 

목민선교회 회장이었던 그에게는 나라 전체가 목회지요, 목장이며, 감옥 또한 그의 선교지였습니다. 3년 이상 수감 생활을 하면서 그는 감옥의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했고, 수감자들을 감화시켜 많은 믿음의 자녀들을 양산했습니다. 그는 옥고를 치르고 있는 자신을 걱정, 위로하는 옥 밖의 많은 지인들에게 오히려 그리스도의 사랑과 위로를 전하는 증인이 되었습니다. 

그는 아내가 밖에서 혹시라도 석방 운동을 할까 봐, 자신을 비굴하게 만드는 석방 운동은 하지 않도록 재삼 당부했습니다. 이런 사실은 의를 위하여 핍박을 마다하지 않는 그의 고고한 인품과 용기를 느끼게 하여 듣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합니다. 

유신 정권은 대외 관계 등을 고려하여 복역 중인 목사나 종교인들에게 적당한 명분을 붙여 석방하려고 했습니다. 그가 광주에서 6년 징역을 언도받았을 때, 당국은 그를 회유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소속 교단인 예장통합 총회장 앞으로 탄원서 형식의 각서만 쓰면 석방시켜 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때 그는 매우 엄한 말로, "박정희 이놈! 네가 반성문과 각서를 쓸 일이지 어찌하여 피해자에게 각서를 쓰라고 하느냐? 악마의 자식 같은 놈아!"라고 호통을 치면서 정권의 압력에 강력하게 대응했습니다. 

이 때 그는 각서를 쓰지 않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피력했습니다. 

"첫째, 앞으로는 정치 문제를 거론하지 않고 복음만 전하겠다는 말은 과거에는 복음만 전하지 않고 정치 문제를 거론했다고 자인하는 것이요, 둘째는, 무릎은 한 무릎 꿇으나 두 무릎 꿇으나 꿇기는 마찬가지니 무릎을 꿇을 수 없음이요, 셋째, 300여 명의 학생들이 그냥 고생하고 있는 이 상태에서 목사가 저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지 못하고 먼저 나가는 것은 양떼를 이리 가운데 버리고 도망함이요, 넷째, 편지를 쓰면 당국에서는 고 목사가 개전의 정을 표시해서 석방했다고 신문에 보도하면 나를 위해 기도하던 성도들을 실망시키는 것이요, 다섯째, 공산당들도 25년 독방 징역을 살면서 각서 한 장 안 쓰는데 목사가 감옥살이 4년도 못되어 각서 쓰고 무릎을 꿇는 것은 양심이 허락지 않음이다." 

그의 대쪽 같은 신앙의 절조가 보이는 대목입니다. 여기서 히브리서 11장에 언급된 '세상이 감당치 못하는' 그의 용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유신 시대에 옥고를 치르거나 죽음을 당한 이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인혁당 사건입니다. 그리스도인 가운데서도 고난을 겪은 이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목회자로서 설교(강론)가 문제가 되어 긴급조치 위반으로 어려움을 겪은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고영근 목사는, 구약의 예언자들처럼, 말씀을 통해 자기 시대와 지배층의 죄악에 대해 강렬하게 외쳤습니다. 그가 남긴 수많은 저술과 녹음테이프에는 그런 예언자적인 내용이 돋보입니다. 

그의 이 같은 예언자적 용기는 일찍이 의주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하면서 이어받았던 신사참배 반대 정신과도 상통합니다. 목회자로서 유신 시대에 고난을 당한 분들 중에는 어떤 운동이나 조직에 연루된 경우가 많습니다. 또 고난을 당한 후, 그 예언자적 품위를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고, 훼절하는 경우도 더러 보였습니다. 그러나 고영근 목사는 유신의 엄혹한 시절이나 유신이 끝난 뒤에도 초지일관 자기 시대의 예언자적 사명을 지속했습니다. 그런 점에서도 그는 잊혀서는 안 될 믿음의 선진(先進)입니다. 

그렇게 우리 앞서 고통받은 선진들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는 이만큼이라도 자유와 평등, 정의와 인권을 누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빚진 자로서 우리는 지금 무임승차하고 있지 않은지 늘 자성(自省)해야 합니다. 

이 글은 (옥중에서 희망을 노래하다: 목사 고영근 옥중서신)(2013.3, 도서출판 새롬)의 머리글에 게재한 필자의 글을 간추린 것입니다.

이만열 / 숙명여대 명예교수

* 이 글은 이만열 교수가 3월 1일에 자신페이스북에 쓴 글입니다. 이 교수의 허락을 받고 게재합니다.

2013년 1월 15일 화요일

세금 내는 목사는 '삯꾼' 목사다?


