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이주호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이주호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3년 2월 8일 금요일

우리아이 우열반 내모는 ‘이동수업’의 둔갑술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2-07일자 기사 '우리아이 우열반 내모는 ‘이동수업’의 둔갑술'을 퍼왔습니다.
[권재원의 교육창고] 이주호 장관, ‘교과교실제’를 선진형으로 일원화해야

임기가 한 달도 안 남은 이주호 교과부장관이 또 망신을 당했다. 이번에는 교과교실제 때문이다. 이주호 장관의 야심찬 프로젝트로 막대한 예산을 퍼부어 가며 수많은 시범학교들을 선정해가며 추진했던 이 교과교실제 사업이 속빈강정에 예산낭비도 판명되었기 때문이다. (한겨레 신문 2월 3일)
기사 내용은 이렇다. 서울시교육청이 교과교실제를 시범실시한 학교들 중 8개교를 골라 감사한 ‘2012년 하반기 교과교실제 운영 실태 정책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교과교실제 예산 74억 2650만원 중 6억 7676만원이 이와 무관한 용도로 사용되는 등 예산낭비도 심각한데다가, 교과교실 활용도도 44%로 낮고, 학생들의 만족도도 30% 미만으로 저조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기사를 근거로 교과 교실제를 속빈강정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학급 중심으로 운영되는 초등학교와 달리 교과 중심으로 운영되는 중·고등학교에서는 교과 교실제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학생들이 지정된 학급 교실에 머물러 있고, 교사가 시간표에 따라 해당 학급 교실로 찾아가서 수업하는 것을 너무 당연시 했다. 그러나 미국이나 유럽의 중등학교에서는 교사들이 각자 자기 교실에 있고 학생들이 시간표에 따라 해당 교과 교실로 이동하면서 수업을 듣는다. 교사들의 사무실도 해당 교실에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교사들을 한곳에 몰어 넣은 우리나라의 교무실 같은 공간도 필요하지 않다.
물론 모든 교과 시간에, 모든 교사가 주입식 강의로만 수업하고, 교과서, 백묵, 칠판만을 사용하여 수업한다면 교과 교실제는 필요 없다. 그리고 실제로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나라 학교에서는 교과 교실제가 필요 없는 수업만 이루어져 왔다. 운동장에서 활동해야 하는 체육, 교실마다 피아노를 설치하기 어려운 음악, 그리고 실험도구가 필요한 과학 정도가 별도의 교실을 사용했을 뿐이다.
하지만 이는 모든 교과의 모든 교사들이 획일적인 방식의 수업을 한 탓이 아니다. 거꾸로 똑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해야 했기 때문에 획일적인 수업밖에 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한 학급에 11개 교과의 교사들이 번갈아가며 수업을 하는데, 이 교과와 교사들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교실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사회교사는 그룹별 토론을 위해 책상을 4~5개씩 뭉쳐 놓기를 원하고, 수학교사는 6열로 질서정연하게 줄이 맞춰진 일반적인 교실을 원하고, 도덕교사는 책상이 교실 가장자리로 가고 가운데 신체표현을 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 있기를 바란다면, 지금과 같은 체제에서 이게 과연 가능하겠는가? 그러니 가장 간편한 방법인 교과서 중심의 일제식 강의 밖에 할 수 없는 것이다.

