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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24일 일요일

'천안함재조사' 민주당, 3년만에 "폭침" 커밍아웃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3-23일자 기사 ''천안함재조사' 민주당, 3년만에 "폭침" 커밍아웃'을 퍼왔습니다.
[천안함 침몰 3주기 기획]쏟아진 의문 있어도 의혹 해소 노력 없어… “집단지성이 나서 진상규명 필요”

천안함 침몰 사건은 오는 26일로 사고발생 3주기를 맞이한다. 지난 3년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정부의 입장은 진상조사단의 북한 어뢰에 의한 ‘폭침’이라는 발표 이후 그 어떤 의문이 제기돼도 요지부동이다. 정부는 지난 3년간 해마다 기념식을 개최하고 ‘북한’을 규탄해오고 있다. 북한 역시 천안함 사건은 남한 정부에 의한 날조극이라고 주장해왔다. 남북한 당국 모두 천안함 사건을 상대방의 탓으로 돌리며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3년이 지나고 새정부가 들어선 지금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변화는 진실규명을 위해 국정조사 또는 재조사를 촉구하던 민주통합당의 입장이다. 지난해 총선·대선을 거치면서 국민들에게 납득할 만한 설명없이 슬그머니 ‘폭침’으로 입장을 바꿨다.
박근혜 정권이 시작된 지금 시점에도 민주당이 바라보는 천안함 사고경위는 북한 어뢰에 의한 ‘폭침’으로 굳혀가고 있는 모양새다. 대선의 패배와 함께 제1야당의 입에서도 더 이상 합리적 의심조차 숨어버린 정치환경이 돼버린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조사결과를 발표한 이후 쏟아진 의혹이 여전히 해소돼 못했으며, 법정에서의 진실규명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과 언론, 학자 그룹이 진실을 밝히는 데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지난해 10월 오전 평택 해군 2함대에 거치된 천안함을 방문해 헌화한뒤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통합당 “국정조사·재조사→침묵→폭침”=“이명박 정부가 안보를 강조하지만 실제로 보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안보에 구멍이 뚫렸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해 12월 5일 TV토론에 나와 ‘천안함 폭침을 침몰이라 한다’는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의 비난에 이같이 답변했다. 민주당에서 천안함을 ‘폭침’으로 규정하고 공식 브리핑에서 언급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 26일 진성준 당시 문재인 캠프 대변인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피격과 같은 충격적인 사건으로”라며 이명박 정부의 안보무능을 질타하면서였다. 이후 민주당은 박용진 대변인(11월 22일) 진성준 대변인(11월 27일, 12월 9일), 김관영 의원(12월 4일), 박광온 캠프 대변인 및 김혁 부대변인(12월 13일), 정세균 상임고문(12월 14일) 등이 대선을 앞두고 브리핑 및 원내대책회의, 논평을 통해 천안함 사건을 ‘폭침’으로 표현했다. 문 전 후보 역시 11월 28일 대전역앞 유세, 12월 13일 방송연설, 12월 18일 기자회견에서 천안함 폭침이라고 언급했다. 
새누리당에서 문제를 삼자 박용진 대변인은 지난해 12월 4일 “2010년 5월 20일 정부조사결과 발표 다음날 박지원 원내대표가 ‘정부 발표대로 북한 소행이라면 북한도 국제사회에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정동영 공동선대위원장도 ‘북한이 국제사회 일원으로 편입될 수 있는 정상국가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국제사회와 전문가들은  여전히 정부발표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정부 발표를 믿겠다, 다만 이런 의혹에 대해 차근히 해명해야 할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박 대변인이 말할 당시까지도 정부는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해명은 하지 않고 조사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국민들을 향해 수차례 비난을 가했다.
민주당의 이 같은 태도변화는 일종의 ‘커밍아웃’이라 할 만하다는 지적이다. 천안함 사건 발생 이후 가장 적극적인 진실규명에 나섰던 집단 가운데 하나는 민주당이었기 때문이다. “천안함 특위활동 연장과 국정조사 요구를 한나라당이 무시했다”(홍영표 의원 2010년 9월 3일), “특위 재가동을 강력히 촉구한다”(박영선 최고위원 9월 13일), “정부는 수많은 의혹에 대해 설득력있는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이춘석 당시 대변인, 2011년 3월 26일 천안함 2주기 논평) 등의 표현이 공식적으로 나온 목소리였다.
이랬던 민주당이 천안함 사고원인에 대한 입장을 바꾼 배경에는 선거일정이 크게 작용됐다. 1주기까지만 해도 소리높여 의혹을 제기했던 민주당이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천안함 3주기 때부터 미묘한 변화가 나타났다. 심지어 이해찬 상임고문이 민주당 총선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천안함 정부발표를 신뢰하지 못하겠다”고 언급하자 이용섭 의원이 황급히 말을 막았던 일도 연출됐다. 천안함 정부조사에 확신하지는 못하겠다고 했던 조용환 변호사가 헌법재판관에서 낙마한 문제도 민주당의 입장변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조사 뒤집을 만한 근거가 없다?=이처럼 입장이 변한 이유에 대해 민주당에서는 정부발표를 뒤집을 만한 근거가 없다고 해명했다. 천안함 사건이 터진 이후 천안함 진상조사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맡았던 홍영표 의원은 19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국민들의 의혹 제기에 정부가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는 미흡함은 남아있지만, 정부 발표를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 발표를 뒤엎을 만한 증거나 명백한 과학적 근거가 필요한데, 그것 없이 계속 이끌고 가긴 어렵다”고 밝혔다. 과거 요구했던 천안함 재조사에 대해서도 홍 의원은 “새로운 근거가 제시되지 않는 한 현재로서 재조사 요구를 전면적으로 제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최근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는 천안함 사건을 아예 ‘폭침’으로 규정하고 있다. 최근의 각종 논평과 브리핑, 국방부장관 인사청문회, 박기춘 원내대표 발언 등에서는 이미 북한이 천안함을 격침시켰다는 정부발표가 기정사실로 굳혀져 있다.

▷“납득할 설명없이 입장돌변, 무책임”=문제는 왜 이렇게 입장이 변했는지에 대해 국민들에게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었다는 데에 있다. 특히 3년 가까이 진행되고 있는 신상철 전 천안함 민군합조단 민간위원(현 서프라이즈 대표)의 명예훼손 관련 재판에서 군 조사 때와 다른 증언들이 속속 나오고 있을 뿐 아니라, 이미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직전까지 쏟아진 의문점 만으로도 정부 조사결과의 신뢰도가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사고위치 문제, 존재하지 않은 물기둥, 1번 어뢰 설계도 조작, 온전한 시신의 상태, 흡착물질 데이터 조작의혹, 폭발흔적 없는 선체, 파편조각 한 점도 못찾은 것, 1번 글씨에 쓰인 잉크 한국에서도 생산 등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조선일보조차 정부의 최종조사결과 보고서가 발표된 다음날인 2010년 9월 14일자 사설에서 “천안함 특위 재가동과 재조사 실시도 고려해볼 만 하다”고 언급했을 정도였다.
천안함 언론검증위원회 책임연구위원을 맡았던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은 19일 “민주당은 천안함 침몰의 진실에 문제제기를 적극적으로 했던 정치집단이었는데 이제 와서 ‘이를 뒤엎을 만한 것이 없다’고 하는 것은 무지하거나 의지가 없는 것”이라며 “차라리 조사활동을 제대로 못한데다 국민여론을 의식했다고 얘기하는 편이 솔직하다”고 지적했다. 노 전 위원장은 “이미 2010년 당시 정부조사결과의 모든 논리가 다 깨졌는데 책임 있는 공당이 이것도 판단할 능력이 없겠느냐”며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특위 위원과 함께 백령도 사고해역 공동조사를 했던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도 이날 “민주당이 어떻게 천안함 사건을 폭침이라고 거침없이 말할 수 있는지 놀랍다”며 “지금 야당은 너무나 무력하고 제1야당으로서의 위상에 걸맞는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집단지성이 나서야”=천안함이 침몰된지 3년이 흐르면서 이처럼 민주당조차도 스스로 위축되고 자기검열하는 처지에 놓인 정치환경에서도 집단지성의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는 목소리는 계속되고 있다. 노종면 전 위원장은 “정부가 아직 문제가 많은 조사결과를 철회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면적인 재조사는 불가피하다”며 “원인이 뭔지 단정할 수 없어도 잘못된 근거는 인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이 문제는 우리 사회의 지성과 양심의  문제”라며 “근거를 보지 못하면서 믿기만 해서는 안된다. 우리사회 집단지성인 언론과 정치인, 학자들이 규명 노력을 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안함 사건, 3년동안 책임진 사람 한 명도 없어 