이글은 뉴스앤조이(NEWSNJOY) 2013-0114일자 기사 '세금 내는 목사는 '삯꾼' 목사다?'를 퍼왔습니다.
목회자 역할 결정하는 것은 소득 명칭 아닌 소명 따라 사는 삶

"사람들이 선호하고 취업하기 좋다는 학과에 진학한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였지만, 쳇바퀴 같이 돌아가는 직장 생활이 지겨워집니다. 마음 같아서는 금방 사직서를 제출하고 보람 있는 일을 찾고 싶지만, 가족들의 생활비를 생각하다 보니 사직서를 생각하기는커녕 생활비 목줄을 쥐고 있는 사장님의 눈치만 보게 되고, 학창 시절에 가졌던 꿈은 어디 갔는지 찾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어찌해야 하나요?"
위와 같은 상담을 받으면 "우리가 하는 일은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라 하나님이 각자에게 주신 달란트를 이 땅에서 실현하는 과정이고, 우리의 일용할 양식(생활비)은 회사의 사장(고용주)이 주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손을 통하여 하나님이 우리의 필요를 공급하시는 것입니다. 외형적으로 나타나는 형식이 아니라 본질적인 부분으로 돌아가야 합니다"라고 일반적으로 대답한다.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역할은 그것이 직장인 또는 사업자와 같이 돈을 벌든 아니면 가정주부와 같이 돈을 벌지 않든 모든 역할은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를 사용하여 하나님이 다스리라고 맡겨 주신 이 땅을 관리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직업과 역할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과정으로서 성스러운 것이다. 일의 결과로 얻게 되는 소출은 수고하며 경작한 땅이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각자의 필요에 따라 허락하시는 공급이다.
새해 들어 정부가 종교인 과세 개정안(입법 예고)을 예고하면서 목회자 납세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목회자들은 돈 때문에 사역하는 것이 아니고 삯꾼 목자도 아닌데, '근로'소득세를 납부함으로 스스로의 정체성에 상처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삯꾼 목자가 비난받은 것은 삯을 받기 때문이 아니라 어려움이 닥칠 때 목자의 본분인 양을 돌보지 않고 달아났기 때문이다. 우리가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할 기준은 삯 여부 보다 주신 달란트의 소명을 지키느냐, 아니면 소명을 버리고 달아나느냐의 차이이다. 주신 달란트의 소명에 대한 고민에는 목회자, 평신도를 구별하는 의미가 없다.
만약 목회자만 삯을 목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사례비 등이 소득이 아니라고 하면, 근로소득이든 사업소득이든 소득을 수령하는 일반 직업인은 삯꾼이 되어 버린다. 목회자들이 교회 강대상에서 교인들에게 맘몬을 섬기지 말고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라고 선포하였지만, 일반 성도들이 세상에서 돈을 목적으로 살아가는 삯꾼으로 치부되는 상황에 대해 아무런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는 관점이 더 심각한 문제이다.
목회자의 사례비·생활비 등은 교회가 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것이므로 이 땅에 세금을 낼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세상의 주관자로서 사람의 손길을 통하여 우리의 필요를 채워 주시는 하나님의 속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생산하는 소출, 우리가 벌어들이는 소득은 표면적으로는 자연과 사람으로부터 얻는 것이지만 그들을 통하여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 나가는 하나님의 섭리를 인식하지 못하는 오류이다. 레위 지파에게 십일조를 나누도록 한 것은 열두 지파 중 분깃이 없었기 때문이고, 다른 지파들의 소득으로 레위 지파에게 배분 되었지만 다른 지파들은 공급의 주체가 아니라 '배분의 통로'였다.
목회자만 하나님으로부터 생활의 필요를 충족하고 다른 평신도들은 세상 사람들로부터 생활의 필요를 충족하는 것이 아니다. 이 땅에선 모두가 자연 또는 다른 사람을 통하여 소출과 소득을 수령하지만 공급자는 하나님이시다.
많이 가지고, 많이 버는 사람들로부터 일정 금액을 징수하여 소득이 적은 사람들의 복지를 위하여 사용하자는 관점에서 세금은 '여유로움으로 저희의 부족함을 보충'하는 연보의 취지(고후 8:14)와도 상통한다. 따라서 부과되는 의무이기에 부담하는 세금으로서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공동체내 연약한 지체들을 돕는 능동적 실천 과정으로서 세금에 대한 인식을 전환할 때 그리스도의 사랑이 세상에서 향기를 발하게 된다.

최호윤 / 회계사

2012년 12월 9일 일요일

목회자들 윤리 감시감독


이글은 한겨레신문 종교전문문 조현기자 블로그 휴심정 2012-12-05일자 기사 '목회자들 윤리 감시감독'을 퍼왔습니다.

목회자가 목회자 윤리 문제 좌시안한다

목회자윤리선을 하는 목하들 사진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 제공

목사들의 세습·성추문·횡령…. 그 끝은 과연 어디일지 그리스도인들의 마음은 암울하기만 하다. 이에 원로 목회자 16명이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를 꾸렸다. 

