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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5일 화요일

“문용린 교육감, 학생인권위 책무이행 사실상 거부"


이글은 대자보 2013-03-03일자 기사 '“문용린 교육감, 학생인권위 책무이행 사실상 거부"'를 퍼왔습니다.
교과부 대법원 제소 이유로 학생인권위 권고 내용 이행 어렵다 답변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위원회(위원장 한상희, 이하 인권위)가 지난 2월 22일, 신학기 학생인권침해 사건의 예방과 시교육청의 인권조례 시행에 관한 업무 추진이 지지부진하다며 그 책무 이행을 촉구하는 종합 권고문을 문용린 교육감에게 전달한 것과 관련, 지난 28일 사실상 이를 거부하는 답변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 관계자는, 신학기 생활지도 과정에서 학생 인권을 침해하는 일이 없도록 관내 학교에 주의를 당부하는 공문을 28일전까지 발송할 것, 학생인권침해사건에 따른 권리구제 지침의 법제화, 인권친화적 학교 인프라 구축 및 교육청의 지원체계 마련을 권고한 것에 대해 문 교육감이 ‘학생인권조례의 효력에 대해 교과부가 대법원에 제소를 하였으므로 교육청에서 요청사항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또 2월 27일까지 권고에 대한 답변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차기 학생인권위원회 개최시 교육청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회신하며 위 내용들을 제245회 서울시의회 임시회(2013.2.28.)에서 답변하였다는 짤막한 내용도 덧붙였다고 전했다. 

인권위는 학생인권조례가 교육감의 수정, 보완 의사와는 무관하게 이미 효력을 갖고 시행중인 조례임을 분명히 했으나 문 교육감이 개인 문용린이 아닌 교육감 문용린으로서 본인에게 부과된 법적 책무조차 거부하고 있다며 이를 의회민주주의를 훼손하고 법률이 아닌 자의적 판단에 입각한 행정을 펼치는 것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인권위 김인식 위원은 “향후 서울시의회 등과 공조를 통하여 문 교육감의 법적 책무 이행을 지속적으로 촉구할 예정”이라고 전하며 “인권위 권고의 사실상 거부에 따라 신학기 학생인권교육 및 홍보의 차질 및 0교시 등 강제학습의 급증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의회 윤명화 의원(중랑4) 은 오는 3월 8일(금), 교육감 대상 현안 질문을 통해 학생인권옹호관의 설치와 학생인권조례 집행 등에 대하여 집중 질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희대NGO대학원에서 NGO정책관리학을 전공했다. 대학시절 총학생회장으로 문화일보 대학생기자와 동아일보리포터 활동을 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후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한국일보 디지털특파원,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서울흥사단 사무처장과 서울특별시청소년수련시설협회 사무국장으로 활동했다. 참여정부 시절 서울북부지방법원 국선변호감독위원, 대통령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13~14대 자문위원, 대한민국 삼청교육피해자보상심의위원등 다양한 민간위원을 역임했다. 지금은 (국가인권위원회)(여성가족부)시민 기자, (인터넷한겨레)전문필진, (시민사회신문),(나눔뉴스),(인터넷저널)등 다수의 온오프라인 언론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평론가로 글을 써오고 있다.

이영일

2013년 2월 17일 일요일

"'북 전면공격'과 '남침', 대체 뭐가 다른가?"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2-16일자 기사 '"'북 전면공격'과 '남침', 대체 뭐가 다른가?"'를 사왔습니다.
[스팟인터뷰] 교과서 수정 장관명령 맞선 김한종 교수

"대법원은 '교과부 장관이라 해도 교과서 내용을 마음대로 고칠 수 없고, 여러 절차에 따라 수정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 권력의 필요에 따라, 일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교과서를 고쳐서는 안 된다는 의미라고 받아들인다."

▲ 김한종 한국교원대 교수 ⓒ 권우성

금성출판사 (한국근현대사) 교과서의 집필자 중 한 명인 김한종 한국교원대 교수는 MB 정권의 '교과서 우경화'에 제동을 건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했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원)는 15일 김 교수 등이 교과부 장관 등을 상대로 낸 수정명령 취소 청구소송에서 교과부의 손을 들어준 원심(2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명박 정권 초기 '좌편향'을 이유로 교과서 내용을 수정하도록 명령한 교육과학기술부의 조치에 맞서 소송을 낸 지 4년 만에 나온 결과다. 대법원은 교과서 집필자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재판부는 "교과부의 수정명령이 표현상 잘못이나 기술적 사항 또는 객관적 오류를 잡는 정도가 아니라, 이미 검정을 거친 교과서 내용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에는 새로운 검정절차를 취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검정절차상 교과용도서심의회의 심의에 준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검정제도를 채택해 교과용도서심의회의 심의 등을 거치도록 한 것은 헌법상 교육의 자주성·정치적 중립성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해관계자나 전문가들의 절차적 참여를 보장하도록 한 검정제도의 취지가 행정청의 수정명령으로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08년 11월 교과부는 해당 교과서 내용 중 29곳의 수정을 명령했다. 보수 성향의 학자로 구성된 '교과서포럼' 등이 좌파 편향이 짙다는 이유로 요구한 교과서 내용 수정안을 교과부가 받아들인 결과였다. 집필자들은 일방적으로 수정명령 처분이 내려지자 다음해 2월 행정소송을 냈다.

해당 교과서 집필자 중 한 명인 김한종 한국교원대 교수는 16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사건이 정치적 성격이 강하다고 생각하며 소송을 제기했다"며 "대법원 판단 역시 '권력의 필요에 따라, 일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교과서를 고쳐서는 안 된다'는 의미라고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교과부 장관의 교과서 수정명령에 대해 "정부가 정치권력을 이용해 특정 역사관을 관철시키며 그것만이 진리이고 사실인 것처럼 만들려고 하는 게 근본적 문제"라며 "교과부 장관이라면 정치적 상황이 어떻건 간에 교육이 정치문제에 휘둘리는 것을 막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

"'공출' 뜻 어렵다고 고치라 해... 수정명령 내릴 정도로 문제 있었는지 의문"

- 대법원이 교과서 집필자 승소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내렸다. 파기환송심은 대법원 판례에 따른다는 관례상 사실상 집필자들의 승소로 사건이 끝날 가능성이 높다. 소감이 어떤가."아직 최종 판결은 아니다. 대법원이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다시 돌려보냈기 때문에 고법에서의 심리가 남았다. 그래도 대법원 판결에 따라 결과가 잘 나올 거라 기대한다."

- 대법원에서 2심과 다른 판결을 내린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우리는 이 사건이 교과부가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면서 일어나게 됐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근현대사 교과서뿐만 아니라 다른 교과서·교육과정에서도 교과부가 수정 명령을 내리는 일들이 계속 됐다. 우리가 소송을 제기한 이유다. 대법원 역시 '교과부 장관이라 해도 교과서 내용을 마음대로 고칠 수 없고, 여러 절차에 따라 수정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 권력의 필요에 따라, 일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교과서를 고쳐서는 안 된다는 의미라고 받아들인다."

- 당시 교과서 수정명령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가 있나."교과부 장관이 수정명령을 내릴 정도로 문제가 있었는지 의문이었다. 교과부에서 수정명령을 내린 부분 중 하나는 1946년 미군정 당시의 민중 봉기를 설명한 내용이다. 교과서에서는 그 시절 민중들이 '쌀 공출의 폐지, 토지개혁의 실시, 미군정 퇴지' 등을 요구했다고 서술했다. 이에 교과부는 우리 쪽에 "공출이란 단어가 어렵다'는 수정사유를 들며 '미곡수집'으로 수정하라고 했다. 교정 작업 수준의 수정명령인 것이다. 이외에도 고쳐도 별 의미가 달라지지 않는 부분을 고치라고 명령해서 마치 교과서가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춰졌다."

- 교과부는 '교과서 내용이 좌편향됐다'는 보수단체의 주장을 받아들여 수정명령을 내렸다."부당하다. '좌편향'이라는 단어는 의견과 관점이 다른 사람들을 공격하는 목적으로 쓰인 것이나 다름없다. 예를 하나 들겠다.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문제로 시끄러워진 건 2004년부터다. 당시 국회 국정감사 때 어느 한나라당 의원이 '금성출판사 근현대사 교과서는 6·25 전쟁 당시 북한이 남침한 사실을 서술하지 않았다'며 좌편향성이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틀렸다. 교과서는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전면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북한의 전면공격'과 '남침'이란 단어는 사실상 같은 의미다. 그럼에도 자신들이 쓰는 단어를 안 썼다며 사실과 다르게 주장했다. 일부 언론들도 한나라당 의원의 주장을 그대로 기사 제목으로 뽑았다. 많은 사람들 역시 마치 그 주장이 사실인 것처럼 믿었을 것이다. 교과부 역시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였다. 결국, 정부가 정치권력을 이용해 특정 역사관을 관철시키며 그것만이 진리이고 사실인 것처럼 만들려고 했다."

"장관의 교과서 수정명령권 격상... 국가가 모든 걸 통제하겠다는 건가"

- 교과부 장관의 수정명령은 잘못된 교육철학 탓이라고 보는 건가.  "교과부 장관을 비롯해 교육 관료들은 분명한 교육철학이 있어야 한다. 청와대의 기조에 따라 움직일 수는 있지만, 그래도 교육이라는 건 업무 고유의 통일성을 지녀야 한다고 본다. 교과부 장관이라면 정치적 상황이 어떻건 간에 교육이 정치문제에 휘둘리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런데 교과부 장관은 오히려 정치권력이 교육에 영향을 미치는 데 앞장서는 것 같다. 역대 정부들도 자신들의 정책을 교육을 통해 사회에 확장시키고 관철시키려는 모습을 보여왔다. 교과부 장관에게 철학이란 게 있다면, 이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어도 최소한 막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보여줘야 한다.

교육 관료들도 문제다. 줏대가 전혀 없다. 근현대사 교과서만 해도, 2004~2007년은 문제가 안 된다고 했다가, 정권이 바뀌니 문제가 있다고 판단내렸다. 만약 이번에 정권이 바뀌었다면, 교과부는 또다시 '문제없다'고 입장을 바꿨을지도 모른다. 교육 관료들은 최소한 교육의 자주성과 정치적 중립성은 지켜야 한다."

