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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10일 수요일

MBC, 파업때 '특채' 직원에게 무이자 수억 원 대출


이글은 미디어스 2013-04-10일자 기사 'MBC, 파업때 '특채' 직원에게 무이자 수억 원 대출'을 퍼왔습니다.
부당전보 판정 받은 이들, 또 '보복인사'…"김재철 체제의 유산"
MBC가 '특별채용'의 형식으로 채용한 직원 두 명에게 무이자로 수억 원의 대출을 제공해 논란이 예상된다. A씨와 B씨는 작년 파업기간, 인력 공백을 막기 위해 지방사에서 본사로 파견을 왔다가 김재철 전 사장에 의해 채용된 직원들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이성주)가 10일 발행한 노보에 따르면, MBC는 직원 A 씨(도곡동·3억8천만 원)와 B 씨(일산·3억5천만 원)의 전세보증금 전액을 내줬다. 이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는 각각 그 지역에서 '최고급'으로 꼽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BC는 지난 2월 14일 파견자들에게 적용되는 (직원 주택 임차 관리 기준)을 뒤늦게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직원 주택 임차 관리 기준)은 △회사가 지원할 수 있는 보증금 한도를 서울 2억5천만 원, 세종시는 1억5천만 원으로 설정 △파견이 끝나면 두 달 안에 전세자금 반납 △당장 자금 회수가 어렵다면 지원 자금에 대한 이자를 내도록 함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전세 상한 2억5천만 원이 넘는 주택을 여전히 점유하고 있으며 서울 정규직원이 돼 파견이 끝났음에도 여전히 전세 자금을 반납하지 않고 있다"며 "전세금을 당장 빼기 어려웠다 해도 이자조차 내지 않고 있는 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회사에 심각한 배임을 끼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직원 주택 임차 관리 기준)에 따르면 두 직원은 서울 정규직원으로 채용된 이후부터 전세자금을 반납하지 않으면 이자를 내야한다.  MBC본부는 "도곡동 거주 중인 직원은 10월에 특별채용된 후 석 달간은 이자를 납부했지만 올 1월부터는 내지 않고 있다. 일산에 사는 직원은 이보다 앞선 지난해 8월에 채용됐지만 현재까지 이자를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이 이자를 내지 않는 이유는 규정이 만들어지기 나흘 전, 보도국에서 기안한 (본사지원 전세 보증금 이자 유예 요청)이라는 사무연락에 의해 올 연말까지 이자 징수가 유예됐기 때문이다. MBC는 이자 유예 요청을 하면서 "이들이 뛰어난 업무수행 능력으로 특별 채용됐으며 전국적인 주택경기 침체로 지방 거주지 매매가 원활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 같은 문제제기에 B씨는 "서울 파견이 결정됐을 때부터 당시 지방사 사장이 '서울에서 2년간 거주지를 보장해줄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었는데 오히려 서울에 왔더니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당혹스러웠다"며 "올 연말까지 지방 집을 처분하고 빌린 돈은 갚겠다고 말했다"고 해명했다. A씨는 "다른 직원이 요청해 이자 유예가 이뤄졌고 형평성 차원에서 자신도 포함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한편, MBC는 법원으로부터 '부당전보' 판정을 받은 MBC본부 조합원 일부를 본인 의사와 상관없는 부서에 발령해 다시 '보복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 지난 9일 언론노조 MBC 본부 집행부와 조합원들이 환영행사를 하고 있다. ⓒ김도연


MBD본부에 따르면,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맡았던 정찬형 PD,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최상일 PD등 3명의 라디오PD는 본인의 의사와 전혀 관계없이 '야간 전담 MD'라는 직책을 맡게 됐다. '야간 전담 MD'는 20여년만에 부활한 제도로서, 회사 측은 이들에게 '3명이 한조가 되어 3일에 한번 저녁 6시에서 다음날 오전 9시까지 15시간 동안 이미 디지털화된 라디오 송출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지켜보라'고 지시했다.
연보흠, 김수진 등 과거 MBC 주말뉴스 앵커, 마감뉴스 앵커 등을 맡았던 기자들은 '보도전략부'에 배치됐다. 보도전략부장은 오늘(10일) 오전에야 부장이 된다는 구두 통보를 받았으며, 이 부서는 서울 여의도 MBC본사 건너편에 위치한 쌍마빌딩에 갑작스럽게 입주하게 됐다.
이 밖에 '부당전보'로 인해 서울경인본부, 사회공헌실, 수원, 인천 등에 머물러온 (PD수첩) 조능희 PD, (북극의 눈물) 허태정 PD 등 PD 4명 역시 갑작스럽게 만들어진 '프로그램 개발팀'이라는 팀에 배치돼, 여의도 MBC본사가 아닌 일산MBC로 출근하게 됐다.
MBC본부는 "보복인사에 의해 9달 가까이 일을 하지 못하던 사람들을 한 묶음으로 보냈다는 점에서 누가 보더라도 정상적인 인사 행태는 아니다. 법원의 결정은 보복인사를 취소하고 사람들을 원래의 일터로 돌려보내라는 것이었지만, 보복인사는 또 다시 반복됐다"며 "'김재철 체제'의 유산이 청산되지 않은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김도연 기자  |  riverskim@mediaus.co.kr

2012년 8월 22일 수요일

[사설] 감시와 보복인사 속에 실종된 MBC 언론자유


이글은 한겨레신분 2012-08-21일자 사설 '[사설] 감시와 보복인사 속에 실종된 MBC 언론자유'을 퍼왔습니다.