 박경조 주교(성공회), 손인웅 목사(통합), 김명혁·홍정길 목사(합신), 이동원 목사(침례회) 등 각계에 존경 받는 인물들이 지난 29일 서울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윤리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물량주의와 배금주의의 틀에 갇혀 교세 확장과 사회적 영향력 확대에만 골몰하고 있는 한국 교회의 중심에 목회자의 윤리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목회자들은 교회에서 거룩함의 본보기가 되어야 하고, 세상에서 마땅히 윤리적인 모범이 되어야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 선언엔 △교회에서 어떤 직책이나 직위를 얻기 위한 선거운동에 돈을 쓰지 말 것 △교회의 모든 일은 공개적이고 민주적인 절차를 따라 행할 것 △교회 재정은 교인들의 감시와 감독을 받을 수 있도록 공개할 것 △결혼의 존엄함과 순결을 지킬 것 △담임목사직을 세습하지 말 것 △이원론적인 세계관과 왜곡된 복 사상, 교회의 양적 성장주의 추구에 함몰되지 말 것 △자연 보존과 친환경 생활습관을 기르고 검소와 절제의 모범을 보일 것 △세상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정당을 만들거나 특정 정당에 가입해 활동하는 일을 삼갈 것 △타 종교들을 존중하며 그들의 신앙과 종교시설을 폄하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 등을 담았다.

이들은 윤리선언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윤리위원회를 상설기구화하기로 했다. 이번 선언에 함께 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 전병금 목사는 “지금까지 당회와 노회, 교단 총회 등 교회내 법적 기구들이 온정주의에 파묻혀 윤리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앞으로 윤리 문제가 발생한 목회자에 대해 자체 조사를 거쳐 잘못이 밝혀지면 위원회에 불러서 회개를 권면하고, 이를 듣지 않을 경우 목회자의 죄과를 외부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2012년 7월 15일 일요일

전병욱 사건은 한국교회 현주소


이글은 한겨레신문 조현기자 블로그 휴심정의 벗님글방 2012-07-13일자 기사 '전병욱 사건은 한국교회 현주소'를 퍼왔습니다.
(뉴스앤조이) 주최 긴급 토론회…목회자 개인 비판 넘어 교회 구조 진단

 
» <뉴스앤조이>는 7월 12일 명동 청어람에서 '전병욱 사건을 통해 보는 한국교회'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목회자 한 개인에 대한 비판을 넘어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진단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뉴스앤조이 유영

2010년 9월 17일 (뉴스앤조이)는 'ㅅ교회 ㅈ 목사 여성도 성추행'이라는 제목으로 전병욱 목사의 성추행 사건을 처음 보도했다. 한국교회 차세대 지도자로 주목받으며 승승장구하던 전 목사가 한순간에 곤두박질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전 목사는 2012년 5월 홍대새교회를 개척, 목회 재개를 선언했다. 공식적인 회개나 피해자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이 말이다. 

(뉴스앤조이)는 7월 12일 서울 명동 청어람 소강당에서 '전병욱 사건을 통해 보는 한국교회'라는 제목으로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전 목사 한 개인에 대한 비판을 넘어 그의 복귀와 함께 나락으로 떨어진 한국교회를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기 위해서였다. 

» 성폭행 피해자 변호를 맡은 박종운 변호사는 "피해자 주장이 상당히 신빙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유영
'전병욱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던 이들이 사회자와 발제자로 나섰다. 네이버 카페 '전병욱 목사 진실을 공개합니다' 운영자 이진오 목사(더함공동체)가 사회를 맡았고, 발제자로는 성폭행 피해자 변호를 맡은 박종운 변호사(법무법인 소명·개혁연대 공동대표)와 삼일교회 수석 부목회자였던 지강유철 선임연구원(양화진문화원), 저자 한종호 대표(꽃자리출판사), 황영익 실행위원(교회2.0목회자운동)이 나섰다. 이날 토론회에는 130여 명의 참석자가 자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전병욱 사건, 한국교회의 윤리적 현주소

발제자들은 "전 목사 사건이 한 개인의 도덕적인 추문의 차원을 넘어 오늘날 한국교회의 윤리적 현주소를 보여 주는 구조적인 문제"라는 데에 한목소리를 냈다. 

박종운 변호사는 2010년 7월 전 목사의 성추행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내부 자정 능력을 기대했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를 찾아온 성추행 피해자가 전 목사의 형사처분을 원하지 않았고 단지 회중 앞에 자복하고 회개하여 치유받기만을 바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 목사는 피해자에게 사과는커녕 언론에 제보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 전화를 걸어 사건을 은폐하려 들었다. 당회도 '3개월 설교 중지와 6개월 수찬 정지'라는 경징계로 사건을 무마하려고 할 뿐, 피해자를 보호하거나 사건의 실체를 바로 보려 하지 않았다. 

» 지강유철 연구원은 '놓쳐서 안 될 전병욱 사건의 또 다른 실체'로 당회의 문제를 다뤘다. ⓒ뉴스앤조이 유영
박 변호사는 "전 목사가 복수의 여성에게 성추행한 것으로 보이며 습관성과 중독성이 의심된다"고 했다. 법률적으로 볼 때 성폭행에 해당하기 때문에 사건 직후였으면 형사처분도 가능한 건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전 목사 본인은 성범죄가 얼마나 큰 죄인지에 대해 인식하는 면이 적어 보인다"고 했다. 