젊은 장병 46명 희생… 원인 문제 의혹들 남긴 채 3년 흘러

천안함 침몰사건으로 젊은 해군 장병 46명이 희생된지 3년을 맞았으나 사건의 원인 문제 뿐 아니라 그 책임자에 대한 추궁조차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지난 2010년 감사원의 천안함 직무감사결과 징계통보 및 사법처리 권고를 받은 이들에 대해 모두 면죄부가 주어졌다. 군검찰 내사결과 4명이 입건됐으나 최종 수사결과에서 군검찰은 최종적으로 군의 사기를 고려해 불기소했다. 당시 지휘라인에 있던 인물 가운데 징계대상자도 9명으로 줄었으나 당사자가 모두 불복해 실제 징계를 받은 이는 김동식  전 2함대사령관(정직3월), 박정화 전 해군작전사령관(감봉) 정도만 감봉 이상의 징계를 받았을 뿐, 박동선 전 2함대사령부 작전참모(견책), 이원보 2함대 22전대장(근신) 등은 징계가 감경됐다. 나머지 4명은 모두 징계가 취소됐다.

특히 김학주 당시 합참 작전참모부장은 중장으로 진급했으며, 김동식 소장은 정직 3월을 받은 뒤 해작서 부사령관 보직을 받았다. 징계대상이었던 김기수 합참 전력기획본부장은 전역했다가 다시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장으로 복귀해 현재까지 재임하고 있다.

기자들에 당시 상황 설명을 했던 이기식 전 합참 정보작전처장은 징계대상으로 분류됐으나 소장으로 진급해 지난해 10월 말까지 2함대사령관을 맡았다. 이밖에 류제승, 최병로, 전병훈  등 당시 징계가 취소된 장성들도 모두 일계급씩 진급했다.

이를 두고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19일 “사고원인 뿐 아니라 군의 사고 대처능력과 후속조치 등 모든 부분에 대해 군의 무능함이 드러났는데도 아무도 처벌받지 않았으며, 책임조차 진 사람이 없었다”며 “진급까지 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반해 천안함 침몰원인에 의혹을 제기했던 민간인이자 조사과정에 참여했던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는 군 명예훼손으로 기소돼 3년 가까이 재판을 받고 있다. 신 대표를 비롯한 변호인단은 오히려 정부와 정치권, 언론에서 하지 않는 천안함 진실규명을 법정에서 벌이겠다며 긴 싸움을 이어 나가고 있다. 핵심증인이 출석한 지난 2011년 7월부터 열린 공판에서는 △천안함 초기보고상황의 의문(사고직후 해경, 해작사, 합참 모두 좌초 보고) △천안함 사고해역 수심이 정부발표와 다르다는 천안함 장교들의 증언(천안함장, 작전관) △천안함 최종보고서에 실린 CCTV 장면에 생존자가 등장한다는 사실 △사고직전 CCTV 영상에서 아무런 흔들림없이 운동하던 장병 모습이 등장하는 내용 등 그동안 정부가 발표한 내용과 상이한 증언들이 나왔다. 

천안함 재판은 대선 이후 한차례 개최됐으나 증인 불참으로 새정부 하에서 본격 진실규명이 시작되지는 않았다. 다음 공판은 4월중에 열릴 예정이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2년 7월 18일 수요일

조선일보의 '커밍아웃' “박근혜 ‘5.16 인식’ 문제없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2-07-18일자 기사 '조선일보의 '커밍아웃' “박근혜 ‘5.16 인식’ 문제없다”'를 퍼왔습니다.
[뉴스브리핑]“차기정권 과제는 ‘일자리창출·부패청산’”

■ (조중동)‘박지원 소환통보’주목..‘최시중 6억 대선자금’은 뒤로
■ (한겨레), 박근혜 최측근 ‘최태민 온갖 추문·비리 의혹’ 총정리
 18일 주요 조간신문들의 1면은 최시중, 박지원, 이영호, 현병철, 김병화 그리고 문재인에 주목했다. 
조선일보 ․ 동아일보는 야당 원내대표 박지원의 이름이 ‘방통대군’ 최시중 보다 컸다.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에 대한 검찰 소환 통보를 1면 톱기사로 뽑았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의 최측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6억원의 거액을 대선자금으로 받아썼다는 소식은 1면에서 찾아볼 수 없다. 
반면, 경향신문 ․ 국민일보 ․ 서울신문 ․ 한겨레 등은 1면에서 최시중 관련 기사를 톱으로 크게 취급하거나 최시중과 박지원 소식을 함께 다뤘다. 
북한 군부의 권력변화 조짐 기사도 전날에 이어 1면에서 주요기사로 다뤄졌다. 국민일보 ․동아일보 ․ 조선일보 ․ 중앙일보 ․ 한겨레 등은 1면에서 이영호 인민군 총참모장 해임 이후 북한의 권력지도 변화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부도덕과 무능, 자격미달과 자질부족 등 MB정권 인사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문제가 고스란히 복제되어있는 김병화 대법관 후보, 현병철 인권위원장 후보와 관련된 기사도 일부 신문에서 주요하게 다뤄졌다. 
한겨레는 김병화 ․ 현병철 두 후보에 대해 여당인 새누리당도 ‘등을 돌렸다’는 기사를1면 톱으로 올렸다. 한국일보도 여야가 현병철 후보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기로 잠정 결정했다고 보도했고, 조선일보는 새누리당이 김병화 후보의 자진사퇴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신문) 여론조사, “차기정권 과제는 ‘일자리·부패청산’” 
민주당 유력 대선후보로 앞서 나가고 있는 문재인 상임고문이 김두관 ․ 손학규 등 나머지 후보들이 요구해 온 경선 결선투표를 전격 수용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이날 주요 조간신문 1면에서 다뤄졌다. 결선투표는 대선후보 경선 때 1위가 과반(50%) 지지를 받지 못하면 1, 2위 후보간 다시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문 후보는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이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서울신문이 창간 108주년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 내용도 눈길을 끈다. 이 신문이 전국 만19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다음 정부가 가장 중점을 둬야할 정책분야로 응답자의 50.8%가 ‘일자리 창출’이었고 두 번째 과제는 ‘부패정치 청산’이었다. 서울신문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경제민주화와 복지논쟁이 불붙은 가운데 정작 국민들은 일자리창출과 부패정치 척결을 차기 정부가 추진해야 할 최우선 정책과제로 꼽았다”고 지적했다. 


(한겨레), 박근혜 최측근 ‘최태민 온갖 추문·비리 의혹’ 총정리 
각 언론이 12월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에 대한 검증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한겨레와 조선일보의 박근혜 다시보기 기사와 칼럼이 관심을 끈다. 
한겨레는 박근혜 후보의 역사관·통치관, 정수장학회 논란에 이어 이날은 4~5면 두 개면에 걸쳐 박근혜 후보의 과거 행적과 주변 인물 등에 대한 의혹과 문제점 등을 파헤졌다. 
한겨레는 (‘이름 7개’ 최태민, 박근혜와 16년 ‘동반활동’의혹 양산)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40년 가량 박근혜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에는 최태민(1912~1994)과의 관계에 대한 의혹이 자주 따라붙었다”고 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박근혜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측근 최태민은 일제시대 황해도경 순사였으며, 대한행정신문사 부사장을 지냈고 여자문제로 부인에게서 고소당하자 승려가 된 적이 있다. 또 6명의 부인으로부터 3남6녀를 두었고 경남 양산에서 개운중학교를 설립했고 서울,대전 일대에서 사이비종교행각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육영수 사망 이후 박근혜를 만났고 이후 목사 안수를 받았고 ‘대한구국선교단’을 세워 박근혜가 참석한 구국기도회를 열었다. 최태민에 대한 수사자료를보면 그는 정계,경제계,언론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해‘미니 청와대’로 불렸으며 주변에 각종 이권개입, 횡령, 사기, 여성과의 추문 등이 따라붙었다. 박근혜는 “어머니 돌아가신 뒤 힘들었을 때 바로설 수 있도록 도와준 고마운 분”이라며 늘 그를 옆에 뒀다고 한겨레는 전하고 있다. 
(조선) “박근혜의 ‘5.16 불가피’ 인식에 문제없다”사설로 ‘커밍아웃’

박근혜 후보의 ‘5.16 역사인식’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조선일보가 사설을 통해 공개적으로 ‘박 후보의 5.16 인식은 문제가 없다’고 밝힌 것도 주목해야 한다. 
조선일보는 (朴후보, 5.16과 유신에 대한 평가는 달라야 한다, 친인척 비리 현재 인식으론 비리사슬 끊기 어려워)란 이례적으로 긴 제목의 사설에서 “박 후보의 5.16인식은 국민 개개인의 입장과 소신 차이에 의한 찬반이 따를 수는 있을지언정 문제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5.16이 ‘혁명’(뉴라이트)인가 ‘불가피한 선택’(박근혜)인가 ‘쿠데타 또는 군사반란’(민주개혁진영)인가 논란속에서 조선일보가 사실상 뉴라이트나 박근혜 등의 독재(부역)세력 또는 그 잔여세력과 같은 입장이라는 일종의 ‘커밍아웃’이다.