170일간의 장기파업을 풀고 지난달 18일 노조원들이 업무에 복귀한 문화방송(MBC)에서 살풍경이 펼쳐지고 있는 모양이다. 엊그제 나온 노조 특보를 보면, 회사 쪽이 5~7월에 보도국 12대, 시사제작국 4대 등 모두 16대의 에이치디 시시티브이(HD CCTV)를 설치해 구성원들이 감시의 공포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이 시시티브이는 16배 줌인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신문의 어느 면 기사를 읽는지, 인터넷으로 뭘 검색하는지 포착할 수 있다”고 노조는 주장한다.노조 설명대로라면 시시티브이는 기자·피디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도구일 가능성이 크다. 회사 쪽이 주장하는 도난 방지를 위해서라면 이처럼 성능 좋은 시시티브이가 대규모로, 그것도 파업 기간에 설치될 이유가 없다. 하루 24시간 내내 머리 위에서 시시티브이가 작동하는 문화방송 사무실은 ‘창살 없는 감옥’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인권탄압을 감시·고발해야 할 공영방송 구성원들이 거꾸로 철저히 감시당하고 있는 셈이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그뿐이 아니다. 회사 쪽은 파업 참여를 이유로 1개월의 정직·대기발령을 받았던 노조원 20명에 대해 추가로 11월까지 3개월의 교육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징계가 끝난 뒤에도 파업 참가자들을 업무에 복귀시키지 않겠다는 ‘2차 보복인사’나 다름없다. 문화방송은 또 간판 시사프로그램인 ‘피디수첩’의 작가 6명을 일방적으로 계약해지하는 등 파업 뒤에도 치졸한 탄압을 그치지 않고 있다.언론 자유를 스스로 옥죄는 것이나 진배없는 문화방송의 조처는 개별 방송사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공영방송을 쥐락펴락하고픈 이명박 정부가 김재철 사장을 ‘낙하산’으로 앉히고, 김 사장은 공정성을 외면한 채 권력 입맛 맞추기에만 열을 올리다 빚어진 일이다. 한국언론재단이 지난 6~7월 기자 667명을 상대로 실시한 ‘2012 기자 의식조사’는 이런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 조사에서 언론 자유를 옥죄는 주요 요인으로 ‘정부와 정치권력’을 꼽은 사람이 65.2%나 됐다. 이 비율은 2007년 23.3%였으나, 이명박 정부 출범 뒤 2009년 56.7%, 올해 65.2%로 크게 높아졌다.문화방송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오는 27일 이사장 선임과 함께 최우선으로 문화방송 내부의 언론자유 탄압과 김재철 사장 퇴진 문제를 다뤄야 한다. 19대 국회 개원협상 때 ‘문방위에서 언론 청문회를 개최하도록 노력한다’고 합의한 여야도 조속히 약속 이행에 나서기 바란다.

2012년 8월 7일 화요일

지치지 마, 포기하지 마, 돌아갈 거야


이글은 시사IN 2012-08-07일자 기사 '지치지 마, 포기하지 마, 돌아갈 거야'를 퍼왔습니다.
MBC를 마지막으로 언론사 파업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회사 측의 보복 인사로 많은 동료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 나는 반드시 돌아갈 것이다.

MBC를 마지막으로 언론사 파업이 사실상 마무리됐습니다. 하지만 마무리라는 말이 선뜻 와닿지 않는 상황입니다. (국민일보)도 그렇고, MBC도 그렇습니다. 회사 측의 보복성 인사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은 석류 조각에 혀끝이 닿은 것처럼 여전히 시큼합니다. 업무에 복귀한 지 닷새 만에 대기발령 통보를 받은 (국민일보) 기자 6명은 ‘석 달 시한부 삶’을 살고 있습니다.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끝까지 노조를 떠나지 않았던 판매국 조합원 2명은 아무 연고도 없는 지방에서 객지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조합원이 파업 전과는 달리 낯선 일을 하고 있습니다. “미안합니다. 힘내십시오. 절대 포기하지 마십시오.” 지금 제가 해줄 수 있는 건 어떤 가치도 없고, 조금도 힘이 되지 않을 이런 말뿐입니다.