암묵적 공범자, 당회와 노회

사건 발생 이후에도 전 목사의 사임을 거부하며 문제를 은폐하기에 급급했던 삼일교회 당회에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1985년부터 삼일교회 성가대 지휘자와 전도사로 봉사했던 지강유철 선임연구원은 1993년 전 목사가 청빙되어 올 당시 선거 부정을 목격했다. 임시 당회가 기권표를 총 투표수에서 제외하는 편법을 사용하여 담임목사 청빙 안건을 통과시킨 것이다. 지강 연구원은 현재의 당회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봤다. 2만 명 교회를 지키기 위해 한두 사람의 교인쯤은 얼마든지 희생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당회가 보여 줬기 때문이다.

지강 연구원은 우선 "당회 구성이 기형적"이라고 말했다. 합동 교단 헌법 정치편 9장 1조에 따르면 세례 교인 25명당 장로 1인을 증원할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교인 2만 명이 모이는 교회에 장로가 6명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강 연구원은 "준비되지 못한 몇 사람의 장로에 의해 당회가 휘둘리는 것보다는 많은 장로가 서로 견제하는 편이 더 안전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 한종호 대표는 "많은 사람이 전 목사가 회개하길 바라는 것 같지만 설교를 들으면 암담하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유영
또 지강 연구원은 "전병욱 목사의 성추행 사건이 공식화한 2010년 7월 10일 이후 162일 동안 다섯 차례의 직접 사임 요구와 언론 보도를 통한 최소 80차례의 간접 사임 요구를 (당회가) 모두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피해 자매들을 꽃뱀이나 이단 신천지로 매도하는 분위기가 분명 있었다"며 교회 내 핵심 리더의 사건 축소 기도를 비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목회자 권징에 권한을 가진 노회는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았다. 황영익 위원은 "전 목사가 소속된 평양노회는 무대응과 소극적인 조치로 일관하며 일체의 사건조사나 징계를 하지 않았다"며 "노회의 존재 목적이자 사명인 '권징'과 '부도덕함을 금지'하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회가 전 목사를 권징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목회자 세계에 만연한 정서, 즉 '목회자가 동료 목회자를 징계하거나 면직시켜서는 안 된다'는 온정주의와 교단 내 정치적 이해관계와 입김에 흔들리는 총회의 무기력함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회개 기대하지 않는다"

» 황영익 목사는 전 목사가 소속한 노회에 대해 "존재 목적이자 사명인 '권징'과 '부도덕함을 금지'하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스앤조이 유영
'전병욱 목사 설교의 어제와 오늘'을 발제한 한종호 대표는 전 목사의 성적 타락이 그의 성공주의적 설교와 무관하지 않다고 봤다. 전 목사가 한국 사회의 권력이나 주류에 진입하는 것을 성공으로 이해해왔고,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스트레스를 성 중독이라는 방식으로 풀었다는 해석이다. 한 대표는 "전 목사의 성취주의는 바로 이렇게 인간에게 자신이 추구해야 할 가치에 대한 성찰보다는 맹목적 성취에 빠져들게 한다"고 비판했다. 

또 최근 홍대새교회 설교를 분석하며 설교 내용 대부분이 자신의 교회 개척을 합리화하는 데 사용됐다고 한 대표는 지적했다. 가령 '확신과 책임감을 가지고 리더가 되라'는 설교에서 전 목사는 사울에 쫓기는 다윗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식이다. 그렇게 하여 전 목사를 비판하는 자들은 사울이 되고, 자연스레 전 목사는 하나님의 편에 선 자가 된다. 

한 대표는 "대부분 설교가 자기방어적인 논리"라며 "많은 사람이 전 목사가 회개하길 바라는 것 같지만 설교를 들으면 암담하다"고 말했다. 수많은 이들의 반대에도 홍대새교회를 개척한 것을 변명하는 설교를 하는 전 목사에게 성의 있는 사과와 진정성 있는 회개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 대표는 평가했다.

교인들의 추종 현상 분석은 다음에

토론 시간에는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묻는 말부터 여성 관점에서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이야기까지 다양한 의견과 질문이 나왔다. 32세의 한 기혼 남성은 "관찰자의 입장에서 점점 더 사실관계를 보기 어렵다"며 신뢰할 만한 의견을 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박 변호사는 "피해자의 진술이 매우 신빙성이 있다"고 답했다. 또 50대 한 여성은 "딸 후배의 친구가 직접 당한 일이라서 상세히 알고 있다"며 "젊은 여성들이 없는 문제를 가지고 목사를 모함하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에서 여성의 관점에서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발제가 없고, 사건의 실체가 상당 부분 드러나고 전 목사가 공개 회개하는 과정을 밟지 않았는데도 많은 교인들이 그를 추종하는 현상에 반한 분석이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사회를 맡은 이진오 목사는 "앞으로 다양한 토론의 장과 운동으로 지적한 문제를 함께 보완하고 채워 가자"고 제안했다.

