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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22일 수요일

민주양심교사 조연희, 박정훈, 이형빈 선생님은 즉시 교단으로 복직되어야 합니다


이글은 서울의소리 2013-05-22일자 기사 '민주양심교사 조연희, 박정훈, 이형빈 선생님은 즉시 교단으로 복직되어야 합니다'를 퍼왔습니다.
통합진보당 논평 내 놔!

선생님의 은혜를 다시 생각해보는 '스승의 날'이 불과 닷새 전이었는데, 이 시대의 참스승 세 분이 곡기마저 끊고 아스팔트 위에 앉았습니다.

민주양심교사 조연희, 박정훈, 이형빈 선생님께서 교단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간곡한 호소와 함께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했습니다.

조연희 선생님은 15억원을 유용한 사립학교 비리를 고발했습니다. 교육청 특별감사 결과 모두 정당한 제기였음이 밝혀졌는데도 학생들을 위한 의로운 행동에 돌아온 것은 재단의 보복 조치, 해임이었습니다.

박정훈 선생님은 국가보안법 공안 사건으로 면직되셨다가 사실상 무죄판결을 받고 특별사면을 받았습니다. 2006년 당시 교육부에서도 복직권고 공문을 서울시교육청에 보냈습니다.

이형빈 선생님은 소속 학교가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되자 귀족학교를 반대하는 교육자적 양심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사직하셨습니다. 오늘 충격적인 국제중 입시비리사태는 선생님을 다시 기억하게 합니다.

수많은 기자회견과 호소, 기약 없는 길거리 수업, 단식농성에 이르기까지 다시 교단에 서기 위해 세 분의 노력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작년 3월, 당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공립학교 교사로 특별채용했으나 정작 교과부에서 임용취소 결정을 내리면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교육감의 고유 권한을 침해하면서까지 억지를 부리던 교과부 결정에 대해 이미 지난 4월, 서울행정법원에서 임용 취소에 대해 취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교육부는 압력을 거두지 않고 서울시교육청은 사실상 임용취소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학교폭력, 교육비리 등 교육문제가 끊임없이 터져나오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 두렵다는 학부모들의 호소가 이어지는 요즘, 세 분 선생님들의 빈 자리가 어느 때보다 더 커 보입니다.

민주양심교사 조연희, 박정훈, 이형빈 선생님께서 계실 곳은 서울시교육청 앞 아스팔트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과 함께 할 교단입니다.

교육부는 즉시 임용취소 공문을 철회할 것, 서울시교육청은 교육부의 부당한 명령을 거부하고 선생님들을 바로 학교로 복직시킬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2013년 5월 21일 통합진보당 대변인 홍성규


서울의소리

2012년 9월 28일 금요일

[조연희 칼럼]‘낙오자도 없는 교육’ 꿈은 계속된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9-28일자 기사 '[조연희 칼럼]‘낙오자도 없는 교육’ 꿈은 계속된다'를 퍼왔습니다.
곽노현 쫓아낸다고 공정택 시절로 돌아갈까

“감히 말씀드립니다. 혁신학교는 우리 교육과 미래의 희망이 될 것입니다. 곽노현 교육감을 지키고 싶습니다.”

곽노현 서울 교육감의 대법원 판결을 하루 앞둔 저녁 시간, 서울 광화문 시민촛불문화제에서 혁신학교에 다니는 고등학교 학생들이 무대에 올라와 한 말이다. 이 자리에는 혁신 학교 교사와 학부모들의 간절한 바람도 자유 발언 형태로 이어졌다.

역시 서울의 어느 혁신학교에 다니는 초등학생이 쓴 글이 교육희망네트워크 카페에 올라온 적이 있다. “노는 건지 공부하는 건지 헷갈릴 정도로 재미있게 배우고 있다. 친구들과 의논하고 토론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과목에 따라서 각자 부분별로 조사해서 서로에게 알려주기도 한다.”,“하루하루 오늘은 학교에서 무슨 재밌는 일이 생길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등교하고 오늘 역시 즐거운 하루였다. 만족스럽게 하교한다.”

