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1일 금요일

KT, 광고사업 ‘적자 투자’ 이석채 배임 의혹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1-31일자 기사 'KT, 광고사업 ‘적자 투자’ 이석채 배임 의혹'을 퍼왔습니다.
내부문건 입수, 수백억 적자 예상됐지만 강행… KT “구속된 실무자 보고 근거로 사업 진행, 사업 전망 틀렸다”

KT가 지하철 5~8호선 스크린도어 광고사업을 추진하면서 수백억 원의 적자를 예상하고도 이석채 회장 지시에 따라 이 사업을 강행하고, 당초 5억 원만 투자한 특수목적법인을 계열사로 편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적자 투자’를 한 셈으로 배임 의혹이 제기된다. 특히 이 회장이 취임 초기 사내 경영설명회에 사업파트너를 초청해 임직원들에게 소개한 뒤 사업이 급격하게 진행돼 그 배경이 주목된다.
2008년 KT는 광고대행사 ㈜퍼프컴, 포스데이터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듬해 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로부터 148개 역사 및 본사 광고사업권을 따냈다. 계약금만 1404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이다. 2010년 3월 당시 KT는 이 사업 매출을 10년 동안 6118억 원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KT는 이후 이 사업 매출전망을 두 차례 이상 하향 조정했다. 30일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KT 내부문건 ‘SMRT Mall 사업 지분출자 및 경영정상화 방안’, ‘SMRT Mall사업 업무추진 및 관리운영 검토’에 따르면 KT는 하향 조정의 이유로 광고시장 성장률, 계약내용 변경 등을 들었다.
2010년 3월 금융약정 당시 설정한 ‘10년 간 매출전망’ 6118억 원은 같은 해 11월 4351억 원이 됐고, 2011년 3930억 원이 됐다. 매출액 3930억 원 기준으로 10년 동안 KT는 1595억 원을 투자해야 한다. 현재 KT는 이중 절반 이상을 투자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문건에 따르면, 매출전망 기준 4351억 원 중 KT 매출액은 1429억 원. 이때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은 (-)75억 원으로 계산됐다. FCF는 세금 등 각종 비용을 제외하고 남은 현금 흐름으로 업계에서는 사실상 이익으로 생각하는 개념이다. 또한 KT는 이 사업의 예상수익규모를 추정할 수 있는 순현재가치(Net Present Value)를 (–)165억 원으로 평가했다.

▲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KT 내부 문건. 'SMRT Mall사업 지분출자 및 경영정상화 방안' 중 갈무리.

문제는 KT 내부에서도 독소조항으로 평가된 공동 연대책임 및 금융약정 상의 의무가 CEO 보고 뒤에도 유지되면서 오히려 투자가 늘었다는 점이다. 2010년 11월 적자 전망을 보고 받은 뒤 이석채 회장의 지시사항은 “지배구조 개선”이었다. SPC(㈜스마트채널) 내 KT 지분을 늘려 실질적 경영권을 행사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당시 출자경영담당자의 생각은 달랐다. 문건에 따르면, 이 담당자는 KT가 퍼프컴의 보유지분을 매입해 대주주가 될 경우 “대표이사 선임 및 실질적 경영권은 확보 가능하나 계열사 편입 문제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적자폭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스마트채널에 더 투자를 하는 것은 그룹 차원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 그러나 KT는 2011년 7월 65억 원을 추가로 투자해 스마트채널을 계열사로 편입했다.
CEO 보고 뒤 사업 전망은 더 부정적으로 기울었다. 2011년 4월 KT는 매출을 3930억 원으로 다시 조정하면서 NPV를 (-)375억 원으로 내다봤다. KT는 2010년 이석채 회장 보고문건에서 ‘2011년 준공 후 해지시’ 손실규모를 351억 원으로 추정했다. 사업을 계속 추진할 경우 165억 원을 손해 볼 것이라고 했다. KT는 이 회장의 ‘지배구조 개선’ 지시 이후에도 ‘사업 해지시’ 손실규모를 종전보다 200억 원 가량 늘어난 542억 원으로 계산했다. 이 손실규모 증가분 191억 원은 당초 ‘계속 추진시’ 예상 적자 165억 원보다 많다.
스마트채널의 외부감사를 맡은 지성회계법인은 2012년 감사보고서에서 스마트채널의 2011년 재무제표 등을 검토하면서 △2011년 순손실 93억 7600만 원 발생했고 △2011년 당기말 현재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375억 3100만 원 초과하며 △총부채가 총자산보다 69억 2300만 원 초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성회계법인은 “이러한 상황은 회사의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불러 일으킬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함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KT는 적자폭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그룹 차원에서 245억 원 가량의 광고를 지원할 필요성까지 제기했다. 실제 KT는 5호선 광화문역사에서 이 같은 방안을 시행했다. 이밖에도 KT는 △광고 판매망 구축 및 광고매체 간 제휴 추진 △대형 광고주 및 대행사 대상 Bulk형 상품개발 판매 △브랜드스테이션 및 지역광고 모델 등 ‘광고매출 Make Up 전략 실행’ 방안을 검토했다. 여기에 관리운영사업 효율화를 더한 결과 KT는 보고서에서 총 매출 4756억 원, KT 매출액 1820억 원, NPV (-)118억 원으로 계산했다.