(뉴스앤조이)정재원 기자

전병욱 사건은 한국교회 현주소


이글은 한겨레신문 조현기자 블로그 휴심정의 벗님글방 2012-07-13일자 기사 '전병욱 사건은 한국교회 현주소'를 퍼왔습니다.
(뉴스앤조이) 주최 긴급 토론회…목회자 개인 비판 넘어 교회 구조 진단

 
» <뉴스앤조이>는 7월 12일 명동 청어람에서 '전병욱 사건을 통해 보는 한국교회'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목회자 한 개인에 대한 비판을 넘어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진단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뉴스앤조이 유영

2010년 9월 17일 (뉴스앤조이)는 'ㅅ교회 ㅈ 목사 여성도 성추행'이라는 제목으로 전병욱 목사의 성추행 사건을 처음 보도했다. 한국교회 차세대 지도자로 주목받으며 승승장구하던 전 목사가 한순간에 곤두박질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전 목사는 2012년 5월 홍대새교회를 개척, 목회 재개를 선언했다. 공식적인 회개나 피해자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이 말이다. 

(뉴스앤조이)는 7월 12일 서울 명동 청어람 소강당에서 '전병욱 사건을 통해 보는 한국교회'라는 제목으로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전 목사 한 개인에 대한 비판을 넘어 그의 복귀와 함께 나락으로 떨어진 한국교회를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기 위해서였다. 

» 성폭행 피해자 변호를 맡은 박종운 변호사는 "피해자 주장이 상당히 신빙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유영
'전병욱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던 이들이 사회자와 발제자로 나섰다. 네이버 카페 '전병욱 목사 진실을 공개합니다' 운영자 이진오 목사(더함공동체)가 사회를 맡았고, 발제자로는 성폭행 피해자 변호를 맡은 박종운 변호사(법무법인 소명·개혁연대 공동대표)와 삼일교회 수석 부목회자였던 지강유철 선임연구원(양화진문화원), 저자 한종호 대표(꽃자리출판사), 황영익 실행위원(교회2.0목회자운동)이 나섰다. 이날 토론회에는 130여 명의 참석자가 자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전병욱 사건, 한국교회의 윤리적 현주소

발제자들은 "전 목사 사건이 한 개인의 도덕적인 추문의 차원을 넘어 오늘날 한국교회의 윤리적 현주소를 보여 주는 구조적인 문제"라는 데에 한목소리를 냈다. 

박종운 변호사는 2010년 7월 전 목사의 성추행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내부 자정 능력을 기대했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를 찾아온 성추행 피해자가 전 목사의 형사처분을 원하지 않았고 단지 회중 앞에 자복하고 회개하여 치유받기만을 바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 목사는 피해자에게 사과는커녕 언론에 제보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 전화를 걸어 사건을 은폐하려 들었다. 당회도 '3개월 설교 중지와 6개월 수찬 정지'라는 경징계로 사건을 무마하려고 할 뿐, 피해자를 보호하거나 사건의 실체를 바로 보려 하지 않았다. 

» 지강유철 연구원은 '놓쳐서 안 될 전병욱 사건의 또 다른 실체'로 당회의 문제를 다뤘다. ⓒ뉴스앤조이 유영
박 변호사는 "전 목사가 복수의 여성에게 성추행한 것으로 보이며 습관성과 중독성이 의심된다"고 했다. 법률적으로 볼 때 성폭행에 해당하기 때문에 사건 직후였으면 형사처분도 가능한 건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전 목사 본인은 성범죄가 얼마나 큰 죄인지에 대해 인식하는 면이 적어 보인다"고 했다. 

암묵적 공범자, 당회와 노회

사건 발생 이후에도 전 목사의 사임을 거부하며 문제를 은폐하기에 급급했던 삼일교회 당회에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1985년부터 삼일교회 성가대 지휘자와 전도사로 봉사했던 지강유철 선임연구원은 1993년 전 목사가 청빙되어 올 당시 선거 부정을 목격했다. 임시 당회가 기권표를 총 투표수에서 제외하는 편법을 사용하여 담임목사 청빙 안건을 통과시킨 것이다. 지강 연구원은 현재의 당회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봤다. 2만 명 교회를 지키기 위해 한두 사람의 교인쯤은 얼마든지 희생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당회가 보여 줬기 때문이다.

지강 연구원은 우선 "당회 구성이 기형적"이라고 말했다. 합동 교단 헌법 정치편 9장 1조에 따르면 세례 교인 25명당 장로 1인을 증원할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교인 2만 명이 모이는 교회에 장로가 6명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강 연구원은 "준비되지 못한 몇 사람의 장로에 의해 당회가 휘둘리는 것보다는 많은 장로가 서로 견제하는 편이 더 안전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 한종호 대표는 "많은 사람이 전 목사가 회개하길 바라는 것 같지만 설교를 들으면 암담하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유영
또 지강 연구원은 "전병욱 목사의 성추행 사건이 공식화한 2010년 7월 10일 이후 162일 동안 다섯 차례의 직접 사임 요구와 언론 보도를 통한 최소 80차례의 간접 사임 요구를 (당회가) 모두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피해 자매들을 꽃뱀이나 이단 신천지로 매도하는 분위기가 분명 있었다"며 교회 내 핵심 리더의 사건 축소 기도를 비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목회자 권징에 권한을 가진 노회는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았다. 황영익 위원은 "전 목사가 소속된 평양노회는 무대응과 소극적인 조치로 일관하며 일체의 사건조사나 징계를 하지 않았다"며 "노회의 존재 목적이자 사명인 '권징'과 '부도덕함을 금지'하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회가 전 목사를 권징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목회자 세계에 만연한 정서, 즉 '목회자가 동료 목회자를 징계하거나 면직시켜서는 안 된다'는 온정주의와 교단 내 정치적 이해관계와 입김에 흔들리는 총회의 무기력함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회개 기대하지 않는다"