- 그런데 교과부는 장관의 교과서 수정명령권을 법률 수준으로 격상시키겠다고 입법예고를 했다. "2008년 우리가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명령에 반대해 소송을 걸면서 논란이 본격 시작됐다. 장관의 교과서 수정이 논란이 될 수 있다는 걸 교과부가 알게 됐다. 그러자 교과부는 오히려 장관이 편의에 의해 고칠 수 있도록 법제화하겠다는 것 아닌가. 그런 법제화 시도 자체는 위험한 일이다. 국가가 모든 걸 통제하겠다는 식으로 시대를 역행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이주영(imjuice)

2013년 1월 23일 수요일

'朴통 시대' 발맞춰 '교과서 전쟁 시즌 2' 시작되나?


이글은 프레시안 2013-01-22일자 기사 ''朴통 시대' 발맞춰 '교과서 전쟁 시즌 2' 시작되나?'를 퍼왔습니다.
교과부의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 논란…"저의 의심스럽다"

국회가 '교과서 전쟁'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8월 입법 예고했다가 '역사 왜곡' 논란으로 무산됐던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일부 수정 보완해 다시 입법 예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법안은 기존에 대통령령에 규정됐던 장관의 '교과서 수정권'을 법률에 직접 명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정 교과서는 교과부 장관이 직접 수정하고 검·인정 교과서는 저작자나 발행자에게 수정을 요청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교과부 장관이 교과서 편찬·검정·인정 단계에서 필요한 경우 감수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도 포함시켰다. 또한 출판사가 장관의 수정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검·인정 합격이 취소되거나 1년 범위에서 효력이 정지되고, 합격이 취소된 출판사는 3년간 교과서 심사에 참여할 수 없게 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입법 예고안은 "초·중등교육의 기본 학습 교재인 '교과용 도서(교과서)'에 관하여 현재 대통령령에 규정된 사항 중 중요한 사항을 법률에 직접 규정하고, 대통령령에 미비한 사항은 법률에 추가 보완하며, 교과용 도서의 검정·인정 및 선정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관련 행정 제재 처분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개정 이유를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사안을 들여다보면, 이번 일은 지난 2008년에 벌어진 이른바 '좌편향 금성출판사 교과서 수정 지시' 파문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 2008년 파문은 금성출판사의 역사 교과서 기술 내용 일부가 "좌편향됐다"고 규정했던 교과부가 이를 수정하도록 금성출판사에 요구했고, 금성출판사가 이를 받아들였던 사건이다.

 
▲ 2009년 "교과부가 우리나라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근현대사 교과서의 재검정에 나서지 않으면 학교 현장에서 추방 운동을 벌이겠다"고 주장하는 뉴라이트학부모연합 등 보수 성향의 단체들. ⓒ연합뉴스

그러나 해당 교과서 저자인 김한종 한국교원대 교수 등은 "교과부의 수정 처분은 헌법에 보장된 '학문의 자유' 등 기본권을 제한해 위헌 소지가 있으며 교과서 수정 절차를 뒤흔드는 것"이라는 취지로 서울행정법원에 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법원은 1심에서 김 교수 등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 재판부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1심을 뒤집고 교과부의 손을 들어준다. 현재 관련 사안은 대법원에 계류된 상태다.

교과부의 목적은 이처럼 교과서 수정 시도에 따른 위헌 시비 제기 여지를 봉쇄하고, 수정 권한을 장관이 갖도록 명시하는 등 절차상 명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령에 규정된 교과용도서심의회 설치 근거를 법률에 올려 규정"한다는 개정 취지는 이번 입법 예고 의미의 핵심을 잘 보여준다. "기본권을 제한할 때는 법률에 근거해야 한다"는 헌법의 취지에 맞도록 체제를 정비하고자 하는 것이다.

"출판사, 정부가 두렵지 않다는 건가" MB 발언이 생각난 이유?

문제는 교과부가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시점이다. 교과부는 과학 기술 분야를 미래창조과학부에 넘겨 교육부로 재편하는 과정을 앞두고 있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에 놓여 있다.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는 과도기에 교과부가 대통령직 인수위 업무 보고를 마친 직후, 전격적으로 입법 예고를 한 것이다.

지난 주 교과부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은 인수위의 교육과학분과 간사는 곽병선 전 경인여대 총장이다. 곽 전 총장은 이명박 정부 초반인 2008년부터 2009년까지 교과부 산하 교과용도서발행심의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교과서 전문가'인 셈이다. 또 인수위에는 '교과서 수정론자'들이 포진해 있다.

특히 5·16쿠데타를 혁명으로 규정해 '대안교과서'를 냈던 뉴라이트 성향의 '교과서포럼' 대표를 지낸 박효종 서울대 교수는 인수위 정무분과 간사다. 그 외에도 인수위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역시 '뉴라이트 대안교과서' 집필에 참여했던 김용직 성신여대 사회과학대학 학장도 박근혜 당선인과 인연을 맺고 있다. 박 당선인은 대선 캠프를 꾸리는 과정에서 김용직 학장을 100%대한민국대통합위원회 위원으로 임명했었다.

하필 '정권 교체기'에, 그것도 금성출판사 교과서 행정소송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정부가 교과서 수정 관련 조항을 손보겠다고 예고한 것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정부가 이른바 '좌편향 교과서'에 대한 수정 의지를 여전히 강하게 갖고 이를 밀어붙이려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자초한 셈이다.

역사 교사 1만여 명의 모임인 전국역사교사모임 이성호 대표는 정부의 이번 입법 예고와 관련해 "교과서는 지속성과 안정성이 담보돼야 한다. 하필 이런 민감한 시기에 정부가 교과서 수정과 관련된 입법 예고안을 발표하는 것인지,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잠시 시간을 돌려보자. 2008년 11월 29일자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수정을 거부하고 있는 (금성)출판사의 입장은 뭔가"라며 "도대체 정부가 어떻게 대처하기에 그 출판사는 전교조만 두렵고, 정부나 다른 단체들은 두렵지 않다는 것이냐"고 분개했다. '교과서 전쟁'을 촉발시킨 이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이런 이 대통령이 퇴임한다고 해서 이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시작돼 5년 가까이 지속된 '교과서 전쟁'의 '시즌2'가 열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후 역사 관련 문제가 더 크게 불거질 수 있다는 말이다. 박근혜 당선인은 그간 과거사, 그중에서도 특히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관련 사안에 대한 역사의식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박 당선인의 과거사 인식 기준은 '박정희 명예 회복'이며, 이로 인해 '역사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하는목소리도 이미 나왔다. (관련 기사 : "박근혜 기준은 박정희 명예 회복…역사 전쟁 벌일 것")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이명박 정부가 벌인 '교과서 전쟁'이 박근혜 정부에서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세열 기자

2012년 9월 5일 수요일

[조연희 칼럼]초등때 ‘폭력’, 고교 졸업 후 5년까지 기록 남기라고?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9-05일자 기사 '[조연희 칼럼]초등때 ‘폭력’, 고교 졸업 후 5년까지 기록 남기라고?'를 퍼왔습니다.

‘대한민국 교과부는 교육은 없다’

지난 8월 31일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이 교육청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한 성명서 제목이다. 또한 김 교육감은 교육과학기술부의 경기도교육청에 대한 특별감사 실시에 항의하는 의미로 200시간 비상근무를 선포했다. 김승환 전북 교육감과 민병희 강원 교육감도 교육청에 대한 교과부의 특별감사 강행 등 교육자치 훼손에 대하여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성명서를 통해 교과부의 지시에 따라 졸속으로 시행되는 학교폭력 가해학생 학생부 기재는 기본권 침해에 따른 헌법 위반 소지가 있고, 교육의 원칙에도 어긋난 대책이며,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장관의 지시나 부처의 훈령이 아니라 법률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1천만 경기도민의 교육 책임자로서, 또한 한 사람의 교육자로서 고민하고 신중히 판단하여 집행 여부를 검토해야 하는 사안이기에 교육감으로서 당연히 할 수 있는 주장이다.

ⓒ경기도교육청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국가인권위도 개선 권고하는 교과부의 학교폭력 기록 지침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생활기록부 기재 보류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경기도·전라북도·강원도 교육청에 대해 특별감사라는 무기를 들이대며 교육청과 일선 학교를 협박하고 있다. 해당 교육청을 직접 방문하여 관내 학교에 직접 전화를 걸고, 공문을 보내 생활기록부 기재를 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준다는 협박까지 하고 있다. 교과부의 이와 같은 행위는 헌법이 보장한 교육 자치와 교육의 전문성과 자주성을 훼손하는 일이며, 권력을 악용한 반교육적 학교 폭력 2차 가해 행위이다. 헌법과 법령을 무시하고 인간의 기본권을 무차별적으로 침해하는 교과부의 행위가 1차적인 학교 폭력임은 말할 필요가 없다.

지난 8월 3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인권친화적 학교 문화 조성을 위한 종합정책권고’에서 교과부의 학교 폭력 대처 방안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여 국무총리, 교과부 장관, 17개 시도교육감 등에 권고를 했다. 국가인권위는 권고문에서 인권친화적 학교 문화 조성을 위해 교육기본법 제2조(교육이념)에 ‘인권존중’을 포함하고 제9조에는 ‘학생의 기본적 인권’ 보장을 기술하도록 권고하였다. 또한 학생인권보장을 위해서는 조례차원의 법 개정을 넘어 학생 인권을 법률로 보장할 것을 주문했다. 교육 환경에 대하여도 언급하였는데, 과밀학급 해소와 행정 업무 경감, 집중이수제 재검토 등을 통해 교원들이 교육과 훈육에 전담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 것을 권고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학교 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학교생활기록부 기록에 대해서는 졸업 전 삭제 심의제도나 중간 삭제 제도 등을 두어 생활기록부 기록이 또 다른 인권 침해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사생활 침해 예방, 개인 정보 최소 수집, 민감정보처리 제한 고려 등 인권이 침해되지 않는 선에서 정부를 교육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작성 방식을 개선할 것을 권고하였다. 