다음은 18일자 주요 조간신문의 1면 기사들이다. 
▲ 경향신문
(최시중 “대선 경선자금 6억 받았다”)
(2012대선기획-자영업자, 벼랑에 서다..36세 막창집 사장의 죽음)
(검찰, 박지원 수뢰혐의 내일 소환통보)

▲ 국민일보
(‘軍숙청’에 맞선 군부 소장파 대응 주목)
(최시중 “파이시티 6억 대선자금으로 받았다)
(檢 “박지원, 내일 출두하라”)
(“이석기, 선관위 자료 外 모두 폐기지침 내려”)
(당정청 “분양가 상한제 폐지”)

▲ 동아일보
(대기업 자율고 줄줄이 나온다)
(檢, 저축은 의혹 박지원에 뇌물수수 혐의 적용)
(민주 경선 결선투표제 확정)
(北 현영철 ‘차수’ 승진...이영호 후임 가능성)

▲ 서울신문
(“일자리 창출.부패척결이 먼저”)
(최시중 “대선자금 6억 받아” 檢 박지원 내일 전격 소환)

▲ 조선일보
(박지원 1억 받은 혐의 내일 소환)
(美 제재 어기고 北과 거래)
(문재인, 野경선 결선투표제 수용)
(與 “김병화 임명동의안 자유투표”)

▲ 중앙일보
(이석기의 CNC 국고사기 20명 허위신고 내역 확보)
(이영호 숙청 부른 군.민 돈줄다툼)
(문재인, 대선후보 경선 결선투표 수용)

▲ 한겨레
(‘자질 논란’ 김병화.현병철..새누리도 등돌려)
(검찰, 박지원 내일 소환, 박 원내대표“안 나갈것”)
(최시중 “MB 경선자금으로 6억원 받았다”)
(북 리영호 자리에 야전출신 현영철?)

▲ 한국일보
(현병철 청문보고서 채택 않기로)
(다른 금리는 떨어지는데 홀로 4개월간 제자리..증권사들 CD 금리담합 의혹)
(검찰, 박지원 내일 출석통보)

뉴스브리핑팀/김성재  |  mediaus@mediaus.co.kr

2012년 5월 28일 월요일

이한구의 커밍아웃과 새누리 본색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5-27일자 기사 '이한구의 커밍아웃과 새누리 본색'을 퍼왔습니다.
그들이 언론청문회 기피하는 진짜 이유

▲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12.5.23/뉴스1

“내가 원내대표로 있는 한 언론사 파업 국정조사 요구는 받기 힘들다.” 여기서 ‘내’는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다. 지난 4․11총선에서 유권자들이 과반 의석을 준 새누리당의 19대 의원 다수의 지지를 얻어 원내대표 자리를 차지한 이한구 의원이 언론사 파업 국정조사 문제로 확실히 ‘커밍아웃’했다. 커밍아웃은 원래 동성애자들이 자신의 성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을 일컫는 것인데 요즘은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을 두고도 커밍아웃이라고들 한다.
이한구 원내대표가 지난 25일 기자단과 가진 점심 자리에서 밝힌 이 발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그가 일개 의원이 아닌 19대 국회에서 야당과의 협상과 여당의 원내 전략을 총지휘하는 사령탑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물론 그의 생각에 새누리당 의원이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유승민 의원 같은 이는 문화방송 사태를 정치파업으로 매도하는 이한구 원내대표와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유 의원은 일개 의원이고 이 의원은 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이 두 사람의 생각과 발언이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이한구 원내대표가 19대 국회 출범을 불과 며칠 앞두고 이런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개원과 함께 야당의 언론청문회 요구가 거세질 것을 미리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다분히 깔린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19대 국회가 개원 초반부터 순항은커녕 격렬한 격돌 조짐까지 엿보이게 하는 발언이다. 그가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는 한 이명박 정권 청문회 특히 언론청문회를 둘러싸고 여야 간 극한 대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언론청문회 불가 입장을 기자들에게 밝히면서 “공정방송을 말하면서 정치권이 개입해서 문제를 풀라는 건 논리에 맞지 않다. 방송사 파업에 정치권이 개입한다면 다른 민간 기업이나 공기업의 파업도 정치권이 개입해야 하는 건가”라는 논리를 폈다. 아무리 곱씹어 보아도 정말 옹색하고 궁색한 논리다.
이 대목에서 그가 한국방송이나 문화방송을 일반 사기업처럼 여기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이미 문화방송의 파업은 공정방송이나 언론의 정도를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새누리당에 반대하고 야당을 지지하기 위한) 정치적 파업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뭐 눈에는 뭐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정치인인 그에게는 모든 것이 정치적인 행위로만 비친 것이다.
그는 또 MBC 관리·감독의 책임을 지고 있는 방송문화진흥회가 각종 비리 의혹이 드러나고 있는 김재철 MBC 사장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는 기자의 지적에 대해 “상임위나 국정감사 중에도 (방문진의 태도를) 충분히 지적할 수 있는 문제”라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사태 해결의 시급성에 대해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사태의 본질과 성격에 대해 별것 아니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수상한 관계인 문화방송 김재철 사장과 무용가 J씨에 대해서는 거액의 특혜성 출연료 말고도 수억 원대의 아파트 3채 공동구입 등 국민적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사안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도 그는 별 것 아닌 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그는 요즘 어떤 문제에 대해 관심을 쏟고 있는가. 제수씨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쳐 지탄의 대상이 되어 새누리당을 탈당한 김형태 당선자를 어떻게 하면 19대 국회 개원과 함께 즉각 제명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몰두라도 하고 있다는 말인가.


▲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2012.5.23/뉴스1

그는 또 “국정조사는 국민적 의혹이 있는 특정한 이슈에 대해서 하는 것이며 현재 방송사 파업 문제가 국민적 의혹을 받고 있다는 요건을 갖추고 있느냐”고 말하며 문화방송 사태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의혹을 지닌 부분이 전혀 없기 때문에 국정조사 불가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문화방송 노조가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사람으로 자신들을 모는 폭로에 대해 왜 김재철 사장과 무용가 J씨는 기자회견 등을 통해 속 시원히 밝히지 못하고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아무런 의혹을 느끼지 않는다는 말인가. 이한구 의원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 딴나라의 딴나라당 원내대표란 말인가. 대한민국에서 김재철 사장이 저지른 일에 대해 줄기차게 의혹을 표출하고 있는 수많은 네티즌과 트위터리안 등은 죄다 외국인들인가.
만약 그가 언론청문회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려면 또 국민적 의혹이 없기 때문에 국정조사를 할 사안이 전혀 아니라고 말하려면 일련의 문화방송 사태에 대해 이미 모든 의혹이 해소됐거나 국민들이 관심을 보이는 의혹 사안이 전혀 아니라는 점을 먼저 입증해야 한다. 그런 것도 없이 이 원내대표가 문화방송 파업은 정치파업이라는 그의 생각을 굽히지 않는다면 매사를 정치적으로만 보는 비뚤어진 자신의 본색, 다시 말해 새누리당의 본색을 드러낸 것이다.
이한구 원내대표의 본색은 새누리당 본색과는 전혀 다른 것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새누리당 19대 의원 다수가 그를 지지했으므로 그의 본색이 새누리당 본색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본색이 서로 완전히 다르면 어떻게 원내대표직을 수행할 수 있단 말인가. 만약 그가 언론 청문회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는 문화방송이 공영방송으로서 제자리를 잡을 경우 박근혜 대권 가도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속마음, 즉 본색 때문일 것이다.
언론사 파업 국정조사에 대해 극도의 기피증을 보이는 이한구 원내대표의 본색은 결국 박근혜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한구 원내대표가 반대해 언론청문회가 열리지 않는다면 그의 배후에는 아무리 본인이 부인하더라도 박근혜가 있다고 국민들은 여길 것이다. 박근혜 지지자든, 반대자든 이한구 원내대표 밑에 박근혜 의원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박근혜 의원 밑에 이한구 원내대표가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안종주 기자  |  jjahnpark@hanmail.net