» 황영익 목사는 전 목사가 소속한 노회에 대해 "존재 목적이자 사명인 '권징'과 '부도덕함을 금지'하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스앤조이 유영
'전병욱 목사 설교의 어제와 오늘'을 발제한 한종호 대표는 전 목사의 성적 타락이 그의 성공주의적 설교와 무관하지 않다고 봤다. 전 목사가 한국 사회의 권력이나 주류에 진입하는 것을 성공으로 이해해왔고,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스트레스를 성 중독이라는 방식으로 풀었다는 해석이다. 한 대표는 "전 목사의 성취주의는 바로 이렇게 인간에게 자신이 추구해야 할 가치에 대한 성찰보다는 맹목적 성취에 빠져들게 한다"고 비판했다. 

또 최근 홍대새교회 설교를 분석하며 설교 내용 대부분이 자신의 교회 개척을 합리화하는 데 사용됐다고 한 대표는 지적했다. 가령 '확신과 책임감을 가지고 리더가 되라'는 설교에서 전 목사는 사울에 쫓기는 다윗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식이다. 그렇게 하여 전 목사를 비판하는 자들은 사울이 되고, 자연스레 전 목사는 하나님의 편에 선 자가 된다. 

한 대표는 "대부분 설교가 자기방어적인 논리"라며 "많은 사람이 전 목사가 회개하길 바라는 것 같지만 설교를 들으면 암담하다"고 말했다. 수많은 이들의 반대에도 홍대새교회를 개척한 것을 변명하는 설교를 하는 전 목사에게 성의 있는 사과와 진정성 있는 회개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 대표는 평가했다.

교인들의 추종 현상 분석은 다음에

토론 시간에는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묻는 말부터 여성 관점에서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이야기까지 다양한 의견과 질문이 나왔다. 32세의 한 기혼 남성은 "관찰자의 입장에서 점점 더 사실관계를 보기 어렵다"며 신뢰할 만한 의견을 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박 변호사는 "피해자의 진술이 매우 신빙성이 있다"고 답했다. 또 50대 한 여성은 "딸 후배의 친구가 직접 당한 일이라서 상세히 알고 있다"며 "젊은 여성들이 없는 문제를 가지고 목사를 모함하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에서 여성의 관점에서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발제가 없고, 사건의 실체가 상당 부분 드러나고 전 목사가 공개 회개하는 과정을 밟지 않았는데도 많은 교인들이 그를 추종하는 현상에 반한 분석이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사회를 맡은 이진오 목사는 "앞으로 다양한 토론의 장과 운동으로 지적한 문제를 함께 보완하고 채워 가자"고 제안했다.

(뉴스앤조이)정재원 기자

2012년 7월 12일 목요일

김신 대법관 후보자는 개신교 목회자로 돌아가라


이글은 대자보 2012-07-10일자 기사 ' 김신 대법관 후보자는 개신교 목회자로 돌아가라'를 퍼왔습니다.
[논단] 이 대통령 내외의 조찬기도회 장면은 감동이 아니라 삼류 개콘

법원의 상징을 저울로 제정한 것은 공평을 뜻하는 것이다. 저울이 터럭 몇 개만 차이가 나도 한편으로 기우는 것처럼 저울은 법원만의 상징이 아니라 법관들의 양심 그 자체며 성서나 경전 같은 것이다. 

근래 대법관후보에 오른 계신교도인 김신 대법관 후보자(전 울산지방법원장)를 두고 개신교와 불교계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기독교계 신문인 국민일보와 종교자유정책연구원(종자연) 및 불교계의 언론들 역시 일촉즉발의 전투전야처럼 신경전을 벌이는 것을 보며 별로 유쾌한 생각이 들지 않는다. 

더군다나 김신 대법관 후보자는 과거 재판 중 법정에서 기도회를 열고, 특정종교에 유. 불리한 판결을 하는 등 종교편향 사례들이 문제가 많았던 인물이며 특히 불교세가 상대적으로 강한 부산·울산 등지에 대한 성시화 발언도 수차례 했던 것으로 알려진 골수 개신교신도였다.

최재천 국회의원(서울 성동 갑)이 7월 8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전 세계 사법재판사상 유례가 없을, 민사법정에서의 원고와 피의자에게 강제로 기도를 하게했고 교회 관련 형사 사건은 유별시리 화해를 통해 사건 해결을 시도했다. 이는 명백한 종교편향이고, 법관으로서의 직무유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런 종교 편향적 행보는 서울시장인 이명박 장로와 맥락을 함께하는 성시화 운동으로 이어졌고 당시 부산 곳곳에는 “부산 시내에 있는 사찰은 모두 무너져 내려라!”라는 저주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처럼 ‘국가와 도시 전체를 기독교화 하겠다’는 성시화 운동에는 부산기독교인기관장회 회장이었던 김 후보자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기억된다.