올 해 3월 교과부에서 징계 학생 학생생활기록부 기재 지침을 발표하자, 전교조에서는 지난 3월 인권 침해를 우려해 인권위에 진정을 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에서는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하여 지난 7월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및 관리 지침(교과부훈령)’에 대한 헌법 소원을 제기했다. 인권위의 권고안은 이런 문제 제기 등을 배경으로 나오게 되었다.

소년원 전과 기록은 위법, 단순폭력 경력은 기록해라?

그러나 교과부에서는 교육단체나 법률 단체, 국가인권위원회의 의견을 무시하고 오로지 지침 관철에 혈안이 돼 초헌법적 지침을 일선 학교와 교육 기관에 보내고 있다. 교육의 정치 중립성과 자주성의 존재 이유가 이처럼 극명하게 드러난 사례는 많지 않다. 교육적 판단 하에 생활기록부 기재 보류 입장을 밝힌 교육감과 학교장, 교사들의 결단에 대해 교과부는 그 이유의 타당성에 대하여 깊이 고민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교과부 장관이 당장 해야 할 일은 교육단체, 인권단체, 법조계 등 각계 전문가 등의 의견을 구하고 자신들의 지침이 문제가 있을 경우 즉시 취소 결정을 하거나 최소한 보류 입장을 밝혀야한다. 

심지어 교과부 장관은 전국의 모든 학교 교사들을 범죄자로 만드는 지침도 내렸다. 교과부 장관은 학교 폭력으로 인한 소년원 경력 등도 생활기록부에 기재하라는 지침을 지난 3월에 내렸는데 이는 분명 현행법 위반이다. 현행법은 소년의 품행 교정을 위한 보호처분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면서도 소년의 미래를 위해 소년원 경력을 재판, 수사, 군사상 필요한 경우 이외의 조회에 응하지 못하게 되어 있고, 이를 어길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지침의 현행법 위반이 드러나자 교과부는 소년원 경력 등의 기록은 삭제하라는 공문을 다시 보냈다. 문제는 소년원 경력은 기록할 수 없도록 법에 되어 있기에 기록할 수 없지만,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의 징계 경력을 생활기록부에 기재하여 고교 졸업 후 5년까지 보전하게 한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 때 학교 폭력에 단순 가담하여 서면 경고 등을 받은 경우에도 고교 졸업 후 5년이 지나야 기록이 삭제된다. 형평성이 어긋나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을 지경이고,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반인권적인 행위를 학교 폭력을 없애기 위한 방안이라며 막무가내로 몰아붙이고 있다. 

ⓒ이승빈 기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비롯한 시민사회 단체들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 강요·교육자치 훼손' 이주호 교과부장관 직권남용 고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더라도 일부 나라에서 학교 폭력 기록을 남기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대개 그 사유가 위중한 경우에 한하고, 그나마 고교 졸업 전에 징계 사유가 삭제된다. 프랑스의 경우, 고교 졸업과 동시에 모든 징계 기록이 삭제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고, 중국의 경우는 근신 기간이 끝나고 나서 해당 학생이 징계 기록 삭제 요청을 할 수 있다. 징계 기간 동안 재교육을 받는다거나 행동의 변화를 스스로 가질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교육’이다. 캐나다의 경우는 기록 자체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현행 교과부 지침은 아주 경미한 일로 인하여 서면 경고를 받은 경우에도 삭제하지 않고 기록을 남기겠다는 것이다. 이는 ‘교육’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 성찰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발상이다.

‘폭력 학생’ 이라고 학생부에 기록하는 게 교육인가?

학교 폭력의 양상이 다양화되고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고,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인 것은 분명하다. 중요한 것은 교과부의 지침이 학교 폭력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와 그 해결 방법이 교육적인가와 법률 위반의 소지가 있는가이다. 법률로는 기본권 침해의 위헌 요소가 있다는 것이 국가인권위나 민변 등의 판단이 있고, 학교 폭력을 해결하는 문제는 그 근본 원인을 분석하여 사회 구조적 문제, 학교 문화의 개선, 재발 방지를 위한 교육적 방법 개선 등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 또한 학교 폭력 가해 학생에 대하여는 자신의 행동이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에 대하여 알게 하고 진심으로 반성할 수 있는 방법이 교육적인 것이고, 그래서 학교 교육이 중요한 것이다. 

교과부 장관은 이제라도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지침을 보류하고, 관련 기관과 학부모단체, 교사단체, 교육과 상담 전문가, 법률가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가장 교육적인 방안으로 학교 폭력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교과부가 교육을 포기하고 정치 논리나 권력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그 존재 이유 자체가 없다. 국가인권위에서 권고한 바대로 아동·청소년 인권법 제정과 인권친화적 학교 만들기를 위한 활동에 힘을 쏟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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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희 교육희망네트워크 집행위원장

2012년 9월 2일 일요일

교육은 없고, 엄벌만 있는 학폭위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9-03일자 제926호 기사 '교육은 없고, 엄벌만 있는 학폭위'를 퍼왔습니다.
[특집2] 학폭위 징계 결과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둘러싼 논란… 인권위의 “사회적 낙인” 지적에 귀 막은 교과부, 일선 교사들 “가해학생 교육 기회 잃어”

“저를 때리고 따돌리던 아이들이 교내봉사 7일, 특별교육 이수 7일 처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들, 학교에서 쓰레기를 줍거나 ‘성찰실’에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이런 상황에서는 처벌받는 걸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지난 2월1일 오전 10시,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16층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 대회의실에는 이주호 교과부 장관이 학교폭력 피해·가해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상담교사 등 20여 명과 둘러앉아 있었다. 교과부가 학교폭력에 대한 현장 이야기를 듣겠다며 마련한 간담회 자리였다. 이날 참석한 한 고교 3학년 남학생은 자신이 겪은 학교폭력 경험을 이렇게 소개했다. 1시간30분 동안 이어진 간담회에서 학교폭력 피해학생들은 “학교폭력도 성인과 같은 기준으로 처벌해달라” “가해학생을 만날 수 없도록 격리해달라”는 등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결과를 학교생활부에 기재하도록 한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침은 올해 2학기에도 계속 논란이 될 듯하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는 모습(사진 속 학교는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한겨레 강창광

‘가해자 엄벌’에 초점 맞춘 정부

같은 날 오전 11시30분. 대구 범어동에 있는 대구지방법원 별관 5호 법정에서는 14살의 앳된 중학생 2명이 피고인 석에 섰다. 이날 재판은 지난해 말 대구에서 중학생 권아무개(14)군이 자살한 사건과 관련해 권군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괴롭힌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구속 기소된 서아무개(14)군과 우아무개(14)군의 첫 공판이었다. 이들은 재판에서 검사의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재판 내내 머리를 숙이고 있었다. 2월20일 서군은 단기 2년6개월에서 장기 3년6개월을, 우군은 단기 2년에서 장기 3년을 선고받았다.
혹독한 추위가 몰아닥친 지난겨울, 연일 이어지던 충격적인 학교폭력 사건으로 전국은 꽁꽁 얼어붙었다. 대구와 광주 등 전국에서 주변 학생들의 시달림을 참다 못한 중·고등학생들이 줄지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사람들을 경악케 하는 학교폭력 사건이 일어난 탓이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학교폭력 문제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며 “종합적으로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고, 2월6일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 차원에서 마련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처벌보다 예방, 규제보다 자율 책임을 앞세우려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언과 달리 실제론 학교와 교사의 처벌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을 적극 반영했다. 학교폭력이 발생하는 즉시 학교장이 가해학생의 출석 정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1년에 30일이던 출석 정지 기간 제한도 풀었다. 또 학생들이 학교폭력에 경각심을 갖게 하겠다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의 징계 결과를 가해학생의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뼈대로 삼았다.
그러나 정부가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내놓은 지 6개월이 흐른 지금, 학교폭력 정책은 여전히 표류하고 있다. 최근에는 종합대책에서 언급한 학폭위 징계 결과의 학교생활기록부 반영 시행을 두고 교과부와 일부 시·도 교육청이 갈등을 빚어 학교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게다가 정부가 학교폭력을 엄단하겠다며 강경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도, 올해 상반기 학교폭력 피해로 목숨을 끊은 초·중·고교생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이 때문에 과연 ‘가해자 엄벌에 초점을 맞춘 정부의 학교폭력 예방이 적절한가’라는 논란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졸업 뒤 5~10년까지 학교폭력 기록 보존

정부가 종합대책을 통해 권한을 강화한 학폭위는 법에 따라 전국 초·중·고교에서 운영하고 있는 자치기구다. 학교폭력 가해·피해 학생 사이의 민형사상 분쟁을 조정하고, 피해학생에게는 심리치료 등 구제 활동을, 가해학생에게는 사회봉사부터 퇴학 등의 조처를 취할 수 있다. 2004년 4월 당시 교육인적자원부가 ‘학교폭력예방대책법 시행령’을 입법 예고하며 만든 학폭위는 법에 따라 전국 초·중·고교에 교사·학부모·법조인·지역경찰 등 5~10명으로 구성해야 한다. 학폭위는 그동안 큰 구속력이 없던 기구였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종합대책을 통해 지난 3월1일부터 가해학생의 학폭위 징계 결과를 학교생활기록부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 기록할 수 있게 돼 권한이 강화됐다. 교과부는 또 학폭위 결과의 구속력을 높이려고 기재 사항을 초·중학교는 졸업 뒤 5년, 고등학교는 졸업 뒤 10년까지 보존하도록 했고, 기재한 내용은 학생 이해와 지도 및 상급학교 진학시 자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14살인 중학교 2학년 학생의 경우, 올해 학폭위에서 징계를 받게 되면 20살까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이 유지되는 셈이다. 학폭위가 가해학생에게 내릴 수 있는 단계별 조처로는 사과, 접촉 금지, 학급 교체, 전학, 학교봉사, 사회봉사, 특별교육 이수, 심리치료, 출석 정지, 퇴학(고등학교) 등이 있다.