▲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KT 내부 문건. 'SMRT Mall사업 지분출자 및 경영정상화 방안' 중 갈무리.

이석채 회장의 지배구조 개선 지시는 비합리적인 경영행위, 배임으로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스마트폰 활성화 등 지하철 광고 사업 전망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KT 홍보실 관계자도 “광고 전망이 틀린 것 같다”고 털어놨다. KT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옥외광고에 대한 부정적 전망 등 전체적인 광고시장 전망을 고려했다면 2010년 계약을 해지한 것이 합리적인 경영행위라며 “적자가 예상되는 회사에 수십 억 원을 더 투자해 계열사로 편입한 것은 이석채 회장의 배임으로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 회장은 취임 석 달 뒤인 2009년 4월 사업파트너라고 할 수 있는 음성직 당시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을 경기도 분당 본사에서 연 경영설명회에 초대했다. 다음 달 스마트채널이 설립됐다. 이후 컨소시엄에 참여한 다른 회사들이 탈퇴를 결정하거나 경영난에 빠져 대표이사가 사임하는 경우까지 있었다. 2010년 3월에는 ‘자금보충의 연대책임 의무’가 포함된 금융약정이 체결됐다. 특수목적법인에 출자한 다른 법인이 자본금이나 증자를 하지 못할 경우, KT가 이를 공동으로 부담한다는 내용으로 KT는 이를 독소조항이라고 평가했다. KT 내 이 사업 실무자는 같은 해 9월 하도급 비리 건으로 구속됐다.
 이석채 회장과 음성직 전 사장의 모두 MB 정권의 수혜자라는 점에서 사업이 강행된 배경에 의혹이 제기된다. ‘MB 최측근’ 음성직 전 사장은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 당시 2005년 서울시 교통국장에서 도시철도공사 사장직에 올랐다. 이석채 회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KT 회장이 됐다. 당시 ‘낙하산’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KT 홍보실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서울도시철도공사는 KT 휴대전화를 대량으로 구입해 ‘스마트 오피스’를 추진하는 등 “KT와 우호적인 관계”였다.
2010년 8월 참여연대는 음성직 당시 사장을 이 사업과 관련 비리, 배임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음 전 사장은 당시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그해 말 감사원은 검찰에 재수사를 의뢰했다. 음 전 사장은 2011년 2월 공사 측에 사표를 제출했고, 현재 음 전 사장은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석채 KT 회장

KT는 사업 실패를 인정하면서도 이석채 회장 배임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김철기 언론홍보팀장은 “사업 과정에서 뇌물을 받아 구속된 직원의 보고를 근거로 추진된 사업”이라며 “이석채 회장이 사인을 했지만 경영상 배임을 거론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예상 매출이 줄고, 손실 규모가 커진 것은 계약내용 때문”이라면서도 “KT가 다각화한 모든 사업에서 수익률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고 여러 시도를 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계약관계 대문에 그만 둘 경우 손실이 커진다고 판단했다”면서 “현 상황에서 매출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도시철도공사 홍보팀에 따르면, KT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서울도시철도공사 측과 기본보장금 감액을 협의하고 있다. KT는 내부 문건에서 설계변경에 따른 추가 비용 128.5억 원과 광고매체 감소에 따른 매출감소 예상분 111억 원 중 50% 수준인 64.3억 원과 55.4억 원을 기본보장금에서 감액할 경우 총 119억 원을 KT 매출로 회수할 수 있다고 했다.

박장준 기자 | weshe@mediatoday.co.kr  

윤여준 "朴당선인, 폐쇄주의적 리더십 극복해야"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1-31일자 기사 '윤여준 "朴당선인, 폐쇄주의적 리더십 극복해야"'를 퍼왔습니다.
"국민대통합 위해 집권당 역할을 살려야"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은 31일 김용준 낙마 사태와 관련 박근혜 당선인에게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폐쇄주의적인 리더십을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태경 인수위 국민통합위원회 간사에 따르면, 윤 전 장관은 이날 오후 창성동 정부청사별관에서 인수위 국민통합위 초청을 받아 행한 비공개 강연에서 이같이 말하며 "당선된 뒤에도 그런 면이 여전히 남아 있는데 당선자가 국민 대통합을 위해서 극복해야 할 점"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장관은 또 "역대 대통령은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도 집권당을 무력화하려고 했다"며 "집권당의 역할을 살려줘야 한다. 집권당은 국민통합과 소통을 위한 가장 큰 통로"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박 당선인의 장점에 대해서는 "국가 지도자 연석회의를 말씀하시고 공약에 대해서 여야 합의 교집합이 되는 공약은 같이 추진하자고 했다"며 "과거 어느 대통령들보다 야당에 대해서 포용적이라는 게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통합에 있어서 박 당선인의 시대적 과제는 국민 대통합을 위한 민주주의의 새로운 국정원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학자들에 따르면 박정희 전 대통령은 유신을 했지만 퇴로를 만들려고 노력한 점이 있었고, 전두환 전 대통령은 퇴로를 만들려는 흔적조차 없고 독재를 유지하려고 했다. 김영삼, 김대중, 이명박 전 대통령도 민주화 시대의 새로운 국정원리를 만들지는 못했다. 이 내용은 누구도 모르고 당선자가 개척해야 할 새로운 과제"라고 강조했다.