2012년 5월 24일 목요일

김기협 식 ‘낭만적 종북주의’가 구당권파의 토양이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2-05-23일자 기사 '김기협 식 ‘낭만적 종북주의’가 구당권파의 토양이다'를 퍼왔습니다.
낭만적인, 너무도 낭만적인 ‘그 종북주의’ 비판

어제 저녁부터 오늘 오전까지 프레시안의 탑에는 을 저술한 역사학자 김기협의 라는 글이 올라와 있었다. 부제는 “가짜 ‘종북주의자’는 가라!”다. 요즘 맥락에 대입해 본다면 경기동부연합의 ‘가짜 종북’을 규탄하고 우리가 긍정해야 할 ‘진짜 종북’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겠다는 것이 글의 의도라 여겨진다. (링크)

▲ 김기협의 해당 칼럼은 프레시안 TOP에 만 하루 동안이나 올라가 있었다.

처음에 기자는 이 글의 제목만 보고 순간적으로 ‘진성 주체사상파’의 커밍아웃인 줄 알았다. 기자가 아는 선배 운동권들의 전승에 의하면, ‘진성 주체사상파’들은 오직 북한에 있는 조선노동당만을 섬길 뿐 그 중간에 다른 당이 개입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래서 ‘강철서신’의 김영환도 민혁당을 못 마땅해하는 ‘꼴주사’들에게 시달렸고, 김일성이 친히 그 뒷방 늙은이들을 정리해 주기를 바랐건만 누구의 편도 들지 않는 걸 보고 ‘삐져서’ 변절했다고들 한다. 민혁당을 재건한 하영옥과 이석기 역시 ‘꼴주사’들의 비난을 받은 건 마찬가지였다 한다.
훗날 소련이 붕괴한 후 몇 년을 우왕좌왕하며 정신을 못 차리던 PD들이 혁명노선을 포기한 합법적 대중정당을 기획하고 ‘저 사람 좋고 활동성 좋은 NL 친구들’도 ‘대중운동을 하면 달라질 것’이라 믿고 합류를 권유했을 때, NL들은 국민승리21이나 민주노동당을 ‘합법적 대중정당’이 아니라 민혁당 대하듯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꼴주사’들의 시선에서라면 중간에 민주노동당이든 통합진보당이든 다른 매개를 도입하는 것이 ‘타락’의 증표일 수 있다. ‘타락한 주체사상파’들이 모여 민주노동당의 역사를 그들의 것으로 고쳐쓰고 그들의 오랜 숙원인 연립정부 건설을 위해 여러 세력을 그러모아 판돈을 키운 것이 오늘날의 통합진보당이다. 통합진보당에 속한 다른 정파들은 기분이 나쁘겠지만, 적어도 '진성 주체사상파'들의 시선에서는 그렇다.     물론 기자는 전승에 나오는 ‘진성 주체사상파’들이 아직 대한민국에 남아 있는지 여부를 모르고, 있다 해도 그 ‘사상’을 이유로 감옥에 가야 한다고는 믿지 않는다. 그리고 이석기 등이 과거 민혁당 활동을 했다 하여 오늘날에도 그들이 ‘혁신 주체사상파’라고 단언할 생각도 없다. 그 과거를 근거로 그들이 대한민국을 북한에 팔아넘길 거라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는 보수언론들의 주장에 동의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민혁당 활동에 대해 이미 처벌받았으며, 그래서 대한민국 법으로도 그 건에 대해 다시 처벌받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이석기가 사퇴를 거부하는 이유로 ‘30년 진보운동’을 운운할 때, 그가 말하는 운동의 역사가 민주노동당이나 그 전신인 국민승리21의 역사가 아니라 다른 어떤 연속된 운동의 역사를 말하는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할 따름이다.
‘낭만적 종북주의’가 어떻게 이석기를 숨기는가
여기서 기자가 김기협의 칼럼 논지와 ‘무관한’ 주체사상파들의 이야기를 한 이유가 드러난다. 그들의 과거 행적으로, 그들 조직의 목표를 추정하여 비판하는 것이 보수언론의 방식이다. 이런 비판에 영향 받을 이들도 한국 사회에 꽤 있겠으나 기자는 물론 통합진보당 지지층의 상당수는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19대 총선에서 10.3%, 220만표의 지지를 획득했던 통합진보당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3%대까지 추락한 모습을 보인 것은 조중동의 보도 탓이 아니다.
아마도 김기협은 이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통합진보당이 지지층의 신뢰를 잃어버린 원인은 구당권파의 권력을 내려놓지 못하는 태도, 폭력으로 절차를 회피하려는 기동, 국민의 명령에 승복하지 못하는 자세에 있지 ‘종북주의’에 있지는 않다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설령 사람들이 그 ‘종북주의’에 비판적일지라도, ‘진보진영’은 그 ‘상식적인 인식’을 넘어서야 한다고 볼 것이다. 그가 북한 핵개발과 3대세습 비판을 ‘상식적인 견해’로 바라보는 진중권의 인식의 한계(?)를 비판할 때 의도하는 바가 그것이다.
그러나 김기협의 견해는 구당권파가 대중의 질문에 답변하는 방식과 별반 다르지 않다. 대중은 조중동의 주장에 반신반의할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과거는 건너뛰고 현재에 관해 질문을 한다. “북한 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북한의 3대세습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북한 인권 문제가 있다고 보십니까, 없다고 보십니까?” 이에 대해 백분토론에 나온 이상규 당선자는 “질문이 잘못 되었다”고 말한다. 통합진보당 소속 정치인들의 상당수가 이런 식일 것이다. 그리고 김기협은 이것들을 ‘말도 안 되는 짓’으로 여기는 ‘진중권의 관점’에 “이 사회에서 스스로 깨어 있다고 자부하는 이들도 많이 동조하기 때문에 걱정스”럽다고 말한다. 그리고 기자는 일반적인 대중은 물론 통합진보당의 지지층도 이 견해에 동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사태가 어떤 식으로든 수습된다 하더라도 통합진보당은 올해 대선 정국 내내 보수언론의 꽃놀이패, 야권연대의 ‘약한 고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기자의 예측이다.
통합진보당 구당권파는 이런 문제에 대해 “질문에 답변할 수 없으며, 그런 질문 자체가 냉전적 사고방식을 드러내는 것이다”라고만 얘기해도 진보진영 내에 지지해줄 사람들이 제법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안다. 그래서 대중 앞에서 여전히 그런 태도를 견지할 수 있고, 그 결과  통합진보당은 물론 진보세력 전체를 고립시키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문제의 핵심은 보수언론이 연일 때려대는 이석기의 민혁당 경력과 김재연의 시댁의 부유함이 아니다. 오히려 문제가 되는 건 그들이 가진 현재의 정치적 견해를 비호하는, 김기협이 ‘커밍아웃’과 궐기를 촉구하는 ‘그 종북주의’, ‘낭만적 종북주의’다. 진보진영이 이 견해가 ‘상식 이하’의 것이 아니라 ‘상식 이상’의 것이라 믿는 한, 진보언론의 NL 비판에도 한계가 있고 진보지식인들 역시 언제든지 '통일운동의 동지'들을 품으라고 진보진영과 시민사회 세력에게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한국의 진보진영은 흡사 서민에게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의 노력)과 함께 친북(적 태도)을 함께 받든지, 아니면 북한 욕하며 비참하게 살든지"란 식의 '베팅'을 거는 '타짜질'을 하는 상황을 넘어설 수 없다. 

▲ 22일자 <100분 토론>에서 한 시민 논객은 이상규 당선인을 향해 '북한 3대 세습, 북한 핵개발 그리고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대답'을 요구했다. 이에 이 당선인은 장광설을 늘어놓으며, 대답을 유예했다. 진보진영은 언제까지 이런 문제에 대한 대답회피를 옹호할 것인가.

