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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14일 토요일

검찰 "BBK 가짜편지 배후 없다"…"국민을 바보 취급"


이글은 프레시안 2012-07-12일자 기사 '검찰 "BBK 가짜편지 배후 없다"…"국민을 바보 취급"'을 퍼왔습니다.
민주 "검찰, 디도스ㆍ불법사찰ㆍ내곡동 이은 범죄 세탁소"

BBK 가짜편지 의혹에 대해 검찰이 "배후는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관련자들을 전부 무혐의 처리하며 수사를 종결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기획입국설'의 기획자는 이명박 대통령과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라며 검찰이 면죄부를 준 셈이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BBK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 씨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됐던 '가짜 편지' 관련 의혹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중희 부장)는 12일 이같은 수사 결과를 발표한 뒤 이 사건과 관련해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된 홍준표 전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해 신경화, 신명 씨 형제 등 전원을 무혐의 처분했다.

여권의 '김경준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된 가짜 편지는 김 씨와 함께 미국에서 수감생활을 했던 신경화 씨가 김경준 씨에게 보낸 편지로 "자네가 큰집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하는 것이니 신중하게 판단하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큰집'이 노무현 정부 청와대로 해석되면서 야당이던 새누리당은 기획 입국설에 불을 지폈다. BBK 사건과 관련해 궁지에 몰렸던 새누리당이 반격의 기회를 잡게 된 것이다.

이 편지가 당초 편지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던 신경화 씨의 동생이자 실제 편지를 작성했던 신명 씨에 의해 4년 여 만에 가짜로 밝혀졌지만, 이를 기획한 사람은 신명 씨의 지인인 양승덕 씨로 귀결되는 모양새다.

 
▲ BBK 가짜 편지 작성자인 신명 씨가 지난 4월 3일 검찰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검찰에 따르면 당초 신명 씨는 미국에 수감 중인 형 신경화 씨와 관련해 자신의 지인인 양 씨와 상의를 해 왔다. 신경화 씨의 사정을 들은 양 씨는 "김경준이 모종의 약속을 한 후 입국한 것"임을 암시하는 편지 초안을 만들어 신명 씨에게 전달했고, 신명 씨는 이를 받아 그대로 대필했다. 검찰은 신명 씨가 작성한 '가짜 편지'가 신 씨의 지인 양승덕 씨를 거쳐 이명박 후보 캠프에 있던 김병진 상임특보(현 두원공대 총장), 은진수 전 감사위원을 거쳐 홍준표 전 새누리당 대표에게 전달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가짜 편지가 이명박 캠프 'BBK팀' 핵심 인사에게 전달됐다는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검찰은 이 편지의 기획자는 양 씨로 봤다. 양 씨가 한나라당을 도와 공을 세우기로 마음먹고 '가짜편지'를 썼다는 것이다. 은진수 전 위원, 홍준표 전 대표는 가짜 편지를 들고 찾아온 김두원 씨의 말을 믿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검찰은 이를 받아들여 이들이 편지 작성에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봤다.

'가짜 편지' 관련 양심 선언을 한 신명 씨가 이상득, 최시중, 신기옥 등 이명박 정부 실세, 혹은 친인척이 기획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이를 사실상 묵살했다. 검찰은 거명된 이들을 불러 조사하는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

이처럼 검찰의 수사 결과에는 납득할 수 없는 점이 많다. 편지가 가짜라는 사실을 밝혀낸 검찰이 신경화, 신명 씨 형제, 양승덕 씨 등의 사문서 위조 혐의를 각하한 점도 그렇다.

민감한 사안을 수사하다 결국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과 관련해 "내곡동 사저 수사와도 닮은 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무도 잘못한 사람이 없다는 식이다. 일각에서는 민간인 사찰 사건을 수사하고 '꼬리'에 해당하는 하급 공무원들을 기소했다가, 장진수 전 총리실 주무관의 '양심 선언'으로 재수사에 나서야 했던 '트라우마'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어설프게 기소했다가 역풍을 맞느니 비난을 무릅쓰고 아예 '없던 일'로 만들어버린다는 것이다.

애초 2007년 BBK 사건 수사 자체가 부실했다는 비판에 4년 이상 시달려왔던 검찰이, 잇따른 추가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BBK 수사는 문제 없다"는 논리적 완결성을 위해 이번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 고위급 정기 인사를 앞두고 검찰이 몸을 사리고 있다는 분석도 설득력이 있다. 인사권을 장악한 권재진 법무부장관이 버티고 있는 한, 이같은 '부실 수사'는 또 되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어떤 이유든 "검찰은 법무법인 청와대"라는 비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 "사찰 배후 없고 내곡동 혐의 없다던 검찰…국민 바보 취급해"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오늘로 정치검찰은 수사는 원숭이처럼 하고 발표는 도둑고양이처럼 한다는 조롱을 들어도 할 말 없게 되었다"고 비난했다. 정두언 의원 체포 동의안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기습 발표'를 했다는 것이다.