ⓒ민중의소리 혁신학교 장곡중학교

혁신교육 서울, 공정택 시절로 돌아가나

학교 현장은 이미 변하고 있다. 암기 위주 주입식 경쟁 교육 대신에 창의적이고 상호 관계 지향적이며 체험 활동 중심의 21세기형 교육이 서울을 비롯한 진보 교육감 지역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350여개의 초·중·고에 혁신학교가 운영되고 있고, 2014년까지 720여 개 학교로 확대될 예정이다. 학교 별로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기존의 암기 위주 획일적 교육에서 벗어나 토론과 체험, 자기 주도적 새로운 학습 형태가 일정한 틀을 갖춰가고 있고, 학생, 교사, 학부모 만족도가 높아가고 있다. 

그러나 국제도시라고 자타 공인하는 수도 서울에서도 시대에 역행하는 교육이 불과 얼마 전까지도 운영되었다. 공정택 전 교육감 시절의 입시 위주 무한 경쟁 교육, 부모의 경제적 지위에 따라 학교가 달라지는 자율형 사립고와 국제중학교 설립, 초등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사라졌던 수우미양가 성적표 부활, 이명박 정부보다 3년이나 먼저 시작한 초등학교 일제고사 등으로 인해 초등학교에서부터 입시 위주 문제풀이 수업이 확산되며 시대에 뒤떨어진 수업이 이루어졌었다.

교육의 시대적 변화에 공감하고 무상급식과 같은 보편적 복지의 교육적 효과를 바로 볼 줄 알았던 서울 시민들은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곽노현이라는 첫 진보 교육감을 배출했다. 곽노현 교육감은 다른 진보 교육감들과 함께 미래 교육의 대안으로 혁신학교를 통한 수업의 변화를 추구했고, 무상급식 정책 추진으로 보편적 복지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가져오게 했으며 학생인권조례제정 등을 통해 인권에 대한 사회적 담론을 재형성하게 만들었다. 

또한 공정택 교육감 시절 만연했던 교육청의 인사 · 공사 비리와 사립학교의 전형적 백화점식 비리 등을 근절하기 위해 개방형 감사제를 도입하고, 제도와 시스템 개선 등에 박차를 가했다. 서울교육청에 만연했던 인사 청탁 등의 관행이 불과 몇 년 만에 사라지고, 비리를 저지른 사학재단은 임시이사 파견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여 국민 세금이 엉뚱한 곳으로 사라지는 것을 막아냈다. 

‘사후매수’라는 형용모순

그러나 곽노현 교육감은 2012년 9월 27일, 대법원 확정 판결과 동시에 교육감 직에서 물러났다. 징역 10월이라는 형사처벌까지 덤으로 받았다. 그의 죄목은 선거법위반인데 ‘사후매수죄’라고 한다. 우리 사회 최고 엘리트들의 집단인 법원, 그 중에도 더 엘리트 집단인 대법원에서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사후매수’라는 형용모순을 법에 적용하여 진보 교육감을 내쫒았다. 서울의 중학교와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물어봐도 ‘사후매수’가 있을 수 있으며, 그것이 중대범죄가 될 수 있느냐고 물어보면 대다수 학생들이 고개를 가로저을 것이다. 

검찰과 법원이 곽노현 교육감을 사법 처리하여 교육감 직에서 물러나게 하려면 최소한 단일화 당시 곽교육감이 상대 후보에게 금전을 약속했어야 한다. 그러나 검찰과 법원은 유례가 없을 정도의 강도 높은 심문을 했는데, 역설적이게도 그들이 밝혀낸 것은 사전에 금전 제공의 약속이 없었다는 사실이었다. 