» 서면사과 등 조처 내용이 담겨 있는 서울의 한 중학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회의 결과 통보서(왼쪽)와 교육과학기술부가 학폭위 결과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현황을 파악하려고 지난 8월13일 전국 시도 교육청에 내려보낸 공문.

교과부가 ‘강력한 카드’를 꺼낸 배경에는 그동안 학폭위가 ‘종이 호랑이’처럼 제 구실을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학폭위 심의 횟수가 초·중·고교 교육정보 공시 사이트인 ‘학교알리미’에 공개되자 ‘학폭위가 자주 열리는 학교는 학교폭력이 많은 학교’라는 인식이 생겨 일선 학교에선 구속력도 없고 사건 해결에 큰 효과를 보기 힘든 학폭위 개최를 꺼려왔다. 학교알리미 공시 자료를 보면, 2010년 한 해 동안 전국의 학폭위 평균 심의 건수는 학교당 고등학교 1.32건, 중학교 2.26건, 초등학교 0.06건으로 학교폭력이 만연한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
이런 사정 탓인지 학교폭력 피해자 학부모단체에서는 교과부의 조처를 환영했다. 대다수 학부모단체들은 학교폭력을 단호하게 대처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실제 정부의 종합대책 발표 뒤 학폭위 개최 횟수가 크게 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대책이 처음 적용된 지난 1학기 동안 각 지역(세종시 제외)에서 학폭위가 열린 평균 횟수는 초등학교가 1.5회, 중학교 2.6회, 고등학교 2.1회로 최근 2년 가운데 가장 높다. 일부 지역에서는 학폭위 결과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규모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관내의 경우, 3월1일부터 5월 말까지 초·중·고교생 742명의 학폭위 결과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됐으며, 대전·충남교육청 관내에서 지난 3월1일부터 6월 말까지 넉 달 동안 660명의 초·중·고교생이 기재 대상이 됐다. 대구 지역은 더 많다. 대구시교육청 관내에선 3월1일부터 7월 말까지 1700여 명의 초·중·고교생이 학폭위에서 학교폭력 행위로 처분을 받고 기재 대상이 됐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다른 지역보다 인원이 많아서 개인적인 피해를 받는 학생이 많다고 오해할 수 있겠지만, 관내 초·중·고교생이 38만 명인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해자 학부모들 “인권위 온정주의”

그러나 학폭위 결과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아직 미성숙한 10대 학생들을 처벌해 진학 등에서 현실적인 불이익을 받게 하는 것 자체가 ‘생활 교육’의 취지와 어긋난다는 것이다. 실제로 형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살 이상 14살 미만인 소년이 적용받는 소년법에도 장래 신상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소년원 경력의 공표를 금지하고 있으며, 형사범죄로 소년원 교육을 받은 경우라도 학생부에 기록을 남기지 않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30일 국가인권위원회가 교과부 장관에게 권고한 내용도 같은 맥락이다. 인권위는 “기록이 장기간 유지되는 점 때문에 입시 및 졸업 뒤 취직 활동에 영향을 끼칠 수 있고, 한두 번의 일시적인 문제행동으로 사회적 낙인이 찍힐 수 있는 점 등을 볼 때 과도한 조처라고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교과부는 지난 6월 훈령을 통해 고등학교의 기재 기간을 5년으로 낮춘 점 등을 들어 인권위 권고를 사실상 거부했다.

학폭위 결과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아직 미성숙한 10대 학생들을 처벌해 진학 등에서 현실적인 불이익을 받게 하는 것 자체가 ‘생활 교육’의 취지와 어긋난다는 것이다.

물론 인권위의 권고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없진 않다. 학교폭력 피해자 학부모단체에서는 인권위의 권고가 지나친 ‘온정주의’라고 반박한다. 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회장은 “가해학생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피해자와 가해자의 인권이 대립했을 때는 약자인 피해자의 권리가 우선돼야 한다”며 “성범죄자의 인권을 제한하거나, 가정폭력의 경우 남성에게 ‘접근 제한’ 명령 등을 내리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경남 지역의 고교 1학년 강아무개(16)양도 “가해학생에게 좀더 책임을 부여해 경각심을 느끼게 하기 때문에 필요한 조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학폭위 결과의 학교생활기록부 기록에 따른 부작용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중학교 학생부장을 맡고 있는 교사 김아무개씨의 경우가 그렇다. 학폭위 간사를 맡고 있는 그는 교과부 지침이 적용되는 지난 3월부터 모두 세 차례 학폭위를 열어, 위원들과 함께 학생 3명에게 전학 조처를 내렸다. 그러나 그는 “3명이 모두 초등학교에서 학교폭력에 대한 교육을 상세히 받지 못하고 진학한 중학교 1학년이었다”며 “학교폭력에 대한 개념이나 심각성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학교생활기록부에 가해자로 남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아이들조차 자기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르는 상황인데 교육으로 바로잡을 기회를 잃어버린 셈이 됐다”고 덧붙였다.

»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4월16일 학교폭력 방지 우수학교로 지정된 경기도 여주중학교에서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2월6일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1995년 이미 시도했다 폐기한 정책

사실상 ‘재판부’ 구실을 하는 학폭위를 통해 잦은 징계를 내리자 그 결과를 납득하지 못하는 학부모와 학교 사이의 분쟁도 잦아지고 있다. 자녀 진학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게 되자 행정심판 등 소송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지난 7월 서울 강남구의 한 중학교에서 내린 학폭위 결정을 둘러싼 논란을 보자. 당시 한 교실에서 말다툼을 벌이며 욕설을 했다는 이유로 학생 4명이 학폭위를 통해 ‘서면사과’와 ‘사회봉사 3일’ 등의 조처를 받았다. 그러나 가해학생들은 “실수로 안경을 밟은 학생에게 사과를 받으려고 했던 것”이라며 학교의 조처가 과도하다고 항의했고, 결국 가해 학부모는 관할 교육청을 상대로 행정심판에 나섰다.
학교 현장에서는 교과부의 정책이 애초 기대했던 학생들의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으로 승화하지 못하는 건 ‘피해학생 대 가해학생’의 좁은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경기도 용인 지역의 한 중학교 2학년인 박아무개(14)군은 “학폭위 결과를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한다고 해서 교실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며 “오히려 학폭위에 회부될 만한 아이들이라면 그런 징계 자체를 무서워하지 않아 큰 효과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2년 전까지 학생부를 맡았던 전북 지역의 중학교 교사 양아무개씨는 “학폭위를 운영하다 보면, 피해학생과 학부모가 실제로 원하는 건 가해학생·학부모가 반성하고 미안한 마음을 갖는 것”이라며 “모든 단계에서 피해 대 가해의 구도로 처벌 조처를 앞세우다 보면 정작 가해학생을 교육할 기회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현장에서는 성인 범죄를 넘어서는 수준의 심각한 학교폭력 가해 학생도 간혹 있다”며 “이런 아이들에게는 학교생활기록부 징계 기재로 그치기보다는 전문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기관을 연결해주는 게 학교와 교과부의 역할일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부 기록이라는 징계 조처만으로 학교폭력에 대처하려 하기보다는, 사안의 경중을 가려 그에 맞는 교육적 처방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다.

“피해학생과 학부모가 실제로 원하는 건 가해학생·학부모가 반성하고 미안한 마음을 갖는 것이다. 모든 단계에서 처벌 조처를 앞세우다 보면 정작 가해학생을 교육할 기회가 없다.” -전북의 한 중학교 교사 양아무개씨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은 2000년대 들어 3번째 나온 대규모 학교폭력 대책이기도 하다. 역대 정부는 졸업식 폭력 난동, 폭력서클 등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불거질 때마다 학교폭력 관련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이전 정부들은 학교폭력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의 슬픔을 헛되게 하지 않겠다며 다양한 정책적 시도를 해왔고, 학교폭력예방대책법 등을 통해 ‘학교폭력=범죄’라는 사회적 인식을 확산시키려 했다. 사실 이명박 정부가 내놓은 ‘학폭위 결과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지침은 1990년대 중반에 이미 시도했던 정책이다. 김영삼 정부는 학교폭력이 심해지는 것을 막겠다며 1995년 12월 폭력학생의 징계 내용을 당시 ‘종합생활기록부’에 기재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으나 비교육적이라는 비판이 높자 한 달 만에 폐기한 바 있다.
17년이 지난 지금 세상도 학생들도 많이 달라졌다. 그 17년 사이 한국 사회의 생존경쟁은 더욱 치열해졌고, 학교폭력도 은밀해지고 다양해졌다. 그런데 정부는 17년 전에 시도했다 교육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포기한 정책을 다시 꺼냈다. 시대착오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태만이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교육은 없고, 엄벌만 있는 학폭위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9-03일자 제926호 기사 '교육은 없고, 엄벌만 있는 학폭위'를 퍼왔습니다.
[특집2] 학폭위 징계 결과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둘러싼 논란… 인권위의 “사회적 낙인” 지적에 귀 막은 교과부, 일선 교사들 “가해학생 교육 기회 잃어”

“저를 때리고 따돌리던 아이들이 교내봉사 7일, 특별교육 이수 7일 처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들, 학교에서 쓰레기를 줍거나 ‘성찰실’에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이런 상황에서는 처벌받는 걸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지난 2월1일 오전 10시,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16층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 대회의실에는 이주호 교과부 장관이 학교폭력 피해·가해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상담교사 등 20여 명과 둘러앉아 있었다. 교과부가 학교폭력에 대한 현장 이야기를 듣겠다며 마련한 간담회 자리였다. 이날 참석한 한 고교 3학년 남학생은 자신이 겪은 학교폭력 경험을 이렇게 소개했다. 1시간30분 동안 이어진 간담회에서 학교폭력 피해학생들은 “학교폭력도 성인과 같은 기준으로 처벌해달라” “가해학생을 만날 수 없도록 격리해달라”는 등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결과를 학교생활부에 기재하도록 한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침은 올해 2학기에도 계속 논란이 될 듯하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는 모습(사진 속 학교는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한겨레 강창광