박정엽 기자 

박근혜와 ‘타진요’의 공통점은?


이글은 미디어스 2013-01-31일자 기사 '박근혜와 ‘타진요’의 공통점은?'을 퍼왔습니다.
연예인 ‘신상털기’와 공직자 검증 구별 못하는 박당선인

▲ 오늘자 중앙일보 6면. '밀봉인사' 문제에 대한 박근혜 당선인의 인식이 안이함을 알 수 있다.

최근 이동흡 헌법재판소 소장 후보자가 인사 청문회에서 곤혹을 치르고 김용준 총리 후보자도 검증보도만으로 사퇴하는 등 차기정부의 내각구성에 대한 잡음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당선인이 강원 지역 새누리당 의원들을 초대해 가진 비공개 오찬 회동에서 인사 검증과 청문회에 비판적인 시선을 드러낸 데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선인은 “인재를 뽑아서 써야 하는데, 인사청문회 과정이 신상 털기 식으로 간다면 과연 누가 나서겠느냐"라며 우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선인의 이러한 발언은 인사 평가에 있어 ‘능력’과 ‘사생활’을 대비시키고 전자를 중시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직무 수행 능력’을 제외한 다른 모든 것을 ‘사생활’로 여기고 검증을 거추장스럽게 여기는 태도는 박근혜 당선인의 과거 발언과도 모순된다. 유세 과정에서 그녀는 과거 정부의 ‘코드인사’, ‘회전문 인사’, ‘향우회 인사’,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인사’ 등을 비판해왔다.
물론 당선인은 위의 비판이 ‘능력 있는 인사’를 내세우지 못한 전임 정부에 대한 비판이라 여길 것이다. 하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여기서 비판의 근거가 된 ‘코드’(대통령과의 정치성향 일치 여부)나 ‘회전문’(친분으로 쉽게 내정됨), '향우회‘(특정 지역), ’고소영‘(학벌/교회/지역) 등의 기준은 ’능력‘에 관계된 것이 아니다. 그러한 기준을 충족하느냐와 능력 문제는 별개다. 즉 코드가 맞거나, 친분이 있거나, 특정 지역이거나, 심지어는 소망교회 출신이어도 능력은 출중할 수가 있는 것이다. 박근혜 당선인의 시선이 옳다면 우리는 인사문제를 오직 능력의 관점에서만 논해야 하니, 위의 비판도 무의미해진다.

▲ 오늘자 조선일보 6면. 박당선인이 '밀봉인사'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자 보수언론 역시 그녀의 과거 발언을 환기시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능력’과 ‘사생활’에 대한 이분법에서 ‘공적 생활’의 영역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법철학/사회학과 인권을 연구하는 홍성수 숙명여대 법대 교수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기본적으로 말한다면 사생활과 공적생활을 어떻게 구획할 것인가의 문제다. 그런데 이 문제는 문제 자체로만 따진다면 사실 양자 사이에 겹치는 영역이 많아서 구분이 쉽지는 않다”고 문제를 정의했다.
그는 “그런데 이번에 문제가 된 사안들을 보면,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경우 그가 한 재판, 관용차 사용 부분, 기업이 협찬했다는 의혹, 부동산 문제, 정치자금 후원 등이 문제가 되었다. 이는 사생활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공무수행에서 나타난 문제들이다”라고 말했다. 사생활과 공적 생활의 구분이 쉽지는 않지만 이동흡 후보자의 경우 문제된 사안들이 ‘명백하게 공적인 생활’에 속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의미다.
또 그는 “김용준 후보자의 경우는 약간 애매한 구석이 있다. 가령 부동산 문제의 경우 그 자체로는 사적인 문제이지만, 세금 문제는 공적이라 볼 수 있고, 부당한 이득을 올렸을 경우 집 없고 땅 없는 사람에게 피해를 끼친 측면이 있다. 그래서 사생활 문제지만 공적인 성격이 있어 공직자에겐 더 엄격한 검증을 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리고 그는 “(김용준 후보자의) 아들 병역 문제의 경우 그 자체로는 공적인 부분이나 그 아들들이 어떤 질병 때문에 면제가 되었는지 여부는 사실 사적인 영역이다. 언론들이 면제의 특권 여부에 대해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데, 문제제기를 하면서 질병이 뭔지 파헤치겠다고 추측을 남발하는 것은 당연히 사생활을 침해하는 구석이 있다”고 언론의 태도를 일부 비판했다.