경제적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박 교수에게 2억 원을 부조할 것을 곽 교육감에게 권해서 함께 재판을 받았던 강경선 교수는 최근 사석에서 “검찰과 법원은 멀쩡한 두 사람에게 병이 들었다고 하면서 병원에 입원시켜 온갖 검사를 하면서 병이 들었다고 계속 주입하고 있는 황당한 상황”이라고 어이없어했다. 강경선 교수는 대법원에서 고법으로 파기환송되었다.

‘사후매수죄’라는 이 형용 모순의 법은 세계에도 유래가 없고, 일본에 있기는 하지만 비현실적이어서 사문화 되어 있는, 대한민국에서도 최초로 적용되는 법이다. 위헌적 요소가 다분한 이 법으로 인해 1천만 서울 시민이 직선으로 선출한 교육감을 감옥으로 보낼 수 있다는 현실 그 자체가 모순이다. 헌법재판소에서도 같은 판결을 내린다면 희대의 코미디 한 편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한편 검찰은 사건 초기부터 당선 이전에 금전 지급을 약속한 증거가 있고, 녹취록도 있다는 둥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일일 보고 형태로 언론에 흘렸다. 이 자체가 불법인데 언론은 이 불법을 묵인했을 뿐 아니라 최대한 활용했다. 언론은 검찰이 흘려주는 내용만 믿고 연일 대서특필했다. 이에는 비교적 진보 성향의 언론도 예외가 아니었다. 여론은 ‘곽노현 죽이기’ 그 자체였다. 이 시점에서 언론은 자신들의 부끄러운 행위를 반성해야 한다.

법원과 헌재가 외면해도 ‘혁신교육’은 부활할 것이다

그나마 교육 시민사회단체와 일부 시민들이 곽노현 교육감이 주장하는 ‘선의의 부조’에 대한 진실 규명을 기다려보아야 하는 입장을 견지했고, 공동대책위원회도 꾸려졌다. 모두가 사퇴를 요구할 때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서울 교육의 혁신을 바라고 함께 해오는 과정에서 얻게 된 ‘인간에 대한 신뢰’ 때문이었다. 강경선 교수의 인품과 곽 교육감의 교육자로서의 양심을 믿었기 때문이다. 

또한 곽노현 교육감이 실현하고 싶어 했던 ‘한 명이 낙오자도 없는 교육’은 역으로 곽노현 교육감에게도 적용되었다. 만의 하나 곽노현 교육감의 말이 진실이라면 누군가는 끝까지 그의 곁에 남아서 진실 규명이 될 때까지 기다려주어야 한다고 보았다. 

다행스럽게 대법원도 1·2심과 마찬가지로 시민대책위에서 믿었던 사전 매수 행위가 없었음을 인정했다. 곽 교육감은 비록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진보 진영에서 인내를 갖고 지켜봤던 것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지 않았다. 

한국인들에게 정치인들의 ‘뒷돈’에 대한 인식은 대부분 파렴치한 불법 행위 수준이다. 실제 수많은 정치인들이 권력을 잡기 위해 온갖 불법 행위를 한다. 그러한 행위는 마땅히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 그러나 정치인들의 금전 거래가 대부분 사회악이었다고 해서,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한 것까지 억지 법 논리를 내세워 처벌하는 것은 법의 정의를 왜곡하는 것이며, 하필이면 한가위 명절을 앞둔 시점에 선고 날짜를 잡아 현직 교육감을 구치소로 보내는 것은 고도의 정치적 행위로 보일뿐이다.

ⓒ이승빈 기자 27일 오후 대법원 유죄 판결이 내려진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을 나서며 직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현 시점에서 교육 현장의 혼란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법은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을 즉각 내리고, 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12월 19일에 서울교육감 보궐 선거가 실시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헌법재판소가 그랬듯이 정치적 고려 때문에 판결을 미룬다면 12월 19일에는 대선과 함께 서울교육감 선거가 치러질 것이다. 무상급식을 반대했던 오세훈 시장을 내리고 시민운동가였던 박원순 시장을 선택했던 서울 시민들, 학교 혁신이 서울에서부터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현명한 선택을 할 것임을 확신한다. 12월 19일, 곽노현은 새롭게 부활할 것이다.

