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위반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위반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2년 8월 16일 목요일

KBS 시사투나잇 부활 대신 요리프로 신설 논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8-14일자 기사 'KBS 시사투나잇 부활 대신 요리프로 신설 논란'을 퍼왔습니다.
FD들 “노사합의 위반, 집단행동 돌입”… “탐사보도·시사제작 강화한다더니”

KBS가 파업 이후 노사합의에 따라 추진 중인 일일 시사프로그램 부활 논의에 대해 외면하고 있다는 내부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대신 해당 시간대에 요리 프로그램이 신설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KBS 시사교양 PD들이 집단행동에 나서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KBS 시사교양 PD들은 24일 낮 총회를 열어 KBS 경영진이 과거 ‘시사투나잇’과 같은 일일(데일리) 시사프로그램 부활 약속을 해놓고 사실상 손을 놓은 채 대신 요리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며 오는 26일부터 팻말농성 등 집단행동에 나서기로 결의했다.

일일시사프로그램에 대해 KBS PD들은 “95일 간의 파업 끝에 ‘탐사보도와 시사제작 기능을 강화한다’는 노사 합의로 추진되던 것으로, 공정방송을 위한 최소한의 틀을 갖춘다는 의미를 갖고 있던 것”이라며 “현재까지 KBS 간부들이 ‘데일리 시사 프로그램’을 두고 보여준 태도는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KBS 시사교양 PD들이 추진중인 시사교양프로그램은 파업 직후 프로그램 제안 공모를 통해 지난달 말 최종 단계까지 통과해 8시에서 8시30분 대에 편성하는 것으로 논의가 진행되던 상황이었으나 2주가 지난 현재 이 같은 논의는 사라진 채 ‘세계의 식탁’이라는 요리 프로그램이 대신 신설된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KBS 시사교양 PD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데일리 시사 프로그램’이 갈 곳 없이 사라지는 동안 그 자리를 교양국에서 추진 중인 요리 프로그램이 차지했다는 소문이 들려오기 때문”이라며 “‘세계의 식탁’이 오는 9월 23일 첫 방송 날까지 받아서 벌써 제작에 들어갔다고 한다”고 전했다.

KBS PD들은 “이는 도대체 어느 나라 방송국의 편성 기준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노릇”이라며 “사태가 여기에까지 이르게 된 가장 큰 책임은 전용길 콘텐츠 본부장에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제안공모 절차만 통과되면 ‘데일리 시사 프로그램’ 제작에 적극 나서겠다고 이미 여러차례 공언한 전용길 콘텐츠 본부장은 지난달 20일 열린 노사협력위원회도 거듭 확인했지만, 막상 제안 공모를 통과한 지금 ‘시청률이 안 나온다고 한다, 광고가 안 팔릴 것이라 한다’는 등의 피예를 대며 약속을 번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성도 KBS 새노조 정책실장은 24일 “프로그램 공모까지 통과한 시사프로를 놔두고 요리 프로를 하겠다고 현재 해외촬영까지 나가 있는 상태”라며 “내부에 시사프로 부활을 반대하는 기류가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실장은 “오는 26일부터 집단행동에 들어가 일일 시사프로 편성을 관철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2년 8월 1일 수요일

지역신문발전기금 예산 배제, 대선 후보는 답하라


이글은 대자보 2012-07-29일자 기사 '지역신문발전기금 예산 배제, 대선 후보는 답하라'를 퍼왔습니다.
[시론] 정부 예산 배제는 지역신문발전지원법 위반, 특별법 무용지물돼

여론 다양성, 지역사회 건전한 발전 등을 이유로, 국회 여야 합의로 제정한 지역신문지원특별법이 무용지물 될 위기에 놓여 있다. 

지역신문지원특별법에 의한 지역신문지원금이 기획재정부에 의해 내년 예산 국고출연이 거부됐기 때문이다. 풀뿌리지역신문연합체인 바른지역언론연대 등 지역신문 종사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법에 보장된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04년 노무현 참여정부시절 여야 합의 6년 한시법으로 국회를 통과한 지역신문지원특별법이 2010년 한차례 연장을 거치면서 8년째를 맞았다. 

최초 지역신문지원특별법은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중앙일간신문에 비해 지방일간신문 및 풀뿌리 주간신문의 열악한 환경의 문제를 풀기 위해 제정했다. 특히 지역의 건전한 발전을 조성해 여론의 다양화, 민주주의 실현 및 지역사회의 균형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취지가 더 강했다. 2005년 첫 시행에 들어갔고, 이후 6년 동안 매년 평균 150억원을 지원했다. 