ⓒ국민일보노조 제공 6월14일 <국민일보> 노조가 파업을 마쳤다. 복도에 노조의 게시물이 붙어 있다.

복종으로 일관하는 사원들께 묻는다

후배와 동료들이 이런 상황인데도 회사 측에 말 한마디 못한 채 복종으로 일관하는 (국민일보) 사원 여러분께 묻습니다. 동료들을 이렇게 놔둬도 되는 것입니까? ‘정말 이건 아니다’ 싶으면 부디 한 번만이라도 용기를 내보십시오. 여러분이 어느 때, 그들과 함께하는 용기만 냈더라도 상황이 여기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파업 100일을 즈음해 열린 광화문 집회에서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낯익은 동료들이 적이 되어 우리를 공격하고, 낯선 이들이 동지가 되어 우리를 지지하고 응원하고 있습니다. 믿기지 않지만 이것이 현실입니다”라고. 

이런 말도 안 되는 현실 탓이었을까요. 2012년 4월13일 (국민일보) 노조위원장직을 내려놓고 떠나올 때 정말 화가 났습니다. 앞으로는 누구의 말도 믿지 않겠다는 결심도 했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신의·염치·양심 따위는 언제든지 버릴 수 있는 존재가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에 머리가 복잡했습니다. 끝까지 함께 투쟁하겠다고 결의를 다진 지 하루 만에 업무에 복귀해버렸던 선배, 조상운 노조 4년간 올린 임금을 이번 파업으로 한방에 다 까먹어버렸다고 말했던 후배, 파업도 못하는 노조가 노조냐고 목청을 높이더니 협상해야 한다고 돌아서버린 조합원, 검찰에 회사의 비리를 밝히겠다고 다짐하고는 하루 만에 태도를 바꾼 동료. 그들이 현실적인 것인지, 내가 바보인지 혼란스러웠습니다. 

ⓒ뉴시스 조상운 ( 전 국민일보 노조위원장, 2011년 10월 해직)

아이러니하지만 노조 파업 덕분에 (국민일보)는 창간 24년 만에 처음 자사 기자 출신 대표이사 사장을 배출했습니다. 많은 중간 간부들에게는 ‘나도 잘하면 사장이나 임원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줬습니다. 부디 이런 희망이 냉소가 아니라 모든 이들의 꿈이 될 수 있는 (국민일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후배들이 질식 직전에 사표를 던지고 (국민일보)를 떠났습니다. 해고와 의원면직이라는 형식의 차이만 있을 뿐, 그들이 (국민일보)에 등을 돌린 이유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얼마가 걸릴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빨리 여러분 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떠나오는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그렇게 하겠습니다. 밖에서나마 (국민일보)가 제대로 설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국민일보) 파업 173일을 지지하고 응원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특별히 이강택 위원장님을 비롯한 전국언론노동조합 동지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가장 힘들 때 진심 어린 위로를 보내준 친구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끝까지 투쟁해준 동지 여러분 사랑합니다. 웃는 낯으로 다시 봅시다.

조상운 (전 국민일보 노조위원장, 2011년 10월 해직) 

2012년 7월 29일 일요일

김재철 졸렬함의 끝은 어디인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30일자 제921호 기사 ' 김재철 졸렬함의 끝은 어디인가'를 퍼왔습니다.
[초점] 54명이 다른 부서로 배치된 보복인사… 노조 “명백한 단협 위반”, 가처분 신청 계획

» 170일에서 멈춘 파업시계 엠비시노조 조합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사옥에서 조합원 총회를 마친 뒤 빠져나오고 있다. 한겨레 이정아

이 졸렬함의 끝은 어디인가. 무너진 집안 일으켜보겠다며 풍찬노숙하다 돌아온 식구들 뒤통수에 무능한 가장이 쇠방망이를 휘두른 격이었다. 타이밍부터 기가 막혔다. MBC 노조원들이 170일 동안의 파업을 접고 복귀를 선언한 날(7월17일) 밤, 사 쪽은 기다렸다는 듯 대규모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기획홍보본부 안에 미래전략실을 새로 만들고, 보도국 안에 중부권 취재센터와 주말뉴스부를 신설하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라디오뉴스부를 주말뉴스부에 흡수 통합하고, 다큐멘터리제작부를 교양제작국에 통합시키는 안도 포함됐다.