▲ 지난 28일자 동아일보 3면 기사. 물론 김용준 후보자 자녀 병역논란 보도 중에는 이처럼 다소 선정적이거나 지나친 것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런 추측보도가 나오게 된 원인도 소명이 너무 늦었기 때문이다. 가령 박원순 서울시장 사례와 비교했을 때, 학위나 아들 병역 문제 등은 검증이 필요한 부분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부분들을 본인이 정리를 해서 빨리 소명하고 처리를 했다. 그런 점에서 이 추측보도에 대해서도 김용준 후보자 개인의 처신 잘못도 있다. 소명자료를 내놓았는데도 믿지 못하고 계속 의혹을 제기하는 것과 아예 소명하지 않는 사안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다른 사안이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또 그는 “물론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이런 종류의 문제들이 무더기로 나와 국민들을 피곤하게 만드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그런데 그래서 사전검증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문제가 많은 사람은 거르고, 잘못은 없지만 의혹제기할 만한 것이 있다면 미리 소명을 준비했어야 하는 것인데 이런 종류의 검증체계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박당선인의 인사의 허술함을 비판했다. 
이런 구분의 차원에서 본다면 박근혜 당선인이 비호하고 있는 것은 ‘코드인사’, ‘회전문 인사’, ‘향우회 인사’,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인사’보다도 더 나쁘다. 사실 ‘코드가 맞거나, 친분이 있거나, 특정 지역이거나, 심지어는 소망교회 출신’이란 것들은 어쨌든 기본적으로는 사생활에 속한다. 우리는 이 사생활의 요소들이 고위공직자들에 반복되어 나타날 때, 대통령의 인사의 기준이 사생활의 영역에 잠식되어 있으리라는 추측으로 이를 비판하는 것이다. 그에 비한다면 이동흡 후보자와 김용준 후보자에게 적용된 검증의 기준은 그야말로  공적인 것으로 문제가 더 심각하다. 
‘사생활’과 ‘공적 생활’의 구분을 깡그리 무시하는 박당선인의 태도는 어떤 의미에서 보면 “물구나무선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일 수 있다. 즉 ‘타진요’가 자신들이 ‘공인’이라 낙인찍은 연예인의 사생활을 ‘공적 생활’로 환원한다면, 박근혜 당선인은 명백한 공무수행자의 공적 활동을 ‘사생활’로 치부하려 한다.
이러한 양극단의 태도가 있을 때, 보통의 생활인들은 적어도 직관적으로라도 두 입장 모두에게 무리가 있음을 알아챈다. 하지만 정작 양극단에 위치한 이들은 상대방의 오류를 자신의 정당함의 근거로 둔갑시킨다. 즉 박근혜 당선인은 연예인에 대한 누리꾼의 무리한 ‘신상털기’를 인사청문회나 공직자 검증 보도가 문제가 있다는 근거로 활용할 것이다. 한편 ‘타진요’ 성향 누리꾼들은 박근혜 당선인이 ‘사생활’을 근거로 자기 사람들을 비호하는 바로 그 모습을 보면서, 타블로의 사생활을 근거로 자신들을 비판하는 것은 ‘기득권’을 수호하는 일이라 부르짖을 것이다.  
물론 '명백한 신상침해‘와 ’명백한 공적 검증‘ 사이 애매한 영역도 있다. 가령 방송에 나와 ’이주여성‘의 삶을 소개하다 정치인이 된 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을 생각해보자. 방송에서 자신의 이력을 다소 과장한 것을 두고 돌을 던지기는 어렵다. 다만 선거공보물에 이력을 쓰면서 허위기재를 한다면 그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자스민의 ’학력위조‘ 의혹이란 건 방송에서 말했던 것과는 달리 공보물에 학력을 ’제대로 기재‘하면서 생겨난 것이기 때문에 ’학력위조‘라고 부르기는 지나친 부분이 있다. 그렇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지만 만일 타블로가 정말로 학력을 위조했다 하더라도 그렇다고 타블로가 ’가수를 사퇴‘ 해야 할 필요는 없었다. 존재하는 것은 그와 대중 사이의 신뢰의 문제였다. 그렇게 본다면 이자스민의 경우는 의원 후보나 의원으로서 잘못한 것은 없다고 볼 수 있다.  