곽노현 교육감은 재임 기간 내내 학교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학생, 교직원, 학부모들을 만났고, 미래 사회에 맞는 질 높은 공교육의 표준을 새로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헌신했다. 신의를 저버리지 않은 곽노현 교육감에게 감사와 한없는 애정을 보낸다. 그리고 대법원 판결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파렴치범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위해 교육감 직을 던지게 되었던 사람으로서 서울 시민들과 학생들에게 기억될 것이다.

조연희 교육희망네트워크 집행위원장

2012년 9월 5일 수요일

[조연희 칼럼]초등때 ‘폭력’, 고교 졸업 후 5년까지 기록 남기라고?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9-05일자 기사 '[조연희 칼럼]초등때 ‘폭력’, 고교 졸업 후 5년까지 기록 남기라고?'를 퍼왔습니다.

‘대한민국 교과부는 교육은 없다’

지난 8월 31일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이 교육청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한 성명서 제목이다. 또한 김 교육감은 교육과학기술부의 경기도교육청에 대한 특별감사 실시에 항의하는 의미로 200시간 비상근무를 선포했다. 김승환 전북 교육감과 민병희 강원 교육감도 교육청에 대한 교과부의 특별감사 강행 등 교육자치 훼손에 대하여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성명서를 통해 교과부의 지시에 따라 졸속으로 시행되는 학교폭력 가해학생 학생부 기재는 기본권 침해에 따른 헌법 위반 소지가 있고, 교육의 원칙에도 어긋난 대책이며,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장관의 지시나 부처의 훈령이 아니라 법률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1천만 경기도민의 교육 책임자로서, 또한 한 사람의 교육자로서 고민하고 신중히 판단하여 집행 여부를 검토해야 하는 사안이기에 교육감으로서 당연히 할 수 있는 주장이다.

ⓒ경기도교육청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국가인권위도 개선 권고하는 교과부의 학교폭력 기록 지침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생활기록부 기재 보류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경기도·전라북도·강원도 교육청에 대해 특별감사라는 무기를 들이대며 교육청과 일선 학교를 협박하고 있다. 해당 교육청을 직접 방문하여 관내 학교에 직접 전화를 걸고, 공문을 보내 생활기록부 기재를 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준다는 협박까지 하고 있다. 교과부의 이와 같은 행위는 헌법이 보장한 교육 자치와 교육의 전문성과 자주성을 훼손하는 일이며, 권력을 악용한 반교육적 학교 폭력 2차 가해 행위이다. 헌법과 법령을 무시하고 인간의 기본권을 무차별적으로 침해하는 교과부의 행위가 1차적인 학교 폭력임은 말할 필요가 없다.

지난 8월 3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인권친화적 학교 문화 조성을 위한 종합정책권고’에서 교과부의 학교 폭력 대처 방안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여 국무총리, 교과부 장관, 17개 시도교육감 등에 권고를 했다. 국가인권위는 권고문에서 인권친화적 학교 문화 조성을 위해 교육기본법 제2조(교육이념)에 ‘인권존중’을 포함하고 제9조에는 ‘학생의 기본적 인권’ 보장을 기술하도록 권고하였다. 또한 학생인권보장을 위해서는 조례차원의 법 개정을 넘어 학생 인권을 법률로 보장할 것을 주문했다. 교육 환경에 대하여도 언급하였는데, 과밀학급 해소와 행정 업무 경감, 집중이수제 재검토 등을 통해 교원들이 교육과 훈육에 전담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 것을 권고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학교 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학교생활기록부 기록에 대해서는 졸업 전 삭제 심의제도나 중간 삭제 제도 등을 두어 생활기록부 기록이 또 다른 인권 침해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사생활 침해 예방, 개인 정보 최소 수집, 민감정보처리 제한 고려 등 인권이 침해되지 않는 선에서 정부를 교육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작성 방식을 개선할 것을 권고하였다. 