학생이 과목별 교사가 상주하는 학급을 찾아다니며 수준별로 수업을 받는 교과교실제가 2010년 3월부터 전국적으로 일부 중·고교를 대상으로 시행된 가운데 울산의 한 중학교에서 교사가 숫자로 된 학급표지판을 과목과 담당교사가 표기된 학급표지판으로 바꾸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니 이주호 장관이 교과 교실제를 장려 했다는 것 자체는 문제 삼을 것이 없다. 문제는 이주호 장관이 실제로 추진한 것이 이런 교과 교실제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사실 위의 이유에서 실시하는 교과 교실제였다면 특별히 예산이 들어갈 일도 없기 때문에 학교당 9억의 예산이 들어가서 전용했느니, 낭비했느니 따질 이유도 없다.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의 학교가 학급수가 줄어서 교사 수 보다 교실수가 많다. 그러니 교사들이 각자 교실 하나씩 맡아서 자기 수업에 최적화 된 공간으로 꾸며 놓으면 그만이다. 담임을 맡은 교사가 맡은 방은 조·종례 시간이나 자치활동 시간에는 학급 공간으로 활용하고, 수업시간에는 교과교실로 활용하면 된다.
그러나 이주호 장관이 실제 추진하려 했던 것은 이런 교과 교실제가 아니라 수준별 이동수업을 통한 경쟁교육의 강화였다. 좀 더 적나라하게 표현하면 중고등학교 교사들이 선호하는 교과교실제를 미끼로 내걸어서 수준별 이동수업을 강화하려 한 것이다.
수준별 이동수업이란 한 학급의 학생들이 특정 교과 시간(주로, 영어나 수학)에 성취 수준에 따라 별도 편성된 학급으로 분산되어 수업 받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우열반을 더 세분화 한 것이다. 현재 교육과정에 따르면 국영수사과는 수준별 수업을 하도록 되어 있지만, 이게 반드시 분반 수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는 학생들이 수준에 따라 적절한 학습기회와 자료를 제공받도록 하라는 것이다. 이는 굳이 분반을 하지 않고 한 교실 안에서도 얼마든지 이루어질 수 있다. 핀란드 교육의 비결이 바로 이것이다.
하지만 경쟁교육을 신봉하는 이주호 장관과 교육당국은 이를 수준별 학급편성으로 이해했다. 급기야 이들은 영어, 수학 교과를 3개 학급 단위로 5개 수준별 학급을 편성하는 수준까지 밀어 붙였고, 국어, 과학까지도 이렇게 분반시켜서 수업하는 것을 권장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니 이 학생들이 뿔뿔이 흩어져 수업을 받을 추가적인 교실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학교마다 3개 학급당 최소 2개 이상의 영어교실, 수학교실, 그리고 국어교실이 요구되는데, 24학급짜리 학교라면 이 세 과목이 돌려가며 사용하더라도 최소한 6개 이상의 교과교실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리고 기왕 하는 김에 사회, 도덕 같은 교과에 생색내기로 1~2개의 교과교실을 배당한다면 10개 정도의 교과교실의 증설이 필요하다. 이게 이 정부가 추진하는 교과교실제의 실상이다.
물론 교과부는 이렇게 대놓고 수준별 이동수업을 요구하지 않았다. 대신 교과 교실제를 선진형, 과목중점형, 수준별이동수업 형으로 나누어 제시하였다. 이 중 선진형이란 것 만 교과 교실제의 원 의미에 가깝고 나머지 둘은 전혀 관계가 없다. 과목 중점형이란 예술, 영어, 과학 교과를 중심으로 교과교실을 운용한다는 것인데, 이미 대부분의 학교에 미술실, 음악실, 과학실이 설치·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현행 제도와 차이가 없다. 그런데 교과부 자료에서는 선진형(전 교과 동시 실시), 과목 중점형(예술, 영어, 과학 교과 실시), 수준별 이동수업형(수준별 이동수업 교과 실시) 이런 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교사들은 1번을 선택하면 뭔가 큰 일이 날 것 같이 느끼기 때문에 특정 교과만 바빠질 것 같아 보이는 2, 3번에 표가 몰리게 되어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학교가 과목 중점형이나 수준별 이동 수업형을 선택했고, 선진형을 선택한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애초에 교과교실제와 무관한 수준별 이동 수업형과 사실상 현행 그대로인 교과 중점형을 같이 섞어서 선택할 수 있게 한 것부터 교육당국이 교과 교실제를 제대로 할 의지가 없었음을 보여준다.
이제라도 교육당국이 교과 교실제를 제대로 실시하고 싶다면, 그 방법은 어렵지 않고, 돈도 별로 필요 없다. 교사가 교무실이 아니라 각자의 교실에서 근무하면 된다. 그 교실을 자신의 교과와 교육철학에 맞게 디자인하고 가꾸면서 학생들과 계속해서 새로운 수업을 개발해 나가는 것이다. 이건 행정적으로도 간단하다. 교과 교실제의 유형을 이른바 선진형으로 통일하면 된다. 교과 중점형이나 수준별 형은 사실상 교과 교실제도 아니다. 물론 그 댓가는 교사들을 한 군데 몰아 넣는 교무실이 사라지기 때문에 감시하고 통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가 북한이 아닌 다음에야 교사들을 감시할 이유가 뭐가 있겠나? 부디 예산 낭비하지 말고 제대로 된 교과 교실제를 실시하기 바란다.

권재원 풍성중 교사 | hagi814@gmail.com  

2012년 9월 18일 화요일

인성교육 강화하겠다고? 이주호 장관이 할 말은 아니죠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9-17일자 기사 '인성교육 강화하겠다고? 이주호 장관이 할 말은 아니죠'를 퍼왔습니다.
[권재원의 교육창고] 학력신장 외치며 학교경쟁·교사경쟁 부추길 땐 언제고