▲ 작년 10월 10일 '제2차 다문화가족정책 기본계획 전문가 공청회'에서 인삿말을 하는 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의 모습. 일부 야권 지지자들은 그녀에 대해 '학력위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뉴스1

누리꾼들이 특정한 판결에 분개하여 그 판결을 내린 판사의 ‘신상’을 터는 것도 애매한 경우다. 한 판사의 지난 판결을 거론하며 그의 시각을 비판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판결은 다른 법조인과 시민사회에 의해 평가받을 수 있다. 그런 와중에 법리해석에 대한 이견이 제기될 수 있고, 법논리를 벗어난 더 근본적인 시선에서 비판받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우리 사회에서는 더 많은 판결문이 공개되어야 하고, 높은 평가를 받은 법관이 중용될 수 있는 제도가 고민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판결문의 논변을 적시해 비판하는 것과 '신상털기'를 하는 것은 또 다른 일이다. 특정한 판결에 분개했다 하더라도 해당 판사의 출신지역·출신학교 등을 까발리고 그가 어떤 인맥 때문에 이런 판결을 내렸을 거라 비난하는 것은 향후 판결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없을뿐더러 일종의 ‘사생활 침해’에 해당한다(그리고 인터넷 세계에서 이 ‘정보’는 종종 날조된다). 이것이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마음에 들지 않는 판결이 나올 때마다 그 판사가 ‘우리법연구회’ 소속이라고 비난하는 조중동의 보도행태를 볼 때 무슨 느낌이 드는지를 생각해보면 된다(누리꾼들과 마찬가지로 이들 신문 역시 그저 마음에 안 드는 판결을 내린 판사를 실제와는 상관없이 ‘우리법연구회’ 소속이라고 우기기도 한다).

▲ 지난 2010년 2월 19일자 동아일보 10면 기사.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은 마음에 들지 않는 판결이 있을 때 판결문의 내용을 비판하기보다 한 단체 이름을 적시하면서 그의 성향을 문제삼는 태도를 취해왔다.

누군가는 이 ‘애매한’ 영역에 대해 다른 기준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박근혜 당선인의 ‘착각’이 위에서 예시로 든 것과 같은 ‘애매한 영역’이 아니라 ‘타진요’가 그랬듯이 ‘명백한 영역’에 대한 것이란 거다. 그러므로 우리는 박근혜 당선인의 잘못된 인식을 규탄하며, 한국 사회의 공적 담론이 이루어낸 성취를 계속해서 그의 인사에 적용해야 할 것이다. 

한윤형 기자  |  a_hriman@hotmail.com

이충연 "MB 정권은 나를 용서할 수 없다"


이글은프레시안 2013-01-31일자 기사 '이충연 "MB 정권은 나를 용서할 수 없다"'를 퍼왔습니다.
[포토] 용산참사 구속자 이충연 씨 출소하던 날

용산 철거민 이충연 씨가 31일 안양교도소에서 출소했다. 2009년 용산철거민대책위원장이었던 그는 망루에 올라 경찰특공대와 대치하다 참사를 겪었다. 그때 아버지 이상림 씨와 동료 철거민 4명을 잃고 4년 동안 수감됐다. 안양교도소에서는 모친 전재숙 씨, 부인 정영신 씨가 그를 맞았다.

감격스런 상봉. 말보다 눈물이 앞섰다. 어머니와 아내는 차례로 이 씨를 안고 꽃다발을 안겼다. 이충연 씨는 환한 얼굴로 가족을 맞았지만 비교적 담담한 모습으로 눈물을 보이지는 않았다.

이어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오늘은 날씨가 따뜻하다. 4년 전 망루에 올랐을 때는 영하 10도를 밑도는 날씨였다"며 참사 당시의 악몽을 떠올렸다. 그는 "그날 아버지와 철거민 네 분을 잃었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도 개발 지역에서 대책 없이 철거민들이 내쫓긴다. 또 다른 용산이 계속되고 있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이어 그는 "저 안(감옥)에서 이웃들의 삶을 돌아볼 수 있게 됐다"며 "내가 원해서 이렇게 살기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이웃을 살피면서 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많은 노동자들이 극단의 선택으로 삶을 마감한다"며 쌍용차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 31일 출소한 이충연 씨를 가족이 맞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이번 특별 사면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저들이 권력으로 나를 석방했지만 나를 용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용서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말해 대통령 측근용 특사의 구색 맞추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이번 사면을 비꼬았다. 박근혜 당선인에 대해서도 후보 시절 했던 '용산참사 진상 규명' 약속을 지켜달라고 주문했다.

부인 정영신 씨는 "혼자 남편을 만나서 (남편을 잃은) 어머니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문을 연 뒤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만을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버텼다"고 지난 4년을 회고했다. 그는 이어 "다시는 이 나라에서 집이 없어서, 가진 게 없어서 쫓겨나고 죽음을 당하는 사람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 씨와 같이 구속된 철거민 중 4명도 이날 대구·순천·여주·춘천교도소에서 각각 출소했다. 이들은 이날 저녁 7시 서울 대한문 앞에서 집회를 연다. 다음 날인 1일에는 용산참사 희생자가 묻힌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을 참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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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서 이충연 씨가 아내 정영신 씨를 향해 걸어오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이충연 씨는 2009년 1월 수감돼 꼬박 4년을 옥살이했다. ⓒ프레시안(최형락)

▲ 아내 정영신 씨와 이충연 씨. ⓒ프레시안(최형락)

▲ 그는 박근혜 당선인이 용산참사 진상 규명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레시안(최형락)

