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24일 목요일
삼성 이재용 아들 ‘특례’ 입학, 중앙·동아 침묵한 이유는?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1-23일자 기사 '삼성 이재용 아들 ‘특례’ 입학, 중앙·동아 침묵한 이유는?'을 퍼왔습니다.
대다수 언론, 국제중 입학 두고 한 목소리 비판… 삼성가와 사주가 친인척 얽혀있는 언론사는 ‘침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5)의 아들(13)이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으로 국제중학교에 입학한 것을 두고 대다수 언론이 ‘저소득 조건’이 빠진 채 사실상 특별 입학의 형태로 변질되었다며 입을 모아 비판했다. ‘이건희→이재용’으로 이어지는 삼성그룹의 경영권 불법승계 논란보다 명문중학교 입학 특혜 논란에 여론이 즉각적으로 문제점을 지적하는 모양새다.
이와 함께 삼성과 친인척 관계가 있는 사주가 운영하는 중앙일보와 동아일보가 이 사안에 대해 현재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이는 KBS, MBC, 조선일보 등이 이번 사안을 비판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의 아들이 2013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서울 강북구 영훈국제중학교에 ‘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으로 합격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의 아들은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 중 ‘비경제적 배려 대상자’에 해당해 입학 자격을 얻었다.
영훈국제중학교는 지난해 졸업생의 40%이상이 특목고를 진학하며 화제를 모은 곳으로, 그만큼 경쟁률도 치열하다. 한국일보는 지난해 일반전형의 경우 128명 모집에 1,193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9.3대 1이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비경제적 배려대상자 전형 모집 과정의 경우 32명의 정원 가운데 155명이 몰려 4.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재용 부회장과 임세령 대상그룹 상무가 2009년 이혼했고, 영훈국제중이 최근 한부모 가정 자녀 전형요건에서 ‘저소득’ 조건을 제외한 결과 입학에는 절차적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언론이 이번 입학을 두고 특혜의혹을 제기하거나 특별 전형의 기본 취지에 어긋났다고 지적했다.
▲ 23일자 KBS '뉴스광장' 방송화면 캡처.
KBS는 23일자 ‘뉴스광장’에서 “사회적 배려자 전형은 국제중 도입 당시 주로 저소득층을 위해 마련됐다”고 전하며 하병수 전교조 대변인의 발언을 인용, “사회적 배려 대상자의 상당 부분이 배려 대상의 입학 전형이라기보다 특례를 받은 입학 전형의 성격으로 변질됐다”고 보도했다.
MBC는 22일자 ‘뉴스데스크’에서 이재용 부회장 아들의 입학 건을 놓고 “법과 절차상 문제는 없었지만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MBC는 이어 “한부모가정의 요건을 충족시키더라도 소외계층을 배려한다는 취지에 걸맞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2일자 MBC '뉴스데스크' 방송화면 캡처.
한겨레는 “영훈국제중이 2013학년도 입학전형에서 입학전형위원회 위원 가운데 외부 위원을 단 한 차례도 입학전형 절차에 참가시키지 않은 채 신입생을 선발해 관련 지침을 위반했다”고 보도했다.
곽상경 전 영훈국제중 교장은 22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지난해 9월께 외부 입학전형위원을 맡은 뒤 한차례도 입학 절차와 관련한 회의나 서류전형 심사에 참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유독 올해만 외부 전형위원을 입학전형 절차에서 배제했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이어 “사회적 배려자의 경우 부유층이 많은 ‘다자녀 가정 자녀’는 모집 정원의 30% 이내로 제한되는 등 규정이 엄격하지만, 이런 규정을 지켰는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는 이번 논란을 보도하며 “미국인 금융 전문가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학생이 다문화 가정 자격으로 합격하거나, 부유한 가정 자녀가 다자녀 가정 자격으로 합격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전형의 기본 취지에 어긋나는 ‘악용’사례들을 지적했다.
이혼 가정의 자녀가 느끼는 상실감은 빈부를 떠나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경향신문은 “(이번 사건은) 부자들에 대한 ‘보편적 복지’ 논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전하며 “보편적 복지 찬성론자들은 그동안 이건희 회장의 손자(이 부회장의 아들)도 무상급식의 대상이 된다고 주장해왔다”고 보도했다. 해당 관점에서 보면 이 부회장의 아들 역시 사회적 배려 대상자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조선일보는 “삼성그룹은 한부모 가정 자녀는 심한 배려가 필요한 정서적 약자라고 밝혔지만 이 부회장 아들을 사회적 약자로 볼 수 있느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고 밝혔다. 각종 법과 제도를 뛰어넘는 성역에 위치한 재벌을 두고 반감이 있는 상황에서 재벌 자녀의 특혜입학 논란은 항상 여론의 지탄을 받아왔다. 이는 교육열이 유달리 높은 한국사회의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한편 조선일보와 달리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23일 지면에서 관련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다. 중앙일보 종편인 JTBC에서도 관련 뉴스를 역시 찾을 수 없었다. 동아일보 종편인 채널A의 경우 해당 논란을 연합뉴스 기사로 대체했다. 이 같은 양 신문사의 편집은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동아일보 김재호 사장과 삼성과의 혼맥을 통해 맺어진 친인척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살만한 대목이다.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처남이며, 이재용 부회장의 외삼촌이다. 동아일보 김재호 사장의 경우, 동생인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이재용 부회장의 여동생인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의 남편이다.