9월 들어 인성교육에 대한 인기가 높다. 새해 벽두부터 문제가 된 학교폭력문제는 아직도 수그러들지 않고, 여기에 더해 아동 성폭력 사건까지 겹쳤다. 이런 흉악한 일이 생기면 거의 모든 언론에서 “학교에서 인성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운운 하는 기사나 사설을 쓴다. 여기에 부응하여 교육과학기술부도 인성교육부로 변신했다. 인성교육주간이라는 기간을 설정하여 모든 학교에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라는 공문을 보내어 성가시게 하는가 하면, 교과부 장관이 그 귀한 몸을 이끌고 거리 홍보에 나섰다.
교육개발원, 교육과정평가원 같은 각종 국책연구기관도 여기에 가세하여 갖가지 인성교육 방안을 쏟아내고 있다. 장관 역시 직접 강연을 통해 “실천과 체험으로 실력을 키우는 곳, 학생과 학부모의 자율적 참여로 사회성을 기르는 곳이 바로 학교라는 인식이 생기도록 학교 인성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라고 말하면서 인성교육을 역설했다.
다 좋은 말씀들이고 많이 하면 좋은 활동들이다. 하지만 말로야 전두환도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사회정의를 세우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러니 그 말의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우리는 말한 자의 과거 행적을 살펴보아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교과부와 이주호 장관의 과거 언행을 살펴보면 이들이야말로 학생들로부터 그런 좋은 활동들 하기 적당한 시간들을 빼앗아 간 주역들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입시교육에 치우친 학교현실을 비판하고 개탄하면서 인성교육을 역설하고 있지만 누가 그렇게 학교를 입시교육에 올인하고 인성교육이 뒷전으로 밀리는 삭막한 곳으로 만들었는지 말하지 않는다. 과거를 돌아보지 말자고 외치는 자들의 공통점은 그들이 바로 범인이라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 교육을 인성교육이 실종된 삭막한 교육으로 만들어 놓은 주역들이 지금 인성교육 강화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 앞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가족이 함께 모여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통해 아이들의 인성을 키우는 '밥상머리 교육'을 장려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증거는 명백하다. 1년 전만 해도 이주호 장관은 여러 지역과 학교들을 돌아다니면서 “학력 신장”을, 그리고 학력신장을 위한 교사들 간의 또 학교들 간의 경쟁을 부추겼다. 이런 경쟁주의가 이주호 장관의 잠깐의 생각이 아니라 오래된 신념이라는 것은 2008년 대통령 인수위 시절부터 이를 설파하고 다녔다는 사실을 통해 증명된다. 그의 말을 직접 인용해 보자. "경쟁 중에서 교사들 간의 경쟁, 학교간의 경쟁은 어떻게 보면 상당히 바람직하다".
이주호 장관은 "문제는 학생들 간의 지나친 경쟁이 소모적이고 피해야 되는 것"이라고 말하긴 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 지나치지 않은 수준의 경쟁조차도 이미 경쟁 과잉 상태에 있는 우리나라 학생들에게는 죽음과도 같은 경쟁이다. 생각해 보라. 우리나라 학교가 공교육을 시작한 이래 경쟁의 부족이 문제가 된 적이 단 한번이라도 있었던가?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인성의 파괴 운운하는 이야기는 이미 수 십년 간 반복되어온 단골메뉴였다. 여기에 대고 “적당한 수준의 경쟁을 좀 하라”는 주문은 이미 설탕 다섯 스푼 넣은 커피에다가 각설탕 하나만 더 넣으라고 말한 뒤 “각설탕 하나 쯤 뭐가 문제냐?”라고 말하는 격이다.
이주호 장관은 학생들 간의 경쟁을 강화하라고 말하지는 않았다고 항변할지도 모르겠다. 교사들이 경쟁하고, 학교들이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하지만 이건 견강부회다. 교사가 학업성취도 일제고사를 치지 않는다. 결국 경쟁의 결과는 학생의 시험 점수다. 교사의 경쟁은 학생의 경쟁일 수밖에 없으며, 오히려 학생들간의 경쟁을 측은하게 여기던 교사들마저 학생에게 경쟁을 다그치게 만드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온다.일제고사 결과를 토대로 교육청 평가가 달라지고, 그 평가에 따라 중앙정부가 시도교육청에 지원하는 교부금 규모가 수백억씩 차이가 나게 만든 것이 누구인가? 이렇게 되면 서울이나 경기처럼 살림이 넉넉한 교육청이 아니라면 교육감들마저 “성적지상주의”를 내세우며 학생들을 몰아붙일 수밖에 없게 된다. 여기에 한가롭게 인성교육 타령을 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이주호 장관은 자신의 이런 반인성교육적 정책에 대해 일언반구 성찰도 없으며,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른 말을 하고 있다. 그러니 지금까지 국영수 위주로 진행된 입시경쟁교육은 그대로 두고 자꾸 인성교육이란 명목으로 갖가지 다른 활동을 덧붙여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기존 교육체제는 손대지 못하고 그때 그때 여론에 밀려 여기에 자꾸 새로운 활동을 덧붙여서 결국 학생들의 시간표만 더 복잡하고 무겁게 만드는 것, 그게 바로 이번 교과부와 장관의 전형적인 문제해결방식이다.
장관의 인성교육 강조에도 불구하고 국영수위주의 시간표로, 국영수 위주의 각종 방과후 학습으로 입시학원으로 뒤바뀐 학교의 모습은 그대로일 것이다. 일제고사 점수경쟁으로 초등학교까지 야자를 시키는 미친 풍속도도 그대로일 것이며, 멀쩡한 학생들을 성적에 따라 레벨을 붙이는 수준별 이동수업도 그대로일 것이다. 다만 여기에 “인성교육” 시간만 더 추가되어 안 그래도 피곤한 학생들을 학교에 더 붙잡아 둘 것이며, 정규수업, 각종 입시 경쟁 활동 외에 억지로 추가되는 체육활동이니 예술활동이니 하는 것을 강요할 것이다. 이게 인성교육인가?
도대체 인성교육에서 말하는 인성이 뭔지나 알고 하는 소리들인가? 인성(CHARACTER)이란 도덕적 가치와 관련된 사람의 속성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이 요구하는 인성, 도덕적 가치는 무엇인가? 그것은 교육과정 총론에서조차 명시하고 있는 “민주시민성”이다. 그런데 교과부는 민주시민교육의 핵심인 사회과, 도덕과를 끊임없이 위축시키고 변방으로 몰아내고 있다. 한 학기에 8과목만 이수하라는 집중 이수제를 발표해서 인성의 중요한 요소인 감수성을 기르는 예술과목들을 절멸상태로 몰아넣더니 이번에는 음미체를 집중 이수제에서 제외하라고 발표해서 도덕, 사회 과목을 절멸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도대체 이 사회에서 감수성, 도덕성, 민주시민성을 희생하면서까지 가꾸어야 할 인성이란 또 무엇이 있단 말인가?
그러니 지금 이주호 장관과 교과부가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모습은 자신이 실컫 두드려 패서 그로기로 만들어 놓고는, 이제와서 악어의 눈물을 흘리며 한 손으로는 계속 때리고 있으면서 다른 손으로 상처를 쓰다듬어 주는 괴이한 모습에 다름 아니다. 이런 평가가 너무 지나친가? 그렇다면 그들에게 속죄의 방법이 있다. 그 동안의 경쟁위주 교육정책의 잘못을 인정하고 국영수 시간을 줄여서 인성교육 과목을 강화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9월 5일 한국교육개발권, 교육과정평가원, 교원대학교가 공동개최한 인성교육 세미나에서 교육전문가와 교수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했던 내용도 자꾸 뭘 더 하려 하지 말고 학생들이 학교와 학원에 붙잡혀 있는 시간을 줄이고, 스스로 뭔가 할 수 있는 시간 여유를 만들어주라는 것이었다.
안 그래도 지금 일선 학교는 준비없는 주5일제에다 장관이 강요한 스포츠 클럽활동 등으로 중학생들이 일주일에 3일씩이나 7교시 수업을 하고 있다. 그러니 억지로 늘린 체육시간 원 상태로 돌리고, 국영수에서 한 시간씩만 줄이면 학생들의 여유시간은 크게 늘어날 것이며, 인성교육 따로 하지 않아도 스트레스에서 비롯된 각종 폭력도 크게 줄어들 것이다. 갑자기 시수를 줄이고, 수준별 이동수업 안하면 혼란이 우려된다고? 한 두달 만에 교육과정 뜯어고쳐 학교를 아수라장으로 만드는 것이야 교과부의 특기 아닌가? 