지난 이명박 정부에 들어서 우역곡절을 거치면서 2010년 여야 합의를 거쳐 특별법을 6년 더 연장했다. 2011년 당시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011년 40억원, 2012년 200억원, 2013년 200억원 등 3년 동안 총 440억원의 기금을 확보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하지만 최근 국고 출연이 기획재정부에 의해 거부되자 주무 주처인 문화관광부는 내년은 아예 국고 출연을 요구조차 하지 않았다. 2012년 7월 현재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여유자금은 141억원에 불과해 국고 출연을 하지 않으면 사실상 고갈될 위기에 놓여 있다. 

지난 2월 28일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우선지원 주간지선정사협의회 주최 지역신문 발전 모색 토론회에서 안정적 지원을 위해서는 한시적인 지역신문지원특별법이 일반법으로 가야한다는 논의도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첨예한 논란이 있을 수 있는 사안이지만 지원사업의 안정적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한시법으로 일정한 한계가 있다는 의견에 토론자들이 대체로 공감했다. 또 이날 지역신문 관계자들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현재보다 좀더 올려 안정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런 논의들이 공염불이 될 위기에 놓여 있다. 일반법 논의에 찬물을 끼 얻는 것은 물론이고, 현재 존재한 한시 특별법 지원 발전기금의 고갈로, 내년부터는 지원 자체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해 있다. 바로 풀뿌리지역신문 및 지방신문 종사자들이 강하게 반발한 이유이다. 

지난 22일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인 민주통합당 배재정 의원이 보도 자료를 통해 언론지원정책을 총괄하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기획재정부에 내년도 예산지원을 요청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문제가 심각해졌다. 대선을 불과 5개월을 앞두고 지역신문 홀대 문제가 자칫 여당 후보에게도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사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역신문발전기금은 지원을 받은 풀뿌리지역신문 및 지방신문들이 지방자치제의 정착을 위해 일정부분 기여해 왔다는 사실을 정부가 모를 리 없다. 국회가 한시법인 지역신문특별법을 한 차례 연기해 다시 제정한 것도 지역신문 지원금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판단에서이다. 

법에 따라 지원된 지역신문발전기금은 정부가 지원을 하지 않는다고 될 사안이 아니다. 바로 법을 어기는 중대한 사안이 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특별법의 취지대로 지역신문 관련 출연금을 확보해야 한다. 엄정한 심사를 통해 선정한 지역언론의 지원을 소홀히 해서는 절대 안 되기 때문이다. 당초 특별법은 중앙과 지역의 균형 발전을 이루려는 신문시장의 다원적 구조와 지역신문의 경영쇄신, 독자 신뢰를 통한 지역신문의 경쟁력 항상을 위해 제정했다는 사실을 정부가 망각해선 안된다. 

마지막으로 여야 대선 후보들도 정부가 내년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출연하지 않는 것이 올바른 태도인지 명확한 답변을 요구하고 싶다. 법을 만든 국회의원들도, 특히 지역에 기반을 둔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는지도 묻고 싶다. 

이와 더불어 특별기금 지원을 원하는 지역신문들도 스스로 뼈를 깎는 자성과 개혁 의지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김철관

2012년 7월 29일 일요일

김재철 졸렬함의 끝은 어디인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30일자 제921호 기사 ' 김재철 졸렬함의 끝은 어디인가'를 퍼왔습니다.
[초점] 54명이 다른 부서로 배치된 보복인사… 노조 “명백한 단협 위반”, 가처분 신청 계획

» 170일에서 멈춘 파업시계 엠비시노조 조합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사옥에서 조합원 총회를 마친 뒤 빠져나오고 있다. 한겨레 이정아

이 졸렬함의 끝은 어디인가. 무너진 집안 일으켜보겠다며 풍찬노숙하다 돌아온 식구들 뒤통수에 무능한 가장이 쇠방망이를 휘두른 격이었다. 타이밍부터 기가 막혔다. MBC 노조원들이 170일 동안의 파업을 접고 복귀를 선언한 날(7월17일) 밤, 사 쪽은 기다렸다는 듯 대규모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기획홍보본부 안에 미래전략실을 새로 만들고, 보도국 안에 중부권 취재센터와 주말뉴스부를 신설하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라디오뉴스부를 주말뉴스부에 흡수 통합하고, 다큐멘터리제작부를 교양제작국에 통합시키는 안도 포함됐다.