풍문이 사실로… 최대 피해자는 보도국

조합원들 분노에 불을 지른 건 조직개편안 발표 하루 뒤(18일) 단행된 무더기 인사 발령 조처였다. 파업에 참여한 770명 가운데, 54명의 조합원이 맡고 있던 업무와 무관한 다른 부서로 배치됐다. 파업 복귀 직후 사 쪽이 대규모 보복 인사에 나설 것이라는 풍문이 사실로 확인된 순간이었다. 최대 피해자는 보도국 소속 조합원들이었다. 25명이 비보도 부서와 지역 지사로 밀려났다. 신사옥건설국으로 발령난 장준성 기자, 용인 드라미아개발단으로 전보된 전종환 기자가 대표적이다. 이세옥 기자는 서울경인지사 제작사업부로, 박소희 기자는 서울경인지사 인천총국으로 전보 조처됐다. 파업 기간 중 이미 징계를 받아 업무에서 배제된 30명(해고 3명, 정직 13명, 대기발령 14명)을 포함하면 전체 취재 인력(100명)의 절반 이상이 업무에서 밀려난 것이다.
PD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파업 기간 해고 2명, 정직 4명, 대기발령 13명의 ‘징계 폭탄’을 맞았던 시사교양국은 이번에 2명의 조합원이 경인지사 제작사업부와 신사옥건설국으로 전보됐다. 의 전·현직 PD들도 표적이 됐다. 교양제작국 소속이던 조능희 PD는 사회공헌실로, 외주제작국 소속이던 송일준·오동희 PD는 미래전략실과 신사옥건설국으로 발령났다.
파업에 적극 참여한 아나운서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신동진 아나운서가 사회공헌실, 허일후 아나운서가 미래전략실로 배치됐고, 김상호·김범도 아나운서는 서울경인지사 수원총국으로 발령났다. 파업 기간 중 징계성 대기발령을 받았던 노조원 56명 전원에겐 ‘자택 대기’ 명령이 새로 떨어졌다. 노조는 사무실 출근을 원천 봉쇄해 다른 조합원들과의 일상적 접촉을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했다.
사 쪽은 조직 개편에 대해 “변화된 미디어 환경에서 신시장과 신상품을 개척하기 위해 미래 전략을 수립하고, 세종시 출범으로 늘어난 중부권 뉴스 수요에 대처하기 위한 조처”라고 밝혔다. 인사 발령에 대해선 “파업에 참여했던 사원들이 원래 업무로 복귀하게 되면, 파업 기간 중 제작 현장을 지킨 사원들과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다”며 이번 조처가 조직 내 갈등 예방 차원임을 강조했다. 조합원들 반발을 예상한 듯, 복귀자들의 추가 행동에 대한 강경 대처 방침도 명확히 했다. “노조원들의 업무 복귀를 환영하지만 불법적인 행동은 사규에 따라 엄단할 방침이다. 상사의 지시에 불응한다든가 동료들에 대한 위협 행위가 발견되면 사규에 따라 대응하겠다.”(7월18일 )

무효판결 받고 복귀시킨 이력 있어

노조는 이번 조처를 “악랄한 보복 인사”라며 ‘원천 무효’를 선언했다. “이번 보복 인사는 김재철 사장이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기자와 PD, 아나운서들에 대한 보복 인사를 통해 자신의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려는 의중을 드러내 보인 것이다. 인사 전체를 무효화하는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7월18일 노조 성명)
하지만 노조가 즉각적인 대응 행동에 나서기엔 부담이 적지 않다. 장기 파업에 따른 조합원들의 피로감이 한계치에 이른데다, 파업을 풀어 조직 내부의 긴장도 역시 현저하게 이완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노조가 성명에서 인사 무효 투쟁의 돌입 시점을 “다음달 김재철 사장이 물러나고 후임 사장이 인선될 경우”라고 조건을 단 것도, 우선 조직 내부의 역량을 추스르며 명분을 축적하는 게 먼저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우선 법적 대응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인사가 단체협약과 실정법, 법원 판례를 위반한 만큼 법원에 ‘부당전보 취소’ 가처분 신청을 낸 뒤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MBC의 노사 단체협약(26조 5항)은 “직종 변경 등 주요 인사 이동시에는 적재적소와 기회균등, 욕구 충족의 원칙에 따라야 하고 조합원의 의견을 참작해 사전에 노조에 통보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인사 발령에 조합원의 요구를 반영하지 않은 것은 물론 사전에 그 어떤 협의나 통보도 없었다”며 “명백한 단협 위반이기 때문에 법적 대응을 하면 승산이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실제 MBC 사 쪽은 지난해 이우환 PD를 용인 드라미아개발단으로, 한학수 PD를 경인지사로 발령냈다가 법원으로부터 1심에서 무효 판결을 받고 이들을 원래 부서로 복귀시킨 바 있다. 노조는 인사 발령 조합원 전원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에 필요한 당사자 동의를 얻은 뒤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심리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면 법원 판단은 8월 중순쯤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송계 일각에선 파업 기간에 사 쪽이 보여온 태도로 미뤄 노조 집행부가 이번 인사 보복 사태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사 쪽으로부터 징계와 인사 문제에 대한 확실한 답변을 얻은 뒤 파업을 풀었어도 큰 문제가 없었을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노조로선 이미 김재철 사장을 사퇴시키는 쪽으로 여야 정치권의 의견이 모아지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장외투쟁은 조합원의 피로도와 생계 불안만 가중할 뿐이라는 현실적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 보복 인사가 이뤄지더라도 법적 다툼으로 충분히 무력화할 수 있다는 계산도 서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키를 쥔 것은 여론의 향배