권재원 풍성중 교사 | hagi814@gmail.com  

2012년 7월 31일 화요일

“지금 필요한 건 교육공약이 아닌 이주호 청소방법이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30일자 기사 ' “지금 필요한 건 교육공약이 아닌 이주호 청소방법이다”'를 퍼왔습니다.
[권재원의 교육창고] 대선주자의 교육진정성을 가늠할 척도

대한민국은 5천만 명의 교육전문가가 있다는 나라이며, 오바마가 부러워할 정도로 교육열이 뜨거운 나라다. 그런 나라답게 대통령 선거를 몇 달 남겨놓은 지금 곳곳에서 대선 교육공약이 발표되고 있다. 교육을 잡으면 대권을 잡는다는 책이 나올 정도니,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교육공약 패키지를 발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과연 이들이 진정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는 의심스럽다. 교육현실에 대한 심각하고 깊이있는 고민의 흔적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고민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를 어떻게 이렇게 과감하게 내릴 수 있는지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이렇게 과감한 평가를 내릴 수 있는 까닭은 앞으로 교육을 이렇게 하겠다 저렇게 하겠다는 무지개 빛 청사진들만 던지고 있을 뿐, 정작 현재 파행으로 치닫고 있는 공교육을 정상화 하겠다는 구체적인 제안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교육은 사람을 다루는 일이고 미래를 결정짓는 일이기 때문에 설익은 정책은 즉각 심각한 부작용을 낳기 마련이다. 특히 미성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초중등 교육의 경우는 그 부작용이 더욱 심각하다. 더구나 어린이·청소년들과 긴 세월을 함께 부대껴온 전문가들의 말을 무시하고 몇몇 경제 관료와 행정 관료들이 언론 홍보용으로 내던지는 교육정책은 거의 재앙에 가깝다. 그리고 지금 한국 교육이 처한 현실은 바로 이 재앙이다.

그런데 유력한 대선 주자들은 하나같이 이 재앙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앞으로의 청사진만 멋지게 꾸며서 나열하고 있다. 이는 마치 태풍이 휩쓸고 간 도시에서 피해를 복구할 방안은 내어놓지 않고, 이 폐허 위에 얼마나 멋진 신도시를 건설할 것인지만 이야기하는 것과 흡사하다. 이 꿈 같은 청사진들이 정작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재민들에게 얼마나 공허하고 심지어 뻔뻔하게 들리겠는가?

그렇다면 우리 공교육에 어떤 재앙이 있었으며, 우리가 어떤 폐허위에 서 있기에 이런 말을 하는지 궁금해 질 것이다. 그건 바로 이명박 대통령과 그가 임명한 이주호 교과부 장관이 4년간 저질러 놓은 교육정책의 부작용들이다. 이들이 저질러 놓은 일들은 하도 많아서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려울 정도지만 그 중 굵은 것 몇 가지만 들어도 다음과 같다.

첫째, 이들은 공교육에 경쟁체제를 도입하려고 한 나머지 학교 현장을 불신과 편법의 아수라장으로 만들어버렸다. 이들은 학업성취도검사 점수를 가지고 시도간, 나아가서 학교간 점수경쟁을 유도하였고, 교원평가와 성과급을 강화하여 교사들을 줄세우고 경쟁의 도가니로 몰아넣으려고 하였다.

그 폐단은 단박에 나타났다.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정서와 덕성을 골고루 함양해야 할 어린 학생들을 밤늦게까지 남겨서 성취도평가 대비 문제풀이 연습을 시키는 학교들이 늘어났다. 심지어 성적순으로 귀족이니 천민이니 하는 신분을 부여해 동심을 시꺼멓게 멍들게 만들거나 성취도 평가 점수를 가지고 상품권을 내거는 학교까지 나왔다. 더욱 한심한 것은 교과부는 이런 비교육적인 처사가 횡횡한 교육청을 우수한 교육청으로 이런 비교육적 처사를 거부한 교육청을 미흡한 교육청으로 딱지를 붙여가며 교육청마저 줄 세우기 경쟁을 시키려 했다는 것이다.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 청소년참여기구인 청소년회의 회원들이 지난 2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예술극장 앞에서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렇게 교과부는 학교를 배움이 일어나는 곳이 아니라 경쟁이 일어나는 곳으로 바꾸었다. 우리나라 학교 풍토는 점점 경쟁적으로 바뀌어 가면서, 그나마 가지고 있던 사회적 자본을 까먹고 말았다. 그 결과는 점점 거칠어지는 학생들의 심성, 높아만 가는 긴장도와 스트레스, 그리고 여기에서 비롯되는 급증하는 청소년 자살율과 학교폭력 피해율이었다.