풍문이 사실로… 최대 피해자는 보도국

조합원들 분노에 불을 지른 건 조직개편안 발표 하루 뒤(18일) 단행된 무더기 인사 발령 조처였다. 파업에 참여한 770명 가운데, 54명의 조합원이 맡고 있던 업무와 무관한 다른 부서로 배치됐다. 파업 복귀 직후 사 쪽이 대규모 보복 인사에 나설 것이라는 풍문이 사실로 확인된 순간이었다. 최대 피해자는 보도국 소속 조합원들이었다. 25명이 비보도 부서와 지역 지사로 밀려났다. 신사옥건설국으로 발령난 장준성 기자, 용인 드라미아개발단으로 전보된 전종환 기자가 대표적이다. 이세옥 기자는 서울경인지사 제작사업부로, 박소희 기자는 서울경인지사 인천총국으로 전보 조처됐다. 파업 기간 중 이미 징계를 받아 업무에서 배제된 30명(해고 3명, 정직 13명, 대기발령 14명)을 포함하면 전체 취재 인력(100명)의 절반 이상이 업무에서 밀려난 것이다.
PD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파업 기간 해고 2명, 정직 4명, 대기발령 13명의 ‘징계 폭탄’을 맞았던 시사교양국은 이번에 2명의 조합원이 경인지사 제작사업부와 신사옥건설국으로 전보됐다. 의 전·현직 PD들도 표적이 됐다. 교양제작국 소속이던 조능희 PD는 사회공헌실로, 외주제작국 소속이던 송일준·오동희 PD는 미래전략실과 신사옥건설국으로 발령났다.
파업에 적극 참여한 아나운서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신동진 아나운서가 사회공헌실, 허일후 아나운서가 미래전략실로 배치됐고, 김상호·김범도 아나운서는 서울경인지사 수원총국으로 발령났다. 파업 기간 중 징계성 대기발령을 받았던 노조원 56명 전원에겐 ‘자택 대기’ 명령이 새로 떨어졌다. 노조는 사무실 출근을 원천 봉쇄해 다른 조합원들과의 일상적 접촉을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했다.
사 쪽은 조직 개편에 대해 “변화된 미디어 환경에서 신시장과 신상품을 개척하기 위해 미래 전략을 수립하고, 세종시 출범으로 늘어난 중부권 뉴스 수요에 대처하기 위한 조처”라고 밝혔다. 인사 발령에 대해선 “파업에 참여했던 사원들이 원래 업무로 복귀하게 되면, 파업 기간 중 제작 현장을 지킨 사원들과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다”며 이번 조처가 조직 내 갈등 예방 차원임을 강조했다. 조합원들 반발을 예상한 듯, 복귀자들의 추가 행동에 대한 강경 대처 방침도 명확히 했다. “노조원들의 업무 복귀를 환영하지만 불법적인 행동은 사규에 따라 엄단할 방침이다. 상사의 지시에 불응한다든가 동료들에 대한 위협 행위가 발견되면 사규에 따라 대응하겠다.”(7월18일 )

무효판결 받고 복귀시킨 이력 있어

노조는 이번 조처를 “악랄한 보복 인사”라며 ‘원천 무효’를 선언했다. “이번 보복 인사는 김재철 사장이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기자와 PD, 아나운서들에 대한 보복 인사를 통해 자신의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려는 의중을 드러내 보인 것이다. 인사 전체를 무효화하는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7월18일 노조 성명)
하지만 노조가 즉각적인 대응 행동에 나서기엔 부담이 적지 않다. 장기 파업에 따른 조합원들의 피로감이 한계치에 이른데다, 파업을 풀어 조직 내부의 긴장도 역시 현저하게 이완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노조가 성명에서 인사 무효 투쟁의 돌입 시점을 “다음달 김재철 사장이 물러나고 후임 사장이 인선될 경우”라고 조건을 단 것도, 우선 조직 내부의 역량을 추스르며 명분을 축적하는 게 먼저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우선 법적 대응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인사가 단체협약과 실정법, 법원 판례를 위반한 만큼 법원에 ‘부당전보 취소’ 가처분 신청을 낸 뒤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MBC의 노사 단체협약(26조 5항)은 “직종 변경 등 주요 인사 이동시에는 적재적소와 기회균등, 욕구 충족의 원칙에 따라야 하고 조합원의 의견을 참작해 사전에 노조에 통보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인사 발령에 조합원의 요구를 반영하지 않은 것은 물론 사전에 그 어떤 협의나 통보도 없었다”며 “명백한 단협 위반이기 때문에 법적 대응을 하면 승산이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실제 MBC 사 쪽은 지난해 이우환 PD를 용인 드라미아개발단으로, 한학수 PD를 경인지사로 발령냈다가 법원으로부터 1심에서 무효 판결을 받고 이들을 원래 부서로 복귀시킨 바 있다. 노조는 인사 발령 조합원 전원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에 필요한 당사자 동의를 얻은 뒤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심리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면 법원 판단은 8월 중순쯤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송계 일각에선 파업 기간에 사 쪽이 보여온 태도로 미뤄 노조 집행부가 이번 인사 보복 사태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사 쪽으로부터 징계와 인사 문제에 대한 확실한 답변을 얻은 뒤 파업을 풀었어도 큰 문제가 없었을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노조로선 이미 김재철 사장을 사퇴시키는 쪽으로 여야 정치권의 의견이 모아지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장외투쟁은 조합원의 피로도와 생계 불안만 가중할 뿐이라는 현실적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 보복 인사가 이뤄지더라도 법적 다툼으로 충분히 무력화할 수 있다는 계산도 서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키를 쥔 것은 여론의 향배