‘가해자 엄벌’에 초점 맞춘 정부

같은 날 오전 11시30분. 대구 범어동에 있는 대구지방법원 별관 5호 법정에서는 14살의 앳된 중학생 2명이 피고인 석에 섰다. 이날 재판은 지난해 말 대구에서 중학생 권아무개(14)군이 자살한 사건과 관련해 권군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괴롭힌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구속 기소된 서아무개(14)군과 우아무개(14)군의 첫 공판이었다. 이들은 재판에서 검사의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재판 내내 머리를 숙이고 있었다. 2월20일 서군은 단기 2년6개월에서 장기 3년6개월을, 우군은 단기 2년에서 장기 3년을 선고받았다.
혹독한 추위가 몰아닥친 지난겨울, 연일 이어지던 충격적인 학교폭력 사건으로 전국은 꽁꽁 얼어붙었다. 대구와 광주 등 전국에서 주변 학생들의 시달림을 참다 못한 중·고등학생들이 줄지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사람들을 경악케 하는 학교폭력 사건이 일어난 탓이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학교폭력 문제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며 “종합적으로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고, 2월6일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 차원에서 마련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처벌보다 예방, 규제보다 자율 책임을 앞세우려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언과 달리 실제론 학교와 교사의 처벌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을 적극 반영했다. 학교폭력이 발생하는 즉시 학교장이 가해학생의 출석 정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1년에 30일이던 출석 정지 기간 제한도 풀었다. 또 학생들이 학교폭력에 경각심을 갖게 하겠다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의 징계 결과를 가해학생의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뼈대로 삼았다.
그러나 정부가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내놓은 지 6개월이 흐른 지금, 학교폭력 정책은 여전히 표류하고 있다. 최근에는 종합대책에서 언급한 학폭위 징계 결과의 학교생활기록부 반영 시행을 두고 교과부와 일부 시·도 교육청이 갈등을 빚어 학교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게다가 정부가 학교폭력을 엄단하겠다며 강경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도, 올해 상반기 학교폭력 피해로 목숨을 끊은 초·중·고교생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이 때문에 과연 ‘가해자 엄벌에 초점을 맞춘 정부의 학교폭력 예방이 적절한가’라는 논란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졸업 뒤 5~10년까지 학교폭력 기록 보존

정부가 종합대책을 통해 권한을 강화한 학폭위는 법에 따라 전국 초·중·고교에서 운영하고 있는 자치기구다. 학교폭력 가해·피해 학생 사이의 민형사상 분쟁을 조정하고, 피해학생에게는 심리치료 등 구제 활동을, 가해학생에게는 사회봉사부터 퇴학 등의 조처를 취할 수 있다. 2004년 4월 당시 교육인적자원부가 ‘학교폭력예방대책법 시행령’을 입법 예고하며 만든 학폭위는 법에 따라 전국 초·중·고교에 교사·학부모·법조인·지역경찰 등 5~10명으로 구성해야 한다. 학폭위는 그동안 큰 구속력이 없던 기구였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종합대책을 통해 지난 3월1일부터 가해학생의 학폭위 징계 결과를 학교생활기록부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 기록할 수 있게 돼 권한이 강화됐다. 교과부는 또 학폭위 결과의 구속력을 높이려고 기재 사항을 초·중학교는 졸업 뒤 5년, 고등학교는 졸업 뒤 10년까지 보존하도록 했고, 기재한 내용은 학생 이해와 지도 및 상급학교 진학시 자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14살인 중학교 2학년 학생의 경우, 올해 학폭위에서 징계를 받게 되면 20살까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이 유지되는 셈이다. 학폭위가 가해학생에게 내릴 수 있는 단계별 조처로는 사과, 접촉 금지, 학급 교체, 전학, 학교봉사, 사회봉사, 특별교육 이수, 심리치료, 출석 정지, 퇴학(고등학교) 등이 있다.

» 서면사과 등 조처 내용이 담겨 있는 서울의 한 중학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회의 결과 통보서(왼쪽)와 교육과학기술부가 학폭위 결과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현황을 파악하려고 지난 8월13일 전국 시도 교육청에 내려보낸 공문.

교과부가 ‘강력한 카드’를 꺼낸 배경에는 그동안 학폭위가 ‘종이 호랑이’처럼 제 구실을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학폭위 심의 횟수가 초·중·고교 교육정보 공시 사이트인 ‘학교알리미’에 공개되자 ‘학폭위가 자주 열리는 학교는 학교폭력이 많은 학교’라는 인식이 생겨 일선 학교에선 구속력도 없고 사건 해결에 큰 효과를 보기 힘든 학폭위 개최를 꺼려왔다. 학교알리미 공시 자료를 보면, 2010년 한 해 동안 전국의 학폭위 평균 심의 건수는 학교당 고등학교 1.32건, 중학교 2.26건, 초등학교 0.06건으로 학교폭력이 만연한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
이런 사정 탓인지 학교폭력 피해자 학부모단체에서는 교과부의 조처를 환영했다. 대다수 학부모단체들은 학교폭력을 단호하게 대처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실제 정부의 종합대책 발표 뒤 학폭위 개최 횟수가 크게 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대책이 처음 적용된 지난 1학기 동안 각 지역(세종시 제외)에서 학폭위가 열린 평균 횟수는 초등학교가 1.5회, 중학교 2.6회, 고등학교 2.1회로 최근 2년 가운데 가장 높다. 일부 지역에서는 학폭위 결과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규모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관내의 경우, 3월1일부터 5월 말까지 초·중·고교생 742명의 학폭위 결과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됐으며, 대전·충남교육청 관내에서 지난 3월1일부터 6월 말까지 넉 달 동안 660명의 초·중·고교생이 기재 대상이 됐다. 대구 지역은 더 많다. 대구시교육청 관내에선 3월1일부터 7월 말까지 1700여 명의 초·중·고교생이 학폭위에서 학교폭력 행위로 처분을 받고 기재 대상이 됐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다른 지역보다 인원이 많아서 개인적인 피해를 받는 학생이 많다고 오해할 수 있겠지만, 관내 초·중·고교생이 38만 명인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해자 학부모들 “인권위 온정주의”

그러나 학폭위 결과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아직 미성숙한 10대 학생들을 처벌해 진학 등에서 현실적인 불이익을 받게 하는 것 자체가 ‘생활 교육’의 취지와 어긋난다는 것이다. 실제로 형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살 이상 14살 미만인 소년이 적용받는 소년법에도 장래 신상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소년원 경력의 공표를 금지하고 있으며, 형사범죄로 소년원 교육을 받은 경우라도 학생부에 기록을 남기지 않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30일 국가인권위원회가 교과부 장관에게 권고한 내용도 같은 맥락이다. 인권위는 “기록이 장기간 유지되는 점 때문에 입시 및 졸업 뒤 취직 활동에 영향을 끼칠 수 있고, 한두 번의 일시적인 문제행동으로 사회적 낙인이 찍힐 수 있는 점 등을 볼 때 과도한 조처라고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교과부는 지난 6월 훈령을 통해 고등학교의 기재 기간을 5년으로 낮춘 점 등을 들어 인권위 권고를 사실상 거부했다.

학폭위 결과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아직 미성숙한 10대 학생들을 처벌해 진학 등에서 현실적인 불이익을 받게 하는 것 자체가 ‘생활 교육’의 취지와 어긋난다는 것이다.

물론 인권위의 권고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없진 않다. 학교폭력 피해자 학부모단체에서는 인권위의 권고가 지나친 ‘온정주의’라고 반박한다. 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회장은 “가해학생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피해자와 가해자의 인권이 대립했을 때는 약자인 피해자의 권리가 우선돼야 한다”며 “성범죄자의 인권을 제한하거나, 가정폭력의 경우 남성에게 ‘접근 제한’ 명령 등을 내리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경남 지역의 고교 1학년 강아무개(16)양도 “가해학생에게 좀더 책임을 부여해 경각심을 느끼게 하기 때문에 필요한 조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학폭위 결과의 학교생활기록부 기록에 따른 부작용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중학교 학생부장을 맡고 있는 교사 김아무개씨의 경우가 그렇다. 학폭위 간사를 맡고 있는 그는 교과부 지침이 적용되는 지난 3월부터 모두 세 차례 학폭위를 열어, 위원들과 함께 학생 3명에게 전학 조처를 내렸다. 그러나 그는 “3명이 모두 초등학교에서 학교폭력에 대한 교육을 상세히 받지 못하고 진학한 중학교 1학년이었다”며 “학교폭력에 대한 개념이나 심각성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학교생활기록부에 가해자로 남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아이들조차 자기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르는 상황인데 교육으로 바로잡을 기회를 잃어버린 셈이 됐다”고 덧붙였다.

»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4월16일 학교폭력 방지 우수학교로 지정된 경기도 여주중학교에서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2월6일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1995년 이미 시도했다 폐기한 정책

사실상 ‘재판부’ 구실을 하는 학폭위를 통해 잦은 징계를 내리자 그 결과를 납득하지 못하는 학부모와 학교 사이의 분쟁도 잦아지고 있다. 자녀 진학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게 되자 행정심판 등 소송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지난 7월 서울 강남구의 한 중학교에서 내린 학폭위 결정을 둘러싼 논란을 보자. 당시 한 교실에서 말다툼을 벌이며 욕설을 했다는 이유로 학생 4명이 학폭위를 통해 ‘서면사과’와 ‘사회봉사 3일’ 등의 조처를 받았다. 그러나 가해학생들은 “실수로 안경을 밟은 학생에게 사과를 받으려고 했던 것”이라며 학교의 조처가 과도하다고 항의했고, 결국 가해 학부모는 관할 교육청을 상대로 행정심판에 나섰다.
학교 현장에서는 교과부의 정책이 애초 기대했던 학생들의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으로 승화하지 못하는 건 ‘피해학생 대 가해학생’의 좁은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경기도 용인 지역의 한 중학교 2학년인 박아무개(14)군은 “학폭위 결과를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한다고 해서 교실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며 “오히려 학폭위에 회부될 만한 아이들이라면 그런 징계 자체를 무서워하지 않아 큰 효과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2년 전까지 학생부를 맡았던 전북 지역의 중학교 교사 양아무개씨는 “학폭위를 운영하다 보면, 피해학생과 학부모가 실제로 원하는 건 가해학생·학부모가 반성하고 미안한 마음을 갖는 것”이라며 “모든 단계에서 피해 대 가해의 구도로 처벌 조처를 앞세우다 보면 정작 가해학생을 교육할 기회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현장에서는 성인 범죄를 넘어서는 수준의 심각한 학교폭력 가해 학생도 간혹 있다”며 “이런 아이들에게는 학교생활기록부 징계 기재로 그치기보다는 전문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기관을 연결해주는 게 학교와 교과부의 역할일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부 기록이라는 징계 조처만으로 학교폭력에 대처하려 하기보다는, 사안의 경중을 가려 그에 맞는 교육적 처방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다.