둘째, 이들은 그 본성상 민주적이라야 하는 교육의 영역에서 독재를 실시하였다. 이들의 교육정책은 “정부가 까라면 까는 것”의 원칙에 따라 이루어졌다. 최소한 개발에 3년 교과서 제작에 2년이 걸린다는 교육과정을 이들은 단 3년 만에 네 번이나 바꾸었다. 이들은 교육과정을 신중하게 결정하고 서서히 적용시키는 것이 아니라 마치 패스트푸드처럼 뽑아내서는 모든 학교에서 일거에 적용하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미 대부분의 학교에서 학교교육과정을 다 편성하고 시간표까지 다 짜 놓았을 시점에 바뀐 교육과정을 고시하고는 모든 것을 다 다시 짜라고 강요하였다.

이들에게 교육은 신중하게 연구하고 결정해야할 백년지대계가 아니라 자기들 취향에 따라 멋대로 뜯어 고칠 수 있는 햄버거 같은 것에 불과했다. 교사들은 경청해야 할 전문가들이 아니라 생산 라인에 선 로봇에 불과하였다.  이들은 본사에서 치즈버거를 집중 생산하라고 하면 매장에 치즈버거가 밀려나오듯,  교육도 장관의 지침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대량생산 상품으로 여겼다.

영어 수학 시간을 대폭 증가할 수 있는 집중 이수제를 만들어서 예술·체육 과목을 초토화 시키더니, 불과 1년 만에 이번에는 체육 시간을 두 배로 늘리라고 강요했다. 주당 세 시간 정도로 십 수년 째 유지되어 온 체육시간이 불과 1년 사이에 두 시간으로 줄었다가 네 시간으로 늘었다 하며 엿가락이 된 것이다. 이러는 와중에 체육교사들에게 의견을 구해 본 바도 없으며, 체육교사를 늘린 적도 없다.

그 결과 지금 중1, 중2, 중3, 고1이 모두 각각 다른 교육과정의 적용을 받는 기막힌 양상이 전개되었다. 개정 교육과정 설명회를 듣고 온 이틀 뒤 또 새로운 교육과정이 고시되는 장난 같지도 않은 일이 일어났다. 게다가 이 모든 짓들을 경제관료 출신, 일반 행정관료 출신들과 경제학자 출신의 장관이 교육전문가의 입에는 재갈을 물린 채 저질렀다. 이렇게 공교육의 교육과정이 누더기처럼 운영되는 나라, 비교육전문가 손에 좌지우지되는 나라는 세계에서 둘 이상 찾아내기 어려울 것이다. 이걸로도 모자라서 멀쩡히 교과서에 있는 시를 넣어라 빼라 논란을 일으키더니 심지어는 생존해 있는 인물은 교과서에 수록되면 안 된다는 역사에 길이 남을 코메디 같은 발언을 이 정부의 교육당국자들은 거리낌 없이 내 뱉았다.

그 밖에도 교사를 전혀 충원하지도 않고, 도리어 교사 수를 법정정원 이하로 줄여서 교사 1인당 수업 시수를 10%씩이나 늘려놓은 일, 그러면서 도리어 중학교 2학년부터 담임교사를 두명 씩 두라는 얼토당토 않는 일을 벌여 놓은 일, 심지어 내년부터는 모든 학년에 복수 담임제를 실시하겠다고 예고장까지 던져 놓은 일은 생각만 해도 아찔한 일이다. 교사를 10% 줄이고서 담임교사를 100% 증원하겠다는 이 엽기적인 발상을 어떻게 해낼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87년 이후 학교자치 최대의 성과라고 할 수 있는 대학총장 직선제도 하루아침에 모두 폐지했다. 놀라운 것은 장관이 한번 소집하자 일제히 국립대 총장 직선제가 폐지되었다는 것이다. 5공화국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교육자치 끊임없이 훼손시켰다. 이들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진보교육감 훼방령으로 활용하면서 법령을 개인적 도구로 남용하였다. 결국 이들은 대통령의 한 마디, 장관의 한마디에 시도교육감과 대학총장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그런 교육체제를 도모하였다. 이들이 꿈꾸는 나라는 총수가 지배하는 재벌기업같은 나라였던 것이다. 그 와중에 이들은 스마트 교실 사업이라고 그럴듯하게 이름 붙은 천문학적 규모의 태블릿 PC와 소프트웨어 구매사업을 만지작 거리고 있다. 불길한 전조가 아닐 수 없다.

그 밖에도 많다. 학교폭력이 심각하다는 보도가 나오자 일진경보제 등을 내세워서 학교를 경찰과 검찰의 사냥터로 만들었다. 진보교육감과 가장 거리가 먼 지역에서 학교폭력과 자살 사건이 빈발하는데도 엉뚱하게 학생인권조례탓을 하며 교육혁신에 딴지를 걸었다. 사교육 없는 학교 만들기란 명목으로 그 동안 적어도 중학교에서는 사라졌던 야간 자율학습과 보충수업을 초등학교까지 보편화 시켰다.

장차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후보들은 교육뿐 아니라 다른 모든 영역에서 임기 첫해부터 새로운 일을 하기보다는 이명박 정권이 저지른 일 뒤처리 하기 바쁠 운명임을 알아야 한다.  엄청난 공공부채, 뿌리부터 갉아먹은 경제위기, 그리고 온통 콘크리트와 흙탕물로 바꾸어 놓은 4대강, 전 국토 곳곳에서 고혈을 빨아먹는 민자 사회간접자본, 원점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남북관계와 동북아 외교 등 이루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어쩌면 차기 대통령은 아마 청사진은 펼쳐보지도 못한 채 청소만 하다 임기가 끝날 수도 있다. 이럴 때 진정 나라를 생각하고 국민을 생각하는 정치인이라면 화려한 청사진을 보여줄 것이 아니라 청소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물론 미래 설계도에 비해 청소계획서는 폼도 나지 않고, 인기 끌기도 어렵다. 한국인들은 과거를 빨리 잊고 미래를 꿈꾸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미래도 과거의 완전한 청산 없이는 도달하기 어렵다. 따라서 철저한 청소계획 없는 청사진은 모두 선거 때 보여주기 위한 신기루에 불과하다.