노조가 파업을 중단함에 따라 사태 해결의 키는 8월에 새로 구성될 MBC의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이 쥐게 됐다. 사장 교체에 대한 여야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는 하지만, 보수 성향 인사가 다수를 차지하게 될 이사진 구성을 고려할 때 결과를 100% 낙관할 수만은 없는 게 사실이다. 결국 관건은 여론의 향배에 달려 있는 셈이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김재철 졸렬함의 끝은 어디인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30일자 제921호 기사 ' 김재철 졸렬함의 끝은 어디인가'를 퍼왔습니다.
[초점] 54명이 다른 부서로 배치된 보복인사… 노조 “명백한 단협 위반”, 가처분 신청 계획

» 170일에서 멈춘 파업시계 엠비시노조 조합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사옥에서 조합원 총회를 마친 뒤 빠져나오고 있다. 한겨레 이정아

이 졸렬함의 끝은 어디인가. 무너진 집안 일으켜보겠다며 풍찬노숙하다 돌아온 식구들 뒤통수에 무능한 가장이 쇠방망이를 휘두른 격이었다. 타이밍부터 기가 막혔다. MBC 노조원들이 170일 동안의 파업을 접고 복귀를 선언한 날(7월17일) 밤, 사 쪽은 기다렸다는 듯 대규모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기획홍보본부 안에 미래전략실을 새로 만들고, 보도국 안에 중부권 취재센터와 주말뉴스부를 신설하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라디오뉴스부를 주말뉴스부에 흡수 통합하고, 다큐멘터리제작부를 교양제작국에 통합시키는 안도 포함됐다.

풍문이 사실로… 최대 피해자는 보도국

조합원들 분노에 불을 지른 건 조직개편안 발표 하루 뒤(18일) 단행된 무더기 인사 발령 조처였다. 파업에 참여한 770명 가운데, 54명의 조합원이 맡고 있던 업무와 무관한 다른 부서로 배치됐다. 파업 복귀 직후 사 쪽이 대규모 보복 인사에 나설 것이라는 풍문이 사실로 확인된 순간이었다. 최대 피해자는 보도국 소속 조합원들이었다. 25명이 비보도 부서와 지역 지사로 밀려났다. 신사옥건설국으로 발령난 장준성 기자, 용인 드라미아개발단으로 전보된 전종환 기자가 대표적이다. 이세옥 기자는 서울경인지사 제작사업부로, 박소희 기자는 서울경인지사 인천총국으로 전보 조처됐다. 파업 기간 중 이미 징계를 받아 업무에서 배제된 30명(해고 3명, 정직 13명, 대기발령 14명)을 포함하면 전체 취재 인력(100명)의 절반 이상이 업무에서 밀려난 것이다.
PD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파업 기간 해고 2명, 정직 4명, 대기발령 13명의 ‘징계 폭탄’을 맞았던 시사교양국은 이번에 2명의 조합원이 경인지사 제작사업부와 신사옥건설국으로 전보됐다. 의 전·현직 PD들도 표적이 됐다. 교양제작국 소속이던 조능희 PD는 사회공헌실로, 외주제작국 소속이던 송일준·오동희 PD는 미래전략실과 신사옥건설국으로 발령났다.
파업에 적극 참여한 아나운서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신동진 아나운서가 사회공헌실, 허일후 아나운서가 미래전략실로 배치됐고, 김상호·김범도 아나운서는 서울경인지사 수원총국으로 발령났다. 파업 기간 중 징계성 대기발령을 받았던 노조원 56명 전원에겐 ‘자택 대기’ 명령이 새로 떨어졌다. 노조는 사무실 출근을 원천 봉쇄해 다른 조합원들과의 일상적 접촉을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했다.
사 쪽은 조직 개편에 대해 “변화된 미디어 환경에서 신시장과 신상품을 개척하기 위해 미래 전략을 수립하고, 세종시 출범으로 늘어난 중부권 뉴스 수요에 대처하기 위한 조처”라고 밝혔다. 인사 발령에 대해선 “파업에 참여했던 사원들이 원래 업무로 복귀하게 되면, 파업 기간 중 제작 현장을 지킨 사원들과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다”며 이번 조처가 조직 내 갈등 예방 차원임을 강조했다. 조합원들 반발을 예상한 듯, 복귀자들의 추가 행동에 대한 강경 대처 방침도 명확히 했다. “노조원들의 업무 복귀를 환영하지만 불법적인 행동은 사규에 따라 엄단할 방침이다. 상사의 지시에 불응한다든가 동료들에 대한 위협 행위가 발견되면 사규에 따라 대응하겠다.”(7월18일 )