이와 관련 중앙일보 관계자는 “보도를 할지 말지 여부는 편집국에서 판단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1월 23일 오후 5시 50분 기사수정)
정철운 기자 | pierce@mediatoday.co.kr
2012년 1월 27일 금요일
[사설]특례입학 비리는 공정경쟁 해치는 중대범죄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2-01-26일자 사설 '[사설]특례입학 비리는 공정경쟁 해치는 중대범죄다'를 퍼왔습니다.
흑인 최초로 미국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은 “내가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것은 ‘어퍼머티브 액션(소수자를 위한 적극적 우대조치)’ 덕분”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가난한 자메이카 이민자 가정 출신의 파월은 대학에 갈 엄두도 내지 못했지만, 어퍼머티브 액션에 힘입어 뉴욕시립대에 진학할 수 있었다. 그는 이곳에서 학군단(ROTC)에 들어가 군인의 꿈을 키웠고 합참의장을 거쳐 국무장관까지 올랐다.
우리나라 대학이 시행 중인 농어촌 특별전형과 특성화고 특별전형, 저소득층 특별전형 등은 한국형 어퍼머티브 액션이라 할 수 있다. 사회적 약자들에게 고등교육을 받을 기회를 균등하게 제공하고, 이를 통해 계층이동성을 확대해 사회의 역동성을 이끌어내자는 취지에서 도입한 제도이다. 그런데 약자·소수자를 배려하기 위한 제도가 일부 계층의 부정입학 창구로 변질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2009~2011학년도 대입 정원외 특별전형(특례입학)을 감사해 부정입학 의혹이 있는 합격생을 900명 가까이 적발한 것이다.
수백명의 학부모가 도시에 살면서 농어촌 고교에 자녀를 입학시켰는데 이들이 자신들의 주소지로 신고한 곳은 공항 활주로와 창고, 고추밭, 학교 기숙사 등이었다. 일부 고교는 부모가 주소를 거짓으로 이전한 것을 알고도 특별전형 확인서나 추천서를 써주는 등 ‘공모’하기도 했다. 부모의 직장 건강보험료를 근거로 삼는 저소득층 특별전형에선 멀쩡한 자산가의 자녀들이 전형을 통과한 사례가 확인됐다. 부정을 저지른 학부모 중에는 경찰, 군인, 교사 등 공직자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고 한다.
특례입학 부정 의혹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오랫동안 소문이 무성했는데도 대학과 교육당국 모두 나몰라라 해온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 드러난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수 있다. 당국은 차제에 관련자를 엄단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부정이 적발된 학생의 경우 당해 연도 입학을 취소하는 것은 물론 일정기간 대학입시 응시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관련 대학에 대해서도 관계자들이 사전에 부정 사실을 알았는지 조사한 뒤, 적발된 합격자 수만큼 신입생을 뽑지 못하게 하는 등 제재를 가해야 한다. 특히 감사 대상 수십 곳 가운데 가장 많은 사례가 적발된 특정 사립대의 경우 철저한 조사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본다. 부정을 알고서도 눈감아준 고교 역시 불이익을 줘야 할 것이다. 국민적 관심사인 대학입시에서 비리 가능성을 근절하지 않는 한 누구도 ‘공정한 사회’를 말할 수 없다.
2012년 1월 11일 수요일
‘딸 편법입학’ 박희태, 또 ‘부정부패’로 사퇴하나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11일자 기사 '‘딸 편법입학’ 박희태, 또 ‘부정부패’로 사퇴하나'를 퍼왔습니다.