▲ 아내를 보고 있는 이충연 씨. 아내 정영신 씨는 '용산의 며느리'라 불리며 참사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활동가로 변신했다. 그는 이날 아내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했다. ⓒ프레시안(최형락)

▲ 기자회견 내내 어머니 전재숙 씨가 아들 손을 꼭 잡고 있다. 평범하던 전재숙 씨는 아들이 감옥에 있는 4년 동안 투쟁 사업장을 돌며 연대 활동을 해왔다. ⓒ프레시안(최형락)

▲ 이들은 재개발 지역에서의 강제 퇴거 금지와 재개발 정책 개선 등을 요구했다. ⓒ프레시안(최형락)

▲ 31일 오전 경기도 안양교도소 앞에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안양교도소 정문에는 '꿈과 희망을 주는 교정'이라고 적힌 간판이 걸려 있다. 이충연 씨는 감옥에서 책과 신문을 읽으며 사회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이제는 가족만을 위해 살 수 있는 시간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하는 이충연 씨. 역설적이게도 그는 교도소에서 새로운 '꿈'과 '희망'을 가슴에 담고 나왔다. MB정권은 이렇게 평범했던 사람을 투사로 키웠다. ⓒ프레시안(최형락)

/최형락 기자

공직검증 기준, 180도 바뀐 박근혜


이글은 겨향신문 2013-02-01일자 기사 '공직검증 기준, 180도 바뀐 박근혜'를 퍼왔습니다.

ㆍ야당 땐 “예외 없이 철저히” 국민 알권리 강조
 ㆍ김용준 낙마엔 ‘신상털기 청문회’ 연일 비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직자 검증’ 기준이 당선 이후 5년 전 입장과 달라졌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누구나 예외 없이 검증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이 왜 네거티브냐”던 박 당선인이 자신이 지명한 김용준 전 국무총리 지명자 낙마를 전후해선 언론의 도덕성 검증 등을 “신상털기”,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제기”라고 비판한 것이다.

박 당선인은 31일 경남 의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전날에 이어 인사청문회 검증과정을 두고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당선인은 “청문회가 신상털기로 진행된다면 누가 하려고 하겠나. 능력 있고 할 만한 사람들이 거절하면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발언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시시콜콜한 것까지 파헤치는 것은 가혹하다”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당선인은 그동안 공직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강조해왔다. 2007년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박 당선인은 “처음부터 원칙이 검증은 필요한 일이라는 것이었고, 나를 포함해 어느 후보도 예외가 아니다”(2007년 2월)라고 말했다. 또 같은 해 6월 대선 출마선언에서 “실체가 없는 것을 이야기하면 네거티브지만 실체가 있는 것에 대해 국민은 알 권리가 있다. 공방 정국으로 몰고 가려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당선인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2004년 7월~2006년 6월)엔 이번 김 전 지명자에게 제기된 부동산 투기, 자녀 특혜 의혹 등을 이유로 이헌재 경제부총리 등 노무현 정부 고위공직자들을 잇달아 낙마시켰다. 박 당선인은 2006년 이해찬 국무총리 후보자의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 “나라의 큰일을 하는 자리인 만큼 철저하게 검증과정을 거치겠다. 그게 야당의 임무 아니냐”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필요에 따라 박 당선인 검증론이 달라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고위정책회의에서 인사청문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박 당선인의 발언을 두고 “대상자를 올바른 시스템에 의해 정확하게 추천하지 않고 제도가 잘못됐다고 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지선·구교형 기자 jslee@kyunghyang.com

“글 안썼다”→“대북심리전”…국정원, 거짓말 들키자 궤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1-31일자 기사 '“글 안썼다”→“대북심리전”…국정원, 거짓말 들키자 궤변'을 퍼왔습니다.

대통령 선거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아무개(29)씨가 지난 4일 오후 모자와 목도리로 얼굴을 감싼 채 서울 강남구 개포동 수서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파장
“직접 쓴 글 아니다” 입장 뒤집고 “북한 찬양에 대응” 변명
‘김씨 게시글=국정원 업무’ 사실상 시인…‘표현자유’ 강변도