“피해학생과 학부모가 실제로 원하는 건 가해학생·학부모가 반성하고 미안한 마음을 갖는 것이다. 모든 단계에서 처벌 조처를 앞세우다 보면 정작 가해학생을 교육할 기회가 없다.” -전북의 한 중학교 교사 양아무개씨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은 2000년대 들어 3번째 나온 대규모 학교폭력 대책이기도 하다. 역대 정부는 졸업식 폭력 난동, 폭력서클 등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불거질 때마다 학교폭력 관련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이전 정부들은 학교폭력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의 슬픔을 헛되게 하지 않겠다며 다양한 정책적 시도를 해왔고, 학교폭력예방대책법 등을 통해 ‘학교폭력=범죄’라는 사회적 인식을 확산시키려 했다. 사실 이명박 정부가 내놓은 ‘학폭위 결과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지침은 1990년대 중반에 이미 시도했던 정책이다. 김영삼 정부는 학교폭력이 심해지는 것을 막겠다며 1995년 12월 폭력학생의 징계 내용을 당시 ‘종합생활기록부’에 기재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으나 비교육적이라는 비판이 높자 한 달 만에 폐기한 바 있다.
17년이 지난 지금 세상도 학생들도 많이 달라졌다. 그 17년 사이 한국 사회의 생존경쟁은 더욱 치열해졌고, 학교폭력도 은밀해지고 다양해졌다. 그런데 정부는 17년 전에 시도했다 교육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포기한 정책을 다시 꺼냈다. 시대착오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태만이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2012년 8월 22일 수요일

[사설]교과서 통제 또다시 획책하는 교과부


이글은 경향신문 2012-08-21일자 기사 '[사설]교과서 통제 또다시 획책하는 교과부'를 퍼왔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검정 교과서를 교과부 장관의 강력한 통제 아래에 두는 것을 골자로 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한다. 장관이 교과서 수정을 명령할 수 있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검정합격을 취소하며 3년간 검정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검인정 교과서 체제를 무력화해서 정권의 입맛대로 교과서를 편찬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셈이다. 국가가 교과서를 전일적으로 통제하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국정교과서 체제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교과부는 검정 교과서 관련 사항이 대통령령에 포괄적으로 규정돼 있어 각종 행정처분의 근거를 마련하기 어렵다고 개정 이유를 들고 있다지만 설득력이 없다. 핵심은 기존의 대통령령에 명시돼 있는 교과부 장관의 교과서 수정 명령 권한을 아예 상위 규범인 법으로 못박고 교과서 제작업자들에게 사업 취소라는 재갈을 물리려는 것이다. 정부의 말을 듣지 않으면 교과서 제작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데 어느 누가 명령을 거스를 수 있겠는가. 게다가 이번 개정안은 18대 국회 시절인 2010년 9월 국회에 제출됐다가 야당이 장관의 자의적 수정명령권을 비판하며 반대하는 바람에 폐기된 바 있다. 이를 현 정권 임기말과 19대 국회의 개원 초기, 대통령 선거 정국 등이 겹치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타 은근슬쩍 다시 불러낸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 교과서를 자신의 통제 아래 두려는 교과부의 집념과 끈기가 놀랍기만 하다. 

이명박 정권의 교과서 개정을 통한 역사 왜곡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른바 뉴라이트 계열 친정부 학자들의 요구에 따라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바꾸거나, 이승만·박정희 독재정권을 미화하는 것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정권의 이러한 행태는 법원조차도 제동을 건 바 있다. 2009년 9월 서울중앙지법이 “교과부의 수정 명령이 있더라도 저자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교과서 내용을 바꿔서는 안된다”고 밝힌 것이다. 

교과부는 교과서를 자신의 통제 아래 두려는 시도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 과거의 국정교과서 체제를 검인정체제로 전환한 것은 권력의 자의적 개입을 막고 교육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확보하며, 변화하는 사회의 다양성을 구현하기 위해서였다. 그런 마당에 교과서를 장관 마음대로 고치겠다는 것은 군사독재정권 시절로 되돌아가겠다는 뻔뻔스러운 시대착오라고밖에 볼 수 없다. 교과서를 그대로 두라. 이것이 임기말 정권의 교과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2012년 8월 16일 목요일

교과부, 학교폭력 원인과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나


이글은 대자보 2012-08-15일자 기사 '교과부, 학교폭력 원인과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나'를 퍼왔습니다.
아이들 잇단 죽음에 속수무책, 교육정책 신뢰 땅바닥인 줄 모르는지 인권위 권고도 무시

국가인권위원회가 교과부장관과 17개 시도교육청을 피권고기관으로 하여『인권친화적 학교문화 조성을 위한 종합정책 권고』를 송부했다. 이 권고안에는 5개 영역 20개 분야의 52개 권고사항이 들어 있는데 이중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에 학교폭력 내용을 기재하는 것이 또다른 인권침해가 되지 않도록 이 기재의 존속시간을 개선하라는 권고, 즉 졸업 전 삭제 심의제도나 중간삭제 제도등을 도입하라는 개선책 마련 권고를 포함한 인권위 권고를 교과부가 사실상 아예 무시하고 있다.    


학교폭력 피해자의 고통이 상상할 수 없을만큼 크고 자살하는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어 교과부가 이를 근절하겠다며 학생부에 이를 기재하여 경각심을 높이고자 하는 취지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8월 14일자 오마이뉴스 윤근혁 기자의 보도 내용을 보면, 이 제도는 이미 김영삼 정부때인 1995년에도 나왔다가 비교육적 처사라는 비난이 일자 1996년 백지화된 적(아래 사진)이 있었고, 현 이주호 교과부장관은 당시 교육개혁위원회 전문위원이었다고 하니 교육정책이 거꾸로 가도 한참 거꾸로인데다가 금번 인권위 권고 무시는 책임있는 정부 부처의 반응이라고 보기에는 도통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 1996년 1월 19일자 <경향신문> 22면 '폭력학생 생활기록부 기재 교육부 백지화' 보도 내용 © 이영일

학생부는 한 학생의 인생주기적 관점 과정에서의 기록이다. 이 기록에 학교폭력 내용을 기재하는 것을 두고 신중에 신중을 기하자는 것 자체가 논란의 소재가 될 수 없다. 일부 교육청에서 교과부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일선 학교에 학교폭력 학생부 기록을 보류하라고 하고 있는 것은, 학생들이 자살로 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교육당국의 적절한 상담대응 매뉴얼과 위기 개입에 관한 능숙한 현장 조치등이 미숙해 속수무책으로 일터진 후에 외양간 고치는 재발방지만 외치는 한심하고 무능력한 상황을 보여온 상황에서 마치 학교폭력의 원인과 책임을 가해 청소년에게만 전가하려는 듯한 비균형적 요소가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이미 처벌을 받고 있거나 받은 학생에 대한 이중처벌적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등의 논쟁 소지도 존재한다.

게다가 학생부에 학교폭력 내용을 기재하는 것이 교육적이냐 아니냐는 차치하고서라도, 인권위 권고는 학생부에 학교 폭력 내용을 기재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이를 보완하는 삭제심의제도와 중간삭제제도등을 도입 권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학생부 작성·관리가 교과부 권한이고 이미 인권위 권고 내용도 시행하고 있으니 상관하지 말라는 식으로 이를 거부하고 오히려 일선 학교 교사들에게 학생부 기재를 시행하지 않으면 징계하겠다는 것은 엉뚱함을 넘어 교과부 스스로가 고압적으로 인권적 감수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밖에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아무리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연임을 두고 인권위 위상이 이래저래 땅에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구체적이고 실효적인 학생인권 보호방안을 고민해 내놓은 국가기관의 권고안을 두고 이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것은 ‘너는 짙어라, 나는 상관 안한다’라는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행위이자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해 온 대한민국 인권역사를 비웃는 행위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언론에서 이를 두고 교육부와 진보교육감과의 충돌이라 하고 있지만, 사실 이 문제는 진보나 보수의 이념적 문제로 볼 수 없다. 이 논란의 본질에는 피해 학생, 가해 학생 모두 인권적 테두리속에서 일시적 실수가 낙인으로 남지 않고 만회의 기회를 주며 학교가 학생을 책임지는 교육적 가치속에서 보호받게 한다는 인권의 기본적 이념을 실천하는데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이 문제를 진보와 보수의 대립으로 볼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적지 않은 일선 교육청에서 교과부 훈령 시행 강요를 염려하고 있는지 그 이유에 대한 진지한 질문과 대답을 교과부 스스로 찾길 바란다.



경희대NGO대학원에서 NGO정책관리학을 전공했다. 대학시절 총학생회장으로 문화일보 대학생기자와 동아일보리포터 활동을 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후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한국일보 디지털특파원,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서울흥사단 사무처장과 서울특별시청소년수련시설협회 사무국장으로 활동했다. 참여정부 시절 서울북부지방법원 국선변호감독위원, 대통령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13~14대 자문위원, 대한민국 삼청교육피해자보상심의위원등 다양한 민간위원을 역임했다. 지금은 서울특별시교육청 학생인권위원으로 활동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여성가족부)시민 기자, (인터넷한겨레)전문필진, (시민사회신문),(나눔뉴스),(인터넷저널)등 다수의 온오프라인 언론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평론가로 글을 써오고 있다.