무효판결 받고 복귀시킨 이력 있어

노조는 이번 조처를 “악랄한 보복 인사”라며 ‘원천 무효’를 선언했다. “이번 보복 인사는 김재철 사장이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기자와 PD, 아나운서들에 대한 보복 인사를 통해 자신의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려는 의중을 드러내 보인 것이다. 인사 전체를 무효화하는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7월18일 노조 성명)
하지만 노조가 즉각적인 대응 행동에 나서기엔 부담이 적지 않다. 장기 파업에 따른 조합원들의 피로감이 한계치에 이른데다, 파업을 풀어 조직 내부의 긴장도 역시 현저하게 이완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노조가 성명에서 인사 무효 투쟁의 돌입 시점을 “다음달 김재철 사장이 물러나고 후임 사장이 인선될 경우”라고 조건을 단 것도, 우선 조직 내부의 역량을 추스르며 명분을 축적하는 게 먼저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우선 법적 대응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인사가 단체협약과 실정법, 법원 판례를 위반한 만큼 법원에 ‘부당전보 취소’ 가처분 신청을 낸 뒤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MBC의 노사 단체협약(26조 5항)은 “직종 변경 등 주요 인사 이동시에는 적재적소와 기회균등, 욕구 충족의 원칙에 따라야 하고 조합원의 의견을 참작해 사전에 노조에 통보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인사 발령에 조합원의 요구를 반영하지 않은 것은 물론 사전에 그 어떤 협의나 통보도 없었다”며 “명백한 단협 위반이기 때문에 법적 대응을 하면 승산이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실제 MBC 사 쪽은 지난해 이우환 PD를 용인 드라미아개발단으로, 한학수 PD를 경인지사로 발령냈다가 법원으로부터 1심에서 무효 판결을 받고 이들을 원래 부서로 복귀시킨 바 있다. 노조는 인사 발령 조합원 전원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에 필요한 당사자 동의를 얻은 뒤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심리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면 법원 판단은 8월 중순쯤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송계 일각에선 파업 기간에 사 쪽이 보여온 태도로 미뤄 노조 집행부가 이번 인사 보복 사태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사 쪽으로부터 징계와 인사 문제에 대한 확실한 답변을 얻은 뒤 파업을 풀었어도 큰 문제가 없었을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노조로선 이미 김재철 사장을 사퇴시키는 쪽으로 여야 정치권의 의견이 모아지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장외투쟁은 조합원의 피로도와 생계 불안만 가중할 뿐이라는 현실적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 보복 인사가 이뤄지더라도 법적 다툼으로 충분히 무력화할 수 있다는 계산도 서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키를 쥔 것은 여론의 향배

노조가 파업을 중단함에 따라 사태 해결의 키는 8월에 새로 구성될 MBC의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이 쥐게 됐다. 사장 교체에 대한 여야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는 하지만, 보수 성향 인사가 다수를 차지하게 될 이사진 구성을 고려할 때 결과를 100% 낙관할 수만은 없는 게 사실이다. 결국 관건은 여론의 향배에 달려 있는 셈이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