그러니 장차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주자들이라면 교육의 청사진을 보여주지 말라. 그대들 말고도 교육의 청사진을 보여준 사람들은 항상 넘칠 정도로 많았다. 그 대신 지금 정부가 저질러 놓은 이 교육재앙을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 청소와 복구 계획을 보여 달라. 새로운 교육정책을 말하기 전에 먼저 이주호 장관의 후유증을 어떻게 극복하고 회복시킬 것인지를 말하라. 그것이 바로 백년지대계라는 교육에 대한 진정성을 가늠하는 리트머스지가 될 것이다. 

권재원 풍성중학교 교사 | hagi814@gmail.com  

2012년 3월 30일 금요일

5공 때도 없던 국립대 교수들의 교과부 장관 불신임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3-29일자 기사 '5공 때도 없던 국립대 교수들의 교과부 장관 불신임'을 퍼왔습니다.
[권재원의 교육창고] 국립대 법인화·성과급제를 반대하는 몇가지 절박한 이유

캠퍼스 안에 사복경찰이 돌아다니고 , 대학에 대한 억압과 통제가 극에 달했던 전두환 정권 시절에도 없던 일이 일어났다 . 37개 국립대 교수들이 교과부 장관 불신임을 선언한 것이다 . 전체 교수들의 80% 가 참가해서 90% 이상이 불신임에 찬성했다고 한다 . 그러니 산술적으로 계산해도 국립대 교수들 중 72%이상이 이주호 장관의 퇴진을 요구한 셈이다 . 한 마디로 국립대학이 교과부 장관을 탄핵한 샘이다 . 더 나아가 국교련은 28일 기자회견에 이어 4·11 총선을 통해 19 대 국회가 구성되면 이주호 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한다 . 아마 국교련이 해임건의안을 제출하면 전교조도 가만 있지는 않을 것이니 , 총선과 함께 이주호 장관의 운명은 풍전등화가 될 것 같다.
물론 일부 색깔론자들은 국립대 교수들 중 4분의 1 이 좌파라는 말도 안 되는 딱지놀이를 할 수도 있겠다 .혹자는 국립대 교수들의 밥그릇 싸움에 불과하다고 평가 절하하기도 한다 . 하지만 이 세상에 밥그릇 문제와 무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 그러니 우리가 주의깊게 보아야 할 것은 그것이 밥그릇 문제와 관련 되었는가 아닌가가 아니라 밥그릇 플러스 알파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 만약 알파가 더 크다면 그건 더 이상 밥그릇 싸움이 아니다 .
우선 국립대교수연합을 대표하는 이병운 ( 부산대 교수회 회장 ) 교수의 말을 들어보자 .
" 이번 투표 결과는 국립대 법인화 , 총장 직선제 폐지 , 성과급적 연봉제 추진 등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모든 교육 정책에 대한 불신을 의미한다 .... 이런 식의 잘못된 국립대학 정책이 계속 이어진다면 그에 상응하는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
이병운 교수는 국립대 교수들을 이토록 화나게 만든 구체적 이유를 국립대 법인화 , 총장직선제 폐지 , 성과급적 연봉제 이 셋을 들고 있다 . 이 셋을 얼른 보면 밥그릇 싸움 같아 보이기도 한다 . 얼른 보면 국립대 법인화는 그 동안 국가기관이라는 틀 속에 안주한 국립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요 , 총장 직선제 폐지는 교수의 파벌문제를 해결하는 일이요 , 성과급적 연봉제는 게으르고 무능한 교수들에 대한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 

하지만 그 속살을 파고들면 다른 신자유주의 정책과 마찬가지로 전혀 다른 살벌한 결과가 나온다 . 그 속살을 하나 하나 살펴보자. 이게 다 교과부에서는 '대학 선진화'라고 부른 것들이다. 우린 알고 있지 않은가? 이 정권에서 선진화가 무엇을 뜻하는지 .  

국립대학을 법인화 한다는 것은 결국 국가가 주요 출연자일 뿐 사실상 이사진들이 운영하는 사립대학으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것이다 . 이렇게 되면 두가지 큰 변화가 일어난다. 

우선 정부는 법인이 된 국립대학들에게 예산 배분이 아니라 출연 내지는 지원을 하게 된다. 즉 자기 맘대로 돈을 주거나 말거나 할 수 있다. 물론 그 기준은 정부가 요구한 어떤 수치를 누가 많이 달성했느냐가 될 것이다. 따라서 국립대학들은 이제부터 예산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다음은 교수들의 신분이 바뀐다. 우리나라에서 사립학교와 국공립학교 교원의 처우는 매우 다르다 . 철 밥그릇 , 사립에는 해당 없는 일이다 . 이사회에서 교수 하나 날리는 것은 일도 아니다 . 그런데 국립대 법인은 교과부에서 파견한 당연직 이사가 포함될 수밖에 없다 . 