2012년 7월 17일 화요일

곽노현 분노의 폭풍 트윗, “닭의 목을 비틀어도…”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17일자 기사 ' 곽노현 분노의 폭풍 트윗, “닭의 목을 비틀어도…”'를 퍼왔습니다.
[권재원의 교육창고] 교과부 학생인권 딴지걸기, 권한남용 아닐까

7월 11일 곽노현 서울교육감이 심야의 폭풍 트윗을 날렸다. 이 정권과, 이 정권이 임명한 교과부장관의 오만한 망동에 대한 나비의 울부짖음이었다. 우선 곽교육감의 폭풍트윗들을 한 번 읽어 보자.

"학생인권옹호관처우조례가 시의회를 통과하기 무섭게 교과부가 저더러 재의요구를 하라고 하네요. 100% 재의결이 확실하지만 학생인권옹호관 임명을 최대한 늦춰보자는 거지요. 아님 말고 식의 꽃놀이패를 즐기는 듯한 못된 심보, 어찌할까요?"

"시대의 요구를 꼼수로 덮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치명적 착각이다. 인권의 행진을 명령으로 멈출 수 있다고 생각하면 과대망상이다. 착각과 망상은 뻘짓을 부른다. 학생인권조례를 제소하더니 이제 학생인권옹호관도 안된단다. 정신 차려라." "안타깝다. 애처롭다. 금년도 인권훼방꾼의 불명예는 따논 당상이다. 도대체 뭘 위해 누굴 위해 학생인권옹호관을 저주하고 가로막나? 스스로 뭘 하는지 개념이 없다. 시대정신과 싸우다 맛이 갔다. 교육은 간데없고 정치만 나뒹군다. 통재!"

"학생인권조례를 시비 걸고 학생인권옹호관을 가로막는 게 유엔아동인권조약 비준국의 교과부장관이 할 일인가요? 아이들에게 엎드려뻗쳐 시켜야 국격이 올라간다고 정녕 믿는 건가요? 시대착오적 해외토픽감 조치에 고개를 들 수 없네요."

"교육기본법상 공교육당국과 학교는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할 법적 의무가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이 학생인권옹호관을 두는 건 설령 학생인권조례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문제 삼을 수 없지요. 학생인권옹호관을 시비 걸면 법위반입니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이 오듯이 학생인권조례의 발목을 잡고 비틀어도 학생인권시대는 옵니다. 아니, 이미 와있습니다. 아이들의 열망속에, 어른들의 각성속에, 시의회의 조례속에 이미 용솟음칩니다. 교과부가 용을 써도 못 막습니다."

이 트윗들을 만약 하나의 트윗으로 요약하라고 하면 "서울시의회가 학생인권을 증진시키는 조례를 통과시키면 교과부는 계속 여기에 대해 재의요청을 한다. 이런 시대를 거스르는 자들 때문에 국격이 떨어진다"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학생인권과 관련된 조례가 서울시의회를 통과하기만 하면 교과부 장관이 교육감의 뜻과 무관하게 재의요구를 요청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회에서 3분의 2 이상으로 통과하면 대법원에 제소하는 등 끝까지 발목을 잡는 상황에서 나온 트윗이다. 도대체 이런 일이 어떻게 발생할 수 있었을까?

이건 우리나라의 지방자치, 교육자치가 완전하지 못한 상태에서 생긴 법령의 빈틈을 교과부가 마구 남용하기 때문에 발생한 사태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시의회와 시장, 그리고 교육감이 고도의 자율권을 가지고 주민자치를 실행하는 그런 제도가 아니다. 중앙부처의 장관이 지방자치단체의 장을 괴롭힐 수 있는 장치를 마치 고려시대때의 기인제도처럼 슬그머니 남겨 놓은 것이다.

이런 중앙집권적 잔재의 폐단이 드러나지 않았던 까닭은 다만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기 전에는 행안부 장관과 교과부 장관이 이 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지방자치단체의 결정에 간섭을 자제했기 때문일 뿐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의 장관들은 이 장치를 이용해서 지방자치단체를 괴롭혀왔다. 특히 2010년 지방선거 참패 이후 많은 자치단체장들을 내어준 것을 이 낡은 제도를 이용해서 벌충하려고 꼼수들을 쓰고 있다.

특히 교육자치법은 미완의 자치와 낡은 중앙통제의 불편한 조합이 아주 심각하다. 교육자치법 제 28조를 살펴보자.

제28조(시·도의회 등의 의결에 대한 재의와 제소) ①교육감은 교육·학예에 관한 시·도의회의 의결이 법령에 위반되거나 공익을 현저히 저해한다고 판단될 때에는 그 의결사항을 이송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이유를 붙여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②제1항의 규정에 따른 재의요구가 있을 때에는 재의요구를 받은 시·도의회는 재의에 붙이고 시·도의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시·도의회 출석의원 3분의 2이상의 찬성으로 전과 같은 의결을 하면 그 의결사항은 확정된다. <개정 2010.2.26>③제2항의 규정에 따라 재의결된 사항이 법령에 위반된다고 판단될 때에는 교육감은 재의결된 날부터 20일 이내에 대법원에 제소할 수 있다.

도대체 왜 이런 단서들을 남겨 놓은 것일까? 원래는 시도의회의 다수당의 전횡과 정치논리가 교육의 전문성을 훼손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는 최고 상위법인 헌법 31조 4항(④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과 직결된다. 따라서 시도의 대의기구인 의회라 하더라도 교육에 관한 문제는 정당들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함부로 좌지우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이상한 꼬리가 붙는다.

①항에는 "....교육감이 교육과학기술부장관으로부터 재의요구를 하도록 요청받은 경우에는 시·도의회에 재의를 요구하여야 한다".라는 꼬리가 ④항에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은 재의결된 사항이 법령에 위반된다고 판단됨에도 해당교육감이 소를 제기하지 않은 때에는 해당교육감에게 제소를 지시하거나 직접 제소할 수 있다라는 꼬리가 붙었다. 이렇게 되면서 교과부장관도 시도의회의 조례에 간섭할 수 있는 근거가 생겼다.

이 꼬리도 사실은 교육감 뿐 아니라 교과부 장관 역시 국가수준에서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지킬 권리와 의무가 있기 때문에 붙은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법에서 장관의 권한이 너무 강하다. 사실 "장관은....재의를 요청하여야 한다."로 끝나는 것이 교육자치 정신에 맞다. 그런데 이 법에는 교육감은 요청받으면 반드시 재의를 요구하게 되어 있다. 그러니 말만 요청이지 사실상 명령이다. 게다가 재의요구의 사유로 공익을 저해하는 경우 뿐 아니라 "조례가 법령을 위반할 경우"까지 포함시켜 놓고 있다. 법령에는 법률과 명령이 들어가는데, 교과부장관은 명령을 제정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러니 교과부장관은 자기 마음에 안 드는 조례가 어느 시도에서 제정되면, 그 조례가 위반이 되겠끔 명령을 개정한 뒤 법령위반을 이유로 들어가며 재의를 강제로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이주호 장관은 실제로 이런 행위를 했다. 학생인권조례가 마음에 들지 않자 실제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한 뒤 학생인권조례가 법령위반이라며 대법원에 제소했다. 말로는 인권조례를 무력화하려는 것이 아니라고는 했고, 실제 개정된 시행령이 인권조례를 무효화 할수도 없었지만, 정작 보도는 인권조례 무력화되었다고 퍼뜨렸다. 그 결과 일선학교에서는 인권조례에 따르는 권리를 요구하는 학생들과 무력화되었으니 원래대로 돌아간거라고 주장하는 수구적인 교사들간의 혼란이 일어났다.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를 무력화하기 위해 중앙정부의 장관이 어거지로 시행령을 개정한 사례가 세계 어느나라에 또 있을지 참으로 궁금하다. 더군다나 중앙정부가 지방자치정부의 조례들 중 하필이면 학생 인권, 교권과 관련된 부분만 콕콕 찝어서 무력화시키려고 나오는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또 있을까 싶다. 있다면 독재국가나 공산국가의 국가원수가 국회에서 민주적이고 인권적인 법률을 제정하지 못하게 하는 책동 정도나 있을까?

물론 재의 요구권이 교과부 장관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중앙정부의 장관에게 시도의회 조례에 대한 재의요구권이 남아 있는 것은 지방자치단체를 통제하고 길들이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이기주의에 매몰되어 자칫 국가 공동체의 이익을 훼손하거나 헌법정신을 벗어날 경우 이를 바로잡기 위해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도의회가 "타 지역 학생들이 이 지역 학교에서 수학하고자 할 경우에는 이주 여부와 관계 없이 반드시 전입 고사를 쳐서 평균 우 이상의 학업성취도를 입증하여야 한다. 또한 해마다 실시하는 학업성취도 검사에서 평균 미 이하의 학생들은 이주여부와 관계 없이 이 지역 학교에서 수학할수 없다" 이 따위 조례를 만들었다면 교과부 장관은 재의를 요청해야 한다. 그리고 교육감이 일제고사 평균점수를 높이기 위해 이런 조례를 공표하였다면 이때는 교과부 장관이 나서서 교육감의 뜻을 거슬러가면서라도 강력하게 재의 요청을 해야 한다. 이런 조례는 반 헌법적이고 반 인권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한민국 헌법에 따르면 대한민국 정부의 존재 목적은 국민의 인권을 수호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학생들의 인권을 증진시키자고 만들어진 조례를, 헌법정신을 더 세세하고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례를, 그것도 국제법적 지위를 가진 협약에 근거한 조례를, 단지 자기 마음에 안든다는 이유로, 혹은 자기들과 친한 수구적인 단체, 교장들의 이익과 어긋난다는 이유로, 매우 사소한 법령상의 문제를(그것도 명확히 확인되지도 않은)들어 재의를 요구하고, 법원에 제소한다면 이는 교과부 장관에게 부과된 권한과 책무를 한참 넘어선 횡포다. 아니 넘어선 것이 아니라 정면으로 거스르는 횡포다. 이는 직권남용이며, 헌법을 거스른다는 의미에서 거의 반란이라고 할 수 있다.