또, 울산지방법원장 임명 후에는 울산 지역 성시화를 위해 울산기독기관장회 창립하는 등 부산, 울산 지역 성시화운동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김 후보자의 대법관 임용에 대해 최 의원은 “현 정권은 이미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인사로 유명하다. 김 후보자의 추천 과정에서 이런 기독교적 요소가 작용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필자는 2006년 최진갑 창원지방법원장(현 부산지방고등법원장)의 추천으로 국민들과 격리되어온 법원을 국민의 소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열린 법원'으로 만들어 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받고 창원대 김인숙 교수와 박홍일 KBS보도국장, 지금은 변호사지만 당시 황용경 수석부장판사, 정문성 판사, 유희선 판사, 김용찬 판사 및 그리고 법원의 중진 사무국간부 몇 분이 함께 참여해 10인 위원회를 가동했고 전국 최초로 창원지방법원을 열린 법원으로 환골탈태시키는 작업에 몇 년 동안 참여한 적이 있다.  

판사가 아닌 칼럼니스트인 필자는 비판자의 입장에서 회의 때마다 여과 없이 법원과 법관들에 대한 사회의 볼멘소리들을 대신 내뱉고 질책하고 때론 리포트로 작성해 제출했지만 필자의 쓴 소리는 글자 한자의 자구 삭제도 없이 소책자로 만들어져 대법원을 비롯한 전국 법원에 배포됐다. 이처럼 두터운 사법부의 벽을 허물게 한 동력은 당시 최진갑 법원장의 전폭적인 지원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던 일이다. 최 원장이 부산으로 영전한 뒤에 부임한 유승정 지법원장 역시 시대적 소명이란 각오로 10인 위원회를 격려하고 힘을 실어준데 대해 감사하고 있다.  얼마 전에도 최 원장과 전화안부를 나누며 당시 열린 법원의 첫 문을 여는 어려움에 대한 소회를 표하며 서로 감회에 젖은 대화를 주고받았다. 근래 들어 부쩍 는 국민들의 사법부에 대한 경시와 불만들을 지켜볼 때마다 “사법부는 권력이 아니라 정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로 거듭나야 한다.”는 최진갑 원장의 비장한 목소리가 지금도 귀에 맴돈다.  법관은 정치인이나 성직자가 아니다. 정당과 신앙에 대한 선택은 자유지만 법관은 법관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기에서 일탈하면 안 된다. 그러나 김신 대법관 후보자는 대법관이 되기엔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인물이 아니라는 데 최재천 의원과 필자의 생각은 동일하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목민심서 형전육조편에서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에게 청송(聽訟: 송사)은 공평해야하고 신독(愼獨)을 좌우명으로 삼도록 당부했다. 신독이란 인과관계와 물욕에 빠지지 않는 법관으로서의 수양과 실천덕목이다. 

중용(中庸)에 이르길 “감춘 것보다 잘 보이는 것이 없고 조그마한 것보다 잘 드러나는 것은 없다. 군자는 홀로 있어도 남이 보는 것처럼 자세를 흐트러지지 않도록 하라.”는 말은 선하고 바른 것과, 악하고 바르지 못한 것을 매의 눈처럼 분별하고 가차 없이 응징하라는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에 대한 충고일 것이다.

평생을 종교적 편향성을 지니고 법관생활을 해온 법관이 대법관에 발탁되는 것에 대해 개신교계의 의식 있는 목회자들과 중진 원로신도들마저 우려를 표명하는 것은 아마도 그 때문으로 사료된다. 

오래 되지 않은 어느 날, 국가원수 내외가 개신교조찬기도회에서 맨 홀바닥에 덥썩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장면은 감동이 아니라 한 편의 삼류 개콘(개그콘서트)이었다는 국민적 비난(?)을 상기하며 왜 최진갑 법원장 같은 분이 대법원판사 물망에 오르지 못하는지 그게 불만이다. 

대법원은 교회가 아니다. 김신 대법관 후보자가 은퇴 후 갈 곳은 목회자의 길이지 대법관이 돼선 안 된다는 이유는 이처럼 자명하다. 그래선지 대법관 후보자가 거론 될 때마다 매번 명단에서 빠진 최진갑 법원장에 대한 아쉬움과 그리움을 달랠 길이 없다.

김소봉

2012년 2월 26일 일요일

목사와 기자출신, 두바보의 편지대화


이글은 한겨레신문 조현 기자의 블로그 휴심정 2012-02-22일자 기사 '목사와 기자출신, 두바보의 편지대화'를 퍼왔습니다.