그렇다면 결론은 ? 그 동안 서울대 교수들을 중심으로 4 대강 반대 서명도 나오고 , 시국선언도 나오고 했지만 , 앞으로는 어림없다 . 이제 국립대학은 국가기관이 아니라 법인이며 , 정부가 대주주인 이사회에서 결정하면 제아무리 석학이라 할지라도 옷을 벗어야 한다 . 학문과 사상의 자유? 그게 뭔데?
여기에 연봉을 차등 성과급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까지 더해지면 교수들의 처지는 모두 사회적 책임 , 사회적 문제 등에 신경 쓰기는커녕 목구멍의 포도대장을 신경써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린다 . 여기서 유념할 것은 교사나 공무원처럼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 아예 연봉을 차등성과급으로 전환한다는 것이 다 . 게다가 이 등급은 절대평가가 아니라 상대평가다 . 그래서 전체 교수의 10% 는 무조건 최하등급이 되어야만 한다 . 같은 해 교수가 되더라도 3 년 안에 연봉이 1000 만원 이상 벌어지는 무시무시한 제도다 . 연봉 3000 만원짜리 교수와 연봉 몇 억짜리 교수가 한 캠퍼스에 있게 되면 그 대학의 분위기가 어떻게 될지 가히 짐작할만하다 . 경쟁 , 경쟁 뿐이다 . 예산을 따내기 위해 대학끼리 경쟁. 그리고 성과급을 받기 위해 교수들끼리 경쟁. 대학을 온통 경쟁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경쟁의 기준이 되는 지표도 문제가 많다. 그 경쟁은 순전 양적 지표로만 환산된다 . 논문 편수 ,강의시간 , 영어강의시간 ( 마이 갓 !), 외국 학술지 논문 편수 등등이 성과연봉을 환산하는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 논문의 질 , 그리고 학문 분야의 특수성 따위는 완전히 무시되고 있다 . 혹은 고민하는 제자를 도와주고, 학생들의 공부에 도움을 주고, 성실히 강의하고 과제검사하고 하는 따위의 일은 아무리 열심히해도 지표에 들어가지도 못한다.
아마 이런 방식의 경쟁체제라면 비트겐슈타인이나 아인슈타인 같은 사람들은 결코 대학에 붙어있지 못했을 것이다 . 소쉬르도 논문 편수가 적어서 최하등급 연봉 받다 쫓겨났을 것이며 , 허버트 미드도 마찬가지 운명이 되었을 것이다 . 또 만약 음대교수라면 바하나 슈베르트같이 작품이 많은 작곡가는 인정받았겠지만 브람스나 차이코프스키처럼 작품수가 적은 작곡가는 퇴출되었을 것이다 . 연주 자체 야 따질 것 없이 무대에 많이 올라간 교수는 우수한 평가를 받고 , 스스로에게 엄격해서 공연 횟수가 적은 교수는 잘못하면 퇴출될 수도 있다 . 이게 말이 되는가 ?
게다가 외국 학술지 논문을 우대하는 기준 때문에 웃지 못할 일도 생겼다 . 교육학의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교육학 , 청소년학 논문들 중 퀄리티가 높은 것들은 우리나라 학술지에서 볼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 그래서 엉뚱하게 우리나라가 아니라 미국이나 영국 학술지에서 영어로 된 논문으로 읽어야 할 상황이다 . “How Korean teachers handle bullying in school” 이딴 논문을 영국 학술지에서 읽고 있는 상황이 참 아스트랄하다 . 완전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이다 . 한국사 전공하는 후배도 하고한날 “~ 비교역사적 연구 ” 이런 논문 써서 무슨 동아시아 어쩌구 학회에 내고 있다 .
따라서 국립대 교수들의 이 집단적인 저항은 단지 밥그릇 싸움이 아니다 . 이 저항은 국립대학을 서서히 민영화 시켜 나가고 , 교수들에게 학문이 아니라 서로 밟고 밟히는 경쟁을 강요하고 , 교육의 본질이 아니라 드러난 수치로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교육 정책 , 바로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에 대한 강력한 항의다 . 

하지만 그런데 더 한심한 것은 이주호 장관은 자신의 경제중심의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을 초중등 교육에는 손도 대지 못하고서 대학에만 쏟아 부었다는 것이다 . 사실 현재 교과부의 초중등 교육정책은 이주호 장관의 소신과 정 반대로 달려가고 있다 . 이주호 장관은 2004 년 “ 소득 2 만불 시대 달성을 위한 과제 ; 교육정책의 원칙과 실천과제 ” 라는 논문에서 중앙통제에서 자율과 참여 , 그리고 학교 행정체제 개혁 , 교사들의 행정업무 폐지 , 교원 인사제도의 합리화 , 학 력신장 능력이 아니라 교육과 무관한 행정 실적으로 결정되는 교원 승진제도 등을 모두 개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그리고 이 바탕 하에 교사들도 경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이주호 장관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 이 중 몇 개나 이루었느냐고 . 단 하나 해 낸 것은 일제고사 , 교원평가 , 교원성과급을 통해 교사들끼리 시샘하고 경쟁하는 문화를 조성했다는 것이다 . 그런데 앞에서 말한 다른 개혁이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경쟁 분위기만 붙였다 . 그런 경쟁은 당연히 굴절되고 왜곡된다 .
심지어 교장승진제도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국회에서 내부형 교장 공모제 법을 통과시키자 시행령을 고쳐가며 그것을 무력화 시킨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 그 배후는 바로 교총이다 . 전교조가 미운 나머지 , 낡은 교육세력을 대표하는 교총과 손을 잡아 버린 것이다 . 교총은 기존의 족보도 없고 , 심지어 성적 올리기 실적과도 무관한 괴상한 각종 가산점으로 이루어진 승진제도를 양보 못하겠다고 버텼고 , 교사들에게서 행정업무를 배제하고 교육에 전념하게 하는 정책도 반대했다 . 여기서 이주호는 스텝이 꼬였다 . 