노조가 파업을 중단함에 따라 사태 해결의 키는 8월에 새로 구성될 MBC의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이 쥐게 됐다. 사장 교체에 대한 여야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는 하지만, 보수 성향 인사가 다수를 차지하게 될 이사진 구성을 고려할 때 결과를 100% 낙관할 수만은 없는 게 사실이다. 결국 관건은 여론의 향배에 달려 있는 셈이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김재철 졸렬함의 끝은 어디인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30일자 제921호 기사 ' 김재철 졸렬함의 끝은 어디인가'를 퍼왔습니다.
[초점] 54명이 다른 부서로 배치된 보복인사… 노조 “명백한 단협 위반”, 가처분 신청 계획

» 170일에서 멈춘 파업시계 엠비시노조 조합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사옥에서 조합원 총회를 마친 뒤 빠져나오고 있다. 한겨레 이정아

이 졸렬함의 끝은 어디인가. 무너진 집안 일으켜보겠다며 풍찬노숙하다 돌아온 식구들 뒤통수에 무능한 가장이 쇠방망이를 휘두른 격이었다. 타이밍부터 기가 막혔다. MBC 노조원들이 170일 동안의 파업을 접고 복귀를 선언한 날(7월17일) 밤, 사 쪽은 기다렸다는 듯 대규모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기획홍보본부 안에 미래전략실을 새로 만들고, 보도국 안에 중부권 취재센터와 주말뉴스부를 신설하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라디오뉴스부를 주말뉴스부에 흡수 통합하고, 다큐멘터리제작부를 교양제작국에 통합시키는 안도 포함됐다.

풍문이 사실로… 최대 피해자는 보도국

조합원들 분노에 불을 지른 건 조직개편안 발표 하루 뒤(18일) 단행된 무더기 인사 발령 조처였다. 파업에 참여한 770명 가운데, 54명의 조합원이 맡고 있던 업무와 무관한 다른 부서로 배치됐다. 파업 복귀 직후 사 쪽이 대규모 보복 인사에 나설 것이라는 풍문이 사실로 확인된 순간이었다. 최대 피해자는 보도국 소속 조합원들이었다. 25명이 비보도 부서와 지역 지사로 밀려났다. 신사옥건설국으로 발령난 장준성 기자, 용인 드라미아개발단으로 전보된 전종환 기자가 대표적이다. 이세옥 기자는 서울경인지사 제작사업부로, 박소희 기자는 서울경인지사 인천총국으로 전보 조처됐다. 파업 기간 중 이미 징계를 받아 업무에서 배제된 30명(해고 3명, 정직 13명, 대기발령 14명)을 포함하면 전체 취재 인력(100명)의 절반 이상이 업무에서 밀려난 것이다.
PD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파업 기간 해고 2명, 정직 4명, 대기발령 13명의 ‘징계 폭탄’을 맞았던 시사교양국은 이번에 2명의 조합원이 경인지사 제작사업부와 신사옥건설국으로 전보됐다. 의 전·현직 PD들도 표적이 됐다. 교양제작국 소속이던 조능희 PD는 사회공헌실로, 외주제작국 소속이던 송일준·오동희 PD는 미래전략실과 신사옥건설국으로 발령났다.
파업에 적극 참여한 아나운서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신동진 아나운서가 사회공헌실, 허일후 아나운서가 미래전략실로 배치됐고, 김상호·김범도 아나운서는 서울경인지사 수원총국으로 발령났다. 파업 기간 중 징계성 대기발령을 받았던 노조원 56명 전원에겐 ‘자택 대기’ 명령이 새로 떨어졌다. 노조는 사무실 출근을 원천 봉쇄해 다른 조합원들과의 일상적 접촉을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했다.
사 쪽은 조직 개편에 대해 “변화된 미디어 환경에서 신시장과 신상품을 개척하기 위해 미래 전략을 수립하고, 세종시 출범으로 늘어난 중부권 뉴스 수요에 대처하기 위한 조처”라고 밝혔다. 인사 발령에 대해선 “파업에 참여했던 사원들이 원래 업무로 복귀하게 되면, 파업 기간 중 제작 현장을 지킨 사원들과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다”며 이번 조처가 조직 내 갈등 예방 차원임을 강조했다. 조합원들 반발을 예상한 듯, 복귀자들의 추가 행동에 대한 강경 대처 방침도 명확히 했다. “노조원들의 업무 복귀를 환영하지만 불법적인 행동은 사규에 따라 엄단할 방침이다. 상사의 지시에 불응한다든가 동료들에 대한 위협 행위가 발견되면 사규에 따라 대응하겠다.”(7월18일 )