박 대변인은 "검찰의 행태를 욕하고 비판하는 것도 이젠 지쳐서 못할 지경"이라며 "디도스 '윗선' 없고, 불법사찰 '배후' 없고, 내곡동 사저 '혐의' 없다던 검찰이 드디어 BBK 가짜편지에 대해서는 '책임질 사람' 없다며 국민들을 바보취급 했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오늘 BBK 가짜편지 사건에 대한 전원 무혐의 처분으로 대한민국 검찰은 영장을 발부하는 게 아니라 면죄부를 발부하는 권력형 범죄 혐의 세탁소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BBK주가조작 의혹은 지난 2007년 대선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사건이었고 온 국민을 속인 사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서둘러 이명박 당시 후보에 대해 무혐의 처분함으로써 면죄부를 줬다"고 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반드시 BBK의 진실을 규명해낼 것이고, 그때 검찰은 역사와 국민에게 죄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국기문란조사특위 BBK가짜편지소위도 성명을 내고 "초대형 정치공작 사건의 최대 수혜자이자 핵심 배후인 이상득 전 의원과 최시중 전 방통위장의 수사없이 깃털만 조사하고 서둘러 결론내렸다"고 비난했다.

 /박세열 기자

검찰 "BBK 가짜편지 배후 없다"…"국민을 바보 취급"


이글은 프레시안 2012-07-12일자 기사 '검찰 "BBK 가짜편지 배후 없다"…"국민을 바보 취급"'을 퍼왔습니다.
민주 "검찰, 디도스ㆍ불법사찰ㆍ내곡동 이은 범죄 세탁소"

BBK 가짜편지 의혹에 대해 검찰이 "배후는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관련자들을 전부 무혐의 처리하며 수사를 종결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기획입국설'의 기획자는 이명박 대통령과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라며 검찰이 면죄부를 준 셈이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BBK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 씨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됐던 '가짜 편지' 관련 의혹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중희 부장)는 12일 이같은 수사 결과를 발표한 뒤 이 사건과 관련해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된 홍준표 전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해 신경화, 신명 씨 형제 등 전원을 무혐의 처분했다.

여권의 '김경준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된 가짜 편지는 김 씨와 함께 미국에서 수감생활을 했던 신경화 씨가 김경준 씨에게 보낸 편지로 "자네가 큰집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하는 것이니 신중하게 판단하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큰집'이 노무현 정부 청와대로 해석되면서 야당이던 새누리당은 기획 입국설에 불을 지폈다. BBK 사건과 관련해 궁지에 몰렸던 새누리당이 반격의 기회를 잡게 된 것이다.

이 편지가 당초 편지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던 신경화 씨의 동생이자 실제 편지를 작성했던 신명 씨에 의해 4년 여 만에 가짜로 밝혀졌지만, 이를 기획한 사람은 신명 씨의 지인인 양승덕 씨로 귀결되는 모양새다.

 
▲ BBK 가짜 편지 작성자인 신명 씨가 지난 4월 3일 검찰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검찰에 따르면 당초 신명 씨는 미국에 수감 중인 형 신경화 씨와 관련해 자신의 지인인 양 씨와 상의를 해 왔다. 신경화 씨의 사정을 들은 양 씨는 "김경준이 모종의 약속을 한 후 입국한 것"임을 암시하는 편지 초안을 만들어 신명 씨에게 전달했고, 신명 씨는 이를 받아 그대로 대필했다. 검찰은 신명 씨가 작성한 '가짜 편지'가 신 씨의 지인 양승덕 씨를 거쳐 이명박 후보 캠프에 있던 김병진 상임특보(현 두원공대 총장), 은진수 전 감사위원을 거쳐 홍준표 전 새누리당 대표에게 전달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가짜 편지가 이명박 캠프 'BBK팀' 핵심 인사에게 전달됐다는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검찰은 이 편지의 기획자는 양 씨로 봤다. 양 씨가 한나라당을 도와 공을 세우기로 마음먹고 '가짜편지'를 썼다는 것이다. 은진수 전 위원, 홍준표 전 대표는 가짜 편지를 들고 찾아온 김두원 씨의 말을 믿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검찰은 이를 받아들여 이들이 편지 작성에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봤다.