김기협이 ‘상식’을 회피하는 몇 가지 논거에 대한 답변
김기협은 칼럼에서 “핵 개발이나 3대 세습을 '말도 안 되는 짓'으로 여기는 진중권의 관점”을 비판하기 위해 다양한 논거를 두서없이 늘어놓는데, 이를 요약한다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사람 행동은 형편에 따라가는 면이 있다. 형편 때문에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은 누구에게나 발생하는데, 그럼에도 어느 범위의 나쁜 짓은 결코 해서는 안 된다. 가령 연평도 포격 같은 문제가 그렇다. 그러나 핵개발엔 이보다 훨씬 더 복잡한 함의가 있고, 국가 권력 세습은 그보다도 더 의미가 복잡하다.
둘째, 형편이 어려워서 어떤 일을 할 때엔 그 행위를 금지하는 외과적 방법과 형편을 낫게 해주는 내과적 방법이 있다. 이중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것은 내과적 방법이다.
셋째, 개인의 파편화를 더욱 심화하는 경제적 세계화가 인류를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족적 정체성이 중요하다. 민족적 정체성이 확립되어야 정치적 세계화, 세계정부의 기반도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족 문제 해결은 경제성장이나 민주주의 발전보다 더 중요하고, 분단문제 역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넷째, 우리는 북한의 사정을 충분히 알지 못하고 있다.
다섯째, 남한 역시 불과 30여년 전에 핵 개발과 1인 종신 독재를 시도했다(박정희). 지금 북한 형편이 그때 남한이랑 비슷한데, 잘 되도록 도와줘야지 손가락질 하는 것은 오만이다.
첫째 논거를 들으면 우리는 김기협이 북한 핵개발과 국가권력 세습에 관한 그 복잡한 함의에 대해 대략적으라도 설명해줄 것으로, 그리하여 북한 체제에 대한 이해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게 된다. 그런데 글을 아무리 뒤져봐도 그런 설명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왜 이 두 사안이 연평도 포격과 구별되어야 하는지를 이 글만 보면 납득할 수 없다.
둘째 논거와 다섯째 논거는 겹친다. 그런데 박정희 시대에는 껍질이라도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있어서 민주화 운동도 가능했고 김영삼과 김대중 같은 정치인의 활동도 가능했다. 그리고 그 당시 국제사회에서 모든 ‘외과적 방법’을 포기했다면, 김대중의 생존도 보장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기협의 구별이 두 사안에 대한 비판을 부적절한 것으로 치부할 수 있는 효력을 가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 남한의 정치인이나 정치세력이 핵개발이나 3대세습에 의견을 표시하는 것이 북한에 무슨 큰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 보기 어렵기에 그게 과연 ‘외과적 방법’을 추구하는 것인지도 의문이다. 지금 유권자들이 진보정치에 요구하는 것은 북한에 침투해서 체제를 무너뜨리거나 바꾸어내라는 것이 아니라 “진보정치는 남한 사회를 북한 사회처럼 만들려고 한다”는 보수세력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해 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점도 확인을 못 해주겠다고 버티는 이들을 보고, 보수세력의 주장이 사실이라 믿게 되거나 기왕에 바쳤던 ‘지지’까지 철회하게 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 아닌가? 

▲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로 드러난 통합진보당의 지지율 하락추이. 최근 어떤 조사에서는 3%대까지 하락했다고 알려졌다.

민족 문제에 대한 극단적인 집착이 문제다 
네 번째 논거는 자승자박이다. 김기협은 적어도 북한의 형편이 매우 어렵다는 것과 북한 핵개발과 3대세습에 모종의 사정이 얽혀 있다는 것을 전제로 글을 쓰고 있다. 북한에 대해 얘기하는 대부분의 사람들 역시 자신이 전지전능하다고 주장하는 법이 없고, 우리에게 드러난 것들을 보고 얘기한다. 다만 NL 계열 대학생들과 토론을 하다 보면 UN이나 시민사회단체 쪽에서 나온 정보들까지 ‘미국’에서 나온 것이라 믿을 수 없다고 반응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는 만큼 얘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알려질 만큼 알려진 사실을 없다고 우기거나 함의를 왜곡하려고 하는 것도 문제다. 가령 탈북자 얘기를 하는데 그들이 북한 내 사회부적응자에 불과하다든지 남한의 이민이 훨씬 더 많다든지 하는 식으로 반응을 하면 토론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김기협은 그런 이들이라도 우리 사회에 늘어나는 게 더 좋다고 믿는 듯한데, 그 이유를 제시하는 것이 세 번째 논거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민족 문제가 대단히 중요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려면 통일이 이루어져야 하며 그 통일은 평화통일이어야 하기에 북한에 거스르지 않는 말을 하는 관용적인 사람이 훨씬 더 늘어나야 한다는 견해다. 그리고 그 ‘관용’이 어느 정도 관용이냐 하면, 핵개발이나 3대세습에 대한 입장표명도 금지하는 수준의 관용(!)이다.
이런 주장은 민족 문제가 아무리 중요하다 하더라도 납득하기 어렵지만, 그 이전에 김기협이 내세운 ‘민족 문제가 중요한 이유’라는게 망상적이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개인의 파편화’ 문제와 ‘민족적 정체성’ 문제는 큰 관련이 없다. 따라서 개인의 파편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일을 해야 한다는 얘기도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해 4대강을 파야 한다는 얘기만큼이나 뜬금없이 ‘안드로메다로 가는’ 소리일 뿐이다.
집단주의와 민족주의가 팽배한 한국 사회에 오히려 소규모 지역공동체가 모조리 파괴되다 시피하여 개인이 파편화된 상태로 남아 있으며, 개인주의가 팽배하고 민족주의를 극우 이념으로 취급하는 유럽 사회가 이 점에 대해서는 한국보다 훨씬 양호한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임대주택이 적고 부동산 가격이 계속 상승하여 사람들이 끊임없이 이사를 가야 하는 사회현실을 놓아두고, 남북교류가 늘어나고 통일이 일어나면 개인이 사회적인 연대의식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할 셈인가. 결국 개인의 파편화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떤 종류의 사회경제적 조건이 보장되어야 한다. 또한 지방권력을 창출하는데 시민들 스스로 참여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지는 민주주의의 진전이 필요하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민족문제가 경제문제나 민주주의 문제보다 더 중요하기는커녕, 그 반대인 셈이다.
또 설령 정치적 세계화의 시대에 코스모폴리탄으로 부유하지 않고 ‘정체성’을 확실히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일말의 일리가 있다 하더라도, 그 ‘정체성’이 왜 남북한을 포괄해야 하는지에 대해 김기협은 어떠한 설명도 할 수 없다. ‘민족적 정체성’은 인종적·문화적·언어적 유사성에서 자동적·필연적으로 도출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이기 때문이다. 김기협의 주장대로라면 북한 당국은 이미 정치적 세계화에 대한 모든 대비를 마쳤다. 그들은 자신들을 ‘김일성 민족’이라 칭하고 있고 그것이야말로 3대세습의 중요한 근거다.
물론 이 정체성은 ‘단군 조선 이래 삼천리 강산을 포괄하는 4천년 단일민족’이란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결단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겠다. 하지만 3대세습도 비판해서는 안 된다는 이들이 ‘김일성 민족’과 ‘대한국민’을 한데 그러모으면 자동적으로 ‘단군 조선 이래 삼천리 강산을 포괄하는 4천년 단일민족’이란 정체성이 회복될 거라 믿는 것은 매우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박정희나 박종흥이 믿었던 것처럼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띄고 이 땅에 태어”난 건 아니기 때문에, 무작정 그러모아도 그런 정체성은 “안 생겨요”라고 답변드릴 수밖에 없다.  
가져다붙이는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NL의 주장을 지지·옹호하는 이들은 민족 문제를 극단적으로 중시하며 심지어 사회 문제의 최종 심급에 놓는다. 2007년 당시 민주노동당의 다수파가 된 NL진영에서 '코리아 연방공화국'을 '국가비전'으로 내세우려 시도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지금은 투병 중인 경기동부연합의 실세 중의 실세이며 그 당시 대선 정책개발단장이었던 이용대의 말을 들어보자.
코리아 연방은 단순히 통일정책이 아니라 민주노동당 말고는 그 어느 당도 낼 수 없고 동의할 수 없는 민주노동당만의 국가대안이라는 성격을 지닌다. (...) 민주노동당이 집권하면 나라가 바뀐다! 대한민국 시대가 끝나고 '코리아 연방'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 비정규직, 한미FTA로 민중의 생존이 벼랑에서 고통받는 나라가 아니라 민중이 잘사는 나라, 일자리 걱정 없는 나라, 서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그 나라가 코리아 연방이다. 
그러나 가령 비정규직 문제 같은 것들엔 별도의 대처가 필요하지 통일을 통해 해소될 수 없다. 남한의 사회경제 구조를 그대로 둔 채 통일을 한다면 통일한국 내에서 북한 인민들의 미래엔 경제적으로는 예비된 비정규직, 문화적으로는 차별받는 2등국민이 남아 있을 뿐이다. 오히려 보수주의자들이라면 “그러한 위치라도 ‘왕조국가 김씨 조선’의 신민보다는 낫지 않느냐”라고 반문할 수 있을 게다. 하지만 진보주의자들이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통일이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는 망상은 이렇게 극과 극의 지점에서 통한다.