무효판결 받고 복귀시킨 이력 있어

노조는 이번 조처를 “악랄한 보복 인사”라며 ‘원천 무효’를 선언했다. “이번 보복 인사는 김재철 사장이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기자와 PD, 아나운서들에 대한 보복 인사를 통해 자신의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려는 의중을 드러내 보인 것이다. 인사 전체를 무효화하는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7월18일 노조 성명)
하지만 노조가 즉각적인 대응 행동에 나서기엔 부담이 적지 않다. 장기 파업에 따른 조합원들의 피로감이 한계치에 이른데다, 파업을 풀어 조직 내부의 긴장도 역시 현저하게 이완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노조가 성명에서 인사 무효 투쟁의 돌입 시점을 “다음달 김재철 사장이 물러나고 후임 사장이 인선될 경우”라고 조건을 단 것도, 우선 조직 내부의 역량을 추스르며 명분을 축적하는 게 먼저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우선 법적 대응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인사가 단체협약과 실정법, 법원 판례를 위반한 만큼 법원에 ‘부당전보 취소’ 가처분 신청을 낸 뒤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MBC의 노사 단체협약(26조 5항)은 “직종 변경 등 주요 인사 이동시에는 적재적소와 기회균등, 욕구 충족의 원칙에 따라야 하고 조합원의 의견을 참작해 사전에 노조에 통보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인사 발령에 조합원의 요구를 반영하지 않은 것은 물론 사전에 그 어떤 협의나 통보도 없었다”며 “명백한 단협 위반이기 때문에 법적 대응을 하면 승산이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실제 MBC 사 쪽은 지난해 이우환 PD를 용인 드라미아개발단으로, 한학수 PD를 경인지사로 발령냈다가 법원으로부터 1심에서 무효 판결을 받고 이들을 원래 부서로 복귀시킨 바 있다. 노조는 인사 발령 조합원 전원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에 필요한 당사자 동의를 얻은 뒤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심리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면 법원 판단은 8월 중순쯤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송계 일각에선 파업 기간에 사 쪽이 보여온 태도로 미뤄 노조 집행부가 이번 인사 보복 사태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사 쪽으로부터 징계와 인사 문제에 대한 확실한 답변을 얻은 뒤 파업을 풀었어도 큰 문제가 없었을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노조로선 이미 김재철 사장을 사퇴시키는 쪽으로 여야 정치권의 의견이 모아지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장외투쟁은 조합원의 피로도와 생계 불안만 가중할 뿐이라는 현실적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 보복 인사가 이뤄지더라도 법적 다툼으로 충분히 무력화할 수 있다는 계산도 서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키를 쥔 것은 여론의 향배

노조가 파업을 중단함에 따라 사태 해결의 키는 8월에 새로 구성될 MBC의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이 쥐게 됐다. 사장 교체에 대한 여야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는 하지만, 보수 성향 인사가 다수를 차지하게 될 이사진 구성을 고려할 때 결과를 100% 낙관할 수만은 없는 게 사실이다. 결국 관건은 여론의 향배에 달려 있는 셈이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2012년 6월 20일 수요일

국민일보도 보복인사…파업 종료 닷새 만에 연가투쟁


이글은프레시안 2012-06-19일자 기사 '국민일보도 보복인사…파업 종료 닷새 만에 연가투쟁'을 퍼왔습니다.
조합원 6명 대기발령 등…파업 복귀 노조 수단시대

국민일보 노조가 파업을 풀고 업무에 복귀한 지 닷새 만인 19일부로 다시 투쟁에 들어갔다. 사측이 파업 직후 단행한 인사 조치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국민일보사는 지난 18일 황일송, 이제훈, 양지선, 황세원(이상 편집국) 기자와 종교국의 함태경, 전병선 기자 등 조합원 6명의 대기 발령을 통보했다. 이들은 파업 기간 한우 판매, 기도회 개최 등에 적극 나선 이들로 알려졌다.

또 편집국 종합편집부 소속 이영권 기자를 판매국으로, 이경아 기자를 편집국장석으로 발령냈다. 사진부의 구성찬, 홍해인 기자는 각각 국제부, 산업부로 발령냈다. 이전 업무와 전혀 다른 성격의 부서로 인사이동을 단행해, 보복성 인사 아니냐는 지적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국민일보·씨티에스지부(이하 국민일보 노조)는 사측의 이와 같은 조치에 반발해 이날(19일)부로 각 조합원이 사흘간 연차휴가를 쓰는 집단 연가 투쟁에 돌입했다. 173일간의 파업 투쟁을 마치고 지난 14일 업무에 복귀한 지 닷새 만이다.

또 조합원 대기 발령과 보복 인사에 항의하기 위해 이날부로 철야농성도 시작키로 했다.