'가짜 편지' 관련 양심 선언을 한 신명 씨가 이상득, 최시중, 신기옥 등 이명박 정부 실세, 혹은 친인척이 기획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이를 사실상 묵살했다. 검찰은 거명된 이들을 불러 조사하는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

이처럼 검찰의 수사 결과에는 납득할 수 없는 점이 많다. 편지가 가짜라는 사실을 밝혀낸 검찰이 신경화, 신명 씨 형제, 양승덕 씨 등의 사문서 위조 혐의를 각하한 점도 그렇다.

민감한 사안을 수사하다 결국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과 관련해 "내곡동 사저 수사와도 닮은 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무도 잘못한 사람이 없다는 식이다. 일각에서는 민간인 사찰 사건을 수사하고 '꼬리'에 해당하는 하급 공무원들을 기소했다가, 장진수 전 총리실 주무관의 '양심 선언'으로 재수사에 나서야 했던 '트라우마'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어설프게 기소했다가 역풍을 맞느니 비난을 무릅쓰고 아예 '없던 일'로 만들어버린다는 것이다.

애초 2007년 BBK 사건 수사 자체가 부실했다는 비판에 4년 이상 시달려왔던 검찰이, 잇따른 추가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BBK 수사는 문제 없다"는 논리적 완결성을 위해 이번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 고위급 정기 인사를 앞두고 검찰이 몸을 사리고 있다는 분석도 설득력이 있다. 인사권을 장악한 권재진 법무부장관이 버티고 있는 한, 이같은 '부실 수사'는 또 되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어떤 이유든 "검찰은 법무법인 청와대"라는 비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 "사찰 배후 없고 내곡동 혐의 없다던 검찰…국민 바보 취급해"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오늘로 정치검찰은 수사는 원숭이처럼 하고 발표는 도둑고양이처럼 한다는 조롱을 들어도 할 말 없게 되었다"고 비난했다. 정두언 의원 체포 동의안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기습 발표'를 했다는 것이다.

박 대변인은 "검찰의 행태를 욕하고 비판하는 것도 이젠 지쳐서 못할 지경"이라며 "디도스 '윗선' 없고, 불법사찰 '배후' 없고, 내곡동 사저 '혐의' 없다던 검찰이 드디어 BBK 가짜편지에 대해서는 '책임질 사람' 없다며 국민들을 바보취급 했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오늘 BBK 가짜편지 사건에 대한 전원 무혐의 처분으로 대한민국 검찰은 영장을 발부하는 게 아니라 면죄부를 발부하는 권력형 범죄 혐의 세탁소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BBK주가조작 의혹은 지난 2007년 대선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사건이었고 온 국민을 속인 사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서둘러 이명박 당시 후보에 대해 무혐의 처분함으로써 면죄부를 줬다"고 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반드시 BBK의 진실을 규명해낼 것이고, 그때 검찰은 역사와 국민에게 죄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국기문란조사특위 BBK가짜편지소위도 성명을 내고 "초대형 정치공작 사건의 최대 수혜자이자 핵심 배후인 이상득 전 의원과 최시중 전 방통위장의 수사없이 깃털만 조사하고 서둘러 결론내렸다"고 비난했다.

 /박세열 기자

2012년 2월 26일 일요일

목사와 기자출신, 두바보의 편지대화


이글은 한겨레신문 조현 기자의 블로그 휴심정 2012-02-22일자 기사 '목사와 기자출신, 두바보의 편지대화'를 퍼왔습니다.

김기석 목사(왼쪽)와 손석춘 이사장이 청파감리교회에 걸린 성화 아래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피라미드 위를 오르면서 남들을 딛고 성과물을 독식하는 승리자에게 열광하는 세태 때문일까. 시류에 역류하는‘바보’가 더욱 그리워지는 세상이 됐다. 논객 손석춘은 거대 기득권인 골리앗과 싸우는 노무현 전대통령에게 ‘바보 노무현’이란 닉네임을 붙였고, 3년 전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은 말년에 스스로를 “바보야”라고 불렀다.
  영정 속의 두 바보를 대신해 살아있는 두 바보가 등장했다. 김기석 목사(55·용산 청파감리교회)와 손석춘(52)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이사장이다. 이들이 (꽃자리 펴냄)를 출간했다. 개신교 월간지 을 통해 1년반 동안 주고받은 지상편지글 모음이다.
21일  두 바보를 만났다. 화려한 십자가도, 아무런 외장도 없이 화장기 없는 맨얼굴 그대로 ‘바보스런’ 서울 청파동3가 청파감리교회에서다.
손 이사장은 기자로서, 시민단체의 대표로서 언론개혁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언론운동가다. 그는 편지글에서 일용직 건설 노동일을 하면서 병든 어린 아들과 단 둘이 살던 윤아무개씨가 아들을 기초생활수급자나 ‘장애아동 재활치료 대상자’로 지정해달라는 희망을 남기고 여의도에서 나무에 목 매 자살한 사연을 들려주며, ‘예수가 어디로 갔는가’를 아프게 묻는다.