국가는 오른쪽으로 편향된 이념집단과 광적인 속성을 가진 종교집단, 특정한 이익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다.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관료들은 이를 명심해야 한다. 그들은 이 세상을 자신들이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는 기계로 여길지도 모르겠지만, 실제 이 세상은 복잡계이다. 그러니 복잡계 현상에 대한 가장 직관적인 비유로 사용되고 있는 "브라질 나비의 날개짓이 북경에 토네이도를 일으킨다"는 비유를 심각하게 되새겨야 한다.

서울시교육청과 대한민국 정부의 거리는 브라질과 북경의 거리보다 훨씬 가깝고, 곽노현 교육감의 날개짓은 브라질의 나비의 날개짓 보다 훨씬 강렬하다. 그러니 그 결과는 토네이도보다도 훨씬 강력한 태풍이 될 것이다. 그 태풍은 바로 시대정신이다. 그들은 지금 시대정신을 거스르고 있다. 그들을 침몰시킬 바람은 곽노현 개인의 바람이 아니라 정의와 인권이라는 이 시대의 바람일 것이다.


권재원 풍성중학교 교사 | hagi814@gmail.com

2012년 6월 16일 토요일

"교과부는 살인범, 이주호 장관 양심 있다면 사퇴하라"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6-15일자 기사 '"교과부는 살인범, 이주호 장관 양심 있다면 사퇴하라"'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이주호 장관 '직무유기'로 고발하는 최훈민 군

ⓒ양지웅 기자 이주호 교과부장관을 직무유기로 고발하는 청소년 최훈민 군

청소년들이 18일 교육과학기술부 이주호 장관을 '직무유기'로 고발한다. 학생들이 학교폭력·입시경쟁으로 잇따라 자살하는 상황에서 교과부가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4조에 명시된 국가의 책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교과부 장관 고발에 앞장서는 최훈민(18)군은 15일 와의 인터뷰에서 "청소년들이 자살을 막아달라고 1인시위를 한지 50일이 지났지만 교육당국은 무관심, 무책임,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국가의 책무를 다하지 않은 이주호 장관을 직무유기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최군은 지난 4월 경북 영주와 안동에서 청소년들이 잇따라 자살하자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 죽이는 입시경쟁교육을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후 최군은 청소년, 사회단체 인사 등과 함께 "교과부는 청소년 자살을 막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우라"며 50여일 간 1인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한 학생이 자살하는 등 청소년 자살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며 "학생의 개인적인 죽음이 아니라 입시 경쟁 제도 때문에 생긴 명백한 '교육 살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정작 교과부에서는 청소년들이 죽음을 막아달라고 1인시위를 해도 연락이 없는 등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있다"며 "이주호 장관이 하는 행위가 직무유기로 끝나면 차라리 다행인데, 살인에 가깝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이주호 장관은 죽은 학생들에 대해 사죄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군은 지난 2월 학교를 자퇴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5월 또래 청소년들과 함께 '희망의 우리학교'를 설립하는 등 대안교육을 만들어가고 있다.

ⓒ양지웅 기자 최훈민 군이 지난 2월 서울 종로 교육과학기술부 앞에서 '죽음의 입시경쟁교육을 중단해주세요'라고 적힌 피켓을 든 채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 이주호 교과부 장관을 왜 고발하나?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을 보면 정부와 국가는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근절할 의무가 있음에도 그런 책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 청소년이 계속 자살을 하는 상황에서 교과부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에 고발까지 생각했다."

- 대구에서 6개월 사이에 10명의 청소년이 투신을 하는 등 청소년 자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작년 말부터 청소년 죽음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또래의 친구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웠다. 제대로된 신고조차 하지 못하고 사망한 그들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이번 주만 하더라도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자살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학교에 못가게 됐다며 자살하는 등 청소년 두 명이 자살했다. 모두 개인적인 죽음이 아니다. 입시경쟁 제도 때문에 죽은 것으로 명백한 '교육 살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는 교과부는 살인범이다."

- 학교폭력으로 인한 죽음도 심각하다. 정부는 그동안 '일진경보제', '복수담임제' 등 학교폭력 대책을 내놓았다. 어떻게 보나?

"과연 정부와 교과부가 내놓는 정책이 실효성 있는 정책인지 되묻고 싶다. 학교폭력을 근절하는 대책은 내놓지만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은 아무도 내놓지 않고 있다. 담임이 한명 더 늘면 학교폭력이 사라지는 것인가. 정부는 언론을 통해 웹툰과 게임을 폭력의 원인으로 몰아가고 있다. 모두 다 '입시경쟁으로 생긴 죽음'이라는 본질을 흐리기 위한 대책일 뿐이다. 

한번의 경쟁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이 교육 시스템, 친구를 동료가 아니라 경쟁자로 만드는 교육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입시경쟁 제도를 고치지 않는 교과부를 이해할 수 없다. 이 사태를 겪으면서 교과부는 기득권층이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학벌구조가 사라지면 기득권이 흔들리기 때문에 지금의 교육제도를 유지하는 것인가?" 

- 50여일간 입시교육 경쟁 교육 중단을 위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교과부에서는 따로 연락이 오지 않았나.

"시위를 하니까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연락이 오더라. 곽노현 교육감과 직접 만나서 밥도 먹었다. 곽 교육감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정작 교과부에서는 지금까지 아무런 연락도 취하지 않았다. 심지어 교과부 직원이 '학교폭력 토론회'에 참석한다고 해놓고 '지방 출장을 간다'며 나오지 않은 일도 있었다. 교과부가 청소년의 죽음을 해결할 의지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자세로 지방출장을 백날 가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전교조나 다른 단체에 물어봐도 교과부에서 이야기를 듣는 자세가 부족하다고 하더라."

- 청소년 자살을 막으려면 무엇을 해야하나?

"단순하다. 입시교육이 아니라 서로 협력하는 교육, 자신이 하고 싶은 교육을 만들면 된다. 물론 이것은 근본 문제로 해결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렇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일제고사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다. 그런 것부터 줄여 나간다면 청소년 자살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 이주호 장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주호 장관은 토크콘서트를 하면서 소통을 언급하고 있는데, 그것이 진정한 소통인지 의문이 든다. 본인이 하는 행위가 직무유기로 끝나면 차라리 다행이다. 그러나 지금은 살인에 가깝다. 이주호 장관은 평생 죽은 학생들에 대해 사죄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지금 당장 사퇴해야한다. 그것이 교육자로서의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는 일이다."

정혜규 기자 jhk@vop.co.kr

2012년 3월 15일 목요일

‘이주호 아바타’ 이대영, 곽노현 병가 틈타 사고쳐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3-15일자 기사 '‘이주호 아바타’ 이대영, 곽노현 병가 틈타 사고쳐'를 퍼왔습니다.
트위플 “낙하산 늘 문제…빨리 잘라야 교육정상화 되겠네”

이대영 서울시부교육감이 곽노현 교육감이 병가로 자리 비운 사이, 서울시교육청의 기존 정책과 정반대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해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15일 에 따르면 이 부육감이 13일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 활성화를 위한 시간 편성 추가 안내’라는 공문을 모든 중학교에 내려 보냈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달 23일 ‘체육수업 확대 여부는 학교 여건에 맞게 자율적으로 결정하라’고 밝힌 것과 정반대의 내용인 것이다.

앞서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달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으로 중학교 체육수업 확대와 스포츠클럽 활성화를 요구했다. 이러한 갑작스런 지시로 새학기를 코앞에 둔 대다수의 학교에서 혼란이 있었다. 이에 서울·경기 등 일부 교육청에서는 학교 자율에 맡기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곽 교육감 구속 이후 교과부가 교육감 권한대행으로 임명하여 학생인권조례를 제지하는 데 앞장섰던 이 부교육감이 또다시 곽 교육감의 빈 자리를 틈 타 곽 교육감의 정책에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이 부교육감이 지난 12일 중등교육과장회의에 참석해 ‘전국에서 서울이 체육수업 증가 실적이 가장 떨어지니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담당자들을 몰아세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의 내용을 보고받고 공문 발송을 결재해야 할 곽 교육감은 그날 휴가를 내고 경기 고양의 한 병원에 독감 치료차 입원해 있었다. 담당 국장 등은 13일 병문안을 겸한 사후보고를 하긴 했지만, 공문 내용을 상세하게 전달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 부교육감은 “회의가 끝날 무렵 잠깐 들러 교사들의 추가 수업 부담은 없고 강사를 채용하는 비용도 전액 지원된다는 것을 알렸을 뿐 어떤 지시를 내린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곽 교육감이 돌아와 이를 수습하려면 ‘또 바꾸냐’는 원성이 돌아올 가능성이 커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곽 교육감이 해직교사 채용 등으로 교과부와 갈등을 빚고 있어, 교과부 대변인이었던 이 부교육감 교체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이 부교육감의 만행이 알려지자,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은 “곽노현 자리만 비우면, 사고치는 이대영 부교육감. 교육감이 병가내자 인권조례 번복 등 교육부 정책 몰아부쳐. 꼼수하나는 제대로 배운 인물인듯”이라며 비난했다.

서영석 전 대표는 “이대영부터 잘라야 서울시 교육이 정상화되겠네요”라고 촌평했다.

트위터 상에는 “이대영 부교육감.. 트친님들 관심이 필요하신 듯”(se******), “작두가 필요해!!”(ygk******), “곽노현 교육감 병가 낸 그 틈에 또 꼼수부리는 작태”(oj*****), “이런 지멋대로 부교육감은 하루라도 빨리 보직 해임 해야지요. 아울러 미친척 하며 부교육감에 은근 동조하는 고위직도 정리 필요!”(ove******)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또 “정말 짜증나는구나, MB 꼭두각시들”(dajun******), “낙하산이 문제여 늘~”(hah******), “교과부 탈을 쓴 늑대구만”(k******), “교육으로 장난 치다니...”(haya*****), “정부가 시민의 선거권을 짖밟는 짓거리군요!”(os*****), “민선 교육감과 관선 부교육감의 불편한 동거 ㅠㅠ 이 부교육감 같은 사람이 승진하게 되는 시스템이 문제”(hig******) 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