국민일보 노조는 성명을 통해 "사측이 파업에 따른 괘씸죄 차원에서 보복인사에 나선 것"이라면서 "감정적 보복인사로 노사 화합 정신을 깨고 신문사 조직 안정성의 근거를 흔드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또 "사측의 행위는 단협안을 위반했으며, 노동법에도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일련의 부당한 조치를 철회하고, 화합의 분위기를 먼저 깬 데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 주장의 근거는 단체협약 78조 1항 '지부의 정당한 쟁의활동에 참가하는 것을 이유로 지부조합원에게 불이익을 주는 일체의 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이는 쟁의 후에도 마찬가지다'이다. 노조는 또 사측이 노조활동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지 못하도록 규정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81조도 어겼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이강택) 역시 성명을 내 사측을 강하게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사측의 이번 대응에 대해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부당하게 행해진 모든 인사 조치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파업 이후 행해지는 사측의 보복 인사는 비단 국민일보사만의 일이 아니다. KBS 역시 파업에 참여했던 새노조 조합원들에 대한 보복성 인사에 나선다는 비판에 휘말리고 있다.

KBS는 파업에 참여했던 이광용 아나운서가 진행하던 스포츠 토크쇼 를 폐지하기로 정하고, 현재 후속 프로그램을 논의 중이다.  앵커를 맡았던 김철민 기자는 파업 종료 후에도 프로그램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또 부장인사에서 "파업 국면의 공로자를 보상하기 위해" 새노조를 공격하는 성명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교양다큐 담당 부장 3명을 보직해임하겠다는 입장이 알려지기도 했다. KBS 새노조 소속 교양다큐 PD 조합원 80여 명은 이에 반발해 철야농성에 돌입한 상태다.

 /이대희 기자

2012년 1월 19일 목요일

"KBS, 중국 공산당 기관지 같아…1년 내 끝장"


이글은 미디어스 2012-01-18일자 기사 '"KBS, 중국 공산당 기관지 같아…1년 내 끝장"'을 퍼왔습니다.
[인터뷰] 최경영 신임 KBS새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간사