대선 여론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직원 김아무개(29)씨가 진보 성향의 ‘오늘의 유머’ 누리집에서 벌인 활동에 대해 국가정보원이 처음으로 ‘김씨가 직접 게시글을 작성했다’고 시인했다. ‘글을 쓴 적이 없다’는 국정원의 거듭된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난 것이다. 그럼에도 국정원은 또다시 ‘대북심리전 차원의 활동이었다’는 상식을 벗어난 해명을 내놓으며, 여전히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국정원은 31일 ‘한겨레신문 보도에 대한 국정원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내어 “한겨레가 보도한 글은 김씨가 북한 아이피(IP)로 작성된 글들이 출몰하고 있는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서 북한 찬양·미화 등 선전선동에 대응하기 위해 작성한 것으로 대북심리전 활동을 위한 글이지, 정치적 목적으로 올린 글이 아니다”라고 밝혔다.국정원은 보도자료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 비판 △대법원 국가보안법 위반 판결 사건 등을 다룬 김씨의 글을 예로 들어 “이러한 글들을 정치적 목적으로 게재했다고 오도하는 것은 정보기관의 대북심리전 활동을 위축시킨다”고 주장했다.하지만 국정원은 ‘대북심리전’을 목적으로 하는 김씨의 업무가 왜 국내 인터넷 누리집에서 일반 누리꾼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것인지에 대해선 설득력 있는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야당 비판 및 정부 홍보 등 김씨가 작성한 국내 정치 관련 글이 대북심리전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밝히지 않았다.이에 대해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전직 국정원 고위 관계자는 “대북심리전은 당연히 북한 주민들을 향해 방송을 하거나 전단지를 뿌리는 일이어야 한다. 그런데 국내 누리집을 보는 사람들이 북한 사람인가? 한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대북심리전을 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들어 국정원 역할이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과거 국정원에선 국내 누리집에서 벌어지는 이런 일을 대북심리전이라고 부르지도 않았고, 그런 일을 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국정원의 이번 해명은 김씨의 게시글 작성이 ‘국정원 업무’의 하나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시인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정원의 해명대로라면, 국정원이 벌이는 대북심리전 차원에서 김씨가 ‘오늘의 유머’ 누리집에서 의도적으로 글을 작성했다는 말이 된다. 이는 야당 비판 및 정부 홍보 등 여론조작 활동을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벌였다는 의혹으로 이어진다.범죄심리 전문가이기도 한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국정원이 계속 말을 바꾸는 것은 범죄자와 똑같은 심리다. 범죄자는 처음에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다 증거가 나오면 증거가 나온 부분만 인정한다. 그러다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면 원래 의도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고 변명한다. 국정원이 지금 하는 행동과 같다”고 지적했다.또 국정원은 김씨가 지난해 8월부터 90여차례나 대선 관련 글에 추천·반대를 표시한 것에 대해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서 누려야 할 기초적인 기본권 행사”라고 주장했다. ‘표현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국정원 직원도 정치적 의견을 표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서울지역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개인의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존중돼야 한다. 그러나 국정원은 조직적으로 정치에 개입하거나 시국사건 조작에 앞장선 역사가 있고, 그 역사에 비춰 볼 때 국정원 직원의 이런 정치적 의사 표현은 최대한 신중해야 하고, 엄정한 잣대로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현철 정환봉 기자 fkcool@hani.co.kr

'국정원 댓글 직원', 풀리지 않는 11가지 의문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1-31일자 기사 ''국정원 댓글 직원', 풀리지 않는 11가지 의문'을 퍼왔습니다.
민주당, 새누리당에 정보위 소집 요구...국정조사 필요성도 언급

▲ 불법 선거운동 의혹을 받고 있는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씨가 4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수서경찰서에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국정원 직원 댓글' 사건이 또다시 불거졌다. 31일,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29)씨가 지난해 누리집 '오늘의 유머(오유)'에 91건의 글을 직접 작성했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작성 글 가운데에는 야당 대선 후보와 야당 국회의원을 비판한 글, 4대강 공사·제주해군기지 등 사회 쟁점에 대해 정부 측 입장을 옹호하는 글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경찰이 "김씨가 쓴 글은 대선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설명한 것과는 정면 배치되는 정황이다. 또, "김씨가 게시판에 직접 글을 쓴 적이 없다"던 국정원의 해명과도 맞지 않다. 국정원은 91건의 글에 대해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 IP로 작성된 글이 출몰하는 '오유'에서 북한 선전선동에 대응하기 위해 작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즉시 "국기문란 사건"으로 규정하며 제대로 된 경찰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필요하면 국정조사도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국정원의 해명을 듣기 위해 정보위원회 소집을 요구하고 있으나 새누리당이 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 정보위 간사인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국정원의 직접적인 해명이 요구되는 11가지 쟁점을 발표하며 정보위 개최를 압박했다. 