▲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15번 황선 후보의 리플렛의 정책부분. 남북 교류가 사회경제적 문제의 최종적 해법으로 제시되어 있고 복지예산 역시 이를 통해 충당한다고 되어 있다. 이 777 공약은 2007년 대선 이명박 대통령의 747 공약을 뛰어넘는 '패기'를 보여준다. 그러나 사회문제에 대한 이런 방식의 접근은 'NL출신'들의 '속내'를 보여준다는 시선이 많다.

북한 핵문제에 대한 다른 시선
마지막으로 김기협이 언급을 회피한 북한 핵문제와 3대세습 문제에 대한 맥락과 함의를 한 번 더 짚어보자. 김기협의 말처럼 “핵 개발은 평화를 위협하는 짓이고 3대 세습은 민주주의 원리에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착한 사람들에게 나쁜 짓으로 보”일 뿐, 함의를 따져보면 달리 볼 소지가 있는지를 간략히 살펴보자는 것이다.
어떤 측면에서 보자면 북한 핵문제는 남한 사람보다는 일본이나 미국 사람에게 더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북한 핵문제의 핵심은 북한이 체제의 안정을 보장받기 위해 ‘인질’의 숫자를 늘리려고 한다는 것인데, 남한 사람은 북핵이나 미사일이 등장하기도 전에 이미 ‘인질’로 붙들려 있는 상태로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그런 이유로 북한 핵문제가 우리에게 심각한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면 납득이나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렇게 말하려면 한반도에 전쟁이 날 경우 우리는 어차피 패배하고 죽게 될 테니 세상이 방사능에 물들건 말건 내 알 바 아니라는 허무주의적 관점과, ‘이왕 나도 인질인 거 남들도 다 인질이었으면 좋겠다’는 비윤리적 태도를 가져야 하겠지만 말이다. 개인사의 세계에서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누구나 다 걱정스럽게 그가 ‘스톡홀름 콤플렉스’에 빠져 있다고 진단할 것이다. 
북한 정권은 일단 북한 사람을 인질로 잡고 있고, 한반도의 전쟁 발발 가능성을 통해 사실상 남한 사람도 인질로 잡고 있다. 그리고 이 인질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체제 안정에 기여한다 생각한다. 핵개발과 미사일 개발은 그런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굳이 종북주의자들이 설명해 주지 않아도 남한 사람들 역시 적어도 직관적으로는 이해하는 영역이다. 보수 언론의 보도의 문제는 또 다르지만, 사실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할 때 공포를 느끼는 것은 대체로 일본 사람이지 한국 사람은 아니다. ‘진정한 종북주의자’라면 미제국주의에 대항하는 유일한 해방구인 북한이 곧 핵개발을 완수하여 미제의 항복선언을 받아들이는 날이 올 거라고 믿을 것이다. 남한의 희생 따위는 그 대의를 위한 투쟁에서 파생되는 곁가지로 취급될 것이다. 그러나 ‘온정적인 종북주의자’는 그런 망상적 태도는 버리는 대신 가난한 북한이 같은 핵시설을 미국에 세 번씩 팔아먹는 행위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이를 김기협은 ‘형편이 어려워서 하는 일’이라 요약하고 북한 형편이 어려운 데엔 남한 책임도 있다고 말한다. 그가 연평도 포격과 북한 핵개발을 구별하는 것을 개인사 버전으로 바꾸어 보자면, 형편이 어려워도 강도질을 하면 안 되지만, 인신매매나 유괴를 하는 건 이해할 만하다고 말하는 수준이다. 실제로 때리거나 죽이기 전에는 말이다. 말하자면 이런 식이다.
“오빠 믿지? 오빠가 지금 네 목에 칼을 대고 있는 건 너를 헤치기 위함이 아니고 우리 모두를 괴롭히는 저 미제 아저씨에게 삥을 뜯어 ‘우리 민족끼리’라는 외딴 섬에 가서 함께 행복하게 살기 위해선거 알고 있지?”
믿는 건 좋지만 남들에게 강요는 하지 말았으면 한다.
3대세습과 북한 인권문제를 바라보는 보수와 진보

▲ 김정은은 '김일성 민족'을 통치하기 위해 할아버지의 일거수 일투족을 모방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연합뉴스

김기협이 말한 대로 3대세습 문제는 핵문제보다도 더 복잡하다. 사실 주변국들도 내심 3대세습이 성공하기를 바랐을 수도 있다. 현재 북한의 실정에서 그 외의 대안을 생각하기 힘들고, 3대세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북한이 일종의 권력투쟁 상황에 들어가 예측할 수 없는 무력충돌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지난 세월 동안 북한 정권은 제 나라의 체제를 태양신의 자손이 통치하는 신성왕국처럼 만들어 왔다. 오히려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 보수진영의 입장에서 3대세습과 인권문제가 꺼내기 부담스러운 주제가 될 수도 있다.
김기협은 “국가 권력의 혈연 세습은 인류 사회의 보편적 현상이었다. 민주공화제가 군주제를 널리 대치한 것은 20세기에 일어난 일이다. 그리고 민주 정치다운 민주 정치가 작동하고 있는 곳은 지금도 많지 않다”라고 설명한다. 역사학자의 이러한 관점, 존중할 수 있다. 그러나 진화심리학자나 역사학자들이 이러한 이유로 이재용의 삼성 승계를 정당화할 때 우리가 뭐라고 말해야 할지를 한 번 떠올려보자. 아마 “누가 세습 자체를 금지시키자 그랬나. 제 아들에게 물려주려면 세금이나 다 내라 그래라. 그걸 피하니 문제지” 정도가 적절한 대응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에 대해서도 우리가 할 말은 “누가 아니라 했나? 인민이나 굶기지 말라고 그래라. 그리고 저걸 보고 사회주의 체제라 믿는 잡것들도 정신 좀 챙기고” 정도가 될 것이다.
남한 사회에서 오히려 보수세력들이 ‘보수적으로’ 위기를 관리하려고 하기 보다 현존하는 북한 정권을 부정하고 무너뜨려야 한다는 태도를 취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이 진보세력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보수세력은 진보세력이 북한 사회를 이상향 내지 사회변혁의 지향으로 여긴다는 ‘혐의’를 가지고 있다. 3대세습이나 인권문제에 대해 말해보라는 것은 그 ‘혐의’를 시민들에게 납득시키기 위한 정치기동이다. 이에 대해 진보세력은 수세적인 대응을 해왔다. 가령 탈북자 문제에 있어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처럼 문제를 시끄럽게 만들면 오히려 탈북자들의 목숨을 담보하기 힘들다고 말하는 것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그런데 3대세습에 대해 정치세력이 견해를 표명하는 것이 누구를 죽이는 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답변을 회피한다.
그리고 구당권파는 이러한 질문이 ‘양심의 자유’의 침해이기 때문에 잘못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은 답변을 회피하면서 충분히 ‘양심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 진중권이 지적했듯 유권자가 정치인에게 정치적 견해를 물어보는 것은 그들의 권리에 해당한다. 물론 ‘침묵’ 역시 이에 대한 답변일 수 있지만, 그렇다면 유권자가 그 침묵을 근거로 지지를 철회하는 것 역시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김기협이 북한 사회를 이해해 보려 하듯 남한 사회를 살펴본다면, 평범한 시민들이 진보진영의 다른 문제제기엔 공감하더라도 북한 문제에 대한 부족한 태도 때문에 그들을 비토하는 상황은 충분히 이해할만 하다.
‘낭만적 종북주의’가 애써 회피하려고 하는 부분은 그 지점이다. 그리고 지금껏 ‘낭만적 종북주의’가 진보 담론 내에서 주류 담론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한 지분과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최근 백일 하에 들어난 구당권파의 패권주의적 태도가 온정주의와 편의주의 속에 지금까지 묵인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장담컨대 김기협이 천명한 ‘진짜 종북주의’. ‘그 낭만적 종북주의’야말로 경기동부연합이 진보정당 운동을 농단할 수 있게 한 비옥한 토양이다.
그러나 상황은 변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진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그런 것은 '진보'가 아니라 말하기 시작했다. 애정이 적은 이들은 비웃으며, 관심이 더 많은 이들은 분노하며 그리 말한다. 그런데도 진보언론과 지식인들이 구당권파의 권력욕에 돌을 던지면서 이 문제를 비켜간다면, 이번 대선만이 문제가 아니라 그간 역사 속에서 어떻게든 영향력을 확장해 온 진보담론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한윤형 기자  |  ahriman@mediaus.co.kr