참 부끄러운 국회의장, 그의 과거를 아시나요…YS 시절 불명예 퇴진했지만 화려한 부활
“김영삼 대통령은 8일 오후 딸의 대학 편법입학으로 물의를 일으킨 박희태 법무부 장관과 부동산 투기로 말썽을 빚은 박양실 보사부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 장관을 임명한다.”-동아일보
“딸의 대학 특례입학으로 물의를 빚은 박희태 법무부 장관이 7일 사퇴의사를 밝혔다.”-한겨레
김영삼 정부가 들어선 직후인 1993년 3월 8일자 동아일보와 한겨레 1면에는 이런 기사 내용이 실렸다. 한겨레 1면 머리기사 제목은 로 뽑혔다. 한겨레는 3면에서 당시 사건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 2일 그의 딸이 2년 전 외국인 자격으로 이화여대에 편법입학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적심사 관리 주무부서 장관의 부도덕성에 대한 비난이 잇따랐다. 미국 유학 시절 낳은 딸이 속지주의를 택하고 있는 미국법에 따라 미국 시민권을 얻었고 귀국 뒤에도 계속 이를 유지하고 있다가 지난 91년 외국인자녀 특례입학 혜택을 받기 위해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외국인 자격으로 이화여대에 '정원외 입학'을 했다는 것이다. 박 장관 스스로 즉시 사실을 시인하고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사죄했으니 사회 기강 확립의 주무부서인 법무부의 장관이 '편법'이란꼬리를 달고 있는 한 권위가 서지 않는다는 지적이 거세지자 청와대 쪽은 경질을 심각하게 검토한 것이 사실이었다.”
한겨레 1993년 3월 8일자 1면.
김영삼 정부 임기 초 언론을 떠들썩하게 했던 박희태 법무부 장관의 딸 편법입학 사건이다. 1993년 박희태 당시 법무부 장관은 취임하자마자 ‘부정부패’ 사건으로 물러나는 불명예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박희태 당시 법무부 장관은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는 지금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이다. 이미 20년 전에 공직과 담을 쌓았어야 할 그가 어떻게 국회의장 자리까지 올랐을까. 박희태 국회의장, 그의 과거로 되돌아 가보자.
박희태 국회의장은 딸의 ‘편법입학’ 사건으로 사퇴한 이듬해인 1994년 국회 법사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경남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온 인물이다. 법무부, 대검찰청, 서울지검, 부산지검 등 1966년 검사 임관 이후 20년 가량 검찰에서 몸담았던 검찰맨이다.
그는 1988년 13대 총선에서 경남 남해·하동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원내에 진출한 이후 1992년, 1996년, 2000년, 2004년까지 연이어 5선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2004년 탄핵 역풍 당시 박희태 의원은 현재 경남도지사인 김두관 후보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면서 다시 한 번 의원배지의 주인공이 됐다.
2003년 한나라당 대표, 2007년 국회 부의장을 지내는 등 그는 당과 국회의 주요 요직을 두루 경험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2007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경선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현 정권의 실세 중 실세의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2008년 18대 총선에서 그는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이 다시 한 번 수모를 경험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보란 듯이 상황을 반전시켰다. 2008년 7월 3일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됐다. 최근 ‘돈 봉투’ 사건의 논란을 빚은 바로 그 전당대회다.
조선일보는 2008년 7월 4일자 5면에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당선 소식을 전하면서 이라는 제목을 뽑았다. 그 제목은 박희태 대표와 이명박 대통령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한나라당 대표로 부활했지만, 국회의원은 아니었다. 그러나 텃밭인 경남 남해·하동 지역구를 떠나 2009년 10·28 재보선에서 경남 양산에 출마한다. 박희태 대 송인배 구도는 누가 봐도 ‘정치 거물’인 박희태 후보의 완승이 예상되는 승부였다.
하지만 결과는 ‘정치 신인’ 민주당 송인배 후보가 34.1%를 득표하며 38.1%를 얻은 박희태 후보를 턱밑까지 추격하는 진땀 승부였다. 당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후보 단일화에 성공했다면 지금의 박희태 국회의장 시대는 탄생하지도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박희태 국회의장.
한나라당 대표와 18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등 ‘이명박 시대’ 박희태 국회의장은 권력의 정점을 경험했다. 그러나 20년 전 자신의 발목을 잡았던 ‘부정부패’ 의혹이 다시 그에게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게 했다.
중앙일보는 1월 11일자 1면에 2008년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박희태 국회의장의 전 비서 고아무개씨의 실명과 얼굴 사진 등을 공개했다. ‘돈 봉투’를 둘러싼 의혹은 박희태 국회의장의 턱밑까지 번진 셈이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쪽에서는 박희태 국회의장 사퇴를 촉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20년 전 법무부 장관 시절 딸의 ‘편법입학’ 때도 그는 장관직을 사퇴했지만 결국 언제 그랬냐는 듯 화려화게 부활했다.
이번 사건 역시 한나라당 보좌관의 단독 범행이라는 황당한 결론으로 이어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런다고 국민 의구심은 해소되지 않는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다시 한 번 부정부패 사건으로 불명예 퇴진할 가능성이 커졌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국회의장 임기를 이대로 마무리하게 될까. 아니면 ‘보좌관 책임론’ 뒤에 숨어서 위기를 모면하게 될까. 중요한 것은 단순히 국회의장에 사퇴하고 19대 총선에 나서지 않는다고 그를 둘러싼 의혹을 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국회의장이라 불리는 정치인 박희태, 그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피드 구독하기:
글 (Atom)