국정원 댓글 사건에 관한 11가지 의문점

▲ 정청래 민주통합당 의원(자료사진) ⓒ 유성호

정 의원이 정리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오유'에 어떤 대북 심리전이 필요했고 어떤 대북 첩보와 정보가 있었느냐다. 김씨는 국정원 제3차장 산하 심리전단팀 소속이다. 해당 팀은 대북 심리전과 대북 첩보 정보를 수집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오유'에 어떤 대북첩보가 있었기에 김씨가 투입됐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둘째는 '오유' 외에 몇 개의 사이트를 감시·관리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실제 국정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의 사이버 대남심리전 공세가 강화됨에 따라 인터넷상의 종북 활동을 추적, 대응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다른 사이트 역시 '오유'와 같은 방식으로 관리해왔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셋째는 이 같은 사이트 감시에 몇 명의 직원이 투입됐는지에 대한 설명이 요구된다. 정 의원은 "오늘의 유머와 같은 수많은 사이트를 감시했다면 도대체 몇 명의 국정원 직원이 이런 업무에 투입됐는지 밝혀야 한다"며 "항간에 떠도는 70명 안팎의 요원이 투입됐다는 설에 대해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넷째는 국정원 김씨의 '업무활동 시간'과 관련돼 있다. 김씨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20분까지 글을 작성하고 '오유' 게시글에 찬반을 눌렀는데 이것이 대북 첩보활동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다섯째는 김씨의 '업무 행적'에 관련된 것이다. 정 의원은 "김씨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활동한 흔적이 없다고 하는데, 오전 11시에 출근해 오후 2시 퇴근 후 재택근무를 한 것 아니냐는 야당의 주장에 왜 (국정원이) 답변을 안 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여섯째는 업무시간에 댓글 남기기가 국정원법 어디에 해당되는지에 대한 궁금점이다. 정 의원은 "김씨는 일요일과 공휴일은 활동하지 않는 등 정상적인 근무 시간에만 활동을 했다는 것으로 월급 받는 국정원 직원의 정상적인 업무라고 봐야 한다"며 "이런 업무가 국정원 법 몇 조, 몇 항에 해당되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국정원장은 몰랐을 듯, 어떤 세력의 지시로 추진됐나"

일곱 번째는 '누구의 기획으로 불법적인 업무가 추진됐는지'다. 정 의원은 "최 아무개 팀장이 직원에게 업무 지시한 내용을 알고 있다"며 "최 아무개 팀장이 기획했고 집행했는지 국정원이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덟 번째는 '댓글 단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힌 경찰의 발표에 대한 것이다. 정 의원은 "대선 TV 토론 직후 비상적으로 이루어진 경찰의 졸속 수사 발표는 명백한 허위 사실 유포"라며 "경찰 발표는 누가 봐도 명백한 선거 개입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아홉 번째는 민주당이 김씨 오피스텔을 덮쳤을 때 국정원이 김씨의 가족을 대동한 것이 온정주의에 기대려 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다. 국정원 요원은 신분이 노출되면 안 되는데, 수많은 언론사 기자와 카메라가 돌아가는 와중에 국정원이 가족을 대동하고 현장에 나타난 이유가 뭐냐는 것이다. 

열 번째는 경찰 수사에 대한 압박 및 공작 유무다. 정 의원은 "수서 경찰서 수사과장은 의욕적으로 사건을 파헤치려고 하는데 이 사건을 윗선의 지시로 덮으려 한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고 밝혔다. 

열한 번째는, 이 사건에 대해 국정원장이 인지했는지 여부다. 정 의원은 "이 사건에 대해 국정원장에 보고했다면 못하게 했을 것이라는 나름의 추측이 든다"며 "만일 국정원장 모르게 이 일이 추진되었다면, 과연 어떤 세력에 의해 무슨 의도에서 추진됐는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정보위 개최를 요구했지만 새누리당은 대선 개입 의혹으로 정보위를 열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국정원 댓글 사건 사실이 드러나는 마당에 새누리당이 정보위 소집에 응하지 않으면 '뭔가 켕기는 것이냐'는 국민적 의혹을 받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하루 빨리 국회 정보위를 소집해 국정원의 해명을 들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국정조사라도 해야 될 매우 중대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총공격 태세 돌입 "중대 범죄...어디까지 책임 물어야 할지 살이 떨릴 지경"

▲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직원 인터넷 불법선거운동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역삼동 한 오피스텔에서 지난해 12월 11일 오후 수서경찰서 권은희 수사과장이 "문을 열어 달라"며 협조를 요청하고 있으나, 안에 있는 국정원 여직원이 문을 잠근 채 협조를 거부하고 있다. ⓒ 권우성

이 같은 의문점 해소를 위해 민주당은 총공격 태세에 돌입했다.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가 "좌시할 수 없다"고 엄포를 놓은 가운데 대변인들도 세 차례나 관련 브리핑을 내놓으며 진상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고위정책회의에서 "국정원 심리단의 주요 업무와 규모를 밝히고 그간 알려진 70여 명의 업무내용도 모두 밝혀져야 한다"며 "민주당이 주장해온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 이상 이 사건은 엄중한 국기문란사건으로 결코 좌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용진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의혹이 사실이라면 국정원은 이를 조직적으로 지시했거나 불법사실을 알면서 이를 방조 비호해 온 것"이라며 "매우 중대한 범죄행위이고 엄중한 국기문란사건으로 어디까지 그 책임을 물어야 할지 살이 떨릴 지경"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대선개입, 불법정치공작을 수행한 것으로 확인된 국정원에 대한 책임추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아이디로 검색만 해봐도 알 수 있는데도 '대선 관련 활동이 없다'고 한 경찰의 범죄행위 비호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관련보도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국정원의 불법정치공작 의혹에 대해 덮어놓고 비호에 나섰던 새누리당과 박근혜 당선인도 그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진보당도 가세했다. 민병렬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정원이 대선 여론조작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어마어마한 범죄행위의 단면이 드러난 것"이라며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이토록 뚜렷해진 마당에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피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주연(ld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