2012년 5월 22일 화요일

진짜 '종북주의자'여, 이제 '커밍아웃'하자!


이글은 프레시안 2012-05-22일자 기사 '진짜 '종북주의자'여, 이제 '커밍아웃'하자!'를 퍼왔습니다.
[김기협의 '페리스코프'] 가짜 '종북주의자'는 가라!

1. 천안함 침몰 원인에 '믿음'을 가진 사람들

지난 주 문화방송(MBC) (100분 토론)에서 진중권 교수가 이런 취지의 말을 하는 것을 들었다.

"북한에 대해 우호적이고 관용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있는 것은 남북 관계의 발전을 위해 좋은 일이다. 하지만 핵 개발도 좋고 3대 세습도 괜찮다고까지 하는 건 좀…."

(중앙일보) 김진 논설위원이 여기 화답하는데, 말도 안 되는 행태의 사례를 하나 더 붙인다. 천안함 북한 격침 설을 부정하는 것.

김진에게는 북한의 천안함 격침이 의문의 여지없는 사실인 모양이다. 그 사실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대한민국 국민 자격도 지성인의 자격도 의심스럽다고 보는 것 같다. 정부 발표를 납득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에게 어리석은 사람으로 보이고 나처럼 그 발표에 반대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으로 보일지 모르겠다.

김진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나는 천안함 관계 정부 주장을 맹신하는 김진이 어리석다고 생각한다. 언론에 공개된 그 숱한 반증을 보고도 확신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어리석은 것이다.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해 김진과 같은 믿음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은 것은 한국 반공주의의 역사 때문이다. 북한에 대해서는 무조건 최악의 생각만 하라는 교육과 선전에 수십 년 동안 세뇌당해 오지 않았는가. 지금 정부의 천안함 주장을 그대로 믿지 못하는 국민이 60퍼센트가 넘는 것은 이 사회가 세뇌 상태에서 많이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아직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 상당수 있고, 그 사람들 입맛에 맞추는 정치인과 언론인들이 있다. 그러나 그 현상이 크게 걱정되지는 않는다. 계속 줄어들고 있는 현상이니까. 그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핵 개발이나 3대 세습을 '말도 안 되는 짓'으로 여기는 진중권의 관점이다. 이 관점에는 이 사회에서 스스로 깨어 있다고 자부하는 이들도 많이 동조하기 때문에 걱정스러운 것이다.

핵 개발은 평화를 위협하는 짓이고 3대 세습은 민주주의 원리에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착한 사람들에게 나쁜 짓으로 보인다. 그래서 남북 관계의 발전을 바라는 사람들도 그 두 가지만은 비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다.

2. "사람 행동은 형편 따라가는 거란다."

연변의 어느 할머니 말씀이 생각난다. 조선족 작가 L씨의 북한 친척 중 연변에 자주 출장 온 분이 있다고 했다. 상당 수준의 관직이나 당직에 있었던 모양이다.

1956년생의 L씨가 어렸을 때는 이 아저씨가 우리 관념으로 산타클로스 같은 존재였다고 한다. 먹을 것, 입을 것, 아이들 위한 것, 어른들 위한 것, 늘 뭔가 잔뜩 가져오는 사람이었다. 1970년대까지, 북한이 중국보다 사정이 좋았을 때의 기억이다.

그런데 어느 때부턴가 이 아저씨가 가져오는 사람으로부터 가져가는 사람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출장 오면 L씨 집에 묵는데, 우선 가져오는 것이 차츰 없어졌다고 한다. 뭔가 나름대로 선물을 가져오기야 하겠지만 풍족해지는 중국 형편에 비추어 눈에 띄지 않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도 든다.

문제는 이 아저씨 다녀가고 나면 값나가는 물건이 하나씩 둘씩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는 데 있었다. 어느 시점에서 이 사실이 의문의 여지없이 분명해졌을 때 화를 내는 L씨에게 그 어머님이 말씀하셨다고 한다.

"사람 행동은 형편 따라가는 거란다. 걔가 착한 사람이란 건 오래 겪어봐서 알지 않냐? 우리가 참아줄 수 있는 건 참아줘야 한다."

3. 이웃의 행동을 바꾸는 외과적 방법과 내과적 방법

그렇다. 사람 행동에는 형편을 따라가는 면이 있다. 누구나 형편 때문에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해야 하는 것이 있지 않은가. 하지만 의로운 사람이라면 어느 범위의 나쁜 짓은 어떤 형편에서도 절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진다. 공자가 말한 불인지심(不忍之心), 즉 '말도 안 되는 짓'이다. 이 의지가 사람의 도덕성을 뒷받침해 주는 것이다.

높은 도덕성을 바라보는 사람이 있고 그러지 않는 사람이 있다. 너무 높은 도덕성을 바라보는 사람은 많은 고통을 겪어야 하고 실패할 위험이 크다. 더군다나 자기 기준을 남에게까지 요구했다가 실패할 경우 악인보다도 더 추한 위선자로 전락할 수 있다. 형편이 나와 다른 사람에게 내 도덕적 기준을 요구하는 일은 극히 조심해야 한다.

북한이 핵 개발을 그만두고 국가 권력 세습 체제에서 벗어나기 바랄 때 그 행위를 금지시키는 외과적 방법과 그런 행위를 해야만 하는 형편을 바꿔주는 내과적 방법이 있다. 형편이 괜찮은데도 우리가 싫어하는 짓을 굳이 하려 든다면 외과적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 그런데 북한의 형편이 대단히 나쁘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그리고 그 형편을 나쁘게 만드는 데 남한 정부도 한 몫 해 왔다.

아무리 형편이 어렵더라도 연평도 포격 같은 짓은 하면 안 된다. 대차대조표가 단순한 그런 행위의 비판에는 조심스럽게 생각할 여지가 별로 없다. 핵 개발은 훨씬 복잡한 함의를 품는 일이다. 그리고 국가 권력 세습은 그보다도 더 의미가 복잡한 일이다. 그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채 우리 기준만으로 재단할 일이 아니다.

4. 되살아나고 있는 민족 정체성의 중요성

북한을 배려하는 사람이 더러 있는 것은 괜찮지만, 그런 사람들도 비판할 것은 비판해야 한다는, 진중권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생각처럼 보인다. 그러나 나는 두 가지 점에서 생각을 달리한다.

첫째, 북한을 적극적으로 배려하는 사람(종북주의자?)이 우리 사회에 조금만 있으면 된다고 하는 진중권의 생각에 나는 반대한다. 남북 관계에는 민족 정체성의 문제가 걸려 있다. 다른 나라와의 관계가 나와 남의 관계라면 남북 관계는 잃어버린 반쪽끼리의 관계요, 대아(大我)와 소아(小我)의 관계다. 전문가에게만 맡겨놓을 수 없는 일이요, 민족을 아끼는 마음 가진 사람 모두에게 직접적인 자기 일이다. (다른 나라와의 관계에도 나와 남의 관계를 넘어서는 층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서는 비교해서 하는 얘기다.)