전교조 , 곽노현이 미운 나머지 비효율 , 권위주의 , 낡은 위계서열 중심의 이익집단인 교총과 손을 잡고 ,자기가 그토록 소신껏 주장했던 교장공모제를 스스로 무력화 시켜버리고 , 교원업무 정상화에 교묘하게 물타기를 했으니 , 초중등 교육쪽에는 뭐라 할 말이 없는 것이다 . 결국 초중등 교육 정책에 관한한 이주호 장관은 신자유주의자 조차도 되지 못했다 . 그냥 낡은 봉건주의의 꼭두각시에 불과했다 . 그리고 신자유주의자가 되지 못한 한 풀이를 전교조도 교총도 없고 , 기본적으로 조직적 저항 자체가 별로 없는 대학에다 쏟아 부은 것이다 . 굳이 표현하자면 교사한테 빰맞고 교수한테 눈 홀겼다 . 

그런데 이럴 수가 . 과유불급이라고 했던가 ? 이제 교수들까지 이렇게 저항하기 시작한 것이다 . 아니면 이제 교수들이 이주호가 이명박 대통령 순장조라는 것을 간파했는지도 모른다 . 의원 출신 장관인데 다음 선거 공천도 받지 못한 임기 말 장관이다 . 그러니 조직적 행동 안하기로 유명한 우리나라 교수님들이지만 신문기자들처럼 기회잡고 벌떡 일어선 것인지도 모르겠다 . 하지만 어쨌든 교수들의 유래없는 대규모 저항이 일어나고 있다 . 이 정권은 유래없는 저항의 기록 산실이다 . 촛불 , 언론 , 교수 , 이제 다음은 누구이려나 ?

이주호가 이 난관을 돌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낡은 봉건집단 , 낡은 우파 이념집단인 교총과의 밀월을 끝내고 , 뉴 라이트와도 선을 긋고 물러나기 전에 최소한 한 두 개의 봉건잔재는 처치하기 바란다 . 그래야 신자유주의 흉내라도 낸 것이 되고 , 그래야 진보진영이 공격할 가치라도 느끼게 된다 .

2012년 3월 15일 목요일

‘이주호 아바타’ 이대영, 곽노현 병가 틈타 사고쳐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3-15일자 기사 '‘이주호 아바타’ 이대영, 곽노현 병가 틈타 사고쳐'를 퍼왔습니다.
트위플 “낙하산 늘 문제…빨리 잘라야 교육정상화 되겠네”

이대영 서울시부교육감이 곽노현 교육감이 병가로 자리 비운 사이, 서울시교육청의 기존 정책과 정반대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해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15일 에 따르면 이 부육감이 13일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 활성화를 위한 시간 편성 추가 안내’라는 공문을 모든 중학교에 내려 보냈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달 23일 ‘체육수업 확대 여부는 학교 여건에 맞게 자율적으로 결정하라’고 밝힌 것과 정반대의 내용인 것이다.

앞서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달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으로 중학교 체육수업 확대와 스포츠클럽 활성화를 요구했다. 이러한 갑작스런 지시로 새학기를 코앞에 둔 대다수의 학교에서 혼란이 있었다. 이에 서울·경기 등 일부 교육청에서는 학교 자율에 맡기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곽 교육감 구속 이후 교과부가 교육감 권한대행으로 임명하여 학생인권조례를 제지하는 데 앞장섰던 이 부교육감이 또다시 곽 교육감의 빈 자리를 틈 타 곽 교육감의 정책에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이 부교육감이 지난 12일 중등교육과장회의에 참석해 ‘전국에서 서울이 체육수업 증가 실적이 가장 떨어지니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담당자들을 몰아세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의 내용을 보고받고 공문 발송을 결재해야 할 곽 교육감은 그날 휴가를 내고 경기 고양의 한 병원에 독감 치료차 입원해 있었다. 담당 국장 등은 13일 병문안을 겸한 사후보고를 하긴 했지만, 공문 내용을 상세하게 전달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 부교육감은 “회의가 끝날 무렵 잠깐 들러 교사들의 추가 수업 부담은 없고 강사를 채용하는 비용도 전액 지원된다는 것을 알렸을 뿐 어떤 지시를 내린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곽 교육감이 돌아와 이를 수습하려면 ‘또 바꾸냐’는 원성이 돌아올 가능성이 커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곽 교육감이 해직교사 채용 등으로 교과부와 갈등을 빚고 있어, 교과부 대변인이었던 이 부교육감 교체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이 부교육감의 만행이 알려지자,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은 “곽노현 자리만 비우면, 사고치는 이대영 부교육감. 교육감이 병가내자 인권조례 번복 등 교육부 정책 몰아부쳐. 꼼수하나는 제대로 배운 인물인듯”이라며 비난했다.

서영석 전 대표는 “이대영부터 잘라야 서울시 교육이 정상화되겠네요”라고 촌평했다.

트위터 상에는 “이대영 부교육감.. 트친님들 관심이 필요하신 듯”(se******), “작두가 필요해!!”(ygk******), “곽노현 교육감 병가 낸 그 틈에 또 꼼수부리는 작태”(oj*****), “이런 지멋대로 부교육감은 하루라도 빨리 보직 해임 해야지요. 아울러 미친척 하며 부교육감에 은근 동조하는 고위직도 정리 필요!”(ove******)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또 “정말 짜증나는구나, MB 꼭두각시들”(dajun******), “낙하산이 문제여 늘~”(hah******), “교과부 탈을 쓴 늑대구만”(k******), “교육으로 장난 치다니...”(haya*****), “정부가 시민의 선거권을 짖밟는 짓거리군요!”(os*****), “민선 교육감과 관선 부교육감의 불편한 동거 ㅠㅠ 이 부교육감 같은 사람이 승진하게 되는 시스템이 문제”(hig******) 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