▲ 최경영 KBS 기자
한국 언론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고발했던 저자 최경영 KBS 기자가 KBS 새 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 보도부문 간사로 돌아왔다.
최경영 기자는 KBS탐사보도팀 소속으로서 여러 차례 기자상을 받는 등 크게 활약했으나 정연주 KBS 사장이 불법적으로 해임됐던 2008년 당시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사원행동'에서 활동하다 갑자기 '스포츠 중계팀'으로 발령나는 '보복인사'를 당한 바 있다.
2009년 여름, KBS를 휴직하고 미국 미주리대학 저널리즘 대학원에서 언론학을 공부하다 최근 복귀한 최경영 기자는 현재의 KBS에 대해 "중국 공산당의 기관지와 똑같은 모습"이라고 매섭게 비판했다.
최경영 기자는 17일 오후 와의 인터뷰에서 "왜 자꾸 우리나라 언론을 미국 언론과 비교하는지 모르겠다. 미국 언론들이 들으면 매우 화낼 일"이라며 "우리나라 언론이 마치 미국이나 언론자유선진국을 따라가고 있는 것처럼 생각들을 하는데 이는 '환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정부 정책에 대해 털 끝 하나 건드리지 못하고 △비판적인 내용은 (정부 부처가 아닌) 다른 출입처 담당 기자들이 조금씩 보도하고 △정부정책으로 인한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 조금씩 중심부로 진입하는 행태 등 모든 것이 중국 기관지의 모습과 똑같다는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상업주의에 물들어서 그렇지 정부 비판 보도는 정말 칼 같이 합니다.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미국판 중국 기관지인 '차이나데일리USA'도 꾸준히 읽었는데, 정말 KBS랑 똑같아요. 물론 차이나데일리USA도 경찰의 전횡, 지방 탐관오리들을 고발하기는 하죠.
하지만 결정적으로, 중앙 정부와 관련 깊은 내용은 전혀 비판하지 못합니다. (정부 정책에 대해) 토씨 하나 쉽게 건드리지 못해요. 시민단체나 야권에서 문제제기를 하면 그제서야 보도하는데, 그것도 (정부 부처가 아닌) 다른 출입처 담당 기자가 야권 발로 조금씩 보도하는 정도죠.
여당이나 대기업처럼 한국의 힘센 권력 집단을 출입하는 기자들은 회사에서 가장 똑똑한 이들인데, 과연 이들이 잘 몰라서 비판하지 않는 걸까요? 이런 식으로 '기자질'을 하는 나라가 어딨을까요? 중국, 버마, 베트남 언론과 똑같은 모습이에요. 한계가 너무나 명백합니다"
"불법도청, 언젠가 벌어질 일이었다"
최경영 기자는 미국 언론의 실제 사례를 들며, 설명을 이어갔다.
"미국의 공영방송 NPR은 전체 예산 가운데 20%를 연방정부로부터 받는데, 2011년 초 NPR을 '민주당 성향'이라고 비판하는 공화당이 20%의 예산마저 삭감하려고 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민주당이 방어해 줘서 기존의 예산을 그대로 지원받을 수 있게 됐죠.
그즈음 민주당 출신인 오바마 대통령이 재정지출 대폭 삭감과 관련해 '미국 역사상 최대의 예산 삭감이다' '이러면 정부 일 못한다'고 말했었는데, 그때 NPR의 보도는 어땠을까요? NPR 앵커가 백악관 출입 기자와 연결해서 처음 한 질문이 뭐였는지 아세요? '오바마 대통령은 역사상 최대 삭감이라고 하는데, 맞는 말인가?' 였어요. 이에 대한 백악관 출입기자의 대답은 '아니다. 요율로 따지면 이런 일이 역사상 3번 정도 있었다' 였구요. '검증'이 우선인 거죠.
이건 미국에서 이례적인 일도 아니에요. 만약 우리 같았으면 앵커가 청와대 출입기자에게 '대통령이 뭐라고 했느냐?' '대통령 발언의 의의는 무엇인가?'라고 질문했을 겁니다."
최 기자는 이 사례를 설명하며, "미국 언론의 제1기능이 '검증'인데 비해 우리 언론의 제1기능은 '정부정책 선전'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위의 사례는 "(수신료 인상과 관련해) 민주당이 KBS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민주통합당의 당 대표 경선 중계방송을 갑자기 취소해 버린 KBS의 행태와 매우 대조돼 더욱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사회비판 프로그램 폐지, 탐사보도팀 해체, 블랙리스트 논란, 대통령 주례연설, G20 정상회의 등 관제 홍보, 내곡동 사저 침묵 등 각종 편파 논란, 추적60분 4대강편 2주 불방, 백선엽 이승만 다큐, 그리고 불법도청 의혹까지….
최경영 기자가 자리를 비웠던 사이 KBS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불명예스러운 일들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최경영 기자는 "2008년 8월 정연주 사장을 강제로 몰아낼 당시부터 다 예상됐던 일들"이라며 "딱히 놀랍지도 않았다"고 담담히 말을 이어갔다.
"중요한 아이템, 윗선이 막으면 전면전 벌일 것"
특히, 공영방송사 기자가 자사 이익을 위해 제1야당 회의를 불법도청했다는 의혹까지 받았던 것에 대해서는 "경영, 편집이 분리되지 않은 현재의 KBS 구조에서는 언젠가 벌어질 문제였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정치부 기자들이 대외 협력국으로 발령 나고, 대외협력부장이 다시 정치부장으로 돌아오는 현재의 인사 구조에서는 언젠가 터질 문제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민주당 불법 도청 의혹이 제기될 때 KBS 정치부장을 맡았던 이강덕 부장은 정치부장 직전 대외협력부장으로 활동했었다. 대외협력부장으로서 KBS의 최대 현안인 수신료 인상을 위해 발 벗고 뛰었을 이가 어느날 갑자기 정치부장이 되면, KBS의 정치보도가 어느 곳을 향할지는 상식적으로도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정치부장을 하던 사람이 갑자기 대외협력부장으로 가고, 대외협력부장이 다시 정치부장을 하는 게 말이 되나요? 왜 사장 비서실에 기자가 가있는 것일까요? 왜 기자들이 수신료 인상 걱정을 해야 할까요?
국회에서 술상무를 하는 기자들이, 자기 자리로 돌아와서 제대로 보도할 수 있을까요? 말 그대로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되는 거죠. 미국처럼 상업방송이 판치는 곳에서도 이런 식의 인사 발령은 내지 않아요."
최경영 기자는 "만약 어떤 은행에서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가 서로 아무런 장벽도 없이 수시로 통화하면서 주가 폭락시키고 이득을 취한 사실을 KBS 경제부가 알게 된다면 당연히 '부도덕한 모습'이라고 보도하지 않겠느냐. 그런데 정작 KBS는 어떤가"고 물으며 "금융기관의 부서 사이에 쳐놓은 방화벽보다 언론사의 경영 편집 방화벽이 더 못하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힘주어 말했다.
2월부터 본격적으로 공추위 간사 활동을 시작할 최경영 기자는 "매일 시민들에게 '미안하다' '부끄럽다'고만 하는 것도 좀 아니지 않느냐. 일이 다 벌어진 다음에 '사후 규탄'만 하고 싶지는 않다"며 "만약 중요한 아이템을 윗선에서 막아서 보도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전면전을 벌여서라도 보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복귀 직후 트위터(@kyung0)를 통해 KBS를 비롯한 한국 언론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최 기자는 "앞으로 1년 안에 끝장을 볼 것"이라고 강한 포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