민족과 국가의 힘과 뜻이 줄어드는 세계화의 시대에 개인의 행복 증진을 위한 노력이 민족 정체성 회복보다 더 중요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근년 내 글쓰기의 주된 목적이 이 주장의 반박에 있다. 원자론적 세계관에 입각한 개인의 파편화가 현대인, 특히 한국인의 대다수를 불행하게 만드는 가장 근본적 원인의 하나라고 나는 생각한다.

지금 세계화의 주된 흐름이 개인의 파편화를 더욱 심화하는 경제적 세계화에 쏠려 있다는 것이 잘못된 일이다. 세계화 자체는 시대의 흐름인데, 경제적 세계화보다 정치적 세계화에 비중을 두어야 현대인의 불행을 줄이고 인류 문명의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 약자를 보호하는 정부의 역할을 전 세계적 차원에서 실현하는 것이 정치적 세계화다.

정치적 세계화를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정체성이 확실해야 한다. 파편화된 개인이 강자의 횡포 앞에 방치되는 일을 막는 전 세계적 네트워크, 즉 세계 정부의 기반이 그 위에 놓일 것이기 때문이다. 내부의 불화와 불신을 극복하지 못하는 민족은 정치적 세계화에 공헌할 수도 없고 그 혜택을 받을 수도 없다. 민족 문제 해결이 경제 성장이나 민주주의 발전보다도 더 중요한 이유다.

5. 남한이 북한을 흉보고 동정할 주제가 되나?

둘째, 핵 개발과 3대 세습 같은 일은 비판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진중권의 생각에 나는 반대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북한 사정을 우리가 충분히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는 것을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앎(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이라고 공자도 말하지 않았는가.

북한 사정을 잘 모르더라도 핵 개발이나 3대 세습이 나쁜 짓임은 분명한 것 아니냐고 진중권은 생각하는 것 같다. 역사를 공부한 나로서는 동의할 수 없는 생각이다.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일 수는 있지만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나쁜 짓'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핵무기는 20세기 중엽에야 나타난 것이니 역사학도가 특별히 뭐라고 할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국가 권력의 혈연 세습은 인류 사회의 보편적 현상이었다. 민주공화제가 군주제를 널리 대치한 것은 20세기에 일어난 일이다. 그리고 민주 정치다운 민주 정치가 작동하고 있는 곳은 지금도 많지 않다.

남한에서도 핵 개발과 1인 종신 독재를 시도한 일이 있었다. 1970년대의 일이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 남한 형편에서는 그런 일이 '말도 안 되는 짓'이 되어 있다. 지금 북한 형편은 어떤 것일까? 지금의 남한 형편보다는 40년 전 남한 형편에 가까운 것 같다.

남한의 민주 정치 역시 아직도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남한 사람이 북한 독재 정치를 흉보거나 동정할 주제가 되는지 생각할 점이 많다. 민주공화제가 혈연 세습보다 좋은 것이라고 우리가 진정 믿는다면 북한에서도 민주 정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도울 길을 찾아야지, 그런 짓 하면 안 된다고 손가락질할 일이 아니다.

오만은 악인만의 것이 아니다. 착한 사람의 오만이 더 무섭다. 북한을 호의적으로 대한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도 제국주의시대의 '백인의 짐(white man's burden)'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식민 지배를 확장하면서 '문명'을 전해준다고 자부한 것과 같은 마음으로 '민주주의'의 전파에 자부심을 가진 사람들이다.

 ⓒ연합뉴스

6. 명분을 버리고 음모에만 매달리는 '종북주의자'들

통합진보당 사태 앞에 '당권파=NL=종북주의'의 등식을 그리며 종북주의를 척결하면 폭력과 혼란의 성향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본말이 전도된 이야기다. 종북주의는 폭력과 혼란이 낳은 결과물이지, 그 원인이 아니다.

북한을 부정적으로만 보는 반공주의 관점도 긍정적으로만 보는 종북주의 관점도 똑같이 정보 차단의 결과다. '앎'이 없으니 '믿음'에만 매달리는 것이다.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면 종북주의가 저절로 사라질 것이라는 말이 있다. 비현실적인 믿음이 일어나는 것은 정보 부족 때문이고, 비밀과 음모의 조직력이 득세하는 것은 불합리한 처벌 때문이다.

어느 사회에나 비밀과 음모를 좋아하는 성향의 사람들이 있다. 밝은 사회에서는 이런 사람들이 큰 조직을 이룰 기회가 별로 없어서 각자 취미 생활 차원에서 성향을 드러낼 뿐이다. 그런데 억압과 부조리가 만연한 사회에서는 조직 활동을 벌일 명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래서 작고 비밀스러운 조직에는 명분 자체를 아끼기보다 비밀과 음모를 좋아해서 참여하는 구성원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게 되어 있다. 이따금 180도 '전향'으로 세상을 놀라게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명분보다 음모를 좋아하던 사람들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번 통합진보당 '당권파'의 행태를 보며 우리 사회가 많이 밝아졌다는 생각을 한다. 국가보안법이 살아있는 한 '종북'은 비밀 조직을 위한 강력한 명분으로 남아있다. '민족 대의'와 '사회 정의'를 포괄하는 당당한 명분이면서 제도적 억압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권파'의 행태를 보면 명분은 간 데 없고 음모만 판을 친다. 원칙과 상식을 무시한 그 희한한 꼼수들은 '민족 대의'를 아끼는 사람들에게서 나올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그런 비밀 조직을 통하지 않고도 '종북'의 길을 충분히 찾을 수 있을 만큼 사회가 밝아졌기 때문에, 이제는 스스로 어두움을 좋아하는 자들만이 비밀 조직에 남아 있는 것이다. 나는 이 자리에서 내가 종북주의자임을 당당히 밝힌다. 잡혀갈 걱정 않으면서.

7. 우리는 무엇을 양보할 것인가?

꼭 '종북(從北)'이란 표현이어야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친북(親北)'은 일반 국제 관계에 쓰이는 말이라서 그와 차원이 다른 남북 관계에 쓰기가 어색하다. 고르라면 '중북(重北)'이라 하고 싶지만 번거롭게 그럴 것 있나. 좋은 뜻으로는 아니더라도 '종북'이 많이 쓰여 온 말이고 글자의 뜻 자체가 맞는 것이니 내 주장을 '종북주의'로 표현해 둔다.

내 주장의 요점은 이렇다. (1) 분단 극복은 우리 사회의 일반적 인식보다 훨씬 더 중요한 과제다. (2) 분단 극복은 당사자들의 자발적 노력으로 이뤄져야 한다. (3) 분단 극복과 아울러 해결할 과제들이 남한보다 북한에 많다. 고립 상태 때문이다. (4) 따라서 분단 극복의 구체적 방법은 남한보다 북한 사정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면서 강구되어야 한다.

(2), (3), (4)에 대해서는 독자 대부분이 쉽게 동의할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1)에 대해, 중요하다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의견이 엇갈릴 수 있다. '종북주의'의 실질적 의미가 이 차이에 걸려있다.

분단 극복의 필요성을 매우 크고 강하게 인식한다면 우리는 많은 것을 양보해야 한다. 사치를 포기하는 경제적 양보만이 아니라 사회 보장의 약화와 자유의 축소 등 사회적 경제적 양보도 생각할 수 있다. 종래의 종북주의자들이 무조건 모든 것을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내 주장은 아무것도 양보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서 일단 벗어나자는 것이다.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제4절에서 민족문제 해결의 시대적 중요성을 내 나름대로 간략하게 제시했다. 여기에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고, 다른 이유로 더 큰 중요성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내가 모든 사람에게 청하는 것은 분단 극복의 필요성을 지금까지보다 더 열심히, 그리고 허심탄회하게 살펴보자는 것이다. 그래서 통일을 이념의 문제 아닌 현실의 문제로 만들자는 것이다.

끝으로 '종북주의' 깃발을 지켜온 분들에게 한 마디. 열악한 환경 속에서 깃발을 지켜 온 공로를 치하한다.

하지만 있지도 않은, 있을 수도 없는 '북한 지령'이 있는 척하면서 당신들은 명분을 등졌다. (지령이 있었다면 북한 한 모퉁이의 음모 집단이 보낸 것이겠지.) '종북'의 명분과 '진보'의 이름을 이용 대상으로만 여긴 당신들은 '국가'를 이용 대상으로만 여기는 극우 세력과 적대적 공생관계로 야합했다. 이제 깃발을 내려놓으시라.


 /김기협 역사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