그리고 대구에 갔을 때 탔던 택시의 기사가 ‘현실에선 아무런 희망을 찾을 길이 없고, 오직 죽어서 천당가는 희망 밖에 없다’고 한 말을 전하면서 “절망의 현실에 눈을 감고, 오직 내세만을 유일한 희망으로 내세우는 게 기독교인가”라고도 묻는다.
  이런 편지를 보낸 손 이사장에 대해 김 목사는 “이토록 부드럽고 조용한 분의 어디에서 이렇게 물러서지 않는 용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언론인을 ‘현대의 성직자’라고 한 함석헌의 말을 빌어 “약자들의 고통을 함께 아파하고, 위로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예언자”라고 평했다.



김 목사는 목회자보다는 수도자나 묵상가가 어울릴법한 성찰형 인간이다. 물어 물어 이 교회까지 찾아와 세상 밖으로 그를 끌어내려는 젊은이들의 채근에도 세상 밖으로 나가기를 주저주저하는 태도에서도 알 수 있다. 그래서 그가 손 이사장의 편지에 어떻게 응답할지는 개신교 젊은이들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었다. 하여 ‘이대로 가다간 한국 교회가 망할지도 모른다’는 위기 의식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한국 교회의 얼굴로 비춰지는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비리가 쉴 새 없이 터져나오고 있는 예민한 문제에 대해 그의 견해를 물었다. 하지만 그는 의외로  담담하게 답했다.
“가면을 쓴 채 예수 그리스도가 아닌 맘몬(돈)과 권력과 명예를 구주로 섬기는 이들이 망하는 것과 한국 교회가 망한다는 말은 다르지요.”
교회가 아닌 이들이 망해야 진짜 한국 교회가 살 길이 열린다는 역설로 그는 새로운 희망을 안내했다. 성경 공부를 하다가 성령의 불이 붙었다며 갑자기 뜨거워져 설레발을 치는 이들에게 찬물을 뒤집어 씌워 제정신을 차리게 했다는 의 신학자 김교신 선생(1901~45)을 가장 존경하는 그 다운 냉철함이었다.
소비자들이 구멍가게를 내팽개치고 대형 할인마트로만 달려가듯 아무리 비리가 불거져도 대형교회로만 달려가는 듯 내비치는 교회 현실에 대해서도 그는 “주체적 개인으로 살아본 경험이 없어 타자의 욕망을 내 욕구와 동일시하며 부화뇌동하는 이들도 적지않지만, 사람에겐 누구나 진실과 선의를 추구하는 마음이 있다는 믿음을 잃어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
   조·중·동 보수신문에 맞서온 손 이사장도 “어떤 비판에도 그들(조·중·동)이 의제를 설정한대로 굴러가 정국을 좌지우지했지만, 결국은 이제 대중이 그들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게 되지 않았느냐”며, 김 목사에게 동의의 박수를 보냈다.
  김 목사는 “어려운 현실에서도 올곧게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을 이 땅에 구현하려는 작은 교회의 목회자들을 만나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결코 희망을 저버릴 수 없다”며 “요즘 부쩍 대형교회의 대안으로 확산되고 있는 작은교회 운동은 종교개혁에 버금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 대형교회 목사들이 약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평화를 깨트리고 갈등과 폭력을 부추기는데도 여전히 광신자들의 열광적인 추종을 받는 것에 대해, 그는 “아무런 비판 의식을 갖지 못하게 하고 무조건적으로 순종하는 신자를 만들어내는 것은 지배욕에 휩싸인 자들의 보편적인 특성”이라며 “어떤 종교를 막론하고 근본주의는 성찰과 질문을 거절하기 때문에 다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부도덕한 세상에 대해 ‘세상이 다 그런거지’라며 세상은 변화시킬 수 없다는 자포자기의 심정이었던 자신에게 용기를 준 것도 ‘손 이사장의 끊임 없는 질문이었다’고 고백했다.
김 목사의 ‘성찰’에 대해 정치권 진보세력의 통합작업을 해온 손 이사장도 “유대인 기득권자들의 좌판을 뒤엎은 예수 그리스도처럼 진보 세력도 자신의 좌판을 들여다볼 용기를 내야 한다”며 성찰과 반성에 보수와 진보가 따로 있을 수 없음을 고백했다.

 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