김기석 목사(왼쪽)와 손석춘 이사장이 청파감리교회에 걸린 성화 아래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피라미드 위를 오르면서 남들을 딛고 성과물을 독식하는 승리자에게 열광하는 세태 때문일까. 시류에 역류하는‘바보’가 더욱 그리워지는 세상이 됐다. 논객 손석춘은 거대 기득권인 골리앗과 싸우는 노무현 전대통령에게 ‘바보 노무현’이란 닉네임을 붙였고, 3년 전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은 말년에 스스로를 “바보야”라고 불렀다.
  영정 속의 두 바보를 대신해 살아있는 두 바보가 등장했다. 김기석 목사(55·용산 청파감리교회)와 손석춘(52)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이사장이다. 이들이 (꽃자리 펴냄)를 출간했다. 개신교 월간지 을 통해 1년반 동안 주고받은 지상편지글 모음이다.
21일  두 바보를 만났다. 화려한 십자가도, 아무런 외장도 없이 화장기 없는 맨얼굴 그대로 ‘바보스런’ 서울 청파동3가 청파감리교회에서다.
손 이사장은 기자로서, 시민단체의 대표로서 언론개혁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언론운동가다. 그는 편지글에서 일용직 건설 노동일을 하면서 병든 어린 아들과 단 둘이 살던 윤아무개씨가 아들을 기초생활수급자나 ‘장애아동 재활치료 대상자’로 지정해달라는 희망을 남기고 여의도에서 나무에 목 매 자살한 사연을 들려주며, ‘예수가 어디로 갔는가’를 아프게 묻는다.

그리고 대구에 갔을 때 탔던 택시의 기사가 ‘현실에선 아무런 희망을 찾을 길이 없고, 오직 죽어서 천당가는 희망 밖에 없다’고 한 말을 전하면서 “절망의 현실에 눈을 감고, 오직 내세만을 유일한 희망으로 내세우는 게 기독교인가”라고도 묻는다.
  이런 편지를 보낸 손 이사장에 대해 김 목사는 “이토록 부드럽고 조용한 분의 어디에서 이렇게 물러서지 않는 용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언론인을 ‘현대의 성직자’라고 한 함석헌의 말을 빌어 “약자들의 고통을 함께 아파하고, 위로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예언자”라고 평했다.



김 목사는 목회자보다는 수도자나 묵상가가 어울릴법한 성찰형 인간이다. 물어 물어 이 교회까지 찾아와 세상 밖으로 그를 끌어내려는 젊은이들의 채근에도 세상 밖으로 나가기를 주저주저하는 태도에서도 알 수 있다. 그래서 그가 손 이사장의 편지에 어떻게 응답할지는 개신교 젊은이들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었다. 하여 ‘이대로 가다간 한국 교회가 망할지도 모른다’는 위기 의식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한국 교회의 얼굴로 비춰지는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비리가 쉴 새 없이 터져나오고 있는 예민한 문제에 대해 그의 견해를 물었다. 하지만 그는 의외로  담담하게 답했다.
“가면을 쓴 채 예수 그리스도가 아닌 맘몬(돈)과 권력과 명예를 구주로 섬기는 이들이 망하는 것과 한국 교회가 망한다는 말은 다르지요.”
교회가 아닌 이들이 망해야 진짜 한국 교회가 살 길이 열린다는 역설로 그는 새로운 희망을 안내했다. 성경 공부를 하다가 성령의 불이 붙었다며 갑자기 뜨거워져 설레발을 치는 이들에게 찬물을 뒤집어 씌워 제정신을 차리게 했다는 의 신학자 김교신 선생(1901~45)을 가장 존경하는 그 다운 냉철함이었다.
소비자들이 구멍가게를 내팽개치고 대형 할인마트로만 달려가듯 아무리 비리가 불거져도 대형교회로만 달려가는 듯 내비치는 교회 현실에 대해서도 그는 “주체적 개인으로 살아본 경험이 없어 타자의 욕망을 내 욕구와 동일시하며 부화뇌동하는 이들도 적지않지만, 사람에겐 누구나 진실과 선의를 추구하는 마음이 있다는 믿음을 잃어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
   조·중·동 보수신문에 맞서온 손 이사장도 “어떤 비판에도 그들(조·중·동)이 의제를 설정한대로 굴러가 정국을 좌지우지했지만, 결국은 이제 대중이 그들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게 되지 않았느냐”며, 김 목사에게 동의의 박수를 보냈다.
  김 목사는 “어려운 현실에서도 올곧게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을 이 땅에 구현하려는 작은 교회의 목회자들을 만나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결코 희망을 저버릴 수 없다”며 “요즘 부쩍 대형교회의 대안으로 확산되고 있는 작은교회 운동은 종교개혁에 버금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 대형교회 목사들이 약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평화를 깨트리고 갈등과 폭력을 부추기는데도 여전히 광신자들의 열광적인 추종을 받는 것에 대해, 그는 “아무런 비판 의식을 갖지 못하게 하고 무조건적으로 순종하는 신자를 만들어내는 것은 지배욕에 휩싸인 자들의 보편적인 특성”이라며 “어떤 종교를 막론하고 근본주의는 성찰과 질문을 거절하기 때문에 다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부도덕한 세상에 대해 ‘세상이 다 그런거지’라며 세상은 변화시킬 수 없다는 자포자기의 심정이었던 자신에게 용기를 준 것도 ‘손 이사장의 끊임 없는 질문이었다’고 고백했다.
김 목사의 ‘성찰’에 대해 정치권 진보세력의 통합작업을 해온 손 이사장도 “유대인 기득권자들의 좌판을 뒤엎은 예수 그리스도처럼 진보 세력도 자신의 좌판을 들여다볼 용기를 내야 한다”며 성찰과 반성에 보수와 진보가 따로 있을 수 없음을 고백했다.

 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