올 해 3월 교과부에서 징계 학생 학생생활기록부 기재 지침을 발표하자, 전교조에서는 지난 3월 인권 침해를 우려해 인권위에 진정을 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에서는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하여 지난 7월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및 관리 지침(교과부훈령)’에 대한 헌법 소원을 제기했다. 인권위의 권고안은 이런 문제 제기 등을 배경으로 나오게 되었다.

소년원 전과 기록은 위법, 단순폭력 경력은 기록해라?

그러나 교과부에서는 교육단체나 법률 단체, 국가인권위원회의 의견을 무시하고 오로지 지침 관철에 혈안이 돼 초헌법적 지침을 일선 학교와 교육 기관에 보내고 있다. 교육의 정치 중립성과 자주성의 존재 이유가 이처럼 극명하게 드러난 사례는 많지 않다. 교육적 판단 하에 생활기록부 기재 보류 입장을 밝힌 교육감과 학교장, 교사들의 결단에 대해 교과부는 그 이유의 타당성에 대하여 깊이 고민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교과부 장관이 당장 해야 할 일은 교육단체, 인권단체, 법조계 등 각계 전문가 등의 의견을 구하고 자신들의 지침이 문제가 있을 경우 즉시 취소 결정을 하거나 최소한 보류 입장을 밝혀야한다. 

심지어 교과부 장관은 전국의 모든 학교 교사들을 범죄자로 만드는 지침도 내렸다. 교과부 장관은 학교 폭력으로 인한 소년원 경력 등도 생활기록부에 기재하라는 지침을 지난 3월에 내렸는데 이는 분명 현행법 위반이다. 현행법은 소년의 품행 교정을 위한 보호처분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면서도 소년의 미래를 위해 소년원 경력을 재판, 수사, 군사상 필요한 경우 이외의 조회에 응하지 못하게 되어 있고, 이를 어길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지침의 현행법 위반이 드러나자 교과부는 소년원 경력 등의 기록은 삭제하라는 공문을 다시 보냈다. 문제는 소년원 경력은 기록할 수 없도록 법에 되어 있기에 기록할 수 없지만,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의 징계 경력을 생활기록부에 기재하여 고교 졸업 후 5년까지 보전하게 한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 때 학교 폭력에 단순 가담하여 서면 경고 등을 받은 경우에도 고교 졸업 후 5년이 지나야 기록이 삭제된다. 형평성이 어긋나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을 지경이고,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반인권적인 행위를 학교 폭력을 없애기 위한 방안이라며 막무가내로 몰아붙이고 있다. 

ⓒ이승빈 기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비롯한 시민사회 단체들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 강요·교육자치 훼손' 이주호 교과부장관 직권남용 고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더라도 일부 나라에서 학교 폭력 기록을 남기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대개 그 사유가 위중한 경우에 한하고, 그나마 고교 졸업 전에 징계 사유가 삭제된다. 프랑스의 경우, 고교 졸업과 동시에 모든 징계 기록이 삭제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고, 중국의 경우는 근신 기간이 끝나고 나서 해당 학생이 징계 기록 삭제 요청을 할 수 있다. 징계 기간 동안 재교육을 받는다거나 행동의 변화를 스스로 가질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교육’이다. 캐나다의 경우는 기록 자체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현행 교과부 지침은 아주 경미한 일로 인하여 서면 경고를 받은 경우에도 삭제하지 않고 기록을 남기겠다는 것이다. 이는 ‘교육’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 성찰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발상이다.

‘폭력 학생’ 이라고 학생부에 기록하는 게 교육인가?

학교 폭력의 양상이 다양화되고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고,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인 것은 분명하다. 중요한 것은 교과부의 지침이 학교 폭력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와 그 해결 방법이 교육적인가와 법률 위반의 소지가 있는가이다. 법률로는 기본권 침해의 위헌 요소가 있다는 것이 국가인권위나 민변 등의 판단이 있고, 학교 폭력을 해결하는 문제는 그 근본 원인을 분석하여 사회 구조적 문제, 학교 문화의 개선, 재발 방지를 위한 교육적 방법 개선 등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 또한 학교 폭력 가해 학생에 대하여는 자신의 행동이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에 대하여 알게 하고 진심으로 반성할 수 있는 방법이 교육적인 것이고, 그래서 학교 교육이 중요한 것이다. 

교과부 장관은 이제라도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지침을 보류하고, 관련 기관과 학부모단체, 교사단체, 교육과 상담 전문가, 법률가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가장 교육적인 방안으로 학교 폭력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교과부가 교육을 포기하고 정치 논리나 권력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그 존재 이유 자체가 없다. 국가인권위에서 권고한 바대로 아동·청소년 인권법 제정과 인권친화적 학교 만들기를 위한 활동에 힘을 쏟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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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희 교육희망네트워크 집행위원장

2012년 3월 11일 일요일

곽노현, 사립학교 '족벌 운영' 막았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3-09일자 기사 '곽노현, 사립학교 '족벌 운영' 막았다'를 퍼왔습니다.

법원이 '사립학교 족벌 운영'을 제한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과 사학법인이 벌인 소송에서 곽 교육감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박정화 부장판사)는 서울의 동일학원이 '교장임명승인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동일학원은 조연희 교사가 지난 2006년 사립학교 비리를 고발하다 해직당한 법인이다. 조 교사는 최근 사학 비리 고발 공로를 인정받아 서울 지역 공립학교로 특별채용됐지만 교육과학기술부에서 하루만에 임용취소를 해 복직이 무산된 바 있다.

서울에서 유치원, 초.중.고교 5곳을 운영하는 이 법인은 지난해 8월 이사회에서 소속 초등학교 교장인 이사장 장남 김모씨의 중임을 결정했지만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곧바로 승인 거부를 당했다. 

당시 서울시교육청은 "이사장 차남이 법인에서 운영하는 여고 교장으로 이미 재직하고 있다"며 "김씨의 중임은 '사립학교 법인은 이사장의 배우자, 직계 존비속과 그 배우자 가운데 1명만 소속 학교장으로 임명할 수 있다'는 학교장 임명승인 기준에 어긋난다'며 거부 이유를 밝혔다.

그러자 법인 측은 "사립학교법상 학교장 승인 요건 등에 관한 위임 규정이 없으로 기준이 무효이고 직업선택의 자유도 침해하는 만큼 처분이 재량권을 벗어나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다. 이 소송은 '사립학교 정상화'를 강조했던 곽 교육감과 법인이 충돌한 가운데 진행된 것으로 교육계 안팎의 관심을 받았다. 현행 사립학교법 제54조에 따르면 학교법인 이사장의 배우자, 직계존비속과 그 배우자는 학교장에 임명될 수 없지만 이사 정수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고 관할청의 승인을 받을 경우 가능하다.

재판부는 곽 교육감에게 힘을 실어줬다. 재판부는 "교육청이 교장임명 승인 여부를 판단할 때 재량이 있으므로 판단 기준을 정하는 것도 교육청의 재량권에 속한다"며 "교육청의 기준이 개관적으로 합리적이지 않거나 타당하지 않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이사장 자녀들이 2개 이상의 소속 학교장에 임명되면 학교들이 이사장 친인척 중심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며 "법인의 자율성과 김씨의 직업선택 자유가 사립학교의 건전한 발전이라는 공익보다 우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사립학교의 공익성을 강조했던 곽 교육감이 웃는 순간이었다.

정혜규 기자jhk@v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